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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들이 선물 뭐가 좋을까

    이사철,결혼철….봄만 되면 새 보금자리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집들이도 많은 시기.결혼선물 생일선물만큼 신경쓰이는 게 집들이 선물,어떻게 고를까. 고가(高價)는 아니지만 예쁘고 유용한 집들이 선물이면 맛난 요리가 내 앞에 놓여질 텐데…. 작지만 실한 집들이 선물,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구입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여경 나길회기자 kid@ ●온라인 클릭품 집들이까지 최고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고 약간의 ‘클릭품’을 팔 의지도 있다면 인터넷 쇼핑몰을 들러보자.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제품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데다 구매자의 사용후기가 있어 선물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단,집들이 선물을 사려고 방문했다가 예쁘고 앙증맞은 물건들에 시선을 빼앗겨 본분을 망각하고 충동구매하게 될 수 있으니 각오를 다질 것. ‘아트앤샵(artnshop.com)’이 추천하는 집들이 상품은 봄향기가 물씬 나는 나뭇잎 컵받침,팝아트 접이의자,별 램프,100년 달력 등.디자이너들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모은 ‘아티스트샵’을 운영,흔하지 않은 제품을 갖춘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인디몰(www.indemall.co.kr)’의 마재작 사장은 “휴지 세제 양초 등 과거 집들이 선물을 새롭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가격대별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많아 쉽게 선물을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들이 초대전’을 열고 있는 인디몰에서는 1만원대 제품으로 성냥 라이터·알파벳 접시·전구모양 캔들홀더 등을,2만원대로 일력시계·카푸치노 컵 세트·병모양 스탠드 등을,3만원대로 라퓨타 스탠드·별모양 램프,포크세트,디자인 샤워커튼 등을 제안했다. 수입 캐릭터 상품이 많은 ‘체리캣(www.cherrycat.co.kr)’은 고양이 그림이 앙증맞은 고양이 타월이나 돌고래 거품타월,세련된 디자인의 주방용품 ‘트라몬티나’ 제품이 인기.메모판‘루미패드’는 바쁜 직장인을 위한 선물로 좋다. 텐바이텐(www.10x10.co.kr)은 모래시계를 응용한 양치질 타이머,오르골을 내장한 도자기인형,로맨틱한 비즈 커튼,디자인이 독특한 자기꽃 커피잔 세트 등을 집들이 선물로 제안했다.여러 사이트를 들러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필수. 화분을 선물할 계획이라면 e토피어리(www.etopiary.co.kr)를 방문해보자.토피어리는 수태라는 이끼로 표면을 덮고 풀을 심는 식물 장식품.기르기도 쉽고 모양도 예뻐 주는 사람,받는 사람 모두 뿌듯하다.허미경 e토피어리 대표는 “집들이 선물로는 복을 받으라는 의미에서 돼지 모양 작품이 인기”라고 말했다.3만 5000원부터. ●오프라인 발품 집들이 초대를 늦게 받았거나 바빠서 미리 챙기지 못했다면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요즘은 웰빙 바람 때문인지 세제 대신 각종 목욕 용품이 집들이 선물로 인기.명동,코엑스몰 등에 매장이 있는 천연 목욕 제품 전문점 ‘러쉬’.핸드메이드 입욕제·비누 등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가격은 입욕제 경우 개당 6000∼8000원.지점 안내는 www.lush-korea.com,(02)795-7510. 이곳저곳에서 집들이 초대를 받아 예산이 걱정된다면 남대문 시장내 ‘숭례문 수입상가’를 찾자.수입 목욕용품을 1만원대부터 세트로 구성해 준다.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제품도 갖추고 있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2만 6000원 하는 제품의 경우 이곳에서는 2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매주 일요일 휴무. 예쁜 소품을 살까? 아니면 목욕용품?시간은 없고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면 명동 ‘아바타몰’에 들러보자.이곳 3층에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각종 아로마 제품,목욕 용품을 만날 수 있다.5층에는 요즘 인기 있는 ‘유유자적 인형’ 등 예쁘고 독특한 소품들이 다양하다. ●참! 신혼집에 갈때는 신혼부부 집들이에 초대 받았다면 커플 용품이 제격.‘해피앤코 ’매장을 방문하면 드라마 ‘천생연분‘에서 안재욱과 황신혜가 입었던 커플 잠옷,‘낭랑18세’에서 한지혜가 입었던 앞치마를 구입할 수 있다.예쁜 발매트도 선물로 그만이다.전국에 28개 매장이 있다.www.happynco.com,(02)2230-0422. ˝
  • [열린세상] 우리의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서영훈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

    정치는 끝모를 혼란속을 헤매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가치관 모색과 정립을 통해 이 혼란을 극복할 길을 찾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민족사적으로나 문명사적으로 중대한 도전을 받는 전환기에 처해 있다.오늘날 인류의 가장 큰 공동의 목표와 과제는 과학 문명의 도구적 기능을 인류의 평화 공존과 복지 증진을 위하여 올바로 선용하는 일이다.우리의 국가적 과제 또한 그러한 세계 질서 속에 참여하여 응분의 협력과 정당한 경쟁을 통하여 국가 민족의 활로를 개척하고 더욱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새 역사의 앞날을 열어 나가는 일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보며 긍지를 갖고 자부할 것은 당당히 자부하고 부끄럽게 반성할 것은 겸손하게 반성함으로써 좀더 나은 앞날을 기약하지 않으면 안된다.기나긴 역사를 통해 한 많은 수난을 당하면서도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온 강인한 생명력과 정체성을 지닌 문화 민족의 공동체이다. 비록 세계사의 모순이 빚은 냉전 구조 속에서 조국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과 시련을 겪었으나 그 어려움을 이기고 세계가 인정하고 남이 부러워하는 경제 성장을 이룩해 중진국 상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발휘한 국민이다.그러나 우리나라는 협소한 국토에 부존자원이 별로 없고 과학 기술과 자본력에 있어서도 선진국과 격차가 크며 주변은 강대한 나라들로 둘러싸여 있다.모든 이념,경제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세계 속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으며 계속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튼튼한 경제력과 더불어 문화와 도덕이 높은 모범 선진국의 면모와 내실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날 폐쇄적 정체 사회가 낳은 절대 빈곤이라는 구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속한 근대화 과정을 겪었다.이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풍요를 누리게 된 것은 당연히 자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오랜 권위주의 통치 아래 생겨난 구조적 비리와 지나친 물량적 가치 추구는 사회 전반에 많은 역기능을 초래하기에 이르렀다.경제적 성장 속에 빈곤층은 늘어갔고 사회 도처에서 그늘은 짙어져 갔다. 정치 지도층의 무능과 비리,공직사회의 부정과 부패,인간성 상실로 인한 잔인한 살상과 패륜행위,집단적 이기주의와 사당파쟁,공공질서 문란과 조직적 폭력,분수없는 소비향락과 퇴폐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나아가 성도덕 타락과 가정윤리 파괴,언론윤리 결핍과 대중문화의 저질화,생명질서 파괴와 환경오염 등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한국병’과 사회악이 무섭게 만연되고 있는 것이 어둡고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악과 병리 현상들의 원인과 책임은 뿌리 깊고 광범위한 것이어서 어제오늘 생긴 것도 아니요,한두 개인이나 특정 집단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우리 모두는 이러한 문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그 원인과 책임은 여러 가지로 진단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급격한 사회변동과 문화 이전(文化移轉)과정에서 전통적 가치가 붕괴되었음에도 아직 새로운 가치질서가 그 자리를 메우지 못한 데서 찾을 수도 있다.국가 경영을 책임진 정치 지도층의 철학과 능력의 부재,자율과 타율에 의한 구조적 모순과 비리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 우리는 이러한 반사회적,반인륜적 사회악을 극복하고 독재와 빈곤이 없고 부정과 부패가 없으며 혼란과 분쟁이 없는 건강하고 정의로운 선진사회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나아가 다른 나라들이 못 가지고 있거나 상실한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공동체적 가치와 윤리규범을 창조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국민적 자각과 민족적 소명의식을 지니고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에 의한 21세기적 패러다임과 목표를 가지고 착실하고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는 것이다.그리고 한번 발걸음을 뗀 이상 그것을 멈추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정치는 끝모를 혼란속을 헤매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가치관 모색과 정립을 통해 이 혼란을 극복할 길을 찾아야 한다. 서영훈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7)연기스님 前상사리(상)

    스님을 처음 뵌 것은 1968년 겨울이었습니다.연기라는 스님이 계신다는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지리산 남쪽에 있는 화엄사(華嚴寺)로 가보라는 어느 스님의 말씀만 믿고서였지요.그 해 겨울 산벚꽃 꽃잎만한 함박눈이 내리던 노고단 준령을 넘어서 화엄사까지 왔을 때 각황전(覺皇殿) 뒤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늠렬한 푸른 빛깔들은 함박눈을 맞으며 선정에 들어 있더군요. 그때 저는 함부로 마셔버린 사상의 술에 취하여 스물 한 살 밤과 낮이 길 없는 혼돈으로 몹시 흔들리고 있었고,마음은 까닭을 알 수 없는 분노의 황토물에 젖어서 어둡고 쓸쓸했습니다.말이 사상이지 사실은 어설픈 어릿광대의 흉내내기에 지나지 않았지요.스님을 다시 찾아가는 올겨울에도 눈이 내렸습니다.꼭 서른여섯 해 만입니다.스물한 살 푸르렀던 나이가 어느새 함박눈을 뒤집어 쓴 머리칼로 변했습니다. ●연기스님의 지극한 효행 형상화 36년 전 그때 저는 연기 스님이란 분이 화엄사에 계신 줄 알고 찾아갔었지요.각황전 석등 앞에서 눈을 쓸고 있는 노승께 연기 스님을 뵈러왔다고 하자 그 노승은 나를 잠시 바라보시더니 각황전 뒤 108 돌계단을 올라가면 기다리고 계실 거라 했습니다.어떻게 제가 찾아올 줄 알았는지 궁금했지요.함박눈을 맞으며 돌층계를 오르면서 연기란 분이 어떤 스님인지 자못 궁금했습니다.층계를 다 올라왔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다만 매우 특이한 모습의 3층 석탑 한 기(基)와 석탑 맞은편에 석등 하나가 분분하게 흩날리는 함박눈 속에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 석탑이나 석등보다 높다란 언덕 주위에 빙 둘러서 있는 수백년 된 소나무들의 붉은 몸피와 짙푸른 솔가지들의 층층마다 내리고 있는 눈송이들의 정취가 더 숨막히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잠시 뒤 저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천천히 탑 주변을 한바퀴 돌다보니 안내판이 있었습니다.사사자3층석탑(四獅子三層石塔),국보 제35호,경주 불국사의 다보탑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 걸작품이라는 것,효대(孝臺)로도 불리는 이 석탑은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 스님이 그의 어머니께 바친 효행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그제야 저는 연기라는 스님이 화엄사에 계시니 가서 만나보라던 어느 스님의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눈을 쓸다 말고 능청스럽게 연기 스님이 나를 기다리고 계실 거라 했던 그 노승의 말씀에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지요. 피식 웃었지요.하지만 더는 의심의 원 안으로 걸어들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그냥 겨울 지리산을 만나보았다는 것만으로 자위하며 돌아오려 했는데,워낙 눈이 많이 내리는 바람에 화엄사 객실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그 다음날도 눈은 그치질 않았지요.꼬박 이틀을 객실에서 보내는 동안 자연스럽게 연기라는 스님에 관한 얘기와 화엄사의 내력을 얼마만큼이나 알게 되었지요.그런데 연기 스님이나 화엄사 둘 다 전설 또는 신화적인 요소를 많이 지녔다는 것,우리나라 역사 속의 저 무수한 사찰들 중에서 화엄사만큼 중요한 인물들이 중첩으로 관련된 곳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습니다.눈을 쓸던 그 노스님이 얘기로 전해주었거나 보여준 몇 가지 문헌들을 종합해 볼수록 혼란스럽기도 했고,신비스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起·緣起·烟起… 생몰연대와 업적 달라 우선 연기라고 발음되는 이름이 셋이었습니다.제비 연()자를 사용하는 연기(起),인연 연(緣)자를 쓰는 연기(緣起),연기 연(烟)자를 쓰는 연기(烟起)였습니다.한 사람이 세 가지 이름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세 사람이 각각 저마다의 이름을 사용했으며,각각의 생몰연대와 업적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런데도 언제부터인가 세 사람의 이름을 둘러싸고 온갖 억지가 벌어지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세 사람 모두를 누군가가 꾸며낸 가공 인물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게 되었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제가 그때 그 노스님의 말씀 중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던 것은 화엄사상(華嚴思想)에 관련된 스님들의 이름이었습니다.연기존자(起尊者),자장율사(慈藏律師),원효(元曉),의상(義湘),연기조사(緣起祖師),도선국사(道善國師),의천(義天)을 비롯한 화엄학승들이 수행한 통일신라 화엄십찰(華嚴十刹)의 핵심 사찰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구례 화엄사라는 사찰에이토록 명망이 드높았던 승려들의 이름이 거론되는지,그 승려들의 생몰연대와 업적이 확연하게 다른데도 불구하고 같은 시대,같은 업적을 놓고 경합을 벌이듯 거론되는지 몹시 궁금했습니다.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모습의 그 효대와 효대의 주인공인 연기 스님이라는 분과 그 분 어머니도 비구니였다는 얘기가 전설인지 아니면 신화인지,혹은 사실이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그런데 36년 전 겨울에 있었던 그 일은 제가 눈 덮인 화엄사 길을 탈출하듯 빠져나온 뒤로 한동안 잊어버렸습니다.저 살기 바빠서였습니다.그러다가 다시 화엄사와 효대를 찾게 된 것은 1993년 무렵부터였습니다.식구들과 함께였거나 혼자일 때도 있었습니다.벌써 20년도 더 지나 있었고,각황전 석등 앞에서 눈을 쓸던 노스님도 육신을 벗고 고해의 바다를 건넌 지 오래였지만 효대 주변 솔숲엔 천년의 바람소리가 한결로 푸르렀고,어머니를 바라보는 연기 스님의 자세는 지리산과 한 몸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하나씩 차례로 물어 들어갔습니다.화엄사는 언제,누가 창건하였는지,중창자는 누구였는지,각황전 자리에 있었다는 장륙전(丈六殿) 벽면을 장식했던 돌에 새긴 화엄경은 어떤 종류였는지도 물었지요. 그러나 그보다는 화엄경과 화엄사상이 먼저 영향을 끼친 것이 신라인지 아니면 백제인지가 더 궁금했습니다.이 의문은 원효와 의상 두 사람 중에서 의상은 당나라에 유학하여 화엄경을 배워왔는데,유학하지 않은 원효가 화엄사상을 어떻게 배울 수 있었는지,왜 백제시대의 화엄사상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는지,정복지 백제 땅을 다스리기 위해 화엄십찰을 짓고 화엄사상을 펼치는 과정에서 전라도 주민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왜 받아야 했는지는 지금도 여전히 궁금합니다.그리고 연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 사람의 정체는 과연 누구인지,그들이 이룩한 업적은 어떤 것이며 왜 그런 일을 하며 살아야만 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효대의 주인공이신 연기 스님은 세 분의 연기 중 과연 어떤 분이신지,그 연기 스님이 우러러 보고 있는 맞은편의 그 스님상이 과연 연기 스님의 어머니이신지,어머니가 맞다면 왜 출가한 사문인 아들을 따라서절에 오게 되었는지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장엄하면서도 슬픈 화엄사의 내력 스님.화엄사를 창건한 연대가 544년 무렵이었고,창건자는 연기조사(緣起祖師) 또는 연기(緣起)라고 적고 있는 기록을 틀렸다고 할 만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문제는 역시 연기라는 이름입니다.지금의 화엄사에서는 세 분의 연기 스님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창건자는 연기(起)이고,중창자는 연기(緣起)이며,본격적인 화엄사상도량으로 키운 이는 연기(烟起)라는 것이지요.제비 연()자 연기는 인도에서 오신 스님이며,인연 연(緣)자 연기는 의상 스님이거나 지금의 전라남도 고창군 흥덕면 출신 황룡사 승려로서 755년 2월 황룡사에서 신라의 흰 종이에다 먹으로 주본(周本) 80화엄을 사경했던 스님이며,연기 연(烟)자 연기는 화엄사를 크게 확장한 도선(道善) 국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스님.과연 스님은 이 세 분의 연기 중 어느 분이십니까? 저는 감히 효대의 주인공이 지닌 신비를 풀어낸다면 세 연기의 비밀과 함께 화엄사의 아름답고 장엄하면서 조금은 슬픈 내력도 자연스럽게풀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이날까지 이 신비가 신비로 남아 있는 것은 화엄사와 효대가 지닌 역사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여깁니다.즉,화엄사는 신라와 백제의 주요 국경도시인 구례(求禮) 땅에 정략적인 목적으로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 ‘올인’총선 설 민심잡기 총력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이 20일 민주당을 탈당하는 등 총선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관련기사 4·5면 4·15총선을 80여일 남겨 놓고 여권은 참여정부 각료와 청와대 참모진을 대거 총선에 투입해 대세장악에 나설 태세고,야권도 ‘적진(敵陣)출마’를 불사하는 결사응전으로 맞서면서 여야 모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이른바 ‘올인(all-in)승부’가 펼쳐지고 있다.대선자금 수사에 따른 여야 중진들의 잇단 사법처리,검찰·경찰·선관위의 불법선거단속 강화 등이 선거지형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설 민심 동향이 주목된다. 민주당 김홍일 의원은 이날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인 김홍일로서 평가받고 싶다.”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전날 조순형 대표의 대구출마 선언에 이은 그의 탈당으로 민주당의 탈(脫)호남 여부와 함께 설 연휴를 맞아 김심(金心·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한 호남 민심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은 사상 처음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지지정당을 따로 선택하는 1인2표제로 실시됨으로써 자연스레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과 연결되는 성격도 담고 있어 사실상 2002년 대선의 연장전으로 평가된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부소장은 “이번 총선은 정치학적으로 루스벨트 대통령 당선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양당체제가 형성된 1932년 미국의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에 비유된다.”고 말했다.지역패권에 기반을 둔 3김(金)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질서로 재편돼가는 결정적 관문이라는 것이다.김 부소장은 “지역패권의 와해로 빚어진 이번 총선의 혼란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총선 이후 4당이 이념적 성향에 따라 정책적 연대나 합당을 추진,양당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권은 이번 총선 결과에 노 대통령의 통치기반이 걸려 있다고 보고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한명숙 환경·권기홍 노동부 장관,이영탁 국무조정실장,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을 총선에 투입하기로 했다.강금실 법무·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도 출마를 설득 중이다.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현역의원 22명의 불출마 선언을 바탕으로 당내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여권의 실정(失政)을 집중 공략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민주당은 조 대표의 대구 출마에 이어 한화갑 전 대표가 설 연휴 직후 수도권 출마를 선언키로 하는 등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맞대결 구도를 깨는데 부심하고 있다. 진경호기자 jade@
  • 저소득층 희귀질환 의료비 전액지원

    올해부터 월 소득액이 최저생계비의 100∼120%인 저소득층의 희귀 질환자에 대해 국고에서 전액 의료급여비가 지원된다. 기획예산처는 19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의 차상위 계층인 월 105만∼126만원(4인 가구 기준) 소득자 가운데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희귀난치질환 및 만성질환자에 대해 올해부터 의료급여비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혈우병·파킨슨병·백혈병·고셔병 등 74개 희귀난치질병은 의료급여비가 전액 지원되고,뇌성마비와 고혈압성 질환·간 질환·만성 신부전증·호흡기 결핵 등 10개 만성질병은 의료급여비의 85%가 지원된다.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529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2만 2000여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오는 6월 ‘차상위 계층의 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비 부담이 큰 차상위 계층을 추가로 선정하는 등 의료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현영이가 만난 하느님

    정 회 옥 버스가 멈추고 사람들이 모두 내립니다.현영이는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내리려던 운전기사님이 현영이를 봅니다. “넌 왜 내리지 않니?”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에요.” “하지만 여기는 종점이라 모두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야 한단다.” 현영이가 내린 곳은 한번도 와본 적이 없는 큰 호텔 앞이었습니다.반대편에는 바다가 보였습니다.학교가 끝난 뒤 버스를 탔지만 오늘은 너무 멀리 와 버렸습니다.현영이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버스가 돌고 돌아 다시 집 앞까지 데려다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닌 모양입니다.엄마가 걱정하실 겁니다.그 생각을 하니 서둘러 집을 찾아야겠습니다.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영 떠오르지 않습니다.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봅니다.친구들과 뽑기도 하고 게임을 하느라 200원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방파제 위에 섰습니다.바다는 온통 파랗습니다.그리고 멀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부분은 눈이 시려서 볼 수가 없습니다.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부릅니다.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바다에 눈을 돌렸을 때입니다. “넌 누구니?” 현영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누구냐니까?” 거대한 몸집을 한 바다가 조금 화가 난 듯 다시 묻습니다. “나,나는 최현영.초등학교 1학년이야.” “그런데 혼자 여기까지 온 거야?” “응,그렇게 됐어.집에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아.” “그래,집은 어딘데?” “초원 청아 아파트.너 혹시 모르니?” “글쎄,잘 모르긴 하지만…….초원이니까,아마 풀이 많고 산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그래,맞아.난 가끔 집에서 가까운 산에 올라 가곤 했단다.” 현영이는 기뻐서 말했습니다. “아함.” 바다가 큰 소리로 하품을 합니다. “미안해.도와주지 못해서.난 지금 너무 졸려.이른 아침부터 이곳까지 밀려왔거든.잠시 쉬어야겠어.난 또 해가 질 무렵 다시 반대쪽으로 이동을 해야 해.안녕.” 바다는 그렇게 말하고 잠잠해졌습니다.현영이는 혼자가 되었습니다.점심도 먹지 못했습니다.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바다는 좋겠습니다.혼자가 아니고 모두 같이 있어서 집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바다의 말이 생각나 현영이는 아래쪽으로 걸어갑니다. 한참을 걸었습니다.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픕니다.잠시 현영이는 길옆에 걸터앉았습니다.엄마의 말이 생각납니다. “학교가 끝나거든 한눈 팔지 말고 곧장 집으로 와야 한다.” 어떡하죠? 오늘은 곧장 집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너무 멀리 와 버렸으니까요.잠시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생각이 눈물로 변했습니다.눈물 몇 방울이 땅위에 똑똑 떨어졌습니다. “아얏,비가 오나 봐.” 정말 작은 소리였습니다.주위가 조용하지 않았다면 현영이는 들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눈을 아래로 향했습니다.좀 전에 떨어트렸던 눈물이 조그만 동그라미를 만들었습니다.그리고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개미를 발견했습니다. “개미야,뭐하니?” 현영이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습니다. “비가 오려나 봐,서둘러 집에 가야겠어.난 비가 싫어.” “그건 내 눈물이야.비는 오지 않아,내가 도와줄게.” 현영이는 개미를 마른 땅 위로 옮겨주었습니다. “고마워.그런데 넌 왜 여기서 울고 있니?” 개미는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습니다. “난 집을 잃어버렸단다.버스를 탔는데 너무 멀리와 버렸어.” “그랬구나.” “너 혹시 초원 청아 아파트가 어디 있는지 알겠니?” “미안해.나는 거의 땅에 붙어 있어서 땅위에 있는 물체를 잘 알아보지 못한단다.그리고 눈도 좋은 편이 아니야.하지만 멀리 왔다면 온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될 것 같구나.” “그렇구나.” “난 서둘러 집에 가야겠어.어두워지면 집을 찾기가 곤란하거든.” 개미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가버렸습니다.현영이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개미의 말처럼 하는 것이 집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참을 가다 보니 큰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졌습니다.망설이는데 바람이 휙 불어옵니다.아직 바람이 찹니다. “어떡하지.” 현영이는 걱정스레 혼자 말을 했습니다.그 말을 스쳐가던 바람이 들었습니다. “뭘 어떡해?” 차가운 바람이 현영이 곁에 머물자 갑자기 몸이 떨렸습니다. “미안해.내가 아직 차갑게 느껴지지.그러나 네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단다.” 바람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고마워.난 집을 잃어버렸단다.도무지 집을 찾을 수가 없어.” “안됐구나,곧 날이 어두워질 텐데.” “바람아,너는 안 가본 곳이 없지?” 현영이가 다급하게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럼,초원 청아 아파트가 어디 있는지 아니?” “글쎄,우리는 한 곳에 머물지 않아.그리고 우리가 옮겨 다니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단다.너도 알 거야.특히 여름철 태풍은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바다를 건너기도 해.미안해,도와주지 못해서.” “아니야,괜찮아.” “빨리 집을 찾았으면 좋겠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안녕.나도 바빠서 같이 있어줄 수가 없구나.” 바람이 윙 소리를 내며 지나갔습니다.또 현영이는 혼자가 되었습니다.점심도 먹지 못했습니다.그래서 더 춥게 느껴집니다. 집 생각이 납니다.엄마는 현영이가 올 무렵 점심을 차려놓고 기다립니다.아마 엄마도 걱정이 되어 밥을 먹지 못했을 것입니다.갑자기 엄마가 몹시 보고 싶습니다.엄마는 승용차로 학교를 데려다 주겠다고 했습니다.그러나 현영이는 친구들과 놀고도 싶고,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싶어 엄마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아빠는 저녁 무렵 집에 돌아오십니다.아빠의 몸에서는 한약 냄새가 납니다.아빠는 한의사입니다.가끔 쓴 한약을 안 먹겠다고 버둥대는 현영이를 꼭 안고 어르십니다.약을 잘 먹으면 놀이공원에 데려간다든지 아니면 맛있는 갈비를 사주겠다고 말입니다. 현영이는 눈을 꼭 감고 못 이기는 척 받아먹습니다.최대한 아빠의 애를 태우면서.그러나 현영이는 아빠가 든든합니다.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4월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가 짧습니다.벌써 주위가 어둑어둑해집니다.현영이는 조바심이 납니다.기억을 더듬어 버스가 왔던 길을 생각해 봅니다.두 길 중 한 길이 분명합니다.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잘 살필 걸 그랬습니다.간신히 한 길을 택했지만 조바심만 날 뿐 확실하지 않습니다.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얘,넌 누구니? 힘이 없어 보이는구나.” 현영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그러나 아무도 현영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나야,어둠이.” “응?” “어둠이라구.” “벌써 어두워지는구나.” “지금은 그래도 덜 어두운 편이야.저쪽에선 더 까만 애들이 준비하고 있단다.” 어둠이 반대편을 가리키며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어떡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난 집을 잃어버렸단다.” “큰일 났구나.조금 있으면 더 어두워질 텐데.” “넌 혹시 초원 청아 아파트를 아니?” “초원 청아 아파트?” “응.그곳이 우리 집이야.” “그런데 넌 왜 여기까지 왔니?” 어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합니다. “난 버스를 타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학교를 다닌단다.엄마가 그 학교가 더 좋다고 그곳까지 보냈거든.” “엄마들의 욕심은 그렇지.그런데?” “오늘은 다른 생각을 하다가 내릴 곳을 지나쳤어.난 버스가 돌아서 다시 우리 집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거든.그런데 종점에서 사람들이 다 내리고 나도 내리게 됐어.그리고 여기까지 걸어서 왔어.” “저런 고생이 많았구나.그러나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을 찾아야겠다.밤은 낮과는 달라.사람의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의 차이지.밤에는 나쁜 마음이 더 강해져.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 그냥 있으면 안돼.나를 따라와.” 현영이는 어둠이 이끄는 대로 몇 발자국 움직였습니다.버스 정류장이 나오고 사람들이 많이 서 있었습니다. “여기가 좋겠어.잘 봐.” 어둠이 말했습니다.현영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분이 좋겠어.이 분은 옷차림은 조금 허름하지만 마음이 착해 보여.침착하게 물어봐.넌 학교도 다니니까 잘 할 수 있을 거야.” “고마워.” 어둠이 빙그레 웃습니다. “빨리 서둘러.” 어둠이 현영이의 등을 떠밉니다.현영이는 용기를 냈습니다. “저,아주머니.제가 집을 잃어버렸거든요.초원 청아 아파트를 아세요?” “그럼,알고말고.나도 거기 근처에 산단다.그동안 고생했겠구나.” 아주머닌 정말 어둠이 말대로 마음씨가 착한 분이었습니다. “자,이 버스를 타면 된단다.그리고 아줌마랑 같이 내리면 돼.” “고맙습니다.” “아이고,인사성도 바르구나.” 주머니가 활짝 웃었습니다.벌써 집에 도착한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많이 기다렸을 엄마가 생각납니다.빨리 엄마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얼마나 갔을까요.그동안에도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내렸습니다.사람들은 표정이 없습니다.아마 피곤한 모양입니다.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습니다.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있습니다. “여기야.이젠 내리면 된단다.” 현영이는 눈에 익은 동네가 보이자 가슴이 뛰었습니다.버스에서 내려 다시 인사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래,어서 가거라.엄마가 많이 기다리시겠다.” 한참 동안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현영이는 달려가다 몇 번 이나 뒤를 돌아보았습니다.이제 아주머니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그 곳에는 어둠이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어둠이 씨익 웃어 줍니다. 현영이도 한 번 웃어주고 달렸습니다.엄마와 아빠가 기다리는 집으로. “딩동” “누구세요?”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가 바로 나옵니다. “엄마.” “현영아.정말 현영이구나.하느님 감사합니다.” 엄마는 그동안 몇 차례나 밖으로 현영이를 찾아 다녔습니다.그리고 조금 전에 집에 들어와 경찰서에 전화를 했습니다. “집을 잃어버렸으면 전화를 해야지.그럼 엄마가 데리러 갔을 텐데.”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면 쉽게 집에 올 수 있었겠지만 아마 바다나 개미,바람과 어둠이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겠지요. “그냥,물어서 왔어요.” 집에 돌아온 현영이는 안심이 되면서 피곤해졌습니다.아빠도 일찍 들어왔습니다.온 가족이 모였습니다.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 든 현영이는 엄마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엄마는 분명 하느님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느님은 만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고마운 분들은 많습니다.바다,개미,바람,어둠이,아주머니.모두 다 고마운 분들입니다. 집과 숨바꼭질을 한 현영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 끝 - ■당선 소감 겨울,바람 끝에 칼이 숨어 있다.회색의 거리로 나왔다.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기웃거렸다.누군가 나를 봐주었으면 했을까.그것은 나름대로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시도였다.수많은 사람들이스쳐 지나갔다.그들은 표정이 없는 얼굴로 옷깃을 꼭꼭 여민 채 빠른 속도로 내 곁을 지나쳤다. 맥없이 또각또각 걸음을 옮기는데 가는 눈발이 발길을 잡았다.하늘을 보았다.가는 눈발이 함박눈으로 변했다.순간 같은 곳에서 많은 시선을 보았다. 일시에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향했다.그들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를 보았다.곧이어 수없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욕심이 생겼다.저 눈 같은 동화를 써 봤으면. 잠시 여유를 가져 보자.무심히 스치는 것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이 얼마나 간절히 말을 걸고 싶어 하는지.나 또한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우리는 모두 현대라는 빠르고 거대한 틀 속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보고 싶은 분들이 많다.조그만 가능성을 발견해 주셨던 배봉기 교수님,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광주 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그리고 나보다 더 가슴을 졸였을 가족들,같이 했던 문우들,세상 밖으로 끌어내 주신 심사위원님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약력 1959년 광주 출생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최종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김혜정의 ‘청새리상어의 눈물’,김희진의 ‘휘파람새를 아세요?’,윤숙희의 ‘풍경’,최지혜의 ‘손수레에 넣어준 사랑’,정회옥의 ‘현영이가 만난 하느님’ 등 다섯 편이었다.이들 작품은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교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어서 당선작 결정에 고심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먼저 ‘손수레에 넣어준 사랑’은 지문보다 대화에 의존한 문장이 불안하고 전체적으로 응집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풍경’은 소재가 진부하고 주인공 보현이가 밤길을 걸어 종소리를 찾아오는 부분에서 작위성이 드러난다는 이유로,‘청새리상어의 눈물’ 또한 실어증을 앓던 어린이가 말을 하게 되는 부분에서 작위성이 느껴져 오히려 감동이 반감되었다는 이유로 먼저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남은 두 작품을 두고 고심한 결과 ‘현영이가 만난 하느님’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휘파람새를 아세요?’는 군더더기 없는 치밀한 문장과 소설적 완결성을 보여주어 앞날이 크게 기대되는 작품이었다.그러나 동화라기보다는 소년소설에 가깝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당선작 ‘현영이가 만난 하느님’은 잔잔한 일상 속에 내재돼 있는 동심을 발견하고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어떤 소중한 감동을 동화의 본질이라고 볼 때,이 작품은 그 본질에 성큼 가까이 다가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집을 잃은 어린이가 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바다와 개미와 바람과 어둠에게 감사한 마음을 나타내는 데서 맑은 샘물과 같은 동심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낙선자에게는 격려를,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드린다. 조대현 정호승
  • 한번만 더 ‘금연’

    금연,새해에 다시 시작하자. 흡연자의 65%가 금연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담배를 끊는 사람은 이 가운데 0.5% 정도다.그러나 이 0.5%에 드는 것은 자신과 가족,사회를 위해 행운이다.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알겠지만 금연에 왕도는 없다.오직 결연한 의지가 필요할 뿐이다.이전에 금연에 실패했더라도 다시 한번 시도하자. ●왜 금연해야 하나 무려 4000여종의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담배 연기는 크게 기체 성분과 미립자 성분으로 나뉘는데,인체에 유해한 기체 성분은 일산화·이산화탄소,니트로자민·질소화합물 등이 있으며 미립자 성분으로는 니코틴·타르 등이다.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해 담배를 끊기 어렵게 만든다.습관성 중독 때문에 약학에서는 마약으로 분류한다.또 말초혈관을 수축시키며 맥박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높이는가 하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킨다.대표적 발암물질인 타르는 우리가 담배 연기를 입에 넣었다가 내뿜을 때 생성되는 각종 미립자가 농축된 물질로 흑갈색이며 식으면 액체가 된다.담뱃진이라 불리는 타르에는 독성 화학물질 수천종이 들어 있다.담배의 해악은 대부분 타르 속에 들어 있는 각종 독성 물질과 발암 물질 때문인데,A급 발암 물질만도 20여종이나 포함돼 있다. ●이렇게 하면 나도 비흡연자 1.먼저 금연 시작일을 정한다.연초나 생일,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날이 좋다.스스로 담배를 끊을 자신이 없거든 1주일만이라도 끊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보라.시작이 반이다. 2.금연 시작일을 정했다면 이를 주위에 알려라.아내와 아이들,직장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이해와 도움을 청한다.담배를 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녀와의 약속이라는 것이 금연 성공자들의 경험담이다. 3.금연 시작일까지 흡연량을 최대한 줄여간다.담배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시간을 정해놓고 피우는 것이다.예컨대 낮동안 2시간마다 한 대씩 피운다든가 하는 식이다.흡연 간격은 5∼7일마다 1시간씩 늘린다. 4.드디어 금연 D-데이.아침에 일어나 미리 준비해 둔 ‘금연 패치’를 가슴에 붙인 뒤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금연 시작을 선언한다.하루 전쯤 재떨이나 라이터,남은 담배 등 흡연용품을 모두 치운다. 5.시간이 지나면서 담배 생각이 간절할 것이다.아니,너무나 피우고 싶어 계획을 포기하고 싶을 것이다.바로 금단 현상이다.이런 현상은 처음 2주일이 심하다.이때는 운동이나 취미 생활,심호흡,냉수,껌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금연 패치는 금단 현상을 줄여주므로 금연 시작일부터 매일 아침 새 것으로 갈아붙인다.보통 6∼8주 정도 붙이면 된다. 6.흡연 유혹이 가능한 술자리나 흡연구역 등을 피한다.음식은 맵거나 짠 것,향료를 피해 가볍게 식사를 한다. 7.잠을 충분히 잔다.일과 후 가벼운 냉수 마찰이나 땀을 흘리는 운동을 통해 체내 니코틴을 빨리 빼낸다.담배를 대신해 자주 물을 마시고,간식으로는 팝콘,오이,홍당무 등이 좋다. 8.여유가 있다면 치과에 들러 스케일링을 받으면 훨씬 가뿐한 기분으로 금연을 할 수 있다. 9.중간에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에게 금연 상황을 설명한다.주변에서는 금연 노력을 칭찬하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등 계속 금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10.혹시 금연에 실패해도 실망하지 말기 바란다.다시 시작하면 된다.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3∼4회,많게는 수십번 시도한 끝에 성공한 경우다.자신의 의지로 이겨내기 어렵다면 주저말고 금연클리닉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청한다. 금연 중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유혹이 기다리고 있다.이 중 가장 이겨내기 힘든 것이 자신의 내면에서 생기는 것이다.‘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러나?’라든가 ‘나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이만큼 줄였으니 괜찮겠지.’라는 등 자기 변명에 불과한 이유를 과감히 뿌리쳐야 한다.금단 현상이 심한 처음 2주간만 지나면 담배 없는 새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자,이제 시작이다. ■ 도움말 김철환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교수.안형식 고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흡연에 관한 잘못된 상식들 ●순한 담배가 흡연위해 못 줄인다 순한 담배란 대개 타르와 니코틴의 함량을 줄여 ‘라이트’,‘마일드’ 같은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이는 해가 적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위장일 뿐이다.실제로 흡연자들은 치명적 발암 물질인타르 함량이 적은 담배를 피울 때는 더 깊게 들이마신다.니코틴도 마찬가지다.니코틴 함량이 낮은 담배를 피울 때는 혈액 내의 니코틴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된다. ●깊이 들이마시는 담배가 더 해롭다 같은 양의 담배를 피울 경우 연기를 깊이 들이마시지 않으면 본인에게 미치는 해는 덜할 수 있다.그러나 이 경우는 흡연량이 늘어 결과적으로는 비슷하다.더구나 ‘뻐끔 담배’는 주위에 미치는 간접 흡연의 피해가 커 경계해야 한다. ●담배,조금씩 줄이면 된다 담배를 조금씩 줄이다 끊겠다는 발상은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이 경우 흡연량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늘리기는 쉬워 결국 금연에 실패하고 만다.담배는 단번에 끊어야 한다. ●입냄새 양치질로 없어지지 않는다 담배를 오랫동안 피운 사람에게서는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난다.담배 연기는 특정 가스와 화학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이 물질이 입 안에 침착해 퀴퀴한 냄새를 풍긴다.이는 양치질이나 가글로도 없어지지 않는다. ●스트레스 해소에 담배가 좋다 흡연자에게 왜 담배를피우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스트레스 해소를 든다.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 등의 성분에 의해 일시적인 각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이것은 스트레스 해소와 무관하다.스트레스의 발생 배경은 자신의 욕구나 의지대로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인데,흡연자는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을 때에도 항상 담배를 피워야겠다는 욕구가 남아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담배와 위궤양의 상관관계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위궤양 발생 위험이 2배나 높다.또 위·십이지장궤양을 앓는 사람의 경우 헐은 위벽을 낫게 하는데 중요한 요인인 위벽의 혈류량을 흡연이 감소시키기 때문에 술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심재억기자
  • “중대선거구제 도입하자”盧, 정치권에 제의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지역주의 극복과 관련,“중대선거구제나 도농복합선거구제를 도입하자.”고 정치권에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구제 개편과 지구당제 존속 등이 포함된 ‘정치개혁입법과 관련한 대통령 서한’을 박관용 국회의장과 각당 대표에게 보냈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 지역구에서 2∼5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면서 “지역대표성이 필요한 농촌과 소도시는 현행처럼 소선거구제로 하고,인구밀집도가 높은 대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하는 도농복합 선거구제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소선거구제를 고수해야 한다면 최소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만은 도입해야 한다.”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지역구도 타파에 기여하려면 지역구를 줄이는 것보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역구의 50% 수준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럴 경우 국회의원 정수는 현재의 273명에서 340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노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주의 정치질서만 타파될 수 있다면 이미 약속한 책임총리제를 비롯해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靑 “먼저 국회에 나와라”최대표 단식에 냉담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26일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및 최병렬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다수당의 불법파업’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최 대표의 ‘1대1 토론’ 요청에 대해서도 ‘선 등원,후 대화’ 원칙을 견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북지역 언론인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치적인 공격과 방어가 항상 있게 마련이지만 싸움은 헌법규정과 법에 따라 질서있게 경기규칙에 맞게 해야 된다.”면서 “대통령이 양보를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규칙의 범위 안에서 양보를 해야지 규칙에 없는 양보를 자꾸하면 결국 정치질서가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수용에 대해 “내용이 부당했지만 적어도 절차가 지켜졌기 때문에 제가 안받을 권리가 있지만 수용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 후 한나라당이 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야당의 성의없음을 지적했다.노 대통령은 “계속 압박하고 이번처럼 너무 심하게 협박하면 정부가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이번에 결단했다.”고특검법을 거부한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을 피했다는 여론의 비판을 감안한 듯 “검찰수사가 끝난 뒤 국회에서 보고 미진하다 싶으면 다시 하자.”면서 “제 뜻과 관계없이 3분의2 이상으로 재의를 의결하면 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통령의 권력뿐만 아니라 정당과 국회 권력으로부터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참여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검찰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태영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최 대표가 제안한 노 대통령과의 ‘1대1 토론’에 대해 “지금은 장외에서 1대1 토론을 하기에 앞서 국회에 돌아와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에 임하는 것이 순서”라고 상기시켰다. 문소영기자 symun@
  • 본드카·해리포터카·닌자거북이 밴등 영화속 꿈의차가 온다/새달 코엑스서 ‘할리우드 모터쇼’

    ‘할리우드 영화속 꿈의 차를 직접 만난다.’ 할리우드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이 몰고 다니던 ‘슈퍼카’들이 한국에 몰려온다.영화와 자동차를 사랑하는 두 사나이들이 만나 영화에 등장했던 당대 최고의 승용차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60여대 전시… 차값만 1억달러 상당 오는 12월19일부터 17일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도양관에서 열리는 ‘할리우드 모터쇼’에는 60여대의 차량이 전시된다.볼트 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와 산업자원부가 행사를 공식 후원한다. 할리우드 모터쇼는 ‘슈퍼카와 할리우드의 만남’을 주제로 펼쳐진다.전시되는 차량의 가치만 1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모터쇼다. 선보일 차량으로는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한 최고의 본드카인 애스턴 마틴 뱅퀴시 V12 및 DB5 등 9대의 본드카가 전시된다. 볼트 엔터테인먼트사의 최한승 대표는 광고회사 제일기획 출신으로 2년동안 10개국을 돌면서 영화에 등장한 차들을 수집했다.최 대표와 함께 볼보자동차의 마케팅 매니저이던 유한웅 이사도 박물관 운영자,자동차 디자이너,개인 소장자들을 만나 차량들을 모았다.기존 모터쇼와 달리 관객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다양하다는 설명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존 마련 어린이들을 위한 차량도 10여대가 마련된다.‘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차,‘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의 돌로 만든 차,와이퍼로 양치질하는 ‘미스터 빈’의 귀여운 차,‘쥐라기 공원’과 ‘닌자 거북이’에 등장하는 차 등이 전시된다. 또 영국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앤디 손더스,세계 최대의 ‘스타카’ 박물관인 영국 ‘Cars of The Stars’ 대표 피터 넬슨 등 세계적인 관련 인사들도 한국에 온다.500종이 넘는 스타카를 제작한 할리우드의 제이 오버그,할리우드 커스텀 자동차의 산증인 조지 배리스,일본 최대의 슈퍼카 회사인 ‘Vips’의 가와노 준지 등 60여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동차에 대한 소개와 제작과정 등을 보여주는 시간을 갖는다.특히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할리우드 산타클로스가 돼 어린이들에게 푸짐한 선물도 나눠준다. ●운 좋으면 해리포터 차량도 내것 주최측은 대부분의 전시차량들을 빌려온다.그러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나오는 ‘포드 앵글리아’와 미스터빈의 ‘미니’ 등 2대를 아예 샀다.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나눠줄 경품들이다. 주최측은 일본과 타이완 등 해외 관광단도 유치할 예정이다.타이완에서는 ‘할리우드 모터쇼 관람’이라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여행단을 모집하고 있다.관람객 수입 등을 통해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입장료는 성인 1만 2000원,학생 9000원.홈페이지(www.ehollywood.co.kr)에 자세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윤창수기자 geo@
  • 닻올린 우리당 진로는/ ‘원내1당’ 총선 로드맵 시동

    열린우리당은 내년 총선에서 원내1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러나 당 안팎의 여건은 복잡하기 그지없다.지도부 조기선출 문제 등이 쌓여 있다. 우선 김원기·이경숙·이태일 공동의장 체제로 된 임시지도부를 조기에 정식 지도부로 교체하자는 움직임이 있다.당초 정식 지도부는 내년 2월9일을 전후해 뽑기로 했었다. ●당의장 조기선출로 쇄신 추진 지도부 조기선출론은 주류파,쇄신파,영남파 등 당내 세 갈래의 목소리 가운데 쇄신파와 영남파들이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김원기 공동의장과 이해찬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주류파는 지도부 직선은커녕 간선을 선호했었다.‘신당다움’보다는 ‘여당다움’을 위해 경륜있는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민주당·개혁국민정당·한나라당 탈당파를 망라하는 초·재선 의원 중심인 쇄신파는 낡은 정치질서와의 단절과 극복을 위해 당 의장을 조기에 직선으로 뽑고,이 과정에서 분출될 새 정치에 대한 열기를 내년 총선 승리로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김두관·이강철 중앙위원 등이 포진한 영남파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총선전략 따라 盧 입당시기 결론 현재 당 의장 후보로는 김원기 공동의장,김근태 원내대표 외에 정동영 의원,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김 전 장관은 당 의장 출마 문제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당내 경선 경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당 밖 과제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 및 정국주도권 확보방안 등이 있다.노 대통령의 입당문제는 창당논의가 한창일 때만 하더라도 조기입당설이 우세했다.그러나 지금은 바뀌었다.사실상 정기국회가 끝나고 총선대비 정국으로 돌입한 시점에서 대통령 입당은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얘기다.이에 따라 대통령 입당은 내년 총선을 전후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검 정국주도권 확보등 현안산적 우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특검법 통과 등 선거전략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존 정당구조에서 정책중심의 정당상을 어떻게 구현하며 총선 승리로 연결시킬지 주목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여대생, 버스기사에 망치질/ “엔진 시끄럽다” 버스유리도 부숴

    여대생이 집앞을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엔진소리를 심하게 낸다며 운전사 2명을 잇따라 둔기로 때렸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30일 한모(22·M대 2년)씨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다.한씨는 지난 29일 낮 1시쯤 서울 신림동 주택가에서 “엔진 소리가 시끄럽다.”며 집에서 망치를 들고 나와 버스를 부수고 차에 올라타 운전사 오모(50)씨의 팔을 2차례 때렸다.한씨는 이어 뒤따라 오던 마을버스를 기다렸다가 버스를 세운 뒤 “조용히 다니라.”고 소리치며 운전사 진모(52)씨의 오른팔과 손을 4∼5차례 때려 상처를 입혔다.또 버스 앞유리도 망치로 때려 부쉈다. 한씨는 “집앞 비탈길을 마을 버스들이 심한 엔진음을 내며 고개를 넘어다녀 참을 수 없어 홧김에 그런 짓을 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이경형 칼럼] 대선자금으로 날 새울 텐가

    전방 고지의 수은주가 영하로 급강하하고 있는데 정국은 대선 자금 공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검찰이 SK 비자금 100억원 수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여야 대선 자금의 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특검을 주장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128억원의 회계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하는가 하면 열린우리당측은 지난 2000년 총선자금 잔액을 현재의 민주당 인사들이 사실상 횡령했다고 맞받아치는 등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 경제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고,젊은이,늙은이 할 것 없이 일자리를 찾아 장사진을 치고 있다.지난 열흘새 노동자들의 자살,분신이 3건이나 잇따랐고,이라크 파병 방침 발표 이후 연쇄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파병 반대 목소리가 드높아가고 있다.한국 사회 전체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정치인들의 안중엔 내년 총선의 세력 판도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정치권은 과거의 불법 정치자금을 그야말로 고해성사하고,겸허한 자세로 ‘예전 같지 않은 검찰’의대선 자금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물론 한나라당으로서는 제 아무리 독립 검찰이라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권력’인 ‘盧 캠프 대선자금’에 ‘수사의 칼 끝’을 제대로 대기란 쉽지 않다고 외칠 수 있을 것이다.그렇더라도 당장 특검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이 지금 진정으로 해야 하고,할 수 있는 일은 돈 정치의 낡은 구조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청정(淸淨)정치를 구현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여기에는 ▲선거공영제 등 돈 안 드는 선거로 제도를 과감하게 뜯어고치고 ▲조직의 상시 가동체제 정당 구조를 정책 생산 중심으로 바꾸며 ▲정치 자금 조달의 뒷거래 등 2중 구조를 철저하게 깨부숴야 한다.특히 정치자금의 실명·투명화는 제도만으로는 안 되며,정치하는 사람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요즘처럼 정치권의 ‘구린 돈’이 여기저기서 들통나는 시기에 정치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이 땅에서는 영원히 맑은 정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정치인들이 진정 참회하는 마음으로 정치관계법의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면 못할 것이 없으련만 그러한 조짐이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꼼짝도 하지 않던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여론의 압력을 느낀 탓인지 지난 28일 열려 선거 완전공영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100만원 초과 기부 및 50만원 초과 지출시 수표 신용카드 사용과 계좌입금 의무화 등에 의견을 접근시켰으나 선거구 획정이나 비례대표 의석수를 포함한 의원 정수 등은 정파별로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자금,선거제도,정당 조직 등의 문제는 적당히 땜질식 ‘면피용’으로 개정할 것이 아니라 정치의 기본틀을 바꿔야 한다.정치자금법만 해도 고식적인 보완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이를테면 정치자금법 위반도 선거법 위반에 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피선거권을 박탈하고,공소시효도 의원 임기보다 은 3년으로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5년 임기보다 더 길게 연장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정치관계법을 스스로 개혁하기란 여간해서는 어렵다.환자가 스스로 수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돈 정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겁게 달아 오를 때 정치권 역외의 사람들이 ‘망치질’을 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역 정치인이 배제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하여 정치학자,법률가,시민·유권자 단체들이 망라된 민간 차원의 정치제도개혁추진위를 결성하여 정치관계법의 개혁안을 만들면,이를 국회가 최소한도로 손질하여 수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그래야만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이 저지른 과거 불법 정치자금을 불문에 부칠 마음이 생길 것이다. 제작 이사 khlee@
  • 수인번호 65번 송교수 수감 1주일 “죽어서 사는 길 택하겠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가 28일로 수감생활 1주일째를 맞았다. 구속 직전 치질수술을 받은 송 교수는 산책과 가족들과의 하루 한차례 면회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책 반입이 금지돼 독서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인번호는 65번이다. 송 교수를 접견한 변호인단은 “송 교수가 ‘사람이 살아서 죽는 경우가 있고 죽어도 사는 경우가 있다.없는 사실을 인정할 바에야 죽어서 사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송 교수가 천식과 편두통·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송 교수에게 전향을 의미하는 ‘턴’을 강요하면서 변호인의 입회를 금지하고 있는 만큼 구속적부심을 조만간 신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송 교수측은 구치소에서 제공한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외부진료를 신청할 계획이다.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씨는 “상황이 불투명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다.면회시간이 짧아 충분한 대화는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송 교수에 대한 야간조사를 피한다는 방침에 따라 월·수·금요일은 오후 조사를,화·목요일에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조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민주 ‘정치자금 사면’ 성토/ “부패정치 야합… 강력 저지”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회창 전 대통령후보의 대선자금 문제와 노 대통령 재신임 문제를 일괄타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과 관련,‘부패정치 야합’이라며 강력 저지를 선언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이 다수 연루돼 있는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국민적 의혹이 쏠린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문제는 국정조사 및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 재발을 방지하는 게 순리이지 정치적인 거래를 통해 서로 주고받는 것은 야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4일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대선자금 고해성사 후 사면론’을 성토했다. 박상천 대표는 “노 대통령이 위헌적인 재신임 국민투표로 국민을 위협하고 한나라당과 야합해 대선자금 비리를 덮으려고 한다.”면서 “대선자금을 빙자해 최도술씨 11억원 수수와 부산경제인들의 300억원 뇌물의혹 등 엄청난 뇌물사건을 덮으려 든다면 국정조사를 발동하고 특검을 도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도 “사면하려는입법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최명헌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 주변의 총체적 비리를 이 기회에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가세했다.다른 참석자들은 “법치질서에 대한 부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성순 대변인은 일괄타결론에 대해 “부패원조당인 한나라당과 부패 신장개업당이라는 지적을 받는 열린우리당측이 부도덕한 대선자금 비리문제를 적당히 덮고 가려는 속셈을 부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유종필 대변인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부패 1중대와 2중대로서 부패 은폐를 위해 공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후유증이 더 무서운 성폭행/실태와 대처법

    성폭행 사건이 갈수록 잦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기에 이르렀다.그러나 만약 내 가족이 피해자라면 어떻게 대처하고 수습할 것인가?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은 모르는 사람보다 주변의 아는 사람이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아 70%나 되지만 대개는 “부끄럽고 창피하다.”거나 “애 장래 때문에…”라며 쉬쉬하고 지나간다.결코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다.그렇게 해서 정신적 충격이 아물 리도 없거니와 자칫 신체적으로도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황당한 가운데 속만 끓이다 마는 성폭행,어떻게 대처하고 수습해야 좋을까. ■ 해마다 300만명 성피해 검찰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300만건이 넘는 각종 성추행·성폭행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그러나 가해자가 강간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지난해의 경우 9435건에 불과했다.세계 1,2위의 성폭행 발생 빈도를 보이고 있으나 신고율은 3%에도 못미친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특히 전체 피해자 가운데 18세 이하의 여자가 55%를 차지했으며,이중 절반이 넘는 35%가 13세 이하의 여자 어린이여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 후유증 외상과 성병 등 신체적 상처 못지않게 행동 이상,정서적 혼란 등 정신적 상처도 심각하다.주로 나타나는 행동장애로는 집중력 장애,학업 부진,불면증,악몽,식욕 감퇴 등이 꼽힌다.불안감,수치심은 물론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여겨 자책감이 심하고,급기야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피해자는 대부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편두통과 신체 하부 통증,피부병 같은 증상을 보인다.때로는 분노와 증오심 때문에 음주,흡연,자살 등으로 자신을 학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약물중독 등 부차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만성통증 통증은 6개월 이상 치료해도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통증이 근심을 유발하고,근심이 다시 통증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통증에서 비롯된 근심,걱정,무력감,수면장애 등이 환자를 우울하게 하고 사기를 저하시킨다. ●외상후 스트레스 외상을 입는 사고를 당한 뒤 극도의 공포감과 자기 제어능력상실,죽음에 대한 공포감 등을 보이는 증상이다.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두려움을 준 사고를 또렷하게,반복적으로 기억하거나 악몽을 꾼다.더러는 커다란 소리나 사고와 연관된 대상,즉 자동차 등에 매우 민감하다.가족이나 친구 등 예전에 소중하게 생각했던 활동 등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지고,심각한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우울증 성폭행으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비참함과 절망·죄책감,자신이 정말 살 가치가 있을까 등의 생각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일반적인 우울증 증상인 식욕상실,불면증,격심한 두통과 잦은 식체,변비등을 보이기도 한다. ●약물중독 가장 흔한 중독은 알코올과 담배,약물이다.이런 중독 현상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환자들의 반사회 성향을 높여 범죄를 유발하기도 한다. ●사회적·성적 후유증 등교 거부와 무단 결석,부모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나 가출,매춘,알코올,마약을 가까이 하거나 일탈적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며,자위행위나 모든 성적 현상에 대해 극도의 공포·혐오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습 및 예방 만약 가족이나 주변의 누군가가 성폭행을 당했다면 신고와 함께 당시의 정황을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양치질이나 목욕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건 당시 입었던 옷을 갈아입지 말고 곧장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병원에서는 피해자를 상대로 당시의 정황을 확인하고 가해자를 확인하기 위해 체모와 손톱 등을 잘라 보존한다.또 성병 감염 여부와 정자의 혈액형도 확인하게 된다.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과 가족에게 피해가 돌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사회적 비난이나 고립감을 피하기 위해 숨기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피해자 개인이나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가정에서는 평소 자녀들에게 성폭행 예방법을 가르치고,불가피하게 피해를 입었을 경우 즉시 가족에게 털어놔 함께 고민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는 “성폭행의 경우 대부분 생식기에 심각한 외상을 입을 뿐 아니라 매독 간염 에이즈 등 성병을 옮는 사례가 많으나 경찰이 일반 병원의 진단 결과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가 경찰병원에서 다시 검진을 받는 등 제도적인 문제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일반적인 진료는 간단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 정신적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또 대전 선병원 신경정신과 김영동 과장은 “우선 피해자가 무력감과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들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으면 성폭행의 공포감과 그 후의 고립감을 떨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인하대병원 감염내과 정문현 교수.대전선병원 산부인과 최영렬·신경정신과 김영돈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 중랑지역 민주당원 대거 탈당

    중랑지역 민주당 지구당원 100여명이 29일 집단으로 통합신당 참여 의사를 밝혔다.성백진 중랑구의회 의장 등은 이날 민주당 중랑갑지구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신당에 참여해 정치개혁 실천에 적극 동참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새로운 정치실현 및 통합신당 창당을 위한 중랑지역 민주당 당원 선언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추진위원회는 김준명 전 서울시 의원과 박동규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추대했으며,지구당 관계자 500여명이 추진위원회에 참여했다고 지구당측은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민주당은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과제인 획기적 정치개혁과 정치질서 형성을 위한 기득권 포기 및 환골탈태를 위한 대결단을 내리는데 실패했다.”면서 “통합신당 창당을 통해 밑으로부터의 정치개혁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 [사설] 탈당한 盧대통령이 해야할 일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민주당적을 포기해 무당적(無黨籍)이 됐다.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는 등 신 4당체제 출범에 따른 변화된 정국상황에 맞도록 대통령이 당적을 조기 정리한 것은 잘한 일이다.정치적 실익이나 도의적 측면에서 볼 때 늦은 감마저 없지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민주당 탈당이 곧 정국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우리의 정당정치,책임정치와 부합하지 않아 숱한 험로가 예고된다.게다가 집권초 무당적 대통령은 초유의 일로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다.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주요 국정과제 및 경제와 민생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취지를 밝혔으나 무당적이 이를 보장해주진 않는다.이에 합당한 국정운영 시스템을 새로 짜야 하고,광범위한 국민적 지지와 동의를 구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미국식 대통령제를 거론하고 있지만,우리 정치문화와 크게 다르다.국회와 개별 의원들을 접촉해 직접 호소하거나 설득과 타협을 병행한다고 해도 당장 실효를 거둘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정당의 권한이 워낙 강해 의원 개개인이 당론과배치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먼저 4당체제에 맞는 국정운영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새로운 정치질서를 위한 창조과정’이 되기 위해서는 소수정권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으로 출발점을 삼아야 할 것이다.초당적 국정운영을 위한 설득과 겸손함의 리더십을 보이고,국회·정당과 대화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이 급선무이다.각 당 원내 대표와 회동을 정례화하고 비서실장·정무수석 차원의 상시 대화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대통령이 의회중심 정치 구현을 위해 힘을 보탠다면 누가 반대하겠는가. 이러한 실험이 성공하려면 여야 정치권도 국정운영에 대해 공동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제1,2당으로서 권리만 누리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청와대와 4당이 비상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 정치권 4黨체제 변수/내각제개헌론 바람 ‘솔솔’

    ‘내각제 개헌론’이 다시 정가를 달구고 있다.민주당 분당과 신당 출현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신당과 대척점에 서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만으로도 개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특히 양당간 정책공조가 거론되는 등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심정적으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내각제도 여기서 운을 떼면 저기서 받아치며 확산되는 양상이다. ●운 떼고,받아치고 확산 민주당 김상현 고문이 지난 19일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에 불안이 느껴지면 개헌을 통해 내각제를 하자고 할 수도 있다.”고 논의에 불을 붙였다.앞서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노 대통령의 ‘기존 정치질서 와해’ 발언과 관련,“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선 여당내 싸움을 붙이거나 작은 테크닉을 쓰기보다 내각제 개헌을 고려해 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자민련이 합치면 영호남과 충청이 합치는 전국정당이 되는 것”이라면서 3당 정책공조로 이에 호응했다.민주당 구주류 핵심인 김옥두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그런 얘기를 해보라.”고 공감을 표시한 뒤 “신당 출범 이후 민주당은 철저히 환골탈태해 정치개혁을 해나갈 것”이라고 거들었다.최병렬 대표는 내각제 언급은 피했으나,“(3당간에) 공조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드러나지 않은 내각제 지지자는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다.한나라당내 대부분의 중진들은 그간 내각제 개헌 필요성을 주장해 왔거나 적어도 내각제 개헌 논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여기에 민주당 중진 사이에서도 내각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가는 형국이다. ●내년 총선前 실행 불가능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은 “국민투표 등 개헌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만도 4개월이 걸리며,총선을 앞두고 이를 뒷받침할 행정력이 없다.”면서 총선 전 개헌 가능성을 일축했다.또한 “국민투표에 참여한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내각제 개헌이 언제 그만한 지지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도 말했다.통합신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한·민·자 3당 공조에 의한 내각제 개헌론을 국민이 허용치 않을 것이며,개헌을 추진하면 민생·경제·한반도평화 문제는 힘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일부는 정책공조마저 반대하고 있다.“자민련이나 민주당과의 공조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구세력간의 정략적 야합으로 비쳐질 공산이 크고,이는 바로 신당이 바라는 정치 구도로 신당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연대한다면 수도권에서 탈당하는 의원도 생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파괴력 가늠하기 힘들어 내각제 논의의 향배와 그 파괴력은 아직 가늠키 어렵다.내각제 개헌론이 ‘권력 분점’에 대한 필요성뿐 아니라 총선을 앞둔 정파간 합종연횡 차원의 ‘고리 찾기’에다 정치권의 보혁 재편을 위한 ‘보수대연합’ 모색 등 다양한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총선을 앞두고 정치지형이 요동칠 여지도 많다.김근태 대표는 20일 “총선전 (민주당과) 대연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민주당과 재결합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이지운기자 jj@
  • 新4당 정국 / 통합신당 오늘 출범

    민주당 신당파가 20일 국민참여통합신당(약칭 통합신당)을 등록키로 해 정치권이 한나라당·민주당·통합신당·자민련의 신4당체제로 재편된다.헌정 사상 초유의 낯선 거대한 정치실험이 총선정국과 맞물려 진행되게 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의 공식출범 뒤 민주당을 탈당,무당적 상태를 유지할 경우엔 ‘집권당 없는 초유의 정국상황’을 맞게 되고,신당에 입당하게 되더라도 ‘초미니 여당’이라는 역시 전대미문의 정치실험이 진행된다.특히 정파간 주도권 다툼이 가열,국민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집권당 없는 낯선 정국상황 노 대통령의 심정적 지지를 받고 있는 통합신당은 대통령의 표현대로 “한국 정치구도 전체의 변화를 원한다.”는 연장선상에서 기존 정치질서 와해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말 통합신당이 실체를 갖추는 것을 전후해 노 대통령이 탈당하면 통합신당이 사실상의 여당이면서도 법률적으론 집권당없는 상황도 예상된다.노 대통령이 당정분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어느 경우라도 통합신당은 노 대통령의정치권 창구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41석 정도로 출발할 미니 여당이 온전하게 집권당 역할을 다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세 야당의 합동공세에 따른 국정혼선이 불가피할 것 같다. ●4당체제 후속분화 및 합종연횡 신4당체제는 민주당 김상현 고문이 19일 “총선 후 대변란이 올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불안정하다. 통합신당이 교섭단체 등록후 국회에 120평의 공간을 배정받아 공식 활동에 들어가면 정당 의석분포는 일단 한나라당(149석)·민주당(65석)·통합신당(41석)·자민련(10석) 순으로 결정된다.사실상의 양당제가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제2정당을 다투는 4당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국주도권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은 내분을 수습,민주당이나 자민련 등과 내각제개헌 등을 매개로 보수대연합을 시도해 사사건건 청와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물론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틈벌리기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민주당은 벌써부터 야당선언을 하고 나섰지만 통합신당과 팽팽한 세경쟁이 계속되면 재통합이나 사안별 정책연합을 추구할 수도 있다.자민련과의 지역별 연대도 거론되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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