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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리시 메이커] 정해방 예산총괄심의관

    ***“불필요한 예산 칼같이 삭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기획예산처 청사는 요즘 말 그대로 북새통이다.내년도 예산을 협의하기 위해 예산처를 방문한 각 부처 공무원들 때문이다. 각 부처는 요구한 예산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온갖 자료를 제시하며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면 예산처 담당 공무원들은 보란 듯이 반박 논리를 들이대며 예산을 깎아 내린다.그러다보면 같은 공무원들끼리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때론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예산편성 작업의 총책을 맡고 있는 정해방(52·丁海昉) 예산총괄심의관을 예산안에 대한 1차 검토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18일 만났다. 그는 다른 부처예산 담당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로 꼽힌다.예리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요구사항에 과장된 부분이 있거나,예산이 잘못 쓰여질 기미가 보이는 사업들을 ‘족집게’처럼 잡아내 가차없이 ‘잘라버리기’ 때문이다. 정 심의관은 “예산편성 때면 어김없이 이런 실랑이가 반복되는 것은 각 부처에서 사업의 타당성이나 부처내 우선순위 등에 대한 사전검토나 준비작업없이 무조건 높게 책정해 예산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부처의 고유사업은 부처 내부에서 다듬어지고,투자의 효율성 검증작업도 전문성을 갖춘 담당 공무원들 사이에서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깎일 때 깎이더라도 우선 높게 요구하고 보자는 식의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은 올해(112조원)보다 7% 증가한 120조원 이내에서 편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그러나 실제 각 부처에서 요구한 내년도 예산규모는 올해보다 25.5% 증가한 140조 5000억원이나 된다.자연히 20조원 정도를 깎는 것이 편성작업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전체 자원배분의 효율성이나 개별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보다는 부처의 과다한 요구액을 깎는 것이 예산실의 주요 업무가 되고 있다.”면서“재정운용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과다한 예산요구 관행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하반기 경기활성화로 세입은 늘어나지만 내년에는 공기업 지분매각 등 세외수입이 올해보다 7조 3000억원 정도 줄어들고,국채등 경직성 예산의 부담도 커졌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사업 부문별 예산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심의관은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 작업이 불가피하다.”며 “모든 사업을 영점기준에 입각해 재검토하고,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선심성이 강한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제외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목표로 한 내년도 균형재정 달성 가능성과 관련,그는 “공적자금에 대한 부담의 증가로 균형재정 달성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공적자금은 세금을 거둬들여 꾸려나가는 나라살림(일반회계)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국방·교육·복지·국가질서 유지 등 꼭 필요한 나라살림은 빚없이 꾸려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심의관은 행시 18회로 경제기획원 예산정책과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경원 예산총괄과장,예산청 예산총괄과장,기획예산처 사회예산심의관 등을 거친예산통이다.정해창(鄭海昌) 전 대통령비서실장,정해왕(鄭海旺) 금융연구원장의 친동생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신승환씨 징역 2년6월 선고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朴龍奎)는 18일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愼承煥)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죄를 적용,징역 2년6월에 추징금 2억 1666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고위 공직자의 친동생임에도 굴욕적인 처신을 일삼아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킨데다 받은 돈 또한 적지 않은 만큼 초범임에도 실형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전남 화순군 인구가 늘고있다

    전남 화순군은 광주와 이웃한 시·군 중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있다.광주의 배후도시로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젊은층의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전원도시 건설과관광개발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임호경(林鎬炅·52) 전남도의회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그러나 최근 화순경찰서장폭행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중앙당으로부터 ‘후보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민주당 공직심사특위는 이 사건과 관련,임 의원을 군수 후보로 확정하지 않고 보류했다.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홍기평(洪起平·67) 전 화순농지개량조합장과 현 임흥락 군수의 친동생인 임광락(林光洛·62) 전 장성부군수가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화순탄광 노조위원장 출신인 민주당 임 후보는 개혁성과추진력을 갖췄다는 평이다.그는 쾌적한 전원도시를 개발하고 농산물의 품목별 대형화,집단화를 통해 농업경쟁력을확보키로 했다.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우량기업을 관내 농공단지에 유치,지역경제 활성화를꾀하겠다며 표밭을누비고 있다. 홍 전 조합장은 ‘민선 2기’에 이어 두번째 도전이다.면장·농협조합장 등을 지내며 밑바닥 표를 다져왔다.그는민주당 임 후보가 최근의 폭행사건으로 중앙당의 공천에서 제외될 것에 대비,지금까지 탈당을 하지 않고 있다.경선2위인 자신을 낙점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그는 전원도시 개발을 통해 쾌적한 생활공간을 가꿔나가겠다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광주와 이웃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도시 근교농업 육성과 문화 및 관광 휴양도시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임광락 후보는 주변의 강력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30여년 동안의 공직 경험이 강점이다.그러나 민주당 임 후보와 종친으로서 집안끼리의 맞대결이 부담이다.주변 인사들은 임 후보가 행정경험을 살려 도시계획과 관광자원 발굴등 화순발전을 앞당겨주길 바란다며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임 후보는 “급격히 이뤄지는 도시화에 대비해 할 일이 많다.”는 말로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화순 최치봉기자cbchoi@
  • 대한매일 하프마라톤/ 눈길 끈 이색 참가자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 함께 뛸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저를 모질게 괴롭혀온 백혈병도 거뜬히 이겨낼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펼쳐진 제1회 대한매일 하프마라톤은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에게도 자신감을불어넣어 준 대회였다. 서울 대원외국어고 2학년생 10명은 이날 2명씩 한조를 이뤄 5명의 시각장애인들을 도와 10㎞ 코스를 완주했다.학생들은 학교 중간고사를 하루 앞두고도 시각장애인들이 대한매일하프마라톤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길동무’가되기를 자청했다. 윤성수(17·노원구 중계동)군은 “대한매일 마라톤에 참가신청을 한 아버지로부터 시각장애인들이 참가한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달리기 도우미’가 되기로 결심했다.”면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학생들의 도움으로 완주한 시각장애인 강성화(33)씨는 “친동생 같은 학생들이 길을 안내한 덕분에 깜깜했던 세상이 잠시나마 환하게 밝아오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2년째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이승열(22·영등포구 대림동)씨와 주치의 김병수(39·고대 안암병원)교수도 함께 5㎞를 완주해 갈채를 받았다. 이씨는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들지만 백혈병 환자 자원봉사단체인 ‘새빛누리회’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다른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해 컴퓨터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이씨는 “힘든투병 생활로 움츠린 삶을 살고 있는 다른 친구들에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해 마라톤에 도전했다.”면서 “중간에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를 악물고 완주하고 나니 ‘병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확신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김 교수는 “100알의 약보다도 자신감이 환자들의 병을 치료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며 이씨의 두손을 꼭 쥐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이회창의 사람들/ 부국·광화문팀등 외곽 포진

    지난 96년 12월28일.인사동 S음식점에서 신한국당 서상목 백남치 김영일 박성범 황우여 정형근 의원 등 6명이 이회창 대통령을 만들기 위한 당내 첫 모임을 갖는다.뒤에 정의원 대신 하순봉 변정일 의원이 가세,이들은 이른바 ‘7인방’으로 불리며 ‘이회창 사람들 1세대’를 이룬다.이후 ‘이회창 사람들’은 급속 확대·분화해 3세대에 이르고 있다. 초기에는 황낙주 양정규 황명수 목요상 의원 등 중진들이 합류해 중심을 잡고,이우재 김문수 홍준표 안상수 의원등 초선들은 대세론 확산에 기여한다.외부에서는 종로구이마빌딩에 있던 ‘이마팀’이 꾸려져 이흥주 삼성전자고문,황영하 전 총무처장관,유경현 전 평통사무총장,안동일·진영 변호사 등이 모임을 갖고 있었다.고흥길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비롯,구범회 윤창중 이병효씨 등 언론계 출신들도 여기에 속속 편입된다. 또한 조언그룹에는 오성환 전 대법원판사,배도 효성그룹고문,이강혁·안병만 전 외대총장,최상룡 고려대 교수,최평길 연세대 교수,친동생인 이회성 에너지경제연구원 고문 등이 포진했다.이 팀들은 뒤에 ‘부국팀’‘도화동팀’‘광화문팀’ 등으로 확대·통폐합되며 재편된다. 이들은 이회창 대세론이 형성돼 착근되기까지 ‘배역’을 바꿔가며 많은 공헌을 한다.그러나 상당수는 현재 ‘핵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위치에 서 있다.이는 업무·사안별로 일을 맡기고 ‘자리’ 위주로 사람을 쓰는 ‘이회창식 용인술’에 기인한다.그런 만큼 이회창 후보가 총재직에 오른 지난 98년부터 당직에 기용된 인사들은 모두 오늘의 이회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경선캠프에서는 신경식 윤여준 김무성 정병국 이병석 의원,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양휘부 이종구 이병기 박진특보 등이 활약해 왔다.이밖에 젊은 ‘공보팀’도 이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듬는 실무를 뒷받침하고 있다. 멤버의 면면이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혁신위의 외부인사를 비롯,경기고·서울대법대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라는 ‘100인 위원회’ 등 외곽조직의 존재설이 떠돌며 비공식 자문그룹의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지운기자 jj@
  • 단체장 후보경선 ‘흙탕물’

    민주당 광주시장 및 전남도지사 후보경선이 하루 앞으로다가온 가운데 금품살포 시비와 상호비방 등 혼탁양상이극에 달하고 있다. 광주시장 후보경선은 최근 이승채 변호사가 돌연 경선 포기를 선언해 고재유 현 시장과 이정일 전 서구청장 등 2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4일 치러진다. 경선일이 다가올수록 상대방 후보에 대한 음해성 폭로와비방이 난무하고 있다.이정일 후보측 선거운동원인 박모(28)씨는 지난 1일 광주지법 기자실에서 회견을 갖고 “지난달 이 후보측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 대의원 5명에게 현금 50만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뒤 관련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이 후보측은 성명을 내고 “박씨가 폭로한 금품살포는 이 후보와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며 “특정 후보의 매수에 의한 음해 의혹이 있으므로 이를 밝혀내 법적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재유 후보측은 “이같은 매표행위가 실제로이뤄졌다면 이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후보측도 “고 후보측이 선거인단 6000명에게 ‘선거인단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며 민주당 광주시지부 선관위에 고발했다. 한편 전남도지사 경선에 나선 김영진 후보측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박태영 후보와 허경만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를 거론했다.이에 대해 박 후보와 허 후보측은 “김 후보의 친동생이 농업기반공사의 발주공사를 싹쓸이 했다는 설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등 후보들간의 치열한 폭로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2000-9595)
  • 김지호 “성숙한 연기 보여드릴게요”

    “결혼이후 첫 출연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커요.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지난해 12월 결혼 이후 3달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김지호(29)는 여유로워 보였다.신혼 재미가 꽤 쏠쏠한 모양이다.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SBS 주말연속극 ‘유리구두’(토·일 오후 9시45분)로 방송에 복귀하는 그의 털털한 미소가여느 때보다 싱싱하다.지난해 여름 SBS의 ‘로펌’에 출연한 이후 8개월만이다. ‘유리구두’에서는 어린시절 실수로 동생을 잃어버리고죄책감을 안고 사는 태희 역을 맡았다.일찍 부모를 잃고부자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지만 동생에 대한 그리움으로어두운 그늘이 있는 인물이다. “나중에 남자를 사이에 두고 친동생과 삼각관계에 빠지기도 해요.친동생인 줄 모르거든요.동생으로는 김현주씨가 나오는 데 저랑 많이 닮았죠?” 그의 말대로 짧은 단발머리에 발랄하게 웃는 모양새가 김현주와 빼닮아 있다.이런 외모 덕분에 지난 98년 SBS의 ‘사랑해 사랑해’에서도 자매로 출연했다. 그는 그동안 주인공이 아니거나 작품이 좋지 않으면 출연을 사양해 왔다. 출연작이 드물었던 이유다.그러나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할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단다.강하고 차분한 이미지의 태희는 그동안 보여줬던 발랄한 이미지를 벗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그에게 이런 푸근한 맛이 생겼기 때문일까? 최근에아줌마들을 비롯해 중년 팬들이 많이 생겼다. 그를 변화시킨 신혼생활은 어떨까? “아침에 함께 밥해 먹고 실컷 놀면서 지냈어요.두 달동안 살이 삼 킬로나 쪘어요.지금 식사량을 줄이고 헬스하면서 다이어트하는 중이예요.” 결혼하기 전에는 요리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요즘엔 웬만한 요리는 다 한단다.그의 행복한 신혼을 보여주듯 요즘웨딩잡지에는 그의 신혼여행 사진들이 잔뜩 실려 있다. “17박 18일로 인도네시아의 섬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왔어요.다른 커플도 여행일정이 길다면 동남아의 자연에서 편안하게 쉬고 문화유적도 둘러보는 것이 좋아요.일정이 짧다면 결혼준비로 지친 몸을 푹 쉬는 것이 좋구요.” 이렇게 봄철을 맞아 결혼하는 예비 신혼부부에게 조언하기도 했다.2세 계획에 대해 물어보자 “아이는 내년쯤에가질 계획이지만 빠르면 올해 가질 수도 있구요.”라면서웃는다. “솔직히 같은 시간대의 KBS ‘제국의 아침’때문에 드라마가 잘될지 걱정이에요.‘로펌’ 성적이 안 좋았잖아요. 그렇지만 시청률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진정한 연기를 보여줄 나이가 됐다고 생각해요.”이송하기자 songha@
  • 대모산서 발견된 유골 유창석 변호사 아니다

    서울수서경찰서는 28일 94년 4월에 실종된 유창석 변호사 사건과 관련,“지난달 20일 서울 대모산에서 유 변호사의 신분증과 함께 발견된 유골은 유 변호사의 어머니·친동생의 유전자형과 일치하지 않는 등 유 변호사의 유골이 아니라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 변호사가 살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지명수배하는 등 원점에서 재수사할 방침이다. 한준규기자 hihi@
  • 신총장 사퇴 안팎/ 수사미흡 중수부 책임론 고개

    신승남 검찰총장의 사표가 수리된 14일 법무부와 검찰은하루 종일 부산했다. ●법무부는 미국에 출장중인 송광수 검찰국장을 조기 귀국하도록 지시하고 잇따라 대책 회의를 열었다.또 검찰국을중심으로 총장 선임뒤 있을 대규모 인사에 대비했다. 최경원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주례 간부회의에서 “이럴 때일수록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언행에 유의하고자기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총장은 이날 오전 8시55분쯤 정상적으로 청사에 출근,취재진을 향해 “어제 밤 수고들 많으셨다”며 애써 담담함을 유지하려는듯 웃음을 지어보이고 곧바로 총장실로 향했다.김각영 차장이 주재한 대검 검사장 회의가 끝나자 신총장은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신 총장은 확대 간부회의에서 “동생의 일로 검찰 전체에 폐를 끼치게 돼 미안하며그동안 추진했던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해 아쉽다”며소회를 밝혔다. 신 총장은 이날 밤 열린 한주빈 중국 최고인민검찰원 검찰장과의 만찬에 참석한 뒤 대검 청사로 돌아와 몇몇 직원들과 함께 짐을 정리했다.퇴임식은 15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신 총장의 사퇴에 대해 검찰 내에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신 총장이 사퇴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친동생의사법처리라는 ‘집안 문제’일 수 있지만 그동안 각종 게이트 수사에서 깔끔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해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이씨 수사를 맡았던 대검 중수부의 책임이지적되고 있다. 당초 “특검에서 수사해도 더 이상 나올것은 없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특검이 신 총장의 동생승환씨를 구속함으로써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설] 특검과 愼총장의 사의표명

    ‘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 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이현직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친동생인 신승환씨를 구속했다.신씨의 영장은 법원의 7시간여에 걸친 실질심사를거쳐 발부됐다.특검팀은 신씨가 형이 총장에 취임한 지난해 5월 이용호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고 금융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이같은 결과는 검찰이 지난해 신씨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내린 것을 180도 뒤집는 것으로 검찰의 수사능력과 의지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게 됐다.검찰은 지난해 9월 신씨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조사 하루 만에 무혐의로 풀어주었다.하지만 특검 수사결과 검찰은 신씨에 대해 계좌추적,대질심문,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 등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드러났다.반면 특검은 신씨가 금융기관에 로비활동을 한사실 및 검찰간부들과 접촉한 정황 등을 함께 고려해 5,000만원의 대가성을 인정하고 있다.총장의 친동생이 관련된만큼 더욱 엄정했어야 할 검찰 수사가 ‘봐주기 수사’로흘렀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신 총장은 어제 저녁 늦게 검찰 수사 난맥상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사의를표명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특별검사법이 발효되자 “내가 책임을질 일이 없다”면서 “특검이 실패해 국민들에게 손해를끼치고 사회혼란만 야기시킨다면 야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그의 거취 논란은 야당이 제기한탄핵안이 지난해 12월8일 국회에서 표결은 했으나 개표를하지 못해 자동폐기됨으로써 한동안 잠복했던 것이다.그러나 신 총장이 검찰 수사 지휘 책임과 함께 자신이 한 말에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지는 것은 공인으로서 당연한 도리라 하겠다.특검이 실패하면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뒤집어 보면 ‘특검이 성공하면 검찰쪽 누군가가 책임을져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2000년 말부터 터져 나온 각종 게이트 사건으로 국정은하루도 평안한 날이 없었다.일련의 사건에 청와대는 물론국가권력의 핵심인 국정원·검찰·경찰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걸려 들었고,3년째가 되는 지금도 그 끝을 가늠하기어려운 실정이다.혼란이 장기화하고 문제가심각해져 온데는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게 사실이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이 혼란 속에 표류해서는안된다.국정쇄신의 첫발은 게이트에 연루된 권력기관의 썩은 부분,더 이상 기능하기 어려운 조직과 인사의 쇄신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검찰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일이다.임기가 보장되는 검찰총장이라 해도 국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검찰의총수로서 최종적인 지휘책임은 언제나 수반하기 때문이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동화부문 당선작/ 할아버지의 오동나무-김은수

    할아버지의 슬레이트 집은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산마루에있었다.금모래가 질펀한 강변을 따라 녹푸른 물이 쉬지 않고 흐르는 강에서는 늘 잔잔한 바람이 불어왔다. 헌 장판을 씌워 만든 평상에서 강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집 안팎으로 빼곡이 들어찬 어린 오동나무들을 손질하는 것이 할아버지의 낙인 것만 같았다.뒷산 꼭대기엔 장송들이 우람하게 서 있고 주위는 온통 솔 향이 넘실대건만 할아버지는 오동나무를 심어 기르면서 집 둘레에 있던 소나무를 모조리 베어 버리셨다. “소낭구는 햇빛 욕심이 많아서 안돼.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린 묘목들이 제대로 자랄 수가 없어.”사실 오동나무가 우뚝 자라려면 창이가 할아버지의 큰아드님만큼 나이를 먹어야 할까? 창이는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렴풋하게 시간을 재고 있었다.하지만 할아버지는 지극정성으로 오동나무를 돌보셨다.그런 까닭에 줄기마다 통통하니 물살이 오르고 오동잎은 사뭇 푸르렀다. 촉촉한 바람이 할아버지의 흰 머리칼을 헝클고 지나갔다. “할아부지,우리 공기놀이하자.”창이는 점을 치려고 두 손을 비틀어 모아 눈가에 갖다 대었다. “가새,바위,보재기.”할아버지가 나무 껍질 같은 손을 천천히 내민다. “히히...내가 먼저여.”할아버지는 히죽 히죽 웃으며 조약돌을 풀어 던졌다. 창이는 할아버지와 공기놀이를 할 때면 여간 신이 나질 않았다.할아버지가 너무 늙으셔서 오래 못하는 섭섭함이 따르긴하지만.그럴 때면 창이는 더 하자고 조르지도 않았다.할아버지는 한 번 뱉은 말은 두말이 필요 없는 고집쟁이니까. 할아버지에게 야속한 마음이 먹어질 땐 창이는 혼자 중얼거리곤 했다. “고집쟁이 할아방구 같으니라구.”언제인가 뒤뜰 오동나무 응달엔 하얀 꽃이 피어났다.가냘픈줄기 마저 백짓장처럼 하얀 그 꽃은 언제나 고개를 땅으로숙이고 있었다.꽃잎에 이슬이라도 맺히면 창이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낙엽들이 흩어져 쌓인 곳에,가을 날 어머니를 하늘 나라로 보낸 그 슬픔이 남모르게 하얀 수정초로 피어난 것만 같았다.오두마니 그 곳에 앉아 하얀 꽃을 보고 있노라면 창이는 자꾸만 어머니가 보고 싶어졌다.그래서 마당으로 뛰쳐나와 한없이 강을 바라보았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늘 한결 같았다.샛바람이든 하늬바람이 불든 강물은 새처럼 활짝 펼쳐 올린 날개 선으로 상 하류를 엇갈려 흐르고 있었다. “시간은 유수 같거늘….윗물과 아랫물이 구분이 없으니…. 예전과 지금이 함께 있는 듯하구나.”할아버지가 혼자소리로 하던 어려운 말이 어슴푸레 강바람에 섞여 불어왔다. 할아버지는 아득한 시절을 꿈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럴 때면 할아버지는 을씨년스러이 굳게 닫힌 작은 방으로들어가셨다.창이는 감히 가까이도 못 가보고 방안에서 새나오는 가야금 소리를 훔쳐 들어야 했다.할아버지의 가야금 소리는 늘 생가지 같은 다리를 길게 모은 두루미가 날개 짓도못해보곤 사라지듯 뚝 그쳤다.소리는 그렇게 끝났는데 할아버지는 방 안에서 감감 나오지를 않으셨다. ‘어두운 방안에서 할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계신 거지?’어느 날 창이는 그렇게 궁금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살금살금 다가가 문 창호지에 귀를 대고 들었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방에서 잠이 드셨나?’창이는 검지에 침을 묻혀 창호지 위를 살살 문질렀다.콩알만하게 구멍이 뚫리자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거무룩한 방 안에서 할아버지는 가야금을 끌어안고 고개를숙이고 계셨다.어두움을 삼키는 듯 할아버지의 야윈 어깨는가늘게 떨었다.할아버지도 뒤뜰에 핀 하얀 꽃 같은 아픔을지니고 사시는 가 보았다. 창이는 서럽게 핀 수정초를 쳐다보다간 냉큼 회 벽을 보고돌아앉았다. 돌 틈에서 까만 돌을 주워 들고 창이는 회 벽에 아기 새를그렸다.언제인가 눈 먼 아기 새처럼 울고 있을 때 처음 보는 할아버지는 창이를 따듯한 품에 보듬어 주셨다.그렇게 안긴 인연으로 할아버지는 창이를 양자로 들이시고 큰아드님의집에서 나와,수십 년 전에 살던 시골에서 창이와 함께 지내는 터였다.창이는 아기 새 옆에 키 작은 오동나무를 그리고그 다음,가야금을 드리운 할아버지를 그렸다.얼핏 보면 동그라미와 작대기가 얽혀 있는 낙서 같지만 창이는 제 마음을담뿍 담아냈다. 신작로까지 내려가는 샛길 귀퉁이는 창이네 마당과 이어져있었다.샛길 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 그늘에서 쉬었다 오는길인지 중노인 한 분이 버들잎새를 입 끝에 물고 마당을 기웃거렸다. “계슈우?”중노인에게서 날아온 버들잎이 뱅그르르 돌다간 댓돌,할아버지 신발 위에 살포시 앉았다.할아버지는 방문을 활짝 열고내다보았다. “아이구 이 사람아...”중노인은 할아버지를 보더니 입 언저리에 곰살궂은 웃음을걸고 두 팔을 번쩍 치켜올렸다.그리곤 단풍잎같이 손바닥을펼치곤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처럼 사뿐사뿐 춤을 추었다. 그러자 할아버지도 중노인의 춤 장단에 맞추어 살랑살랑 고개를 흔들며 버선발로 걸어나오셨다. “기별도 없이 우짠 일이여어?”할아버지는 노랫가락을 붙여 물으셨다. “부평초 같은 이내몸 바람 따라 와았소.”“그려.그려.잘 왔네.”안부를 노래로 물으며 할아버지와 중노인은 얼싸 안고 춤사위를 벌렸다. 창이는 뒤뜰에서 쪼르르 달려 나와 희한한 광경에 입을 벌리고 웃었다. “창이야.어여 절 드려라.할아버지 친동생이나 진배없어.”창이는 중노인을 향해 땅바닥에 털썩 앉듯 서투르게 절을 했다. “네가 바로 갸 구나.”할아버지는 윗도리 속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오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창이에게 내미셨다. “얼른 아래께에 내려가서 소주 두어 병만 사오너라.”그러자 중노인이 배죽배죽 웃으며 안 저고리에서 술병을 꺼내 들고 찰랑찰랑 흔들어 보였다. “으이구….도깨비 같은 눔.”할아버지의 술판은 점점 여물어만 갔다.한바탕 술판이 무르익지니 강 저편에는 노을이 풀리고 있었다. “성님,가얏고를 다시 만들어보오.”할아버지는 맥없는 한숨을 뚝 떨구었다. “예끼….가당치도 않지.그게 언제 적 일인데….”“성님이 가얏고를 좀 잘 지었소? 형수님이 그렇게 가시지만 않았어도….”고개를 젓는 중노인의 이마엔 금방 움푹한 주름이 패였다. 할아버지는 엷은 노을처럼 눈시울을 붉혔다. 창이는 오동나무까지 휘휘 울리다 그쳤던 할아버지의 가야금 소리를 떠올렸다. 그 옛날 할아버지는 이 곳 강가에서 가야금을 만들며 사셨다고 한다.할아버지의 소원은 영영 시들지 않는 소리 꽃을 피우는 가야금을 만드는 거였다.할머니 또한 가야금 타는 솜씨가 빼어나 두 분은 가난했지만참 행복하게 사셨다고 한다. 하지만 지독한 가난으로 할머니가 세상을 뜨신 이래 할아버지는 두 아드님을 데리고 도시로 나가셨다고 했다.그 후에도 할아버지는 이곳으로 돌아올 날만을 꿈꾸며 사셨다고 했다. “다시 가얏고를 지을 수만 있다면 오죽 좋겠는가.허나 이젠 늦었네.가슴은 그대로라고 친들 손이 너무 굳어먹어서…쯔쯔.”“그래도 그 솜씨가 어디 갔겠소? 다시 만들어 보오.나두 성님이 만든 가얏고 소리가 그리워서 그러오.”중노인은 할아버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가얏고 임자는 제가 다리를 놓아 드리지요.”할아버지는 눈을 감고“꿈이라도 꾸어봄세….”그러더니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는 머뭇머뭇 말을 이었다. “여보게,실은 말일세.내가 그 분을 만난 적이 있다네.”“누구요?”할아버지는 중노인에 귓속말을 했다.그러자 중노인이 눈을크게 떴다. “우륵님을?”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빙그레 웃었다. “에이….성님도….연세가 드니깐 별 농을 다 치네.허허허….”중노인은 할아버지를 힐끔 흘겨주더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어느 초겨울,찬바람이 문밖에서 잠을 깨우는 이슥한 새벽이었다. 창호지에 뿌리는 달빛처럼 아득하게 가야금 소리가 들려왔다.창이는 잠결에,씨익 미소짓다간 눈을 떴다. 할아버지가 두루마기를 두르고 방문을 열고 나가는 게 보였다. 창이는 이상한 생각에 조용히 일어나 할아버지를 뒤따라 나갔다.여느 때와는 다른 걸음걸이로 할아버지는 마당을 가로질러 샛길로 성큼성큼 사라졌다.창이도 얼른 샛길 쪽으로 달려갔다.할아버지는 어느새 산비탈로 옷자락을 날리며 오르고 있었다.바람에 날아가 듯한 뒷모습이었다. “할아버지.할아버지.”아무리 불러도 할아버지는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꼬부랑길을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찬바람이 낙엽을 휘날리고 발목은 가시가 할퀴는데 얼마나쫓아 왔을까? 창이는 언제인가 할아버지가 들려준 산도깨비가 떠올라 할아버지를 죽자고 따라 올라갔다.고개 하나를 넘자 장다리 장송들이 하늘을 우러르다 잠이 든 까뭇한 벼랑이 나왔다.거기를 벗어나니 강바람이 불어왔다. 쏴아…. 달빛은 밝기만 한데 할아버지는 큰 바위로 올라가 겨울,강바람을 온전히 맞고 서 계셨다.할아버지의 머리칼과 두루마기자락이 마구 휘날렸다.그 때,창이가 꿈결에서 들었던 가야금 소리가 은은히 스쳐갔다. 할아버지는 바위에서 넙죽 절을 하였다.그리고 강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바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던 가야금의 소리 꽃이 하늘로 강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동녘이 밝아왔다.창이는 할아버지가 되돌아간 길을 따라 집으로 향해 걸었다.내내 얼떨떨하였다. 마당에 들어서니 벌써 할아버지는 두루마기를 벗고 키 작은오동나무 숲을 돌아보고 계셨다.짚 옷이 입혀진 어린 나무줄기 마다 할아버지는 따듯하게 어루만졌다. “새벽부터 어딜 갔다 오는 겨?”할아버지는 천연덕스레 물으셨다.할아버지의 입김이 소로로오동나무 사이로 말려 들어갔다. “똥 누러.”차마 할아버지를 뒤쫓아 갔다오는 길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창이를 꼭 끌어안으셨다. “내게 가장 큰 바람은 우리 창이가 우람한 오동나무처럼 잘 자라는 거여.”할아버지는 유유히 남한강을 바라보고 계셨다. 창이는 회 벽에 여우비가 내리면강 모래밭에 드리우곤 하던 무지개를 더 그려 넣었다.
  • 탈북청소년 계절학교 입학

    “형,언니가 많이 생겨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3일 오후 서울 성수동 성수중학교.겨울방학으로 잠시 ‘주인’을 잃은 교실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탈북 청소년 21명이다.어렵사리 남쪽에 넘어와 정착했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다.형,언니,친구를 만난다는 생각에 눈망울은 초롱초롱했고 얼굴은 빨갛게 상기돼 있었다. 이날은 탈북 청소년을 위한 한겨레 계절학교 입학식이 있는 날이다.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지난해 8월 처음문을 연 일종의 예비학교다. 정아(17·여·가명)에게 이번 계절학교는 두번째다.지난해 8월 처음 다녔다.강원도가 고향인 정아는 지난 2000년부모,오빠,남동생과 남쪽 땅을 밟았다.남북한 학력 차이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으로 편입했지만 동생뻘 되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학교를 그만두고 오빠와 함께 검정고시를 준비,지난해 5월 나란히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장래 희망이 탤런트라는 정아는“국사나 영어,한문 등 따라잡기 어려운 공부를 오빠,언니들에게 배울 수있어 너무 신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계절학교에 다니게 된 지혁이(15·가명)도 “아직 학교에 편입하지 못했지만 올 겨울방학 동안 열심히공부해서 남쪽 친구들을 따라잡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계절학교에 다니는 3주 동안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부도 하고 남쪽 생활에 대한 궁금증도 푼다.국어와 영어,수학,과학,사회 등 기본 과목 외에도 컴퓨터,힙합댄스,한문 등 특별활동 시간도 가진다.저녁에는 보조교사인 자원봉사자 형,언니들과 함께 공부한다.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도 있고 토요일에는 노인정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자원봉사 활동도 한다. 나보다 훨씬 어려운 사람도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운다. 지난해 8월 처음 열린 계절 학교에는 26명의 아이들이 인연을 맺었다.이번 겨울방학에는 30여명의 교사,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교사와 보조교사는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탈북 청소년들이 통일의 씨앗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보조교사로 참여한 신찬우씨(26·경상대 정치외교학 전공)는 수시로 e메일이나 인터넷 채팅으로 아이들과만난다.그는 “지난해 여름학교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학교까지 찾아와 놀자고 졸라대는 모습을 보면 마치 친동생 같다”고 말했다.변재영씨(22·여)는 “주위에서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을 가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생면부지 美입양 친형에 골수 기증

    13년전 미국에 입양된 뒤 희귀병으로 투병중인 친형에게얼굴도 모른 채 헤어져 살아온 한국의 친동생이 골수를 기증했다. 주인공은 4일 서울중앙병원에서 골수채취 수술을 받은 이경호군(5·경북 경주시).채취된 이군의 골수는 미국 신시내티 한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친형 병조(14·미국명Thomas Sankey)군에게 48시간안 공수된다. 지난 88년 가정형편이 어려워 병조군의 부모는 갓 태어난장남 병조군을 곧바로 미국으로 입양시켰다.병조군은 뒤늦게 태어난 경호군 등 동생들의 존재도 모른 채 10년 넘게 떨어져 미국인 양부모 밑에서 자라왔으나 세살 무렵 희귀한 선천성 빈혈의 일종인 판코니 빈혈(Fanconi Anemia)이 발병,오랜 투병생활을 했다. 치료 방법은 골수이식 뿐이어서 양부모는 백방으로 이군에게 맞는 골수를 찾았지만 적합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결국 입양을 주선한 대한사회복지회까지 찾아 경호군의혈액유전자형이 같은 것을 확인,동생의 도움을 받게 됐다. 병조군의 어머니(38)는 “태어나자마자 젖 한번 못 먹이고 떠나보낸 아이지만 둘다 수술이 잘 돼 건강하게 뛰어다녔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준규기자
  • 인천시 중구 공무원 6명 자체 징계

    인천시 중구가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구청장 친동생 등에게 유기시설(놀이기구)을 불법으로 허가해 주는 등불법행위를 저질러 관련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받은사실이 드러났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중구는 김홍섭(金洪燮)구청장의 친동생이 운영하는 월미도내 유기시설인 M랜드가 지난해 신청한 스포츠카 설치를 불법으로 허가해 줬다.M랜드는 김구청장이 단체장에 당선되기 전까지 직접 운영했다. 현재 중구 북성동 1가 98 일대 등 월미도내 놀이기구가설치된 곳은 지난 76년부터 도시계획법상 준주거지역으로지정돼 시설변경 및 증설은 물론 놀이기구 설치가 아예 불가능한 지역이다. 하지만 중구는 지난해 2월 인천시 건축조례상 유기장시설 관련 조항이 폐지됐는데도 불구하고 같은해 3∼9월 구청장 친동생 등이 요구한 4건의 허가 및 신청을 모두 승인해줬다.이 때문에 관련 공무원 6명이 자체 징계를 받았다. 중구는 지난 88∼91년에도 도시계획법을 무시한 채 5곳에놀이시설 신설 허가를 내줘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지만 92∼95년에도 역시 놀이시설 증설을 허가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불법 허가 및 신청 승인으로 지금까지관련 공무원 19명이 징계처분을 받았다. 중구 관계자는 “관련 직원들이 도시계획법은 염두에 두지 않고 건축조례상공작물축조 인허가 사항만을 고려해 허가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는 민선자치가 출범하던 지난 95년 3월 3년간 놀이기구 시설 변경이 가능하도록 한시적인 조례를 제정한 바 있으며 현재 월미도에 설치된 놀이기구의 90% 정도가 이 한시적 조례의 혜택을 받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추석선물로 받은 복권 25억 당첨 ‘행운’

    복권을 구입,추석선물로 친동생과 이웃에게 나눠준 3장이25억원 상당의 대박을 터뜨려 화제가 되고 있다. 국가보훈처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16일 제 2회 플러스 플러스 복권 추첨결과,경남 진주에 사는 김모씨(32·식당 종업원)와 최모씨(39·식당 종업원)가 소유한 복권 3장이 각각 1,2등과 3등에 차례로 당첨돼 18억원(1등 10억원,2등 8억원)과 7억원씩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당첨된 복권은 김씨의 형(36·식당 종업원)이 지난달 10일 진주의 한 시장 입구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복권 10장 중동생 김씨와 최씨에게 추석선물로 건네준 복권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동네에 사는 40대 아주머니도 8억원짜리 복권에당첨돼 한 동네에서 행운이 잇따랐다.김씨는 “복권을 사기 전날 내가 꽃상여를 타고 가는 꿈을 꿨는데 길몽이었던 것 같다”면서 “동생이 1,2등 당첨금으로 받은 18억원은 어렵게 사는 3남1녀 형제들끼리 고루 나누고 남은 돈으로 농사짓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붓하게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선물한 복권으로 7억원 당첨금을 받게 된이웃 최씨와 당첨금 배분을 상의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보다 어렵게 사는 형님인데 10억원짜리가 형님한테 걸렸으면좋았을 것”이라고 반문했다.최씨는 “우선 빚을 갚는 데쓰고 남은 돈은 식당을 차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국감 패트롤/ 법사위 ‘법무부’

    28일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이용호 게이트’를 집중 캐물었다.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의 거취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의원은 최경원(崔慶元)법무부장관에게 “신 총장은 동생이 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뒤 영이서지 않고 있으므로 장관이 대검에 임시 청사를 마련하고수사를 직접 지휘하라”면서 “전국의 베테랑 특수검사 300명 이상을 이번 사건에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같은당 함승희(咸承熙)의원은 “이씨 사건 처리 과정에서 수사지휘부의 부당 지시 여부,수사 지휘부에 대한 정치권의 외압 여부,수사팀의 피의자와의 유착 여부 등이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은 “검찰 수뇌부를 비호남 출신으로 전면 교체한 뒤 새로운 진용으로 수사해야 비리를뿌리뽑을 수 있다”면서 “검찰총장의 사퇴를 대통령에 건의할 생각이 없나”라고 신 총장의 거취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한나라당 최연희(崔鉛熙)의원은 “친동생도 제대로 못 다루는 신 총장이 검찰이라는 엘리트 집단을 지휘 감독할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윤경식(尹景湜)의원은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 인물로 꼽고 있는 J씨가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 및 고위 공무원과 돈독한 친분 관계를 맺어왔다”고 주장했다.또 같은당 이주영(李柱榮)의원은 “정치권이나 검찰의 비리 사건비호 의혹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면서 “검찰권 행사의 중립성을 보장하고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일본의 경우처럼검찰 업무를 감시할 검찰 심사회 설치 문제를 적극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의 천정배(千正培)의원은 “근거도 없이 권력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건 조폭적·테러리스트적 행태”라며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폭로에는 철저히 대응하겠다”면서 “검찰총장의 임기는 채우는 것이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10월의 극장가 유쾌한 性대결

    10월13일 2편의 한국영화가 색다른 대결을 벌인다.‘기막힌사내들’‘간첩 리철진’의 장진 감독이 만든 ‘킬러들의 수다’(제작 시네마서비스)와 데뷔감독 정재은의 ‘고양이를부탁해’(마술피리).전자는 신현준,신하균,원빈이 호흡맞춘다분히 남성취향의 액션이며,후자는 배두나,이요원이 주연한 여성취향의 감성드라마다. [킬러들의 수다] 네 남자,아니 킬러들이 모여산다.의뢰인과는 반드시 기념사진을 찍고보는 묘한 성벽의 청부살인단 맏형 상연(신현준).그의 친동생으로 총 한번 제대로 쏴본 적없는 쑥맥 하연(원빈).경찰차를 세워놓고 왜 쫓아오냐고 따지는 괴짜이자 폭탄전문가 정우(신하균)와 명사수인 재영(정재영).이들이 어쩌다 왜 뭉쳤는지는 알 길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삶의 이유가 똑같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라면 그걸로 족할 뿐이다. 다변에 달변인 감독의 재기발랄함은 영화제목에서부터 물씬 묻어난다.도심 한복판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나자 영화는 킬러들의 ‘웃기는 수다’에 곧바로 귀를 기울인다.총잡이 사내들이 거듭 청부살인을 저지르고 조검사(정진영)가 이를 추적하지만,거기엔 이렇다할 지능게임도 복잡한 갈등요인도 없다.“방금 폭약설치하고 나온 사람인데요,아직 안 터졌어요?”라고 능청스레 전화하는 신하균,소녀같은 감수성으로 오버연기를 하는 원빈이 컴퓨터 대화방의 수다처럼 끊임없이 웃기는 상황을 이끌어낸다.신현준의 팬이라면 대뜸 정색을 하고 허튼소리를 해대는 변신연기에서 재미를 찾을 수도있다. 폭력물을 싫어하는 관객에게 미리 귀띔해 주는 것이 좋을듯.영화속 살인은 극을 지탱하는 동기일뿐 결코 잔인하거나야비하진 않다.잔꾀로 넘치는 상황들과 얄팍한 코미디 속에주제어가 파묻혀버린 게 아쉬울 따름이다.연극연출가이기도한 감독은 이번 영화의 각본도 직접 썼다. [고양이를 부탁해] 무슨 이런 제목이 다 있을까.고양이를 부탁한다니.고양이가 은유하는 게 대체 뭘까.궁금증은 화면이열리면서 더 크게 몸집을 불린다.짧은치마 아래로 매끈한 다리를 내놓은 이요원이 돋움발로 사무실 유리의 차양을 올린다.그는 열심히 복사물을 챙겨나르는 증권회사의스무살짜리 여직원 혜주.“내 생애 최고의 실수는 여상을 나온 것”이라 자인하고 어떻게든 “고부가가치 인간”을 목표로 살기로 했다. 이어 그의 네 고교친구들이 나온다.찜질방 일을 거들며 언젠간 원양어선을 타겠다는 착한 몽상가 태희(배두나)와,디자이너의 꿈을 꾸기에는 늙은 조부모와 달동네 판잣집의 현실이 서글픈 지영(옥지영).세상의 모든 것이 유쾌하기만 한 쌍둥이 자매 비류(이은실)와 온조(이은주). 스무살짜리 다섯 여자가 주인공이지만 성별은 그닥 의미가없다.‘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처럼 여자들의 속살같이 내밀한 성을 들여다본 건 더더구나 아니다. 영화는 사소한 삶의 굴레속에서 환희하고 상심하고 혼돈하는 스무살의 정서를 따라 가만히 흐른다.이야기의 동인(動因)은 무심한 일상이다.고졸의 한계를 몸으로 느끼는 혜주와 뭣하나 가진 게 없는 지영은,남루한 현실에 분풀이라도 하듯사사건건 부딪힌다.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주요장치로 쓰이다시피한 영화는 주무대가 인천.그 장소성도 큰 상징이다.카메라가 위성도시의 변두리를 줄기차게 비춘 건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 여기는 스무살의 혼돈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10대와 스무살은 왜 ‘여고괴담’식 공포나 여름한철 반짝하는 난도질 영화의 소재밖엔 되지 못해왔을까.캐릭터의 결을 켜켜이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가 빼어나다. 황수정기자 sjh@
  • 여“新총장 불가”/ “”사퇴론은 신종 연좌제””

    여권은 20일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사퇴주장이 일자 “신총장은 무관하다”며 사퇴론을 일축하면서도,이씨의 정·관계 로비의혹이 갈수록 증폭되며 여론동향이 심상치 않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신 총장의 동생이 신 총장에게 로비를 한 것도 아닌데 왜 신 총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신 총장이 권력형 비리에 개입됐다면 문제지만 그런게 아닌 만큼 책임 운운은 ‘신종 연좌제’라는 설명이다.하지만 여권의 도덕성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잔뜩 긴장하며 여론동향을 주시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 및 감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용호씨 로비자금 규모 100억원설’등 새로운 의혹이 터져나오자 당혹스런 기색이 역력했다.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당 4역회의를 마친뒤 “성역없는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겨서는 안된다”면서 “야당도 당리당략적 정쟁과 의도적인 부풀리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논평을 통해 “동생에게 문제가 있어 형이 책임져야 한다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야말로 제일 먼저 책임지고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면서“이 총재의 친동생 이회성씨는 국세청을 동원,200여억원의 국민세금을 포탈한 범죄행위로 실형이 확정된 인물”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번 사건이 의혹수준에서 장기화되면 제 2의 옷로비사건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특검제를 수용하고,사태진전 추이에 따라 신 총장 거취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재고키로 하는 등 정공법도 검토키로 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 등은 신 총장의 도의적 책임을 들어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사설] 특검제와 검찰총장 거취 문제

    대검 중수부가 20일 이용호(李容湖)G&G그룹 회장의 ‘전방위’로비 사건에 대해 전면수사에 들어갔다.대검은 또 지난해 5월 검찰이 이씨를 긴급 체포하고도 바로 풀어준 사안에 대한 조사를 전담할 ‘특별감찰본부’를 이날 설치해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인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승남(愼承男)검찰총장의 친동생이 이씨에게서 스카우트비와 월급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대검이 이처럼 전면수사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검찰은 신총장 동생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가 펀드 가입에 따른 시세차익,또는 기타 뇌물성 자금을 받고 그 대가로 로비를 벌였는지를 샅샅이 파헤쳐 한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할것이다. 검찰총장 친동생이 연루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용호 로비 사건’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은 것은 틀림없다.야당과 일부 시민단체가 이를 계기로 특별검사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도 일리가 있다.그러나 특검제를 너무 자주 발동하는데는 문제가 따른다.국가 형벌권의 이원화라는 문제점 말고도 특검제의 빈번한적용은 정치 상황에 따라 자칫 예상치 않은 역기능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한 중수부와 ‘특별감찰본부’의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볼 것을 제안한다.그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그때 가서 특별검사를 임명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신 총장 거취문제에 관해서도 한마디 하고자 한다. 동생이 이용호씨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총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성급하다.신 총장은 이씨가 동생에게 접근해 계열사 사장 자리를 제의한 사실을 알고 이를 받아들이지 말도록 만류했다고 밝혔다.그런데도 동생이 이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공개하면서 “자식도 마음대로 못하는 세상에 동생 행동을 어쩌겠는가”하고 한탄했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동생의 관련 사실을 스스로 밝힌 신총장 발언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다.또 동생의 행동을 관리하지 못했으니 도덕적 책임을 지라는 주장에 대해 이는 연좌제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갖는다.그래서 “세풍사건에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총재의동생이 연루됐으니 이 총재는 당시 사퇴했어야 한다”는 일부의 해묵은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신 총장처럼 중책을 맡은 고위 공직자가 평상시 가족·친지 등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같은 문제를 야기한 데 대해 크게 아쉬움을 느낀다.중요한 자리를맡을수록 더욱 큰 도덕적 책임을 지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요구이기 때문이다.신 총장은 ‘이용호 로비 사건’의 전모를 명백히 밝혀내는 것만이 자신에게 쏠리고 있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이용호 게이트/ 총장동생 연루 ‘일파만파’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동생이 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구속)씨로부터 거액을 받고 이씨 계열사의 사장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씨 금융비리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신 총장이 동생의 금품수수 사실 등을 자발적으로 공개했음에도 법조 일각에서는 신 총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되는등 검찰 조직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조짐이다. ■신 총장 해명 전말: 신 총장은 19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자신의 동생이 이씨 계열사의 사장으로 근무한 사실이있다고 밝혔다.이는 지난 14일 “이씨가 동생에게 사장직을제의하며 접근한다기에 동생에게 경고하고, 수사팀에 이씨수사를 지시했다”는 해명과는 차이가 있다.당시 신 총장은동생이 이씨의 제의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신 총장의 동생은 이씨로부터 스카우트비조로 5,000만원과 함께 7월분,8월분 월급 1,666만원을 받았다.이에대해 신 총장은 “동생이 처음에는 돈을 받거나 사장으로근무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으나 지난 16일 다시 불러 물어보니 사실을 시인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석연찮은 대목이 없지 않다.신 총장은 지난 16일동생으로부터 이씨 계열사 근무 사실을 전해들었으나 사흘이 지나서야 공개했다.또 신 총장은 지난 17일 최경원(崔慶元) 법무장관의 ‘성역없는 수사’ 지시를 받은 뒤에야 지난해 수사팀에 대한 자체 감찰을 지시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신 총장은 “25일 대검 국정감사에서질의가 나오면 해명하고 26일 전모를 밝힐 계획이었다”고주장했다. ■사실로 드러나는 이씨의 전방위 로비: 이씨는 신 총장 동생을 이용해 검찰조직의 총수인 신 총장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이씨가 검찰,금융감독원 고위층 가족을 계열사 임직원으로영입하는 등 이른바 ‘혈육로비’를 벌인 것은 신 총장에국한되지 않았다.금감원 김영재(金暎宰) 부원장보 동생과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 조카 등도 이씨 계열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 관심은 이씨가 ‘혈육로비’ 등 전방위 로비를 통해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이씨가 사정기관 고위층 가족 등을 ‘담보’로 자신의 불법행위에대한사정기관의 견제를 무마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당연히제기된다. 금감원이 이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제때 처리하지 않았거나서울지검 수사팀이 지난해 이씨를 무혐의 처리한 것 등이도마에 오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쨌든 이씨가 지연과 학연,그리고 정·관계 등에 발이 넓은 여운환씨(구속) 등을 십분 활용해 구축한 인맥을 통한로비 의혹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이씨의 로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전면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특히 검찰총수의 친동생이 이씨의 직접 로비대상이 된 사실이 확인된만큼 철저한 진상규명 등 ‘정면돌파’ 외에는 다른 대안이있을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홍환 장택동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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