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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Zoom in] 사우디·러시아 ‘석유 밀월’… 고유가 행보가 불안한 美

    본격 이란 제재 땐 입김 더 세져 “감세 효과 없어… 美경제 악재” ‘석유’를 연결고리로 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밀월이 깊어진다. 무슬람 수니파 맹주이자 손꼽히는 산유국인 사우디가 최근 ‘고유가’라는 목적 아래 미국의 적성국 러시아와 관계를 다지고 있다.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안보, 경제 등 다방면에서 친미 정책을 추구해 와 미국이 오랜 우방으로 여겼지만, 이런 ‘양다리’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사우디가 세계 1위 산유국인 러시아와 감산에 합의한 건 2016년이다. 당시 배럴당 30달러까지 폭락했던 유가는 양국 합의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4월에는 지속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지난 3월 26일 “우리는 1년 단위 감산 합의를 10~20년간 합의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큰 그림에서는 합의했지만,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초장기 합의는 전례가 없다. 양국의 초장기 합의 기조에,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등 국제 이슈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미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6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0.37%(0.26달러) 오른 배럴당 70.96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정치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최근 “사우디와 러시아가 공모해 국제유가를 조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세부사항에서 양국이 원유 공급 통제권을 틀어쥐고 국제유가를 좌지우지할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오는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2019년까지 감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영국의 정치 전문가이자 중동 전문가인 나사르 알 타미미는 중동 전문 매체 뉴아랍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3대 산유국 중 2개국의 초장기 합의는 OPEC 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가장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협력은 비단 석유에 한정되지 않는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지난해 10월 러시아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해 30억 달러(약 3조 255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S400 방공 미사일 구매까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는 러시아와 밀착해 경제적 이득을 보면서도, 막강한 오일 머니를 미끼로 미국을 적당히 관리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3월 19일 3주 일정으로 방미했다. 왕세자로 책봉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6억 7000만 달러(약 7215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을 발표했다. 그는 또 “양국 관계가 매우 거대하고 진정으로 깊다”면서 “사우디가 약속한 투자를 모두 이행하면 그 규모는 4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간 석유, 무기에만 집중했던 경제협력을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그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회장 등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거물을 만나 투자를 제안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파기로 사우디와 러시아의 입김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 이란의 원유 생산 및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유가 국면은 미국에 불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포린폴리시는 고유가가 정유업계를 제외한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올여름 미국 한 가정당 석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비용이 2년 전보다 평균 400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추산했다. 포린폴리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의 효과를 크게 떨어뜨릴 만한 액수”라면서 “저소득층에게 가는 혜택을 완전히 무산시킬 수도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CNBC는 “처음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양국의 관계는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 조지타운대의 유라시아·러시아·동유럽 연구센터의 센터장인 앤절라 스텐트 교수는 “사우디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숙적 이란의 핵개발, 예멘 내전 등에서 러시아가 사우디에 조금이나마 유리한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지정학적인 측면을 고려해 러시아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도현 베트남 대사 발언 논란... 외교부 “필요한 조치 취했다”

    김도현 베트남 대사 발언 논란... 외교부 “필요한 조치 취했다”

    김도현 신임 베트남 주재 대사가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한 배경에 대해 친미 외교부의 역할이 줄어 가능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측은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개별 공관장에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김 신임 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잘된 것은 친미적인 외교관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외교관은 오직 국익파만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베트남 대사 발탁은 올바른 외부 목소리를 듣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이자 그동안 받은 박해에 대한 명예회복”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외교부 내 일명 ‘자주파-동맹파 갈등 사건’에 휘말려 외교부를 떠나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노 대변인은 “김도현 대사가 며칠 전에 초임 공관장으로 부임했다”며 “앞으로 언론 인터뷰 등을 가질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돼서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취한 조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을 자제하겠다”고 부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쿠바 혁명 2세대’ 전면에… 라울은 ‘그림자 정치’

    ‘쿠바 혁명 2세대’ 전면에… 라울은 ‘그림자 정치’

    쿠바에서 ‘포스트 혁명’ 세대의 집권이 시작됐다. 쿠바는 18일(현지시간) 미겔 디아스카넬(58) 수석 부의장을 국가평의회 새 의장으로 선출하면서 ‘포스트 혁명’ 세대로 정권을 이양했다. 디아스카넬은 이미 라울 카스트로(86) 전 의장의 지지를 얻으면서 차기로 지목받아 왔다. 그러나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서기직을 2021년까지 유지할 예정이어서 디아스카넬의 ‘홀로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중국의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 주석처럼 쿠바에서도 ‘상왕’ 카스트로가 그의 제자(디아스카넬) 뒤에서 개혁개방을 가속화할지도 주목된다.이날 수도 아바나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가 평의회의 투표는 의례적인 절차였다. 2008년부터 집권한 라울의 전임자는 1959년 혁명 정부를 세우고 50년간 통치하다 2016년 사망한 다섯 살 위의 형 피델 카스트로다. 디아스카넬은 쿠바의 ‘포스트 혁명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는 카스트로 형제가 풀헨시오 바티스타 친미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이듬해에 태어났다. 그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교사로 재직했다가 1994년 비야 클라라주 공산당 지방위원회 제1서기장으로 선출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고등교육 장관, 포스트 혁명 세대 첫 국가평의회 부의장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혁명 초기 쿠바에서 금지됐던 로큰롤 음악을 즐기고 비틀스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쿠바의 인터넷 환경 개선 추진, 동성애자 권리 옹호 등 각종 정책에서도 기존 지도부보다 개방적이다. 그러나 디아스카넬 의장은 한동안 ‘카스트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울이 2021년 예정된 차기 공산당 총회 때까지 공산당 최고지도자인 제1서기로 남을 예정이어서다. 라울은 당과 군대의 수장을 계속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울의 행보는 덩 전 주석을 연상케 한다. 덩 전 주석은 1992년 장쩌민에게 주석 자리를 물려주고 실권은 쥔 채로 뒤로 물러나 있다가 1997년 사망했다. 라울은 피델을 사회주의로 인도한 장본인으로 형보다 더 강한 사회주의자였지만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 취임식 날 국유산업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개혁 개방을 선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울은 덩 전 주석이 그랬던 것처럼, 죽을 때까지 어마어마한 ‘비공식적 파워’를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AFP통신은 “라울의 비공식적 통치는 안정된 과도기를 보장하고, 그의 제자(디아스카넬)를 지켜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쿠바의 새 정부에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는 경제 재건이다. 실용주의 노선을 취했던 라울 전 의장은 쿠바 경제를 작은 민간기업 위주로 전환하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 개방 정책을 도입했다. 그 결과 인구 1120만명 중 자영업자의 수는 10년 전 15만명에서 현재 58만명으로 늘어났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도 호전되면서 2015년 국교 정상화를 맺는 등 쿠바 경제에 장밋빛 전망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또 동맹국이자 중요 교역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정치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쿠바 경제도 영향을 받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낮아졌다. 2017년에는 그마나 관광업 덕분에 1.6% 성장했지만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고, 무역 구조도 베네수엘라, 중국, 캐나다, 스페인 등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재정이 취약하다.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향한 정치적 관점을 바꾸지 않는 한 새 정권에서도 쿠바의 큰 변화를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 레오그랜드 아메리칸대학 정치학 교수는 “만약 라울의 후계자가 개혁을 계속한다면, 그는 중국을 실패한 중앙 계획에서 사회주의 시장으로 변모시킨 덩샤오핑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라울은 자신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체제를 바꾸지 못한 그저 한 명의 개혁 공산주의자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시론]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의 계산법/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의 계산법/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남북 정상회담 합의는 그리 놀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예상할 수 있었다. 이미 두 차례나 해 본 경험도 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합의는 경천동지할 만한 것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 수령과 미국 대통령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역사적 사건임이 틀림없다. 남북과 북·미의 연이은 정상회담이 성공할지 여부는 사실 북·미 정상회담에 달려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잘돼도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하면 한반도는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면 남북 정상회담은 당연히 성공한 것이고 비핵 평화의 한반도가 시작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역사적 상상력이 현실화된다면 가능해 보인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사진 한 컷에 머물지 않고 2차대전 이후 동북아 냉전 체제의 마지막 유산이 제거되는 국제정치적 지각변동으로 나아간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역사적 사건을 넘어 대사변이 될 만하다. 1972년 닉슨과 마오쩌둥의 정상회담은 20세기 동북아 질서에서 가장 획기적 역사였다. 미·중 정상회담은 동서 냉전의 새로운 질서 재편이었고 동북아 국제정치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마찬가지로 2018년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이 21세기 동북아 질서 재편의 획기적 사건이 된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친미 국가가 되고 미국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상상력에서만 가능한 현실이다. 1970년대 중국은 ‘양탄일성’(원자탄·수소탄 및 인공위성)전략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준비했고 미국은 미·소 냉전 승리를 위해 중국을 견인하는 게 필요했다. 김정은도 양탄일성을 전제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서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북한은 절실하게 필요치 않다.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급급한 트럼프가 북한을 견인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적 선택까지 고민할 이유가 없다. 미국의 국가전략상 북한은 1970년대 중국처럼 매력적이지도 않다. 북·미 정상회담에 상상력 동원은 가능하지만 상상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실적인 북·미 정상회담은 김정은의 핵포기 결단과 트럼프의 관계개선 약속의 교환이다. 이는 리비아 모델에 가깝다. 카다피가 핵포기를 결단하고 그 대가로 제재해제와 대미 관계개선을 얻었던 방식이다. 그러나 김정은은 리비아 모델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은에게는 핵보유도 인정받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성공한 파키스탄 모델이 최상이다. 김정은은 카다피가 핵을 포기하고 시민봉기로 죽음을 당한 리비아 모델과 핵이 없어 미국의 군사공격에 후세인이 죽음을 당한 이라크 모델의 결말을 잘 알고 있다. 핵을 포기하는 순간 자신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다는 북한의 공식 논리는 일관된다. 결국 핵포기와 관계개선이라는 리비아 모델을 김정은이 수용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가 쏟아지지만 우려가 상존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김정은의 전략적 양보를 얻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의 결단을 끌어내려 할 것이다. 즉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을 만들어 내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지금껏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감안하면 이 역시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은 끈질긴 한·미 공조 노력으로 한·미 간 대북 정책의 완전한 일치를 확보하고 나서야 평양으로 갔던 게 성공 요인이었다. 노무현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은 끈질긴 북핵 협상으로 북·미 간 북핵 문제 진전을 이루고 나서야 평양으로 갈 수 있었다. 전면적 한·미 공조와 가시적 북핵 진전이라는 필요조건이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시켰다면 지금 문재인 정부는 완전히 역순의 과감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우선 성사시킴으로써 이를 통해 북핵 문제를 진전시키고 트럼프 정부를 변화시켜 한·미 공조를 얻어 내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새롭고 창의적 접근이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성공을 기대하지만 실패도 준비해야 한다.
  • “미국의 북한 군사적 공격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북한 군사적 공격 시나리오는 불가능하다”

    “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는다. 미중 간의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사람들은 두 나라 관계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간과하거나 묵과한 것이다.” 주재우 경희대 교수는 미·중 전면전은 인류 문명 전체의 파탄을 불러올 게 확실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이 ‘팩트’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제한적인 군사 공격조차 어렵다고 보는 근거가 된다. 미국 웨슬리안대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한 주 교수는 두 나라가 생각하는 목표에 전쟁이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국 공격은 어떨까. 이 역시 어불성설이다. 중국 지원없는 북한의 독자적 전쟁이 가능하지 않고, 김정은 정권 유지가 북한으로서는 지상 목표다. 주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매우 낮지만, 그럼에도 전쟁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개진되는 이유는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에 있다고 본다. 미·중관계에 대한 오판, 미 군수업게와 군부의 이해관계, 매파들의 정략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북미중 삼각관계에서 미국의 대북 타격 전제는 최소한 중국의 중립화”라며 “과거에도 미국이 중국에 가했던 원자탄 폭격과 핵시설 타격 위협은 모두 현실화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에 친미와 친중이라는 이분법적 패러다임에 빠지지 말고 중국의 안보 아킬레스건인 일본 카드 활용, 비선을 통한 소통 배제를 수단으로 유연하면서도 독자적인 외교술을 전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신문 “건군절 열병식은 관례”

    북한은 8일 ‘건군절’ 열병식 개최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나 자기 군대의 창건일을 중요시하며 성대한 행사로 기념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관례이며 초보적인 상식”이라면서 “국가적 기념일에 열병식을 하든 무슨 집회를 하든 그에 대해서는 남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 개인 논평을 통해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개막식 전날에 건군절 기념행사를 하려고 하는 의도가 의심된다느니, 올림픽경기대회 이후로 미뤄져야 한다느니 하는 괴뢰보수패당의 수작질은 더욱 황당하기 그지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문은 “우리가 70년 전 2월 8일에 평창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날짜를 염두에 두고 정규군을 창건하였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얼토당토않은 궤변”이라고 반문했다. 또 신문은 4일 최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라고 발언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역도’라고 지칭하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해치는 친미 대결광의 무모한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탈레반, 카불 연쇄테러… ‘親美’ 아프간 입지 좁혀

    탈레반, 카불 연쇄테러… ‘親美’ 아프간 입지 좁혀

    정부 무능 드러나 주민들 동요 이란·러 무기 탈레반에 흘러가 美 파키스탄에 군사원조 중단 아프간 미군 군사작전 차질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제물로 연쇄 테러를 일으킨 것은 친미 성향 아프간 정권의 정치적 입지를 흔들고, 미국의 아프간 추가 파병에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2011년 9·11테러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과 전쟁 중인 탈레반은 미국이 지원하는 아프간 정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아프간의 자립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탈레반의 테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탈레반이 지난 20일 카불의 호텔을 공격해 29명을 살해하고 1주일 만에 폭발물을 실은 구급차를 터뜨려 103명을 죽였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의 폭력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의 압둘 카하르 사와와 알베루니대 교수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아프간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났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파괴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정부가 시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의회전문지 더힐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는 점을 주민들에게 확신시키지 못했다. 정부의 무능은 탈레반이 지원자를 모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현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계속해서 아프간 민간인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면서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아프간 추가 파병 결정도 탈레반을 자극해 올해에만 2건 이상의 테러를 야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000명의 장병을 추가 파병하고 드론 등 새로운 군수물자를 대거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프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러시아와 이란이 탈레반을 지원한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2016년 초부터 아프간·우즈베키스탄 국경을 통해 연료를 실은 유조차를 보냈고 탈레반 측이 이를 팔아 매달 250만 달러 상당의 현금을 조달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분석가 자비드 아메드는 “러시아와 이란의 무기가 탈레반으로 흘러들어 가는 한 탈레반은 아프간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과 러시아, 이란은 모두 연계설을 부인하고 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영향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영토의 약 40%를 점령 또는 통제하고 있다. 2001년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이래 최대 규모의 영토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의 대테러 동맹국이었던 파키스탄을 ‘테러조력자’로 지칭,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관련 핵심 정보를 미국과 공유했다. 파키스탄은 미국과의 교류를 끊고 대신 러시아, 중국에 밀착하는 모양새다. 당장 미국의 아프간 군사작전이 차질을 빚게 됐다. 경제 재건과 아프간의 자립 없이는 무장 세력의 위협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프간 인구 40%가 빈곤선 아래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청년실업률도 40%에 달한다고 인도의 정치 전문매체 ‘더프린트’가 전했다. 반면 탈레반은 아편 재배 등으로 점령지의 아프간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한다. 미국의 대대적 공습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프간 아편 재배지는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탈레반의 경제력이 탈법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빈곤 청년층을 끌어들일 유인책을 갖춰 세를 불릴 여지도 충분한 상황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국 “이란 시위는 민주정치 제도 탓”

    중국 “이란 시위는 민주정치 제도 탓”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2일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날리는 한편 이란의 정치적 풍파가 서구의 정치체제를 그대로 이식해서 생긴 결과라고 주장했다. 두 신문은 이날 ‘이란의 혼란이 비서방 국가에게 주는 교훈’이라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계속해서 이란의 시위대를 응원하면서 세계 여론은 ‘이란에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반정부 시위를 독려하면서 사태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환구시보는 특히 “서방 국가들은 중동의 혼란이 자신들의 국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유독 이란의 혼돈에 기뻐하고 있다”면서 “친미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란 혁명’ 이후 이란은 서방의 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어 “서방 국가들은 비서방 국가의 혼란을 지지하고 심지어 체제를 와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세계 여론을 주도하는 강력한 언론을 동원해 비서방 국가의 혼돈과 반정부 시위를 ‘민주주의의 물결’이라고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란은 종교국가이면서도 다당제와 경쟁선거를 도입했고, 언론의 자유도 다른 중동 국가보다 폭넓게 허용돼 거리 시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 도입이 오히려 사회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특히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가 다르고 경제·사회적 발전 정도도 제각각이어서 정치체제에 대한 해석권을 서방 국가가 독점해선 안 된다”면서 “이미 쇠락의 길에 접어든 서구식 정치체제는 비서방 국가와 개발도상국 민중의 이익을 결코 지켜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문대통령 방중은 조공외교 아닌 감성외교

    문대통령 방중은 조공외교 아닌 감성외교

    문재인 대통령의 16일 끝난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방문은 감성외교로 접근해 실리를 얻어낸 성공작이란 평가다. 13일 문 대통령이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난징대학살 제8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느라 수도를 비우고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사건까지 이어지면서 홀대 논란이 빚어졌지만 한국 정부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일단락지었다.  홀대 논란의 대표적인 예 가운데 하나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부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난 뒤 팔을 손으로 만진 것이었다. 장관인 왕이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의 팔을 톡톡 건드린 것이 무례함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친근함의 표시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문 대통령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과도 악수한 뒤에 반가움의 뜻으로 팔을 톡톡 치거나 만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시 주석과 악수를 하면서 시 주석의 팔을 만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방중 이틀째 아침식사를 서민식당인 베이징 용허셴장(永和鮮漿)에서 노영민 중국 대사 부부와 함께한 것도 논란을 빚었다. 중국 유력인사와 함께 식사를 하지 않고, 서민 행보를 펼친 것은 국내에서나 어울리지 국빈 방문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문 대통령의 소박한 아침식사가 감성외교로 인식되면서 좋은 반응을 낳았다. 식당은 문 대통령의 방문 이후 손님이 늘었다. 식당 측은 유타오(油條·꽈배기와 같은 튀긴 빵)·셴러장(鮮熱漿·따뜻한 두유)·샤오룽바오(小籠包·고기만두)·훈툰(새우 및 고기 만둣국) 한 그릇으로 구성된 문 대통령의 아침 식사를 ‘문재인 대통령 메뉴’로 출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일본 방문 이후에도 그가 먹었던 수제 햄버거가 ‘트럼프 세트’로 일본에서 나와 인기를 끌었다. 중국 매체인 북경청년보는 문 대통령의 소박한 아침식사를 자세하게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유타오를 두유 대신 케첩에 찍어 먹은 것은 창의적인 한국식”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16일 마지막 중국 방문지인 충칭의 호텔에서 공항으로 향하기 직전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호텔 앞으로 몰려와 사진을 찍으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몰려든 중국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사건에 대해 “중국은 사과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환구시보도 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 측은 “‘조공외교’란 비난과 함께 기자 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은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보수적 친미세력이 문 대통령의 방중을 불편해한다며, 기자 폭행사건을 확대해 중국 정부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빈방문의 격식이나 기준보다는 사드 문제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2년 중국은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연다. 베이징은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최초의 도시가 된다. 중국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처음으로 전 종목에 선수를 파견해 동계 스포츠 열기를 조성한다.  한국의 중국 전문가인 우수근 중국 동화대 교수는 “이번 한중 정상 회담으로 사드는 활화산에서 휴화산이 되었다”며 “앞으로 두 나라는 사드가 다시 활화산이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가운데 전면적으로 교류해 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슬람 57개국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수도”

    이슬람 57개국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수도”

    이슬람권 국가들이 지난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에 맞서 본격적인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이슬람권 57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이슬람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선언했다. 중동 최대의 숙적인 이슬람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이란 등도 예루살렘 문제에 대해서는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OIC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반박하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OIC는 “우리는 이 자리에서 동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는 점을 선언하고 다른 국가들도 이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기존) 2국가 해법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 두 국가가 각각 독립된 국가로 존재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하자는 방안으로 그동안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아왔다. 예루살렘은 1967년 이스라엘이 장악했지만 팔레스타인은 향후 국가의 수도를 동예루살렘으로 정하려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분할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이스라엘 편들기에 나서자 이 지역의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이는 예루살렘의 운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미국의 중동 정책까지 뒤집는 것이었다. OIC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무책임하고 가치가 없으며 무효하다”며 “미국은 평화협상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장국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의 결정은 시온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이라며 “나는 점령지인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수도로 인정하기 위해 국제법과 공정함을 중시하는 국가들을 초대했으며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러한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모든 무슬림 국가들은 트럼프의 결정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일을 해야 한다”고 결집을 호소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예루살렘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치우친 것이 증명됐으며 우리는 평화중재자로서 미국의 어떤 역할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미 성향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이븐후세인 국왕도 미국을 겨냥해 “예루살렘과 그 도시의 성지 지위를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로 대통령이 참석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외무차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도 선언 일주일 만인 이날 TV 중계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에 대한 미국의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회의에 대해 “이 모든 발언은 우리를 압박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씨줄날줄] 예루살렘과 지옥의 문/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예루살렘과 지옥의 문/오일만 논설위원

    예루살렘은 예로부터 종교 분쟁의 불씨로 통했다.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저마다 성지로 모시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솔로몬왕이 세운 통곡의 벽,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승천한 바위돔 사원과 알아크사 사원, 예수가 묻히고 부활한 곳으로 알려진 성묘교회 등이 자리잡고 있다.16억명의 기독교도와 9억명의 이슬람교도, 1600만명의 유대인들이 현재까지 자신의 지역이라고 주장하며 종교전쟁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부터 1973년까지 4차례 중동전쟁이 일어났고 지금도 대량 살상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 화약고가 다시 터지기 직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는 폭탄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은 지역이다. 지난 70년간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이를 인정하면서 실낱같이 이어 온 평화공존을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팔레스타인은 물론 주변 중동 국가들, 심지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도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슬람 강경 세력들은 ‘지옥의 문이 열렸다’고 경고하면서 전쟁과 테러의 늪으로 빠져들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가 세계적 화약고에 불을 지른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다.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가 지지 기반인 백인 기독교인들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정책 뒤에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트럼프에게 가장 영향이 크다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 신자로, 이방카 역시 그와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쿠슈너가 지난 8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구는 1%에 불과하지만 미국 정치계는 물론이고 경제계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을 끌어안겠다는 의미도 있다. 이슬람교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당장 중동 내 친미 국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계 무기 수입 1위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대미 안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의 화약고에 불을 지른 트럼프식 일방주의 뒤엔 미국 군산복합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열린세상] 한국 외교관의 숙명/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열린세상] 한국 외교관의 숙명/이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우리 외교정책과 외교부의 역량에 대한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가 크다. 좌우로 대립된 정치 구도 속에서 새 정부가 출범할 때 특히 더 그렇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외교도 국민의 감시하에 있고 이에 대한 비판은 당연하다. 여론의 비판을 통해 정책은 개선되고 외교 능력도 발전한다. 그러나 우리의 오래된 대외관계 역사와 주변 강대국에 포위되고 분단돼 있는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한다면 우리 외교에 대한 비판 에너지를 어떻게 소화할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는 현재나 과거에나 비대칭적이라는 현실이 있다. 과거 중국과의 조공 관계라는 비대칭성은 동아시아 유교 문명권의 예(禮)에 의거한 국가 간 질서의 보편적 특징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명나라 간의 외교 문서집인 ‘사대문궤’(事大文軌)에 수록돼 있는 문서의 형식이나 내용을 보면 자존심이 상한다. 조선의 왕은 중국 황제가 아닌 관리에게 외교 서한을 보내야 했다. 오늘날 한·미 관계도 비슷하다. 한국에서는 온 국민이 들끓고 대통령의 지도력 문제라는 중대 사안도 미국에서는 외교 실무자 수준에서 다루어질 뿐이다. 반면 미국의 외교 실무자가 한마디 하면 한국은 온 나라가 들썩이곤 한다. 한국에 부임하는 미국 대사는 우리 언론이 큰 뉴스로 보도하지만 주미 한국대사의 부임이나 외교 활동은 미국에서는 뉴스가 되지 않는다. 미국이나 중국의 외교 관료가 우리 대선 후보들을 손쉽게 면접하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강대국의 경우에는 국내 정치·사회적 변화가 대외정책을 통해 국제적 변화를 초래하지만 작은 나라는 그 변화에 정책과 운명이 영향을 받는다. 키신저가 “강대국은 질서를 만들고 약소국은 그 질서에 순응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언론의 힘도 비대칭적이다. 우리 여론의 비판은 강대국의 정책이나 행태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위안부 합의나 사드 문제에서 그들이 자국 언론을 우리에 대한 공세적 압박으로 이용한다. 우리 언론은 그 보도를 인용해 주로 우리 정부를 비판한다. 그렇게 모든 외교 문제를 우리 정부 탓으로 비판하는 ‘누워서 침 뱉기’식 타성이 정착됐다. 그런데 강대국의 경우 외교정책에 대한 국내적 비판은 다른 나라의 정책 부담으로 전가되지만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은 고스란히 우리의 부담으로 남는다. 4강 대사가 선임될 때 우리 언론은 주재국에 넓은 인맥이 있는 인물이라고 덕담을 해 준다. 사실은 그런 인물은 거의 없다. 설사 인맥이 있다 해도 오히려 그 인맥이라는 사람들이 개인적 이익이나 자기 나라의 이익을 반영하는 데 우리 대사를 이용하지 우리의 이익을 그 나라에 반영하는 데 그 인맥을 이용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과거의 친원파다 친명파다 하는 말이나 오늘날 친미, 친일, 친중, 친러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거북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 사람들이 상대방 나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외교 전략은 그저 미국에 의존하고 중국의 압력에 순응하며 일본의 몽니는 모른 척하거나 비난하면 된다는 타성에 젖게 된다. 어떤 사안의 본질과 역사적 배경을 고찰하거나 국익의 개념을 고민할 여유가 없다. 정책은 외부 충격의 결과일 뿐이다. 결국 “미·중 사이에 낀 새우”가 되고, 거짓말은 상대방이 하는데 한국만 “약속을 지켜라”라고 강요당하는 구조를 스스로 만든다. 국내에는 이분법적 논쟁과 정치적 분열만 남고 전문 외교관의 견해는 무시된다. 대부분의 한국 외교관들은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 그들은 비난받는 것이 억울할 것이다. 그러나 외교부가 외교정책이나 재외공관의 불미스런 사례로 비난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다. 외교 전략적 사고 능력의 배양이나 조직 능력의 발전을 소홀히 하고 강대국 논리와 국내 시류에 편승해 온 외교부 리더들의 책임이 크다. 인력 증원과 체계적 교육, 공정한 인사, 엄격한 공관장 자격 규정 등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 외교관 개개인도 안팎의 어려운 여건만 탓해서도 안 될 것이다. 그런 것이 한국 외교관의 숙명이다. 그 숙명을 탓하지 말고 그럴수록 강대국 외교관보다 더 품격을 유지하고 공부하고 정진하는 것이 분단된 작은 나라 외교관이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이다.
  • “귀순병, 의료진과 농담… 남한 국민 피 1만 2000cc 수혈했다”

    “귀순병, 의료진과 농담… 남한 국민 피 1만 2000cc 수혈했다”

    장폐색 등 후유증 가능성 커 합동심문 아직까지는 무리 안정 차원 걸그룹 노래 틀어줘 “환자 목숨 구하는 게 인권 지키는 일” “나를 두고 빨갱이·친미라더니 요즘엔 적폐라고 하더라” 격노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이 의식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군인은 지난 15일 2차 수술을 받고 3일 뒤인 18일 오전 9시쯤 자가호흡을 시작했다. 그러나 상처 부위가 커서 장폐색 등 후유증이 우려돼 한 달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22일 2차 브리핑에서 “환자는 북한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강골 체질이어서 일반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면서 “어제부터 의료진하고 농담을 나눌 정도로 의식이 명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의식을 찾은 환자에게 소녀시대의 ‘지’(GEE)를 오리지널과 록, 인디밴드 버전 등 3가지로 들려줬더니 오리지널 버전이 가장 좋다고 했고 걸그룹을 되게 좋아한다”며 “미국 드라마와 미국 영화도 좋아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언론 보도와 같이 환자가 남측 노래를 틀어 달라고 한 적은 없으며 의료진이 정서 안정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환자는 총격으로 인한 부상, 2차례 대수술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할 수 있어 자극적인 질문을 삼가고 뉴스를 보여 주지 않는 등 심리적 안정을 갖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북한군 청년은 2차례 걸친 수술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피 1만 2000㏄ 이상을 수혈받아 온몸의 피를 순환했다”며 심각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장폐색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후유증이 우려돼 수일 이상 중환자실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회복 속도가 빠른 사람이라도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며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수술 과정에서 발견된 회충 등 기생충 문제는 약을 투여해 해결된 상태이며, 추가 검사에서 발견된 결핵과 B형 간염도 치료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관통상으로 좌측 상지(팔)에 혈류장애가 있어 절단을 고려했으나, 진행 상황이 좋아 절단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우측 폐 상하엽에서 발견된 비활동성 결핵도 당장 치료가 필요한 사안은 아니어서 추가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환자가 합동신문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의학적으로 신문을 받으려면 한 달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몸도 아픈데 (가족 얘기 등) 마음마저 그러면 얼마나 괴롭겠나. 이런 내용으로 합참의장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브리핑에 앞서 “중증외상센터에는 북한 군인 말고도 환자 150명이 더 있어 (의료진 모두) 다들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라며 “북한군 환자에 대한 저희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기생충 감염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일부 의료계와 정치권에서 인권 침해라고 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보호자에게 통상 환자 소견을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한다”며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어찌 되겠느냐”고 해명했다. 이어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들어와 이제 대한민국 청년이 된 북한 병사가 한국 삶에 기대한 모습은 자신이 다쳤을 때 외상센터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쪽은 저를 두고 ‘빨갱이’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친미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요즘에는 저보고 ‘적폐’라고 말한다”며 격노하기도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채드 캐럴 유엔군사령부 대변인이 22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귀순한 북한 병사의 당시 총격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오른쪽). 이날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공동경비구역으로 귀순하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후송된 북한 병사의 회복 상태에 대해 이국종 교수가 취재진에게 그림을 보여 주며 설명하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이호정 전문기자 hpjeong@seoul.co.kr
  • “19대 대선에서 정책 보고 찍은 사람 거의 없었다”

    서울대 대선 분석 학술대회“文대통령 정책 지지도 낮아” 지난 5·9 대선에서 후보의 정책을 보고 투표한 유권자가 극히 드물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지지도도 높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인 만큼 유권자들도 ‘적폐 청산’을 위해 한 표를 행사한 셈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4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19대 대선에서 나타난 한국 정치지형의 변화’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지난 대선에서 자신의 정책 태도와 근접한 후보자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13.3%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정책투표가 퇴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후보의 정책을 보고 투표한 유권자의 비율은 문 대통령이 1.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7.6%에 불과했다”면서 “18대 대선에서 유권자의 63.4%가 정책 투표자였던 것과 비교해 대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대선이다 보니 보수 정당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해 정책투표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20~30대 젊은 보수층이 기존 보수층의 이념 노선에 반기를 들고 새롭게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 8~9월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와 민주주의에 관한 의식조사에서 반공주의, 친미주의, 대북 강경정책 등 전통적인 보수층이 지향했던 가치와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젊은 보수층이 대선에서 부상했고, 젊은 진보층과 이념을 놓고 갈등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젊은 보수층은 40대 이상 기존 보수층보다 ‘경제·복지’ 이슈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젊은 보수층의 46.1%가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기존 정당과 이념적 연계가 강하고, 낮아질수록 정당과의 연결고리가 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한국 사람 만들기 1(함재봉 지음, 아산서원 펴냄)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이 ‘한국 사람’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온 5가지 담론 ‘친중 위정척사파’, ‘친일 개화파’, ‘친미 기독교파’, ‘친소 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설명한다. 450쪽. 3만원. 해적판을 타고(윤고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집 마당에 묻힌 유해 폐기물과 불길한 동거를 하게 된 유나는 책임감은 없고 말만 무성한 어른들의 세계를 목도하며 자신만의 ‘해적판’을 써나간다. 227쪽. 1만 2000원. 유령의 자연사(로저 클라크 지음, 김빛나 옮김, 글항아리 펴냄) 인류의 가장 오랜 오락인 유령 현상의 전말을 생생하게 소개하는 동시에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이에 대한 담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좇는다. 440쪽. 1만 8000원.
  • 트럼프 연설하던 국회 밖에선… 찬반시위대 욕설·몸싸움

    트럼프 연설하던 국회 밖에선… 찬반시위대 욕설·몸싸움

    진보 “환대한 文대통령에 실망” 보수 “트럼프 환영 文 지지 아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찬반 시위대’가 8일 국회 앞으로 집결했다. 220여개 진보·반미 시민단체 연합체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은 트럼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노 트럼프, 노 워(War)”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에 소금을 뿌린 뒤 이를 찢어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보수·친미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원들과 대한애국당 당원들도 국회 앞에 모여 “웰컴 트럼프”, “트럼프 사랑해”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열띤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연신 흔들어댔다. 일부 보수 단체 회원들이 공동행동 측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며 “빨갱이”라고 비난하다 서로 주먹다짐을 하는 등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반대 구호가 적힌 팻말과 성조기가 불에 타는 모습도 연출되는 등 집회·시위대는 다소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진보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비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인 보수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역설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진보 진영이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보수 진영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공동행동 측 시위에 참여한 이모(59)씨는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크게 실망했다”면서 “미국 무기 수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 같아 굴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재향군인회 소속 허모(60)씨는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하며 잘하고 있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보수 단체 회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러 나왔지 문 대통령을 지지하러 나온 게 아니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트럼프 방한에 文 비난하는 친문, 文 지지하는 친박

    트럼프 방한에 文 비난하는 친문, 文 지지하는 친박

    트럼프 비난하는 친문·진보트럼프 환영하는 친박·보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찬반 시위대’가 8일 국회 앞으로 집결했다. 220여개 진보·반미 시민단체 연합체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은 트럼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노 트럼프, 노 워(War)”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에 소금을 뿌린 뒤 이를 찢어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보수·친미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원들과 대한애국당 당원들도 국회 앞에 모여 “웰컴 트럼프”, “트럼프 사랑해”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열띤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연신 흔들어댔다. 일부 보수 단체 회원들이 공동행동 측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며 “빨갱이”라고 비난하다 서로 주먹다짐을 하는 등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반대 구호가 적힌 팻말과 성조기가 불에 타는 모습도 연출되는 등 집회·시위대는 다소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192개 중대 1만 5360명과 경호인력 3500명 등 1만 8860명을 국회 주변에 투입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진보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비난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인 보수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는 역설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진보 진영이 문 대통령을 비난하고, 보수 진영이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공동행동 측 시위에 참여한 이모(59)씨는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크게 실망했다”면서 “미국 무기 수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에서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것 같아 굴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진보 단체 소속 오모(53)씨도 “전쟁 위기가 해소되길 바랐는데 군사 무기만 더 들여올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을 향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재향군인회 소속 허모(60)씨는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하며 잘하고 있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보수 단체 회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하러 나왔지 문 대통령을 지지하러 나온 게 아니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美대통령 25년 만의 국빈 방문] 反트럼프 촛불 vs 환영 태극기… 밤까지 광화문 도심서 산발 시위

    [美대통령 25년 만의 국빈 방문] 反트럼프 촛불 vs 환영 태극기… 밤까지 광화문 도심서 산발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첫날인 7일 서울 광화문 도심은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는 측과 환영하는 측으로 갈라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차벽’이 등장했다. 이날 양측의 집회는 도심에서 산발적으로 밤늦게까지 이어졌다.200여개 진보·반미 시민단체 연합체인 ‘노(NO)트럼프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쟁 위협을 하고 무기를 강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앞서 오후 3시 10분쯤 청와대로 향하는 트럼프 대통령 행렬이 광화문을 지나치자 ‘우린 환영하지 않는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트럼프 물러가라, 전쟁 반대”라는 구호를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경찰이 20여대 버스로 광화문광장을 ‘ㄷ자’ 형태로 둘러막아 놓으면서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비난 시위 현장을 목격하지 못했다. 오전 11시에는 청와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경찰 방패와 채증용 캠코더도 집회·시위장에 오랜만에 등장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깃발과 피켓을 압수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과격한 몸싸움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발해 청와대 방향으로 향하던 원불교 등 종교인들 삼보일배 행진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에 막혔다. 보수·친미 단체들도 광화문 일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로 맞불을 놓았다. 광화문 인근 서울신문사 앞과 덕수궁 대한문 앞, 동화면세점 앞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이 운집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갈 때는 양국의 깃발을 흔들며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집회·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앞에서도 계속됐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밤까지 성조기를 흔들며 “아이 러브 트럼프, 위 러브 멜라니아”를 외쳤다. 방한 반대 시위대도 숙소 근처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호텔 외곽에 경찰 700여명, 경내에 300여명을 배치해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경호했다. 호텔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시동을 끄게 한 뒤 실내와 트렁크, 차량 하부, 보닛 내부 등을 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최고경계태세인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195개 부대 1만 5600명을 투입했다. 경호 인력도 서울 곳곳에 6300여명이 배치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트럼프 방한 찬반’ 집회 서울 도심 곳곳서 예정

    오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진보·반미’ 단체와 ‘보수·친미’ 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 등 220여개 시민단체 모임인 ‘노(NO) 트럼프 공동행동’은 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노(NO) 트럼프·노(NO) 워(WAR·전쟁)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이어 오후 5시 세종대로 사거리를 지나 주한미국대사관까지 행진한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 발언으로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유발했다”고 규탄할 예정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 방한 당일을 ‘NO 트럼프 데이’로 선포하고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대한애국당은 같은 날 오후 2시 종로구 대학로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념 한·미 동맹 강화 및 박근혜 전 대통령 정치투쟁 지지 태극기집회’를 연다. 태극기 행동본부도 오후 1시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 환영대회’를 진행한다. 3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7~8일 도심 집회 신고 건수는 모두 109건이다. 광화문광장 등 종로 76건, 국회 앞 25건, 트럼프 대통령 숙소 인근 4건, 현충원 4건 등이 신고됐다. 집회 신고자는 ‘노 트럼프 공동행동’ 등 진보·반미 단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찰은 청와대 인근 집회 2건에 대해 금지를 통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회·시위를 금지한 것은 처음이다. 한편 반미 성향 대학생 25명은 이날 낮 국회 경내에서 기습 연좌농성을 벌이다가 1시간 30분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영등포경찰서는 3차에 걸친 해산 명령에 불응한 이들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입건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美국무, 아프간·이라크 깜짝 방문… 反테러 연대 강화·이란 견제 행보

    美국무, 아프간·이라크 깜짝 방문… 反테러 연대 강화·이란 견제 행보

    이라크 ‘줄타기 외교’에 압박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테러와의 전쟁’ 중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다. 이는 탈레반·알카에다·이슬람국가(IS) 등 테러집단 축출을 위해 강한 연대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동의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는 데 두 나라를 적극 참여시키기 위한 포석이지만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정부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카타르를 방문 중이던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군 수송기를 타고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를 방문,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등을 만났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하나의 영토로 통일된 아프간을 지원할 것이며 탈레반 세력은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없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파키스탄, 인도, 스위스 순방을 시작한 틸러슨 장관은 아프간과 이라크 방문은 예고하지 않았다.  팉러슨 장관은 2시간여의 아프간 방문을 마치고 카타르로 돌아온 뒤 다시 헬기를 타고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그는 이날 밤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와 만나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KRG)의 충돌은 우려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우리는 바그다드에도, (쿠르드 자치지역인) 아르빌에도 친구가 있다. 대화를 시작해 이견을 해소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전날 사우디에서 이미 압바디 총리와 회동했던 틸러슨 장관이 하루 만에 이라크를 직접 방문해 압바디 총리를 다시 만난 것은 압박 성격이 강하다. 틸러슨 장관은 22일 사우디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IS와의 싸움에 참여했던 이란 무장조직 시아파 민병대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느 세력도 이라크의 내정에 개입할 권리가 없다”면서 “시아파 민병대는 이라크를 위해 희생한 이라크인”이라고 강조했다. 압바디 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해 미국, 사우디와의 협력을 다짐한 지 하루 만에 이란을 두둔한 셈이다. 압바디 총리는 틸러슨 장관을 이날 다시 만난 자리에서도 “민병대는 이라크의 일부”라고 주장을 반복했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이라크 정부는 친미 정책을 펴면서도 시아파 맹주인 이웃 이란과의 관계도 긴밀하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세력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수니파 정권 시절 탄압을 피해 이란에 신세를 진 이들이 많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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