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친일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본점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해체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압박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홍천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56
  • [서울광장] 과거의 반성과 화해/손성진 논설위원

    [서울광장] 과거의 반성과 화해/손성진 논설위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가 유신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 화해하고 용서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김 전 대통령은 유신의 최대 피해자 아닌가.박 대표가 아버지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했지만 먼저 화해의 손짓을 한 쪽은 사실 김 전 대통령이었다.재임중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위한 예산을 책정한 것이다.사후 20년 동안 잠잠하던 박정희의 공과(功過)에 대한 시비가 촉발된 것은 그때였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을 거쳐 앞으로 나아간다.대결과 화해의 반복으로 발전하는 것이다.이런 변증법적 절차로 역사가 진보하려면 진정한 반성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어제가 없이 내일이 찾아올 수 없듯 과거가 없는 미래는 있을 수 없다.진정한 반성이 없으면 대립에서 벗어날 수 없고 화해도 없다.과오를 인정하지 않을 때 역사는 정체되고 만다.6·25전쟁에 개입해 결과적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가로막은 최대의 적이었던 중국이 지금은 수교와 화해로 최대의 교역국이 됐다.그러나 중국은 고구려사 왜곡을 시도함으로써 한·중 관계를 뒷걸음질치게 만들고 있다.일본은 어떤가.제국주의의 망령을 버리지 못하는 일본의 반성없는 태도로 한국과 일본은 수십년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감정적 대립 상황에 놓여 있다.그것은 양국의 동반자적 관계를 해쳐서 상호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 먼 시점에서 과거를 바라볼 후세에 올바른 과거를 정립해서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친일 문제가 그렇고 박정희와 유신이 그렇다.과거의 진실은 여전히 부정되고 있다.박정희는 일본군 소속이 아니라 만주군이었다는 한나라당 김모 의원의 주장은 해괴하다.문경보통학교 교사로 일하던 박정희는 ‘진충보국 멸사봉공(盡忠報國 滅私奉公)’이라는 여덟글자를 혈서로 써내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했다.진충보국이란 물론 일본국왕에 대한 충성다짐이다. 만주군관학교를 수석졸업한 그는 이렇게 선서를 했다.“대동아 공영권을 이룩하기 위한 성전에서 나는 목숨을 바쳐 사쿠라와 같이 죽겠습니다.”나구모 주이치 당시 일본 육사교장은 천황폐하에 바치는 충성심이라는 면에서 보통의 일본인보다 훨씬 일본인답다고 박정희를 평가했다.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창씨개명을 했던 박정희는 더 일본인다워지려고 오카모토 미노루(岡本實)로 다시 이름을 바꾼다.(최상천의 ‘알몸 박정희’)만주군 제8단에 배치된 박정희는 독립군 토벌작전에 들어간다고만 하면 ‘요오시(좋다),토벌이다!’하고 벽력같이 소리쳤다고 한다.(문명자의 ‘내가 본 박정희와 김대중’)만주군은 일본의 군대였고 박정희는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일본군 장교였다.일제 치하에서 태어나 자란 박정희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정말 일본인인양 착각했는지 모른다. 박정희의 경제적 치적은 무시될 수 없다.그러나 실정(失政)과 과오가 묻혀서는 안 된다.경제 업적에 대한 평가도 양면적이다.개발독재의 폐해는 아직도 앙금이 남아 발목을 잡고 있다.정경유착,빈부격차,경제력 집중 등 독버섯 같은 요소들은 개발독재의 산물이다.치적만 부각하는 박정희 기념관을,그것도 국가 예산으로 건립하는 것은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잘못도 함께 보여주는 ‘박정희 역사관’을 만든다면 모를까.역사를 오도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보다는 참모습을 규명해서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먼저 할 일이다.친일 경력의 왜곡이 시도되듯 시간이 흐르면 협박,사생활 추적,세무조사,고문,날조 등 그가 동원한 온갖 불법수단도 부정되고 미화될 것이다.지금도 막걸리를 마시며 농민들과 담소하는 박정희의 웃는 모습만 기억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은가.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사설] 과거사 규명 국회에서 논의하라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과거사 문제 정리를 위해 국회에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노 대통령은 진상규명의 대상을 반민족 친일행위뿐 아니라 과거 국가권력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도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지금 과거사의 정리 문제를 놓고 본질을 벗어난 정쟁이 계속되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의 제안은 장외 정쟁을 국회에서 수렴하자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친일행위나 과거 국가권력의 불법행위는 아직도 상당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다.정리되지 못한 과거사가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분열과 반목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그래서 과거사 문제가 여야의 정쟁거리로 전락한 것은 또 다른 불행이다.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데 여야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아직까지도 친일문제나 과거 정권의 불법행위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지 못한 것은 기득권 세력과 국가기관의 은폐와 비협조 때문인 것은 틀림없다.과거의 진실규명이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논쟁거리를 국회에서 수렴한다는 점에서 국회에 특위를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대통령 직속의 국가기관이나,학계보다는 국민대표기관이 맡아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나라당은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고,국정 우선순위에도 밀리는 사안이라고 특위 설치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한나라당의 주장은 과거사 문제를 국정과 분리시켜서 국회에서 다루자는 취지에서나,진실규명이 목적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더욱이 과거사 문제에 박근혜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반대한다면 본질을 벗어난 것이다.물론 여권도 특정인물을 겨냥하거나 정략에 휘둘리지 않도록 역사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 정부, 친일보고서 발간 계획

    일제시대 국내 인물들의 친일행위 등을 담은 정부 차원의 친일 보고서가 만들어진다. 15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오는 9월 23일 관련법 시행에 따라 발족 예정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3년간의 활동을 마친 후 친일파들의 친일행위 등을 명기한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행정자치부와 민간단체 등은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대학도서관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수집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자료만 갖고 친일이다,아니다를 판단하면 변명할 수 있으므로 일본에서도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면서 “자료를 수집한 지는 오래 됐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盧대통령 8·15 경축사] 과거규명 특위 구성 제의 배경

    [盧대통령 8·15 경축사] 과거규명 특위 구성 제의 배경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던진 메시지는 과거사 정리와 자신감 회복에 초점이 있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사를 밝혀냄으로써 새로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갖자는 게 경축사에 담긴 뜻”이라고 설명했다.우리 사회 전체가 어렵기 때문에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신감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과거사를 정리하기 위한 접근방법은 국회 내 진상규명특위 구성과 국가기관의 과거사 정리다.한나라당은 특위 구성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어 특위 구성을 놓고 앞으로 치열한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과거사와 관련된 국가기관들은 과거사정리 계획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과거사 정리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해당 기관으로는 국가정보원·국군기무사·검찰·경찰·법무부·행정자치부·국방부 등이 될 전망이다.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국가기관들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과거사진상 규명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 “부처 기관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특정한 프로세스를 정해 놓은 것은 없다.”면서 “국회 진상규명특위를 중심으로 과거사를 정리하는데 국가기관들이 능동적으로 협조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국가인권위 등의 활동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노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문제에서 유달리 자신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노 대통령은 “당장 피부로 느끼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나친 비관과 불안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얘기하면 마치 한·미동맹을 해치는 것처럼 불안해 하는데 이는 달라진 우리 역량에 대한 자신감 부족 때문”이라면서 상호보완적인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을 강조했다.이어 미국에 무조건 반대하는 목소리는 외세결정론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북아 구상,남북정상회담 같은 굵직한 사안에 대한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에 밝혔던 협력적 자주국방 같은 방향을 제시할 시점이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라면서 “그래서 경축사 컨셉트를 친일과 같은 과거사 진상규명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8·15 경축사] 정치권 엇갈린 반응

    “역사바로잡기 로드맵을 포함해 종합적인 비전이 담겨져 있다.”(열린우리당) “정쟁을 국회에서 일상화하려 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것은 유감이다.”(한나라당)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국회 과거사진상규명위 구성을 제안하자 열린우리당은 적극 지지한 반면 한나라당은 정략적 의도라며 비난했다.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5일 “최대의 당면 과제인 역사 바로세우기,남북통일 준비,민생경제 살리기를 위한 종합적인 비전과 내용이 잘 다뤄져 있다.”며 “친일·독재의 시기에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며,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특위 설치 제안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지한다.”고 밝혔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과거사 진상규명 관련 통합입법을 담당할 태스크포스를 당 정책위 산하에 구성해 준비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제안을 야당도 전향적으로 검토해줄 것으로 믿고 국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평수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구체적인 역사바로잡기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8·15 기념식에 참석한 뒤 “국민을 하나 하나 다 모아놓고 분열시키려는 경축사가 나온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는 또 “국민통합이 절실한 시점에 이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이 노력을 해줬어야 한다.”며 “민생경제 살리기에 좀 더 노력해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 대변인은 “과거사 청산 작업을 국회에서 하겠다면 정쟁을 이제 국회에서 일상화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성토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역사를 정치가가 보면 왜곡시킬 수 있으니 역사가에게 맡기고 정치권은 먹고 사는 문제에 역량을 집결할 때”라고 말했다.유승민 제3정조위원장은 “특위 구성제안으로 해법을 국회로 돌린 것은 청와대는 의혹에서 벗어나고 국회에서 계속 싸우라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우리 당이 제안했던 국회 ‘군사독재청산위원회’’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환영했다.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국민 다수는 과거사 규명특위구성 제안을 정략적인 것으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박록삼 김준석 기자 vielee@seoul.co.kr
  • 盧대통령, 과거규명 특위 국회설치 제의

    盧대통령, 과거규명 특위 국회설치 제의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과거사 정리를 위해 국회 내에 진상규명특위 구성을 제의했다.또 국가기관이 먼저 고백해야 할 과거사를 용기있게 밝힐 것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5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축사를 통해 “반민족 친일행위만이 진상규명의 대상은 아니고 국가권력이 저지른 인권침해와 불법행위도 그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회에는 진상규명과 관련해 13건의 법률이 추진되고 있으나 법안마다 기준이 다르고 정당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역사에서 쟁점이 됐던 사안들을 포괄적으로 다룰 진상규명특위를 국회 내에 만들자고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거듭 밝히면서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얘기하면 마치 한·미동맹을 해치는 것처럼 아직도 불안해 한다.”고 지적하고 “자주국방은 한·미동맹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고,한·미 우호관계를 보다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자주국방은 착실히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당장 피부로 느끼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비관과 불안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신행정수도 건설과 국토균형발전을 통해 수도권은 한 차원 높은 질적 발전을 이루고 지방도 각기 특성있게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특위구성 제안에 따라 올 정기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통과시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특위는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고,국정 우선순위에서도 민생·경제에 비해 밀리는 사안이라면서 노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왜놈 대포·탱크 못쓰게 만들라”

    일제 치하에서 광복군이 일본군에 끌려간 한국인들에게 일본군의 분열과 내부 교란을 유도하는 내용의 전단이 처음으로 13일 공개됐다.이 전단은 김우전(82) 광복회장이 광복군 연락장교 자격으로 중국 남부 쿤밍(昆明) 주둔 미국의 전략첩보국(OSS)에 파견 근무할 때인 1945년 4월28일 작성된 것으로 밝혀져,광복군 활동상과 관련해 주요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만열)는 올 3월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전단을 확보했으나,작성자를 알 길이 없어 광복회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선전문을 쓴 당사자가 다름아닌 김 회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군 내 조선인 병사에게 고함’으로 시작되는 전단에는 “조국이 광복할 시기는 왔다.…일군 내에서 작전에 방해와 손상을 주는 임무가 크다.…” 등 일본군의 내부 분열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를 놓고 특정인의 친일 행각 여부를 판단할 때 일본군에서 활동했느냐의 사실만으로는 잣대로 삼을 수 없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광복군의 지시에 따라 일군을 탈출하지 않은 채 결정적인 시기를 기다리며 은밀히 내부교란 작전을 수행하다 광복을 맞았다면 친일파로 매도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국사편찬위가 전단과 함께 공개한 자료 중에는 한 어머니가 일본군에 끌려간 아들에게 일제 만행을 고발하며 복수를 당부하는 내용의 서신도 포함돼 있다. “내가 죽은 뒤 나의 아들 김명진에게 전해주시오.”라고 시작되는 편지는 “너는 왜놈들의 군대에 있는 동안 온갖 방법을 다해 왜놈의 대포와,탱크,비행기를 비밀리에 파괴하고 못쓰게 만들라.”고 주문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열린세상] 경기가 나쁘다는 말, 말, 말/김민숙 소설가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오랜만에 고향 부산에 다녀왔다.몇 년만에 친척들과 만나 서로의 안부도 묻고 하루쯤은 피서 온 흉내도 내어볼 참이었는데,날씨 못지않게 그 고향길도 덥고 힘들었다. 택시에서 만난 운전수부터 재래시장의 장사꾼은 물론이고,몇 년만에 보는 친척들까지 하나같이 하는 말이 “경기가 나쁘다.힘이 든다.”는 말이었다.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에서 보는 이야기가 마치 녹음기라도 튼 듯이 되풀이되었다.나이 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해야지 지금 새삼스레 옛날 일은 들춰서 뭐하냐? 그 시절에 친일파 아닌 사람이 어딨냐? 할일이 그렇게 없어서 수도이전이냐? 라며 입에 거품을 물었고,그 모든 잘못은 결국 대통령에게로 떠넘겨졌다.남의 나라 대통령도 아니고,우리가 뽑은 우리 대통령에 대한 그들의 무조건적인 적대감이 너무나 적나라해서 그 더위 속에서도 마음이 선득 추워졌다. 그들의 말은 모두 어디선가 들은 듯한 것이었고,나는 그들이 무슨 신문을 읽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젊은 조카들 몇이 수도가 아니라,행정수도만 이전한다,역사청산 없이는 나라의 정체성을 세울 수가 없다라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그것도 그냥 혼잣소리에 불과했다.아버지와 아들이 각자 상대의 의견에는 귀 한 번 기울여보지 않고 서로의 주장만 내세웠는데,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았다.결국 오랜만의 가족잔치에서 화합을 깰까봐 조카 하나가 민주주의 국가니까 각자 의견을 가질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마무리를 하는 바람에 모두들 쓴웃음을 지으며 그 일방통행 대토론(?)은 끝이 났다. 바다에 바싹 붙어 길게 누운 산 밑에 좁게 뻗은 부산의 지리적인 한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운동화 공장도 문을 닫고 대기업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부산은 언뜻 보기에 삼십년 전이나,십년 전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경기가 좋지 않다는 그들의 말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조카가 사는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올라서자 별천지가 펼쳐졌다.그 도저한 바다의 위용은 새삼 말할 것도 없지만 그곳에 들어선 위락시설들에 그만 입이 벌어졌다.서울 손님들을 데려가면 하나같이 뿅간다는 화려한 사우나에 가서 바다가 보이는 노천온천에 앉아 양평 촌년인 나도 넋이 나갔는데,그 속에서까지 따라온 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을 곱씹으며 마음이 마냥 편치는 않았다. 마치 지구의 양극처럼 나누어진 한 도시의 두 얼굴.도대체 얼마나 호황이 되어야 우리가 만족하게 될까? 그 어렵다는 국민소득 이만달러 목표를 달성할 때일까? 그때는 또 얼마나 목표치를 올릴 것인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며 금방 죽을 듯이 호들갑을 떨지만,사람들은 소비를 줄이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국내에서 돈을 써야 경제가 산다며 정부까지도 국민의 돈지갑을 열지 못해 아우성이다.많이 들어본 말이다.노태우 대통령 시절에도 돈을 써야 한다며 외국여행을 장려했었다.바로 그 몇 년 후에 외환위기를 맞은 것을 기억하자.카드 빚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줄을 섰어도 아직도 소비가 미덕이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도무지 제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돌아가신 내 어머니는 남이 장에 간다고 너도 썩거름 지고 장에 갈 거냐는 꾸지람을 자주 하셨다.직업도 직업인데다 그다지 능력도 없어 백수나 진배없는 나부터도 그동안 늘어난 씀씀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아 마음이 켕긴 탓에 가끔 그 꾸지람을 그리워한다. 경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은 그래도 아직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사람들처럼 보인다.정말 어려운 사람들,경기 따위와는 애당초 상관도 없는 사람들,너무 어려워서 어렵다는 말조차 남에게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아마 그냥 입을 다물고 있을 것이다.우리는 모두 지난 이십년동안 너무 분에 넘친 소비를 해온 것은 아닐까.그 흥청망청이 모두 좋기만 한 것일까.이제 제발 경기 타령은 그만하고,조금 더 간소한 생활을 꾸리고,조금더 풍족한 마음을 가꾸는 삶,나보다 더 어려운 이와 함께 나누는 삶을 생각해보자면 시대착오적일까. 김민숙 소설가
  • [정가 카페] 윤 국방 “軍과거사 부풀려 보도”

    윤광웅 국방장관은 12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군 관계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밝힌 ‘군 과거사 정리’ 발언에 대해 “군내 의문사에 대해 군이 스스로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단순한 언급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친일’ ‘정수장학회’ 문제까지 끌어들여 이 문제를 크게 다룬 일부 언론 보도는 “사안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한 것이며,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고도 촌평했다. 윤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발언은 일부 장성들이 ‘일선 지휘관들이 의문사위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하자 노 대통령이 ‘군 스스로 정확히 조사하고 의문사위에 협조해서 서로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라.’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나왔다.”며 “대통령 발언의 본질은 ‘과거사’ 문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사 정리를 위해) 앞으로 군사(軍史)편찬위원회 같은 곳이 엄청 바빠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군이 특정 사안과 관련해 (과거사를) 정리하고 말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朴대표, 전직대통령 연쇄 예방나서

    朴대표, 전직대통령 연쇄 예방나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8일 시작된 전직 대통령 예방 일정을 재임 순서대로 짰다.따라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날에 만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불을 댕긴 국가정체성 논란 등 현안과 관련해 DJ와 ‘공통분모’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특히 남북 문제를 놓고 그동안 여러차례 제기된 박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어떤 의견을 나눌지도 관심거리다.박 대표로선 ‘호남과의 화해’를 시도하는 정치적 의미도 안는다. 박 대표는 이날 첫 순서로 서울대병원에 잠시 입원중인 최규하 전 대통령을 문병,홍기 여사의 별세를 위로하고 최근 논란이 된 국가정체성 논란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어 9일 전두환,10일 김영삼,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차례로 예방할 계획이다. 외유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귀국하는 대로 방문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한다. 임태희 대변인은 “박 대표는 4·15 총선과 6·5 지방선거를 치르고 당을 추스르느라 전직 대통령들을 예방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서 “인사도 드리고 조언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전했다. 이번 연쇄회동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 침범 등으로 불거진 국가 정체성 논란과 여권이 추진중인 친일법 개정 등 ‘역사 바로세우기’,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따른 한·중 외교 마찰 등 여야가 사사건건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박 대표는 현 정부의 국가 정체성 및 친일진상규명과 관련한 갖가지 문제를 호소하고,변화된 대북정책과 호남 화해책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친일·유신 청산 등 박 대표를 겨냥한 당 안팎의 공세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그동안 여권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온 박 대표가 이제는 국가 원로들의 입을 통해 국가정체성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사랑을 할거야(MBC 오후 7시55분) 옥순은 임신을 확인하고 어이없어한다.옥순은 수술할 결심으로 병원에 갔다가 오히려 자궁에 생긴 작은 혹을 발견하게 되고,늦둥이가 효자라는 소리만 듣는다.영환은 옥순에게 옛날에 못갔던 신혼여행을 가자며 여행권을 들고 온다.기가 막힌 옥순은 성훈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해 버린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불법 이민자들이 많은 멕시코 자보텍 마을은 예전엔 가장 부유했던 지역이다.그러나 사막화가 진행돼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다.밀입국에 성공한 이들은 큰 꿈을 갖고 있지만,이들을 기다리는 현실은 인종차별과 저임금뿐이다.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9시20분) ‘소년에게 길을 묻다’ 코너에서는 슈테판 슬루페츠키의 ‘노박씨 이야기’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는다.사랑에 빠진 사람들,사랑을 잃고 아파하는 사람들,또는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듯. ●게릴라 리포트(iTV 오후 8시15분) 친일 진상 규명법안.지금 이 법안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17대 국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과연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다.‘고양이를 부탁해’,‘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으로 유명해진 북성동 마을도 찾아가 본다. ●결정!맛대맛(SBS 오전 10시50분) 여름 별미 국수 대결,열무국수 대 물회국수의 맛대결을 선보인다.아삭한 열무김치와 새콤하고 시원한 국물이 국수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열무국수,담백하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인 물회국수의 맛대결을 보여준다.김세환 김성경 신정환 안선영 한상일 이화선 등이 출연한다. ●도전!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30분) 탤런트 장세래가 삶의 원형을 간직한 채 원시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바루쿠족’을 찾아 간다.일반인 5명의 미국 그랜드캐니언 탐험도 선보인다.5명의 탐험대원이 펼치는 콜로라도강 대탐사.콜로라도강을 따라 시작한 400㎞의 대장정,그 험난한 여정이 공개된다. ●무인시대(KBS1 오후 10시10분) 최충헌은 도방 군사들이 황도의 경계를 서야 한다는 핑계로 조련받지 않은 백성들을 징발하고,이에 충당할 재물은 사찰로부터 강제로 징수한다.이에 불만을 품은 승려들이 최충헌 암살을 기도하고,최충헌은 그 배후로 정숙첨을 지목하여 가혹하게 형문한 후 유배 보낸다.
  • [시론] 박근혜와 아웅산 수치/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시론] 박근혜와 아웅산 수치/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아웅산수치와 박근혜.아시아의 두 여성 정치지도자의 너무도 다른 정치상황과 인생경력 그리고 미래 비전을 비교하면서 박근혜의 어제와 내일을 조명하고 21세기 한국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자. 아웅산수치는 일찍 부친을 여의었다.미얀마 독립투사이자 건국 대부인 아웅산이 정적에 의해 1948년에 피살되었기 때문이다.다만 아웅산의 유지를 받드는 우누와 네윈 정부에 의해 수치는 영국으로 유학하여 선진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박근혜는 1975년 모친 육영수의 피살 이후 영부인 역할을 대행하던 1979년에 부친을 여의었다.유신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반대 속에 박정희가 측근에 의해 피살되었기 때문이다.그 이후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같은 비정치적 삶에 만족하는 듯 20년을 보냈다. 아웅산수치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비폭력 민주투사로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1988년 이후 지금까지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있다.1990년 총선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군부의 총칼 앞에서 꼼짝 못하고 있어,수치는 버마 국민들에게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근혜는 1987년 민주화의 수혜자가 되었다.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호남-민주당이 이회창-영남-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면서,박근혜는 일약 영남 지역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하나로서 정계에 입문하여 최다 득표의 국회의원이 되었다.2002년의 보수-개혁 대결구도가 다시 노무현-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나면서 보수-영남-한나라당을 대표하는 박근혜의 위상은 더욱 높아져 유력한 대권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되고 있다. 아웅산수치는 언제든 선거만 치르면 승리할 것이기에,미얀마 군부는 선뜻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진 군부통치를 지속하고 있다.수치의 인기는 아웅산의 휘광을 넘어서서 본인 스스로 한치 흔들림 없이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민주화 투쟁을 전개한 지난 15년간의 성과와 깨끗한 이미지를 포함한 상징성에 탄탄히 기반을 두고 있다. 야당 대표로서 이제 막 대권 도전에 나선 박근혜의 수권 능력은 아직 미지수이다.노무현에 대항할 대안적 정치적 상징이 부재한 이회창 이후 한나라당에서 영남-보수를 모으는 상징으로 박근혜를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문제는 이러한 야당표 결집은 이회창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권자의 30%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하다. 박근혜의 대권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에 기반한다.하나는,1960∼70년대 박정희-김일성 대결구도를 넘어서서 박근혜-김정일 간의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와 관계정립을 꾸려 나가는 일이다.만일 박근혜가 김정일과 함께 선건설-후통일이라는 박정희의 정책 지표를 넘어서서 평화공영이라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구현해 나간다면,이는 대권자격 갱신과 함께 지지기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박정희의 딸로서가 아니라 박근혜 스스로의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것이다.이는 박정희 재평가에 보다 능동적으로 임하고 미래지향의 전향성을 받아들일 때 가능할 것이다.박근혜가 과거를 넘어서서 자기 스타일과 정체성을 갖고 21세기의 도전에 부응하기 위한 첫 발걸음은 바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을 수용하여 정면 돌파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박정희를 박근혜의 아버지로 바꿀 수 있어야 대권이 가능할 것이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 본사 명예논설위원
  • [이경형칼럼] 역사 되쓰기

    [이경형칼럼] 역사 되쓰기

    역사는 흔히들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영원한 승자는 없다.그래서 역사는 스스로 그 정직성을 나타내는 힘이 있다고 한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과거사 규명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역사의 진실은 규명되어야 하고,왜곡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한다.“과거에 눈 감으면 현재의 장님이 된다.”는 바이츠제커 독일 전 대통령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과거를 제대로 밝히고 평가하는 것은 오늘의 좌표를 돌아보게 하고 내일의 지향점을 찾게 해준다. 여권은 일제하 친일 행위,6·25전쟁을 전후한 민간인 희생,각종 의문사를 포함한 과거사의 포괄적인 진상 규명을 주장하고 있다.반면 야당은 민생이 캄캄한데 과거만 캐려든다면서 여권의 정체성이 뭐냐고 공박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 살리기는 그것대로 우선적으로 해야겠지만,과거의 진실을 되찾는 작업을 무조건 덮어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문제는 과거의 진실을 어떻게 찾고,어떤 잣대로 평가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과학적,실증적으로 과거의 진실을 찾아야 한다.정치권은 입법의 기본틀만 짜고,구체적인 사실 규명은 해당 분야 전문가나 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여권이 특정 사건 규명 기구를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로만 구성하려 한다면 과거사 규명은커녕 엉뚱한 이념 논쟁만 확산시킬 것이다. 둘째,정략적 접근은 배제해야 한다.이 같은 주문은 ‘살을 베되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는 조건과 마찬가지로 정치권 현실을 도외시한 말로 들릴지 모르나 그래도 최대한 노력은 해야 한다. 여권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소위 시절을 캐고,조선일보 사주나 동아일보 창업자의 행적을 추적하려드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적 기반을 흔들고,현 정권에 비판적인 두 신문을 흠집내고자 하는 정략이 읽혀지기 때문이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청년 박정희가 실제 무슨 일을 했으며,입만 열면 민족지라고 말하는 두 신문의 설립 주역들이 과연 친일 행위를 한 적이 없는지,짚고는 넘어가야 한다.비록 산업화의 공이 크고,일제 아래서 민족 언론으로서 역할을 했다 해도 그들의 ‘굴절’부분까지 덮어두거나 미화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셋째,포괄적 과거사 규명은 정직한 역사를 되찾는 데 목표를 둬야지 감정적이고 급진적인 ‘역사 바로 세우기’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의 하나로 일제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던 중앙청을 헐어냈다. YS는 회고록에서 “야당 의원 시절,일본의 한 의원 집에 초청받아 갔을 때,그가 중앙청을 배경으로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이 응접실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저 건물을 반드시 허물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당시 일제 식민 역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수도 서울 수복의 역사가 담긴 중앙청 건물을 헐더라도 부분적으로나마 다른 곳에 옮겨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하자는 의견이 비등했다.그러나 YS의 이러한 ‘결의’때문인지 그 같은 여론은 빛을 보지 못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으로서만 남을 수 없다.역사를 패자 혹은 민초(民草)의 눈으로 재조명하는 작업은 필요하다.권력이 살아있을 때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가 정답일지라도 ‘성공했던 쿠데타도 반드시 처벌된다.’는 것은 이미 교훈으로 돼있다.그래서 역사는 두려운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일제에 금품 10만원 헌납자 ‘친일 반민족’

    ‘과거사 규명 논란’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친일 진상규명에 관한 후속 작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행정자치부는 오는 9월 23일부터 시행되는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과 관련,이 법의 시행령 제정안을 만들어 4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지난해 제정된 특별법 2조에서 위임한 ‘친일반민족행위에 해당하는 금품헌납의 범위’는 ‘비행기 또는 헌납 당시 화폐 단위로 10만원 상당의 금품’으로 정했다.정부 당국자는 “당시 비행기 값 정도에 해당하는 10만원은 현재 가치로 10억원 규모”라면서 “현재 여야 정치권에서도 이 정도의 금품을 제공하면 친일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련 기록 등에 따르면 이 조항의 적용을 받는 대상자는 19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민족문화연구소 김민철 연구실장은 “친일파와 친일단체의 행적을 정리한 대표적 문헌인 ‘친일파 군상’(1948년 민족정경문화연구소 발간)에 따르면 비행기나 10만원 이상 금품을 일제에 헌납한 사람은 19명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그 이후 헌납 사실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절차가 없었으므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진상규명이 지금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령 제정안은 또 친일진상규명위원회에 설치되는 사무국에 행정과와 조사총괄과, 조사1·2과 등 4개 과를 설치하고 위원회의 업무수행을 돕는 전문위원을 두는 한편 각 시·도에는 실무지원단을 설치하도록 했다. 아울러 위원회가 조사대상자나 참고인의 진술을 청취할 때 필요할 경우 진술내용과 장면을 녹음 또는 녹화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진상규명에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거나 증거자료 등을 제출한 사람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박은호·조태성기자 unopark@seoul.co.kr
  •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답답하다.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고(高)유가·고물가·주가폭락이라는 3중고에 허덕이며 도무지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정치권은 그럼에도 과거사와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여야 모두 경제회생에 당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되뇌지만 말뿐이다.진정한 경제 위기의 원인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입만 열어 놓은 정치권이라는 지적만 높아간다. ■ 경제는… 우리 경제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가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금리는 정책수단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환율도 수출 떠받치기에 바쁘다.한마디로 금융지표가 엉망이다.여기다 물가는 올해 목표치인 3%대를 훌쩍 넘어 4%를 넘보고 있고,연일 치솟는 유가,원자재가격 등 대외 여건도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여파로 경제 주체인 개인과 기업들의 한숨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부동산대출 등 260조원을 넘는 은행권 가계부채로 서민·중산층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기업은 투자는커녕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기업의 체감경기도 3개월째 연속 하락해 ‘수출동력’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깊어가는 서민·중산층 주름살 서민은 물론 자영업자들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6월말까지 최근 1년간 중소기업의 업종별 연체율 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경기에 가장 민감한 숙박·음식업종이 지난 6월말 현재 6.4%로 지난해 6월말의 0.5%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13배로 급등했다.나머지 중소기업 업종도 같은 기간 연체율이 부동산·임대업은 0.9%에서 2.9%,도소매업은 8.1%에서 9.8%,건설업은 1.9%에서 3.5%,제조업은 4.0%에서 5.0% 등으로 상승했다. 가계 부실도 심상찮다.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가계의 자산과 부채,저축률,실업률 등을 토대로 가계부실지수를 산출한 결과,올 1·4분기 127.9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123.5였다. 지난 3월말 현재 가계 금융부채 잔액은 535조 5000억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액은 33조 1000억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전에 10% 초반에 머물던 근로자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올 1·4분기에는 25.9%로 상승해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년 부양비 지출 증가,계층별 소득의 양극화현상 심화,임시·일용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신용불량자문제 등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수부진,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내수부진의 여파로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생산활동에 대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3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이를 여실히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24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했다.지난해 8월의 67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특히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5에서 74로 11포인트 급락해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전경련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BSI가 86.4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함께 고유가,원자재가격 상승,하반기 수출둔화 우려 등 국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병철 김경두기자 bcjoo@seoul.co.kr ■ 정치는… 여야는 3일에도 과거사 청산과 국가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갔다.여야 대표간에 상생과 민생정치를 표방하며 약속한 ‘5·3협약’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입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외치면서도 서로에게 쉼 없이 주먹질을 해대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정체성 논란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내부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한나라당 역시 “경제 위기의 본질은 집권세력의 모호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민주노동당 등 야4당 공조를 통해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여당 옥죄기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오전 기획자문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정체성 위기가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비약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난데없는 정체성 논란은 색깔론의 연장일 뿐”이라고 공격했다.그러면서 “유신체제는 5·16보다 상위의 헌정질서 유린행위”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원은 “송두율씨 재판과 북방한계선(NLL) 문제,의문사진상조사위 문제를 갖고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장영달 의원은 “정부 수립 후 6·25전쟁과 박정희 쿠데타,12·12사태 등 세차례의 정체성 위기가 있었으나 박 대표는 유신독재를 구국의 선택이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한길 의원은 “박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를 할 때 긴급조치로 감옥에 있는 아버님 면회가면서 세월을 까먹었다.”고 가세했다.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이야말로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김희선 의원은 친일반민족진상규명법 문제를 들어 “(박 대표의 반발은)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을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다.”면서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국가 정체성 수호를 거듭 강조했다.또 “내가 정체성 얘기만 꺼내면 여당에선 하루종일 아버지 얘기만 한다.”며 “(한나라당은)국가적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여당은 항상 개인적인 얘기만 한다.”고 반박했다.앞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왜 개인문제만 공격하고 (국가정체성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국내에서는 과거사를 청산하겠다고 하면서 왜 일본 앞에서는 과거사 문제가 국내용이라며 비굴하게 구는 것인지 국민은 알고 싶어한다.”며 “이 정권은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은 엄청난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다음 주 열린우리당의 ‘진실·화해·미래위원회’ 추진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이 기구는 사실상 여권의 ‘3공 청산’작업으로 전개될 전망이어서 박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 대통령 3대 의혹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당내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과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비롯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기금관리기본법 개정,경제 위기 진단 대국민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키로 합의하는 등 대여(對與) 야4당 공조에 나섰다. 진경호 전광삼기자 jade@seoul.co.kr
  • [사설] 정쟁 멈추고 민생으로 돌아가라

    고유가,내수 및 투자 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수렁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물가 폭등으로 실질 소득마저 줄어들다 보니 서민들은 죽을 지경이다.경제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치권은 죽기살기식으로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여야 모두 정쟁의 명분을 경제 살리기로 포장하고 있으니 국민들로서는 여간 짜증스럽지 않다. 열린우리당이든,한나라당이든 헌법에 규정된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부인한 적이 없다.그런데도 지금 여야간에 진행되고 있는 정쟁을 보면 마치 한쪽이 체제를 부정한 듯이 매도하고 있다.남파 간첩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의문사위 결정이든,북방한계선(NLL) 침범 보고누락 사건이든,국정홍보처 홈페이지 김일성 조문 글 파문이든 잘못이 있다면 국회에서 관련자들을 불러 따지면 된다.친일문제 등 과거사 역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역사학자들의 몫으로 넘길 부분과 정치권이 가려야 할 부분을 논의하면 된다.너무도 상식적인 해답이 있음에도 엉뚱한 대립과 오기만 난무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비록 소수당이지만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아집과 독선,쓸모없는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으로 돌아가자고 제의한 대목을 주목한다.국민들의 심중을 적확하게 짚은 제의로 판단된다.한 대표의 제의대로 여권과 한나라당은 정쟁을 중단하고 서민들의 고단한 삶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그리고 힘을 합쳐 기업의 투자 애로요인부터 제거해야 한다.그래야만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대통령 관저에서 여름휴가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 담을 내용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서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 거창한 계획보다는 민생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
  • [서울광장]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치고/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치고/김경홍 논설위원

    방휼지쟁(蚌鷸之爭)에 어부지리(漁夫之利)란 옛말이 있다.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물고 버티며 싸우는 동안 이를 지켜보던 어부가 둘다 잡아가 버렸다.조개와 도요새는 파멸했고,어부만 횡재를 했다는 얘기다. 이런 케케묵은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논쟁들을 보면 이보다 더 정확한 비유는 없을 듯싶다.여야와 청와대까지 가세해 펼치고 있는 논쟁은 논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쟁에 가깝다.마치 조개와 도요새의 싸움처럼 보인다.어부는 경제회복이나 성장,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된 주변국과 세계질서가 될 것이다. 뛰고있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걷지도 않고 싸우고만 있다면 어찌될 것인가.말로만 동북아중심국가를 외치지만 동북아에서 현재 우리보다 중심에서 더 먼 국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정치권의 논쟁을 보자.노무현 정권 출범후부터 보면 정치권은 이념 논쟁부터 시작해서 분배와 성장,진보와 보수,이라크 파병 논란을 거쳐 마침내 탄핵정국까지 초래했다.전시나 혁명도 아닌 상황에서 대통령이 두달이나 권한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빚어졌다.그래서 국민들은 17대 국회가 출범하면 뭔가 달라지겠지 하고 기대했다.그런데 17대 국회가 열렸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여야가 상생과 민생정치를 다짐했지만 국회 원구성도 못하고 한달을 또 허비했다. 국회가 구성된 후에는 나아졌는가 하면 오히려 그 반대다.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거대정당들은 권력투쟁만 벌였지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올바른 정책대안 하나 내놓은 게 없다.정당대표들도 딱 한번 만나서 싸움하지 말고 상생정치를 하자고 해놓고 돌아서자마자 논쟁거리만 불려나가고 있다. 앞선 논쟁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 등장한 논쟁거리는 행정수도 이전,친일 및 반민족행위 진상규명법 재개정,의문사위 활동,국가 정체성,일제강점후 과거사 청산 문제까지 확산됐다.굵직굵직한 것만 그렇다.현 추세대로라면 적어도 다음 대통령선거 때까지는 논쟁거리가 줄어들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정치권이 정체성이니 뭐니 하면서 정쟁을 계속하고 있는 사이 국제유가는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고,국내 경기는 바닥인지 아닌지도 오리무중이며,물가는 치솟고,청년실업은 나아질 기미조차 안 보인다.이라크에서는 한국인이 피살되고,서해에서는 포격이 있었는데도 교신 상황보고조차 고의로 누락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이런 상황에서 국가경쟁력이 신장되고 민생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치고 마는 것이 아닐까. 정체성 논란 등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은 크게 보면 해답과 방법이 나와 있다.국가정체성은 헌법에 있고,과거사 문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법률정비를 하면 되고,다른 논쟁거리도 이를 담당할 국가기관들이 있다.제도권 안에서 수렴하면 될 일들을 다른 일은 다 제쳐두고 정쟁에만 몰두하는것은 정치가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또 여야가 이런 논쟁들을 정책대결로 해결하기보다는 대권과 연계한 인물논쟁과 편가르기 싸움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을 다투는 격이다. 지금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대부분 휴가를 보내고 있다.이른바 하한(夏閑)정국이다.들리는 바로는 책도 보고,해외시찰도 하고,민생현장도 방문하면서 휴가를 보낸다고 한다.많이 보고,많이 고민하고,정치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애국(愛國)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사설] 과거사 규명 정쟁 안되게

    차분히 협의해도 될 일을 정쟁으로 몰고가는 정치권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을 거둘 수 없다.한나라당의 국가정체성 공세로 시작된 여야 공방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포괄적 과거사 청산 추진으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지난달 말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4%가 친일규명 등 과거사 규명에 찬성했다.‘경제를 살리면서,과거의 잘못도 규명하라.’는 것이 국민 다수의 바람이며,우리들의 요구다. 한나라당은 과거에 매달리면 경제회생이 어렵다고 주장한다.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여야가 소모적 공방으로 할 일을 않기 때문이다.과거사 정리가 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지난 정권이나 국회에서도 과거사 정리 노력이 여러 차례 있었다.5·6공 청산,광주보상·민주화보상 입법 등이 대표적이다.그런 작업이 경제를 나쁘게 했고,특정 정당을 깎아내렸다고 볼 수 없다. 여당도 문제가 있다.과거사 규명은 한 정파가 독점할 사안이 아니다.후손에게 한 시대를 객관적으로 정리해주는 일이다.과거 공권력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시켜주자는 목적도 있다.열린우리당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현재 여권이 추진하는 과거사 청산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정수장학회 진상조사 등은 민간에 맡겨도 될 것이다. 여야는 모두 냉정해져야 한다.이런 식으로 정국을 이끌면 경제의 발목도 잡고,과거사 청산도 안 된다.해답은 원내에 있다.국회에서 여야가 협의해서 과거사 청산을 추진해야 한다.열린우리당이 독자적으로 ‘진실과 화해,미래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여당은 과거사 청산이 특정인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확신을 야당에 주어야 한다.야당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원내 논의에 동참해야 한다.여러갈래의 과거사 관련 법령을 어느 수준에서 포괄 입법할 것인지도 원내에서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역사바로세우기’ 본격 점화

    문민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가 이뤄지나.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과거사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국가적사업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광범위한 역사 바로세우기가 추진될 전망이다.국회에 제안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참여정부 판’ 역사 바로세우기는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黨·政 과거사청산 의견 모아 노 대통령이 제시한 역사 바로세우기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첫째는 반민특위 같은 단편적인 역사 바로세우기가 아니라 포괄적으로 다루자는 것이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반민특위는 역사를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 구성됐는데도 실제로는 제대로 역사 규명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점들을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 바로세우기의 범위는 가깝게는 삼청교육대에서 멀게는 동학혁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동학농민혁명군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4·3명예회복법안,삼청교육대 진상규명 관련법안 등 11개의 과거사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과거사 규명작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포괄적으로 다루자는 게 노 대통령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시대도 당연히 포함된다.관계자는 유신시대도 포함되는지에 대해 “유신시대만 다루자고 하기도 어렵지만 유신시대만 빼고 과거사를 다루자고 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미 과거사 청산작업을 위해 ▲의문사진상규명위 ▲과거사진상규명위 ▲친일진상규명위 등 세 가지로 나눠 과거사 청산작업을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문사위 활동범위도 확대되나 노 대통령이 제시한 두 번째 과거사 정리방향은 의문사위의 활동범위다.노 대통령은 “민주화운동이든 아니든 공권력의 불법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과 국민침해 행위를 조사해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회 차원의 보완을 강조했다.이는 의문사위가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비전향 장기수를 최근 민주화 인사로 분류한 데 대한 반발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비전향 장기수가 민주화 인사로 분류된 데 대해 국민정서를 감안해 부적절한 결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노 대통령은 이날 의문사위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민정서에 반하는 결론’이라는 정도의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의 활동에 대한 논란 자체가 법적 미비에 따른 것으로 결론지었다.민주화운동이든 아니든 공권력의 불법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과 국민침해 행위를 조사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노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의문사위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했다.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 활동이) 나한테도 부담이 되지만 의문사위 활동도 대통령 때문에 부담이 되고 공격을 받는 것 아닌가 한다.”면서 의문사위의 국회 이관에 무게를 뒀다.노 대통령은 나아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의문사위를 공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신시대 포함 정치논란 가능성 하지만 국회 차원의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한나라당은 의문사위 2기의 활동을 문제삼아 인적구성 재편이나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의문사위의 국회 이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박정희 시대’를 건드리는 것도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역사바로세우기’ 본격 점화

    문민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가 이뤄지나.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과거사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국가적사업 필요성을 제기함에 따라 광범위한 역사 바로세우기가 추진될 전망이다.국회에 제안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참여정부 판’ 역사 바로세우기는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黨·政 과거사청산 의견 모아 노 대통령이 제시한 역사 바로세우기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첫째는 반민특위 같은 단편적인 역사 바로세우기가 아니라 포괄적으로 다루자는 것이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반민특위는 역사를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 구성됐는데도 실제로는 제대로 역사 규명을 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점들을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 바로세우기의 범위는 가깝게는 삼청교육대에서 멀게는 동학혁명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동학농민혁명군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4·3명예회복법안,삼청교육대 진상규명 관련법안 등 11개의 과거사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과거사 규명작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포괄적으로 다루자는 게 노 대통령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시대도 당연히 포함된다.관계자는 유신시대도 포함되는지에 대해 “유신시대만 다루자고 하기도 어렵지만 유신시대만 빼고 과거사를 다루자고 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이미 과거사 청산작업을 위해 ▲의문사진상규명위 ▲과거사진상규명위 ▲친일진상규명위 등 세 가지로 나눠 과거사 청산작업을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문사위 활동범위도 확대되나 노 대통령이 제시한 두 번째 과거사 정리방향은 의문사위의 활동범위다.노 대통령은 “민주화운동이든 아니든 공권력의 불법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과 국민침해 행위를 조사해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회 차원의 보완을 강조했다.이는 의문사위가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비전향 장기수를 최근 민주화 인사로 분류한 데 대한 반발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비전향 장기수가 민주화 인사로 분류된 데 대해 국민정서를 감안해 부적절한 결론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노 대통령은 이날 의문사위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민정서에 반하는 결론’이라는 정도의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의 활동에 대한 논란 자체가 법적 미비에 따른 것으로 결론지었다.민주화운동이든 아니든 공권력의 불법부당한 행사로 인해 발생한 인권과 국민침해 행위를 조사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노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의문사위의 기능과 역할을 기대했다. 노 대통령은 “(의문사위 활동이) 나한테도 부담이 되지만 의문사위 활동도 대통령 때문에 부담이 되고 공격을 받는 것 아닌가 한다.”면서 의문사위의 국회 이관에 무게를 뒀다.노 대통령은 나아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의문사위를 공격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신시대 포함 정치논란 가능성 하지만 국회 차원의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한나라당은 의문사위 2기의 활동을 문제삼아 인적구성 재편이나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의문사위의 국회 이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이다.‘박정희 시대’를 건드리는 것도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