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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백억 정치권 음성유입 추정/노씨 기소­비자금 조성·용처

    ◎기업서 3천5백억… 총 4천6백억 조성/사채놀이 등 3천7백억만 사용처 확인 5일 검찰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발표결과 최대관심사이던 노씨 비자금의 정치자금 유입은 13·14대 총선유입분의 총규모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더 밝혀지지 않은 채 「장기미제」사건으로 미뤄졌다. 검찰은 일단 향후 광범위하고 보다 심층적인 계좌추적을 통해 그 전모를 밝히겠다고 확언했으나 사안의 성격 및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계좌추적 작업의 특성으로 미루어 단시일안에 진상이 밝혀지거나 공개될 전망은 어두워 보인다. 그러나 이날 검찰은 이 문제에 대한 수사결과를 비록 밝힐 수는 없지만 중대한 진전상황이 있음을 내비춰 주목된다. 안부장은 이날 5공화국으로부터 6공화국으로 흘러들어온 돈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우리가 밝힌 내용으로는 없었다』고 말했다.또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받은 돈이 20억원뿐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수사중이다』라는 한마디를 던진 뒤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안부장은 그러나 그동안 노씨 비자금의 정치권유입여부에 대해 『말할 수 없다』『수사상 기밀이다』로 일관해오던 답변에서 이날 처음으로 『상당히 민감한 문제다』『설령 정치권에 유입됐다고 하더라도 수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 공표하지 않겠다』고 한걸음 나선 대답을 했다.이같은 답변은 사실상 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암시로 풀이된다. 검찰이 이날 발표한 노씨의 조성비자금총액은 4천5백억∼4천6백억원.35명의 재벌총수로부터 떡값,대형공사수주의 대가 및 신규사업진출시 특혜를 대가로 5억∼2백50억원씩 모두 3천4백억∼3천5백억원을 거둬들였다는 것이다. 나머지 1천1백억원은 87년 대통령선거를 위해 조성한 자금중 사용하고 남은 돈과 당선후 취임시까지 받은 성금이라고 검찰은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계산은 노씨의 진술을 근거로 한 것이며 기업체로부터부터 받은 돈과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돈을 모두 합친 액수다. 이 가운데 검찰이 확인한 돈은 신한은행 등 9개 금융기관에 개설돼 있던 37개 계좌의 입금액과 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금액을 합쳐 4천1백89억원이다. 특히 검찰은 노씨와 이현우전청와대 경호실장 등 자금조성관여자와 돈을 준 기업체관계자에 대한 조사결과 2천8백38억여원에 대한 구체적인 수수사실을 밝혀냈고 사용처로는 13·14대 국회의원선거지원금 1천4백억원과 부동산의 위장매입자금 3백82억,그리고 퇴임당시 남아 있던 금융자산 1천9백9억원(변칙실명전환하여 기업체에 사채놀이한 돈 9백69억원 포함)등 모두 3천6백90여억원만 밝혀내는 데 그쳤다. 따라서 조성금액과 사용처 사이에는 8백억∼9백억원의 돈이 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이 돈이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대선자금 및 정치권 유입자금일 가능성이 짙지만 이 돈의 구체적인 행선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재산 몰수·추징 어떻게 하나/수사·재판기간 은닉막게 보전 청구/형 확정땐 증식된 재산도 국고 환수 검찰이 5일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라 노태우전대통령이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서울지법에 노씨의 전재산에 대해 보전을 청구,그 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이날 ▲노씨의 금융자산 1천9백9억원 ▲친인척 명의의 부동산 유입 채권 3백82억9천4백만원 등 2천3백∼2천4백억원과 서울 연희동 자택과 대지,대구 소재 전답 등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포함해 2천8백억여원의 재산에 대해 보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은 지난해 인천 세도사건 직후,공무원이 뇌물 또는 횡령죄 등을 범하더라도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재산을 몰수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수사 또는 재판 과정에서 빼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지난 1월5일 제정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법이 적용된 사례는 없기 때문에 노씨는 범죄행위로 재산을 몰수당하는 최초의 전직 공무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법에 따르면 뇌물·횡령 등 범죄를 범한 전·현직 공무원에 대해 기소 전에도 수뢰·횡령액과 증식분에 대해 몰수 보전 청구를 통해 재산을 빼돌릴 수 없도록 묶어둔 뒤 형이 확정되면 국가에 귀속시킬 수 있도록 돼 있다. 검찰은 법원이몰수·추징의 보전 신청을 받아들여 징역형과 함께 노씨 재산에 대해 몰수형과 추징형을 병과하면 국고에 환수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몰수 보전은 민사소송법의 「가압류」와 같은 것으로 법원이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이면 노씨는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검찰이 노씨가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은 물론 개인 재산 전액에 대해 몰수 또는 추징을 구형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노씨는 재산을 모두 몰수·추징당하고도 국가에 대해 채무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 검찰·연희동 표정/검찰­수사 “활기”/연희동­자책·침통

    ◎질문서 수정보완 등 철저한 준비­검찰/핵심참모 속속집합… 대응책 논의­연희동 검찰은 3일 상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안양교도소에 전격 구속 수감한 뒤 곧바로 수사팀을 보내 12·12사건 피고소·고발인 조사에 돌입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검찰◁ ○…검찰은 이날 안양교도소에서 전씨를 신문하기 위해 지난해 12·12수사때 작성했던 3백7개의 문항을 수정보완,3백50여 문항으로 구성된 질문서를 작성하는 등 치밀한 준비. 검찰은 추가 질문사항 작성을 위해 전씨의 고문변호사 이양우씨가 쓴 「12·12에 대한 전대통령의 소견」이라는 책을 많이 참고했다는 후문. 이 책은 전씨가 지난해 12·12 피고소·고발인으로서 검찰에 답변서를 제출할때도 크게 의존했던 전씨측 입장의 「핵심정리서」로 검찰관계자는 『전씨의 혐의사실에 대한 발뺌이나 답변회피에 대비,적을 먼저 알기위해 택한 방법』이라고 설명. ○…서울지검 특별수사본부 주임검사 김상희 형사3부장과 채동욱,이부영,이종대 검사등 4명은 전씨가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직후인 이날상오11시쯤 전씨에 대한 구류조사를 벌이기위해 서둘러 교도소로 향했다. 이들은 12·12 군사반란 모의과정,정승화 당시 육참총장 연행경위,최규하 전대통령에게 정총장 연행을 재가받은 과정,신군부측의 병력동원 과정 등을 3백50여문항을 통해 집중조사. 김부장검사는 조사를 하러 가기전 『전씨는 오늘만이 아니고 필요할 때마다 조사할 것이다.앞으로 검찰청으로 부르는 소환조사도 수사상황에 따라 하겠다』고 말한 뒤 첫 대통령 조사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긴장감과 함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조사를 하겠다』고만 짤막하게 답변. ○…전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의외로 자정 무렵까지 길어지자 검찰 주변에서는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긴장감이 감돌기도. 안양교도소에 갔던 김상희 수임검사 등 4명의 수사진은 11시간여 동안의 조사를 끝내고 자정이 넘어 서울지검으로 복귀. 때문에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속전속결 의지대로 전씨의 조속한 기소를 위해 본격 조사를 강행한 것으로 관측. 특히 빠르면 5일로 임박한 최규하 전 대통령및 12·12 관련자에 대한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전씨에 대한 끈질긴 사실 조사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것. 자정이 넘어 서울 지검으로 돌아온 김 주임검사는 『아무 말도 안했으면 이렇게 오래 조사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해 전씨가 혐의내용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음을 시사. 한편 이종찬 특별수사본부장의 방에 이날 하오 11시쁨 최 전 대통령의 법류대리인인 이기창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3분여동안 통화해 최씨의 소환 조사를 위한 마지막 절충이 한창임을 시사. 이에 따라 최씨는 빠르면 5일 조사에 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수. ▷연희동◁ ○…전씨가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직후 친인척과 핵심측근들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씨집을 잇따라 찾아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 이날 상오 10시35분쯤 부인 이순자씨의 동생 창석씨 부부가 모습을 나타낸 데 이어 맏아들 재국씨와 전씨의 형 기환씨 부부가 방문. 비서들은 『가족들이 전전대통령에 대한 처벌 수위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자책과 체념에 빠졌다』고 소개. 또 전씨의 합천행에 동행했던 핵심참모들도 속속 다시 연희동에 집합,상오 11시30분쯤 장세동·안현태·이양우씨가 굳은 표정으로 전씨집을 찾은 데 이어 20분쯤 뒤 허문도·민정기씨도 방문. 이들은 30분 남짓 앞으로의 대응책을 논의한 뒤 함께 집을 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 연희동서 솜한복 교도소에 미리 전달/전씨 영장집행서 수감까지

    ◎안양교도소앞 시민들 과자 던지며 시위/고향 친인척,영장집행 수사관 한때 저지 전두환 전대통령은 3일 상오 묵고 있던 경남 합천군 내천면 율곡리 생가마을에서 검찰 수사관 9명에 의해 압송돼 안양교도소에 전격 수감됐다.영장 집행과정에서 친인척과 주민들이 수사관에 항의하는 가벼운 승강이가 있기는 했으나 전씨측이 순순이 협조해 우려했던 불상사는 없었다. ▷수감◁ 전씨를 태운 서울2버 4442호 검정색프린스승용차는 경남 합천을 떠난지 4시간10여분만인 3일 상오 10시37분쯤 안양교도소에 도착. 승용차 뒷자리 검찰 수사관 2명 사이에 푹 눌러앉은 전씨는 입을 굳게 다문채 잠을 설친 탓인지 초췌하고 침통한 모습. 전씨를 호송한 승용차는 경수산업도로 신군포 사거리 앞에서 우회전,교도소 입구에 도착,외정문 초소,외정문,정문까지 2백50여m를 질주하는 과정에서 취재진들이 포토라인을 제대로 지켜 노태우 전대통령 수감 때와는 달리 혼잡은 거의 없었다. ○…전씨가 탄 승용차가 교도소 진입로에 들어설때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안양지부」 소속 회원 15명이 「5·18 학살자를 처벌하라」 「전두환을 사형시켜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채 같은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뻥튀기 과자를 던지며 시위. 전씨는 처음 이들이 자신을 환영하는 사람들로 착각,손을 들어 응답하려다 당황해 손을 내리기도. ○…전씨가 구속 수감된지 1시간여 만인 3일 상오 11시35분쯤 12·12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 김상희 주임검사 등 검사 4명이 전씨를 조사하기 위해 안양교도소를 방문. 서울 3포 5321호 캐피탈 등 승용차 2대에 나눠 타고 교도소에 도착한 김부장검사 일행은 『무슨 조사를 할 것인가』는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 『말할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 ▷압송◁ 전씨 압송팀들은 합천을 출발,고령에서 88고속도로로 들어서 남대구 IC를 거쳐 경부고속도로 진입,안산­동수원 톨게이트∼북수원IC∼안양 코스로 이동. 전씨의 호송차량 행렬에 대해서는 시·도 경계가 바뀔때 마다 교통 안내 경찰이 임무를 교대하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가 없었으며,대전 부근 지점에서 잠시 정차했으나 보도진이 몰려들자 곧 바로 다시 출발해 안양교도소까지 직행. 전씨는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잠을 잘 이루지 못한듯 간혹 꾸벅뿌벅 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시종일관 입을 꼭다문채 굳은 표정. ○…전씨가 수감되기 전인 상오 10시쯤 연희동에서 2개의 분홍색 보따리에 전씨의 내의 3∼4벌과 솜을 넣은 한복 1벌을 미리 안양교도소측에 전달해 눈길. 서울 4초4133 검은색 프린스 승용차에서 내린 2명은 보도진이 진을 치고 있는 사이를 지나 교도관에게 접근,『연희동에서 왔다』며 슬그머니 입소. ▷영장집행◁ 이수만 서울지검 수사1과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관 9명은 합천경찰서 경찰관 1천여명의 지원을 받아 2일 상오 5시59분쯤 전씨가 머무르고 있는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 장조카 전규명(62)씨 집에 도착한 뒤 10분만에 집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수사관들이 집으로 들어가려 하자 동네 청년 10여명이 대문을 가로막고 진입을 막았으나 경찰은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해서는 안된다.여러분들의 행위는 불법행위다』라고 3차례 경고한 뒤 대문을 밀치고 수사관들을 들여보냈다. 이 과정에서 동네 청년과 경찰간에 승강이가 벌어지자 전씨의 측근 한 사람이 나와 『영장집행에 최대한 협조할테니 잠깐만 기다려 달라.어른(전두환씨를 지칭)이 가족과 잠시 이야기 중이다』라고 사정. 이과장 등은 이어 상오 6시9분쯤 전씨가 있던 안방으로 들어가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사전구속영장을 제시한뒤 26분만인 상오 6시30분쯤 전씨와 함께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던 서울 2버 4442호 프린스승용차에 타고 안양으로 출발. 상오 6시35분쯤 초췌한 모습으로 검은색 양복과 검정코트에 흰 목도리를 걸치고 수사관들과 함께 방을 나온 전씨는 집앞에서 차량에 탑승하기까지 50여m를 뒤따르며 『한마디 해 달라』는 취재진의 끈질긴 요구에 묵묵부답하며 전날 합천으로 내려 올 때에 비해 한결 비통한 표정.
  • 고속도 시속 140㎞ “과속귀향”/전씨 소환 불응­합천행 스케치

    ◎“국민위해 일했다” 선영입구 즉석 연설/영장발부 소식에 측근행동 오락가락 전두환 전 대통령은 2일 검찰의 「12·12」재수사에 결코 협조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현정권과 정면대결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대국민담화문을 전격 발표하고,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 ○…전씨는 이날 상오9시 검정색 오버코트에 흰 목도리 차림으로 1백50여명의 취재진이 대기중이던 연희동 자택 앞길에서 측근들이 밤새 작성한 담화문을 낭독.전씨는 이원홍 허문도씨 등 측근이 둘러싼 가운데 8분남짓 계속된 발표 중간중간 입을 굳게 다무는 심각한 표정을 보이며 시종 위엄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 ○…발표문 낭독을 마친 전씨는 장세동,안현태씨 등 20여명의 측근·수행원과 함께 강경순국립묘지 관리소장의 안내를 받아 현충탑에 헌화·분향.5분여 참배를 마친 전씨는 방명록에 「제12대 대통령 전두환」이라고 서명한 뒤 9시38분쯤 승용차를 타고 고향인 합천으로 쫓기듯 황급히 출발. ○…전씨의 대국민담화문은 1일 하오 2시쯤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고 16시간동안 군 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준비작업 끝에 나왔다.전씨의 법률고문인 이양우변호사는 소환통보를 받고 장세동씨 등 측근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측근들은 택시 등을 이용,스위스 그랜드호텔에 집결.가명으로 예약된 호텔의 방에 모인 이변호사,장씨,안현태 전 경호실장,허문도 전 문공장관,정관용 전 총무처장관,이학봉 전 의원,박영수 전 청와대 비서실장,민정기비서관 등은 소환에 응할지를 토론한 끝에 「불응」쪽으로 결론.성명서 작업 「실무팀」은 사안별로 초안에 관한 윤곽을 제시하는 공동집필 형식으로 담화문을 작성. 이 가운데 김대통령의 역사관 제시 요구 등 「좌파운동권」 부분은 허씨가 기초적인 틀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밤 10시까지 개별적으로 연희동 전씨집에 복귀한 뒤 2일 새벽 1시30분까지 전씨와 담화문의 강도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묘지를 떠나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을 통과한 전씨의 승용차는 7대의 수행차량의 경호를 받으며 평균시속 1백40㎞의 과속으로 질주. 전씨는 하오 2시30분쯤 합천군 율곡면 기리 선영에 도착,5백여명의 주민들과 친인척들의 마중을 받고 『최근 정치상황이 복잡해져서 잘못하면 고향을 찾아보지 못할 것 같아 오늘은 선영에 인사나 하고 귀경할 생각』이라며 고향방문 배경을 설명.고향마을 청년단체인 율곡청년회 등이 내건 플래카드가 나붙은 선영입구에서 즉석 연설에 나선 전씨는 관광버스 등으로 미리 대기하고 있던 환영인파에 다소 고무되기라도 한 듯 『나는 합천 출신으로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친형인 전기환씨 등과 함께 선친 묘소에 성묘를 마친 전씨는 이어 핵심측근들을 거느리고 내천리 생가에 도착,5촌 장조카인 규명씨 집에 여장을 풀었다.측근들이 합천읍내로 나간 사이 전씨의 동생 경환씨가 하오 10시20분쯤 형의 숙소로 들어가 밀담.이날밤 11시30분쯤 장씨는 읍내에서 전씨에 대한 영장발부 소식을 듣고 『역사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는 등 김영삼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말을 하고 기자들에게 『소주나 한잔 하자』고 제의했다가 『그냥 잠이나 자자』고 말하는 등 오락가락.
  • 노씨 기소 마무리 작업 부산/검찰,비자금 수사 45일 점검

    ◎국내외 은닉재산·비리 등 수사 총력/재벌총수 2∼3명은 구속까지 갈듯 2일 대검찰청은 노태우 전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다.검찰은 오는 4일로 예정된 노씨 기소 때 중간수사 결과도 함께 발표한다는 계획이어서 노씨 비자금 사건은 수사 착수 45일만에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검찰은 그동안 노씨 비자금 조성 경위와 총액을 규명하기 위해 노씨의 국내외 은닉 재산 추적,측근 및 친인척 비리,6공시절 국책사업관련 비리 등 다방면에 걸쳐 총력수사를 펼쳐왔다. 검찰이 지금까지 계좌추적을 통해 노씨가 밝힌 비자금 5천억원 가운데 4천1백억원을 찾아냈지만 이 가운데 기업인 등이 진술한 금액은 3천억원 정도다.계좌추적과 기업인 진술과의 차액 및 나머지 밝혀내지 못한 비자금은 노씨 기소후 기업인을 재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따라서 검찰은 계좌추적으로 증거를 확보한 4천1백억원에 대해서만 우선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 기소 때 일괄 사법처리 될 비자금 사건 관련자들은 노씨에게 뇌물을건네준 재벌총수 30여명 가운데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24∼25명과 이우근전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 등 금융기관 임직원 10여명,이원조씨 등 측근인사와 친인척들을 포함해 모두 4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친인척 가운데 금진호씨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데다 노씨를 구속한 상황에서 금의원을 구속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놓고 막바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원조씨는 정치권과 국민여론이 요구하는 수위에 비해 드러난 혐의 사실이 많지 않지만 노씨 기소를 전후해 함께 사법처리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재벌총수들의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마지막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다.검찰은 재벌총수 대부분을 불구속,약식기소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달 29일 한보그룹 정태수총회장을 구속하면서 상습적으로 뇌물을 건네거나 특정사업 수주 등 이권과 구체적으로 관련된 기업인 2∼3명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강도에서 차별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기회를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해 온 만큼 예상 보다 강도 높은 처벌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노씨 기소 뒤에도 검찰 수사는 바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율곡사업 비리 및 스위스은행 비밀계좌 등에 대한 수사 뿐 아니라 노씨의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수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안강민 중수부장 일문일답/“5공 전수 비자금 일부 확인”/액수 차이나는 기업인들 계속 소환/스위스 도피자금 수사 성과 없어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오는 4일로 예정된 노태우 전대통령의 기소 및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마무리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노씨의 비자금 5천억원은 거의 파악이 돼가나. ▲이제 4천억원이 조금 넘는다(그동안 3천5,6백억원선에서 맴돌던 것에 비해 큰 진전이 있음을 뜻하며). ­이 가운데 중복 계산된 것이 있나. ▲4천1백억원까지는 중복되지 않는 확실한 금액이다. ­기업인 진술로 드러났나. ▲아니다.기업인 진술과 관계없이 은행입금이나 CD(양도성예금증서)등의 계좌추적 등을 통해서만확인한 금액이다. ­주식 부분도 들어있나. ▲모른다. ­그러면 기업별 뇌물공여 액수도 변동이 있어야 할텐데. ▲(그동안 진술로 밝혀낸 총액 2천3백억여원에서 증가했음을 암시하며)많은 차이는 나지 않는다. ­오는 4일 수사결과 발표내용에 비자금 사용처도 들어있나. ▲일부 있다. ­노씨가 5공으로부터 넘겨받은 전수금액도 확인됐나. ▲….조금 있을 것이다. ­5공 비자금 수사계획도 갖고 있나. ▲현재로서는 없다. ­정치권 자금유입과 관련,새로 발견된 것은. ▲…. ­오는 4일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기업인소환을 할 것인가. ▲액수에 차이가 나는 기업인들은 계속 부를 수 있다. ­재벌말고 이원조·금진호·김종인씨 등에 대한 처리 부분도 언급되나. ▲그럴 가능성이 많다. ­정치권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된다는 말이 있는데. ▲발표 때 보면 안다. ­노씨 기소전에 구치소 구류신문은 또 하나. ▲아직 모른다. ­미국이나 스위스의 도피자금부분에서는 특별한 성과가 있나. ▲없다.
  • 정 한보회장 전격구속… 안강민 대검 중수부장 문답

    ◎“업무방해 구속 예정 됐던것”/다른 재벌총수 「잣대」기준 생각 말라 안강민 대검중수 부장은 29일 하오 10시쯤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전격구속 배경 등을 설명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이미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정회장을 뒤늦게 구속한 이유는. ▲당시 뇌물공여 혐의의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황에서 정회장이 소환에 응하지 않아 우선 불구속 기소해둔 뒤 오늘 신병을 확보,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한 것이다. ­추가로 기소하게 되나. ▲두가지 혐의를 병합해 기소한다. ­정회장의 신병을 어떻게 확보했나. ▲모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연행했다.이미 불구속 기소된 상태여서 정회장이 안심한 것 같다. ­정회장의 구속을 다른 재벌총수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잣대로 보아도 되겠나. ▲미터단위 잣대도 있고,인치단위 잣대도 있는데 무슨 잣대를 말하나.(웃음) 지난번 불구속 처리가 기준이 아니듯 구속도 기준이 될 수 없다. ­업무방해 혐의 이외에 뇌물을 준 사실도 정회장의 구속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 ▲앞서 밝혔듯이 두가지혐의를 모두 적용해 구속하려다 뇌물공여 혐의가 공소시효에 걸려 우선 불구속 기소했을 뿐이다.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도 뇌물공여와 실명전환을 해준 혐의가 정회장과 일치하는데. ▲이 시간 이후의 일은 말할 수 없다. (다음은 이에앞서 이날 상오와 하오 각각 가진 브리핑에서의 일문일답.) ­지난 27일 김우중 회장을 재소환조사한 이유는. ▲조사할 게 있으니까 불렀다. ­배전회장의 공소사실에 유각종 전 석유개발공사 사장과 공모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유전사장도 사법처리되나. ▲역시 대답할 수 없다. ­배전회장의 혐의는 어떻게 입증했나. ▲노태우 전 대통령과 유전사장의 진술,은행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인했다. ­추가로 소환조사를 받은 기업인은. ▲원체 여러명이 드나들어서 누가누군지도 모르겠다.또 일일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이미 말하지 않았나. ­구속될 기업인은 몇명 선인가. ▲구속된 다음에 보면 될 것 아닌가. ­이원조,김종인,금진호씨 등은 다시 소환하나. ▲어제 (필요하면 부르겠다고) 대답했다. ­재소환할기업인이 많나.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번주 안으로는 마무리될 것이다. ­그밖의 수사진척 상황은. ▲스위스 연방검찰이 노 전대통령 및 친인척 소유의 계좌추적 절차를 준비중이라고 외무부를 통해 연락해왔다.또 조속한 절차 진행을 위해 은행의 이름 및 소재지,계좌번호,돈묶음띠 등 구체적인 증거에 대한 추가자료를 요청했다. ­오늘 노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이유는. ▲노씨 명의의 계좌가 아니다.수표추적 과정에서 발견된 연결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했다. ­노씨나 기업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이 얼마나 되나. ▲그런 얘기는 할 수 없는 것 아닌가.(웃음)
  • LG그룹 “납품특혜 근절”/전현임직원 친인척 운영 협력업체 조사

    ◎공정거래 확립… 기업이미지 개선 LG그룹(회장 구본무)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인정돼왔던 임직원 및 주주 관련 거래선에 대한 특혜를 없애고 공정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오는 12월말까지 이들 특수 거래선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LG그룹은 이날 11월 정례 사장단회의에서 이같이 정하고 오는 12월말까지 현직 부장이상 임직원 전원은 각사 감사실에 해당사항을 자진신고토록 했다.또 주주와 퇴직임직원의 경우에는 각사 구매담당 임원이 현황을 파악하도록 했다. 이번 현황조사에서 1만5천여명의 현직 부상이상 전 임직원(부장승진자는 승진 즉시 신고)은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가 직접 운영하거나 친인척·추천인이 운영하는 업체로 원부자재나 국산설비·설비공사·외주가공등을 담당하는 모든 구매거래선을 직접 자진신고해야 한다. 주주 본인 또는 주주의 친인척이거나 퇴직 임직원이 운영하는 업체로 연간 거래금액이 1억원이상인 구매거래선은 각사의 구매담당 임원이 관련업체를 조사하게 된다. LG그룹측의 이같은 조치는 최근비자금 사건으로 악화된 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해보려는 자구책으로 보인다.
  • “정권 인수자금 받은적 없다” 한 청와대 비서실장

    ◎대선자금 수사 일체 간섭안해 한승수 청와대비서실장은 25일 『민자당의 대선자금내역은 검찰에서 자연스럽게 밝혀잴 것이며 청와대는 검찰수사에 일체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실장은 이날 국회예결위에서 대선자금을 공개하라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같이 대답한 뒤 정권인수자금 수수설에 대해 『5,6공으로부터 어떠한 정권인수자금이나 관련자료를 건네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실장은 또 『김영삼 대통령은 누구로부터 1전도 안 받았으며 앞으로 이를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과거의 통치자금은 김대통령과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통령이 최근 청남대에서 면담한 인사를 밝히라는 질의에 『여러 추측이 있었으나 외래인사를 만난 적은 없다』면서 『대통령은 친인척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경부고속철도사업의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서는 『프랑스 TGV측의 로비스트가 김대통령에게 6천만달러 수수료를 제의했으나 이를 거절하는 바람에 2억달러 낮게 입찰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 재벌 상속·증여 철저관리를(사설)

    세정당국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재벌의 변칙상속·증여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할 것으로 보도됐다.재벌그룹 대주주와 친인척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등 10만여명을 대상으로 인별 재산변동기록카드를 만들어 관련세금의 포탈여부를 한눈에 알수 있게끔 빈틈없이 추적,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침은 정경유착의 근절을 위해 강도높고 폭넓은 재계개혁이 요청되는 현실에 비춰 볼때 매우 적절하고 바람직한 정책선택인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겠다.왜냐하면 흔히 오너(owner)나 총수로 지칭되는 재벌그룹대주주의 불법적인 변칙상속·증여는 족벌경영체제를 지키기 위한 부의 부당한 세습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정·관계와의 부패고리를 연결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권력층에 대한 비자금제공의 반대급부로 누리는 특혜때문에 기업경영의 합리성과 창의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서 전체 국가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세계화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또 비자금제공은 재벌의 변칙적인 상속·증여의 보호막역할도 적잖이 해온것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우리는 대표적인 불로 이전소득인 재벌의 거액상속·증여소득은 철저히 적출되고 세법에 따라 과세돼야 함을 강조한다.특히 이번에 세정당국이 도입키로 한 재산변동기록제도를 통해 재벌총수나 그 특수관계인들이 소유주식을 위장 분산하거나 형식적인 매매행위를 거쳐 상속·증여함으로써 탈세하는 행위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명의신탁이나 가·차명예금 등으로 세금을 피해서 소유재산을 상속·증여했던 탈세관행도 이제는 더이상 없게끔 부동산및 금융실명제의 완벽한 보완작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세정당국은 또 재벌그룹들이 세무회계와 편법의 절세기법에 능숙한 전문가들을 거느리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 세원 추적노력을 더욱 강화하도록 당부한다.상속·증여세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부의 편재와 부당한 세습을 차단,소득재분배를 위한 기능을 부여받은 만큼 허술함없이 공평하게 운용돼야 한다.
  • 비자금 조성·편법 상속­증여차단/재벌·친인척 10만명 특별관리

    ◎「개인별 재산변동 기록제」 도입/부동산·주식 등 세정감시 강화/세정 당국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재벌들의 비자금 조성과 편법 상속 및 증여를 막기 위한 세정 감시가 대폭 강화된다. 이와 관련해 주요 재벌그룹의 총수와 자녀,친·인척,고액소득자의 금융자산과 부동산의 변동내용을 사람별로 누적관리하는 「인별 재산변동기록제」(퍼스널 레코드)의 도입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세정당국 관계자는 20일 『노씨 비자금 사건에서 재벌총수들이 변칙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탈법적 증여와 상속에 대한 세정감시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하고 『재벌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10만명 정도의 재산변동 상황을 연도별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재산변동기록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국세청에서 대략 5만명 정도를 집중 관리형식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개인별 기록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형식적인데 그치고 있는 상태다. 이당국자는 『사람별로 주택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팔 때 뿐 아니라주식매매에 따른 연도별 지분변동 내용과 금융소득(이자·배당)이 모두 기록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금융소득은 부부합산 기준으로 연간 4천만원 이상인 종합과세 대상으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제도가 실시되면 누가 언제 어떤 부동산을 사고 팔았으며 주식과 예금자산 등이 자녀 등에게 상속·증여됐는 지가 종합적으로 파악돼 탈법적인 상속과 증여의 소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노씨 대선자금 안밝혀 수사난항”­검찰/노씨 비리­검찰수사 안팎

    ◎이현우씨 구속영장 2시간여만에 발부/안 중수부장 브리핑 취소해 궁금증 증폭 17일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이라는 「큰 일」을 일단 마무리지었다는 홀가분함속에서도 대선자금 등 비자금 사용처와 그 조성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위한 「정중동」의 숨가쁜 움직임이 이어졌다. 특히 검찰이 이날 이현우 전 청와대 경호실장도 전격구속하자 법조주변에서는 노씨의 친인척·측근은 물론 기업인들에 대한 대규모 사법처리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지난 15일 상오10시 검찰에 5번째로 소환됐던 이전경호실장이 출두 53시간여만에 서울 구치소에 구속수감.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이번 수사팀에 보강됐던 김성호 부장검사가 상오 9시쯤 청구한 구속영장은 영장당직 판사인 서울지법 항소6부 이흥구 판사에 의해 2시간20분만에 발부. 10층 조사실에 머물다 영장발부 3시간40여분만인 하오 3시3분쯤 일반용 엘리베이터를 이용,대검청사 로비에 나타난 이전실장은 느린 걸음으로 현관 회전문을 나서 대기중인 서울3푸3476호 캐피탈 호송차에 탑승. 그는 시종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사법처리될 줄 예상했느냐』『처음 자진출두했던 동기는 뭔가』『소감을 말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뭔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직이다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승차.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형사항소6부 김정호 판사가 이원조·김종인씨의 비자금조성 개입부분등 검찰수사기록에 있던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과 관련,한 검찰인사는 『검찰과 법원의 「사인」이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서운한 표정. 이씨의 비자금조성 관련여부등은 그동안 검찰이 『수사기밀이라서 말할 수 없다』고 일관하던 부분인데다 한창 수사중인 내용을 검사도 아닌 판사가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특히 그동안 각종 예금계좌와 동호빌딩·미락냉장 등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찰의 소관이므로 보여줄 수 없다』고 쉽게 공개하지 않는등 뻣뻣하게 나왔던 법원이 이번에 「친절히」 기자들에게 알려준데는 무슨 사연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도 제기. ○…안강민대검 중수부장은 그동안 빠짐없이 해오던 정례 기자브리핑을 돌연 취소,그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 검찰은 이에 대해 『노씨와 이전경호실장의 구속수감으로 「큰 일」이 일단 마무리된데다 더 이상의 수사진척사항이 없어 브리핑이 불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검찰주변에서는 이원조씨의 비자금 개입등 미묘한 문제가 법원을 통해 공개된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 이와 함께 노씨의 친인척 및 기업인 재소환등 앞으로 있게 될 대규모 사법처리를 앞두고 시기와 대상등에 대한 내부의견을 정리하는등 호흡조절을 위해 한 템포 쉬어가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이날 이씨에 대해 발부된 영장에는 뇌물을 준 기업인의 이름과 액수,시기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30개 기업체로부터 모두 2천3백58억9천6백만원을 받았다고 포괄적으로 기재된 노씨의 구속영장과 크게 대조. 특히 이씨의 구속영장에는 국방부등 정부기관이 발주한 공사는 물론 그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지 않았던 골프장 건설과정에서의 뇌물수수 사실,대전 영진건설대표 이종완씨 등도 새롭게 등장해 노씨가 구속된 이후에도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각종 특혜사업 관련 비리로 확대될 것임을 반영. 한편 동아 최원석회장이 노씨에게 뇌물을 전달했다는 혐의에 이어 이씨에게도 뇌물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검찰 주변에서는 최회장이 대우 김우중 회장과 함께 기업인 사법처리 1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검찰은 노씨 구속 이틀전 대선자금 등 비자금 사용처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노씨가 검찰조사에서 비자금의 주요 사용처로 보이는 ▲88년과 92년의 13·14대 총선지원금 ▲14대 대선자금 ▲민자당 조직관리비 ▲3당 합당및 중간평가 유보등과 관련한 정치자금 부분 등에 대해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수사에 난항을 예고. 한 수사관계자는 『대선자금 등 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히는 것은 노씨 자신의 입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노씨가 수감직전 「지금의 갈등과 불신을 혼자 안고 가겠다」며 입을 열지않을 뜻을 비쳐 이래저래 수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 ◎노씨 구속후 연희동 표정/“1심 결과 본뒤 항소여부 결정”­측근/김옥숙씨 충격으로 신경쇠약증세 연희동 노태우 전대통령의 자택은 구속 이틀째인 17일 외부인의 발길이 끊긴 채 부인 김옥숙씨,아들 재헌씨 부부 등 가족들만이 집을 지켰다.연일 수십명씩 장사진을 이루던 보도진의 발길도 거의 끊겨 을씨년스런 분위기였다. ○…16일 저녁 구속영장발부 소식을 듣고 거의 실신상태에 빠졌던 부인 김옥숙씨는 이날도 아침과 점심식사를 제대로 못한채 신경쇠약증세를 보이며 몸져 누워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상오 7시55분쯤 출근한 박영훈 비서관은 김씨의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아비를 감옥에 보낸 지어미의 심정이야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냐』며 착잡한 표정. 또 박비서관은 『오늘 태국에서 귀국한 정해창 전대통령비서실장 등과 상의해 변호사 선임문제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 ○…김씨등 가족들은 검찰 수사의 칼날이 노전대통령에 그치지 않고 친인척 구속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싸여있는 것으로 측근들이 전언. 이날 상오 11시30분쯤 딸 소영씨는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해 시장에서 사온 것으로 보이는 음식이 든 비닐 봉투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2시간여만에 나왔으며 아들 재헌씨도 상오 10시50분쯤 집을 나와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노씨의 법률자문역을 맡고 있는 김유후 전사정수석은 노씨가 변호인선임이나 항소를 아예 포기할 것이라는 일부 소문과 관련,『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 김전수석은 『아직 재판부 지정이나 첫 재판기일도 확정되지 않은 데다 무기징역이나 사형선고 대상은 법적으로 무조건 항소하게 돼 있다』고 부연. 그는 다만 『그렇다고 꼭 항소를 하겠다는 뜻도 아니다』면서 『1심 결정이 나면 그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 노씨의 한 측근은 『김 전수석·한영석 전법제처장·정해창 전대통령비서실장·서동권 전안기부장 등 여러 명의 율사들이 연명으로 이미 변호인선임계를 작성해 놓은 상태』라면서 『김전수석이 주로 변호업무를 전담하고한전법제처장이 이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 그는 『다만 변호인 선임절차 전이라도 변호사가 되려는 자는 피의자접견 등을 할 수 있으므로 기소 뒤에 선임계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 김 전수석은 이날 상오 10시30분 서울구치소 변호인접견실에서 노씨를 면회한 것으로 확인됐다.김전수석측은 『구치소측이 소장 허가아래 특별면회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전수석은 오늘 변호인이면 누구나 시간제한 없이 피의자를 만날 수 있는 변호인접견실 접견형태로 노전대통령을 만난 것』이라고 설명. ○…한편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범죄방지재단」 회의에 참석중 노씨의 구속소식을 듣고 귀국일정을 하루 앞당겨 돌아온 정해창 전비서실장은 공항에서 『노씨 구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향후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는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노코멘트』로 일관. 정전실장과 같은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한 전법제처장은 이 재단의 내년 서울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을 채우고 18일 귀국할 예정.
  • 노씨 비리­여야 대응전략

    ◎여·야 「후속풍향」 경계속 정치공세 재개/“「짜맞추기 수사」 야 주장은 음해행위”­민자/“5공인사 등 수사 확대” 목소리 높여­야권 여야 정치권은 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검찰수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대선자금 공방 및 제2정치권 사정 등 정국에 미칠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자당◁ 노씨 구속이 깨끗한 정치를 출발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공식입장 아래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짜맞추기 수사」라는 새정치국민회의측 주장을 「음해성 정치공세」로 치부했다. 손학규 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노씨가 수감되면서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자세에 연민의 정을 금치 못한다』면서 『대선자금 지원을 포함한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없어 유감』이라고 논평했다.손대변인은 또 『검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할 마당에 국민회의가 음해성 발언을 계속하며 정국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수사와 진실규명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비난했다. 강삼재 사무총장도 『국민회의는 구속을 계기로 검찰이 본격수사에 나선 마당에 우리 당을 모략하고 국민을 오도하는 발언들을 즉각 중단하라』고 하루 쉬었던 포문을 다시 열었다.강총장은 『노씨가 국민에게 사죄하는 심정으로 처벌을 감수해야 함에도 어제 군더더기 말을 덧붙여 국민과 함께 분노를 느꼈다』면서 『노씨 구속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검찰수사를 통해 노씨는 모든 의혹을 밝혀야 하고 밝힐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야권◁ 국민회의는 우려한 대로 「짜맞추기 수사」라는 반응이다.따라서 검찰수사에 맡길 수 없으며 노씨의 구속 또한 비자금 파문의 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는 노씨가 수감 전에 『모든 불신을 안고 가겠다』고 한 말은 『김대통령과 노씨간에 이뤄진 합의사항을 김대통령이 어겼다는 뜻』이라면서 김대통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는 것만이 현정국을 푸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여권이 「김대중죽이기」를 계속한다면 김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폭로하는 등 「맞불작전」을 지피겠다고 으름장을놨다.내년 총선까지 대선자금 등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 김대통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날리겠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3김씨에게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3김씨는 노씨와 더불어 부정과 부패의 「연결고리」였다』면서 함께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나아가 전두환전대통령을 비롯해 이원조·김종휘·박철언씨 등 5,6공 실세에 대한 비리도 수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이규택대변인은 노씨의 수감 전 발언과 관련,『3김씨간 정치적 흥정과 야합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음모가 우려된다』면서 『3김씨는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진실을 국민앞에 밝혀라』고 3김책임론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향후 정국이 민자­국민회의의 양금 대결구도로 치달을 경우에 대비해 대선자금을 비롯한 5,6공 비리와 5·18문제등을 집중 거론하며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자민련은 여야간 대립은 자제하고 하루빨리 정국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이 점에서 민자당과 궤를 같이 한다.그러나 난국을 푸는 책임은 여권에 돌렸다.노씨가 검찰에서대선자금을 밝히지 않은 만큼,대선자금을 조달하고 사용한 집권여당이 밝히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자민련은 그러면서 인위적인 세대교체와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국민회의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노씨 구속… 4당의 손익/개혁의지 확인·세대교체 공론화 수확­민자/전직 대통령 구속은 현 정부에도 부담­국민회의/“안전지대 아니다” 주변서 반사이익만­자민련/포문만 열고 주도권 내줘… 손해난 장사­민주 1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을 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겉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모두 대선자금 내역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발끈하고 나섰다.『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의 기회를 놓쳤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누구도 『우리의 승리』라고 외치는 당은 없다.열심히 주판알을 튕기며 각자 손익계산서를 쓰고 있지만,여전히 불안해 하는 모습들이다. 현재 대선자금과 관련해 밝혀진 것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자백한 「20억원 수수」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따라서 노씨의 구속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 노씨 구속이후 정치권이 더욱 강도높게 일종의 「양동작전」을 구사하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유리한 판짜기」와 상대방에 대한 공세 강화로 압축된다.특히 각당이 공세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검찰의 추가수사등으로 새롭게 전개될 상황에 대비,싸울 수 있는 한 교두보 확보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자당은 노씨의 구속이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정치의 산물임을 강조한다.『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안받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없었던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결국 김대통령의 정치개혁 의지를 확고히 하고 깨끗한 정치,돈 안받는 선거의 일대 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 민자당의 가장 큰 자평이다.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정치권에 세대교체의 바람을 불게 하고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총재에 대한 「흠집내기」도 수확의 하나로 여기고 있는 눈치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노씨의 구속이 결국 청와대와 민자당에 부담을 지울 것으로 판단한다.이는 「검찰수사에서 대선자금을 밝혀낸다고 해놓고선 아무 것도 없지 않느냐」는 여론에 기초한다.박지원대변인이 『검찰이 대선자금 내역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짜맞추기」 수사 때문이 아니냐』며 공세를 편 것도 이 때문이다.즉 우리도 상처를 입긴 했지만,노씨가 대선자금에 대해 함구함으로써 김대통령과 민자당은 더한 내상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선자금 공세와 김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비리를 폭로하게 되면 국민이 이번 사건을 「정략의 싸움」으로 여길 뿐,개혁의 산물로는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나아가 민자당의 공세를 「김대중 죽이기」로 되받아친 점도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잠재우는데 주효했다고 나름대로 평가한다.임채정의원이 『이제 우리의 공세만 남았다』고 말한 것도 앞으로의 전략이 「김총재 살리기」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민련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인상이 짙다.「김총재 1백억원 계좌설」로 자기들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이 싸움에 깊숙이 빠지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이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슬슬 흘리면서 반사이익을 챙기자는 심산으로 보인다.한영수 총무는 『우리는 아직 득도 실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민주당이다.첫 포문을 열긴 했지만,정국 주도권을 곧 민자당과 국민회의에 뺏겨 아무런 실익을 얻지 못했다는 스스로의 평가다.그래서인지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 이어질 「2라운드」에 더욱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
  • 고함·욕설 난무…여­야 치열한 공방/비자금 정국…국회본회의 중계

    ◎DJ 6공서 거액 수수설 해명 요구­민자/“이젠 92년 대선자금 밝힐 차례” 공세/3야 1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은 「4분 자유발언」을 통해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92년 대선자금을 둘러싸고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특히 민자당과 국민회의는 각각 5명과 6명의 소속의원들을 단상에 내세워 상대측을 맹렬히 공격,욕설과 고함이 난무하는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선공은 민자당이 폈다.황명수 의원은 『야당지도자가 입만 열면 노태우씨를 광주학살의 원흉이라고 하는데 그에게 돈받은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공격했다.황의원은 『지난 87년 대선때 김대중씨는 국민들의 후보단일화 여망을 저버리고 평민당을 창당,노씨가 정권을 잡게 함으로써 오늘날 전직대통령이 구속되는 비극적 사태를 잉태했다』고 비난했다.황의원은 이어 『김총재는 당시 평민당을 창당하면서 여권으로부터 3백억원을 받았으며 6공 때인 90년3월에는 중간평가를 유보하는 조건으로 노씨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이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박주천 의원은 『국민회의가 검은 돈을 받았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민족의 사표인 김구 선생을 팔고 있다』고 비난했다.박의원은 『김총재가 받았다는 20억원은 중소기업인들도 쉽게 만질 수 없는 거금』이라면서 『노씨 사건을 정치권 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국민회의를 압박했다.박의원은 이어 『김총재는 고해성사를 했다면서 마치 모든 것을 사면받은 듯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어느 국민이 이를 믿겠느냐』고 힐난하고 『국민회의측이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것은 비자금정국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명환 의원은 국민회의 한화갑 의원을 겨냥,『민족의 사표인 김구선생을 욕되게 한 데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이어 『노씨의 전재산을 몰수,이른바 「민주화운동재단」을 만들어 5·18희생자 위로사업과 복지사업에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자당이 김대중 총재에게 직격탄을 쏘아대자 국민회의측은 김영삼 대통령을 집중공격하고 나섰다.황명수의원의 뒤를 이어 등단한 김영진 의원은 『노씨의 부정축재는 3당야합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 반박했다.이어 『김총재가 20억원을 받은 사실을 밝힌 것은 자신의 명예보다 역사와 국민이 소중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김대통령이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힐 차례』라고 주장했다. 장영달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김대통령은 노씨와 공범관계에 있으면서 야당동지 살해공작에 몰두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이윤수 의원은 『한 푼도 안받았다는 김대통령의 말은 소와 개가 웃을 일』이라고 비꼬았다.이의원은 『이번 수사를 노씨 개인의 부정축재로 몰기 위해 재벌들을 줄줄이 소환,짜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중단한 것이나 서석재전장관의 발언파문을 막은 것은 모두 청와대의 지시』라며 『김대통령은 지금이라도 3당야합 자금과 대선자금,정권인수자금을 공개하고 국민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정상용 의원은 여권의 김대중 총재 퇴진요구에 대해 『김대통령이 비자금 정국을 악용,정치술수를 부리려 하고 있다』면서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국민적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자당과 국민회의의 원색적인 비난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양측을 싸잡아 비난하는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격도 거세게 터져나왔다.민주당의 박석무 의원은 『민자당과 국민회의가 검은 돈을 받은 것은 제쳐두고 많이 받고 덜 받고의 문제로 이전투구를 계속하고 있어 가치관의 혼란과 국가기강의 붕괴위기가 초래되고 있다』고 질타했다.박의원은 이어 『이제라도 검찰은 김옥숙씨와 이원조·박철언씨등 노씨의 친인척들에 대해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하며 김대통령은 즉각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정기호 의원도 『민자당과 국민회의가 전부 남의 탓만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노씨 비자금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의원은 또 『노씨가 파렴치범인 것이 드러났으니 전직대통령으로서의 공헌을 참작했다는 검찰의 12·12사건 불기소처분 논리는 이유가 없게 됐다』면서 즉각 12·12사건 관련자 기소문제를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의 김진영 의원은 일본 각료의 잇따른 망언이 현정권의 도덕성 실추로 국가기강이 추락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의원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일본 각료의 망언이 6차례나 거듭됐으며 강택민 중국주석도 방한동안 우리나라를 반도로 표현했다』면서 『이처럼 주변국들이 최근 우리나라를 얕잡아보는 언동이 계속되는 것은 현정권의 도덕성이 실추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 재벌·친인척·측근 40명선 조사/노씨 구속­「폭로」서 수감까지

    ◎이 전경호실장 자진출두뒤 “실마리”/검찰,비자금 3천6백억원 규모 확인/은닉 부동산·해외계좌·돈 쓴곳 규명 과제로 박계동 의원(민주)이 노태우씨의 비자금을 폭로한 것은 지난달 19일.16일 노씨 구속까지 만 28일이 걸렸다.그동안의 수사진행상황과 밝혀진 부정축재 내역은 다음과 같다. ▲최초 폭로 및 관련자 소환=박계동의원은 10월19일 국회에서 『노태우 전대통령이 퇴임을 전후해 4천억원의 비자금을 시중 은행에 분산 예치했으며 그 가운데 3백억원이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차명 계좌로 입금돼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안우만 법무부장관은 다음날인 10월20일 국회 답변에서 『검찰에 수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혔고 대검 중수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 중수부는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3백억원 차명 계좌설의 발설자인 이우근전지점장 등 관련자 7명을 소환해 차명 계좌의 주인을 찾아나섰다.실마리는 10월22일 이현우전청와대 경호실장의 자진출두로부터 풀려나가기 시작했다.이전실장은 『문제의 3백억원은 노전대통령이 재임기간동안 「통치자금」으로 조성해 쓰다가 남은 돈으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는 4백85억원이 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수사는 노씨의 비자금 조성경위와 총액 및 잔액,사용처에 초점이 맞춰졌다.검찰은 10월24일 비자금을 실무 관리한 이태진전경호실 경리과장을 소환하고 계좌 추적을 통해 10월26일까지 1천5백억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밝혀냈다. 노씨는 여론의 비난에 못이겨 10월27일 『재임중 조성한 비자금 총액은 5천억원 가량이며 이 가운데 1천7백억원이 남아 있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다.검찰은 계좌 추적과 이현우·이태진씨 등 관련자의 진술을 통해 노씨가 공개한 것보다 1백57억원 정도가 더 많은 1천8백57억원의 비자금을 갖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에 따라 11월1일 당사자인 노씨를 전격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그러나 노씨는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고 수사는 노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 소환과 계좌 추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노씨는 11월15일 2차 소환됐으며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뇌물수수)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비자금 규모=검찰은 11월16일 현재 3천5백억∼3천6백억원의 비자금을 파악했다.그러나 이 가운데는 중복된 부분도 있어 실제로는 3천억원쯤 된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잔액은 2천3백58억원.11월7일 이후 소환된 35명의 기업인들이 노씨에게 준 돈의 액수를 줄여 진술한 사실로 미루어 비자금 규모는 수사 진행에 따라 늘어날 공산이 짙다.나아가 국영기업체 은행 등으로 수사가 확대되면 노씨가 밝힌 5천억원을 넘어 항간의 소문대로 1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비자금 사용처=검찰은 그동안 사용처에 대한 수사는 조성경위가 밝혀진 다음에나 가능하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그러나 조성경위에 대한 수사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자 11월14일 대선자금을 포함한 사용처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정해창전청와대 비서실장은 노씨의 2차 소환에 앞서 『대선자금 부분에 대해 기억이 나는대로 진술할 수 있다』고 밝혀 앞으로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상당한 진술을 받아낼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대선자금을 비롯한 정치자금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 정치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지고 있다.현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에 대한 대대적인 숙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뇌물 공여 기업인 수사=검찰은 11월7일 장진호 진로그룹회장을 시작으로 8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구자경 LG그룹회장 최원석 동아그룹회장등 15일까지 하루에 2∼7명씩 모두 37명을 소환했다.검찰은 이 가운데 10여명이 율곡사업,원자력발전소 수주,경부고속철도사업,신공항 건설,상무대 이전공사등 대형 국책사업을 따내는 대가로 노씨에게 돈을 제공해 뇌물공여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검찰은 노씨의 비자금을 뇌물,명절과 대규모 행사 직전의 떡값,13대와 14대 총선때의 정치자금등 3개로 분류해 이 가운데 순수한 뇌물이 적어도 1천억원을 넘는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친인척 및 측근 비리=검찰은 6공때 은행장 인사 및 대출과 관련해 사례비를 챙긴 것으로 알려진 노씨의 동서 금진호의원와 노씨의 자금을 관리해 온 동생 재우씨를 제외한 다른 친인척에 대해서는 별다른 혐의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금의원을 11월7일과 13일 두차례 소환해 조사를 벌여 상당한 비리를 적발했다.검찰은 그러나 금의원에 대한 사법처리와 친인척에 대한 수사는 노씨 구속 이후로 보류하고 있다.재우씨도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은행 비밀계좌=검찰은 노씨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90년 1월 딸 소영씨 부부의 20만달러 밀반입사건 수사 및 재판기록을 미국측에 요청했다.당시 미국검찰은 『소영씨 부부가 미국내 11개 은행에 예치했던 돈은 스위스은행에서 인출된 것이며 이 계좌는 한국의 고위 인사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었다.검찰은 또 스위스정부에 친인척 21명의 명단을 보내 이들 명의의 계좌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그러나 스위스은행 계좌 확인은 구체적인 물증 확보와 함께 스위스 및 미국 정부가 얼마나 협조해 주느냐에 달려 있어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노씨가 스위스를 방문했을때 수행했던 이태진씨도 주요수사 대상이다. ▲부동산 등 국내 은닉 재산=검찰은 노씨가 사돈인 신명수 동방유량회장을 통해 서울센터빌딩과 동남타워빌딩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했다.또 동생 재우씨 소유로 되어 있는 동호빌딩과 미락냉장을 합쳐 모두 3백55억원의 비자금이 부동산에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그러나 경기도 오산의 공장부지 7천여평,인천 영종도 근처의 대지 5만여평,대구시 팔공산 인근의 임야,경기도 포천의 골프장,일산 신도시와 파주 일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 숨겨진 부동산이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노씨 비밀계좌 여부확인 스위스에 공식 요청/외무부

    외무부는 16일 상오 노태우 전 대통령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보유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주말 법무부로부터 넘겨받은 사법공조요청서와 관련자료를 스위스측에 공식 전달했다. 외무부 장철균 부대변인은 『오늘 상오 10시 이재춘 외무부 제1차관보가 발터 페처린 주한스위스대사를 외무부로 초치,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법무부의 사법공조요청서를 공식 전달하고 스위스 정부의 신속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페처린대사는 이에대해 『요청서를 본국 사법당국에 전달할 것이며 스위스정부는 가능한한 모든 협조를 제공할것』을 약속했다고 장부대변인은 전했다. 장부대변인은 관련자료의 내용에 대해 『노전대통령 및 친인척등 20여명의 스위스은행 계좌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자료목록은 제시하지 않았다. 외무부는 이 자료를 17일 별도로 외교행낭을 통해 주스위스 한국대사관에도 보낼 예정이다.
  • “구속 당연” 한목소리… 파장에 촉각/구씨 구속­정치권의 반응

    ◎남은 의혹 규명·정치풍토 쇄신 기대­민자/“사정신호탄” 우려속 엄정수사 촉구­3야 노태우 전대통령이 구속된 16일 여야 정치권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면서도 대선자금 수사방향과 제2의 정치권사정 여부 등 정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었다. ○…민자당은 국민여론상 구속이 불가피하며 구속을 계기로 그동안 제기됐던 대선자금 등 많은 의혹이 규명되고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전직대통령 구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실망감·허전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구속을 계기로 검찰은 더욱 철저한 수사로 국민의 의혹을 풀어주고 정치권은 부도덕한 정치풍토와 단절하는 자기혁신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 했다. 다른 한 고위당직자는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마당에 그에 연루된 정치인들의 처벌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노씨 구속이 정치권에 미칠 영향을 언급한 뒤 『낡은 정치풍토 청산을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노씨 구속을 계기로 원하든 원치 않든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학규 대변인은 『철저한 수사로 국민의 의혹을 씻는 계기가 돼야 하며 노씨도 이를 위해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논평했다.손대변인은 또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이 조속히 마무리 돼 국민생활이 안정을 되찾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정계 등 구여권 출신들은 구속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노씨 구속이 제2정치권 사정과 여야 물갈이로 확대될 가능성에 불안감을 표시하기도 했다.특히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은 『지역구민들도 지금 노씨에 대해서는 욕을 퍼붓지만 죄수복을 입고 감방에 들어앉은 모습을 오랫동안 보다 보면 홱하고 분노의 방향을 이 쪽(민자당)으로 틀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국민회의는 노씨의 사법처리와 김영삼 대통령 대선자금 공개가 당론인 만큼 당연하다는 반응이다.그러나 김대중 총재를 반격하기 위한 일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팽배해 있다.국민회의를 표적으로 삼은 정치권 사정의 전초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여투쟁의 「고리」인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박지원대변인은 『우리 당의 전면투쟁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면서 『노씨의 구속이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 비자금 문제를 서둘러 미봉하려는 수순이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여전히 「전투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박대변인은 그러나 『다만 효과적 투쟁을 위해 여러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만약의 정치권 사정에 맞서 김대통령의 친인척 비리의혹을 폭로하는등 「맞불작전」을 펴겠다는 뜻이다.대여 엄포용이기도 하다.김대통령의 퇴진을 간간이 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를 위해 국민회의는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증인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도 「불행한 일」이지만 「불가피하고 당연한 조치」라는 입장이다.그러면서 노씨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원조씨 등 5·6공정권에 대한 총체적 수사를 촉구했다. 의원간담회에서 이철 총무는 『정경유착과 여야간 검은 돈의거래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규택대변인은 『노씨의 구속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검찰수사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논평했다. 유인태 의원은 『당연하지만 뭔가 찜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정치권 사정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 뒤 『노씨의 부정축재는 6공전체의 부패문제이므로 전정권의 권력 중심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법치주의 실현」보다는 불행과 우려,그리고 정치권의 조기수습 쪽에 더 무게를 실었다.김종필총재는 『불행한 일』이라며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구창림 대변인도 『이같은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정치권이 스스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치권 사정」 어디까지 갈까/주목되는 검찰 수사행보

    ◎노씨 구속으로 새 국면… 전반적 확대 불가피/불법 드러난 금진호 의원 등 4∼5명 처벌 확실 검찰의 사정은 과연 어디에까지 미칠 것인가. 세간의 이목은 이제 노태우씨 구속 이후에 쏠려있다.그 가운데서도 특히 정치권의 비리에 검찰이 어느 범위까지 칼을 들이댈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치권 또한 연일 92년 대통령 선거 자금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거듭하는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크게 보아 한편은 이번 기회에 정치인들의 비리를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다른 한편에선 표적 사정 또는 국력 낭비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노씨가 재소환된 15일 기업인들로부터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 31명이 다음주에 소환될 것이라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정치권은 더더욱 경직되고 있는 분위기다. 검찰은 그러나 이번 사건을 수사해오면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것은 노씨의 뇌물수수 혐의 등 개인 비리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라는 점이다.검찰이 비자금의 사용처보다 그 규모와 경위를 파악하는데 힘을 기울였던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는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느냐에 따라 범죄 사실이 성립되는 것이지,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그 자체만으로는 별도의 범죄사실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안강민 대검중앙수사부장이 지난 14일 「노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범죄행위가 되면 수사 대상』이라고 답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이 밝힌 그대로라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정치권 전반에 칼을 들이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이 차제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한다는 국민적인 여망을 소홀히 할수 없고 정치인들에게준 돈의 액수가 크고 그뒤에 어떤 이해관계가 개재된 것이라면 수사를 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항간의 정치인 거액 금품수수설은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인들이 스스로 소명 자료 등을 통해 노씨와 함께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자백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최근 정치권의 대선자금 공개나 노씨로부터의 비자금수수 여부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치열하지만 일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아직은 비자금사용처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정치권에로의 비자금 유입내용을 조사한다는 선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16일 노씨가 구속 수감됨으로써 비리수사는 이제 큰 분수령을 이룬 만큼 다음의 수사 칼날은 노씨로부터든 기업인으로부터든 거액의 돈을 받은 여야 정치인들을 향해 번쩍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노씨 구속이후 검찰이 사법처리할 정치인은 많아야 4∼5명선에 그칠 전망이다. 검찰이 스스로 밝혔듯이 노씨 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난 정치인만이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검찰 주변에서는 그 대표적인 인사로 금진호의원 등을 꼽고 있다. 한편 정치인들과 함께 사법처리될 노씨 친인척과 기업 총수들의 범위도 가급적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노씨 친인척과 주변 인물들로서는 이현우 전경호실장,노재우씨,동방유량의 신명수씨 등이 꼽힌다.또기업인들로는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한보그룹의 정태수 명예회장,지명 수배된 한양그룹의 배종렬회장 등 5∼6명이 거론된다. 이들 가운데 노재우씨,신명수씨,기업인들은 내주 말쯤 일괄 사법처리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돈 해외유출 완강 부인”/영장발부 김정호 판사 문답

    ◎업체별 뇌물제공 액수 5억∼2백50억/대우·한보 통한 실명화 노씨 본인 결정 노태우 전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지법 형사항소6부 김정호 판사는 16일 영장발부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록에 나타난 노씨의 범죄사실혐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노씨가 업체로부터 받은 돈의 뇌물성을 인정했나. ▲대체로 부인했다.특혜의 대가가 아닌 「성금」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또 구체적으로 언제,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특혜에 대한 입증자료는 충분한가. ▲돈을 준 기업과 대가등에 관해 상당한 조사가 됐던 것 같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어떤 특혜인가.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부분이다. ­업체별 뇌물액수는. ▲5억∼2백50억원 정도다. ­30개 업체 가운데 친인척 관련 기업도 있었나. ▲그렇다. ­기업체가 건넨 돈이 모두 뇌물성이었나. ▲기업에 따라 다르다.뇌물성이 짙은 기업도 있고 비교적 덜한 기업도 있었다.(뇌물성이 짙은 기업의)숫자는 기억나지 않는다. ­30대 기업들이 준 돈이 모두 이권과 관련돼 있으며 소명자료가 충분했나.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며 유무죄 판단과 관련돼 있다.말하기 어렵다. ­비자금 잔액의 처분계획에 대한 진술이 있었나.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하려다가 실명제 실시로 못하게 됐다는 취지의 진술이었다. ­어떤 목적이란게 뭔가. ▲(수사기록에)구체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았다. ­스위스은행등 해외유출 부분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국영기업체와 은행장등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은. ▲검찰이 추궁했지만 노씨는 부인했다. ­대우·한보그룹등에게 실명전환 지시는 누가 했나. ▲노씨 본인과 이현우 전경호실장,금진호 의원이 논의해 실명전환을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대선자금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 ▲검찰이 딱 한번 질문했지만 「밝힐 수 없다」고 대답했다.그뒤 (대선자금에 관한)질문은 없었다. ­야당정치인에 대한 언급도 있었나. ▲전혀 없었다. ­영장을 발부한 사유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받은 돈의 액수에 대해 「기억이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등 구체적 진술을 하지않아 증거인멸의 우려가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친인척에게 흘러들어간 자금에 대한 진술도 있었나. ▲사용처 부분에서 간단히 언급했다. ­현재 심정에 대한 신문사항이 있었나. ▲있었지만 읽어보지 않았다. ­(검찰이)진술조서를 몇번 받았나. ▲두번 받았다.1차는 참고인 진술조서이고 2차는 피의자 신문조서였다.
  • 전직대통령 6인의 종말

    ◎이승만­부정선거·하야·망명/최규하­신군부 강압에 밀려/박정희­군쿠데타·독재·피살/전두환­친척비리·유배 수난 우리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영의 자리를 욕으로 마감했다.부패와 과욕과 무능의 결과였고,정치를 뒷걸음치게 했다. 광복 이후 50년동안 이 나라를 통치한 전직대통령은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씨 등 6명.모두가 일그러진 헌정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이승만 전대통령은 장기집권의 노욕에 사로잡혀 조국을 떠나야 했다.3·15부정선거,발췌개헌,사사오입 개헌 등 헌정을 유린한데 따른 인과응보였다. 지난 48년 간선제에 의해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국민들은 일제 36년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로 우러러 「이박사」라고 더많이 불렀다.그러나 3·15부정선거로 야기된 60년 4·19혁명에 의해 하야,12년동안의 장기집권을 마감했다.하야 뒤 이화장에서 칩거를 했지만 이미 등을 돌린 민심때문에 쓸쓸히 하와이로 망명,65년 호놀룰루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 4·19혁명으로 민주정부를 맡은윤보선 전대통령은 5·16군사쿠테타로 권력을 강탈당했다.이후 박정희전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맞서 민주투사의 길을 걸었지만 평생 민주정부를 수호하지 못한 멍에를 안고서 숨을 거두었다. 총으로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 전대통령은 총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지난 79년 핵심측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18년 군사독재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부인 육영수 여사는 북한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고,그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진채 살고 있다. 그는 「개발독재」로 상징되듯 우리 경제의 발판을 마련해 최근 업적이 새롭게 조명되고는 있다.하지만 민심수습을 이유로 쿠데타를 단행한 뒤 민정이양의 약속을 저버리고 권좌에 올랐다.이후 유신으로 종신 집권체제를 구축하면서 긴급조치의 남발 등 국민의 자유를 짓눌렀다.집권 말기에는 부인을 잃은 허탈감과 독재자의 외로움에 시달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최규하 전대통령 역시 군부독재의 종식을 기대하던 국민들의 뜻을 외면했다.신군부의 강압에 밀려 「서울의 봄」을 지키지 못한 굴레를 안고 지금까지 외부노출을 꺼리며 살고 있다. 79년 12·12 쿠데타로 군을 배신하고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전대통령은 자신의 후계자에 의해 배신을 당했다.강제로 최전대통령을 하야시키고 「5공」대통령직을 강탈한 그는 정의사회 구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88년 헌정사상 첫 평화적 정권교체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퇴임한 뒤 한달만에 동생 경환씨의 구속 등 친인척 비리가 줄줄이 터져나오면서 수모의 길에 들어서 이듬 해 재산을 헌납하고 백담사 유배길에 올랐다.평화의 댐 건설의혹,12·12,5·18등으로 국회청문회 증언대에서 서기도 했지만 5·18 때문에 시달림의 길은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육사11기 동기인 전씨와 함께 쿠데타를 감행,2인자의 길을 걷다가 정권을 인수받은 노전대통령은 일단 민선대통령으로 출발했다.「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를 천명하면서 5공청산을 통해 권력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했다.「물태우」란 비아냥도 감수하며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중국과의 수교 등 북방외교,88올림픽 유치 등도 해냈다. 그러나 「보통사람」의 위선과 기만은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12·12와 5·18과 관련해 2차례의 서면조사를 받으며 서서히 전임자의 전철을 밟기 시작한 그는 천문학적 액수에 이르는 부정축재로 영어의 몸이 된 것이다.
  • 노씨 구속­육사서 구치소까지

    ◎「2인자 처신」 성공후 「탐욕의 추락」/9사단장때 「12·12」 가담… 권력 전면에/올림픽 조직위장→민정대표→대통령으로 팔공산 기슭.꿈많던 피리부는 소년 노태우는 마침내 대통령의 꿈을 이뤘다.그러나 그가 평생 이루었던 꿈은 이제 한낫 물거품이 됐다. 현재 그에게 주어진 현실은 차디찬 감방.만인지상으로 일국을 호령했던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되는 역사의 오점을 남겼다.또 온 국민들의 가슴속에 참담한 상처를 남기게 됐다. 꿈많던 소년시절,명예를 존중했던 육사시절,화려했던 군생활,세계에 올림픽개막을 선언하던 당당한 대통령의 모습은 이제 과거사가 됐다.가난한 시골 면서기의 아들에서 대통령으로,또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죄인으로까지 그는 전락했다.노씨가 예순넷 평생을 걸어온 길은 한 인간이 얼마만큼 화려하게 변신할수 있는가,또 얼마만큼 비참해 질수 있는까 하는 점을 극한적으로 보여준다. ○51년 육사11기 입학 그는 1932년12월4일 팔공산 기슭인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룡리(현재 대구시 동구 신룡동)에서 태어났다.7살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여읜 뒤 삼촌의 도움으로 공산국민학교를 거쳐 대구공업중학교에 입학했다.대구공업중학교 4학년때 경북중학에 편입해 졸업한뒤인 51년 육사 11기로 입학하면서 무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육사는 그의 인생항로를 크게 뒤바꿔놓았다.노씨는 육사에서 동기생인 전두환전대통령,김복동자민련부총재 등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전전대통령과는 군요직과 대통령직을 주고받는 동지로,후계자로 인연을 맺게 된다.김씨와는 59년 김씨의 여동생 옥숙씨와 결혼해 처남 매부지간이 됐다. 노씨는 대위로 서울대사대 ROTC교관으로 지내던 중 5·16을 맞았으며 전두환대위와 함께 하나회를 이끌며 박정희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계기를 마련한다.이후 67년에 중령으로 진급했으며 68년에는 대대장으로 월남전에 참전했고 70년에는 대령진급을 했다.74년 장군에 진급해서는 전씨의 뒤를 이어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를 지냈다.78년 소장으로 진급해 9사단장을 맡았다.그는 9사단장 시절 자신의 병력을 12·12군사쿠데타에 동원함으로써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이미 그때부터 그의 영광과 오욕의 운명이 예고되었을지도 모른다. 노씨는 12·12거사의 주모자였던 전두환보안사령관과 함께 하극상에 성공함으로써 권력의 길을 걷는다.12·12 다음 날인 79년 12월13일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옮겼고 다음해 국보위 상임위원으로 기용되면서 중장으로 진급했다.또 그해 8월 보안사령관으로 취임하는등 권력의 핵심인 신군부의 2인자로 부상했다.마침내 81년 7월 대장계급을 달고 29년 6개월의 군생활을 마감했다. ○전국구로 국회 진출 그는 정무장관,초대 체육부장관,내무부장관을 거쳐 올림픽조직위원장 겸 대한체육회장을 맡는 등 권력의 전면에 등장했다.85년 2·12총선에서는 민정당전국구로 국회에 진출했다.초선이며 전국구인 그는 전대통령의 후광으로 민정당대표위원에 올라 본격적인 차기대권수업에 나섰다.이때 그는 최고권력자에게 철저하게 자신을 낮추는 2인자의 처신을 완벽하게 해냄으로써 전전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잃지 않았다.친구였던 전씨에게 사석에서도 반말은 커녕 다리를 꼬고 앉지도 않았다.마침내 그는 87년 6월10일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전씨로부터 대통령후보로 지명받았다. 그는 87년 12월 대선에서 「보통사람의 시대」를 내세우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씨와 대결해 유신이후 16년만에 직선제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 됐다.이에 앞서 그는 재집권 시나리오의 하나인 직선제 개헌수용등을 「6·29선언」으로 묶어 자신의 것으로 발표함으로써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고 이는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된다. 그는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88년 4월26일 13대총선은 여소야대로 나타나 정국운영에는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됐다.과거청산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급기야는 자신을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려준 전씨를 국회증언대에 세우고 백담사에 유배시키는 등 평생동지의 관계가 돌이킬수 없는 원한관계로 돌아섰다.전씨의 형과 동생,처남 등 친인척과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다.전씨측 사람들은 이를두고 노씨를 배은망덕하다느니,배신자라는 소리가 나왔으나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비난에 묻혀버렸다. ○외교치적 긍정 평가 노씨는 재임시 「물태우」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다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군사정권에서 문민정권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과도기에 무난한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특히 북방외교를 통해 소련과 중국등 구사회주의국가들과 수교를 하면서 우리의 외교적 지평을 넓혔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또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여세를 몰아 모두 8차례의 남북고위급회담을 열어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한 것이나 남북유엔동시가입을 성취해 내는등 외교적인 치적에는 상당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93년 2월 퇴임후 밝은 얼굴로 연희동 사저로 돌아갔다.그는 한때 보통사람으로 돌아가 이웃의 환영을 받은 전직대통령이었다.전씨와 화해를 한 것도 사저로 돌아간 뒤였다.그러나 퇴임후 불과 얼마 안돼 과거정권의 비리설이 끊임없이 나돌았고 측근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 6공시절 장관들이 수뢰혐의로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그에게도 거액의 정치자금 은닉설이 공공연히 떠돌았고 급기야 금융실명제의 위세는 그를 더 이상 보통사람으로 남겨놓지 않았다. ○「역사적 책임」 망각 그는 대통령으로서의 역사적 책임을 망각했다.국책사업과 관련한 이권개입,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비자금 착복은 그가 역사를 의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그의 불행은 대한민국 역사의 불행이라는 점을 그는 몰랐던 것일까. 그는 지금 무얼 생각할까.그는 대통령후보가 됐을 때 『정상적인 사람이 사는 길이라면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이다.그런 면에서 나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나는 대장이 되고자하는 목표를 세운 적이 없었지만 우연히 대장이 됐고,장관을 꿈꾸지 않았는 데도 3부장관을 지냈고,민자당대표나 대권후보를 목표로 하지 않았는데도 오늘에 이른 것을 보면 내 운명은 기구하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도 「영광은 사라지고 오욕만 남은」지금의 처지에 까지 이를 정도로 기구한 운명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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