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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맥 잘 짚고 선 굵은 ‘행정 9단’… ‘살고 싶은 익산’ 건설 올인

    [자치단체장 25시] 맥 잘 짚고 선 굵은 ‘행정 9단’… ‘살고 싶은 익산’ 건설 올인

    정헌율(58) 전북 익산시장은 ‘행정 9단’으로 불린다. 행시(24회) 출신으로 33년간 행정안전부, 건설부 등 중앙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이자 재정전문가다. 전북도 행정부지사 시절에는 맥을 잘 짚고 선이 굵은 명지휘관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지만 ‘범생이’ 스타일이 아니다. 뚝심 좋고 승부사 기질도 대단하다. 2012년 정년을 4년 6개월 남겨 놓고 민선 6기 익산시장 경선에 과감히 도전했다. 하지만 익산이 고향이지만 ‘중앙에서 공직생활을 오래 한 서울사람’이란 오해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그는 낙선 직후 가족들과 함께 익산으로 내려와 둥지를 틀었다.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익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표밭을 갈았다. 그리고 2년 후인 지난 4월 익산시장 재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달 21일 시장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정말 살고 싶은 도시 익산’ 건설을 위해 열정을 불사르는 정 시장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행시 출신으로 33년간 중앙서 요직 거쳐 정 시장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근면·성실이 가장 큰 무기인 그는 새벽기도가 끝나는 오전 6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시민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가끔 돌 직구나 쓴소리가 올라오지만 시민들의 사소한 불편이나 애로사항까지 직접 파악할 수 있어 직접 관리한다. 오전 7시 일정을 체크하고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링한다. 언론 모니터링은 중앙부처 근무 시절부터 정보를 입수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8시 30분 시장실에 긴장이 감돈다. 정 시장은 취임 직후 관행적 행정시스템을 정비하고 일하는 방식도 개선, 느슨했던 시 행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각종 행사의 축사나 인사말을 과감히 생략하고 수행 인력도 최소화했다. 대신 행정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그는 전날 발생한 사건·사고, 현안사업 진행상황 등을 보고받고 회의를 시작했다. 시장이 행정을 꿰뚫어 보기 때문에 간부들은 허투루 보고할 수 없다. 허위보고를 했던 몇몇 간부들은 혼쭐이 났다. 그는 간단한 요약 보고서만 봐도 예상되는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한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일에 관한 한 철두철미하고 부족하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은 시장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으며 진땀을 흘린다. 이어 시작된 결재는 시민의 입장에서 진행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수렴했는가? 시민들에게 불편은 없겠는가?” 하고 묻고 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시민 의견이 반영되면 정책에 실패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결재가 끝나자 ‘위생용품지원 기탁식’이 이어졌다.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서민들에게 전달할 생리대 구입 대금 기탁식이다. 정 시장은 지역 사회단체들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바닥 민심을 수렴했다. 그의 대화 방식은 항상 솔직 담백하고 진정성이 넘쳐 시민들도 가슴을 열고 다가온다. 10시에는 다자녀 가정을 방문했다. 여덟 자녀를 둔 영등1동 S씨 가정을 찾은 정 시장은 친인척처럼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어려움을 살폈다. 남편을 잃은 한 부모 가정이지만 밝게 생활하는 아이들을 격려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친구 같은 시장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S씨도 처음엔 매우 서먹해했지만 정 시장의 따뜻한 격려에 마음을 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살 수 있는 집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정 시장은 “최대한 빠른 기간 안에 모든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동행한 김창신 복지청소년과장에게 지시했다. “어려움이 있으면 시장에게 직접 전화하라”며 명함을 손에 쥐여주는 정 시장의 얼굴에 안타까움과 함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스쳐갔다. 3대가 한 집에 살며 6자녀를 기르는 낭산면 차경민씨 집도 방문했다. 동네 앞까지 나와 시장을 맞는 주민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애국자”라고 격려했다. 차씨도 “한 달에 쌀을 한 가마씩 먹고 피자를 가장 큰 것으로 두 판씩 시켜도 눈 깜짝할 새 없어진다”며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는 재미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화답했다. 정 시장은 “차씨 집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모교인 함열초 동문들”이라며 “익산시의 농업관련 부서를 모두 옛 함열군청 자리로 옮기고 군의회 건물은 건강증진센터로 개조해 북부권 균형개발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업관련 부서만 옮겨도 옛 함열군청 직원 수만큼 공무원들이 근무하게 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 낮 12시 정 시장에게는 특별한 점심이다. 예안교회에서 소외계층과 어르신들에게 짜장면 봉사 활동하는 날이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짜장면 데이’에 정 시장은 고정 봉사요원이다. 정 시장은 빨간 조끼를 입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500여명의 시민에게 능숙한 솜씨로 짜장면을 전달했다. 시민들은 활짝 웃으며 악수를 청하기도 하고 얼싸안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는 “인디언 속담에 마을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마을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며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산 경험을 배우고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주 화요일 ‘짜장면 데이’ 단골 봉사 간단히 점심을 마친 정 시장은 익산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국가식품클러스터 추진상황 점검에 나섰다. 30도가 넘는 찜통더위에도 정 시장은 안전모와 작업화를 갖추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정부기업지원시설 건설 현장을 꼼꼼히 둘러봤다. 정 시장은 “철저한 현장관리로 장마와 폭염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시설은 정부가 648억원을 들여 식품업체들에 품질과 기능성 평가 등을 원스톱 서비스를 하는 핵심 기구다. 오는 9월 완공되면 기업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 나온 임한경 식품클러스터지원과장에게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기업 유치에 달렸다”며 “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들이 언제쯤 본계약 체결이 가능한지 보고하라”고 챙겼다. 정 시장은 스스로 ‘기업세일즈맨’이라며 “1%의 가능성만 보이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유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앉아서 찾아오는 기업을 맞이하던 때는 지났다”며 직원들에게 기업 유치를 독려한다. 오후 4시 시청으로 돌아온 정 시장은 쉴 틈도 없이 민원인 면담과 결재를 시작했다. 한센인촌인 금오농장 관계자, 대학로 상점 운영자 등 5건의 면담을 릴레이로 이어갔다. 시장실은 문턱을 낮추고 눈높이를 시민들에게 맞춰 민원인들로 항상 북적댄다. 그는 “민원인이 시장을 찾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며 “민원인들을 만나는 게 내 행복이고 소임이다”고 강조한다. 모든 민원은 시민의 편에서 경청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서에 지시한다. 그는 시민들에게 바짝 다가가기 위해 ‘시민열린광장’도 개최한다. 시정 현안과 관심사, 각종 민원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그러나 법에 어긋나는 민원이나 또 다른 민원을 일으킬 수 있는 민원은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하고 이유를 설명한다. 오후 6시 정규 일과를 마치는 시간이지만 현장 행정과 면담으로 밀린 결재를 시작했다. 정 시장은 7시 가까이 돼서야 청사를 나섰다. 청소년수련관에서 YMCA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는 정 시장의 뒷모습에서 ‘진정한 지역 일꾼이 되겠다’는 열정이 넘쳐 보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제식구 의원실’ 등에 징계 막말 ‘셀프 처벌’ 가능할까

    美의원 보좌진 친인척 제한 4촌에 8촌까지 언급 참조 조문도 늘리고 규정 명확하게 국회사무처가 7월 말쯤 발표하는 개정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이 위반 시 징계까지 가능하도록 엄격하게 바뀔 전망이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6일 “현재 국회 윤리규칙은 15개 조문밖에 없는데, 기본적인 것을 선언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새 윤리규칙은) ‘기속력’(강제력)이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 윤리실천규범은 친인척 보좌진 채용 등 국회의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징계까지 가능하도록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윤리실천규범 개정 작업은 1993년 7월 이후 23년만으로, 국회의장 의견 제시 형태로 제출할 방침이다. 국회사무처는 현재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한 해외사례를 수집하는 등 개정안 마련을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연방의원의 보좌진 임명 시 친인척 채용을 제한하는 ‘연방법 3110조’ 등을 주요 참고자료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연방법 3110조는 대통령을 포함해 ‘공직자는 친인척 관계에 있는 어느 누구도 자신이 근무하는 사무실이나 자신이 공식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위에 임명·지명·승진·진급시키거나 이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친인척의 범위를 상세하게 열거하고 있다. 또 모든 직원이 친인척관계 증명서를 통해 연방의원과의 관계를 증명하도록 규정해 의원뿐만 아니라 보좌진도 채용의 투명성 제고 의무를 갖도록 했다. 우 사무총장은 “미국 등의 사례를 보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중간에 공청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 사무총장이 윤리실천규범의 ‘기속력’을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현재 규정은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2조 품위유지), ‘직무와 관련해 청렴해야 하며, 공정을 의심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3조 청렴의무) 등 선언에 그치고 있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규정이 모호하다 보니 강제성도 없었다. ‘국회의원은 결혼식 주례나 지역구 활동 등을 이유로 국회의 각종 회의에 불참해서는 안 된다’(14조 회의출석), ‘국회가 그 직원에게 지급할 목적으로 책정한 급여를 다른 목적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15조 보조직원 관리) 등의 규정이 있지만, 위반 시 징계에 대한 내용이 없다. 우 사무총장은 “현재는 조문이 몇개 없는데, 더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과정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의 막말 파문을 계기로 국회의원의 ‘막말’, 무책임한 의혹제기 문제 등도 새 국회 규칙에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우 사무총장은 면책특권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려 한다”면서 “의장 직속으로 의원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가 구성되는데, 면책특권 문제는 자문기구에서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회 규칙의 ‘품위유지’ 규정에 막말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부구욱 與윤리위원장 가족채용 논란에 사퇴

    ●총장인 대학 변호사로 딸 위촉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에 내정된 부구욱(64) 영산대 총장이 6일 자신의 딸을 영산대 산하기관의 자문변호사로 위촉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임명 이틀 만에 자진 사퇴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부 위원장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면이 있으나 윤리위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내정을 철회해 달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부 위원장 내정자는 이날 오전 박명재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러한 의사를 밝히고, 혁신비대위가 이를 수용했다는 게 지 대변인의 설명이다. 친인척 보좌진을 채용한 당 소속 의원의 징계 수위를 윤리위에서 정하기로 했는데, ‘가족 채용’ 논란이 제기된 부 위원장 내정자가 이 문제를 다루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 후원금 납부도 금지 한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준비위는 이날 국회에서 당헌당규 분과 회의를 열고 친인척을 보좌직원으로 특별채용하거나 보좌직원으로부터 후원금을 납부받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윤리규범에 신설키로 의결했다.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과 맞물려 잘못된 관행 근절에 대한 당 안팎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에 나선 것이다. 앞서 당무감사원은 서 의원에 대해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친인척 특별채용과 보좌진 후원금 납부 행위를 엄금하도록 하는 당규를 조속히 만들어 시행해줄 것을 당에 촉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특권 내려놓기, 자문위 한다고 되겠나… 실천이 진짜 시작”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특권 내려놓기, 자문위 한다고 되겠나… 실천이 진짜 시작”

    정치, 법률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헌법으로 규정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보다는 정당 자체적인 장치나 윤리특별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노력하는 국회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이 법으로 명문화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6일 “조응천 의원이 사실과 다른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다고 면책특권을 없애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국회 내에서 한 발언으로 많은 의원들이 송사에 휘말려선 안 되며, 의도적으로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을 한 경우는 면책특권 대상에서 제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독재정권 시절의 면책 특권이라 민주화가 된 지금은 필요 없다’는 입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입법부에 권력의 간섭이나 압력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은 민주정권에서나 군사정권에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체포 특권은 정부의 불법체포로부터 야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인데 여당 의원들이 ‘우리도 내려놓을 테니 야당도 내려놓으라’고 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72시간 내에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되는 국회법 조항은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양 전 교수는 “‘자동폐기’를 ‘자동상정’으로 바꿔서 동료 의원일지라도 불법 행위가 분명하면 체포안에 동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특권 내려놓기’를 위해서는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법률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을 내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권 내려놓기도 정당 차원에서 경쟁해 보라는 것”이라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내부적인 윤리제도를 정하고 위반하면 탈당시키거나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게 하든지 세비를 환수하는 게 한국 정치 실정에 맞는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특권 내려놓기가 실행력을 가지려면 우선 각 정당이 당론으로 정해 국민 앞에 약속을 해야 한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특권을 남용한 의원이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도록 선거 정치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의 친인척 채용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입장이었다. 김 원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 당분간 몇 촌 이내 채용을 무조건 규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면서 “앞으로 불가피하게 채용할 경우 봉급에 제한을 두거나 1명 정도까지는 국회사무처에 등록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초안에 들어 있던 ‘이해 충돌 방지 조항’(공직자의 4촌 이내 친족이 공직자와 사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직무를 맡지 못하도록 규정한 조항) 같은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이해충돌 방지법을 따로 만들든지 그런 정신을 살려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설치하기로 합의한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최 교수는 “특권을 내려놓을 방안을 몰랐던 게 아니고 의장과 정치권의 의지가 선결될 문제”라면서 “자문기구를 만든다며 위원 구성하다 시간만 보내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김 원장은 “국회의원의 지위와 관련된 문제는 스스로가 아닌 외부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면서 “정 의장이 자문기구에서 나온 논의를 가급적이면 그대로 국회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여당 계파 활동 당직자 당직 박탈 규정 만든다

    여당 계파 활동 당직자 당직 박탈 규정 만든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당직자가 계파 활동을 하면 당직을 박탈하는 규정을 당헌·당규에 넣는 방안을 추진한다. ●새누리 혁신비대위 추진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윤리강령 개정 권고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족할 윤리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에 따르면 개정권고안은 2006년에 제정된 윤리강령을 혁신비대위가 전반적으로 검토한 뒤 만들었다. ●윤리강령 개정 권고안 마련 권고안의 주요 내용은 계파 활동 당직자 당직 박탈 외에도 ▲소속 의원이 보좌진으로 채용할 수 없는 친인척의 범위를 4촌에서 8촌으로 확대 ▲성범죄 처벌 기준 강화 ▲논문표절 금지 등 조항을 신설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오는 9월 시행에 대비한 관련 규정 개정 등이다. 박 사무총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윤리강령에 실질적이고 실천적 이행을 위해서 조만간 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강령 준수 서약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중앙윤리위 7명 의결 한편 혁신비대위는 전날 당 중앙윤리위원장에 부구욱 영산대 총장, 부위원장에 정운천 의원 등 7명의 중앙윤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지난달 30일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규정한 국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 동의 없이 의원 체포를 금지하고 있는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되기 전까지 당사자가 영장실질심사에 자진출석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은 72시간 내에 표결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72시간 내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뒤 첫 본회의에 상정하고, 회기 중에도 의원이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두툼한 연봉 뒤엔 언제 잘릴지 모르는 ‘4년 비정규직’ 설움

    두툼한 연봉 뒤엔 언제 잘릴지 모르는 ‘4년 비정규직’ 설움

    일부 국회의원들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특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회의원 특권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국회의원 보좌진은 과연 어떤 처우를 받는 걸까. 5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현재 총 7명(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의 별정직 공무원과 2인의 인턴 직원을 둘 수 있다. 올해 기준 4급 보좌관의 연봉은 7750만 9960원, 5급 비서관은 6805만 5840원, 6급 비서는 4721만 7440원이다. 10년 이상 근속 시 공무원 연금을 지급받고, 자녀 학비도 지원받는다. 일반 대기업과 비슷한 높은 수준의 연봉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좌진의 고액연봉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 같은 보좌진을 국회의원 마음대로 임명하고 면직할 수 있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채용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친족 채용은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특혜채용 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10년째 근무한 한 보좌관은 “보좌진은 말 그대로 의원 곁에서 보좌하는 임무를 해야 하니 의원들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싶어 해 친인척을 채용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좌진은 고용불안과 격무에 시달리기도 한다. 의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직장을 잃게 될 가능성도 크다. 4년마다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니 보좌하는 의원의 운명에 따라 보좌진들의 운명도 결정된다. 보좌진들이 스스로를 ‘4년 비정규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보좌진의 업무는 법안 발의 준비, 상임위 업무보고 및 질의 준비 등 국회의원의 원내 활동 보조부터 지역 민원 해결, 지역사무소 관리, 선거 업무 보조 등으로 광범위하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3·5·10 원칙’ 의원들만 쏙 빠진다고?… ‘NO’ 10만원짜리 4만원에 사 선물 땐 처벌?… ‘NO’

    시행을 2개월여 앞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높아지고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과 논란의 핵심 등을 알아본다. Q. 김영란법의 핵심 내용은. A. 식사비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김영란법 시행령은 공직자가 이 금액을 초과해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법률안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연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Q. 국회의원은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나. A. 포함된다. 김영란법은 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를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과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공무원으로 인정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원은 국가공무원법상 특수경력직공무원, 그중에서도 선거로 취임하는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3·5·10만원’ 원칙이 적용된다. Q. “의원만 쏙 빠졌다”며 특권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A. 부정청탁 금지 예외 조항 때문. 김영란법 5조 2항은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제안·건의하는 행위’에 해당할 경우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법 로비도 공익적인 목적이면 괜찮다는 의미다. 그러나 공익 부합 여부는 ‘이현령비현령’일 수 있기 때문에 의원에 대한 청탁이나 민원은 사실상 법망을 피했다고 볼 수 있다. Q. 개정을 요구하는 부분은. A. 크게 3가지. 의원의 ‘특권’으로 인식되는 부정청탁 금지 예외 조항인 ‘5조 2항 3호’ 삭제, 내수시장 위축 방지를 위한 ‘농·축·수산물’ 금품 예외 품목 지정, 공직자의 친인척 채용 방지를 위해 입법 논의 과정에서 삭제된 이해충돌 방지 규정 보완 등이다. Q. 4명이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접대를 받은 공무원이 2만원짜리 메뉴를 시켰는데 총비용이 20만원이라면. A. 김영란법 위반. 단체 식사비는 N분의1로 계산한다. 따라서 해당 공무원은 5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셈이다. Q. 공무원의 딸이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으면. A. 김영란법 위반 아님. 공직자의 배우자까지가 적용 대상이므로 딸에 대한 선물은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형법상 뇌물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 Q. 10만원짜리를 4만원에 구입해 선물하면. A. 김영란법 위반 아님. 다만 영수증 등을 통해 해당 물품을 4만원에 구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대전도시철도공사 채용비리 최종 수사 발표

    국회의원의 친인척 채용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대전시 산하 공기업에서도 채용비리가 터졌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대전도시철도공사 채용비리사건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갖고 차준일(66) 전 공사 사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52) 인사팀장 등 공사 관계자 3명, 한모(67) 전 D대 교수 등 면접위원 3명, 이모(60) 전 C신문 임원을 비롯한 청탁자 2명 등 모두 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차씨는 공사 사장이던 지난 3월 치러진 신규 직원 채용 때 공사 직원과 면접위원에게 점수 조작을 지시해 승무직 응시자 A(25)씨를 부정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공사는 지난 1월 있은 필기시험의 합격자 배수를 3배수에서 5배수로 늘려 손쉽게 1차 시험을 통과하게 한 뒤 차씨의 지시를 받은 면접위원과 공사 인사 관계자들이 짜고 특정 응시자의 면접점수를 올려주는 주는 수법을 썼다. 면접위원들이 연필로 각 응시자의 면접점수를 매긴 뒤 차씨가 찍어준 응시자의 점수를 지우고 사인펜으로 크게 올려 적었다. 청탁자는 이씨 외에 송모(62)씨와 권모(63)씨로 권선택 대전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이나 지인의 아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사장인 차씨에게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한 사무직 응시자는 이미 합격권에 있었고, 한 승무직 응시자는 면접점수를 높여도 합격선에 미달돼 떨어졌다. 공사는 채용공고 때 ‘면접을 강화하고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면접점수 비중을 50%나 배정하고 이 같은 비리를 저질렀다. 성적조작으로 합격한 A씨는 경찰수사가 착수되자 사표를 내고 퇴사했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공기업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지방의회 감시가 제대로 안 돼 채용비리가 자주 터지면서 사회의 공정성을 크게 흔들고 있다”며 “채용비리 관련자 처벌을 크게 강화하고 치밀한 제도적 예방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사설] 면책특권 보완 필요성 보여준 조응천 사례

    정치권은 지금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 폐지와 친인척 보좌진 채용 규제 등 ‘특권 내려놓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럼에도 면책특권만큼은 여야를 막론하고 되도록 거론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역력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폭로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은 면책특권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면책특권 손보기를 주저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피해 갈 수 없다. 조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법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대법원 양형위원에 위촉된 12명 가운데 성추행 전력자가 포함됐다’는 잘못된 보도자료를 냈다. 조 의원은 해당 양형위원의 이름과 직장을 밝힌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배포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같은 내용을 발언하는 영상까지 공개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조 의원은 정정하고 사과했지만 면책특권을 남용했다는 비난은 쏟아졌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면책특권이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하지만 침해당한 개인의 명예가 면책특권에 가로막혀 구제받지 못하는 것도 헌법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대법원도 모든 국회 발언에 면책특권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헌법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면책특권의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민주도 김종인 대표가 비난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조 의원에게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하기는 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의 권한을 제약하려는 시도에는 과감히 싸우겠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의 권리만 있고 피해자의 권리는 없다는 뜻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국회는 ‘특권 내려놓기’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사라져야 할 국회의원의 특권이 정말 무엇인지 몰라서 자문기구를 구성해 시간을 끌겠다는 것인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한 잘못부터 시정해야 한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이해충돌방지규정을 ‘김영란법’에서 빼놓은 것도 바로잡기 바란다. 나아가 여야는 더욱 강력한 내용을 담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법제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야는 면책특권 보완에 합의해 ‘특권 내려놓기’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 더민주, 서영교에 탈당 권유 ‘사면 위한 꼼수’

    더민주, 서영교에 탈당 권유 ‘사면 위한 꼼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친인척 보좌진 채용’으로 논란을 빚은 서영교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해 징계 절차를 피하도록 한 뒤 복당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민주는 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자진 탈당을 압박하며 자정 노력에 나서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징계로 인한 공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더민주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4일 “서 의원이 탈당했다가 1년 뒤 여러 가지 상황이 잠잠해지면 요령 있게 복당 처리를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서 의원이 탈당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완강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진 탈당 권유는 사실상 서 의원을 위한 것”이라며 “당무감사원의 결정대로 중징계가 확정되면 어차피 공천에서 치명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비대위에서 서 의원이 본인 스스로 탈당했다가 나중에 적절한 시점에 복당의 기회를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더민주 비대위 측은 서 의원에게 복당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진 탈당을 제안했지만, 서 의원은 “요령보다는 원칙을 따르겠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민주 당헌·당규에는 징계 과정 중 탈당한 자는 5년 이내 복당할 수 없다고 돼 있다. 하지만 ‘당무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예외를 둘 수 있다’는 규정에 의해 복당 허용이 가능하다. 한편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이날 “이 문제는 서둘러야 한다”며 서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징계 절차를 앞당겨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당초 윤리심판원 회의는 오는 18일로 잡혀 있었으나, 조속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윤리심판원은 12일쯤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회의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당무감사원은 만장일치로 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안병욱 윤리심판원장은 통화에서 서 의원의 자진 탈당과 관련, “당사자나 당 차원의 ‘정치적 해소’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결국 윤리심판원에 떠넘겨진 것 같다”고 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제 내려놓으세요 ] ‘이해충돌 방지 조항’ 뺀 당시 정무위 간사에 들어보니

    [국회의원 특권 이제 내려놓으세요 ] ‘이해충돌 방지 조항’ 뺀 당시 정무위 간사에 들어보니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이 ‘반쪽짜리’ 법으로 불리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원안에 있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삭제된 데 있다. 당초 2013년 8월 정부가 제출한 김영란법 원안에는 공직자의 사촌 이내 친척이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할 경우 해당 업무에서 ‘제척’되도록 하는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 조항이 빠졌다. 당시 국회 논의를 이끌었던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간사를 맡았던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의 설명을 들어봤다. ■새누리 김용태 의원 ‘정부안’은 대상 너무 광범위…부정-청탁 애매한 경계 많아 #1. 사립학교 교직원인 A씨 학급의 학부모가 A씨의 동생과 주택 전세 계약을 맺었다. #2. 구청 건축과에서 일하는 B씨의 사촌이 관할 지역에 주택 개·보수 허가서를 제출했다. ●‘원천적 차단’ 경우의 수 많아져… 이해충돌 방지 빼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와 법안심사소위원장을 지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4일 이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당초 정부에서 제출한 김영란법의 ‘이해충돌’ 행위에 해당돼 ‘제척’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얼마나 많이 일어나겠느냐”면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다 보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진다”는 게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뺀 중요한 이유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권익위에서 제출한 법 자체가 원천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안대로 법을 적용할 경우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이 조항을 뺐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전신고제를 주장했으나 권익위 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해 법안으로 완성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해충돌 방지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면서 “국회에서 계속 논의를 거쳐 고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시행도 안 된 마당에 고칠 수는 없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시행을 먼저 하든 법을 고치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정청탁 금지에 대한 예외조항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은 300명밖에 안되지만 선출직 공직자를 모두 합하면 6000명이 넘는다. 민원과 청탁을 받는 게 이들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란법에서는 채용·승진 등 인사 개입을 비롯해 인허가 처리, 포상 등 15가지의 부정청탁 행위를 금지하면서 7가지 예외사항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을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것이다. 시민단체도 예외다. ●선출직 공직자, 고충민원 전달… 예외조항 둔 것 김 의원은 “취직을 시켜 달라는 것은 당연히 100% 아웃”이라면서 “다만 ‘우리 집 앞에 있는 전봇대를 옮겨 달라. 보도가 좁아서 통행하기 너무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국회의원이 한국전력공사에 연락해서 해결해 달라는 문제는 청탁과 민원 사이의 아주 애매한 경계에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이것을 정확하게 접수해 문서 등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해당 기관으로 이첩을 하고, ‘이러한 민원이 들어왔는데 해결할 수 있는지 검토해서 답변을 달라’고 한다면 면책을 해 주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더민주 김기식 전 의원 여야 이견 좁히지 못해 빠져…‘사전신고제도’ 가장 현실적 김영란법 처리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김기식 전 의원은 4일 김영란법의 핵심인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빠진 데 대해 “전체 입법이 지연되지 않도록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 부분을 우선 처리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 우선처리에 초점 김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두 분야(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를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 부분(이해충돌 방지)을 추가로 협상하려고 했는데 결국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원안은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방지’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됐지만,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한 자녀와 친척 취업 청탁을 막기 위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입법 과정에서 빠졌다. 김 전 의원은 “김영란법 원안대로는 도저히 (이해충돌 방지 조항의) 입법화가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해명했다. 그는 “이해충돌 방지 영역의 회피·제척 방식이 원안대로 적용될 경우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친인척은 모든 금융회사에 다닐 수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장했던 사전신고 제도가 입법 취지를 살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정무위 논의 과정에서 여당은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내용을 신고하고 관련 업무에 대해 회피·제척하는 방식의 정부안을 고수한 반면, 김 전 의원을 비롯한 야당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공직자들의 사전신고 제도를 주장했다. 김영란법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포함됐다면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김영란법상 부정청탁 예외 조항에 ‘국회의원 입법 로비’를 허용해 특권을 보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반박했다. ●‘입법로비 허용’ 특권 보장 지적에 “터무니없다” 김영란법 5조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폐지를 제안·건의하는 행위’를 부정청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은 김영란법에서 단 한 조항에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제3자의 고충·민원 전달 금지가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하면 각 정부 부처마다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하고, 해당 부처에 전달하는 것도 처벌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정동영 의원 “7촌 2명 보좌진 채용… 현재로선 면직처리 안할 것”

    정동영 의원 “7촌 2명 보좌진 채용… 현재로선 면직처리 안할 것”

     최근 논란이 불거진 국회의원 친인척 채용 논란과 관련,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7촌 조카 2명을 보좌진으로 채용 중이며 현재로선 면직 처리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 발표문에서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관련 사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며 보좌진 전원의 명단과 이력을 공개했다. 7명의 보좌진 중 5급 비서관 민모씨에 대해 “20년 전에는 친척(처 7촌 조카)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가장 오래된 동지”라며 “민법상 친족 범위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 비서관의 채용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7급 비서(운전겸임) 정모씨에 대해선 “국회를 떠나 원외에서 야인으로 생활하던 수년 동안 함께 풍찬노숙했던 7촌 조카”라며 “독립운동가(정진호 애국지사·대전국립묘지 안장)의 손자로서 국가보훈처의 취업알선 대상자”라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이 사안에 대해서 국회에서 관련 규정이 만들어지는 대로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면서 현 시점에서 면직처리 등 조처를 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네 눈 속의 들보부터 빼라

    [김일수 樂山樂水] 네 눈 속의 들보부터 빼라

    신약성경 산상수훈에 나오는 말씀이다. 자기를 살피지 못하면서 비판을 일삼는 사람에게 주는 경구다. 매일 새벽을 깨우고 일어나 한 시간 남짓 기도하다 보면 나라와 정치인들을 위한 기도를 거를 수 없다. 20대 국회가 개원한 근자에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의원들 모습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말씀이다. 요즘 갑질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어느 국회의원은 종전에 딸을 인턴, 동생을 5급 비서관, 오빠를 후원회 회계책임자로 채용했는가 하면, 국감 당일 피감기관 인사들과 가진 저녁 회식 자리에 남편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매우 인간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문제는 그분이 의정활동 중 비판의 날을 세운 저격수 노릇을 곧잘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석사 학위 논문을 표절을 섞어 마무리해 놓고도, 어느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학위 논문 표절 문제를 엄중히 추궁했다. 이런 분이 어찌 도덕성을 앞세운 공당의 후보 공천을 받아 재선이 될 수 있었는지 그 내막을 알 길은 없다. 어쨌든 지난 4월 선거운동 기간 중 서민을 위해 이런 일을 많이 한 분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카톡을 통해 널리 뿌려진 것은 사실이다. 일이 이렇게까지 됐으니, 솔직히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날카로운 비판의 눈으로 국정의 한 낱 티까지라도 들춰내어 바로잡도록 해야 할 텐데, 공사 구분을 못 하는 분이라는 굴레를 쓰고서 어떻게 양심상 의정활동을 의연히 이어 갈 수 있을까. 공동선을 지향하는 사회 정의와 보통 사람들의 정의감이 그런 광경을 보고 싶어 할까. 이 파동으로 여야 간 친인척 보좌진을 채용했다가 되물린 경우가 벌써 20건이 넘는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이런 일이 한 개인의 부도덕성이라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과도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 취업의 좁은 문을 목마르게 두드리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친인척의 취업 부탁을 거절할 만큼 매정한 국회의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역구와 각종 인연으로 올라오는 숱한 민원은 선출직 공무원에게는 단칼에 끊어 버리기 힘든 굴레일 것이다. 그것이 공직자들의 청렴성과 사회의 투명성을 가로막는 인습이요, 관행이란 이름으로 곧잘 불리는 문화 현상일 수 있다. 정실주의, 연고주의의 틀을 개인이 깨고 나가기는 그만큼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공정하고 정의로운 선진 사회로 한 발짝 더 나아가려면 불투명한 관행과 자의적인 부패의식의 틀을 반드시 깨고 나가야 한다. 진부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개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개혁은 남을 겨냥하기 전에 20대 국회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여의도 정치 1번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늘 있어 왔고 또한 늘 용두사미로 끝난 일이었지만, 한 번 더 새롭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공인 의식을 담보하는 새로운 제도들을 입법 형식으로 만들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급한 국회라는 국민의 싸늘한 눈총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최근 발의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및 갑질 금지 법률안’이나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의장 직속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 설치 등을 만에 하나 소나기 피하기식의 면피용으로 생각한다면 또다시 국민과 역사 앞에 죄짓는 일이자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일이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자기 눈 속에 있는 비윤리적인 들보를 빼는 일과 같다. 먼저 이 들보를 빼낸 후에야 국정 전반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밝히 보고 뺄 수 있다. 국민은 이 일을 잘하라고 선량들을 뽑아 국회로 보낸 것이다. 부도덕하거나 불법에 손을 담그고 있으면서 국민의 대표로서 국익을 위해 치열하게,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기는 어렵다. 다시 때가 이르렀다. 들보 제거 작업에 진정 작심하고 나설 참이면 오랜 국민적 염원 사항인 ‘국민소환제’ 입법에도 착수하고, 국회윤리특위도 한 단계 격상시켜 실질적으로 감시감독 기능이 가동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20대 국회가 일신을 다짐해 국민의 기대를 새롭게 북돋을 수 있느냐, 아니면 무익한 국회라는 실망감만 안겨 줄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원 초기 국회의 일하기에 달렸다. 국회뿐 아니라 공공 영역 전반에 이런 반성과 개선이 있길 바란다. 고려대 명예교수
  • [오늘의 눈]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의 시작/장진복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의 시작/장진복 정치부 기자

    “국민의 지상명령인 협치의 정신으로 좋은 출발을 하고자 한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20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겠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경제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20대 국회가 개원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초 첫 회동에서 약속한 ‘협치’와 ‘일하는 국회’라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다.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에 당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더민주도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에 당이 발칵 뒤집혔다. 연일 야당을 공격하던 새누리당도 박인숙 의원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자 고개를 숙였다. 여야 3당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자 “별 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또 국민의당이 자체적으로 출범시킨 진상조사단도 흐지부지됐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서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이 인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서 의원도 딸 인턴 채용 의혹에 “딸이 PPT 귀신”이라고 해명해 빈축을 샀다. 새누리당도 뒤늦게 소속 의원들의 ‘가족채용’이 확인되면서 머쓱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3당이 공언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온데간데없이 서로를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여야 3당은 역대 가장 빠른 원 구성으로 ‘식물국회’를 벗어나자고 했지만, 이번엔 ‘비리국회’ 오명으로 그나마 남은 국민 신뢰도 잃을 위기를 맞은 셈이다. 비상이 걸린 여야는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설치,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우선 불체포특권 개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야는 앞다퉈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하고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9대 국회에서도 세비 동결,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겸직 제한 강화 등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안이 제출됐으나,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17대 국회 때부터 법안이 발의됐던 친인척 채용 금지도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곤 했다. 심지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빠져 국회의원은 부정청탁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다. “그동안 나온 혁신안만 제대로 실천했어도 한국 정치가 세계 최고 선진정치가 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역대 국회에서 각종 특권 내려놓기 방안이 쏟아졌지만, 제도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의 의지 부족 때문이다. 20대 국회 출발과 함께 여야 3당이 다짐한 ‘일하는 국회’의 첫걸음은 특권 내려놓기 실천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다. viviana49@seoul.co.kr
  • [이 주일의 정가 포커스] 20대 첫 대정부질문… 與 경선룰 확정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4~5일 이틀간 열린다. 청와대는 대정부질문 일정을 고려해 매주 화요일 정례적으로 열리는 국무회의를 하루 앞당겨 4일 열기로 했다. 4일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추가경정 예산 편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이 주요한 질문 주제가 될 전망이다. 5일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세월호 참사 보도 압력 논란, 세월호 특위 활동시한 연장 문제, 야3당의 경질 압박을 받고 있는 박승춘 보훈처장의 거취 등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국정조사특위 등의 의결이 있을 예정이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이슈는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서영교 의원에 대한 징계 방안을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 서 의원과 비슷한 ‘가족 채용’ 사례가 계속 적발되고 있어 친인척 보좌진의 면직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도 보인다. 6월 국회 본회의 직후 확정되는 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 경선룰과 주초에 윤곽을 드러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당 비대위원은 1차적으로 당내 인사를 중심으로 꾸려지고, 당이 정비되는 대로 외부 인사 영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계속된다. 외교부는 지난달 말 구성한 브렉시트 대응 테스크포스(TF)팀 첫 회의를 4일 갖는다. TF팀은 이태호 경제외교조정관을 팀장으로 유럽국장, 양자경제외교국장 등이 참여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민의당은 없다더니… 조배숙도 5촌 조카 채용

    형의 처남·부인의 7촌 조카 등 ‘알음알음 고용’ 불거지기도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국민의당 4선 중진인 조배숙 의원도 5촌 조카를 비서관으로 채용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30일 “자체 조사 결과 우리 당 국회 보좌진 중에는 친인척을 채용한 경우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송기석 의원 등에 이어 ‘특혜 채용’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례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조 의원은 18대에 이어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에도 외사촌의 아들인 5촌 조카 A씨를 지역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조 의원은 “13년간 함께 일해 왔고, 이 중 절반은 무보수로 일했다”면서 “일반 국민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면직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회의원 사무실이 아닌 지역구 보좌진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그럼에도 국민의당이 당시 친인척 채용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것은 성급한 게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발표 다음날 같은 당 송기석 의원이 ‘형의 처남’(형수의 동생)을 비서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정동영 의원도 부인의 7촌 조카를 비서관으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법상 형의 처남과 부인의 7촌 조카는 친인척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성급하게 ‘당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발표하는 바람에 불신을 키웠는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당이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우상호 “면책특권은 정부 견제 권한… 포기 못 해”

    우상호 “면책특권은 정부 견제 권한… 포기 못 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3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해 “이번만큼은 틀림없이 성과를 내겠다. 거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대해서는 “그것이 포기해야 될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두 달을 맞아 가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제 일성이 ‘체포동의안 72시간 조항을 없애겠다. 국회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했을 때에 회의 수당을 반드시 못 받게 해 과도한 보수를 받지 않게 만들겠다’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직속의 ‘특권 내려놓기 위원회’를 만들면 외부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에게 과도한 권한이 위임되거나 강화돼 위화감을 조성하는 부분이 뭔지 종합적으로 검토를 할 것”이라며 “국회의 권능상 유지돼야 할 것들과 버려야 할 것들을 구분해 주면 3당 원내대표가 그걸 검토해 법제화하는 노력을 하기로 약속돼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당내 징계에 회부된 더민주 서영교 의원에 대해서는 “당의 징계 절차가 처리되는 과정에 따라 그 결과에 따르면 될 문제”라며 “이것은 좀 더 정밀하게 누구 한 명을 잘라 내서 해결될 문제라기보다 제도적 보완이 더 중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 원내대표는 면책특권과 관련해 “면책특권을 헌법에 명시한 이유는 야당 의원들에게 정부 견제 권한을 준 것”이라며 “이 문제를 국회의원 전체의 특권 내려놓기 문제와 연동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면책특권을 유지하면서 의원 개개인들이 책임 윤리를 가지고 제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의혹을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회사무처, 친인척 보좌진 ‘뒷북 규제’

    국회사무처가 최근 일부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과 관련해 자체 규제 방안을 이달 내에 내놓기로 했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3일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와 관련한 ‘국회 윤리법규 개정안’을 앞으로 1~2주 정도의 사례 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쳐 늦어도 이달 안에는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관련 국회 윤리법규 개정안 마련 지시에 따른 것이다. 사무처는 이달 안에 국내외 사례 조사를 비롯해 학계·전문가·시민사회의 의견 청취를 위한 공청회 등을 갖고 다른 공직 분야에서의 각종 윤리강령 등을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사무처 자체에서 확정된 개정안은 국회의장 의견 제시의 형태로 소관 상임위원회인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안할 방침이다. 규제 방안은 국회 내부 규율을 다루는 ‘국회 규칙’에 담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과 관련, “국회 윤리규칙을 사무처에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보좌진 관리에 대한 규정이 담긴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은 현재 친인척 채용과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통상 친인척으로 불리는 혈연관계의 범위를 이번 기회에 보다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입법 로비는 청탁 아니다?… 불리한 건 다 뺀 낯 두꺼운 의원님들

    입법 로비는 청탁 아니다?… 불리한 건 다 뺀 낯 두꺼운 의원님들

    ‘고위공직자는 소속 공공기관이나 그 산하기관에 자신의 가족이 채용되도록 해서는 아니 된다.’ 2013년 정부가 제출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15조의 내용이다. 이른바 ‘김영란법’의 원안은 이처럼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가족 채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김영란법은 논의 끝에 원안의 이해충돌방지 조항 규정이 대부분 삭제된 채 통과됐다. 법안 명칭도 원안에 포함됐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가 빠지면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으로 바뀌었다. 최근 가족과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당시 김영란법이 원안에 더 가깝게 통과됐다면 이 같은 ‘가족 채용’ 관행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원안의 이해충돌방지 규정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외부활동 금지, 관련자와의 거래 제한, 소속 공공기관 등의 가족채용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또 고위공직자는 임용 전 3년 이내에 이해관계가 있었던 고객 등과 관련된 직무를 2년간 할 수 없도록 했고, 예산, 공용물, 미공개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논란의 핵심은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것이었다. 정무위에서 김영란법 원안을 검토했을 당시에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의 상당수는 이해충돌방지 규정에 몰려 있었다. 또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에 대한 논란도 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안을 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권익위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업무가 국정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에 직무 수행 과정에서 번번이 자신의 이해와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고, 야당은 “국민 여론을 생각하면 최고위 공직자만 제외할 근거가 없다”고 반대하며 공전을 거듭했다. 김영란법이 지난해 3월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금지 규정만 담아 통과되고 국회 정무위는 후속 조치로 이해충돌방지 법제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공전만 거듭했다. 지난해 국회의원의 자녀 취업청탁 논란 등이 불거지며 다시 한 번 원안의 이해충돌방지 규정이 주목받았지만, 여야는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도 이해충돌방지 규정의 타깃이 되기 때문에 입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컨대 원안의 이해충돌 방지 취지에 따르면 국회의원 자녀가 변호사로 일한다면 해당 국회의원은 상임위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선택할 수 없게 된다. 국회는 또 선출직 공직자의 민원전달 행위를 부정청탁 유형에서 제외해 국회의원만 성역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초 원안의 예외조항은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조례·규칙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만 규정했지만, 여기에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도 추가됐다.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이해충돌을 사전에 막기가 어렵다면 사후에 공직자의 이해충돌이 발생했을 때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해 9월 이전에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 국회의원 ‘김영란법 특권’부터 버려라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 국회의원 ‘김영란법 특권’부터 버려라

    친척 보좌진 채용 ‘씨족 의원실’로… 강효상 “교원·기자 빼고 의원 포함” 최근 국회가 불체포 특권 폐지, 친인척 보좌진 채용 규제안 마련 등 ‘특권 내려놓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약칭 청탁금지법)에 규정된 ‘특권’부터 지우는 게 보다 본질적인 해법이라는 인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김영란법은 공직 사회 저변에 깔린 ‘접대’와 ‘민원’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사실상 부정청탁 ‘사각지대’다. 때문에 국회는 ‘김영란법 무풍지대’가 아니냐는 자조 섞인 비판도 나온다. 김영란법 5조는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폐지 또는 정책·사업·제도 및 그 운영 등의 개선에 관해 제안·건의하는 행위’를 부정청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공익’에 부합하는 청탁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그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이 조항은 사실상 ‘입법 로비’나 민원을 허용하는 규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3일 “이 청탁 예외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이 선출직이라는 명목으로 부정청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특권”이라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개정안은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공직자 등’의 범위에서 제외토록 했다. 또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입법 과정에서 빠진 것이 의원의 ‘특권’을 강화하고, 의원실의 ‘씨족사회화’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3년 8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김영란법 원안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었다. 공직자의 4촌 이내 친척이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할 경우 ‘제척’되도록 하는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원안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당시 정무위 여야 간사였던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기식 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의원이 주무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와 상의도 없이 해당 규정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규정이 포함됐다면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의원들이 ‘특권’ 유지를 위해 스스로를 옥죄는 규정을 지워버렸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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