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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국당 김윤환 대표 치료차 渡美

    민주국민당 김윤환(金潤煥·사진) 대표가 20일 신병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 측근은 “김 대표가 국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차제에 병을 확실히 치유하기 위해 미국 LA에 있는 처가 등에 머물며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원상기자 wshong@
  • [열린세상]기성세대도 할 일 많다

    지난번 대선을 치른 이후,60대 이후의 연세 드신 분들이 느끼고 있는 허탈감이 손쉽게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이를테면,자식 낳아서 마른자리 진자리 골라가며 애지중지 길러서 교육시키고 밥 먹여온 슬하의 살붙이들이 집안 어른들의 신념이나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아니라도 숯검정 같은 가슴속에 또 다른 응어리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그 소외감의 응어리는 허탈과 상실감으로 연결되면서 배신감으로까지 발전된다.물론 이러한 세대간의 심정적 괴리가 생겨난 것에는 상당하는 근거가 있다. 6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그 참혹하고 황폐했었던 한국전쟁을 몸소 겪고 치른 사람들이다.지금의 서울을 예로 들더라도 전쟁의 포화가 물러간 뒤의 시가지는,말 그대로 쑥대밭과 방불하여 상전벽해였다.그토록 참담한 폐허 속에서 삽과 곡괭이로 찌그러진 냄비를 찾아내고,양식을 캐내어 이를 악물고 식솔들을 연명시켰다.무너진 집터에서 한 장 한 장 흙벽돌을 찍고 비바람에 굴러다니는 종이 박스를 수습해서 그나마 식솔들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만한 가옥을 만들어 갔다.들려 오느니,살벌하고 위압적이기만 했었던 정권 아래에서 숨죽였고,깃발과 제복에 처연히 고개 숙이며 살았다.그랬던 것은 오직 슬하의 내 핏줄들의 생계를 거두어야 한다는 일념 한가지 때문이었다.조석으로 뒤틀리고 변하는 교육제도에 입도 뻥긋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아이들을 올곧게 키워내려고 식은땀 비지땀을 번갈아 흘려 왔다. 그런데 도도하게 흐르는 양자강의 강물도,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불변의 이치에 도달하여,어느 날 문득 사회의 중심으로부터 거세되어 뒷방 차지가 내 차지되면서,박탈감과 상실감도 내 차지가 되고 말았다.자신의 희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오다보니,크게 가진 것도 없는데,몰밀어서 구세대 혹은 부패세력으로 몰아붙이니까,나는 아닌데 싶어서 억울하기 그지없기도 하다.피땀 흘려가며 키워놓은 슬하의 자식들은,어쩐 셈인지 나와는 신념도 가치관도 다르다는 트집과 넋두리가 쏟아지기 마련이다. 기득권으로 분류되고 지목되는 계층은,은연중 혈육들이 모든 것은 내 틀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고집이 생겨난다.그럼으로써 연하의 사람들에겐 자신도 모르게 합리적이기보다는 강압적이거나 위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네가 뭘 안다고 떠들고 설치느냐는 식의 빈정거림이 생겨나 자기를 스스로 묶어버리면서 일찌감치 의욕상실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문고리를 힘껏 잡고 있어도 들고나는 바람의 내왕은 결코 막아낼 수 없다.그렇다 해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일찌감치 등 돌리거나 단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넋 놓고 앉아 푸념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진솔한 심정으로 찾아내고 허탈한 심경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가진 경륜과 지혜를 패기 있고 활달한 젊은이들에게 전수하는 일에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한 마리의 작은 토끼에게도 반드시 들어갈 집이 있듯이 늙은이에게도 반드시 앉을 자리가 있을 것이다.봉화에 살고 있는 농사꾼인 전우익씨는 “왜들 아버지 어머니는 말 잘 듣는 아이들을 만들려 합니까.”라며,교육이란 순종과 반항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반드시 반항할 줄 아는 자식을 키우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젊은이다운 가치관을 지닐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우리는 젊은이들이 가진 독특한 무늬를 인정해야 한다.그 무늬 역시 이 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그것을 인정함으로써 위화감이 사라지고 그들의 모습을 올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난다.그것이 바로 통합의 길일지도 모른다.기성세대와 다른 국가관과 가치관을 가졌다 해서 고집으로,모든 것이 잘못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자기를 그르치고 나아가서 사회를 그르치게 된다. 김 주 영
  • 이런 책 어때요

    ***2003년 세상보기 세상 좀 알고삽시다/진중권·김병준 등 지음 하이비전 펴냄 요즘은 10년이 아니라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그만큼 세상은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간다.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특히 세상의 흐름을 읽고,앞서 살아가는 지혜가 요구된다.이 책은 국내의 지식인 29명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정보통신·과학 등 6개 분야별로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문제들을 진단한 시사문화교양서다.한국정치는 증오를 먹고 사는 정치요,공공성이 결여된 정치였다.한국정치가 고쳐나가야 할 점은 한 둘이 아니다.책은 그 한 예로 1인2표에 의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정당투표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9800원. ***지허스님의 차(茶) 지허스님 지음 김영사 펴냄 한국의 차는 백제시대 불교 전래에 맞춰 들어와 전라도 일대에 퍼진 이래 오늘날 문화 명품으로 자리잡았다.한국 전통차는 야생 차나무에서 난 잎을 일일이 손으로 비비고 덖어 만든 것으로,데쳐서 말린 일본 차와는 완전히 다르다.근대 선승 10인 가운데 하나인 선암사 주지 지허스님은 50여년 동안 다각(茶角:절에서 차밭을 가꾸고 차를 만들며 다례를 올리는 등 차에 관한 일체의 일을 하는 사람)일을 맡아온 다인.‘선다일여(禪茶一如)’라는 차와 선의 진정한 관계,선암사에서 전통차 다맥이 살아남게 된 사연 등을 들려준다.1만 2900원. ***너무나 인간적인 거장 미켈란젤로 로제마리 슈더 지음 전영애 등 옮김 / 한길아트 펴냄 16세기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시대의 이탈리아 반도는 권력암투와 전쟁으로 얼룩져 있었다.미켈란젤로의 고향 피렌체에서는 전제군주와 부패한 성직자들에 맞서 싸운 사보나롤라가 공화국을 세웠지만 그는 곧 화형당하고 공화국은 붕괴한다.이런 시대 배경 아래서 미켈란젤로는 아버지를 비롯해 형제들을 전적으로 부양해야 했으며,그의 예술작업은 예술품의 주된 주문자인 교회가 정해놓은 규칙과 권력자의 뜻에 구애될 수밖에 없었다.혹독한 삶의 조건에서도 꿋꿋하게 제 길을 걸어간 한 예술가의 모습을 소설 형식으로 그렸다.전2권 각권 1만 8000원. ***만화의 역사 로저 새빈 지음 김한영 옮김 / 글논그림밭 펴냄 예술계에서는 만화를 ‘쓰레기 아이콘’으로 격하하곤 한다.그러나 만화는 어엿한 ‘대중문화의 꽃’이다.이 책은 만화라는 매체가,아이들을 위한 만화신문에서 1960년대와 70년대 반체제 만화인 ‘코믹스(comix)’운동을 거쳐 오늘날 그래픽 소설로 발전하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유럽에서 대중을 위한 그림이 생산된 것은 인쇄술의 발명 덕분.만화전단을 만드는 인쇄소 망이 출현했고,1820년대에는 이른바 ‘풍자산업’이 런던에 기반을 두고 영국의 주요 도시에서 지점을 운영했다.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만화의 역사를 살핀다.4만 5000원. ***자살 토머스 브로니시 지음 이재원 옮김 / 이끌리오 펴냄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와 스토아학파는 자살을 받아들인 반면 에피쿠로스 학파는 자살을 인정하지 않았다.플라톤은 기본적으로는 자살을 반대했지만,‘파이돈’에서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이나 피할 수 없는 치욕을 당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살을 인정했다.이와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 윤리학’에서 자살이 공동체에 대해서는 부당한 행위이지만 스스로에게 부당한 행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점점 중요한 사회적 코드가 되어가는 자살.그것은 무기력한 도피인가,인간만의 특권인가.이 책은 자살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소개한 자살학 입문서다.1만원. ***수소혁명 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진수 옮김 / 민음사 펴냄 미국 워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전작 ‘소유의 종말’을 통해 ‘소유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이 책에서는 석유 시대의 종말과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예언한다.산업시대 초기에 석탄과 증기기관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마련했듯이 미래에는 수소 에너지가 기존의 경제·정치·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란 설명이다.수소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소 가운데 가장 흔하기 때문에 ‘영구 연료’가 될 수 있으며,이산화탄소 같은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1만 4000원.
  • [열린세상] 국민이 대통령인 시대

    노무현 당선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민이 대통령’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이것 역시 또 하나의 구호에 그칠 것인가 의문을 갖기 전에 그 참뜻을 새겨보고 일단 희망을 가져보고 싶다.이번 선거는 국민의 힘으로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을 새로운 희망으로 전복시킨 특별한 계기였기 때문이다.이 희망은 권위주의 정치문화,비민주 정당의 전통,그리고 부패정권이 지속되어온 토양 자체를 바꾸어낼 수 있으리라는 절박한 바람이다.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 역시 국민이 스스로 다스리는 참여민주주의의 몫임을 새 정부는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 정부는 국민을 통치 대상이나 동원 대상으로 삼아온 과거의 정치역사와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포퓰리즘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속에는 대중의 인기를 유도하는 선동과 동원력으로 권력을 강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담겨져 있다.이러한 우려는 국민을 진정한 정치 주체로 인정하지 않았던 역사적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민을 표밭으로만 취급하는 정치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눈치작전이나인기전술에만 전념하기 십상이다.임기 동안에 가시적 효과를 드러내는 것들에만 치중하거나,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허풍을 떨고 거품을 일으키거나,조작과 졸속의 대증요법으로 일관하기 쉽다.이런 것들은 물론 오래 갈 수 없다.국민은 그 밑에 숨겨진 실상을 감지할 뿐 아니라 그 후유증 때문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고 고통을 당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이것들이 실책과 비리로 드러나는 악순환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냉소주의와 환멸을 키워가고,결국 정치는 국민을 우습게 아는 정치인들의 독점무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국민을 나라의 영원한 주인으로 존중하는 정부나 대통령이라고 한다면,국민에게 국가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과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진실을 알리고 말해야 한다.그런데 오늘의 진실은 어제의 진실을 밝히고 내일의 진실을 약속하는 것과 직결된 것이므로,그 일차적 작업은 지금까지 국가적 의혹으로 남겨진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역사 바로 세우기’가 실체없이 실종되어 버린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진실을 파헤친다고 했던 ‘과거청산’이 또다시 진실을 영원히 묻어버리는 것으로 끝난 것인지에 대한 의혹이 쌓일수록 국민은 역사에서 점점 더 소외된 존재가 되지 않을 수 없다.거짓의 역사는 국민의 역사가 아닌 반국가적인 소수 위정자들의 역사이므로. 오늘과 내일의 진실은 또한 국민에게 약속한 선거공약들의 실현 의지와 그 가능성에서 드러날 것이다.선거가 끝나면 공약을 폐기처분하거나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역시 구태정치의 한 모습이다.차기 정부는 그 유산을 물려받아서는 안된다.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공약을 보고 표를 찍었는지를 따져보기 이전에,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일 뿐 아니라 후보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후보의 철학과 신념을 담은 공약이었다고 한다면,그 공약을 저버리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 이전에 후보 자신을 배신하는 행위다. 따라서 공약에 담겨진 정치철학이 무엇이었으며,그것이 왜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밖에 없으며,국가현실의 그 무엇이 공약의 실천을 어렵게 만드는것인지,국민은 그 진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그 진실성이 호소력을 가질 때에만,‘국민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의 참여민주주의는 거짓의 역사를 진실의 역사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바탕으로 그 뿌리를 내려야 한다.‘국민통합’은 거짓과 진실의 경계마저 없애버리는 ‘화해와 용서’가 아니라 진실의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믿음 위에서 가능한 것이며,‘정치개혁’은 거짓과 음모의 구태 정치를 거부하는 새로운 정치역사의 장을 열어가는 것이어야 한다.
  • [Look!아시아] 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3)쇼와 붐,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잃어버린 10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은 지금 일본 역사상 가장 활력이 넘쳤다는 쇼와(昭和)시절에 대한 향수로 상처받은 마음들을 달래고 있다.당시를 테마로 한 서적,영화,패션,심지어 과자점까지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그러나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와 좌절감에서 시작된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는 ‘일본어 붐’ 등 일본적인 것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되며 민족주의의 재발현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요코하마(橫濱) 시내 미나토미라이 21지구.이곳에 들어선 ‘하이카라 요코초’에는 쇼와시대(1926∼1989년)를 재현한 약방,과자점,사진관 등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언제나 붐빈다.연인들,혹은 가족끼리 놀러 온 사람들은 연신 “이때가 좋았네.”,“그리워,이때로 돌아갈 수 없나.”라는 탄성을 터뜨린다. 2001년 4월 문을 연 당시에는 호기심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았으나 지금은 입소문이 퍼져 그들의 부모세대나 할머니,할아버지 세대들도 찾는다.3대가 함께 이곳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이카라 요코초의 운영회사인 ‘젠토’의 니시무라는 “테마를 쇼와 30년대(1950년대 후반∼1960년대 전반)로 잡은 것은 그때가 일본에 가장 힘이 넘쳤던 시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본인들이 이 시대를 그리워하고 지금의 어려움을 치유받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인다. 오메(靑梅)시의 ‘쇼와 레토로 박물관’은 전후 부흥시대인 쇼와 30년대를 컨셉트로 과자점,문구,영화간판 등을 전시하고 있다.이 박물관은 당초 지방에서 불고 있는 심각한 불황으로 빈 가게들이 늘면서 상가 부흥을 위해 고안됐으나 예상 외의 성황을 누리고 있다. 도쿄 긴자에도 메이지 제과가 쇼와 초기를 재현한 카레 전문점을 오픈했고 오다이바에도 쇼와 상점가가 명물로 등장해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거린다.서점에는 ‘쇼와 천황’ 같은 쇼와 시대를 테마로 한 서적들이 즐비하다. 쇼와 시대의 신문소설을 드라마화한 ‘진주부인’이 지난해 공전의 시청률을 올렸는가 하면 ‘황갈색 머리소녀’,‘낡은 시계’ 등 쇼와 시대의 노래가 리바이벌돼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 젊은 세대에게 전쟁 중 일본 국민의 고생을 전달하기 위한 취지로 1999년 개관한 ‘쇼와관’에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15만명이 찾기도 했다. “회고 붐이다.옛날로 돌아가자기보다 시간 감각이 어긋나 있는 현상이다.젊은 세대는 과거의 것이 흡사 새로운 것처럼 보이고 나이든 세대는 그리움이다.시간이 텅 비어 있다.”(사회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 일본어붐은 이런 쇼와붐과 함께 찾아왔다. ‘소리를 내 읽고 싶은 일본어’가 140만부라는 히트를 친 뒤 ‘아름다운 일본어’‘상식으로서 알아두고 싶은 일본어’등 일본어를 주제로 한 책들이 물결을 이뤘다. 일본어붐의 배경에는 구구한 설이 있다.붐에 불을 댕긴 ‘소리를…’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메이지대 교수)의 말대로 “신체학의 발로”이기도 하고 “일본 문화의 회복”(시인 다와라 마치)이기도 하다. 이중에서도 일본인의 정체성 찾기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갖는다.“80년대 나카소네 총리의 전후 총결산 때부터 시작된 일본인들의 아이덴티티 찾기의 흐름에 일본어 붐은 놓여 있다.”(이종원 릿쿄대 법학부 교수) 쇼와붐,일본어붐이 자기 정체성 찾기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지금 왜 이런 문화적 민족주의(내셔널리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미야자키는 “9·11테러,월드컵 16강 진출,북한의 일본인 납치 등 일본인을 한덩어리로 만드는 국내외 사건이 잇달았다.”고 설명한다.이런 한덩어리가 되는 위험은 무엇인가.“쇼와붐이든 일본어붐이든 그 공통 키워드는 ‘일본’이다.일본의 아름다움 같은 것을 좇다 보면 합리적 사고를 넘어 불합리하고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이종원 교수) 민방 아사히 TV는 새해 벽두 5시간짜리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 ‘전후 민주주의와 내셔널리즘’을 택했다.자신감에 충만해 있던 일본,일본인들이 거품경제 붕괴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의 ‘경고’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일본에는 좌절감이 있다.좌절감은 내셔널리즘같은 것으로 흐르기 쉽다.일본의 정치가 공동화되고 있다.무슨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힘들다.”붕괴의 10년이 시작된 지금,일본에서 무엇이 일어날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됐다. marry01@kdaily.com ◆‘쇼와 30년대'란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쇼와 30년대’(1955∼1964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일본인들이 그 시절을 이토록 그리워하는가. 전쟁의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선 그들은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그들의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하고 고도 성장기에 들어선다.1956년 유엔에 가입한 일본은 1957년 일본원자력연구소의 원자로가 임계(臨界)에 성공하고 도쿄 인구는 850만명으로 세계 인구 1위의 도시로 올라선다. 1958년에는 당시 세계 최고층이라는 도쿄타워가 도쿄 시내 한복판에 건설되고 이듬해 아키히토(明仁·현 일왕) 왕세자가 결혼했으며 사상 첫 일본인 미스 유니버스가 탄생한다.2년 뒤 60년에는 컬러 TV방송이 시작됐으며 61년에는 도쿄가 인구 1000만 도시로 부상한다.이어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면서 쇼와 30년대를 특징짓는 힘과 번성의 시대는 절정에 이른다. 이런 쇼와 30년대에는 일본의 공업사회가 완성단계에 들어선다.수도 도쿄로의 집중,규격 대량생산형 사회의 틀이 잡힌 것이다.이 시기에 이른바 ‘연공서열’,‘종신고용’으로 특징지어지는 일본식 경영 스타일이 정착되면서 근무처나 회사라는 조직에 충성을 다하는 ‘회사인간’이라는 말도 탄생한다. 이러한 일본식 경영에 맞춰 촌락을 비롯한 지역사회 중심의 대가족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바뀌고 지연·혈연사회에서 직장을 중심으로 한 직연(職緣)사회로 변화한다.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연호인 쇼와(昭和)는 시대 전체로 볼 때 침략,식민지배,전쟁과 패전과 부흥을 겪었으며 군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변신한 다종다양한 시대이기도 했다. ◆일본 정신과 의사가 진단하는 '쇼와 붐' |도쿄 황성기특파원|“경제가 좋지 않아 일본인은 지금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믿을 수 있고 변함 없었던 대기업,전통기업,은행들의 도산은 물론 교사의 비리,의사의 의료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아무 것도 신용할 수 없게 됐다.” 정신과 의사 가야마 리카가 보는 현대 일본인이다.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게 된 일본인에게 희망과 성장이 있던 ‘좋았던 과거에 대한 향수’는 어쩌면 당연하다는 진단이다. ●쇼와붐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가. 밝은 앞날을 찾을 수 없을 때에 과거 일본이 좋았던 시대,일본인이 열심히 뛴 전후 부흥 시대를 생각하게 된다.물질적,경제적,과학적 발전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등식이 있었던 태평스러운 시대였다.당시를 겪었던 윗 세대나 겪지 못한 젊은 세대는 쇼와시대에서 일종의 파워,세계적으로 일류가 되고자 했던 그리움을 느끼는 것이다. ●일본,일본어붐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나. 일본에는 전쟁의 싫은 기억 때문에 강제로 한덩어리가 되는 데 대해 엄청난 알레르기가 있었다.젊은 세대도 그렇다고 생각했으나 월드컵에서의 일본 붐과 일본어 붐을 전혀 저항없이 받아들여 너무 놀랐다.그들은 “전체주의가 아니라 단지 축구가 좋을 뿐”이라고 하지만 일본이 좋다고 하면 무의식중에 다른 나라는 싫다는 정반대의 의미도 생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도. ●그것이 일본의 젊은 세대의 문제점인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딱 잘라 대답하지 않는 것이 일본인의 미덕이었다.결단력이 없다든가 우유부단하다고 비난받는 그런 것들이다.그러나 요즘 젊은이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정신장애자를 사회와 격리해서는 안 된다는 논의가 있으면 그들은 “격리해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미국식으로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은 어디로 가는가. 하나의 흐름이 있으면 반대의 흐름이 일어나는 힘이 아직 있다.그러나 경제악화로 반작용이 쉽지 않다.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처럼 극단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나오면 순식간에 그쪽으로 쏠려버릴 가능성이 있다.그래서 걱정이다.젊은 세대는 무력감이라든지 상상력 결여로 지금은 그런 큰 사회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이시하라 신당의 움직임이 나왔을 때에 순식간에 그쪽으로 쏠려버리는 밑바탕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이시하라 신당이 위험하다는 것인가. 그들이 이시하라의 정치이념을알고 지지한다기보다 그가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고 낯익은 얼굴이기 때문에 지지하곤 한다.정치가는 다 똑같다는 체념 속에서 친근하고 쉬운 말을 힘있게 하는 이시하라에게 쏠리는 것이다.우경화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그렇지만 젊은 사람 중에서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많고 지식인 중에서도 과거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그것은 위험하다. ●납치 일본인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도 그런 맥락인가, 일본은 세계 속에서 북한을 바꿀 수 있다는 중요한 입장에 있는데도 넓은 시야나 장기적으로 뭔가를 생각할 수 없게 됐다.대단히 근시안적으로 되고 있다.납치도 내 가족의 문제라고 간단히 생각해버리고 만다. ■가야마 리카는 43세.도쿄의대 졸업.신문,잡지,TV에서 사회·문화비평을 비롯,현대 일본인의 ‘마음의 병’을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는 젊은 정신과 전문의.월드컵에서 나타난 일본 젊은이들의 민족주의 성향을 분석한 ‘소 내셔널리즘 증후군’을 비롯,다수의 저서가 있다.
  • [사설]재벌, 美 갑부에게서 배워라

    미국의 갑부들이 최근 미 정부가 경기부양대책 차원에서 발표한 세금 감면 확대 방안과 관련,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고 한다.이들은 “상속세는 경제적 불균형을 완화하고 부를 상속받는 사람들의 귀족계급화를 막는 수단”이라며 상속세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다.상속세 폐지 반대 청원에 서명한 갑부에는 록펠러와 루스벨트가(家) 사람들을 비롯해 언론재벌 테드 터너,국제 투자가 조지 소로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부친,영화배우 폴 뉴먼 등 미국 사회의 명망있는 가문의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우리는 미국 갑부들의 이같은 ‘책임있는 부’ 운동을 지켜보면서 혈족 지상주의 형태의 재벌 폐해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재벌들은 대통령직 인수위가 부의 잘못된 세습을 차단하기 위해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해 ‘완전포괄주의’ 방식의 과세 제도를 도입하려 하자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분배 정의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것처럼 호도하기도 한다.조지 소로스의 지적처럼 빈부격차 심화가 사회의 건강을 좀먹는다는 인식은 조금도 없다.재벌들은 미국 갑부들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을 펼치기는커녕,법망을 피해 부를 대물리기에 급급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직후 ‘재벌’과 ‘대기업’을 차별화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황제식 경영을 세습하려는 재벌의 행태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가 과거 고도 성장시대에 드리워졌던 그늘을 걷어내고 미래를 향한 동력을 축적하려면 지역·세대·계층간 갈등부터 치유해야 한다.갈등 치유에는 가진 자,특히 재벌이 앞장서야 한다.누릴 줄만 알았지 베풀 줄은 몰랐던 재벌들은 미국의 갑부들에게서 가진 자의 도덕률을 배워야 한다.
  • [길섶에서]충고

    남에게 실수나 잘못을 지적당하는 것이 좋을 수는 없다.어떤 충고와 지적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가도,정작 어떤 잘못이 있으니 고쳐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나빠진다.근무 성적 평가에 대한 반응도 비슷한 것 같다.평가제가 필요하다고 얘기했지만,평가 결과가 나오면 적지 않은 불만이 쏟아진다.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누구나 자신의 불안,열등감,약점을 들키지 않고 싶은 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누구보다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고,나름대로 들키지 않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그걸 들춰내니 화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심리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방법은 거꾸로 자신에 대한 지적과 평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있는 그대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되,그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약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말이 쉽지,정작 그렇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황진선 논설위원
  • 새 대통령에 바란다/대한교육협 사무총장 이현청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매우 상식적인 말을 드리고 싶다.교육정책의 입안과 그 실천에 있어 여론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든지 임기 내에 반드시 교육개혁을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다.포퓰리즘과 성급한 개혁은 교육공동체를 훼손할 수 있고 교육을 위해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대통령 당선자의 교육공약의 비전은 ‘자율과 다양성을 통한 희망의 교육’이다.이를 위해 교원복지와 함께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이렇게 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고,실력있는 교사가 교육하는 머물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으며,공교육 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현재 우리 교육현실은 공교육이 붕괴되고 사교육이 비대해져 있으며 학부모들의 교육 신뢰 지수가 바닥에 머물고 있다.이제 이 나라에서 교육이민이니 ‘기러기아빠’니 자녀와 함께 외국으로 나간 ‘기독녀’니 하는 슬픈 용어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교육대통령이 되시길 기대한다. 다음으로 대학의 국제경쟁력을 배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이제 초중등 교육뿐만 아니라 대학도 붕괴되고 있다.대학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한다.GDP대비 2% 이외에 대학교부금법을 제정해 국제수준의 여건과 교수확보,그리고 교과과정이 운용되도록 함으로써 어느 대학에 가든 거의 동등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국·사립을 막론하고 대학에 지원을 하되 자율을 극대화하는 정책이 절실하다.대학에 자율을 줄 때 특성화를 통한 다양한 교육과 자율적인 학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물론 이것이 곧 학벌사회를 실력사회로 전환하는 길이요,입시지옥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 치유책이다. 다음으로 교육복지구현을 기대한다.계층과 지역과 연령,그리고 장애유무를 떠나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다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교육예산 GDP 6%는 반드시 확보하고 초중등 교육과 대학교육 자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가지 더 바란다면,지난 5년간 교육개혁과정에서 학교구성원간의 교육공동체가 갈등과 아픔을 겪어왔다.현장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 속에 참다운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사를 존중하는 풍토를 살려 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 아시아는 지금 소리없는 물류전쟁

    ★현대상선 포천호 3박4일 동승 르포 5대양의 바닷길 확보를 위한 소리없는 물류확보 전쟁이 시작됐다.세계 1위의 해운 물류항 홍콩의 중국 반환과 중국 경제의 괄목할 만한 신장세로 상하이 등 대체 물류 항구가 급부상했다.해운 물류시장의 지각변동은 세계 주요 항만들간의 치열한 화물확보 경쟁으로 이어진다.지난해 세밑 부산에서 출발,거친 파도와 싸우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왕복 항해한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포천호에 동승,우리의 수출·입 물동량 확보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가오슝(高雄)항도 예전만 못해요.기항을 해도 큰 이득은 없습니다.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들르는 것뿐입니다.” 지난해 말 부산항에서 수출 화물을 선적,유럽을 향해 세밑 출발을 한 현대상선 포천호 황종현(黃宗鉉) 선장은 타이완의 가오슝항에 배를 대면서 이같이 말했다. 굉음을 내며 작업 중인 크레인들과 즐비한 화물선 등 선상에서 본 가오슝항의 활기찬 모습과는 달리 황 선장의 말은 의외였다.그러나 잠깐 동안의 의문은 가오슝항 터미널에서 김인룡(金仁龍) 현대상선 지사장을 만나면서 풀렸다.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상처가 치유되기도 전에 해운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상하이(上海)나 옌톈(鹽田)항에 화물을 빼앗겼기 때문이란다. 포천호는 떠들썩한 연말 분위기를 뒤로 한 채 지난해 말 심야 작업끝에 부산항을 떠났다.포천호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5500여개를 실을 수 있는 6만 5000여t 규모.평소보다 파도가 거친 남중국해의 파도를 헤치며 시속 45㎞로 쉼없이 달리기를 3일여.한해가 저무는 날 해질녘에 대만 제1의 수출항인 가오슝항에 도착했다. 포천호에는 선장을 비롯,승선 경력 30년의 베테랑 통신장에서부터 해양대학을 갓 졸업한 신참 3등 항해사에 이르기까지 22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이 가운데 4명의 조선족을 포함,모두가 같은 한민족이다. 포천호는 수출 물량을 선적,56일에 걸쳐 아시아∼유럽 항로 3만 657㎞를 왕복한다.중간에 홍콩(1위),싱가포르(2위),부산항(3위),가오슝(4위) 등 세계 4대 컨테이너항을 포함,20여개 항구에 들러 화물을 싣고 내린다. 컨테이너선에 몸을 싣고 세계를 누비는 이들은 긴 여정으로 통계나 수치보다는 오래도록 체감한 감(感)만으로 항만별·국가별 기상도를 정확히 그려낸다. 이같은 예감으로 봐야 할까.선원들은 중국의 경제 신장으로 인한 가오슝의 위태로움이 남의 일이 아니라며 우려했다.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0년 가오슝에 빼앗겼던 3위 자리를 되찾은 부산항도 중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바닷길에도 벌써 ‘황사(黃砂)’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800여만TEU를 처리,가오슝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는 상하이항은 부산항의 잠재 경쟁자이다.부산항은 900만TEU 규모로 예상되지만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승무원들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데다가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북아의 허브 항구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에게 기대를 표시했다. 배가 흔들릴 때마다 침대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면서 배멀미에 익숙해질 즈음 부산항을 떠난 지 4일만에 홍콩항에 도착했다.스스로가 ‘감자바우’라는 강원도 원주 출신의 선장,부산 사투리가 억센 기관장,명퇴신청을 하고 마지막 항해라는 정읍 출신의 통신장,선장에의 꿈 때문에 배를 탄다는 완도가 고향이라는 1등항해사 등 이제 겨우 낯이 익은 승무원들을 뒤로 하고 홍콩 부두에 내렸다. 1년동안 1800만TEU의 컨테이너가 처리되고,매주 440척의 배가 드나들어 물동량 세계 1위를 고수하는 홍콩이지만 이곳 역시 화물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쟁은 진행중이었다.싱가포르 등 경쟁항만들이 시설투자를 늘리며 화물을 끌어들이고 있는데다가 불과 25㎞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선전(深)의 옌톈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중국에서 생산된 화물은 홍콩을 거치지 않고 옌톈이나 상하이항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홍콩은 1위 항만의 위치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물론 홍콩당국은 이를 강력히 부인한다.홍콩에 자리를 잡은 세계 1위의 항만 터미널사인 허치슨사의 에릭 입(47) 사장은 “홍콩은 컨테이너를 받아 배에 싣는 항구이고 옌톈 등은 트럭으로 화물을 운반,이를 컨테이너에 넣어 배에 싣는 만큼 두 지역은 경쟁관계가 아니다.”고 애써 부인했다.해운사들도 물류경쟁의 주역 가운데 하나이다.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국내의 선사들이 외국의 에버그린이나 머스크 등과 세계 각국의 항구를 누비면서 경쟁을 하는 중이다. 해운업의 수입 구성은 국내 화물 운임수입 15%,외국화물 수입 85%로 이뤄진다.이만한 외화 가득률을 올리는 업종은 해운산업밖에 없다는 게 포천호 선원들의 얘기였다. 포천호는 싱가포르를 떠나 3만 657㎞ 대장정 중에 있다.선상에서 새해를 맞은 22명의 승무원들은 오늘도 망망대해에서 물류한국의 주역으로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kdaily.com ★컨테이너 화물 보면 경제수준 알수있다 ‘컨테이너를 보면 경제가 보인다.’한동안 컨테이너 하면 수출과 거의 동일시되던 적이 있었다.수출품의 대부분이 컨테이너를 통해 운반됐던 1970∼80년대의 얘기이다. 최근 들어 산업의 고도화로 수출품의 상당수가 경박단소(輕薄短小)화 돼 반도체 등 일부 제품은 비행기로 운송되고 자동차도 전용선이 생겼지만 아직도 많은 수출품이컨테이너에 의존한다. ●컨테이너는? 컨테이너는 20피트(6m)와 40피트짜리가 대부분이다.배의 용량을 나타낼 때 쓰이는 TEU는 바로 이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말한다.이 컨테이너를 싣는 컨테이너선은 초기 2400TEU가 주종이었지만 지금은 8000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나온다.현대상선 포천호처럼 5500TEU급은 길이가 63빌딩보다 29m가 높은 285m나 된다. ●신발에서 전자제품으로 텔레비전,봉제품,완구,OEM(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의 신발과 청바지….지금부터 15년전인 88년 부산항을 통해 유럽으로 가던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에 실린 화물 목록이다. 그러나 이들 상품 가운데 요즘 컨테이너선에 실리는 것은 거의 없다.신발 등 많은 제품이 이미 동남아시아와 중국 제품에 밀려 도태됐기 때문이다.대신 최근에 컨테이너를 채우는 품목은 고급 냉장고와 텔레비전,에어컨,타이어,특수 섬유제품,화학제품 등으로 바뀌었다. 산업의 발전으로 컨테이너 한개에 들어있는 수출품의 가격도 달라졌다.15년전에는 신발 2500켤레로 컨테이너 한개를 가득 채워봐야 1만달러안팎이었다.그러나 요즘은 컬러TV로 채워진 컨테이너(120대)는 무려 7만 2000여달러나 된다.우리의 산업이 발전하면서 나타난 격세지감이다. 우리만 컨테이너에 싣는 내용물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한동안 섬유류가 주류를 이루던 중국도 이제는 전자제품으로 품목이 바뀌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컨테이너에 실리는 화물을 보면 그 나라의 경제수준을 알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중국에서 실리는 제품이 전자제품 쪽으로 바뀌고 있어 우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홍콩행정부 경제발전국 정 시우 만 총비서장 “홍콩은 다른 항만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홍콩특별행정부의 정 시우 만(鍾少文·44) 경제발전국 총비서장은 세계 1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홍콩항의 위상이 중국의 부상으로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정색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비서장은 “지난 2001년 컨테이너 처리량이 23년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한 것은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라면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물동량이 다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화물 처리량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아시아시장에서 홍콩항의 화물 처리 비중은 점차 줄어 홍콩 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중국의 옌톈항 등 다른 항구들이 물동량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당국은 이에 따라 현재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전산화를 통해 물류처리 흐름을 빠르게 하는 한편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항만에 컨테이너 화물을 쌓아두는 기간도 다른 항구보다 긴 7일로 늘렸다. 또 시설능력을 늘리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대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터미널이 부족하다고 하면 입지만 정해주고 행정적으로는 간여하지 않는다. 또 술과 화약,마약 등을 제외한 물품은 사후 신고제를 적용하고 있다.자유무역항인 홍콩이 갖는 경쟁력 가운데 하나이다. 정 총비서장은 “홍콩은 자유무역항으로서의 오랜 경험을 쌓아 자체경쟁력을 가졌다.”면서 “질 높은 행정서비스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위상은 앞으로 오늘과 같지는 않겠지만 홍콩정청의 이같은 노력을 감안하면 중국이 급성장을 하더라도 급격한 위상추락은 없을 것이라고 홍콩현지에 진출한 국내 선사 주재원들은 분석했다. 김성곤기자
  • [대한포럼]새해 신수와 국운

    해가 바뀐다.새해가 된다.해가 달라지면 소망(素望)이 이뤄질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한번쯤 토정비결을 들여다보는 까닭일 것이다.꼭 토정비결이 아니어도 괜찮다.신문마다 신년호에 게재하는 ‘새해 운수’라도 좋다.새해 신수가 앞날을 알아 맞히지는 않는다.그래도 본다.무엇인가 기대하는 속내일 것이다.걱정거리가 있는 사람은 해우(解憂)되는 기대가 있을 것이요,노력한 사람은 기회의 기대 일 것이다.새해는 희망을 준다. 신수(身數)란 본래 사람의 운수라는 뜻이다.그러나 역술인들은 새해 운세를 흔히 신수라고 한다.평생의 운세를 운명이니 팔자라고 하고,하루 운세라면일진(日辰),매월의 그것은 월별 운세라고 구분한다.역술인들의 관행일 것이다.운명은 괘(卦)에 병(病)이 있고,약(藥)이 있어야 대길로 친다.초년에 고생하다 중년에 운이 트인다는 식이다.역술인들은 초년부터 평생 부귀를 누리는 운명은 아예 있을 수 없다고 본다.사주 여덟 글자에 부귀가 넘치면 오히려 해롭다고 풀이를 한다.그러니 새해 신수도 월별로 굴곡이 있어야 좋은 것으로 본다. 그러나 개인 신수는 팔자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다.개인의 운세는 세상의신수가 좋아야 비로소 좋은 것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고 한다.국태가 있고 비로소 민안이 있다는 말일 게다.세상의 신수가 흐리면 상팔자도 대세에 휩쓸려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세상 사람들이 해가 바뀔 때면 국운(國運)이라는 것을 들먹거린다.국운 보는 방식은 역술인마다 다르다.대개 단기와 서기의 숫자를 주역의 괘상으로 삼아 풀이하면서 그 해의 간지(干支)에 숨은 뜻을 헤아려 종합한다. 새해 국운의 괘상은 화천대유(火天大有)라고 한다.대립도 있고 갈증이 있지만 비가 내릴 것이요,여름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은 자연의 섭리라는 것이다.계층간,집단간 크고 작은 갈등이 돌출하고,때로는 날카롭게 대립하지만 대체로 순조롭게 풀려 나갈 것이라는 뜻이란다.새해의 국운이 2002년의 국운과 무관할 리 없다.올해는 택화혁(澤火革)이었다고 한다.연못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물이 들끓는 상이었다.2002년은 갖가지 권력 비리로 시작되었다.그리고 6월의 월드컵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촛불 시위와 북한의 핵문제가 있다. 2002년은 일거에 세상의 틀을 바꾼 해였다.그러나 차분하면서도 질서정연했다.인터넷으로 무장한 젊은 층들이 외면하던 예전과 달리 사회에 온 몸으로뛰어 들었다.의견을 말하고 토론하고 그리고 행동하며 ‘영 파워’를 결집시켜 냈다.50세 안팎의 중·장년층이 국가 경영의 주역이 되어 새 해를 열고있다.권력의 비리가 구시대 사람들의 그림자라면 기대와 비전은 신시대 사람들의 희망가일 것이다.국운의 신수는 화천대유라고 했다.목마름도 있고 부딪힘도 있다고 했다.시련은 장마철이니 비가 내리는 것으로 여기라고 했다. 새해의 국운은 상괘인 셈이다.병이 있지만 치유될 수 있다고 했다.고비가있을 것이고 극복의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새해가 딱 국운대로되겠는가.그래도 좋다.국운이 좋다니 맞으면 맞아서 좋고,빗나가려 한다면우리가 힘을 모을 일이다. 그러나 세상 일은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밀어 붙이기식 힘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때로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절제도 있어야 한다.또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를 추스를 일이다.촛불 시위가 힘 대신 지혜를 선택했다.월드컵거리 응원은 절제력의 극치였다.한해가 간다. 예년과 달리 허송세월만은 아닌 것 같다.아무쪼록 새해도 길이 반추되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공직자 에세이]고령화사회와 세대차이

    최근 모 연구기관에서 우리 사회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경제성장이 위협받고 있음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는 2000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2% 수준으로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오는 2019년에는 고령 인구가 14%를 돌파하는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뿐 아니라 2차대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압축된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지금도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이러한 변화는 세대간에 커다란 격차를 낳게 한다. 많은 학자들은 지난 대통령선거가 ‘세대간 대결양상’을 띠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심화되는 세대간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영상세대로 특징지워지는 젊은 세대는 이성보다는 감성,집단보다는 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인터넷과 정보화에 익숙한 이들은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단시간에 놀라운 결집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지난 6월 월드컵 때 세계를 놀라게 한 수백만명의 거리응원이나 최근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대규모 촛불시위,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영파워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문자세대로 불리는 기성세대는 흔히 낡은 것만을 고집하고 고정관념에 묶여 변화를 거부한다고 보기 쉽다.그러나 지금의 기성세대는 60년대 이후 격동의 시대를 겪으며 사회변동을 직접 주도하고 변화의 물결에 참여해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일궈낸 동시에 정치·경제·사회적인 많은 문제점과 과제들을 만들어낸 세대이기도 하다. 70년대,필자의 20대 시절 어느 토론모임에서 당시의 세대격차 해소방안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가 변하기 어려운 기성세대를 포용할 수밖에없다.’는 치기 어린 주장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과거 유교문화와 농경사회의 틀 안에 고착돼 변화라는의미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었던 70년대의 기성세대와는 분명히 다르다. ‘젊은 고물이 있는 반면 늙은 보물도 있다.’는 말이 있다.젊은 세대는 무조건 진보적이고 기성세대는 낡고 고루하다는 획일적인 시각은 옳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세대간 문제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무엇보다도 양 세대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때묻지 않은 사회개혁의 열정과 행동력을 받아들여,올바른 사회개혁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고속성장을 이룩하며 체험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에서 개혁의 비전과 전략을 배워야 한다. 세대간의 격차나 갈등은 우려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잘 관리하면 발전과 변화의 원동력도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언론이나 학계·정부가 세대간의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세대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지혜로운 길이라고 생각한다. 2030년 우리 사회가 통일된 선진국으로 자리잡을 때 오늘의 ‘2030세대’가 어떤 세대격차 해소방안을 제시할지 궁금하다. 김진표 국무조정실장
  • “청소년 인터넷 교육 부모가 나서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컴퓨터 게임에 빠졌고,음란물을 하루도 안보면 정서불안에 시달렸던 김영호(가명·17)군은 한 달간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은 후‘사이버 세계’에서 빠져 나왔다.김군은 “그전에는 컴퓨터 이외는 어떤 것도 내게 의미가 없었는데 컴퓨터가 없이도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랍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어린이들이 늘어나면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해한 사이버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뉴질랜드 유학을 가는 아이들도있다.6개월간 뉴질랜드 공립학교에 다니다 온 윤경민(가명·초등학교 6년)군은 운동을 하면서 중독 증세를 고쳤다.“그전에는 컴퓨터를 하느라 밖에서 놀아본 적이 없었어요.뉴질랜드에서 운동을 많이 했더니 입맛도 좋아졌고 6개월만에 키가 12㎝나 컸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서 컴퓨터를 켜고 부모의 눈을 피해 밤을 새워 채팅을 하는 중·고교생들,집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해야지.”라고 말하며 손도 씻지 않고 컴퓨터로 달려가는 초등학생들도 ‘잠재적인’ 사이버 중독자다. ◆청소년10명 중 3∼4명은 인터넷 중독 2000년 서울YMCA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이 서울지역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사이버중독 실태를 파악한 결과 청소년 10명 중 한 명(9.6%)은 사이버중독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가벼운 중독 현상을 보인 학생도 26%나 됐다. 익명성의 사이버 세상은 청소년들에게 비도덕적 행동을 유혹하고 있다.인터넷에 넘쳐나는 폭력게임이나 음란·욕설·자살 등 유해정보를 반복적으로 접할 경우 정서불안에 시달리기도 하고 이를 흉내내면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고 결국 범죄행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조사결과 청소년 84%가 인터넷에서 음란물에접촉했고 대부분(96%)이 집에서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럴 리 없다.’고 부모들은 생각하지만 초등학생들은 매우 심각하게 음란사이트에 노출돼 있다.초·중학생들이 음란물을 접하는 경로는 75%이상이 스팸 메일이나 인터넷 서핑을 통해서다. 더욱이 음란 채팅방을 경험한 청소년 중 47.9%는 자신이 음란한 내용을 유도한 적도 있다고 답하고 있다.음란 채팅은 일회성의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대부분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신의진(정신과)교수는 “지나치게 게임에 빠진 경우에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겨 성적이 떨어지고 문제가 생긴다.”면서 “이메일로 무차별 배달되는 음란물들이 초등학생의 정신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남강중에서는 성교육과 함께 인터넷 음란물의 위험성을 꾸준히 교육해 이런 문제들을 많이 치유했다고 한다.이 학교 이민구 교장은 “인터넷의 음란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성교육을 해야 하고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도록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생활 건전하면 사이버 중독 이겨낼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부가 하기 싫고,심심하고,대화할 사람을 사귀고 싶어서 컴퓨터를 켠다고 한다.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사이버 세상에서는 이런바람들이 쉽게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들은 점차 사이버 세계에빠져든다.10대,남자,자신감을 잃은 사람,자기실현의 좌절을 겪은 사람이 인터넷 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미국의 조사도 나와 있다. 방학이면 집과 PC방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컴퓨터를 한다는 아이들도 있다.아이들의 대화 상대는 또래인양 ‘탈을 쓴’ 음흉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아이들은 욕설과 저속한 성적 표현을 들으면서 차츰 이를 흉내내고 결국 인격을 짓밟는 것이 예사로운 일로 생각하게도 된다.사이버 성폭력을 당하거나 할 수도 있다. 아현중 홍은희 교장은 “마땅히 놀 장소도,시간도,청소년 문화도 부재한 현실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현실의 세계가 스트레스를 덜 주고,불안이 적으며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사이버 세상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결국 부모들의 관심이 사이버중독을 막는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④ 지역감정 해소

    지역감정에 대한 영남과 호남의 시각은 꽤 다르다.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에따른 앙금도 상당히 남아 있다. 해법에 대한 접근에도 어느 정도 차이는 있으나,고른 인재 등용과 지역균형개발 등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데는 영호남이 크게 다르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20일 당선 회견에서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의 장벽을 허물지 못한 데는 큰 아쉬움이 남지만,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은 발견했다.열심히 노력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혔지만 해묵은 불신의 벽을 헐어내기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양 지역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영남의 마음 “호남지역의 개표상황을 보면서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김대중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호남 사람들의 마음이 열렸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나였다.”(김성진·39·경남 진주시 동성동) 16대 대선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끝나자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영남지역 주민들은 착잡한 가운데 패배에 따른 실망감과 아쉬움을 안으로 삭이는 듯한 표정들이다.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 동서간 지역주의,특히 노 당선자에 대한 호남 몰표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식의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경남에서조차 이 지역 출신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기쁨보다 호남지역에서 나타난 몰표현상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상인 우모(55·대구시 중구 동인동)씨는 “대구·경북에서 노 당선자에게 20% 안팎의 지지를 보냈는데 호남이 노 당선자에게 90% 이상의 몰표를 몰아준 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며 “앞으로 동서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택시기사 황모(53·경북 안동시 용상동)씨는“손님들이 애써 선거 이야기를 외면한다.”면서 “호남에 또 졌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주부 정종숙(47·경남 창원시)씨는 “이제는 전라도 사람들이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하고,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세력들을 정치권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노 당선자를 적극 지지한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번 선거가 지역주의를 희석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영남 출신으로 동서화합에 제격인 노 당선자로 인해 지역감정이 수그러들고 진정한 화합이 이뤄질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대학생 이모(21·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대구·경북에서 노 당선자가 20%안팎의 지지를 받은 것은 지역주의 극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호남을 탓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어간다는 자세가 중요하며,노 당선자가 흩어진 민심을 추스르고 지역갈등 봉합에 앞장서는 등 정치를 잘할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보험회사 직원 이모(33·여·부산 사하구 괴정동)씨는 “동서간 표쏠림 현상이 이번에도 나타나 아쉽지만 이제 모두 힘을 합해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식인들은 동서화합을 위해 고른 인재 등용과 지역균형개발,영호남 공동사업 등을 새 정부에 주문했다. 김태일(47·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DJ 정부가 동서화합에 실패한가장 큰 요인은 호남 편중의 인사와 영·호남 토호 수구 세력간의 연대를 통한 지역주의 해결 모색”이라며 “새 정부는 지역과 계파,계층을 초월한 유능한 인재의 고른 등용과 함께 개혁세력을 동서화합의 파트너로 삼아야 할것”이라고 주문했다.이동철(46·의학박사) 포항지역사회연구소장은 “인재등용과 지역개발 측면에서 영·호남인들 서로가 피해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부산 김정한·대구 황경근기자 jeong@ ◆호남의 마음 호남지역 유권자들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는 여당으로 누렸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호남을 텃밭으로한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영남 출신 대통령을 배출함으로써 오랫동안 피해의식으로 자리잡았던 지역감정을 떨쳐버리고 동서화합과 개혁을 이뤄보겠다는간절한 소망에서다. 호남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영남 출신 후보에 몰표를 준 투표결과에 스스로 놀라며 이번 대선으로 망국적인 지역감정이란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지는계기가 됐다고 자평하는 한편 이같은 모습이 다른 지역에 어떻게 비쳐질지걱정하는 모습이다. 회사원 조동균(40·광주시)씨는 “개표 방송을 지켜 보면서 다른 지역에 미안한 마음도 느꼈다.”며 “그러나 현 정권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던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는 없었다.”고 털어놓았다.회사원 이모(36·광주시)씨는 “정몽준 대표의 투표 전날 ‘지지 철회’ 발언에 위기의식을느껴 투표 당일 아침 친구와 친지들에게 전화를 걸어 꼭 투표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나 진보적 지식인들도 “노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80년 5·18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이곳 주민들의 변화와개혁에 대한 열망”이라고 진단했다.전남대 정근식(사회학과) 교수는 “영남 사람인 노 당선자를 열렬히 지지한 것은 그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외길을 걸어온 경력과 무관치 않다.”며 “이를 해묵은 지역주의 잣대로 가늠해 또 다른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호남주민들은 노 당선자가 이번 대선 결과 동·서로 양분된 민심을 추스르고 이를 제2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생 김모(23·전북 전주시)씨는 “노 당선자는 정치개혁을 통해 구시대인물을 퇴출시키고 참신한 인물을 골고루 발탁해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광주에서 사업을 하는 김영환(41)씨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는 연고주의를 배제한 능력 위주의 인사와 지역 균형개발이 최우선 과제”라며 “정치인들 역시 지역주의를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엄격한 감시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이정천(47) 위원장도 “지역감정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감정적인 편중인사를 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하고 “노 당선자가 지방분권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중앙정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지방정부에이양해 지방자치가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도 지역감정을 뿌리뽑는 기반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역 기업인들은 새 정부가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기고 지역균형발전정책을 함께 추진할 경우 그동안 발전에서 소외됐던 전북,충북,호남·충남 서해안,경북 북부지역이 자연스럽게 발전하면서 지역감정의 벽도 허물어질것으로기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전문가 해법 “지역갈등을 없애고 우리 같은 서민을 위하는 좋은 대통령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위해 TV에 출연,화제가 됐던 부산 자갈치시장 아지매 이일순(58)씨가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한 말이다. 무엇이 이 평범한 서민 아지매로 하여금 첫마디에서 ‘지역 갈등’을 없애야 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한 것일까. 지난 40여년간 한국정치의 최대 화두는 ‘지역감정’이었고,역대 선거에서도 이만큼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무기가 없었다.따라서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정책을 제시하려 하기보다는 지역감정이란 편리한 무기를 거머쥐는 데만 관심을 쏟게 됐다. 원래 애향심과 관련된 ‘자기지역 우선주의’와,타 지역 사람과의 감정 및정서상 이질감에서 비롯된 지역감정을 나쁘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그러나 이런 순수한 지역감정이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권력의 획득·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지역패권주의로 전락했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끼친 해악은실로 엄청났다.특히 지역갈등이 영·호남간 정치적 대결구도로 고착되면서우리는 심각한 국론분열 현상에 직면하게 됐고,이런 상황에서 지역갈등은 이미 그 어떤 이성적 설득도 통하지 않는 맹목적이고 교조화된 도그마로 정착된 느낌까지 갖게 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우리는 지역갈등 극복의 새로운 희망을발견하게 된다.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스스로 편한 길을 마다하고 험난한 길을 걸어온 노 후보에게 국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냄으로써,지역갈등은이미 고질적 병폐에서 치유 가능한 것으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아직도 표의 동서 양분현상이 존재하고,선거 후에도 노 후보에 몰표를 던진 호남지역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타 지역에서 나오는 등 넘어야 할 산과 강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표의동서현상은 과거 지역대결 구도와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본다. 호남인들이 영남 출신 후보에게 보낸 높은 지지는 동서화합을 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적임자로 노 후보를 선택한결과이기 때문이다.노 후보가 영남지역에서도 나름대로 높은 지지를 얻은 데서 지역갈등 극복을 바라는 전국적국민 여망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이제 지역갈등보다는 누가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지도자인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젊은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작용했다.민심은 이미 과거 지향적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미래 창조적 국민주의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제 남은과제는 정치인들이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이제 21세기 첫 대통령이 될 노 당선자는 이같은 국민 여망을 절실히 인식하고 지역갈등을 20세기의 유물로 확실히 묻어버리는 과감한 개혁과 화합책을 도모해야 한다.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국민 단합과 지역갈등 극복이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가 지역갈등을 극복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다음 몇가지 점에 유의했으면 한다. 첫째,역대 정부의 인사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되 가능하면 지역간 고르게 등용함으로써 지역화합을 도모해야 한다.이 점에 있어서 노 당선자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자유로운 입장에 있기 때문에 그리어려운 일이 아니다. 둘째,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을 지역에 분산시켜 수도권에는 삶의 질을 높이고,지방에는 발전의 기회균등을 도모,건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지역간 균형발전은 교육제도의 근본적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대학마다 특성화되지 못하고 백화점식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지역간 인적교류는 기대하기 어렵다. 넷째,지역화합뿐 아니라 장래의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이 선진민주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국가적차원에서 도모했으면 한다.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자기 이익과 함께 남을배려하는 여유를 배우는 것만이 정치개혁을 이룩하는 첩경이다. 아무쪼록 한반도의 우리 민족은 이제 모두 하나되는 열린 마음속에 21세기첫 대통령과 함께 대동세상을 활짝 꽃피우는 데 앞장서야 하겠다. ◆영.호남.충청 표분석 16대 대선은 세대와 지역의 승부로도 관심을 모았다.세대간 대결 양상이 고질적 병폐인 지역대결 양상을 누를 것인가,2030세대는 과연 지역감정의 벽을 뛰어넘을 것인가 등이 화두(話頭)였다.결론은 가능성을 확인한 ‘미완의 성공’으로 보인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인 영·호남 대립구도는 이번 선거에서도 여실히드러났다.특히 호남지역의 몰표는 뿌리깊은 지역구도의 현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영남에서 68.6%를 득표한 반면 호남에서는 고작 4.9% 득표에 그쳤다.노무현(盧武鉉) 당선자는 민주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무려 92.3%의 압도적 승리를 거뒀고 영남에서도 25.5%를 얻었다.노 당선자의 호남 득표율은 15대 대선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얻은 92.9%에 맞먹는 수치다.호남에서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영남에서는 4명 중 1명이 노 당선자를 찍은 셈이다. 영남의 표심은 노 당선자의 득표율만 놓고 보면 지역감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노당선자는 고향(김해)인 경남에서 27.1%,부산에서 29.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울산에서는 35.3%를 얻었다.PK(부산·경남·울산)지역을 합하면 29.1%로,10명중 3명이 그를 지지했다.15대 때 김 대통령이 부산 15.0%,울산 15.2%,경남 10.8% 등 13.4%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약진한 셈이다. 그러나 당시 선거가 3자대결구도로 치러진 반면 이번에는 양자대결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이회창 후보의 득표율도 15대 때보다 부산(3.4%포인트)과 경남(12.4%포인트)에서 모두 상승했다. TK(대구·경북)에서도 노 당선자는 대구 18.7%,경북 21.7%로 김 대통령의 12.4%,13.4%보다 4∼7%포인트 더 득표했다.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15대 때보다 대구에서 6.1%포인트,경북에서 12.5%포인트가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3자대결구도가 양자대결구도로 전환한 것이 노 당선자 득표율 상승의 첫째 요인임을 말해준다.다만 15대 때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 후보가 얻었던 표가 모조리 이 후보에게 가지 않고 절반 정도 노 당선자에게 갔다는 점에서 다소나마 지역감정의 벽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영호남과 달리 충청권 표심은 의미있는 현상을 담고 있다.DJP연대가사라지고,이 지역에 연고를 둔 이인제 의원이 빠진 상태에서 노 당선자가 이 후보와 득표율 상승분을 양분한 것이다.노 당선자의 득표율은 15대 김 대통령의 것보다 대전에서 11%포인트,충남에서 5%포인트,충북에서 14%포인트 상승했다.반면 이 후보도 대전에서 11%포인트,충남에서 18%포인트,충북에서 12%포인트 더 얻었다. 15대 대선때 김 대통령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연대로 충청권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는 김 총재가 중립을지킨 가운데 대전과 충남북 모두에서 승리했다.지역 연고를 갖고 있는 이 후보는 고향인 충남 예산과 홍성,충북 제천 등 3개 지역구에서만 앞섰을 뿐 대전 5곳을 비롯,나머지 28개 지역구에서 패했다. 이는 노 당선자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효과를 거둔 때문으로 풀이된다.정책공약이 지역감정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역감정 극복의 가능성은 2030세대의 투표행태에서도 나타난다.대선 투표당일인 지난 19일 여론조사기관인 미디어리서치가 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투표자 조사에서 PK지역 20대의 42%,30대의 40.3%가 노 당선자를 찍었다고답했다.이는 노 당선자의 지역 득표율 29.1%를 11∼13%포인트 정도 웃도는수치다. TK에서도 20대의 31.6%,30대의 28.4%가 노 후보를 지지해 전체 득표율 19.97%를 11%포인트 가량 웃돌았다.물론 전국적으로 20대의 60.6%,30대의 60.5%(19일 한국갤럽 조사)가 노 당선자를 지지한 것과 비교하면 이들 영남권 2030세대가 지역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음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결국 영남지역 젊은 층의 표심은 지역감정 극복에 있어서 이번 대선이 안겨준 성과이자,과제인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
  • 한나라 쇄신론 안팎“대대적 개혁 급선무” 공감 중진·소장파 방법엔 이견

    한나라당은 22일 서청원(徐淸源) 대표 주재로 선거대책위 의장단 회의를 열고 당의 활로를 논의했다.대통령선거 패배라는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각종 논의와 아이디어가 한나라당 내에 만발하고 있다.한나라당 의원들사이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집권 초기에 개혁을 밀어붙일 경우,인기가 치솟아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말뿐이 아닌 진짜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지도부 책임론 및 조기전당대회 이견 박명환(朴明煥) 의원은 “선거 패배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새로운 진영으로 새판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이한구(李漢久) 의원은 “30∼40대 유권자에 대한 비전 제시가 미흡했던 게 대선 패배의 주요인”이라면서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하는 의견은 크게 둘로 나뉜다.맹형규(孟亨奎) 의원은 “당이바뀌는 것보다는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치유하는 게 급하다.”면서 “선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보다는 화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최병렬(崔秉烈)의원도 “패배 책임을 놓고 싸우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책임을 놓고 이견이 노출될 경우 당의 내분으로 비쳐져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뜻이 담겨 있다. 미래연대를 비롯한 소장파 의원들은 당의 체질과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체제를 바꾸지 않은 채 조기전당대회를 열어야 의미가 없다는 쪽이다.오세훈(吳世勳) 의원은 “현재의 최고위원 선출체제는 돈 많은 중진들의 돈 잔치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것을 개선하지 않고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야 무슨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당의 체질 개선에는 한 목소리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은 국민경선과 행정수도 이전 등이슈에서 끌려다녔다.”면서 “미국처럼 원내총무 중심의 원내정당으로 가는 등 대대적인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박진(朴振) 의원도 “노무현 당선자는 창당 수준으로 변화와 개혁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나라당이 국민을 감동시키는 변화와 개혁을 주도하지 못하면 위기에 빠질 수있다.”고 말했다.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제2의 창당이라는 각오로 하지 않고 미봉책으로하면 안된다.”면서 “당의 전면에 나서는 인물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선수(選數) 위주로 요직을 맡는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희태(朴熺太) 최고위원은 “당 쇄신은 사람을 바꾼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고 당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5년간 우리 당이 싸우는 모습 말고 보여준 게 뭐가 있느냐.”면서 “하드웨어를 바꿀 생각보다는 소프트웨어를 바꿀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백가쟁명식의 의견은 23일 국회의원과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불을 뿜을 것 같다. 곽태헌기자 tiger@
  • [사설]노무현시대의 우선 과제(2) - 공존의 사회로 가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7000만 대통합의 시대’ 선언은 화해와 협력이얼마나 절실한 과제인가를 알게 한다.남한의 통합뿐 아니라 북한을 포함한우리 민족 전체의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북한을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로생각하고 핵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약속이다.갈등 구조를청산하고 대화와 화합,자존심을 살리는 시대를 열어야 할 때다. 노 당선자의 통합은 다른 말로 하면 서로 공존하고 공생하자는 것이다.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자는 통합이 아니다.서로 상대를 인정하고,함께 문제를 풀어보자는 말이다.이번 선거 결과 드러난 세대간 뚜렷한 인식 차이나,동서간의 표쏠림 현상,남북 문제를 바라보는 보혁간의 시각차 등도 공존하는 지혜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특히 확연히 드러난 세대간 단절 현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정치 무관심층’으로 지목돼온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이 기성 정치를 이대로 놔둘 수없다는 자각으로 참여의 정치를 실천했다.젊은 세대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매체를 통해 정보를 나누고힘을 결집한 반면,활자 매체에 익숙한 50대 이상의 기성 세대는 편파적인 정보들을 제공한 보수언론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영 파워’에 밀리는 참담한 ‘패배’를 맛본 것이다.그렇다고 우리사회를 젊은 세대만으로 끌고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노·장·청 세대가 서로 공존하면서 세대간 단절을 메워나가고 갈등을 해소해 나갈 때 참여 민주주의 사회는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간의 표쏠림 문제만 하더라도 과거처럼 선거 과정 자체가 지역 정서에매달린 결과는 아니었다.또 영남지역에서 노 당선자 지지율도 20%대를 훨씬상회했다.따라서 동서간 지역 정서 문제는 얼마든지 치유 가능한 것이며,노무현 차기 대통령의 인사 탕평책 구사를 통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과제다.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시대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갈등 해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우리 사회의 소수,비주류에 속하는 사람들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간직하고 걱정없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지혜가 바로 공존의 시대를 여는 것이다.“나에게 반대한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협력을 요청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약속은 그래서 기대가 크다.
  • [공직자 에세이]자원봉사의 참뜻

    오늘날 산업화가 크게 진전됨에 따라 인간의 삶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향상되었으나 핵가족화,개인주의적 사고의 팽배,전통윤리 붕괴 등으로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메말라 가고 있다.또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과 많은 실직자 등 경제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는 소외 취약계층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이와 같이 우리사회에서 사회복지욕구 대상자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공적인 사회복지제도만으로는 복지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사회복지제도의 불완전성을 보충하고 사회적 문제해결과 치유 및 예방기능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참여로 전개되는 자원봉사 활동이 매우 중요한 가치와 의의를 갖고 있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원봉사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자원봉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효율적 관리를 위해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관리시스템은 매우 열악한 형편이다. 현대사회는 복잡하고다원화된 사회인 만큼 복지욕구도 다양하며 자원봉사자의 역할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이미 선진국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사회의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동하여 큰 실효를 거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 동기를 심층분석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하고 있다. 대체로 지금까지 자원봉사 활동의 참여동기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불우 이웃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이타적 가치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으나,최근 연구보고서에는 개인의 여가 선용,신앙생활,자아 실현 등 자기지향적 동기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활용하는 우리의 복지현장 실태는 어떠한가.조직의 운영목표에 맞추어 자원봉사자의 지원동기,자질,신념 등을 아랑곳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복지현장에 투입함으로써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지원동기와 달라 스스로 봉사활동을 중도에 포기하는 등 자원봉사자의 관리에 매우 안이하게 대처해 온 게 현실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기쁨,자아 실현과 성취감,또한 자신이 소속된 봉사기관으로부터의 인정과 평가 등을 통해 보람과 긍지를 갖게 될 때 자발적 참여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여러 분야에서 순수한 봉사의 뜻을 가지고 많은 자원봉자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 ‘자원봉사자’라는 용어가 남용되고 있다는점이다.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인력과 선거운동원,또는 직업의식을 갖고 노력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고 있는 사람들조차 ‘자원봉사자’로 호칭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순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순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자원봉사자’ 용어의 올바른 정의,자원봉사자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등을 보다 심도있고 현실성있게 연구 검토하여 자원봉사활동을 더욱 활성화시켜 밝고 건강한 선진복지사회를 실현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사설]노무현시대의 우선 과제 (1) - 권력을 나눠라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노무현 새 대통령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낡은정치를 청산하고,새로운 패러다임의 리더십 창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노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원칙과 신뢰의 새로운 정치’를 선언하면서 정치·행정의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천명했다. 우리는 노 당선자의 말대로 국민의 의식 수준에 맞게 사회의 시스템을 바꾸려면 무엇보다 ‘권력을 나누자’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곧발족될 정권인수위의 구성에서부터 차기 정부의 새 내각 인선에 이르기까지이러한 권력 분산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표출된 세대간 단절 및 갈등,지역주의 정서,이념적 분열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권력의 나눔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젊은 세대에게 권력을 넘겨 주어야 한다.국민들이 노무현을 선택한 힘의 바탕에는 지난 6월 월드컵 이후 분출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역동성이 깔려 있다.기존의 낡은 정치를 털어내기 위해서도 정치의 주역을 젊게 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정치 권력은 ‘3김 정치와 그 주변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양되어야 한다. 둘째,명실상부한 인사탕평책을 담보하기 위해 넓은 인재 풀을 확보해야 한다.현 김대중 정부의 치명적인 실수는 바로 협소한 인재 발굴원에서 기인했다.이러한 인재 풀 확대는 정권 출범 초기에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시행하지 않으면 금방 ‘패거리 문화’의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더 이상 그 영역을 넓힐 수 없게 된다.그 첫 시험대가 바로 정권인수위원회의 인선이 될 것이다.새 내각은 그야말로 사회 각 분야의 베스트로 구성되는 ‘올 스타’내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대통령의 ‘친정(親政)체제’를 없애야 한다.노 당선자는 당·정분리원칙을 재확인했다.대통령의 심기에 따라 행정부와 국회와 당이 요동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하는 세력이 설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대통령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권력의 사유화는 권력 행사가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노 당선자는 자신의 새로운 리더십과 국정운영의 철학이 국민들의 가슴에 감동으로와닿도록 ‘권력의 나눔’을 보여주어야 한다.
  • [사설]공존의 정치를 펴자

    제16대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노 후보는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 출발해 당내 경선과 정몽준 대표와의 후보단일화,그리고 대선에 이르기까지 숱한 난관을 돌파하며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해냈다.그러나 국민들은 그에게 또 하나의 정치 드라마를 요구하고 있다.그것은노후보가 5년후 자신에게 투표한 사람과 투표하지 않은 사람 모두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그의 전임자들은 대부분 집권초기의 화려한 출발에 비해 퇴임 때의 모습이 너무 초라했다.전직 대통령들의 실패를 더 이상 반복해선 안 된다.대선의 승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그가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험난하다고 본다.이번 선거에서 비록 승리했지만 여전히 그에게 표를 주지 않은 유권자들이 더 많다.이제는 지지자뿐만 아니라 반대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선거가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정권을 승리의 전리품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승자가 정권을 전리품으로 인식하는 한 정치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극한 대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국민들은 노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한 다른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도 함께 포용하는 정치를 펼 것을 바라고 있다.요컨대 승자와 패자가 공존하는 정치,진보와 보수가 대화를 통해 서로 타협하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역·이념 갈등의 표출이 자제되긴 했지만 개표 결과를 보면 지역감정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여기에 더해 장년·노년 세대와 젊은 세대간의 갈등과 단절이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하게 표출됐다.노 후보는 이런 갈등과 단절을 치유해 사회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공존의 정치,타협의 정치는 승자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패자의자세도 중요하다.먼저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자신의 컬러를 유지해가면서도 국가경영의 큰 틀에는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 주기 바란다.
  • 올해를 빛낸 아이디어 97選

    ‘보톡스 주사' ‘개인용 대 테러장비'‘남녀의 질투는 동급'… 미국인들이 올 한해 미국 사회에서 성행한 아이디어로 꼽은 아이템이다.뉴욕타임스(NYT)매거진은 15일 미 전역 학계와 재계,의료계 등의 전문가와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2002 올해의 아이디어 97선'을 선정해 소개했다.다음은 주요 아이디어. ▲보톡스 주사= 올 4월 미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한 얼굴 성형 주사제로보톨리누스 독소를 응용한 의약품.주름살을 펴는 데 특효를 보여 ‘노화 방지 주사'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부작용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휴대폰 보안시스템= 9·11테러 당시 휴대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탄저균 등 생물무기의 위험을 신속히 고지하기 위해 개발 중인시스템.일명 ‘센서넷'으로 불리며 휴대전화 기지국에서 특정한 위험을 탐지하면 곧바로 모든 가입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아기 울음 번역기= 스페인의 한 엔지니어가 아기 울음의 음량과 빈도,지속시간 등을 정밀 분석해 ‘아기들의 언어'로 만들어낸 연구 결과.아기가 울면 무조건 기저귀를 갈거나 우유병을 들이대는 식의 육아법에 일침을 놓았다. ▲암 조기발견 신화의 수정= 암은 조기 발견하면 대부분 치유될 수 있다는믿음을 수정하는 연구결과 발표.시애틀의 전립선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임상실험에서 조기 발견과 암 치유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깃털 없는 닭= 이스라엘 연구진이 유전자 변이와 잡종 교배를 통해 곧바로 요리가 가능한 닭을 만들어냈다.‘유전공학의 또다른 재앙'이라는 논란의 불씨도 지폈다. 연합
  • 책꽂이/아들과 나 外

    ●아들과 나(고원정 지음) 축구를 소재로 가족의 화해과정을 그린 신작 장편소설.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던 조맹달은 고향 선배의 제안으로 작은 행사를준비한다.아버지팀과 아들팀으로 나누어 축구시합을 벌이기로 한 것.가족의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발상이 새롭다.동방미디어 8000원. ●꼬마 푸세의 가출(미셸 투르니에 지음,이규현 옮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프랑스 원로작가의 단편소설 14편을 수록했다.표제작은 숲을 갈망하는어린 소년과 자연을 거세하려는 아버지의 폭력성을 대비시킨 작품.파괴적인현대문명의 탈출구는 자연임을 상기시킨다.현대문학 9000원. ●성별(왕저우셩 지음,박명애 옮김) 50대 중반의 중국 여류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문화혁명 등 중국현대사를 거쳐온 여섯 자매의 각기 다른 삶을 그렸다.금토 9800원. ●어시스시리즈1·2(어슐러 K 르 귄 지음,이지연·최준영 옮김) ‘어시스 시리즈’는 현대 판타지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고 한다.1권 ‘어시스의 마법사’,2권 ‘아투안의 무덤’과 과학소설 ‘빼앗긴 자들’ 등 저자의 소설세 권이 동시에 번역,출간됐다.황금가지.시리즈는 각 8000원,‘빼앗긴 자들’은 1만 2000원. ●플랫폼(미셸 우엘벡 지음,김윤진 옮김) 프랑스에서 태어나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작가가 지난해 발표한 장편소설.태국의 휴양지를 무대로 매춘과 섹스관광에 대한 비판,성을 매개로 한 인간의 실존문제,현대문명에 대한 냉소적통찰 등을 담고 있으며 작가의 반이슬람적 입장을 담아 논란을 불러일으킨작품.문학동네 8500원. ●늑대와 춤을(마이클 블레이크 지음,정성호 옮김)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주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소설.인디언사회에 동화돼 가는 백인 장교의 미묘한 심리변화와 인디언들의 사고방식 등 영화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과 분위기를 글을 통해 새롭게 느낄 수 있다.아름드리미디어 9500원. ●크리스마스의 악몽(알퐁스 도데 외 지음,고봉만 편역)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삼은 유럽 유명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모았다.알퐁스 도데의 ‘음식을 탐하다’,모파상의 ‘악령에 들리다’,스티븐슨의 ‘사람을 죽이다’,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찰스 디킨스의‘크리스마스 트리’등 7편을 실었다.문학과 지성사 8500원. ●돼지에게 설교하다(아르망 파라시 지음,강주헌 옮김) 프랑스의 저술가가인간세계의 부도덕성과 환경파괴,잔인한 권력자 등을 동물에 빗대 경멸과 비난을 쏟아낸 풍자집.‘네안데르탈인 사건에 대한 짤막한 보고서’ 등 10편의 글이 실렸다.좋은글 7200원. ●크립토노미콘(닐 스티븐슨 지음,이수현 옮김) 책세상이 기획한 ‘메피스토 시리즈’의 여섯번째 소설(전4권).‘아바타’라는 인터넷 용어를 만든 작가가 제2차 세계대전과 현대 기술세계를 오가며 암호풀기 게임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제목은 ‘암호의 서(書)’라는 뜻이며 1∼2권이 먼저출간됐다.각 9000원.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로저 젤라즈니 지음,김상훈 옮김) 1960년대 이후 판타지문학계에서 커다란 인기를 누렸던 미국 작가의 초기 중·단편 소설집.화성의 무희와 지구에서 온 서정시인의 사랑을 그린 표제작을 비롯,‘그 얼굴의 문,그 입의 등잔’ 등 17편을 실었다.열린책들 9500원. ●천 개의 절망을 이기는 한 개의 희망(김미림 지음) KBS1 FM ‘세상의 모든 음악’의 작가로 활동하는 저자의 산문집.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짧은 산문 89편이 실렸다.휴먼&북스 8500원. ●장희빈(윤승한 지음)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방영되고 있는 장희빈을소재로 한 역사소설.1940년대 역사소설가로 이름을 떨쳤던 저자(1909∼1950)가 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새롭게 엮었다.열매출판사 9000원. ●대산문화 9호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발행하는 문학교양지. 반년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내년부터 계간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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