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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학교내 전파 0.3%라 안전하다고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코로나 학교내 전파 0.3%라 안전하다고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교육부 “3월 확진자 나온 학교 0.3%뿐” “학교, 코로나율 여전히 낮아…가정 감염 55%”3월에만 학교 감염 1200명↑…누적 7000명“가정서 감염된 아이, 학교 오면 안 번지나” 세종 초교 28명, 대전 9개교 68명 감염 확산부모, 재난알림 차단에 맘카페서 ‘정보 품앗이’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일 700명대로 치솟으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전날 3월 한 달간 확진자가 나온 곳이 전체 학교의 0.3%(62곳)에 그쳤다며 교육 현장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부는 특히 5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는 0.03%(7곳)에 불과하다며 “학교는 지역사회 대비 여전히 낮은 코로나19 발생률을 보이며 주된 감염경로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정 내 감염이 감염 경로의 55.5%로 교내 감염(11.3%)보다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 등교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등교 중단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 가운데 3월 교내 확진자는 학생 1103명, 교직원 156명 등 1200명선을 넘었다. “학교 감염의 폭발성 몰라 하는 소린가”“0.3%라 괜찮단 건가, 무책임한 말” 그러나 일선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현장 분위기와 너무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불안한 상황에서 황당한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세종시내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학교 감염의 폭발성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라면서 “가정에서 감염된 아이가 학교에 오면 안 번진다고 장담할 수 있나. 0.3%라서 괜찮다는 건지 무책임한 말은 삼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세종 종촌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달 29일 교직원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학생 13명, 교직원 7명 등 총 28명이 연쇄감염됐다. 학생·교사 등 1168명이 전수조사를 받아 734명이 자가격리됐고 전교생이 등교중지 상태다. 인근 고운동, 한솔동 등 4개 초등·고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대전에서도 이달 들어 학원발 집단감염이 발생해 6일 만에 9개 중고교 학생 49명, 고교 교사 1명 등 68명이 확진됐고 ‘n차 학교 감염’으로 확산됐다. 전북 전주 호성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이틀새 12명, 부산의 초중고 등 5개 교육기관에서도 하루에 8명이 확진되는 등 교내 전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기의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의 철저한 방역을 당부하기도 했다.전주, 부산 이어 대전 2단계 오늘 격상“재난문자, 불안 심화 민원에 알림 중단” 전주, 부산에 이어 대전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해 등교인원을 초·중학교는 3분의1, 고교는 3분의2 이내로 줄였다. 서울·경기에선 개학 후 1개월 만에 학교에서 900명에 육박하는 학생·교직원이 확진됐다. 이런 와중에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일부터 정부 지침이라며 확진자 발생과 동선 안내 등의 재난문자 알림을 중단했다. 학부모들은 자가격리시 자녀가 2주간 학교수업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확진에 대비할 수 있는 제한적인 정보마저 차단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늘면서 문자가 시민 불안을 심화시킨다는 민원이 늘어 지침대로 알림을 중단했다”면서 “어차피 역학조사 뒤 한참 늦게 띄우는거라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지역맘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학교 확진 상황과 대처, 동선 확인앱 설치방법을 공유하며 어렵게 ‘정보 품앗이’를 하고 있다. 맘카페에선 “정보가 없어 두려웠는데 감사하다”, “카페가 방역당국이나 시청보다 낫다”는 댓글이 줄잇고 있다.“교실 수업 줌으로 볼 수 있게 해달라”당국 “초상권 침해 등 문제, 논의 중” 자가격리되는 학생들은 대체학습물만 나올 뿐 학교 수업에 참여할 기회를 주지 않아 학부모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 고교생 학부모는 “시험이 코앞인데 동생이 자가격리 중이라는 이유로 등교중지돼 온라인 수업 같은 대책도 전혀 없이 2주를 보내게 됐다”고 호소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실 수업을 줌을 통해서라도 볼 수 있도록 학습권을 보장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선 교육청과 교육부는 학교 재량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운영사례도 있지만 학교마다 인프라 여건이 다르고 초상권 침해나 부모 동의 여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온라인 위주 대체학습자료만 제공하지만 해당 민원을 이해하고 있는 만큼 등교중지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실 수업을 줌으로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개정된 자가격리 지침(원격수업 및 등교수업 출결평가기록 가이드라인) 변화에 따라 학생 부모 등 동거인 중 일부가 격리 통지를 받았을 경우 학생은 호텔이나 친인척집 등 공간이 분리되는 곳에 접촉 없이 따로 지내면 등교중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4차 대유행 우려 속에 9일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발표한다. 학습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특수본, 투기 의혹 靑 경호처 과장 강제수사

    특수본, 투기 의혹 靑 경호처 과장 강제수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6일 투기 의혹이 불거진 대통령 경호처 과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후 청와대 경호처와 LH 진주 본사, 경호처 과장 A씨와 LH 현직 직원인 A씨 형의 자택 등 4곳에 수사관 11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A씨는 2017년 9월쯤 형의 배우자 등 가족과 함께 3기 신도시 지역인 경기 광명 노온사동의 토지 1888㎡를 매입했다. 경찰은 A씨가 형이 건넨 LH 내부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A씨를 대기발령 조처하고 관련 자료를 국수본에 넘겼다. 경기남부청은 또 이날 LH 직원 중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의 ‘시초 격’으로 지목된 B씨와 지인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경찰이 앞서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검찰은 보완을 요청한 상태였다. B씨와 그의 친인척·친구·지인 등 36명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광명 노온사동 22개 필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B씨는 이 땅의 매입을 주도할 당시 3기 신도시 개발부서에 근무하면서 3기 신도시 업무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검찰 보완수사 요구에 대해선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곤란하다”며 “보완 지시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만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북부경찰청은 포천시 내 도시철도 7호선 연장 노선인 소흘역(가칭) 예정지 인근에서 땅 투기를 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한 포천시 공무원을 7일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출범 한 달 만에야… 특수본, LH직원 첫 영장 신청

    출범 한 달 만에야… 특수본, LH직원 첫 영장 신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가 수사 개시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LH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3기 신도시 사업 추진 내부 정보를 이용해 광명·시흥지구 투기를 주도한 LH 핵심 직원을 찾아낸 것이다. 경찰은 이른바 ‘강사장’ 등 참여연대 등이 고발한 LH 직원들보다 먼저 투기에 나선 핵심 직원을 찾아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투기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들의 소환 조사는 아직 시작도 못 했고, 한 달이 지나서야 투기를 주도한 LH 직원을 찾았다는 게 늦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지난 2일 업무상 비밀 이용 등 혐의로 현직 LH 직원 A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이 LH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시민단체가 고발하거나 정부합동조사단의 수사의뢰 대상은 아니었다. 경찰은 A씨가 3기 신도시 투기의 ‘시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A씨와 그의 친인척·친구·지인 등 36명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광명 노온사동 22개 필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A씨는 이 땅의 매입을 주도할 당시 3기 신도시 개발부서에 근무하면서 신도시 예상지역의 개발 제한 해제를 검토하는 등 업무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시민단체가 폭로한 LH 직원 강모씨 등 15명은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시흥 과림동 등지에 28명의 명의로 14개 필지를 사들였다. 매입 시점으로 보더라도 A씨가 강사장 무리보다 앞선다. 전북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전담수사팀도 이날 LH 전북지역본부 직원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투기에 이용된 토지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B씨는 LH 전북지역본부에 근무하며 2015년 내부 정보를 이용해 완주의 한 개발 지역에 아내 이름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를 받는다. B씨는 경기남부청에서 하는 수사와 별건이다. 또 경찰은 투기 의혹으로 고발된 국회의원 5명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최승렬 특수본 수사단장은 “부동산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해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국회의원 본인 조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수원지법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토지를 가족회사 명의로 사들인 혐의를 받는 전 경기도청 간부 C씨의 불법 수익 재산에 대해 몰수보전 처분을 내렸다. C씨는 확정 판결을 받기 전까지 불법 수익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제주4·3연구소,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 출간

    제주4·3연구소,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 출간

    “살아야 했기에 삶을 이겨야 했다.” 제주4·3연구소가 4·3 시기를 살아낸 여성들의 구술집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를 펴냈다.지난해 4·3여성 생활사를 처음으로 기획, 주목을 끌었던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에 이은 두 번째다. 4·3속에서 여성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했으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주체적인 삶의 시간을 살았고, 오늘을 일궈낸 빛나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10대 소녀시절 4·3의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거나 겪었던 6인의 여성들이 어떻게 그 삶을 뚫고 나갔는지를 날 것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4·3과 당시의 삶, 이후의 생활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4·3이 남긴 트라우마, 고통을 이겨낸 삶의 시간들 속에 그들의 정신사를 추출해 볼 수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은 가장의 부재, 가족의 부재 속에 자신들이 삶의 주체로 나서 그 공간을 감당하였다. 살아내는 것이 최우선이었기에 작은 배움의 기회마저 멀었던 그들. 시국 탓이었다고 하면서도 70여년 동안 묻어두었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빨갱이”, “폭도” 누명을 벗기 위해 여자도 군인을 가야 했다는 한 여인의 삶에서는 또 하나의 4·3 여성사를 읽을 수 있다. 정봉영(1934년생)은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해 해방 직후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귀향. 마을 이장이던 아버지를 1950년 예비검속으로 잃었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고문 후유증으로, 막내 동생은 굶어 죽었다. 6남매의 맏이였던 그는 소녀가장의 삶을 살아야 했다. 가난보다 힘들었던 폭도 가족’이라는 누명. 아버지의 ‘빨간 줄’을 벗기 위해 19살에 여군에 지원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버지 ‘빨간 줄’ 때문에 이미 우리 가족은 ‘폭도’ 가족이 돼버린 거야. 나는 폭도 가족이라는 소리도 듣기 싫고.‘내가 군인으로 가서 빨갱이 누명을 벗어야지!’ 그 생각뿐이었어.” 김을생(1936년생)은 제주읍 영평리가 고향으로 4·3당시 열네 살. 집에 불이 붙고 마을이 초토화된 현장을 자신도 겪어야 했으며, 와중에 농사짓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참혹한 고문을 마주해야 했다. 이후 아버지는 대구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다. 4·3 피난처에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는 가장 아닌 가장이 되어 남동생을 보살펴야 했다. 2021년 아버지에 대한 4·3행방불명인 재심 재판을 신청,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가시나물서 고지는 멀지 않거든. 긴 소나무들을 비어서 지고 오다보면 억새에 걸려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이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왔어. 어떤 날은 장작해 오면 누가 보면 창피할까봐 집 뒤로 돌아가서 팰 정도였지. 집 뒤에는 큰큰한 토종 복숭아나무 세 개가 있고, 아무도 못 봤거든. 시집가기 전까지 장작 해다 말려서 팔았어.” 양농옥(1931년생)은 제주시 정실마을에서 살다가 9살에 부모가 일하는 일본으로 건너가 16살에 귀향. 4·3시기 아버지 언니 형부 조카를 잃었다. 아버지가 남긴 항아리에 감춘 돈을 밑천 삼아 소녀가장으로 여동생 둘과 삶을 꾸렸다. 60년 대 말 제주를 떠나 성남개발단지 천막생할을 하며 노점 야채상을 시작으로 하숙, 공장 하청 일 등을 하며 자식 4명을 공부시켰다. “살면서 뭐가 제일 부러웠냐면 나는 남이 ‘너 잘못 했어’ 그런 말 듣는 게 소원이었어. 그렇게 부럽더라고. 사람들마다 잘 한다 잘 한다 하는 말, 그게 싫었어. 부모 같으면 잘못한 거 잘못했다고 할 텐데….” 송순자(1938년생)는 4·3당시 용강리에서 살았고, 큰 아버지,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삼촌 등 친인척 여럿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6남매가 흩어져 삶을 살았고,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성담 쌓기에 동원됐으며, 어머니와 함께 가족의 삶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피난과 굶주림에 대한 세밀한 기억을 풀어놓고 있다. 스스로 새끼 꼬아 팔기, 양복점 기술자 등 온갖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갔다. “부잣집 사람들이 쌀 항아리에 막대기를 놔두면 쥐가 그걸 타고 들어가는 거라. 그럴 때면 옆집 어른이 그 쥐를 잡아줬어. 식탈이 난 동생한테는 그 쥐가 약이었어. 배가 차츰차츰 가라앉는 거라. 4·3 때문에 먹을 거 없고 피난 다닐 때 제일 생각나는 게 이 쥐 먹은 거야.” 임춘화(1947년생)는 대정 출생으로 4·3당시 행방불명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재가로 인해 어린시절 친척집에 맡겨졌다. 자신의 이름 대신 “양옥이 사촌 누이”라고 불리며 “감자떡 비누가 고구마로 보이는” 애달픈 삶을 살아야 했다. 2021년 ‘징역7년, 목포형무소’ 수형인명부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아버지의 군법회의 재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엄마도 나도 먹고 사는 일이 이렇게도 힘들 수 있을까요? 우리 외할머니 말씀처럼 시국을 잘못 만난 탓이겠죠. 아버지를 잃은 것도… 어머니와 헤어진 것도… 우리 남편이 보안대에 끌려간 것도… 모두 다 시국 탓이겠죠.” 고영자(1941년생)는 해방 전 어려서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귀향. 4·3을 만나 7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70여년 동안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해 애태우던 그는 지난 2020년 제주국제공항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유전자 감식을 통해 아버지와 상봉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9살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평생 노동 속에서 살아야 했다. 열네 살에 모슬포 신영물에서 부추, 갈치장사, 열여덟 살에 등짐지고 동네 여인들과 옹기장사에 나서기도 했다. “열여덟 살 나니까 할망들하고 옹기 장살 다닌 거라. 난 옹기 지고 다니고 할망들은 다니면서 팔고. 사람 하나만 보이면 꼭 짐 하나를 팔고 나왔어. 일 못하는 사람은 써주지 않아. 일을 잘해야해. 무조건 일만 잘하면 살 수 있어.”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죽을 것 같은 세월을 버티고 견뎌낸 제주4·3의 여성들은 삶이란 이런 것이다를 말없이 보여준 존재들이었다.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혹한을 이겨내고 살아낸 당당하고 위대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경찰, LH전북본부 투기 직원 친·인척 입건 수사 박차

    경찰, LH전북본부 투기 직원 친·인척 입건 수사 박차

    수도권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 중인 전북경찰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의 친·인척 등으로 확대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LH 전북본부 관계자 A씨를 소환해 6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데 이어 다음 주부터 또 다른 LH 전북본부 관계자 B씨와 그의 친인척 등 5명을 소환한다. B씨는 지난 2017년 아내 명의로 광명 3기 신도시 용지를 매입하는 등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또 B씨와 비슷한 시기에 광명 신도시 부지를 매입한 친인척 4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와 업무 관계자가 아닌 B씨의 친인척 4명에 대해서는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이 해당되지 않아 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농지 취득 자격 증명을 발급받으면서 작성한 토지 이용 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지난달부터 LH 직원 등 공공기관 임직원의 부동산 내부정보 부정 이용행위 6건을 적발해 수사중이다. 이들은 광명 신도시 부지와 완주 삼봉지구 토지 매입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회삿돈으로 땅 사고 유령법인에 넘기고… ‘탈세의 땅’ 된 신도시

    회삿돈으로 땅 사고 유령법인에 넘기고… ‘탈세의 땅’ 된 신도시

    농업회사 세워 농지 팔아 양도세 줄이고친척 명의 인건비 빼돌린 돈으로 땅 취득매매 불가 토지 지분 쪼개 판 기획부동산세금 피하려 매출 축소 신고했다가 적발국세청 “LH 직원·공직자 포함 여부 조사”#1. 3기 신도시 예정지인 하남 교산에 농지를 가진 A씨는 서류상 회사인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자신이 농사를 짓지 않았음에도 짓는 것처럼 위장한 뒤 이 농업회사법인에 땅을 팔았다. 이렇게 하면 양도소득세가 감면되기 때문이다. A씨는 농업회사법인 주식을 자녀가 주주로 있는 다른 회사에 헐값에 넘겨 편법 증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2. 건설업 법인 대표 B씨는 개발예정지역에서 고가의 토지를 취득했는데, 자금 출처가 불명확했다. 국세청이 파악해 보니 근무한 적이 없는 직원이나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꾸며 빼돌린 회삿돈이었다. 국세청은 법인세 탈루 혐의로 수억원을 추징했다. 3기 신도시 개발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같은 투기뿐 아니라 온갖 세금 탈루의 온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1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시흥 등 6개 지역에서 토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165명에 대해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이미 추징에 나섰거나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토지 취득 과정에서 자금을 편법으로 증여받은 115명, 회삿돈을 빼돌려 땅을 산 사주 일가 등 30명이 각각 적발됐다. 토지를 취득한 뒤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팔았음에도 매출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기획부동산 4곳, 영농을 하지 않으면서도 농지를 사들여 임대나 양도 과정에서 매출을 누락한 농업회사법인 3곳도 덜미를 잡혔다. 3기 신도시에서 토지거래를 중개하면서 수수료를 은밀하게 챙긴 부동산 중개업자 13명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주식회사 C사는 개발지역 땅 주인으로부터 대토보상권(토지 수용 시 보상금 대신 토지를 받는 권리)을 고가에 불법 매입해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국세청이 사주 일가를 들여다보니 임직원이나 친인척 명의로 가짜 급여를 지급하고, 위장 업체와의 허위 거래를 통해 법인 자금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C사에 땅을 판 주인들은 전매가 불법임에도 보상가격에 20%의 웃돈을 얹어 넘겼다. 땅 주인들도 양도세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공인중개사 D씨는 투자 권유를 잘해 준다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몇 년간 가격이 급등한 토지와 건물 등 1000억원대 매매를 중개했다. 하지만 중개수수료를 현금으로 받아 소득을 숨겼고, 인테리어와 등기설정 업자를 알선해 주고 챙긴 리베이트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3기 신도시 발표 이전 5년간 토지거래 중 일정액 이상의 거래 전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세무조사 대상으로 추렸다. 길게는 2013년 거래부터 검증했다. 부동산탈세 신고센터를 운영 중인 국세청은 2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이번 조사 대상에 LH 직원이나 공직자 등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제보 등을 바탕으로 검증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추가 조사 대상을 선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아직도… 저소득 8가구 중 1가구는 배곯는다

    아직도… 저소득 8가구 중 1가구는 배곯는다

    13% “충분히 못 먹어”… 전체 평균 4배근로자 사고 사망자 수 OECD 네 번째우리나라 저소득층 8가구 중 1가구는 최근 1년간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1’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소득 수준 ‘하’로 분류된 가구 가운데 13.0%가 식품안정성 미확보 가구로 나타났다. 식품안정성 미확보 가구는 ‘한 가족이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다. 11년 전인 2008년(29.3%)보단 16.3% 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2019년 전체 평균(3.5%)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소득 수준이 ‘상’으로 분류된 가구는 2008년 1.0%에서 2019년 0.0%로 줄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기준 4만 1389건으로 2015년(1만 9124건)의 2.2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은 3만 45건이었다. 학대 행위자는 친부(41.2%)가 친모(31.1%)보다 많았다. 여기에 계부모와 양부모까지 포함해 부모에 의한 학대는 75.6%였다. 이어 교사를 포함한 대리양육자(16.6%), 친인척(4.4%), 타인(2.2%) 순으로 이어졌다. 한국인이 차별을 경험한 사유로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 13.9%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나이(13.6%), 경제적 지위(10.3%), 비정규직 등 고용 형태(7.8%), 학력(7.7%) 순이었다. 우리나라 근로자가 사고로 사망한 경우는 2018년 기준 10만명당 5.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기준 시점이 다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7.52명), 멕시코(7.46명), 미국(5.24명)에 이은 네 번째였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6만 1769명이고, 특히 사망자는 1.48%에 해당하는 917명이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사회재난으로 인해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1047명)에 근접한 수치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는 2030년까지 전 세계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 달성하기로 합의한 17개 목표를 담고 있으며, 매년 국가별 이행 상황이 점검되고 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최신원 횡령에 그룹 차원 가담? SK 재무담당 前임원 소환 조사

    최신원 횡령에 그룹 차원 가담? SK 재무담당 前임원 소환 조사

    검찰이 구속 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 전 SK그룹 고위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추가 수사를 이어 가고 있다. 수사가 SK그룹 본사로 번지는 모양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최근 전 SK그룹 재무담당 임원이었던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 가족 및 친인척 등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6개 회사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최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A씨를 상대로 재직 당시 계열사의 유상증자 경위와 범행을 인지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차원에서 최 회장의 범행에 가담했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최 회장을 재판에 넘긴 이후 SK그룹의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불러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닻 올린 부동산 탈세 특조단… 친인척 자금 흐름까지 추적

    닻 올린 부동산 탈세 특조단… 친인척 자금 흐름까지 추적

    국세청이 3기 신도시 등 개발지역 내 일정액 이상의 토지거래 전체에 대해 탈세 행위가 있는지 들여다본다.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된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 방지 대책의 일환이다. 국세청은 30일 김대지 청장 주재로 전국 지방국세청장회의를 개최하고 ‘개발지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 구성과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조사단은 본청 차장을 단장으로, 자산과세국장과 조사국장을 간사로, 지방청 조사국장을 각각 추진위원으로 구성했다. 지방청 조사요원 175명과 개발지역 세무서 ‘정예’ 조사요원도 배치했다. 국세청은 검증 지역과 대상이 확대되면 인력을 추가로 확충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대규모 개발지역 발표일 이전에 이뤄진 일정액 이상의 토지거래에 대해 전수 검증을 벌인다. 추후에 구체적인 금액을 설정한다. 조사단은 또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를 설치해 대규모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탈세 제보도 수집한다.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NTIS)을 통해 파악된 정보와 관계기관이 수집한 자료 등을 활용해 탈세 제보를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검증에서 탈세 의심 거래가 발견될 경우 곧바로 세무조사로 전환한다. 탈세 혐의 거래에 대해 금융거래 확인 등을 통해 본인은 물론 부모 등 친인척의 자금 흐름과 원천을 추적해 편법증여 여부를 검증한다. 부동산 취득에 금융기관 대출을 이용했다면 대출 상환까지 모든 과정을 검증하고, 기업자금 유출 혐의가 드러날 경우 관련 기업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 탈루세액을 추징한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양도세 중과로 단기 투기 억제… 차명거래는 못 막아 ‘구멍 숭숭’

    양도세 중과로 단기 투기 억제… 차명거래는 못 막아 ‘구멍 숭숭’

    정부가 29일 내놓은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은 공직자의 투기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공직자의 부동산 거래 제한과 투기 거래로 얻은 부당이익을 최고 5배까지 환수하고, 토지 단기 보유자에게 양도세를 무겁게 물리는 대책은 투기 심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부동산 투기는 크게 보유하면서 얻는 임대소득과 처분할 때 나오는 양도차익을 노린다. 토지는 주택과 달리 직접 이용하지 않는 한 임대소득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대개는 땅값이 오른 뒤 팔아 양도소득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구입한다. 그런 점에서 단기 보유 토지에 대해 양도세를 양도차익의 70%까지 물리는 대책만으로도 땅투기 수요를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다. ‘대토 보상’ 제한도 택지지구에서 일어나는 투기를 막는 데 효과가 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은 대토 보상을 당장 금지하고, 대토 보상 제외 대상을 관련 업무 종사자까지 확대하면 대토 보상을 노린 ‘제2의 LH 투기’는 발붙이기가 쉽지 않다. 재산 등록을 국토교통부와 LH 등으로 한정하려던 계획을 바꿔 모든 공직자로 확대하고, 부동산 개발 과정에 관여하는 공직자의 부동산 신규 취득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도 반발은 따르지만, 공직자 투기를 막는 데는 효과적이다. 부동산 투기는 크든 작든 도시개발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만큼 특정 부처나 지자체, 특정 공기업 직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멍’도 보인다. 우선 차명 거래를 완벽하게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공직자도 마음만 먹으면 차명 거래로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투기할 수 있다. 자신 이름의 부동산 거래 내역은 쉽게 들춰낼 수 있지만, 가족이나 친인척 이름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것은 찾아내기가 어렵다. 공직자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이름으로 부동산을 산 내역을 확인하는 것조차 정보 공개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투기 혐의를 뚜렷하게 입증해 수사로 전환하지 않는 한 차명 거래 여부를 밝히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거래 내역이나 자금 흐름 내역을 강제로 확보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부동산 가격을 시세대로 신고하는지, 재산 변동이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추적할 구체적인 대책 없이 공직자 재산 등록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를 이용한 투기 여부를 명확하게 가려낼지도 의문이다. 부동산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의 부동산 구입을 원천적으로 막았지만, 모든 거래를 투기로 몰아세우기에 무리가 따른다. 투기 행위를 판단하는 데 다툼이 따르고 법적 논쟁도 불가피하다. 정보가 한두 단계 건너면 정보로서 가치가 없고, 연계성을 규명하기도 어렵다. 건물을 사들일 경우엔 투기를 가려내기가 더 어렵다. 주택이나 상가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하는 형식을 갖추면 마땅히 투기라고 특정할 수 없는 맹점도 있다. 건물은 이미 이용 목적이 확정된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민간인의 투기는 양도세 중과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도 한계다. 개발 업무를 다루는 엔지니어링 업체 직원도 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를 건설하려면 최적 노선, 나들목 위치 등을 찾아내는 업무에 용역회사가 함께 참여한다. 공직자의 부당 이익을 환수, 소급 몰수하는 대책은 위헌 소지 지적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LH 투기 사태 한 달, ‘철저한 진상규명’ 외면하는 정부”

    “LH 투기 사태 한 달, ‘철저한 진상규명’ 외면하는 정부”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사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 부동산 개혁을 촉구했다. 29일 민중공동행동은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문제가 드러난지 한 달이 돼간다”며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철저한 진상규명’ ‘전수조사’를 운운하면서 토지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해 지난 3~5년간 거래내역을 조사하고 자금 흐름을 역추적해 실소유주를 밝히는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정부의 조사로는 공직자들의 실명 거래, 배우자와 친인척 명의의 거래만을 밝힐 수 있을 뿐, 진짜 차명거래는 밝히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주도해 처리한 ‘특검’ 역시 구성에만 한 달 넘게 걸리는 등 투기행위자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크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인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대책과 법안들을 쏟아내고, 정부는 불법 이익 환수와 3~5배의 벌금 부과 등의 투기근절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이런 대책은 ‘부동산이 돈이 된다’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에 토지 개인소유 문제 자체를 짚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중공동행동은 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즉시 도입,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공공주택 민간매각 및 분양 중단, 공임대주택 획기적 공급, 비농업인 농지 소유 금지 등 농지법 개정,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진정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이 나라를 공정한 나라로 만들고자 한다면, 토지가 공공재라는 기본적 입장을 세우고, 제2의 토지개혁으로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해체하겠다는 결의에 찬 정책들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국회의원 3명 등 공직자 116명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국회의원 3명 등 공직자 116명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경찰이 국회의원 3명과 지방자치단체 시도의원 19명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내사 및 수사 대상인 공직자만 116명이다. 수사에 탄력이 붙을수록 피의자 신분의 공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또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차명 부동산 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24일 국토부와 LH 본사를 상대로 두 번째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 최승렬 수사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총 89건, 398명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사건은 33건(134명)으로 수사 대상자 중 공무원은 85명, LH 직원은 31명이다. 국회의원 3명, 시도의원 19명도 있다. 가족과 본인이 투기 의혹에 연루된 국회의원은 총 6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경기 부천 땅을 2015년 지인과 나눠 매입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수사하고 있고, 경남경찰청이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을, 부산경찰청이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과 전봉민 무소속 의원을 수사 중이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 배우자도 지난해 7월 남양주 땅을 샀다가 고발됐다. 같은 당 김주영 의원 역시 부친이 2019년 9월 경기 화성 남양뉴타운과 인접한 임야를 쪼개기 매입해 투기 의혹을 받는다. 최 단장은 “수사 상황에 따라 인원은 변동될 수 있다”며 “고위공직자 2~3명도 내·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전날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경기 포천시 공무원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 단장은 “피의자가 철도부지 선정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고, 시기를 봤을 때 정보를 이용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경찰이 A씨를 대상으로 신청한 몰수추징을 인용했다. 부동산 투기 공분을 일으킨 LH 직원 15명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청은 다음주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청은 이날 국토부 공공주택본부와 LH 본사를 압수수색해 2015년 이후 근무한 모든 전·현직 직원의 인적 사항을 확보했다. 이들이 친인척 명의로 차명거래를 했는지 수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특수본, 국회의원 3명·시도의원 19명 내·수사…LH 직원 ‘강사장’ 추가 소환할 듯

    특수본, 국회의원 3명·시도의원 19명 내·수사…LH 직원 ‘강사장’ 추가 소환할 듯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회의원 3명과 지방자치단체 시·도의원 19명을 내·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사 대상인 공직자만 116명으로 수사에 탄력이 붙을수록 수사 대상인 공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국토교통부와 LH 직원의 친인척 명의의 차명 거래를 수사하기 위해 국토부와 LH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 최승렬 수사단장(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은 24일 경찰청에서 LH 등 투기의혹 수사 브리핑을 열고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총 89건, 398명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기 신도시 사건은 33건(134명)으로 수사 대상자 중 공무원은 85명, LH 직원은 31명이다. 특히 국회의원은 3명, 시·도의원은 19명이다. 현재 가족과 본인이 투기 의혹에 연루된 국회의원은 총 6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3기 신도시인 경기 부천시 땅을 2015년 지인과 나눠 매입해 고발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도 지난해 7월 자신의 지역구인 남양주 땅을 구입해 고발됐다. 같은 당 김주영 의원 역시 부친이 2019년 9월 경기 화성 남양뉴타운과 인접한 임야를 쪼개기 매입해 투기성 매매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과 이주환 의원, 무소속 전봉민 의원도 직권남용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최 단장은 “고위공직자 2~3명도 내수사 대상이며 수사 상황에 따라 수사 대상 숫자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전날 오후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포천시 공무원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 단장은 “피의자가 철도부지 선정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충분히 취득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고, 시기를 봤을 때 내부정보를 이용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고 말해다. 그는 또 “공직자의 내부정보 이용에 대해선 구속수사 방침을 두고 수사할 것”이라며 “18개 시도청과 국수본이 협의해 일정한 기준으로 구속영장 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공분을 일으킨 LH 직원 15명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청은 이르면 다음 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심 피의자인 LH 직원 ‘강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한 차례 더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경기남부청은 이날 오후 국토부 공공주택본부와 LH 본사를 압수수색해 2015년 이후 근무한 모든 전·현직 직원의 인적사항을 확보했다.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이 친인척 명의로 차명거래를 했는지 수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속보]경찰, 국토부· LH 본사 추가 압수수색

    [속보]경찰, 국토부· LH 본사 추가 압수수색

    경찰이 24일 3기 신도시지역 투기 의혹 조사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LH본사를 압수수색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세종시 국토부, 오후 3시30분부터 경남 진주 LH 본사를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은 국토부 공공주택본부와 LH공사에서 2015년 이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전·현직 공무원과, 직원들의 인적사항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인은 물론 친인척 차명 거래까지 살펴볼 계획이다. LH 진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9일과 17일 이후 3번째이며, 국토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지난 17일 이후 2번째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대상에 오른 직원들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투기 정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이번 비리 의혹을 제기한 지 17일 만인 지난 19일 LH 직원 3명을 부르면서 소환조사를 시작한 경찰은 이날도 직원 3명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관련 LH 전·현직 직원 15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모두 재산등록하라고?”… 150만 공직사회 ‘술렁’

    “모두 재산등록하라고?”… 150만 공직사회 ‘술렁’

    여당과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공직자의 재산 등록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무원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22만명인 재산 등록 대상자가 150만명으로 확대되는 등 큰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직사회의 투기 근절을 위한 고육지책이라지만 일각에선 과도한 처사라는 불만이 나온다. 친인척 등을 통한 차명거래는 여전히 적발하기 어려워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인 LH 사태 재발 방지책에는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공직자는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고, 향후 공무원·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지방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로 재산 등록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 공직자 재산 등록은 4급 이상 공무원(일부 특정분야는 7급 이상)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등 22만명에 대해 이뤄지고 있다. 전체 공무원으로 확대되면 행정·입법·사법부를 합쳐 111만 3800명이 재산 등록 대상이 된다. 또 공직자 범주에 들어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임직원 41만여명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 경우 150만명을 넘는 이들이 재산을 등록한 뒤 해마다 변동사항을 신고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산 등록이 모든 공직자로 확대되면 공직사회 청렴도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다수의 전망이다. 하지만 부동산과 업무 관련성이 적고 개발정보 접근 가능성도 없는 하위직 공무원까지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검토보고서도 “과도한 규제가 아닌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런 대책으로도 친인척를 이용한 차명거래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현행 재산 등록 제도는 본인과 배우자, 본인의 직계 존·비속의 재산으로 한정된다. 본인이 부양하지 않으면 직계 존·비속이라도 경제적 독립을 이유로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재산 등록 대상자가 갑자기 급증하면 관리 인력 부족 등으로 ‘부실 심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공직사회에선 일부 볼멘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업무와 무관한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공직자란 이유만으로 정부가 재산을 ‘빅브러더’처럼 들여다보겠다는 건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제부처 공무원은 “정부의 1차 합동조사에서도 국토교통부는 한 명도 투기 의심 사례가 적발되지 않았다”며 “차명으로 숨겼을 가능성도 있지만 공직사회는 이미 이런 문제에 대해 엄격한 기강이 잡혀 있다”고 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부산 선출직·공직자 부동산 비리조사 특별기구 여야정 합의

    부산 선출직·공직자 부동산 비리조사 특별기구 여야정 합의

    부산 선출직·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비리를 조사하는 특별기구가 구성된다. 부산시는 여야 정치권이 부산 선출직·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비리를 조사하는 특별기구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시청 26층 회의실에서 이병진 시장 권한대행,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시당위원장,하태경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신상해 시의회 의장이 참석해 부동산 비리 조사 특별기구 구성 합의서에 서명했다. 특별기구는 여당,야당,부산시가 동수로 조사위원을 구성한다.최근 투기의혹이 불거진 강서구 가덕도·대저동,기장군 일광신도시,해운대 LCT 등이 대상이다. 조사 시기는 최근 10년 이내로 하되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부산 전·현직 선출직 전원과 부산시 고위공직자 전원,그 직계가족 및 의혹이 있는 관련 친인척이 조사 대상이다. 전직 공직자는 본인 동의를 전제로 한다.투기가 확인된 전·현직 공직자에게는 실질적 징계나 퇴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인력,예산 등 행정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기타 필요한 사항은 특별기구 합의로 결정한다. 부산 여·야·정은 합의식 이후 이른 시일 안에 특별기구를 구성해 부동산 비리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공직자 부동산투기 신고센터 개소…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나섰다

    공직자 부동산투기 신고센터 개소…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나섰다

    홈페이지·이메일·전화 등으로 제보 접수지역·대상·시기 등 구체적 정황 밝혀야 “정부, 적극적 조사 의지 보이지 않아…주말·체험영농 목적 농지취득 제한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4개 단체는 17일 ‘공직자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를 연다고 밝혔다. 신고센터는 이날부터 공직자와 그 친인척·지인의 부동산 투기에 관한 제보를 받는다. 공직자에는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을 비롯해 법관, 검사, 경찰·소방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등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제보는 경실련 홈페이지, 전화(02-766-5629), 이메일(singo@ccej.or.kr)로 접수받고 있다. 제보할 때에는 투기 지역과 대상, 시기 등 구체적 정황을 밝혀야 한다. 경실련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운영위원단이 조사를 벌여 구체적 투기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고발 등 조치를 결정하고 제보자에게 최종 처리 결과를 통지한다. 경실련은 정부 합동조사단이 일부 공공기관 직원이나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조사 대상을 제한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아 신고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형식적이고 간소화된 농지 취득 절차가 농지 투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농지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농지를 취득하고 소유할 때 예외 없이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 그 계획을 의무적으로 이행하도록 하고, 주말·체험 영농을 목적으로 한 농지 취득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업회사법인이 기획부동산업체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법인 출자자 중 비농업인의 비율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쏟아지는 여당발 대책…전문가들, “특검은 의문·전수조사 한계”

    쏟아지는 여당발 대책…전문가들, “특검은 의문·전수조사 한계”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특검, 선출직 공직자 전수조사, LH 5법’ 등 파격 대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부동산 범죄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일부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실효성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신문이 15일 학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전문가들은 LH에만 초점을 맞추는 대책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LH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서성민 변호사는 “LH만이 아니고 다양한 공기업 종사자와 공직자에게 집중해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전직자나 퇴직자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가 돼야 국민들이 ‘제대로 처리하고 있구나’ 생각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지금 정부·여당의 대책은 사람 목을 죄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거래는 자유롭게 하고 보상과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왜 계속 LH 직원만 규제하려 하나”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여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먼저 특검 카드도 꺼냈다. 통상 특검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야당이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검찰의 역할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뉘었지만, 장시간 소요되는 특검에 대해선 회의적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자금 추적 등 고유권한을 가진 검찰이 주도해 방향을 잡고 빠른 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며 “특검은 수사 시작까지 최소 한 달이 걸리고, 실제 수사 완료 시점을 생각하면 시간이 꽤 걸린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당이 특검으로 시간도 벌고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변호사는 “특검이 정답일 수 없고 일단 합수본(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 수사에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전수조사나 재발방지를 위한 LH 5법의 경우 긍정 평가가 많았지만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 변호사는 “친인척이 포함된 전수조사로 현황을 파악하고 추가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사무총장은 “1차 정부 합동조사에서 맹탕으로 나왔듯 차명 거래를 밝히지 못하면 말짱 꽝”이라며 “전수조사가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으로선 직무관련성을 입증하기도 어렵고 처벌도 쉽지 않다”며 이해충돌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세종 건설’ 前 행복청장도 땅 샀다…공직자 너나없이 투기

    ‘세종 건설’ 前 행복청장도 땅 샀다…공직자 너나없이 투기

    전임 행복청장 등 공직자 너나없이 세종시 부동산 투기에 뛰어든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하나둘씩 투기의 실체가 벗겨지면서 ‘세종시는 투기장’이라는 사실이 점차 선명해 지는 형국이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세종시 공무원 A씨와 시의원 B씨 등 2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시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도시공원 조성 정보를 취득한 뒤 4000만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했다. 이 땅은 현재 10배가 넘는 4억~5억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A씨가 시세 차익을 노리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 투기했다고 보았다. 시의원 B씨는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내 연서면 와촌리에 임야 2만 6182㎡를 매입했다. 정의당은 “B씨는 행정수도 건설 얘기가 나온 후인 2005년 산을 매입했지만 직위를 이용해 국가산단 후보지를 확정하는데 관여하면서 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씨는 주변에 “세종시의원 중에 내가 최고 부자”라고 말하는 등 평소 자신의 부를 과시했다는 소문이 떠도는 상태다. 이혁재 세종시당위원장은 “세종시가 조사 대상을 산업단지로 국한한 것은 수박 겉핥기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또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기간 만료 등 이유로 공공임대 주택을 분양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친인척이나 지인 등에게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제기하고 이 부분도 경찰에 수사의뢰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LH 직원들이 홈페이지에 분양 공고를 하면서 ‘세종시’가 아닌 ‘전국단위’로 검색해야 확인할 수 있도록 까다롭게 한 뒤 친인척 등에만 알려줬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세종시 해들마을 5단지 등을 사례로 들고 ‘LH 직원의 친인척 등이 다수 분양받았다’는 제보가 많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종시 건설을 맡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지낸 C씨도 연서면 봉암리 토지 622㎡와 부지 내 경량철골 구조물을 매입했다. 퇴임 후인 2017년 11월 말 매입했지만 이듬해 8월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9개월 전이어서 내부 정보 이용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C씨는 “퇴임 후 세종시에 정착하려고 매입했는데 지금 거기에 살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한편 시의 수사의뢰서를 접수받은 세종경찰청은 이날 시 공무원 가족 3명을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로 전환했다. 이들은 6급 공무원 D씨와 친동생 4급(서기관) 공무원, D씨의 아내인 무기계약직 공무원이다. D씨는 국가산단 선정 6개월 전인 2018년 2월쯤 아내 명의로 와촌리 토지를 매입한 뒤 더 많은 보상을 위해 조립식 건물을 지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청은 이와 함께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민간인 4명도 입건해 수사에 착수하는 등 부동산 투기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세종시는 밟는 곳마다 투기 아닌 곳이 없다고 해 ‘지뢰밭’이라고 부른다”라면서 “성역 없는 수사, 관용 없는 처벌, 불법 취득 부동산 환수·몰수 등의 강력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광주 공무원 2명, 산정지구 토지 거래 확인했지만…

    광주 공무원 2명, 산정지구 토지 거래 확인했지만…

    최근 공공택지지구로 발표된 광주 광산구 산정지구에서는 공무원 2명이 토지를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매입·매도 시점으로 미뤄 투기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15일 산정지구 공직자 투기 의혹 자체 조사 결과 2명이 해당 지역에서 토지를 거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2016년부터 5년간 산정동,장수동의 공공주택 조성 예정지 402건을 포함해 모두 4000여건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는 산정지구 402건의 거래자를 업무 관련자,그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시와 광산구 공무원 명단과 비교해 시 1명,광산구 1명씩 2명이 토지를 거래한 사실을 파악했다. 광주시 직원은 2005년 6월 5000만원에 매수한 토지(밭 407㎡)와 2016년 6월 해당 토지의 진입도로를 확보하려고 1800만원에 추가 매수한 토지(밭 83㎡)를 2018년 8월 1억5500만원에 매도했다. 광산구 직원은 2013년 9월 5352만원에 사들인 토지(논 740㎡)를 2017년 2월 6800만원에 매도했다. 이들은 모두 가족 농장을 위해 땅을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신규택지 공급 계획 발표 시점이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광주시와 입지 선정을 논의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과 매수 시점의 간격이 길어 투기성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고 감사위원회는 판단했다. 정부 발표 전 소식을 접한 업무 관련자 17명,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71명의 거래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감사는 매매자와 공무원 명단의 단순 비교 작업에 그쳐 친인척이나 지인의 명의를 활용한 거래는 전혀 걸러낼 수 없는 형식적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차명 거래 등 구체적인 거래 현황은 경찰 수사 등을 통해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감사위원회는 전했다. 이갑재 광주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산정지구 개발 예정지로 한정했지만,지구 주변에서 거래된 나머지 3600여건도 지속해서 검증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광주경찰청 수사 전담팀은 해당 지구내 LH 직원들이 토지를 거래했는 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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