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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제추행’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과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위원장

    ‘강제추행’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과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위원장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유명 치킨 업체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63) 회장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999년 창립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은 서울 강남구 본사를 비롯해 지난해 8월 남산 서울타워에 1000호점을 오픈했다. 최호식 회장은 현재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 대한민국신지식인협회 부회장,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제35대 이사, 계명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과거에는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형사 조정위원, 대구서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부이사장, 대구서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 운영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한편 ‘호식이 두 마리 치킨’ 20대 여직원 A씨는 최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지난 3일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고소장에서 3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같이 식사를 하던 최 회장이 자신을 끌어안는 등 강제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식집 인근 호텔로 들어가던 중 주변 여성 3명의 도움으로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곧바로 경찰서로 왔다고 고소장에 밝혔다. 최 회장은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추행 피소’ 최호식 회장은 누구? “닭 팔아 빌딩 산 호식이”

    ‘성추행 피소’ 최호식 회장은 누구? “닭 팔아 빌딩 산 호식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유명 치킨 업체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63) 회장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호식이 두 마리 치킨은 지난 1999년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을 제공하는 가격 파괴 정책으로 인기를 끈 프랜차이즈 업체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은 지난해 8월 창립 17년만에 가맹점 1000호점을 돌파했다. 또 2015년 11월 일본 도쿄에도 진출했다. 최 회장은 한때 ‘호식이 타워’로 불리는 건물로 온라인에서 화제된 바 인물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강남구청 인근에 있는 건물 꼭대기에는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이라는 간판이 크게 걸려있다. 이 건물의 매입가는 2015년 매입 당시 330억원 가량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닭팔아 빌딩산 호식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한편,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고 밝혔다. 5일 고소장에는 최 회장은 이달 3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회사 직원인 A씨와 단둘이 식사하던 중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20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20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피소

    유명 치킨 업체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63)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알려졌다.5일 YTN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직원인 20대 여성 A씨로부터 최 회장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호텔 인근 식당에서 최 회장과 단 둘이 식사하던 중 최 회장이 A씨를 끌어안는 등 강제로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호텔로 들어가다가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둘이 식사를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며 “호텔 쪽으로 가서 호텔 로비에서 주변 사람한테 도움을 청해서 경찰서로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격려 차원에서 단둘이 일식집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 것은 맞지만, 신체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직원이 어지럽다고 해서 호텔 방을 잡아주려고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 회장은 창업 17년 만에 전국 가맹점 1000개를 기록했으며, 일본까지 진출한 인물이다. 경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최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빚 폭탄’ 째깍째깍… 금융위기 이후 100%P 치솟아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中 ‘빚 폭탄’ 째깍째깍… 금융위기 이후 100%P 치솟아

    중국 동부 산둥(山東)성의 대표 기업인 치싱(齊星)그룹이 3월 말 과도한 채무 부담을 끝내 견디지 못하고 전면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산둥성 북부 빈저우(濱州)시 쩌우핑(鄒平)현에 위치한 치싱그룹은 알루미늄 강관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쩌우핑알루미늄 등 1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신소재와 금융, 부동산 관련 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은 176억 위안(약 2조 9000억원)으로 이 중 부채가 총자산의 56%인 100억 위안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싱그룹은 보유 부동산 평가액이 14억 위안에 그쳐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79억 위안의 부채를 갚을 능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싱그룹이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그룹에 1억 위안 이상 대출을 해준 33개 금융기관의 연쇄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궈신(國信)증권은 치싱그룹에 7억 3000만 위안을 빌려준 최대 채권자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파산 위기 기업들… 금융기관 연쇄 피해 불가피 중국에 부채 위기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서도 부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등 중국의 총부채 규모가 지난 몇 년 새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서다. 2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기업·정부(금융부문 제외) 부채비율은 265%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256%와 비교하면 불과 6개월도 안 돼 무려 9% 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총부채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 총부채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140∼150% 선을 유지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불어나며 무려 100% 포인트나 치솟았다. 해마다 GDP의 10% 이상 증가한 셈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28년 만에 끌어내리며 불어나는 부채를 막지 못한다면 신용등급 추가 강등을 경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달 24일 부채가 늘어나고 성장률이 둔화해 재무건전성이 약화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일어난 1989년 이후 처음으로 한 단계 강등(Aa3→A1)했다. 윌리엄 애덤스 PNC그룹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총부채비율이 경제성장 속도보다 빨랐다”며 “지난 1분기에도 중국 부채 조달은 12%나 증가하며 명목 GDP가 성장한 것만큼 늘었다. 이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中 부채 위기 부추기는 ‘그림자 금융’ 중국 부채 위기는 ‘그림자금융’(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세계은행(WB)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인 그림자금융인 중국 지방정부 산하 금융기구(LGFV)가 2015~2016년 사이에 빠른 속도로 부채를 늘려 왔다. 지방정부들은 1994년 이후 공식적으로 빚을 내는 것이 불가능해진 뒤 지방정부 명의로 LGFV를 설립해 편법으로 돈을 빌려 왔다. 지방정부들이 그림자금융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10년이나 지나 뒤늦게 알아챈 중앙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허가해 이들의 자금운용을 ‘양지’로 끌어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부터 2015년 이후 발행된 LGFV 채권을 지방정부 채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해당 부채 증가율은 2014년 22%에서 2015년 25%로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22%에 이른다. WB는 “LGFV 부채가 공공지출과 투자에서 막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방정부와 점점 복잡하게 엮이면서 분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쉬중(徐忠) 인민은행 금융시장사 부사장(副司長)도 중국 정부부채 비율이 LGFV 등 통계에서 벗어난 빚을 더할 경우 GDP 대비 60%가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국의 공식 발표는 2015년 기준 44.4%이다. 중국 총부채에서 기업부채의 비중이 170%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것도 문제다. 선진국(평균 89%)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IIF는 10년간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빚을 내면서 특히 국유기업들의 과잉 공급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국유기업에서 국유은행으로 자금 압박이 확산되면서 궁극적으로 정부부채 폭증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의 지난해 말 현재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37%(중앙정부 16%, 지방정부 21%)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정부부채 비율은 2018년 40%, 2020년 45%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IIF가 예측했다. 기업부채의 급증은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둔화에 대응해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업 투자 중심의 대규모 경기부양 탓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1년 총고정자본투자는 연평균 20.2%나 늘어났다. 중국 정부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게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부채가 급증하면서 중국이 장기적 저성장에 빠지거나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처럼 금융위기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8월 연례보고서에서 중국이 조속히 기업부채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권고한 바 있다. ●진화 나선 中 정부 “금융위기 와도 끄떡없다” 부채 위기론이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 정부와 가계 부문의 부채 수준은 낮다며 우발 채무와 지방정부 자금조달 플랫폼에 있는 부채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정부부채 비율은 40% 안팎이어서 국제 경계선인 60%를 크게 밑도는 만큼 일본(200%)이나 미국(120%) 등 주요 경제국들의 부채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 가계부문의 부채율도 40%로 80%에 가까운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인 데다 세계 1위인 중국 외환보유고가 3조 달러를 넘는 덕분에 금융위기가 오더라도 끄떡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무디스는 중국의 구조개혁조치가 역부족이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막지 못한다면 추가 신용등급 강등도 가능하다고 맞받아쳤다. 뉴욕타임스(NYT)도 부채를 지렛대로 빠른 성장을 했던 중국 경제가 이제 빚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무디스가 경고를 울렸다”고 위기론을 부채질했다. 중국 정부가 제조업과 금융시장을 키우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와 국유기업들은 계속해 빚을 늘린 결과 당국은 이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경제의 거품을 빼고 정상화시켜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 문제를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공산당이 중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인 만성적인 부채 중독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낙관론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로 결국 중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탄탄한데도 홍콩 증시 대표지수인 항성(恒生)지수의 변동성이 커진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FT는 중국에서 최근 들어 ▲은행 간 단기자금시장의 금리가 치솟고,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늘어나며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자금 사정이 나빠지고 있는 까닭에 중국의 ‘하늘이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보는 이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로켓배송·최저가 승부수에도… 적자 늪 ‘소셜 3사’

    대형 유통업체 진출 엎친데 덮쳐 “아마존 맞설 사회적 고민 필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의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결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치킨게임(죽기살기 경쟁)이 될 텐데 해외로 영역을 돌려 보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티몬, 위메프 3사의 영업손실은 7873억원이다. 전년도 영업손실(8313억원)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큰 적자 규모다. 3사는 공동구매 등을 통해 지역 상권의 쿠폰이나 특정 상품을 싸게 파는 소셜커머스의 대표 주자였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쿠팡은 지난 2월 소셜커머스 종료를 공식 선언했고 티몬과 위메프는 지역 기반 거래를 더이상 늘리지 않고 있다. 대신 쿠팡은 ‘로켓배송’, 티몬은 신선식품 판매와 여행 예약, 위메프는 가격 경쟁력으로 각각 승부수를 둔 상태다. 3사 모두 비용 절감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쿠팡은 적자가 심해지면서 자체 배송인력인 쿠팡맨과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쿠팡맨 일부가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지난 30일 국민인수위원회가 운영 중인 국민 제안 접수창구 ‘광화문1번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쿠팡 관계자는 “보통 6개월 단위로 계약하는데 안전, 배송 정확성, 소비자 만족도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며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소셜커머스 기반 3사의 적자는 7년째다. 그래도 회사가 버티는 이유는 거래액을 통해 확보한 현금유동성으로 영업손실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액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는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면 흑자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속속 e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유통 3사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으로 고객이 몰려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젠 e커머스업체가 전체적인 큰 그림하에서 특화 전략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조(유통물류정책학회장)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자상거래가 바람직한 소매 형태이긴 하지만 최종 경쟁자는 아마존이나 이베이가 될 것”이라며 “바람직한 물류 산업의 방향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업계 1위 교촌도 치킨가격 올린다

    업계 1위 교촌도 치킨가격 올린다

    매출 기준 업계 3위인 BBQ가 지난달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업계 1위인 교촌치킨도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매출 상위 3곳 중 2곳인 BBQ와 교촌치킨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나서면서 치킨값 줄인상이 현실화할 전망이다.교촌치킨 관계자는 31일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6월 말 치킨 제품 전체 가격을 6~7% 정도 인상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인상률은 가맹점주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BBQ는 지난달 1일부터 주요 치킨 메뉴 10개 가격을 10% 내외로 올린 바 있다. 현재 교촌치킨의 주요 치킨 메뉴들의 가격은 1만 5000~1만 8000원 선이다. 가격이 6% 인상된다고 가정할 때 1만 5900~1만 9080원으로 올라 치킨 한 마리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인건비, 임대료 등 가맹점 운영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본사 마진은 배제하고 100% 가맹점에 인상분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본사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촌치킨과 BBQ, bhc 등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매출 1위인 교촌치킨은 지난해 매출이 2911억 3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1.5% 올랐다. BBQ 역시 지난해 매출 2197억 5300만원으로 전년 2158억 6000만원에 비해 1.8% 증가했다. bhc는 2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69.1% 올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 업체들의 매출은 대부분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 매출과 가맹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 매출이 올랐음에도 가맹점의 어려움을 앞세워 치킨값을 인상하고 나서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을 수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본사와 가맹점의 수익 구조부터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매출 기준 2위인 bhc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치킨 한 마리에 2만원?… BBQ 이어 교촌치킨도 가격 올린다

    치킨 한 마리에 2만원?… BBQ 이어 교촌치킨도 가격 올린다

    국민 간식인 치킨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 되고 있다.이달 초부터 BBQ가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한데 이어 업계 매출 1위인 교촌치킨도 가격을 올린다고 전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31일 “6월 말부터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인상 폭은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모든 치킨 제품의 가격을 올릴 계획이며, 인상 폭은 전체 메뉴 기준 평균 6~7% 선이 될 전망이다. 가격이 인상되면 일부 메뉴는 한 마리에 2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BBQ에 이어 교촌까지 가격을 올리면서 나머지 치킨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다만 교촌, BBQ와 함께 ‘빅3’인 BHC 측은 “가맹점들의 가격 인상 요청은 계속 있지만 당장은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치킨업계는 수년간 계속되는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등으로 가맹점의 수익이 악화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오른 2911억원으로, 3000억원에 육박하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6억원이었다. 앞서 가격을 올린 BBQ는 BHC에 밀려 3위로 뒤처지긴 했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21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나 급증한 191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가맹점들은 경영난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정작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자사의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고정비 인상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촌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기준 6% 정도로 높지 않고, 치킨 판매량은 늘었지만 고정비 상승으로 가맹점 수익이 매년 계속 악화하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익은 100% 가맹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에 찬성하는 이유/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에 찬성하는 이유/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대한민국은 서비스 천국이다. 음식, 세탁, 청소, 쇼핑, 배송 등 수많은 서비스가 전화 한 통, 터치 한 번으로 해결된다. 골목마다 즐비한 24시간 편의점, 새벽까지 문 여는 식당들. 우리는 워낙 싸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에 익숙한지라 조금만 늦어도, 약간만 불편해도 못 참는다. 외국과는 비할 수 없이 훌륭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비결은 종사자들이 너무 많아서다. 그래서 치킨을 여유롭게 집에서 즐기고, 마트에서 3만원어치만 구매해도 무료 배달 서비스를 누리고, 새벽에도 1만 5000원이면 대리기사를 부릴 수 있다. 소비자는 좋지만 종사자는 고달프다. 행정학자로서 기이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다. 왜 우리는 민간 서비스에 대해서는 그토록 까다로우면서 공공 서비스에 대해서는 저토록 무심할까. 예방 체계가 좀더 강건했었다면, 대응 체계가 좀더 튼튼했었다면 당하지 않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수많은 재난 안전사고들, 수년 전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상징하는 구멍 뚫린 기초보장 체계, 고공 농성이 일상화된 부실한 근로보호 체계 등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 기본적인 생계 보장, 불법·부당 착취 방지 등은 국가가 마땅히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공공 서비스다. 그런데 우리의 이 분야 공공 서비스는 만족할 수준인가. 이런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고쳐야 할 것이 많은데, 그중 핵심은 인력보강이다. 일선에서 뛰는 교통·소방 공무원 숫자가 적은 탓에 업무량이 많고 그래서 충실한 업무수행이 힘들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기초생활 보장을 위해 많은 돈을 쓰지만 정작 어려운 사람들에게 혜택이 제공되지 못하는 까닭, 전태일이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친 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근로자 보호가 부실한 이유, 구석구석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고 성심껏 처리해줄 사회복지사와 근로감독관 절대 숫자가 너무 부족한 탓이 크다. 어린이집, 유치원, 요양원 등 공공과 민간이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임계비율이라는 것이 있다. 서비스 질 보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공공 비중을 말한다. 어린이집에 아이 맡기는 부모들은 국공립 시설을 선호한다. 민간보다 서비스 질이 좋아서다. 그렇다고 모든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국공립 비중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민간 어린이집의 서비스 질도 좋아진다. 이웃한 국공립 시설과 경쟁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국공립 시설은 이런 기능을 하기에는 너무 적다. 유치원, 요양원, 병원도 마찬가지다. 아프지 말자. 아프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도 고달프다. 옆에서 수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간호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맞춤으로 구하기도 어렵다. 환자 수발 책임을 온전히 가족에게 떠맡기는 국가는 선진국 중에는 찾기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식당, 소매, 배달, 이미용, 가사도우미 등 민간 서비스업 종사자는 우리가 너무 많다. 반면 안전, 교육, 복지, 고용, 의료 등 공공 서비스 종사자는 우리가 너무 적다. 그 결과가 민간 서비스업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와 부족한 공공 서비스다. 마트의 무료 배달이 없어져도, 택배가 하루이틀 늦게 와도, 치킨 값이 좀 올라도 내 삶의 질이 그다지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 그 대신 안심하고 학생들 수학여행 가고 밤길 다니고, 맘 놓고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고, 편찮은 부모님 수발이 힘들지 않다면 내 삶의 질은 훨씬 좋아질 것 같다. 게다가 국가가 어려운 사람들 빠짐없이 챙기고 알바생들 착취 안 당하게 보호해 준다면, 또 청소·경비 하시는 분들 형편이 나아진다면 세금 좀더 내더라도 내 맘은 훨씬 편할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교통·소방·노동·복지 분야 공무원 증원, 국공립 돌봄서비스 시설 확대, 공공기관 청소·경비업체 인력 흡수로 이뤄진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정책에 찬성한다. 사족을 붙이자면 81만개는 상징적인 숫자일 테니 집착하기보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곳들을 채워 간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그중 몇 자리는 이렇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방만해지지 않도록 점검하는 업무에 배정하면 좋겠다.
  • 부곡하와이, 마지막 영업…38년 서민 휴양지 문 닫는다

    부곡하와이, 마지막 영업…38년 서민 휴양지 문 닫는다

    서민들의 신혼여행지이자 학창시철 수학여행지로 큰 인기를 얻었던 서민 휴양지 ‘부곡하와이’가 오는 28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27일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 위치한 부곡하와이에서 30년 동안 근무했다는 한 직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28일 폐업한다니 너무 섭섭하고 안타깝다. 청춘을 모두 바친 곳이나 다름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부곡하와이는 지난 26일 오후까지도 겉으론 여전히 옛 모습, 옛 추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주말이면 수많은 물놀이객이 줄지어 기다리던 부곡하와이 출입구는 한산했다. 대인 입장료는 9000원. 이 입장권으로 실내수영장, 온천, 식물원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유명 워터파크 등에 비하면 훨씬 싼 가격이다. 부곡하와이는 국내 워터파크 등을 갖춘 놀이시설 중 유일하게 먹거리를 챙겨 입장할 수 있는 곳이다. 유명 워터파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부곡하와이는 서민 휴양지다. 부곡하와이를 세운 창녕 도천면 출신 고(故) 배종성 창업주 정신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부곡하와이는 3대가 함께 놀러갈 수 있는 곳으로 불렸다. 내부 물놀이장, 오래된 치킨·햄버거 상표가 내걸린 점포, 갈비탕·김치찌개로 대변되는 한국관 식당 등도 옛 모습 그대로였다. 1980년대 트로트 가수들과 화려한 외국 댄스들이 무대에 올랐던 대형 실내 공연장도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공연 관람석도 돌로 만든 계단식 좌석 그대로였다. 야외 놀이시설은 가동을 중단했다. 가족과 연인이 손에 땀을 쥐며 탔던 바이킹이며 회전목마, 비행의자 등은 ‘안전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채 멈췄다. 한여름 돗자리 하나 놓기 어려웠던 야외 물놀이장에는 물 한 방울도 남지 않은 채 먼지를 날렸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수천 종 열대 식물이 가득했던 식물원에도 인적이 끊겼다. 부곡하와이는 1980년대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았던 소위 ‘물 좋은 관광지’였다. 그랬던 부곡하와이의 지난해 입장인원은 24만여 명. 무려 10분 1로 줄었다. 지역 주민들은 부곡하와이가 달라진 여행 패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창녕 부곡면에서 만난 주민 김모(51) 씨는 “정말 너무 그대로다. 솔직히 이런 시설이 아직 잘 버틴 점이 신기할 정도”라며 “주변 관광지가 변해도 부곡하와이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일하고 부실한 경영도 부곡하와이 몰락을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곡하와이 경영을 맡았던 이사 2명은 비리 의혹으로 스스로 사퇴했다. 부곡하와이 진무환 노조위원장은 “창업주 정신을 외면한 채 방만 경영을 해온 이사들이 스스로 비리를 인정했다”며 “지금 남은 일본인 대표이사도 아무런 의지가 없어 한심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공개매각과 고용승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직원 80여명을 보면 촉탁 직원이 대부분이고, 정규직 중 노조원은 17명에 불과하다. 사측은 퇴직금과 몇 달 치 위로금 일부 지급을 제시했다. 사측은 일절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이 위로금 지급을 흥정하며 직원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위원장은 “경영진의 비리를 사법 기관을 통해 묻고 남은 직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부곡하와이가 폐업에 들어가더라도 고용승계를 위한 투쟁을 계속 벌이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래 날다, 행복 찾다

    고래 날다, 행복 찾다

    ‘고래가 춤추는 울산 장생포에서 행복 찾고, 고래 찾자.’ 울산 남구는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지역 대표축제인 ‘2017 울산고래축제’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올해 고래축제는 울산고래마당, 돌고래마당 등 2개 마당과 고래광장, 장생포 옛마을, JSP(장생포 영문 약자) 치맥판, JSP 레스토랑 등 4개의 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첫날 개막 축하공연은 다목적구장에서 ‘장생포의 어제 그리고 오늘’과 불꽃쇼, 고래콘서트 8090, 고래가요제 등으로 진행된다. 고래박물관 앞 돌고래마당에서는 과거 고래잡이 출경 의식을 재현하는 수상 퍼포먼스와 거리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고래문화마을 고래광장 상공에는 길이 15m 혹등고래 등 고래 모양의 대형 애드벌룬 13개가 관람객을 맞는다. 고래바다여행선과 선착장 주변에서는 치킨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치맥파티도 열린다. 또 울산 앞바다를 누비며 고래를 탐사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은 축제 기간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 운항한다. 올해에는 퇴역한 국산 최초의 전투함 울산함도 전시돼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 기간에는 앞으로 고래축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고래학술제도 열린다. 장생포는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포경 금지 조치 이후 쇠락의 길을 걷다가 2005년부터 고래를 테마로 한 관광 개발사업에 나서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남구는 지난해 열린 고래축제에 67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176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장생포를 세계적인 고래 생태관광단지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5. ‘헬조선’ 직딩들의 연애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35. ‘헬조선’ 직딩들의 연애

    #1. 황금연휴를 꼬박 황금 출근으로 보낸 동대문성나정(29·여)은 간만에 일찍 퇴근했다. 나정은 이 기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치킨을 시켰다. 집에 내리자마자 걸려 온 상사의 전화. ‘지금 즉시’ 추가로 일을 하란 거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시 받은 일을 하는데 그 와중에 치킨은 도착하고… 일을 끝내고 나니 시간은 오후 10시를 훌쩍 넘겼다. “남친에게 ‘치킨 먹으면서 너무 슬펐어...’ 했더니 ‘식은 치킨 먹느라 고생했네’ 이러는거야. 뭐라고, 이 자식아????? 지금 고생한 포인트가 거기야?!?!?!?? 식은 치킨??????????? 하며 또 짜증냄…” #2. 회사원 A는 남자친구인 회사원 B와 이번에도 휴가를 맞출 수가 없었다. A의 회사에서, 특히나 A의 부서에서는 상사들이 먼저 휴가 날짜를 정하고, 그 다음 남는 날에 맞춰야 했다. 반면 B의 휴가는 6개월 전에 이미 정해져 있었다. B는 “휴가도 못 맞춰?” 했다. A는 속이 상하면서도 동시에 어리둥절했다. “아니, 누군 그러고 싶대?” ◆ ‘현재 진행형’ 활화산들의 연애 ‘헬조선’의 노동자들은 마음이 강퍅하다. OECD 최고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층층시하 ‘사회생활’에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이끌고 퇴근한다. 그 얼마 남지 않은 여가시간을 쪼개 연인에게 마음을 쓰는 것,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일의 여파가 연애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학교 갔다 집에 돌아온 아이가 엄마한테 ‘조잘조잘’ 학교 얘기를 읊듯, 애인에게 ‘조잘조잘’ 회사 얘기를 읊고 싶은데 문제는 그도 나 못지 않은 ‘현재 진행형 활화산’이란 거다.쉬고싶다(32·여)는 “요새 내가 내 마음의 capa(capacity·수용력)가 없어…”라고 했다. “남자친구가 아침에 회사를 너무 가기 싫다고 카톡이 온 거야. 그래서 나도 ‘너무 힘들어 ㅠㅠ 왜 이렇게 힘든걸까 ㅠㅠ’ 했어. 근데 밤에 통화를 하는데 남친 목소리에 풀이 죽어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오빠 많이 화 났어? 내가 미워?’ 했는데 나한테 아니 그런게 아니고 너무 지쳐서 그렇대. 그래서 내 말을 들어줄 여유가 없대. 자기는 지쳐 있으면 안되녜 ㅠㅠ” 때로 나는 바쁘고, 너는 한가하거나 그 반대인 것도 문제가 된다. 때론 예기치 않게 남자친구를 앞에 두고 노트북을 펼쳐야 했던 나는 구겨진 남친의 얼굴을 보고 한 마디 했었다. “일인데 왜 이해를 못 해?”“네 일 때문에 내가 기분이 나쁜 것도 네가 이해를 해야 해”“아니, 일이라니까!”“네 일 때문에 나도 기분이 나쁘다고!” 의 무한반복. ‘쩨쩨하게’ 나는 바빠 죽겠는데 남친은 ‘탱자탱자’ 놀고 있는 것도 화딱지가 난다. 동대문성나정은 “나는 황금연휴 내내 일하는데 자기는 징검다리로 쉬면서 ‘내일 출근하기 싫어서 죽겠오...’ 하는데 이걸 그냥 확! 어휴!” 했다. 급히 ‘빡센’ 출장이 잡혀 짐을 싸는데 남친이 보낸 괌 현지에서 스노쿨링 하는 영상을 보고 한줄기 눈물을 또르르 흘린 나는 그 기분을 십분 이해한다.   ◆ “좋은 일만 나누려고 사귀는 것 아냐” vs “그걸 어떻게 얘기해~” 활화산 처럼 얘기하다 싸우게 되니까, 보통은 동료들에게 털어놓게 된다고 했다. 스트레스받고이슬기에게전화한여자(30)도 마찬가지다. 전화녀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한테 얘기해. 남친한텐 그냥 ‘힘들다’ 이 정도만. 얘기했다가 몇 번을 싸웠으니까. 이걸 얘한테 바라선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 아직결혼은아니야(30·남)는 “그래서 사내 연애들을 하는 건가…” 했다. 요즘 내 또래 여성들 사이에서 ‘사이다 드라마’로 통하는 KBS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변혜영(이유리)은 남자친구 차정환(류수영)에게 말한다. 극중 PD인 정환의 직장 동료에게서 프로그램 개편 소식을 전해들은 변혜영. “이번 개편에 변화가 있었다며. 무슨 일이든 나에게 말해라. 좋은 일은 물론이고, 나쁜 일도. 나 오피스 와이프라는 소리까지 들으며 기분 더러워야 하냐”고 일갈했다. 이어지는 다음 말은 더 ‘사이다’였다. “좋은 일만 나누려고 사귀는 것 아니다. 부모님까지 속이면서 선배와 같이 있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행동 똑바르게 해 달라. 내 인내심의 한계는 오늘까지다.”이게 뭇 여자들의 심리라면 또 남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3년차 유부남 아놀드(36·남)는 한 마디 했다. “그걸 어떻게 얘기해~” 그러고 보면 아빠들도 집에 와서 회사에서 있었던 얘기엔 거의 입을 다무셨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빠 입에서 회사 얘기가 나올라치면, 정말로 ‘큰 일’이었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긴장했다.   ◆ 바보야, 문제는 너와 내가 아니고 ‘헬조선’이야 한창 정신을 못 차리던 사회 초년생 시절, 나도 당시의 그에게 매번 활화산 같은 욕을 쏟아냈었다. 방점이 내 소중한 이에게 내 감정을 이해 받고 싶다는 것인지, 그냥 ‘아무말 대잔치’로 내 화풀이를 하고 싶다는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구분이 안됐다. 매번 받아주던 그도 나의 가난한 마음을 어느 시점인가부터는 눈치를 챘다. ‘응답하라 1994’에서 나정(고아라)과 윤진(민도희)는 남사친들에게 묻는다. “페인트칠을 했는데 냄새가 심해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문을 열면 매연 때문에 기침이 난다. 이럴 땐 어찌하냐.” “매연이 더 나쁘니까 문을 닫아야지~” 등의 의견이 횡행하는 가운데 오직 칠봉(유연석)만이 “너 괜찮냐”고 되물었다.바로 그거다.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 그는 내 ‘감정의 배설구’가 아님을 주지하는 것. 사랑하는 이에게 내 감정을 이해 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 하는 것과 혹시 나쁜 기운이 전가될까 말 못 하는 심정을 모두가 이해하는 것. ‘헬조선’에서는 연애도 품이 많이 든다.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서강 SLP, 로고송 출시 이벤트 진행

    서강 SLP(Sogang Language Program)에서 아이들의 밝고 에너지 넘치고 이미지를 담아 공식 ‘SLP 송’을 개발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SLP 송’은 영화 ‘연평해전’과 ‘태양을 쏴라’의 음악을 담당했던 임민주 영화음악 감독이 작곡을 맡고 친숙한 성우의 목소리가 더해져 아이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신나는 노래가 완성되었다. ‘SLP 송’은 다양한 수업 활동 및 통화연결음으로 활용되며,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고객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 SLP만의 차별화되고 통일된 이미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 로고송은 SLP 공식 블로그 및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SLP 본사에서는 오는 5월 22일부터 3주 동안 새롭게 개발된 로고송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 주제는 ‘SLP Song 따라 부르고, 파티하자’로 각 학당에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팀을 구성하여 자유롭게 로고송을 부르고 율동하는 영상을 찍어 본사로 보내주면 참여작을 선정하여 학당에 파티를 열어준다. 1등 팀에는 피자, 2등 팀에는 치킨, 3등 팀에는 도넛, 4등 팀에는 과자 파티를 제공하여 아이들과 선생님이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함께할 수 있는 풍성한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SLP FC 사업본부의 이지연 본부장은 “이번 노래는 SLP 아이들이 ‘SLP 송’과 함께 즐겁게 영어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으며, 노래 가사에 SLP의 인재상 ‘영어로 생각하고(Think in English)) 영어로 꿈꾸는 아이(Create in English)’를 담아 의미를 더했다. 아이들이 ‘SLP 송’을 따라 부르며, 일체감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서강 SLP는 서강대학교의 교육 이념을 토대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올바른 영어교육을 위해 서강대학교에서 설립한 유치부·초등부 대상의 영어교육기관으로, 전국에서 64개 학당이 운영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태곤 “폭행 피해 선처 없다”…가해자에 4억 소송

    이태곤 “폭행 피해 선처 없다”…가해자에 4억 소송

    배우 이태곤(40)씨가 자신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2명에 대한 재판에 직접 나와 이들을 선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을 상대로 3억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17일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최환영 판사 심리로 열린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33)씨와 이모(33)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처 의향을 묻는 판사 질문에 “사건이 나고 수개월이 지났는데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쌍방 폭행이라고 거짓 진술을 해 일이 길어지면서 많은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조금만 빨리 인정하고 사과했더라면 넘어갔을 텐데 지금 선처를 하는 것은 무의미해 법대로 처벌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난 1월 7일 오전 1시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한 치킨집 앞에서 반말로 악수를 청한 신씨, 신씨의 친구 이씨와 시비가 붙었다. 그는 신씨 친구 이씨로부터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당해 코뼈 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 이씨는 맞서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음에도 신씨는 “(이씨에게)주먹과 발로 맞았다”며 쌍방 폭행을 주장했다.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이씨는 방어를 위해 신씨 등과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지만,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신씨는 무고, 신씨 친구 이씨는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이씨는 1시간에 걸쳐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판사와 검사, 변호인 질문에 답했다. 이씨는 신씨 등을 상대로 “개인적 감정은 없지만, 잘못을 인정 안 하고 빠져나가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 측 변호인은 지난달 신씨 등을 상대로 3억 9900여만원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그 노래’를 함께 부르라…5.18 민주묘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그 노래’를 함께 부르라…5.18 민주묘지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2016년 맨부커 상을 수상한 작품,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작가는 작품 내내 5월 광주의 참상을, 그 중에서도 상무관 한켠에 자리 잡은 희생자들의 모습을 찬찬히, 그러나 단단히 그려 내고 있다. 아직 피지 못한 젊은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간절한 노래는 3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훌쩍 비켜가고 있다. 아직도 5월, 그 날의 뜨거움이 느껴지는 곳, 국립 5.18 민주묘지다. 한때는 그냥 이름을 제대로 붙이지 못한 시절에, 그저 ‘망월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서러운 세월이 있기도 한 ‘국립 5.18 민주묘지’는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산34번지에 조성되어 있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평가 작업 및 5·18 희생자 묘역을 민주성지로 가꾸려는 움직임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광주광역시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완성한 곳이다. 1994년 11월 묘지 사업을 착공하여 1997년 5월 16일에 완공한 곳으로 5·18영령의 묘 300 여기, 묘역 건축물 7동, 역사 공간, 민주 광장, 참배 광장, 전시 공간, 상징조형물, 광주민주화 운동 추모탑, 7개의 역사마당, 헌수기념비, 준공기념탑 등이 있어 5·18 정신을 지키려는 광주광역시의 의자가 잘 구현된 의미 있는 묘역이다. 또한 묘역 내부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를 추모하는 공간 외에 임진왜란 당시 국난에 맞서 싸웠던 충장공 김덕령(金德齡·1568~1596) 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가 있기도 하다. 또한 15세기 전반에서 말기까지의 가마 유구와 다량의 유물이 출토된 광주 충효동 도요지 등도 있어 묘역을 방문하는 참배객들에게 국난 극복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의미도 일깨우고 있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조형물은 바로 높이 40m의 추모탑이다. 이는 5·18의 희생 정신이 우주 삼라 만상을 꿰뚫어 범우주적 존재로 승화하라는 후손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또한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고 추모하는 장소인 유영봉안소는 남도 전통 고분인 고인돌 형태을 응용하여 참배객들의 진심을 잘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아직도 5·18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히 흥미로운 현대사의 한 대목으로 머무른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이룩해놓은 민주화의 터전을 처음부터 소홀히 하는 일일 것이다. 5·18 민주묘지 입구에 적힌 것처럼 5·18 민주화운동은 ‘민중 스스로가 역사의 주체임을 선언하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려는 강한 염원이 분출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올해 다시금 돌아오는 제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바로 이런 5·18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라”는 지침은 문재인 대통령 업무 지시 2호로 이미 내려온 상태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기념사를 낭독할 것이 확실시되어 전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추모 예식이 예상된다. 국립 5.18 민주묘지는 한국 사회 현대사를 관통했던 어두운 시간을 몰아내고 새로운 시민의식을 고양하고자 하였던 순수한 민주 시민들의 민권투쟁의 장으로 기억할 수 있는 뜻깊은 장소이기에 누구나 한 번 쯤은 방문해도 좋을 곳이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 대한 방문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장소야? -광주를 여행 이상의 의미로 다가간다면, 한 번은 꼭! 2. 누구와 함께?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힘들게 보냈던 어르신들도. 3. 가는 방법은? -광주광역시 북구 민주로 200(운정동 산34번지)/ 시내 버스 번호는 518번! 4. 마음을 숙연케하는 점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희생자들과 그들이 남긴 유품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5월 18일 당일이 아니면, 광주 외곽에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뜸한 곳이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민주의 문, 유영봉안소, 역사의 문, 숭모루, 추념문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순대국밥 ‘나주식당’(224-6943), 닭발과 치킨 ‘양동통닭’(364-5410), ‘영미오리탕’ (527-0248), 짜장면 ‘백두산’(226-5732), 곱창 ‘서울곱창’(944-1135), 보리밥 ‘온천할머니집’(225-0776)/지역번호 (06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518.mpva.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아시아문화전당, 광주 비엔날레, 무등산, 말바우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국립 5.18 민주묘지는 여행지이자 여행지가 아니다. 광주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쯤은 방문하여 희생자들을 추모해도 좋을 공간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노량진 거리를 걸으면 ‘와사등’이란 시가 생각나요” 강석진씨는 말했다. 이제 스무 살, 만으로는 열아홉이다. 그는 노량진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몇 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아까워 책을 펼친다. 공무원 수험서다. 그는 원래 뮤지션을 꿈꿨다. 아직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자작곡이 여럿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참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집안 사정 탓에 가수의 꿈은 일찍이 접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시생 대열에 합류한 까닭이다. 가능한 한 빨리 합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한다. ● 노량진의 스톱워치는 쉬는 법이 없다 김유진(25·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량진으로 왔다.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1년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 “40~50대가 되어도 계속할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건행정직을 지망하면 관련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가산점이 붙는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다른 직렬인 교육행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방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젠가 누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문제집 옆에 놓인 스톱워치가 쉼 없이 돌아갔다.1.8%의 성공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2명꼴이다. 지원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임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합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다.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약 29만 명이었다. 같은 해 신규 대졸자 수 51만여 명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 중 합격자 수는 5000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8만여 명은 시험을 포기하거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 “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청년들은 왜 이토록 어려운 시험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을 하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 3년 차 일반행정직 공무원 이미현씨(32)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마케팅회사에서 4년간 경력을 쌓았다. 일이 제법 익숙해지자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 수명은 너무도 짧았다. 선배들은 마흔을 못 넘기고 치킨집을 열었다. 그것은 곧 이씨의 미래였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렸다.“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공시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다. 기업의 존립도, 개인의 생존도 불안한 사회에서 공무원만큼은 나랏밥 먹으니 안전할 거란 뜻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낮아져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40대 중반이면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공직사회는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교수는 “난민들이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으로 떠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사회로 모두가 진입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이주연(30·가명)씨와 김선욱(27·가명)씨는 연애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에 둘 다 동의했다. 같은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쉬는 시간엔 도시락도 함께 먹지만 딱 거기까지 선을 긋는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한 사람만 합격하거나 둘 다 불합격할 경우엔 관계가 불편해진다. 인간적인 삶의 모든 조건은 합격 이후로 미뤘다.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는 이른바 공시생들의 ‘성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거나 스터디모임을 가진다. 노량진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에겐 커피 한잔도 사치인 셈이다. 그래서 1000원이면 충분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고정민(27)씨는 3월에 치렀던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남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한상준(25)씨와 김근영(27)씨가 모집 글을 보고 맥도날드를 찾았다. “경찰공무원은 대규모 채용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죠” 한고비 넘긴 그들의 얼굴엔 안도감이 돌았다. 그 옆엔 뷔페식 고시식당이 하나 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 끼 식사에 4500원이다. 다량의 식권을 구매하면 할인된다. 사장 이상규(48)씨는 단골이 합격해서 막걸리 한 병 사 올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시생 자체는 늘어도 노량진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준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고시원비가 평균 월 40만~50만원이다. 과목당 15만~20만원씩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다. 요즘은 자구책으로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듣는 추세다.● 공정한 경쟁의 마지막 탈출구 청년들은 이 모든 정신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불공정한 사회 안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라며 “이에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점차 ‘안정추구형’으로 변해간다”면서 “과거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시생들에게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한다. 한때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다만 꿈꾸는 대로 이룰 수 없기에 세상과 타협할 뿐이다. 오찬호씨는 “공무원 시험만이 희망인 현 세태가 10년 뒤엔 과거 속 추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기업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안정된 일자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기현상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봤다. 대안을 좇는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뜬다’ 싶으면 너도나도 따라하기… 미투 브랜드 이대로 괜찮나요

    ‘뜬다’ 싶으면 너도나도 따라하기… 미투 브랜드 이대로 괜찮나요

    “원래 떡볶이 가게였는데, 작년에는 생과일주스 전문점으로 바뀌더니 올해는 타코야키 가게로 바뀌었네요. 장사가 잘되는 것 같았는데….” 일산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28)는 최근 집 앞 가게가 또 바뀐 것을 보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10평(약 33㎡)에 못 미치는 작은 공간이지만 유동 인구가 많아 목이 좋은 곳으로 알려진 이 자리는 6년 새 업종만 3번 바뀌었다. 2년에 한번 꼴로 가게가 바뀌는 셈이다. 김씨는 “생과일주스 가게도 항상 사람들이 줄을 사서 사 먹었는데, 왜 바뀌었는지 모르겠네요. 모르죠, 또 조만간 바뀔지”라고 말했다. 1위 브랜드나 인기 브랜드를 모방하는 미투(me too) 전략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 제대로 운용될 경우 시장에서 1위 브랜드의 독점 형성을 막는다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너도나도 비슷한 간판을 달고 천편일률적으로 업계에 뛰어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 유행 따라 생겨났다 사라졌다… 범람하는 ‘미투 브랜드’ 지난 8일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최근 유행 중인 핫도그의 경우 관련 브랜드가 15개에 달한다. 한동안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생과일 주스점, 대왕 카스테라 등에 이어 즉석 핫도그가 유행을 끌자 단기간에 비슷한 콘셉트의 가게들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점포개점이 단순히 베끼기 전략으로 이뤄지면서 소상공인 개인은 물론 지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현실이다. 반짝 유행하는 아이템들을 이용한 ‘미투 브랜드’만 범람하게 되면서 가뜩이나 짧은 프랜차이즈 시장의 수명이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 한때 높은 인기로 시장을 점령했던 디저트 번(빵·bun), 떡볶이, 밥버거, 눈꽃빙수, 대왕카스테라 등의 가게들이 인기가 잠잠해지면서 눈에 띄게 사라지는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행에 따라 흥한 만큼 열풍이 식거나 부정적인 입소문 한 번으로 한순간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기도 쉽다. 실제 서울시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43개 업종에 대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났던 커피전문점은 개업 3년 이내 폐업률이 36%에 달하며 가장 높은 치킨집(38%)의 뒤를 이었다. 개업 1년 이내 단기 폐업은 커피전문점(10%)이 치킨집(8%)보다 많았다. 경기 고양시에서 소규모 맥줏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30)도 최근 유행하고 있는 ‘OO비어’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사람 중 한명이다. 가게 운영 4년차에 접어든 최씨는 가게 앞에서 직접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인건비를 아끼고 손님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최씨는 “한때 동일 상권에만 스몰비어점이 여러 곳 있었는데, 웬만한 곳은 다른 가게로 바뀌었어요”라면서 “요즘은 날이 풀려서 그런지 손님들이 늘었어요. 그래도 언제 또 끊길지 모르니 항상 불안하죠”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 ‘반짝’ 열풍에 쏟아지는 비슷한 제품들… 소비자는 피로하다 유사 브랜드 창업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에게도 돌아온다. 인기에 편승하는 ‘미투 전략’만 난무하게 되면 신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구조다. 소비자들이 단기간에 비슷한 상품을 자주 접하면서 해당 상품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는 것 때문에 해당 브랜드가 오래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지난해 정부는 프랜차이즈 시장의 ‘베끼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가맹사업 산업재산권 보호 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미투’ 전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사 브랜드가 난립하게 되면 브랜드 가치는 동반하락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투 전략이 결국은 프랜차이즈 시장에 독이 되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그 피해는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인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이 떠안게 되는 만큼, 도를 넘어선 베끼기 경쟁에 합리적인 규제가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3000원짜리 구내식당 메뉴로…靑 평직원들과 ‘깜짝 오찬’

    [문재인 대통령 시대] 3000원짜리 구내식당 메뉴로…靑 평직원들과 ‘깜짝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직원들과 ‘깜짝 오찬’을 가지며 소통을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2관 구내식당에서 수송부·시설부·조리부·관람부 소속 기술직 직원 9명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 직원들이 여민관에서 대통령과 함께 오찬을 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 측이 직원들을 점심 식사에 초대하자 일부 직원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연락받은 이후 30여분 동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이날 오찬은 지난 10일 취임선서식 연설에서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처럼 국민과 소통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한 직원들이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날 오찬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 간에도 소통의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3000원짜리 식권을 식권함에 집어넣은 뒤 직접 식판을 들고 배식을 받았다. 구내식당 메뉴는 계란볶음밥과 메밀국수, 치킨샐러드, 배추김치, 열무김치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함께한 공무원들 “처음에 장난인 줄 알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함께한 공무원들 “처음에 장난인 줄 알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비서진이 근무하는 여민관(구 위민관)의 직원 식당을 찾아 청와대 기술직(수송부, 시설부, 조리부, 관람부 등) 공무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에서 “여민관에서 대통령이 직원들과 오찬을 같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무원들이 처음에 대통령과의 오찬에 참석하라는 얘기를 듣고 믿지 못하고 장난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 공무원은 ‘대통령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됐다. 참석해달라’는 전달을 받았지만 30분 동안 믿지 않고 계속 “거짓말”이라고 했다. 윤 수석은 “그 동안 (전임) 대통령과 우리 청와대 직원 간에도 소통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공무원들이) 감격스러워 하는 것을 보니 대통령이 기술직 공무원과 식사한 게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이 직원들과 함께 한 오찬 메뉴는 계란 볶음밥, 메밀 소바, 치킨 샐러드, 김치, 물김치로 가격은 3000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나와 당신의 가치를 지켜줄, 오늘/최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나와 당신의 가치를 지켜줄, 오늘/최여경 사회부 차장

    9년하고도 5개월 전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아마 우리는 몇 가지 단어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녹조라테, 큰빗이끼벌레, 불도저정부, 명박산성, 종일편파방송?. 아마도 도심 개발 과정에서 철거민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한 용산참사나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중고생 1만명이 두 달 동안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야 했던 촛불집회를 모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외친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불통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집권 첫해 치열하게 독재정권과 싸우며 민주주의를 외쳤던 6·10민주항쟁 기념일에 청와대 주변과 광화문광장에 컨테이너 박스로 ‘명박산성’을 쌓았다.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혈세 22조원을 쏟아부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여름마다 금강 공주보와 백제보에선 지독한 녹조를 겪고, 환경유해 생물이 심각하게 증가했다. 그때 선택이 달랐다면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과 상하이임시정부 정통성 부정, 4·19혁명 폄하 등 역사 왜곡을 시도하려는 세력도 등장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공정 보도와 거리가 먼 ‘종일편파방송’이라는 말도 존재하지 않고, 워치독(감시견)이 아닌 랩독(애완견), ‘기레기’라는 비아냥을 얻는 언론을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혹 4년하고도 5개월 전,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난겨울을 어떻게 보냈을까. 주말마다 차디찬 바닥에서 촛불을 쬐는 대신 따뜻한 실내에서 가족, 친구를 만나면서 가는 한 해를 아쉬워하지 않았을까. 대통령 집권 이듬해 벌어진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질 일은 피할 수 있었을까. 참사를 피할 수 없었다 치자. 적어도 304명의 희생을 두고 “지겹다”거나 “그만하라”고 매몰차게 입을 막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피자와 치킨을 먹는 파렴치한 행태를 볼 일은 없지 않았을까.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확산으로 ‘감염자 186명, 사망 38명’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조류인플루엔자(AI) 발발 석 달 만에 닭과 오리 3300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피해 수습에 수천억원을 쓰는 허망한 일을, 겪지 않아도 됐을까. 역대 최고의 1분기 15~29세 청년실업률(10.8%), 1433조원 국가부채와 1344조원 가계빚,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인 노인빈곤율(63.3%)과 자살률(10만명당 25.8명)이 조금은 떨어졌을까. 전 정권에서 호시탐탐 역사왜곡 기회를 찾던 세력들이 국정 역사 교과서 발간을 시도할 수도, 피해자들이 생생 증언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일 간 밀실합의로 처리할 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국민 합의는커녕 국민 설명도 하지 않은 채 경북 상주에 자리잡을 수도 없었을지 모른다. 무엇보다도 ‘40년 지기 평범한 주부’에게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넘기는 미증유의 국정 농단을 맞닥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역사는 ‘만약에’라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 ‘시간여행의 역설’은 상상일 뿐이다. 그래도 자꾸 ‘만약에’를 떠올리는 이유가 있다.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아쉬울 때,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역사와 민주주의 진일보 아니던가. 그래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선택할 수 있는 오늘이 더없이 의미 있는 것이다. 사람이 중심인 나라, 내 능력이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는 든든한 나라, 노동이 당당한 나라, 변질되지 않은 자유가 보장된 나라, 무엇이든 좋다. 나서자. 오늘 우리가 가야 할 곳으로 가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나와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cyk@seoul.co.kr
  •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 “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흙수저들의 마지막 탈출구 공무원… “최소한의 삶 살고 싶어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김광균, ‘와사등’ 중에서) “노량진 거리를 걸으면 ‘와사등’이란 시가 생각나요” 강석진씨는 말했다. 이제 스무 살, 만으로는 열아홉이다. 그는 노량진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몇 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아까워 책을 펼친다. 공무원 수험서다. 그는 원래 뮤지션을 꿈꿨다. 아직 세상에 내보내지 못한 자작곡이 여럿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 참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집안 사정 탓에 가수의 꿈은 일찍이 접었다. 그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공시생 대열에 합류한 까닭이다. 가능한 한 빨리 합격해서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한다. ● 노량진의 스톱워치는 쉬는 법이 없다 김유진(25·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량진으로 왔다. 전공을 살려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했다. 1년쯤 되니 회의감이 들었다. 몸을 많이 쓰는 일이라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 “40~50대가 되어도 계속할 자신이 없어 그만뒀다”고 말했다. 보건행정직을 지망하면 관련 자격증이 있는 김씨는 가산점이 붙는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다른 직렬인 교육행정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퇴근 시간이 일정하고, 방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언젠가 누릴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문제집 옆에 놓인 스톱워치가 쉼 없이 돌아갔다.1.8%의 성공률.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청년유니온과 조사한 결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1~2명꼴이다. 지원자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데 비해 임용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합격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다.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지원자 수는 약 29만 명이었다. 같은 해 신규 대졸자 수 51만여 명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이 중 합격자 수는 5천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28만여 명은 시험을 포기하거나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구조다. ● “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청년들은 왜 이토록 어려운 시험에 매달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자기계발을 하거나 취미를 즐길 시간적 여유가 있다. 3년 차 일반행정직 공무원 이미현씨(32)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마케팅회사에서 4년간 경력을 쌓았다. 일이 제법 익숙해지자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 수명은 너무도 짧았다. 선배들은 마흔을 못 넘기고 치킨집을 열었다. 그것은 곧 이씨의 미래였다. 그날이 오기 전에 사표를 내고 노량진으로 발길을 돌렸다.“나라가 망할 일은 없잖아요” 공시생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다. 기업의 존립도, 개인의 생존도 불안한 사회에서 공무원만큼은 나랏밥 먹으니 안전할 거란 뜻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공무원 시험 열풍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낮아져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40대 중반이면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그에 비해 공직사회는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 교수는 “난민들이 복지제도가 잘 구축된 유럽으로 떠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원하는 사회로 모두가 진입할 수는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그만큼 값을 치러야 한다. 이주연(30·여·가명)씨와 김선욱(27·가명)씨는 연애를 포기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는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공부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에 둘 다 동의했다. 같은 공무원 학원에 다니고, 쉬는 시간엔 도시락도 함께 먹지만 딱 거기까지 선을 긋는다. 시험이 끝나면 다시 만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한 사람만 합격하거나 둘 다 불합격할 경우엔 관계가 불편해진다. 인간적인 삶의 모든 조건은 합격 이후로 미뤘다.노량진역 3번 출구 맥도날드는 이른바 공시생들의 ‘성지’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거나 스터디모임을 가진다. 노량진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기 힘들다. 주머니 가벼운 수험생에겐 커피 한잔도 사치인 셈이다. 그래서 1000원이면 충분한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고정민(27)씨는 3월에 치렀던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남은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한상준(25)씨와 김근영(27)씨가 모집 글을 보고 맥도날드를 찾았다. “경찰공무원은 대규모 채용이라 그나마 사정이 낫죠” 한고비 넘긴 그들의 얼굴엔 안도감이 돌았다. 그 옆엔 뷔페식 고시식당이 하나 있다. 공시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식당이다. 한 끼 식사에 4500원이다. 다량의 식권을 구매하면 할인된다. 사장 이상규(48)씨는 단골이 합격해서 막걸리 한 병 사 올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하지만 머지않아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공시생 자체는 늘어도 노량진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준비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고시원비가 평균 월 40만~50만 원이다. 과목당 15만~20만 원씩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다. 요즘은 자구책으로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많이 듣는 추세다.● 공정한 경쟁의 마지막 탈출구 청년들은 이 모든 정신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 흙수저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마지막 ‘탈출구’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오찬호씨는 “불공정한 사회 안에서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라며 “이에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점차 ‘안정추구형’으로 변해간다”면서 “과거에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대이기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시생들에게 원래 공무원이 꿈이었냐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고 답한다. 한때는 저마다의 꿈이 있었다. 다만 꿈꾸는 대로 이룰 수 없기에 세상과 타협할 뿐이다. 오찬호씨는 “공무원 시험만이 희망인 현 세태가 10년 뒤엔 과거 속 추억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기업문화가 ‘인간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안정된 일자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기현상은 사그라질 것이라고 봤다. 대안을 좇는 청년들을 탓하기보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먼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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