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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난사 이어… 美 해병 이번엔 욕설 파문

    미국 현역 해병대원의 총기난동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번에는 해병대 예비역과 현역 장병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해병대 출신 예비역 군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협박성 메시지를 올린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와 함께 미 연방의회 경찰이 여성인 재키 스파이어(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을 겨냥해 여성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에 게재한 현역 해병대 군인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이들 군인들을 조사했으며, 계급 강등과 강제 전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병대 대변인인 에릭 플래너건 대위가 전했다. 미국 해병대에서는 지난 3월 훈련 도중 박격포 포신에서 포탄이 터져 7명이 숨지고, 폭발 사고 나흘 뒤 사관후보생 교육대에서 치정극으로 추정되는 총기난동이 벌어져 3명이 목숨을 잃는 등 올들어 군기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텍사스주에서 현역 해병이 달리는 차량에서 무고한 시민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4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용의자 에스테반 J 스미스(23)는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기대하시라, 안방극장 ‘4월 大戰’

    기대하시라, 안방극장 ‘4월 大戰’

    4월 안방극장이 후끈 달아오른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연초부터 액션과 사극,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피 말리는 시청률 경쟁을 벌여온 가운데 후속작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김혜수, 김태희, 신세경 등 여배우들의 3색 연기 대결 외에도 흥행보증 수표로 불리던 사극이 잇따라 다시 전면에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첫 테이프를 끊는 드라마는 새 월화극인 KBS 2TV의 ‘직장의 신’과 MBC ‘구가의 서’. ‘직장의 신’은 한 자릿수 시청률로 부진했던 ‘광고천재 이태백’ 후속작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혜수가 계약직 ‘미스 김’역을 맡아 만능 파견사원의 모습을 선보인다. 2007년 일본 NTV에서 방영된 드라마 ‘파견의 품격’이 원작. 김혜수의 안방극장 복귀는 지난 2010년 MBC ‘즐거운 나의 집’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김혜수는 촬영장에서 직접 굴착기를 조종하고 능숙하게 살사 댄스를 추는 등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드라마스페셜 ‘달팽이 고시원’, ‘마지막 후뢰시맨’ 등을 집필한 윤난중 작가의 작품이다. MBC는 월화극 수위를 달렸던 ‘마의’의 후속작으로 무협활극인 ‘구가의 서’를 선보인다. ‘반인반수’(半人半獸)로 태어난 최강치가 사람이 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그렸다. ‘제빵왕 김탁구’를 집필한 강은경 작가가 판타지에 처음 도전한다. 이승기는 지리산의 수호신수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최강치로, 수지는 뛰어난 무예와 궁술을 가진 담여울로 나온다. 이승기는 제작발표회에서 “새로운 역할과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오는 8일 첫 방송되는 SBS의 새 월화극 ‘장옥정’은 지난해부터 스크린과 안방에 불던 사극 열풍을 대변한다. SBS는 전작인 ‘야왕’과 달리 평일 드라마에 과감히 사극을 편성했다. 장옥정은 숙종의 왕비로까지 신분상승했던 장희빈을 말한다. 까다로워진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현대적 해석을 덧입혔다. 이 드라마에서 김태희는 데뷔 13년 만에 처음 사극에 도전한다. 표독스러운 악녀 연기를 어떻게 색다르게 표현할지에 방점이 찍혔다. 김태희는 ‘천국의 계단’에서 악역을 맡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그간 장희빈과는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로맨티스트이자 조선시대 패셔니스타로서 장희빈의 인간미와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SBS는 신인인 최정미 작가에게 과감히 집필을 맡겼다. 1~3% 포인트 차의 살얼음판 경쟁을 벌여온 수목극에서도 후속작들이 고개를 내민다. 치정극과 로맨틱코미디, 사극의 대결 구도다. MBC는 오는 3일 첫 방송하는 새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로 역전을 노린다. 시청률 롤러코스터를 탄 ‘7급 공무원’의 후속작이다. 치정 멜로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계획으로, 송승헌과 연우진이 신세경을 두고 대립하며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두 남자 사이에 놓인 신세경의 연기 변신도 관심사다. 지금까지 주로 밝은 연기를 펼쳐왔던 만큼 남자를 유혹하고 배신하는 멜로 연기를 어떻게 소화해 낼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태양의 여자’, ‘적도의 남자’ 등 무게감 있는 드라마를 써온 김인영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SBS는 오는 4일 ‘내 연애의 모든 것’으로 맞불을 놓는다. 이응준의 동명 장편소설을 극화한 것이다. 신하균이 보수성향의 초선의원으로 출연해 정치색이 완전히 다른 국회의원 이민정과 전 국민의 감시 속에 짜릿한 비밀연애를 벌인다. ‘보스를 지켜라’를 집필한 권기영 작가가 각색했다. 신하균, 박희순의 명품 연기와 함께 이민정, 한채아의 대결구도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목극 1위를 지켜온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후속작이다. KBS 2TV는 ‘아이리스2’ 후속으로 오는 24일 ‘천명’을 방송한다. 살인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된 내의원 의관 최원이 불치병에 걸린 딸을 살리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TV소설 ‘청춘예찬’과 ‘부자의 탄생’을 집필한 최민기 작가의 작품. 배우 이동욱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 뛰어난 능력을 갖췄지만 출세에는 관심 없고 딸과 함께 있는 것이 유일한 행복인 조선판 딸바보 최원으로 분한다. 이동욱은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가 좋아 작품을 택했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공연리뷰] 국립오페라단 ‘팔스타프’

    [공연리뷰] 국립오페라단 ‘팔스타프’

    오페라 ‘팔스타프’(1893)는 주세페 베르디(1813~1901)답지 않은 작품이다. 이탈리아 못지않게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인 베르디를 떠올리면 운명, 배신, 사랑, 죽음 같은 열쇳말이 떠오른다. 기본적으로 장엄한 비극이다. 스물여섯에 첫 오페라 ‘오베르토’(1839)를 발표한 이래 50년이 넘도록 비련의 여주인공에게 고통과 눈물의 세월을 보내게 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팔스타프’는 80세가 된 베르디가 마지막으로 남긴 오페라이자 희극이다. ‘나부코’(1842) ‘리골레토’(1851) ‘일트로바토레’(1853) ‘라트라비아타’(1853) ‘아이다’(1871) 등 베르디의 대표작과는 형식적으로도 구분된다. 베르디는 절절한 아리아를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전통에 있다. 말년에 쓴 ‘팔스타프’는 3막이 끝날 때까지 아리아라고 부를 만한 게 없다. 바그너의 음악극처럼 대화풍의 노래가 끊임없이 이어질 뿐. 동갑내기 바그너가 몰고 온 오페라의 새 흐름을 애써 무시하던 베르디조차 말년(바그너는 1883년 먼저 세상을 떴다)에는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국립오페라단이 1995년 이후 18년 만에 ‘팔스타프’를 무대에 올렸다.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다. 베르디 작품치고는 짧은 120분짜리. 줄거리는 간단하다. 늙고 배만 불룩 나온 기사 팔스타프는 돈이 궁해지자 마을의 유한부인 알리체 포드와 메그 페이지에게 똑같은 연애편지를 보낸다. 이 사실을 안 두 부인을 비롯한 마을사람들이 작당을 해 팔스타프를 골탕 먹인다. 지난 19일 프레스리허설에서 본 ‘팔스타프’의 장점은 캐스팅이다. 팔스타프와 리골레토 전문 영국의 바리톤 앤서니 마이클스 무어는 ‘괴물같은 파워’란 별명답게 오케스트라석을 뚫고 객석 맨 뒤쪽까지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늙고 초라하지만 예쁜 여자만 보면 추근대고, ‘자뻑’이 남다른 팔스타프의 귀여움(?)을 표현한 연기력도 발군이다. 1막에서 “내 뚱뚱한 배는 나의 왕국, 그걸 늘려 가는 게 나의 과제”라고 노래하던 팔스타프는 3막에서 다른 사람들이 함께 그를 굴리고 짓밟을 때도 “내 배만은 살려줘!”라고 간청해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프레스리허설에서 컨디션이 나쁜 탓에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 포드 역의 바리톤 이응광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다면, 나머지 가수들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사사했다는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능력도 돋보인다. ‘팔스타프’는 현악기 중심의 반주음악에 가까운 베르디의 다른 작품과 달리 오케스트라의 변화무쌍하고 풍부한 음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코바체프가 지휘하는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는 최근들어 손꼽을 만큼 좋았다. 다만, ‘막장드라마’스러운 치정극이나 장엄한 서사극이 아닌 해프닝을 다룬 희극인 터라 서사나 무대가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주인공이 노래를 한 곡조 뽑고 청중들은 요란스레 박수치는 이탈리아의 고전 오페라에 익숙한 관객에겐 낯선 경험일수도 있다. 1만~15만원. (02)586-5284.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덴마크 왕실의 속살 다룬 ‘로얄 어페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덴마크 왕실의 속살 다룬 ‘로얄 어페어’

    영국 소녀 캐롤라인은 어릴 때부터 구속받으며 성장했다. 정략결혼으로 장차 덴마크의 왕비가 될 몸이기에 왕실의 법도와 명예가 몸에 배도록 교육받아야 했다. 크리스티안 7세가 이상적인 남성이기를 꿈꾸었던 그녀는 그와 처음 만난 날 크게 실망한다. 그는 경박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 결혼 초기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덜컹거린다. 왕자를 출산한 후 캐롤라인은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해 왕과 거리를 둔 채 생활하고, 왕은 나라 밖을 여행하며 지낸다. 독일 여행 도중 정신병이 심각해진 왕은 독일인 의사 스트루엔시를 주치의로 채용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의술을 베풀던 무명 의사는 왕과 가까워지면서 왕실의 핵심 인사로 등극한다. ‘로얄 어페어’의 포스터에는 ‘치명적인 왕실비화’라는 홍보문구가 적혀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왕, 왕비, 그리고 주치의의 삼각관계가 중심인 이야기이며, 캐롤라인과 스트루엔시가 나누는 연정이 극의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주요인이다. 게다가 왕실의 멜로드라마인 만큼 호들갑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왕의 신음이 들리고, 영웅의 고뇌가 느껴지고, 모리배의 야박함이 드러난다. 덴마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시대극이지만 만듦새는 여느 할리우드 시대극에 밀리지 않는다. 어두침침한 왕실과 아름다운 전원의 대비, 꼼꼼하게 신경 쓴 복장, 미술, 음악, 그리고 주요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는 18세기 코펜하겐의 긴박한 상황 속으로 관객을 고스란히 이끈다. 해외에서의 평도 좋아, 지난 베를린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로얄 어페어’를 왕실 치정극으로 본다면 영화를 반만 읽은 것이다. 역사에서 진실을 구하는 ‘로얄 어페어’는 역사 교육 측면에서도 모자람이 없다. 겉보기에 왕비로서 화려한 삶을 사는 캐롤라인은 결혼하기 전부터 자유를 박탈당한 인물이다.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읽고 싶은 책조차 빼앗기며 살았던 그녀는 스트루엔시와 만나는 순간 영혼의 탈출구를 얻는다. 루소와 볼테르에 심취한 그는 그녀에게 계몽주의 사상을 알려주고, 비로소 눈을 뜬 그녀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윽고 그녀는 스트루엔시가 왕과 함께 개혁의 물결을 일으키도록 돕는다. ‘로얄 어페어’는 혁명적인 사상을 지닌 남자와 운명적으로 만난 왕과 왕비의 이야기다. 시대를 앞서 간 자의 꿈이 대개 그러하듯 스트루엔시의 개혁은 실패한다. 그리고 처형당한다. 처형당하기 직전, 모여든 군중을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못다한 사랑으로 흐르는 눈물은, 한편으로 민중의 배신이 초래한 것이기도 하다. 위험한 사상이라고 떠드는 자들에 맞서 그는 예방 접종을 확대하고 검열과 태형제도를 폐지하고 보육원을 설립하고 출판이 자유롭게 이끌었다. 종래엔 민중도 등을 돌렸음을 기억하면서도 ‘로얄 어페어’는 그 시기의 역사를 실패한 꿈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머지않은 미래에 스트루엔시와 캐롤라인의 꿈은 부활한다. 농노제가 폐지되고 소작농의 해방이 실현되면서 덴마크는 구시대에서 벗어날 기반을 마련한다. ‘로얄 어페어’는 비극으로부터 개혁의 희망을 배우는 것으로 역사를 해석한다. 일시적으로 시간이 퇴보할지라도 역사의 거대한 물결은 진보로 향한다. 27일개봉. 영화평론가
  • 올 충무로 스타감독 대반격 흥행‘킹’ 자리 누가 앉을까?

    올 충무로 스타감독 대반격 흥행‘킹’ 자리 누가 앉을까?

    충무로에 스타 감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감독의 영향이 상당히 큰 장르다. 하지만 지난해 영화계는 유독 유명 감독들의 흥행이 부진했다. 하지만 새봄의 시작과 함께 스타 감독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충무로에 속속 복귀하고 있어 그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견 감독들 충무로 속속 컴백 가장 큰 특징은 한동안 신인 감독들의 기세에 눌렸던 중견 감독들의 컴백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3월 극장가는 두 중견감독의 영화가 나란히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로 ‘화차’의 변영주 감독과 ‘가비’의 장윤현 감독이다. ‘발레교습소’ 이후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변 감독은 ‘화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3년 동안 매달리며 재기를 노렸다. ‘텔미 섬딩’과 ‘황진이’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장 감독도 5년 만에 신작 ‘가비’를 내놓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SF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도 두 명의 중견 감독이 의기투합한 옴니버스 영화다.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과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을 만든 임필성 감독이 주인공이다. 인류 멸망을 소재로 3편의 중단편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6년 전 기획·제작됐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개봉이 미뤄지다가 빛을 보게 됐다. 김지운 감독은 지난 12일 제작 보고회에서 “한국적 SF의 가능성을 이 영화에서 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종목’으로 정면 승부 특히 올해는 스타 감독들이 자신의 ‘주종목’을 들고 나와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한 만큼 대중적인 흥행으로 이어질 것인지도 관심사다. 70대 노인과 10대 여고생의 삼각 멜로를 다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은교’(4월 26일 개봉)는 소재도 소재지만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감독은 ‘해피엔드’와 ‘사랑니’ 등의 작품에서 사회적 금기를 넘어선 파격 멜로를 선보인 바 있다. 치정극 ‘은교’에서는 어떤 도발적인 멜로를 보여 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미스터리 사극 ‘혈의 누’를 연출했던 김대승 감독도 5월에 신작 ‘후궁-제왕의 첩’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왕의 자리를 탐한 사람들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으로 얽힌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에로틱 궁중 사극. 조여정, 김민준 등 주연 배우들이 ‘혈의 누’에서 퓨전 사극에 일가견을 보인 김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정할 만큼 감독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한편 ‘타짜’와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도 자신의 주특기인 범죄 액션물을 들고 충무로에 복귀한다. 7월 개봉 예정인 새 영화 ‘도둑들’이 그것. 한국의 절도단이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작전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한국형 범죄 영화의 새 장을 연 최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최 감독의 연출력과 김혜수,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등 초호화 캐스팅이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이 밖에도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연출해 온 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돈의 맛’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에서 중산층 가족 문제, 기득권층의 위선을 꼬집었던 임 감독은 이번에 돈에 지배돼 버린 재벌가의 욕망과 애증을 통해 또다시 한국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형사-듀얼리스트’ 등으로 충무로의 대표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이명세 감독도 5년 만의 신작 ‘미스터 K’의 촬영에 들어갔다. 액션에 코미디를 버무린 작품으로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흥행·완성도 기대” 영화계 들썩 지난해 흥행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감독들의 명예 회복이 이뤄질지도 관심사. 지난해 8월 해양 블록버스터 ‘7광구’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김지훈 감독은 이번 여름엔 100억원대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로 재도전한다. 한편 지난해 봄 휴먼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예상밖의 고전을 했던 민규동 감독도 5월 신작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컴백한다. 민 감독은 이선균과 임수정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멜로에 코미디를 덧입힐 예정. 지난해 1월 영화 ‘글러브’로 호평은 받았지만 흥행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던 강우석 감독도 최근 영화 ‘전설의 주먹’으로 충무로 복귀 소식을 알렸다. 강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로 학창시절 전설로 불렸던 일반인들이 상금을 놓고 겨루는 격투프로그램을 소재로 삼은 이종규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올해 야심작을 들고 컴백하는 스타 감독들의 복귀 소식에 영화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감독에 대한 인지도와 전작에 대한 신뢰도는 영화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흥행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영화계의 ‘미드 필더’ 역할을 하는 중견 감독들의 잇단 컴백에 기대를 걸고 있다. CJ 엔터테인먼트의 이창현 홍보팀장은 “자신만의 내공이 쌓인 스타 감독들은 배우와 스태프 등 매끈한 현장 지휘력으로 작품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중견 감독들은 예전 충무로의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산업화의 과도기에 놓인 한국 영화계에서 관객과의 소통을 책임지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손예진 ‘오싹한 연애’로 컴백…그녀, 인생을 말하다

    손예진 ‘오싹한 연애’로 컴백…그녀, 인생을 말하다

    낯가림이 심했다. 새로운 일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도 컸다. 대중 앞에 모든 것이 까발려지는 배우란 직업을 하기에 적합한 천성은 아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였나. 말로는 표현 못 할 기운을 느꼈다. 어린 나이였지만 평범한 직장생활 하면서 살 팔자는 아니란 걸 직감했다. 소녀는 배우를 꿈꿨다. 열일곱 살에 화장품 모델로 데뷔했다. 열아홉 살에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02년 영화 ‘취화선’ 조연으로 충무로로 영역을 넓혔다. 두 번째 영화 ‘연애소설’부터는 줄곧 주연만 했다. 배우라면 한 보따리씩 가진 무명 시절 고생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밖에서 보는 것처럼 운이 좋았을지도 몰라요. 다들 니가 무슨 슬럼프가 있었느냐고 해요. 그런데 십몇 년 동안 끊임없이 복기하고 자책하고 후회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항상 도돌이표 같은 고민을 해요.” # 상대역 캐스팅 안 됐지만 시나리오만 믿고 로맨틱 코미디 ‘오싹한 연애’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손예진(29)을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새달 1일 개봉하는 ‘오싹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란 ‘도’에 호러란 ‘토핑’을 얹은 독특한 영화다. 기를 쓰고 쫓아다니는 귀신 때문에 연애는커녕 가족·친구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여리(손예진)가 마술사 조구(이민기)를 만나 벌이는 달콤살벌 연애담을 다뤘다. 영화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이후 2년 만이다. 데뷔 이후 한해도 영화를 거르지 않은 점에 비춰 의외의 행보. 손예진은 “드라마 ‘개인의 취향’을 하고 나서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를 하기로 했었는데 시나리오가 바뀌면서 아예 빠졌다. 그 무렵 ‘오싹한 연애’를 받았는데 묘하게 새롭고 재밌었다.”면서 “내가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의 좋은 작품들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좀 더 업그레이드된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인감독, 게다가 상대배우 캐스팅도 안 된 상태에서 시나리오만 보고 결정했다. 전작 ‘개인의 취향’에서 5세 연하인 이민호에 이어 3세 연하인 이민기와 커플연기를 했다. 영화를 끌고나가는 건 오롯이 그녀의 몫. 손예진은 “그동안 (최민식·배용준·김주혁·김명민·한석규·정우성 등)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다 영화에선 처음으로 후배와 찍었다. 관객 입장에선 검증이 안 된 신인감독이니까 책임감이 더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에선 처음으로 후배와 호흡 맞춰가며 그래서일까. 언론 시사 전날 1시간밖에 잠을 못 이뤘다. “하하하, 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시사회에 가요. 발가벗겨진 채로 도마 위에 놓인 느낌 같다고나 할까요. 기자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옷이 입혀질 수도 있고, 계속 발가벗겨진 채로 있을 수도 있는 거죠. 다행히 웃을 대목과 무서워할 대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 나온 것 같아요.” 손예진에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작업의 정석’ ‘아내가 결혼했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물을 만난 고기처럼 청순미와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기 때문. 물론 그녀가 과감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외출’ ‘무방비도시’ ‘백야행’ 같은 영화의 흥행성적이 좋지 못했던 탓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두세 작품밖에 안 했는데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았나 봐요(웃음). ‘외출’은 치정극도 아니고, 허진호 감독님 특유의 미묘한 감정선이 중요한 영화잖아요. ‘무방비도시’는 손익분기점은 넘었고. ‘백야행’은 워낙 특별하고, 뒤틀린 사랑 얘기여서…. 처음부터 대박과는 거리가 먼 걸 알았지만 선택한 거죠.” 곧 말을 이었다. “내가 새롭고 즐겁지 않으면 관객들이 재밌을 수 없잖아요. 변신을 위해 억지로 꿰맞춘 옷을 입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를 감싼 껍질을 끊임없이 깨뜨리고 싶어요. 장르적으로는 똑같은 멜로, 똑같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그 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야죠.” 손예진은 “두 번의 슬럼프가 있었다.”고도 했다. 2003년 드라마 ‘여름향기’를 끝낸 직후와 2008년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찍을 때였다. 두 번 모두 쉬어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작품 욕심에 일을 강행했던 게 패착. 정신적·육체적으로 패닉상태에 이르렀지만, 이겨냈다. # 나를 감싼 껍질을 깨뜨리고 싶었답니다 “결국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힘들긴 하지만 고민하는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몫인 거죠. 그런데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여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만큼 ‘연기관’도 달라졌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평생 연기만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란 회의가 문득 들어요. 뭘 할까 고민하다 음악을 좀 배워 볼까란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이걸 배워서 음악영화에 출연할 때 써먹으면 좋겠구나란 생각으로 연결돼요(웃음). 이 세상에 사는 이상 연기를 하지 않는 나는 재미없을 것 같아요.” 그녀는 또한 “연기를 할 때 철저하게 외롭지만 그 외로움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자연인 손예진으로 돌아올 때 느끼는 허탈함은 컨트롤이 안 된다. 나를 알아가는 즐거움과 고통, 욕망, 그 모든 것이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혼녀(‘연애시대’), 소매치기(‘무방비도시’), 기자(‘스포트라이트’), 팜므파탈(‘백야행’)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역할을 소화한 그녀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그녀는 “30대에는 진한 여자들의 우정, 여성 캐릭터의 깊이를 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델마와 루이스’나 ‘밴디트’ ‘몬스터’ 같은 영화에 끌린다.”고 털어놓았다. # 변신하려고 억지로 꿰맞춘 옷은 싫으니까요 조만간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우리 앞에 나타날 모습이 기대된다. 물론 피 흘리고, 재투성이가 된 손예진을 먼저 만나게 된다. 그녀는 요즘 생애 첫 번째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타워’현장에서 설경구, 김상경 등과 함께 재투성이에 피범벅으로 촬영 중이다. 배우 손예진의 껍질깨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수십명 숨진 ‘투탕카멘의 저주’ 알고보니 치정극?

    세간에 알려진 ‘투탕카멘의 저주’가 사실은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살인극’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9일 보도했다. 투탕카멘의 저주가 시작된 것은 1922년 11월. 유명한 이집트 고고학자인 하워드 카터의 인부가 왕가의 계곡에서 비밀계단을 발견하고, 이후 18세에 요절한 젊은 파라오 ‘투탕카멘’의 미라가 황금가면과 금은보화 등 각종 유물에 쌓인 채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후 각종 유물보다 세간의 주목을 더욱 모은 것은 끊임없이 이어진 의문의 죽임이었다. 카터와 투탕카멘의 무덤을 함께 발굴했던 카르나본 경이 발굴 6주만에 투탕카멘의 얼굴 상처 부위와 같은 곳을 모기에 물려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무덤을 본 미국 철도계 거물, X선 촬영 기사, 이를 연구하던 학자 등 20여 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죽어나갔다. 하지만 최근 역사학자인 마크 베이논은 ‘투탕카멘의 저주’로 알려진 사망자 중 최소 7명은 저주가 아닌 사람의 손에 죽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저주를 받은 20여 명의 사람 중 7명의 공통점은 모두 런던에서 사망했다는 점이다.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당시 고대 이집트와 종교 철학 등에 광적으로 빠져 있던 알레이스터 크롤리. 당시 크롤리는 옥스퍼드대학 학생이던 라울 러브데이(1923년 2월 16일 사망)에게 종교의식에 사용된 고양이 피를 마시고 숨지게 했다. 이후 이집트 왕자 알리 카멜 파미베이(1923년 6월 10일 사망), 카터 교수의 비서인 리차드 베텔(1929년 11월 15일 사망), 베텔의 아버지 로드 웨스트버리(1930년 2월 20일 사망), 대영박물관 전 책임자 어네스터 윌리스 버지(1934년 11월 23일 사망), 브리티시박물관 관계자인 에드가 스틸(1930년 2월 24일 사망) 등은 저주가 아닌 내연관계 또는 원한관계로 얼룩진 살인이라고 베이논은 주장했다. 베이논 박사는 크롤리가 영국의 유명한 연쇄살인범인 ‘잭 더 리퍼’를 흉내 냈으며, 당시 경찰조사기록과 일기 등을 분석한 결과, 발굴과 관계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파라오의 저주를 만든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알레이스터 크롤리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 사이에 끼어든 그, 사랑해도 될까

    우리 사이에 끼어든 그, 사랑해도 될까

    “사회가 ‘정상적’이라고 규정하는 관계의 규범은 시효를 다했다. 인간의 감정이 가진 스펙트럼은 하나의 관계로 국한하기엔 너무 다양하고 풍부하기 때문이다.”(톰 티크베어) 독일 베를린의 한나(소피 로이스)와 시몬(세바스티안 시퍼)은 결혼만 안 했을 뿐 첫 키스를 한 지 20년이 지난 커플이다. 한나는 유명 TV 앵커, 시몬은 조각품을 제작하는 엔지니어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누군가 불임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딱히 아쉬움은 못 느낀다. 다만, 조금씩 권태가 찾아올 뿐. 어느 날, 한나는 세미나에서 만난 줄기세포 연구자 아담(데비드 스트리에소브)에게 묘하게 끌리는 것을 느낀다. 우연한 만남이 이어지면서 둘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다. 그 무렵, 시몬도 인생의 고비에 부딪힌다. 어머니의 죽음과 고환암 진단은 그에게 무력함을 남긴다. 늦은 밤 수영장에서 한 사내를 본 순간, 심장이 무섭게 펌프질해 댄다. 평생 이성애자로 살았던 그가 자석처럼 사내를 품는다. 그런데 한나의 그와, 시몬의 그가 같은 사람이라면? 얼개만 듣고 나면 영락없는 치정극이다. 그런데 29일 개봉한 ‘쓰리’의 감독은 톰 티크베어다. ‘롤라 런’(1998), ‘향수’(2006), ‘인터내셔널’(2008)의 연출자. 요리에 빗대자면 한국·일본·이탈리아 요리까지, 궁극의 맛은 내지 못할지라도 맛깔스러울 정도는 만들어 내는 능력 있는 주방장이다. 티크베어가 할리우드 진출 이후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 독일어권 배우와 독일어로 찍은 작품이 ‘쓰리’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남녀’란 주제를 전혀 뻔하지 않게 주무른다. 젊지도, 늙지도 않은 40대 후반 전문직 남녀들의 욕망과 갈등, 두려움 등 복잡한 심리를 유머러스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다. 티크베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 맺기에 대해 얘기한다. 서로 다른 상황과 시간에 만났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관계인데, 하필 그 타이밍에 만나면서 불꽃이 튄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자유분방한 주인공들 역시 가족, 부부에 대한 사회 규범 때문에 고민한다. 하지만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은 끝내 통념을 뛰어넘는 대승적(?) 결론에 도달한다. 프랑스·영국도 아닌 독일영화라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티크베어 특유의 경쾌한 이야기 전개와 감각적 편집, 위트 있는 대사, 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헤르만 헤세, 제프 쿤스, 데이비드 보위, 비토리오 데시카, 로버트 윌슨 등 영화 곳곳에 숨겨진 유럽 문화·예술의 코드들을 알아채는 재미도 쏠쏠하다. 단 “한 사람과의 관계에 모든 감정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생각은 폭력적”이라는 티크베어의 시각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들을 준비는 돼 있어야 영화가 불편하지 않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바람 피운’ 수컷 물어죽인 암컷 호랑이 충격

    ‘바람 피운’ 수컷 물어죽인 암컷 호랑이 충격

    사람이 아닌 동물 사이에서 치정을 둘러싼 잔혹한 싸움이 벌어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AP통신 등 해외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치정극’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 동물원에 살고 있는 말라야 암컷 호랑이 ‘세리’(3)와 수컷 ‘우즈이’(6). 동물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리와 우즈이는 지난 몇 년간 부부로 지내왔지만 최근 이 동물원에 또 다른 암컷 ‘멜리’가 입양돼 세 마리가 한 우리에 살게 되면서 ‘애정의 삼각관계’가 형성됐다. 세리와 멜리는 유일한 수컷 우즈이를 사이에 두고 매번 신경전을 벌이는 등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최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세리가 결국 남편인 우즈이를 매우 잔인하게 물어뜯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 것. 사건이 발생한 직후 동물원 측은 곧장 우리를 폐쇄하고 우즈이를 구출하려 했으나, 급소를 공격당한 우즈이는 이미 숨진 뒤였다. 동물원 관계자는 “세리가 ‘바람을 피운’ 우즈이를 용서하지 못하고 결국 복수를 한 것 같다.”면서 “호랑이끼리의 치정사건은 전례가 없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말라야 호랑이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정글에 주로 서식하며, 현재 개체수가 500여 마리 안팎인 멸종위기 동물 중 하나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덩신밍 스파이 아냐”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홍콩의 봉황위성TV가 ‘상하이 스캔들’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가 스파이 사건이 아닌 중국 여성 브로커와 한국 외교관들의 치정극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한국 언론을 인용 보도한 것이긴 하지만 최고위직 인사가 개입되지 않은 단순 브로커 사건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민감하게 반응하며 중국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사건 내막과 배경 등을 보도해 온 환구시보는 18일 상하이 총영사관 영사 대다수가 정부 합동조사단에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은 이권을 좇는 브로커일 뿐 스파이가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영사들이 처음에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덩이 차츰 브로커로 변신했다는 교민들의 이야기도 합조단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사설] 외교관들 상하이女와 놀아날 때 당국 뭐 했나

    한국 외교가에 사상 초유의 ‘불륜 추문’이 터졌다.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에 근무하던 법무부·지식경제부·외교통상부 소속 영사 3명이 한국인 남편이 있는 중국 여성 덩모와 제각각 부적절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이 아니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3명 외에도 여러 사람이 덩과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한마디로 상하이 총영사관 전체가 놀아난 것이다. 문제는 중국 여성의 노리갯감에 그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관계 유력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를 포함해 국가기밀까지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부와 법무부는 상하이 총영사관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로부터 그런 사실을 통보받고도 단순 치정사건으로 치부하려 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징계절차도 밟지 않고 파견 영사의 사표를 받아 수리했다. 하지만 덩과 부적절한 관계였던 3명은 모두 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 또한 덩에게 비자를 불법으로 내주었다면,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를 외면한 것이다. 더욱이 국가기밀까지 유출했다면 비밀엄수 의무까지 저버린 것이다. 그들 중 한명은 덩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6억원을 주고 손가락을 잘라 드린다.’는 어처구니없는 각서까지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얼빠진 사람들에게 외교를 맡겼다니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상황임에도 외교부·지식경제부·법무부는 업무상 비위는 없었다며 유야무야하려 했다. 덩의 남편 진모씨가 여기저기 폭로하지 않았다면 그냥 묻혀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덩의 실체는 한국인 남편도 모를 정도로 가려져 있다고 한다. 중국 공안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공무원인지 아닌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제 외교부는 중국 당국에 신원 확인을 요청해야 한다. 덩의 신원이 확인되면 치정극이었는지, 정보를 사고파는 브로커였는지, 상하이판 ‘마타하리’였는지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덩과 놀아나고 기밀을 유출한 외교관들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맡을 수밖에 없다. 해당 부처와 공직복무관리관실은 관련 기록을 모두 검찰에 넘겨야 한다. 검찰은 철저하게 조사한 뒤 엄벌해야 한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망신당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강제추행 혐의 김기수“너희들의 잔혹함 대중에 알려주마”

    강제추행 혐의 김기수“너희들의 잔혹함 대중에 알려주마”

    개그맨 김기수가 작곡가 L씨 강제추행혐의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기수는 10일 오후 3시께 자신의 미니홈피에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며 강제추행혐의에 대한 공식입장 성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심경을 토로했다. 김기수는 “연예인이 죄인이라며 치정극을 언론에 유출시키겠다며 협박하면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너희들. 참다 참다가 결국 나도 용기 내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너희들이 짜고 내 돈을 받아 서로 먹겠다고 너희들끼리 사기치고, 우리 엄마 누나까지 협박하고, 사실이 아닌 것을 언론에 노출시켜 내 연예인 생활 망치겠다고 협박하면서 돈 갈취해가고”라며 “언론에 노출시키고 소문까지 내고, 그렇게 하는 너희들이 정상인일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김기수는 “너희들이 나한테 얘기했지? ‘우린 잃을 거 없고 형이 잃을 것이 많으니 해달라는 대로 해주라’고....어쩌니? 이제 내가 잃을게 없단다”라면서 “내 억울함 너희들의 잔혹함 다 세세히 대중에게 알려주마”라고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8개월간 대인기피로 살아왔다는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잘못한건 너희들을 절친한 동생으로 생각하고 잘해준 거 밖에 없구나”라고 말하며 믿었던 지인들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김기수는 지난 5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남자 작곡가 L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0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영화리뷰] ‘두 여자’

    [영화리뷰] ‘두 여자’

    소영(신은경·오른쪽)은 행복했다. 잘나가는 산부인과 의사에, 남편 지석(정준호)은 대학 교수다. 남편과의 사랑도 완벽했다. 하지만 남편에게 내연녀 수지(심이영·왼쪽)가 있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 소영의 일상은 산산이 부서진다. 소영은 수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살핀다.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관계는 이상해진다. 처음 품었던 적개심은 점차 수지에 대한 이해와 연민으로 변하고, 어느새 수지를 보듬는 자신을 발견한다…. 일반적인 불륜 드라마의 특징은 감정선이 심하게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이분화된 구조 속에서 드라마가 편드는 캐릭터에 감정선을 집중시킨다. 내연녀 편을 들면 본처가 악녀고, 조강지처 편을 든다면 정부(情婦)가 팜므파탈이다. 최근 막장 열풍 탓에 복수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감정선은 더욱 단순하고 노골화된다. ‘감정선 양극화’는 최근 대중문화 콘텐츠의 심각한 문제다. 이런 면에서 18일 개봉한 영화 ‘두 여자’는 발전적이다. 감정 분배에 나름대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칼자루를 쥔 소영은 내연녀와 남편 가운데 누구의 심장을 찌를지 고민하는 원초적 캐릭터로 보여질 듯하지만 그녀의 감정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 악역을 누구로 만들지, 누구에게 복수를 해야 더 효과적일지 혈안이 된 영화는 아니란 얘기다. 특히 영화는 감정선을 다양한 층위로 엮어내고 있다. 복수에 대한 갈망은 물론 남편을 빼앗은 여자로부터 자신에 대한 남편의 가혹한 품평을 듣고야 마는 피학적 관음증, 여기에 수지에 대한 동정 등 수많은 감정이 뒤엉키면서 애매한 입장을 취한다. 또 수지의 감정에 대해서도 꽤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데, 관객의 심리를 갈팡질팡하게 만든다. 누구에게 욕을 해야 하는지 강요하는 억지가 없는, 조금은 사려 깊은 불륜 영화다. 그렇다면 영화가 말하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감독의 면면을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2007), ‘아내가 결혼했다’(2008)의 정윤수 감독이다. 그의 말로 메시지를 대신한다. “우리는 욕망의 표현이 자유로워지는, 위험한 관계가 만연한 곳에 살고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근본적 질문 없이 제도의 껍데기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적하고 싶었다.” 하지만 독특한 설정과 섬세한 심리 묘사는 결국 영화 후반부에서 한계에 부닥치며 빛을 발하지 못했다. 갑작스레 극단으로 치닫는 어색함이 전반부와 뚜렷이 대비되면서 균형을 잃는다. 파국이 기다리고 있는 치정극의 전형성을 그대로 답습한다. 역시 피로 마무리되는 설정. 야한 통속극에 그치면 안 된다는 의무감은 강해 보이는데, 황급한 걸음으로 인해 개연성은 추락한다. 마케팅이 너무 에로티즘에 편향된 점도 아쉽다. 물론 노출 수위만 봤을 때 최근 나온 한국 영화 가운데 손꼽을 정도로 강한 편이지만, 그 이외의 메시지가 퇴색돼 버리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청소년 관람불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공연리뷰] 셰익스피어 원작 ‘베로나의 두 신사’

    [공연리뷰] 셰익스피어 원작 ‘베로나의 두 신사’

    기름기를 쏘~옥 뺀 유쾌한 뮤지컬이 나왔다. 과장된 슬픔이나 격정, 위대한 인물의 서사 따윈 없다. 그러다 보니 속된 말로 ‘똥폼’ 잡는 연기도 없다. 원작의 명성이나 배우들 이름값에 기대어 많은 돈을 들여 화려하게 꾸미고 수시로 무대를 전환하는 대형 뮤지컬 작품이 탐탁지 않은 사람이라면 군침을 흘릴 만한 작품이다. 다음 달 28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하는 ‘베로나의 두 신사’(글렌 월포드 연출, 신시컴퍼니 제작)는 사실 주어진 조건이 그리 좋진 않다. 연극이라 하기에는 노래와 음악의 비중이 크다. 무대 2층에는 5인조 라이브밴드까지 있다. 그렇다고 뮤지컬이라 하기엔 노래의 비중이 적은 데다 딱히 ‘꽂히는’ 곡도 없다. 연극과 뮤지컬 중간쯤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음악극(music play)으로 분류해 뒀다. 원작도 크게 유명하지 않다. 셰익스피어 작품이지만 초기작이라서 완성도가 낮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던 작품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장점은 넘친다. 우선 코믹 치정극이어서 밝고 가볍다. 등장인물들 모두 어디 하나 나사가 빠진 듯한 인물들이다. 극 초반 절친한 친구 밸런타인(앞줄 가운데)과 프로튜스가 자신들의 변치 않을 우정을 과시(유치하게도!)하면서 ‘핸드 인 핸드, 마이 브라더(Hand in Hand, my brother)’라는 노래를 소화하는데, 랩 같기도 한 것이 마치 현대 흑인들이 영화에서 하는 수인사 같아 웃음이 나오기 시작한다. 덕분에 극 내내 쏟아지는 셰익스피어의, 낭만적이지만 이제는 낡아버려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들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적당한 비유인지 모르겠으나 영화 ‘다찌마와 리’ 같다. 그러다 보니 극심한 갈등도 없다. 사랑을 두고 벌어지는 격렬한 마상창술 시합조차 배우들이 장난감 말인형을 허리에 걸치고 막대기로 서로의 뒤통수를 때려대는 식으로 애교 있게 처리한다. 밸런타인과 프로튜스에겐 각각 실비아와 줄리아라는 연인이 있다. 프로튜스가 실비아를 탐내면서, 그러니까 우정 대신 ‘친구의 여자’를 택하면서 일이 꼬인다. 이 와중에 음모와 갈등이 있지만, 치열한 암투가 부각되지는 않는다. 결말에 가서는 모두들 다 용서하고 행복하게 살자고 선언한다. 큭큭거리며 웃다 보면 이게 말이 되느냐는 반감보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묘한 공감이 일어난다. 여기에는 능동적으로 그려진 여성 캐릭터도 한몫한다. 실비아는 흔들림 없이 프로튜스의 은근한 유혹을 뿌리치고, 줄리아는 남장을 해서라도 프로튜스와의 사랑을 지켜내려 한다. 특히 공작의 우아한 따님 실비아는 ‘후 이즈 실비아(Who is Silvia)?’란 곡에 맞춰 현란한 막춤도 선보인다. 청순가련하거나 허영, 질투에 가득찬 인물로 묘사되는 여성 캐릭터와는 애당초 거리가 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춘앵전에 홀딱 빠져… 하룻밤에 완성”

    “춘앵전에 홀딱 빠져… 하룻밤에 완성”

    잘해 보겠다고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가는 순간,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아집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역시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게 답이다. 다음달 1일까지 서울 필동 남산국악당 무대에 오르는 음악극 ‘미롱(媚弄)’은 비우고 또 비운 작품이다. 스토리는 통속적이고 전형적이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오늘날의 예술감독쯤 되는 직책을 맡고 있는 김창하가 양아들 도일과 제자 초영에게 궁중무용 ‘춘앵전’을 전수하려 들고, 이를 견디지 못해 뛰쳐나간 도일과 남은 초영이 애잔하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늙어간다는 얘기다. 늙어서 우연히 재회해 서로의 존재를 알아봤음에도, 도일은 담담하게 가던 길로 떠나가고 초영은 그 슬픔을 춘앵전의 마지막 춤사위로 승화시킨다. 이런 내용이라 궁중무용, 사물놀이, 마당놀이, 검무, 남사당패 놀음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 공연 예술이 코스요리처럼 하나하나씩 무대 위로 배달된다. 그러나 대사를 확 줄이고 표정연기와 춤사위에만 집중한 덕분에 1시간40분 정도 되는 러닝타임에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극 초반 도일과 초영의 사랑을 선이 고운 손동작 춤으로 처리한 것은 그 어떤 오페라나 뮤지컬보다도 화려하다. 큰 삼베천 3개를 무대에 설치한 뒤 조명으로 적절히 이용한 아이디어도 빛난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극단 시선의 홍란주(38) 대표를 무대 뒤에서 만났다.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춘앵전’은 25분 정도 이어지는, 혼자 추는 춤이에요. 지켜보는 게 힘들 정도로 천천히 이뤄지는 춤인데 막판 5분쯤부터 빠른 춤사위로 바뀌지요. 1999년쯤 춘앵전을 봤는데 이 변화하는 대목에 홀딱 빠졌습니다. 그 느낌이 워낙 강렬해 하룻밤만에 완성했어요. 물론 각색은 그 이후 여러 차례 했지만. 제목 ‘미롱’도 그 춤에서 나온 말이에요. 춘앵전 막판에 춤이 빨라졌을 때, 춤의 극치를 느꼈을 때, 그때 짓는 미소를 미롱이라고 불러요. →궁중무용과 남사당패의 화합이랄까, 그런 내용이 있는데. -마침 그 즈음에 김홍도의 그림을 봤어요. 김홍도가 출근해서는 궁중 그림을, 퇴근해서는 민속화를 그릴 때였는데 그러다 보니 궁중무도 ‘춘앵전’과 풍속화 ‘무동’을 함께 남겼더라고요. 절제와 자유분방함, 이 두 춤 세계를 만나게 해주려다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으로 무용수 출신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는데. -이전까지는 배우 출신이 초영 역을 했는데 이번에는 무용전공자인 박수정에게 맡겼습니다. 배우의 기초훈련부터 익히도록 했지요. 너무 잘해줘 기쁩니다. 배우가 춤을 하는 게 나은지, 무용수가 연기를 하는 게 나은지 관객이나 평단의 평가가 궁금합니다. →초영이 제대로 하는 대사는 2개밖에 없는 등 대사가 극히 절제되어 있는데. -주변에서 시놉시스 같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군요. 아무래도 춤동작 위주이다 보니 대사가 확 줄지요. 대신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간헐적인 대사들을 맞춰서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무용과 표정연기로 뜻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전통 무용’임에도 발랄한 구석이 많습니다. -제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보신 분들이 영화 같다거나 모던한 느낌이 난다는 말씀을 많이 주세요. 치정극적인 요소나 러브스토리 같은 것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대중성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우영 신문 연재만화 ‘한눈에’

    만화가 고우영의 거침없는 펜(pen)선이 살아있는 성인 만화 ‘바니주생전’,‘놀부전’,‘흑두건’ 등이 ‘신(新)고전열전 10권’(애니북스 펴냄)으로 복간됐다.2005년 작고한 고우영이 1976년부터 1988년까지 12년 동안 스포츠 신문에 연재한 것이다. ‘흑두건1·2권’이나 ‘통감투1·2권’은 당쟁으로 민생을 도외시한 암담한 조선시대 최고위 권력층의 부패와 권력투쟁 이야기를 담아,당시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서 보면 눈엣가시 같은 내용이었을 성싶다.이처럼 고우영은 단행본 만화와 달리,정부의 사전 검열을 받지 않는 신문 연재물이라는 특성을 한껏 활용해 삼엄한 1970~80년대 독재정부 시절에도 만화가로서의 창조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하는 한편 정권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기능마저 수행했다.만화 특유의 해악과 비틀기로 답답한 독자들의 막힌 가슴을 확 뚫어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이번에 나온 단행본들은 인쇄 상태 등이 다소 눈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원본인 만화원고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출판사에서는 당시 연재를 했던 신문의 마이크로 필름을 복사했고,일부는 과거에 나온 단행본에서 발췌했기 때문이다. 10권의 구성은 이렇다.이기적인 놀부와 착한 흥부라는 고전적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 ‘놀부전(1988년)’,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숙부 수양대군의 권력투쟁을 담은 ‘통감투 2권(1987년)’,중국을 배경으로 어여쁜 배도를 두고 도둑 바니와 시인 주생이 벌이는 치정극을 담은 ‘바니 주생전(1988년)’,아버지의 유언을 실현하기 위해 물·불·바람을 다스리는 삼형제가 벌이는 판타지 모험극 ‘거북바위’ 2권(미상),당파의 앞잡이로 활동하는 칼잡이의 비애를 담은 ‘흑두건 2권(1986년)’,고구려 건국 이전 부족 사이의 세력다툼을 담은 ‘아라노와 오가녀 2권(1976년)’ 등이다.각 권 8000원(세트 8만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조인성 “눈빛 연기, 노출수위보다 더 고민됐다면 믿으실래요?”

    조인성 “눈빛 연기, 노출수위보다 더 고민됐다면 믿으실래요?”

    한마디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조인성’이라는 배우.그를 말할라치면 한꺼번에 여러 이미지가 떠오른다.‘논스톱’의 꽃미남,‘봄날’의 순수함,‘비열한 거리’의 비루한 청춘….하나의 포망 안에 가두기 쉽지 않다.그런 그가 또다시 의외의 지점에서 관객을 끌어당긴다. 30일 개봉하는 ‘쌍화점’(감독 유하,제작 오퍼스 픽쳐스)에서 조인성(27)이 맡은 역할은 고려 공민왕의 호위무사 ‘홍림’.왕의 각별한 총애를 받지만,명을 받아 왕후와 대리합궁한 뒤 걷잡을 수 없는 운명 속으로 빠져든다. 삼각 치정극의 중심에 선 만큼, 2시간13분의 러닝타임 동안 정사신도 7차례나 등장한다.18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조인성에게서는 모든 걸 쏟아붓고 난 자의 은은한 여유가 느껴졌다. “홍림은 회색지대 인물이에요.철저히 왕에 의해 만들어지고 길들여지는 인물이죠.끝까지 감정선을 잘 따라가야 정체성을 알 수 있어요.감정을 내뱉기보다는 속으로 삭이는 인물이죠.오열이나 극한 감정처럼 밖으로 뱉어내는 연기였으면 차라리 ‘해냈다.’는 충족감을 느꼈겠지만,대부분 눈빛으로만 연기해야 해서 힘들기도 했어요.노출수위나 인물행위보다는 감정표현에 더 역점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죠.” ● “정사신 7번… 실제로 동성애자 루머에 시달렸죠” 이 영화는 2006년 ‘비열한 거리’에 이어 유하 감독과 두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조인성을 ‘유하 감독의 페르소나’로 보는 시선도 생겨났다.그는 기분 좋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친하다는 이유로 서로 구속하진 말자는 게 두 사람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촬영 과정이 결코 수월하지는 않았다.승마, 검술, 거문고, 예절교육 등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3~4개월 죽어라 연습했어요.몸도 보여줘야 해서 헬스도 병행해야 했죠.하지만 고된 과정들이 좋은 결과물로 나온다면 고생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에 동성애가 등장하는 만큼, 실제로 동성애자라는 루머에도 시달려야 했다.그는 각오했던 바라고 말한다.“대중에 노출되는 직업인 만큼,어느 정도의 루머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하지만 제가 아니면 되는 것 아닌가요.상대가 남자라서 연기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긴 했어요.하지만 ‘왕을 왕비라고 생각하라.’는 감독님의 이야기에 생각이 명료해졌죠.왕을 맡은 진모 형도 중심을 잘 잡고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이 영화는 사실 동성애 영화가 아니라,소수자를 통해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를 하는 멜로 영화예요.원색적인 면보다 관객들이 이 점을 잘 봐줬으면 좋겠어요.” ● 군입대 전 마지막 작품… “모든 걸 쏟았어요” 1998년 광고모델로 데뷔했으니,연예계 생활도 이제 만으로 10년차.‘비열한 거리’로 대한민국 영화대상 남우주연상까지 탔지만 그는 여전히 겸손하다.‘쌍화점’도 ‘ㄱ,ㄴ,ㄷ을 다시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단다.“‘쌍화점’을 통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또 하나의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말이에요.아직 배우고 깨닫고 느껴야 할 게 너무 많아요.윤택하고 기름진 게 아니라 서늘한 배우,보여드릴 게 많은 배우, 감정이 배가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친 김에 지금껏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어느 한 작품을 꼽긴 어렵네요.당시에는 모두 절박하고 의미가 깊었어요.하나를 고른다는 것은 소외받을 지도 모르는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 올 크리스마스는 전국에서 열리는 ‘쌍화점’ 시사회의 무대인사를 돌며 보낼 계획이다.그래도 올해는 할 일이 있어서 좋단다.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는 친구들끼리 모여 ‘우리 같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면 민폐’라며 집에서 케이크를 먹고 놀았단다.여기서 친구들은 그가 ‘베이스캠프’로 부르는 20년 지기 동네 친구들을 가리킨다.“1년 365일 중 360일을 함께 보낸다.”고 농담조로 말할 만큼,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존재들이다. ‘쌍화점’은 이르면 1월로 예상되는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공군 군악대에 지원한 그는 26일로 다가온 합격자명단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공백에 대한 두려움요? 없어요.‘비열한 거리’ 찍고 이 작품 내놓기까지 2년 반 걸렸거든요.제대하기까지 2년여의 시간도 그냥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구나.’하고 편안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아침드라마 불륜·치정 없게 새 단장

    주로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기구한 운명을 소재로 삼았던 KBS 1TV 아침극 ‘TV소설’이 분위기를 밝게 바꾼다.‘큰언니’ 후속으로 내년 1월5일부터 방송되는 KBS 1TV 새 TV소설 ‘청춘예찬’은 1967년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젊은 작가와 PD,신인 배우들이 뭉쳐 불륜과 치정극으로 상징되는 아침연속극과는 달리 차별화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밝고 경쾌한 이야기를 전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드라마는 전교 1등에 미모를 자랑하는 순영(유다인),왈가닥에 가수지망생인 동생 순결(문보령) 등 이란성 쌍둥이 자매와 여객회사 사장의 딸로 순영과 라이벌인 경숙(한여운)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여기에 서울 명문대 의대생이자 경숙의 사랑을 받는 주형(이인),여객회사의 장남이자 순영을 짝사랑하는 성수(김동건),순결을 사랑하게 되는 음악선생 문규(김영준) 등이 엮여 가지각색의 사랑을 만들어간다.그동안 아침드라마에서는 다룬 적 없는 시외버스 터미널을 배경으로 시외버스를 타는 천태만상 인간군상과 버스회사 간의 알력과 대립 등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 연출을 맡은 이진서 PD는 “1960년대는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억눌린 시대였지만 그 당시에도 꿈과 도전이 있었다.”면서 “시대적 어려움 속에서도 청춘들의 아름다운 사랑 등 밝은 쪽에 초점을 맞추고 능동적으로 꿈과 욕망을 실현하는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경숙 역의 한여운은 “드라마 안에서 제일 못된 캐릭터로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악역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부모에게는 정말 잘하고 애교도 많은 인물에 매력을 느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쌍둥이 자매의 당돌하고 귀여운 여동생 순자 역으로 출연하는 서신애 등 아역배우들의 비중이 높고 주연 배우들이 대부분 신인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한편 1960년대 후반의 풍경을 담아야 하는 이 드라마는 경남 합천의 오픈세트를 비롯해 군산, 단양 등에서 10월 말부터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어떤 영화 찍고 있나요?

    어떤 영화 찍고 있나요?

    2008년은 스타 감독들의 ‘회귀본능’이 유난히 힘을 발휘하는 해가 될 듯하다. 박찬욱, 김지운, 강우석, 이준익, 김기덕 감독이 새 영화로 스크린에 귀환한다. 뱀파이어 영화에 꼴통형사 강철중의 복귀까지…. 각기 다른 취향과 정서를 지닌 다섯 감독들의 작업 진행 상황과 영화의 얼개를 들어본다.“감독님, 지금 무슨 영화 찍으세요?” #박찬욱 감독 영화에 ‘뱀파이어’가 나온다? 박찬욱 감독이 ‘뱀파이어 영화’를 만든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제작 모호필름)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 뱀파이어가 된 남자가 유부녀와 치명적인 사랑을 나누게 된다는 내용의 치정극. 송강호가 뱀파이어로 변하는 상현 역을, 그와 사랑에 빠지는 태주 역은 김옥빈이 맡았다. 신하균은 김옥빈의 남편 강우, 중견 연기자 김해숙은 김옥빈의 시어머니로 나온다. 영화는 새달 둘째주 촬영에 들어가 8∼9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개봉은 올 하반기나 내년 초쯤으로 잡고 있다.‘박쥐’ 제작진은 “기존의 전형적인 뱀파이어 영화가 아닌 뱀파이어의 사랑 이야기, 불륜과 치정의 드라마를 담았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정서를 담은 독특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다기리 조와 김기덕 감독의 교감은? 김기덕 감독의 ‘비몽’(제작 김기덕필름·스폰지)은 칸 영화제 출품으로 지난주 완성된 프린트가 나온 상태다.‘비몽’은 오다기리 조와 이나영이 ‘연인’으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김 감독의 15번째 영화. 한 남자(오다기리 조)가 교통사고에 관한 꿈을 꾼다. 사건 현장에 찾아가 보니 실제로 사고가 나 있고, 한 여자(이나영)가 관련돼 있다. 몽유병에 걸린 여자는 남자가 꿈꾸는 대로 행동한다. 꿈을 꿀수록 사건은 더욱 확대되고 여자는 고통을 받는다. 그리고 둘은 연인으로 발전한다. ‘비몽’의 송명철 프로듀서는 “김기덕 감독이 영화를 찍으면서 이렇게 즐거운 적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배우와 감독의 교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영화를 100여개 관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전작 ‘나쁜 남자’‘해안선’ 등은 80만∼100만명이나 들 정도로 흥행이 잘 됐다. 이번 영화 또한 한결 보기 편하고 한·일 톱배우가 나와 충분히 흥행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내 개봉은 5∼6월. #이준익 감독의 전쟁멜로라면? 이준익 감독도 7월 중순 신작 ‘님은 먼 곳에’(제작 타이거픽처스·영화사 아침)를 들고 영화팬과 만난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태국 칸차나부리에서 현지 촬영을 마쳤다. 현재 90% 정도 편집을 마친 상태다.70억원의 순제작비를 들여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만든 ‘님은 먼 곳에’는 이 감독의 전작에 비하면 대작이라 할 만하다. 1971년, 안동의 순이(수애)는 3대 독자 아들 상길(엄태웅)과 결혼한 새색시. 그러나 남편은 다른 연인을 두고 아내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그런 남편이 베트남전에 지원해 전장으로 떠나자 순이는 베트남 위문공연단 가수 써니가 되어 남편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이다. 제작사 타이거픽처스의 조철현 대표는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투 장면은 네 장면,10분 이내의 분량만 등장한다.”면서 “이 감독이 ‘왕의 남자’ ‘황산벌’ 등에서 그려온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총체적으로 다룬 한 평범한 여자의 휴먼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면 대박 날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제작 바른손·영화사 그림)은 연초부터 국내 영화 흥행 기상도에서 빠지지 않는 영화다.7월10일 개봉할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은 제작비 100억원을 넘긴 웨스턴 블록버스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라는 쟁쟁한 배우가 버티고 있는 작품이다. 1930년대 법과 질서가 사라진 만주. 열차털이범 태구(송강호)는 열차를 털다 정체불명의 지도를 발견하고, 돈이면 뭐든 잡아채는 사냥꾼 도원(정우성)과 살인청부업자이자 마적단 두목 창이(이병헌) 역시 지도를 손에 넣기 위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놈놈놈’ 제작진은 지난 1월 9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현재 두 달째 편집 중이다. 김지운 감독은 주말도 없이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강우석 감독 지휘, 장진 감독 각본이라면 강우석 감독은 ‘강철중:공공의 적1-1’(제작 K&J엔터테인먼트)로 돌아온다. 개봉은 6월 중순.‘공공의 적’의 3편 격인 이번 영화는 2편이 아닌 1편의 속편이다. 강철중(설경구)은 여전히 강동서 강력반의 꼴통형사다. 어느날 서울 인근 도축장에 한 사내가 칼에 찔린 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얼마 후에는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이 살해당한다. 죽은 학생의 지문이 도축장에서 발견된 칼에 남겨진 지문과 일치한다. 강철중은 두 사건의 배후에 거대 조직 거성그룹의 보스 이원술(정재영)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장진 감독의 각본 작업과 어리숙한 역할만 주로 맡아오던 정재영의 악역 변신이 주목된다. 강우석 감독은 29일 3개월여간의 촬영을 모두 마무리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화리뷰] ‘천일의 스캔들’

    [영화리뷰] ‘천일의 스캔들’

    ‘천일의 스캔들´(The other Boleyn girl·20일 개봉)을 꿰뚫어 보려면 원제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지금까지 역사가 기억하는 ‘볼린가의 여인´은 앤 볼린(내털리 포트먼)이다. 이혼으로 영국의 종교를 바꾼 헨리8세(에릭 바나)의 두 번째 아내이자,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천일의 스캔들´은 또 다른 볼린가의 여인을 들여보내면서 역사가 기억해온 방향을 틀어버린다. 바로 메리 볼린(스칼렛 요한슨). 헨리8세의 정부이자, 언니 앤의 계략으로 버림을 받는 여자다. 볼린가의 남자들은 아들을 낳지 못하는 왕비의 빈 자리를 노려 자매를 왕의 눈에 들게 한다.‘한 자리 꿰차겠다.´는 심산이다.‘사랑밖엔 난 몰라.´라는 얼굴의 메리는 왕과 사랑을 나누다 아이를 밴다. 메리가 임신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사이, 앤은 ‘유혹의 기술´을 왕에게 펼친다. 그의 목표는 ‘사랑´이 아닌 ‘입신양명´. 앤은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왕비를 갈아치우고 그 자리에 앉지만 역설적으로 아들을 낳지 못해 파국을 맞는다. 참수 현장에 모여든 군중의 호기심 어린 눈빛은 황망하게 끝난 앤의 야망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킨다. 자매의 비운은 음울한 하늘 아래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으로 이미 예고된다. 그러나 이 영화의 8할은 캐스팅의 몫이다. 카메라의 시선은 얄밉도록 치밀하게 두 여배우의 얼굴과 몸, 걸쳐진 의상을 핥아낸다. 영화적 재미는 충분하다. 그러나 그 긴장감은 ‘내털리 포트먼´과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두 쟁쟁한 여배우에게 입은 은혜다.‘그들이 아니었다면´ 왕을 둘러싼 삼각관계는 에로틱 치정극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천일의 스캔들´의 남자들은 재미가 없다. 출세욕, 혹은 소유욕(사랑에 있어서도)만을 향해 내달린다. 그러나 여자들은 입체적이다. 아기와 함께 버림받은 분노과 슬픔에 입술을 깨물던 메리는 갑자기 자매애를 발휘하고, 처음부터 자매의 궁궐행을 반대하던 어머니는 비극을 맞자 남편의 뺨을 세게 후려친다. 그렇게 야심만만하던 앤은 죽음이 다가오자 하늘의 심판을 기다리며 엎드려 흐느낀다. 이 이해할 수 없는 변화무쌍함은 조직적이지 못한 영화의 덫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메리´를 내세웠지만 결국 ‘앤´의 카리스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이 ‘영국판 장희빈´의 가장 큰 아이러니일 것이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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