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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성’ 없는 민주… 그들만의 전쟁

    ‘반성’ 없는 민주… 그들만의 전쟁

    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 26일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당의 구심점과 쇄신책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당을 수습해야 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권력 투쟁이 격화되면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정치 쇄신과 새 정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선 패배 이후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유권자가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극심한 상실감을 호소하고 있는 데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25일 한국외국어대 노조지부장 이모(47)씨가 자살하는 등 대선 이후 4명의 노동자가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지만, ‘사람이 먼저다’는 대선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게 민주당은 아직도 그들만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주류와 비주류 간 권력 투쟁은 계파의 존폐와도 직결된 문제여서 28일 원내대표를 선출해 임시 사령탑을 세운다고 해도 조기에 종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단일대오 아래 설 수 없는 사람들이 선거에서 진 데다 패배의 충격이 예전 선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후유증이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계파 간 충돌 양상은 26일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친노 핵심 참모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실망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 알아야 한다·”면서도 “일부를 한정해 책임 운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다.”고 친노 책임론을 반박했다. 반면 비주류인 안민석 의원은 언론 기고문에서 “만약 친노패권주의 인사들이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경우 민주당 핵심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고, 당에 분란이 쌓이면 ‘안철수 신당’의 길이 더욱 넓게 만들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문 전 후보 캠프에서 대선을 함께 뛰었던 외부 인사들은 민주당에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윤여준 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은 “민주당의 저런 모습은 다 예상했던 일이 아니냐.”며 “지금 대한민국에 명실상부한 민주진보 진영이란 게 있나.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민심 이반 조짐까지 감지되자 박홍근 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20여명은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특단의 조치로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사죄와 참회’의 1000배를 올렸다. 정치 전문가들은 반성과 민생 정치를 주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책임질 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정당을 이끌어가겠나.”라며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반성 없는 정당에 뭘 바라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당권과 책임론을 얘기하기보다 대국민 정치를 펼쳐가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정당으로서 중도 사회 약자층 보호 방안을 선도적으로 제기해 나가는 방식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의 내부 정비 과정을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선 패배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며 “극심한 혼돈이 오더라도 결론이 날 때까지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그 속에서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선거에 지면 논란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쇄신이 될지 망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민주 “윤창중 사퇴하라” 압박 최고조

    민주 “윤창중 사퇴하라” 압박 최고조

    대통령 선거 패배 뒤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인사인 윤창중 수석 대변인의 언론인 시절 극단적 야권 인사 비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거듭 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조의 압박을 가했다. 국민 대통합 취지에 어긋나고 불통인사라고 비판하며 윤 대변인과 박 당선인을 동시에 공격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금 즉시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고 당사자도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변인으로서 인수위 과정에서 어떤 막말과 망언을 국민과 야당에 할지 두렵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방송에서 “박 당선인 나홀로 인사이고 폐쇄적인, 소위 불통의 예를 또 한 번 보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대선 패배 뒤 비주류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를 공격하면서 당 내분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습을 감추려는 의지가 우선 감지된다. 외부 문제로 관심을 돌려 복잡한 당내 문제점의 해법을 찾는 시간벌기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공격해 등돌린 민심을 되돌려 보려는 뜻도 엿보인다. 지나친 공세에 대한 경계론도 나왔다. 윤 수석대변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당 쇄신 문제가 묻혀 버릴 경우 패배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유야무야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공세는 해야겠지만 엄격한 대선 평가를 통한 패배 백서와 쇄신 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4·11총선 이후 처럼 쇄신 기회를 놓쳐버리면 당이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다며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윤 수석대변인 임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다수는 박 당선인의 첫 인선인 만큼 “존중해줘야 한다.”면서도 답답해 했다. 비판과 우려의 소리는 익명으로 흘러 나왔다. 다만 정우택 최고위원은 전날 방송에 출연, “윤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2선 후퇴 문재인 “일년만에 제자리”

    “딱 1년 전 오늘 이 시간이네요. 1년 만에 돌아온 제 자리인 셈입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경남 양산의 한 성당에서 성탄 미사를 가졌던 지난해 이맘때를 회상하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 20일 캠프 해단식 이후 대선 패배의 쓰라림을 안고 양산 자택에서 어둡고 긴 겨울을 지나는 중이다. 이날 낮에는 “대운산 등산에 나섰다.”면서 “참으로 오랜만의 자유였고, 명상의 시간이었다.”고 고된 행보 뒤의 소회를 말했다. 문 전 후보는 당분간 공식 일정 없이 서울 구기동과 양산 자택을 오가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될수록 그의 고민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패장’인 문 전 후보의 당내 입지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친노가 만든 대선 후보인 문 전 후보에게 모든 화살이 쏠렸다. 여기에 당무위가 지난 24일 문 전 후보에게 새롭게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지명할 권리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그는 또 한 번의 상처를 입었다. 문 전 후보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격앙된 목소리도 여전하다. 부산 사상구 의원직마저 사퇴하라는 것은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캠프 해단식에서 일찌감치 대권 재도전 포기를 선언했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매서운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주류와 비주류 간 쟁투 속에 정치 인생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2선으로 후퇴한 문 전 후보가 벼랑 끝으로 내몰려 결국 정계 은퇴를 선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민주당, 1469만명의 상실감 알기나 하는가

    민주통합당은 그제 대선 패배에 따른 당론 수습을 위해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는 선에서 지도체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다섯 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서는 친노 주류와 비주류 간 책임론과 정상화 해법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통렬한 반성은 온데간데 없고, 누구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적이 실망스럽다. 심지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문재인 후보에게 의원직까지 내놓으라며 윽박지르는 듯한 발언까지 나와 절망을 느끼게 한다. 제1 야당이 대선 패배의 충격에 휩싸여 일주일이 넘도록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대선에서 새 정치와 정권 교체의 희망을 걸고 민주당을 성원한 1469만명의 유권자들은 지금 낙담 속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실의를 못 이겨 끝내 목숨을 버린 노동자가 있는가 하면, 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젊은 세대와 호남지역에서는 집단 허탈감에 빠져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민주당은 이런 유권자들의 상실감을 헤아리기나 하는가. 지금 당내에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다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대국민 설득방식이 잘못돼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선거에서 민심을 얻고 잃고는 늘상 있는 일 아닌가. 지금이 어디 책임 공방이나 당권·계파 다툼을 벌일 때인가. 작금의 패배를 겸허하게 책임지고 반성하는 것만이 민주당을 응원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그들의 일상을 되찾게 해주는 길이다.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는 착각이나 아쉬움도 미련 없이 툭툭 털어내야 한다. 민주당은 이달 말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대선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한다. 그때 가서 냉정하고 철저한 패인 분석을 거쳐 집권당보다 더 확실하게 쇄신하면 민심은 오히려 더 보태지지 않겠나. 마음을 준 유권자들도 그렇게 아픔을 딛고 의연하게 일어서는 민주당을 보고 싶을 것이다. 정부 교체기와 연말이 겹쳐 나라의 일도 쌓여 있다. 내년도 예산을 마무리하고, 민생법안도 다룰 게 적지 않다. 민주당은 하루빨리 내홍을 추스르고 제1 야당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민주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선출 전망

    민주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선출 전망

    민주통합당이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연내에 선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후보군 윤곽이 아직 뚜렷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선 패배로 인한 당 수습과 향후 진로를 설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중책임에도 선뜻 나서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당초 주류 진영에서는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계이자 486계의 맏형인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신계륜(4선)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의원, 유인태·전병헌(이상 3선) 의원 등이 거론됐으며 비주류 진영에서는 지난 6·9 전당대회 때 이해찬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김한길 의원, 친노무현계에 각을 세웠던 이낙연(이상 4선) 의원, 조정식(3선) 의원 등이 거론됐었다. ●신계륜·김한길 등 선뜻 안나서 하지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기로 결론이 난 지난 24일 이후 물망에 올랐던 이들 대부분이 출마에 부정적이거나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잔여임기 4개월짜리 시한부 원내대표라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짧은 시간 내에 의원총회에서 불거진 주류·비주류 간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가 부담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이 차기 임시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도 출마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원내대표에 선출되면 당권을 노릴 수 없기 때문에 중량감 있는 인사들은 굳이 원내대표 선거에 나설 유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민주당이 당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내년 4월 재·보선에서도 승리는 요원하다. 하지만 대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쉽사리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선거패배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5년을 좌지우지할 대여 관계를 정립해야 하고, 정권 초기 인사청문회를 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중요하다. 위험 부담이 큰 만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기관리 능력이 제대로 부각되면 향후 당 내 입지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도 걸림돌 현재는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원내수석부대표가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수도권 출신 3선 의원으로 계파색이 엷은 데다 수도권과 중도층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한 원내수석부대표를 두 차례나 역임하며 원만한 대여 협상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관계자는 “원내 현안과 관련한 실무에 강하고,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도 충청 출신이면서 수도권 3선 의원으로 당의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민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직… 연내 선출”

    민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직… 연내 선출”

    민주통합당이 새로 선출될 원내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논란이 됐던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대표 대행 권한은 유효하지만,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리는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24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비대위원장을 겸직하게 될 원내대표는 당 수습과 대선 평가, 전당 대회 준비 등을 맡게 된다. 이로써 주류와 비주류 간 대선 패배 책임에 대한 의견 충돌은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대선 패배 책임 소재와 당 수습책 등을 놓고 갈등이 다시 표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특히 원내 대표 선출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무위·의원총회 연석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공석인 원내대표 선거는 연내에 하는 것으로 원내대표 선관위에 권고한다.”면서 “원내대표의 임기는 당헌·당규에 따라 잔여 임기(내년 5월 18일)로 하고,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겸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비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선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 및 당 혁신에 관한 의원 워크숍을 조속히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의원 워크숍은 원내 대표 겸 비대위원장 선출 직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무위는 지난달 18일 당 대표 사퇴 이후 2개월 이내에 열기로 돼 있는 전당대회 시기를 미루는 특례조항 신설을 위해 오는 28일 중앙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당무위는 문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리가 없다고 유권 해석을 내렸다. 이에 대해 박용진 대변인은 “문 전 후보에게 위임된 대표의 법적·통상적 권한은 유효하지만, 비대위원장 지명은 법적·통상적 권한과 다른 것이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류와 비주류 간 입장 차는 여전하다. 주류 측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친노 책임론’으로 불거져서는 안 되며 당의 분열을 막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반면 비주류 측은 조만간 열리게 될 의원 워크숍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책임론’을 적극 거론하려 한다. 의총에 참석한 이석현 의원은 “계파가 해체돼야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특정 계파가 모든 것을 차지하려는 식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주류인 김동철 의원은 “문 전 후보가 선전했다거나, 1469만표를 얻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부로부터 핍박받고 힘들게 살아온 대다수 국민에게 할 말이 아니다.”면서 “당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선출 관련 경쟁 구도는 아직 안갯속이다. 당 진로를 좌지우지할 중책이지만, 4개월짜리 시한부인데다 차기 전당대회 출마가 봉쇄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당 안팎에서 거론된 김한길·신계륜·원혜영·이낙연·추미애(이상 4선), 유인태·박영선(이상 3선) 의원 등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출마 쪽으로 기운 의원은 전병헌 의원과 원내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박기춘 의원 정도다. 당내 중진·원로 그룹을 중심으로 당 분열을 막기 위해 추대방식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신계륜·김한길·박영선 등 물망

    신계륜·김한길·박영선 등 물망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대선 이후 국회를 지휘할 민주당의 사령탑을 누가 맡을지에 눈길이 쏠린다. 대선 패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당을 추스릴 원내대표 선거는 민주당 내 주류와 비주류 간의 공식적인 첫 대결의 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친노(친노무현) 주류 진영에서는 4선 신계륜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계의 대표적 인물로 486 세대의 대표성이 눈에 띈다. 3선인 박영선 의원도 거론된다. 비주류 진영에서는 지난 6·9 전당대회 때 이해찬 전 대표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에 올랐던 4선 김한길 의원의 도전도 전망되고 있다. 486 진영과 친화력이 있는 3선 조정식 의원도 4050 개혁주자로 꼽힌다.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할 경우 사령탑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 중량급 인사들이 대거 뛰어들 요인이 될 수 있다. 임기 역시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사퇴 시 1개월 내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현재 임기는 내년 5월초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새 원내대표가 대선 이후 당을 추스리고 박근혜 정부에 대응하려면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향후 당내 역학 관계에 따라 원내대표 경쟁 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민주 ‘3대 디테일 논쟁’ 세력다툼 본격화

    민주통합당이 18대 대선 패배 이후 당 수습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당 진로를 놓고 각 계파들이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열리는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세력 간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에서 가장 의견대립이 심한 지점은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대표대행 자격 문제다. 지난달 18일 이해찬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면서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보면, ‘당헌상 최고위원회 결의로 대통령 후보 문재인 의원에게 당대표 권한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돼 있다. ●당무위 오늘 ‘권한’ 해석 논의 주류와 비주류 간에 이 문안을 두고 해석상의 논란이 불거졌다. 비주류 측은 문 전 후보의 당 대표대행 자격은 후보 자격 종료와 함께 끝났다고 주장한다. 비주류인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23일 ‘지금부터 시작이다, 친노의 잔도(棧道·벼랑 같은 곳에 낸 길)를 불태우라’는 제목의 대선일기를 통해 “대선 평가를 하고 당을 새롭게 세워야 할 자리에 대선책임이 있는 사람을 앉힌다면 어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주류 측의 한 의원은 “당시 문안에서 문재인 의원에게 대통령 후보와 당대표 권한을 위임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항변했다. 당은 24일 오전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문 전 후보의 대표대행 권한 해석 문제를 다룬다. 아울러 신임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도 논의한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내일(24일) 문 전 후보가 대표대행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맞다는 해석이 나올 경우, 곧바로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후 두 번째 의원총회에서는 비대위의 성격과 존속기간 등을 놓고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지금은 자숙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내년 8월에 전당대회를 치르기 전까지 비대위 체제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비주류의 한 의원은 “비대위 체제를 질질 끌면 안 된다.”면서 “새 정부 출범 시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내년 3~4월 이전까지는 반드시 원칙대로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구성 논란으로 촉발된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은 향후 야권발(發)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로 볼 수 있다. 주류 측은 대선 과정에서 시동을 건 국민연대를 주축으로 시민사회, 진보세력을 아우르는 국민정당으로 민주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당대회를 치를 것을 주장한다. 반면 비주류 측은 친노 세력을 2선으로 후퇴시킨 뒤, 안철수 세력을 포함한 ‘새판짜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비주류의 한 인사는 “‘친노의 문재인 필패론’을 주장했던 세력들은 안철수 전 후보의 신당 창당 등 외부 변수를 비중 있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학규 “野·진보세력 대오각성을” 한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은 22일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연 송년회에 참석, “대선 패배는 민주당을 비롯한 전체 야권, 진보적 정치세력 전체의 대오각성과 성찰을 준엄히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민주당, 친노·호남 의존 체질 바꿔야 미래 있다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에 따른 후폭풍에 휩싸였다. 선거 책임론과 향후 진로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 내홍 조짐마저 보인다. 사실상 지도부 공백상태임을 감안하면 조속히 비상대책위원회체제로 전환해야 할 처지이지만 인적 구성과 역할을 둘러싼 갈등이 만만치 않다. 대선 정국에서 정치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돼 사퇴 요구를 받아온 박지원 의원이 어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좀처럼 수습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자성과 근원적 진단을 바탕으로 한 정치 쇄신 노력보다는 친노·비노 간 책임 공방만이 도드라져 보인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지적했듯 민주당의 패인은 무엇보다 진영논리에 갇혀 중간층의 지지를 더 받아내고 확장해 나가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런 맥락에서 문 전 후보는 자기논리에 집착한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진영의 한계를 첫째 가는 개선 과제로 꼽았다. 우리는 민주당이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면모를 갖춰 나가기 위해서는 편가르기의 다른 이름이 돼 버린 친노·비노, 호남·비호남 프레임부터 털어내야 한다고 본다. 그 바탕에서 진보성을 재구성하고 진보세력의 자정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 진보라는 이름으로 용인돼 온 것들이 결과적으로 진보를 망가뜨리는, 진보의 적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우리는 이번 대선을 통해서도 똑똑히 봤다. “‘입진보’의 활약이 진보 혐오에 한몫했다.”는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진보의 가치를 추구하고 중도층을 품으려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막말과 극언을 일삼는 사이비 진보와는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 보수·진보 진영이 총결집하다시피 한 이번 대선에서도 승부의 열쇠는 역시 중도에 있었음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진보를 도매금으로 욕되게 하는 가짜 진보야말로 중도층을 민주당에서 떠나보낸 주범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적잖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친노 패권주의’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한 민주당의 앞날은 밝지 않다. 이제 친노 책임 공방을 접고 체제 정비에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위한 국정의 ‘소중한 파트너’로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일 때 민주당의 미래는 열린다.
  • 박지원 사퇴… 친노 vs 비노 ‘책임론’ 격화 조짐

    박지원 사퇴… 친노 vs 비노 ‘책임론’ 격화 조짐

    민주통합당은 21일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곳곳에서 쇄신 요구가 터져나오는 가운데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될 경우 내부 분란으로 비칠 수도 있어 균형점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쇄신론과 책임론을 둘러싼 친노와 비노(비노무현) 세력 간 마찰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대선 후폭풍을 어떻게든 막아 보려는 긴박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주류 그룹과 가까운 김진표 의원은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서로 상처를 보듬고 격려하자.”며 단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친노와 비노가 싸워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고 서로 보듬고 가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당 지도부도 내분 확산을 진정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았고 이용섭 정책위의장도 사퇴했다. 그러나 비주류 측은 책임론이 당 주류를 전면 강타하기 전에 지도부의 사퇴로 사태를 봉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패배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전면적으로 당을 쇄신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자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낙연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사퇴는 책임을 지는 모습이 아니다. 철저하게 반성하고 패인을 분석해 미래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두 의원은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국민의 마음을 못 잡는다. 야권은 분발하고 더욱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전 대표의 후임을 뽑는 전당대회는 계파 갈등을 억제하기 위해 최대한 미뤄 내년 8월쯤 연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전까지는 비대위 체제로 가고 당분간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당 대표를 겸임하면서 비대위 구성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원내대표는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대행할 예정이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비대위원장은 추대 내지 지명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지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주류 측은 문 전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해 마찰이 예상된다. 비주류 측 한 의원은 “후보에게 당 대표 권한을 위임하기로 한 것이지, 개인에게 권한을 줬던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당에 이제는 후보가 없는데도 박지원, 윤호중 의원은 문 전 후보에게 권한 대행을 맡긴 것이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문 전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서 “저도 할 수 있는 역할의 여지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문 전 후보를 만나 “수고 많았다. 우리도 몇 번이나 떨어졌다.”며 위로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친박, 당선인에게 대탕평의 길 터줘라

    5년 전 17대 대선이 끝나고 벌어진 신 권력실세들의 군무(群舞)를 우리는 기억한다.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라는 인사들은 핵심 권력을 쥐기 위해 치열한 내부 암투를 벌였다. 그들 주변엔 새 정부에서 한 자리 차지해 보려는 자들로 차고 넘쳤다. 10년 전 16대 대선 직후엔 어떠했던가. ‘친노’(친노무현) 세력은 그야말로 점령군을 연상하게 했다. 민주계를 비롯해 집권당 내에서조차 ‘친노’가 아니면 설 자리가 없었다. ‘비노’ ‘반노’ 세력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그리고 이런 권력 암투와 배척은 집권 기간 내내 인사 잡음과 국정 난맥으로 이어졌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은 물론 그들 자신에게 되돌아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곁엔 충성도나 결집력에 있어서 과거 ‘친노’나 ‘친이’ 세력을 능가할 만한 ‘친박’ 세력이 있다. 5년 전 18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한나라당 공천 파동으로 상당수가 풍찬노숙을 방불케 하는 정치적 시련을 겪었으나, 이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박 당선인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끝내 오늘의 그를 만들어냈다. 지난 시절 특정 계파가 수장의 금력과 공천권에 의해 좌우됐던 것과 달리 이들은 박 당선인의 정치 철학과 국정 이념을 충성의 디딤돌로 삼았다는 점에서 과거 계파와는 분명 차원을 달리한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들의 시험무대는 지금부터다. 박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과 차기 정부 인선 작업을 벌이게 될 향후 두 달간 친박 인사들의 거취와 행동거지가 어떠한가에 차기 정부의 성패가 갈린다. 박 당선인은 그제 대국민 인사를 통해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대탕평 인사를 펴나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마땅한 일이다. 박 당선인은 더 이상 특정 계파의 수장이 아니라 5000만 대한민국의 리더다. 나라의 인재를 모아 쓰는 데 네 편과 내 편, 지역과 세대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김무성 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에 이어 이학재 후보 비서실장이 차기 정부에서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친박은 아니지만 “역할이 끝났다.”며 짐을 싼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위원장도 있다. 이 대열이 늘어나기 바란다. 박 당선인이 마음 놓고 대탕평의 장정에 나설 수 있도록 활짝 길을 터줘야 한다. 실세들의 암투는 물론 ‘실세’라는 말 자체가 이젠 사라져야 한다.
  • “진보진영, 현실 정치에 실패…새 상품 고민해야”

    18대 대통령 선거 패배에 대한 진보 진영의 자성이 이어지고 있다. 구태 정치 반복과 차별성 획득 실패 등 다양한 지적이 나왔다. “유권자의 피부에 와 닿는 현실 정치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21일 참여연대 주최로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18대 대선의 의미와 한국 사회 변동’ 좌담회에서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화 이후 진보가 강조해 온 인권과 평화, 자유의 효용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진보가 새롭게 내놓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제2의 ‘잘 살아보세’ 담론을 통해 경제난에 빠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붙잡는 데 성공한 반면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에 그쳤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TV 토론에서 보듯 진보는 차별성과 실력을 갖추지 못한 채 독설과 퇴행적 언어만 구사했다.”면서 “박 당선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을 모르는 유권자가 없었는데도 이 부분에만 집착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50대와 경기, 인천 유권자의 표심을 획득하는 데 실패한 것은 민주당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혔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노후 불안과 주택, 자녀 문제 등 50대가 느끼는 위기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접근이 없었다.”면서 “수도권에서 밀려난 야권 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곳이 경기, 인천 지역인데 민주당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왕이 아니라 지역 영주가 되는 것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40~50대의 표를 얻지 못한 것은 민주당이 동 세대와 괴리된 채 친노(친노무현), 386 집단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진보의 재구성’을 주문했다. 강 교수는 “20대의 보수화가 뚜렷이 나타난 데서 알 수 있듯이 젊은 층이 무조건 진보를 지지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기존의 틀을 벗어난 진보의 재구성이 없다면 5년 뒤에도 이번 대선의 100만 표 차이는 넘어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30대를 동원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허구”라면서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을 자꾸 ‘중요하다’ ‘좋다’고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선호를 반영하는 실용적인 현실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민주당 공황 상태… 쇄신론 대두·安영입 黨재편 목소리도

    민주당 공황 상태… 쇄신론 대두·安영입 黨재편 목소리도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후폭풍을 맞고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큰 위기를 맞았지만 구심점도 없다. 문재인 전 후보가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으나 그는 패배의 무한책임을 질 것으로 보여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야 할 처지다. 비대위는 당헌에 따라 내년 1월 열릴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달 18일 물러난 이해찬 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를 대신할 새 지도체제를 구성하게 된다. 당장 패배에 대한 친노(친노무현) 책임론 등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친노 세력이 자발적으로 2선 후퇴를 택할 가능성이 낮아 친노를 겨냥한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비주류들은 지난 4·11 총선에서 친노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해 정권 심판론이 먹혀들지 않아 패배했고, 대선 패배로까지 이어졌다며 친노를 압박해 그들의 입지 약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중도 포용 못해 져” 새 정당 제안도 이 전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도 책임론에 말려들 수 있다. 이·박 연대가 기획해 친노인 문 후보를 만들어 대선에서 패했다는 이유다. 당의 상황이 이렇지만 민주당은 20일 공황상태에서 우왕좌왕했다. 조기에 당 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선장 잃은 난파선 형국이다. 문 전 후보의 비대위원장 지명 여부 등 비대위를 구성할 때 마찰음도 예상된다. 당장 21일 소집되는 의원총회가 당내 비상사태의 1차 분수령이 될 조짐이다.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성토가 거세지면서 친노들이 반발할 경우 분란은 정점으로 치달을 수 있다. 비주류들은 문 전 후보가 친노의 방침에 따라 국회의원직 등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대선에 임해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왔다고 비판한다. 친노 책임론의 주요 논리다. 총선 이후 폭발했다가 대선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한동안 잦아들었던 당 쇄신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질 것 같다. 친노 핵심을 제외하고 침묵하던 다수가 나설 기류다. 친노가 참여정부 때부터 정치공학에 의존한 선거를 되풀이해 패했다고 분석한다. 당이 민생 비전을 제시, 경제난에 지친 중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온다. 한 재선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중도층을 포용하지 못해 패했다. 나꼼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존하는 행태에 5060세대나 중도층이 질려버린 듯하다. 나꼼수 등이 네거티브에 앞장서 중도층 이탈을 부추겼다. 파열음을 유발했던 당의 이념편향 노선을 수정, 중도층에 희망을 줘야만 5년 뒤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으로 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기도 하지만 현실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통상 정계 개편이 이뤄지는 전국 규모 선거는 2014년 지방선거다. 그때까지는 정계 개편을 추진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영입, 민주당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 과정의 갈등 때문에 안철수 신당으로 분당될 수도 있다. ●두 진보정당 암중모색기 가질 듯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이어지고 있는 야당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언제 해소될까.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등 진보 정당도 당분간 암중모색기를 가질 것 같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 등 차기 주자로 거명되는 인사들의 움직임도 주시된다. 손 고문은 내년 초 독일로 가 6개월간 머물며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개인적 꿈 여기서 접지만 黨·시민사회·국민연대 등 역량 키우는데 힘 보탤 것”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일 해단식에서 진지한 자성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제시했다. 선거결과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지지는 ‘우리의 희망’이고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개인적 꿈은 여기서 접지만 민주당과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가는 노력들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문 전 후보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제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직접 이끌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꿈은 끝이 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더 발전해 다음 정부가 빠질지 모르는 오만과 독선을 견제해 가는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다음에는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전 후보는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결과는 2% 부족했다. 이를 어떻게 성찰하고 해결해 나갈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의 부족함 외에 많이 얘기되는 친노(친노무현)의 한계일 수도 있고,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있고, 진영의 논리에 갇혀 중간층 지지를 좀 더 받아내고 확장해 나가지 못한 부족함일 수도 있고, 바닥조직에서 여전히 부족하고 빈틈이 많아 공중전에 의존하는 선거 역량의 한계일 수도 있다.”고 자성했다. 이어 문 전 후보는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성찰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이번 패배야말로 오히려 앞으로 새로운 희망의 출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자평해 본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의 목소리는 간혹 떨리기도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인사말을 마쳤다. 이 자리에는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한 정세균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부겸·박영선·이인영 공동선대본부장, 홍영표 종합상황실장, 박용진 대변인 등과 캠프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 고문은 “저희가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해 큰 죄를 지었다.”면서 “집권을 못했지만 문 후보를 통해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잘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단식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이뤄졌지만 한 청년 자원봉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회를 밝히는 순간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아침에 오랜만에 양복을 입으면서 어떤 넥타이를 맬까 하다가 김근태 상임고문의 유물인 넥타이를 골라 맸다.”면서 “정권교체는 실패했지만 문 후보가 말씀하신 문제점을 고치고 앞으로 한치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대선 이후 정국] (상)여야 새판짜기

    대선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여야 모두 대선 결과를 토대로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포스트 대선’ 정국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회와 어떤 역학관계를 만들어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 단임제의 특성상 집권 초기 국정운용 능력에 따라 정권의 성패가 갈린다. 박 당선인 스스로도 ‘의회·정당정치 회복’을 ‘새 정치’의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박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앞세웠던 정치 쇄신과 민생 공약 등을 실천하려면 국회의 협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따라서 박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국회와 거리를 두는 이른바 ‘탈여의도 정치’를 시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박 당선인과 여의도 사이의 거리감은 상당 부분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가신·측근 등을 매개로 여의도를 장악하려 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박 당선인을 배출한 새누리당의 권력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관심거리다. 국회 과반 의석(154석)을 추진력으로 삼아 정국 주도권을 쥐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실탄’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예산안 처리를 위해 20일부터 시작된 12월 임시국회가 향후 정국 향배를 가늠할 일차적인 방향타가 될 수 있다. 여권 지도부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2월 말 이전까지는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의 대선 승리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 교체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서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등 계파에 상관없이 박 당선인을 구심점 삼아 공고하게 결집한 상태여서 당장 세력 간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적다. 문제는 박 당선인 취임 이후다. 친박계 핵심 인사 중 일부는 여의도를 떠나 청와대나 정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수위는 물론 박 당선인의 선택에 달렸다. 이는 곧 당내 권력 지형을 바꾸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집권 초기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새 정권 출범과 당 지도부 교체가 동시에 이뤄지곤 했다.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5월 원내대표 선거 등 정치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도부 교체 바람이 불 경우 당내 주류인 친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는 정반대로 소장파 등을 중심으로 ‘주류 퇴진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자리 경쟁’ 과정에서 그동안 한 묶음처럼 움직여 왔던 친박계가 몇 갈래로 분화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이는 차기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대선 주자들이 당내 기반을 넓혀 나갈 경우 당내 이합집산이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에서 패한 민주통합당은 당장 ‘시계 제로(0)’인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11 총선 이후 대선까지 당내 주류를 형성했던 친노(친노무현), 반대로 당 주변을 맴돌았던 비노 간 주도권 다툼이 첨예화될 수밖에 없다.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해 중도 성향의 외부 세력을 받아들이는 영입 작업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당내 세력 구도가 재편된다고 해도 민주당의 ‘시련’은 끝이 아니다. 이른바 ‘안철수 발(發)’ 정계 개편 바람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文, 2선 후퇴 관측 속 ‘의원 사퇴’ 압박 직면

    “그동안 행복했다.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지난 19일 밤 서울 영등포 당사를 찾아 패배를 인정하는 자리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제1야당 대선 후보에서 ‘초선의원 문재인’으로 되돌아온 그의 정치적 앞날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당내 역학 구도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비주류 모임서 의원사퇴 요구 많아 당장엔 문 전 후보와 그가 중심에 있는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비노(비노무현) 등 비주류 진영은 20일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해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전면적인 당 쇄신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후보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격앙된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정계 은퇴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친노 주류가 지휘권을 행사한 지난 4·11 총선에 이어 친노 얼굴을 내세운 대선에서도 연거푸 패배하면서 그동안 잠복했던 친노 패권주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특히 범야권이 총력 지원하며 야권 승리의 기대감이 높았던 대선에서 사실상 ‘완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에서 문 전 후보가 정치적 활로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이해찬 전 대표 등 당 지도부 총사퇴로 문 전 후보가 당의 전권을 위임받아 대표권한 대행을 겸임하고 있지만 리더십 공간마저 극히 협소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문 전 후보가 ‘현실 정치 참여’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숙제로 받아들였던 만큼 대선 패배를 자신의 한계로 인정하고 정계 은퇴를 고민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자기 한계 인정 정계은퇴 고민 전망도 문 전 후보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해 내년 초로 예정된 차기 전당대회까지는 비대위 체제로 당을 꾸려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문 전 후보가 지역구민과의 약속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부산 사상구 의원직을 유지한 만큼 당분간 지역에 낙향하는 ‘2선 후퇴’의 길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부산에서 39.87%를 득표하며 지역주의 정치 해체의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그 스스로 약속한 국민정당 창당 등 새로운 정치적 역할을 모색할 수도 있다. 당내 세력 쟁투가 격화될수록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 상황을 맞은 문 전 후보의 고민도 더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李 지지 1%… “부동층으로 남을 것” vs “朴 반감 커 文 지지”

    李 지지 1%… “부동층으로 남을 것” vs “朴 반감 커 文 지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16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실현하겠다며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대선 판세가 좀 더 박빙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1~2% 포인트 차로 승부가 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의 사퇴는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이 후보의 지지율은 1% 안팎이지만 박·문 두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1% 포인트가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관심은 이 후보 지지율 1%가 고스란히 문 후보 쪽으로 향할지에 쏠리고 있다.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민주당은 4·11 총선 승리를 위해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았지만 분당 사태 이후 양당 간 공조는 깨진 지 오래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에 각인된 ‘종북 이미지’가 문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해 왔다. 문 후보도 지난달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기나 애국가를 부정하는 정신에 대해서는 전혀 찬동하지 않는다. 그런 정치 세력과 정치적 연대 같은 것을 할 생각이 없다.”며 이 후보를 야권 연대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일부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태도에 실망한 이 후보 지지자들이 부동층으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통합진보당을 구성하고 있는 세력은 분당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 세력인 유시민이 이끄는 옛 참여당계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따라서 친노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도 “1%가 온전히 문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움직인다면 0.6%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이병일 이사는 “박 후보에 대한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의 반감이 워낙 커 민주당에 대한 서운함이 있더라도 이탈표 없이 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사퇴했다고 박 후보 지지나 부동층으로 가기에는 지지자들의 성향이 매우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초청 TV토론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나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며 사퇴를 예고했었다. 따라서 ‘충성도’와 ‘결집력’이 강한 이 후보 지지자들이 이런 후보의 뜻을 존중해 문 후보 지원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사퇴가 문 후보 득표에 일단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통합진보당과 손을 잡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캠프 관계자는 “이 후보의 사퇴는 우리 입장에서 계륵과 같다.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이 후보와 연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선거 막판 부동층 흡수에 전력을 쏟겠다는 문 후보의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이 후보의 ‘종북’ 이미지 때문에 보수층이 결집,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대동단결, 그 저주의 메타포/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동단결, 그 저주의 메타포/진경호 논설위원

    18대 대선에선 의미 있는 진동(振動)이 하나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매머드 이벤트에 가린 탓에 별 이목을 끌진 못했으나 동교동과 상도동이 굴곡진 한국 정치사의 또 한 능선을 넘은 것이다. 한화갑, 한광옥, 김경재, 안동선. 1960~1970년대 ‘타도 박정희’를 외치며 김대중을 좇아 싸웠고 국민의 정부에서 영욕을 맛봤던 그들이 박정희의 딸 곁에 섰다. 한 손으론 군부독재, 또 다른 손으론 동교동과 맞서 싸웠던 김영삼의 수족 김덕룡은 김대중을 승계했다는 노무현의 비서실장 문재인에게로 갔다. 이젠 내리막 어느 중턱에서 낙조를 바라보며 쉴 법도 하건만, 대체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그들은 그렇게 또 비탈에 섰다. 역사의 화해라고도 하고, 늦깎이 철새들의 때 잊은 노욕이라고도 한다. 조건 없는 화해이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들 숱한 정치놀음에 익숙해진 처지로 크게 마음 상할 일도 없다. 그들이 박근혜, 문재인에게 요구한 게 있는지, 약속을 받았다면 그게 뭔지, 다가올 시간이 말해줄 그 답을 지금 알 길도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동교동과 상도동의 크로스오버가 상징하는 화해와 연대의 메타포(은유·隱喩), 배척이다. 박정희와의 화해보다 노무현·친노에 대한 배격이고, 문재인과의 연대보다 박근혜·친박에 대한 거부다. 누가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싫어서 그들은 힘겹게 걸음을 뗐다. 이번 대선에 담긴 부정과 배격의 진정한 메타포는 그러나 이들이 아니다. 대선정국 1년을 관통한 ‘안철수’다. 낡은 질서, 앙시앵레짐에 대한 거부, 기성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배격이 ‘안철수 현상’을 낳았고, 집권세력에 대한 실권세력의 부정이 안철수를 키웠다. 그리고 갖은 수사로 띄웠지만 결국은 밟고 올라설 발판으로 상대를 삼으려 했을 뿐인 배타의 정치공학이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를 절름발이로 만들었다. 아마도 두 사람은 ‘강자와 연대하면 결국 이용만 당할 뿐’이라는 마키아벨리의 잠언을 몰랐던 듯하다. 문재인은 안철수를 몰랐고, 안철수는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은 물론 제 자신과 ‘안철수 현상’ 자체를 몰랐던 듯하다. 그리고 세상은,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했다가 불과 사흘 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자처하고는 문재인 지원 행보에 나서고도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말을 더는 하지 않는, 형용모순의 안철수를 아주 몰랐던 듯하다.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부정과 배격의 메타포에 가려, 누가 왜 돼야 하는지를 우리는 까맣게 잊었다. 박근혜는 절대 안 되기에 비(非)박근혜는 문재인-안철수의 플레이오프를 마다하지 않았다. 박정희는 돼도 ‘노무현과 그들’은 결코 안 되기에 정파와 지역을 뛰어넘는 월경과 전향을 주저하지 않았다. 민주화 25년에 유례가 없이 보수와 진보가 제각각 타도를 외치며 대동단결하는 사이, 18대 대선은 이제 정치에 관심 없거나 안철수에 실망한 약간의 소수를 빼고는 제3의 완충지대가 실종된 채 단 하나의 대치전선만 남게 됐다. “아무개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는 군소후보의 핏빛 발언에 섬뜩한 분노를 느끼는 자와 대리만족의 쾌감을 느끼는 자만 존재하는 극한 대치의 진영 대결만이 남았다. 아마도 새 대통령은 득표율 50%를 넘길 것이다. 1987년 개헌 이후 5명의 대통령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출발선이다. 축복이다. 그러나 또한 저주다. 그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을 뿐인 게 아니라 똘똘 뭉쳐 결사적으로 거부한 절반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 ‘100% 대한민국’이나 ‘새정치 국민연대’ 같은 레토릭만으론 헤쳐갈 수 없는 도전이다. 노태우는 12%, 김영삼은 6%, 김대중은 27%, 그리고 노무현은 24%의 지지율(한국갤럽 조사)로 임기를 끝냈다. 현재 지지율 23%인 현 대통령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하다. 일주일 뒤 축복과 저주를 한데 거머쥐고 탄생할 새 대통령에게 미리 묻는다. 당신은 이 전례 없는 대동단결에 담긴 분열을 이겨낼 수 있는가. 5년 뒤 퇴임 때 더 큰 박수를 받을 자신이 있는가. 그 무거운 통합의 책무를 아는가. jade@seoul.co.kr
  • [데스크 시각] 18대 대선 이후/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18대 대선 이후/김성수 정치부 차장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 한파가 어느 해보다 매서운 세밑이다. 출·퇴근길에 오가며 마주치는 헐벗은 가로수는 볼수록 허허롭다. 코트깃을 여미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너나없이 무표정한 얼굴들은 날씨만큼이나 강퍅해 보인다. 서민들에겐 다른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였다. 신산(辛酸)했던 한 해를 조용히 마무리해야 하는 끝자락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듯싶다. 올 초부터 넘쳐나는 정치구호로 시끌벅적했던 2012년 임진년은 아직 마지막 정치 세리머니를 남겨놓고 있다. 12월 19일. 18대 대통령선거일까지 정확히 8일이 남았다. 데드라인에 몰렸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섣불리 어느 한쪽의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 2030 젊은 세대가 얼마나 투표장을 찾을지, 늦었지만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효과는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TV 토론에서는 누가 표심을 얻을지…. 막판까지 감안해야 할 변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초박빙의 승부라서 그런지 종착점을 코앞에 두고도 박근혜, 문재인 후보 양측은 여전히 ‘담대한’ 공약을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일 내놓은 ‘국정쇄신정책회의 신설’(박근혜), ‘대통합내각 구성’(문재인) 등이다. 정치 쇄신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겠다는 뜻이겠지만, 실제로 당선되더라도 이런 정도의 정치개혁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막판 부동층을 노리는 마지막 승부수 성격이 더 짙다. 하지만, 이번 18대 대선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대대적인 정계 개편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결과가 ‘정권교체’로 나오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든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된다. 권력을 잡은 쪽에서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지만, 구태 정치의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낙관론인지는 모르겠지만, 2013년 이후 예상되는 이 같은 정치변화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꽃놀이패’에 가깝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정치 변화의 규모도 크고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여의도발(發) 정치개혁의 바람은 주로 ‘야당’ 쪽에서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재인 후보가 졌을 경우다. 민주당은 쇄신 압력에 시달리며 전면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지난 4·11 총선 때부터 보여줬던 ‘무늬만 야당인’ 무기력함을 벗어나라는 국민적 요구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친노, 비(非)친노로 갈라지고 당이 깨지면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이다. ‘안철수현상’이 기성 정치에 대한 극심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철수발(發)’ 정계 개편의 결과물인 새로운 야당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박근혜 후보가 지면 새누리당은 5년간의 짧은 여당생활을 접고 다시 야당의 길을 걷게 된다. 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지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게 확실시된다. 결국 당내 친박계도 위상이 흔들리면서 급격히 힘이 빠지게 된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이라 당장 당이 깨지지는 않겠지만, ‘포스트 박근혜’ 자리를 놓고 생산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서히 정계 개편의 회오리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보다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보수세력이 결집하면서 특정인에게 줄만 서서 세력을 키워가는 ‘패거리정파’가 아닌, 건전한 상식을 갖춘 ‘세련되고 정제된 보수야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3%만 돼도 잘했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한 조사결과 최고경영자(CEO)들의 절반이 내년 경영기조를 ‘긴축’으로 잡았을 정도다. 투자가 줄면 소비도 따라 줄고 서민들은 더욱 어려워진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정치마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해서는 안 된다. 대선 이후 정계 개편이 국민들의 삶에 희망을 주는 쪽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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