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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트·졸리, 지진피해현장 간다

    할리우드의 스타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가 지진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북부를 조만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1년 8월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위촉된 졸리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이 기구 본부를 찾아 이같은 계획을 털어놓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졸리는 그동안 해마다 한 차례 이곳을 찾았는데 피트를 동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는 밝은 색 바지에 검정색 레인코트를 걸친 채 나타났으며 피트는 회색 울니트 모자를 쓴 채 수염이 막 자라기 시작한 얼굴을 선보였지만 졸리를 위해 행동을 조심하는 모습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졸리는 친선대사로 위촉된 이래 시에라리온, 캄보디아, 코소보 등 20여개국을 방문해 난민 돕기에 힘써왔다. 이 기구는 지난 8월 지진으로 집을 잃은 수십만명에게 겨울용 텐트와 천막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혹독한 추위가 시작되고 있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터키 ‘4강의 저주’ 에 눈물

    [2006 독일월드컵] 터키 ‘4강의 저주’ 에 눈물

    17일 유럽과 중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를 끝으로 일곱달 앞으로 성큼 다가온 2006독일월드컵을 수놓을 32개의 옥석이 모두 가려졌다. 새달 9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본선 조추첨을 통해 운명이 갈릴 월드컵 출전국 면면을 살펴본다. ●4개국, 막차로 독일행 막차를 탄 팀은 모두 4개국이다. 우선 스페인은 이날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유럽예선 PO 2차전에서 슬로바키아와 1-1로 비겼으나,1차전 5-1 대승에 힘입어 통산 12번째 본선에 올랐다. 스페인은 명성답지 않게 1950년 4위에 오른 것 이외에는 월드컵에서 줄곧 부진해 독일월드컵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체코는 프라하 홈경기에서 노르웨이를 1-0으로 꺾고 2승으로 16년만이자, 사상 9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최고 성적은 1934년과 62년 준우승.‘두 개의 심장’ 파벨 네드베드가 주장으로 가세한 체코는 독일월드컵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팀. 스위스는 이스탄불 원정경기에서 2-4로 졌지만 홈 2-0 승리 성적을 합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가까스로 본선에 올랐다. 통산 8번째. 반면 2002한·일월드컵 3위에 빛나는 터키는 ‘4강의 저주’에 발목잡혀 월드컵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북중미-아시아 PO 2차전 마나마 원정경기에서 바레인을 1-0으로 꺾고 1승1무로 사상 첫 본선 진출의 영광을 누렸다. 이로써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유럽의 우크라이나, 아프리카의 가나와 토고, 앙골라와 코트디부아르에 이어 6번째 첫 본선 진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 전 대회·한국 7번째 출전 이번 월드컵 참가 32개국 가운데 브라질(5차례 우승)이 18차례 전 대회에 참가하고, 개최국 독일과 이탈리아(이상 3차례 우승)가 각각 16번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한국은 7번째 진출로 남미의 파라과이와 함께 공동 15위. 반면 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와 6회 연속 진출국인 벨기에, 아프리카의 쌍두마차인 카메룬과 나이지리아는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첫 출전국, 돌풍의 눈 이번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킬 팀은 첫 출전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가 이끄는 우크라이나는 나이지리아와 크로아티아, 세네갈 등이 일으켰던 첫 출전국 돌풍을 이어갈 가장 유력한 후보다.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로그바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도 눈길을 끈다. 코트디부아르는 17일 열린 친선경기에서 최강 이탈리아와 1-1로 비기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팀 ‘소리없는 함성’

    “고교 졸업후에도 당당하게 야구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여줘 후배들과 많은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던져주고 싶습니다.” 국내 최초 청각장애아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에이스이자 중심타자였던 장왕근(19)군. 열정만은 어떤 선수에 뒤지지 않지만 요즘 진로고민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음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해야 할지, 중단해야 될지 갈림길에 놓여 있어서다. 졸업예정자 8명 가운데 평택복지대학 입학이 확정된 포수 출신 이현철(19)군을 제외한 6명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 3년전 야구팀을 처음 만들어 일반대회에 출전했을 당시 이들은 시련과 좌절을 넘어 장애와 편견을 이겨낸 ‘희망의 전도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들은 요즘 현실의 높고 차가운 벽에 부딪혀 참담함을 맛보고 있다. 이들을 선뜻 받아줄 곳이 많지 않고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조일연(52) 성심학교 교감은 이들의 뜻을 꺾지 않으려고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그다지 소용이 없었다. 실업팀 창단을 위해 서울시청과 충북도청, 강원랜드 등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팀을 만들기 어렵다는 공허한 답변만 돌아왔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사장으로 있는 재일동포 사업가 손정의씨에게 여러 경로로 창단을 부탁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사장에게도 선수 한명이라도 2군 연습생으로 키워달라고 ‘SOS’를 쳐놓은 상태다. 다행히 최근 국제디지털대학 사령탑을 맡은 감사용(48)씨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감 감독은 선수를 보내주면 열심히 지도해 프로팀에 진출시키겠다며 두차례나 충주 성심학교를 찾았고 특히 장군에게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장군은 184㎝,84㎏의 좋은 체격조건에 지난해 4월 ‘아름다운 꼴찌팀’ 서울대 야구부와의 친선경기 때 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파워도 겸비한 선수. 하지만 학비 일부를 면제해 주겠다는 ‘장학생’ 영입 약속에도 장군 등 졸업 예정자들은 감 감독의 이런 제안이 ‘그림의 떡’이다. 글러브와 배트 등 장비구입비와 각종 대회 출전에 따른 경비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가정형편이 힘들기 때문. 장군은 동생 영태(16)가 성심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고 부모님 모두 같은 청각장애를 갖고 있어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딱한 처지다. 연합뉴스
  •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 “한반도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 “한반도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국빈 방한 중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국회에서 연설했다. 중국 국가원수로는 지난 95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이후 두번째다. 후 주석은 30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우리는 남북 양측이 반도문제의 직접 당사자이며 반도문제가 최종적으로 양측의 대화와 협상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전과 변함없이 양측의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과 신뢰 구축, 그리고 자주적 평화 통일의 최종적 실현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 주석은 이날 10여차례의 박수를 받고, 연설이 끝난 뒤 기립박수를 받는 등 호응을 얻었다. 이날 연설에는 김덕규·박희태 국회부의장,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임채정 국회 통외통위위원장, 김덕룡 한·중의원친선협회 회장, 주한외교사절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최진철 선제골·이동국 쐐기골…세르비아 완파

    최진철 선제골·이동국 쐐기골…세르비아 완파

    “독기가 오를 대로 올랐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이하 세르비아)전을 지켜본 한 축구전문가의 말은 한 치의 과장도 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부지런한 움직임, 끊임없는 압박과 재빠른 공수 전환. 그러나 영하에 가까운 상암벌을 녹이며 4만여 관중을 더욱 달뜨게 한 것은 경기의 결과보다 한·일월드컵 당시로 되돌려 놓은 듯한 선수들의 불타는 의지와 넘쳐나는 땀방울이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최진철(전북)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이동국(포항)의 추가골을 묶어 통쾌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구 유고슬라비아 시절인 지난 1961년 베오그라드에서의 칠레월드컵 예선전 패배(1-5) 이후 2000년 친선경기까지 3무3패의 절대 열세를 깨뜨린 것은 물론, 유럽의 벽을 뛰어넘는 탁월한 경기력으로 7개월 남짓 남은 독일월드컵의 희망까지 한껏 부풀렸다. 부임 47일째를 맞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전 승리와 유럽의 강호 스웨덴전 무승부에 이어 이날까지 2승1무의 무패행진을 계속,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연착륙’에 성공했다. PSV 에인트호벤 시절 108골을 넣은 마테야 케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신들린 발’과 올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단 1골만을 허용한 세르비아의 짠물수비도 한국의 벌떼작전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전반 휘슬이 울리자마자 강한 압박으로 미드필드를 장악한 한국은 이영표-박지성으로 이어지는 왼쪽 공격루트를 최대한 활용,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두 차례의 프리킥이 무위로 돌아간 뒤인 전반 4분. 왼쪽을 파고들던 박지성이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의 달인’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골문을 향해 감아올렸고, 골마우스 왼쪽에 버티고 있던 최진철이 머리로 받아넣어 세르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중반부터 몸이 풀리기 시작한 세르비아의 공격이 간간이 이어졌지만 거푸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에 무위로 돌아갔다. 대세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관중들의 함성이 극에 달한 건 후반 21분 이동국의 두번째 골. 이동국은 세르비아의 코너킥이 수비에 맞고 흘러나오자 이를 한복판에서 날렵하게 낚아챈 뒤 무려 60여m를 혼자 치고 들어가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오른발슛, 거짓말 같은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세르비아는 후반 7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승리에 대한 독기’를 가득 품은 태극전사들의 단단한 벽을 뚫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최병규 이재훈기자 cbk91065@seoul.co.kr
  • 워커장군 동상 추진 논란

    맥아더장군의 동상 철거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대구에 맥아더에 버금가는 ‘전쟁 영웅’인 윌턴 워커 장군의 동상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또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한미동맹친선회(회장 서진섭)는 16일 한국전쟁 때 전사한 워커 전유엔사령관 겸 미 8군사령관의 동상을 워커 장군의 승전지인 대구에 다음 달 23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종교 초월한 인류애·깨달음의 만남

    종교 초월한 인류애·깨달음의 만남

    ‘불교와 이슬람교, 기독교가 만나 무슨 일이?´ 최근들어 종교간 화합과 대화가 부쩍 강조되면서 이색적인 종교간 만남의 자리가 잇따라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종교인 불교와 천주교·개신교간 교류를 넘어 이슬람교까지 아우르는 범종교적인 활동으로 번지고 있다. 대한불교천태종 ‘나누며 하나되기 운동본부’(총재 전운덕 총무원장)는 15일 서울 관문사 옥불보전에서 천태종 관계자 및 파키스탄 지도자, 국내 파키스탄 노동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키스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국민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로, 천태종측은 3만달러를 파키스탄 구호기금으로 전달했다. ●종교 초월한 구호의 손길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법회가 불교식과 이슬람교식으로 함께 이뤄진 것. 운덕 스님의 법문 이후 파키스탄 ‘이맘’(성직자)인 무하마드 라쉬드가 축사와 기도를 하면서 양 종교의 화합 무드가 한껏 조성됐다. 우리나라 종교행사에서 불교와 이슬람교가 함께 법회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세계평화와 종교간 평화를 위한 발원문’을 낭독하며 하나가 됐다. 지난해 천태종과 파키스탄 지도자들이 설립한 ‘간다라예술문화협회’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창립법회도 함께 이뤄졌다. 간다라예술문화협회는 대승불교 발생지인 간다라지역의 불교유적 발굴을 지원하고 양국 대학간 학술교류, 유물 교환전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법회에 이어 파키스탄 고고학자인 압둘 레만 박사의 ‘간다라 유적 발굴의 의의와 전망’ 주제강연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미야 임란 마수드 파키스탄 펀자브주 교육부장관과 재디 세이드 울 하산(예비역 장성) 회장을 비롯한 파키스탄측 간다라예술문화협회 회원 7명, 임티아즈 아메드 주한 파키스탄 대사대리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측에서는 한국ㆍ파키스탄 의원친선협회 곽성문(한나라당) 의원과 관문사 주지 변춘광 스님, 최수일(㈜바로돈에스에프 대표)박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천태종 관계자는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인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천태종도들의 마음을 전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내년부터 간다라협회를 통해 불교유적 발굴을 적극 지원, 불교의 근원을 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과 목사, 우정의 자리 최근 책을 펴낸 스님과 목사가 함께 독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공동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주인공은 ‘붓다, 나를 흔들다: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을 펴낸 법륜 스님과,‘이현주 목사의 꿈일기’를 쓴 이현주 목사. 이들은 오는 22일 서울 영풍문고 강남점에서 종교를 초월해 깨달음의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의 인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각각 개신교와 불교라는 다른 종교에 속해 있으면서도 타종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게 됐다. 지난 1999년 ‘부처님 오신날’에는 이 목사가 법륜 스님의 초대를 받아 정토회에서 설교를 해 호평을 받았다. 또 2001년 이 목사가 ‘이 아무개 목사의 금강경 읽기’라는 책을 냈을 때는 법륜 스님이 ‘추천의 글’을 썼다. 이들의 책을 펴낸 도서출판 샨티 관계자는 “두분은 서로 개성과 스타일이 다르지만 책 속에 깨달음에 대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종교를 넘나들며 나누는 대화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베이징서 회고록 펴낸 박세직 前 올림픽 조직위원장

    [어떻게 지내세요] 베이징서 회고록 펴낸 박세직 前 올림픽 조직위원장

    “요즘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김치파동으로 다소 껄끄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리 환경적으로 볼 때 두 나라는 순치관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서로 관계개선이 필요하지요.” 박세직(72·육사 12기) 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국가안전기획부장(1988년)과 서울시장(90년) 등을 거쳐 14·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국제환경노동문화원 이사장과 육사 총동창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마을’ 총재,‘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와 ‘2080CEO포럼’(대표 박봉규)에서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우호의 밤’ 행사에 참석한 뒤 돌아왔다. 이 자리에서 지난 90년에 발간된 자신의 저서 ‘하늘과 땅 동서가 하나로’의 중국어판 ‘나는 서울 올림픽을 이렇게 기획했다’의 출간 기념식도 가졌다. 아울러 그동안 애지중지 보관해왔던 서울올림픽 성화봉 전달식도 가져 관심을 모았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씨를 만났다. 양복 상의 왼쪽 가슴에 태극기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오래전부터 항상 태극기 배지를 다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라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임을 만들어 열심히 애국운동을 벌어야 하지 않느냐.”며 웃는다. 이어 중국에 다녀온 것과 관련,“최근 김치문제로 양국은 똑같이 망신당한 셈이 됐다. 하지만 좋든 나쁘든 양국은 늘 관계개선을 통해 서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한·중 우호의 밤’ 행사도 그런 취지에서 열렸고 중국측 역시 많은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살려 다음달 8일 서울에서 ‘한·중 우호의 밤’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가 중국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83년 5월5일. 춘천 인근에서 발생한 중국 민항기 불시착 사건때였다. 당시 안기부 해외담당 2차장으로 기체와 승무원 등의 신속한 송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측 관계자들과 가깝게 접촉하면서 인간적 환대를 받기도 했다. 이후 86년 서울 아시안게임때 중국이 참가하면서 양국간 교류로 이어졌고, 결국 88년 서울올림픽때 구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이 참여해 동서 냉전을 해소하는 기폭제가 됐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한반도의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아울러 서울평화상을 제정하게 됐지요. 또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때 당시 강영훈 총리에게 건의해 팩스와 자동차를 제공하는 등 민간외교에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는 한·중 교류뿐만 아니라 ‘한·일 기독교문화협의회’‘한·미 우호협회’‘한·미 군사연구회’ 등에서 고문직을 맡아 친선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한동네(서울 평창동)에 사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금진호 전 상공부장관 등과 ‘평창이웃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인다고 하자 “동네 단골 목욕탕에서 헬스와 요가, 맨손체조 등을 즐긴다.”고 대답했다. 요즘들어 차기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2006년 4월)에 나가라는 주위 권유가 많아 심사숙고 중이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신동파 선수가 저를 울려요

    신동파 선수가 저를 울려요

    한국대표 농구「팀」의 명「포드」신동파(申東坡)를 사칭한 사기한이 나와 숱한 여인들을 울렸다. 멀리 자유당 시절의 가짜「귀하신 몸」에서부터 최근에는 가짜 판사, 가짜 영화감독, 배우까지 등장, 바야흐로 가짜가 판을 치는 판국에 이제는 가짜「올림픽」선수마저 나타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세태의 한 면을 드러내고 있다. 후리후리한 키에 균형잡힌 몸매. 말쑥한 차림에 좋은 언변으로 서울 한복판을 누비는 가짜 신동파가 처음 나타난 것은 약 1년 전이었다. 지난해 3월 중순의 어느 날. 일본「야하따(八幡)」「팀」과의 친선경기를 끝내고 피로한 몸을 집에서 쉬고 있는 신동파에게 어떤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미스」구(具)라는 것이었다. 자기를 모르겠냐는 것이었다. 신동파로선 전혀 모를 여인. 다방에서 만났다. 역시 모를 여인이었다. 여인도 자기가 알던 신동파가 아니라고 당황했다. 여인은 신동파라고 사칭하는 사기한과 두 달 동안을 사귀어왔다. 다방에서 처음 만났다. 옆자리에 운동선수 차림의 건강한 청년 3, 4명이 앉아 잡담을 하는데 친구들이 한 청년을 가리켜 신동파라고 떠들어댔다. 잠시 후 가짜 신동파가 여인에게 다가왔다. 감쪽같이 신(申)선수로 알고 원정(遠征) 간다기에 돈줬더니 이렇게 알게 된 두 사람은 그 뒤 자주 만나게 됐다. 그들은「미도파」앞 M다방에 자주 들렀다. 다방의「마담」,「레지」들이 신동파 선수 왔다고 야단들이었다. 어떤 때 가짜 신동파는 약속시간에서 20~30분 정도 늦게「트레이닝」바람으로 헐레벌떡 뛰어들었다. 연습하다 잠시 빠져 나왔다면서 오늘은 연습 때문에 시간이 없으니 다음날 만나자 하고는 돌아갔다. 다음날은 말쑥한 양복을 차려 입고 양복 깃에 태극「배지」를 달고 나타났다. 양복 안쪽에 신동파라는 이름까지 새겨져 있었다. 명동 D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 주인은 그를 진짜 신동파로 믿고 있었고 그는 친구들과 함께 외상조차 먹고 다녔다. 하루는 그가 여인에게 곧 일본원정을 떠나게 됐다면서 원정비가 모자라 큰일이라 했다. 여인은 주저하지 않고 그에게 10만원을 주었다. 돌아올 때 선물을 사다 달라고 2만원을 따로 보탰다. 일본으로 떠난다면서 굳이 비행장에는 타오지 말라고 했다. 3, 4일이 지났다. 여인이「라디오」를 트니까 장충체육관에서 육군「팀」과「야하따」「팀」의 대전 실황이 중계되고 있었다. 일본에 갔어야 할 신동파가「게임」을 하고 있었다. 여인은 이상히 여겨 농구협회로 전화를 걸었다. 일본에 원정한 사실이 없다는 대답. 여인은 곧 신동파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신동파라고 하다 김무현(金武鉉)으로 둔갑도 앉아서 벼락을 맞은 듯한 기분에 어리벙벙한 채 정신을 못 차리는 신동파에게 다시 두 번째 피해자가 나타났다. 역시 같은 수법이었다. 7만여 원을 사기당했다. 신동파는 하도 어이가 없어 동료선수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며칠 뒤 가짜 신동파는 같은 육군「팀」의 백문철(白文哲)에게 덜미를 잡혔다. 백문철이 부대로 들어가기 위해 흑석동 집을 나오는데 담배가게 앞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담배가게 주인과 웬 키 큰 청년의 싸움. 담뱃값을 10원 더 내고 덜 냈다는 다툼이었다. 『여보시오. 내가 담뱃값 10원을 덜 낼 놈같이 보이오? 나도 유명한 사람이오. 내가 신동파요!』 백문철은 며칠 전 신동파에게 들은 사기한이 바로 이놈이구나 생각하고 뒤를 밟았다. 합승에 뒤따라 올라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저 혹시 신동파 선수 아닙니까?』 그는 시치미를 떼고 그렇다고 했다. 백문철은 신선수「팬」이라면서 어디까지 가시냐고 물었다. 중앙청 쪽으로 간다는 대답, 내려서「택시」로 모시겠다면서「택시」에 잡아 넣었다. 멱살을 잡고 사기꾼이라고 호통쳤다. 가짜는 연기를 시작했다. 눈물을 금방 흘리면서 용서를 빌었다. 백문철은 그의 능란한 말솜씨에 홀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파출소에 차를 대고 내리면서 순경을 부르는 순간, 가짜는 잽싸게 백문철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가짜 신동파가 한 달쯤 전에 다시 등장했다. 이번의 피해자는 답십리에 사는 이(李)모양. 이양의 동생은 D중학 농구선수였다. 연습을 끝내고 돌아가는데 3, 4명의 청년들이 나타나 D중학을 졸업하면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겠느냐고 꾀었다. 그 중의 한 청년이 자기는 신동파라고 했다. 이군은 농구장에서 신선수를 보아 알고 있었다. 신동파가 아니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더니 사실은 김무현(기업은행 소속)이라고 돌려댔다. 이양 경우는 부모도 속아, 사위 삼으려고 백만원 줘 가짜 김무현으로 둔갑한 사기꾼은 이군의 부모를 만났다. Y고교 진학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부모들은 이군의 진학을 염려하던 터라 고마웠다. 이양을 만나게 됐다. 그 능숙한 솜씨로 이양에게 접근했다. 이군의 진학을 위해 교제비가 필요하다고 손을 내밀었다. 훈련비가 모자라 큰일이라고 울상이었다. 이양의 집에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돈을 내주었다. 나중엔 그와 이양의 약혼 얘기까지 나오게 됐다. 양복을 세 벌이나 해줬다. 시계도 사주었다. 화곡동에 집도 마련해 주기로 하고「오토바이」도 사주기로 약속했다. 한 달 동안에 가짜가 털어낸 돈과 패물은 근 1백만원어치. 이름을 사기당한 진짜 신동파는 한심한 세태에 가슴이 아프다고 술회했다. 『저를 사칭하고 사기를 일삼는 그 친구도 나쁘지만 피해를 입는 여자들도 한심합니다. 이름 석자에 홀려 앞뒤를 재지 못한대서야 말이 됩니까? 정신들을 차려야겠습니다』 한국 제1의「골·게터」신동파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유홍락(劉洪洛)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30 제2권 13호 통권 제27호 ]
  • ‘知中派인사’ 먼저 만나는 후진타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은 ‘지중파(知中派) 인사’ 접견으로 시작된다.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16일 한국에 오는 후 주석은 도착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서울의 한 호텔로 향한다. 호텔에서 한국 민간의 대표적인 ‘지중파’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이뤄지는 방한 첫 대외행사다. 사단법인 한·중우호협회(회장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가 후 주석을 초청하고 이 자리에 국내의 4개 중국관련 민간교류단체 대표들을 부르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한국측 접견자로는 박삼구 회장을 비롯해 21세기 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 전 총무처장관), 한·중친선협회(회장 이세기 전 통일원장관), 한·중문화협회(회장 이영일 전 의원), 한·중경영인협회(회장 문규영 아주산업 부회장) 등 5개 단체대표 21명이다. 외국을 방문한 국가원수가 여러 일정을 제쳐 놓고 해당 국가의 친선협회 대표들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후 주석이 1박2일의 짧은 서울 체류일정 중에 30분가량 짬을 내 지중파 인사들을 만나는 것은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지중파들에게 관심을 표명, 한국내 친중 분위기 확산을 염두에 둔 것 같다. 한편 후 주석은 8일 한국 방문에 앞서 영국과 독일, 스페인 등 유럽 3국 순방길에 올랐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재일본 대한축구단

    해마다 이맘때면 일본 후지산 아래의 한 골프장에서는 200여명의 재일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여 성대한 자선 골프 축제가 열린다. 재일본 축구협회가 주관하고 재일본 체육회와 거류민단이 후원하는 이 행사는 재일동포들의 친선 도모와 축구발전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올해로 다섯번째다. 한국 축구인을 대표해서 초청된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과 필자는 참석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날로 기억되기 충분했다. 일본측 축구인으로는 모리 전 국가대표감독과 기무라, 하시라다니 등 일본 전 대표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행사를 통해 마련된 기금은 동포축구단인 ‘재일본 대한축구단’ 후원금으로 전액 쓰인다. 재일본 대한축구단은 동포 2,3세들이 주축이 되어 올해로 창단 5년째를 맞고 있다. 매년 봄철에 열리는 대통령배에 출전,2년 연속 예선을 통과했고 지난달 전국체전에서는 2년 연속 우승하는 등 해가 거듭될수록 실력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K-리그나 J-리그에서 활동할 만큼의 우수한 선수를 배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재능있는 동포 유소년들이 의욕을 가지고 축구를 시작하지만 일본인으로 귀화를 하지 않으면 외국인으로 취급하는 일본축구협회의 제도 탓에 많은 재일동포 유소년들이 꿈을 접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송일열 재일 축구협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필요에 따라 훈련할 수 있도록 재정적·정신적 지원으로 많은 힘을 주고 있다. 필자는 재일본 대한축구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모습을 자주 볼 기회가 있었고 다재다능한 우수 선수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꾸준한 훈련과 연습을 하지 못해 기량이 퇴보하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젊은 선수들의 꿈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하며 개운하지 못하다. 이번 자선골프대회와 같은 여러 뜻있는 독지가들의 모임이 더욱 번창하여 재일동포 축구선수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아름다운 오아시스가 되길 기대해본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조현석 기자의 맘대路 멋대路] 묘향산 단풍교향곡

    [조현석 기자의 맘대路 멋대路] 묘향산 단풍교향곡

    가을 여인의 자태가 이보다 더 매혹적일까. 묘향산이 내뿜는 화사하고 해맑은 정취가 새삼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곱게 갈아 입은 묘향산은 마치 단아한 한복을 차려입은 조선의 여인네 형상이다.‘내 평생 소원이 무엇이던가. 묘향산에 한번 노니는 것이었지(平生所欲者何求 每擬妙香山一遊)’라던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의 노래처럼 가을 묘향산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평양과 묘향산에서의 짧았던 3박 4일. 은행 나뭇잎이 길가를 노랗게 수놓은 평양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묘향산의 화사한 가을이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좀더 머물며 그곳의 아름다운 가을을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직까지 자유롭게 그 곳에 갈 수 없다는 게 못내 안타까울 뿐이다. 평양 시민과 자유롭게 인사 나누며 묘향산에서 단풍 나들이를 즐길 그날은 언제 올까. 하늘이 유달리 높고 푸르렀던 평양과 묘향산의 가을 속으로 안내한다. 글 사진 평양·묘향산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1 서울에서 평양까지 묘향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지도상 거리로도 서울∼대구 정도쯤. 서울에서 평양까지 비행기로 55분, 평양에서 묘향산까지 버스로 2시간 정도로 바삐 움직이면 서울에서 당일 여행도 충분할 것처럼 보인다. 22일 오전 9시35분.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평양에 제공된 페인트 등 외장재 활용 등을 점검하기 위해 꾸려진 ‘평양·묘향산 방문단’ 130여명을 태운 대한항공 9815편이 인천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출발했다. 서해 직항로를 따라 북으로 기수를 돌린 지 55분.“북한 진남포 지역에 상륙했습니다. 조금 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라는 기장의 짤막한 안내 방송에 이어 비행기는 평양 순안공항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땅 평양은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짧은 비행끝에 도착했다. 공항은 한적하고 깔끔했다. 활주로에는 구소련 제 투볼레프 기종의 고려항공 여객기 10여대가 눈에 띄었다. 트랩카의 계단을 내려 공항 버스로 갈아탄 뒤 김일성 주석의 사진이 걸린 대합실에 들어섰다. 짐을 찾은 뒤 간단한 수속을 밟고 공항을 빠져 나왔다. 수속은 통일부에서 내준 ‘방문증명서’를 보여주는 것으로 쉽게 끝났다. #2 노랗게 물든 평양 거리 평양 시내로 들어 가는 길은 그리 낯설지 않다. 추수를 막 끝낸 한가한 농촌의 풍경이다. 논밭 사이로 볏짚을 나르는 농부와 논 위에 듬성듬성 쌓여 있는 볏가리는 어린시절 외갓집 가는 길을 연상케 한다. 길가에 하얀 억새가 바람에 한들거리고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오갔다. 멀리 농촌 문화주택지라고 불리는 3∼4층짜리 건물들이 보인다. 버스에 동승한 북측 안내원은 차량 이동중 사진촬영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모르는 것은 정확하게 알도록 안내원에게 물어봐 주십시오. 그리고 떠날 때는 아름다운 추억만 남기고 가시라요.”라며 인사한다. 얼마전 다녀온 개성의 안내원보다는 사뭇 세련(?)돼 보였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22㎞, 버스로는 20∼30분 걸린다.1998년에 건설된 9·9절 거리를 지나 평양시내 입구인 금성거리에 들어섰다. 멀리 항일투쟁열사들의 묘역이 있는 대성산을 지나자 사람들을 가득 실은 궤도 전차와 무궤도 전차가 분주하게 오갔다. 잿빛 콘크리트 건물뿐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분홍빛으로 칠한 아파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거리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인상적이다. 중심가인 승리거리에는 인민대학습당(도서관), 김일성광장, 주체사상탑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목재를 안쓰면서 조선시대 건축미를 재현해 놓은 것”이라는 안내원의 자랑이 이어진다. 낮 12시. 숙소인 양각도 국제호텔에 도착했다. 양각도 호텔은 대동강 가운데 있는 양각도 섬에 지어진 호텔.48층짜리 호텔은 특등에서 3등실까지 1001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2등실 1박이 150유로다. 호텔앞에는 9홀짜리 골프장을 갖추고 있다. 방에서는 대동강변의 전경과 멀리 둥근 텐트모양의 능라도의 ‘5월 1일 경기장’,170m 높이의 주체탑, 유경호텔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평양 관광은 김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 고향집,82년 건립된 개선문, 주체탑 등 대부분 김일성 주석의 항일 운동, 혁명 사업 등과 관련돼 있어 남측 사람들은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다. 밤이 깊어오자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리는 ‘아리랑’ 공연이 시작됐다.10만명이 동원된 대규모 공연이다. 공연을 본 한 남측 관람객은 “일부 이념적인 내용을 빼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엄청난 스케일의 공연”이라고 촌평했다. #3 평양에서 묘향산까지 23일 오전 8시 버스는 서둘러 묘향산으로 향했다. 일요일이어서 거리는 한적했고, 평양역 등 역들은 등산복 차림의 시민들로 가득했다. 묘향산과 구월산, 원산 성도현, 함경북도 칠보산으로 단풍 구경을 가는 사람들이다. 평양에서 묘향산까지는 160㎞. 버스로 순안공항과 숙전, 안주를 거치는데 왕복 4차선이 깔려 있어 2시간 만에 도착했다. 묘향산의 지명은 평안북도 향산군 향암리. 묘향천과 청천강이 합쳐지는 곳이다. 숙박시설은 14층 규모의 피라미드식 특급호텔인 향산호텔이 있다. 향산호텔에 짐을 푼 뒤 1.5㎞떨어진 탐밀봉 기슭의 국제친선전람관을 돌아봤다.78년 개관한 세계에서 보기 드문 ‘선물 박물관’이다. 청기와 지붕의 박물관은 김 주석 부자가 북한을 방문한 178개국 국빈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 21만 9370여점(2004년말 현재)이 전시돼 있다.“선물을 하나 보는데 1분씩만 잡아도 모두 보려면 1년 6개월이 걸린다.”는 게 안내원 설명이다. 모두 150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선물 중에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지난 98년 방문때 선물한 금 황소와 62년 역도산으로 알려진 김신락이 선물한 ‘벤츠’ 승용차, 펠레가 선물한 축구공 등이 눈에 띈다. 전람관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며, 입장시 덧신을 신어야 한다. #4 가을향기 그윽한 묘향산 묘향산 등반길을 따라 난 향산천의 물빛이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바닥에 깔린 조약돌이 파란 하늘 빛을 받아 쪽빛으로 빛난다. 등산로는 5개의 등산로 가운데 만개의 폭포가 있다는 만폭동(萬瀑洞). 입구에서 무릉폭포, 비선폭포,9층폭포까지 4㎞다. 신향산 지구에 있는 이 등산로 사이로 곧게 뻗은 소나무와 그 사이로 빨갛게 물든 단풍 나무가 반긴다. 길가에서는 등산객, 소풍 나온 아이들이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입구에는 ‘명승지 입장료금 적용에 대하여’라는 간판과 함께 어른 40원, 어린이 20원, 외국인 25달러라는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허봉순(24) 안내원이 등반길에 함께하며 휴대용 마이크로 설명을 늘어놨다. 묘향산이라는 이름은 이 곳에 많이 자생하는 향나무와 측백나무가 그윽하고 묘한 향기를 내뿜는다 해서 유래됐다고 한다. 최고봉인 1909m의 비로봉을 비롯해 화강암으로 된 웅장한 봉우리와 기암괴석, 맑은 계곡과 폭포가 절경을 이룬다.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서곡폭포. 만폭동의 일만폭포가 시작되는 ‘교향곡’의 서곡이라는 뜻이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물줄기가 약했지만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빛난다. 이어 하무릉폭포를 지나 나무꾼 총각들이 경치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쉬었다고 해서 붙여진 무릉폭포를 만났다. 폭포 위 무릉소에는 청정어종인 버들치가 산다고 한다. 등산로는 생각보다 가팔랐다. 바위를 파내어 계단처럼 길을 냈다. 40분쯤 산길을 오르자 ‘만폭동 8선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은선폭포가 나오고 여기에 아담한 정자 은선정이 나온다. 정자 앞에는 ‘묘향산은 천하제일 명산’이라는 김 주석의 글이 새겨진 바위가 보인다. 지난 91년 이 곳을 다녀간 김 주석의 지시로 92년 새긴 글귀다. ‘쉬었다 가자.’며 푸념하는 일행을 안내원이 남측에도 많이 알려진 ‘휘파람’을 부르며 달래준다. 감칠맛나는 노랫가락에 다시 힘이 솟아난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선녀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유선폭포와 그 사이를 잇는 유선다리, 은정폭포를 지나 장수바위에 이르자 북측 안내원이 다음 일정때문에 여기까지만 오른다며 하산할 것을 종용한다. 유선폭포는 길이가 60m에 이르는데 팔담우에서 비탈진 수직벼랑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만폭동 절경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아쉽지만 2시간의 짧은 등반을 마친 뒤 보현사를 보기 위해 올라간 길을 거슬러 내려왔다. 산 아래있는 보현사는 ‘부처의 도덕’을 맡아본다는 보현보살의 이름으로 명명된 사찰.1042년 정종 8년에 굉확(宏廓)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가 다시 복원한 건물이다. 대웅전으로 들어가려면 조계문, 해탈문, 천왕문 등 3개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첫 관문인 조계문은 불교의 조계파에 속하는 절간문이라는 뜻이며, 두번째 문인 해탈문은 모든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의미다. 보현사 팔만대장경 보존고에는 팔만대장경으로 처음 찍은 판본 6793책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심경이 있다. 묘향산에서 내려오는 길 만폭동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한 시인의 글귀가 귓가를 스쳤다.‘만폭동 오름길은 십리도 못되는데 한낮이 기울도록 못다올랐네, 오르자니 무릉폭포 걸음 붙들고, 머물자니 유선폭포 어서 오라 부르네, 저 해를 멈춰세워 백날 보면 다 볼가, 하루해가 짧은 줄 예 와서 알겠구나.’ #5 여행길에 만난 사람들 관광길에 만난 북측 사람들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평양 학생소년문화궁전에서 자수를 배우는 최향미(8)양은 수줍음이 많지만 예의가 무척 바른 소학교 2년생. 질문을 던지면 한땀한땀 집중해 만들던 호랑이 자수를 그 자리에 놓고 벌떡 일어나 또박또박 대답한다.“방과후에만 두달반째 만들고 있습니다.” 가야금을 배우는 여중생 김향순(13)양은 사진촬영을 하는 기자가 신기한듯 보며 애써 웃음을 참는 모습이 예쁘다. 평양 민족식당의 종업원 정은심씨는 20대 초반의 처녀. 불고기를 불판에 구워주면서 틈나는 대로 무대에 나가 노래를 불러준다. 그녀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부르는 ‘휘파람’에 손님들이 잠시 젓가락질을 멈춘다.“고등중학교때 학생궁전에서 배웠다.”는 노래 솜씨는 가수 뺨칠 정도로 수준급이다. 묘향산 향산호텔의 종업원 이은실씨는 저녁식사를 하는 손님들과 함께 노래를 하며 흥을 돋워준다. 끝날무렵에는 어깨동무를 하며 ‘다시만나요’라는 북한 가요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힌다. 역사박물관 안내를 맡은 김옥순씨는 해박한 역사지식과 함께 유머도 풍부하다. 조선시대 유물관을 지날 즈음 “조선시대 유물은 다 남쪽에 있는데 통일되면 그때 유물을 보면서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라며 재치있게 넘긴다. ●여행메모 북측의 공식 외국환은 유로화지만 상점 등에서는 달러가 통용된다.1유로가 북한돈 170원. 양강도 국제호텔 객실의 TV에는 BBC방송과 일본, 중국 방송 등 여러개의 채널이 나온다. 전화는 남측만 빼놓고 전세계 모든 국가의 통화가 가능하다. 숙박료는 2등실 1박이 150유로다. 향산호텔은 사우나와 안마, 노래방, 당구장 시설 등을 갖췄다. 사우나는 2유로, 안마는 50분에 15유로. 숙박료는 1박에 100∼200유로. 먹을거리는 평양에서는 옥류관의 평양냉면, 평양단고기집의 단고기 등이 유명하고, 묘향산은 향산호텔의 팔색 송어 요리가 유명하다.
  • [지금 부산에선] 광복60돌 기념 ‘동북아 크루즈투어’ 준비 분주

    [지금 부산에선] 광복60돌 기념 ‘동북아 크루즈투어’ 준비 분주

    새달 1일 부산에서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세계 평화와 동북아의 번영을 기원하고 부산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를 위한 ‘평화와 희망의 뱃길’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배를 이용한 크루즈투어인 이번 행사는 부산을 출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3개국을 순방해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친선교류와 각종 학술행사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의 목적과 의미 등을 짚어본다. ●APEC 성공기원·평화메시지 전달 평화와 희망의 뱃길 행사는 광복 60주년을 기념하고 APEC의 성공기원을 위해 국무총리실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 선정한 15대 중점사업 가운데 하나이다. 위원회 산하 부산광복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허남식 부산시장·송기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가 ‘동북아시아의 번영평화 미래를 위해’라는 주제로 행사를 주최한다. 오는 11월1일부터 10일까지 민간인으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이 한∼중∼일∼러를 오가며 친선교류와 선상평화음악회, 역사 문화강연과 탐방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갖는다. 이번 크루즈 투어는 ▲동북아시아의 공동번영과 평화메시지 전달 ▲동북아시아 평화와 미래에 대한 희망제시 ▲한민족 공동체 실현 등을 담고 있어 한반도의 새로운 도약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절단은 어린이, 대학생, 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각 기항지마다 문화교류, 동포위문, 학술행사 등 특색있는 행사가 치러진다. 열흘간의 뱃길이라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어린이와 노약자 등을 위한 인솔교사와 의료진도 동승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 평화사절단은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와 부산시 자매결연 도시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후쿠오카, 중국 상하이 등을 방문한 뒤 기항지인 부산으로 되돌아온다. ●평화사절단 규모 및 행사 사절단의 인원은 500명으로 시민사절단(170명), 대학생사절단(50명),NGO사절단(70명), 문화사절단(45명), 어린이 사절단(61명), 사업관계자(76명)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독립운동 유공자인 박정오, 정덕수, 김병길옹 등 3명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3개국에서 초청된 어린이 6명이 함께 동승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행사는 선상행사와 기항지 행사, 기착지 행사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선상 행사 ‘물위의 평화마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선상행사는 사절단 만남의 밤행사와 평화사절단 한마음 마당, 미니운동회, 사절단 친선명랑운동회 등이 열린다. 또 우키시마 마루호 희생자 및 일제하 강제징용자 위무제인 ‘한·일 역사너미 위령굿’ ‘아시아의 만남, 연대, 평화’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 행사와 대학생 사절단을 위한 ‘평화대학’, 희망학교(어린이사절단)도 열린다. 열흘간의 항해기간 동안 각종 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된다. 또 동북아시아 역사·문화,NGO 관련 기록물 전시와 평화공원 조성 등의 부대행사도 준비돼 있다. 이밖에 승객들을 위한 건강 및 교양 프로그램과 유명인사들의 강연, 선상 전시회와 선상사진관 등이 운영된다. 이명곤 사무처장은 “선상행사는 사절단이 지루하지 않게 각종 이벤트 행사와 함께 기항지에 대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고 소개했다. ●기항지 행사 각 기항지에서는 국제학술행사, 독립운동유적지 답사, 해외동포 위문 한마당 행사 등의 활동이 펼쳐진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동포방문 위문행사와 국제학술대회, 고려민족학교 방문, 발해유적 등 역사유적지 답사가 준비돼 있다. 후쿠오카에서는 NGO 학술세미나, 한·일 우호교류문화제 행사, 규슈대학 방문, 유적지 답사 등의 행사가 열린다. 상하이에서는 국제학술심포지엄과 한·중 우호교류 한마당 축전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이밖에 시민단체 사절단은 해외단체들과 연대교류의 장을 펼치고 어린이 사절단은 해외동포 어린이들과 함께 ‘희망학교’를 열어 학습과 문예활동을 펴며 합동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기착지 행사 부산에 도착하는 11월10일에는 평화사절단의 무사귀환을 위한 환영행사와 광복 60주년 기념 동방의 빛 퍼레이드 행사가 준비돼 있다. 이와 함께 중구 대청동 용두산공원에서는 평화콘서트 및 NGO단체의 평화선언문 낭독, 부산 인권문화제 행사 등이 준비돼 있다. 이번 행사에는 총 1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데 국비 5억원, 민간인 사절단 참가비 3억원, 나머지 4억원은 기업체 협찬 및 부산시 예산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송기인 공동위원장은 “이번 행사가 자라는 새싹들에게는 비전을 제시하고 동포들과 국민들에게는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희망의 메신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해외동포 격려·’APEC 부산’ 홍보” 허남식 부산시장 “평화와 희망을 담고 동포들을 찾아갑니다.” 부산시의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은 “이번 평화사절단 크루즈 투어는 민·관 공동사업으로 추진되며 한·중·일·러 4개국 공동 번영의 희망찾기 항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또 이번 행사는 “해외 동포들을 방문, 격려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허 위원장은 “항구도시인 부산의 장점을 십분 살려 크루즈 평화사절단을 꾸미게 됐다.”며 배를 이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크루즈 투어는 동포들을 격려하는 ‘동포 크루즈’, 한류(韓流)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문화 크루즈’, 동북아 공동의 번영을 제시하는 ‘희망 크루즈’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사절단이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도록 뜻깊은 행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이들 자매도시에 부산이 ‘2005 APEC’ 개최지임을 알리고, 동북아 물류의 시발점으로 세계속의 도시로 발돋움하는 부산의 발전상을 알리도록 할 방침이다. 허 위원장은 이번 크루즈 평화사절 여행이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인 해양 크루즈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유람선 ‘엘리시아호’는 500명의 평화사절단을 싣고 10일간의 항해를 할 레이먼드 코리아사 소속‘엘리시아호´는 크루즈급(유람선)으로는 비교적 소형에 속한다. 1만 8455t으로 파나마 선적이다. 지난 1972년 건조된 9층 높이의 이 유람선은 특실 등 255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승무원 수만 300여명에 달하며 최대 600명의 관광객을 태울 수 있다. 엘리시아호는 ‘OMARⅢ호’라는 이름으로 홍콩에서 운항을 하다 최근 레이먼드 코리아사가 구입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뒤 올 연말부터 인천을 기항지로 해 중국 칭다오와 제주 등지의 관광지를 순항하는 크루즈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배의 하루 임대료는 1억여원(승객음식료 등 포함)에 달하는데 레이먼드 코리아사가 실비를 받고 협찬 형식으로 배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 171.69m에 선폭 24m, 최대속도 18노트로 운항한다. 이 선박에는 수영장과 식당, 칵테일바, 나이트클럽, 이·미용실, 헬스클럽, 골프연습장, 카지노, 편의점, 인터넷실, 도서관, 병원 등의 다양한 부대 및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청소년축구 화끈했다

    ‘영건’ 신영록(수원)과 이상호(현대고)가 골 폭죽을 터뜨린 한국이 일본을 5-2로 대파했다. 이광종 감독이 임시로 이끄는 한국청소년(18세 이하)축구대표팀은 25일 경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김홍일(금호고)의 선제골과 신영록의 추가골에 이어 이상호가 연속 2골을 몰아치고 상대 자책골까지 묶어 5-2의 큰 점수차로 승리했다.국가대표팀 간의 A매치는 아니었지만 이날의 대승은 한·일축구 역대전적에서 ‘기록’으로 남을 만한 사건. 국가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는 38승18무1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3골차 이상의 승리는 지난 1982년 한·일정기전에서 강신우 최순호 이강조의 골로 3-0 완승을 거둔 이후 23년 동안 한번도 없었다.5골을 터뜨린 건 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5-1승)으로 아주 먼 옛날.90년대 이후엔 승패 대부분이 한 골차였다. 19·20세 이하 대표팀의 경우 1970년 필리핀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의 5-0이 가장 큰 점수차였지만 올림픽대표팀(23세 이하)은 3골차 이상 승리를 거둔 적은 없고, 오히려 99년 도쿄에서는 1-4로 참패했다. 후반에만 7골이 터졌다. 한국은 후반 1분 김홍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가볍게 차넣어 신호탄을 올리고 상대 자책골로 2-0으로 앞서 나가다 1골을 만회한 일본의 추격을 신영록의 추가골로 뿌리친 뒤 이상호가 15분 간격을 두고 연속골을 퍼부어 쐐기를 박았다. 일본은 43분 1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갈라진 승부였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하프타임] 청소년축구 25일 한일전

    2007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18세 이하)를 앞두고 구성된 청소년대표팀이 25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일본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번 한·일전을 위해 지난 1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 ‘한미 친선’ 법안 美의회 푸대접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과 미국간의 친선관계를 고양하기 위해 미 의회에 제출됐던 법안 및 결의안이 장기간 처리되지 못하면서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4월20일 뉴저지주 출신의 로버트 앤드루스(민주) 하원의원이 제출한 ‘한국 이민 100주년 기념 주화 발행 법안’은 6개월째 재무위원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 법안이 제출될 당시에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대표 등 의원 20명이 지지 서명을 했으나 이후 추진력을 잃고 5월19일 이후 금융정책·통상·기술 소위원회에 방치돼 있다. 이 법안은 미 재무부에 지름 3.8㎝, 무게 26.73g의 1달러짜리 은화를 발행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법안은 또 은화에 한국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 기여했음을 상징하는 디자인이 담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7월28일에는 뉴욕 출신의 조지프 크로울리(민주) 하원의원이 ‘한국 독립 및 광복절 60주년 기념 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국제관계위원회로 회부된 뒤 광복절이 지난 지 두 달이 넘도록 아무런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미 의회 소식통은 “결의안을 제출한 크로울리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서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과 결의안은 올해 회기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이와 관련, 김영근 워싱턴 지역 한인회장은 “아직 미국 내에서 한인 사회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한국 관련 법안이나 결의안이 처리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최근들어 다소 거리가 생긴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dawn@seoul.co.kr
  • [마니아] 연싸움 동호회

    [마니아] 연싸움 동호회

    ‘꼬리를 흔들며 하늘을 날으는’ 지난 16일 오후 1시30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와 가까운 아암도 해양공원 하늘에 연(鳶)싸움이 벌어졌다. 연싸움을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서울에서 10여명, 경기도와 인천에서 20여명 모였다. 그다지 흔치 않은 연싸움 모임끼리 서로 친선을 다지는 시간을 갖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서울 뚝섬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앙고 교사 김영주(61·성북구 정릉동) 회원은 “위에서 상대방을 찍어내리거나 아래에서 치고 올라가는 등 승부를 가르는 수십가지 상황이 재미를 더한다.”고 연싸움 자랑을 늘어놓았다. 뚝섬 동호회 말고도 20여명으로 이뤄진 반포 모임이 따로 있다. 휴일이면 뚝섬과 여의도, 반포지구 등 한강변 하늘에 하얗게 떠 있는 연들을 볼 수 있어 연은 아직도 우리에게 친근하다. 전국적으로는 20여개 모임에 6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회도 해마다 10여개씩 열리고 있다. 회원들의 연령은 3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뚝섬 동호회의 ‘지존’으로 받들어지는 우상욱(71·청계7가) 회원의 경우 검도로 말하자면 ‘후려치기’ 식의 공격법 등 기술을 개발해 전국대회를 8개나 휩쓸었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다. 회원들이 전통 스포츠라며 뽐내는 것은 연싸움에 숨겨진 아름다운 마음씨 때문이다.‘내기 다툼’이라고 할 스포츠에서는 경쟁에서 이긴 쪽이 상품을 타는데 연싸움은 반대이다. 우리 조상들의 생각은 달랐다. 진 쪽은 이긴 쪽을 위해 멀고 먼 하늘로 길보(吉報)를 전하려 연을 날려 보낸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긴 편이 진 편에게 한턱을 낸다. ●스포츠라 할 수 있을까. 이들은 매주 일요일이면 연싸움을 하기 위해 모여든다. 주로 한강 뚝섬지구로 달려가 점심을 먹어가며 쌓인 얘기도 나눈 뒤 즐기기 시작한다. 회원들은 저마다 골프가방과 ‘따블빽’(군대에서 짐을 넣는 데 쓰는 배낭), 또는 007가방을 두 손에 하나씩 들고 나타났다. 무게가 만만찮은 듯 약간 힘겨운 얼굴이었다. 가볍게 식사를 한 뒤 본격 연싸움에 들어가나 했더니 “야, 연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씨는 “카니발 근처”라고 손짓을 했다. 성진모(60·송파구 방이동·자영업) 회장은 “얼레(나무로 만들어 연실을 감는 데 쓰는 기구)만 해도 1㎏∼1.5㎏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이 들고 나온 배낭에는 2∼3개의 얼레가, 다른 가방에는 10∼20개의 방패연들이 들었다. 얼레만 해도 3만원짜리를 시작으로 20만원이나 하는 값비싼 것까지 있다. 여느 동호회가 그런 것처럼 회원들은 좋은 품질의 장비를 갖는 데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예로부터 흑단 나무로 만든 것을 가장 높게 쳐준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회원은 “바람이 있고 떨어진 연을 주울 수 있는 장소가 좋다.”면서 “개인전의 경우 두사람씩 차례로 맞붙어 마지막에 남는 선수가 우승하는 녹다운 방식, 단체전의 경우엔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른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20여년 전 송파구 석촌호수 옆에서 대회를 구경했던 게 연싸움 동호회와의 첫 인연”이라면서 “이 때 떨어진 연을 운좋게 2개 주워 대회에 나가기 시작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았다.”고 말했다.“어릴 적 고향인 부산에서 자라며 연싸움을 신기하게 쳐다보고는 했는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고 환하게 웃었다. 회원들에게 “흔히 놀이로 여기지 스포츠라기에는 뭣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금세 돌아왔다. 기다릴 필요도 없이 ‘천만에’라는 것이었다. ●연싸움 어떻게 할까. 보통 40∼50m 안팎의 상공에서 승부가 나지만, 바람이 셀 때에는 100m 넘게 날린다고 한다. 연줄을 당기고 방향을 조절하는 데 얼마나 많은 힘이 필요한지를 해보지 않고는 떠올리지도 못한다고 회원들은 하나같이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언뜻 보기엔 싱거운 싸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회원들이 경기에 쏟아붓는 열의는 대단하다. 싸움판이 벌어지기도 전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끊어먹기로 결판이 나기 때문에 연실이 얼마나 질긴가에도 달렸다. 하지만 연을 조종하는 ‘비행술’이 더 중요하다. 기본적인 기술은 이렇다. 아래 감아치기, 찍어치기 등을 아우른 전술전략이 대대로 내려오고 있다. (1)마찰력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누가 먼저 상대방의 실을 쓸고 가는가가 대부분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마찰을 주는 방법으로는 실을 감거나 풀어 주면서 빠른 속도로 되감다가 ‘튀김’(서양 스포츠의 스냅 비슷하게 순간적인 힘으로 톡 튀기는 것)을 주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2)상대편 연이 바람을 잘 타고 떠서 정지해 있을 때 될 수 있는 한 재빨리 상대편의 연실 위에 자기의 연줄을 올려 건다. 이때 실을 빨리 풀어주면 상대편 연줄을 끊을 수 있다. 이를 ‘실 주기’라고 부른다. (3)상대편의 연이 머리를 돌려서 물러갈 때 밑에서 감아 올리는 작전이 꼽힌다.‘감아 먹기’라고 부른다. (4)연이 서로 얽혀서 약 500m 이상 풀어줬다고 생각되면, 될 수 있는 한 연실이 땅에 닿지 않도록 조금씩 풀어서 조정하면서 상대방을 주시하다가 상대방이 실을 감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감아 올려야 한다. (5)상대방이 위에서 찍어 누르면 실을 느슨히 하다가 상대방 연이 바닥에 거의 다다를 때 연을 살며시 위로 올려주면 상대방 연이 바닥을 면하려고 연을 올릴 때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연을 살며시 올리는 시기가 빠르면 상대방의 튀김에 질 우려가 있다. 경기용 연줄로는 명주, 나일론, 게브라(방탄 조끼에 쓰는 재질) 등이 있다. 낚시에 쓰는 실이나 철사는 안된다. 길이는 보통 800m 안팎이다. 연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돈은 5000원에서 1만원이면 충분하다. 가오리연, 이순신 장군이 작전 때 활용한 신호연 등 모양에 따라 종류가 많지만 가로 40㎝, 세로 47.5㎝ 크기의 방패연을 주로 쓴다. 우현택(45) 회원은 “96년 뚝섬에 바람 쐬러 나갔다가 연싸움을 보고 가입했다.”면서 “뜻밖에 관록이 필요한 분야라 나이로 보나 ‘구력’으로 보나 어린 편”이라고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종교간 대화 40돌 “옛 정신 되살리자”

    종교간 대화 40돌 “옛 정신 되살리자”

    종교계에 종단간 차이를 넘어 화합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재단법인 대화문화아카데미(이사장 박종화·구 크리스찬아카데미)는 ‘종교간 대화 40주년’을 기념해 18∼19일 수유리 기장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오래된 새 길을 찾아서’라는 주제의 대화모임을 가졌다. 초창기 종교간 대화를 이끌었던 원로와 중진, 젊은 종교인 등 7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종교간 대화모임은 지난 1965년 처음 열린 이후 매년 이뤄져 왔다. 이정배 감신대 교수는 ‘지구화 시대에서의 종교간 대화, 현실과 과제’라는 발표를 통해 “종교간 대화의 엘리트화에 대한 비판도 있고, 종단 지도자간의 실질적 대화와 교류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다시 한번 40년전 그 정신으로 돌아가 이웃종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공동과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는 ‘한국에서 종교간 대화를 한다는 것’이라는 발표를 통해 “종교간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어떤 요소가 결핍돼 있는지 배울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자신의 종교를 뒤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종교인들이 생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사회폭력 근절에 필요한 작은 일부터 고쳐나가야 한다.”면서 “거대담론만 하고 큰 생명모임이나 축제를 하는 것은 생명문화 정착에는 그리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17일에는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성직자 100여명이 경기도 판교 축구장에 모여 ‘제1회 4개 종단 성직자 축구대회’를 열었다. 그동안 2개 종단간 친선대회는 종종 있었지만 4개 종단이 함께 모여 연례 대회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결과는 불교팀과 원불교팀이 결승전에서 맞붙어 결국 불교팀이 우승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하프타임] 스웨덴·세르비아 평가전 상암서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12일과 16일로 예정된 스웨덴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를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협회는 지방 도시 이동을 원치 않는 스웨덴의 입장과 경기 후 지체없이 바로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를 원하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측의 요청을 수용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 30대 OL 30명의 촛불잔치

    30대 OL 30명의 촛불잔치

      2월 27일 밤「코리어·하우스」에서 30명의 30대 여성이 9개의 촛불에 불을 밝혔다. 32만 명의 전세계 직업여성「클럽」회원들과 한결 같은 자매임을 다짐하는 촛불의식이란다. 아무래도 무슨 재미있는 음모가 꾸며지고 있나 보다. 이 30명의 30대들이 야심있고 유능한 각 직업분야의 예비 명여류들인 걸 보면 - . 서울 직업여성「클럽」회원들 - 이 30대들의 직업은「클럽」의 이름 그대로 다양하고 총괄적이다. 회장인 김현자씨는 대한YWCA연합회 이사, 제1부회장 박순양씨는 대한YWCA 총무, 제2부회장 이경희씨는 상호「미싱」자수학원장, 그러니까 제2부회장은 사업가다. 직업여성「클럽」의 약칭 BPW는 B가 사업가(Business), P가 전문직(Professional), W가 여성(Women)의 머릿글자. 수많은 직종과 대명(代名)을 대충 훑어보면 화가 박근자·심숙자·조기영씨, 문필가 허근옥·안경선씨, 대학교수 김인자씨. 비서직으로는 김혜순·나은실씨,「패션·디자이너」김승옥씨, 여기자 김소영·김지자씨, 여성단체의 사무직종으로는 서신숙·최영방·유정숙·장진순·윤용자씨 등이다. 국제친선행사의 촛불은 2월 마지막 주간의 하룻밤을 택해서 켜지는 것이 관례. 무엇인가 상징하는 촛불 각양각색의 이 여류직업인들이 가진 이날 밤의 촛불행사는 여간 상징적이 아니다. 10개의 초가 네 갈래로 나뉜다. 3개씩 셋, 그리고 한 개만 따로, 하나는 국제연맹의 상징이고 3가락씩 둘은 6대주, 나머지는 한국의 상징이다. 거창하게도 32만 명의 세계여성과 손을 잡았다는 이 30명 여성의 유일한 공통점이란 사실은 모두가 직업을 가졌다는 것. 거의가 30대며 그 분야에서 10년쯤 묵었다는 공통성은 재미있는 우연일 뿐. 봉사 선도(善導), 계몽 등의 소위 여걸스러운「여성단체」냄새를 이들은 풍길 여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서울직업여성「클럽」은「여성단체적」이 아니다. 회원 모두 자기 자신의 매우 바쁜 본직을 가졌을 뿐더러「클럽」의 목적도 남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이는 것은 한 달에 한 번씩만. 그것도 직장생활에 지장 없는 저녁시간을 택한다. 모임의 내용은 30대답지 않게 진지하다. 잡담이나 포식이 아니라 회원만의「세미나」. 이「세미나」는 각 직업분야에서의 여성위치를 철저하게 분석한다. 회원들이 자기소속분야의 실태를 철저하게 분석한다. 『서로 신비스럽게 생각했던 타 직업분야를 알게 되니까 재미있어요. 그러나 이「세미나」는 직업여성「클럽」이 장차 그 본연의 활동을 하기 위한 기초작업이죠』 회장 김현자씨의 말이다. 「클럽」목표는「지위향상」 「여성단체적」이 아니기는 이 점도 마찬가지.『우리「클럽」은 회원들 자신이 직장에서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나, 이 사회에서 직업여성의 고충은 무엇인가, 직장과 가정은 어떻게 양립시키나 따위 우리 자신의 문제가 우리「클럽」의 당면 문제예요』 이경희씨의 설명이다. 이들 말대로 직업여성「클럽」의 작업은 직업여성의 지위향상. 50년 전에 미국「센트루이스」에서 처음 결성된 한 개의 작은「클럽」이 지금의 50개국 32만 명 회원의 연맹을 만든 시조(始祖)다. 50년 역사 가진「클럽」 역사가 깊어선지 미국의 직업여성「클럽」은 업적도 다양하다. 1963년에는 남녀차별없이 보수를 주도록 하는 무차별봉급법을 통과시켰다. 주(州)마다 때는 다르지만 배심원에 여성을 참석시키지 않는 법령을 점차로 폐기시켰다. 군대에서는 여군이 대령 이상 승급하지 못하던 금기도 폐지시켰다. 『꼭 이렇게 거창한 일을 한다는 건 아니지만…』총무 김혜순씨는 뒷말을 삼킨다. 적어도『우리 직업여성이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기나 하자』는 목적이 금년 안에 철저히 달성될 모양. 68년 10월 말에 탄생한 4개월 생 갓난이치고는 그러니까 목적이 아주 실제적이다. 벌써 두 번「세미나」를 가졌다. 한 번은『화가와 작가의 고민』또 한 번은『「매스콤」종사자의 실태』를 주제로. 앞으로도 한 달에 한 직업분야를 시험적으로 다룰 작정. 물론「클럽」안의 일이므로 공개「세미나」는 아니다. 촛불행사에 참석해준 BPW 국제연맹부총재「마일스」박사와 주한미국직업여성「클럽」회원 30명은 그것 외에 또 한 가지 일로 서울「클럽」의 옆구리를 찔렀다. 서울에 또 한 개 직업여성「클럽」을 만들라는 것. 한 나라가 세계연맹의 정회원이 되려면「클럽」이 셋 이상 있어 연합회가 돼있어야 한다. 여성 30대 30명의 69년 계획은 그러고 보니 꽤 대단한 음모였다. [ 선데이서울 69년 3/9 제2권 10호 통권 제24호 ] ※ 사단법인 전문직여성클럽 한국연맹 홈페이지 : http://www.bpw.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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