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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도 속옷 입고 “목사님 사랑해요”…음란죄라며 성폭행

    아파도 속옷 입고 “목사님 사랑해요”…음란죄라며 성폭행

    “음란마귀를 빼야 한다”며 10년 넘게 교회 여성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의 한 교회 목사가 고소를 당했다.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에 따르면 이달 4일 20대 여성 3명은 목사로부터 성착취를 당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 여성은 지난 2002년부터 2016년까지 14년간 A목사가 운영하는 교회에 머물며 지냈고 목사로부터 강제로 추행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들은 A목사의 교회 신자들의 자녀였다. 여성들은 목사가 “음란마귀를 빼야 한다”며 자신들을 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추행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억지로 함께 보도록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성인이 된 후 A 목사에게서 벗어났고 최근 용기를 내 A목사를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가 공개한 피해자 인터뷰에 따르면 A목사는 ‘음란죄 상담’을 한다며 자신의 방으로 불렀고, 상담을 거부하면 다른 아이를 시켜서 때리기도 했다. 속옷만 입혀 동영상을 찍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피해자는 “(속옷 입고 밖에서 목사님 사랑해요 외치는) 그런 걸 찍는다. 공공장소 같은 데서도 많이 그런 거 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A 목사 측은 고소 내용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A목사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지난 15일 약 5시간 동안 A목사의 교화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단계여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면서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고 말했다.감금·폭행 혐의 추가 고소모녀간 동성애 강요하기도 피해자 측 법률대리를 맡은 부지석 변호사는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찾아 A목사에 대해 감금·폭행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부지석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어린시절부터 교회에 갇혀지냈는데, 외부 출입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아동 간 서로 감시하게 만들어 도망을 가지 못하게 하고, 도망 후 잡혀온 아이에 대해서는 수시간 동안 폭력을 행사했다. 이는 심리적·무형적 감금에 해당한다”고 추가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부 변호사는 “A목사는 안산지역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내성적이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을 뽑아 교회에서 세뇌시키고, 이후 무형적으로 감금을 시키며 성착취·노동착취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들은 고소장을 통해 A목사가 ‘음란마귀를 빼야 한다’며 범행했고, 관련 동영상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또 친자매 간은 물론 모녀 간 동성애를 강요하는 등 변태적인 성폭력을 행사했다고도 했다. A목사는 ‘다윗의 영을 받았다’ ‘천년만에 하나님의 메시지를 얻었다’ ‘기성 교회는 모두 가짜다’ ‘우리 교회를 나가면 구원을 받지 못하고 죽는다’ 등의 설교를 통해 신도들에게 맹목적인 복종을 유도했다. 부 변호사는 “A목사 뿐 아니라 그의 아내와 아들에 대해서도 고소를 진행한 상황”이라며 “목사 아내는 성착취를 알고도 방조했고, 아들은 교회 안에서 사실상 왕자 대우를 받으며 A목사와 같이 신도들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학교도 다니지 못한 채 어린시절부터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고,아직도 우리 사회 한편에 이런 불행한 인생을 살아 온 사람들이 있다는 현실에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행가방에 아이 감금살해’ 40대, 가방 위에서 뛰며 술마셨다

    ‘여행가방에 아이 감금살해’ 40대, 가방 위에서 뛰며 술마셨다

    검찰, 항소심에서 무기징역 구형“살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된다”1심 징역 22년…다음달 항소심 선고피고인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 검찰이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의 살인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전지검은 16일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이준명) 심리로 열린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성모(41)씨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성씨가 협소한 여행 가방에 7시간 넘는 긴 시간 동안 피해자를 가둔 것도 모자라 최대 160㎏의 무게로 가방 위에서 압박한 점으로 미뤄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방을 테이프로 감아 밀봉하거나 이상 징후를 보이는 피해자를 보고도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도 범행 의도를 뒷받침하는 주요 정황으로 제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가방 위에서 밟고 뛰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면서 “피해 아동은 피고인의 말 한마디에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작디작은 가방에 들어간 채 살려달라는 얘기조차 못 했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피해자가 가방 안에서 소변을 봤다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를 피고인에게 하며 (이런 상황이) 벌어진 점이 있다”며 “피고인 친자녀를 처벌하자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친자녀)에게도 책임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성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쯤 천안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성씨가 가방 위에 올라가 짓누르거나 안으로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 넣고, 가방 속에서 움직임이 잦아든 피해자에 대해 적극적인 구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성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최후 변론에서 성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주시는 벌을 달게 받겠다”며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9일에 열린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지역 대표 부촌에 새 아파트 공급 주목…대구 수성 ‘범어 마크써밋’ 조합원 모집

    지역 대표 부촌에 새 아파트 공급 주목…대구 수성 ‘범어 마크써밋’ 조합원 모집

    지역 대표 부촌(富村) 내 아파트 공급 소식은 부동산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부촌으로 인지도가 높은 곳 증 하나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이다. 범어동은 명문학군 이점을 기반으로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그룹들이 대거 터전을 잡고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우선 대구를 가로지르는 10차로의 달구벌대로와 12차선의 동대구로가 교차하는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금융, 법조타운, 방송국, 학원가, 오피스 타운이 밀집돼 있다. 또한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과 10분 이내로 연결되고 대구도시철도 2호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면서, 범어공원과 축구장‧테니스장‧국궁장을 갖춘 수성구민 운동장, 어린이대공원 등 각종 생활인프라도 풍부하다. 대구 교육 1번지이자 부촌 입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범어동에서 조합원 모집에 나선 아파트에 이목이 쏠린다. 바로 범어역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범어 마크써밋’이 그 주인공이다. ‘범어마크써밋지역주택조합(가칭)’이 시행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예정인 ‘범어 마크써밋’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최고 45층 8개동, 전용 74㎡·84㎡ 아파트 807세대와 전용 50㎡~63㎡ 오피스텔 160실 총 967세대(예정)로 구성된다. 단지는 범어동에서도 핵심입지에 조성된다. ‘범어 마크써밋’은 도보 5분이면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 및 범어사거리에 닿을 수 있는 역세권단지다. 반경 100m 내 지역 곳곳으로 향하는 다양한 버스 노선을 이용할 수 있어 시내외 진출입이 편리하다. 동대구역과 동대구 버스터미널도 약 2km 거리로 가까운 편이다. 여기에 대구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선, 대구-광주선 달빛내륙철도 등 교통호재도 품고 있어 대내외적 교통 환경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대구의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범어동 입지에 기반한 우수한 학군도 돋보인다. 단지 인근에 대구여고, 대구중앙중·고, 청구중·고 등 명문 학교들이 두루 자리하고 있어, 맞춤형 자녀 교육 설계가 가능하다. 도보권인 동천초등학교의 경우 안심 통학길을 갖추고 있으며, 수성구청역 주변의 명문 학원가 역시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교육 입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탄탄한 생활인프라도 주목할 만하다. 단지 가까이 신세계백화점(대구점), 현대시티아울렛, 하나로마트, 시네마M, 대구시립수성도서관, 경북대학교 병원 등 편의시설은 물론 대구고등법원, 수성구청, 대구시청, 동대구세무서 등 관공서가 두루 자리하고 있어 편리한 주거 여건이 조성돼있다. 또 범어공원, 야시골공원 등 여러 녹지공간이 가까워, 쾌적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범어 마크써밋’은 공간효율성을 높인 특화설계를 반영했다. 우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 구조를 기반으로 전 세대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친자연적인 주거환경의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채광 및 통풍성의 극대화를 위해 넓은 동간거리와 4Bay 설계를 적용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무상)과 소비자의 선택과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선택사항도 제공한다. 최고 45층 높이에서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도 주거 가치 향상에 한몫했다. 이 뿐만 아니라, 단지 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까지 들어설 예정으로, 입주민들의 주거편의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범어 마크써밋’ 홍보관은 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징역 22년 과해”…9살 아이 감금살해 여성 항소심 시작

    “징역 22년 과해”…9살 아이 감금살해 여성 항소심 시작

    동거남 아들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해“숨 안 쉬어진다” 호소에도 꺼내주지 않아1심 징역 22년…“살인 고의성 다투겠다” 항소 충남 천안에서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 대한 항소심이 시작된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이준명)는 18일 오후 2시 3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성모(41)씨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 성씨는 지난 6월 1일 천안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성씨가 가방 위에 올라가 짓누르거나 안으로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 넣고, 가방 속에서 움직임이 잦아든 피해자에 대해 적극적인 구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군이 감금 과정에서 수차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지만, 성씨는 그를 꺼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성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체형의 마네킹을 같은 재질과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넣어 현장 검증한 결과 가슴과 배, 허벅지가 거의 밀착된 상태였다. 피해자는 밀폐된 공간에서 7시간 넘게 감금되고 피고인이 친자녀들과 함께 가방 위에 올라가 뛴 것으로 인해 가슴 등이 눌려 숨을 쉬지 못해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성씨가 미필적 고의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살인 고의성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1심에서 무기징역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던 검찰 역시 항소장을 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윤희숙 “전태일 정신 모독 비판은 이념적 허세”

    윤희숙 “전태일 정신 모독 비판은 이념적 허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14일 ‘전태일 정신을 모독했다’는 여권의 비판에 대해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입니까”라고 반격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코로나로 절벽에 몰린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고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운동권 서클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책임을 공유하는 거대 여당이라면 이제 도그마와 허세는 버리라”며 “2년 만에 최저임금을 29% 올려 알바 일자리를 뺏고,(무인) 주문 기계 제조업자만 배불렸으면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였던 전날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 “중소기업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노동대변인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논평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런 소리 하는 데 왜 전태일을 파느냐”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의 반박에 “아직까지 철 지난 시장만능주의 이념이나 붙들고 앉아있다”면서 “이념에 눈이 뒤집혔으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가 분신한 노동자 내세워 기껏 노동시간 축소하지 말자는 전도된 얘기나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쯤 되면 광신이다. 이 분이 전태일 일기나 평전 읽어는 봤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망했으면 반성을 해야지 욕먹고도 왜 욕먹는지조차 모른다면 희망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윤 의원은) 정치 감각도 꽝이다. 고립을 뚫고 탈출을 해야 할 상황에서 스스로 성안으로 기어들어가 농성을 하고 앉아있다”고도 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윤 의원의 반박에 “윤 의원의 주장이 친기업이 아니라 친자본인 것도 소구력 있게 설명할 의무가 남았고, 전태일과의 비유는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크게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의원은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구현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추구하는 자가 전태일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유명희 딜레마와 한국외교

    [이해영의 쿠이 보노] 유명희 딜레마와 한국외교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자리를 노렸다.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 과거 반기문 참여정부 당시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할 당시와 비교해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임기 내 친미적 입장으로 일관했던 반 전 장관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 찬 당시 유엔 사무총장으로 적격인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당시에도 있었다. 특히나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미국의 지지가 절대적인데 이 과정에서 우리의 핵심국익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아무튼 참여정부 외교안보라인은 물론이고 실로 거국적인 지원에 힘입어 반기문은 당선됐고 이후 10년의 임기를 마친 뒤 현 정부에서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의 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나로선 그의 임기 동안 유엔이 무슨 개혁을 했다든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말을 들은 것이 별로 없다. 그를 ‘왕관료’라고 불렀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시피 그저 국내의 관료주의를 글로벌화한 거 말고 뭐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반 전 총장이 업적으로 내세우는 파리기후변화협약조차도 반기문을 밀었던 미국,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훼방으로 작동불능에 들어간 지 오래다. 당사자에겐 ‘가문의 영광’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우리의 소위 ‘국익’과 국가 위신이 뭐 크게 변했을지도 글쎄다. 한 가지는 교훈으로 삼을 만하지 않나 싶다. 어떤 개인이 국제기구의 수장이 된다고 해서 국익에 뭐 그리 특별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유명희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을 게다. 그가 빈사상태에 빠진 WTO에, 그것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인 미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사무총장에 나선 것부터가 네모진 세모 같은 형용모순이다. 지난 20년 가까이 우리 정부의 통상정책이란 게 자유무역협정(FTA) 말고는 내놓을 게 없는 수준인데, 유명희 본인도 이 흐름 곧 자유무역협정에 올라타 입신에 성공했다. 그래서 보자면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워 WTO를 형해화시킨 트럼프 행정부가 유명희를 지지하는 조건에서, 또 지금과 같은 군사안보는 물론이고 관세, 통화, 지식재산권 등 전 분야에 걸친 미중 갈등 상황에서 미국을 등에 업은 유명희가 당선되더라도 이를 묵과할 리 만무한 중국을 생각해 보면 그가 문제해결에 무슨 기여를 할 수 있을지도 매우 불확실하다. WTO의 사실상 모든 권한은 2년마다 소집되는 각료회의와 회원국 정부 대표로 구성된 상설 일반이사회가 가지고 있다. 한국인이 사무총장이 된다고 해서 그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이익이 배타적으로 관철되는 그런 구조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유명희의 당선에 정부가 외교력을 총동원하디시피 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 아닐지 자문해 본다. 이후 전개된 상황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유명희와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재무장관이 결선에 올랐다. 유럽연합, 아프리카, 중남미, 일본 그리고 중국이 그를 지지했고, 선호도상으로도 크게 앞섰다. 지난달 28일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그를 호명했을 때 판은 사실상 정리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진상짓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미 대선을 며칠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놓고 유명희를 지지하면서 상황이 시계제로로 들어선 것이다. 당시 흘러나온 소식에 따르면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를 비토한 속내가 가관이다. 그가 부시 행정부 시절 무역대표부 대사를 지낸 로버트 졸릭 같은 친자유무역론자와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그리 보면 유명희가 자유무역론자가 아니라서 지지를 했다는 말인데, 국제정치란 게 이렇듯 초논리의 세계라는 것을 실증해 준 희대의 궤변 아닌가 싶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미 대세가 기울었음에도 혹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요행수 때문에 유명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인질이 돼 버렸다. 미국 눈치를 보느라 사퇴하고 싶어도 못 하는 그런 갈팡질팡 상황 말이다. 나는 여기서 한국외교가 다시 저 고질병 ‘미국바라기’ 혹은 ‘공미(恐美)증’이 재발한 것 아닌지 우려한다. 스스로 사퇴도 못 한다는 건 도무지 우리의 글로벌 체급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트럼프가 쓰다 버린 카드를 바이든이 다시 집을 가능성이 전무하니만큼 자칫 바이든에게 찍히기(?) 전에 신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그나마 상책이다. 미국 눈치만 볼 게 아니라 WTO 다수 회원국 눈치도 좀 보자.
  • [여기는 남미] 23년간 친딸 성폭행…출산까지 하게 한 아버지

    [여기는 남미] 23년간 친딸 성폭행…출산까지 하게 한 아버지

    10살도 안 된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 자식을 4명이나 낳게 한 인면수심 남자의 범행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아르헨티나 검찰이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자와 피해자 자식의 친자관계를 DNA 검사로 뒤늦게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족들까지 동원해 뻔뻔하게 무죄를 주장해온 남자의 처벌은 이로써 뒤늦게 탄력을 받게 됐다.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우고 빅토르 아기레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건 지난 1월 8일. 검찰은 피해자인 그의 친딸 나탈리의 진술을 근거로 범죄를 추궁했지만 법정에 선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진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그의 부인과 또 다른 딸들도 남자를 옹호했다. 부인과 딸들은 "나탈리가 악의적으로 아버지에 누명을 씌우고 있는 것"이라며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갔다.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전개되던 재판을 순식간에 뒤집어 놓은 건 최근 나온 DNA 검사 결과였다. DNA 검사에선 "피고와 피해자 자식 간에 99.9% 친자관계가 확인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올해 32살인 피해자에 따르면 아버지의 짐승 같은 짓이 시작된 건 9살 때였다. 피해자는 "아버지가 오토바이에 태우고 집에서 가까운 숲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아버지로부터 처음으로 성폭행을 당한 장소와 당시 자신이 입고 있던 바지의 색깔 등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후 상습적인 아버지의 성폭행에 시달린 그는 13살 때 첫 임신을 했다. 아버지의 아기였다.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인면수심 아버지는 "동네 이웃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했다. 친딸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거짓말을 하고 딸을 낳았다. 친부는 할아버지, 엄마는 아빠의 딸, 이렇게 뒤죽박죽 얽힌 관계 속에 태어난 딸은 벌써 19살이 됐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피해자 나탈리는 15살 때 또 아버지의 자식을 출산했다. 이번엔 아들이었다. 나탈리는 이번에도 친부가 누구인지 가족들에게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런 식으로 4남매를 낳았다. 모두 아버지의 자식들이었다. 자신의 자식 4명을 낳았지만 아버지는 친딸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자식이 많아 이제 너에게 접근할 남자는 없을 것"이라면서 성폭행을 이어갔다. 피해자 나탈리가 꼬이고 꼬인 가족관계를 바로잡고 새로운 삶을 출발하겠다고 용기를 낸 건 지난해 말. 그는 23년간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아버지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지 언론은 "피고가 완강히 거부하던 DNA 검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재판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피고가 피해자 자식들의 친부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공모 여부에 따라 증언을 한 가족들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인포바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대만 육군 188쌍 합동 결혼식, 레즈비언 커플도 두 쌍이나

    대만 육군 188쌍 합동 결혼식, 레즈비언 커플도 두 쌍이나

    대만은 지난해 5월 동성 결혼을 합법화시켜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다. 그 뒤 지금까지 약 4000쌍이 동성 결혼식을 올렸다. 대만 육군은 매년 합동 결혼식을 치르는데 30일에는 모두 188쌍이 예식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날 처음으로 두 레즈비언 커플이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한 여군은 “군대 안에서 더 많은 성적 소수자(LGBT)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윙윙과 결혼한 육군 중위 첸윙수안은 “우리 군은 아주 개방적”이라며 “사랑이란 관점에서도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늘 성적 정체성을 겉으로 드러내왔다고 덧붙였다. 왕이 소령은 멩유메이와 예식을 올리면서 내내 동성애자들의 상징인 프라이드 깃발을 들고 다녔다. 다만 멩의 부모는 식장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왕 소령의 부모와 교관은 참석해 축하했다. 왕 소령의 어머니는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이건 군대에서의 엄청난 돌파구라고 느껴진다. 아마도 동성애 커플에게 종이 한 장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대만 육군은 올해 예식에 동성 커플이 참여한 것은 “계몽되고 진보된” 것으로 받아들이며 성적 취향과 관계 없이 모든 커플에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사실 지난해에도 세 쌍의 동성 커플이 예식에 참석하겠다고 등록했다가 나중에 “사회적 압력”이 너무 강하다며 취소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물론 지난해부터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지만 아직 유럽이나 미국의 동성 결합법처럼 대만의 동성 부부들이 이성 부부와 동등한 사회적 처우와 존중을 받지는 못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2017년 대만 헌법재판소는 동성 커플도 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가 엄청난 여론의 반발을 샀다. 국민투표에서 압도적 다수가 반대했다. 그 결과 대만은 동성 결혼에 대해 특별법을 제정해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나라의 시민과 경우에만 허용하고 서로의 친자만 입양하도록 하는, 제한을 두도록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왕 퇴임 후에야 유전자 검사 수용… 20년 만에 ‘벨기에 공주’ 된 혼외자

    국왕 퇴임 후에야 유전자 검사 수용… 20년 만에 ‘벨기에 공주’ 된 혼외자

    국왕인 아버지의 딸이자 공주임을 인정받기 위한 20여년의 법정 투쟁은 마침내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혼외자 딸의 존재를 부인해 왔던 아버지는 결국 인정하지 않았던 핏줄을 만나 “혼란과 상처, 고통 뒤에 용서와 치유, 화해의 시간이 온다”며 부녀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알베르 2세(86) 전 벨기에 국왕과 혼외자로 태어나 법적 투쟁 끝에 최근 공주 지위를 인정받은 딸 델피네(52)의 이야기다. 가디언은 알베르 2세가 부인인 파올라 전 왕비와 함께 지난 25일 자신의 성에서 델피네를 만났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왕실이 공개한 사진 속 세 사람은 오랜 법적 다툼이 무색하게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유명 조각가인 델피네는 필리프 현 국왕의 아버지인 알베르 2세가 과거 한 남작부인과의 불륜관계에서 낳은 딸이다. 혼외자가 존재한다는 의혹은 벨기에 왕실을 둘러싼 대표적인 스캔들이었지만, 정작 알베르 2세는 이를 부인해 왔다. 알베르 2세는 재임 시절 면책특권을 이유로 유전자 검사를 거부했지만,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한 후에는 더이상 진실을 막을 방패막이 없었다. 델피네의 친자확인소송으로 법원이 유전자 검사를 받지 않을 경우 매일 5000유로(약 66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결정하자 알베르 2세는 결국 지난 1월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그가 델피네의 아버지임을 인정해야 했다. 벨기에 공주로 공식 인정을 받은 델피네는 자신의 성을 아버지를 따라 ‘삭스 코부르’로 바꿨고, 최근에는 자신의 이복동생이기도 한 필리프 국왕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법정투쟁 끝에 마주 앉은 부녀는 잠시나마 앙금과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차분하게, 공감하며, 우리의 감정과 우리의 경험을 표현했다”면서 “우리는 함께 새로운 길을 가기로 했다.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구하라 사건’처럼 28년 만에 나타난 친엄마

    ‘구하라 사건’처럼 28년 만에 나타난 친엄마

    새엄마가 딸 카드로 장례비 결제하자자신 재산 편취당했다며 소송도 제기 자식이 한 살 때 연락을 끊은 친엄마가 딸이 암으로 숨지자 28년 만에 나타나 억대 보험금과 유산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생모는 심지어 숨진 딸을 돌보던 새어머니와 이복동생을 상대로 딸의 체크카드 등으로 결제한 치료비와 장례비를 돌려 달라고 소송까지 걸었다. 법조계에서는 숨진 가수 구하라씨의 친모가 20여년 만에 나타나 유산의 절반을 요구한 사건에 빗대 ‘제2의 구하라 사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양육 의무를 소홀히 한 부모에 대해 자식의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진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A(55)씨는 지난 2월 위암 투병 중 숨진 딸 김모(29)씨의 계모와 이복동생을 상대로 딸의 체크카드와 계좌에서 사용된 5500여만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지난 4월 서울동부지법에 제기했다. 김씨의 생모 A씨는 김씨가 태어난 지 1년여 후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서야 계모 측에 연락해 사망보험금을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A씨는 이후 태도를 바꿔 딸의 사망보험금 전액과 퇴직금, 김씨가 살던 방의 전세금 등 1억 5000만원을 고스란히 가져갔다. 김씨의 친부가 수년 전 사망해 유일한 직계존속인 A씨가 민법에 따라 유산을 전액 상속받게 된 것이다. A씨는 계모 등이 딸 계좌에서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 등을 쓴 것을 알고 자신의 재산을 부당하게 편취당했다고 소송까지 냈다. 계모 측은 “일도 그만두고 병간호에 매달렸는데 갑자기 절도범으로 몰렸다”며 법정에서 억울함을 주장했고, 법원이 조정에 나선 끝에 A씨가 유족 측에 전세보증금 일부인 1000만원 미만의 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후 재판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유족 측은 “새어머니가 김씨를 친자식처럼 키웠어도 양육비 반환 청구 소송조차 제기할 수가 없다”며 “이런 법적 공백이 개선돼야 억울한 사례가 덜 생길 것”이라고 했다. 구하라씨의 오빠 구호인씨를 대리하고 있는 노종언 변호사는 “새어머니와 이복동생 측이 비슷한 사연을 가진 구씨에게 억울한 사연을 보내 왔다”면서 “32년 만에 등장한 생모가 순직한 소방관 딸의 유족급여 등을 타 갔던 사연 등 비슷한 일을 겪은 분들과 함께 21대 국회에서 ‘구하라법’ 입법을 강력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암투병에도 연락없던 엄마…사망하자 “보험금 나눠달라”

    암투병에도 연락없던 엄마…사망하자 “보험금 나눠달라”

    암에 걸린 젊은 딸이 숨졌단 소식에 28년 만에 나타나 보험금을 챙긴 생모가 논란이 되고 있다. 생모는 딸이 태어난 후 1년여를 제외하고 연락도 없이 지냈지만 현행법상 단독 상속자라는 이유로 딸의 모든 재산을 가져간 것도 모자라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A(55)씨는 지난 4월 숨진 딸 B(29)씨의 새어머니와 이복동생을 상대로 딸의 체크카드와 계좌에서 사용된 5500여만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동부지법에 냈다. B씨는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던 중 지난 2월 숨졌다. 딸의 사망 소식을 들은 A씨는 B씨를 간병해오던 새어머니와 이복동생에게 “사망보험금을 나눠달라”고 연락을 해왔고 사망보험금과 퇴직금, B씨가 살던 방의 전세금 등 1억5000만원을 가져갔다. B씨의 친부는 수년 전 사망했고 현행 민법상 직계 존속이라는 이유로 단독상속권자가 된 A씨는 새어머니와 이복동생이 딸의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로 계좌에서 쓴 5000만원을 자신의 재산이라며 소송을 걸었다. 새어머니 측은 “일도 그만두고 병간호에 매달렸는데 갑자기 절도범으로 몰린 상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2차례 조정기일을 열었고, A씨가 유족에게 전세보증금 일부인 1000만원 미만의 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후 재판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 변호사는 “현행법에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부모를 상속에서 배제하는 규정 자체가 없다”며 “유족이 패소하거나, 도의적 책임을 적용해 합의를 보는 선에서 끝나는 사건이 많다”고 말했다.새어머니가 친자식처럼 키워도 법적으로 ‘의무 없는 일’이어서 양육비 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할 수가 없는 것이 큰 문제로 꼽힌다. 앞서 가수 고(故) 구하라 씨의 오빠도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했던 친모가 구씨의 상속재산을 받아 가려 한다며 이른바 ‘구하라법’ 제정 입법 청원을 한 바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절대 너 버린 거 아냐”… 언택트 가족상봉, 44년 응어리 녹였다

    “절대 너 버린 거 아냐”… 언택트 가족상봉, 44년 응어리 녹였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실종자가족지원센터. 44년의 기다림 앞에 리허설 15분은 무의미했다. “우리는 절대 너 버린 거 아니야.” 쌍둥이 언니 윤상희(47)씨의 고백에 세 살 때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동생 윤상애(47)씨의 가슴속 응어리가 녹는 듯했다. “아이 미스 유 소 머치.”(I miss you so much·언니 너무 그리웠어) 이제는 영어가 더 자연스러운 윤씨는 울먹이며 이렇게 응답했다.이날 대형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진행된 이들의 ‘언택트’ 상봉은 약 30분간 이어졌다. 입양인 윤씨는 미국에서, 윤씨의 친모 이응순(78)씨와 오빠 윤상명(51)씨, 윤씨의 언니는 한국에서 막내동생을 만났다. 어느새 44년이 지난 탓에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이들은 부정할 수 없는 한 핏줄이었다. 경찰청은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찾기’ 제도를 통해 입양인 윤씨의 가족들이 상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만남은 지난 1월 제도 시행 후 첫 사례다. 실종 아동(무연고 아동)으로 확인된 입양인만을 위한 가족찾기 제도는 재외공관이 대상자의 유전자를 채취한 뒤 경찰청에 보내면 경찰이 실종자 신고 가족 유전자와 대조해 일치하는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적 같은 상봉은 입양인 윤씨가 친부모를 찾고자 2016년 한국에 입국해 유전자를 채취한 게 계기가 됐다. 윤씨는 1976년 외할머니와 함께 외출했다가 실종된 후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윤씨는 어릴 때 아파서 경기 수원의 한 병원에 자신이 버려진 줄 알았지만, 가족들을 만난 뒤 진짜 사연을 듣게 됐다. 친모 이씨는 쌍둥이를 다 업고 돌볼 수 없어 막내딸인 윤씨를 친정에 맡겼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누군가 빵을 사 주겠다며 외할머니와 있던 윤씨를 데려갔고 영영 딸을 찾을 수 없었다. 이씨는 파출소에 실종 신고를 내고, 전단을 붙여 가며 딸을 찾았다. 온갖 신문과 방송에 다 나가 딸을 찾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가족들은 상애씨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남대문시장에 터를 잡았다. 어머니는 한복집을, 오빠는 복권방을 열고 상애씨를 기다렸다. 이씨는 “널 잃어버린 곳을 뱅뱅 돌며 장사를 했어. 지나가는 아이마다 너인가 아닌가 쳐다봤지”라며 “하루라도 널 잊은 날이 없어. 그래도 안 만나지더라”라며 애끊는 모정을 드러냈다. 이씨는 2017년 마지막 희망을 품고 경찰서를 방문해 실종자 가족 유전자를 채취했다. 얼마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연락이 왔다. 입양인 윤씨와 친모 이씨의 유전자 간에 친자 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이 나온 것이다. 미국에 돌아간 윤씨와 어렵게 연락이 닿은 경찰은 정확한 친자 관계 확인을 위해 보스턴 총영사관에 유전자 재채취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국과수의 최종 감정 결과 이씨와 윤씨의 친자 관계가 확인됐다. 미국 연방정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윤씨는 “한국에 가서 가족과 만나면 무엇보다 안아 보고 싶다”며 “맛있는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고 싶다”고 말했다. 친모 이씨는 “딸을 잃어버리고 삶이 재미가 없었다. 서울에서만 찾았는데 미국 땅에 있을 줄 몰랐다”며 “만나면 막내딸이 좋아하는 피자, 치킨, 불고기, 비빔밥 다 해 주고 싶다. 더는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절대 버린 게 아냐”…44년 만에 딸 비대면 상봉

    “절대 버린 게 아냐”…44년 만에 딸 비대면 상봉

    남대문시장에서 잃어버린 딸을 44년 만에 찾았다. 15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실종자가족지원센터에서 어머니 이응순(78)씨와 딸 윤상희(47)씨, 아들 윤상명(51)씨는 모니터를 통해 미국 버몬트주에 거주하는 쌍둥이 동생 윤상애(47·미국 이름 데니스 마카티)씨를 만났다. 1976년 6월 당시 세 살이었던 상애씨는 외할머니와 함께 남대문 시장으로 외출했다가 실종됐다. 가족들은 그날 이후 상애씨를 찾기 위해 모든 걸 다 했다. 남대문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고 통금시간을 꽉 채워가며 아이를 찾는다는 전단을 붙이고 돌아다녔다. 서울에 있는 보육원은 다 찾아다녔다. 기독교방송 라디오와 한국일보에 사연을 올렸고, KBS ‘아침마당’에도 출연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결국 가족들은 상애씨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남대문시장에서 생업을 이어갔다. 어머니는 남대문시장에서 한복집을, 오빠는 복권방을 열었다. 이씨는 “널 잃어버린 곳에서 뱅뱅 돌며 장사를 했어. 지나가는 아이마다 너인가 아닌가 쳐다봤지”라며 “하루라도 널 잊은 날이 없어. 그래도 안 만나지더라”고 말했다.상애씨는 통역을 통해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에 버려졌다고 전해 들었다”며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쌍둥이 언니와 오빠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답했다. 가족들은 “수원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서울에서만 찾았다”며 “우리는 절대 널 버린 게 아니다”며 눈물을 흘렸다. 쌍둥이 언니 윤상희씨는 “아버지는 잃어버린 딸을 그리며 술만 마시다 병으로 돌아가셨다”며 “우린 절대 동생을 버린 게 아니다. 여전히 호적도 이름이 남아있다”며 주민등록등본도 들어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상애씨는 실종 6개월 뒤인 1976년 12월 ‘문성애’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입양됐다.그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 시민단체를 통해 2016년 국내에 입국해 유전자를 채취했다. 어머니 이씨도 딸을 찾겠다며 2017년 경찰서를 찾아 유전자를 채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두 사람이 친자관계일 수 있다고 감정했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두 사람의 유전자를 다시 채취해야 했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상애씨가 다시 한국에 와야 해 최종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부터 경찰청과 외교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기관이 합동해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확대하며 상황이 반전됐다. 이 제도로 재외공관은 한인 입양인의 유전자를 채취해 경찰청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상애씨는 미국 보스턴 총영사관을 통해 유전자를 국내로 보내왔고 최근 국립과학수사원을 통해 이씨의 친딸임이 최종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해 44년 만에 이뤄진 만남은 비대면으로 이뤄졌지만, 어머니 이씨는 “딸을 못 찾았으면 눈감고 못 죽었을 텐데 이제 소원이 없다.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10대 딸 방바닥에 대소변… 엄마는 극단적 생각까지

    [단독]10대 딸 방바닥에 대소변… 엄마는 극단적 생각까지

    “애를 안고 ‘너랑 나랑 지구에서 없어져 버릴까’ 그런 말을 했어요.” 광주시에서 16세 중증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강모(44)씨는 요즘 들어 끔찍한 생각을 하다 몸서리친다. 사춘기인 딸은 기분이 나쁘면 엄마에게 침을 뱉기 시작했다. 급기야 대소변을 방바닥에 누고, 입에 넣어 강씨를 놀라게 했다. 코로나19로 특수학교와 복지센터가 휴관을 반복하는 기간 딸의 상태는 악화됐다. 강씨는 지난 6월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은 한모(59)씨와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낸 사이였다. “나쁜 생각이지만 ‘아이를 내가 언니처럼 할까’ 하는 몹쓸 상상도 해요. 정말 힘들 때는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자책해요.”발달장애 자녀들을 돌보는 부모들은 장애인 본인보다도 더 빨리 신체적·정신적 소진 위기에 빠진다.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스트레스와 돌봄 부담은 부모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순간적인 살인, 자살 충동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 상태를 경험하는 이유다. 인천에서 25살의 발달장애 쌍둥이 아들을 돌보는 김모(50)씨는 지난여름 내내 15평 남짓한 집안에서 창문 한번 제대로 열지 못했다. 복지관과 주간보호센터가 잇따라 휴관한 후 집에 머물게 된 두 아들은 창문을 여는 걸 극단적으로 거부했다. 현관문만 열어도 괴성을 지르며 흥분에 빠졌다. 자연스레 집은 세 모자에게 ‘감옥 아닌 감옥’이 됐다. 김씨는 “휴관 기간에도 복지관 선생님들은 다 출근을 하지만 장애인들은 집에 있으라고 한다”며 “시설에 가둬놓고 관리하던 옛날 사고방식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도전적 행동’(자해나 타해) 빈도가 폐쇄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광주에서 22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는 최모(54)씨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중단되고 격리 아닌 격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아이가 몸을 자해하며 불만을 표출하는 행동도 심해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들의 체중은 올 들어 80㎏에서 100㎏으로 불었다. 지난 3월 26일부터 5월 10일 대한작업치료사협회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158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발달장애인과 돌봄을 수행하는 부모가 겪는 스트레스 지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정도를 ‘매우 심하다’(10점)부터 ‘전혀 어려움이 없다’(1점)로 조사한 결과 평균 스트레스 점수는 발달장애인이 7.22, 발달장애인 부모는 7.92였다. 특히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돌봄 부담을 떠안은 부모가 발달장애인 본인보다도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을 진행한 지석연 감각통합상담연구소장은 “일반 사람들은 가끔 7점인 상황에 처하지만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경우 7점 이상 상황이 24시간 내내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감정 상태가 피폐해지고 사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국가가 자살위기관리군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차례는 맏손자가, 기제사는 2대조까지’…민주당 “가부장 법안 폐지”

    ‘차례는 맏손자가, 기제사는 2대조까지’…민주당 “가부장 법안 폐지”

    “차례는 매년 명절의 아침에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 조선시대의 차례규정을 명시한 것 같은 해당 문구는 2020년 아직까지 존재하는 대통령령의 일부다. 온라인으로 차례를 지내는 집이 많아질 정도로 사정이 바뀌었지만, 차례를 지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법률과 시행령이 아직도 존재한다.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폐지안과 건전가정의례준칙이라는 대통령령이 그 주인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과 함께 해당 법률을 폐지하는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1999년,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로 이름이 이 법으로 이름이 바뀌고 ‘건전가정의례준칙’이라는 대통령령도 만들어졌다. 건전가정의례준칙은 ‘기제사의 대상은 제주부터 2대조까지로 한다’, ‘기제사는 매년 조상이 사망한 날에 제주의 가정에서 지낸다’, ‘차례는 매년 명절의 아침에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 ‘주상은 배우자나 장자가 된다’, ‘사망자의 자손이 없는 경우에는 최근친자(最近親子)가 상례를 주관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해당 법률이 지나치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데다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을 발의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개인생활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으며, 이 법을 근거로 유지하고 있는 ‘건전가정의례준칙’은 구시대적이고 가부장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으며, 이 법에 따른 행정행위가 거의 없어 법률의 실효성이 크지 아니하므로 이를 폐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씨줄날줄] 언론사의 대선후보 공개 지지/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언론사의 대선후보 공개 지지/이종락 논설위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그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 편집위원회는 대선을 35일 앞둔 이날 온라인 여론면에 ‘대통령은 바이든’이라는 제목의 입장을 내고 “최악의 대통령을 쫓아내고자 많은 유권자가 기꺼이 투표할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이 직면한 도전에 대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관행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1860년 대선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후보를 시작으로 160년간 대선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1952년과 1956년 공화당 후보였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를 지지했지만 1960년 존 F 케네디 이후로는 줄곧 민주당 후보만 지지해 왔다. 영국 언론은 전통적으로 ‘정당 지지’를 더 중시한다. 더타임스, 데일리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은 보수당, 가디언이나 데일리미러 등은 노동당을 지지했다. 프랑스 언론도 지지 후보를 밝히는 편이다. 르피가로는 우파중도 성향의 공화당, 라베라시옹은 좌파 중도 성향의 사회당 후보를 옹호해 왔다. 일본 언론은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없지만 요미우리·산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친자민당, 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도쿄신문은 입헌민주당 등 야당을 지지하는 논설과 기사를 자주 게재한다. 우리 언론은 법적으로 정치인과 정당의 공개적인 지지를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8조 ‘언론기관의 공정보도 의무’에는 ‘방송·신문 등 보도하는 자와 인터넷 언론사는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자에 대한 정견에 대해 보도할 경우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한국 주요 일간지는 은연중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중적 보도 행태를 보인다. 마침내 독자들도 어떤 신문들이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사인지를 훤히 알 정도가 됐다. 특히 요즘과 같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정파적인 갈등을 심화하는 경우에는 언론사들이 두 패로 극명하게 나뉘어 각각 지지층을 옹호하는 기사와 논설을 싣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언론도 정당이나 대선 후보의 공개 지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객관성을 가장해 편파적인 보도를 할 바에는 차라리 언론이 특정 후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뒤 공개적인 토의를 유도하고 후보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례위성정당의 폐해로 누더기가 된 선거법을 제21대 국회에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언론의 후보자 공개 지지 표명을 허용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jrlee@seoul.co.kr
  • “백인 양아들 데리고 잡화점 갔더니 카트로 막고 노려봐요”

    “백인 양아들 데리고 잡화점 갔더니 카트로 막고 노려봐요”

    어제(24일) 우간다 출신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독신남 피터가 백인 아이들까지 위탁 양육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소개했다. 사실 피터는 정식 입양보다는 그 앞 단계인 위탁 양육을 통해 가출하거나 원래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새 가정에 입양되기 전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부모와 자녀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책임지고 가르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서 영국 BBC 기사나 피터 본인은 ‘아이(child)’라고 표현하는데도 입양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아들’로 옮겼다. 물론 기사 중간 피터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는 등 부자 관계나 다름 없이 지내는 것으로 소개돼 있다. 방송 기사는 독신남 피터 외에 지난해 미국 언론에 소개돼 상당한 관심을 모은, 흑인 간호사 케이아 존스볼드윈의 사례를 담은 동영상을 게재했기에 소개한다. 백인 아들 프린스턴을 입양한 그녀와 남편 리카르도 역시 상당한 오해와 차별이 담긴 시선을 견디며 살아간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abc 방송의 굿모닝아메리카에 소개됐을 때의 기사를 중심으로 옮긴다.노스캐롤라이나주 커너스빌에 사는 부부는 2000년 결혼해 4년 뒤 친딸 자리야(15)를 가졌지만 동생들을 선물하지 못했다. 여러 차례 유산하고 수정관 시술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녀는 2017년부터 피터처럼 포스터링(위탁 양육)을 하게 돼 자리야의 중학교 친구인 칼레이(16)를 입양하고 일년 뒤에 그녀의 남동생 에이든(9)까지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난해 8월 29일 두 살이던 프린스턴이 네 남매의 막내로 들어왔다. 위탁양육을 부탁한 기관 직원은 심리치료 자격증을 딴 케이아가 거절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던 듯했다. 피부색이나 성별을 문제삼지 않을 것이란 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이제 걸음마를 뗀 프린스턴을 입양하겠다고 하자 당연히 반대가 만만찮았다. 그래도 처음 품에 안았을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사실 이때 이미 입양을 결심했지만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다. 당연히 다른 이의 시선을 어떻게 견뎌내겠느냐고 걱정해주는 이들이 많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 나아지나 싶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고, 여기에 흑백 갈등까지 겹쳐지자 더욱 거리에 나가기가 꺼려졌다. 얼마 전 프린스턴 손을 잡고 조깅을 했는데 피터와 마찬가지로 왜 백인 아이를 끌고 가느냐고 끼어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 “잡화점에 들어갔는데 한 숙녀분이 쇼핑카트로 절 막더군요. 그녀가 ‘애들이 마스크 안 썼네요’라고 말해 ‘네 어린 아기잖아요’라고 답한 뒤 다음 통로로 갔더니 뒤따라왔다. 그녀는 카트로 날 밀어버리겠다는 듯이 굴었어요. 그녀의 의도를 모르겠더군요. 다른 남자에게 몸짓을 하는 것 같아 난 순간적으로 ‘잠깐 있어봐. 이거 보통 일이 아닌데, 우리 가족을 보호하려면 늘 하던 대로 단단히 조심해야겠어’라고 생각했다니까요.”해서 그녀는 어딜 가나 입양 서류를 갖고 다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보여달라고 하면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흑인 아이를 입양했다면 제3세계에서 왔거나, 엄마가 약물 중독자거나 갱단에서 구출해야 하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구나 생각하는데 백인 아이가 입양됐다면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라고 단정하는 거에요. 이거야 말로 이중잣대지요.” 자신과 마찬가지로 백인 아이를 입양한 흑인 부모들과도 연락하며 고충을 나누며 사람들의 편협한 시선을 바꿀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친자녀로 가정을 꾸리려는 노력이 모두 실패한 사람들만 입양해야 한다고, 그것이 신의 뜻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에게 접근해 말을 걸어오는 여성들도 사실 다른 모든 관습적인 방법들이 실패한 여성들만 그런다고 했다. 그녀는 앞으로는 입양을 하지 않고, 포스터링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정을 제공하는 일에는 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BBC가 전한 2016년부터 최근까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입양 가정 92%는 흑인 아이를 입양했고, 1%만 흑인 가정에서 백인을 받아들였다. 백인 가정에서 다인종 출신 아이들을 받아들인 비율은 11%인 반면, 흑인 자녀를 입양한 비중은 5%에 그쳤다. 지난해 영국인 커플 산딥과 리나 만더는 비아시아계 아이를 입양하려 했는데 법원이 이를 막자 12만 파운드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한사코 인도와 파키스탄 아이를 입양하라고 종용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발가락도 귀하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발가락도 귀하다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네”라는 위로로 끝나는 김동인의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는 자식을 낳을 수 없는 처지의 M이 아내가 출산하자 자신의 친자가 아님을 직감하면서도 발가락이 똑 닮았다며 자신의 유전자가 전달된 것이 틀림없다고 강변하는 ‘웃픈’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M이 아이의 몸을 샅샅이 살펴서 자기와 닮았다고 찾아낸 곳은 하필 발가락이다. 신체의 여러 부위 중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부위가 발가락이기 때문에 중의적인 표현으로 발가락이 닮았다고 비유를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발가락은 그 역할에 비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말로 꽁꽁 묶인 채 신발 속에 처박혀서 바깥세상 구경도 제대로 못 하고 지내는 것도 모자라 온종일 주인님의 몸무게를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중노동까지 수행해야 하니 발가락은 참으로 낮은 곳에서 힘들고도 어려운 책무를 맡고 있는 것이다. 그 고생을 해도 잠자기 전에 마지 못한 비누칠 한 번으로 하루의 노고를 보상받는 대접을 받는 게 고작이니, 금이야 옥이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여기저기 꼼꼼히 씻기고 향기로운 크림까지 듬뿍 발라주는 호사를 누리는 같은 ‘가락’ 가문 출신 손과 처지를 비교해 볼 때는 섭섭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제대로 씻기지 않은 과오는 생각하지도 않고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고 업신여김까지 받을 때가 있으니 발가락 입장에서는 참으로 원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 단연 직립보행, 두 발로 걷는다는 것임을 상기해 볼 때 발가락이 얼마나 저평가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은 손의 해방을 의미하며,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석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새로운 진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설명을 자주 한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인류가 손의 해방을 맞은 것은 두 발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 발을 가지게 됨으로써 비로소 직립보행을 할 수 있었고 손도 해방될 수 있었다. 침팬지의 손은 그나마 사람의 손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발은 완전히 다르다. 두발 걷기에 적합한 발은 발가락들이 정면을 바라보는 위치로 정렬하면서 완성이 되었다. 두 발로 섰을 때 발가락들이 체중을 분산하여 지탱하는 것은 물론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앞으로 나갈 때 일제히 체중을 떠미는 운동을 하므로 두 발로 걸을 수 있다. 발가락들이 떠억 버티면서 마지막 힘을 지탱해 주지 못하면 똑바로 설 수도 걸을 수도 없다. 그리고 그런 발가락은 오직 사람만이 갖고 있다. 비록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지만 중요한 일을 묵묵히 하는 발가락 같은 분들이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다. 머리도 중요하지만, 발가락도 소중하다. 서로 역할이 다른 것이다. 머리를 잘리면 바로 죽지만 발가락을 잘려도 죽는다. 단지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뿐이다. 그래서 발가락도 귀하다.
  • 의붓아들 가방 살인 엄마 22년형… “너무 참혹한 범행” 울먹인 재판부

    의붓아들 가방 살인 엄마 22년형… “너무 참혹한 범행” 울먹인 재판부

    여행용 가방에 어린 의붓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천안 계모에게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16일 계모 A(41)씨에게 “미필적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추가로 구형한 20년간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재범의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고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좁은 가방 안에 감금된 23㎏의 피해자를 최대 160㎏으로 압박하며 피해자의 인격과 생명을 철저히 경시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의붓아들 B군(당시 9세·초등 3년) 때문에 남편과 사이가 나빠져 친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학대 강도가 높아졌고, 살인에 이르렀다”면서 “B군은 마지막까지도 ‘엄마’라고 부르는 A씨에게 구해 달라고 애원하다 ‘아, 숨!’이라고 외치고 참혹한 결과를 맞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선고 후 B군의 친엄마 등 가족은 “계모가 출소하면 자기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 거 아니냐.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 22년은 너무 적다”고 눈물을 흘렸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은 형량이 더 높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낮 12시쯤부터 오후 7시 25분까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재혼한 남편의 친아들 B군이 거짓말을 했다며 가방을 바꿔 가며 7시간 넘게 감금해 심정지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집에 A씨의 10대 친자녀 2명도 있었다. 이들은 가방을 옮길 때 본 B군의 모습을 “말할 때 힘이 없고, 머리카락은 땀에 젖었고, 소변 범벅이었다”고 진술했다. 밥도 굶긴 채 가방에 가두고 3시간 동안 외출했다 돌아온 A씨는 소변 흔적을 보고 축 처진 B군을 더 작은 여행 가방에 다시 가뒀다. 검찰은 “현장검증 결과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허벅지를 가슴에 붙여야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태에서 체중이 70㎏대인 A씨는 친자녀들까지 불러 가방 위로 올라가 같이 뜀을 뛰었다. 23㎏의 왜소한 B군은 최대 160㎏의 압박을 견뎌내야 했다. 벌어진 가방 틈을 테이프로 붙여 이 방 저 방 옮기고, 뜨거운 드라이기 바람을 가방 안으로 30여초간 불어 넣기도 했다. 재판부도 “피고인의 자녀들도 피고인 행위에 함께 가담하고 목격함에 따라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 역시 피고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여행가방 감금·살해 엄마, 미필적 고의 살인 인정 ‘징역 22년’

    여행용 가방에 아홉 살짜리 의붓아들을 가두고 뜀을 뛰어 숨지게 한 천안 계모에게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부장 채대원)는 16일 계모 A(41)씨에게 “미필적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추가로 구형한 20년간의 전자팔찌 부착 명령은 ‘재범의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의붓아들 B군(당시 초등 3년생) 때문에 남편과 사이가 나빠지고 자신의 친자녀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학대 강도가 높아지면서 살인에 이르게 됐다”면서 “A씨가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범행이 잔혹하고 B군에 대한 일말의 측은지심도 발견하지 못했다. 진정 참회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읽으며 “B군이 마지막까지 ‘엄마’라고 부르며 고통스러워했다”고 수차례 울먹였다. 선고 직후 B군의 친이모 등 가족은 “계모가 22년을 살고 나오면 자기 자식들과 행복하게 살 거 아니냐. 우리 아이는 죽었는데…”라면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는데, 22년은 너무 적다”고 눈물을 흘렸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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