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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헌금 의혹] ‘현영희 제명’ 시각차… 새누리 험로 예고

    [공천헌금 의혹] ‘현영희 제명’ 시각차… 새누리 험로 예고

    공천 헌금 의혹에 대처하는 새누리당의 움직임이 느릿한 ‘황소걸음’으로 바뀌고 있다. 당장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이 늦춰지는 모양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범위 등을 놓고도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7일 현재 새누리당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다. 전날 당 윤리위가 의결한 현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최종 확정하려면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윤리위 결정 이후 열흘 동안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장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제명 절차를 검찰 수사에 연동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 의원에 대한 제명은 곧 출당을 의미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출당 대신 탈당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례대표인 현 의원이 출당되면 의원직을 유지해 새누리당 의석수가 줄어드는 반면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새누리당은 의원직 승계를 통해 의석수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검찰 수사에서 의혹이 해소될 경우 역시 굳이 제명안을 밀어붙여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당 관계자는 “의총이 다음 주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굳이 서두를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과 당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도 ‘선 긋기’가 이뤄지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 “현기환 전 의원이 현 의원으로부터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고 당이 책임져야 할 경우는 대표가 책임지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이 책임져야 할 만한 수준’에 대해 “당이 최소한 인지했거나 비호했거나 당이 연관됐을 때”라면서 “개인별 이득을 위해 당과 관련없이 은밀하게 저지른 것까지 당이 책임져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신중히 생각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이 개인 비리로 드러난다면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은 또 9일 의혹을 자체 조사하기 위한 진상조사위를 발족시키기로 했지만 진통이 우려된다. 진상조사 범위를 놓고 당 지도부와 친박(친박근혜)계, 비박(비박근혜) 진영 간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조사 범위에 대해 “지난 5일 ‘7인 연석회의’에서 분명히 이번 (현영희-현기환) 의혹에 국한하기로 못 박았다.”고 말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가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한 김용태 의원은 “총선 공천 관련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공천 전반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천헌금 의혹] “현영희, 아랫사람 막 다뤄 이번 일 불거졌다”

    [공천헌금 의혹] “현영희, 아랫사람 막 다뤄 이번 일 불거졌다”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영희(61) 의원은 지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중앙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현 의원은 4, 5대 새누리당 부산시의원과 부산시당 대외협력위원장을 지내면서 지역 정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유명 인사로 통한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 A씨는 “현 의원은 부산에서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나은 위치에 있었다.”면서 “하지만 평소 아랫사람을 막 다룬 탓에 이번 사달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현 의원과 함께 시의원을 지낸 B씨는 “시의원 시절 당시 보좌관에게 고성을 지르고 막 대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현 의원의 그러한 행동을 참다못한 정동근씨가 선관위 등에 제보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현 의원의 남편 임수복(65)씨는 강림CSP 등을 소유한 100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 C씨는 “경남 밀양 출신인 현 의원의 집안도 상당한 재력을 갖췄다고 알고 있다.”면서 “그 많은 돈을 이용해 국회의원 자리를 사 권력을 얻으려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권력까지 탐하는 바람에 부산을 전국적으로 망신시켰다.”면서 “그저 부끄러울 뿐”이라고 전했다. 전 부산시의원 D씨는 “2010년 부산교육감 출마 당시에도 친박(친박근혜) 쪽 사람 4~5명이 캠프에 합류해 도움을 줄 만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현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지지 조직인 ‘포럼부산비전’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어 “전여옥 전 의원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산 정가의 마당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지역 정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현 의원의 복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 A씨는 “지난 6일 당에서 제명을 결정했다.”면서 “당 내부에서도 현 의원이 빠져나갈 수 없다고 보고 꼬리 자르기를 한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조기문, 서울역에서 정동근 만나 돈 받았다 시인”

    “조기문, 서울역에서 정동근 만나 돈 받았다 시인”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이 지금까지의 주장과 달리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 수행 비서였던 제보자 정동근(36)씨를 지난 3월 15일 서울역에서 만나 3억원 가까운 돈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3월 15일 행적에 대해 “서울에 없었다.”, “강남에 있었다.”며 돈을 전달받은 혐의 자체를 부인해 왔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공천장사 의혹을 제보한 정동근씨의 제보 내용에 상당한 근거가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조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검찰 조사에서 “지난 3월 15일 정씨를 서울역에서 만나 중앙당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건 맞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받은 액수에 대해서는 “3억원보다는 적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위원장이 정씨를 서울역에서 만났다고 시인함에 따라 정씨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보 내용과 진술의 신빙성이 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 ▲배달 사고 ▲현기환 전 의원 측인 제3자 의 착복 ▲현 전 의원 직접 수령 등 세 갈래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했다. 이 가운데 배달 사고는 조 전 위원장이 정씨에게 받은 돈을 혼자 꿀꺽하거나 조 전 위원장이 현 전 의원 측 인사에게 돈을 건넸는데 이 사람이 중간에서 착복했다는 게 골자다. 정씨는 지난 2, 3일 검찰 조사에서 “3월 15일 저녁 서울역 3층 한식당에서 조씨에게 3억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자 조씨가 이를 루이비통 가방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위원장은 그동안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일 저녁은 부산 온천장에 있는 횟집에서 먹었다. 카드 영수증도 있다.”, “서울에 간 건 맞지만 강남에 다른 볼일이 있어 갔다.” 등으로 말을 바꾸며 정씨와의 만남 자체를 부인해 왔다. 검찰 주변에서는 조 전 위원장이 거듭 말을 바꾸는 것을 보면 정씨가 3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 관계자도 “배달 사고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 의원이 비례대표 23번에서 21번으로 순번이 올라간 것만 봐도 대가성이 드러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부산지검 공안부에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자리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현 의원은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인 현 전 의원에게 3억원, 홍준표 전 대표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출두한 현 의원을 상대로 ▲남편 계좌에서 인출된 뭉칫돈의 사용처 ▲정씨에게 3억원과 2000만원을 주며 조 전 위원장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는지 ▲3억원과 2000만원을 공천 대가로 현 전 의원과 홍 전 대표에게 건넸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지난 3월 20일 비례대표 공천 확정 뒤 정씨에게 차명으로 친박계 의원 등 5명에게 후원금 300만~500만원을 전달하도록 지시했는지, 자원봉사자에 금품을 제공했는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넨 적도 없고, 남편 계좌에서 (한번에) 50만원 이상 인출하거나 남편 법인 돈을 쓴 적도 없다.”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 전 의원과 조 전 위원장의 휴대전화를 상대로 기지국 수사를 한 결과 두 사람의 전화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들었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휴대전화가 같은 시간에 같은 기지국에서 발견됐다면 두 사람이 최소 반경 200m 안에 있었다는 방증이어서 제보자 정씨의 진술을 뒷받침한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새누리 경선 일정 정상화] 경선주자 5人 “공천헌금 사실땐 황 대표 사퇴” 조건부 합의

    [새누리 경선 일정 정상화] 경선주자 5人 “공천헌금 사실땐 황 대표 사퇴” 조건부 합의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헌금 파문을 둘러싼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와 비박(비박근혜) 후보 3인의 정면충돌은 비박주자들의 경선 참여로 일단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또는 당 진상조사위 활동에 따라 향후 경선 국면에서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김문수·김태호·임태희 등 비박 주자들이 ‘경선 보이콧’ 이틀 만인 5일 저녁 전격적인 경선 참여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일단 경선주자 연석회의에서 요구조건 중 일부가 수용됐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5+2 연석회의’에서 공천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때 황우여 대표의 사퇴 등 일부 사안에 합의했다. 공천 파문의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의 탈당·출당 여부는 6일 최고위원회에서 정리하기로 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당초 비박 3인방은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지난 3일 ▲황 대표 사퇴 ▲경선일 연기 ▲공천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공천 관련 자료 공개 등을 촉구했다. 박근혜 후보의 ‘책임론’도 지적했다. 연석회의에서 김수한 경선관리위원장은 “당의 대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경선 후보자들이 일체의 사심을 버리고 힘을 합쳐야 한다.”며 비박 후보들에게 경선 참여를 간곡히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선의원 50명과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도 각각 성명서를 내고 대선후보 경선은 국민과의 약속인만큼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도 ‘공천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책임을 약속하며 비박주자들에게 경선 틀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비박주자들로선 당장 ‘경선 보이콧’이라는 강경 입장을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것이다.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의 일방통행식 당 운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김문수 후보 측 관계자는 “시점이 다르긴 해도 ‘당 대표 사퇴’라는 우리 요구는 관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태호 후보 측도 “우리의 제동이 해당 행위가 아니라 애당 행위라는 점을 당 지도부와 박 후보 측에 전달하는 게 중요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 역시 이날 서울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서 열린 정책토크 프로그램에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는 ‘공천헌금 문제를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처리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정치권을 비롯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일반인보다 더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날 비박 후보 3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박 후보는 우리 후보들의 충정 어린 결정을 해당 행위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속한 봉합으로 새누리당 경선은 일단 정상화됐지만 갈등이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검찰 수사 결과 공천헌금 의혹이 일부분이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황 대표 사퇴가 불가피하다. ‘경선 파국’, ‘반쪽짜리 경선’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검찰수사 결과 혹은 당 진상조사위 활동에 따라 당이 다시 요동칠 수도 있다. 한편 임태희 후보가 연석회의 직후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박 후보가 연석회의에서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해 ‘자신이 직접적으로 책임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박 후보 캠프 이상일 대변인은 “확인 결과 박 후보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황비웅·허백윤기자 stylist@seoul.co.kr
  • [새누리 경선 일정 정상화] 파문 주역 4人의 인연과 악연

    새누리당 현영희(61)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 사건을 제보한 정동근(37)씨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현 의원 남편의 소개로 현 의원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의원의 남편인 임수복(65) 강림 CSP 회장은 평소 다니던 치과의 원장으로부터 “똑똑하고 성실한 젊은 친구가 있으니 써 보라.”는 권유를 받고 정씨를 부인의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로 고용했다는 것이다. 경남 밀양 출신인 현 의원 부부가 호남 출신인 정씨를 최측근에 둔 것을 두고 당시 주변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군사교육단(ROTC) 출신인 정씨는 꼼꼼하고 빈틈없는 일 처리로 현 의원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탄하던 이들의 관계는 현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되면서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정씨가 국회에 입성한 현 의원에게 4급 보좌관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현 의원이 너무 젊고, 정치 보좌 경력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거부하자 두 사람의 관계가 급격히 틀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천헌금 의혹 사건의 등장인물 4명 중 나머지 2명인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현기환(53) 전 의원의 관계 또한 애증으로 얼룩져 있다. 정씨가 공천헌금 3억원을 현 의원한테 받아 조씨에게 전달했고, 조씨는 이 돈을 친박계 핵심인 현 전 의원에게 건넸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그러나 조씨와 현 의원의 관계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게 지역 정가의 분위기다. 조씨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 정책특보로 활동하던 현 전 의원과 대학동문(연세대)임을 내세워 가까워졌으나 조씨가 출신 대학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둘의 관계가 단절됐다는 것이다. 조씨도 현 전 의원을 18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돈공천 파문] 非朴 3인 TV토론 거부… 朴·安 20여분 기다리다 결국 무산

    [돈공천 파문] 非朴 3인 TV토론 거부… 朴·安 20여분 기다리다 결국 무산

    ‘결국 경선 파국으로 가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4·11 총선 공천 헌금 파문과 관련해 3일 한밤중에 극심한 충돌과 갈등을 빚었다. 임태희, 김태호, 김문수 등 비박(비박근혜) 후보 3인방이 전격적으로 ‘경선 보이콧’을 결정하면서 박근혜, 안상수 후보만 참여하려던 경선 후보 TV토론도 우왕좌왕하던 끝에 취소됐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이 파국으로 치달을지 봉합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든 형국이다. 임태희, 김태호, 김문수 등 비박 후보 3인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2시간여 동안 만찬 회동을 갖고 총선 공천 헌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의 의견을 정리한 자료는 비박 후보 4인의 이름으로 배포됐다. 하지만 안상수 후보는 비박 후보들의 만찬 회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비박 후보 3인이 전화 연락이 되지 않자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TV토론 준비 때문에 미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이다. 이에 안 후보 측은 “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후보와 향후 경선 일정 거부를 합의한 적이 없다.”면서 “KBS 토론회에 예정대로 참석할 것이며 향후 정해진 경선 일정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안 후보 측은 “보이콧 여부는 내일까지 기다려본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결국 토론회장에는 안 후보와 박 후보가 토론회 시작 1시간 전에 차례로 도착했다. 박 후보와 안 후보 둘만의 토론회가 성사되는 듯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산됐다. 후보 5명을 기준으로 2시간여 동안의 토론회를 준비했기 때문에 2명의 후보로는 도저히 토론을 이어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두 후보는 토론회 시작 전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당에서는 이례적으로 3차례나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황우여 당 대표는 비박 후보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 “사퇴하면 전당대회도 다시 열어야 하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그만두고 정리해야 하는데 (사퇴가) 되겠나.”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당 지도부,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비박(비박근혜) 진영과의 접점을 찾기는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비박 진영은 “아쉬울 거 없다. 박 후보 맘대로 한번 해 보라는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양 진영이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돈공천 파문] ‘玄의 거래’ 대선자금용 확인땐 10년전 차떼기 악몽 재현

    [돈공천 파문] ‘玄의 거래’ 대선자금용 확인땐 10년전 차떼기 악몽 재현

    새누리당 전·현직 의원들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어느 선까지 뻗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지난 ‘4·11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었던 친박(친박근혜)계 현기환 전 의원이 대선 자금 명목으로 총선 출마 후보자들에게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현 전 의원이 수수한 돈이 ‘대선 자금용’으로 파악될 경우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행보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3일 “현 전 의원이 사리사욕을 위해 돈을 받았다면 개인 비리 문제로 사건의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대선 자금 목적으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어 검찰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대선 자금 수사 여부는) 검찰 수사 의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대선 자금용 공천 헌금 제공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2002년 수백억원대 차떼기 불법 대선 자금 악몽이 되살아날 뿐 아니라 원칙, 신뢰의 박 전 위원장 이미지도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현영희 의원→조모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현 전 의원, 홍준표 전 대표 순으로 건네진 돈의 출처, 액수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현 전 의원에게 3억원, 홍 전 대표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공천 헌금 제공 제보자 정모씨를 소환해 기초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안팎에선 현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현직 의원으로 현 의원 말고도 지역구 및 비례대표 출마자 5~6명이 더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현 전 의원이 공천 대가로 현 의원 외에도 다수 의원들에게 돈을 받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 수사를 대검 공안부나 서울 중앙지검이 아닌 부산지검으로 배당한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이 수사 확대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야당 의원 등이 연루된 CN커뮤니케이션즈 선거 비용 과다 계상 의혹 사건을 순청지청에서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로 이첩한 것은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여당 눈치를 봐서 부산지검에 이 사건을 배당한 게 아니다.”라면서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뒷받침할 물증이 나온다면 수사 편의를 위해 서울로 이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돈공천 파문] 대표적 친박 현영희·현기환은

    4·11 총선 당시 공천 헌금 3억원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각각 받는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다. 이번 공천 헌금 의혹을 ‘박근혜의 위기’로 해석하는 이유다. 현 의원은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처음 입성했지만 부산 지역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유치원을 운영한 데다 부산유치원연합회장을 지내는 등 교육 분야의 전문성이 꾸준한 정치 활동의 원동력이 됐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부산시의원을 두 차례(4·5대) 지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부산 동래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으며 2010년 부산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고배도 마셨다. 특히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 모임인 ‘포럼부산비전’ 공동대표를 맡는 등 친박계 인사들과의 인맥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현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모두 181억 5200만원으로 여야를 통틀어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중 가장 많다. 현 전 의원 역시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주택은행 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낸 노동계 출신으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외협력부단장을 맡았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 부산 사하갑에서 당선된 뒤 ‘민본21’ 회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당내 ‘공천 물갈이’ 갈등이 불붙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4·11 총선 공천위원으로 발탁되면서 친박계를 대표해 부산 지역은 물론 공천 과정 전반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의원은 현재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직함을 갖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돈공천 파문] 현영희 비서 제보 → 통화·계좌내역 확인 → 정황 파악뒤 檢 고발

    ‘부산발’ 새누리당 공천 헌금 파문이 새누리당 공천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은 친이명박계에서 친박(친박근혜)계로의 권력 이동을 실감할 수 있는 변곡점이나 다름없었다. 불출마를 선언한 현기환 전 의원이 다른 친박 인사들과 함께 공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친박계로의 권력 이동은 부산에서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지지 세력인 ‘포럼부산비전’의 공동대표였던 현영희 의원 등에게는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현 의원은 당시 친박계 인맥을 이용해 부산 중·동구 공천을 신청했지만 현역인 정의화 의원에게 밀린 뒤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어 결국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현 의원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천 헌금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혹은 지난 6월 현 의원의 수행비서였던 정모(37)씨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투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일지 형식의 노트 등 정씨의 제보는 구체적이었다. 공천 헌금 전달 과정의 경우 ‘지난 3월 15일 오후 2시 현 당시 비례대표 후보의 남편이 회장으로 있는 부산 범일동의 한 회사 화장실에서 현 후보가 나에게 3억원이 든 은색 쇼핑백을 주면서 이를 홍준표 전 대표의 측근인 조모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게 전달하라고 했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후 정씨는 현 후보로부터 건네받은 현금 3억원을 갖고 그날 오후 KTX로 서울에 와 오후 7시쯤 서울역 3층의 한 식당에서 조 전 위원장에게 쇼핑백을 건넸다고 밝힌다. 또 조 전 위원장이 공천심사위원이던 현 전 의원과 통화하고 “만나자.”는 조 전 위원장의 문자에 현 전 의원이 “알겠습니다.”라고 회신한 내용까지 확인한 뒤 부산으로 돌아왔다고 돼 있다. 선관위는 이 같은 정씨 제보 내용을 토대로 두달간 본격적인 확인 조사에 들어갔다. 선관위는 검찰 수사나 다름없이 방대하고 치밀하게 제보 내용을 분석하고 물증을 확보했다.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와 같이 법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통화 기록을 조회했고 금융 거래 자료 요구권을 행사해 은행에서 현 의원 주변의 금융 거래 내용도 조사했다. 선관위는 정씨가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시기에 현 의원과 가족들의 계좌에서 상당액의 돈이 인출된 정황도 파악했다. 선관위는 결국 고발 내용의 신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30일 100쪽이 넘는 분량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한다. 검찰은 수사가 이제 시작된 단계일 뿐이라며 정치적 시각을 경계한다. 검찰 관계자는 “물증이 상당 부분 확보된 선관위 고발 사건도 기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70% 정도”라면서 “실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탈당·제명보다 ‘돈 공천’ 진실부터 캐내야

    새누리당이 4월 총선 공천 헌금 수수 의혹으로 요동치고 있다. 대선을 넉달여 앞두고 터진 메가톤급 악재 앞에서 대응의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공천 헌금 의혹의 당사자인 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현 전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제 발로 검찰청을 찾아갔다가 조사 순서를 기다리라는 면박을 당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그런가 하면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대선 예비 후보들은 일제히 황우여 대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대선 후보 경선 일정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의혹의 중심에 선 두 사람 모두 친박근혜계 인사들인 만큼 의혹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후보로 대선을 치를 수 없으니 대선 후보 결정 시점을 늦추고 경선판도 다시 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어젯밤 열릴 예정이던 후보 KBS TV토론도 전면 취소됐다. 한마디로 혼돈의 도가니다.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이번 의혹 말고도 또 다른 공천 헌금 의혹이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사실이라면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대선 명운을 가를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 4월 투명한 공천, 깨끗한 정치를 외친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다짐 뒤로 검은돈을 주고받는 구태와 악폐가 자행됐다면 의혹의 당사자인 두 사람이 져야 할 법적 책임과는 별개의 정치적 책임을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지지 않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런 위중한 상황 앞에서 새누리당이 내보일 것은 진실, 그 하나다. 제명이니, 경선 보이콧이니 하며 호들갑을 떨 게 아니라 검찰 수사와 별개로 강도 높은 자체 조사를 통해 또 다른 공천 비리는 없었는지 살피고 진상을 국민들 앞에 그대로 내보여야 한다. 사죄든, 단죄든, 용서든, 심판이든 그 같은 문제는 진실, 그다음의 일이다. 검찰도 12월 대선까지의 촉박한 일정을 감안, 수사의 속도를 높이길 바란다.
  • [돈공천 파문] 현기환·親朴핵심 겨냥 꼬리무는 돈 공천설

    ‘제2, 제3의 현영희가 또 있다?’ 4·11 총선 공천 헌금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공천을 둘러싼 돈 거래가 과연 현 의원 한 사람만의 일이었겠느냐는 의구심에서 출발한다. 지금 당장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뚜렷한 근거 없이 나도는 소문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공천 헌금 파동을 일파만파로 확대시킬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역구·비례의원이 수억씩 줬다” 공천 헌금설의 핵심 축은 현기환 전 의원이다.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위원으로 이미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에 갖가지 소문의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다. 현 전 의원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음에도 부산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은 A의원,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B·C의원 등의 공천 헌금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제공했다는 금품의 액수만 각각 수억원에 이른다. 현 전 의원처럼 공천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당 핵심 관계자도 공천 헌금설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B의원은 현 전 의원뿐만 아니라 이 핵심 관계자에게도 금품을 줬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비례대표 D·E의원의 공천 헌금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공천에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靑의 경고메시지”… 야권 개입설까지 한 정치권 관계자는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대검찰청이 4·11 총선 이후 선거사범에 대한 정보를 공동으로 수집해 왔다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지금으로선 파문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공천 헌금 의혹이 여권을 넘어 야권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공소시효가 끝나는 오는 10월 10일까지는 정치권 전체가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제보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고 검찰 수사가 예고 없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천 헌금이 갖는 파괴력이 크다는 점 때문에 ‘정치적 꼼수’가 작용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게 이번 공천 헌금 의혹을 청와대가 흘렸다는 것이다. 측근 비리 등으로 궁지에 몰린 청와대가 선 긋기에 나선 여당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 제보자가 사전에 야당 인사와 접촉했다는 ‘야권 개입설’도 꺼내들고 있다. 물론 어느 것 하나 사실로 확인된 건 아직 없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추가 투서·고발 땐 수사 확대 대규모 ‘매관매직’ 드러날 수도

    선거판 ‘매관매직’인 공천 헌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이 또다시 정치권을 향한 칼자루를 쥐게 됐다. 앞서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무죄가 선고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서 체면을 구긴 검찰로서는 명예 회복의 기회를 만난 셈이기도 하다. 일단 검찰은 고발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1차적으로 주력할 계획이지만 수사 대상자들의 이름과 혐의 등이 사실상 모두 공개돼 수사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공천 헌금과 관련된 투서나 고발이 추가로 접수될 수 있어 수사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의혹 사건은 2일 부산지검에 배당됐다. 비례대표인 현영희 의원이 공천위원이던 현기환 전 의원에게 3억원의 공천 헌금을, 홍준표 전 대표에게 2000만원의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 수사 의뢰의 주된 내용이다. 현 의원이 지역구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기 위한 금품이 실제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 의원은 정치 자금의 수입·지출에 대한 허위 회계 보고, 자원봉사자에 대한 금품 제공, 불법 기부 행위, 타인 명의 정치 자금 기부 등의 혐의로도 고발됐다. 일각에선 지난 4·11 총선 당시 부산 지역 정치 상황과 관련해 대규모 공천 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로서 본인의 총선 불출마를 내세워 부산 지역 공천에 힘을 발휘했던 현 전 의원에 대한 수사에서 추가 비리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부산 외 다른 지역으로의 수사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된 선진통일당 사건은 당 회계 책임자이자 공천심사위원인 김광식 대표비서실장과 심상억 전 정책연구원장이 비례대표 공천을 해주는 조건으로 김영주 의원에게 50억원의 차입금 제공을 요구해 약속을 받았다는 것이 선관위 고발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선관위는 또 선진당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선관위가 회계 책임자에 대한 부실 감독의 책임을 물어 공당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선 이후 의원 5명의 소수당으로 전락한 선진당은 박상돈 최고의원 등 전현직 최고의원들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검찰에서 의혹 없이 밝혀야” 정치쇄신 외치던 朴 초긴장 1위 지지율 떨어질까 ‘발칵’

    지난 4·11 총선 당시 공천 헌금이 오간 의혹이 불거지자 2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는 발칵 뒤집혔다. 의혹의 진위를 떠나 선두를 달리는 지지율이 예상치 못한 악재에 부딪힌 만큼 박 후보 측에서는 전전긍긍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당사자들이) 서로 주장이 어긋나니까 검찰에서 확실하게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할 문제”라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캠프 내에서는 사실무근이거나 배달 사고 가능성을 점치며 박 후보와 무관한 일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만일’이라는 전제를 단 뒤 사실일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탓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후보가 내세웠던 공천 개혁과 쇄신이 빈말로 비쳐질까 우려해서다. 박 후보가 각종 공개 석상에서 “공천 관련 불법이 발생한다면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 “공천이야말로 정치 쇄신의 첫 단추”, “쇄신 작업을 용(龍)이라고 하면 공천 작업은 마지막 눈동자를 그려 넣는 화룡점정”이라고 하는 등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강조해왔던 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박 후보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현기환 전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였던 데다 박 후보가 당시 당 책임자인 탓에 책임 소재를 놓고 정치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친박계 최고위원도 “당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박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공천혁명을 이뤄낸 시점에 공천 헌금이 오고 갔다면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했다는 자체가 터무니없는 사실은 아니라는 걸 뜻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야당뿐 아니라 당내 경선 주자들은 박 후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 “검찰에서 수사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사실 확인하겠지요.”라며 말을 아꼈다. 이재연·천안 최지숙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공천헌금 진상 철저하게 규명해 엄단하라

    새누리당의 지난 4·11총선 공천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공천 헌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관계는 더 확인해야겠지만, 정치권의 해묵은 구태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듯해 여간 씁쓸하지 않다. 중앙선관위가 고발 혹은 수사의뢰를 한 만큼 검찰은 엄정한 수사로 진상을 밝혀내기 바란다. 대선정국이 본격화하려는 시점에 터진 이번 파문이 사실이라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단히 실망스럽다. 무엇보다 위기를 맞았던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쇄신’과 ‘공천개혁’을 부르짖던 시점에 오간 뒷거래 의혹이란 점이 그렇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당시 새누리당의 공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이 친박계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대선가도의 유불리를 떠나 자체 진상 규명에 앞장서야 할 이유다. 물론 현 전 의원은 “억장이 무너진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로마제국의 실력자였던 카이사르가 ‘카이사르의 아내는 의심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했던 그 심정으로 측근의 비리 의혹에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비례대표 공천 헌금은 과거엔 야권에서 주로 횡행했던 악습이었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나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도 그 흙탕물을 뒤집어쓴 바 있다. 이번에 선관위로부터 수사의뢰되거나, 고발된 당사자는 선진통일당의 김영주 의원과 새누리당의 전·현 의원 등 여야가 뒤섞여 있다. 이제 공을 넘겨받은 검찰로서는 성역 없이 수사할 일만 남았다고 본다. 혹시라도 지지도 1, 2위를 다투는 ‘미래 권력’인 박근혜 후보의 눈치를 본다는 오해를 사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만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진상 규명 후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책임을 묻는 것은 사법당국의 몫이어야 한다. 정치판의 오랜 관행을 더듬어 보면 이번에 제기된 공천 헌금 의혹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지 않은가. 여야는 파문을 놓고 삿대질을 벌이기보다 비례대표 제도에 대한 인식의 전환부터 하기 바란다. 차제에 지역대표가 채우기 어려운 전문 직능이나 소외 계층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비례대표 공천제도를 고쳐야 한다.
  • 친박 공천 돈거래 사실땐 박근혜 대선 행보에 대형 악재

    친박 공천 돈거래 사실땐 박근혜 대선 행보에 대형 악재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공천 헌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정가에 파문이 만만찮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쇄신을 내세우며 진행했던 공천에서 돈이 오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선 가도의 최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박근혜 후보의 대선 행보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차떼기’ 대선 자금,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 유독 돈 문제 악몽이 많은 새누리당과 박 후보 입장에선 엄청난 돌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일단 의혹에서 비켜 간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과 박 후보에 대한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국면 전환에 주력했다. 공천 헌금을 주고받은 것으로 지목된 현기환 전 의원과 비례대표 현영희 의원은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다. 부산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현 전 의원은 당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활동했다. 현 전 의원은 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공천에 관여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당 안팎에선 공천 과정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현 전 의원이 부산권 예비후보들에게 공천권 입김을 행사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친박 핵심 의원들이 대구·경북, 부산·경남, 충청, 수도권 등 권역별로 나눠서 공천권을 행사한다는 얘기가 퍼지던 때다. 돈을 건넨 의혹을 받은 현영희 의원도 강력 반발했다. 현 의원은 “중앙선관위에 거짓 제보한 정모씨는 내가 19대 총선 예비후보자 시절 수행업무를 도와줬던 사람으로 선거 이후 4급 보좌관직을 요구해 왔다.”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요청을 거절하자 정씨가 나와 가족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더 이상 정치적 논란을 벗어나 당의 변화 노력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루빨리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당혹스러워하는 가운데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만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영우 대변인은 “당사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경위가 어떻든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사실에 대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3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책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 최고위원은 “우선 당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만약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를 해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고 현 의원은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비박(비박근혜) 주자들도 날을 세웠다. 김문수·김태호·안상수·임태희 후보 등 4명은 이날 전화통화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눈 뒤 경선 후보가 참여하는 긴급 연석회의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임 후보는 4명의 주자들을 대표해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당 차원에서 최대한 빨리 당 지도부와 경선 후보, 경선관리위의 긴급 연석회의를 소집해 필요한 대응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경선) 일정을 지금처럼 하는 게 맞는지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문수 후보도 천안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박 후보를 향해 “이번 총선 공천에 대해 박 후보가 책임지고 깨끗하게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저축은행 비리 관련 검찰 소환으로 골머리를 앓다가 상황 반전을 노리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새누리당의 조직적 공천 부정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당시 당을 장악하고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공천 혁명을 그렇게 부르짖고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박 후보에 대한 검찰 수사도 촉구했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재벌총수 구명운동, 우리가 고치려는 게 그것”…박근혜, 안철수 첫 공개 비판

    “재벌총수 구명운동, 우리가 고치려는 게 그것”…박근혜, 안철수 첫 공개 비판

    새누리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박 후보의 안 원장 공개 비판은 사실상 처음이다. 박 후보 진영이 ‘안철수 검증’을 위한 본격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박(비박근혜) 후보들 역시 ‘박근혜 때리기’에서 벗어나 ‘안철수 때리기’로 전략을 수정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들어가다 기자들과 만난 박 후보는 안 원장의 ‘최태원 구명 운동’ 논란과 관련,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는 것 아니겠느냐. (재벌 총수가 사법처리됐다가 풀려나는 관례를 없애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내용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안 원장이 책에서 밝힌 ‘경제민주화’와 과거 행동이 서로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 캠프와 친박 진영은 앞으로 안 원장에 대한 검증과 비판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캠프 홍사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 발언이) 안 원장에 대한 언급은 아니었다.”면서도 “안 원장 검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 운영 능력”이라고 꼬집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조원진 의원도 이날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안철수연구소의 무선 보안 관계사인) ‘아이에이시큐리티’를 만들 때 최 회장이 30%의 지분을 냈다.”면서 “안 원장은 이 회사 대표이사를 그만두자마자 탄원서를 냈는데, 말과 글로는 국민을 호도하면서 실제론 사업동업자를 구원하기 위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터무니없는 억지 논리”라면서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반박했다. 김문수·김태호 후보 등 비박 후보들 역시 타깃을 ‘안철수’로 옮겨 가는 모습이다. 경선 초반에 ‘박근혜 때리기’ 전략으로 나갔다가 지지율이 꿈쩍하지 않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3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당 경선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는 정치권에서 시의원 한 번 해보지 않은 무면허, 무경험, 무소속 운전자”라고 비난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공격 포인트를 박근혜에서 안 원장과 종북세력 등으로 바꾼 것에 대해 당원들로부터 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김태호 후보도 전날 “안철수는 책에서 정치를 배운 것 같다. 김태호의 태풍으로 안철수의 허풍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대신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 있던 박 후보의 5·16 발언에 대한 비판을 실제 연설에서는 뺐다. 임태희 후보도 박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대신 정당개혁과 정치개혁, 대통령의 권한 분산 등을 차례로 거론할 방침이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2층에 자리 잡은 경선캠프를 찾아 경선 중간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캠프 방문은 7월 10일 출마 선언 이후 처음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박근혜, 휴전선 앞에 있다 北 중대보도 듣자…

    박근혜, 휴전선 앞에 있다 北 중대보도 듣자…

    북한이 18일 오전 11시쯤 ‘낮 12시 중대보도’를 예고하자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캠프가 한때나마 극도의 긴장 상태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중대보도 예고는 당시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을 방문 중이던 박 전 위원장에게 즉각 전달됐고 캠프 내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북한의 중대보도가 결국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로 확인되면서 1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박 전 위원장은 상황이 종료되고나서 김정은 원수 추대 소식에 대한 소감을 기자들이 묻자 “저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히 언급할 게 없을 것 같다.”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발표가 다소 싱겁게 끝나자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류가 역력했다. 한 친박 인사는 “핵실험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아 우리로선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긴장 모드는 북한발(發) 돌발이슈 자체가 대선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실험 등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2006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정국이 급속히 조성되자 박 전 위원장은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됐고 결국 이명박 당시 후보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이한구와 진영의 차이/이도운 논설위원

    새누리당의 이한구 원내대표와 진영 정책위원회의장.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을 지겠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닷새 뒤, 이한구 원내대표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 의원과 황우여 대표의 설득에 따라 사퇴를 번복하고 복귀했다. 반면, 진영 정책위의장은 당 지도부의 사퇴 번복 요청을 뿌리쳤다. 무엇이 두 사람의 정치적 선택을 갈랐을까. 진 정책위의장이 좀 더 소신 있고,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했을까? 이 원내대표가 박 의원이나 당에 더욱 필요한 인물이었을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정치평론가는 “두 사람의 지역구가 선택을 갈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가 대구에 있는 이 원내대표는 친박이라는 계파의 수장이기도 한 박 의원의 거듭된 복귀 요청을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것은 지역구민의 뜻일 가능성도 크다. 반면, 서울에 지역구가 있는 진 정책위의장의 경우 박 의원에게 설득당하는 것보다는 꿋꿋하게 대 국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평론가의 설명이다. 정치인의 선택은 크건 작건 지역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쇄신파’로 불리며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던 남경필·정두언 의원, 김성식·정태근 전 의원 등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지역구가 수도권이라는 점이다.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파문 과정에서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바른말 하는 마지막 1인으로 남겠다.”고 했던 김용태 의원도 서울이 지역구인 것은 우연일까. 지역구에 따라 정치적 선택이 달라지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인뿐이 아니다. 미국 하원은 2007년 7월 일본 정부의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위안부결의안’(미 하원 결의안 121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전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 국가와 국제사회의 결의안 채택 청원을 무시했던 미 의원들을 움직인 것은 바로 지역구의 한인 유권자들이었다. 이들이 워싱턴과 선거구의 의원 사무실로 청원 편지와 팩스를 보내자 금세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주로 한국계 미국인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의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한국계 미국인은 170만명, 일본계 미국인은 76만명 정도다. 결국 미 의원 대다수의 지역구에 일본계보다 한국계 유권자가 많은 셈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박근혜, 휴전선 근처 있다 北중대보도 듣더니…

    박근혜, 휴전선 근처 있다 北중대보도 듣더니…

    북한이 18일 오전 11시쯤 ‘낮 12시 중대보도’를 예고하자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캠프가 한때나마 극도의 긴장 상태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중대보도 예고는 당시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을 방문 중이던 박 전 위원장에게 즉각 전달됐고 캠프 내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은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북한의 중대보도가 결국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공화국 원수’ 칭호 수여로 확인되면서 1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박 전 위원장은 상황이 종료되고나서 김정은 원수 추대 소식에 대한 소감을 기자들이 묻자 “저도 이야기를 들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별로 특별히 언급할 게 없을 것 같다.”며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의 발표가 다소 싱겁게 끝나자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기류가 역력했다. 한 친박 인사는 “핵실험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아 우리로선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긴장 모드는 북한발(發) 돌발이슈 자체가 대선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실험 등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2006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정국이 급속히 조성되자 박 전 위원장은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됐고 결국 이명박 당시 후보에게 지지율을 역전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대선국면 중대악재 판단… 사실상 ‘자진 탈당’ 압박

    박근혜 대선국면 중대악재 판단… 사실상 ‘자진 탈당’ 압박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박 전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이 직접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당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은 압박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강성 발언은 위기의식이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불체포특권 포기를 가장 먼저 약속했지만, 이번 부결 사태를 계기로 쇄신책이 ‘정치쇼’로 전락한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이 강조해 온 ‘원칙과 신뢰’ 정치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유야무야 넘겼다간 앞으로 대선 국면에서 국민들에게 무슨 약속을 하더라도 무게감이나 신뢰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예비후보의 처지에서 ‘지침’을 내리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는 부담이 있지만, 이를 따질 계제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캠프 관계자들도 “박 전 위원장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번 사태를 방치할 경우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등 우려 섞인 반응을 나타냈다. 박 전 위원장이 12~13일 이틀 동안 당초 계획했던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정 의원에 대한 압박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당은 이날 의총에서 정 의원에게 ‘7월 임시국회 내 가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정 의원이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즉시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하면 바로 법원에 출두할 것”이라고 밝힌 것보다 강도가 더 센 것이다. 정 의원이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당으로서는 출당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보인다. 사퇴를 선언한 현 원내지도부가 언제 물러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당은 원내지도부에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 달 3일까지 마무리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실제 오는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18∼20일, 23일),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 결과 본회의 상정,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계획서 작성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총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재신임이 아닌 시한부 활동인 만큼 절충 가능성은 열려 있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피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 선거운동 기간이 오는 21일부터 8월 19일까지 30일인 만큼 원내대표 선출은 21일 이전 또는 8월 20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원내대표를 누가 맡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부결 사태를 수습하고 쇄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 ‘1순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 성향의 이주영 의원이 거론된다. 4선인 이 의원은 비대위에도 참여해 박 전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본 경험도 있다. 이 의원이 박 전 위원장 경선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 겸 특보단장직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친박(친박근혜)계 유승민 의원도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3선이기는 하나 경제학자 출신의 정책통인 데다, 당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정치적 무게감을 갖췄다는 평가다. 각각 4선 의원인 정갑윤·정병국·원유철 의원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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