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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종 “日이 안보·경제 연계… 국익 위해 지소미아 종료 불가피”

    김현종 “日이 안보·경제 연계… 국익 위해 지소미아 종료 불가피”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며 대화 촉구 “日, 우리가 내민 손 잡아 줄 것 기대” “한미동맹, 66년간 뿌리 내려 안 흔들려 안보 역량 강화로 업그레이드해 갈 것”청와대는 28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을 강행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적반하장 격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함을 조목조목 짚었다. 한일 관계 경색의 책임이 일본에 있음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며 ‘치킨게임’을 끝내기를 원한다면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미는 물론 한미일 공조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은 변함없다”며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했듯 일본이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에서 “일본은 우리가 수출 규제 조치를 안보 문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연계시켰다고 주장하나, 당초 안보 문제와 수출 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고 말했다.지소미아 중단은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김 차장은 “국제질서가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직면했다”며 “다자주의가 퇴보하고 자국 이익을 최우선하는 기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현실에 기반해 국익을 위한 외교적 공간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지정학적 가치와 안보역량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안팎의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 관계 균열로 이어지고, 안보위협 대응체계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틀린 주장”이라며 “주도적 안보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66년간 굳건히 뿌리 내린 한미 동맹은 지소미아로 인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미국의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 “‘실망’은 미국이 동맹국·우호국과 정책적 차이가 있을 때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표현”이라고 했다. 특히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이 ‘이해’했다고 한 것을 두고 미측이 노골적 불만을 제기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해했다’고 한 것은 동의했다는 것이 아니라 ‘입장을 알고 있다’,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 과정에서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거의 매일 실시간 소통했다고 했다.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사전에 인지했지만 부정적 입장이었고, 미 국무부·국방부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공유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한미 간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고위 관계자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며 격앙된 어조로 “가짜뉴스”라고 비난했다. 한편 김 차장은 “안보역량 강화를 위해 군정찰위성·경항모·차세대잠수함 전력 등 핵심 안보역량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미국 무기 구매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의미가 아니냐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상시화한 미중 무역전쟁, 대책도 상시 체제로

    미국과 중국의 추가 관세 보복전으로 어제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1.64% 내린 1,916.31로 급락했고, 코스닥지수도 4.28% 내린 582.91로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은 7.2원 오른 달러당 1217.8원에 마감됐다. 중국이 지난 23일 밤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에 맞서 즉각 중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 인상과 자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를 압박하는 등 양국 갈등이 격화한 탓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양국은 상대방에게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존심 대결이 팽팽하다. 이런 강경 기조가 지속된다면 합의는커녕 내년 미국 대선까지 협상조차 하지 않는 ‘노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홍콩 시위에 중국이 무력 개입할 경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다. 미중 갈등 이후 세계 각국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경기하강 신호인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은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을 경우 글로벌 경제가 어디까지 곤두박질칠지 걱정스럽다. 미국과 중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출과 설비투자, 민간 소비가 모두 부진한 데다 한일 갈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연간 성장률 1%대 하락 경고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잖다. 정부는 어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 금융시장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외부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충분한 복원력과 정책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책 당국이야 시장의 공포를 완화해야 하니 한가해 보이는 발언도 하겠지만, 관련 대책마저 한가해서는 안 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상시화하는 만큼 대책도 상시적이고 체계적이며 정밀해야 한다.
  • 中 양날의 칼 ‘위안화 포치 시대’… 美를 벨까 中을 벨까

    中 양날의 칼 ‘위안화 포치 시대’… 美를 벨까 中을 벨까

    지난 8일 오전 9시 19분(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이후 6일 연속 기준환율을 높여오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결국 이날 기준환율을 전날(6.9996위안)보다 0.06% 오른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이미 달러당 7위안이 깨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기준환율마저 7위안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기준환율이 7위안을 넘겨 고시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15일 이후 11년여 만이다. 위안화 환율은 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처음으로 7위안을 돌파하면서 위안화 가치의 약세를 뜻하는 ‘1달러=7위안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이 위안화 약세 현상이 뚜렷한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미중 환율전쟁은 물론 글로벌 환율전쟁으로도 옮아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에 1달러=7위안 선, 이른바 ‘포치(破七) 시대’가 개막됐다. 중국 정부가 7위안 선이 무너져도 시장 개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바람에 지난 14일 현재 기준환율이 7.0312위안을 기록하는 등 ‘포치 시대’가 지속됨으로써 위안화 가치의 약세 기조가 완연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약세를 용인한 것은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진단했다. 위안화의 소폭 절하만으로도 해외에 판매하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덕분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의 수출업체에는 위안화 가치의 절하가 단비 같은 소식이다. 장밍(張明)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계속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면 중국 정부가 시장의 압박에 따라 위안화를 움직이도록 내버려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고율 관세의 충격을 상쇄해 중국 수출업체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 약세 현상의 현실화는 미국의 3000억 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부과 예고 등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중국 경기 둔화로 시간문제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카드를 들고 으름장을 놓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위안화의 약세를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데이비드 로에빙거 TCW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 선의를 구축하기 위해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하락 압박에 저항하면서 대세를 거슬러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보복→ 중국의 위안화 7위안 선 돌파 용인→ 미국의 환율조작국 명단 등재 등 양국이 도박 같은 치킨게임을 벌이는 통에 이제 위안화 환율의 ‘고삐’가 풀려버린 것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부작용도 있지만 수출 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만큼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관세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까닭이다. 미국이 얼마만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느냐에 따라 위안화의 환율 수준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뱅크 오브 메릴린치는 미국이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위안화 가치는 연말까지 7.3위안 수준으로 떨어지고,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경우 7.5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가 약세현상을 보이더라도 맞대응할 수 있는 곳간인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여전히 3조 달러가 넘을 만큼 든든하다는 점에 자신감을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올 들어 310억 달러가 증가하며 3조 1037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함으로써 대미 ‘반격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하지만 위안화 약세 기조는 중국에 ‘양날의 칼’이다. 미국과 전방위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는 것은 대규모 자본유출과 이에 따른 증시 폭락, 부채 급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도 크다.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4월 외국인 자금의 유입에 힘입어 30% 넘게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상하이 증시가 곤두박질치는 바람에 투자자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기에다 위안화 가치까지 추가 절하된다면 환차손까지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달러당 7위안은 자본유출과 금융불안 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 가능성만으로도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트라우마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4~5월 두 달간 중국 자본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자본은 무려 120억 달러에 이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위안화 가치 하락 우려감으로 외국자본이 이탈한 것이다. 상하이 소재의 자산운용사 MQ인베스트먼트의 존 저우는 “미중 무역전쟁과 위안화 환율이 7위안대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의 7위안 시대는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작지 않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인들은 더 많은 위안화를 주고 달러화 제품을 사야 한다. 해마다 석유와 옥수수, 콩 등을 대량 수입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국민경제와 직결되는 농산물 등의 가격이 폭등하는 인플레 위기에도 직면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갚아야 하는 외화부채 부담도 커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1분기 중국의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304%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비공식 통로를 통한 차입, 즉 그림자금융(정부 관리감독 범위 밖의 비제도권 금융)을 통한 차입을 제한하면서 비금융부문에서의 기업부채는 줄었지만 다른 부문에서 대출이 급증하면서 그 규모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총부채의 15%에 이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윈드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중국의 달러화 표시 부채가 11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홍콩계 회사나 글로벌 기업들이 빠져나갈 경우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용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기업들로서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 대량의 환차손이 발생하면 생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투자 심리도 냉각시켜 중국의 경제체질 전환에도 어려움을 주고, 위안화가 불안정해지면 금융 리스크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도 커져 장기 투자계획 등이 미뤄지거나 취소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외 개방을 통해 경제성장 구조 전환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위안화 약세 기조는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판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에도 독이 될 수 있다.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막대한 달러화 자금을 각국에 투자하고 있는데, 위안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달러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는 것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위안부·징용 거론 안한 文…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에 무게

    위안부·징용 거론 안한 文… 한일 미래지향적 관계에 무게

    비판 자제 수위 조절하고 평화시대 강조 치킨게임 양상 막고 외교해법 모색 판단 GSOMIA 연장 결정 등 변곡점 아직 남아 文 “세계 고도 분업체계 통해 공동 번영” 日의 경제보복 이율배반적 조치 지적 속 한국경제 체질 개선강국 발돋움 의지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얼어붙은 가운데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광복절 메시지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란 표현에 담긴 극일 의지와 더불어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대화의 손짓으로 축약된다. 과거사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와 피해자 합의가 선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이어가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지향한다는 ‘투트랙 기조’의 연장선인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자제하고,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인 ‘위안부’나 ‘강제징용’을 직접 거론하지 않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는 점에서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데 보다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23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몇 차례 터닝포인트가 남아 있지만, 향후 일본의 대응 기조에 따라 한일 갈등 국면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날 대일 메시지의 전반적 기조는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굳건히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던 것과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규정하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보복의 부당함과는 별개로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닫아 놓아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강제징용 문제를 한 번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일본과 함께 일제강점기 피해자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하고자 했고 역사를 거울삼아 굳건히 손잡자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과거를 성찰하는 것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전쟁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우리의 자손, 그리고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안겨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데서 드러나듯 우익은 물론 일본 사회 내 팽배한 왜곡된 역사인식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이율배반적이란 점을 지적하고, 단호하게 ‘극일’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고도 분업체계를 통해 공동번영을 이뤄 왔고, 일본 경제도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분업을 이루며 발전해 왔다”며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어느 나라든 자국이 우위에 있는 부문을 무기화한다면 평화로운 자유무역 질서가 깨질 수밖에 없으며 먼저 성장한 나라가 뒤따라 성장하는 나라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오히려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고, 일본을 뛰어넘는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의 인식은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이루지 못했다”거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는 대목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 8·15 경축사 숙고… ‘극일·대화의지’ 투트랙 메시지 전망

    文, 8·15 경축사 숙고… ‘극일·대화의지’ 투트랙 메시지 전망

    靑, 두 달 가까이 연설 준비에 공들여오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가 한일 갈등의 변곡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수출규제 조치 이후 최악으로 치닫던 한일 관계가 최근 ‘숨고르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어느 메시지보다도 정치적 무게를 지니는 8·15 경축사의 방향성과 수위에 따라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문 대통령은 11일 공개일정을 잡지 않은 채 나흘 앞으로 다가온 8·15 메시지와 관련,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 대상국) 배제 조치 이후 일본 정부의 움직임과 대응상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고 숙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번 8·15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극일’과 ‘대화의지’를 투트랙으로 표명하되 무게중심은 한일 관계의 ‘미래’에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제보복 국면에서 드러났듯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누적 무역적자가 700조원에 이를 만큼 극심한 대일 경제의존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경제적 ‘광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일이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결국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한 것은 우리가 먼저 확전을 하지 않을 것이며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현 국면을 대화로 풀어 보자는 행간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실현을 극일 해법으로 제시했던 것을 구체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거사 해법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민적 공감대, 피해 당사자의 동의 등 대원칙은 유지하되,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한일 갈등의 ‘확전’을 촉발할 메시지는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철학과 지향을 담아 내는 그릇이자 고도의 통치행위이기도 한 3·1절 경축사와 8·15 기념사는 이전 정부에서는 통상 석 달 정도 준비기간을 거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 메시지의 빈도 자체가 절대적으로 늘어나면서 3·1절과 8·15 연설 준비기간도 한 달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이번 8·15 연설은 두 달 가까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주요 수석·비서관들이 머리를 맞대 얼개를 완성했고, 완성된 초안을 놓고 참모진의 ‘독회’와 대통령의 검토를 되풀이하며 ‘퇴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포치(破七) 시대’, 미국과 중국 누가 웃을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포치(破七) 시대’, 미국과 중국 누가 웃을까

    지난 8일 오전 9시 19분(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이후 6일 연속 기준환율을 높여오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결국 이날 기준환율을 전날(6.9996위안)보다 0.06% 오른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이미 달러당 7위안이 깨진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기준환율마저 7위안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날아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인민은행 기준환율이 7위안을 넘겨 고시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15일 이후 11년여만이다. 위안화 환율은 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7위안을 돌파한 뒤 7위안선을 그대로 유지하며 위안화 가치의 약세를 의미하는 ‘1달러=7위안 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이 위안화 약세현상이 뚜렷한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미중 환율전쟁은 물론 글로벌 환율전쟁으로도 옮아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에 1달러=7위안선, 이른바 ‘포치(破七) 시대’가 공식 개막됐다. 중국 정부가 7위안선이 힘없이 무너져도 시장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바람에 9일에도 전날보다 0.14% 오른 7.0136위안을 기록하는 등 ‘1달러=7위안선’을 유지함으로써 위안화 가치의 악세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약세 현상을 용인한 것은 무엇보다 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진단했다. 위안화의 소폭 절하만으로도 해외에 판매하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낮추는 효과가 있는 덕분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중국의 수출업체에는 위안화 가치의 절하가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장밍(張明)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만약 미국이 계속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면 중국 정부가 시장의 압박에 따라 위안화를 움직이도록 내버려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고율 관세의 충격을 상쇄해 중국 수출업체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 약세 기조의 현실화는 미국의 3000억 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부과 예고 등에 따른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중국 경기 둔화로 사실상 시간문제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동안 경제적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카드를 들고 으름장을 놓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위안화의 약세를 방어해 왔다. 데이비드 로에빙거 TCW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지도부가 미국 정부와 선의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에 대한 하락 압박에 저항하면서 대세를 거슬러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의 추가관세 보복→ 중국의 위안화 7위안선 돌파 용인→ 미국의 환율조작국 명단 등재 등 미중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도박 같은 치킨게임을 벌이는 통에 이제 위안화 환율의 ‘고삐’가 풀려버린 것이다.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부작용도 있지만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수출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내는 덕분에 보복관세의 충격을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는 까닭이다. 미국이 얼마만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느냐에 따라 위안화의 환율 수준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뱅크오브 메릴린치는 미국이 예고대로 오는 9월1일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위안화 가치는 연말까지 7.3위안 수준으로 떨어지고, 25%까지 관세를 부과할 경우 7.5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가 약세현상을 보이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곳간인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여전히 3조 달러가 넘을 만큼 든든하다는 점에 자신감을 보인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외환보유고는 올들어 310억 달러가 늘어난 3조 1037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현상을 용인함으로써 대미 ‘반격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위안화 약세 기조는 중국에 ‘양날의 칼’이다. 미국과 전방위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대규모 자본유출과 이에 따른 증시 폭락, 부채 급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도 큰 것이다. 대규모 자본유출을 촉발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개되기 전인 올해 1~4월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외국인 자금의 유입에 힘입어 30% 넘게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상하이 증시는 맥을 못추지 못하는 바람에 투자자들 사이에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위안화 가치까지 추가 절하된다면 환차손까지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공산이 크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달러당 7위안은 자본유출과 금융불안 등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 가능성만으로도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트라우마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4~5월 두 달간 중국 자본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자본은 무려 120억 달러에 이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위안화 가치 하락 우려감으로 외국자본이 이탈했다는 것이다. 상하이 소재의 자산운용사 MQ인베스트먼트의 존 저우는 “미중 무역전쟁과 위안화 환율이 7위안대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로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가치의 7위안 시대는 국민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작지 않을 전망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인들은 더 많은 위안화를 주고 달러화 제품을 사야 한다. 해마다 석유와 옥수수, 콩 등을 대량 수입해야 하는 중국으로선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농산물 등의 가격이 폭등하는 인플레 위기에도 직면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갚아야 하는 외화부채 부담도 커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1분기 중국의 총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304%에 이른다고 밝혔다. 1년 전의 297%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 정부가 비공식 통로를 통한 차입, 즉 그림자금융(정부 관리감독 범위 밖의 비제도권 금융)을 통한 차입을 제한하면서 비금융부분에서의 기업부채는 줄었지만 다른 부문에서 대출이 급증하면서 그 규모는 40조 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총부채의 15%에 이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윈드(Wind)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중국의 달러화 표시 부채가 11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홍콩계 회사나 글로벌 기업들이 빠져나갈 경우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용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기업들로서는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 대량의 환차손이 발생하면 생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투자 심리도 냉각시켜 중국의 경제체질 전환에도 어려움을 주고, 위안화가 불안정해지면 금융 리스크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도 커져 장기 투자계획 등이 미뤄지거나 취소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외 개방을 통해 경제성장 구조 전환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위안화 약세 기조는 중국의 최대 이벤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판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에도 독이 될 수 있다.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막대한 달러화 자금을 각국에 투자하고 있는데, 위안화의 가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달러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는 탓이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면서 “위안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는 것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文 “日 경제 보복은 승자 없는 게임”… 메시지 수위 ‘톤다운’

    文 “日 경제 보복은 승자 없는 게임”… 메시지 수위 ‘톤다운’

    文 “日 일방적 조치로 얻는 이익 무언가 韓대법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 살아있다는 점” 정의용 NSC 주재 “외교적 노력 지속”청와대의 대일 메시지 수위가 ‘톤다운’ 되는 등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한일 갈등 국면의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은 자유무역 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이고, 자국에 필요할 때는 자유무역주의를 적극 주장해온 나라이므로 이번 조치는 매우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 무역 조치로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설령 이익이 있다 해도 일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결국은 일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일본 수출 규제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00분간 이어진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이 사태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까지 조치만으로도 양국 경제와 국민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변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점”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또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하루속히 철회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을 압박했다. 일본의 부당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변명을 어떻게 바꾸든 일본의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이후 전날까지 강도 높은 ‘극일’ 메시지를 내놓았던 점을 감안하면 발언 수위를 조절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본이 전날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기존 3개 품목 이외 추가 규제품목을 지정하지 않은 데다 이날 3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 신청 1건을 승인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것과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도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된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들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NSC가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하여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던 점과 대조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공격이 원상 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실제 피해가 없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올려놓은 3개 품목을 완전히 잠글 수도, 완전 금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1100개가 넘는 화이트리스트도 마찬가지”라며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이 살아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임명 이후 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제민 부의장은 이번 사태의 배경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경제 분야에서 추월하는 한국을 일본이 예전 상태로 되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부의장은 “아베의 일본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되돌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개발도상국 중 선진국으로 변신한 유일한 나라”라며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일부 도움이 된 게 사실이고, 당시 일본은 한일 간 수직 분업체제를 만들고 지속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많은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고 추월할 수 있었고 일본은 자유무역 질서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 한국을 막을 수 없었다”며 “일본 관점에서 볼 때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직속 자문기구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경제 방향을 거시적 관점에서 점검하는 회의체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이날이 세 번째 전체회의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자유무역 ‘G20회담’ 한 달 만에… 보복 앞세운 보호무역 ‘기세’

    자유무역 ‘G20회담’ 한 달 만에… 보복 앞세운 보호무역 ‘기세’

    美,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 中 즉각 반격 日, 한국 규제는 국제분업체계에 큰 지장 국제신용평가사 성장 전망 줄줄이 낮춰 “무역 혜택받은 강대국이 자유무역 외면 각자도생 길 나서면서 ‘G0’의 혼돈 초래”‘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관세장벽이 세계경제 성장의 추가적인 리스크가 되고 있다.’(New U.S.-China Tariffs A Further Risk To Global Growth.)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2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 제목이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미중 관세전쟁과 한일 무역갈등의 ‘교집합’은 기존의 자유무역주의 대신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분업 체계 대신 자국생산 체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불과 한 달여 전인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자유·공정·무차별적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80도 상황이 바뀐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결국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면서 세계경제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국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해 보복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안전자산에 대거 돈이 몰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 세계 무역 증가세가 꺾이고 향후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도 국제분업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경제는 글로벌 분업 체계라는 경제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운영됐다. 반도체만 놓고 보면 일본이 부품과 소재 등을 생산하고, 이를 한국이 사들여 D램 반도체를 생산한 뒤, 미국 등이 이를 가지고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형태였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제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생산 체계의 구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면서 “세계경제가 무역을 통해 각자가 모두 이득을 얻는 ‘윈윈 게임’이 아닌 누가 더 많은 손해를 보는가라는 ‘치킨 게임’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무역과 국제분업 기조가 흔들리면 글로벌 무역이 위축될 수 있고, 이는 세계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농후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일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으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기존 2.74%에서 2.62%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23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근거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 3.3%에서 3.2%로, 내년 성장률을 3.6%에서 3.5%로 낮춰 잡았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무역을 통해 이득을 얻은 강대국들이 자유무역 기조로부터 발을 뺀 채 각자도생의 길로 나아가면서 ‘G0의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때부터 우려됐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내수를 키우는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 것인지가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열린세상] 치킨게임 이기는 방법/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치킨게임 이기는 방법/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선언으로 시작된 한일 무역분쟁은 치킨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다. 수출 규제의 특성상 한일 모두 피해를 입으며, 이것이 지속되면 양국 모두 피해가 누적된다. 한 국가가 포기하면 다른 국가의 승리로 끝난다. 이렇게 승패가 결정되면 서로의 공격은 중단되겠지만, 패배한 국가는 국가의 위신에 상처를 입고 향후에 비슷한 공격을 또 당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이 한국보다 좀더 강하기 때문에 치킨게임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가 많고, 국민총생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치킨게임의 승패는 국력의 격차만으로 갈리지 않는다. 상대편 기업이 망할 때까지 계속된 ‘반도체 치킨게임’과는 다르다. 국가와 국가가 상대하는 치킨게임은 정치세력의 안정성 문제가 걸려 있으므로 어느 한쪽의 피해가 정권에 타격이 갈 만큼 누적되면 치킨게임이 더 지속되기 어렵다. 또한 치킨게임은 양국의 충돌이 심해지면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모두 피해를 심하게 입는다. 따라서 전면전으로 가면 우리가 이긴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전면전에서 우리가 입는 피해가 너무 크다면 일단 전투를 피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즉 국가 단위의 치킨게임은 강한 국가 입장에서 이 싸움을 걸었을 때 내가 입는 피해가 별로 없다고 판단될 때 시작된다. 상대방에게 피해를 많이 입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어떤 정치경제적 이득을 얻고 싶어서 싸움을 거는 것인데 내가 피해가 많아지면 싸움에서 이기는 보람이 없게 된다. 즉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작한 것은 한국이 일본에 항복하거나 한국이 일본에 피해를 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이다. 치킨게임을 이기는 필승 전략은 없지만, 유리하게 이끄는 몇 가지 원칙은 있다. 첫 번째는 신뢰성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치킨게임 초반에는 강력한 조치와 상대방에 대한 강한 비난 발언이 이어진다. 이 행동은 우리가 옳다는 대내외적 여론전을 펼치는 의미 외에도, 우리 쪽이 발언을 취소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가 갑자기 다시 취소한다면 국가의 신뢰성이 하락하며 국내 지지율도 잃게 된다. 그러므로 강력한 발언을 할수록 그 말을 취소하기는 어려워지며, 공격을 한 국가는 상대방이 쉽게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고 공격했는데 강력한 발언이 돌아오면 상대방이 강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우리 쪽 피해가 많아질 것을 우려해 포기하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 두 번째로 상대국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 충돌이 심해질 때 양국 기업이 입을 피해 수준과 일본 업계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전략 수립에 반영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일본이 한국 측의 강한 대응에 놀라며 당황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본은 과거 박근혜 정부에 내정간섭 수준의 압박을 했고 이것이 통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통할 것으로 생각하고 단순하게 문제를 생각한 것일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정보 수집에 실패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한국의 단합이다. 한국 정부는 우리의 피해보다 일본이 상당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계속 강조해야 하며, 불매운동은 이것을 국민 차원에서 실현하는 좋은 방법이다. 치킨게임을 두고 미친 척을 해야 이긴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굳이 그런 수준까지 나갈 필요도 없다. 일본의 공격으로 인한 한국의 피해나 한국의 약점을 강조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한일 간의 대결에서 한국을 더 불리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므로 적절한 수준에서 자제돼야 한다. 국민 스스로 단합해 각자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일본에 피해를 주고, 사령부 역할을 할 정부를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안으로는 약점에 대비하되 겉으로는 강경하고 단호해야 한다. 또 일본의 도발에 대한 방어 대책 외에 반격할 계획도 준비하고 그중 일부는 명시적으로 공개해 위협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차원에서는 언젠가는 한일 간의 협력이 복원돼야 한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이 게임은 한쪽의 완승보다는 한쪽의 판정승 정도로 타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불매운동은 좋지만, 인종차별을 하거나 민간의 학술·문화 교류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 삼성 “수요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 탄력 운영”…사실상 감산 시사

    삼성 “수요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 탄력 운영”…사실상 감산 시사

    日 수출규제 여파 경영 불확실성도 커져 올 상반기에 일부 낸드 공정 R&D 전환 도시바·마이크론에 SK하이닉스도 감산 3차 치킨게임 재현 가능성 더 낮아져“인위적 감산은 없다. (경영) 불확실성이 크다.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지만, 동시에 생산라인 최적화·효율화 전략이 가동되고 있음을 밝힘에 따라 시장 상황에 맞춘 탄력적 공급 대응에 이미 돌입했다는 해석이 1일 제기됐다. 과잉 공급으로 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 즉 반도체 기업 간 ‘치킨게임’을 감수하면서도 생산물량을 감축할 계획이 없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동시에 다른 이유로 인한 생산량 조절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메모리사업부 전세원 부사장은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요 변동에 따라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화성캠퍼스 12라인 낸드 생산설비와 관련, “최근 낸드 수요가 플래너(평면)에서 (3D 등) V낸드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반기부터 일부 플래너 캐파(생산설비)를 R&D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메모리반도체 생산 전략은 2007년과 2010년에 이어 올해 3차 반도체 치킨게임이 본격화될지 여부를 가릴 가늠자로 관심을 받아 왔다. 낸드 2위인 일본 도시바가 정전 사고 때문에 사실상 비자발적 감산 체제에 들어갔고, 미국 마이크론 역시 1분기부터 웨이퍼 투입량을 5~10%씩 줄이는 감산을 공식화한 터였다. D램 쪽에서도 3달러 이하로 떨어진 가격 하락폭에 못 이겨 2위 SK하이닉스가 4분기부터 감산 방침을 밝혔고, 3위 마이크론도 감산 중이었다. 1위 삼성까지 감산을 공식 선언할 경우 하향세를 보이다 최근 일본의 한국으로의 소재 수출 규제 발표 뒤 잠깐 가격이 올랐던 D램 가격 흐름이 우상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삼성은 1·2차 반도체 치킨게임 때처럼 감산이란 단어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는 삼성이 인위적인 경쟁 또한 감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여파로 삼성전자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의 경쟁에 실익이 크지 않아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미·일·대만에 포진한 반도체 기업 수가 이미 한 자릿수로 업계 난립 상황이 아닌 데다 업황도 좋지 않아 출혈 경쟁을 불사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3차 치킨게임 재현 가능성이 애초에 낮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조치로 반도체 생산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라인 최적화와 같은 업황을 반영한 생산량 조절이 탄력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관측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한일 관계 파탄 낼 ‘백색국가 제외’ 백지화해야

    일본 정부가 내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 유력하다고 한다. 수출 심사 우대 대상이자 안보 우방국에서 한국만 솎아내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1000개가 넘는 품목을 대상으로 사실상 수출 규제에 나서겠다는 것은 한일 양국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행위로 지금이라도 당장 철회해야 한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는 한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국민은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으며, 이에 한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백색국가 제외는 우리 정부와 국민의 인내심을 넘어서는 상징적, 실질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일본 정부는 인식하길 바란다. 한일 양국의 대결 구도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을 찾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오늘 회담을 갖는다. 지난 4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첫 회담이자 백색국가 제외 결정을 하루 앞둔 회담이다. 그동안 우리의 거듭된 양자대화 제안을 일본이 거부해 온 점을 감안하면 회담 성사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다. 다만 일본 정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어제 “한일 관계는 현재 한국 측으로부터 부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서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책임을 전가한 것은 유감이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한일은 갈등 해소의 새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ARF에서 한일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그제 미국이 한일 양국에 분쟁을 일정 기간 멈추는 ‘분쟁중지협정’을 맺도록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여부가 불분명한 가운데 미국이 구체적인 중재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제 일본 정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 줘야 할 때다. 한국 내에서 ‘보이콧 재팬’ 현상이 들불처럼 번지고, 지난 상반기에 불발됐던 한일 경제인 회의를 오는 9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등 무역 갈등을 우려하는 민간 차원의 움직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자유무역질서를 파괴하는 일본 정부의 거듭된 무모한 결정은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를 내팽개치는 것이며, 일본 기업과 경제에도 악영향으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차세대 12Gb 모바일D램 세계 첫 양산… 기술 초격차 유지

    차세대 12Gb 모바일D램 세계 첫 양산… 기술 초격차 유지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성능의 차세대 모바일 D램의 양산을 개시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18일 세계 최초로 12Gb(기가비트) LPDDR5 모바일 D램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맞이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받는 LPDDR5 D램을 지난해 4월 개발한 이후 1년여 만에 양산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경쟁사들과 비교 불가능한 기술 우위를 뜻하는 ‘초격차’를 지켜 내고 있다. LPDDR5에서 ‘LP’는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저전력 D램 규격을, 뒤에 붙는 ‘DDR5’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각각 뜻한다. 12Gb LPDDR5 모바일 D램은 현재 고급형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존 모바일 D램(LPDDR4X)보다 약 1.3배 빠른 속도로 동작한다. 이 칩을 12GB 패키지로 구현했을 때 풀HD급 영화(3.7GB) 약 12편 용량인 44GB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저전력 동작 구현을 위해 새로운 회로 구조를 도입해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 현재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LPDDR5 모바일 D램을 양산 중인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에서 차세대 LPDDR5 모바일 D램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또 용량과 성능을 더 높인 16Gb D램도 선행 개발해 초격차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2000년대 초 치킨게임 당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경쟁업체에 비해 몇 달 빠른 정도였다면, 지금은 중국 업체들보다 몇 년 앞선 상태로 품질에서 삼성전자를 대체할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함께 가요 ‘팀’ 코리아

    함께 가요 ‘팀’ 코리아

    나라마다 보호무역 정책으로 선회하던 분위기는 미중 무역전쟁의 진영 선택 압박, 일본의 수출 규제와 같은 방식으로 한국에 대외적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4%를 넘겨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1인가구가 확산된 여파로 인구·소비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내수 공략법을 세워야 한다.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 환경이란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간 갈고 닦았던 두 번째 역량을 꺼내 들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대세 기술과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어 관련 핵심 역량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우리 대표 기업들의 첫 번째 역량이다. 세계 최초보다 118년 늦은 1969년 한국 최초를 만들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주요국에서 품질 1위 평가를 석권하고 있는 세탁기, 선제적 대규모 투자 뒤 2000년대 초 글로벌 치킨게임(극단적 가격 경쟁)에서 결국 승리해 70~80%의 글로벌 점유율 고지에 오른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일정 규모의 국가경제를 이뤄야 자동차 공장이 들어선다는 세간의 짐작을 깨고 1976년 ‘포니 신화’부터 쓴 뒤 한국 경제를 자동차 생산이 당연한 경지로 차곡차곡 키워 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자동차, 주요국에 비해 짧은 과학기술사를 극복하고 세계 주요 기업이 최우선으로 거래하고 싶은 품목이 된 소재와 부품, 한국에서 쌓은 경쟁력으로 해외에서 K열풍 선두에 선 건설과 유통, 전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해 전 세계 통신업계가 주목하는 곳이 된 통신까지 우리 대표 기업들은 도전과 응전을 반복하며 한국 산업을 최고 수준으로 키워 냈다. 그리고 지금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커지던 시기, 사업 축소 위협이 우려되는 시기에 꺼내 들던 두 번째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을 빠르게 읽고 적응하는 유연함,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시야, 시장지배적 경쟁국과 경쟁 기업이 가하는 압박 속에서 자체 역량을 높여 기술·경영 자립도를 키워 내던 정신이 우리 대표 기업들의 두 번째 역량이다. 대표 기업은 1970년대 오일쇼크,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내고 위기 이후 변화된 사업 환경에 적응한 기업들이다. 시장이 원하는 기술과 제품을 경쟁 기업보다 빠르고 품질 좋게 만들어 내는 경쟁 국면과 다르게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내는 경쟁은 과거 그대로 재현되지 않는다. 오일쇼크 때의 돌파구, IMF 위기 국면에서의 돌파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의 돌파구가 모두 달랐고 현재의 위기 국면에서의 돌파구도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대표 기업들은 특히 이번 위기에서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 때로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돌파구 모색을 시작했다. 국내외 협력사뿐 아니라 경쟁 기업과도 적극적으로 제휴에 나서고, 고객에게 하던 것 못지않게 직원을 포함한 해당 기업 이해당사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돕고 이들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지역사회와 기업 직원들이 직접 대면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 대표 기업이 이미 글로벌 수준의 제품 경쟁력과 내부 역량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에 일가견이 생긴 뒤 나타난 변화인 동시에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맞춰 경쟁 일변도이던 사회 분위기가 협력·포용 분위기로 바뀐 뒤 나타난 변화다. 최근의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핵심 역량을 키우고, 직원 등 이해당사자와 함께 성장하며, 활발한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기업 안팎의 행복감을 키우는 한국 대표 기업들의 행보를 소개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정두언 전 의원, 전날까지 방송출연했는데…요식업 운영 부진에 우울증까지

    정두언 전 의원, 전날까지 방송출연했는데…요식업 운영 부진에 우울증까지

    16일 숨진 채 발견된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은 최근까지도 방송 등에 출연해 정치 현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내며 대외활동을 해 왔다. 이 때문에 그의 사망 소식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는 우울증을 앓았으며, 최근에는 직접 운영하던 요식업이 부진해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3월 언론 인터뷰에서 20대 총선 낙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낙선 뒤 급성 우울증이 찾아와 고통에서 피하려고 자살을 택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17대에서 19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정계를 사실상 떠났고 그 뒤로는 여러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시사평론가의 길을 걸었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 12일 그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 “한일 양국이 치킨게임으로 가서는 안 되는데 정치권에서 치킨게임으로 자꾸 몰고 가는 사람이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서도 이른바 7대 검증 기준 등에 걸리지 않으며 문재인 정부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서울 출생인 정 전 의원은 경기고·서울대를 거쳐 행정고시 24회로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다사다난한 인생을 보낸 그는 정치계의 풍운아로 불리기도 했다. 2000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 서대문구 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야인 시절 국회의원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찾아와 서울시장 선거캠프 합류를 권하며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선대위 기획본부장과 전략기획 총괄팀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검증 과정에 나서 “박근혜와 최태민의 관계를 낱낱이 밝히면 박근혜 좋아하시는 분들은 밥도 못 먹게 될 것”이라는 폭로성 발언을 했다. 정 전 의원의 발언은 이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재조명받았다.MB 정부 개국공신으로 ‘왕의 남자’로 불렸으나 2008년 MB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당시 국무총리실 차장의 권력사유화 문제를 지적하며 2선 후퇴를 요구해 이 전 대통령 측과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난 그는 친박(친박근혜)계도 친이(친이명박)계도 아닌 당내 비주류 인사로 분류됐다.2012년 총선을 통해 3선 고지에 올랐으나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 추징금 1억 1000만원을 선고받고 수형 생활을 했다. 2014년 최종 무죄를 받아 여의도로 복귀했다.이후 박근혜 청와대와 친박계를 향해 직언을 쏟아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후 정치적 동지인 김용태 의원과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한 후 바른정당 창당에 힘을 보탰다. 이후 남경필 후보의 대선 경선 선대본부장을 맡았다.정 전 의원은 2009년 트로트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가수로 4집 앨범까지 내기도 했다. 다재다능한 끼를 살려 최근까지 영화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또 서울 마포구에 일본식 주점을 열었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즐겨 찾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사석에서는 일본식 주점의 영업이 시원치 않아 고민을 토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정치권은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에 빠졌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사망까지 이른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평론가로서 본인이 몸담았던 한국당에 조언도 하며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던 차에 비보를 듣게 돼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큰 충격이고 훌륭한 정치인을 잃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文 “한국 반도체 노린 수출규제… 日 경제에 더 큰 피해 경고”

    文 “한국 반도체 노린 수출규제… 日 경제에 더 큰 피해 경고”

    “한국경제 ‘발목’ 의도… 결코 성공 못할 것 日 의존도 벗어나 국산화의 길 걸어갈 것 과거사 문제, 경제 연계는 현명하지 못해 日압박 끝내고 외교 해결 장으로 돌아와야”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배경과 관련, ‘경제적 의도’를 처음 언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 참의원 선거(21일)를 연계하려는 정치적 의도뿐 아니라 반도체를 매개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조치는 통상적인 보호무역 조치와는 방법도 목적도 다르며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우리 기업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했다. 또한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 경제 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 배경을 ‘정치적 목적’으로 인식했던 문 대통령이 경제적 측면을 부각시킨 것은 처음이다. 지난 8일 수·보회의에서는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했고 10일 경제계 주요 인사 간담회에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라고 규정했다. 그간 경제계에서는 일본의 조치가 1980년대 미국의 일본 견제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1980년대 일본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자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정부는 반덤핑 혐의로 조사에 나섰고, 미국 기업들은 특허 침해를 빌미로 미 무역대표부에 제소했다. 결국 일본 반도체산업은 쇠락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반도체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한국을 막기 위한 전략적 규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굳은 표정으로 대일 메시지를 쏟아냈다.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 임을 경고’ 등 날 선 표현들이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한일 관계에서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고 때때로 우리를 아프게 찌른다”며 “일본이 이번에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것은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양국 갈등이 최악의 ‘치킨게임’으로 치닫지 않기 위한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일본에 제시했지만 우리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며 협상 여지를 열어 뒀다. 아울러 “일방적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 일본의 제3국 중재위 설치 요청에 대한 답변 시한이 18일이며 24일까지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시 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데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갈등이 점증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발언 수위는 더 강했지만 호흡을 고른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반도체 소재 부족 현실화 되면 GDP 韓 -4.47% vs 日 -0.04%”

    “반도체 소재 부족 현실화 되면 GDP 韓 -4.47% vs 日 -0.04%”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실제로 한국 기업이 반도체 소재 부족 사태를 겪을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4.47% 감소하는 수준의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의 GDP 감소분은 0.04%로 한국이 받는 충격보다 덜한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등을 일본에 수출하지 않는 맞불 전략을 쓸 경우 일본의 GDP 감소분은 1.21%로 확대되지만, 한국 역시 5.64%의 GDP 감소를 감내해야 할 것으로 계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 및 해법 긴급세미나’에서 이같은 전망을 발표했다. 조 연구위원은 “일정 수준의 (수출품) 수량규제는 가격인상을 통해 비용을 수요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규제와 동일하지만, 이번 일본 조치처럼 핵심소재를 차단할 경우 공급망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규제보다 심각한 사회적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소재 부족분이 늘수록 한국의 GDP 손실은 커진다. 부족분이 15% 라면 0.12%, 30% 라면 2.2%, 45% 라면 4.24%, 60% 라면 6.20%, 75% 라면 8.01% 씩 GDP 감소폭이 커지고 부족분이 80% 달하면 GDP 감소가 8.6%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량에 관계없이 일본의 GDP 감소폭은 0.4%에 그치다 수출규제량이 75%에 달할 때 0.05%, 80%에 달할 때 0.06%의 GDP 감소가 전망됐는데, 이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우선 한국 입장에서 수출 규제 3개 품목별 수입량 중 일본산 비중은 41.9~93.2%에 달하지만 일본 입장에서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비중은 불화수소만 89.3%로 높을 뿐 리지스트는 10.5%,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20.7%로 낮다. 일본 통계를 보면 리지스트는 미국과 대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중국과 대만에 수출하는 규모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규모보다 크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다른 나라로 판매처를 바꿀 수 있다. 두 번째로 한국이 공격받는 품목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인 반면, 수출규제 대상이 된 3개 품목이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산 제품력이 우수한 메모리 반도체, 감광 반도체, 반도체 관련 부속품을 수출규제 하는 방식으로 한국이 보복을 하며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진다면, 양 국 모두 추가 GDP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단, 한국의 보복이 강화될수록 일본의 GDP 한계 감소폭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산 수출이 막힐 경우 한국 수출기업을 대체하는 일본 기업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한국을 대체할 기술 역량을 지녔고, 한국 기술로는 당장 일본산 소재를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비대칭 전략’ 양태의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꼴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제재 철회 vs 새 합의 vs 협정 유지… 이란 핵합의 ‘동상삼몽’

    제재 철회 vs 새 합의 vs 협정 유지… 이란 핵합의 ‘동상삼몽’

    경제고립 이란, 우라늄 농도 4.5%로 높여 트럼프 “이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경고 중재 역할 유럽은 이란과 교역량 28조원 美제재 장기화 땐 경제적 손실 심각할 듯미국과 이란의 ‘치킨게임’으로 이란 핵 갈등이 최고조를 향해 가고 있다. 중재자인 유럽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에 처해 있어 갈등이 해소되는 길은 아득해 보인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반공영 언론인 ISNA와 파르스 통신은 베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기구 대변인의 말을 인용, 이란이 이날 2015년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정한 우라늄 순도 상한선(3.67%)을 넘어 4.5%까지 농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 상한인 300㎏을 넘긴 지난달에 이은 핵합의 폐기 2단계 조치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 완화 혹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등이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조치들을 예고하고 유예기간을 둔 뒤 실행에 옮기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란은 경제적으로 더 물러설 수 없는 낭떠러지에 서 있다. JCPOA에서 지난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제재를 다시 가동했다. 이후 통화가치는 사상 최대로 떨어지고 물가는 4배로 올랐다. 해외 사업자들이 빠져나갔으며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직 협정 안에 있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를 위협해 미국의 제재 완화를 이끌어 내는 게 이란이 택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하루빨리 재선 캠페인에 착수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제한 시간 안에 더 나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미국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새로운 핵합의라고 보도했다. 중동에서 경제·정치적으로 미국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이란의 핵을 통제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커다란 목표 중 하나다. 2015년 협정에서 탈퇴한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협정을 위한 테이블에 이란과 국제사회를 끌어들이기 위해 택한 전략은 이란처럼 긴장감을 높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CNN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 대응을 승인했다가 철회한 일이 진퇴양난에 처한 미국의 상황을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유럽이 핵협정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경제 문제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유럽대외관계청(EEAS)에 따르면 JCPOA 발효 직후 유럽과 이란 사이 교역량이 폭증해 2017년엔 210억 유로(약 28조원)에 달했다. 미국의 제재가 심화되면 유럽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이란 제재로부터 역내 금융기관 등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에서 워싱턴DC로 돌아가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란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서 “이란의 최근 핵 프로그램 확대는 추가적인 고립과 제재들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EEAS의 마야 코치얀치치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에 핵합의를 훼손하는 추가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촉구해 왔다”면서 “향후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文 “한국기업 피해 땐 대응” 아베에 경고장

    文 “한국기업 피해 땐 대응” 아베에 경고장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8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국 기업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면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저는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일본의 무역 제한 조치에 따라 우리 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전 세계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같이 언급한 뒤 “일본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이에 관해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조치 등 외교 갈등에서 비화된 일본의 감정적 조치에 대해 정부가 역시 맞불 대응을 함으로써 양국 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을 피하면서도 우리 기업에 실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맞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피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상호 호혜적인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례 없는 비상상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경제계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차분히 노력하겠다”며 일본의 조치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민관이 함께하는 비상 대응체계 구축도 언급하며 “청와대와 관련 부처 모두 나서 상황 변화에 따른 해당 기업의 애로를 직접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수십 년간 누적돼 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달 북유럽 순방 등 대외 일정 이후 5주 만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손정의와 쿠팡

    전경하의 시시콜콜-손정의와 쿠팡

    지난 4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김범석 쿠팡 대표를 만날까. 쿠팡 홍보 관계자는 “이번 방한 일정에서 김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30억 달러(약 3조 3000억원)를 투자한 최대 주주다.손 회장의 쿠팡 투자는 2015년 10억 달러로 시작했다. 앞서 쿠팡은 2014년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VC)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1억 달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으로부터 3억 달러를 각각 유치했다. 손 회장의 투자규모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비전펀드 설명회에서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으로 한국의 전자상거래에서 압도적인 1위 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이미 최대주주이지만 쿠팡을 더욱 강도높게 뒷받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설명회 이후 20억 달러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 반면 쿠팡의 실적은 처참하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 4227억원(연결 기준)에 영업손실 1조 9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이 24.8%로 4000원짜리 물건을 하나 팔면 1000원씩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매출액 4조원은 국내 전자상거래업체 중 최대 규모 매출이다. 그럼에도 1조원이 넘는 적자는 쿠팡의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다. 쿠팡은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상품 직매입 비중을 늘려 로켓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이 자기 차량을 이용해 배송하는 쿠팡플렉스, 최근에는 음식배달 쿠팡이츠, 신선식품을 자정 전에 주문하면 새벽 7시까지 배달하는 로켓프레시도 시작했다. 이런저런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의 김 대표는 “소비자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이 들 때까지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꿈이 실현되기에는 국내 시장의 강자가 많다. 2015년 ‘샛별배송’으로 새벽 배송 전쟁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지난 5월 중국의 힐하우스캐피털로부터 350억원을 투자받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통 유통업체인 이마트도 쓱배송을 강화하고 있는 등 현재 유통업계는 치킨게임 상태다. 유통업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업체가 시장을 전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의 유통시장은 독특하다.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까르푸는 한국에 진출했으나 철수했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이 국내에서 어떤 결과를 낼 지는 아무도 모른다. 치열한 경쟁에 소비자들은 혜택을 누리니 이를 반겨야 할까. 언젠가 업체의 어려움이 누적돼 서비스 축소로 다가올지 않을까 불안하긴 하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출구 없는 한일 치킨게임… 강제징용 해법 없나

    전문가 “배상금 못 받는 피해자와 협의 정부, 자산매각 중지하고 배상 등 조치” 징용공 문제를 둘러싼 대법원 판결을 놓고 한일 양국의 갈등이 ‘출구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문제의 본질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 소송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3일 “강제징용에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이 배상에 참여해 피해자에 대해 사죄하고 과거의 잘못이 역사에 기록되도록 하는 포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주체가 일본 전범 기업이라고 명시했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일본 정부에 제시했던 방안과 일맥상통한다. 일본 전범 기업과 청구권자금의 혜택을 본 포스코 등이 자발적으로 공동 기금을 마련하는 식이다. 일본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배상 책임을 다했으니 정부가 100% 처리하라는 입장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은 강제징용 피해자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진행 중인 일본 전범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와 관련이 크다. 오는 8월 초로 예상되는 법원의 매각결정으로 일본 기업이 직접 재산상 피해를 입으면 한국 기업에도 피해를 주겠다는 게 일본의 논리였다. 하지만 최근 법원이 일본 기업에 대한 심문 과정을 추가하면서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은 빨라야 내년 1월쯤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방법을 결정하고 유찰까지 되면 절차는 더 늦어질 수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의 피해 발생 시점이 최소 6개월은 남았는데 협의가 아닌 경제보복 조치를 서두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일 정부가 협의할 시한이 다행히 늘어났지만 일본 기업이 포함되지 않으면 피해자가 배상금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부분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어쨌든 일본기업의 피해가 실제 발생하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는 더 나올 것”이라며 “우선 일본기업 자산매각을 중지하고 정부는 국내 기업과 배상 협의에 나서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경제 보복 공방의 장기화, 비자 제한, 문화 콘텐츠 제한 등으로 국민과 기업의 피해가 커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일 정부 모두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분리해 대응하라는 주장도 있었다. 다만 과거사에 대한 한일의 큰 인식 차를 감안할 때 본질적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외교소식통은 “두꺼운 책에 있는 두 장의 표지처럼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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