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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온통신 단속조항 지난6월 위헌 결정, 유해사이트 급증 관리 ‘속수무책’

    건전한 사회정서를 해치는 인터넷 사이트의 단속 근거가 됐던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불온통신 단속’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유해사이트가 급속히 늘고 있다.당국은 근거 규정이 없다며 적극적인 단속을 하지 않고 있어 후속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 7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헌재 결정 이후 유해 사이트가 크게 늘어나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사이트가 9월 말 현재 3092개에 이른다고 밝혔다.지난해 807개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관리 대상의 40.2%인 1243개가 폐쇄됐으나 지난 6월 헌재 결정 이후에는 폐쇄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지난해에는 관리 대상의 56.3%인 455개가 폐쇄됐었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과 ‘프리챌’에는 가출을 부추기는 사이트가 100여개나 된다.‘서울 75∼87년생,좋은 만남,가출·계약커플·자취동거’ 사이트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윤락 방법을 소개하고 계약동거를 제의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 있다.가출 소녀를 전화방과 술집으로 유인하는 ‘인터넷 포주’도 이 사이트에 몰려든다. 윤락업소 취업을 소개하는 사이트도 새로 등장했으며,스와핑(부부교환),가학·피학증을 담은 변태사이트,스너프 필름(실제 살인장면을 찍은 필름) 사이트도 늘고 있다.7일 사귀던 여성을 살해하고 200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김모(35)씨도 범죄사이트의 ‘전과자 대화방’에서 공범과 범행을 모의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7월 ‘다음’에 개설된 친일사이트 ‘한국 망해라’의 회원수는 2만여명에 이른다.사이트 첫머리에는 ‘대일본 제국이여 영원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이완용을 고독한 애국자로 묘사하는 등 역사를 노골적으로 왜곡하고 있다.친미사이트인 ‘미군 전차에 깔린 여중생 안티카페’에 가입한 네티즌들은 “한국인이 아무 잘못없는 미군을 살인범으로 몰고 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경찰은 “헌재 결정 이전에는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친일 사이트 등에 경고조치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이트 관리업체에 권고해 자진 폐쇄를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불온통신’ 문구를 ‘불법통신’으로 고치고,‘불법통신’에 해당하는 9개 항목을 규정한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인터넷 검열 반대운동을 펴고 있어 법이 개정되더라도 유해사이트 단속은 계속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미풍양속을 해치는 불온통신 단속’이라는 모호한 규정이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과 사상,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위헌 결정을 내리고 효력을 정지시켰다. 이창구 유영규기자 window2@
  • [기고] ‘반미’가 왜 문제인가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아니 오늘날 이 세상의 모든 나라에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이 관계를 풀어가는 기준은 ‘우리의 이익’이다.이 기준 위에서 대개의 나라는 ‘친미’와 ‘반미’를 적절히 버무린 정책을 펼쳐간다.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오랫동안 우리 나라에서는 ‘반미’라는 말 자체가 일종의 금기어였다.그것은 ‘친북’과 같은 뜻으로 여겨졌다.미국은 북한의 침공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고,이런 미국을 반대하는 것은 결국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그러나 역대의 독재정권이 모든 국민에게 강요한 이 엉터리 논리는,미군이 점령군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왔다는 역사적 사실,미군이 세계적으로 유례가없는 불평등협정을 통해 우리 나라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그로 말미암아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무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었다. 이승만부터 노태우까지 무려 44년에 걸쳐 이어진 역대 독재정권은 근본적으로 정치적 정당성을 결여한 잘못된 정권이었다.그들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지 못한 정치적 정당성을 미국의 도움으로 보완하려 했다.그러므로 역대의 독재정권 아래서 ‘반미’는 사실상 ‘반정권’과 같은 것이었고,바로 이 때문에 그들은 ‘반미’를 ‘반국가’로 호도해서 막으려고 했던 것이다.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커지고,급기야 ‘반미’로까지 이어졌던 데는 이런 역사적 정황이 자리잡고 있다.‘반미’의 핵심은 평등한 한·미 관계를 이루는 것이고,이런 점에서 ‘반미’가 민주화운동의 한 축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80년대 말에 일본에서는 이시하라 신타로 등이 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일본은 무조건 미국을 추종할 것이 아니라 ‘노’라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책의 핵심적인 요지였다.최근에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뜻을 밝혔다.비판의 목소리에 대해그는 ‘친구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우호관계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며 반박했다고 한다.이시하라 신타로가 좌익인가? 슈뢰더가 ‘반미주의자’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친미’가 ‘우리의 이익’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면 ‘반미’도 마찬가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친미’만이 올바른 방법인 것처럼 여겨졌다.‘친미’라는 이름으로 사실은 ‘친미 지상주의’ 혹은 ‘친미 사대주의’가 판쳐왔던 것이다.바로 이런 잘못된 상황이야말로 우리 나라에서 ‘반미’가 나타난 구조적 원인이다.이제는 분명히 국민적 현상으로 자라난 ‘반미’는 무려 반세기도 넘게 이어져 온 불평등한 한·미 관계의 이면이다.‘오만한 제국’ 미국은 물론이고 ‘친미 지상주의’를 외쳐대는 이 땅의 엉터리 ‘친미파’나 ‘지미파’들도 이 사실을 결코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반미’가 왜 문제인가?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바로잡지 않는 한,우리는 미국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미군이 한강에 독극물을 펑펑 쏟아부어도 처벌할 수 없는 현실,미군이 여중생들을 압살하고도 태연할 수 있는 현실,미군이 전국에서 수천만평의 땅을 제멋대로 사용해도 아무런 제재를 할 수없는 현실,미국이 덕수궁 터에 고층빌딩을 짓겠다고 우기는 것을 막기 어려운 현실,이런 끔찍하게 불평등한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다. ‘반미’가 왜 문제인가? 우리가 미국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모든 국민이 다 잘 알고 있는 이 명백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다.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바로잡아 ‘우리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누가 이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가? ‘오만한 제국’ 미국과 이 땅의 ‘친미파’ 혹은 ‘지미파’는 하루빨리 귀를 열고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사회학
  • 美 이라크 공격 분위기 고조

    미국이 실제로 이라크를 공격할 듯한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 의회 지도자들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이라크전에 돌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순밟기에 돌입했다.의회 지도자들도 이날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7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다음주에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이런 가운데 최근 이라크 인근 쿠웨이트에 미군 병력이 속속 증강배치되고 있음이 3일 확인됐다. ◇국내외 설득- 부시 대통령은 4일 백악관에서 민주·공화 양당의 상·하원지도자들을 만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공격 전에 의회와 협의를 거치겠다고 약속했으나,그 성격이 의회 승인이나 결의안 통과가 될지 아니면 다른 방식을 택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이날 의회 지도자들에게 이라크와 관련한 비공개 브리핑을 가져 긴박감을 느끼게 했다. 부시 대통령은 7일에는 미국의 강력한 맹방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별장으로 초청,후세인 축출을 위한 군사행동 방안을 논의한다.두 사람의 회담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이뤄지는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미·영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11일 9·11테러 1주년 연설과 12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라크전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을 대내외에 천명,국민적 단합과 국제적 지지를 촉구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등 우방 및 동맹 정상들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명분 찾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4일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략의 초점을 ‘강압적 사찰’에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강제사찰을 추진하면서 사찰단 보호 명목으로 미군이나 다국적군을 이라크 안팎에 대기시키고 이라크측이 사찰을 거부할 경우 공격 명분으로 삼을 것이란 분석이다.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는 “강압적 사찰은 국제사회를 다음에 벌어질 계획으로 끌어들이는 한 방법”이라며 “이라크가 이를 거부할 경우 이는 개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격 이뤄질까-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만 봐서는,후세인이 사찰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즉각 공격 결정을 내릴 태세다.4일 야당인 민주당의 톰 대슐 의원이 “대 이라크 결의안을 수주 내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의회는 다음달 5일 회기를 마칠 예정이어서 백악관이 결의안을 낸다면,이달중으로 의회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중간선거일인 11월5일을 전후 공격이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있는 독일,러시아를 비롯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등 친미 아랍권 국가를 설득하는 문제다.워싱턴 안팎에서는 미국이 표면적으로는 강압적 사찰을 동원하고,물밑으로는 영국과 공동으로 설득작업을 병행하면서 동의를 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열린세상] 역사는 정방향으로 흐른다

    군사독재정권이 신임 교수들을 일주일씩 정신문화연구원에 집어넣고 정신교육을 시키던 1987년 여름의 일이다.6월 항쟁으로 민주화의 봇물이 터진 상황에서 정신교육에 들어간 내게 가장 큰 기억으로 남은 것은 북에서 갓 내려온 김만철씨와의 대화였다.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TV에도 아랑곳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일방적으로 남쪽이 좋다고만 하지 말고 거꾸로 북의 장점과 남의 단점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잠시 멈칫했던 김만철씨가 이제까지와 달리 머리를 꼿꼿이 들고 가슴을 편 채 자랑하듯 말을 꺼냈다. “북은 친일을 빨리 청산했습니다.그리고 남은 극장 간판에 보이는 것처럼 너무도 부도덕해 보입니다.”그 말을 들으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든 것은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해방 직후 1년 만에 작업을 마친 북과 달리 남의 친일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청산은 실패로 끝났다.미군정은 행정 공백과 공산화를 막는다는 이유로 친일 반민족 세력을 다시 내세웠고,이승만 또한 자신의 집권을 위해 그들과 손을 잡았다.그 뒤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은 친미 반공주의자로 둔갑하였고 ‘건국의 공로자’로까지 올라섰다.일본 장교 출신 대통령을 비롯하여 친일 인사 7명이 9번이나 국무총리를 지냈고,18명이 22번 장관을 지낸 내무부와 13명이 16번을 거친 법무부,10명이 11번을 지낸 상공부에서 보듯 중앙 부처 대부분을 그들이 장악하였다.또한 서울,경기,전북,경북은 4번씩이나 친일 경력 도지사를 배출하였으며,군부는 더욱 심해서 12명이 13번에 걸쳐 국방부장관을 지냈고,육군참모총장은 초대부터 21대까지,합동참모회의의장은 초대부터 14대까지 일본 장교 출신들로 도배하였다.어디 그뿐인가.각 대학 총장들을 비롯하여 언론계,문화계 등 모든 분야에서 친일 인사들이 원로대우를 받았다. 이러한 현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정부지원으로 ‘박정희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일부 언론은 자신들의 친일행각을 감추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또한 1995년에는 이완용의 손자가 할아비의 땅을 되찾아 땅 값 20억 원을 들고 외국으로 떠났으며,재작년에는 서울대학교 김민수 교수가 미술계 원로들의 친일 행각을 비판하다가 재임용에서 탈락되었다. 그러나 역사는 결국 바른 방향으로 흐른다고 했던가? 올해 3·1절 전날 비록 국회 차원의 활동은 아니었지만 여야 소장 의원들이 만든 ‘민족정기를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친일 반민족 행위자’708명의 명단을 발표하였다.그리고 광복절 즈음인 지난 13일 학술단체협의회는 ‘한국 근현대사 속의 친일의 의미와 친일파 청산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고,14일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를 비롯한 문학단체들과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 문인 42명의 명단을 발표하였다.특히 참여 숫자도 숫자지만 어느 분야보다 후대의 가슴에 아픈 못질을 한 친일 문인들의 작품을 낱낱이 적시하면서 이날 후배 문인들은 당사자 선배들을 대신해 국민들 앞에 사죄의 글을 올렸다.그리고 ‘친일인명사전’편찬 작업과 소장파 의원들에 의한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특별법’추진이 모두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론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당사자들 대부분이 죽은 지금 지나간 과거를 들추는 일은 죄 없는 후손에게 피해를 줄 뿐이라는 주장에서부터 그들이야말로 민족을 위한 역사의 희생자라는 논리까지 다양하다.하지만 친일 청산운동은 과거 개인의 잘못을 일일이 응징하자는 것이 아니며,민족을 분열시키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정당한 역사적 심판을 거쳐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운동이다.그리고 그 성공 여부는 시민운동으로 승화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라고 하지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 같은 불공정협약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자주적이지 못한 것처럼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에 대한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자주적일 수 없는 것이다.한편으로 일본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교빈/ 호서대 교수 철학
  • [월드컵 릴레이 기고] 월드컵 동북아 화합 계기로

    전세계 60억 인구의 눈과 귀가 한국과 일본에 쏠려 있다.10일 대구에서 미국과의 한판 결전을 치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 지난 4일 폴란드에 2대 0으로 승리한 날,온 국민은 방안 TV앞에서,광화문 네거리에서,잠실 야구장에서,그리고 크고 작은 도시의 대형전광판 앞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광했다.오랜만에 국민적 단결을 이룬 것이다.같은 날 경기를 한 중국·일본의 국민들도 한국의 승리를 부러워하고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린 쾌거라며 함께 기뻐했다. 3개국의 연대가 이토록 강하게 형성된 것은 3게임이 연속 개최된 이유도 있었을 것이지만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세계 축구 강호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그리고 동북아라는 상호 연대감이 큰 배경이었을 것이다.전세계 인구의 24%,경제력의 20%,교역량의 13%를 차지하는 한·중·일 3개국이 처음으로 역사와 정치를 잊고 축구를 통해 선린의 정을 나눈 것이다. 그동안 유럽과 미주 대륙을 제외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특히동북아에서는 상이한 정치·경제 체제 때문에 이와 같은 국제적 행사 개최를 통한 지역협력이나 정체성 함양을 위한 협조는생각할 수도 없었다.더구나 3개국의 경제력 차이는 이를 더욱 어렵게 했다.그러나 냉전이 종식되고 국제 협력이 가속화되면서 개방적 지역협력은 지역적 갈등과 반목을 해소시키고 새로운 협력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유럽연합(EU)을 통해 과거의 숙적인 프랑스와 독일이 화해와 협력을 이룬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사회는 사상 처음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가장 먼 나라인 한국과 일본에서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도록 배려했다.유럽보다도 오랜 문명의 역사를 갖고 있는 동북아 3개국이 평화와 협력을 위한 스포츠 정신의 구현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세계에 입증해 보라는 명령으로도 보인다. 70년대 후반까지도 기아와 전쟁에 찌들었던 한국의 이미지는 88서울올림픽을 통해‘새로운 코리아’(New korea)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서는 ‘선진 한국’(Advanced Korea)으로 그 눈부신 발전과 성공을 과시하고 있다.선진국으로 대우받고 싶어한 우리에게 이제 그 꿈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가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개발도상국으로서 과거와 같은 이기와 억지에 매달려서는 안 되겠다.상대방의 이해와 관용만을 바라는 과거의 처신도 이제는 용납되지 않는다.상승한 국제위상만큼이나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고 있다. 우리의 16강 진출도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미·러·중·일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개국이 축구전이란 이름으로 한꺼번에 모인 이 때를 문화와 평화를 사랑하는 위대한 국민성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란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후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정치지도자인 브루노 크라이스키 총리는 2차대전 이후 오스트리아의 분할을 막기 위해 미·소의 틈바구니에서 동분서주했다.그는 오스트리아의 이익을 위해 소련과도 협조하지만 도덕성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미국과 허심탄회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국민에게 강조했다.70년대 후반까지 스스로 좌경성향의 노동당수였지만 국가이익 앞에서는 보수 노선도 마다하지 않았다.필요하다면 직접 나서서 친미 성향의 발언과 행동을 하곤 했다.통일을 갈구하던 서독도 그랬다.서독인들은 독일의 평화애호 결의를 전승국인 미·영·프·소 등의 국민들에게 기회가 있는 대로 설득했다. 10일의 한·미전을 많은 미국인들이 관람할 것이다.승패에 관계없이 원숙한 선진국민으로서의 한국인을 기대해본다.평화애호 국민으로서 우리의 위대한 국민성을 유일 초강대국이자 우리의 혈맹인 미국의 일반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심어보자.그래서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적인 포석을 깔자. 동북아에서도 마찬가지다.‘붉은 악마’가 ‘울트라 닛폰’,중국의 ‘치우미’와 협조해 동북아의 화해와 이해를 높이는 위업을 수행할 수는 없을까.그래서 과거를 극복하고 공존공영과 협력을 선도할 미래지향적인 ‘관대한 한국’(Generous Korea)의 이미지를 과시해 보일 수는 없을까. 세계는 지금 우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영민/ 외교부 본부대사 연세대 외교특임교수
  • [제정러시아 외교문서 새 발굴 대한제국 비사] (9)고종-니콜라이2세 특별한 관계

    ■두帝國 ‘마지막 황제' 친서외교 10여년 고종과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는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침탈외교사에서 다소 의외라고 여겨질 만큼 특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고종(1852∼1919)은 1907년 헤이그밀사사건으로 강제로 대한제국의 황제자리를 아들 순종에게 양위했지만 조선왕조의 마지막 군주였다.니콜라이 2세(1868∼1918) 또한 1917년 2월 혁명에 의해 퇴위당한 뒤 유배지에서 처형당한 러시아 로마노프왕조의 마지막 황제였다.두 사람이 조선과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다는 점에서 동병상련의 정서가 통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가 황제 대 황제의 동격 관계는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꺼져가는 국운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은 고종이 일본을 밀어내기 위해 러시아에 매달리는 입장이었다면 니콜라이 2세는 만주에서의 이익 등 국익에 반하지 않는 수준에서 ‘외교적’으로 고종을 대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밀월관계의 출발은 아관파천(1896년 2월11일∼1897년 2월25일)이었다.초대 서울주재 대리공사로 10년 넘게 서울에 주재하면서 고종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베베르가다리를 놓았다.대(大) 러시아제국의 ‘차르’였던 니콜라이 2세에게는 저 멀리 극동에 위치한 작은 나라의 왕이 자국 공사관에 1년이상 몸을 의탁한 채 도움을 요청하자 애처로움과 동시에 흥미를 느꼈을 수도 있다. 이같은 관계의 성립은 니콜라이 2세의 자상한 성격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해 보인다.니콜라이 2세는 전제군주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잔정이 많았다.해외 각국에 파견돼 있는 외교관들의 상주서에 일일이 답하는 것은 물론 건강까지 체크했다. 이번에 발굴된 문서중에는 고종과 니콜라이 2세가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이 30차례 가까이 등장한다.대부분은 고종이 보내고 니콜라이 2세가 받는 형식이었지만 니콜라이 2세도 여러 통의 친서를 보냈다.비공식 친서로는 1895년 7월 고종이 조선군 병참관 권동수(權東壽)를 연해주 지사 운테르베르게르 장군에게 보내 러시아 황제의 후원을 요청한 것이 있다.그러나 고종은 이후 문제가 야기되자 파견사실을 부인했다. 고종이 니콜라이 2세에게 보낸 첫 공식친서는 1896년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민영환(閔泳煥) 특사를 통해 전한 다음 친서이다. 짐의 나라는 관습은 물론 언어와 문자도 고유해 외국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불행하게도 짐 나라의 동쪽 이웃나라가 일본이다.일본은 섬나라이며 관습은 짐의 나라에서 유래됐고 문자와 제도도 짐의 나라에서 가르쳐주었다.…그 때문에 일본은 짐의 나라를 자기의 조상과 주인의 나라로서 섬겼다.…최근에 일본이 서양의 제도를 흉내내고 배워 동양의 맹주가 되려한다.…짐은 폐하가 짐의 나라의 실정을 동정하고 정의를 토대로 세계 열강제국이 짐의 나라에 대한 일본의 불법적인 행위를 꾸짖고 나라의 독립을 침해하지 못하게 모든 조약규정 위반을 즉시 중지하도록 권고하여 주시길 바라고 바란다.끝으로 짐은 눈물로 폐하께 호소하며 만수무강을 기원한다. 고종의 ‘눈물의 편지’를 읽은 니콜라이 2세의 마음이 움직였는지 러시아는 1896년 10월 군사교관단과 재정고문을 파견했다.그리고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으로의 국호변경과 황제 즉위 등 칭제건원(稱帝建元)을 선언하자 열강 중 가장 먼저 이를 승인하고 축하전문을 보내왔다.눈치를 보던 일본,미국,프랑스,영국이 줄줄이 뒤를 따랐다.고종은 혹시 러시아가 거부할 지 몰라 노심초사했으며 “승인을 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거부하지 말고 현재의 호칭(대군주 폐하)으로 대해주기를 바란다.”고 연막을 쳤던 터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두 사람간의 밀착관계는 1898년 조선이 러시아 군사교관단 및 재정고문 알렉세예프의 본국소환을 요청하자 금이 가는 것처럼 보였다.고종은 “재정고문과 군사교관단의 소환으로 야기된 일련의 사태가 그동안 베푼 황제의 호의에 아무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고 조심스러워했으나 니콜라이 2세는 “고종황제 개인에게 변함없이 호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안심하도록 진정시키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일단 무마됐다. 니콜라이 2세는 내심 불쾌했지만 복심(腹心)은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에도 니콜라이 2세는 “고종황제 개인이나 대한제국 정부가 앞으로도 러시아의 지지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지 문의하라.”는 칙령을 내리는 등 고종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하지만 고종을 공사관으로 피신시키겠다는 제2,제3의 아관파천 공작을 서울주재 공사관에서 보고하자 “그런 일은 현재의 정치여건 아래서는 지극히 위험한 사태를 몰고올 수도 있다.”면서 발을 빼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1902년 고종의 즉위 40주년 기념식에 니콜라이 2세가 베베르를 특사로 파견키로 하면서 절정에 올랐다.니콜라이는 고종에게 축하친서와 함께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성 안드레이 사도 1급훈장 등 러시아 최고 훈장을 선물로 보냈다.이에 앞서 고종은 대한제국 최고 훈장인 금척대훈장을 니콜라이 2세에게 보낸 바있다.안드레이 1급훈장은 정교회 국가인 러시아 최고의 훈장으로 명예는 물론 당시 가격으로 5000루블을 호가하는 최고의 선물이었다.그러나 기념식이 콜레라 창궐로 연기되는 바람에 수여되지 않았다. 고종이 “기념식은 연기됐지만 베베르를 서울에 체류토록 해달라.”고 요청하자니 콜라이 2세는 “폐하의 요청을 받고 짐은 만약 뜻밖의 어려움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폐하의 재위 경축식이 다시 열리는 내년 4월17일까지 베베르의 서울체류에 동의한다.”는 친서를 보내는 등 서로의 돈독함을 공개적으로 내비췄다. 이후 1903년부터 1904년 사이 두 사람은 명헌태후 서거애도 친서,니콜라이 2세의 황태자 득남축하 친서 등을 주고 받았다.고종은 “황제께서 황태자를 생산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고자 한다.이 기쁜 소식을 듣자마자 즉시 축전을 치는 것이 도리였으나 외부의 방해 때문에 할 수 없이 이제 서한으로 축하를 드리게 됐다.”고 기술했다.니콜라이 2세는 “감사함을 전하라.”고 공사관에 지시했다. 러·일전쟁(1904∼1905)이 일어나자 고종은 “러시아의 승리를 확신하며 대한제국의 독립을 수호해 주기를 바란다.”는 친서를 띄웠고 “러·일전쟁 발발시 중립준수를 요청한다.”는 니콜라이 2세의 친서를 전달받자 곧바로 중립선언문을 작성,일본을 비롯한 열강에 보내 화답했다. 하지만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하자 일본은 보란 듯이 강제적으로 을사늑약을 체결했다.이로써 러시아의 힘을 빌려 일본으로부터 벗어나려던 고종의 전략은 한계에 부딪힌다. 러시아는 모든 열강이 대한제국을 독립국으로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무력으로 독립과 불가침권을 침탈한 데 대해 견해를 밝힌 바 있다.러시아 외무부는 일본정부가 고종을 일본으로 이송,미리 준비한 비밀장소에 연금시킨다는 계획을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했다.러시아는 천인공노할 일본의 계획에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1905년 5월10일 외무부가 해외 러시아 공관에 보낸 회람전문) 니콜라이 2세도 이 전문상단에 “일본의 그런 행위는 어떻게든 예방돼야 한다.”고 지시하는 등 고종의 안위를 지켜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덕분에 고종의 일본강제 이송 및 연금계획은 무산됐다. 고종 개인에 대해서는 우정을 유지했지만 기울어진 대세는 니콜라이 2세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을사늑약체결 직후 고종이 “일본은 미리 작성해 온 조약문에 국새를 강탈해 날인하고 짐의 서명을 강요하였으나 단호히 거절했다.황제께서는 유럽 문명국에 일본의 만행을 알려 대한제국의 독립을 수호해 주시길 거듭 앙망한다.”고호소했으나 니콜라이 2세는 “국내문제로 더 이상 대한제국을 도와줄 수 없다.”고 냉정하게 거절한 것이다. 이후 헤이그밀사파견(1907) 등 고종의 거듭되는 친서와 러시아에로의 정치망명 요청 등에 대해 러시아는 포츠머스강화조약(1905) 준수와 극동질서를 강조하는 등 계속 딴전을 피웠다.1905년 ‘피의 일요일’사건으로 러시아혁명이라는 폭풍앞에 선 니콜라이 2세로서도 동방의 소국에 더이상의 잔정을 줄 여유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고종황제는 병이 들어 나약하고 병력이 없는 군부대신은 허수아비처럼 서 있고 다른 각부 대신은 일본인에 복종하고 있다.노쇠한 황제는 고통스러운 감금의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대궐안팎은 일본인의 감시와 경비가 삼엄하다. 알현이 제한된 것은 물론 제3자를 통한 연락도 제한을 받고 있다.”는 1908년 12월8일자 소모프 총영사의 고종 및 대한제국에 대한 근황보고서는 두 마지막 황제의 관계가 대한제국의 몰락과 함께 종극(終劇)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주석기자 joo@ ■러시아가 본 조선王家 서울에 주재한 제정 러시아의 외교관들은 대한제국의 왕가(王家)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을까. 이번에 새로 발굴된 제정 러시아시대의 외교문서를 보면 러시아 외교관들은 고종과 주위의 대신들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순종을 비롯해 엄비와 대원군,다음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을 못마땅해 하는 기색도 역력했다. 오래전에 자주적인 통치력을 상실한 고종은 측근에게조차 권위가 없다.또 우유부단한 상태에서 대한제국 지배계급의 어느 한 집단이나 혹은 끊임없이 교체되는 명칭만 요란한 독립협회,황국협회,만민공동회,친러파,친일파,친미파,친영파 그리고 친독파로 구성되는 대신들에 의지하고 있다.(1901년 파블로프 대리공사) 고종황제 자신은 아주 호감을 주는 인물이나 많이 쇠약해져 있다.황실에서는 고위직과 하위직을 막론하고 음모,뇌물수수,매수가 만연돼 공적과 능력에 따라 관직에 임용되지 않고 뇌물의 액수에 의해서 임용이 결정된다.(1903년 베베르 초대 대리공사) 명성황후의 시해이후 10여년동안 사실상 왕비의 역할을 한 엄비(嚴妃)가 서거하자 “엄비는 평민출신으로 양반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당의 굿에 의존했다.(1903년 베베르).”고 힐난한 대목도 나온다. 대원군에 대해서는 실제 이상으로 부정적이다.틈만 나면 고종 암살기도설 등을 정보보고하고 있다.1896년 베베르는 “고종은 부친 대원군을 숙청할 생각을 갖고 있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러시아가 대원군을 아무르주 혹은 사할린으로 이주시켜 주기를 바라는 고종의 소망을 실현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러운 일이다.”라고 적고 있다.대원군의 부인이자 고종황제의 친모인 여흥부대부인(驪興府大夫人)민씨가 80세를 일기로 서거하자 “고종은 모친을 몹시 사랑했다.고종은 성품이 선량하고 동정심이 많고 나약한 점이 모친을 닮았다.(1898년 쉬테인)”고 애도하기도 했다. 1898년 대원군이 아무르 동부지역 총독 그로데코프에게 보낸 편지도 흥미롭다.처음으로 공개되는 이 편지에서 대원군은 “세상 어느 곳에서나 부모와 자식간에는 화목하게 산다.그런데 수십년전 4명의 신하가 고종 임금앞에서 늙은 아비를 비방한 일이 있었다.하늘에 맹세코 말하지만 우둔한 자들이 음모를 꾸며 부자지간을 이간시켜 놓음으로써 나는 지금도 아비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종은 천성은 선량하나 나쁜 신하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원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하고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에 대한 러시아 외교관들의 차가운 시선에는 애처로움이 느껴질 정도다. 순종의 즉위식이 8월27일 거행됐으나 고종과 세자는 참석하지 않았다.순종은 카키색의 군복을 입고 눈치를 살피면서 말을 꺼렸다.황제의 인상은 침울하고 창백하며 놀란 듯한 두 눈에 얼굴은 병으로 부어 환자처럼 보였다.(1908년 소모프 총영사). 고종황제의 왕위를 이을 후계자에 대해 주목하면서 일일이 인물평을 늘어놓았다. 의화군 이강(李堈·후의 의친왕)을 유럽파견 공사로 임명했다고 조선정부가 통보해왔다.이강은 왕비가 낳은 아들이 아니라 궁인(귀인 장씨)에게서 얻은 왕자로 젊고 유능하며 쾌할한 성격이다.일부 사람들은 그가 앞으로 세자로 책봉될 것이며 좀 우둔한 세자(순종)보다는 덕망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하지만 고종은 세자를 더 사랑한다.(1895년 베베르) 또 1906년 1월1일 고종황제와 황실가족과의 신년 경축 알현식에 참석한 플란손 총영사는 “장자인 황태자는 30세로 명성황후의 적자이며 법통 후계자다.의친왕(李堈))은 17세이며 명성황후 생존시 상궁소생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교육을 받았다.삼자 영친왕(李垠)은 9세이며 엄비 소생으로 영특하고 야심만만하다.”라고 평가했다. 노주석기자
  • 이회창 후보 관훈토론/ ‘비전·정책 갖춘 후보’ 집중 부각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당의 공식후보 지명을 받은 뒤 처음으로 22일 언론의 집중검증을 받았다.서울 프레스센터에서 3시간 남짓 진행된 관훈토론에서 그는 최근의 권력비리문제에서부터 대북정책,경제·노사관계,주변신상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대한 직접 공격은 최대한 자제했다.대신각 분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설명함으로써 ‘안정된 대선후보’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환경미화원의 월급을 언급하며 서민에 다가서는 모습도 강조했다.현 정권에 대한 공세는 당과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주도하고,이 후보는 바닥을 훑고 다니며 지지기반을 넓혀 나간다는 대선전략을 철저히 준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조연설에서 이 후보는 최근의 권력비리와 실정(失政)을조목조목 들어가며 “권력의 사유화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지적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 아래 개인이존중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나는 정치적 빚도,가신도 없는 사람”이라며 “불안하고 미숙하고 위험한 민주당의 리더십보다 안정되고 성숙하고 신뢰할수 있는 한나라당의 리더십을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고김 대통령과 노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권력비리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장황한 논리로 굳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특히 6·15남북공동선언 2항과 관련,“북한이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한 것으로 주장한다면 이 조항은 폐기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그러나 파장을 의식한 듯 토론 후반부에 “폐기해야한다는 발언은 취소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경제일반과 재벌·노동정책 분야에서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과제로 남았다. ‘20년간 연 6% 성장’이라는 경제비전에 대해 ‘장밋빛공약’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국가가 명운을 거는 식의정책을 투입하면 가능하다.”고 다소 옹색한 답변을 내놓았다.“성장우선정책을 펴면 빈부격차가 심해지는데 어떻게조화할 수 있다는 말이냐.”는 지적에는 “경제전문가가 아니어서 완전한 답변은못한다.”며 “상식적으로 성장이 일자리를 만들고 따뜻한 복지를 가능케 하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분야별 내용/ 경제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성장과 분배를 함께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일부에서 한나라당을 재벌을 비호하는 정당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오히려)빈부격차가 심화된 김대중(金大中) 정부는 서민을 위한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전제한뒤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선(先)성장,후(後) 분배가 아니라 성장을 하면서 분배를 함께 끌고나가겠다는 의미다.그는 “현 정부들어 빈부격차가 심화됐다.”면서 “한나라당은 빈부격차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예고했다.그는 “인적구성으로 보면 민주당(구성원들)이 한나라당보다 돈이 적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그렇다고 해서 서민계층이나 소외계층을 대변한다고 할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보는 “대규모기업집단과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친 재벌로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이라며 “이러한 정책에 대한 선호를 놓고 보수니,진보니 하면서 구분할 일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이어 “기업경영이 불투명한 것은 당연히 고치고,(잘못한)경영에 대한 책임은 묻겠지만 기업이 뛰도록 해야한다.”며 “이렇게 하면 일자리가 늘어 결국 근로자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한나라당이 앞으로 20년간 연 6%의 경제성장률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장미빛 청사진’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잠재성장률은 4∼5%로 추정되지만,과학기술과 교육에 대해 돈을 쏟아부을 정도로 투자를늘리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추곡수매가 인하 등 예민한 질문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원론적 답변을 하는데 그쳤다. 곽태헌기자 ◆ 분야별 내용/ 권력비리 이회창 후보는 현 정권의 권력비리에 대해서 ‘대통령 책임론’을 폈으나 당 일각에서 제기한 ‘대통령 연루설’은모호한 표현으로 비켜갔다.그는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가 게이트의 몸통으로 대통령을 지목한 것과 관련,“대통령과 관련,직접 근거가 있다고 한 적 없다.대통령의 자제가 모두 게이트의 중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으니 아버지가해명하고 본인 의사를 밝히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여러 상황을 봐서 대통령이 마땅히 책임이 있다는 뜻”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최규선씨의 말을 얼마나 믿나,’라는 질문에는 “녹음테이프에 폭발력이 있다.”면서도,자신의 20만달러 수수설에대해선 “앞으로 어떤 진술이 나오든 진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는 등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다만,“일부 검찰이 과거와 같이 입맛에 따라 (수사내용을) 흘리곤 한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이때문인지 특검제에 대해서는 “실제 검찰 내부서 국민이 바라는 것만큼 엄정하고 좋은 수사가 되겠는가에 대해 걱정하기 때문에 특검을 요구했다.”면서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일련의 권력비리와 한나라당과의 연계설을 극력 부인했다.‘최규선씨와의 관련 의혹이 드러나면 정치적 책임지겠느냐.’는 질문에 “그간 숱하게 많은 모략중 어느 하나 진실로 밝혀진 것이 없으며,그랬다면 이미 정치를 떠났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나아가 장남 정연씨와최씨와의 e메일 통신의혹 등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엄정 수사를 통해 허위 조작임을 밝혀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집권후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사면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엔 “조사단계에서 말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이지운기자 jj@ ◆ 분야별 내용/ 남북 이회창 후보는 “(집권할 경우) 6·15 공동선언을 바탕으로 남북대화를 계속하겠지만,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관해서는 분명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연방제를 계속 고집하면 남북공동선언 중이 내용이 들어있는 제2항은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토론이 끝날 무렵에는 “잘못하면 (국민들에게)오만한 자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폐기주장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쪽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는 말로는 남북간의 상호주의지만 실제로는 우선 비위를 건드리지 말자는 식이었다.”면서“(통일부)장관까지 갈아치웠다.”고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을 방문해 ‘공짜 점심은 없다.’는등 친미적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공짜 점심 얘기는 상호주의로 북한을 끌어내 뭔가를 만들어내자는것”이라며 “국익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노근리나 매향리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에 앞서서 미국에 대한 반대감정을 불러일으켜 사건의 본질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에게도 좋은 게 아니다.”라고 일부의 감정적인 반미(反美)정서를 비판했다. 그는 “북측도 합의한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이 이뤄지면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지원을 계속해도 좋지만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혈세를 퍼부어 엉뚱한 데 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탈북 난민들이 원하면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공격한다면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떤 경우에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반대입장을 명백히 밝혔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평화 공존을 하도록 할 것”이라며 “한·미간에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곽태헌기자 tiger@ ◆ 분야별 내용/ 가족문제 이회창 후보의 신상과 주변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이쏟아졌다.특히 가회동 빌라와 손녀의 원정 출산 의혹이 이날 역시 주된 화제였다. 하지만 대부분 예상한 질문이었다는 듯이 이 후보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우선 가회동 빌라와 관련해 빨리 ‘이사’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왜 지금까지 사돈에게 신세를 졌느냐고 하자“야당 총재가 산다고 하니까 계약했다가 깨진 적도 있었는데 다행히 융자에다 가지고 있는 돈으로 해결이 됐다.”고답했다.또 빌라의 실소유자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원정출산 의혹을 받고있는 외손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얼굴을 못봤으며 무척보고 싶다.하지만 지금 들어오면 얼마나 말이 많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어떻게 손녀에게 미국 국적을 취득시키겠느냐며 항간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외손녀가 만일 18살이 되어서 국적을 선택할 때 미국국적을 갖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자 “제가살아있으면 당연히 한국 국적을 갖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주위 사람들이 이 후보에 대해 인간미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집에서는 어떻냐.”고 묻자 “집에 가면 특별히 다른 거 안하고 TV를 보거나 편하게 지낸다.”면서 “나를 두고 바늘로 찔러도 피 안나온다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장내에 폭소가 일기도 했다. 이밖에 이 후보의 언론관과 관련해 한 질문자가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험악한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술자리에서 한 농담’이라고 가볍게 넘겼다.하지만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술자리 발언을 거론하며 ‘술자리에서라면어떠한 말도 괜찮다는 얘기냐.’고 계속 따지자 ‘그 부분은 내가 잘못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음모론에 떠는 日정계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가에 음습한 괴담(怪談)이 끊이지 않고 있다.거물 정치인의 잇따른 추락이 누군가에 의한 치밀한 정치적 의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음모론’이 그것이다.2일에도 이노우에 유타카(井上裕) 전 참의원 의장이 비리의혹에 연루돼 의원직을 사퇴했다.음모론의 본질은 차기 총리를 둘러싼 암투로 요약된다. [별들의 추락] 괴담은 지난 1월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의 경질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외상 경질 직후 다나카 전 외상의 정적(政敵)인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의원의스캔들이 터졌다.그는 눈물을 머금고 자민당을 탈당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물의 단순한 낙마로 여겨졌다.그러나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맹우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이 의혹에 관련돼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냄새가 난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난 3월 스즈키 의원 청문회 때 공격수로 나섰던 사민당의 ‘꿈나무’ 쓰지모토 기요미( 元淸美) 정조회장은 비서 월급을 유용한 의혹이 폭로되면서 의원직을 내놓았다.이어서 고이즈미 총리,가토 전의원과 함께 ‘YKK’로 불리는 실력자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간사장도 여성 스캔들이 두 건 폭로되면서 큰 상처를 입었다. [음모론] 음모론은 크게 두 갈래다.하나는 차기 총리직을노리는 쪽에서 치밀한 계산 아래 정적을 차례차례 제거하고 있다는 것.다른 하나는 친 중국,친 러시아,친 북한 거물의 제거이다. 이노우에 전 참원의장,쓰지모토 전 의원을 제외한 다나카,스즈키,야마사키 의원,가토 전 의원 4명의 공통점은 쟁쟁한 차기 총리감이다. 음모론의 초점은 과연 누가 이들 라이벌을 제거하는지로모아진다.가장 유력한 설은 자민당 내 차차기 총리감으로거론되던 A의원이다.일본 정가의 한 소식통은 “측근들이그를 총리로 만들기 위해 정적들의 ‘추문 파일’을 수집,언론에 흘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의 라이벌 B파벌의 C,D의원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이 경우 수혜자는 경쟁자가 없어진 고이즈미 총리,노다 다케시(野田毅) 보수당 당수 등 2∼3명에 불과해진다. 괴담의 다른 축은 친 사회주의 의원의 제거이다.친미 세력이 미국을 등에 업고 이들을 제거하고 있다는 설이다.다나타 전외상,가토 전의원은 친 중국,스즈키 의원은 친 러시아,가토,쓰지모토 전의원은 친 북한으로 분류된다.친북 성향인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의원도 스즈키 의원의 ‘정치스승’이라는 점에서 타격을 입었다.이 괴담에도 A의원이거명된다. 한 정보 소식통은 “우연치고는 너무나 치밀하며 이들의비리가 통째로 언론사에게 차례차례 건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계 대 개편] 지지율 급락세인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해산이라는 카드를 6∼7월쯤 꺼낼 가능성이 있다.그래서 정계 대개편의 시나리오도 흘러나온다. 신보수 대연합을 꿈꾸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신당을 창당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이다.그의 비서를 지냈던 한 소식통은 “내년 4월 도지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이시하라 지사는 하루빨리 고이즈미 총리가 해산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개혁세력을 자처하는 고이즈미 총리와 자민당 내 보수세력,이시하라 신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이 합류할 경우 소수당으로도 연정을 구성,총리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다나카전 외상을 축으로 한 자민당,민주당 일부 세력이 뭉치는 신당설도 있지만 파괴력이 없다. 이런 복잡한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가의 관심은음모의 다음 희생자는 누구일까로 모아지고 있다. marry01@
  • 고이즈미 취임1년‘개혁 미진’ 지지율 반토막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가 26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90%에 가까운 사상 최고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순항하던 고이즈미 총리는 올들어 인기가 추락하면서 최대 위기에 몰렸다. ◆닛케이주가 1년새 16% 떨어져 경제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어떤 경제 전문가는 100점 만점에 85점 정도로 비교적 후하게 점수를 주기도 하지만 지표만으로 본다면 70점 수준이다. 심하게 출렁거렸던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해 4월26일 취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16% 가량 떨어졌다.9·11 테러 직후1만엔이 붕괴되기도 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가 곡선이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경기는 대체로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데 경제 분석가들이나 기업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아사히(朝日)신문이 전국 주요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 정도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어 80% 정도는 하반기에 회복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거품경제가 붕괴되고 10년에 걸친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나빴던 지난 1년은 고이즈미 정권의 경제 실정(失政)이라기보다는 미국 경제의 급속한 후퇴로 일본의 대미 수출이 줄어든 탓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쓰카사키 기미요시(塚崎公義) 국제금융정보센터 조사기획부장은 “일본의 경기회복은 미국 경제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 일본의 경기 추락에도 제동이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의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2002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보면 일본은 선진7개국(G7)에서 가장 낮은 마이너스 1.0%를 기록했다.2003년이 돼야 간신히 플러스 성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0.8%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IMF는 일본이 성장세를 타기 위해서는 ▲은행에 공적자금투입을 통한 부실채권의 근본적 처리 ▲의료·보험제도와 특수법인(정부 산하기관)의 개혁 ▲일본은행의 금융 양적 완화가 불가결한 조건이라고 제언했다. ◆신사참배등으로 주변국과 불화 미·일 관계는 최고조를 보인 반면한국,중국과의 관계는 악화된 한 해였다.친미 성향이 짙은 고이즈미 총리는 9·11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나선 미군을 지원하기위해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상 처음으로 특별법을 제정,자위대를 파병하는 등 미국과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역사 교과서 파동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한국,중국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고이즈미 총리는 지난해 10월 양국을 잇따라 사과 방문해 대일 감정을가라앉혔으나 지난 21일 다시 야스쿠니 참배를 강행,대 아시아 외교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정부기관 통폐합은 성공작 평가 전방위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초의 의욕대로는이뤄지지 않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외무성 개혁이었으나 관료 집단의 강한 반발로 뚜껑만 열어놓은 상태다.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이 외무성 개혁의 기수로 나섰으나결국 그가 경질되는 사태로 발전됐다.다나카 전 외상의 경질 직후부터 고이즈미 정권의 지지율도 급락해 최저인 40%대로 떨어졌다. 역대 정권의 오랜 숙제였던특수법인(정부산하기관)의 통폐합은 높이 평가되는 점이다.경기가 나쁘면 대규모 추경예산을 통해 돈을 푸는 손쉬운 부양책을 써왔던 역대 총리와는달리 고이즈미 총리는 국채발행을 30조엔 틀 안에서 억제하고 인위적 부양책을 쓰지 않아 건전 재정을 이루는 기초를다졌다. 그러나 개혁 저항세력의 반발 등 암초는 많다.개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으면 고이즈미 총리가 하반기쯤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정가에 파다하게 돌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대통령 잦은 외유 그만…”멕시코 의회, 순방안 부결

    대통령이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외유길에 오르지 못하게 된 초유의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상원은 이날 헌정사상 처음으로 비센테 폭스 대통령의 외유안을 부결했다.2000년 대선 패배로 71년만에 야당으로 전락한 제도혁명당(PRI) 등이 다수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상원이 찬성 41표 반대 71표로 대통령 외유안을 저지한 것. 멕시코 헌법상 대통령은 외유안을 연방 상원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그러나 이같은 표결은 형식절차에 지나지 않는 일종의 관례로 외유안이 부결된 전례는 한번도 없었다.야당은 폭스 대통령의 ‘근(近)미-원(遠)쿠바’ 외교정책에 깊은 불만을 품어왔다.특히 집권 이래 국내 사정은 돌보지 않은 채 외유(집권 후 15차례)에만 집착한다고 비판해왔다. 라이문도 카르데나스 PRI 상원의원은 “최근 미 연방대법원이 불법취업 이민자들에 대해 직장내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미국인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고 판결했다.”면서 “폭스 대통령은 취임 후 친미외교를 펼쳤지만 이같은 판결로 볼 때 아무런 소득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폭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상원의 결정에 따라 이번 외유에 나서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이번 부결은 야당의 대선 패배에대한 보복이자 국익을 외면한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초 이번 순방은 시애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 빌게이츠 회장과 만나 그로부터 맥시코 내 도서관 건립을 위한 기부금 3000만달러를 받는 한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멕시코 이주자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신분증 발급을 기념하는 연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주현진기자 jhj@
  • 샤론 “팔 공격 계속할 것”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예루살렘·헤브론 외신종합] 앤터니 지니 미 중동특사는 5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 90분간 회담을 갖고 양자간 회담을 확대,휴전 성사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에 대한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고 이스라엘 라디오방송들도이스라엘군이 국제적인 철군 요구가 본격화하기 전에 요르단강 서안지역 점령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 나불루스에서는 이스라엘군과의 충돌로 최소한 14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숨졌다고 현지 팔레스타인관리들과 의료당국이 밝혔다. 앞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철군할 것을 촉구하는 등 악화일로에 있는 중동사태에 대처하는 강경한 긴급대처 방안을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측에 점령지 철수를 촉구하는 한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다음주 중 중동 현지에 급파키로 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회견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충돌이 최악의 국면을 맞은 가운데 이라크,이란,시리아등 반미 아랍권 국가와 요르단,이집트 등 친미 아랍권 국가들까지 나서 반이스라엘 전선 구축을 강화할 움직임을보인데 따른 방향 선회로 분석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라말라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으로부터 이스라엘군 철수 외에도 ▲유엔 결의에 따른 즉각 휴전 ▲테러 폭력 선동 중단 ▲테닛 중재안과 미첼평화안 이행 등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에 동시 촉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한 측근은파월 미 국무장관이 5일 아라파트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부시 대통령의 연설 내용에 대해 협의했으며 아라파트는부시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4일 이스라엘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지체 없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은 3주만에 3번째다. 안보리는 이날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서 유엔 결의안 1402호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최근 이·팔분쟁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이스라엘군은 4일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으로 진입했다.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가운데 예리코만 제외하고 라말라와 베들레헴,칼킬랴,툴카렘,예닌,나블루스,헤브론등 거의 전부를 장악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지난 달 29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시작된 이후 자치지역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인 81명이 숨지고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중재노력을 가속화했으나 이스라엘측이 샤론 총리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아라파트 수반과의 면담도 허용하지 않음에 따라 중재노력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떠났다. mip@
  • 신동아 판금 가처분 신청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 등 국방부 관리 4명은 4일 “신동아 4월호의 ‘공군의 F-X기종 선정’과 관련 발행을 금지해 달라.”며 동아일보사를 상대로 출판물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이들은 신청서에서 “F-X기종 선정은 군사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정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 것이었는데도 신동아 4월호는 군사전문가 김모씨가 작성한 ‘공군 소외,국방부 주도’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육군 출신의국방부 친미 세력이 공군을 소외시키고 F-X사업을 주도했다는 허위 주장을 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동미기자 eyes@
  • 노무현-이인제 정책·노선 대해부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정말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주장처럼 ‘급진 좌파’일까. 노 후보측은 “노 후보는 개혁적 자유민주주의자일 뿐”이라고 반박한다.노 후보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때부터 수년간 정책을 협의해온 노 후보측 배기찬(裵紀燦) 정책팀장은 29일 “노 후보는 이상주의자(idealist)라기보다는 현실주의자(realist)이며,교조(敎條)주의자가 아니라 실용(實用)주의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어떤 주의나 주장에 사고의 틀을 맞춰놓고 사물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사안사안마다 그 시점에서 가장 이득이 되는 해법을 찾는 스타일이라는 주장이다. 노 후보가 무조건 ‘친(親)노동자-반(反)재벌’적 입장으로 비쳐지는 것은 대표적 오류라는 주장이다.그 예로 지난해 대우자동차 노사분규 때 노 후보가 대우차를 매각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했다가 노조원들로부터 계란세례를 받은사례를 든다. 이와 함께 “삼성자동차 매각과정에서 노 후보가 여론에매각의 필요성을 환기시킴으로써 도움을 준 점에대해 삼성 경영진 내부에서는 지금까지도 고맙게 생각한다.”고말한다. 노 후보는 자신도 “아직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선진경영 정착을 위한 최소한의규제조치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유지하자는 것이지,재벌을 적대시하는 게 아니다.”고 주장한다. “집단소송제 도입에 찬성하거나 재벌의 은행지배를 반대하는 입장 역시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과격함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또철도 등 기간망사업 민영화에 신중을 기하려는 입장은 좌파적 시각에서 기인한 게 아니라,미국 등 서방학자들의 견해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에 대해서도 노 후보측은 “우리보다 안보상황이 더 위험한 대만은 이미 91년에 관련법을 폐지했다.”는 말로 당위성을 강조한다. 노 후보는 지난 1월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물가와 집값,땅값을 잡는 것 외에 기업에 불편한 일을 하지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관료적 규제를 대폭 풀어 시장경제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노 후보가 국회의원이던 88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재벌해체를 주장하고 89년 현대중공업 파업현장에서 극단적 용어로 노동자를 옹호했던 것은 노 후보의 이념과 노선에 의구심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될 소지가 있다. 노 후보측은 일단 “당시는 재벌이 워낙 무소불위인 반면,노동계에는 백골단과 구사대가 난무하는 매우 극한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격적 발언이 필요했으나,지금은 상당부분 재벌의 폐해가 해소됐기 때문에 입장이 유연해졌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발언이 사상적 기반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노 후보측 반박을 십분 수용한다 해도 표현 자체의 과격함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특히 ‘대통령감의 발언으로 적합한가.’란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이인제 후보가 28일 “국회의원이라면 몰라도 대통령이 이런과격한 주장을 한다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공격한 것도 이러한 약점을 파고든것으로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 ■이인제. “중도개혁노선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 ”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이인제(李仁濟) 후보는 이틀간의 칩거(蟄居) 후 경선레이스에 다시 참여하면서 자신의 정책 노선이 ‘중도개혁적’임을 부쩍 강조했다.특히 경쟁자인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국가보안법 철폐 ▲재벌정책 등에서 ‘급진·과격’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고 공격하는 등 노 후보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판사를 거쳐 경기도 지사,노동부 장관을 지내는 등 제도권 내에서 성장했음에도 ‘개혁적’이라고 평가받았던 이 후보는 최근들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인제 후보측은 이에 대해 “대통령 후보가 될 사람이라면 구호만 외치는 등 인기에만 영합하기보다는 책임과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는 공직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실천적·실용적 개혁주의자”라고 항변했다.다시 말해 이 후보가 제시하는 정책은 대부분 ‘실현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우선 안보분야에서 ‘현실론’을 근거로 한 보수적 색채를 띠고 있다.국가보안법 철폐에 대해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도록 개정을 추진하고,궁극적으로는 대체입법을 한 후 폐지하는 게 순리”라며 ‘점진적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보안법을 폐지하면 북한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규제할 수 없게 돼 혼란과 위협이 올 수도 있다는논리다.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선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고,규모 및 시기에 대해분명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며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남북관계는 우리 정부가 주도하더라도 한·미간 대북공조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특히 이 후보는 “반미한다고 미국이 없어지지 않으며,친미한다고 미국이 무조건 도와주지 않는다.”고 전제,“미국은 한국을 ‘하나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미국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며 ‘용미(用美)’를 강조한 것은 노 후보의 외교적 식견 부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이 후보는 정부의 재벌정책과관련해서도 ‘친기업적’ 성향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실례로 출자총액제한에 대해 “기업경쟁력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개선하되 궁극적으로는 제도를 철폐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이 후보는 “대기업과 수많은 협력업체에도서민들의 아들,딸들이 일하고 있다.”며 “분배에만 함몰해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기업도 망하고 일자리도 없어진다.”고 강변한다. 과거 인연이 깊다고 할 수 있는 노동문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현실주의’를 강조했다.이 후보는 노동운동과 관련,합법적 노동운동은 최대한 보장하되,불법적 노동운동은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노사정위원회에 대해선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는 데 얽매여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되는 만큼 정부가 결정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하나의 기업으로서 세무조사에는 찬성하지만 언론과의 관계 악화는 안된다.”,“정부가 직접 언론개혁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여 ‘수구언론’ 운운하며 일부 신문과 각을 세웠던노 후보와 대비된다. 홍원상기자 wshong@
  • 서울 오는 탈북25명/ 北·동남아국 외교관계

    북한은 전통적인 친미국가인 필리핀과 2000년 7월 수교관계를 맺는 등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70년대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과거 ‘비동맹회의’에 참여하는 등의 영향으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2000년 8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북한이 회원국으로 가입하기는 했으나 최근 북한의 경제사정이 워낙 어려워 식량수입 이외에는 별다른 교류가 없는 실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필리핀이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베이징 주재 스페인대사관에 진입했던 25명의 탈북자를 이틀동안 머물도록 허용한 것도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지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50년 수교),캄보디아(64년 〃),라오스(74년 〃) 등캄차카반도 3개국과는 과거 ‘사회주의 형제국’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별다른 왕래가 없다. 가장 교류가 활발한 나라는 75년 외교관계를 맺은 태국이다.태국과는 78년 무역협정 체결,이듬해 통상대표부 설치등을 통해 활발한 내왕이 있었으나 83년 당시버마 아웅산테러사태 이후 관계가 소원해졌다. 지난달 말∼이달 초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태국을 방문,다시 쌀 30만t을 수입하는 데 합의했다. 73년 수교한 말레이시아,75년 외교관계를 맺은 싱가포르와도 현재뚜렷한 경제적 교류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마카오에서는 90년대 위조지폐 제조·유통 혐의로 많은 북한인들이 추방되는 등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전영우기자
  • 체니 중동순방 ‘참패’

    [워싱턴·카이로·리야드 외신종합] 중동 순방 외교에서미국이 이라크에 ‘참패’했다. 지난 12일부터 중동 11개국 순방에 돌입한 딕 체니 미국부통령은 요르단과 이집트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도 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를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그런가 하면 이라크 공격을 둘러싸고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간에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사우디의 파드 국왕은 16일 체니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우디 영토가 아랍 국가나 이슬람 국가를 공격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UAE도 체니 부통령과 자이드 빈 술탄 알 누하얀 대통령의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누하얀 대통령이 “UAE는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군사공격에도 반대하며 (미국에) 인내를 가질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체니 부통령은 이에 앞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같은 친미파 지도자들로부터도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받도록 설득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내는 데 만족해야했다. 반면 체니의 중동 순방 일정과 같은 시기에 권력 서열 2위인 이즈자트 이브라힘 혁명지휘위원회 위원장을 중동 각국에 보낸 이라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반대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런가 하면 이라크 공격을 놓고 대외적으로 아랍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미국은 국내적으로도 고위 관료들간에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5일 프랑스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의 책상 위에 이라크 공격과 관련해 어떤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대(對)이라크 강경론자인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16일 CNN방송에 출연,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활동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조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주장했다.
  • [대한광장] 친일행위 진상규명 입법화를

    지난 83주년 3·1절은 예년과 달리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광복회와 학계의 자문을 근거로국회의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이 오랜 작업 끝에 3·1절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친일 반민족행위자 708명명단 공개는 큰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생각해 보면 초기 이승만 정부는 바로 48년 제정한 ‘반민족행위자 처벌법’에 근거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스스로 경찰력을 동원하여 활동을 중단시킴으로써일제 식민지 역사 청산을 철저하게 하지 못한 큰 역사적과오를 범하였다.그 결과 일본제국주의에 나라를 팔아 넘기고,그후 일제권력에 편승해 부와 권력을 누렸고,뿐만 아니라 동족을 괴롭히고 한국청년을 일본제국주의 전장에 몰아넣는 등 반민족적·반인도적 범죄행위를 한 인사가 과거 죄과를 전혀 반성하기는커녕 해방 직후에는 냉전 분위기에 편승하여 재빠르게 미국에 붙어 반공인사로 둔갑, 또다시 건국정부의 권력과 부를 계승하는 기득권의 대열에합류했다. 그러다 보니 초기 대한민국정부는 이들 친일인사의 철저하고치밀한 방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민족정기와 역사를올바르게 세우지 못했다.그리고 한·일 양국에서 일본의전범세력과 한국의 친일 반민족세력이 권력의 중심세력이되고 야합해 일본의 불법행위를 명확하게 명시하지 못한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 동조했다.그 결과 현재까지도 한·일관계에서 정신대 문제를포함해 과거청산이 법적으로 철저하게 정리되지 않는 후유증을 남겼다. 나아가 과거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면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몸을 던졌던 독립운동가 자손들은 생활고는 물론이요정신적 충격과 절망감으로 일생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반면 친일세력들은 반공·친미세력을 기반으로 해방 이후 올바른 역사를 세우고 사회정의를 주장하는 양심적인 인사를 모두 색깔론으로 매도했다.그런 가운데 93년 문민정부의출범과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은 우리 사회의 민주적역량 증대와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를 주었고,이로 인해 역사를 바로잡자는 인사들의 목소리가 국민적 힘을 받는 분위기를 갖게 되었다. 우리가 일제식민지 역사청산을 강조하는 이유는 반민족적 행위를 한 인사를 보복적 차원에서 처벌하자는 것도 아니고,그들의 해방 후 공적을 완전히 부정하려는 것도 아니다.다만 자라는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서 선배들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하고,우리 사회에 민족정기와 사회정기가 항상 살아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데 있다.그래서 이 땅에 민족정기와 역사적·시대적 양심을 지키는 젊은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이들이 도덕적 용기를 잃지 않게 올바른 역사적 교훈을 주자는 데 있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일부 해당자와 연계된 기득권 일각에서는 반성은 고사하고 강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원컨대 지금도 늦지 않으니,반민족적 행위자와 그 연루자는 국민과 역사 앞에 겸허하게사과하고,역사 바로 세우기와 민족화해협력에 적극적으로앞장서주기 바란다. 우리는 708명의 친일인사를 발표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용기에 적극적 지지를 보낸다.아울러 ‘민족정기를 세우는의원모임’도 708명의 선정기준과 그 과정을 소상하고 투명하게 밝혀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 해당자에게 소명의 기회는 물론 의문사항에서는 구체적 자료로 답변하는 사후관리에도 철저해주길 바란다.이 사업은 정치적으로 결코 악용되어서는 안된다.여타 국회의원들도 ‘민족정기를 세우는 의원모임’이 제안한 ‘일제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을 위한 법률’을 적극 지원하여 입법화하는 데 협조해주기 바란다.이번 친일인사명단 발표가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고 이 땅에 민족정기와 사회정의가 살아 있다는 바른 역사정립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이러한 올곧은 역사의 정립은 우리가 바른 통일국가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과대학장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 ‘惡의 축’ 지지 공방 新색깔논쟁 번지나

    여야간 ‘신(新)색깔논쟁’이 격렬해지고 있다.북·미갈등과 한·미간 불협화음의 원인을 둘러싼 책임론 차원을넘어 연말 대선까지 이어질 이념대립의 성격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민주당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방미 발언에 초점을 맞춰 연일 전선(戰線)을 넓혀가고 있다.그동안 정국 쟁점화를 우려,소극적으로 대응하던 한나라당도 15일 팔을 걷어붙였다. ▲공방 안팎=수세적 입장이던 한나라당이 이날 8개항의 공개질의서를 내며 역공에 나섰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현 정권의 우왕좌왕식 외교정책에 대한 8개항 공개질의’를 통해 “북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현 정권의 태도가애매모호하다.국민들은 현 정권이 반미감정을 의도적으로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민주당의 이 총재 방미발언 공개 요구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의 비밀대화 내용부터 공개하라. ”고 맞섰다. 앞서 당 3역회의에서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북한의 김정일 독재나 인권유린,대량살상무기에는 한마디 못하면서 야당총재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민주당 대선예비주자들을 비난했다.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정부는 북한 정권에 볼모로 잡혔고,미국에는 불신을 받고 있다. ”며 “언제 이 총재가 ‘악의 축’ 발언을 지지했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10개항의 공개질의로 맞불을 놓았다.“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한나라당과 사전조율했다고 보도했고,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악의 축’발언을 이 총재가 지지했다고 보도했다.”며 “과연 악의 축 발언을 지지하는지 밝히라.”고촉구했다.또 “이 총재가 미국방문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정책 기조를 주문했거나 동의했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하며,방관했거나 몰랐다면 기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공격했다.장전형(張全亨)씨 등 부대변인단도 일제히 논평을 통해 이 총재의 방미발언 공개 등을 촉구했다. ▲여야의 속내와 향후 정국=여야가 상대측 입장에는 귀를막은 채 이처럼 ‘헐뜯기 경쟁’에 나선 것은 색깔론이 대선정국의 주된 이슈가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한나라당 이 총재가 (방미 발언에)발목이 잡혔다.”고 말했다.색깔론을 대선까지 끌고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반면 한나라당 이 총재의 측근은 “민주당이 ‘민족 대 반민족’의 구도로 몰아간다면 우리도 ‘친북 대 반북’‘친미 대 반미’의 대립구도로 밀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민주당을 ‘친북·반미 세력’으로 몰아 국민들의 안정희구심리를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결국 여야의 색깔공방은 대선정국과 맞물린 것으로,연말까지 장기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1차 고비는 오는 18일부터 시작될 국회 대정부질문.질문자들의 발언 수위에 따라서 정국이 한바탕 요동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진경호 홍원상기자 jade@
  • 중동 6개국 대사 긴급좌담/ “惡의 축 발언 反테러 연대 약화”

    9·11 미 테러 이후 아랍국가들은 미국의 반테러전쟁에 적극 협조하며 실리외교를 펼치고 있지만,향후 미국이 이라크 등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중동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혼미한 상태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을위해 일시 귀국한 중동지역 대사 6명은 8일 대한매일과의 긴급 좌담에서 9·11테러사태 이후의 중동정세를 이렇게 전망했다. 이들은 그러나 북한·이란·이라크 등 3개국을 ‘악의축’으로 지목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이 곧바로 이들 국가에 대한 군사적인 공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내다봤다. 긴급 좌담에는 박명준(朴明濬)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이태식(李泰植) 주이스라엘 대사,주철기(朱鐵基) 주모로코 대사,최종화(崔鍾華) 주요르단 대사,이상철(李相哲) 주이란 대사,황길신(黃吉信) 주아랍에미리트 대사가 참석했다. [박명준 대사] 9·11테러 이후 중동지역이 국제테러 위협의진원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일부 과격 이슬람인들이 반미의식을 확산시키는 데 이를 활용하면서 중동지역의 국내 및 정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반미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이 지역의 최우선 과제다. [최종화 대사] 테러 발생 직후엔 문명간 충돌과 종교간 갈등의 맥락에서 이를 해석했지만 아랍권 지식사회에서는 이것이 서방시각이라며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대부분 중동국들은 현재 경제 및 사회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9·11 이후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서방의 테러연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이태식 대사] 9·11테러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갈등을 푸는데 주효했던 ‘경고와 억지’가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 사회가 됐음을 시사하고 있다.전쟁이 국가간이 아니라 조직에 의해 전선이나 영토없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테러사태는또 다른 한편으로 중동평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압력을 높이고 있다.미국은 중단된 중동평화 방안을 담은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이번 기회로 이끌어 낼 가능성도 있다. [박명준 대사] 그렇다.미국의 대 테러전이 승리로 끝나면서오히려 중동평화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역할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미국이 앞으로 중동평화를 이끌지 못할 경우 미국의 이스라엘 입장을 두둔한다는 논리가 커지고 전체적으로반미감정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주철기 대사] 국제사회 초점이 다시 중동에 맞춰지고 있는게 사실이다.중동 국가들이 미국과의 경제·안보 관계 등을고려,반테러 연대에 참여하고는 있으나 심리적 기저에는 오사마 빈 라덴을 이해하는 정서가 깔려있다. [황길신 대사]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과거 클린턴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는 다르다.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편향적인 자세가 9·11테러의 원인이라는 것이 중동지역의 대체적인 시각이다.특히 주민들의 반미감정은 더욱 표면화됐다.온건이든 과격이든 아랍국의 주민들간 반미 공감대는 강하다. 그래서 중동국가들은 주민들의 반미정서와 국익차원에서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태식 대사] 미국의 친 이스라엘 정책이 테러 원인라는 주장에 대해 다른 시각도 있다.알카에다 조직의 9·11테러는최소한 1∼2년의 준비가 필요하다.부시 행정부는 들어선 지1년밖에 안됐다.클린턴 행정부는 임기내내 팔레스타인에 간여했다.미 대통령으로서 가자지구를 두번 방문하고 아라파트를 백악관에 초청했다.그래도 캠프데이비드 협정은 실패했다.그 이후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상철 대사] 반 이스라엘정서가 가장 큰 곳이 이란이다. 이란인들은 국토회복을 위한 테러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테러는 구분돼야 한다고 본다.팔레스타인의 테러는 자유를위한 투쟁이며 테러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반미적인 시각을대표하고 있다. [주철기 대사] 반테러 전쟁 초기 미국에 온건적인 왕정국가나 전통적인 반미국가인 시리아,리비아도 미국에 협조했다. 자국내 극단 이슬람세력 등 정권위해세력을 없애자는 다목적용이다.그러나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 이후 공조 여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최종화 대사] 지금은 아랍권 단결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강하지는 않고 강온 세력이 혼재돼 조율이 쉽지는 않다.그러나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고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라파트수반을 테러배후로 지목하는 충격을 가하면 반미정서는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될 것이다.[이상철 대사] 그러나 대미 관계에서 국가간 이익이 다르다. 아랍권 전체로는 구두선에 그치는 수사적인 대응에 머물 수도 있다.또한 아랍권이 내부단합이나 응집력이 아직 미흡해미국에 대한 불만이나 반발이 조직화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황길신 대사] 미국은 아프간 다음 타깃으로 이라크와 소말리아 필리핀의 극단 이슬람세력들을 꼽고있다.그러나 중동국가들의 반미감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섣불리 공격하지는않을 것이다. [최종화 대사] 요르단의 경우 분명한 친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반테러전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라크를 공격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요르단 정부는 미국에 대해 이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철 대사] 부시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이란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이란은 사실 테러전에서 미군에게 영공을개방하는 등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미국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정보를 제공했다.이번 발언을 일단 ‘경고성’ 발언으로이해하면서 공격대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듯하다.특히 이란은 미사일 개발에 대한 기술수준이 북한보다 앞서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중동 수출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화 대사] 시리아는 사실 북한의 미사일의 수입과 관련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정황상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식 대사] 이스라엘이 중동 화약고의 핵이다. 그러나 올해 우리와 수교 40주년을 맞는 이스라엘은 우리 기업들의 중동 진출기지 및 투자유치국으로 큰 가치가 있다. [이상철 대사] 이란에는 서울로가 있고 서울에는 테헤란로가 있다.현재 이란은 최대 건설수주 시장이다.지난해 10월 국립 테헤란대학에 한국어강좌가 신설될 정도로 한·이란 관계는 확대되고 있다. 정리 김수정기자 crystal@
  • 日 ‘아시아 리더’ 다지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가 9일부터 필리핀,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아세안 (동남아국가연합) 5개국을 순방한다. 고이즈미 총리의 순방은 ‘대 아시아정책 공백’의 정권이라는 대내외의 비난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그가 이번 순방에서 어떤 외교적 성과를 올릴지 관심을 끌고 있다. ●순방 목적=고이즈미 총리의 아시아 국가 방문은 지난 해 10월 한국,중국 방문에 이어 처음이다. 친미(親美) 성향이 강한 그는 “아시아 국가를 무시하는 대미 편중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이즈미 총리의 아시아에 대한 몰이해는 지난 해 한·중과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를 증폭시킨이유의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듯 그는 지난 해 9월 아세안 순방을계획했으나 미국의 9·11 테러 참사로 일단 연기한 뒤 새해벽두 순방길에 오르는 것이다. 이번 순방은 이런 점에서 최근 아세안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려는 중국에 대한 견제 차원이기도 하다.아시아의 리더를 자부하며 중국과 패권을 다투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아시아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확인하고 강조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올해가 일본과 아시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쿠다(福田) 독트린’ 발표 25주년을 맞는다는 점을 감안,순방지에서 개혁과 번영·안정을 위한 협력,미래를 위한 협력 등을 강조할 방침이다. 일본은 군사대국화를 하지 않고 아세안국가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는 후쿠다 독트린을 고이즈미 총리가 이번순방에서 어떻게 발전시킬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순방국의 기대=고이즈미 총리가 방문하게 될 5개국은 1997년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로일본이 다시 아시아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특히 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최대의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한 유력주간지는 일본과의 양국관계에 대해‘투자감소가 진행중인 우호관계’라는 기사를 통해 일본의투자가 중국,베트남 등으로 쏠리고 있는 점을 비판하는 등순방국의 관심은 온통 경제쪽에 쏠려 있다. 일단은 고이즈미가 순방국들에 풀어놓을 선물 보따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 주먹쥔 부시 “아직 멀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년을 ‘전쟁의 해’라고 규정지었다.미 일부 언론들은 27일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이외 지역으로 대(對)테러전을 넓히는 문제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확전의 첫 대상으로는 이라크가 유력하다.이에 대해 러시아 일간지 네자비지마야 가제타는 이날 강·온 두 시나리오를 보도했다.온건 시나리오는 지난 91년처럼 군사·산업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은 하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강경 시나리오는 후세인 대통령 대신친미 성향의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는 까닭은 에너지 자원확보와 지정학적 위치다.아프간전성공으로 중앙아시아에 교두보를 확보한 미국은 걸프만과아라비아해까지 영향력을 넓힐 기회를 얻었다.70∼80년대미국은 이 지역에서 이란과 이라크에 의해 밀려났다. 블라디미르 파슈코프 이스라엘·중동문제연구소 전문가는 “심각한 에너지 자원 부족을 겪고 있는 미국은 카스피해,중앙아시아,그리고 수송로가 될 수 있는 아프간에 입지를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아프간전에서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 소탕을 마무리짓지 못했다.따라서 알 카에다가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진 소말리아와 예멘도 유력한 확전 후보국이다. 정부가 직접 알 카에다 소탕작전에 나선 예멘에 미국은 미해병대의 참여를 요청했다.예멘 정부가 미국이 준 명단으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자세한 ‘보고’를 하고 있지만 직접 참여해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27일 테러조직 소탕을 위해 미 특수부대를 원하는 국가에는 기꺼이 파견하겠다고 밝혔다.미국이테러조직이 있다고 지명한 국가가 사실상의 ‘강요’를거부하기는 쉽지 않다.소말리아가 대표적인 예다. 일단 확전으로 방향을 잡은 미국은 러시아 달래기에 돌입했다.27일 백악관은 러시아 지원 프로그램 확대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핵무기 과학자들을 위한 구직 프로그램까지다룬 이 성명에 따라 미국은 수년간 20억달러를 러시아에지원할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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