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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민주화에 헌신” 애도… 조국 “야만의 시대 상흔 깊어”

    순방 중인 文 조화… 노영민 실장이 조문 박지원 “홍일아 미안해… 좀더 친절할 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별세하자 정치권은 21일 일제히 고인을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통일에 헌신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도 “김 전 의원의 국가를 위한 애국심과 생전 의정 활동에 대해 알고 계시는 많은 국민이 크게 안타까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빈소에는 각계각층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의원 빈소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빈소를 찾아 문 대통령의 조의를 전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 “우리 세대가 겪은 ‘야만의 시대’를 다시 돌아본다”며 “시대는 변화했지만 그 변화를 만든 사람에게 남겨진 상흔은 깊다”고 고인을 기렸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2시간 30분가량 빈소에 머무른 뒤 “엄혹했던 시절 그는 늘 우리의 표상이 됐고 씩씩했고 늠름했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제가 대변인으로 일하던 시절 의원님께서 기자실에 홍어를 자주 보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정이 많으셨던 형님,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저하고는 정치를 한 30년 동안 같이한 셈인데 안타깝게 파킨슨병을 앓아서 말년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애도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빈소를 찾아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루신 김 전 대통령의 아드님으로서, 3선 의원으로서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께선 정치하시면서 정치보복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었다”며 “우리 정치가 서로를 존중하는 정치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생활을 어렵게 한 것에 대해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의원까지 잃은 동교동계는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더 친절하게 했었어야 했을 걸”이라고 추모 글을 남겼다.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최저임금?주휴수당?휴게시간?… 세상에 나쁜 사장님은 많다

    10대 알바생 5명 관찰기국내 구직시장은 ‘전쟁터’다. 그만큼 살벌하다는 얘기다. 치열한 각축장에서 10대만큼 만만한 존재도 없다. 서울교육청·여성가족부 등의 조사를 보면 10대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 중 30% 이상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저임금 등 노동권을 침해받는다. 노동하는 10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정말 시궁창일까. 서울신문은 직접 확인하고자 현재 일하고 있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10대 5명과 협업해 이들의 일상을 관찰, 기록했다.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3주간이다. 또 노동 전문가 3명에게서 이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겪은 부조리는 없었는지 분석했다. 현실은 어땠을까. 일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김현우 - 공부 포기했어?… 도돌이표 같은 질문 3월 28일 “왜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어. 공부는 포기했어?” 반주를 걸친 손님이 도돌이표 같은 질문을 또 던졌다. 처음엔 화가 났지만 이젠 그러려니 한다. 경북 구미에 사는 김현우(18·가명)군은 학교를 마치면 곧장 가게로 향했다. 인문계고에 다니는 현우가 알바를 시작한 건 애견미용학원 비용을 보태기 위해서다. 하교 시간은 오후 6시. 가게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터라 숨 돌릴 틈도 없다. 같은 시간 친구들 대부분은 학원으로 향한다. 가게에 도착해 손님 수대로 반찬을 세팅하고, 쉴 새 없이 그릇을 나르다 보면 퇴근시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전문가 조언①> 3월 29일 ‘금요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평소보다 두 배는 많은 손님이 몰리기에 사장님은 웃지만, 알바생에겐 마(魔)의 요일이다. 그래도 이 고깃집 업주는 자애로운 편이다. 금요일엔 현우보다 한 살 어린 알바생을 1명 더 쓴다. 10개 남짓한 테이블을 치우고, 반찬을 담고, 고기 자르는 손놀림이 빨라진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내야 하는 학교 수행평가 따윈 생각할 틈이 없다. 근로계약서도 쓰고, 시급 8350원에 주휴수당까지 꼬박꼬박 챙겨 주는 이만한 알바 자리는 찾기 어렵다.② 주말마다 웨딩홀 뷔페를 다시 전전하긴 싫다. #이기문 - 80군데 연락해 어렵게 구한 주말 알바 3월 31일 광주에 사는 이기문(18·가명)군은 오전 10시 출근해 세숫대야만 한 기름통 3개에 튀김용 기름을 가득 채웠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기문이는 여행 자금을 모을 목적으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 오전 11시가 되자 팔 토시를 끼고, 얼굴에는 기름이 튈까 봐 알로에크림을 바른 채 기름통에 냉동 돈가스 135개를 넣고 튀겼다. 이곳에 오기 전 기문이는 80군데 넘는 가게에 연락을 돌려야 했다. 어렵게 구한 알바 자리다. 석 달간 정들었던 이곳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주 토·일요일마다 하루 7시간씩 근무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손님이 줄면서 지금은 하루 4시간 일한다. #박지연 - 주휴수당 안 주려고 퇴근시간 꼼수 4월 1일 광주의 한 국숫집에서 일하는 박지연(16·가명)양은 월급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생각했다. 지난 2주간 일한 시간과 시급을 곱해보니 몇만원이 비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용기 내 “월급을 좀 덜 주신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사장은 “수습기간이라 처음 한 달은 시급 8000원이야”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③ 4월 2일 ‘망하지 않을 만큼만 장사가 됐으면 좋겠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6시 가게로 출근한 지연이는 고되게 일하다 이 생각이 들었다. 장사가 잘되든, 안 되든 통장에 꽂히는 최저임금 수준 급여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식당의 전천후 일꾼이다. 반찬을 내어 가고, 주문받고 나서 그 내역을 포스기에 입력하고, 주방에 알린다. 덮밥 주문이면 밥을 퍼서 주방으로 전달하고, 덮밥 위 재료가 완성된 뒤에는 깨나 김가루 토핑을 뿌려 손님 상으로 가져가는 것도 지연이의 몫이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면 테이블도 치운다. 4월 4일 ‘주휴수당은 받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연이는 “저는 그거 자격이 안 돼요”라고 했다. 지연이는 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근로계약서를 썼다. 근로계약서에는 퇴근시간이 오후 8시 30분~9시라고 돼 있다. 공식마감이 오후 8시 30분이고 뒷정리를 하면 9시쯤 끝나는데 사장은 지연이를 오후 8시 40분쯤에 보낼 때도 있다. 지연이는 “3시간씩 5일 일하면 주 15시간이 되기 때문에 사장이 일주일 1~2일은 일찍 보내려 한다”고 했다. 10~15분씩 더 일해도 출퇴근카드에 적혀 있는 퇴근시간은 8시 30분이다.④ 4월 5일 지난 주말 돈가스 가게를 그만둔 기문이는 일주일째 알바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저희는 시급 6000원이에요. 그 이상은 못줘요.” 그나마 시급이라도 알려주는 이 편의점은 친절한 편이다. 공고에 ‘시급은 협의’라고 써 놓고는 막상 전화하면 협의가 아니라 통보하는 가게가 적지 않다.⑤ “이번 가게에서는 밥 먹는 시간을 30분 정도는 줬으면 좋겠어요.” 기문이가 내건 다음 알바의 조건에 주변 친구들은 “눈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⑥ #김원우 - 용역업체 수수료 떼면 최저임금 안돼 4월 7일 김원우(18·가명)군은 지난 주말부터 일주일째 20군데 넘는 가게에 문자를 보냈다. 1년 전 학교를 그만둔 원우는 알바로 월세와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웨딩홀 뷔페, 전단지, 택배 상하차 등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모두 섭렵했다. 원우는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고, 딱 최저임금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 원우는 하루짜리 알바라도 하려고 웨딩홀 뷔페 알바 용역업체 사이트에 신청서를 냈다. 4월 9일 전날 밤늦게 용역업체에서 ‘4월 9일 오전 10시까지 OO호텔로 올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오전 10시에 호텔에 도착하니 뷔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지부터 묻는다. 원우는 “몇 번 일한 적이 있다”고 했고, 곧장 유니폼을 입고 연회장에서 식기와 냅킨을 테이블 위에 놓는 일을 시작했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연회장 음식을 서빙하고, 다시 빈 그릇을 수거한다. 길었던 행사가 끝나니 다시 이전의 연회장 모습으로 되돌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오후 6시 30분.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이 초과됐지만, 일당은 8시간만 계산된다. 손목이 저리고, 발바닥은 불이 난 듯 화끈거리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알바다. 시급 9000원짜리는 흔치 않다. #최보연 - 주유소 출근 3일간은 한 푼도 못 받아 4월 11일 최보연(17·가명)군이 8개월 넘게 일한 주유소를 그만둔지는 한 달 정도 지났다. 보연이는 일하던 주유소 사장을 노동청에 신고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보연이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5시간씩 일했지만,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또 첫 출근날부터 3일간은 아예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교육과 실습이라는 명목에서다.⑦ 4월 12일 보연이는 올해 초 학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휴수당 말을 꺼내면 잘릴까 봐 사장에게 당장 말을 하지는 못했다.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해 아까웠다. 일을 그만두고 최근 주유소 사장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사장은 “네가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는 답장만 보내고, 연락이 없다. 신고를 하자니 절차가 복잡할까 두렵다. 당연히 근로계약서는 쓰지 않았다. 4월 13일 원우는 운 좋게도 웨딩홀 뷔페 알바를 다시 구했다. 하는 일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예식장 뷔페는 일반 행사 때와 달리 날라야 하는 접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오전 9시 출근해 모두 4번의 예식을 치르고 나면 어느덧 오후 6시다. 400석 규모의 뷔페에서 7명이 일했는데, 이 정도면 알바생을 꽤 많이 쓴 편이다. 일당은 최저임금에 딱 맞춘 6만 6800원. 여기서 용역업체가 2300원(임금의 3.3%)을 수수료로 떼고 원우에게는 6만 4500원이 입금된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셈이다. 4월 15일 원우는 여전히 구직 중이다.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왔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수습 3개월간 시급의 90%만 지급’, ‘학생은 시급 7500원’ 등 대부분 10대라는 이유로 돈을 적게 주는 경우가 많았다. 원우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근로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을 준다. 동네 작은 규모의 가게는 ‘근로계약서’라는 단어조차 꺼낼 수 없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알바 자리는 대학생들의 몫이 된 지 오래다. 그래서 원우는 하루라도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다. 시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술집이나 호프집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되면 야간에도 일할 수 있고, 알바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4월 18일 지난 3주간 원우는 웨딩홀 뷔페 등 하루짜리 알바만 3번 했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자리는 결국 구하지 못했다. 수습기간 한 달이 지난 지연이는 이제 최저임금을 받는다. 기문이는 30곳 넘게 전화를 돌린 끝에 이틀 전 면접을 보고 이날부터 피자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번 피자집은 최저임금을 준다고 한다. 보연이는 노동청에 사장을 신고했다. 노동청 공무원이 불러서 나갔는데 사장도 나와 있었다고 한다. 보연이는 “사장을 직접 마주해야 해서 당황했다”며 “돈을 일부 돌려받았지만 사장과 분리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우는 평소처럼 일을 한 뒤 업주와 회식을 했다. 현우는 “최저임금도,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도 지금 사장님이 말해 줘 알게 됐다”면서 “세상에 나쁜 사장님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어떻게 관찰했나 서울신문은 성인인 기자가 직접 체험할 수 없는 청소년 주요 구직 업종의 노동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기사에 등장하는 10대 5명(고교생 3명·학교 밖 청소년 2명)과 협업했다. 10대 섭외에는 특성화고연합회, 청소년 유니온, 특성화고노동조합, 알바노조, 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하자센터, 즐거운교육상상 등 청소년 단체와 각 지역의 청소년노동인권센터, 교육청,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의 도움을 받았다. 10대 노동자 5명이 매일 업무 전후 전화와 메신저,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통해 전해 주는 업무 일지를 토대로 현실을 파악했다. 정리된 일지를 토대로 노동 전문가 3명(송태수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이원희 노무사)에게 위법성 여부 등을 자문받았다. 아직도 노동현장에 있는 10대들에게 불이익이 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모두 익명 표기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10대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겪는 갑질과 임금 미지급, 부당해고 등 부조리한 행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직접 당하셨거나 목격한 사례 등이 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박지원 “좀 더 친절하게 할걸…홍일아, 미안하다”

    박지원 “좀 더 친절하게 할걸…홍일아, 미안하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에 “좀 더 친절하게 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김홍일 전 의원은 20일 오후 7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전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전남 목포·신안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으며, 재선 의원 시절 파킨슨병이 발병해 보행에 불편을 겪었다. 독재 정권 당시 공안당국으로부터 고문을 당해 생긴 파킨슨병이 최근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 더 친절하게 했었어야 했을걸”이라며 과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박 의원은 “고문 후유증으로 언어 소통이 어려워 (김대중) 대통령님과 소통이 안 되셨다”고 말했다. 그는 “제게 (김 전 의원의 뜻을) 알아보라는 대통령님 말씀에 연락했는데 나도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해 ‘글로 써 보내’라고 하면 김 전 의원은 ‘네!’라고 하셨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장남 사랑이 지극하셨다. 김홍일 의원께서 당신 때문에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셨다”고 말했다.이어 박 의원은 “(김 전 의원이)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 대통령님은 ‘박 실장, 나는 우리 홍일이가 유죄를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현금 3000만원을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원이 없겠어’라고 제게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된 김 의원은 당시 구속된 대학 선배 측근이던 정모 씨가 검찰의 회유로 ‘서울호텔 앞에서 현금 3000만원이 든 종이백을 전달하니 김 의원이 받아들고 갔다’는 허위 진술로 유죄가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김 의원은 3000만원 종이백은커녕 자기 혼자 일어서지도 못했고, 걷지도 못했다.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김 대통령님은 ‘어떻게 사법부마저’ 하시며 못내 아쉬워하셨다”고 회상했다. 박 의원은 “고(故) 김 의원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님의 장남이며 정치적 동지였다”며 “목포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으로 헌신하셨고 목포시 재선 국회의원으로 목포 발전에 막대한 기여를 하셨다. 김 의원! 다 잊고 용서하시고 영면하소서. 당신이 그립습니다”라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세상 곳곳 감동을 부르는 그대들의 이름은, ‘소방관’

    세상 곳곳 감동을 부르는 그대들의 이름은, ‘소방관’

    상대적으로 가장 힘들고 위험한 곳에서 자신의 생명보다 타인의 생명을 우선시하며 일하는 소방관들의 직업정신은 세계 어느 나라나 똑같은 듯 하다. 미국 미주리 잭슨카운티 레이타운 소방관들의 가슴 따뜻한 선행 순간을 지난 18일 ABC, 라이브 릭 등 여러 외신이 전했다. 레이타운 소방본부 페이스북에 공유된 영상엔, 세 명의 소방대원들이 전동휠체어를 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터리가 방전돼 이동할 수 없게 된 이 남성. 멀리 떨어진 집까지 스스로의 힘으로는 갈 수 없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때마침 지나가던 소방대원들을 발견하고 다급히 손을 흔들어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결국 소방차의 든든한 보호와 더불어 세 명의 친절한 소방대원들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집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 헌리 미주리 소방훈련부장은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남성의 신원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휠체어에 탄 분은 전쟁 참전용사였다”며 “휠체어가 진흙 풀밭에 빠졌고, 힘들게 그 곳에서 벗어나게 될 즈음에 휠체어의 배터리가 방전돼 꼼짝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미주리 소방관들은 사고 현장에서 7블록이나 떨어진 집까지 휠체어를 밀고 가서 배터리를 충전해 주었다. 험악한 세상 속에도 따듯한 감동은 늘 우리 곁에서 함께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 주는 순간이다.사진 영상=ABC Television Stations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희트곡 제조기 ‘김정택 작곡가’, ‘황윤 영화감독’ 순천시 명예홍보대사 위촉

    희트곡 제조기 ‘김정택 작곡가’, ‘황윤 영화감독’ 순천시 명예홍보대사 위촉

    인순이의 ‘밤이면 밤마다’, 전영록 ‘불티’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현숙 ‘정말로’ 등을 작곡한 김정택 SBS예술단장이 전남 순천시를 사랑하는 이유는? 국내 대중가요 희트곡 299곡을 작곡한 김 단장(69)이 최근 순천시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국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에 작곡가 김정택 편이 방영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음악가다. 김 단장은 1966년 고등학생 1학년때 친구와 함께 순천을 처음 왔다. 그 당시 이곳까지 무전여행을 왔다가 시민들의 정에 감동받은 경험으로 순천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전국 일주에 나섰다가 목포를 거쳐 순천으로 오는 도중 빈털터리가 되었다고 한다. 비도 내리는 늦은 저녁 시간에 막막하게 서 있던 김 단장에게 어떤 중년 남성이 다가왔다. 이 남성은 사정을 듣고 “밥은 먹었느냐”며 한상 가득 차려진 백반을 사주고 숙박비와 차비까지 건넸다고 한다. 김 단장은 “아직도 그때 순천에서 먹었던 음식이 기억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며 “고맙고 친절한 순천아저씨가 사는 곳 순천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인연으로 현재 ‘순천으로 가자’라는 노래를 작곡하고 있다. 황윤 감독의 순천에 대한 인연은 야생동물과 관련이 깊다. 황 감독은 야생동물 소모임에서 흑두루미를 보기 위한 첫 현장 답사로 순천만을 다녀왔다. 그때의 황홀했던 순천만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인간과 공존하고 있는 야생동물의 귀중함을 각인 시켜주는 다큐멘터리 ‘침묵의 숲’ 상영 특별전도 개최했다. 황 감독의 남편도 수의사로 순천의 한 동물병원에 다니면서 다친 야생동물을 돌봐주곤 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 사람이 좋고, 순천의 생태가 좋아서 인연이 깊어진 김정택 단장과 황윤 감독을 홍보대사로 위촉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순천 방문의 해에 홍보대사로 아름다운 순천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단장과 황 감독은 순천시 명예홍보대사로 시 주관행사에 참여하거나 개인SNS를 통해 순천시를 알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금천구 ‘신뢰받는 마을버스 만들기’ 시동

    서울 금천구가 마을버스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우선 심층적인 이용자 분석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집중점검할 계획이다. 금천구는 15일부터 30일까지 구 홈페이지와 구청, 동주민센터 민원실 등 온·오프라인에서 마을버스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한다고 14일 밝혔다. 지역 6개 운수업체의 마을버스 노선 10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쾌적성, 편리성, 안전성, 신뢰성 등 4개 항목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다. 보다 상세한 결과를 위해 노선별 조사 대상도 기존 최소 10명에서 최소 5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 다음달부터 9월까지는 인근 학교, 기업체 등 마을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집중조사와 환승역 대면조사도 진행한다. 이 밖에도 마을버스 운수업체와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현장모니터링도 실시한다. 구 점검반이 실제 마을버스를 탑승해 차량 청결, 친절도, 안전운행 여부 등을 살핀다. 점검 결과 위반 유형에 따라 시정조치 및 개선명령, 행정지도 등을 실시하고 모범 운수종사자에게는 표창장을 수여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인형인지 사람인지?’ 1억 8000만원 들여 바비인간 된 러시아女

    ‘인형인지 사람인지?’ 1억 8000만원 들여 바비인간 된 러시아女

    인형이 인간으로 환생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은 실사판 바비인형이 되고픈 러시아 출신 타티아나 투조바(Tatiana Tuzova)에 대해 소개했다. 1500개의 바비인형 수집가이기도 한 타티아나는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는 바비인형처럼 되기 위해 12만 파운드(한화 약 1억 8000만 원)의 거금을 들여 전신 성형수술을 받았다. 타티아나의 관심은 오로지 바비인형. 평소에도 바비인형처럼 핑크색 옷을 자주 입는다는 그녀는 “난 혼자가 좋고, 어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나만의 세계가 좋다”며 “난 남편이 있고 그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타티아나는 “바비는 일이 아닌 나의 생활방식”이라고 덧붙였다. SNS상에 자신을 비방하는 사람들에 대해 타티아나는 불만을 토로했다. “사람들은 제가 얼마나 친절하고 좋은 일을 했는지엔 관심이 없다”며 “그들은 내 나이, 내가 몇 번이나 결혼을 했는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내 속옷 색깔은 무엇인지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타티아나는 노래 녹음과 공연, 각종 시상식 참석, 어린이와 소녀들을 위한 옷 제작, 사진 스튜디오 대여 등의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한편 타티아나는 의사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5번째의 결혼생활 중이다. 사진·영상= Tatiana Tuzova 인스타그램, 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월드피플+] 일면식도 없는 소년에게 골수 주다 세상 떠난 교장

    [월드피플+] 일면식도 없는 소년에게 골수 주다 세상 떠난 교장

    일면식도 없는 프랑스 소년을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려던 미국 남성이 사망했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은 지난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 웨스트필드고등학교 측이 이 학교 교장이었던 데릭 넬슨(44) 박사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넬슨 박사는 지난 2월 뉴저지의 한 병원에서 조혈모세포 채취 중 심장마비에 걸렸으며 이후 한 달 넘게 혼수상태였다. 넬슨의 부친 윌리 넬슨(81)은 “우리는 지난 주말 아들의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가슴 아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넬슨 박사는 지난해 10월 골수 연결 비영리 단체 ‘비 더 매치’(Be the Match)에게서 프랑스에 있는 14세 소년과 조혈모세포가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1996년 델라웨어주립대학교 학부생이던 시절 헌혈과 동시에 골수 기증에 서약한 바 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웨스트필드고등학교 교장이 된 그에게 22년 전의 약속을 지킬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넬슨 교장은 당시 학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약간의 고통은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이 소년에게 골수를 기증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20년 이상 육군 예비군으로 복무하면서 얻은 수면 무호흡증 때문에 전신마취는 불가능했고, 넬슨은 성분헌혈 방식으로 말초혈에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증을 위한 검진 도중 그가 '겸상 적혈구 체질’(Sickle cell trait)이라는 질환이 있음이 밝혀졌고 말초혈조혈모세포 채취 역시 어려워졌다. 겸상세포질환으로도 불리는 '겸상 적혈구 체질'은 낫 혹은 초승달 모양을 한 끈적이는 적혈구가 다른 세포와 엉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질환이다. 결국 그는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골수를 채취하기로 했고 이 과정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졌다. 넬슨의 부친은 “우리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지 못한다”면서 “시술 후 아들은 그저 침대에 누워 있을 뿐이었다. 다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들이 깨어나기를 바랐지만 결국 이렇게 떠나보내게 됐다”고 슬퍼했다. 약혼녀와의 사이에서 6살짜리 딸도 낳은 넬슨은 일면식도 없는 프랑스 소년을 도우려다 영영 가족 곁을 떠나고 말았다. 넬슨의 조혈모세포는 채취 즉시 소년에게 이식하기 위해 프랑스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넬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은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학교 대변인은 “넬슨 박사는 친절과 연민, 성실함 그리고 끝없이 긍정적인 태도로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면서 “우리는 이 큰 손실을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3학년인 마르셀라 아반스는 “훌륭하고 친근했던 교장 선생님이었다”면서 “누구 하나 선생님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반스는 “처음에는 누군가를 도우려다 돌아가셨다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지역 사회는 그를 존경하고 있다”고 조의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수성대 경찰행정과 모든 학생 헌혈에 나서 -

    수성대학교 경찰행정과 학생 모두가 경찰헌장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헌혈에 나섰다. 수성대는 경찰행정과 재학생 157명 모두가 8일 강산관 앞에서 실시된 대한적십자사의 ‘생명나눔 사랑의 헌혈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모두 헌혈에 나서게 된 것은 예비 경찰로서 경찰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다. 학생회장 황동현군은 “경찰헌장 1조에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누구에게나 따뜻하게 봉사하는 친절한 경찰이다‘고 규정돼 있는 만큼 우리 학생들이 앞장서서 경찰헌장을 실천하기 위해 헌혈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헌혈행사에는 경찰행정과 전체 학생 가운데 50%인 80여명만 헌혈할 수밖에 없었다. 헌혈차량 1대로는 전체 학생들의 헌혈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오는 10일~11일 이틀 동안 전체 교직원 및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랑의 헌혈운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수성대 경찰행정과는 앞으로 헌혈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예방 활동, 경찰지구대에서 경찰과 합동 근무 등 다양한 범죄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모든 학생들이 자원봉사 포털인 VMS에 자원봉사자로 가입, 헌혈과 각종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실천키로 했다. 경찰행정과 학과장 신성대교수는 “우리 학생들이 미래의 경찰관으로 봉사를 실천하고 경찰에 입문한 자랑스런 선배들을 따르자며 팔을 걷고 나선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경찰행정과 학생들이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예비 경찰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의 비전인 휴먼케어를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동정] 강신욱 통계청장, 콜센터 찾아 상담사 격려

    △강신욱 통계청장은 5일 과천 소재 정부통합콜센터 ‘국민콜110’을 방문해 통계청 콜센터 상담사를 격려하고 이달 가계금융복지조사와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관련 질의에 친절히 응대해달라고 당부했다.
  • “정치 없는 행정은 독단이요, 행정 없는 정치는 무능하다”

    “정치 없는 행정은 독단이요, 행정 없는 정치는 무능하다”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1년 10개월 만에 원래 신분인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는 김부겸 장관은 5일 이임사에서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은 독단이고 행정을 염두하지 않는 정치는 무능하다”라면서 “국회로 돌아가면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4일 강원 고성에서 대형 산불이 나자 김 장관은 현장으로 향했고 이임식은 취소됐다. 그는 “어제 도착할 때만 해도 야산이 불이 타고 바람이 불어댔다”면서 “동이 트면서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해 바람이 계속 잦아들면 잔불 정리 수순에 들어갈 듯 하다”라고 전했다. 재난 대응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재난 관리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김 장관은 “재난이나 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수습해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것이 안전한 나라다”라면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재난과 사고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양상이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진다”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모든 국민 생활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되고 있다. 행안부도 그에 맞춰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국회에 돌아가도 행안부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행안부) 기획조정실은 국회 814호에 행안부 여의도 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들러서 제가 할 일을 하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 대한 비판과 호통만으로 정치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정치는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고 동시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행정안전부, 그리고 경찰청과 소방청 공직자 여러분! 저는 지금 강원도 고성에 있습니다. 어젯밤에 도착할 때만 해도 도로 옆 야산에 불이 활활 타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미친 듯 불어댔습니다. 봄이면 양양과 간성 사이를 휩쓴다는 양간지풍입니다. 그 바람을 타고 불티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데 정말 아찔했습니다. 동이 트면서 산림청과 소방 헬기가 다시 투입되자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바람이 계속 잦아들면, 잔불 정리 수순에 들어갈 듯합니다. 돌아보면 취임식 바로 다음날 찾아갔던 재난 현장이 가뭄에 바닥이 쩍쩍 갈라진 충북 진천의 저수지였습니다. 그러더니 이임식이 예정된 오늘도 나무들이 타는 연기와 냄새로 매캐한 현장입니다. 여러분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저도 큽니다. 하지만 현장을 지키는 것이 장관의 본분이기에 이임식을 취소키로 결심하였습니다. 이임식 준비에 실무진들이 많은 공을 쏟았다는 소문(?)도 들었습니다. 끝까지 수고를 다 해주신 분들께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2017년 6월부터 오늘까지, 1년 10개월 동안 하루하루가 오늘 같았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제가 다 기억하지 못합니다. 밥 한 끼 같이 못한 분도 수두룩합니다. 그런데 이제 헤어져야 합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모두 제게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유능하고 성실한 동료였습니다. 장관으로 부임할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내 정치인의 길만 걸어오던 제가 공무원들과 함께 행정 집행자로서 소임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지 긴장이 되었습니다. 바깥에서 지적하고 비판할 줄만 알았지, 안에서 책임지고 일을 해야 하는 이 자리는 마냥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공직자로서의 ‘신념’, 자기 업무에 대한 ‘프로 정신’, 공무원 중의 공무원이라는 ‘자부심’까지 갖춘 이들이 행정안전부 간부와 직원 여러분이었습니다. 한여름 뜨거운 모래밭에서 잃어버린 바늘 하나를 찾듯이 묵묵히 그러나 꼼꼼하게 책임을 다하는 여러분의 일하는 자세에 저는 감동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험한 파도를 헤치고 대양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원 팀’이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은 저를 믿어 주셨습니다. 포항 지진 때 수능 연기를 결정했습니다. 제천과 밀양 화재에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30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을 만들었습니다. 지방자치 시행 후 최대 규모의 재정분권을 이루어냈습니다. 취임 첫 날부터 오늘까지 경찰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습니다. 젊은 날, 경찰을 피해 도망 다녔던 장관입니다.거리에서 돌도 좀 던졌습니다.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나 다시 만났습니다.그런 장관으로 하여금 ‘치안에 관한 사무’를 잘 관장하도록 여러분은 성심을 다해 주셨습니다. 제복을 입은 공무원답게 여러분은 국민 앞에서는 친절했고, 불의 앞에서는 당당했습니다.앞으로 더욱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경찰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경찰은 창설 이래 가장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입니다.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을 어떻게 더 잘 보장할 것이냐에 목적이 있습니다. 결국 국민의 신뢰가 중요합니다.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어, 반드시 수사권이 조정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경찰을 믿습니다.경찰이 수사권이란 힘을 정의롭게 사용하고, 민생현장에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민주경찰, 인권경찰로 한 단계 도약해주길 기대합니다. 소방도 정(情)이 들대로 들었습니다. 강릉, 제천, 밀양, 익산을 비롯해 숱한 현장에서 저는 소방관의 땀과 눈물을 지켜보았습니다.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큰 과제도 한 몸이 되어 움직였습니다. 소방관은 모든 재난 현장을 지키는 수호신이었습니다. 오렌지색 기동복을 볼 때마다 저는 든든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제가 어떻게 버텼을까 싶습니다. 전국의 5만 소방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여러분이 수고해주신 덕분입니다. 지난 22개월간 우리가 함께 이뤄 낸 일들을 돌아보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물론 부임하면서 국민께 다짐했던 일들 중에 다 이루지 못한 일도 있습니다. 계획의 방향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못 다한 과제는 여러분이 훌륭한 인품과 역량을 갖추신 새 장관님과 함께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한밤중에 울리는 전화 벨소리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재난이나 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수습해서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안전한 나라’입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고, 피해를 입은 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재난과 사고가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입니다. 그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안전정책실이 앞장 서 재난의 대비-대응-복구만이 아니라, 예방까지도 고민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의 양상이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집니다. 여러분만큼 재난안전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는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어디에도 없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졌던 장관으로서 지난 2년간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안보나 치안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 생활 분야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그에 맞춰 생각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안전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핵심 부처가 되었습니다. 특히 재난 대응의 최전선에 서있는 재난관리실과 재난협력실의 건투를 빌겠습니다. 제가 처음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임명된 것은, 제가 지역주의에 맞서 작은 몸부림이나마 쳤던 정치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단언컨대 지역주의는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나라가 되면 저절로 소멸될 수 있습니다. 우리 지방자치분권실과 지방재정경제실이 쌍두마차가 되어 지방 분권과 균형 발전을 밀어붙여 주었습니다. 정부혁신조직실은 마음 약한 이 장관이 각 부처 장관으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받아오는 조직 증원 요구를 한 치의 여지도 주지 않고 가차 없이 잘라주셨습니다. 그거 다 받아주었으면 지금쯤 200만 공무원 시대를 달리고 있을 것입니다. 철벽 수비수의 역할을 계속 해주셔야 진짜 민생에 필요한 현장 공무원들을 더 뽑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조금만 더 일찍 전자정부국의 업무 영역이 무한하다는 걸 알았다면,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은 벌써 세계시장을 휩쓸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ICT 인프라와 축적된 공공 데이터는 세계가 부러워합니다. 그에 기반해 Digital Transformation을 잘 해서, 데이터 경제의 세계적 선두주자로 대한민국을 이끌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서를 포함해 소속기관, 산하기관, 유관단체를 저는 또한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수고하는 여러분께 제가 특별히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야말로 특별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분들입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행정안전부가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우주선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하는’ 정부 부처입니다.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은 업무는 죄다 행안부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그런 일들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니면 누구도 하지 않거나, 해내기 쉽지 않은 일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야말로 나라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애국자이십니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이제 저는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국회로 돌아갑니다. 국회로 복귀하면 장관으로서 미처 매듭짓지 못한 과제들을 마저 챙길 생각입니다. 행안부의 미결 과제들을 늘 머릿속에 담아 두겠습니다.행정안전부를 편들 일이 있으면, 아주 대놓고 편을 들겠습니다. 특히 기획조정실은 국회 814호에 행안부 여의도 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수시로 들러 제가 할 일을 하명해주기 바랍니다. 그 대신 여러분은 국민의 편을 들어주십시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행정, 국민을 안전하게 모시는 행정,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행정을 펼쳐주십시오. 여전히 국회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부에 대한 비판과 호통만으로 정치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정치는 정부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합니다. 동시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를 이끌어야 합니다. 정치를 고려하지 않는 행정은 독단입니다. 행정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는 무능합니다. 그것이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제가 깨달은 진리입니다. 국회로 돌아가면 그런 정치를 하겠습니다.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여러분과 함께 했던 시간은 제 인생에 가장 보람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룩한 모든 것들에 대한 보람과 긍지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여러분을 사랑하는 제 마음을 제대로 말씀드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마무리하는 지금에서야 여러분께 제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행정안전부 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동안 제게 주신 도움과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밤 12시면 저의 임기는 이제 끝이 납니다. 저녁에 신임 장관님이 도착하시면 상황을 인수인계 해드리려 합니다. 특히 이재민들이 다시 생업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우리 행정안전부가 잘 보살펴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퇴근할까 합니다. 어제부터 못 잔 잠을 좀 자야겠습니다. 여러분 가정에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베이조스 ‘40조원짜리 이혼’…아마존 경영권엔 지장 없어

    베이조스 ‘40조원짜리 이혼’…아마존 경영권엔 지장 없어

    25년 만에 이혼을 선언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54)가 부인 메켄지 베이조스(48)의 배려로 이혼 후에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매켄지는 356억 달러(약 40조 5000억원)로 평가되는 베이조스의 아마존 지분 가운데 25%를 넘겨받되 의결권은 베이조스가 계속 보유하도록 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매켄지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같은 합의에 대해 “이 굉장한 회사 팀들과 그(제프)의 지속적인 기여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제프는 기존에 아마존 주식 약 16.3%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제프의 자산 평가액은 1310억 달러(147조 5000억원)로 세계 최고 부호를 기록했다. 이혼 후에도 그의 아마존 최대주주와 세계 최고 부호 지위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CNBC는 전했다. 매켄지는 아마존 전체 지분 가운데 4%를 보유하게 돼 제프와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에 이어 아마존의 3대 주주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기의 이혼’으로 매켄지는 일약 세계에서 4번째로 재산이 많은 여성 부호 반열에 올랐다. 제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이혼 재산분할)과정에서 그녀의 지원과 친절에 감사를 표시한다”면서 “친구이자 공동양육자로서 우리의 새로운 관계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사람이 함께 소유하고 있던 주택 등 다른 자산 분할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 부부는 미 전역에 여러 채의 집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 보유한 1290만 달러짜리 자택이나 옛 박물관을 개조한 워싱턴DC의 2300만 달러 짜리 집도 그 일부다. 앞서 제프는 올 1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랜 기간 애정 어린 탐색과 시험적인 별거 끝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친구로서 공유된 삶을 계속할 것”이라고 올려 결별 소식을 알렸다. 1990년대 초반 같은 헤지펀드 회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993년 결혼해 이듬해 아마존닷컴을 설립했다.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매켄지는 현재 소설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월드피플+] 세상 떠난 엄마에 편지 쓴 꼬마 딸과 천국에서 온 답장

    [월드피플+] 세상 떠난 엄마에 편지 쓴 꼬마 딸과 천국에서 온 답장

    엄마를 잃은 소녀에게 천국에서 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스코틀랜드 이스트에어셔 킬마녹에 사는 꼬마숙녀 엘라 레논(4)은 올해 처음으로 엄마 없이 ‘어머니의 날’을 보냈다. 4년간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엘라의 엄마 제니퍼 레논은 어린 엘라를 두고 지난해 12월 8일 세상을 떠났다. 엘라는 ‘어머니의 날’을 맞아 엄마를 그리워하며 천국으로 축하 카드를 띄웠다. 영국에는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는데 보통 사순절 4번째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이다. 사순절이 해마다 바뀌는 것처럼 어머니의 날도 매해 달라지는데 올해는 3월 31일이 어머니의 날이었다.엘라는 엄마 제니퍼가 세상을 떠난 뒤 맞은 첫 '어머니 날'을 기리며 가족을 그린 카드에 '천국에 계신 엄마께, 어머니의 날을 축하하며. 사랑해요 엄마. 엘라가'라는 메시지를 담아 우체통에 넣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 2일(현지시간) 엄마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 엄마가 보낸 편지에는 '사랑스러운 내 딸 엘라에게. 아주 특별한 어머니날 카드 잘 받아보았다. 너는 내게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딸이야. 영리하고 특별한 소녀로 자라고 있는 네가 엄마는 무척 자랑스럽구나. 비록 엄마는 천국에 있지만 매일 널 지켜보고 있단다. 사랑과 포옹과 키스를 담아 보낸다. 천국 구름 속 천사게이트 1번지에서 엄마가'라고 적혀 있었다.생각지도 못한 엄마의 답장에 엘라는 뛸듯이 기뻐했다. 엘라의 이모이자 제니퍼의 동생인 린다 로스는 우편회사 ‘로얄 메일’에서 날아온 익명의 손편지에 감동을 받아 이를 SNS에 공유해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린다는 “엘라의 카드를 흘려보낼 수도 있었지만 누군가 이렇게 천국에 있는 언니 대신 엘라에게 답장을 써주었다”면서 “언니가 죽은 후 엘라가 이렇게 환한 미소를 짓는 걸 처음봤다”며 고마워했다. 엘라의 아빠 딘 레논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익명의 우편회사 직원에게 이렇게라도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동적인 엘라의 사연이 SNS에 공유되자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편지”, “눈물이 난다”는 반응을 보이며 익명의 발신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편, 엄마를 잃고 상심에 빠졌을 엘라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듣기 능력

    [유세미의 인생수업] 듣기 능력

    평일 오전이라 그런가 마을버스는 텅텅 비다시피 했다. 모처럼 회사에 월차를 내고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길이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가 아니라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느낌이라고 할까. 오늘은 자체 묵비권행사가 답이다. 유통업체 고객관리팀에 근무하는 김묵언 부장. 그는 평범하고 성실한 40대 가장이다. 요즘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객과도, 직원들과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들의 이야기에 이제는 공포감마저 느낀다. 한가한 버스 안에서 명랑한 할머니들이 마치 버스를 전세 낸 듯 수다삼매경이다. 처음에는 좀 조용히 해 달라고 할까 망설이다 묵언씨는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새빨갛게 립스틱을 바른 할머니가 건너편 할머니에게 묻는다. “영화 보러 가려구?” “영어학원은 무슨. 아들네 가는 거여.” 서로 다르게 말하고 엉뚱하게 이해해도 대화는 물 흐르듯 이어진다. 다시 빨간 립스틱 할머니. “김치를 좀 해야 할까 봐. 근데 요즘 배추 맛없어.” “그래? 배추가 만오천 원이나 햐? 많이 비싸졌구먼.” ‘영화’가 ‘영어 학원’이 되고 ‘맛없어’라는 말을 ‘만오천 원’으로 알아들어도 전혀 불편이 없다. 그저 각자 원하는 대로 듣고 자기 말을 하면 그뿐인 유쾌한 그들의 이야기에 실소가 터진다. 아침식사도 건너뛴 묵언씨는 작은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자장면을 주문하고 앉아 있으려니 열 살이나 될 법한 아들을 데리고 아이 엄마가 들어온다. 벽에 걸린 메뉴판을 유심히 보던 그녀가 주문받으러 온 직원에게 “볶음밥도 곱빼기 있어요?”라고 묻자 부루퉁한 얼굴을 한 직원 대답이 가관이다. “일인당 하나 시키셔야 해요.” 손님의 곱빼기 있냐는 질문을 볶음밥 하나만 시킬까 합니다로 이해한 직원이 그 식당의 원칙을 전달한 희한한 대화법. 우리는 자주 남의 말을 내 방식대로 받아들인다. 정확한 의미보다는 내가 가진 듣기 능력에 맞춰 이해하는 셈이다. 지난여름 오지마을로 봉사활동 갔을 때도 그랬다.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노인들만 있는 마을이었다. 자질구레한 수선 봉사를 하는 묵언씨 일행은 독거노인들 집을 일일이 방문해서 확인하곤 했다. 아흔이 넘었다는 할머니댁의 벽지를 새로 바르고 일손 필요한 분 안 계시냐고 묻자 할머니는 “쩌그, 구멍가게 시집 안 간 막내딸이 있는데 그 집도 봐 주면 안 될까?” “왜 안 되겠어요. 그거 하러 왔는데요.” ‘그런데 시집 안 간 막내딸이라니 아무리 오지라도 젊은 사람들이 남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방문한 구멍가게에는 80 넘은 할머니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집 안 간 막내딸이었다. 사람들은 몇 종류로 나뉜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 듣는 귀가 없어 남의 말을 내 멋대로 해석하는 사람,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점점 그렇게 변해 가는 사람…. 묵언씨는 자장면을 먹으며 자신이 저 부루퉁한 직원처럼 변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덜컥 겁이 났다. 직원들이 시도 때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면담을 요청해 온다. 고객 불만접수를 하며 폭언에 시달리는 일이 힘든 까닭이다. 묵언부장은 왜 그만두냐고 이유를 묻는다. 그리고 요즘 얼마나 직장 구하는 일이 어려운지 충고랍시고 열변을 토한다. 그게 먹히지 않는다. 왜 그런지 이제야 알겠다. 꼭 ‘퇴사하고 싶다’기보다 ‘힘들다’는 그들의 언어를 그는 말 그대로 해석한 까닭이다. ‘왜 그만두냐’고 물을 게 아니라 ‘많이 힘들지’라고 위로했어야 했다. 묵언씨는 그에게 듣는 방법을 가르치는 모든 이들에게 새삼스레 감사한다. 빨간 립스틱 할머니, 불친절한 중국집 직원, 시집 안 간 막내딸…. 모두가 듣기 능력 스승들이다.
  • 정인선 합류 ‘백종원의 골목식당’ 새 포스터 공개 ‘환한 미소’

    정인선 합류 ‘백종원의 골목식당’ 새 포스터 공개 ‘환한 미소’

    정인선이 새 MC로 합류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새 공식 이미지가 공개됐다. 2일 공개된 이미지에는 정겨운 골목을 배경으로 백종원, 김성주, 정인선의 다정한 포즈가 눈길을 끈다. 특히, 정인선은 특유의 밝은 매력을 드러내면서도 기존 ‘2MC’ 백종원, 김성주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이미 ‘골목식당 가족’이 된 듯 편안해 보인다. 서브 이미지는 3MC가 골목을 거닐며 함께 웃는 모습이 앞으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유쾌한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최근 첫 촬영을 진행한 정인선은 친절하면서도 솔직한 매력으로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백종원 역시 “앞으로 굉장히 잘할 것 같다”며 새 MC 정인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 MC 정인선과 함께 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오는 3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되며, ‘서산 편’이 첫 공개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凡石 박영하의 인간사랑’ 발간

    ‘凡石 박영하의 인간사랑’ 발간

    을지재단은 박영하 박사의 소천 6주기를 앞두고 ‘凡石 박영하의 인간사랑’ (사진)을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박준영 회장이 ‘凡石 박영하의 인간사랑’을 집필하며 박영하 박사의 업적과 경영이념, 삶과 도전을 한 데 묶어 새롭게 조명했다. 평전은 ▲박영하의 꿈과 도전 ▲인간사랑 생명존중을 실현하다 ▲보건의료분야 최고의 종합대학교 ▲새로운 미래를 그리며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박준영 회장은 평전을 통해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인내와 희생으로 점철된 ‘을지사랑’으로 쉼 없이 환자 진료에 한 평생을 바치신 회장님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 평전을 직접 쓴 을지재단 박준영 회장은 “평생을 오로지 ‘을지’만을 위해 사셨기에 영원히 을지재단과 함께 계신 당신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회장님께서 솔선수범으로 가르쳐주신 ‘근검절약’과 을지병원의 원훈으로 제정해주신 ‘인화단결’ ‘친절봉사’ ‘책임완수’를 다시 한 번 되뇌며 노력할 것” 이라고 말했다. e-book은 을지재단 홈페이지(http://www.eulji.or.kr/ePub/index.html)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딸 만큼 엄마도 배워야 할 것투성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또래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한 나는 걸어서 등하교를 했다. 지도 앱으로 찾아보니 800m 남짓한 거리다. 초등학생 걸음걸이로 15~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나타나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워킹맘이었던 우리 엄마는 입학식 하루만 동행해주었다. 입학 후 일주일 정도는 외할머니와 함께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은 혼자이거나 방향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였다. 무거운 책가방이 어깨를 짓누르고, 실내화 주머니는 거치적거렸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때론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또 걸었다. 동사무소와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 깔딱고개에 있던 쌀집과 세탁소, 참새방앗간인 ‘은하수문방구’를 지나면 커다란 목재를 쌓아둔 규모 큰 목공소가 나왔다. 그쯤이면 학교가 보이기 시작했다.근처 대학교에서 언니 오빠들이 ‘데모’하는 날이면 매캐한 최루탄에 두 눈은 벌개지고 코를 훌쩍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떡볶이 한 접시, 쥐포 튀김 한 장으로 빈속을 달래고 오락실에서 오락하는 애들 구경도 빠지지 않던 추억의 하굣길이다.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니 하굣길의 낭만은 사치로 느껴진다. 아이의 등하교는 내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고, 안전하게 집에 데려오는 일이 최우선이다. 아침 7시 알람을 맞춰놓고 늦어도 7시 20분까지는 몸을 일으킨다. 간단히 아침을 준비해 먹이고 씻기고 옷 입히고 머리를 빗긴 다음 8시 40분쯤 집을 나선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이다.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 돌봄교실까지 마친 딸과 오후 4시 교문 앞에서 만난다. 함께 집에 돌아온다.등하굣길에 마주치는 아이들을 눈여겨본다. 저학년 대부분은 엄마나 아빠, 조부모와 함께 있다. 수업이 끝날 땐 보호자들이 학원 가방을 들고 아이를 기다리기도 한다.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혼자 어디론가 향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언제쯤이면 홀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아이 혼자 밖에 내놓기 무서운 세상이라고들 한다. 나 역시 그런 불안에 떤다. 큰 걱정은 두 가지, 교통사고와 범죄 가능성이다. 우리 집에서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가려면 4차선 도로와 8차선 대로를 한 번씩 건너야 한다. 평소 차가 많이 다니고 공사 구간까지 있어 출퇴근 시간대 매우 혼잡하다. 네거리에서 좌회전, 우회전하는 차들이 엉켜 건널목에 차들이 올라선 경우도 자주 있다. 아이들이 차에 부딪힐 가능성이 작지 않다.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16일, 통학로 주변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에만 68건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81%인 55건이 길을 건너다 발생한 보행 사고였다. 시간대별로는 방과 후 집에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오후 4~6시에 23건(34%)이 발생했다. 야외활동이 많은 6월, 개학한 시기인 3월과 8월에 사고가 집중됐다. 그해 8명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길을 건너다 숨졌는데 3학년 이하 저학년이 5명이었다. 미취학 아동이 2명, 고학년은 1명이었다. 다친 아이 60명의 약 3분의2인 39명도 저학년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어린이 교통사고를 분석한 통계도 같은 경향을 보인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고, 초록불이 깜빡이고 있는데 횡단보도 흰색 칸만 밟겠다고 고집하는 딸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유괴, 성범죄와 같은 강력범죄는 더욱 두렵다.2017년에 일어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선입견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3월 29일,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모양은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 여아 A양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양은 부모에게 전화하려고 김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양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으니 집 전화를 쓰라며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공교롭게도 사건은 친정 근처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가해자 김양이 나와 같은 미용실에 다녔다는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확 끼쳤다. ‘딸에게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끔찍한 상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소 나는 딸에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에는 아이가 있는 여자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일렀다.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우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라고 했다.이 사건은 범죄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겠다’ 마음먹은 계기도 됐다. 법무부가 2012년 제작한 ‘어린이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은 어린이에게 범죄자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학교안전정보센터 www.schoolsafe.kr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술에 취한 사람, 얼굴을 가린 사람, 고개를 숙인 사람 등 무서운 느낌이 드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자리를 피해야 하지만 ‘나쁜 사람’은 외모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옆집에 사는 아저씨, 60대 할머니, 학원 선생님 등 누구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돼 있다. 실제 아동 성범죄자 대부분이 호감형의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아동 대상 범죄도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주의가 흐트러지기 쉬운 방과 후에 주로 발생한다.검찰의 ‘2018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일어난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총 1270건)의 51.4%가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초등학생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간대, ‘이런 대낮에 무슨 범죄가 일어나겠어’라고 방심하는 사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유괴 취약 시간대 역시 오후다. 2017년에 216건의 약취 유인 범죄가 발생했는데 55.6%(120건)가 13세 미만 아동 대상 유괴였고, 이중 48.6%가 낮 12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났다. 피해자의 40.8%가 남자아이, 59.2%가 여자아이였다.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을 보면 아이에게 주지시켜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아저씨가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면 선물 줄게.”“너 아기 때 봤었는데 아줌마 기억 안 나? 안 그래도 너희 집 찾고 있었는데 같이 가자.”“너 참 똑똑해 보인다. 드라마 쓰려고 하는데 네 얘기 좀 들려줄래?”“너 때문에 내 차 백미러가 부서졌어. 너희 집이랑 전화번호 알아야 하니 차에 타.” 모두 실제 아동 범죄자가 사용한 말이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친절하게 아는 척 접근하거나, 선물을 주거나, 위협하는 등 다양한 범죄 유형을 아이에게 일러주고 조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교통사고나 강력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통학하는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모든 유형의 범죄를 아이에게 학습시키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딸 아이가 침착하게 대처하리란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이가 고학년이 될 때까지는,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은 살펴주고 싶다. 솔직히 다시 회사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고민은 항상 여기에서 막히고 만다. ‘복직하면 어쩌지?’ 최근 며칠 학교 가는 길에 딸은 같은 반 여자친구를 만났다. 집을 나설 때에는 학교 앞까지 같이 가자던 녀석은 엄마를 내팽개치고 친구 손을 잡고 앞서 걸었다. 그만 따라오라는 듯이 “엄마, 나 갈게~” 하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심경이 복잡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 모습이 장하고 대견하면서도, 곧 품에서 내놓아야 하나 서운하면서 걱정이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곧 혼자서도 잘 할 텐데… 엄마는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험한 뉴스를 너무 많이 접해서일까, 초보엄마라서일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전쟁”입니다.
  • [전문] 김의겸 “다 제 미숙함 때문…아내가 상의 않고 진행”

    [전문] 김의겸 “다 제 미숙함 때문…아내가 상의 않고 진행”

    고가 건물 매입으로 투기 논란을 일으켰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원했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 나왔다”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을 매입한 것은 아내가 내린 결정이어서 몰랐다”며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 대변인 입장 전문.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릅니다.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으니 말입니다.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습니다.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닙니다.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겁니다.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나왔습니다. 다 제 미숙함 때문입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릅니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습니다. 사실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납니다.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 번만 의문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한 번만 더 생각하고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선배들은 머리가 굳어있어 생각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젊지 않습니까. 내일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입니다. 제 문제도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습니다.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다 좋은데, 기자 생활을 30년 가까이 한 사람이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랐던 거야?” 그런 의문이겠죠.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습니다.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이 또한 다 제 탓입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겁니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보도를 보니 25억을 주고 산 제 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시기 바랍니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습니다. 농담이었습니다.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풀고 갑니다. 건승하십시오.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까칠한 대변인 드림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괴산군청 뇌물 폭로 글 파문 “계좌 확인하면 금방 알수 있을 것”

    괴산군청 뇌물 폭로 글 파문 “계좌 확인하면 금방 알수 있을 것”

    괴산군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다는 글이 군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글 작성자인 A씨가 “계좌만 확인하면 금방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요즘 경제적으로 힘들어 지난 18일 B사무관을 찾아가 내가 준 돈의 절반정도인 1000만원을 달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 과거를 상기시켜주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했다.그는 “2년전 B사무관이 군 환경수도사업소장 재직 시절 수의계약을 부탁하며 청주의 한 불고기집 밖에서 1000만원을 건넨 뒤 이후에도 수시로 돈과 향응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공사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B사무관이 제 돈을 받아 통장에 입금했을 것”이라며 “저와 B사무관의 통장 거래내역만 확인하면 누구 말이 맞는지 금방 알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B사무관은 “A씨는 사무실에 가끔 찾아오던 사람이다. 멏차례 식사는 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A씨를 괴산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B사무관은 A씨 글이 게시되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철회했다. 그는 “자연인 신분으로 대응하려고 했지만 제가 도망가는 거 같아 명퇴를 안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B사무관은 현재 면장으로 일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29일 자유게시판과 친절공무원 추천란에 뇌물, 향응 수수와 관련된 글을 20여차례 올렸다. A씨는 B사무관을 만난 계기부터 뇌물 등을 제공한 장소, B사무관의 차량 내부 등을 자세히 썼다. 민중당 청주지역위원장이라며 자신의 신분도 밝혔다. 글은 대부분 삭제됐다. A씨는 3억원 상당의 소각장 부분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기위해 B사무관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사는 공개 경쟁입찰로 진행됐다. 군 감사과와 경찰은 조사에 착수했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내겐 특별한 보통날… 무박2일 ‘만원의 행복 기차여행’ 떠나요

    내겐 특별한 보통날… 무박2일 ‘만원의 행복 기차여행’ 떠나요

    싱숭생숭,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봄이다. 마침 봄 여행주간이 시작된다. 마음 가는 여행을 골라 즐겨 보자.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17개 광역지자체와 함께 다음달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봄 여행주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 대구, 대전, 울산, 강원, 충북, 전남, 경북, 제주 9개 광역지자체에서 2개씩 모두 18개 지역 대표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사전 신청한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여행상품형’과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는 ‘현장행사형’이 있다. 예컨대 대구는 여행상품형으로 ‘팔공산 올레길 걷고, 팔공산 대표 맛집 맛보고’를, 현장행사형으로는 서문시장과 안지랑 곱창골목 등에서 친절 업소를 선발하는 ‘대구 관광 ‘친절의 신’을 찾아라’를 진행한다. 여행상품형은 이미 접수를 시작한 것도 있으니, 관심 있다면 서둘러 접수하는 게 좋다. 여행주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프로그램은 ‘만 원의 행복 기차여행’이다. 1만원으로 기차를 타고 당일치기나 무박 2일 여행을 즐기는 특별 여행상품이다. 1만원을 훌쩍 넘는 여행 상품으로 구성해 인기가 많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이 10대1을 넘었다. 올봄에는 부석사, 선운사, 박수근 미술관, DMZ 평화의 댐, 금강산 전망대, 사천 바다케이블카 등 25개 여행 코스에서 모두 2880명을 추첨한다. 1인당 최대 4인까지 1팀이 1개 코스만 신청할 수 있다. 4월 1일 오후 2시~4일 오후 2시 여행주간 홈페이지(travelweek.visitkorea.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당첨자는 4월 11일 오후 2시에 발표한다. 이 밖에 ‘대명리조트’, ‘신라스테이’, ‘롯데렌터카’, ‘카모아’, ‘위메프’가 특가 상품을 판매한다. 봄 여행주간 자세한 정보는 여행주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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