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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파업 피켓라인에, 확성기 든 바이든 대통령…왜 이렇게 낯설지

    노조 파업 피켓라인에, 확성기 든 바이든 대통령…왜 이렇게 낯설지

    ‘친(親)노조’를 표방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노조의 파업 현장을 찾아 피켓라인에 함께 했다. 미국 현대사를 통틀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와 가까운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를 방문,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의 12일차 파업 현장을 찾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벨빌에 위치한 GM 물류 센터 부근의 시위 현장에서 ‘피켓라인’에 동참했다. 피켓라인은 노동쟁의 때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파업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세운 노동자들의 대열을 뜻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성기를 든 채 “당신들이 (금융위기로 미국 및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08년과 그 이전에 자동차 산업을 살렸다”면서 “당신들은 많은 희생을 했고,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치하했다. 이어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음을 거론한 뒤 “여러분들은 원하는 만큼의 상당한 급여 인상과 다른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우리가 잃은 것을 되찾자”고도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과의 간이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UAW 노동자들의 옆에 서서 연대를 표명하고,그들에 대한 공정한 처우를 요구하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에 들어 현직 미국 대통령이 노조의 피켓라인에 동참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 들어 가장 노조 친화적인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UAW는 포드와 스텔란티스, GM과의 단체임금협상이 시한을 넘김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미시간, 오하이오, 미주리주에 위치한 3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UAW는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 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어 UAW는 지난 22일 GM과 스텔란티스의 38개 물류 센터에 소속된 조합원들도 추가로 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임박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 더불어 UAW 파업 장기화가 미국 경제에 작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 가운데 현직 대통령이 파업 시위에 동참함으로써 파업 주체인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기업들을 압박한 형국이 됐다. 미국에서도 의원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파업 현장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은 노사 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자제했다는 점에서 이번 일정은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열렬한 ‘친노조’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1933∼1945년 재임)와 33대 해리 트루먼(1945∼1953년 재임) 임기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AP 통신은 소개했다.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출신으로 친노조 성향이던 39대 지미 카터(1977∼1981년 재임) 집권 때도 마찬가지였다.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 재임) 전 대통령이 1902년 역사적인 ‘석탄 파업’ 때 탄광 운영자들과 함께 노조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적은 있었는데 그것도 분쟁 해결을 위해 노사 모두를 포용한 드문 사례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인 2019년 캔자스시티에서 UAW의 피켓 라인에 동참한 적이 있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내년 11월 대선에서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권 지지율에 악재가 되는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민주당 텃밭 격인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UAW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지지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UAW 파업 돌입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의 개별 요구 사항에 대한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3대 자동차 메이커들이 노조에 충분한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디트로이트 집회에서 연설하며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도 피켓라인을 방문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결국 두 전현직 대통령이 미국 3대 자동차업체 노동자 15만명이 가입한 UAW를 상대로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정권 바뀌면 뒤집히는 정책… 정치세력은 떠나고 ‘책임은 공무원 몫’[정책의 창]

    정권 바뀌면 뒤집히는 정책… 정치세력은 떠나고 ‘책임은 공무원 몫’[정책의 창]

    감사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국토교통부·통계청이 집값·일자리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사의재’는 “전 정부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통계청은 국민 앞에 사과했다. 조작을 지시한 측은 조작이 아니라고 버티는데, 조작을 실행에 옮긴 쪽은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정권 교체’에 따른 공직 사회의 불가피한 태세 전환에 있다. 문재인 정부를 움직인 사람들은 정권이 바뀌면서 떠났지만, 정부 부처는 새로운 대통령과 발맞추며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숙명인 까닭이다.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공직 사회에서는 “또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반응과 함께 깊은 한숨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통계를 조작했는지가 아니었다. “또 책임은 공무원 몫이 됐다”는 사실에 대한 억울함이 가득했다. 중앙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26일 “정치 세력은 5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정권이 넘어가면 마치 공소시효가 지난 듯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그대로 남아 설거지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감사원 발표 이후 통계 조작의 주범이 된 국토부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 물밑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복화술’을 쓰듯 터져 나왔다.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감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잘잘못을 떠나 공무원이 정치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면서 “공무원이 정권이 휘두르는 칼이 돼 버렸는데, 청와대 지시를 거역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감사원 발표 당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불만은 접어 두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조작의 진위를 떠나 정치 무풍지대여야 하는 통계청에 정권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통계청은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었다. 한 관계자는 “정권이 통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면서 “이런 일이 터지면 숫자를 생명으로 여기는 직원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침통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감사원의 감사가 없어도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뒤집힐 때마다 공직 사회의 ‘멘붕’(멘탈붕괴)은 반복된다. 당장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오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진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며 돈을 과감하게 풀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며 지출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다. 단 1년 만에 확 달라진 기재부를 다중인격자처럼 보는 시선도 있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각종 세제도 정권이 바뀌면서 강화에서 완화로 선회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폐기됐다. 노동 정책은 친노조에서 반노조 기조로, 기업 정책은 재벌 개혁 기조에서 친기업 기조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가 감사 대상으로 삼으면서 부정당한 4대강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서 홍수 예방의 구원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그동안 총 다섯 차례 진행됐지만 결과는 정권에 따라 달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폐기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극찬한 이 정책은 정권 교체 1년 만에 재정 부담만 키우는 부작용 가득한 정책으로 뒤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도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세간에서 ‘두 얼굴의 정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추진하던 업무의 방향이 바뀌면 공무원도 괴로워진다.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전향’이 필요하다. 실제 문재인 케어 실무를 진두지휘했던 보건복지부 과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자신의 손으로 문재인 케어를 재검토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뚜렷한 주관 없이 직속상관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은 공무원의 본분을 잘 지킨다는 뜻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 게 맞다. 영혼이 있으면 정치 성향을 드러내게 되고, 업무가 자기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면 반기를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직 사회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요동치는 부서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통계 조작 의혹의 핵심 부서로 꼽혀 인사 칼바람이 불었던 국토부의 ‘주택 라인’이 대표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정부가 조였던 부동산 규제를 현 정부가 풀어 버리는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환장할 노릇”이라면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처럼 깔기만 하면 박수를 받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환대받는 철도 라인 부서가 요즘 인기”라고 전했다.
  • “시키는 대로만 했죠. 저희 영혼 없잖아요”… 정권 교체로 뒤집히는 정책에 책임 뒤집어쓰는 공무원

    “시키는 대로만 했죠. 저희 영혼 없잖아요”… 정권 교체로 뒤집히는 정책에 책임 뒤집어쓰는 공무원

    감사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국토교통부·통계청이 집값·일자리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사의재’는 “전 정부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통계청은 국민 앞에 사과했다. 조작을 지시한 측은 조작이 아니라고 버티는데, 조작을 실행에 옮긴 쪽은 사실상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정권 교체’에 따른 공직 사회의 불가피한 태세 전환에 있다. 문재인 정부를 움직인 사람들은 정권이 바뀌면서 떠났지만, 정부 부처는 새로운 대통령과 발맞추며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숙명인 까닭이다.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공직 사회에서는 “또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반응과 함께 깊은 한숨이 나왔다. 공무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통계를 조작했는지가 아니었다. “또 책임은 공무원 몫이 됐다”는 사실에 대한 억울함이 가득했다. 중앙정부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26일 “정치 세력은 5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정권이 넘어가면 마치 공소시효가 지난 듯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그대로 남아 설거지를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감사원 발표 이후 통계 조작의 주범이 된 국토부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 물밑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복화술’을 쓰듯 터져 나왔다.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정책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일한 공무원만 감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잘잘못을 떠나 공무원이 정치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면서 “공무원이 정권이 휘두르는 칼이 돼 버렸는데, 청와대 지시를 거역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감사원 발표 당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불만은 접어 두고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조작의 진위를 떠나 정치 무풍지대여야 하는 통계청에 정권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통계청은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었다. 한 관계자는 “정권이 통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면서 “이런 일이 터지면 숫자를 생명으로 여기는 직원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침통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감사원의 감사가 없어도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뒤집힐 때마다 공직 사회의 ‘멘붕’(멘탈붕괴)은 반복된다. 당장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오면서 정책 방향이 달라진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기획재정부는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며 돈을 과감하게 풀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며 지출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다. 단 1년 만에 확 달라진 기재부를 다중인격자처럼 보는 시선도 있다. 종합부동산세·법인세 등 각종 세제도 정권이 바뀌면서 강화에서 완화로 선회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 폐기됐다. 노동 정책은 친노조에서 반노조 기조로, 기업 정책은 재벌 개혁 기조에서 친기업 기조로 전환됐다. 문재인 정부가 감사 대상으로 삼으면서 부정당한 4대강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서 홍수 예방의 구원 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그동안 총 다섯 차례 진행됐지만 결과는 정권에 따라 달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정권이 바뀌자마자 폐기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극찬한 이 정책은 정권 교체 1년 만에 재정 부담만 키우는 부작용 가득한 정책으로 뒤바뀌었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도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세간에서 ‘두 얼굴의 정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추진하던 업무의 방향이 바뀌면 공무원도 괴로워진다.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이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는 ‘전향’이 필요하다. 실제 문재인 케어 실무를 진두지휘했던 보건복지부 과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자신의 손으로 문재인 케어를 재검토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뚜렷한 주관 없이 직속상관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에게 영혼이 없다는 말은 공무원의 본분을 잘 지킨다는 뜻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한 실장급 공무원은 “공무원은 영혼이 없는 게 맞다. 영혼이 있으면 정치 성향을 드러내게 되고, 업무가 자기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면 반기를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직 사회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요동치는 부서를 꺼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통계 조작 의혹의 핵심 부서로 꼽혀 인사 칼바람이 불었던 국토부의 ‘주택 라인’이 대표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 정부가 조였던 부동산 규제를 현 정부가 풀어 버리는 등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환장할 노릇”이라면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처럼 깔기만 하면 박수를 받고, 지방자치단체에서 환대받는 철도 라인 부서가 요즘 인기”라고 전했다.
  • 트럼프 되면 대공황?… 바이든, 작심 공세

    트럼프 되면 대공황?… 바이든, 작심 공세

    조 바이든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아 자신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과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용 성적표를 소환해 견제에 나섰다. 그러나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오는 15일부터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노동계층을 껴안아야 하는 그에게 고민을 안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노동절 행사에서 연설하며 “내 전임자(트럼프)는 선출됐을 때보다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퇴임한 역사상 두 명의 대통령 중 한 명이다. 여러분, 나머지 한 명은 누군지 아느냐”며 대공황 당시 재임한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민주당 출신 프랭클린 루스벨트에게 져 재선에 실패한 후버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한데 놓고 비꼰 셈이다. 루스벨트는 당선 뒤 뉴딜 정책으로 대공황 마비 상태에 빠졌던 미 경제를 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실명 거론을 피한 채 ‘전임자’(the last guy)로 부르며 이례적으로 신랄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중국으로 일자리를 유출한 장본인이라고도 지목했다. 그는 “전임자가 여기 있을 때 우리는 일자리를 중국으로 넘겼다”며 “지금 우리는 중국에서 일자리를 가져오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어 “그(트럼프)는 (맨해튼 트럼프타워의) 파크 애비뉴에서 세상을 바라봤지만, 나는 펜실베이니아의 스크랜턴, 델라웨어 클레이몬트에서 세상을 본다”고 말했다. 노동자의 편은 자신이라는 의미다. 그는 내년 재선을 겨냥해 강력하게 알리고 있는 ‘바이드노믹스’의 성과에 대해서도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고, 주요국 중 가장 낮은 인플레이션율과 1350만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친노조 대통령’을 자처하는 그는 “저는 노조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 역사상 가장 친노조적인 대통령이 된 게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첫 유세 격이었던 미 최대 노조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필라델피아 행사에서도 “미국을 건국한 건 월스트리트가 아닌 노동자”라며 노조에 표심을 호소한 바 있다. 이처럼 노조에 계속 러브콜을 보내는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미 3대 자동차 제조사(GM·포드·스텔란티스) 근로자 약 15만명이 소속된 UAW는 오는 14일까지 임금·단체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 자동차·기계 부문 노동자 약 40만명이 가입한 UAW는 “전기차에 일자리를 뺏길 수 없다”며 향후 4년에 걸쳐 임금 46%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파업하게 되면 자동차 제조사 ‘빅3’ 노조가 사상 첫 동시 파업에 돌입하는 것으로, 손실액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활을 최대 성과로 앞세워 내년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번 파업 국면을 대하는 자세가 노동계층 지지 확보의 1차 관문이 될 수 있다. 2016년 대선에서 중하위 노동계층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당에 실패를 안긴 ‘뼈아픈 기억’도 있다.
  • 대선 직후 대거 영입된 친노·친문… 연말 KT 인사태풍 몰아친다

    대선 직후 대거 영입된 친노·친문… 연말 KT 인사태풍 몰아친다

    #언론인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캠프에서 홍보특별보좌관을 지낸 임현찬 전 한국외대 특임교수는 지난 3월 KT의 상장 자회사인 나스미디어의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고대영 전 사장 체제의 KBS에서 승승장구하고 2018년 KT스카이라이프 사장에 내정됐지만 문재인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취업 불승인 결정을 받았던 김영국 전 KBS 방송본부장도 2022년 3월 지니뮤직의 사외이사가 됐다.서울신문이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KT 자회사 50곳의 대표와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KT에 이미 친여권 인사로 ‘물갈이’가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현 정부가 취임하기 전인 2022년 3월과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시도, 내부 출신 대표이사 선임 시도로 정치권 외풍을 맞던 지난 3월에 자회사 임원의 변동이 많았다. 구 전 대표 임기에 선임된 자회사 임원들의 임기가 대부분 올해 말~2024년 말까지인 만큼, 이 시기에 대대적인 인사 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주주총회를 전후로 자회사들은 친윤·친여 인사나 전관 변호사 다수를 새로 선임했다. KT의 위성통신 자회사인 케이티샛은 이 기간 최차규 전 공군참모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참모총장을 지낸 그는 대선 전 당시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으며, 대선 직후엔 군 장성 출신으로서 대통령실의 용산 공관 이전이 안보에 우려가 되지 않는다고 앞장서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케이뱅크의 사외이사가 된 오인서 전 수원고검장(변호사)은 김학의 불법 출국 금지 사건 수사를 지휘했으며 이광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기소를 주장했다. 이후 박범계 당시 법무부 장관이 인사 적체를 이유로 ‘기수역전 인사’를 예고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신임 사외이사들을 현 여권의 ‘낙하산’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대부분 회사의 필요에 의해 친여 인사를 추천한다”며 “지난 3월 KT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사퇴한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KT스카이라이프 사장직을 고사한 윤정식 전 OBS 경인TV 사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시기 해임된 자회사 사외이사들은 전 정권과 인연이 깊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원철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2022년 3월 114 번호 안내 업무를 하는 KT CS 사외이사에 선임됐지만 지난 3월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사임했다. 케이티투자운용 사외이사에서 지난 3월 임기만료로 해임된 박영래 전 서울중앙지법 판사(변호사)는 2019년부터 4년 재임했다. 박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을 거쳐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2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송인배 전 비서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변호인이었다. 박 변호사는 당시 사건 담당 재판장의 고등학교 선배라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3월 자회사 주총에서는 친노, 친문 인사들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경우가 눈에 띄었다. 특히 KT 자회사 중 ‘알짜’로 평가받는 스카이라이프는 정영무 전 한겨레신문 대표와 문재인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을 지낸 김용수 전 차관, 유승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를 한꺼번에 선임했다. 유 변호사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에게 500만원을 공개 후원한 적이 있다. KT IS는 지난해 양재원 전 KMH 레저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보좌역, 이강래 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인천공항 스카이72 골프장 입찰 분쟁에서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같은 KT 자회사인 케이티투자운용에서 사외이사를 지내고 임기 만료 해임과 동시에 KT IS 사외이사에 선임된 점이 특이하다. 이 시기 케이티알파는 검사 출신인 신영식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는데, 그는 2021년과 2022년 11월 구 전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신 변호사는 구 전 대표를 변호한 뒤 자회사 사외이사에 올랐으며 사외이사 신분으로 구 전 대표를 변호해 논란이 됐다. 정권이 바뀐 대선 직후 전 정권과 친한 인사들이 KT 자회사 사외이사로 선임된 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구 전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정권 말 ‘알박기’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권과 언론, 법조 등 외부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자회사는 50개 중 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KT의 업무 위탁을 받는 자회사엔 KT 업무 전문성을 가진 전현직 임직원이 임원으로 들어간다”며 “스카이라이프나 금융 자회사, 상장사 등 외부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곳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KT 자회사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구 전 대표 체제에서 선임돼 임기가 올해 말~2024년 말까지로 예정돼 있다. 이에 새 KT 대표이사가 정해지면 내년 말까지 자회사 임원들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업계 관계자는 “2019년부터 2022년 3월까지 선임된 자회사 대표와 사외이사들은 전부 구 전 대표가 뽑았다고 보면 된다”며 “다음번에도 당연히 대표와 코드가 맞는 사람이 자회사 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盧·文 찾아 귀국 인사한 이낙연… ‘명낙회동’ 둘러싸고 신경전도

    盧·文 찾아 귀국 인사한 이낙연… ‘명낙회동’ 둘러싸고 신경전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막걸리 만찬’을 했다. 현재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을 둘러싸고는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배우자 김숙희씨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대통령님, 대한민국이 원칙과 상식의 세상으로 다시 서도록 못난 후대들을 깨우쳐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귀국한 뒤 정부와 민주당을 동시에 저격하고 있다. 이날 방명록 메시지는 민주당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 전 대표 측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만나 노무현 정부 시절 추억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이들은 막걸리를 좋아하는 이 전 대표의 취향을 고려해 문 전 대통령이 준비한 금정산성 막걸리 5병가량을 마시며 저녁을 함께했다. 이 전 대표는 만찬 이후 문 전 대통령이 당부한 게 있느냐는 물음에 “있었지만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썼다. 이 전 대표의 이번 방문에 대해 호남에 이어 친노무현계와 친문재인계 등 민주당의 정통성 계승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와 만나는 일정은 여전히 미정이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정치인들이 말하는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며 “(다른 분들에게) 더 인사드리고 난 다음 뵙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고 인사를 마친 뒤 일정으로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와 만나는 게 급할 것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에서 “두 분이 빠른 시일 내 만나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뜻을 같이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낙(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다른 방송에서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며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 檢, KT 하청대표 법카 내역 훑는다… “정관계 로비, 내부서 돌던 얘기”

    檢, KT 하청대표 법카 내역 훑는다… “정관계 로비, 내부서 돌던 얘기”

    KT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하청업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중진인 A의원의 비공식 후원 모임 활동을 하며 수년간 접촉해 온 사실을 검찰이 포착한 건 이번 KT 수사의 성격이 조만간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검찰 수사가 일감 몰아주기, 횡령·비자금 의혹을 넘어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황욱정 KDFS 대표가 후원 모임 활동을 해 온 민주당 A의원이 KT와 인연이 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KT의 핵심 사업 영역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한 데다 과거 KT의 ‘상품권 깡 쪼개기 후원’ 사건 당시에도 고액 후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KT 하청업체 대표가 비공식 모임을 통해 A의원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검찰 수사는 아직 KT그룹 내부에서 벌어진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단계다. 검찰은 전날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박종욱 KT 대표대행과 황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구현모 전 KT 대표 등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행해야 한다. 통상 검찰의 수사 방식으로 미뤄 보면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다만 황 대표와 A의원의 관계가 포착된 만큼 검찰은 당장 확인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등을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황 대표의 후원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성격과 배경, 자금 출처, 횡령 및 비자금 의혹과의 관계 등이다. 특히 검찰은 황 대표의 법인카드 내역을 최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 과정에서도 A의원과의 관련성을 살펴볼 가능성도 있다. 당사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황 대표 측은 “A의원과는 친분 있는 지인이 겹치는 정도”라며 “실제로 본 적도 몇 번 없다”는 입장이다. A의원도 “개인적 친분일 뿐이다. 그 사람이 나한테 로비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KT 사건은 고발 초기부터 정치권 로비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당시 이 사건을 고발한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은 구 전 대표 등이 KT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친노(친노무현계) 인사인 이강철 전 KT 사외이사에게 로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KT 내부에서는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공공연한 얘기’라는 말이 적지 않다. KT 계열사 관계자는 “황 대표를 통해 정치권 로비가 들어갔다는 것은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돌던 얘기”라면서 “황 대표는 정관계와 연결된 여러 단체에서 후원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내부에서 지난해부터 돌던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하나둘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황 대표가 월급 명목으로 거액의 회삿돈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을 확인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KT 계열사인 KT텔레캅이 KDFS에 일감을 몰아준 시기에 황 대표 월급이 이전에 비해 4~5배가량 늘어났고, 황 대표가 이를 현금으로 인출했다는 의혹이다. 아울러 남중수 전 KT 회장이 아내를 KDFS의 고문으로 올려 두고 고문료와 법인카드를 받았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구 전 대표는 남 전 회장의 추대로 대표 자리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1974년 입사한 KT맨 출신으로, 남 전 회장이 KT 대표를 지낸 2005~2008년 자산경영실장을 맡았다. 남 전 회장이 2008년 납품비리 사건으로 구속됐을 땐 옥바라지를 할 정도의 사이라고 한다.
  • 이정식 “국민경제 볼모 민주노총 총파업 자제해야”

    이정식 “국민경제 볼모 민주노총 총파업 자제해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6일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민주노총이 불신과 분열, 갈등을 조장하는 투쟁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노동개혁 추진 점검회의‘에서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과 관련 “국민경제와 일상생활을 볼모로 한 투쟁을 고집해 국민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장마와 폭염 기간이 파업 및 대규모 집회와 겹쳐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민주노총은 국민의 불안·불편을 초래하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가 노동·민생·민주·평화를 파괴하고 있다며 다음 달 3~15일까지 총파업 예고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일부 노동조합이 임금·단체협약을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조합법상 절차를 무시한 채 파업을 벌인 데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고용부는 불법행위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야당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산업 현장에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는 반시대적·비현실적 법안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직회부되자 일각에서 관련없는 불법파업 손해배상 대법원 판결을 결부시켜 법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개정안은 사용자 개념을 모호하게 확대해 법률 분쟁을 증폭시키고 파업 만능주의를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곳곳에서 심화되고 있는 인력난과 관련해서는 외국 인력의 신속한 사업장 배치 및 산업현장과 인구구조의 변화 등을 고려해 기업이 외국인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 전면 개편 계획을 밝혔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은 노동계 등의 주장처럼 ‘친기업 반노동’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은 제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노동시장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친경영 친노동’”이라고 강조했다.
  • [황수정 칼럼] 김남국처럼/수석논설위원

    [황수정 칼럼] 김남국처럼/수석논설위원

    “잊혀지겠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금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이다. 퇴임하면 잊혀져 달라고 아무도 먼저 말한 적 없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대국민 약속을 했다. 그러고는 1억원 후원을 받는 자신의 영화를 청와대에서 기획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딸 때문에 떨어진 사람이 없다”고 했다. 백번 접어 동양대 표창장으로 등수가 바뀌지는 않았다 하자. 표창장 위조는 정당한 일인가. ‘코인 청년 재벌’ 김남국 의원. “돌아오겠다”며 개선장군인 양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서는 잠적 기행(奇行) 중이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보름 남짓 만에 구독자 16만명을 모았다. 여러 말들이 넘쳐난다. “입시 비리로 엄마는 수감, 아빠는 재판 중인데 맛집을 소개할 수 있는 강철 멘털.” “유튜브까지도 아빠 찬스.” 민주화 이후 가장 치명적 국론 분열의 책임자로 기록될 인물. 문 전 대통령과 조 전 장관은 이말고도 공통점이 여럿 있다. 무엇보다 골수 지지층의 반응을 쉼없이 의식하고 구애한다는 점이다. 새삼 확인하게 된다. 문 전 대통령은 문빠의 극렬 팬덤을 “양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누렸다는 것. 퇴임 대통령이 아니라 여전히 팬덤 스타로 자신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의 연민이 쌓일 틈조차 없이 자기도취의 행보를 노출하는 것. 두 사람에게 추가될 공통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홍보수석이었던 ‘원조 친노’ 조기숙은 최근 저술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에서 한국 진보세력의 퇴행을 조목조목 통박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권위주의, 무능, 오만, 독선으로는 공격받았어도 위선적이라는 비판은 듣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 퇴행의 책임이 민주당의 위선에 있다고 했다. 정치인에게는 직업윤리인 정치 명분마저 팽개치는 위선이 민주당을 붕괴시킨다고 비판했다. 진보의 가치를 갉아먹은 위선은 내력이 짧지 않다. 문 전 대통령의 위선은 곧 진보 위선의 압축판이다. 문재인기념관 건립을 직접 의결했으면서 시비가 일자 참모진에게 격노하며 떠넘긴 일, 대통령을 욕해 기분 풀리면 좋은 일이라면서 비판 대자보를 붙인 대학생을 고소했던 일, 서해 피살 공무원 아들에게 “직접 챙기겠다” 약속하고는 무반응했던 일, 북한에서 선물받은 풍산개를 파양하고 한 달 만에 유기견 돕기 달력을 출시한 일 등. 실패를 위선으로 덮었던 해프닝들을 복기하게 하는 것은 문 전 대통령 자신이다. 잊히겠다면서 영화를 찍는 위선은 뭐라 말하기도 힘든 유형의 위선이다. 이런 진보의 토양이라면 김남국의 처신을 이해 못할 게 없다. 조국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자는 것이 정치 밑천의 전부인 초선. 구멍난 운동화를 신었던 ‘빈곤 코스프레’도 보고 배운 그대로였을 수 있다. 전방위로 좌충우돌했던 ‘이재명 키드’의 몰락에 일말의 동정이 이는 이유다. 희대의 사고를 친 초선 의원에게 민주당 지도층의 누구도 현명한 대응책을 일러 주지 않는다는 느낌. 이런 생각을 나만 했을까. 가공할 의혹에 해명할수록 꼬이는 페이스북 얼치기 대응이 날마다 방치됐다. ‘김남국류’의 초선들을 방패 삼아 민주당의 진보가 ‘코 묻은 득’을 챙겨 왔다는 의심마저 든다. 문제적 강경 초선들의 ‘처럼회’는 의도적으로 방치된 전위부대는 아닐까. 처럼회가 딱하다는 생각을 처음 해 봤다. “팬덤 리더는 있어도 정당의 리더는 없다.” 원로 진보학자 최장집 교수의 최근 일갈을 거듭 떠올리게 된다. 위선의 토양에서는 위선이 배양된다. 한국 진보를 근원적으로 훼손한 위선은 앞으로 ‘김남국들’을 줄줄이 내놓을 수 있다. “진보는 돈 벌면 안 되나”,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나”(양이원영). 이제 시작이라는 커밍아웃을 사실상 했다. 갈 곳 없는 김남국처럼 진보의 위선도 숨을 곳이 없어졌다.
  • ‘盧참모’ 조기숙 “조국, 당선돼도 당은 다른 지역에서 다 참패”

    ‘盧참모’ 조기숙 “조국, 당선돼도 당은 다른 지역에서 다 참패”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원조 ‘친노’(친노무현)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총선에 나선다면 더불어민주당에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지난 29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진행자가 “조국 전 장관이 총선에 뜻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하자 조 교수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분이 나온다 하더라도 (이후 확정판결을 받아) 또 직을 상실할 수 있다”며 “이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조국 장관이 자기가 잘못한 것보다는 훨씬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본인이 자초한 것도 많다”며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계속 잘못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총선(출마에) 군불을 때는데도 딱 선을 긋지 않으니까 ‘조국 장관이 출마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당선이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당선된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다른 지역구에서 다 참패다. 과연 이런 일을 할까? 조금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 전 장관의 출마설이 나왔다. 조 전 장관도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22대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방청객 질문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언급하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조 교수는 진행자가 “김남국 사태가 조국 사태만큼 심각하다고 한다”고 묻자 “조국 사태가 김남국 사태로 인해서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논란이 조 전 장관 일까지 소환되는 등 그이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한 까닭에 대해 조 교수는 “민주당은 조국 시위대를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아주 이기기 쉬운 지역(경기 안산단원을)에 김 의원을 단수공천 준 결정적 잘못(을 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또 “김남국 코인 사태를 한 번에 딱 해결하지 못하고 여론에 떠밀려서 미적미적, 당의 부담을 더 키웠다”라고 덧붙였다.
  • 당 통제하기 위해 여론 쥐고 흔들 ‘팬덤’ 필요했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당 통제하기 위해 여론 쥐고 흔들 ‘팬덤’ 필요했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1 한국의 팬덤 정치는 ‘정치 양극화’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정치 양극화는 크게 두 시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었다. 2009년과 2019년이다. 정치 양극화 관련 기사의 출현 빈도는 2009년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었다가, 다시 2019년부터 급증했다. 2 2009년 이전까지 정치에서의 양극화 문제는 북한 이슈를 둘러싼 “남남갈등”을 가리킬 때나, “영호남 지역갈등”을 가리킬 때 아주 가끔 쓰였을 뿐, 사실상 사용되지 않는 용어였다. 그러다가 2008년 말 ‘한미 FTA’를 둘러싼 갈등이 이듬해 국회에서 여야 간의 폭력 충돌로 이어진 직후 정치 의제로 떠올랐다. 충돌 발생 당일인 2009년 1월 12일 하루에만 정치 양극화 기사가 63건 등장했다. 같은 해 7월 ‘종편 관련 법’ 통과를 둘러싼 충돌이 발생했을 때도 정치 양극화 기사는 폭증했다. 이렇게 해서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는 의제가 된 정치 양극화는, 정당정치나 의회정치가 관용의 범위 밖으로 뛰쳐나가 “정치가 해야 할 타협과 조정 대신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3 2019년에 나타난 양상도 2009년과 유사했다. 그 결정판은 2019년 ‘공직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 폭력 충돌이었다. 이때 전체 국회의원의 3분의1이 넘는 109명이 고발되었다. 국회는 80일 이상 열리지 못했다. 당시 야당은 의회를 떠나 광장에서 반대 집회를 이어 갔다. 정치 양극화 관련 기사 빈도는 2009년 수준을 가뿐히 넘어섰고, 2020년에는 그 빈도가 2009년보다 세 배가 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치 양극화가 ‘적대의 사회화’로 퇴행한 시기였다. 4 팬덤 정치의 출현은 정치 양극화의 이 두 번째 국면과 겹친다. 그 이전까지 팬덤이라는 말은 연예, 스포츠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는데, 2020년을 전후해 특별한 정치 용어가 되었다. 팬덤 정치 관련 기사 출현 빈도를 살펴보면, 이를 잘 보여 준다. 우선 정치 양극화에 비해 팬덤 정치의 이슈 출현 빈도가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높다. 2019년에 70여건, 2020년에 700여건, 2021년에 2000여건으로 빠르게 늘었다. 정치 양극화가 주로 학계나 지식 집단의 언어였다면, 팬덤 정치는 대중적인 이슈였다. 그렇다면 왜 팬덤 정치 이슈가 더 일찍 2009년에 출현하지 않고 10년의 간격을 둔 2019년에 나타나게 된 걸까? 5 우선 2009년 정치 양극화 이슈가 등장한 직후 여야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제도적 억제’에 나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010년 여당의 ‘쇄신파’(reformist)와 야당의 ‘온건파’(moderate) 의원들은 정치 양극화 개선을 위한 대응 입법 논의를 시작했고, 2012년 18대 국회 마지막 시기에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이 있었다. 법의 내용은 두 차원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집권당의 독주를 막고 여야가 협력과 합의의 정치를 이끌도록 제도적 강제를 부과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의 진행을 물리적으로 막는 행위에 대한 처벌의 강도를 높인 것에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정치 양극화 방지법’이라고 불릴 만했다. 6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회선진화법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 때 나타난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박근혜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국회선진화법은 도전받기 시작했다. 2013년 3월 박근혜 행정부가 추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대통령과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 의원들이 주도해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의 시도는 여야 온건·협상파들에 의해 무산되었는데, 적어도 이때까지는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한 이들의 입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때 본격화된 ‘친박’ 현상은 한국 정당정치의 역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고, 이 문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7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시기까지는 대통령과 집권당 사이에 상호 자율성을 전제로 한 정치 규범이 있었다. 이를 가리키는 것이 ‘당정 분리 원칙’이다. 대통령의 파벌은 여론과 반대 파벌의 경계 대상이었다. ‘상도동계’, ‘동교동계’, ‘친노’ 등 대통령 파벌은 물론 대통령 가족의 일원을 중심으로 한 ‘비선 라인’ 또한 집권 기간 내내 여론의 감시를 받았다. 사법 처리를 받은 일도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집권한 현직 대통령은 당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제 규범이 작동했다. ‘친박’은 달랐다. 그들은 대통령을 배출한 다음 오히려 더 강력해졌고, 특히나 당내 ‘지배 파벌’의 역할을 했다. 8 ‘친박’은 특별했다. 상도동계, 동교동계, 친노처럼 학연이나 지연을 포함해 오랜 인간적 인연에 기초를 둔 파벌이 아니었다. 가족 구성원이 비선 세력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던 과거와 같은 양상도 아니었다. 이해관계와 권력관계를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흥 파벌이었고, 주로 정당과 국회에서 활동하는 의원 중심 집단이었다. 이들이 당을 주도하게 되면서 그 이전까지 유지되었던 당정 분리의 원칙은 사라졌다. 대신 ‘당정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집권당 내부에서 대통령에 대한 반대가 나오지 않게 하려는 것이 이들의 핵심 역할이었다. 9 친박 현상은 문재인 대통령 시기에 ‘친문’ 현상으로 이어졌다. 친문은 당내 지배 분파로 일찍부터 부상했고, 그 영향력은 친박 때보다 약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심 사안’, ‘대통령 공약 사안’을 앞세워 당정은 물론 의회정치 전반을 좌우했다. 한편으로 대통령의 의제가 국회의 의제, 정당의 의제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 정당 내부와 국회 내부는 상호 의심과 음모, 질시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두 개의 새로운 변화가 고착되었다. 하나는 당내에서 누가 대통령 파벌이 되는가의 문제가 모든 것이 됨에 따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집권여당 안에서 신진 개혁 세력이 성장하는 과거의 패턴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물론이고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자신의 파벌을 통해 당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시됨에 따라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 당내 정치를 주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0 현직이든 차기를 노리든 당권 장악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 것과, 그것이 팬덤 정치로 귀결된 것 사이에 악명 높은 당내 경선이 있다. 개방형 경선이든 당원 중심 경선이든, 모든 것은 ‘표 동원’에 있었다. 선거인단 매집, 권리 당원 내지 책임 당원 매집과 같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표 동원에 사활을 걸게 만드는 것이 당내 경선이다. 지금 우리 정치에서 사법 처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슈는 바로 이 당내 경선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정당 간 경쟁에서 돈과 조직 동원은 당과 선관위가 엄격하게 관리하기에 투명하고 깨끗하다. 반면 당내 경선에서 동원되는 비공식적인 돈과 조직의 규모는 어마어마해졌는데, 그 과정은 철저하게 ‘비가시적’이다. 당내 경선이 대의원은 물론 당원과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대규모화되면서 한편에서는 돈과 다른 한편에서는 세 동원이 공식, 비공식 영역을 가리지 않고 최대로 필요해진 것,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원한다. 11 팬덤 정치는 한국 정치의 새로운 문법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서도,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대통령으로서 권력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자신이 통제하는 당을 가져야 했다. 이 일을 용이하게 하려면 당 안팎의 여론을 쥐고 흔들 자신만의 팬덤이 필요하다. 정치가 팬덤에 의존하게 되면서 여야 모두에서 신생 개혁 세력은 물론이고 협상파나 온건파들이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사라졌다. 황우여, 황영철, 김세연 같은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당의 원혜영, 박상천, 김성곤 의원 등, 과거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했던 여야 의원들은 모두 국회를 떠나야 했다. 이 의원들이 있을 때가, 국회 운영을 여야 온건파와 협상파, 개혁파들이 주도했던 마지막 시기였다. 12 팬덤 정치로의 귀결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와는 다른 방향의 변화를 요구하는 흐름도 분명 있었다. 대표적으로 2016년 촛불집회와 2017년 대선이다. 촛불집회는 진보만이 아니라 중도는 물론 보수 시민의 상당수가 참여하고 지지했던, 일종의 ‘사회적 대연정’이었다. 대통령 탄핵은 야 3당과 집권당 내 상당수 의원이 참여한 ‘진보·중도·보수 정치 동맹’으로 가능했다. 뒤이은 조기 대선은 압도적 득표자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 과정을 존중했다면 이후 집권한 문재인·민주당 정부는 진보와 중도 그리고 온건 보수 시민의 폭넓은 지지에 기반을 두는 한편, 광범한 정치 연합을 통해 박근혜 정권 시기에 노정된 문제를 함께 개선하는 방식으로, 공동통치(co-governance)를 제도화했어야 했다. 적어도 집권 첫해 정도는 탄핵 정치 동맹에 참여한 네 정치 세력 사이에서 ‘합의된 개혁’을 추진하면서 다원 민주주의의 길을 넓혔어야 했다. 2017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선거 당일은 물론 이튿날 취임사에서도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13 취임사는 이랬다.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14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촛불 ‘합의’는 촛불 ‘혁명’으로 둔갑했다. 다당제는 극단적인 양당제로 퇴락했다. 시민 대연정은 ‘문빠·태극기부대·광화문집회·서초동집회·이대남·개딸·극렬유투버’들로 난장판이 됐다. 박근혜 정권의 “좌익 세력 10년 적폐 청산”의 진보판이라 할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이 제1호 국정 과제로 선포되었다. 박근혜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권력이 다시 동원되었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역할은 조국 민정수석에게 맡겨졌다. 여야가 국정 동반자가 되는 일도 없었다. 대의 민주주의는 간접 민주주의로 폄훼되었다. 박근혜식 국민 직접 정치론의 진보판이라 할 직접 민주주의론이 만병통치약처럼 앞세워졌다. 청와대가 직접 언론 기능을 담당하기 시작했고, 여론조사 예산은 이전 청와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증했다. 대통령의 여론 직접 정치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 ‘문빠’로 불리던 정치 팬덤이었다. 15 팬덤 정치는 적패 청산의 정치, 국민 직접 정치가 가져온 부작용이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같이 시민들의 요구가 삼권을 가로질러 대통령에게로 직접 달려 나가는 특별한 열정이 만들어 낸 산물이었다. 민주정치와 시민사회가 자율적이면서도 다원적인 양상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라, 좌익 적폐와 보수 적폐, 친일과 종북 같이 서로를 가상의 적으로 맞서게 만들어 우리 모두를 2개의 나라, 두 개의 국민으로 분열시킨 것의 결과였다. 온건 다당제나 합의 민주주의처럼 갈등을 절약해 협력의 기반을 키울 수 있는 정치의 길이 폐쇄되는 결과는 필연이었다. 누구든 기회를 잡고자 한다면 세상이 어찌 되든 말든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자기중심적으로 최대 동원하려는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는 민주주의가 출현했다. 유투버가 정당을 대신했고, 초선 의원들이 민주 정치를 익히려 하지 않고 권력 추종자들이 되어 의회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일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팬덤 정치가 아닌 다른 것이 나타날 수 있었을까. 광화문과 시청 주변이 적대하는 시민 집단의 집회 경쟁으로 뒤덮이는 일이 과연 어제오늘만의 갑작스러운 일일까.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과 ‘개딸’을 둘러싼 논란이 많은데, 친문이든 친명이든 아니면 둘 다 아니든 누가 누구를 욕하기보다는 서로가 공동 책임의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합리적 변화를 시작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박범계 “尹·한동훈 뭔가 알고 있어…‘이정근 노트’가 더 걱정”

    박범계 “尹·한동훈 뭔가 알고 있어…‘이정근 노트’가 더 걱정”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보도된 ‘이정근 노트’를 우려했다. 박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진행자의 ‘돈봉투 의혹 초반에 검찰의 기획수사다, 야당 탄압이다라는 말이 있었다’는 언급에 “제가 정치탄압대책위원회인데 (돈봉투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면서 “(정치탄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녹취록 3만개보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이정근 노트’가 사실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녹취록 등의 증거능력이 인정되고 거기에 이정근 노트가 제시된다면 그건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그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정근 노트’는 돈 전달 과정 등이 상세히 기록된 출처 불명의 기록장을 말한다. A4 용지 5페이지 분량의 이 노트에는 친노(노무현)계, 친문(문재인)계, 친명(이재명)계의 자금줄은 물론 현역 의원 14명을 비롯해 51명의 실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명 7인회’ 부분에는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30장을 L의원과 M을 통해 현금화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트 내용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확보한 것이 아니고, 출처도 이 전 부총장 전언에 불과해 아직까지 신뢰할 만한 자료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사안에 대해 당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말씀하시는 거 저도 얼핏 유튜브에서 지나가다가 봤다”면서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이 이 부분(돈 봉투 의혹)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했고 한 장관이 (야당 탄압 주장에)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단언했다. 이는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제 경험상 뭘 알고 하는 얘기인 것 같다”면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게까지 보고된 것을 보면 검찰이 확실한 뭔가를 잡은 것 같아 걱정이 많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4·19 기념사에서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지난 21일 ‘돈 봉투 수사는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에 대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일축한 바 있다.한편 ‘민주당 돈 봉투 의혹’ 수사는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토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취업 청탁 등의 대가로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검찰은 2021년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 9명이 현금 9400만원을 현역 의원과 당내 인사 40여명에게 전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를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의 신분도 피고발인에서 피의자로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 측은 “이르면 26일 출석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변호사를 통해 검찰과 출석 일시를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 필요한 시기가 되면 (소환을) 통보할 것”이라면서 “그때 협조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강래구 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가운데,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수사가 최종 종착지인 송 전 대표로 향하려면 결국 자금조달과 전달 등 돈봉투 ‘입구’에 해당하는 강 전 회장과 이 전 부총장 진술의 연결고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등 9명 출국금지

    ‘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등 9명 출국금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의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가운데 검찰이 윤관석, 이성만 등 민주당 현역 의원 등을 대거 출국금지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또 돈 전달 과정 등이 기록됐다는 출처 불명의 이른바 ‘이정근 노트’까지 돌면서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강 전 회장 등 돈봉투 사건 피의자 9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이 오간 돈봉투 사건의 특성상 증거인멸이나 관련자들이 말 맞추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검찰이 주요 피의자들을 이른 시일 내에 불러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강 전 회장에 대해서도 신속히 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또 돈봉투 살포의 최종 수혜자이자 지시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선 혐의 입증 과정을 거친 뒤 소환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10억원 수수’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구술하고 지인이 육필로 정리한 노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검찰도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A4 용지 5페이지 분량의 문건에는 친노(노무현)계, 친문(문재인)계, 친명(이재명)계의 자금줄은 물론 현역 의원 14명을 비롯해 51명의 실명이 등장한다고 한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확보한 것이 아니고, 출처도 이 전 부총장 전언에 불과해 아직까지 신뢰할 만한 자료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주말 사이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돈봉투 수수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파악하려던 계획이 틀어지며 늦은 시간까지 대책 회의를 이어 갔다고 한다. 검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핵심 측근 그룹인 ‘7인회’ 멤버 일부를 포함해 민주당 의원 10~20명의 혐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강 전 회장의 신병 확보 실패로 수사가 일부 지체되는 것은 물론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윤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도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 전 회장은 이 사건에서 자금 마련부터 전달까지 주도적 역할을 한 ‘키맨’으로 꼽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강 전 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강 전 회장이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거나 관련자를 회유했다고 보기 어렵고 검찰이 이미 주요한 증거는 수집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돈봉투 의혹 관계자에 대한 첫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검찰 내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당대회 당시 강 전 회장이 관련자들과 접촉해 회유 등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데도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강 전 회장에게 돈을 대준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의원이나 강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는 지원해 달라는 전화가 왔는데 거절했다”고 밝힌 점도 공범 간 ‘말 맞추기 사인’을 주고받는 것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송 전 대표가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오면 조직적인 회유 시도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보강 수사를 통해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는 등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바로 나를 소환하라”고 밝혔지만 검찰이 24일 귀국 직후에 그를 당장 소환 조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자금 공여자는 물론 살포에 관여한 윤·이 의원과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등 다른 사건 관계자 조사와 압수물 분석 성과 등을 고려해 송 전 대표의 소환 시점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간 여의도 Who?] 돌고 돌아 ‘최고위원’…호남 비명계 송갑석 의원

    [주간 여의도 Who?] 돌고 돌아 ‘최고위원’…호남 비명계 송갑석 의원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탕평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르게 사람을 등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르게 민심을 청취하는 것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지난 27일 단행된 더불어민주당 당직 개편의 키워드는 ‘통합·탕평·안정’이었다. 이재명 대표 체제 출범 초기부터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인 당 지도부에 당내 불만이 들끓었는데,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도화선이 돼 신속한 개편이 이뤄졌다. 정책 사령탑에 3선 김민석 의원, 전략 수장에 한병도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친명 의원들이 내려놓은 당의 ‘간판’ 자리를 꿰찼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송갑석 최고위원이다. 호남 출신 재선 의원인 송 최고위원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로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종 6위로 낙선했다. 돌고 돌아 7개월 만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임명 전부터 물밑에선 호남 몫 임선숙 전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해 송 최고위원이 그 자리를 채울 거라는 ‘설’이 파다했지만 송 최고위원은 함구해왔다. 결국 몸값을 올려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설욕’에 성공했다. “‘무당파’라는 드넓은 바다, 우리가 들어야 할 민심” 송 최고위원은 당직 수행 첫날부터 당의 ‘민심 바로미터’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송 최고위원은 31일 처음으로 참석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적대적 대결 정치와 극단으로 달리는 양 진영 사이 ‘무당파’로 불리는 전에 없이 드넓은 바다가 우리가 들어야 할 최우선 민심이다”면서 “정치로부터 소외된 그들의 고단함과 불신을 우리는 이제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으로부터 이반한 중도층 민심을 각별하게 살피겠다는 다짐을 전한 셈이다. 앞서 송 최고위원은 임명 직후 페이스북에서도 “민심에 따라 옳은 건 옳고 그른 건 그르다 말하겠다”면서 “민주당을 향한 국민 시선이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그렇기에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개딸, 출당도 가능…걸림돌 돼선 안 돼” ‘개딸’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탕평의 길에 친명이든 비명이든 헌신적이고 열성적인 ‘당원’들이든 그 걸림돌이 돼선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강성 당원들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송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YTN에 출연해서도 “개딸 중에 아주 일부인지, 개딸이 아닌 사람의 일부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것들을 확실하게 가려내고 분별해내기 위해서라도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된다”면서 “그분들이 당원이라고 한다면 우리 당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실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출당 조치까지도 과감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강력 대응 방침을 내세웠다. 송 최고위원과 개딸의 악연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경선 초반부터 이 대표에게 각을 세우면서 이른바 ‘개딸’ 등 강성 당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고, 함께 비명 후보로 나선 윤영찬 후보와 단일화를 감행하며 완주했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대의원 투표 및 호남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선전했지만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에서 밀린 탓이었다. 5위 장경태 최고위원과의 차이는 1.58%p에 불과했다. “당이 어려울 때 힘 모아야”…쓴소리꾼 자처 조정식 사무총장이 유임되면서 당직 개편에 대한 당내 불만이 여전한 가운데 송 최고위원은 그 지점을 파고들었다. 송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KBS 방송에 출연해 “저 한 명 바꿔진다라고 하는 걸로 얼마만큼 민주당이 변화될 수 있겠는가”라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정치인이 뒷걸음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저는 아니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어려울 때 같이 힘을 모아야 되는 것은 당의 소속, 특히나 공천받아서, 당의 공천을 받아서 국회의원이 된 국회의원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될 책무”라고 강조했다. 당내 ‘쓴소리꾼’으로서 총대를 메겠다는 각오다. 송 최고위원에게는 ‘사람 좋다’는 평가가 종종 따라붙는다. 친명계 의원들도 인정한 자타공인 ‘호인(好人)’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에 “송 최고위원과 친분이 있는데 인품이 괜찮다”면서 “앞으로 지도부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많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진정성 있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그를 평가했다. ‘호남 대변인’ 역할 기대…지역선 엇갈린 평가도 ‘호남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해줄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등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바람이다. 실제 송 최고위원은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다음달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열리는데, 송 최고위원이 지도부 차원에서 이를 안건으로 올릴 수도 있다. 송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호남 지역의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는 역할은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역 정계에서는 지난 선거의 책임이 무거운데 최고위원 직책을 받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있다. 광주시당위원장이었던 송 최고위원이 지난 대선 당시 보수 후보에게 광주 지역 득표율을 12% 내준 점, 지선 때 공천 관리 부족으로 광주 지역 투표율(37%)이 역대 최저였던 점 등을 그 이유로 꼽는다.1966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전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호남 토박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으로서 학생 운동을 주도하다가 20대의 절반을 감옥에서 지낸 민주화 운동가 출신이기도 하다. 이후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광주광역시 남구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19, 20대 총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뒤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및 고문을 역임하고,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친노·친문으로 분류된다. 당 전략기획위원장, 광주광역시당 위원장, 중앙당 대변인,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 당직을 고루 맡아왔다.
  • [주간 여의도 Who?] “전과자 의원 자격 없어” 국회의원 100명 줄이자는 5선 중진 조경태

    [주간 여의도 Who?] “전과자 의원 자격 없어” 국회의원 100명 줄이자는 5선 중진 조경태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때만 되면 고질병처럼 도지는 ‘국회 밥그릇 챙기기’에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화가 나고 국민들께도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조경태 의원)이번 주 국회는 내년 4월 총선을 위한 선거 제도 개편안과 맞물린 의원 정수 확대를 놓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17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압축한 3개 안 가운데 두 개 안에 비례대표 50명을 증원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국회 안팎의 거센 비판에 여야는 ‘의원 증원은 없다’고 못 박으며 소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여론의 국회 혐오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5선 중진 조경태(55) 의원은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의원 수가 적어서 국회가 돌아가지 않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폐지와 선거구 개편을 통해 국회의원 수를 최소 100명 이상 줄여야 한다”고 했다. 21일부터는 정수 축소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에도 나섰다.“국회의원 증원? 국민은 안중에나 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 지난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조 의원은 “3월 18일 독일 연방의회에선 독일 국회의원 정수 100명을 감축시키는 법안이 통과됐다”면서 우리도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이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은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유례없는 인구감소가 진행 중이고 지역사회는 심각한 인구유출·지역소멸 문제로 존폐를 고민하는데 국회는 비례대표를 늘리겠다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수 확대에 찬성하는 의원을 ‘위선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진짜 다양성이나 다당제 때문이라면 현행 20명 기준인 교섭단체 조건을 완화한다든지, 소수정당을 교섭단체에 포함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면서 “국민은 안중에 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비례의원 폐지하자. 윤미향이라는 분 어떻게 국회의원하고 있나” 비례의원 폐지를 주장해 온 그는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당장 의원직(비례대표)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도 했다.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조 의원은 “윤미향이란 국회의원분은 위안부 할머니의 돈을 횡령해 유죄를 받은 부분이 있다. 그런 분이 어떻게 국회의원을 하고 있느냐”고 성토하며 “비례대표는 원래 직능을 대표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성과 청년이 어떻게 직능이냐”고 되물었다. 조 의원은 앞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도 비례대표제 폐지를 1호 공약 가운데 하나로 내세운 바 있다. 비례대표를 지역구 의원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그는 “5선을 하다 보니 국회의원 수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면서 “비례대표제 47석을 폐지하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면 80석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당내 가장 젊은 5선 중진... 부산 사하을에서 내리 5선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참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다. 2002년 30대 원외 지구당 위원장 시절 4선 안동선 의원에게 고함을 질렀던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안 의원이 지방선거와 재보선 참패를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자 그는 “나도 할 말이 많아. 그만 앉아”라고 직격했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지게꾼 아들’로 태어나 청년 시절 경찰이 노점상을 강압적으로 철거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정계에 입문의 꿈을 꿨다는 조 의원은 세 번 도전 끝에 36세였던 2004년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부산 사하을에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을 거쳐 국민의힘까지 같은 지역구서 내리 5선을 했다. 1988년 당시 통일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맺은 연으로 노 대통령의 정책 보좌역까지 지낸 원조 ‘친노’(친노무현)지만 당시 당내 친노에 가장 독설을 많이 던진 ‘비노’ 인사였다.“법을 뜯어고쳐서라도 전과자는 의원 될 수 없게 해야” 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친문(문재인) 세력에 몰려 당 혁신위서 ‘당을 해치는 자’로 지목돼 2016년 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이후에도 그는 “계파 정치를 해본 적 없다”는 소신에 따라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는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24일에도 그는 페이스북에 “국민에게 신임받지 못하는 국회는 언제든지 해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상식이고 정의”라면서 전과가 몇 개씩 있는 전과자들은 법을 개정해 의원이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이 4895억 배임·133억 뇌물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는데도 버젓이 당 대표도 하고 국회의원 신분도 그대로 누리도록 내버려 두는 국회를 보면서 비통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부끄러움도 모르고 자정 노력도 못 하고 무능하고 부도덕하고 부패한 집단이 국회라면 그러한 국회가 과연 필요할까. (조경태 의원)1968년 경남 고성 출신. 경남고, 부산대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토목공학 박사까지 마쳤다. 당내 최다선 의원이지만 나이는 아직 50대 중반이다. 최근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도전했으나 예비경선(컷오프) 통과에 실패했다.
  • 강준만 “김어준은 정치무당…한국정치를 선악 대결로 몰아”

    강준만 “김어준은 정치무당…한국정치를 선악 대결로 몰아”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신간에서 방송인 김어준을 ‘정치 무당’으로 규정지으며 그가 증오와 혐오 정치의 선동가라고 비난했다. 강 교수는 이달 초 펴낸 책 ‘정치 무당 김어준’(인물과사상사)에서 “정치에 뛰어들기 이전의 김어준을 ‘전기 김어준’, 정치에 뛰어든 후의 김어준을 ‘후기 김어준’으로 본다면, ‘후기 김어준’은 지명도와 정치적 영향력에서 거물로 성장했지만 그의 영혼은 피폐해졌다”고 적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안티조선’ 운동을 이끌었던 강 교수는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친노무현계와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이른바 ‘조국 사태’를 겪으며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신랄하게 지적했다.강 교수는 이번 신간에서도 김어준을 향해 ‘조국 수호 운동’의 총사령관이라고 비난했고, ‘방송 거물’인 김어준 앞에서 저자세인 민주당 정치인들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신간은 ▲명랑사회 구현의 선구자 김어준 ▲김어준의 팬덤 정치와 증오·혐오 마케팅 ▲민주당을 장악한 김어준 교주 ▲김어준이 민주당과 한국 정치에 끼친 해악 등 4개 장으로 구성됐다. “명랑사회 사라지고 음모론 판치는 ‘정치무속’ 열려” 강 교수는 “‘전기 김어준’이 부르짖었던 ‘명랑사회’ 구현은 사라지고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치는 ‘정치 무속’의 세계가 열리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나는 꼼수다’로 진화한 김어준이 금기를 넘어선 욕설·독설, 정치 담론의 개그화, 폭로와 음모론의 상품화를 통해 인기를 구가하면서 정치 혐오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김어준이 대중의 호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편파성을 보이며 변질됐다”면서 “여기에는 김어준의 ‘닥치고 우리 편’에 열광하는 친문(친문재인계) 팬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어준은 부정확한 사실과 무리한 해석 등으로 사실상 친문 지지자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선동에 충실했다”고 밝혔다.그는 “문재인을 대선후보로 지목함으로써 이른바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그 정치적 지분을 챙김으로써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면서 “팬덤 정치를 신봉하는 문재인이 우두머리가 된 가운데 한국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팬덤 정치의 향연이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공격적으로 전개됐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팬덤 정치에 강한 이해관계를 가진 김어준이 팬덤 정치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무언의 동맹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런 동맹 세력의 대표적 인물이 단연 유시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시민이 2017년 5월 “범진보 정부에 대해 어용 지식인이 되려 한다”는 발언을 했고, 이는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하나의 절대적 좌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유시민이 깃발을 들어 어용 지식이들이 양산됐고, 이를 따르거나 보호하려는 ‘어용 시민’도 폭증세를 보였다는 게 강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음모론이야말로 김어준이 가장 애용하는 선전·선동의 무기이며, 정치를 돈벌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소재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권력까지 챙긴다는 점에서 김어준은 뛰어난 ‘정치 무당’임이 틀림없다고 규정한다. 강 교수는 “정치는 김어준을 타락시켰고, 김어준은 정치를 타락시켰다”고 진단했다. “‘월북자 화장당한 것’ 발언만으로 퇴출 마땅” 강 교수는 김어준을 ‘조국 수호 운동’의 총사령탑으로 평가했다. 그는 “김어준은 부정확한 사실과 무리한 해석 등으로 사실상 친문 지지자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선동에 충실했다”면서 “그가 이런 선동을 밥 먹듯이 하지만 않았어도 조국 사태의 전개 양상과 문재인 정권의 운명은 달라졌으련만, 문재인 정권과 지지자들은 김어준의 손아귀에 잡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탄했다. 특히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사건에 대해 김어준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월북자가 화장당한 것’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강 교수는 분노했다. 강 교수는 “김어준은 그 일 하나만으로도 공공 영역에서 퇴출당해 마땅하다”라며 “인간에 대한 예의, 문재인식으로 말하자면 ‘사람이 먼저다’라는 원칙은 철저히 유린당했으니 이는 놀랍다 못해 참혹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민주당, 지독한 김어준 중독” 강 교수는 민주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김어준 없는 아침’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는 듯 지독한 ‘김어준 중독’ 현상을 보였으며, 민주당 일부 인사는 낯 뜨거운 ‘김어준 찬양가’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김어준이 제발 정치 영역으로 뛰어들지 않기를 원했지만, 인간의 욕심이라는 게 어디 그런가. 그는 탁월한 재능으로 잠재된 것으로만 알고 넘어가도 좋을 한국인의 증오와 혐오 본능에 불을 질러 정치를 선악의 대결 구도로 몰아간 방화범은 아니었을까”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적 이익을 위해 증오·혐오를 파는 사람들의 선전·선동에 휘둘리지 말고 더불어 같이 살자”고 김어준을 직격했다.
  • 친윤·진윤·비윤·반윤·멀윤까지…與 계파 논쟁

    친윤·진윤·비윤·반윤·멀윤까지…與 계파 논쟁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친윤’(친윤석열)과 ‘반윤’(반윤석열) 등 계파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과열을 우려하며 친윤과 반윤이란 말을 쓰지 말라고 경고하자 ‘진윤’, ‘멀윤’이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나왔다. 지난해 대선 당시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에서 시작된 친윤 그룹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윤핵관’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가장 먼저 사용했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 대표가 갈등을 빚자 ‘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으로 시작하며 이 대표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한마디로 ‘윤핵관’은 윤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부정적으로 비꼬는 용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서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 윤핵관들, 그리고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등 윤핵관 호소인들”이라고 지칭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으로 당내 친윤 그룹은 공고해졌다. 과거 3김시대의 동교동계·상도동계, 민주당의 친노·친문,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친이·친박 등 정치 계파처럼 진화해갔다. 인수위를 거치면서 윤핵관은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4인방으로 확실시됐다. 권 의원은 원내대표, 장 의원은 당선인 비서실장, 윤 의원은 인수위 청와대 개혁 TF 팀장, 이 의원은 당선인 비서실 총괄보좌역을 맡았다. 4인방의 영향력은 이후에 ‘윤핵관 관저 만찬’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인수위에 참여했던 초재선 의원들은 가장 먼저 ‘친윤’ 배지를 획득했다. 김정재, 박성민, 박수영, 배현진, 유상범, 이용, 정희용 의원 등이다. 이들은 공부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출범을 저지했으나 뒤에 ‘국민공감’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하며 친윤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말부터 전당대회 국면이 시작되면서 친윤은 논란에 휩싸였다.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 그룹이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저지하는 모양새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서로를 반윤 등으로 규정하며 공격하는 말이 쏟아졌다.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장제원)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되지 않을 것”(나경원) 등의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 당시 ‘진박 파동’을 연상케 했다. 나 전 의원은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략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2016년이 악몽이 떠오른다”고 했다. 진박에서 연상되는 진윤과 멀윤, 장 의원을 겨냥한 ‘반장’(반장제원)이라는 말도 나왔다. 나 전 의원을 돕는 박종희 전 의원은 “친윤, 반윤 하지 말라니까 저는 진윤과 멀윤으로 얘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멀윤’은 윤 대통령에게서 멀리 있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태경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소위 장제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윤핵관과 거리를 두겠다는 친윤, 반장 식 전략으로 정리한 것 같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친윤’, ‘반윤’ 계파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친윤의 계파가 나뉠 수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선거가 없는 올해 가장 큰 정치 이벤트는 집권여당의 전당대회”라며 “전당대회를 변곡점으로 여당 내 상황, 대야 관계, 대통령실 등 모든게 다시 세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文心 끌어안기’…이재명, 새해 초 문재인 전 대통령 면담 추진

    ‘文心 끌어안기’…이재명, 새해 초 문재인 전 대통령 면담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새해 초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내년 1월 첫째 주 부산·울산·경남에서의 ‘민생 경청투어’ 도중 자연스럽게 경남 양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아울러 인근 봉하마을에도 들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 둘째 날인 지난 8월 29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양산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환담한 바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민생투어가 마침 경남이고 최소 1박 2일은 머물 예정이라 문 전 대통령을 뵙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새해 정국 구상 등과 관련해 두루 조언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새해 인사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꺼렸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상황과 맞물려 당내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친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동시에 겨누고 있는 것 아니냐. 사실상 운명공동체”라며 “전해 듣기로 문 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친문(친문재인)계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도 ‘문심’(文心) 끌어안기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도 몸담은 정책통으로, 친노·친문계 핵심 인사로 꼽힌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다.
  • [최광숙 칼럼] 노동개혁, 상식 벗어난 공공기관 단협 손질부터/대기자

    [최광숙 칼럼] 노동개혁, 상식 벗어난 공공기관 단협 손질부터/대기자

    최근 민노총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한 것은 정부가 관철시킨 ‘법과 원칙’에 대한 의지가 국민과 여론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단호한 태도에 정부가 예전처럼 민노총과 슬그머니 타협하지 않고 법대로 한 것도 드문 일인 데다 민노총이 스스로 파업 철회를 선언한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주변을 보면 노조의 불법 파업 등도 문제지만, 합법을 가장한 테두리 안에서 노조가 상식에서 벗어난 어이없는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 중 하나로 일부 노조가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과도한 횡포를 부리는 것부터 손을 봐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 단체협약에는 근로자의 인권과 권리 보호라는 기본 취지를 뛰어넘어 과도하게 인사권·경영권을 침해하는 독소 조항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민노총이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이후 무소불위 힘을 가지고 노사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산하기관 대부분이 민노총 공공운수 노조 소속인 서울시가 딱 그렇다. 2017년 문 전 대통령이 ‘노동존중 사회’ 기치를 내세운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노조하기 편한 도시’를 선언하며 노골적으로 친노조 행보를 했다. 이후 서울시 몇몇 산하기관은 상식에 벗어난 단체협약으로 시민 편의, 조직 발전과는 정반대로 가는 등 중병을 앓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단원 정년이 없다. 70대를 포함해 60대 이상 연주자가 5명이나 된다. 행정직원들은 60세면 퇴사하지만 단원은 이른바 3무(無), 평가·해촉·정년이 없다. 연주자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항변할지 모르겠지만 KBS 교향악단 등 다른 국내 교향악단은 정년이 있다. 외국 오케스트라의 경우 정년이 없는 곳이 있지만 기량이 떨어지면 스스로 나가는 문화이니 시향과 다르다.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10년 동안 서울시향 음악감독 및 지휘자로 있을 때는 사정이 달랐다. 단원들에 대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행사한 정 감독은 매년 심사를 통해 5% 정도를 퇴출시켰다. 그래서 단원 정년이 없어도 자연히 매년 실력 있는 젊은피가 새로 들어왔다. 하지만 2015년 말 정 감독 사퇴 이후 단원들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게 됐다. 심지어 음악감독도 노조 허락 없이 임명할 수 없다. 2019년 단체협약을 통해 ‘음악감독, 부지휘자 등의 채용 인원과 전형 방법 및 절차에 대해 사전에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는 등의 규정으로 노조의 인사·경영 참여 근거를 만들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취임 후 감사위원회를 통해 시향에 인사 평가를 실시하고 지휘자 인선도 대표가 행사하도록 하는 등 노조에 기울어진 단협을 바로잡는 데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노조는 올해 단협 갱신안에 ‘노조가 정원 확대를 요구할 수 있고 사측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임원의 임면과 보직 변경도 노조에 서면 통지해야 한다’ 등 무리한 요구를 적시했다. 노조 창립일을 유급 휴일로 해 달라,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시설도 설치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도 했다. 김어준의 정치 편향적 방송 진행으로 논란이 된 tbs(교통방송)에는 보기 드물게 ‘정규직’ 방송작가가 있어 방송계에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박 전 시장 시절 방송작가 10명 중 9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 이들은 프로그램별로 계약하는 프리랜서 51명과는 별도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의 첫 단추는 전 정권 때 노조 편향적으로 만들어진 공공기관 단협의 독소 조항을 폐기하고 조직을 개혁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잘못된 공공기관 단협으로 발생하는 손실은 결국 세금으로 보전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 [시론] 자율, 공정, 혁신을 위한 노동개혁의 과제/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자율, 공정, 혁신을 위한 노동개혁의 과제/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근로시간과 임금은 근로자에게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이며 노동법 규제의 중심 내용이다. 하지만 근로조건에 대한 노동법의 규제 내용은 고정적이거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산업 구조의 변화, 노동시장의 상황, 경영 및 노동 환경의 변화 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수정돼 왔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일하는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업종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근로시간 관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재직기간과 근로시간을 토대로 정량화된 임금 결정 방식이 필요한 직종이나 직무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절대적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근로시간과 임금에 대한 규제는 일하는 방식과 직무·직종의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더이상 획일적인 규제 방식이 통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리 기업이 처해 있는 객관적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그 결과 청년에게 제공돼야 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경제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얻기 위해서는 획일적 규제 중심의 노동부문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우리의 사회경제적 토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했지만 노동법은 70년간 변하지 않고, 산업환경은 크게 바뀌었는데 노동규제는 공장 시절에 멈춰 있다 보니 경제의 발목만 잡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 노동 현장에 필요한 개혁 방향은 무엇일까. 자율·공정·혁신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의 3대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혁신적으로 인력 운용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이고, 채용·보상·승진이 근로자가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는 직무 중심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공정의 일환이다. 자율이 특히 중요하다. 기업이 단순히 국가의 강행 규정을 지키는 식이 아니라 근로자와 함께 자율적으로 기업환경에 맞는 적절한 근로조건을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자율·공정·혁신을 위한 노동개혁의 중심에는 근로시간과 임금체계의 개혁이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 젊은 세대의 직업관 변화는 근로시간의 편성과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대하는 새로운 근로시간 규제 방식을 요구한다. 근로자에게 근무시간과 근무형태의 선택권을 넓게 인정해 일과 생활의 조화를 최적화하고 기업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선택근로시간의 정산 기간을 대폭 확대하고, 연장근로시간을 1주 단위가 아니라 연간 총량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근로자의 건강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절한 보호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는 MZ세대는 노동의 불공정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기업에 대한 근로자의 충성심과 헌신성이 한국의 산업화를 견인해 왔고, 기업은 이를 보상하기 위해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체계를 정착시켰다. 이러한 임금체계는 고용경직성과 고비용 구조를 낳은 원인이 됐고, 그 결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정규직 축소, 비정규직 증가, 원하청 확대 등)를 확산시키고 있다. 과도한 연공주의는 세대 간, 고용형태 간의 임금 격차를 확대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과도한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 그리고 능력에 기초한 보상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양극화 완화에 기여하고 공정의 가치에 부합한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노동개혁의 핵심을 파악해 근로시간의 자율적 선택권 확대와 격차 해소 및 공정성 회복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우선적 개혁 과제로 제시한 것은 지극히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보고서가 친기업ㆍ친노동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미래 사회를 위한 노사의 신(新)연대를 열어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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