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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시대에 대한 인식(사설)

    김영삼 대통령의 5·18특별법 제정의지로 우리는 다시한번 중량급 개혁폭발을 체험하고 있다.비록 역사의 심판으로 넘겨진 결론이더라도 『민족의 자존심에 손상을 준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는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당사자를 처리할 특별법 제정도 필요하다』는 충격의 결단을 만나게 된것이다. 보다 위력이 큰 폭발이 기왕의 화염을 잠재우며 이어지는 이 폭풍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이 시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다.분명한 것은,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들이 역사의 밀실에서 나와 태양빛을 받으면서 일으키는 거대한 굉음이라는 사실이다.은밀하게 또다른 역사적 반동을 획책하는 것을 용서치않는 민족의 의지가 작용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더는 「밀실의 음모」를 숨겨주지 않는 시대가 되었고,정당성이 의심받는 체제를 허락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고,어물쩍 넘어가는 일이 불가능한 사회가 되었고,대강대강 지나가는 일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그것이 우리시대라는 인식을 지금 우리 모두는 해야한다.잘못된 것은 반드시 바로잡고 청산할 것은 꼭 청산해야만 다음이 진행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그런 시대란 바로 「법대로」「이치대로」라야 하는 사회를 뜻한다. 더는 정경이 부정하게 야합하는 유착이 통할 수 없고 눈속임으로 일확천금하는 요행을 노려봐야 실패하게 마련이고 그리하여 부정부패는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되어있는 시대의 도래를 말하는 것이다.이런 시대를 위해 문민정부는 그동안 국민과 더불어 많은 고통을 감수하며 노력해왔다.모든 분야에서 사정 개혁의 아픔을 참아왔고 엄청난 불편을 극복하는 금융실명제를 실시해왔다. 뿐만 아니라 문민정부는 지난 6월의 지방자치 선거에서 일체의 여당 프리미엄을 포기함으로써 「깨끗한 정치」「깨끗한 선거」를 위한 개혁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준 바 있다.시대에 대한 인식을 온국민이 함께 해야만 밝은 미래가 올 수 있다는 것에 옷깃을 여며야 할 아침이다.
  • 「5·18」 「12·12」 수사 경과와 전망

    ◎「공소권 없음」에 불씨 내연/전·노씨 등 58명 이미 피소/헌재 위헌 결정땐 재수사 정부 여당이 25일 5·18특별법을 제정키로 함에 따라 5·18사건에 대한 재조명이 불가피해졌다.또 5·18의 사전 정지 작업이랄 수 있는 12·12에 대한 「공소권 없음」 결정도 뒤집어질 가능성이 크다. 5·18에 대한 수사는 94년 5월 정동년 「광주민주민중항쟁연합 상임의장」 등 6백16명이 지난해 5월13일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 등 35명을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고발하면서 시작됐다.5·18에 대한 고소·고발은 그 이후에도 잇달아 지난 4월3일까지 모두 70건에 58명이 고소·고발됐다. 검찰은 정동년씨의 고발이 있자 곧바로 서울지검 장륜석공안1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팀을 구성,관련 자료를 검토한 끝에 지난해 7월13일 피고소·고발인 가운데 현역군인 11명은 국방부에서 조사하도록 의뢰했다. 고소·고발인인 정씨 등 4명이 검찰의 첫 조사를 받은 것은 6개월여만인 11월23일.검찰은 이후 12월13일 소준렬 전 전교사사령관 등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지난 7월4일까지 피고소·고발인,참고인 등 모두 2백69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이 가운데 전·노전대통령과 최규하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로 대신했다. 검찰은 이어 본격적인 법률검토에 착수,지난 7월18일 『5·18 등 일련의 행위는 헌법 질서를 바꾸는 고도의 정치행위로서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공소권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피고소·고발인들이 서울고검과 국방부에 즉각 항고한데 이어 대검에 재항고했으나 불기소 결정이 뒤집어지지 않자 헌법소원까지 제기,현재는 이 사건은 헌법재판소에 계류돼 있다. 또한 대한변협 등 재야 법조계,학계 등 대학교수,시민 등도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곧바로 5·18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연대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계속해서 불씨가 내연해왔다. 12·12 문제는 지난 1월20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1차 결론이 나 있는 상태다.헌재는 당시 내란죄는 94년 12월11일로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군형법상 반란죄는 대통령 재임기간동안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결정을 내렸다.헌법 제84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원용한 것이었다.즉 내란죄의 성립 여부에 상관 없이 내란죄 자체가 대통령 재임기간동안에도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하지만 반란죄는 전두환전대통령에게 재임기간인 7년5개월24일,노태우전대통령에게는 5년동안 추가로 적용된다는 것이 헌재의 최종결론이었다.한마디로 12·12와 관련,전·노 두 전직대통령을 반란죄로는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헌재는 그러나 검찰이 12·12 관련자들에 대해 기소유예 조치를 내린데 대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로 자의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정승화전육군참모총장 등 12·12 피해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12·12 건은 정전총장 등 22명이 지난 93년 7월 전·노 전대통령 등 38명을 군형법상 반란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재차 법적 절차를 밟게 됐으나 검찰은 지난해 11월2일 피고소인 전원을 기소유예조치했다. 문민정부가 출범한뒤 김영삼대통령은 12·12에 대해「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5·18에 대해서는 「문민정부는 광주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5·18의 반역사적,반민주적 성격을 적극 부각시켰다.다만 이에 대한 최종결론은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 시대의 흐름은 12·12와 5·18에 대한 분명한 진상규명과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제재쪽으로 기울고 있다.「역사적 판단」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5·18 관련일지 ▲80년 5·18 신군부 등장 및 비상계엄 확대에 분노한 광주시민들,민주화 항쟁 시작. ▲5·27 신군부 무력으로 광주시민 진압,국무회의 국보위 설치 의결. ▲8·16 최규하 대통령 하야 발표. ▲8·18 전두환 보안사령관 집권. ▲87년 12·29 민정당 광주사태치유 특별법제정 방침발표,민화위 출범. ▲88년 4·1 정부 광주사태 유감표명. ▲91년 5·11 광주사태 보상지급 완료. ▲93년 5·13 김영삼 대통령 광주문제관련 담화. ▲94년 5·13 정동년씨 등 전·노전대통령및 군지휘관 35명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 혐의로 고소·고발. ▲11·23 서울지검 수사착수. ▲95년 4·29 전·노전대통령에 질의서,최전대통령 방문조사 결정. ▲7·18 검찰 수사결과 발표(불기소처분). ▲7·24 5·18고소인 3백22명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제출. ▲10·26 서울지검 5·18관련자 국회위증고발 「공소권없음」 결정.
  • 「인간의 존엄」위해 교회가 정치참여/김수환 추기경 세미나서 강연

    ◎의혹없게 비자금 수사 철저히 해야 김수환 추기경은 23일 하오1시 서울대 문화관 2층 국제세미나실에서 2시간30분동안 「교회는 왜 정치참여를 하였는가」라는 주제로 강연과 토론회를 가졌다. 김추기경은 강연이 끝난뒤 학생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12·12사태와 5·18당시의 비사를 털어놓고 노씨 비자금사건의 철저한 규명을 주장했다. 다음은 강연과 토론요지. 12·12사태가 일어난 다음해인 1980년 정월 초하루 전두환 전대통령이 찾아왔다.누가 총을 먼저 빼드느냐에 따라 대권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체포한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당시 전씨는 그저 아무 말없이 듣기만 했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을 통해 대단히 섭섭했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들었다. 5·18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접한뒤 80년5월20일 상오 어느 안가에서 전씨를 다시 만나 광주에 병력을 투입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했지만 전씨는 『광주는 이미 내란상태다.국방부로 가봐야겠다』는 말만 남기고 그냥 자리를 떠났다.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은 처리결과에 따라 국민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이 의혹을 갖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정치권이 이번 사건이후 이전투구양상을 보이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지난 30년간 일어난 인권유린과 사회정의 부재는 너무나 많은 이를 좌절케 했고 권력형 부정부패를 만연시켰다.최근 드러난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이 이를 잘 대변한다.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간의 빈부격차,도농격차,지역간의 격차는 오늘까지도 국민적 단합을 해치고 정치의 안정과 국가의 경제발전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물질위주,황금만능주의의 전도된 가치관은 성수대교붕괴,도시가스폭발,삼풍백화점붕괴사고 같은 참극을 초래했다.외화내빈과 물신주의에 전도된 가치관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가치관에 대한 근본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지난 세월 군사독재정권하에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사회참여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교회는 이런 인간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에 위배되고 인간의 삶의 목적에 위배되는 반인간적,반인륜적 모든 것을 배척한다.
  • 전문가들의 「극복처방」(노 전대통령 구속이후 대변혁온다:5·끝)

    ◎철저한 진상규명뒤 국민통합 「조치」를/잘못된 관행으론 생존불가 깨닫게/소외계층에 대한 배분정책 강화를/당정조직 축소… 돈안드는 정치 실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은 우리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커다란 충격과 함께 국민의 가슴에 엄청난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그러나 자조와 자탄에만 빠져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모든 분야에서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전화위복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과제,그리고 사건의 국민적 충격을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학자들의 제언을 통해 모색해 본다. ◇이용필 교수(서울대·정치학)=노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은 우리 사회의 치부를 온통 드러낸 사건이다.더이상 실추할 것도 없다.노씨의 비자금은 물론 현안인 대선자금 부분도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여야지도자들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이번 사건을 풀어나가야 한다.절대 미봉책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중소기업 육성책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분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그리고 국민들이 나서 과거의 잘못된 정치관행으로는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인식을 내년 총선에서 정치인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줘야만 할것이다. ◇최한수 교수(건국대·정치학)=지금 우리 사회는 온 국민이 비자금 신드롬에 걸려 환자가 된 상황이다.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그런 다음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국민이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치권의 자정 결의가 필요하다.이어 제도적으로 국무총리의 권한을 늘리고 또 정치자금법을 개정,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축소하되 그 상당액을 국회에 지급되도록 하는등의 조치가 바람직하다.이런 과정을 거친뒤 궁극적으로는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정상사회」를 향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진력해야 할 것이다. ◇박재창 교수(숙명여대·행정학)=정녕 이번 사건이 구시대 정치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작업이 필요하다.정치자금에 관련된 일부 제도를 보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비자금,그리고 대선자금과 관련한 국민들의 의혹이 철저하게 씻기지 않는 한 앞으로의 정국은 리더가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비자금은 말할 것도 없고 그에게 받은 대선자금이 있다면 여야 가릴것 없이 철저히 밝혀야 한다.그리고 국민들의 양해를 얻어야 한다.이어 국민투표를 실시,재신임을 묻거나 정치권에 대한 엄정한 사정을 통해 정치권의 물갈이를 단행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박기안 교수(경희대·경영대학원장)=돈을 쓰도록 요구하는 우리의 정치풍토를 바꿔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개혁과 함께 돈 안드는 정당제도를 도입해야 한다.정당조직의 축소와 후원회제도 현실화,소액납부 당원 확대등이 필요하다.현안인 정치권에 유입된 비자금이 있다면 이를 낱낱이 밝혀 국민의 양해를 구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한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렇게한다면 국민의 호응이 높아질 것이다. ◇곽병선 교수(한국교육개발원 수석연구위원·교육학)=이번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민족사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정치권에는 정경유착의 부조리를 단절할 기회를 던져주고 있고 사회 전체로는 도덕적·정신적 가치를 바로 세울 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이번 기회에 도덕적으로 정도를 걷는 사람 만이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노씨 비자금은 모금과정뿐 아니라 어느곳에 어떤 목적으로 지출되었는지까지가 명료하게 밝혀져야 한다.이는 관련당사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책임이다.여야 정치인들이 낱낱이 밝혀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들은 이를 함께 책임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정당의 이기주의에 의해 이번 사건이 불완전하게 봉합된다면 오늘날의 사회적 불행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 “개혁 지지부진”국민들 반감/파 대선 바웬사 대통령 패배의 의미

    ◎급진 시장경제 시도… 고실업률·인플레 야기/“점진 개혁 선택” 동구 공산계 재기 추세 반영 폴란드 대통령선거에서 바웬사 대통령이 패배한 것은 한마디로 지지부진한 개혁정책,사분오열된 민주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낳은 결과로 풀이된다.바웬사는 유권자들의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무기로 공산당에 대한 국민들의 해묵은 「증오심」에 다시 불을 붙여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새 대통령에 당선된 크바스니예프스키는 공산당 각료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바웬사정권이 개혁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각종 후유증인 실업,인플레,빈부격차,정파간 불화들을 치유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약속해 지지를 얻어냈다.해묵은 이데올로기 논쟁보다 피부에 와닿는 청사진으로 도전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미래를 선택하자」는 그의 선거슬로건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바웬사의 패배는 그의 재임기간중 계속 악화돼온 국내사정으로 볼때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그는 누가 뭐래도 반석같던 공산정권과 싸워 이겨낸 불굴의 투사였다.하지만 지난 89년 공산정권 몰락이후 그의 인기는 하락을 거듭,선거직전 10%까지 떨어졌다.15%에 육박하는 실업률,특히 독단적인 통치스타일이 가져온 개혁진영의 내분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 때문이었다. 이번 선거결과는 국외적인 추세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러시아를 비롯한 엣소련지역 국가들과 불가리아,루마니아등 옛동구권지역 곳곳에서 공산당 이름을 내건 좌파세력이 권력전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공산당 몰락직후 한때 이들 나라에서는 너나없이 서구식 자본주의를 모델로 한 쇼크요법식 시장경제개혁에 착수했다.그러나 이 방식은 대부분 높은 인플레,실업률,빈부간 격차만 넓혀놓은 채 국민들의 불만만 가중시켜 놓았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폴란드대선은 냉전종식이후 이들 동구권이 1단계인 급진개혁시대를 마감하고 좌파 민주주주의라는 새로운 실험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이 실험의 기본방향은 전체주의로의 복귀가 아니라 경제정책면에서 보다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개혁을 도입하고 사회보장 측면을 보강하겠다는 것이다.바웬사는 이 시대적 변화를 간과하고 너무 이념적 이분법에 집착하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셈이다. ◎폴란드 차기 대통령 크바스니에프스키/“미래 선택” 구호 지방서 큰 인기/현실 적응력 뛰어난 서구형 사회주의자 19일의 결선투표에서 바웬사를 물리치고 차기 폴란드 대통령 당선된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41)는 현실적응 능력이 뛰어난 서구형 사회주의자로 통한다. 이같은 성향은 그가 공산주의자들의 정치집단인 민주좌익동맹(SLD)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폴란드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서 분명히 드러난다. 교육수준이 비교적 높은 정치가답게 이번 대선에서 버스로 전국 80여개 도시를 돌면서 유권자를 직접 상대하는 선진국형 유세방법을 도입했다.크바스니에프스키의 한 선거참모는 이를 위해 지난해 여름 미국에 가서 선거운동 기법을 공부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과거 공산정권에서 체육장관을 지낸 경력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선택하자」는 구호를 외쳐 시장개혁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낀 지방 도시민들의 지지를 확보했다.이러한 점 때문에 그에게는 「냉소적 기회주의자」라는 달갑잖은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54년 폴란드 북부 도시 비알로가르드에서 출생,그다니스크대학에서 무역학을 공부하다 23살때 공산당원이 됐고 30살이던 84년 폴란드 사상 최연소 장관(체육장관)에 올랐다. 영어와 독일어 러시아어에 능통하며 수영 스키 테니스 등을 즐긴다. 현재 바르샤바 교외의 부촌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부인 졸란타,14살 짜리 딸과 함께 살고 있다.
  • 「신이 …한 여자」(외언내언)

    회원제 가격파괴점인 프라이스 클럽이라는 데서는 「신이 …한 여자」라는 책을 특매장에 쌓아놓고 판다고 한다.아파트촌을 누비는 이동 책대여점에서 빌려왔다며 며느리가 갖다주는 「신이 …한 여자」를 최근에 읽었다는 현직 대학총장을 만나기도 했다. 전직 고위관리와 현직의 정치적 영향력이 작지 않은 사람이 섞인 회식 자리에서도 「신이 어쩐 여자」의 화제는 나왔다.그 책이 「내각제선택」을 예언했는데 그 시기가 선거시기와 잘 맞지 않는다는 분석을 하는 인사도 있었다.그런 「예언」이므로 적중할 리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 「예언」이 맞기 위해서 중간에 어떤 이변이 일어날 것인가를 점쳐보는 토론이었다. 부수가 엄청남을 자랑삼는 어떤 월간매체는 이 「예언」이 적시한 「다음 대권자」가 누군가를 맞추기 위해 특별취재한 것을 실어 부수를 늘렸고 같은 모체에서 발행되는 여성월간지는 또 다른 여성예언자를 내세워 「신이…한 여자」를 견제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온통 「말」과 「설」의 제조가 가히 극치의 경지에 이르렀다.일단 제조만 되면 다음은 효과적으로 내뱉고 도망가기의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다.물증도 검증도 필요치 않다.말과 설이므로 안전핀 뽑아든 수류탄처럼 위협만 효과적으로 하면 된다. 사람들은 이렇게 나도는 점괘와 말과 설에 귀기울이느라고 일손을 놓고 있다.언론의 자유가 유보되고 중대한 결정이 음습한 곳에서 진행되던 시대의 기질이 우리에게는 잔여물질처럼 남아 있는 모양이다.그러니까 입이 광주리만해도 할말이 없을 죄인이 염치없이 우스운 말을 한다.『국가가 불행해지니까』 할말을 다 안한다느니,정치권일랑 정신을 차리라느니 따위의 해괴한 입놀림을 감옥 앞에서 하기도 하는 것이다. 「…한 여자」점쟁이의 예언이 1백%적중했더라도 「권위있는 정론지」가 그것을 다루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그것이 「비자금」정국 때문이라면 노씨의 죄업에는 그것도 추가된다.그러나 그것을 치유해야 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 자신의 몫이다.
  • “실업해소”여성단체 뭉쳤다(서정아기자 독일의 여성계 취재기:상)

    ◎통독·불경기로 실업 급증… 63%가 여성/여성센터등서 직업 훈련­재취업 알선 남녀평등 실천의 대표적 나라로 알려진 독일.명실공히 남녀평등을 규정한 법·제도의 발달에도 불구,독일통일 이후 동독지역의 공장들이 대거 폐쇄하면서 가장 먼저 해고된 쪽은 여성이었다.이 때문에 한때 「독일통일의 최대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말이 대유행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의 독일여성들은 「실업에서 벗어나기」를 제1의 과제로 삼아 다시한번 강인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연방 및 지방정부,각종 여성단체들도 이에 합세했다.독일의 심각한 여성실업,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들끼리의 자구책,그리고 각종 조직에서 남성과 여성의 균형을 실현해나가려는 독일여성의 노력은 남다르다. 『일자리가 없어 노동청에 실업수당을 신청하러 갈때는 마치 구걸하는 기분이에요.물자가 풍부해진 것은 좋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파탄」상태입니다』 옛 동베를린지역에 사는 여성 브리지트 메이씨(52)는 독일통일 5년째인 지금의 상황을 이렇게 말한다. 동독지역 여성들에게 가장 큰 충격은 「실업」이다.통일이전 동독여성들은 95%가까이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여성의 취업은 너무나 당연했으며 육아를 비롯한 웬만한 가사노동은 사회가 해결해주었다.그러나 통일이후 새로운 경제체제로 인한 시장개편과 함께 동독지역 공장들이 경쟁력약화로 문을 닫자 1순위로 해고됐다. 지난 93년 현재 옛 동독지역의 실업률이 15·8%,이 실업률에는 취업을 위해 직업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과 이른바 「강요된」가정주부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40∼50%에 이른다.전체 실업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63%다. 서독지역 여성들도 실업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그러나 이들은 취업이 생존인 동독여성들의 사정과는 좀 다르다.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서독 여성은 파트타임 근무를 많이 하고 각종 사회단체에서 자원봉사로 일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일 여성과 정부측은 독일 뿐 아니라 유럽전체를 휩쓴 실업태풍을 바라보고 있지만은 않다.이제 동독지역 여성은 통일초기 변화한 사회를 수용하지 못하던 충격상태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사회주의 체제하에서 무조건적 남녀평등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가 비로소 여성불평등 상황에 눈을 떠 「여성의 문제는 여성의 손으로 해결한다」는 자각으로 취업대책에 적극적인 여성이 많다. 무엇보다 독일 각 지역에 있는 여성센터,여성카페와 재취업훈련기관이 여성실업문제 타개의 선봉역할을 한다.연방 노동청과 지방정부,유럽연합등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이들 단체에는 실업여성이 모여 대화로 서로의 심리적 압박을 치유하기도 하고 동독여성은 통일이후 새로 배워야 할 생존기술들(은행가는 일,관청서류 취급방법)을 배운다.또 취업을 위해 나이 든 여성도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갖기 훈련부터 기업에 자신을 알리는 이력서 작성기술이나 면접훈련,컴퓨터강습,조세·노동·사회연금법 등을 교육받는다. 여성문제중에는 이혼하거나 또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편모(싱글 패밀리)의 실업도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싱글패밀리는 독일 전체가정의 16%인 2백만가구로 보편화돼 이들의 이익단체가 지역마다 결성돼 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이들은 세금감면 및 유치원비 삭감을 신청할 수 있으며 법에서 일반가정과 싱글패밀리의 차별을 완전히 없애기 위한 준비작업도 하고 있다. 여성들의 근본적인 취업대책은 경제활성화가 우선돼야 하겠지만 스스로를 돕는 독일여성의 노력은 앞으로 경제가 호전되는 대로 큰 빛을 발할 것 같다. ◎독일 노동총연맹 여성정치부 엘렌 부르크하르트/“통일후 여성계 최대 이슈는 실업” 『독일여성 노동계의 이슈는 역시 실업입니다.통일후 노동시장이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해졌기 때문이죠』 엘렌 부르크하르트 독일 노동총연맹 여성정치부 담당자는 독일여성의 가장 심각한 문제도 실업,노총 여성부의 당면과제도 실업이라고 말했다. ­독일연방정부의 실업개선책은? ▲연방 노동청에서는 우선적으로 3백40만여명의 실업자들을 위한 노동지원금을 확보하고 있다.이 지원금은 기업주와 노동자들이 내는 보험비로 충당된다.그리고 공공부문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계획인 직업창출조치(ABM)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실업대책중 중점대상이 있다면. ▲장기실업자가 많은 동독지역이다.농업지대인 메클렌부르그주의 경우 실업자가 60%에 이른다.실업된지 2년이 지나면 실업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구제가 시급하다.더욱이 이 지역 여성들 문제는 위기상황이다.일자리가 나도 남성이 우선이며 특히 기혼여성은 아이봐줄 곳이 마땅치 않아 재취업하기가 너무 힘든 현실이다. ­여성의 노동권보장을 위해 최근 투쟁한 사례가 있는지. ▲지난 3월 한 여자 청소부가 병이 나 일을 못하는 동안 용역회사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해 총연맹에 상담을 의뢰했다.회사측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우리는 유럽연합 재판소에 여성 간접차별을 담은 위법이라고 제소해서 승소했다.그후 노동법이 개정돼 지금은 병이 났을 경우 6주까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대통령 중임 허용해야”/민자 서초갑 김찬진 위원장

    ◎“임기 4년… 부통령제도 부활을”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민자당 지구당 위원장이 「부통령제 부활과 대통령 임기조정 및 연임허용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자당 서초갑 지구당 김찬진 위원장은 한국헌법학회(회장 배준상)주최로 18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 신세계홀에서 열릴 「한국헌법상 권력구조의 문제점」 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할 「진정한 대통령제의 확립을 위하여」라는 토론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자당의 지명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인 김위원장은 토론자료에서 사견임을 전제,『소수 정치인의 집권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내각제 개헌론은 과거의 불행한 전철을 밟자는 것에 불과하다』며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도 대통령제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위원장은 또 『지역할거주의와 지역감정을 치유하기위해 부통령제를 부활시키고 대통령의 권력누수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임기의 연임허용제로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전직대통령의 구속을 보며/한시대 청산하는 대반전의 호기로(사설)

    노태우 전대통령의 구속은 국가적으로 수치스럽고 불행한 일이다.우리 정치사에 전무후무할 일대 오점이다.천문학적인 규모의 뇌물을 받고 정상인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액수를 부정축재한 혐의가 주는 배신감과 허탈함은 가늠하기 어렵다.그를 국가원수로 뽑아 국정을 맡긴 황당함과 민망함까지 겹쳐 국민이 받는 고통은 실로 크다. ○전무후무할 우리 정치사 오점 그렇다고 탄식만하고 네탓 내탓을 따지는 데만 시간과 노력을 허비할 수는 없다.어떻게 하면 이와 같은 부정부패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하루속히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여 국가적인 불행을 성숙과 발전의 계기로 삼아 정진할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그러자면 어떻게 하여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원인분석과 진상의 정확한 규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무엇보다 노씨의 혐의사실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법적 처리가 필수적이다.비자금조성경위와 규모,그리고 사용처에 대한 허심탄회한 자백이 있어야 한다.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자금이나 정치자금을 준 사실여부와 내용을 소상히 밝혀야 하며 노씨의 구속은 바로 그러한 의혹의 규명과 성역 없는 사법처리라는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권위주의 구시대방식 불용 이번 사건은 정경유착의 관행이라는 한 세대간의 총체적인 부패와 부실구조의 산물이다.대통령이 기업에 특혜와 이권을 주고 뇌물과 불법자금을 모아 정치기구를 운영하고 마음대로 착복하여 개인재산화하는 권위주의적 구시대의 방식은 더이상 통용될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새 정부 들어 추진해온 금융실명제와 토지실명제,그리고 정치개혁입법이 없었다면 표면화되기 어려웠을 사건이다.더욱이 전직대통령도 불법이 있으면 성역 없이 사법처리되는 법치주의의 확립은 한편으로 민주사회의 성숙성을 반증하고 있다.그동안 문민정부가 추진해온 개혁의 정당성 및 당위성의 확인이다.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선진의 새 시대로 가는 전환기에서 지난 반세기에 걸친 후진시대의 마지막 허물을 벗는 고통이라 할 수도 있다.그러한 역사인식을가지고 모두가 깨끗한 정치와 정의로운 사회,일류국가를 새롭게 건설하는 과업에 나서야 한다. ○정직·깨끗한 도덕성 확립긴요 그중에서도 청렴하고 투명한 정치를 위한 제도와 풍토,의식의 개혁과 쇄신은 핵심적인 과제다.정경유착이나 담합의 관행을 단절하여 새롭게 태어나지 않고는 미래의 선진국을 이끌 수 없다.과거와 연루된 정치권이 깊은 반성과 자괴는커녕 상대의 공격에 몰두하는 것은 정치불신만 깊게 할 것이다. 정직하고 깨끗한 정치를 이끌 정치지도자의 윤리와 도덕의 확립이 긴요하다.검은 돈을 받았으면 지난날의 부패관행을 국민 앞에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낡은 정치인에 대해서는 지역감정에서 벗어나 표의 심판으로 퇴장시키는 국민적 결단이 있어야 민주정치의 발전이 가능하다.권위주의와 함께 구시대 유물인 지역할거주의 청산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종착역이라 할수 있다. 그에 앞서 정치권은 정치관계법을 손질하여 실질적으로 돈이 덜 드는 선거와 정치가 되도록 조속한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국고보조금축소등 비용을 줄여야지 현실화라는 이름으로 정치자금을 늘리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제도개혁도 사람이 바뀌어야 전직대통령 구속을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는 길은 부패시대를 살아온 모두가 좋든 싫든 개혁의 실천에 참여하는 길밖에 없다.구호차원의 개혁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행정등 모든 분야의 새로운 틀을 짜는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허무주의와 냉소주의를 지양하고 법치주의와 민주발전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제도개혁도 의식과 문화,즉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실효가 없다.엄청난 분노를 정화의 의지로 삭이는 현명한 국민임을 이제 세계에 보여야 한다.
  • 「암세포 자살유도 단백질」 발견/가톨릭 의대 생화학교실팀

    체내에 암세포를 스스로 소멸시키는 이른바 「암세포자살유도 단백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톨릭의과대학 생화학교실(심봉섭 명예교수,김인경 교수)은 15일 체내에서 생성되는 헵토글로빈과 헤모글로빈이 결합할 경우 이 물질이 암세포를 죽일 수 있으며 이는 암세포가 스스로 소멸하는 기전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학계에 보고했다. 심교수와 김교수는 헵토글로빈­헤모글로빈 결합체가 암세포를 스스로 소멸시키는 작용이 확인됨에 따라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던 각종 암의 자연치유기전을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야 관망세 돌입… 「2회전」 물밑준비/비자금 공방 일단 휴전

    ◎민자당의 전략/“「20억원이상 수수」 의혹제기 성과” 판단/“국빈 앞에서 추악한 모습 보여서야…” 공세중단 민자당이 14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 대한 융단폭격을 잠시 멈추었다.폭격기의 조종을 맡은 강삼재 사무총장이 입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전투 포기가 아니라 상대방의 응전방향을 지켜보고 2차 공격의 높낮이를 조절하겠다는,즉 휴식 내지는 관망 차원이다. 이날 국민회의측이 대여 전면전을 거듭 확인하고 거칠게 몰아붙였지만 민자당은 크게 괘념치 않았다.손학규 대변인의 논평이 반응의 전부였다.그나마 DJ(김대중 총재)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손대변인은 『극한 투쟁을 선동해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점잖게 나무라는 선에서 그쳤다.그러면서 『여야 모두 차분한 자세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자』고 당부했다. 이같은 변화는 예고된 것이었다.그동안 DJ를 향해 독설을 퍼부으며 공격했던 강총장이 이미 밝힌 바 있다.강총장은 12일과 13일 『할말은 모두 했으니 일단 저쪽의 태도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관망기에 돌입할 것임을 내비쳤다. 민자당은 이러한 자제움직임에 대해 『국빈을 모신 상황에서…』라고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손대변인은 『중국 국가원수가 처음으로 방한한 상황에서 정쟁을 일삼고 추악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윤환 대표위원은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의 일정에 따르고 비자금 문제는 하루 쉬자』고 했고,강총장은 『더 이상 코멘트 하지 않겠다』고 국민회의와의 대결을 피했다.하지만 내부적으로 치밀한 수순아래 진행되는,즉 고도의 정치적인 판단이 깔려있는 색채가 짙다.무엇보다 DJ에 대한 대응을 놓고 나름대로 역할분담을 한 것 같다.김대표는 「당당하고 떳떳한 자세」라는 원칙론을 강조하는 선에서 머무르고,강총장이 DJ에게 직접 폭격하는 「악역」을 맡은 것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민자당은 1차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특히 김대중총재가 20억원 말고 심한 타격을 입은 것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게 내부적인 평가다.김대중총재가 20억원 말고 더 많은 돈을노태우 전대통령으로부터 받아놓고도 숨기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또 김대중총재의 「카운터파트」가 강총장이 됨으로써 강총장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격상됐다기보다는 김총재가 역으로 내려간 것으로 보고 고무된 표정이다.이로써 국민회의측에 넘어간 듯 하던 비자금정국을 둘러싼 주도권도 조금은 회복하는데 성공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비자금 공방」을 놓고 민자당 내부의 자성론도 만만치 않다.서로 상대방을 헐뜯는 양상으로 번지면서 「추악한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매일 같은 목소리로 DJ를 몰아붙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국민회의 대응/“대선자금 증언” 흘려 세공세 차단 주력/「DJ는 희생양」 부각으로 상처치유도 노려 전날 여권과 한바탕 「기싸움」을 벌인 DJ(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대여공세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14일 당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 정기총회에 참석,『여권이 김대중죽이기를 계속한다면 김영삼 대통령 퇴임이후에도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쏘아댔다.호흡조절도,탐색전도 없이 곧바로 밀어붙이기에 나선 것이다.이제 DJ의 다음 수순이 관심의 대상이다. DJ의 향후구상은 우선 여권의 목표를 무엇으로 보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이와 관련,국민회의는 「대선자금으로부터의 탈출」과 「김대중죽이기」로 여권의 목표를 상정하면서 내심 전자에 보다 무게를 두는 인상이다.대선자금의 족쇄를 풀기 위해 여권이 악의적으로 「김대중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여기에는 DJ를 비자금정국의 「희생양」으로 부각시킴으로써 문제의 20억원에서 비롯된 도덕적 상처를 치유하고 지지층의 결속도 다지려는 의도가 짙게 담겨 있어 보인다.다른 측면에서는 여권이 대선자금의 굴레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되면 자연히 「김대중 죽이기」도 중단되리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적어도 민자당 강삼재총장의 공세가 여권 핵심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정교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은 아니리라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권의 공세가 정말 양김(김대중·김종필)축출을 통한 정계개편으로까지 발전하는 상황도 가능성은 적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의 향후대책은 두 갈래로 마련될 전망이다.우선 강총장등의 「설공세」에 대해서는 철저히 설로 반격하는 방안이다.박지원 대변인은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을 아는 증인이 많이 있는데 이들에게 증언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이를 사전에 밝히는 데는 여권의 설공세를 차단하려는 방어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김대통령 압박작업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이미 16일부터 있을 전국지구당대회에 김총재와 당지도부가 대거 참석,김대통령을 규탄하며 대선자금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여권의 공세가 지금과 같은 「설」차원을 넘어선다면 얘기는 다르다.실제로 DJ를 정치권 밖으로 끌어내려는 징후를 보인다면 대대적인 장외투쟁만이 유일한 선택이다.13일 DJ가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계엄령」의 성격이 짙다.전국지구당과 연청(민주연합청년동지회)등 외곽조직을 총가동,정권타도투쟁까지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김대통령이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17일부터 20일까지를 비자금 정국의 최대고비로 보고 있다.이 기간에 여권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앞으로의 정국을 가늠할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 한국통신 7탈70파 운동/버려야할 관행 7개·구습 70개 제시

    ◎형식주의·관료주의·기회주의 포함 7탈70파­. 지난 6,7월 극심한 노사분규로 진통을 겪었던 한국통신이 『7가지 나쁜 관행과 70가지 구습을 깨뜨리자』는 이색적인 정신개혁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6만여 식구를 가진 국내 최대 공기업으로서 안고 있는 조직내의 비능률과 비효율적인 관행을 훌훌 털어버림으로써 급변하는 통신환경에 부응하자는 것이 바로 7탈70파의 요체.국내외 통신환경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선 마당에 한국통신이 더이상 과거의 독과점적인 지위를 누릴수 없게 됐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셈이다. 7탈70파의 대상은 우선 회사일에 무관심한 「주인의식 부족」,자신의 성장 보다는 편안함을 즐기는 「현실안주적 사고」,자율성을 저해하는 「관료적 사고」,일의 실질 보다는 모양갖추기에 급급한 「형식주의 만연」을 꼽고 있다. 또 상사에게 겸손하고 고객에게는 거만한 「고객우선정신 결여」,회사의 이익창출에 소홀한 「기업정신 희박」,자신의 계발과 관련해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이기적 기회주의」도 7탈70파의 부류이다. 박영학 홍보실장은 『7탈70파는 남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생각과 태도부터 바로 하자는 것으로 중간간부뿐 아니라 일반 사원들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7탈70파운동과 함께 「우리 다함께 터놓고 얘기 합시다」운동을 벌여 서로간의 불만사항을 토론하고 잘한 점은 칭찬해 줌으로써 사원 각자의 저변에 깔려 있는 불만사항을 근본적으로 치유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중기 희생양 돼선 안된다/우홍제 논설위원(서울논단)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에도 불구하고 우리경제에 별다른 교란현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금융기관의 수신은 민주당 박계동의원의 비자금사건 폭로로 크게 줄어 들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순조로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중 실세금리도 12%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주식시세 또한 심한 급락움직임 없이 비자금 충격을 그런대로 잘 버티어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자금사건 희생자 물론 재벌그룹 중심의 재계가 투자심리위축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하거나 지연시키는 등의 움츠린 자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국가경제의 흐름을 왜곡시킬 만한 악영향의 징후가 나타날 가능성은 그리 많지않은 것같다.우리 경제의 규모나 성장잠재력이 웬만한 충격은 자체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이번 사건에 대해 「오히려 잘 터져버린 것」으로 여기는 일반의 시각도 경제활동에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경유착의 환부가 완전히 도려내어지고 깨끗하게 치유됨으로써 우리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근로대중및 일반서민들의 기대심리가 산업생산활동에 적잖이 반영되기 때문에 경제전반에 걸친 충격이 예상했던 것 만큼 크지않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소기업만은 사정이 다르다.이들 기업은 비자금사건의 최대 희생자로 대부분이 부도위기에서 헤어나기 위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채시장의 경색으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이는 이미 두드러지고 있는 경기양극화현상과 맞물려 중소기업들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투자기피 등으로 협력중소업체들은 납품주문감소,대금결제지연등의 고통을 받고 있다.그나마 이러한 대기업 계열에 속하는 중소기업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며 독립적인 영세·중소상공업체들은 자금난·판매난이 가중됨에 따라 무더기 부도사태가 예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더기 부도사태 우려 이같은 상황은 국내 산업생산의 하부구조가 붕괴위험에 놓여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대로 방치될 경우 우리경제의 자생력은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특히 우리는 지난 몇해동안 지속되고 있는 대기업호황·중소기업불황의 양극화 경제구조가 오랫동안의 정경유착에 의한 재벌 급성장과 중소기업의 상대적 몰락현상을 원인으로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특단의 지원 조치를 따라서 정경의 야합에 의한 재벌위주정책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중소기업들이 야합근절과정에서 또다른 희생양이 된다면 우리의 산업기반은 뿌리가 흔들리게 됨은 물론 경제정의구현의 국가적 대명제는 빛을 잃고 쇠락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때문에 이번 비자금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잘 버티어내고 엉뚱한 희생양이 되지않게 하기 위해선 특단의 지원조치가 마련돼야만 한다. 특히 금융정책당국은 견실한 중소기업들까지 비자금파문에 휩싸여 도산되는 일이 없도록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흐름이 원활하게끔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것이다.매스컴을 통한 전시적 지원계획발표에 그칠게 아니라 그 계획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선 금융기관 창구에서집행되는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또 단기적인 운전자금지원 등에 그치질 말고 설비투자와 기술향상지원을 병행해야 경제 양극화의 폐해를 없앨 수 있다.도산위기에 놓인 업체에 대해 법인·소득세를 감면하거나 납기연장의 혜택을 주고 경영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손비 인정범위를 최대한 넓히는 등의 실효성 높은 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이와함께 대기업들도 정치권력과의 유착으로 피해를 입게 된 중소업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느껴서 공존의식을 바탕으로한 공동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 예일대 흑인교수 댈턴,「인종차별 치유법」 출간(해외출판)

    ◎미 인종차별의 저변 분석/“증오 보다 무관심이 문제”/“특권 당연시하는 백인에 큰 책임” 주장/독자들 “과격논리” “거침없는 지적” 양론 『우리는 모든 시민의 피부 색깔이 베이지색인 환상의 나라 「베이지아」에서 살기를 원하는가』 미국 예일대 로스쿨의 흑인교수인 하런 댈턴은 인종문제를 다룬 그의 저서 「인종차별 치유법」에서 이같은 물음을 던져놓고는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그는 사람들이 다른 피부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전혀 우리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진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인종과 권력과의 연계를 푸느냐 하는데 있다.피부색이 희다는 이유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보다 많은 경제적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 댈턴은 특히 흑인·백인·유색인 등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경제·사회적 문제점들에 관한 인종적 내용을 피하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통박한다.그는 백인들은 인종문제가 그들의 삶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간단히 처리하는경향이 뚜렷하다고 지적한다.『왜 백인들은 그들이 인종문제를 갖고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가』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비유적이다.백인들이 운전대를 잡고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백인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여러가지 특권을 태어나면서 부여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그는 인종차별의 유지와 존속에 보다 책임있는 사람들은 인종적 증오를 가지고 행동하는 백인들보다는 악의 없이 현재 백인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선량한 백인」들이라고 결론짓는다. 일부 독자들은 댈턴의 거침없는 논리 전개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고 또 다른 독자들은 그의 책에서 낙관적인 점이 많다는 의견을 밝히는등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의 2백46쪽짜리 이 저서는 인종문제에 대해 다른 어떤 작가들보다도 자극적인 사상을 담고있다는 평을 받고있다.
  • 전후복구와 외원(새로쓰는 한국 현대사:43)

    ◎휴전 4년만에 산업생산 전전수준 웃돌아/소비재지원 80%… 제분·제당·방직공업 발전 한국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그래서 전쟁이후의 경제재건은 폐허위에서 시작되었다.그 재건기를 휴전이 성립된 1953∼61년까지로 잡는 것이 보통이다.이를 또 전반기(1953년8월∼56년말)와 후반기(1956∼61년)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전재복구는 국내 자원이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에 외국원조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19 53년 7월 다스카 사절단에 의한 3개년 원조계획 발표로 가시화되었다.그해 4월 전쟁이 막바지일 때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입안한 이 계획은 8억3천만 달러를 군사,재건,구호분야로 나누어 원조한다는 것이었다.그리고 나서 12월에는 「경제재건과 재정안정 계획에 관한 합동경제위원회 협약」을 한·미간에 체결했다. ○「자유경제」 헌법 반영 이 협약은 전후 한국의 기본적인 경제재건 방향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했다.한국정부의 건전재정 확립,통화및 신용의 안정,단일 외환율,자유기업 원칙,자유가격제등을 합의한 것이었다.재건투자가 재정안정에 기여토록 한다는 원칙을 물론 함축하고 있다.그러나 이 협약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자유경제 원칙이다.이는 헌법개정을 통해 그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자유경제 원칙을 반영한 헌법의 경제조항 개정안은 53년 10월 국회를 거쳐 11월27일 공포되었다.이에따라 제헌헌법(1948년)이 국영이나 공영기업으로 규정한 주요산업의 민영화 길이 어느정도 열렸다.그리고 사유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바꾸고 그 경영을 통제관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수정자본주의에서 탈피했다.지난날 관리경제 체제를 기본으로 한 경제질서가 자유경제체제로 전환되었던 것이다. 한국전쟁은 남북한으로 하여금 이질적 경제체제를 더욱 부추겼다.그것은 전쟁이 깊은 골을 파놓은 이데올로기적 대립 못지않은 것이었다.북한은 전후 경제를 전쟁전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하면서 사회주의 공업화의 틀을 본격적으로 갖추었다.특히 후반에는 농업의 집단화와 상공업 부문의 국유화를 완료했다.한국이 전후 경제재건 과정에헌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자유경제체제로 전환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전후 복구 과정에 나타난 남북한의 공통점은 외국원조에 의존한 사실이다.미국은 전쟁이 일어난 19 50년부터 57년까지 국제연합한국부흥단(UNKRA)을 통해 9천2백90만 달러를 한국에 제공했다.미 국회는 국제협력관리기구(ICA)를 설치하고 1954년부터 4년을 운영하는 동안 10억8천4백18만2천 달러를 내놓았다.미 육군 민사처(CAC)도 전쟁기간을 포함한 5년동안 4억2천7백만 달러를 썼고 미국 무상원조기관들은 5천2백51만9천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외국원조는 공식추정한 전쟁피해액 3백억 달러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이었다.받는 쪽에서는 늘 부족했지만 주는 쪽 미국의 납세자들은 외국원조에서 비롯된 조세부담에 저항했다.미국의 한국에 대한 원조가 문제가 된 배경에는 막대한 원조를 이미 유럽에 제공하고 나서 곧바로 겹쳤다는 부담감이 깔려 있었다.그리고 한국전쟁에 환멸을 느낀 미국민들의 정서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원조가 성공했는가에 대해서는 그 평가가 여러가지로엇갈리고 있다.미국은 다스카 사절단의 원조계획에 의해 원조를 제공하면서 자금사용 원칙을 놓고 한국정부와 의견차이를 보였다.두 나라는 전재 복구와 경제안정책을 함께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그러나 한국은 전쟁복구를 위한 시설투자를 우선 순위로 내세웠다.반면 미국은 악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하지 않은 상태의 산업자금은 투기 이외의 별다른 효율성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미 「일 배려」 정책 추진 미국은 투자재 30%,소비재 70%를 고집하고 이를 관철시켰다.이에따라 원조물자의 내용,원조 제공방식등은 미국에 의해 거의 일방적으로 결정되었다.미국은 한국원조 계획을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어 낸다는 전략을 썼다.다시 말하면 1달러를 써서 2달러의 효과를 얻으려는 미국의 전략은 일본으로부터 한국원조 물자를 사들이는 것이었다. 한국원조 자금을 되도록 일본에서 물자를 구매하는 형식으로 썼기 때문에 일본의 전후 부흥은 빨랐다.그래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일본이 주도권을 잡도록 배려한 미국의 정책에곧잘 불평을 터뜨렸다.또 악성 인플레를 막기로한 협약도 사실상 실효를 못 거두었다.1955년 회계연도에 매월 2천4백만 달러어치의 물자를 보내기로 한 원조계획은 이를 입증했다.실제 원조물자가 도착하면 값이 올라 액수의 절반도 못되는 물자를 인수할 수 밖에 없었다. 정부의 예산구조도 엉망이었다.1955년도에 5백99억환의 예산을 책정하고 이를 세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는데 실제 거두어들인 세금은 2백29억환에 불과했다.또 7백93억환 규모의 특별전시계정예산을 모두 지출했으나 세수는 겨우 2백61억환선에서 끝나버렸다.두 항목의 정부예산 부족은 모두 화폐를 더 찍어 보충했다. ○총원조금 31억여원 전쟁 후유증을 치유하기 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1957년 회계년도 예산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드디어 기쁜 소식을 전했다.거기에는 물가와 통화공급 수준이 1945년 이래 최초로 안정되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이와 더불어 산업생산도 1950년 전쟁이전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정부 발표는 가뭄의 단비같은 소식이었다.어둡고 긴 역경의 늪을전쟁 발발 8년만에 빠져나온 것이다. 한국의 산업은 농업생산을 제외한 광·공업 생산에서 괄목할 만큼 일어섰다.전재 복구기간 동안 광·공업과 사회간접자본 부분은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전력의 경우 마산(5만㎾),삼척(2만5천개),당인리(〃)등 10만㎾ 규모의 화력발전소가 완전 가동되었다.총 발전량은 전쟁 전 수준의 2배에 달했다.석탄 생산도 채탄시설의 개선으로 64%나 늘어났다.동력의 호전으로 공업생산은 전쟁 전의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의 전후 경제재건은 물론 외국원조가 한 몫을 했다.그 원조금은 통틀어 31억3천9백만원이었다.이가운데 19.4%가 계획사업 원조에 쓰이고 나머지 80.6%는 주로 구호사업을 위한 소비재 분야로 지출되었다.이 점은 바로 1950년대 한국공업화의 대표적 산업으로 꼽히는 제분·제당·면방직 공업등의 이른바 삼백산업을 발전시켰다.원조에 기반을 둔 이들 소비재산업 중심의 공업화는 독점자본이기도 한 특정 대기업그룹의 탄생을 예고했다.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오늘날 경제적 중진국으로 발돋움했다.이는 전후 자유경제체제가 이룩해낸 금자탑이다.반면 북한은 남한에 앞섰던 경제우위를 추월당한채 지금 후진국 경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 공문서보존국 소장 문서/한·미,전후복구 지원방식 마찰/이 대통령 “일 물자조달” 경제종속” 반발/워싱턴,한때 외교압력·원조중단 검토 한국전쟁이 휴전에 들어간 이후 경제복구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은 크게 대립했다는 사실이 당시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이는 서울신문 특별취재팀이 워싱턴 미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NARA)에서 찾아낸 국무성 문서에서 확인되었다. 이 문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1954년 7월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 국무성관리가 8월16일 작성한 것으로 되어있다.비망록 형식을 빌어 국무장관에게 제출한 문서의 표제는 「이승만의 방미가 한국정책에 끼칠 영향」.이승만의 정치노선과 맞물려 한·미간의 경제문제가 원만히 타결되지 않을 전망을 보이자 한국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정치세력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있다. 미 아이젠하워 정부는 무력통일 반대를 명확히 하고 휴전협정 준수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끌어들였다.여러차례 거듭된 회담에서도 결론을 못내렸다.그리고 이승만은 일본을 주축으로 한 아시아지역 경제통합 의도가 들어있는 미국의 정책에도 반발했다.특히 이승만은 한국의 전재 복구를 위한 원조물자를 일본으로부터 조달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곧 경제종속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폈다. 그러니까 이 문서는 이승만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전후 경제복구에 따른 한·미간의 쟁점이 하나 더 불거졌음을 보여준다.다시 말하면 아이젠하워 정부의 새로운 전략개념인 경제를 핵으로한 「뉴룩」에 전면 도전한 것이다.이에따라 미국은 외교적 압력은 물론 원조중단을 거론하고 있다.그 수단의 하나로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한도에서 자신들과 협력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한국에서 은밀히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이 문서는 결론을 내렸다.
  • 한심한 싸움질(외언내언)

    노태우씨 비자금사건의 불똥이 야당쪽으로 튀어 옮겨지자 서로 물고 뜯는 이전투구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한다.국민들의 냉소적인 반응과 실망스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들 야당은 날마다 원색적 내용의 조어를 동원하면서 상대방 흠집내기와 면피에 바쁜 한심한 작태들을 연출중이다. 여·야를 포함해서 정치권 모두가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반성하는 자세를 취하고 깨끗한 정치를 위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결연한 의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일반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서 분노섞인 감정으로 야당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물론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거나 수세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음을 이해화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논쟁의 태도나 내용이 너무 떳떳치 못하고 야비하기까지 해서 역겨움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 특히 노씨의 검은 돈과 연루된 야당지도자들이 자신들에게 집중되는 국민적 비난과 지탄으 농도를 희석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나눠 썼다거나 「청부받은 파괴자」등의 거친 표현으로 상대 야당을 헐뜯는 모습을 보면서 적잖은 국민들은 지도자상의 가치관이 뒤집히는 충격을 맛보았을 듯 싶다.이처럼 일그러진 지도자들이 무슨 일인들 마다할까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게 됐다는 얘기다. 때문에 여·야할것 없이 정치권은 신뢰성회복을 위해 자정을 결의하고 지금까지 보여준 전형적인 후진국 스타일의 부패관행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솔직이 사과해야 한다.「지역할거」와 「패거리 정치」,「공천장사」등 부패의 냄새가 짙은 타성은 과감히 떨쳐 버리고 정경유착의 근절에 앞장서야 국민의 갈채를 받는 정치선진화가 가능하다.부패의 중독증세가 심해 치유불가능한 인사들은 새기풍 진작을 위해 물러나는게 마땅하다. 국민들이 오히려 국가장래와 정치인들을 걱정하는 사태가 더이상 계속돼서는 안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 부정축재 강조… 사법처리 가닥/노태우씨 비리­청와대 입장

    ◎“대선자금 떳떳”… 야 공세에 정면대응/“정경유착 발본”… 제도정비 역점둘듯 김영삼 대통령이 30일 국무위원 조찬과 3부요인 및 정당대표 오찬 자리에서 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파문과 관련,논란의 소지가 있는 대선자금을 직접 받은 일이 없음을 시사해 여권의 이번 사태 해법과 관련하여 주목된다. 유엔방문성과등을 설명한 이날 오찬에서 김대통령은 자신의 떳떳함을 전제로 이번 파문을 정치권이 환골탈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다.취임초의 약속대로 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음은 물론 군사정권의 악습인 정경유착의 관행을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정치권 정화의 수단으로는 엄정한 검찰수사를 제시하고 있다.「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전직대통령 혹은 여야 정당지도자등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불법이 드러나면 조사하고 사법처리할 생각임을 시사했다.제도적으로는 정치자금법과 선거법의 추가 손질을 내각에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모았던 92년 대선 자금과 관련,김대통령은 『검찰수사를 통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또 노전대통령이 민자당을 탈당한 92년 10월5일 이후 14대 대선기간까지 노씨를 만난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그 이전에는 노씨가 민자당 총재 및 명예총재로서 민자당운영비를 지원했겠지만 그것도 당시 대표였던 자신을 거치지 않고 당에 전달됐었다고 말했다.결국 김대통령은 노씨로부터 직접 선거자금을 지원받은 일이 없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여야 정당의 대선채비는 선거일 훨씬 전부터 시작되므로 선거비용을 정확히 계산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여야 정당에 대선자금을 지원했다면 검찰조사과정에서 드러날 것이고 그 내역은 숨김없이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김대통령은 노전대통령으로부터 대선자금을 지원받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정황도 제시했다.『3당 합당후 정치적으로 나를 죽이려는 음모공작이 진행됐다』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탈당했다』 『총재의 탈당은 엄청난 일이었다』는 등의 언급이 그것이다. 김대통령은 비자금 파문을 대선자금 공방으로 몰아가려는 야권의 정치공세에 대해 자신은 당당하다며 일단 쐐기를 박은뒤 「모든 것이 명백히 밝혀질」 검찰조사결과를 지켜보도록 요구했다.아울러 노씨의 「부정축재」 혐의가 계속 드러나고 있는 점을 감안,그와의 「연」을 확실히 끊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결국 검찰조사를 통한 정면돌파만이 이번 사태의 유일한 해법임을 김대통령이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김 대통령 국무위원 조찬·3부요인 오찬 발언/노 총재 자신이 직접 민자당 자금지원/대선전 노씨 탈당 충격… 홀로서기 시도 김영삼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이홍구 국무총리를 비롯한 전국무위원과 조찬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낮에는 황낙주 국회의장 등 3부요인과 여야대표를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파문과 관련한 소회의 일단을 피력했다.이날 오찬에는 박일민주당공동대표가 참석했으나 같이 초청된 김대중국민회의·김종필자민련총재는 불참했다. ▷국무위원 조찬◁ ▲김대통령=검찰이 성역 없이 공명정대하게 철저한 수사를 해 만인이 법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문민정부의 당당한 도덕성에 입각,머뭇거리는 일 없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야 합니다.정경유착을 단절하기 위해 정치자금법·선거법 개정등을 포함하는 제도개선방안을 내각이 검토해주기 바랍니다. 앞으로 여든 야든,어느 누구든 이른바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됩니다.과거 3대에 걸친 군사정권시절 규모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비자금을 조성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금융실명제 때문에 감춰지지 못하고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과거에는 검은 돈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된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금융실명제의 위력입니다.과거의 관행이라면 모든 것이 용서받는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됩니다.검찰은 철저히 조사,한점의 의혹도 없도록 함으로써 법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이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듭시다. (직선제 개헌투쟁,총재직 가처분신청,가택연금,단식투쟁등 과거 정치역정을 설명한 뒤) 과거의 정당은 당총재가 운영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야당총재하면서 대기업사람은 만날 수조차 없으니 조그만 사업을 하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3당합당은 소련 방문을 계기로 세계의 엄청난 변화를 실감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군정 계속을 피할 수 없겠다는 오랜 번민끝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3당합당후 나 자신을 정치적으로 죽이려는 여러가지 음모가 있었으며 때문에 당시 노대통령과 7시간30분간이나 담판을 해야 한 일도 있었습니다.나중에 총재가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당 간부 하나가 탈당을 해도 충격인데 총재가 탈당했으니 얼마나 큰 충격이었겠습니까.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홀로서기를 했습니다. 지난 40년에 걸친 야당생활의 고초와 경험을 생각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습니다.취임후 어느 누구로부터도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것을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지킬 것입니다.임기중에 한국병을 치유하는 데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오찬 대화록◁ ▲김대통령=(국무위원 조찬때와 같은 언급을 한 뒤) 한국병중 가장 심한 것이 대통령이 돈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것을 그대로 두면 국민의 정치불신 때문에 여야 할것없이 다 죽습니다.이번 기회에 정치권이 반성해야 하고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대통령 한 것이 최고의 영예인데 도대체 부정축재해서 무엇을 하자는 것입니까.이 문제를 적당히 처리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사심없이 공명정대하게 해나가겠습니다. ▲박일 민주당 대표=우리당은 오늘 아침 의원총회에서 「이번 사건을 한점 의혹도 없이 밝혀주고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자금을 밝혀야 한다」는 결의를 채택,이를 대통령에게 전달키로 결정했습니다. ▲김대통령=지금까지 내가 한 말속에 여러가지 뜻이 다 담겨 있습니다.검찰수사를 통해 다 밝혀지게 될 것입니다. 노총재 시절에는 민자당의 자금에 대해 내게 얘기해준 일도 없으며 또 내가 간여한 바도 없습니다.총재 자신이 당에 직접 지원했을 것으로봅니다.(노전대통령은)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민자당을 탈당한 것이고 그후에는 만난 일이 없었습니다.
  • 6공 비자금 파문­한 재벌총수의 토로

    ◎“청와대 독대때 직접 전달”/알선자 나서 “청와대서 자금 필요”/정치자금 표현 않고 “이웃 돕기에…” 5천억 비자금 파문의 다른 한 축인 재계는 이번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로보고 있는가.정치자금은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돼 왔을까.서울신문은 29일 재계의 한 유력인사를 만나 재계의 입장과 뒷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가졌다. 그는 10위권 안에드는 재벌그룹의 총수이고,때문에 상당한 액수의 정치자금을 제공했으리라 믿어지는 인물이다.그는 비교적 자세하게 이번 사태를 대하는 재계의 분위기와 정치자금의 전달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었다.그러나 어려운 상황의 와중에 있는 대다수의 당사자들이 그렇듯이 그도 자신의 익명성 보장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했다. ­정치자금은 어떤식으로 전달됩니까.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직접 자금을 요청하는 일이 있습니까. 『어느 대통령도(고 박정희 대통령부터 노태우 전대통령까지)기업인들에게 「돈이 없다」거나 「정치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습니다.중간자가 있게 마련이죠.중간에 있는사람이 이러저러한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합니다』 ­대통령에 대한 정치자금은 직접 본인에게 전달합니까. 『대부분 그렇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단독으로 만나는 기회가 있게 마련입니다』 ­무슨 말을 하면서 건네게 됩니까.정치자금으로 쓰라고 이야기합니까.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을 겁니다.「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써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하죠.대부분 그런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나도 마찬가집니다』 ­이번 사건의 상황전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대외적으로 좋지 않습니다.어느나라나,설령 선진국이라해도 마찬가집니다.정도의 차이는 있기마련이지만 정치에는 돈이 듭니다.그때는 또 그런 것이 관행이었을 수도 있습니다.덮어두는 것도 있어야한다고 봅니다.국민감정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기업인 입장에서 보면,특히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살아야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누군가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외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갖게 됩니다』 ­이번 사건의 확대를 놓고 재계인사들이 걱정을 많이 합니까.예를들어 검찰의 소환경우등을 예상합니까. 『글쎄요.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덮어두는 것이 국가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특정사업과 관련해 대통령과 거래를 한 적이 있습니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우리가 연고권이 있고,당연히 우리가 맡을 것으로 재계가 알고 있는 어떤 국책사업을 다른 업체가 맡을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그래서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당신들 일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나도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그랬더니 노태우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해 주었습니다.대통령을 만나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안된다」고 진언을 했고,그사업은 우리가 했습니다』 재계는 이사건이 어떤 형태로든 가능한한 빨리 수습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치부를 수술하는 것도 좋지만 국제사회에서의 악영향을 감안해 가능한 상처를 적게내고 치유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 이 분노를 어떻게 하나(사설)

    눈물을 글썽이며 비탄에 목이 멘채 「이 못난 사람」을 용서하라고 「무릎꿇고」 비는 「전직대통령」의 모습을 보아야하는 불행을 우리는 경험하고 말았다.국민에게 이 참담을 경험시킨 죄를 노태우씨는 어떻게 갚을 것인가. 27일에 있은 노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죄인을 무릎꿇려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게하기보다는 실의와 자괴와 분노가 새삼 끓어오르게 하는 것이었다.그러므로 그 자신의 말처럼 이 사과로 그의 잘못이 탕감될수는 없다.그 혐의는 낱낱이 조사되어야 하고,어떤 벌에 해당하는지도 일점일획의 의혹이 없을 때까지 투명하게 검증돼야한다. 도덕적 흠결로 확대된 그의 가장 큰 파렴치성은 이른바 「통치자금」으로 조성된 돈의 「쓰다남은 부분」을 개인주머니에 감춰넣고 있었다는데 있다.그의 변명처럼 조성과정이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보통사람」에게는 그 규모의 실체를 짐작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액수의 재물을 여기저기에 공해물질처럼 묻어놓고 거기서 계속하여 악취가 풍기게 하다가 급기야 그것이 지진처럼 산하를 뒤흔들게 만든 그잘못에 있다. 그 잘못이 얼마나 큰가는 그의 말대로 「대통령을 지낸 일이 부끄러움」이게 만드는 데까지 간 것으로도 알수 있다.일련의 과정을 보며 우리는 역사가 마련하는 시나리오의 냉혹하고 빈틈없음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문민정부가 그 탄생의 소명을 한국병 치유의 개혁에 둔 일이나 그를 위한 큰 수순으로 금융실명제를 실현한 일이 마침내 이런 결과를 만들었음을 생각하면 그것은 분명해진다.실명제가 아니었다면 거액의 은닉처가 노출되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랬더라면 불신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며 주변을 떠도는 악취의 정체가 어떻게 드러났겠는가. 재벌과 유착된 부패의 대물림을 건전하게 극복하는 것은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실감한다.참담하기는 하지만 희망을 아주 버리게 하지는 않는다.그것이 역사의 의지일 것이다.상처는 받았지만 희망의 씨앗이 내포된 이 기회를 위안으로 생각한다.
  • 위궤양엔 찹쌀 “탁효”/단백질 추출… 악성환자 8명 완치

    ◎암세포 전이효소 억제 항암기능도/전남대 연구팀 국산 찹쌀에서 암과 궤양을 탁월하게 치유는 단백질이 추출됐다. 전남대 의대 생화학연구팀(팀장 안봉환 교수·47)은 26일 국산 찹쌀에서 「GRMBP 18」이라는 단백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생화학연구팀은 지난 6개월간 악성위궤양환자 8명을 대상으로 하루 3차례에 걸쳐 환자마다 찹쌀에서 추출한 액체상태의 「GRMBP 18」 6백㏄씩 투여한 결과 이들 환자 모두 6∼10주만에 완치되어 기존의 약물치료보다 2배이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연구팀은 또 이 단백질이 생체결합조직의 주성분인 콜라젠을 분해하는 암세포전이효소를 억제하는 항암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단백질 분리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연구대상인 항암제 등 의약품의 개발과 노화방지효과를 지닌 건강보조식품 등의 개발에 찹쌀이 광범위하게 이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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