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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료비 부당청구 병원 66곳 적발/값싼약 쓰고 고가사용 기재

    ◎의보환자들에 일반수가 적용/작년 3분기… 29곳 면허정지·23곳 과징금 부과 의료보험 본인부담금 과다책정등 부당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높게 청구했다가 요양기관지정 취소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이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보사부는 10일 지난해 3·4분기중 의료보험진료비를 과다 청구한 의료기관 75개소에 대해 실사를 벌인 결과 이중 광주의 서인근외과의원등 29개 기관은 최고 의사면허정지 3개월과 함께 6백55일에서 30일까지 요양기관지정 취소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부당청구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중구의 강열의원등 23개 기관은 과징금부과처분,14개 기관은 경고조치했다. 요양기관지정 취소처분을 받으면 그 기간동안 의료보험 환자를 받을 수 없다. 보사부는 이같은 행정처분과는 별도로 이들 의료기관이 징수한 부당청구액 2억4천여만원과 과징금 4천9백여만원을 환수했다. 실사결과 이들 의료기관은 ▲진료비내역허위작성 ▲값싼 약품을 고가품으로 청구 ▲환자본인부담금 과다징수등의 방법을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의사면허정지 3개월과 함께 요양기관지정 취소 6백55일의 처분을 받은 서인근외과의원의 경우 치질수술한 환자에게 의료보험이 아닌 일반수가로 진료비를 청구하고 약품및 처치비용을 의료보험급여비용으로 청구했다가 적발됐으며 경기도 부천의 박형철산부인과는 분만예정일을 허위로 기재하는 수법등으로 진료비를 과다청구했다가 의사면허정지 1개월과 2백45일의 요양기관지정 취소처분을 받았다. 이로써 부당진료비 청구로 요양기관지정 취소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은 87년 25개소,88년 50개소,89년 78개소,90년 1백18개소,91년 1백76개소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전국에 유행성독감 경보

    보사부는 5일 국립보건원에서 실시중인 인플루엔자(유행성독감)유행감시사업중 전모씨(여·66·서울)의 가검물에서 파나마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분리 검출됨에 따라 전국에 인플루엔자 경보를 내리고 대주민 예방홍보를 강화토록 각 시·도에 지시했다. 보사부는 이에따라 평소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고 외출후 양치질을 하며 어린이나 노약자,만성질환자,면역저하자등 합병증의 우려가 있는 경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외출을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또 환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인플루엔자는 1∼5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발열,두통,근육통,인후통,마른기침등의 증세를 나타내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며 치사율은 1%미만이지만 바이러스의 구조가 자주 바뀌며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특징이 있다.
  • 혈변땐 반드시 확진 받아야/박응범(건강한 삶)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으리라고 생각되는 이 증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왜냐하면 사람의 생활이 늘 규칙적일 수 없고 배변습성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변비가 왔다가 설사를 했다가,그렇지 않으면 이유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증상의 결과가 갑작스런 출혈로 표현된다.여기에 상식깨나 있다는 사람들은 『아 그거 별거아냐』 또는 『그럴수 있는 거야』『일단 약한번 먹어볼까』『그거 치질일거야』『기다려보지 뭘』 하는 안일한 태도는 누구나 한번쯤 생각하고 지나간다.이유인즉 병원에 가기싫고,가서 보여주기 싫으며 게으른 탓에 큰병이나 발견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더욱 늦게 진단받게 되는 원인이 된다.그래서 가까운 약국을 찾아 일단 약을 먹어보고(무슨병인지도 모르면서),심하면 주사를 맞으며 어떤 종류의 이름모를 치료를 받는 도중 출혈이 멎으면 『지난번엔 주사맞고 약먹었더니 쉽게 나았는데 이번엔 좀 오래가는것 같다』면서 병원에 온다.이렇게 해서 길게는 1년이 넘게 호전과 악화가 연속되고 짧게는 몇개월이 지나는 경우가 많다.물론 경증 호소인 경우가 많지만 중증호소도 상당수나 차지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이에 대한 원인은 쉽게 나눠서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치질이나 치열 등에서 찾아볼 수 있고 중증으로는 대장암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이외에도 대장에 생기는 포도송이같은 용종을 비롯하여 염증성·궤양성 질환등 다양하다.특별히 용종은 암의 전구증상,즉 장기간 가지고 있으면 암으로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기발견및 진단과 동시에 치료(수술 또는 내시경적 치료)를 해야하는 질환이다.근래에는 모든 분야에서 내시경학이 대단히 발달되어 웬만한 것은 전부 내시경을 이용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예외일 수는 없고 곧 내시경으로 제거함으로서 정확한 조직검사에 의한 진단과 동시에 대부분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실제로 TV 모니터나 직접 내시경을 통해 장속을 살펴보면 하느님이 인간을 오묘하게 창조하신 것을 경탄하게 되고 인간의 능력은 극히 일부에 속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여하간 혈변이란 이런 병변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라고 볼때 혈변이 있으면 일단 확진을 받는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다보면 어떻게 이렇게 될때까지 병원을 가지않았을까 하는 딱한 심정을 갖게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즉 악성질환은 혈변이 경고신호이고 현재까지 악성치료는 조기발견하여 조기수술로써만 완전히 정복되는 만큼 혈변의 경고신호가 있으면 결과가 좋든 나쁘든 확진과정이 꼭 필요하며 또 좋은 결과에는 그것보다 더 안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조금만 신경을 쓰면 큰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안혁·강철환씨가 말하는 참상(요덕15호 북한정치범수용소:12)

    ◎생과 사의 경계선:사/눈쌓인 병풍산서 죽음의 벌목사역/굴러내리는 원목에 압사·골절 일쑤/작업성과 나쁘면 하루한끼 주는 구류장 형벌 정치범 수용소에서 실시하는 강제노역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1년동안 줄곧 계속하는 돼지기르기·소기르기·식품공장 사역등이 있는가하면 계절에따라 풀베기·강냉이 심기·무배추재배·산나물채취등 갖가지 노역이 기다리고 있다.또한 폭우·폭설이 내려 길이 훼손되거나 시설물이 부서지면 수시로 임시작업반이 편성돼 사역을 해야한다. 노역대상자는 7살 어린이에서부터 8순노인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다.각자 나이와 체력에 맞춰 빠짐없이 일해야 한다.노역자체가 형벌이므로 이를 게을리하거나 작업성과가 좋지않으면 강냉이쌀 배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한 달에 3번이상 지적을 받으면 그 무서운 수용소안의 구류장에 1주일정도 벌을 받게된다.반 평밖에 안되는 구류장에서 한 끼씩만 먹고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 있으면 나중에는 오금이 펴지지 않아 풀려나서도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나오게 된다.이때문에 나이 든 사람들은 특히 구류장 형벌을 가장 무서워한다.꾀병을 부리거나 작업중 요령을 피우거나 건성으로 일을 하다가는 영락없이 적발되어 구류장 형벌을 받게된다. 폐병에 걸려 각혈을 하면서도,치질이 심해 제대로 걸음을 걷지 못하면서도,또 늑막염에 걸려 옆구리에서 고름을 흘리더라도 죽기전까지는 반드시 작업장에 나가야 한다. 강제 노역 가운데 가장 어렵고 고달픈 일이 벌목작업이다.사람들이 벌목작업을 무서워하는 것은 물론 힘들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작업중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벌목작업은 수용소에서 4㎞쯤 떨어진 병풍산 일대에서 행해진다.작업 기간은 12월부터 3월까지이다.숲이 우거지고 나무잎이 무성한때를 피해 겨울철에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다.벌목작업에는 20대에서 50대까지의 「힘좋은 남자」들만 동원된다. 매일 새벽 6시에 수용소 앞마당에 집합,5명씩으로 된 1백여개의 작업조를 편성한뒤 작업장까지 걸어간다. 아직도 사방이 어둑어둑한 눈쌓인 추운 겨울 새벽.담요 조각으로 온통얼굴을 감싼채 넝마같은 옷을 겹겹이 껴입고 발에는 헝겊으로 감발한 사람들이 톱과 갈쿠리를 둘러메고 소리없이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유령들의 행진처럼 소름끼친다. 5명으로 구성된 각 작업조는 눈이 무릎까지 쌓인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 계곡 양쪽켠 산등성이로 다시 기어 오른다. 병풍산은 크고 험하고 가파른 산이다.좁은 계곡 양켠의 V자형 산등성이를 올라가면 이미 사람들은 기운이 빠져 비실거린다.그곳에는 이미 붉은 페인트로 베어야 할 나무 밑둥에 표시가 되어 있다.벌목 대상은 주로 소나무와 전나무이며 지름이 30㎝ 이상 1m까지 되며 길이는 10∼20m의 거목이 대부분이다.우선 5명이 한 그루씩 달라붙어 톱질을 한다.30여분쯤이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무가 쓰러지고 이어 곁가지를 모두 잘라낸뒤 5m 길이로 2∼3토막의 통나무를 만든다. 벌목작업때 나무를 베고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오히려 손쉬운 일이다.가장 위험하고 힘든 일은 토막낸 나무를 계곡 아래쪽으로 옮기는데서부터 시작된다. 보통 계곡 양쪽의 산등성이는 60도정도로 가파르다.때문에 나무토막을 5명이 한꺼번에 아래쪽으로 밀쳐버리면 저절로 굴러내려간다.그러나 이때가 위험하다.나무 숲에 가려 아래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굴러내린 원목에 사람들이 부딪혀 현장에서 즉사하거나 허리·다리·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잇따른다.1t에 가까운 원목이 굴러내리는 탄력은 대단해 굴러내리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미처 몸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워낙 사방에서 우릉꽝꽝하며 원목이 구르는 소리 때문에 분간을 못하기 일쑤이다.작업하는 사람들은 원목을 굴릴때 『어이 간다』하며 함성을 지르지만 메아리 탓에 별 효과가 없다.보위부원들은 『죽거나 다치면 너희들만 손해니까 알아서 하라』고 말할 뿐 아무런 안전대책도 없다. □특별취재반 김만오(정치부차장) 양승현(정치부기자) 최철호(사회1부〃) 문호영(정치부〃) 송태섭(사회1부〃)
  • 평양은 올해도 「핵카드」 악용한다(오늘의 북한)

    ◎21차례 접촉도 헛일… 「팀」훈련 구실,사찰회피/대외/대미·일 수교의 지렛대로 계속 활용할듯/대내/주민 위기의식 고취… 체제수호 투쟁 독려 지난 20일로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이 서명·채택된지 꼭 1년이 지났다.지난해 5월 핵협상이 사실상 결렬됐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상으로 핵접촉 창구를 유지해 온 남북한은 지난 한햇동안 13차례의 핵통제공동위와 8차례의 위원접촉을 통해 핵사찰 규정안을 토의해 왔다.그러나 이같은 남북의 「접촉」은 북측이 남북상호핵사찰 실시 자체를 극력 기피함으로써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가운데 지난 25일 핵통제위 위원장 접촉의 결렬로 급기야 장기공전이라는 최악의 국면에 접어 들게 됐다. 북한은 지난해 한국의 핵부재선언과 팀스피리트훈련의 잠정적 중단,미·북한간 고위급회담 개최 등 많은 대가를 얻어낸 후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했다.그러나 IAEA의 사찰과정에서 녕변의 미신고 핵시설이 발견되는 등 아직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불식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93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가 자신들의 상호핵사찰 회피에 따라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핵사찰의 대상과 방법을 협의키 위한 핵통제공동위에서 훈련결정의 철회를 요구,정치선전장화 함으로써 남북대화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한국과 국제사회의 핵사찰요구를 교묘하게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핵정책의 방향이 사회주의 체제수호와 남북의 공산화 통일정책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 진의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에 있지 않다는 사실은 지난 1년간 북한이 취해온 내외정책과 핵통제공동위에서의 행태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핵안전협정 서명후 지난해 김일성의 80회 생일을 계기로 대미·일관계에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온 북한은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도 「5월중 사찰규정 마련,6월중 핵사찰 실시」라는 스케줄까지 합의하는 성의를 보였었다.그러나 북한은 그후의 핵통제공동위에서 「동시의심해소원칙」과 「상대방선정,쌍방합의사찰」규정(공동선언 제4장)을 내세워 사실상 남북 상호사찰을 거부,그동안의 합의가 모두 미·일과의 수교촉진을 위한 제스처였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핵문제를 대내외 정책추진의 지렛대로 활용해 온 북한이 향후에도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사찰규정마련에 성실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일성은 신년사에서 「우리식 사회주의」의 옹호 고수와 「민족자주원칙」에 따른 연방제 통일을 새해의 2대 국가적 과제로 제시했다.이에따라 올 상반기중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핵사찰거부 방침을 그대로 견지,주민들에게 핵전쟁의 위기의식을 고취시키면서 「우리식 사회주의」완성을 위한 이념적 통합의 호재로 활용하려 들것으로 보인다. 대남전략면에서 북한은 올해 김일성의 통일구상에 따라 고려연방제 실현을 위한 통일전선전술을 그 어느 해보다 더욱 강화해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따라서 북한은 핵사찰 거부의 구실을 팀스피리트 훈련재개문제와 연계,책임을 남한측에 떠넘기는 한편 이를 민족자주원칙을 유린하는 반통일,반민족적 행위로 규탄,선동하면서 통일전선투쟁의 강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북한은 과도기적 불안정속에서 새롭게 편성되는동북아 정치질서에 편승,올 하반기에 핵정책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타협점 모색을 위한 전술적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현재 한반도 주변 4강간에는 경제협력의 확대 심화와 군비경쟁 등 쌍무적 관계가 재정립되는 과정에서 미·일,미·중과 일·러시아,일·중간 불편한 관계로 발전할 마찰요인들이 잠재해 있다.그중에서도 특히 인권문제 등 미국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미국 민주당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중관계의 불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북한은 이와같은 4강관계의 불안정한 균형의 틈바구니에서 줄타기 외교를 전개해 가면서 사회주의 생존차원에서 핵사찰문제를 전략무기화,미·일과의 수교 및 관계개선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같은 전략적 기조 아래 상호핵사찰 압력을 회피해 가면서 미군유해송환,북송 일본인처의 우대와 모국방문 등 여타 현안의 해결과 외교력을 통한 미·일과의 관계정상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김영삼차기대통령과 미·일 등의 상호핵사찰 실현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5차례에 걸친 IAEA 핵사찰 결과의 최종적 판단이 남북한과 미·일 등이 핵정책을 재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 새시대상황에서의 남북관계/서울신문사정경문화연대토론회 주제발표 요지

    서울신문사 정경문화연구소는 새로운 문민정부출범과 동북아의 신질서태동을 앞두고 남북대화의 전망과 이 지역에서 형성되고 있는 질서재편 움직임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등을 점검하는 대토론회를 28일 하오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새 시대상황에서의 남북관계」를 큰 테마로 한 통일원후원의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된 「남북대화의 향후 전망」(이동복고위급회담대표)과 「동북아질서와 한반도­93년의 전망」(정용길동국대교수)주제의 요지를 정리한다. ◎남북대화의 향후전망 이동복 고위급회담 대표/서울∼평양대화채널 바뀔 가능성/경제난 등 북의 내부정리 시간걸려/재대좌 내년 4월 이후로 미뤄질듯 고위급회담형태로 지난 2년간 진행돼온 남북대화가 북측의 거부로 중단되고 있다.현재로는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대화가 93팀스피리트 훈련이 종료되고 한국과 미국에 신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4월말 이후에 가서 재개될 것이란 견해가 유력하다.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내외정세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이의 타개를 위해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할 것이란 가정 아래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북한은 지금 냉전체제의 종식으로 최대의 국제적 고립위기를 맞고 있으며 왜곡된 자원배분과 계획경제 및 통제사회 특유의 생산의욕 상실로 경제 또한 회복 불능의 침체상태에 빠져있다.이같은 절박한 상황은 북으로하여금 결국 개혁과 개방의 길을 택하도록 할 것이다. ○「하나의 조선」논리 고수 지난 11일 단행된 북한의 개각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그러나 북한은 개혁·개방의 신호로 해석되는 이번 요직 개편에도 불구하고 대외경제를 담당해온 김달현을 남북경협의 전면에서 후퇴시키고 「노동당 재정경리부 39호실」산하에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라는 기구를 신설,남북경협문제를 전담시키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이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정부간의 관계로 발전시키기보다는 당을 창구로 내세워 「하나의 조선」논리 고수,「두개의 국가」을 수용치 않겠다는 종래 입장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북의 입장은 남북경협에 적용될 법령의 운용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북한은 지난 84년 제정한 「합영법」에서 합영허용대상을 「외국인 및 재일조선 상공인을 비롯한 해외에 거주하는 조선동포」에 한정함으로써 한국인을 그 대상에서 제외했었다.북한은 또 지난 10월 제정·공포한 「외국인 투자법」에서는 「합영법」과는 달리 대북투자허용대상을 외국인과 함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영역밖에 거주하는 조선동포」로 규정,한국인에게도 대북투자에 필요한 법적 지위를 부여한듯 했지만 내용면에서는 그렇지 않다.여기서 북한이 말하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영역」은 「조선반도와 그에 인접한 연안수역과 그 상공」을 말한다.또한 북한은 북한지역을 반드시 공화국 북반부로 표기함으로써 공화국 표현은 곧 한반도 전역을 의미하는 개념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요컨대 북한이 사용하는 공화국 표현은 한반도 전역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외국인 투자법」도 「합영법」이나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에게는 대북투자 허용대상으로 별도의 법적 지위를 부여치 않고 있다.이는 결국 북한이 여전히 「하나의 조선」 논리에 입각하여 남북관계를 다루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으로 남북대화가 갖는 한계성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목표했던 것이 무엇이었느냐 하는 의문과도 연관된다.북한은 그동안 고위급회담에서 기본합의서와 비핵화선언 그리고 부속합의서를 타결했지만 이는 주어진 시점에서 합의서가 타결됐다는 사실이 필요해서 했을 뿐 합의서 내용을 실천에 옮길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합의서 타결과정에서 북한이 보인 ▲일괄합의·동시실천 ▲원칙·규칙·세칙에 대한 논쟁 ▲전제조건 놀음 등 일련의 행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결국 고위급회담에서의 합의서 채택은 개혁과 개방을 수용하겠다는 의도보다는 대일·대미관계를 개선하여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 극복을 꾀하면서 남한사회의 민주화 분위기를 통일 열기에 편승시켜 남한을 흔들려는데 주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 난국을 타개키 위한 개혁·개방수용문제와 관련,최근 북한권력 구조내부에 갈등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그렇지만 이 갈등구조는 수평적이 아니라 수직적이라는데 문제가 있다.상부구조에서는 여전히 체제유지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따라서 개혁엔 어느 정도 신축성을 띠고 있지만 개방에는 아직도 부정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이같은 북한의 수직적 갈등구조 아래서는 남북대화가 진행되더라도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따라서 고위급회담 재개시기를 내년 4월이후로 보는 시각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서울과 미국에 신정부가 들어선다해도 북한내의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방엔 아직도 부정적 결국 현재 중단되고 있는 고위급회담의 재개시기는 핵을 비롯한 몇가지 현안들에 관한 북측의 새로운 입장 정리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보여진다.따라서 대화재개는 내년 4월보다는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화가 다시 이어질 경우 그동안 진행돼온 고위급회담과는 다른 형태의 대화로 바뀌어 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하다. 남북대화가 동면기에 들어선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의 의의에 관한 문제이다.고위급회담의 중단은 당연히 이들 합의서의 이행이 지연되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7·4남북공동성명의 재판으로 이들 합의서의 효율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그러나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는 그 내용의 충실성 면에서 7·4남북공동성명과는 비교될 수 없다.내용면에서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는 당초 남측이 제시한 안을 90% 이상 수용하고 있다.남북간의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장전으로 체제나 내용면에서 지난 72년 동서독간에 체결된 양독기본조약을 능가하는 문서인 것이다. 1215년 영국의 왕실과 귀족 지주간 납세방법에 관한 타협의 소산이었던 대헌장은 영국헌법의 기초가 된 기본장전이었다.그러나 그 내용의 해석을 둘러 싼 의견차이로 4백년이 지난 1648년 「권리장전」 성립때 가서야 비로소 햇빛을 보게 됐다.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도 남북이 동상이몽 관계에 있는 동안은 그 내용의 해석을 놓고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견해차이의 지속은 이행의 지연으로 연결될 것 또한 분명하다.이 문제는 북한이「하나의 조선」이라는 허구의 논리에서 벗어 날 때 해결될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반도의 현실이 기본합의서와 부속합의서가 이행·실천될 때까지 4백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동북아질서와 한반도 정용길 동국대교수/질서재편 통일에 도움되게 유도/남북교류 일환 지역경협체 추진/「다자안보」 논의때는 군비통제 중시 미국과 구소련에 의해 동·서 양극체제를 이루었던 냉전시대는 사라지고 이른바 신세계질서가 도래했다.이같은 질서변화는 미국과 러시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변화시켰고 이러한 국제질서는 다시 이보다 하위체계인 동북아의 정치질서에도 변화를 가져 오게 했다.즉 동북아에서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대국이 쌍무관계를 통해 다양하게 국내외 정책을 조율하고 있고 남북한도 동북아의 질서변화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신동북아 질서 수립에 중요한 변수는 ▲이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의 역할분담에 따른 파장 ▲이들을 견제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응 ▲한반도의 남북한관계가 빚어내는일들이다. 먼저 신동북아 질서의 형성은 미국과 일본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본다.미국의 클린턴 새 대통령당선자는 탈냉전시대에서도 대외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지금 미국이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이익이다.미국은 그동안 자신들의 안보지원으로 경제대국을 이룩한 일본에 국력에 상응하는 역할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일본은 지난 6월 자위대를 해외에 파병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라는 오명을 씻어 버리게 되었고 대량의 플루토늄을 프랑스로부터 들여와 주변국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신동북아질서 형성에서 일본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지금 막 경제발전을 하고 있는 중국은 결코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무시할 수 없다.러시아는 일본의 경제적 지원없이 시베리아 개발에 성공할 수 없으며 한국도 일본의 기술이전 문제를 안고 있다.북한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수교를 서두르고 있는 형편이다.그러므로 신동북아 질서는 일본이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본의 영향력을의식한 중국은 한반도에서 균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키 위해 북한·일본 수교에 앞서 한국과 수교했다고 볼 수 있다. ○일의 역할이 중요변수 러시아의 한반도에 대한 이해관계는 크게 두가지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유로 인한 정치 및 안보차원의 이해와 경제적 이해관계가 그것이다.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북아는 불안과 갈등의 근원이 단일적이지 못해 새로운 질서형성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금 동북아에서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유사한 다자적안보협력체를 구성하자는 제의들이 잇따르고 있다.이미 러시아는 지난 69년 브레즈네프가 아시아 집단안보체제를 제안한데 이어 고르바초프도 다자적안보협의체제와 유사한 형태의 제의를 했었다.85년 범아시아안보 포럼을 시점으로 86년 블라디보스토크선언,88년 크라스노야르스크연설 그리고 91년 일본국회연설 등이 그 예이다.이와같이 4강 가운데 러시아가 다자적안보협력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추구해 온 이유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해군 및 전략무기의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은 이미노태우대통령이 동북아 평화협의회의안을 내 남북한과 4강이 참석한바 있다.이와같이 동북아에서 다자적안보협력체제가 모색되는 이유는 냉전이후 지역안보 전망의 불확실성과 국제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역 블록화 경향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동시에 미국과 일본의 역할을 충격없이 조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동북아는 이러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국가들의 이질성과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다자적안보체제가 구조화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구조화되더라도 이미 기초가 다져진 미일안보협력체게에는 영향을 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신동북아 질서구축과 관련하여 제기되고 있는 다자적 안보협력체제 구상에 임할 때 특히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 군비통제 같은 문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그러한 협력체제는 분명히 한반도의 통일에 저해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추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과 같은 탈냉전구조 아래서는 군사력의 한계효용과 상호의존성의 증가때문에 대규모 군사력에 의한 전쟁 대신에 경제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특히 경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각국들은 시장개방압력·보호무역·관세장벽 등을 국내정치의 중요한 과제로 삼으며 인근 국가들끼리 블록화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과 북미주에서의 경제블록화에 자극받은 아태지역국가들도 안보문제와는 다르게 경제협력을 다변적으로 추진하면서 협의체구성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즉 89년엔 12개국이 아태경제협력 각료회담을 출범시켰고 91년 서울회의에서는 중국 대만 및 홍콩이 가세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키로 했다.그러나 동북아에서의 지역경제협력문제는 일부국가의 사회주의체제 고수와 심한 경제수준 및 기술격차로 그 실현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통일 당사자주도 철칙 하지만 한국은 다국적경협의 실시가 남북한간의 경제교류와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첩경임을 인식,동북아 경협체 구상을 구체화시킬 수 있다. 신동북아 질서구축의 관건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동북아에서의 진정한 냉전체제 종식은 냉전의 산물인 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의미한다.한반도통일은 분단 당사국인 남북한 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까지 겹쳐 어려움이 많다.고위급회담은 중단됐고 주변국가들도 한반도 통일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냉전체제에서는 주변국가들과의 관계가 단선적이고 선명하였지만 이제는 그것도 복잡 다기하다.또 그것은 한반도와 미·일·중·러 4강과의 관계가 아니라 남한과 북한 각각의 4강 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예측불가능하다. 최근 한반도 통일후에도 주한미군의 주둔을 인정한다는 입장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지금까지 한반도는 어느 한 세력에 기울어져 있을땐 다른 세력들의 간섭이 반드시 따랐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남북한이 먼저 접근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은 남북간 신뢰구축의 바탕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핵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고는 있으나 이미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채택·발효시킨 남북기본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를 착실히 이행,남북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평화공존을 정착시키면 통일기반은 다져질 것으로 본다.그래야만 동북아에도 비로서 신질서가 도래할 것이다.
  • 안혁·강철환씨가 말하는 참상(요덕15호 북한정치범수용소:5)

    ◎죽어가는 사람들:라/살아서 나올수 없는 병원/영양실조·폐결핵·동상 등 질병 만연/의사없이 간호원 1명뿐… 약도 없어 요덕 정치범수용소는 그 자체가 거대한 죽음의 병동(병동)이다. 극단적인 굶주림과 영양결핍,불결하기 짝이 없는 주거환경등 최악의 조건 속에서 짐승처럼 살아가는 수용소 사람들은 갖가지 질병속에서도 무방비 상태로 버려져 있다. 이곳에서 병에 걸린다는 것은 곧바로 죽음을 뜻한다.치료시설은 물론 의약품 한톨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수용소 정책은 일정기간 벌을 준뒤 다시 사회에 복귀시키자는 것이 아니다.수용소 안에서 살다가 죽어달라는 것이다. 수용소 사람들은 인간이 걸릴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질병이 얼마나 많은가를 보여주는 질병실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펠라그라(pellagra)병·폐결핵·위장병·장염·기관지염·괴혈병·치질·동상·늑막염·피부병등 병의 종류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만연되어 있는 질병이 펠라그라병.이 병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극심한영양실조때문에 걸리는 병이다.하루 1인당 3백g의 강냉이 알을 먹는 것이 전부인 수용소사람들은 거의 모두 이 병때문에 신음하며 1년에 20여명이 죽어간다.극심한 설사로 인한 탈수현상과 위장장애및 신경장애를 일으켜 폐인이 되고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면 죽게된다.수용소 사람들이 개구리나 도룡뇽 심지어 쥐까지 잡아먹는 것은 이 병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죽음과의 싸움인 것이다. 나도 수용된지 3주일만에 영락없이 이 병에 걸려 6개월정도 죽을 고비를 넘겼다.할머니는 두 달만에 머리카락이 백발이 되어버렸고 얼굴과 손발이 심하게 부어 오르면서 이빨도 하나씩 빠져버렸다. 다음으로 많은 질병이 폐결핵과 늑막염으로 역시 영양결핍에서 온다.또한 감기에 걸리면 폐렴으로 악화되는 일이 허다했다.착하고 예뻣던 교포마을의 수라도 독감에 걸린뒤 폐렴으로 발전돼 죽었었다. 수용소 안에는 이른바 「병원」이라고 간판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그러나 이곳은 병든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단지 병의 정도를 판정해주는 곳일 뿐이다.간호원 출신의 신아주머니가 이곳에서 환자들의 경·중을 판정,평풍골에 있는 「요양소」로 보낼지 여부를 결정 지었다.말이 요양소일 뿐 죽을때까지 격리시켜 방치하는 무서운 곳이다.이곳에 수용되면 거의 살아돌아오지못했다.이때문에 수용소사람들은 진단을 기피하고 집안에서 신음하다 가족들 옆에서 죽기를 더 원했다. 중국에 유학중 외국 처녀와 사귄 혐의로 수용된 독신자세대의 전승일은 결핵성 늑막염으로 29살의 아까운 나이에 죽었다.늑막염 악화로 왼쪽 옆구리를 움켜쥐고 꼼짝도 못하던 전승일은 어느날 대꼬챙이로 자신의 옆구리를 찔러 고름을 한 바가지나 빼냈다.그리고 대나무 대롱을 꼽고 기어다니다시피 했으나 고름이 창자에까지 번지는 바람에 결국 숨졌다.죽던 날 새벽 온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고통을 참지못해 발악하던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우리들은 그를 침상에 묶어 고통을 덜어 주었고 그는 눈쌓인 어느 겨울 새벽에 숨졌다. 수용소 사람들,특히 남자들은 고환염과 치질때문에 고통받고 있다.어떤 사람은 고환이 송구공만큼부어 올라 한손으로 고환을 움켜쥐고 허리를 구부린채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걸어 다닌다. 또 치질에 걸린 사람들도 한 손으로 엉덩이를 받치고 뒤뚱거리며 다닌다. 이같은 병에 걸려도 작업장에는 꼭 나가야 하므로 그 고통은 이루 상상 할 수 없다. 수용소의 겨울은 유난히 혹독하다.영하 20도 안팎의 강추위가 겨울내내 계속되고 한번 눈이 쌓이면 봄이 되어서야 녹는다.겨울철에 주로 하는 작업은 평풍산 골짜기나 엄나무골에서 하는 벌목작업이다.장갑은 물론 신발조차 지급되지 않는다.사람들은 수위에 못이겨 모포조각이나 옷가지를 잘라 얼굴·손발을 감발하고 다니지만 맹추위에는 역부족이다.때문에 거의 모두 동상에 걸려 신음한다.작업을 끝내고 돌아오면 손발이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아리기 시작한다.나중에는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려 제대로 잠을 이룰수 없다.이같은 일이 겨우내 반복되면서 동상이 악화되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시꺼멓게 썩어들어간다. 수용소 사람들은 손·발가락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에 따라 서로 몇해동안이나 살고 있는지를금방 분간한다. □특별취재반 김 만 오(정치부차장) 양 승 현(정 치 부) 최 철 호(사회1부) 문 호 영(정 치 부) 송 태 섭(사회1부)
  • 왜곡된 정치윤리 이대론 안된다(사설)

    민자당 김복동의원의 탈당번복사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착잡하다.김의원은 노태우대통령의 처남이다.또 그의 탈당시도가 의원들의 변신·변절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대통령선거일이 한달도 안남았는데 정치인들의 명분없는 이합집산이 그치질 않다니 개탄스러운 일이다.도대체 이나라 정치인들에겐 신의를 존중하고 국민의 눈을 의식하는 최소한의 양식도 없단 말인가. 당세확장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당들도 그렇거니와 대의명분을 저버린채 개인적 이해에 따라 이당 저당 옮겨다니는 철새 의원들의 행태가 우리 정치권의 윤리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정말 서글픈 일이 아닐수 없다.최근 모정당의 당수는 소속의원들의 탈당이 잇따르자 잔류의원들에게 품위유지비란걸 지급했다고 한다.사실이라면 정치권의 타락에 개탄과 분노를 금할길이 없다. 김의원 사건의 또 하나의 측면은 노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시비를 정치권에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보도에 따르면 김의원은 국민당 입당을 발표하기 위해 출신구인 대구로 내려가던중 노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공로에서 경찰관들에 의해 서울로 되돌려 보내졌다고 한다.청와대와 민자당은 노대통령이 처남인 김의원에게 경위를 들어보기 위해 찾은것이므로 이번 사건은 「집안일」로 치부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민주당과 국민당은 공권력이 동원돼 김의원의 국민당 입당을 저지한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중립성을 위배한 처사라며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민주당의 경우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김영삼민자당총재 단독면담및 간첩단사건장비전시와 관련한 대정부 중립성 시비를 뒷받침하는 정치적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면 국민당은 서산간척지및 울산 현대자동차 시찰을 둘러싼 탈법시비에서 벗어나려는 역공의 빌미로 이용하고 있는 인상이 짙다. 노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정치이전에 가족으로서 김의원의 처신을 걱정하지 않을수 없었으며 김의원의 상경과(탈당번복)결심은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우리는 민주당과 국민당이 노대통령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가정적 상황을 놓고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대통령의 인척인 박철언의원이 민자당을 탈당,국민당에 입당한지 하루만에 다시 대통령의 처남이 국민당에 입당했다고 치자.정치권이나 항간에선 「노심」이 드디어 국민당으로 갔다는등 온갖 억측과 흑색선전이 난무했을 것이다.이처럼 대통령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또한 처남도 다스리지 못한 리더십으로 어떻게 강력한 중립정부를 이끌어갈수 있겠느냐는 회의도 제기될 것이다.그렇다면 설사 공권력 개입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큰 중립」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처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게다가 이번일이 민자당측 요청으로 이루어진것이 아닌것이 분명한만큼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할바가 못된다고 생각한다.
  • 국민­새한국당 통합선언/이종찬의원 불참/공동대표·집단 지도체제로

    국민당의 정주영대표와 새한국당의 채문식창당준비위원장은 16일 상오 양당의 통합을 선언했다. 그러나 새한국당측의 이종찬·장경우의원과 지구당위원장 대다수는 통합선언이 당대당이 아닌 개별입당형식의 부분흡수통합이라는 점을 들어 무효라고 주장,진통이 예상된다. 이·장의원등은 17일 새한국당 중앙당창당대회를 예정대로 강행할 예정이나 국민당과의 통합협상은 계속한다는 입장이어서 정주영대표·이종찬의원의 담판등을 거쳐 이의원등이 통합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정대표와 채위원장은 이날 통합선언문을 통해 『대다수 국민들은 기존정치질서를 타파,새 질서를 형성하고 책임있게 이 나라의 국정을 이끌어갈 정치세력의 결집을 갈망하고 있어 새로운 통일국민당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국민당과 새한국당측은 통합을 계기로 ▲집단지도체제를 채택,공동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수로 두고 ▲집권전반기에 국민발안제에 의한 내각제개헌을 추진하며 ▲통합당을 공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대표가 2천억원규모의 정치발전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 국민­새한국 내일 합당선언/정 후보 추대·최고위원 균등배분

    ◎“당기금으로 2천억 내놓겠다”/정주영 대표 국민당과 새한국당(가칭)은 14일 통합원칙과 조건등에 합의,오는 16일 정주영국민당대표와 채문식새한국당창당준비위원장의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당대당통합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양당은 이날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제5차 실무대표접촉을 갖고 『새정치질서를 형성하고 남북통일·경제도약을 위해 통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당 대표들은 5개항의 합의문을 통해 통합신당의 당명은 「통일국민당」으로 하고 지도체제는 공동대표제를 채택하며 최고위원회는 두 당이 같은 비율로 구성하되 그 인선은 공동대표간 합의에 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14대 대선에서 승리하면 대통령임기 전반부에 내각제개헌을 추진하며 이를 위해 국민발안제를 도입하고 ▲선언공영제및 국회의원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며 ▲통합전 양당 재산은 통합신당에 포괄귀속시키고 ▲당의 민주적 운영과 지속적 성장을 위해 정주영대표는 빠른 시일내 정치발전기금을 조성한다는데 합의했다. 양당은 이에따라 곧 통합전당대회를 열고 정주영대표를 대선후보로 확정키로 했고 공동대표는 국민당측에서 정주영대표가 결정됐으며 새한국당측에서는 채문식창당준비위원장·이종찬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의원이 보다 유력하다. 통합신당은 박태준 전민자당최고위원등 양금구도타파를 주창해온 인사들의 영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정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상오 광화문국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당을 공당으로 존속·발전시키기 위해 사재2천억원을 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 변화 선택한 미 대선을 보고/신희석 외교안보연 교수(특별기고)

    ◎유권자 요구­클린턴공약의 일치/한·미우호 국민통합으로 증진할때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미국대통령선거는 결국 민주당 클린턴후보의 승리로 그 종막을 내렸다.금년 2월중순 뉴햄프셔주의 예비선거로 시작된 미국대통령 선거전은 약2백50일 동안의 선거전이 계속되는 동안 제14대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둔 우리들에게 커다란 교훈과 시사를 주고 있다. 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이번 대통령선거는 어떠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고 미국인들은 왜 클린턴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였으며 민주당 체제하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떻게 전망 될것인가 하는점은 우리들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 일수밖에 없다.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가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는 소위 냉전종식 이후의 신국제정치질서하에서 미국을 주도할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였다는 점이다.오늘날의 미국은 걸프전쟁의 결과가 보여준 바와 같이 미국이 갖는 군사력의 무한한 가능성과 상대적 한계성을 동시에 노정시켰다.이러한 전환기적 상황속에서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은 세계적 관심사 일수밖에 없다. 뿐만아니라 이번 선거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4백35명의 하원의원 전원,상원의원 35명,주지사 12명을 동시에 선출하는 명실상부한 총선거였기 때문에 「공화당식 민주주의」에 대한 재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는 12년 동안의 공화당정권이 붕괴되고 민주당 정권이 등장함으로써,미국 정치제도의 구조적 개편이 이루어 졌다고 하는 점이다.그 결과,3천3백명에 가까운 연방정부의 고급 관료가 교체되게 됨으로써 미국은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면 40대 후반의 젊은 기수 클린턴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미국인들은 왜 클린턴 후보를 선택하였을까. 첫째 미국 정치의 변화와 체질개선을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요구」와 변화를 강조하는 「클린턴 후보의 선거 공약」이 상호일치되었다는 점이다.필자는 지난달 미국 국무부의 초청을 받고 약1개월 동안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의 현장을 직접 연구·시찰하고 귀국하였다.보스턴에서,시카고에서,댈라스에서 본 클린턴 후보의 정열적인 대국민 호소와 청중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함성은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이는 바로 국민적 「기대」와 후보자의 「공약」이 상호일치 되었음을 의미 한다고 하겠다. 둘째 12년에 가까운 공화당 정치의 후반기에 있어서 특히 부시정권이 추구해 온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만의 누적은 결과적으로 부시의 퇴진과 클린턴의 등장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하겠다.국내 문제의 관점에서 보았을 경우,수년간 계속되었던 재정 적자에 따른 예산·결산의 불균형,고금리 정책에 따른 경제 정책의 실패,12%이상을 상회하고 있는 미국내 실업자 문제,인종문제,마약사범,기타 각종 사회적 불안 요인은 미국국민들을 적지않게 실망시켰다. 대외관계에서 보았을 때,7백50억달러를 상회하는 미·일간의 무역 불균형은 각종 국내문제의 파생적 효과를 초래하였으며 이란 콘트라사건,걸프 전쟁의 미온적 해결에 대한 국민적 불만은 결국 정권교체를 초래 하였다고 하겠다. 셋째 클린턴 대통령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또 한가지의 요인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갖는 영향력의 상대적 한계를 벗어나서 신국제정치질서에 적극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환경적 요인도 적지않게 작용한 것 같다. 일반 유권자들은 주로 국내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의 중산계층과 지식인들은 전환기의 미국을 주도할 위대한 지도자로서 젊음과 박력과 추진력을 갖고 「변화」를 강조하는 클린턴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이와같은 점을 개괄적으로 보건대 클린턴 대통령의 등장은 21세기의 아시아 태평양시대를 주도하는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이라고 하는 정치적 및 세계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우리들 한국인이 갖게되는 또 한가지의 관심사는 클린턴 정권하에서의 한미관계에 대한 전망과 우리의 대응이라고 하겠다.기본적으로 민주당 대통령이 등장하였다고 해서 우리는 조금도 우려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한·미관계는 기본적으로 안정기반이 구축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필자와 대화를 나눈 클린턴 후보의 정책 보좌관들도 한미관계의 중요성과 안정성을 강조 하였기 때문이다.(11월2일자 서울신문 참조)향후 정부는 한미우호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기 위한 외교적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으며 또한 미국을 더욱 알기 위한 정책연구가 병행될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우리들 국민은 이제 국민적 통합으로 슬기로운 지혜를 갖고 대응책을 강구해야할 때이다. 클린턴 후보의 대통령당선에 조용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 강냉이 550g 먹고 하루 14시간 노동

    ◎두 귀순자가 폭로한 정치범수용소/첩첩산중에 전기철망… 탈출 엄두못내/대부분 영양실조… 쥐까지 잡아먹기도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됐다 귀순한 안혁·강철환씨등 2명의 증언을 통해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이 상세히 밝혀졌다. 이들이 1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된 사람들의 생활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비참한 것이었다. 수용소의 실태는 그동안 당국의 내외정보수집에서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긴 했지만 직접 수용소에서 생활하다 귀순한 사람의 진술로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안씨등 귀순자 2명이 증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용대상은 해방후에는 「악질지주」「친일파」「종교인」이었고 6·25때는 「치안대가담자」등이었으나 최근에는 김일성의 유일체제구축과정에서 숙청된 이른바 「반대종파분자」등 죄질이 무거운 사상범과 가족은 물론 체제비판자,해외도주를 기도한 사람,해외파견후 견문내용을 전파한 사람과 그 가족,북송교포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중범자본인은 정치범수용소 가운데서도 「교화소」로불리는 종신수용소에서 평생동안 수용되며 「체제비판자」등 비교적 가벼운 정치범과 중범자의 가족들은 이른바 「관리소」에 수용된다. 수용소는 대부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오지에 설치돼 주변에 고압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을 쳐놓아 탈출을 막고있다. 안씨 등이 수용됐던 요덕수용소는 경미한 사상범과 북송교포가 수용된 「혁명화구역」과 중범자의 가족들이 수용된 「완전통제구역」으로 나뉘어져 5만여명이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입에 담지못할 정도의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이들은 밝히고 있다. 이들의 일과는 새벽5시30분까지 아침식사를 마치고 하오8시까지 하루14∼15시간동안 노동을 하며 하오10시부터 1시간동안 김일성사상학습을 한뒤 11시에야 잠을 잘 수 있다. 식량은 하루 강냉이 5백50g과 소금,주1회 도토리된장 한숟갈을 배급하는 것이 전부이고 그나마 작업태만 등을 이유로 수시로 식량을 빼앗아 한달에 보름은 산나물과 풀뿌리,나무열매로 연명한다는 것. 이때문에 수용자들은 수용 1년만에 몸무게가 15㎏이나 빠져 몸을 지탱할수 없을 정도가 되고 육류와 당분을 먹지못해 대부분 영양실조와 결핵,간염,피부가 벗겨지는 「뻬라그라」병에 걸려 있으며 개구리와 뱀,쥐등을 닥치는대로 잡아먹는 짐승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생활조건속에서도 강냉이농사와 금광·목재채취작업등 노동에 시달리며 게으름을 피우거나 잡담을 하면 경비원에게 무자비하게 구타당하기 일쑤이고 연대처벌과 작업연장처분을 받게된다. 수용자들은 이처럼 극심한 악조건속에서 대부분 폐렴·결핵·간염·치질·늑막염·고환염등 갖가지 질병에 걸려있으며 그래도 작업은 면제되지 않는다.폐렴·간염·결핵환자는 따로 골짜기에 격리수용되나 약도 없고 치료도 받지못해 해마다 40∼50명씩 죽어나가고 있다. 탈출을 막기위해 고압철조망말고도 무장경비원 1천명이 배치돼있고 수용소주변에 7∼8m 깊이의 함정을 파놓았으며 탈출을 기도한 사람은 공개총살 또는 교수형에 처하고 있다. 공개총살되는 사람은 해마다 15명정도로 수용자들이 보는 가운데 처형되며 상부의 지시를 불응한 자등은 「구류장」에 보내 하루에 5시간만 재우고 하루종일 무릎을 꿇고 앉아 있도록해 나올때는 온몸이 피멍이 들고 썩어 곧 죽는다는 것이다.
  • 새로운 여야관계/「중립선언」 이후:3

    ◎“여야없는 3당” 신정치질서 불가피/기존 대립구도 소멸… 새 모양 그리기/대표회담·4자회담 통해 윤곽 드러날듯/“정국주도 다수당” 민자역할은 불변 노태우대통령의 민자당적포기선언에 따라 정부와 민자·민주·국민당과의 관계뿐 아니라 이들 3당간의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형식상으로는 기존의 여야구도가 사라짐으로써 새로운 정치질서의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혁명적 변화는 없으리란게 대체적 관측이다. 다만 정부와 민자당간의 연결고리가 다소 느슨해짐으로써 민주·국민당등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생겼다고 볼수 있다.과거 정부·민자당과 야당으로 대별되던 정국구도가 여러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제부터는 이전의 여야 정당이 모두 정부를 지원할수도 있고 민주·국민당이 민자당보다 더 정부를 지지하는 것도 배제할수는 없다. 바꾸어 말해 정부·민자·민주·국민당등 4자가 각각 독립변수로서 움직일 상황이 도래했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4각 구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쉽사리 예측하기란 쉽지않다. 노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실무작업을 거친 결단이었기보다는 공명선거를 실천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대통령의 이같은 결단이 전례가 없는 「초유의 일」인데다 정기국회·대선등 국정전반에 걸쳐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지도층의 조율이 가장 큰 가늠자일수 밖에 없으나 현재로선 조만간 구성될 선거중립내각의 구성을 위한 협의과정과 모양이 이를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대통령이 민자당을 떠나게되면 이론상 민자당은 더이상 「집권여당」이 아니며,「다수당」또는 「원내 제1당」일 뿐이다.그동안 해오던 당정회의도 크게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민자당의 고위당직자들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민자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해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정부를 지지하는 당」으로 남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김영삼총재도 청와대회동뒤 『정국안정을 위해 책임지고적극 뒷받침하겠으며 그게 도리』라며 현재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각당의 행보가 「대선승리」라는 목표와 맞물려 있음을 감안할 때 민자당은 민자당대로,야당은 야당나름의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여 현 구도가 그대로 유지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노대통령은 미국을 방문중인 민주당 김대중대표와의 19일 전화통화에서 김대표에게 『이제 여도 야도 아니다.진실이니까 서로 협력해서 잘해달라』고 당부,변화를 예고했다.양자회동까지 거론된 이날 전화통화를 민주당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이면서 벌써부터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민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선거중립내각 구성만 원만히 타결되면 우리당은 정기국회·단체장선거문제등에 대해 정부를 적극 지지할 생각』이라고 말해 노대통령의 이번 선언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시말해 이는 대선전략과 맞아떨어진다면 예산등 민생현안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준여당」의 자세를 견지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국민당도 민주당과 비슷한 시각이며,어찌보면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번 기회에 「경색된」야당의 행태에서 탈피,행정부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노대통령의 선언직후 정주영대표가 이를 격찬하고 향후 노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강조한 점이 이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양당 모두 「선거중립내각의 공정한 인선」을 연결고리로 삼고 있는데다 각당 후보의 지지기반이 서로 상충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어느정도 한계가 노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예산안,추곡수매안건등 경제및 민생관련법안과 경부고속전철,영종도신국제공항건설사업등 대형 국책사업의 처리문제가 그것이다. 이들 법안과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자당 그리고 민주·국민당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 달리 표현하면 제1당인 민자당이 행정부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그 집행이나 처리가 불가능할 뿐더러 지지표의 이반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주·국민당이 정부에 무조건 동의할리는 만무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여야관계변화에 가장 초점이 되고 있는 대목은 노대통령과 민자당과의 관계가 과연 어떻게 설정되고 전개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같은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국정에 대한 야권의 선택및 참여폭이 다소 넓어지긴 하겠지만 현 정당의 도식은 그리 크게 변하진 않을 것 같다. 구체적인 윤곽이나 가닥은 내각구성과 정국운영방안을 논의하기위한 3당대표회담과 야당대표회담,또 노대통령의 중국방문이후 이뤄질 사자회담등을 통해 더욱 또렷하게 잡혀나갈 전망이다.
  • 6월에 흰색꽃… 가로수로 사랑받아/칠엽수(나무이야기:17)

    ◎보통 잎 7장… 열매는 약재·염료로 이용/마로니에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칠엽수는 불어인 마로니에로 더 알려져 있다.소엽이 5∼7개이나 보통 7개가 많아 칠엽수라 한다.전 세계에 13종류가 있는데 북온대및 남미지방에 분포한다.특히 유럽 및 북미지역에 가로수·공원수 등으로 많이 심어져 있다.특히 파리의 샹젤리제를 비롯한 주요 도로의 마로니에는 파리의 명물로 사랑 받는다.우리나라에 자라고 있는 대부분의 칠엽수는 동양계로서 일본에서 들어왔으나 덕수궁 뒷문 안에 있는것은 서양칠엽수로서 19 12년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바친것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다음으로 큰 것이 서울 동숭동 옛 서울대 문리대 교정의 마로니에와 수원의 서울대 농생대 교문밖 북쪽에 가로수로 서있는 나무로 일본에서 들어와 심어졌다.일본산 칠엽수는 낙엽교목으로 수고가 30m,흉고직경이 60㎝에 달하며 주로 경기도 이남의 토심이 깊은 비옥한 땅에 심고있다.어려서는 음수이지만 자라면서 양수가 된다.뿌리는 직근성이므로 이식이 어렵다.생장이 빠르고 나무의 모양이 아름다워 도시에 많이 심으나 대기오염에 약하고 잎이 커서 강풍의 피해를 받기쉽다.꽃은 잡성화로서 6월에 원추화서에 분홍색을 띤 백색의 아름다운 꽃이 촘촘히 핀다.열매는 황갈색의 견과로서 10월에 익는다.과피가 두텁고 익으면 3개로 갈라지며 종자는 적갈색으로 밤모양과 비슷하다.수피는 약용으로 쓰이며 5∼8%의 타닌을 함유,유피용 또는 염색염료용으로 쓰인다.10월에 익는 밤과 같이 생긴 열매는 전분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해 타닌을 제거한 후 식용이 가능하나 최근 독성이 있음이 알려졌다. 꽃은 화서의 길이가 15∼25㎝나 되어 개화기에 매우 아름다울뿐 아니라 꿀샘이 깊어 좋은 밀원자원이 된다.수형이 크고 아름다움 까닭에 공공건물의 광장·공원·주택단지의 공한지에 줄을 맞추어 심은 가로수 및 녹음수는 삼복더위에 뙤약볕을 가려주는 그늘과 서늘함을 주어 삶의 질을 높일뿐 아니라 냉방을 위한 에너지 절약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셈이다.또한 목재는 무늬가 불규칙한 임면의 주름무늬에 파도무늬가 생겨 악기와 공예용기 도구재와 가구재로 호평받고 있다.열매에는 사포닌의 에스신·플라보놀의 켈세틴·켄페롤 등과 같은 성분이 함유돼 치질·자궁출혈 등의 치료제에 쓰이며 동맥경화증·혈전성 정맥염·외상에 의한 종장 등의 약재원료가 된다.
  • 적기 만들어내기/우홍제 본사 편집위원(굄돌)

    대형경제사고가 생기거나 정치시즌이 되면 약방의 감초격으로 으레 나오는 말 가운데 대표적인게 금융실명제다. 내로라하는 인사들은 어느 누구할 것 없이 거의 모두가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깨끗한 정치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선 하루 빨리 금융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운다. 실명제실시를 주장하지 않으면 아예 정의사회구현의 사도가 될 자격조차 없다는 투다. 14대 총선때 여·야 가리지 않고 많은 후보들이 실명제를 들고 나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 했던게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얼마전엔 정보사 땅 사기사건을 계기로 또 한번 떠들썩 했고 재벌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전경련회의에서도 실명제 실시에 적극 찬성하는 발언들이 나왔다는 보도내용도 눈길을 끌게 한다.속성상 실명제에 반대해야 할 재벌기업의 이러한 태도는 정계의 정치자금요구를 될 수 있는 한 줄이려는 제스처란 지적도 있긴 하지만. 이처럼 실시의 당위성이 매우 자주 거론되는 실명제지만,그러나 잘 알려진 것처럼 지난 82년과 90년 두차례의 결정적 시기에 실시가유보됨으로써 습관성 유산의 이미지가 확고해지는 느낌이다. 많은 반대의견들이 있었으나 맨 처음의 이·장어음사기사건 직후엔 금융저축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주장이 가장 강했다.지난 90년 당시엔 주가폭락 가능성이 실시불가론의 주류였다. 때문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적잖은 인사들이 『시행 안될게 뻔하니까 말이라도 실컷 해보자』는 식으로 실명제 실시를 강력히 주장해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섞인 비난도 없지 않다. 어쨌든 과거 10년동안 금융실명제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어떤 이유든 내세워 『적기가 아니다』라고 반대하는 소수계층의 우세속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경제가 나쁘고 자금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며 미리부터 실명제를 구박하는 목소리가 결코 낮지는 않다. 그렇다면 언제나 어둠과 밝음의 양면성을 지니는 경제현실에서 이들이 꼽는 「최적의 시기」는 과연 있을 수 있을까.더욱이 일반이 간과하기 쉬운 것으로서 실명제가 많이 가진 소수계층의 각종 금융소득을 세법상의 종합소득으로 합산,현행보다 몇배 또는 몇십배씩 많은 세금을 중과하는 기능을 가진데 있어서임에랴. 지난 10여년동안 이 적기를 기다리느라 우리경제의 탈세·투기·사기·돈세탁등 각종 악폐는 엄청난 규모로 확대됐고 정치자금의 음성적인 행태는 그치질 않고 있다.사태의 심각성이 덜어지고 재도약을 위한 개혁의지가 드러나려면 때를 기다리는 인내도 좋지만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결단의 분위기를 힘껏 조성하는 적극성이 더욱 필요할 것 같다.
  • “관객눈길 집중시킨 충격의 90분”/이헌숙 기자(객석에서)

    흔히 「신선한 충격」이란 표현이 자주 쓰인다.지난 1일 하오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벌어진 「백남준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은 근래들어 바로 그 「신선한 충격」이란 표현이 그렇게 잘 들어맞을 수가 없는 문화현장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의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기상천외한 짓거리가 일반대중을 상대로한 공연무대에 올려져 90분이라는 공연시간내내 관객의 시선을 잡아맸다. 「비디오소나타」란 이름의 프로그램에서 백씨는 고성능카메라를 부착한 마이크를 쥐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건반을 비롯한 피아노부속 속속들이,그리고 자신의 치아와 눈등에 카메라를 깊숙이 들이댔다.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무대정면에 장치된 대형스크린에 매우 이채로운 화상으로 연출돼 비쳐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협연자인 한국무용가 김현자씨의 독무에서는 과거 백씨가 만든 외설기 담긴 비디오화면과 강렬하고 난폭한 느낌의 음향과 음악을 배경으로 깔아 동양과 서양,고전과 현대의 간격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관객의 신경을 잠시 혼란케 했다. 언제 어디서나 약간 나사가 빠진 듯한 몸차림과 표정,어투등으로 천재성을 뒤집어 드러내보이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감히 남들은 일부러 꾸며낼 수 없는 행위(종이찢어 코풀기,피아노다리에 망치질하기)들을 태연스럽게 연출해내며 「예술」에 대한 고급한 기존인식들을 우롱했다. 30년전 독일의 유명한 전위그룹 플럭서스의 일원으로 퍼포먼스를 하면서 세계적 예술가의 대열에 들어선 그의 퍼포먼스는 「볼거리 재미」와 「놀랄거리 충격」을 함께 제공하는 일종의 해학이요 익살극이다. 이번 무대의 익살극에서 백씨는 일반적으로 예술을 감상하는 입장의 관객들에게 볼 필요가 없는 듯한 행위를 연출해내면서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고대의 샤먼적인 관심을 곧바로 현대적 분위기에 닿게 했으며,한 무대의 맥을 끊었다가 다시 이어가면서 판을 깨고 다시 살리는 식의 양면작전을 펴 나갔다. 여기에서 관객이 유념해야 할 부분은 헷갈리는 그의 그런 짓거리들이 치밀하게 계산된 구조물로 보여지는 그의 비디오아트처럼 퍼포먼스 또한 치밀한 계산에서 이뤄지는 「예술사기극」이란 점이다. 어쨌든 세계적인 예술가답게 이날 공연에서 백씨는 관객들이 그의 세계적 명성을 인정토록 굿판을 끝마쳤다. 단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 공연자로 나선 김씨가 백씨의 고차원적인 계산에 함께 호흡하지 못하고 고전적인 자세로 온몸을 땀으로 적시며 경직된 분위기를 풀지 못했다는 점이다.
  • 남북 「장기공존뒤 흡수통일」바람직/「남북합의서 이후…」세미나 중계

    ◎북 개혁세력의 정치적 토대마련이 필수적/새 통합이념은 자유민주정신에 바탕둬야 통일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공히 지금까지 집착해온 이념과 체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필요할 경우 일대 전환을 모색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다음은 국민대 사회과학연구소(소장 김영작)가 19일 「남북합의서조인 이후의 과제와 해결방안」이란 주제하에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안청시교수(서울대)가 발표한 논문「바람직한 통일한국의 미래상」의 요지이다. 통일된 국가의 형태와 이념체제는 통일이 어떤 과정과 방법으로 달성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현재 학계등에서는 조기통일론과 장기통일론,흡수통일론과 단계적·점진적통일론이 병행 거론되고 있다. 흡수통일론은 동서독의 경우처럼 한편이 내부모순 또는 경제파탄으로 자체붕괴,다른 한편에 결과적으로 흡수되는 통일방식으로 실제 조기통일을 예견하는 사람들이 가상하는 시나리오다. 이는 북한이 경제침체와 개혁부재등 내부모순의 심각성과 김일성주의를 대체할만한 이념적 기초의 부재로 스스로 붕괴,남한이 조기흡수통일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러나 이 논리는 동서독과 남북한의 상이한 조건을 과소평가하는 등 몇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동독과 달리 북한은 사태예방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그에 필요한 능력도 가지고 있다.또 루마니아 등에서 보듯 굶주림이 체제전복의 혁명으로 연결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또 흡수통일에 따라 남한이 부담해야할 통일비용문제등을 감안할때 독일식 흡수통일은 가능하지도,바람직하지도 않은 방식이다. 단계적·점진적인 통일방식은 상호간 체제인정과 공존기틀을 확립한후 교류와 협력을 통한 신뢰와 호혜관계를 수립,끝으로 가치및 제도를 통일하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이 과정을 통한 통일이 20년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할때 한반도는 적어도 15년의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북한은 국가기구가 사회부문을 완벽하게 통합,북한에 개혁 개방을 요구하는 앨리트들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들을 받쳐줄 사회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때문에 점진적 통일방안의 경우 공산당과 김일성의 개인적인 헤게모니구조로부터 개혁적 사회세력을,또 인민을 국가기구로부터 분리해내는 장기적이고 지구전적인 전략을 필요로한다. 또한 이러한 사회세력의 형성은 자본주의적 경제결과로 생겨나기 때문에 북한의 당과 국가주도의 경제개방이 어느정도 실효를 거둘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남북한에 바람직한 통일방식은 「장기공존형 흡수통일」이다. 장기공존의 과정을 통해 남한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대의민주주의를 완결,북한으로 하여금 변화해올 수있는 모델상을 제시해 주어야하며 대신 북한의 연방제안에 준하는 체제통합의 원리를 발전적으로 수용, 북한의 개혁개방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물적 정치적 토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예측가능한 과도기를 설정해줘야 한다.현재의 중국처럼 북한의 개혁개방이 장기공존 과정을 통해 성공한다면 이 기간에 형성된 상당한 수준에 이른 남북한합치점(Compatability)으로 통합에 큰 장애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통일정부를 구성하는 방법및 정부형태와 관련,남한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인구비례에 의한 다수결의 원칙은 이질성과 다원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그 갈등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때문에 앞으로 합의제 노선으로 바꿀 필요가 있으며 같은 이유로 정부형태 역시 대통령책임제보다는 의원내각제가 적합할 것이다. 이념통합방식의 하나인 절충형은 남북한이 고수하고 있는「현실적 존재양식」때문에 환상적 기대에 지나지 않는다.또 북한이념과 체제의 남한에로의 수렴 내지 흡수론은 아직은 완벽하게 정착되지 못한 남한의 대의제도,정치비리등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부재와 취약한 구조의 자본주의로인해 이념통합의 모델로는 제한된 효용성밖에 가지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통일국가 수립을 위한 이념은 새로운 국가를 창설하는 정신으로 구상해가는 발전적 통합모형을 따라야한다.그것은 자유민주적 정치질서를 완성하고 시장원리의 이점을 그 본래의 정신으로 되살리는데서 출발해야한다. 일부 선진사회가 모색하고 있는 정치모델이 이를 암시해주고 있다.
  • 무면허 의료행위 피의자/연행조사중 약먹고 숨져

    【구미=한찬규기자】 13일 하오2시20분쯤 의료법위반 혐의로 경북 구미경찰서에 연행돼 조사를 받던 박대길씨(51·경북 구미시 원평2동 158)가 지병인 위암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집에서 갖고온 약을 먹은뒤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쓰러져 구미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박씨가 먹다 남은 약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고 사망원인을 가리기 위해 사체를 부검하기로 했다. 숨진 박씨는 지난 4월26일 자신의 집에서 안모씨(42·경북 구미시 도량동)의 치질을 치료해주고 12만원을 받는등 6차례에 걸쳐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었다.
  • 정서의 유민/이용성 중소기업은행장(굄돌)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농번기를 앞두고 요즘 농촌에는 일손이 부족해 벌써부터 걱정들이라고 한다.농산물시장 개방이다,쌀시장개바이다 하는 마당에 이농현상이 그치질 않고 있으니 답답한 심정이다. 옛날에도 물론 이농현상은 있었따.극심한 한발이나 지주의 횡포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지면 이들은 농토를 버리고 먹고 살 것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야 했다.이들의 발길은 대개 목적지가 없어 그럭저럭 타지에 정착을 하면 다행이었으나 대부분은 유민이 되어 떠돌게 마련이었들 것이다. 오늘날 우리 농촌의 이농현상이 농경사회의 유민들과는 본질적으로 그 성격을 달리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지금 농촌을 떠나는 젊은이들은 단순히 생계의 차원에서라기보다는 보다 나은 생활과 보다 많은 리회를 찾기 위해서일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해서 농촌의 몰락이 산업화 과정의 필연적인 산물이라고 치부해 버린다거나 또는 농촌경제가 위축된만큼 그 이상 다른 산업의 성장이 이를 보충해 주고도 남음으로 국가경제 전체적인 측면에세는 크게 우려할 게 없다고 단정지어 버리면 그것은 커다란 잘봇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농촌문제란 단순히 경제적인 척도나 산술적인 지표만으로 평가할수 없는 미묘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우리들 마음에 깊숙이 자리잡은 농촌에의 향수,그리고 도시에서 정시없이 살다가도 명절이면 어김없이 귀향하는 문화적 정서는 농촌이 피폐하든 번영하든 그 조건을 불문하는 것이며 이러한 마음의 심연,그 바닥에 있는 농촌을 사실한 때에 이제 우리는 먹고 살것을 찾아 헤메는 경제적 유민이 아니라 마음붙일 곳 없는 암울한 정서의 유민이 되어 이 차가운 산업사회의 미로를 헤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농촌문제는 그러므로 경제정책 면에서도 물론 신중히 다루어져야 하겠지만 뿌리깊은 국민적 정서라는 관점에서도 신중히 고려되어야 하리라 본다.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조상,일가가 있는 농촌의 상실은 서구사회에서 기독교를 잃는 것과 같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 6백명 무면허 진료/1억챙긴 50대 영장

    서울종암경찰서는 16일 면허없이 성기확대 및 치질수술 등 의료행위를 해온 이백영씨(55·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685)에 대해 보건범죄단속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85년부터 지금까지 6백20여명에게 성기확대 및 치질수술을 해주고 모두 1억5천5백6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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