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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치킨인가 예술인가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치킨인가 예술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 사랑은 남다르다. 한 사람당 1년에 20마리쯤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손이 가는 치킨은 닭을 소금 등에 재운 뒤 튀김 옷을 입혀 기름에 튀긴 요리다.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도 고소한 맛을 느끼면서 영양보충을 할 수 있어 대한민국 대표 간식거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어릴 적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배달 치킨을 즐겼던 추억은 대부분 갖고 있을 터. 어른이 된 이후에는 친구 또는 회사 동료와 회식 자리에서 시원한 맥주를 곁들인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긴다. 최근에는 누적관객수 1600만명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에 통닭이 소개되면서 전국 치킨집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수원 통닭거리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네~ 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 영화 ‘극한직업’에 나오는 배우 류승룡의 대사이다. 영화의 흥행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손님이 많은 수원 통닭거리가 다시 주목받는다. 통닭거리에 있는 15개 점포에서 하루 평균 7000여 마리가 팔린다. 이 중 1971년 문을 연 매향통닭은 옛날 방식대로 통닭을 파는 곳으로 유명하다. 튀김옷 없이 한 마리를 통째로 가마솥 기름에 튀겨 낸 전통 방식을 50년째 고집한다. 사업자등록상 경기도 최초의 통닭집으로 알려졌다. 맛의 비결은 당일 잡은 생닭에 칼집을 내 염지한 후 곧바로 200도가 넘는 가마솥에서 12분 동안 튀긴다. 조리되는 동안 닭이 골고루 익도록 기름에 넣다 뺐다를 반복한다. 다른 사람 손에 맡기지 않고 주인이 직접 튀기기 때문에 변함없는 맛을 유지한다. 1978년 창업한 용성통닭과 1981년 개업한 진미통닭도 양대 산맥이다. 최근에는 ‘수원왕갈비통닭’을 실제 판매하는 남문통닭이 뜨고 있다. 2년 전 수원의 대표 음식인 갈비 소스를 통닭에 버무린 메뉴를 선보였다. 하지만 인기가 없어 판매를 접었다가 영화 속에 등장하면서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하루 100마리만 한정 판매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 풍경은 낯설지 않다. 그러다 보니 너도나도 수원왕갈비 통닭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염태영 수원시장은 최근 수원통닭을 전국에 알린 공로로 ‘극한직업’ 제작자와 작가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 통닭집 사장은 “평일에도 통닭거리에 1만명이 넘는 고객들이 찾고 있는데 영화 개봉 후 대부분 가게가 20~30% 매출이 올랐다”고 환하게 웃었다.●제천·단양 오성통닭 오성통닭이 자랑하는 통마늘야채프라이드는 통마늘과 대파를 함께 튀긴다. 바삭바삭 기름옷을 입은 닭에 마늘과 대파 향이 은근하게 스며들어 풍미가 좋다. 푸짐하게 나온 닭 사이에서 튀겨진 통마늘과 대파를 찾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생마늘을 즐겨 먹거나 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강추’다. 기름기 많은 통닭과 채소를 함께 먹으니 건강에도 좋을 수밖에. 먹기 좋게 닭을 잘게 썬 것도 특징이다. 한입에 넣고 뼈를 발라내기에 딱 좋은 크기다. 김태훈(47)씨는 “닭과 마늘, 대파를 따로 먹어도 좋고, 같이 먹으면 더 좋다”며 “마늘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통마늘야채프라이드는 잘 먹는다”고 말했다. 오성통닭의 또 다른 특징은 소스다. 달짝지근한 양념치킨 소스와 소금, 매콤한 간장소스 등 세 가지다. 청양고추가 가미된 간장소스는 느끼함을 잡아 준다. 주 메뉴는 세 가지다. 가격은 통마늘야채프라이드와 야채양념통닭이 1만 8000원, 야채프라이드 1만 6000원이다. 충북 제천에 본점이 있고 단양과 청주에 분점이 있다. 유명해지다 보니 통닭의 고장 수원에도 분점을 냈다.●제주 시장통닭 괸당(학연·지연·혈연) 사회인 제주는 연중행사가 많다. 행사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먹거리가 시장통닭이다. 말 그대로 재래시장 닭집에서 튀겨 낸 것이다. 당일 잡은 싱싱한 닭을 바로 튀겨 낸다. 주문이 오면 튀김옷을 입히고 튀겨 내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다. 각종 야외 행사 등을 앞두고 전날 미리 주문하면 행사 당일 종이박스에 담아 준다. 통닭은 갓 튀겨 내 제법 뜨거울 때 먹는 게 제격이지만 차갑게 식은 통닭도 제주사람들 입에는 익숙하다. 제주토박이들 사이에는 보성시장 나주통닭과 서문시장 백양통닭, 화북시장 인다통닭이 3대 시장통닭으로 유명하다. 관광객들에겐 성산 문화통닭도 알려졌다. 집집마다 튀김옷을 만드는 방법은 영업비밀이다. 나주통닭은 튀김옷이 얇아 담백한 맛을 자랑하고 백양통닭은 요즘 유행하는 치킨과 달리 튀김옷이 제법 두툼하고 카레맛이 나는 게 특징. 인다통닭은 감자를 같이 튀겨 담아 주고 제법 매운 소스가 특별하다. 성산 문화통닭은 갓 튀긴 통닭에 다진 생마늘을 얹어 주고 겉절이도 내놓는다. 포장도 특별하다. 뜨거운 김이 날아가 바삭바삭하도록 통닭 위에 얇은 종이를 덮고 박스 뚜껑을 반쯤 열어 놓은 채 끈으로 포장해 준다. 시장통닭은 호불호가 갈린다. 어릴 때부터 먹어 온 장년층은 비교적 단순한 맛의 시장통닭을 여전히 즐긴다. 최근에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재래시장 통닭을 맛보기도 한다.●부여 시골통닭 ‘명인만의 특제파우더를 사용해 겉은 바삭하고 고소하며 속살은 육즙이 가득한….’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 중앙시장에 있는 시골통닭 집 안의 안내판 글에서 이 집이 치킨 명품 요릿집임이 금세 느껴진다. 방순남(72) 할머니가 1975년 문을 연 이 집은 부여 지역에서 얼마 안 가 맛집으로 유명해졌다. 시골에서 성장한 세대들이 어릴 적 시장에 갔던 아버지나 어머니가 사다 준 통닭 맛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명품이다. 옛날처럼 닭을 통째로 튀긴다. 2대째 가업을 잇는 아들 박재환(48)씨는 “우리 집 통닭은 속살이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튀김옷은 고소한 게 특징”이라며 “속살이 촉촉한 것은 닭을 통째로 튀겨서이고 맛이 고소한 것은 튀김소스에 땅콩가루를 넣어서다. 다른 것도 있지만 다 알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TV 프로 ‘백종원의 3대 천왕’, ‘알쓸신잡’ 등에 소개되면서 전국구 치킨집이 됐다. 지금은 대전과 경기 화성시 병점 등에 체인점 20개가 있다. 박씨는 “당초 우리 집은 통닭도 통닭이지만 녹두를 좀 넣어 맛이 깊고 풍미 좋은 삼계탕이 더 유명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생활의 달인’ 팥소절편, 손님 발길 이끄는 특별한 맛 ‘비법은?’

    ‘생활의 달인’ 팥소절편, 손님 발길 이끄는 특별한 맛 ‘비법은?’

    ‘생활의 달인’ 팥소절편과 울산치킨 달인의 특별한 맛의 비법이 공개됐다. 최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서울 송파의 팥소절편 달인과 울산 치킨 달인이 소개됐다. 팥소절편 달인의 가게는 멥쌀과 기피팥 가루를 이용해 만든 쫀득하면서 찰진 맛의 팥소절편을 찾은 손님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달인이 공개한 비법은 떡 반죽의 기본이 되는 기피가루찌기. 우선 달인은 숯불과 자갈 위에 올린 기피가루에 얼갈이배추를 덮어 쪄냈다. 또한 달인은 무와 편콩가루를 이용해 반죽에 고소한 맛을 덧입혔고, 수분까지 더하며 쫄깃함을 더했다. 여기에 딸기, 사과, 호박 위에 적채를 덮고 쪄낸 팥앙금을 이용해 완성된 팥소절편은 쫄깃하면서도 달달한 맛을 자랑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35년 동안 변함없는 맛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이끄는 윤윤자 달인의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통닭집이 함께 공개됐다. 치킨집이 열리는 시각은 오후 3시 무렵으로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부분 10년 이상 단골이 찾는데, 이유는 바로 치킨의 정석 프라이드치킨이다. 겉모습은 투박해도 입안에 넣는 순간 달인의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맛의 비밀은 오이와 토란대가 들어간 비법소스로 생닭을 밑간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에 특별한 튀김옷이 입혀진다. 계피와 함께 찐 찹쌀밥을 말린 후 갈아서 넣는다. 또한 압력솥에 닭을 튀기는 모습도 범상치 않은데 양파를 넣은 기름에 바싹하게 튀겨내면 다른 곳과 차별화된 맛의 프라이드치킨이 완성된다. 게다가 이 치킨은 달인의 특제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제작진은 “자신만의 비법으로 평범함 속에 특별한 맛을 추구해 온 통닭의 달인”이라고 윤윤자 울산치킨달인을 평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수원 왕갈비·통닭, 지금까지 이런 홍보는 없었다

    수원 왕갈비·통닭, 지금까지 이런 홍보는 없었다

    영화 ‘극한직업’의 제작자와 작가가 ‘수원 왕갈비’와 ‘수원 통닭’을 전국에 알린 공로로 경기 수원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11일 집무실에서 ‘극한직업’ 제작자 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이사와 배세영·허다중 작가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병헌 감독은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1월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은 관객 1600만명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한국영화 역대 매출액 1위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극한직업’은 마약반원 소속 형사 5명이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 ‘수원왕갈비통닭’이 뜻하지 않게 맛집으로 유명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통닭집 이름이 ‘수원왕갈비통닭’인데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라는 주인공의 명대사 덕분에 수원시와 수원 왕갈비, 수원 통닭이 자연스럽게 전국에 알려졌다.영화 인기 덕분에 수원시 팔달구 ‘수원 통닭 거리’에도 관광객이 부쩍 늘어 매출이 30~40% 증가하는 등 수원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기도 했다. 신인 작가인 문충일 작가의 시나리오를 각색한 배세영·허다중 작가는 시나리오 작업실이 수원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수원왕갈비통닭’을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흥행을 계기로 수원시가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면 제작한 영화 패러디 영상 ‘극한고민’도 SNS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극한고민’은 수원시에서 갈비·통닭집을 실제로 운영하는 사장 5명이 출연해 수원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왕갈비와 통닭을 홍보하는 2분 분량의 영상이다.염태영 수원시장은 감사패를 전달하면서 “‘극한직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원에 통닭을 드시러 오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이 들려 기뻤다”“라며 ”‘극한직업’ 후속작이나 다른 작품에도 수원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영화에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다 목숨 걸고 일해’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무척 인상 깊었다“라면서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수원시가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어바웃필름의 김성환 대표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뿐인데 감사패까지 받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수원시민과 수원시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라고 화답했고, 배세영·허다중 작가는 ”수원에서 좋은 소재를 얻게 돼 개인적으로 수원에 감사하다“고 말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것은 갈비인가” 영화 극한직업, 수원시 감사패 받았다

    “이것은 갈비인가” 영화 극한직업, 수원시 감사패 받았다

    영화 ‘극한직업’의 제작자와 작가가 ‘수원 왕갈비’와 ‘수원 통닭’ 전국적으로 홍보한 공로로 경기 수원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11일 집무실에서 극한직업 제작자 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이사와 배세영·허다중 작가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병헌 감독은 드라마 촬영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1월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은 역대 개봉작 매출액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말 그대로 ‘대박’을 냈다. 마약반원 소속 형사 5명이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 ‘수원왕갈비통닭’이 뜻하지 않게 맛집으로 유명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통닭집 이름이 ‘수원왕갈비통닭’인데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수원왕갈비통닭입니다”라는 주인공의 익살스러운 명대사 덕분에 수원시와 수원 왕갈비, 수원 통닭이 자연스럽게 전국에 알려졌다. 영화 인기 덕분에 수원시 팔달구 ‘수원 통닭 거리’에도 관광객이 부쩍 늘어 수원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기도 했다. 신인 작가인 문충일 작가의 시나리오를 각색한 배세영·허다중 작가는 시나리오 작업실이 수원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수원왕갈비통닭’을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흥행을 계기로 수원시가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면 제작한 영화 패러디 영상 ‘극한고민’도 SNS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극한고민은 수원시에서 갈비·통닭집을 실제로 운영하는 사장 5명이 출연해 수원을 대표하는 먹거리인 왕갈비와 통닭을 홍보하는 2분 분량의 영상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극한직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원에 통닭을 드시러 오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이 들려 기뻤다”며 “극한직업 후속작이나 다른 작품에도 수원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영화에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다 목숨 걸고 일해’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무척 인상 깊었다”라면서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수원시가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뿐인데 감사패까지 받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수원시민과 수원시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배세영·허다중 작가는 “수원에서 좋은 소재를 얻게 돼 개인적으로 수원에 감사하다”고 말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유총 ‘개학연기 철회’ 전략적 후퇴 같은데…입법 감시 계속돼야”

    “한유총 ‘개학연기 철회’ 전략적 후퇴 같은데…입법 감시 계속돼야”

    일요일인 지난 3일 한 안내문자를 받았습니다. 일부 사립유치원의 개학 연기가 우려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인이 그러더군요.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긴급재난문자를 보내냐”고. 국가 통신망 남용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부모에겐 당장 아이 맡길 곳이 없는데 유치원 개원을 안 한다는 건 분명 재난 수준의 충격과 혼란입니다. 아이 문제로 회사에 연차를 낸다는 건 직장인에게 매우 눈치보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하루 만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성난 여론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불안합니다. ‘사립유치원이 또 집단행동을 하면 어떡하나’, ‘일부 유치원에서 비리가 드러났는데 왜 바로잡지 못하나’ 하고 말이죠. ‘한유총 사태’, 어떻게 가야 할까요. 이번 불온한 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다뤄봤습니다.부장:일단 한유총의 ‘무기한 개학 연기’ 투쟁이 봉합된 건 다행인데. 진호:한유총이 투항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데 백기투항은 좀 의외였어요. 현용:백기투항이라고 보이진 않아요. 전략적 후퇴 같습니다.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고, 당장 여론의 질타가 심해지니까 한 발 뺀 것뿐인 듯 합니다. 세진:한유총이 2017년에도 ‘집단휴업’을 예고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금방 철회했어요. 그해 9월 한유총이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고 정부지원금을 올려달라면서 두 차례 집단휴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어요.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집단휴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고, 결국 한유총이 집단휴업을 철회했죠. 2017년에는 ‘집단휴업’, 이번에는 ‘개학 연기’, 명칭만 다르지, 둘 다 쉽게 말하면 ‘사립유치원에 돈을 더 달라’는 요구였습니다.●사유재산이라면서 혈세 지원 요구 ‘논리 모순’ 현용:재정지원금 증액을 얻어냈으니 그때는 실패가 아니었죠. 기사 댓글 중에 ‘통닭집이 어렵다고 세금을 투입해 살리냐.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면서 왜 국가재정 지원을 요구하냐’는 게 있더라고요. 여기서 차이는 ‘교육’ 개념이라는 거죠. 사립유치원은 교육기관이고 비영리기관이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게 맞습니다.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라는 의미죠. 진호:국가가 모든 교육기관을 직접 설립·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공교육 시행’이라는 국가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예산을 투입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현용:한유총이 어떻게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논리를 제시해 고립을 자초한 측면이 있는데요. 사유재산인 건물과 땅을 제공했으니 수익금(임대료)을 받으려고 하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활동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길 원하고 지원금을 많이 받으려고 노력해왔거든요. 현재 전국 사립유치원 4280곳에 지원되는 정부예산 규모만 약 2조원입니다. 세진:세제혜택도 엄청 많이 받잖아요. 소득세도 안 내고, 부가가치세도 안 내고. 취득세랑 재산세는 감면 혜택을 받고. 이렇게 세금 안 내는 사유재산이 있을까요? 진호: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 사립 초·중·고 어디도 ‘내 땅, 내 건물이니까 임대료를 내라’고 하는 곳은 없잖아요. 한유총이 주장하는 시설사용료(임대료) 없이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장:사학비리는 각 학교급마다 문제인데, 유독 사립유치원만 타깃이 된 건 왜일까. 세진:지난해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가 확실히 파장이 컸죠. 이 문제는 매해 교육청 감사나 감사원 지역 감사에서 나왔고, 기사화했어요. 그런데 이번엔 전 국민적인 관심이 모였죠. 이전에는 비리 유치원에 대한 감사 내용만 공개됐지만, 이번엔 유치원 이름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에 사회적 주목을 더욱 크게 받았다고 봅니다. 진호:그렇죠. 아이들 교육에 써야 할 돈을 숙박업소랑 노래방 이용료로 결제하고, 명품가방을 사고···. 그런 유치원이 알고보니 내 아이를 보냈던 유치원이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유치원이 그런 곳이었다는 데에 확산 효과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국공립 유치원 증설’ 공약 안 지켜 사태 재발 세진:어떻게 보면 감사만 했지 시정을 하기 위한 노력은 없었다는 면에서 정부도 할 말이 없는 걸로 보이네요. 현용:가장 큰 문제는 매번 한유총의 실력 행사에 정부가 뒷걸음질쳤다는 겁니다. 단체행동을 하면 정부가 밀리는 것을 알기 때문에 또는 표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측면이 크고요. 오죽하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뒤 “사실 나도 겁난다”고 했겠어요. 개학 연기라는 전대미문의 실력행사가 다시 재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철:교육당국도 ‘설마 아이들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하겠냐’며 안일하게 대처한 게 아닐까요? 대통령은 한국노총, 민주노총과도 대화를 했는데,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이 치킨집이냐’는 식으로 여론전만 펼쳤지 한유총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한 번도 대화를 하지 않은 점은 문제입니다. 세진:그동안 정부가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겠다고 말만 했지 실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진호:기우일 수도 있겠지만, 정부가 사립유치원의 회계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 성공해서 거기에 안주하는 건 아닐까 걱정돼요. 현용:‘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 유치원 설립자·운영자의 재산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어요. 에듀파인은 유치원의 예산 편성, 수입·지출 관리, 결산 등을 전산 처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유치원 회계 부정을 예방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지 재산 귀속 여부와는 관계가 없는 거죠. 잘못된 정보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진호:한유총이 개학 연기 투쟁을 철회하면서 에듀파인을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절차적 선언에 그친 것 같고요. 에듀파인을 수용한다면서도 ‘유치원 3법’이랑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 중단을 동시에 요구하는 건 결국엔 에듀파인을 강제할 법적 장치는 만들지 않겠다는 말로 들립니다. 폐원도 못하게 만드니까. 부장:앞으로 한유총이 어떻게 나올까? 서울시교육청이 사단법인인 한유총의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지만 한유총이 이대로 물러날 것 같지는 않은데. 세진:지난해 12월 ‘유치원 3법’이 자유한국당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한국당을 제외안 여야 합의로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잖아요? ●‘유치원 3법’ 상정 때 한국당과 통과 저지할 듯 현용:나중에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됐을 때 한국당과 연계해 법안 통과를 저지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중요한 건 여론인데 지금 여론이 안 좋으니 개학 연기 투쟁은 잠시 철회하고 2선을 모색하는 듯해요. 진호:그래서 ‘유치원 3법’과 관련해서 면밀한 입법 감시가 계속돼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법안이 통과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통과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현용:한유총 설립 허가 취소에 많은 부모들이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앞으로는 대화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개학 연기라는 강경책을 내세우는 방식은 앞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기철:유치원이 현재 의무교육이 아니잖아요.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말로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을 높인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유치원을 의무교육에 포함시키고, 장기적으로 국가가 대학까지 모든 교육을 책임진다는 로드맵을 밝히면 좋겠어요. 정리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용어 클릭] ■‘유치원 3법’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일컫는 말. 정부의 학부모 지원금을 유치원에 주는 보조금으로 성격을 바꿔 설립자가 지원금을 유용할 수 없게 하고 정부의 회계관리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각종 처벌 규정도 명확히 했다.
  • ‘극한직업’ 류승룡 치킨 광고 안 찍는 이유

    ‘극한직업’ 류승룡 치킨 광고 안 찍는 이유

    배우 류승룡이 치킨 광고 제안을 고심하는 이유가 공개됐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지난 17일 34만 707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1443만 5110명이다.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탄 이야기를 담았다. 치킨집 사장과 서빙 담당, 셰프, 주방 보조로 분한 이들은 모두 치킨으로 연결된다. 극 중 고반장 역을 맡은 배우 류승룡을 비롯해 진선규(마형사 역), 공명(재훈 역)은 실제 치킨 광고를 제안받은 상태다. 류승룡은 지난 2014년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흥행 후 프랜차이즈 치킨 광고 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제안을 받은 광고에 출연을 확정 지은 건 아니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는 ‘극한직업’ 속 류승룡의 대사 “소상공인들은 목숨 걸고 장사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극한직업’이 소상공인의 애환을 담았고, 그들을 응원하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 그 탓에 프렌차이즈 치킨 광고를 선뜻 하기엔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한편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주인공으로 활약 중인 ‘극한직업’은 개봉 후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영화 역사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베테랑 마약반 형사 “극한직업처럼 위장하냐고요?”

    베테랑 마약반 형사 “극한직업처럼 위장하냐고요?”

    1000만 관객 사로잡은 영화 극한직업실제 마약반 형사 실상보니“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감칠맛나는 대사로 1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극한직업 속 주인공은 해체 위기에 놓인 서울 마포경찰서 마약반이다. 이들은 마약조직 검거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하고 위장 개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감수를 맡기도 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의 김석환(53) 팀장은 10일 “영화는 영화다”라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2005년에 국내 1호 ‘마약류범죄 전문 수사관’으로 선정되기도 한 김 팀장은 마약 수사만 14년간 한 베테랑이다.김 팀장은 “치킨집을 열고 ‘맛집’ 장사한다는 설정은 극적인 재미를 위한 것”이라면서 “현실에서의 마약 수사는 지루하고 힘들 때가 많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마약 수사를 담당했다. 국내에서 마약의 위험성이 지금처럼 알려지지 않았을 때다. 그는 1990년대 소매치기 업무를 맡으면서 마약 수사를 처음 접했다. 당시에는 소매치기범이 마약류까지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1997년 소매치기 일당이 식당에서 칼을 휘두르는 바람에 동료 경찰이 다치고, 아르바이트생 청년이 결국 죽는 일이 있었다”며 “그때부터 소매치기범들이 취급하는 마약 문제에 관심을 갖게됐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와 실제 마약수사의 닮은 점으로 체력과 인내심을 꼽았다. 영화에서 마약반은 유도 국가대표, 무에타이 동양 챔피언, UDT 특전사, 야구부 출신으로 이뤄진 ‘정예 부대’다. 김 팀장 역시 대학시절 전공이 태권도였고, 팀원 중에는 특전사 출신이 있다. 평소 체력 단련도 필수다. 김 팀장은 “한 달에 한번 무도 교육을 받는데 체포술, 합기도, 태권도 등을 배운다”면서 “기본적으로 대치 상태에서 상대방을 제압하려면 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각·환청에 시달리는 마약 투약자들은 머리 맡에 낫이나 칼 등 흉기를 두고 잠드는 경우가 있다. 실제 검거 과정에서는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마약수사계 사무실 내 진술녹화실에는 흉기로 사용될 수 있을 법한 도구는 두지 않는다. 펜 한 자루조차 사무실에서 찾기 힘든 이유다. 그는 “마약 투약자들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보고 자기를 죽이려한다고 느낀다”면서 “언제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극한직업 속 형사들처럼 위장하고 수사하는 경우도 있다. “직접 조직폭력배로 위장하기도 하고, 마약 투약자들만 사용하는 말투와 은어도 익힌다. 조금이라도 상대가 의심스러우면 바로 연락처를 바꾸고 거주지를 옮기기 때문에 철저하게 위장해야 한다.” 김 팀장은 스스로를 ‘의사’에 비유했다. 그는 “마약 투약자들은 범죄자이지만, 한편으론 환자”라면서 “사람에 따라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 똑같이 흥분했더라도 어떤 사람은 같이 소리를 질러서 조용히 시키고, 어떤 사람은 다독거려야 한다”고 전했다. 수술을 하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거나 상태를 진단한 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사의 역할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단순히 범인을 검거하는 것만 나오지만, 이들을 우리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마약팀 일의 일부”라고 말한 그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마약을 아예 안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 마약사범으로 형을 살고 나서도 다시 약에 손을 대 여러 번 처벌받는 사람이 많다. 자신은 물론 가족과 주위 사람들까지 모두 파괴하는 범죄이니 만큼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공감력+웃음 만렙 ‘맘충’ 발언에 “개저씨”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7’ 공감력+웃음 만렙 ‘맘충’ 발언에 “개저씨”

    공감력 만렙 웃음을 업그레이드하고 돌아온 ‘막돼먹은 영애씨17’이 첫 방송부터 레전드 시리즈의 위엄을 뽐내며 ‘불금’을 제대로 접수했다. tvN 불금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17’(연출 한상재, 극본 한설희·백지현·홍보희, 제작 tvN / 이하 ‘막영애17’)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2.6% 최고 3.0%를 기록하며 뜨거운 호평 속에 첫 방송 됐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막영애’를 대한민국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일궈낸 공감 제조 드림팀의 변함없는 하드캐리와 ‘맘영애’로 레벨업한 영애씨의 새로운 이야기는 더 확장된 공감과 화끈한 웃음을 선사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12년 내공을 자랑하는 원년 멤버들과 정보석, 박수아(리지), 연제형 등 개성 충만한 새 멤버들이 보여준 ‘막영애’ 군단의 핵꿀잼 시너지는 명불허전이었다. 이날 방송은 남편 승준(이승준 분)을 따라 내려간 시골에서 독박육아에 시달리는 영애(김현숙 분)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뭘 해도 파란만장한 영애답게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웃음을 유발했다. 딸 헌이를 안은 채 멧돼지에 쫓기며 논두렁 질주를 선보이는 영애의 모습은 앞으로 펼쳐질 화끈한 육아활투극을 예고하는 듯했다. 서울을 떠나 강원도에서 승준과 꿀벌이와 함께 인생 2막을 시작한 영애. 결혼 생활은 생각보다 더 만만치 않았다. 멧돼지를 잡아 상까지 타는 다이내믹한 시골 생활은 둘째 치더라도 오랜만에 찾아온 급한 신호(?)에 큰일과 함께 모유 수유를 하며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애의 리얼한 모습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막영애 표’ 육아에 궁금증을 높였다. 그런 영애 앞에 새로운 강적이 나타났다. 영채(정다혜 분) 부부의 치킨집 개업식에 참석차 영애는 꿀벌이와 서울행 버스에 오르게 됐다. 때마침 낙원사 사장을 맡게 돼 같은 버스를 타게 된 보석(정보석 분).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세상 성격 급한 보석은 1분 늦게 버스에 오른 영애도 못마땅한데, 울음을 멈추지 않는 헌이에 영애의 숙면 수유 현장까지 목격하게 된 보석은 놀라 자빠졌다. 미안한 마음에 상처에 대라며 건넨 얼음팩이 모유임을 알게 된 보석은 폭발했고, 버스에서 내린 영애를 따라가 ‘맘충’이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에 가만히 있지 않을 영애씨. 택시까지 가로챈 보석을 쫓아 ‘개저씨’라고 불을 내뿜는 영애의 모습이 사이다와 함께 폭소를 유발했다. 특히, 낙원사 사장이라는 사실을 알 길 없는 영애가 보석과 재회해 펼쳐나갈 낙원사 스토리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불어 낙원사 식구들도 변함없는 대환장 케미로 즐거움을 안겼다. 영채의 치킨집 판촉물을 맡은 미란(라미란 분), 서현(윤서현 분), 지순(정지순 분)은 개업식 경품을 노리며 코끼리코 돌기 맹훈련에 나서는 등 눈빛만 마주쳐도 폭소가 터지는 하드캐리로 극의 재미를 견인했다. 낙원사에 새로 부임하게 된 사장이 애초 일정보다 빨리 회사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낙원사 식구들도 비상이 걸렸다. 낙원사의 박힌 돌이자, 주춧돌의 힘을 확실하게 보여주자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첫날부터 ‘굴러온 돌’ 보석에게 호되게 당한 낙원사 식구들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했다. 무엇보다 워킹맘으로 낙원사에 돌아올 영애와의 앙숙케미를 예고한 엔딩은 향후 전개에 기대를 더했다. 첫 방송부터 ‘막영애17’은 12년 동안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책임져 온 레전드 시리즈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다. 출근은 없지만, 퇴근도 없고 결정적으로 월급마저 없는 영애의 육아는 이전보다 더 현실적이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엄마이자 아내, 워킹맘으로 돌아온 ‘맘영애’의 사이다 활약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응원도 뜨겁다. 확 달라진 분위기로 제2의 도약을 기대케 하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첫 회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들의 웃음 하드캐리는 더욱 강력해졌다. ‘맘영애’로 돌아온 영애씨의 몸을 날린 연기는 한층 진화한 캐릭터의 매력을 뽐냈다. 소름 끼치는 딸바보 승준은 물론 라미란을 비롯한 낙원사 터줏대감들의 변함없는 찰진 연기는 매 순간 빵빵 터지는 웃음을 견인했다. 존재만으로 낙원사 식구들의 오금을 저리게 한 정보석의 코믹한 연기 변신은 김현숙과의 티격태격 앙숙케미를 기대케 했다. 업그레이드된 능청 연기를 선보인 규한(이규한 분)과 그의 말에 “그러시던가요”로 일관하는 세상 시크한 어시스턴트 제형(연제형 분)의 츤데레는 색다른 브로맨스로 여심을 저격하는 포인트. 여기에 규한과 얽히기 시작한 수아(박수아 분)의 깜짝 등장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는 기대 이상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케미로 첫 방송부터 ‘불금’을 제대로 접수한 ‘막영애’군단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tvN 불금시리즈 ‘막돼먹은 영애씨17’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설 연휴 ‘극한직업’ 1000만 관객… 정통 웃음 코드 통했다

    설 연휴 ‘극한직업’ 1000만 관객… 정통 웃음 코드 통했다

    6년 만에 코미디 영화 1000만 클럽 가입 류승룡·이하늬 등 배우들 찰떡호흡 한몫설 연휴 극장가를 강타한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이 새해 첫 ‘1000만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6일 ‘극한직업’의 누적 관객수가 개봉 15일째인 이날 오후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로써 ‘극한직업’은 지난해 8월 개봉한 ‘신과함께-인과연’에 이어 역대 23번째로 ‘1000만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코미디 영화로는 2013년 개봉한 ‘7번방의 선물’ 이후 6년 만이다. 지난달 23일 개봉과 동시에 3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후 보름간 한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았다.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일부터는 매일 평균 100만명씩 불러모았다. ‘국제시장’(25일), ‘아바타’(32일), ‘베테랑’(19일) 등 역대 흥행 순위 3~10위에 오른 작품들보다 빠른 개봉 1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는 놀라운 흥행 속도를 보여줬다. ‘극한직업’은 실적이 변변치 않은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전국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해체 위기 마약반의 만년 반장 ‘고반장’을 맡아 ‘희극지왕’의 귀환을 알린 배우 류승룡을 비롯해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개성 있는 캐릭터로 구성된 ‘마약반 5인방’의 찰떡같은 호흡이 폭소를 자아낸다. 특유의 ‘말맛 코미디’가 장기인 이병헌 감독은 ‘힘내세요, 병헌씨’(2012), ‘바람 바람 바람’(2017) 등에 이어 4번째 장편인 이번 영화로 1000만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병헌 감독의 ‘웃기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가 잘 드러난 정통 코미디로서 누구나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장면 없어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은 데다 대책 없고 어수룩한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부분에서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설 극장가 웃음 정복…‘극한직업’ 1000만 관객 돌파

    설 극장가 웃음 정복…‘극한직업’ 1000만 관객 돌파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벌어진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1000만 영화이자 역대 23번째 기록이다. 최근 한국영화의 부진을 뚫고 개봉 15일만에 달성한 쾌거여서 영화계 안팎이 들썩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일 낮 12시 25분 기준으로 ‘극한직업’의 누적 관객 수는 1000만 308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신과함께-인과연’에 이어 역대 23번째로 1000만 영화 클럽에 가입했다. 극한직업은 설 연휴 시작인 지난 2일부터 하루 평균 100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극한직업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범죄조직을 소탕하려고 치킨집을 창업한다는 기발한 설정에 생각할수록 웃긴 ‘아재 개그’가 양념을 더했다.‘국가부도의 날’, ‘마약왕’ 등 지난해부터 잇달아 나온 무게감 있는 한국영화에 지친 국내 관객들이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찾았다는 것이 영화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기존에 무겁고 사회성 있는 작품을 찾았던 한국 관객들이 가벼운 영화를 선호할만한 시점이 왔을 때 이 영화가 나타났다”며 “가벼운 웃음이 관객 요구와 맞아 떨어졌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많이 웃긴 영화라는 것이 1000만 돌파의 비결”이라며 “설 연휴 전에 이미 500만 명을 돌파해 이미 본 관객들의 입소문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강력한 경쟁자가 없었던 효과도 톡톡히 봤다. ‘극한직업’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해 설 극장가를 양분할 것으로 예상했던 ‘뺑반’은 겨우 100만 관객에 그쳤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꿈으로 불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알리타: 배틀 엔젤’은 지난 5일 개봉했지만, 개봉일이 연휴 막바지인 탓에 ‘극한직업’의 흥행 돌풍을 막지 못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설연휴 영화] 혼놀족 심심타파 온가족 재미보장

    [설연휴 영화] 혼놀족 심심타파 온가족 재미보장

    설날을 앞둔 이맘때면 들뜬 귀성객들만큼 극장가도 달뜬다.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설 연휴를 노리는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 맞을 채비를 마쳤다. 가족들이 두루 즐길 수 있는 액션과 코미디부터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까지 보고 싶었던 영화를 몰아 볼 수 있는 기회다.●시원한 액션 ‘뺑반’… 빵 터지는 코미디 ‘극한직업’ 미세먼지로 꽉 막힌 가슴을 뚫어 줄 영화를 원한다면 액션과 코미디가 제격이다. 한준희 감독의 신작 ‘뺑반’은 레이서 출신의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액션물이다. 내사과에서 ‘뺑반’으로 좌천된 엘리트 경찰 은시연(공효진)과 에이스 순경 서민재(류준열)가 미해결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정재철(조정석)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액션’ 장면들이 볼거리로 등장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코믹 수사극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를 맞은 마약반 형사 5명이 범죄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치킨집을 위장 창업한다는 설정에서 비롯된 코믹 요소가 가득하다. 조폭 출신 기업인과 내성적이고 소심한 고등학생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내안의 그놈’ 역시 다소 진부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가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엄마 손 잡고 ‘그대 이름은 장미’… 우리말 지킴이 ‘말모이’ 가족과 영화관 나들이에 나선다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작품들은 어떨까. 딸만 바라보고 사는 싱글맘 홍장미(유호정) 앞에 첫사랑 명환(박성웅)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그대 이름은 장미’는 어머니와 함께 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가족을 돌보느라 젊은 시절 품은 꿈도 잊은 채 사는 모든 어머니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1940년대 일제의 감시를 피해 우리말 사전 ‘말모이’를 완성하는 과정을 조명한 ‘말모이’는 시대의 폭압에 맞서 우리말을 지켜낸 사람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장래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던 노리코(구로키 하루)가 인생의 스승인 다케타(기키 키린) 선생에게 다도를 배우면서 깨우침을 얻는 내용의 ‘일일시호일’은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추천작이다.●풍성한 애니 잔치… ‘드래곤 길들이기’ ‘미래의 미라이’ 애니메이션도 풍성하다. ‘드래곤 길들이기3’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바이킹 족장으로 거듭난 히컵과 그의 영원한 친구 투슬리스가 드래곤들의 파라다이스 ‘히든 월드’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미래의 미라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쿤이 여동생 미라이가 생기면서 맞는 감정의 변화를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을 통해 세밀하게 그린다. 매직 롤러코스터를 타고 신비한 마법의 왕국 ‘몬스터 파크’로 가게 된 소년 테리가 마법사 그럼프의 우울마법에 빠진 왕국을 구하는 모험기를 담은 ‘몬스터 파크’, 버려질 위기에 처한 오락기 부품을 찾기 위해 와이파이를 타고 인터넷 세상에 접속한 절친 주먹왕 랄프와 바넬로피의 좌충우돌기를 그린 ‘주먹왕 랄프2:인터넷 속으로’도 놓치지 말자.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순천·광양시 등 전남동부권,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순천·광양시 등 전남동부권,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순천과 광양시 등 전남 동부지역이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개봉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말모이’와 ‘극한직업’ 등이 이 곳에서 촬영됐다.개봉 첫 주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흥행 질주를 하고 있는 ‘극한직업’은 작년 5월 광양항 물류창고에서 찍었다. 마약반이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창업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의 마지막 엔딩 장면이다.흥행 마라톤을 하고 있는 영화 ‘말모이’ 역시 지난해 6월 순천 드라마촬영장이 배경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어 사전 편찬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비밀리에 조선말을 수집하던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모습이 나온다. 또 올 여름 개봉 예정으로 배우 송광호가 세종대왕 역을 맡아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나랏말싸미’가 작년 10월부터 11월까지 순천 송광사에서 촬영됐다. 전남영상위 관계자는 “영화 유치를 위해 영화인 팸투어, 시나리오 창작공간 지원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2017년부터는 최대 30%의 지출금을 환급해 주는 ‘영화·드라마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미세먼지로 꽉 막힌 마음 달래줄 파란 하늘 같은 영화”… ‘극한직업’에서 마약반장 연기한 배우 류승룡

    “미세먼지로 꽉 막힌 마음 달래줄 파란 하늘 같은 영화”… ‘극한직업’에서 마약반장 연기한 배우 류승룡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23일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혹은 예고편을 본 사람이라면 ‘빵 터지는’ 대사다. 심각한 상황에서 특유의 억양으로 이 뜬금없는 대사를 읊조리는 배우 류승룡(50)의 능청스러운 연기 때문이다. 류승룡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 대사에 어울리는 억양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고 한다. ‘7번방의 선물’,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오랜만에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류승룡은 더없이 유쾌한 에너지로 스크린을 메운다. ‘스물’, ‘바람 바람 바람’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은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마약반 형사 5명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그들의 아지트 건너편에 치킨집을 인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갈비 양념으로 맛을 낸 ‘마약 치킨’이 뜻밖의 대박을 터뜨리면서 본업인 수사보다 장사에 몰두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류승룡은 이 영화에서 위장창업한 치킨집에서 잠복수사를 하는 마약반의 만년 반장 ‘고반장’을 연기했다. 류승룡을 필두로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마약반 오형제’의 ‘찰떡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병헌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말맛 코미디로 유명한 분인데 평소에는 말수가 적다. 그런데 사람이 따뜻하더라. 잠깐 출연하는 배우들에 대한 배려심도 깊었다. 자칫하면 이야기가 분산되거나 방향이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었는데 이 감독의 이런 따뜻함 덕분에 이야기가 풍요로워졌다. 그게 그의 장점이라는 걸 느꼈다.” →코믹 연기가 본인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예전에 많은 경험을 해봐서 편안해진 것 같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를 5년간 했었는데 타이밍을 승부로 하는 공연이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했는데 그때 사람들이 웃는 포인트가 다르다는 걸 알았다. 어떤 날은 한 명도 웃지 않더라. 무섭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또 장진 감독을 만나서 연극 ‘웰컴 투 동막골’, ‘택시 드리벌’ 등을 하면서 나름대로 훈련이 된 까닭인지 코미디가 생경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편안한 얼굴로 연기하는 것 같더라. “예전에는 치열하게 일만 했는데 최근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목공도 하고 차도 마시고 아이들이랑 여행도 다녔다. 특히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 아이들이랑 짐을 꾸리면서 여행 계획도 짜고 대화를 하는 시간들이 참 소중하더라. 또 혼자 섬 여행을 하면서 만난 어르신들이 툭툭 내뱉는 한마디 말에서도 배울 수 있는 철학이 많았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마음을 스스로 다스리게 된 것 같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공명과는 두바퀴 띠동갑이다(웃음). 하늬와 동휘가 30대, 선규가 40대, 내가 50대인데 20대부터 50대까지 서로 화합해서 편안하게 작품을 할 수 있어서 기특하고 대견하다. 처음 만났을 때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었다. 각자 자신은 어디까지 왔고 지금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했는데 그 자체가 서로에게 큰 위안이 됐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했을 때 나오는 시너지가 있지 않나. 그게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궁금하다. 우리의 그런 기운이 전해져서 ‘저 사람들 진짜 친할 것 같아’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보람있을 것 같다.” →작품 후반부에서 100여명이 동시에 치고 받는 대규모 액션 장면을 보니 배우야말로 극한직업인 것 같은데 어땠나. “그 장면만 며칠에 걸쳐서 찍느라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다. 영화 ‘표적’(2014)도 그렇고 다른 작품에서 원없이 싸우는 장면을 촬영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몸의 세포가 기억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수월하게 찍은 편이었다. 특히 오래 전부터 같이 연기를 해본 신하균씨가 상대 배우여서 매우 편했다.”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는지.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마음이 뿌옇게 흐려졌던 분들도 이 영화를 보시고 잠깐이나마 청량함을 느꼈으면 좋겠다. 파란 하늘같은 작품이다. 부디 긍정적인 기운이 관객들께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좋겠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달픈 현실 잊고 실컷 웃고싶어” 새해 극장가 코미디 영화 붐붐붐

    “고달픈 현실 잊고 실컷 웃고싶어” 새해 극장가 코미디 영화 붐붐붐

    연초 극장가는 ‘웃기는 영화’들이 대세다. 신생 회사 메리크리스마스의 첫 투자배급 작품인 영화 ‘내안의 그놈’이 예상치 못한 깜짝 흥행으로 박스오피스 2위(23일 기준)를 지키고 있는가 하면 ‘극한직업’과 ‘기묘한 가족’ 등 코미디 영화들이 잇따라 스크린에 걸린다. 지난해 추석과 연말에 개봉한 100억원대 한국 대작들의 무거운 분위기에 지친 관객들이 가볍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에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무겁고 주제의식 강한 대작들 외면 우연한 사고로 몸이 바뀐 조폭 출신 기업인과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내안의 그놈’은 개봉 전 상대적으로 다른 작품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졌다. 등장인물 간 서로 몸이 바뀐다는 설정이 그다지 신선하지 않은 데다 스타 캐스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봉 12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150만명을 넘었다. 23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173만명이다. 김동현 메리크리스마스 본부장은 “블라인드 시사회를 해 보니 웃음이 터져야 하는 지점에서 관객들이 대부분 같은 반응을 보여서 개봉 이후에도 호평을 받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면서 “지난해 개봉한 대작들이 무게감 있고 주제 의식이 강했는데 그 부분에 지쳤던 관객들이 상대적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장르에 반응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3일 개봉한 ‘극한직업’ 역시 경찰과 조폭이라는 ‘단골손님’이 등장하는 코미디물이지만 독특한 설정과 맛깔난 대사 덕분에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볼품없는 실적 탓에 해체 위기를 맞은 마약반 형사 5명이 범죄조직 감시를 위해 치킨집을 위장 창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치킨집이 일약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형사들이 치킨장사에 매진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웃음을 유발한다.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 전작에서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한 이병헌 감독은 이번에도 재치 넘치는 대사로 폭소를 자아낸다. ●가볍게 웃으며 즐기는 영화들 인기 ‘말맛 코미디’의 매력은 1940년대 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룬 ‘말모이’나 ‘딸바보’ 엄마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도 드러난다. 두 작품 모두 정통 코미디는 아니지만 주연 배우들의 찰진 대사가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이끌어 낸다.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기묘한 가족’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에 사는 한 가족 앞에 좀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말귀를 알아듣는 좀비의 능력을 이용해 돈 벌 궁리를 하는 별난 가족의 이야기다. 홍보사 플래닛의 김종애 대표에 따르면 “기존 영화에서 사람을 죽이는 공포의 대상으로 나온 좀비가 아닌 물리면 오히려 활력을 얻게 되는 좀비”를 코미디 장르와 접목했다. 김 대표는 “배경이 단조로운 편이지만 지난해 ‘완벽한 타인’이 인기를 모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층은 많은 편인데 특히 요즘 분위기를 타고 있다”면서 “고달픈 현실에서 웃고 싶을 때, 기분을 달래기 위해 손쉽게 택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컬투쇼’ 이하늬 “‘극한직업’ 너무 내려놓고 찍어서 개봉 두려웠다”

    ‘컬투쇼’ 이하늬 “‘극한직업’ 너무 내려놓고 찍어서 개봉 두려웠다”

    영화 ‘극한직업’ 5인방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23일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는 영화 ‘극한직업’의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이 출연했다.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은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 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DJ 김태균은 “저는 실제 10년 가까이 치킨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류승룡은 “나도 그 치킨집 가봤다. 정말 맛있더라”고 화답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하늬는 “우리끼리는 장난으로라도 5명이 다 같이 치킨 CF를 노려보자고 했다”고 말했고, 이동휘는 “김태균 선배님의 치킨집에 우리가 모델을 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해 청취자들의 큰 호응을 불렀다. 이하늬는 ‘극한직업’에 대해 “영화 개봉 전 굉장한 두려움이 있었다. 개봉일을 두려워했던 적은 처음이다”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이하니는 “너무 내려놓고 찍은 영화다 보니 어떤 영화가 나왔을까 걱정도 조금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하늬는 “두려워하면서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정말 제 생각보다 잘 나왔다”면서 “다섯 명이 워낙 친하다 보니 그 케미와 호흡이 너무 좋았다. 거기에 이병헌 감독님의 말 맛도 워낙 훌륭해서 잘 나왔다”고 밝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극한직업’은 오늘(23일) 개봉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북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지금의 북한과 통일, 그 이후

    [금요일의 서재]북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지금의 북한과 통일, 그 이후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관련 책은 꾸준히 나온다. 북한 관련 책 저자는 크게 세 부류다. 탈북 출신이거나 북한에 많이 가봤거나, 북한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한 이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는 신간 가운데 탈북 출신 기자가 쓴 ‘조선 레볼루션’, 북한에 많이 드나든 목사가 쓴 ‘평양에서 서울로 카톡을 띄우다’, 북한 전문가가 쓴 ‘정세현, 정청래와 함께 평양 갑시다’를 꼽았다. ●2029년 통일된다면=‘조선 레볼루션’(서울셀렉션)은 탈북 출신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10년 후인 2029년을 예견하며 쓴 책이다. 저자는 북한 최고 교육기관인 김일성대학교를 졸업했지만, 탈북해 2003년부터 기자로 일하며 북한 관련 기사와 칼럼을 쓰고 있다. 저자는 통일 후 김정은 체제 붕괴를 가정하고 21세기 북한을 이끌어갈 선진 시스템 구축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북한 체제가 불안함에도 여전히 유지되는 이유에 관해 “철저한 수용소식 체제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통일은 민중봉기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며, 우리가 이에 맞춰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한과 한국에서 살아본 저자는 통일 이후 경제뿐 아니라 정치, 행정, 사법, 교육, 국방, 복지, 언론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의견을 내놓는다. 한국의 제도와 시스템이 북한에 고스란히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고, 적절한 방안을 모색한다. 예컨대 정치 체제는 북한이 기존 정치체제 대신 전문가들이 이끄는 위원회 체제를 예상하고, 이에 맞춰 필요한 준비가 무엇인지 강조하는 식이다. 의견 일부는 다소 이상적인 측면이 있지만, 다른 북한 관련 책보다 나름 전문성을 갖췄다. ●평양, 가보니 달랐다=미국에서 NK Vision 2020을 설립해 남과 북을 왕래하는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가 직접 북한을 수차례 오가며 겪은 일을 ‘평양에서 서울로 카톡을 띄우다’(가갸날)로 엮었다. 저자는 재미교포로 지난 10년 동안 북한을 가장 빈번히 방문한 사람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분단 이후 최초로 남과 북의 국립묘지를 모두 탐방한 사람’, ‘분단 이후 북측 교회에서 가장 많이 설교한 사람’, ‘분단 이후 현존하는 북측 종교시설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저자는 우리가 아는 북한이 최근 들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화고 있다고 설명한다. 평양 시내에 자가용 물결이 날로 늘어가며, 심지어 상습 교통정체가 일어난다는 것. 결국 폐쇄회로(CC)TV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한 음식점은 메뉴판으로 태블릿PC를 활용한다. 이탈리아식 피자집(별무리), 비엔나식 커피 프랜차이즈점(Helmut Sachers Kaffee)도 문을 열었다. 북한 주민은 스마트폰(아리랑)으로 로동신문을 읽고 게임을 즐긴다. 보급된 휴대전화의 수효가 600만 대에 이른다. 평양에서 서울로 카톡을 보내고 화상통화를 한 저자의 이야기, 박정희 대통령을 다룬 북한 TV드라마, 한국전쟁에서 월북한 소설가 이광수가 언제 사망하고 어디에 묻혀 있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 등이 소소하게 재밌다. ●전문가의 평양 안내서=통일이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통일 한국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정세현과 외교·안보전문가 황재옥, 정청래 전 국회의원이 모여 ‘정세현, 정청래와 함께 평양 갑시다’에서 논한다. ‘평생 통일을 생각해온 최고 전문가들이 그린 통일 한국의 청사진이자, 평화의 한반도에서 신나고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충실한 안내서’라는 설명이 눈에 들어온다. 세 명이 공동으로 쓰느라 한 주제가 아니라 여러 주제로 묶였다. 1부 ‘가보자’, 2부 ‘해보자’, 3부 ‘만나보자’, 4부 ‘알아보자’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평양 시내를 ‘국빈 코스’로 안내한다. 정청래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기를 통해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색다른 경험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평양에서 치킨집을 운영했던 사업가와 남북경협 실무자 인터뷰가 실렸다. 북한에서 사업한다면 어떤 것이 성공할지에 관한 내용을 주목해봄직 하다. 3부에서는 평양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게 듣는 ‘평양 시민이 사는 법’,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김창수 사무처장이 말하는 남북 교류 이야기가 담겼다. 4부에서는 정세현과 황재옥이 한반도 문제 50년 역사를 분석하고, 미래 50년을 전망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목욕탕만 봐도 덜컥… ‘의인의 삶’도 까맣게 타버렸다

    목욕탕만 봐도 덜컥… ‘의인의 삶’도 까맣게 타버렸다

    허리 부상에 수면제 의지하는 고통 정부·지자체 치료비 지원 끊고 무관심 손자는 연기만 봐도 집 밖으로 나가 가족 잃은 슬픔에 고향 등지는 사람도 진실규명 요구는 ‘보상 의심’ 상처로 참사 후유증에 불경기… 주민들 한숨29명의 목숨을 앗아 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가 1년이 돼 가지만 부상자와 유족들은 여전히 참사가 남긴 고통과 싸운다.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비극은 잊혀 가지만 이들의 아픔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화재 당일 손자와 함께 스포츠센터 내 헬스클럽에 있다가 20여명의 탈출을 도와 의인상을 받은 이상화(72)씨는 18일 “몸과 정신이 모두 다쳐 삶 전체가 엉망이 됐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직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잔다. 겨우 잠이 들면 악몽이 괴롭힌다. 2층 여탕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탓에 목욕탕 간판만 봐도 깜짝깜짝 놀란다. 시커먼 연기 속에서 사람을 구한 뒤 2층 창문으로 뛰어내리다 허리를 다쳐 지금도 제대로 걷지 못한다. 고등학생이 된 그의 손자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거나 연기만 봐도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손자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이씨의 가슴은 찢어진다.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도 힘들게 한다. 이씨는 “손자와 목숨을 건진 뒤 병원으로 실려와 10일 정도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 부상자 지원은 거기까지가 전부였다”며 “현재 신경과 진료비와 약값, 허리 치료비 등은 내가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자는 여러 기관에서 상을 받았는데 그걸 어디에다 쓰겠냐”며 “어린애가 지옥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했으면 취업 지원 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의인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참사로 예비대학생 딸을 잃은 김영조(42)씨는 운영하던 치킨집을 접고 지난 7월 강원 원주로 이사 갔다. 딸과 함께했던 추억이 곳곳에 묻어 있는 곳에서 더 버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천을 떠났지만 슬픔은 여전히 곁을 맴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오르는 딸 생각에 눈물 마를 날이 없다. 김씨는 “술을 먹지 못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1주기가 돌아오니 딸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자신들을 향한 편견에 또 다른 상처를 입고 있다. 류건덕(60) 유족 대표는 “진실규명을 위해 부실대응 소방관 처벌을 요구하는데, 이를 금전적 보상 때문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시선들이 더욱 힘들게 한다”고 호소했다. 충북도도 유족들을 힘들게 한다. 위로금 협의를 하며 불기소 처분된 소방지휘관에 대한 검찰 항고 취하 등을 단서로 달았기 때문이다. 협상은 결렬됐다. 하소동 일대 상인들도 참사와 싸운다. 사람들이 스포츠센터 주변에 가기를 꺼리면서 손님이 예전의 절반 정도에 그쳐서다. 임대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가게를 인수할 사람이 없어 할 수 없이 문 여는 업주들도 많다. 흉물처럼 방치됐던 스포츠센터 건물에 가림막을 치고 페인트칠하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용없었다. 한 커피숍 사장은 “12월이면 송년회 식사 후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로 항상 북적였는데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경기가 안 좋은 데다 대형 참사까지 발생해 최악”이라고 걱정했다. 스포츠센터 화재는 주민들의 생활까지 바꿔놨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다중이용시설에 가면 비상구 위치부터 파악한다”며 “참사 이후 화재보험에 가입한 주민들도 많다”고 전했다. 시는 오는 21일 오후 3시 하소동 생활체육공원에서 화재 발생 1년 희생자 추모식을 갖는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발생했다.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부실한 건물 소방시설, 소방관 부실 대응 등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글 사진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땅뿐만 아니라 실생활 밀접한 데이터 서비스… 삶의 질 높일 것”

    “땅뿐만 아니라 실생활 밀접한 데이터 서비스… 삶의 질 높일 것”

    “국토라고 하면 개발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국토연구원은 땅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것입니다.” 강현수(54) 국토연구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각종 데이터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 위에 펼치는 방식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실제 강 원장이 취임한 지난 7월 이후 연구원은 전국 영유아 인구 대비 어린이집 분포 현황, 전국 기초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현황 등 실생활과 밀접한 알토란 같은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최근 전국 치킨집과 편의점에 대한 상권 분석 연구를 진행해 보고서 발간도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국토연구원이 왜 국가통계가 아닌 민간통계에 관심을 갖나. -올해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설립 취지는 ‘국토의 균형 발전과 국민 생활의 질 향상’이다. 지금까지는 공무원만 관심을 갖는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는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연구에 주력할 것이다. 생활 현장 속으로 다가가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사구시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지역 격차 심화, 실업 등 국토 발전 여건 변화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역할은. -신용카드 결제 내역 등 공공은 물론 민간이 갖고 있는 빅데이터도 활용해야 한다. 연구원은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장래 인구감소 지역 예측, 건축물 에너지 절감, 부동산 정책 영향, KTX 개통 효과 등을 분석했다. 국토·도시 관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키기 위한 중장기 방안을 올해 처음 시작해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국토 연구를 활용한 일자리 확대 방안은. -최근 국토 분야의 화두이자 정부의 주요 정책은 도시 재생이다. 도시 재생은 도시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 간 발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복안은. -기후 변화 대책을 세우는 방식 중 하나는 현상을 인정하고 적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온이 오르면 이에 맞는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해수면이 오르면 건물을 뒤로 물려 짓는 식이다. 사람이 늙는 것처럼 도시도 생로병사가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 환경에서 인구를 늘리려는 노력 못지않게 적응하기 위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또 인구 감소의 주된 원인은 일자리, 교육, 문화 등 3가지다. 교육특화도시를 만들면 중소 도시에도 인구가 유입될 수 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상승세는 꺾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수도권 집값에 대해선 의견이 팽팽하다. 먼저 수도권 거주자의 수요만 놓고 보면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거시경제지표상의 유동성과 비수도권 거주자의 수도권에 대한 투자 수요를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도권 내 주택 공급이 적지 않아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텐데, 비수도권 거주자의 투자 수요를 고려하면 의견이 엇갈린다. →3기 신도시 개발 방향에 대한 의견은. -1, 2기 신도시는 서울의 인구 분산, 수도권 주택 공급, 집값 안정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앞으로 수도권 신도시 성공의 조건은 접근성, 교통 인프라, 자족성 확보 등이다. 기존 도시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서울과 인근 지역의 유휴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또 주택 공급 측면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청년주택 등 공익성이 높은 주택을 공급하는 데 치중해야 한다. 분양·임대주택을 한 단지에 섞는 ‘소셜 믹스’도 중요하다. 100% 공공임대만 지으라고 하면 주민 반대가 크다.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에 편의시설을 짓듯 지하철 노선 등 혜택을 줘야 한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의견은. -그린벨트 해제는 가급적 후순위로 다뤄야 한다. 그린벨트의 공공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되, 땅은 여전히 국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유하는 방법이 있다. 공공기관이 토지 개발과 주택 건설을 직접 맡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민간에 분양하되, 매매나 상속을 허용하지 않고 반드시 공공기관에 다시 매각하도록 하는 환매조건부 분양을 통해 공공성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연구원이 제공하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 개선 계획은. -부동산시장 행태 변화와 인지 수준 등을 지수로 생성해 매달 15일쯤 공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현재 공표 범위는 전국 15개 시·도이며 수도권, 5개 광역시 등을 포함한다. 최근 세종과 제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지역을 지수에 추가하기 위해 통계청과 협의 중이다. 또 분기별로 실시하는 일반가구 조사 횟수를 월간 단위로 확대해 달라는 이용자들의 요구가 있다. 기획재정부, 통계청 등 관계부처와 표본 수 확대에 필요한 예산 증액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추진되는 남북 경제협력 관련 사업은. -북한은 인프라가 매우 열악하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고 북한 개발 협력이 본격화되면 북한 내 교통·에너지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고 북한 도시 개발 관련 건설 붐이 조성될 것이다. 연구원에서는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관광지구 개발 연구, 경기 북부 접경지역 등 남북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동북아 경제 협력, 남북 교통 인프라 추진 전략에 관한 연구도 진행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장사 아직 못하는데 KT는 불통” 답답한 소상공인들

    “장사 아직 못하는데 KT는 불통” 답답한 소상공인들

    “닭은 받으면 유통기한 2~3일인데 주문을 받지 못해 식자재를 폐기하게 생겼다. 언제 전화선이 연결될 지 몰라 재료를 미리 주문할 수도 없고 막막한 상태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엿새째인 30일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KT의 조속한 피해 실태 조사와 실효성 있는 보상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오후 서울 충정로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는 연합회와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실태조사에 즉각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소상공인들은 KT가 구체적인 복구 계획과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치킨집 등 외식업자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지출이 있어 구체적인 대책과 대응이 필요한데, KT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KT의 복구 발표와 달리 현재까지 장사를 못하고 있는 소상공인이 있다”면서 “아직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소상공인들에게 명확한 복구 일정을 제시하고 무선 카드 단말기 임시 사용 등 보완 대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황창규 KT 회장은 미흡한 대응의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KT가 적극적인 피해 보상과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을 경우, 집단 소송과 KT 회선 해지운동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연합회는 지난 27일부터 ‘KT 불통사태 소상공인 피해접수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29일부터는 화재 현장 인근인 충정로역 5·6번 출구 앞 천막에서도 피해 접수를 받아 지금까지 150여건의 피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알바 못 뽑고 버티던 ‘나홀로 사장의 눈물’…1년 새 12만명 폐업

    알바 못 뽑고 버티던 ‘나홀로 사장의 눈물’…1년 새 12만명 폐업

    ‘나홀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에 더 민감한 영세 사업자들인데 고용 부진과 경기 악화의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맞물려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급증한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 세대인 30·40대 자영업자는 급감하고 있다.통계청이 7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임금 근로자는 686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6000명(0.5%) 줄었다. 비임금 근로자는 자영업자와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돕는 무급 가족 종사자를 말한다. 이 중 자영업자는 568만 1000명으로 0.9% 감소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65만 1000명으로 7만 1000명(4.5%) 늘어난 반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3만명으로 12만 4000명(-3.0%) 줄었다. 2015년(-4.8%)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자영업자 감소는 경기가 안 좋아져 소비 심리가 위축돼 도소매업이나 제조업 위주로 한계에 있는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어났다는 뜻”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에도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은퇴한 베이비붐세대가 치킨집 등 프랜차이즈를 차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르바이트를 쓸 수밖에 없는 업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60세 이상 비임금 근로자는 207만 9000명으로 5.5% 늘면서 전체의 30.3%를 차지했다. 반면 40대는 8만 4000명(-4.8%), 30대는 4만 2000명(-4.9%) 줄었다. 또 1년 안에 창업한 신규 자영업자의 56.9%도 은퇴한 베이비붐세대 등 직전까지 회사에 다닌 임금 근로자였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15년 이후 50%대를 웃돌고 있는데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이 자영업에 뛰어드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별 비임금 근로자는 도소매업이 143만 4000명으로 5만 3000명(-3.6%) 줄었다. 제조업과 건설업도 각각 2만 8000명(-5.3%), 1만 9000명(-4.5%) 감소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136만 9000명으로 7만 6000명(5.9%) 증가했다.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난 영향이다. 비임금 근로자 평균 운영(소속) 기간은 14년 2개월로 5개월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이 7년 10개월로 가장 짧았다. 4.2%는 일을 그만둘 계획이었는데 이유로는 ‘전망이 없거나 사업 부진’이 47.1%로 가장 많았다. 구직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17만 2000명으로 2016년보다 21만명 늘었다. 대졸 이상이 23.0%로 4명 중 1명꼴이었다. 취업준비생은 4.1%로 같은 기간 0.1% 포인트 증가했다. 취업난으로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진 영향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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