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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침요법으로 자폐아 치료 행복 찾아주는게 꿈입니다”/ 강 대 인 대한약침학회 회장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폐아 치료 전문 한방병원’의 문을 오는 14일 열 계획입니다.약침요법으로 자폐증을 치료한다는 것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효과는 이미 입증됐습니다.” 대한약침학회 강대인(姜大寅·40) 회장은 2일 경기도 군포 장애복지관에서 지난해 6월부터 6개월동안 자폐아 50여명을 치료한 결과 30% 이상의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치유되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솔직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자폐아 치료를 통해 웃음을 잃은 자폐아 가정에 행복을 되찾아 주고 싶은 것이 한의사가 된 이후 매일 꾸어온 소박한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강 회장이 자폐아들을 고친 치료법은 단순한 침술이 아니다.이른바 약침(藥鍼)이다.인체의 경혈(침을 놓는 자리)에 침이 아닌 한약을 투입해 치료하는 것이다.그런데 신체의 병이 아닌 마음의 병(자폐증)을 침으로 다스린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믿기 어려울 따름이다. 강 회장은 “한의학의 새로운 치료법인 약침요법은 개발된 지 40년 남짓 지났다.”면서 “침술과 한약치료의 장점을 결합,각종 질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등 대체의학의 한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약침은 한약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주사기를 이용해 한약을 피부에 투입한다.류머티즘과 같은 자가면역계 질환이나 골관절계 질환,만성염증성 질환은 물론 양방치료가 어려운 난치질환인 ‘루게릭병’ 등 진행형 질환의 치료와 말기암 환자의 통증완화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특히 말기암 환자들은 양약에서는 마약성분의 진통제를 투입받지만 약침 요법에서는 천연약물 치료만으로 통증을 완화하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약침 치료법은 1960년 초반 대전대 한방병원장을 지낸 김한성(金漢星·작고)박사가 최초로 녹용 등을 끓여 만든 약물을 경락에 투입하는 ‘금난침’을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90년 약침학회를 결성,1800여명의 한의사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는 중국과 일본,독일,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온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석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양약 중심의 의료체계 탓에 연구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게 강 회장의 불만이다.그는 “현재 사용되는 약침액은 60여종에 이르지만 약으로 인정받지 못해 제약화가 불가능해 각 한의원에서 약물을 자체 제작해서 쓰는 실정”이라면서 “약물의 제약화를 규정한 ‘한의약관리법’이 만들어질 경우 우리 고유의 약물의 개발과 함께 양약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개업중이던 한의원의 문을 닫고 대한한의사협회 약무이사로 활동해온 강 회장은 “북한은 김일성대학에 약침을 전문으로 하는 ‘난치나이과’(난치병이 낳는다는 의미)를 만들어 연구하고 있을 정도로 약침요법이 발달해 있다.”면서 “앞으로 북측과 함께 비무장지대내 약제 공동조사를 벌이는 등 남북공동으로 약침 발전을 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우리경제 진단과 대응...수출 경쟁력 적신호···제2위기 우려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도 잠깐,위기 5년만에 다시 한국경제에 위기파도가 닥친다는 경고가 나온다.이번에는 5년전과 달리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가 모두 어려워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다 국내에서는 과다한 가계부채와 투자 위축까지 겹쳐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한 요인들은 무엇이었으며 그런 요인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그래야 위기 탈출도 가능하다. 97년 외환위기 원인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첫째 동남아 금융·외환위기의 전염효과(contagion effect),둘째 정부의 정책 실기,셋째 수출경쟁력 저하다.첫째와 둘째가 금융 원인이라면,셋째는 실물부문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이 세가지 원인을 중심으로 외환위기 당시와 현재 상황을 비교·검토하고,위기 재발 가능성과 대응방안도 살펴보고자 한다. 97년 당시 금융·외환위기의 진원지는 태국이었지만 아시아 주변국으로 확산되며 우리 경제까지 감염시켰다.전염효과는 금융권,유동성,무역 등 세가지 경로로 나타났다.당시 아시아 국가들은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일본계 은행으로부터의 차입 의존도,주식시장간 상관계수 등이 높은데다 수출 품목들도 대부분 경합 관계에 있어 평가절하의 단초를 제공했다. 하지만 전염효과의 가능성은 요즘 크게 낮아졌다.일본계에만 집중됐던 아시아 국가들의 자금 조달원이 유럽·미국은행들로 다원화됐다.우리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도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 비교적 양호하다.개도국과의 수출 경합도도 점차 낮아지는 등 그동안 구조적 변화가 이뤄졌다. 다만 글로벌경제시대에 실물·금융 개방이 동시에 이뤄져 특히 유동성 전염 위험은 완전히 차단되지 못했다.때문에 전염효과의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둘째 정부의 대응력도 한층 높아졌다.외환위기 발생 당시에는 정부가 원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기존의 관리변동환율제도를 고수,외환보유고를 급격하게 소진시켰다.금융기관들의 채무 지급불능 사태를 막기 위한 지원 규모 확대에 급급한 나머지 외환수급 여건의 변화 필요성을 간과했다.자본 자율화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단기외채 문제에 미리 대응하지 못하는 등 외채규모 파악에 실패한 점도 외환보유고 관리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정책당국은 외환보유고 관리·유지,외채의 사전 감시·감독에 적극 나섰다.외환보유고는 현재 1200억 달러 수준으로 IMF방식으로 산출한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520억∼630억 달러)을 이미 크게 웃돌고 있다.외채관련 지표들도 당시만큼 급변하진 않는다.단기외채 비중의 점진적 상승을 제외하곤 대체로 안정적인 추이다.금융감독시스템 강화와 조기경보체제 구축 등도 정책실기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문제는 실물부문이다.95년 이후 실물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교역조건과 수출경쟁력이 취약해졌다.97년 전후 각종 실물 지표들이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징후를 나타내지 않았음에도 경기가 이미 하강 국면에 있었다는 점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외부 충격에 대한 면역력을 취약한 상황으로 몰아갔다.금융·자본 자율화추진과 대규모 자본 유입으로 인한 원화의 고평가 압력속에 엔화 및 위안화 등이 평가절하돼 교역조건은 더욱 나빠졌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96년 무역특화지수는 79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인 0.14까지 떨어졌다.무역특화지수는 수출입 격차(수출-수입)를 총 교역량(수출+수입)으로 나누는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수입특화,1에 가까울수록 수출특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러한 무역특화지수는 90년대들어 전반적으로 추세선을 하회,수출경쟁력이 취약함을 보여주었다.외환위기 발생당시에도 96년 최악의 수준보다는 다소 높아졌지만 절대 수준으로는 추세선을 크게 밑돌았다. 2002년말 무역특화지수는 0.17로 외환위기 당시(0.11) 보다는 높은 수준이다.문제는 수출경쟁력의 장기추세선이 하강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외환위기 발생 이듬해인 98년 환율상승과 실질임금 하락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0.31)까지 치달았다가 2002년 말 현재 장기추세선 아래로 떨어졌다.품목별로도 추세선을 하회하는 품목들이 늘어나 수출경쟁력 약화 조짐을 반영하고 있다.특히 가전·섬유류 등의 경쟁력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 품목에 밀려 완연한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철강제품도 9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단지 IT 업종만이 반도체가 87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무선통신기기,컴퓨터에서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일반기계의 수입특화도가 개선되며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고 선박과 자동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위기가 다시 온다면 ‘수출경쟁력의 저하’가 가장 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전염효과와 정책실기가 가장 결정적이었던 외환위기 당시와는 대조적이다. 물론 외환위기 당시의 변수들로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최근 대두된 가계부채,디플레 우려 등 새로운 위험요인들도 고려돼야 한다.하지만 과거의 위기 원인 가운데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정책당국의 적극적 대처는 필요하다. 지금은 무엇보다 수출경쟁력 상승추세의 유지,또는 추가 하강속도의 완화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제품차별화를 위한 지속적 기술개발,부품 및 신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생산·판매 등 부가가치창출망의 효율성 제고,전략적 무역 등과 같은 경쟁력 강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산업구조 측면에서도 동북아 지역 내의 산업내 무역(동종업종 내에서의 제품 차별화와 공정간 분업) 추세에 유의,분업의 이익 극대화에 노력해야 한다. 경쟁력 강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재정·금융정책과 미시·산업정책간 연계를 강화,종합적 정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90년대 미국경제가 신경제(New Economy)를 구가한 요인중 하나가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 부양·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화정책 활용이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박중구 ▲46세 ▲광주고·서울대학교 경제학과졸 ▲경제학박사 ▲한국장기신용은행 산업금융1부 심사역 ▲산업연구원 산업기술 3실 연구원 ▲현 산업연구원 산업동향분석실 실장 ▲논문과 보고서:‘21세기를 향한 한국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구조조정의 다양화와 워크셰어링’등 다수의 연구보고서.◈한국은행 보고서 제시, 경제위기 4가지 대처법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어느덧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1997년 외환위기에 대한 기억들이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경제위기’가 1972년,1980년,1989년,1997년 등 네차례에 걸쳐 일어났다고 분석한다.이 때마다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정책이 위기예방적이라기 보다 ‘사후약방문’ 성격이 강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게 했다.경기활황이 투기확산,자산가격 거품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무렵이면 이미 경기 둔화가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경기부양정책이 필요한 데도 정부는 번번이 긴축을 선택,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펴낸 ‘경제위기-원인과 발생과정’보고서가 제시한 경제위기 대처방안을 요약한다. ●경제시스템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찾아 치유하라 최근 경험으로 보면 개도국에선 비슷한 유형의 경제위기가 되풀이된다.선진국이 일회로 차단하는 것과 대조적이다.이는 위기의 징후가 보일 때 선진국들은 원인을 찾아내 구조조정에 주력하지만 개도국들은 단순히 위기의 현상을 틀어 막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아라 국제금융시장 불안,전쟁 등 외부에서 위기의 원인을 찾게 되면 예방대책을 세우는데 한계가 있다.경제위기 원인을 경제구조 내부의 취약성으로 돌리면 위기에서 오히려 발전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똑같은 환투기세력에도 어떤 나라들은 무너지는 데 다른 나라는 버티는 것은 내재적 경제시스템의 건실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위기의 원인은 단 하나가 아니다 경제위기 원인을 한두가지로만 집약해 이에 대한 대책만 수립하면 진단이 틀렸을 때 속수무책이 된다.경제위기는 원인도 다양하고 파급경로도 복잡한 데다 예상치 못한 원인과 경로를 통해서도 발생한다는 게 정설이다.위기방지대책을 마련할 때는 원인,발생과정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규제에는 한계가 있다.‘시장규율’이 작동하도록 하라 정부가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민간경제주체들이 불합리한 경제행위를 하거나 견제·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기의 원천요인은 없어지지 않는다.경제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정부규율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시장의 자체적 규율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과거엔 위기가 발생하면 정부는 무조건 개입해야 한다고 여겼지만 최근엔 단일 금융기관이나 기업 파산은 시장에서 흡수하도록 놔두고 정부는 파급효과를 차단하는 데만 주력한다.구제금융 등이 모럴 해저드를 초래,더 큰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외국인고용 허가제 하반기 도입

    산업연수생제도가 폐지되고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도입된다.앞으로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수 있게 되고,정부나 공공기관이 외국인 근로자 도입 및 관리를 맡게 된다.또 외국인 근로자들도 연수생 신분에서 벗어나 근로자 신분으로 바뀌고 노동3권이 보장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고용허가제 도입 방안을 마련,다음주 중 국무조정실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확정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있는,이재정 의원 등 33명이 발의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허가 및 인권보호에 관한 법률’도 4월 임시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정부는 임시국회에서 정부안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존의 산업연수생제도로는 외국인 불법체류 및 인권탄압 문제를 치유하는 데 한계가 있어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이 적정규모의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고용허가를 내줄 외국인력의 규모는 신설되는 국무조정실의 외국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매년 정하도록 했다. 특히 민간 알선업자에 의한 사기 등 송출비리를 막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도입·알선·관리를 우리 정부와 송출국가의 정부가 직접 맡아서 하게 된다. 사업주들은 직업안정기관에 구인신청을 하고 1개월 이상 내국인 고용 노력을 한 뒤 실패한 경우에 한해서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있다.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인력 풀(pool)을 운영하고 사업주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골라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체류기간은 최장 3년이며,근로계약은 매년 갱신토록 돼 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시론] 미국과 동맹하려면 파병을

    ‘노사모’ 등이 이라크전을 명분 없는 전쟁이라며 여론압박을 가하자 국회의 파병 결의안 표결이 연기된 데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까지도 파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라크전은 유엔의 합법적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적 전쟁인데다 수십만 명의 생명을 유린할 수 있는 반인도적 전쟁으로 이라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게 반대 이유다. 언뜻 들어보면 한국이 대단히 고매한 명분국가로 격상된 것 같고 그 사활의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깨트려도 될 만큼 안보에 자신을 갖게 된 것 같다.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도대체 역사상 어느 전쟁이 명분 있는 전쟁이었고 합법적 전쟁이었는가. 미국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아남은 6·25전쟁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의도 완전히 합법적이지는 못했다. 당시 소련의 안보리 불참으로 안보리 결의가 가능했으나 그 자체 법적 문제가 전혀 없지 않았고 소련이 안보리에 복귀한 후에는 소련이 망할 때까지 한반도에 관한 어떤 안보리 결의도 통과될 수 없었다. 유엔 헌장에 규정된 대로 유엔이 직접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던 적(direct UN action)은 유엔 창설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유엔의 승인을 받는 것(UN-authorized action)은 일종의 편법이다. 유엔을 거치지 않고 무력이 사용된 경우는 허다하다.우선 인권과 인도주의를 위해 당연히 유엔이 개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보리의 거부권 때문에 그러지 못하여 유엔을 비켜가게 된다.최근의 실례로는 1999년 코소보 위기에 즈음,나토(NATO)가 단행했던 베오그라드 공습으로 인종청소 등에 의해 수십만 명의 인명을 희생시킨 세르비아 대통령 밀로셰비치의 축출이다. 또 유엔을 통하지 않고 무력을 쓰는 가장 빈번한 케이스는 자위권 발동이다.미국도 이번에 대 이라크 공격의 근거로 세 개의 안보리 결의 이외에 자위권을 꼽았다.후세인에 대한 3월17일자의 최후통첩에서 부시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공격을 받은 후라야만 적에 대응한다고 하는 것은 자위가 아니라 자살”이라고 선언한 것은 바로 선제공격론에 바탕을 둔 전쟁 이유다.미국 본토가 역사상 처음으로 당한 2001년 9월11일의 테러 피격은바로 전쟁 원인이다.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계속하자면 파병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미국의 전쟁이유와 전쟁원인에 시비가 따르고 나라마다 동정의 강도가 다를 수 있지만 그 안보를 미국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만은 달라야 한다. 전쟁은 국가간의 가장 극악한 패싸움이다.그런 싸움에서 동맹은 중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으면 보험이 끊기는 것과 마찬가지다.동맹이 전쟁에서 이기도록 도와야만 위급할 때 동맹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고 국제적 발언권이 생긴다. 9·11테러로 바뀌기 시작한 세상이 이번 이라크전으로 엄청난 변화의 요동을 칠 것은 뻔하다.국제석유가격을 포함한 중동정세에 굴곡이 일고 강대국관계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빚어지는 가운데 대량살상무기 문제로 야기될 분란으로 점철될 탈 이라크전의 추이는 한국이 당면할 도전임에 틀림없다.한국 외교에 과연 얼마만큼의 마진이 붙게 될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노무현 외교는 ‘햇볕’으로 고장난 한·미동맹을 치유하는 호기로 이라크전을 잘활용할 만하다.“한국 역사상 가장 반미적(反美的) 대통령”을 바로 이은 노 대통령은 멍든 한·미동맹을 화끈하게 수리해야 할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북한의 핵문제까지 걸린 외교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지를 헤아리는 데 그 오차범위가 좁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장춘 명지대 초빙교수 외교평론가 ●편집자 주 대한매일 오피니언난은 다양한 의견을 담는 열린 마당입니다.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라크전 지원 문제와 관련,찬성쪽 견해를 싣는데 이어 다음번 시론은 반대쪽 견해를 실을 예정입니다
  • 이런책 어때요/가네코 후미코 외

    ◆가네코 후미코 야마다 쇼지 지음 정선태 옮김 / 산처럼 펴냄 가네코 후미코는 조선의 독립운동가이자 아나키스트였던 박열의 사상적 동지이자 연인이며 옥중에서 결혼한 부인이다.스물세살 나이에 옥중에서 자살한 그녀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무적자(無籍者)로서 밑바닥 삶을 살면서 자신의 뜻과 의지를 무시당한 아픔이 있었기에 그녀에게 식민지 조선은 ‘확대된 자아’였다.박열과 가네코는 1923년 간토대진재 때 조선인대학살을 무마하기 위해 일제가 조작한 ‘천황폭살사건’으로 법정에 서면서 세상에 알려졌다.이 책은 ‘개인주의적 무정부주의자’라고 불리길 원했던 가네코의 사상투쟁의 전모를 보여준다.1만 8000원. ◆궁정사회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여성 옮김 / 한길사 펴냄 루이 14세 치하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펼쳐진 다양한 궁정문화를 파헤쳤다.베르사유는 그 안에 웬만한 도시의 인구와 맞먹는 1만명(1774년 당시)의 대식구가 살았던 거대한 인구집합체였다.‘결합태 사회학’의 창시자인 독일 출신 유대계사상가 엘리아스는 ‘결합태’란관점에서 궁정사회를 분석한다.결합태란 인간이 자기행위를 통해 형성하는 인간관계의 구체적 형태로,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표현하는 개념.루이 14세 때에 와서 인간은 좀더 고양된 인간관계를 ‘에티켓’문화로 형성했으며,이것이 프랑스를 넘어 독일·영국·스페인 등지로 퍼졌다.3만원.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제레미 블랙 지음 한정석 옮김 / 이가서 펴냄 전세계의 들끓는 반전시위에도 불구하고 치러지고 있는 이라크 전쟁엔 과연 어떤 명분이 있는 것인가.숱한 주장과 논평들이 난무하지만 그 어느 것도 명쾌하게 답해주지 못한다.영국 엑시터 대학의 교수인 저자는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해 있는 전쟁의 원인을 국가의 호전성에 비중을 둬 설명한다.싸울 명분이 있다는 것이 반드시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호전성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일단 시작된 전쟁의 지속성을 설명하는 유용한 틀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이라크전쟁의 본질을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데 일정한 도움을 준다.1만 8000원. ◆일회용 사람들 케빈 베일스 지음 편동원 옮김 /이소출판사 펴냄 ‘야만의 세계화’,그 속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의 참상을 고발.태국·파키스탄·인도 등 아시아 저개발국가에서 벌어지는 아동노동과 여성억압,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노동자 학대의 잔학성을 살핀다.저자는 사회학자이자 영국 최대의 자선기금모금 회사인 ‘펠 앤드 베일스’의 공동 창업자.그에 따르면 이같은 ‘현대판 노예제’에 예속된 사람은 미국 10만∼15만명을 포함,세계적으로 최소 2700만명에서 최대 2억명에 이른다.저자는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안토니오 그람시와 파블로 네루다가 수상해 유명해진 비아레조 상을 받았다.1만 6000원. ◆선비와 피어싱 조희진 지음 동아시아 펴냄 우리 민족은 복식과 관련해 두 번의 예송논쟁(1659년 기해예송,1674년 갑인예송)을 벌였을 만큼,의복은 몸을 보호하고 부끄러움을 가리는 차원을 넘어 예를 표현하는 형식으로 간주됐다.그런 점에서 복식을 논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사상적 기반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이 책은 우리 선조들의 옷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과 문화를 읽어낸다.조선시대엔 사대부 남성과 여성들도 지극히 단순한 형태의 피어싱을 했다.저자는 계간지 ‘디새집’의 칼럼 ‘알쭌알쭌한 우리 옷 이야기’로 잘 알려 복식문화 논객.1만 5000원. ◆꿈 피오나 스타 등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펴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신들의 왕인 제우스는 그리스의 트로이 원정군 사령관인 아가멤논에게 꿈의 메시지를 보낸다.이집트인들처럼 그린스인들도 꿈이 치유의 능력을 가진다고 믿었다.예컨대 고대의 아테네 시민들은 몇 주일 씩이나 신전에서 머물며 병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꿈을 꾸고자 애썼다.사람들은 왜 꿈에 관심을 갖는 것일까.이 책은 상징과 예지의 파노라마로서의 꿈의 정체를 밝힌다.창조성·사랑·죽음·공포·가족 등 10개의 주제로 나눠 접근한다.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꿈은 깨어난 뒤에도 떠오르는 회상몽(回想夢)을 일컫는다.1만 8000원.
  • [사설] ‘설마’가 부른 돼지콜레라 대란

    전국이 돼지 콜레라 대란에 휩싸였다.돼지 콜레라가 처음 발견된 전북을 비롯해 전남과 경기,경남과 경북 등 전국이 망라되어 있다.전국에서 돼지 콜레라가 한꺼번에 발병하기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돼지 사육 기반 붕괴로 이어질 위기다.당장 감염이 우려되는 돼지는 살처분해야 한다.콜레라가 대부분 대규모 농장에서 발병해 살처분 대상이 얼마에 이를지 짐작조차 못하는 형편이다.중요한 판로인 수출 중단은 보통 일이 아니다.콜레라가 발생하면 즉각 수출 길은 막히고 콜레라가 완전히 치유되고도 6개월이나 지나야 재개될 수 있다. 이번 콜레라 대란은 지난 19일 전북에서 처음 발병한 이래 불과 닷새 만의 일이다.내막을 들여다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이들 콜레라 돼지들은 경기도 김포의 한 종돈장에서 새끼 돼지를 사다 기른 것이라고 한다.그런데 문제의 양돈장 돼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25일 가축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김포 일대에 돼지 콜레라가 극성을 부리고 있었지만 콜레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방역 당국이 종돈장 돼지의 백신 접종 여부를 농장 주인의 자의적 판단에 맡긴 결과다.결국 설마 하다가 자초한 재앙인 셈이다. 농림 당국은 콜레라 대란이 절정으로 치닫자 부랴부랴 중앙방역협의회를 열었다.그리고 예전처럼 똑같은 조치를 내렸다.예방 접종을 철저히 하고 감염 돼지는 살처분하며 가축 이동을 제한하라고 했다.우리는 지난 2001년 가을부터 해마다 봄과 가을로 돼지 콜레라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한번만 뿌리를 뽑았다면 해결될 일을 3년째 반복하고 있다.‘설마’의 타성에 젖은 지금의 방역 체계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그리고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 예방 접종조차 제대로 못하는 잘못을 막아야 할 것이다.
  • ‘마이너스 건강법’ 인기...인스턴트식품·수입밀·육류등 몸에 나쁜 음식은 빼고 먹는다

    건강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현대인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한 이 문제에 대해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마이너스 건강법’이 인기리에 확산되고 있다.이 건강법은 한마디로 ‘몸에 나쁜 음식을 먹지 말자.’는 것으로 압축된다.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는 건강법을 실천하는 이들의 모임인 마이너스 건강클럽은 지난 2001년 4월 만들어졌다.당시 서울 종로구 ‘손영기 한의원’에서 치료받던 환자들이 정보 교환을 위해 만나면서 특정 목적을 추구하는 모임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건강법으로 “아토피성 피부병이 나았다.”,“결혼 4년만에 임신을 했다.”,“별다른 다이어트 없이도 몸무게가 빠지고 있다.”는 등의 체험담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자연치유를 중시하는 의료인들,환경문제를 생각하는 일반인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인공첨가물·방부제 등서 ‘해방' 지금까지 가입한 회원은 7200여명.이들은 주로 한의사,중·고 교사와 공무원,유기농 농민 등이다.누구에게나 공개하는 개방형 사이트(www.minusclub.org)여서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하루 1000여명이 찾고 있다. 마이너스 건강법을 주창한 손 원장은 “현대의 질병 대부분이 음식에서 비롯된 식원병(食原病)”이라며 “음식에서 야기된 병은 음식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지난 97년부터 2년 동안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다 음식 관리를 통해 깨끗이 나은 체험에서 마이너스 건강법의 전도사가 됐다. 마이너스 건강법에선 건강을 과거의 보신(補身)이나 ‘어떤 음식이 내 몸에 맞다.’는 체질(體質)이 아니라 해독(解毒)이라는 관점에서 본 것이다.매일 섭취하는 먹거리가 오염된 상황에서는 보신과 체질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마이너스 건강법의 요체다. 마이너스 건강클럽은 먹지 말아야 할 3대 식품으로 인스턴트 식품·수입 밀·육류를 지목했다. ●각종질병 자연치유 효과까지 인스턴트 식품은 각종 인공 첨가물 범벅이어서 어린이 때부터 각종 성인병이 생기며 수입 밀에는 장기간 보관과 운송을 위해 방부제 외에도 살균제,살충제가 들어 있다는 주장이다.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먹고 자란,일종의 공장 생산 가축은 겉으론 건강해 보이지만 사람보다 항생제 내성률이 높다는 것이다.더 나아가 우유와 계란도 가린다.소나 닭이 오염돼 있다면 그 산물인 젖과 달걀에도 오염물질이 들어가 있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육류 섭취를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방목으로 항생제와 성장 호르몬을 먹지 않고 자란 고기는 적당량 섭취해도 좋다는 것이다. 이같은 3대 오염식품 대신에 우리 쌀과 유기농(3년 이상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토양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권했다.유기농산물에는 정부가 지정한 ‘친환경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유기농 채소는 삶거나 데치지 않고 쌈이나 샐러드처럼 날 것으로 먹어야 좋다. 이기철기자 chuli@
  • [씨줄날줄] 마담뚜

    셰익스피어는 “사랑은 모든 것을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본다.”고 말했다.결혼의 낭만적 환상은 그러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달콤한 사랑이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영국의 시인 바이런은 “천사였던 여자도 부부생활에서 악마가 된다.”고 말했다.사랑은 이처럼 세월이 가며 변한다. 사랑이 변하더라도 ‘마음으로 보는 사랑’으로 맺어지는 결혼은 행복한 출발이다.그런데 물질적 욕망의 허영심이 커진 현대사회에서는 ‘눈으로 보는 조건’으로 맺어지는 결혼이 많아지고 있다.조건에 맞추는 상류층의 결혼을 중매하는 사람들이 마담뚜다.이들의 중매로 ‘신귀족층’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마담뚜들은 1970년대 이후 상류층 사회의 결혼을 중매해왔다.많을 때는 강남에만 1000여명이 활동했었다고 한다.그런데 90년대 중반부터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결혼정보회사들이 많이 등장하며 마담뚜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들은 특히 특정 부유층의 결혼을 주선하는 별도의 팀을 운영하고 있다.명문가팀,노블레스 클럽등이 대표적인 예다.명문가 팀의 회원 조건은 ‘가족 재산이 50억원 이상’ 등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그렇지만 회원수가 수백명이나 된다고 한다.상류층을 전문으로 하는 결혼정보회사도 성업중이다. 결혼정보회사와 마담뚜들이 최근에는 이화여대생 잡기에 나섰다.이화여대가 지난 1월 재학중 결혼을 금지한 금혼(禁婚)학칙을 폐지한 이후 이화여대 학생들이 매력적인 며느리감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이화여대 출신들은 예부터 최고 며느리감으로 불려왔다.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분노하며 우리를 상품화하지 말라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결혼이 상품화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결혼에서 사랑이 전부는 물론 아니다.그러나 조건 때문에 결혼하는 것은 행복을 놓치기 쉽다.그들은 자기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보다 남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 애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재산이나 조건이 중요시되는 타산적인 결혼은 마음의 빈곤이라는 불행에 빠지기 쉽다.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재물의 빈곤은쉽게 치유되지만 영혼의 빈곤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창순 논설위원 cslee@
  • [밀레니엄] 발탁승진

    검찰 조직이 ‘발탁 인사’로 소용돌이치고 있다.발탁인사설로 인사항명 기미까지 빚어지더니 선배가 후배 밑으로 발령이 났다.흔히 조직내 발탁인사는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경영관리의 기법으로 소개되어왔지만 검찰 인사에서는 파란을 불러왔다.정부와 기업내 발탁인사의 명암을 박기준(朴基俊) 갈렙앤컴퍼니 대표이사가 진단했다. ●발탁인사 의미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그들과 더불어 한팀이 되어 (top at the team) 국정을 운영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대통령이 이러한 인식을 하게 되면 한팀이 되어 일할 사람을 가려서 뽑아야 한다.좋은 사람을 배치하고 그가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면 그는 알아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개혁성 인물을 대거 발탁하고 주요 보직자를 내부 승진해 기용했다.”고 차관급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또 처·청장의 경우 경영마인드를 갖춘 인사를 발탁했다며 경영 마인드를 강조했다. 개혁성과 경영마인드 등 명쾌한기준을 제시한 것이 인상적이다.그러나 개혁성이 있다거나 경영마인드가 있다고 해서 모두 중용되는 것은 아니다.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인사들은 공무원 가운데 많다.그 중에서도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분명 다른 기준이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사에는 몇가지 큰 원칙이 있다.우선 가장 중요한 인사 원칙이 ‘연공서열’이다.이 원칙 아래서는 먼저 조직에 들어온 사람이 먼저 승진하고,봉급도 많이 받는다.또 다른 원칙은 ‘성과주의’다.조직에 더 많이 기여한 사람이 승진도 먼저하고 봉급도 많이 받는다.‘능력주의’도 있다.능력있는 사람이 승진도 먼저하고 봉급도 많이 받는 것이다. 관료제적 전통과 연공서열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행정부에서의 발탁인사는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그러나 현재 발탁인사,발탁승진은 현실이 되고 있다. 발탁인사란 승진연한에 관계없이 조직 발전의 공헌도 및 개인의 능력,자격,경력,업적에 따라 특정인을 승진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발탁인사의 명암 발탁인사는 밝은 면이 있는 반면 어두운 면도 있다.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기존체계를 흔든다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조직의 활력을 불어 넣는 측면에서 보면 첫째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조직의 리더로 임명되면서 관리층이 전반적으로 젊어진다.따라서 새로운 시도가 생기고 자유로운 사고가 숨쉬는 공간이 마련된다. 둘째 발탁인사는 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발탁인사가 제도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채용과정의 활력을 가져와 유능하고 야심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이기가 쉽다. 셋째 조직내 평가제도를 바꾼다.인사의 근거가 나이가 아니라 성과와 능력이라면 성과와 능력을 평가받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 되므로 평가의 객관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게 된다. 넷째 순환보직제도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배치 및 이동에 있어 자신의 능력,적성,희망 등을 근거로 한 적재적소 배치를 요구하게 되고,적성과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성과를 축적할 수 있는 순환을 원하게 된다.마지막으로 성과와 능력에 대한 강박관념은 자발적 헌신,성과 지향적 마인드와 자기 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연결되어 좋지 않은 조직관습을 떨쳐버릴 수도 있게 된다. 부작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인들의 승진 및 상향의지를 꺾는다는 점이다.사람은 누구나 성장의지를 갖고 있는데 지금까지 예상하며 살았던 원칙이 갑자기 바뀌면서 자신의 성장의지가 외부적 힘에 의해 송두리째 꺾여지는 것은 절망적인 일이다. 두번째 문제점은 발탁인사자에 대한 조직적 저항을 부를수 있다는 점이다.이에따라 배제된 사람들의 냉소주의로 조직응집력을 해칠 수 있다. 세번째는 해바라기성 조직문화가 팽배해 질 수있다.이는 평가제도가 합리적으로 정착되지 않는 경우 발생하게 된다.특히 인사권자의 주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초기단계에 주로 나타나는 과잉충성 현상이다. 네번째는 발탁된 사람이 결국 조직내에 발을 못붙이고 뒤처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이것은 인사권자가 바뀔 경우 발탁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견제로 오히려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를 말한다.장관의 임기가 1년이 되지 않는 공직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일반적일 수 있다. 발탁인사가 이뤄지면 그 결과를 누구나 납득해야 한다는 수용성문제가 대두된다.그래서 누구나 인정하는 기준과 누구나 그럴 듯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발탁되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기존체계가 흔들려 안정화 시키는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지금까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공정성이 필요할 때 우리 사회는 나이를 내세웠다.그리고 그것은 누가 봐도 그럴듯한 것이었던 게 사실이다.적어도 공직내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통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발탁인사가 일반화되면 새로운 공정성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발탁인사 관리와 성공을 위한 기초 정부지도자는 발탁인사 등 새로운 인사원칙을 활성화시키려면 이에 대한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발탁인사를 통해 달성하려는 개혁비전을 명확하게 개발하고 경영관리적 측면에서 끊임없이 국민,공무원과 대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료주의가 비전을 앞서게 된다.리더십은 인류역사 속에서 계속되는 주제지만 경영관리(management)는 20세기의 산물이다.복잡한조직이 출현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경영관리 기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변화와 움직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지만 경영관리 과정은 복잡한 조직내에 질서와 일관성을 심는 과정이다.경영관리와 리더십은 충돌할 수 있지만 둘다 필요하다. 경영이 없고 리더십만 있으면 변화를 위한 변화만 있게 되고 경영만 존재하면 위험회피적 통제만 중시하게 된다.리더십의 역할이 크게 발휘될 때에는 변화가 생기고 반드시 위험이 따르게 된다.따라서 효과적인 리더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에 익숙해야 한다. 감수되어야 하는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무모함도,위험없이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욕심도 버려야 한다.따라서 발탁인사를 통한 리더십 발휘는 경영관리적 시각을 갖고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발탁인사라는 메시지를 만든 사람은 자동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관료제하에서는 위에서 정한 방침이 밑으로 자동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그러나 방침은 전달되지만 그 방침의 중요성이 인식되기는 어렵고,인식되더라도 쉽게 잊혀진다.대통령이 관료제적 안이함을 치유해 나가려 하면서 관료제적 이점을 그대로 사용하려 해서는 안된다.방침은 중요하게 인식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해야만 제대로 전달된다.커뮤니케이션의 완성은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발탁인사로 시작한 참여정부의 시도가 리더십과 함께 경영관리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발탁인사때의 새로운 기준인 성과주의,능력주의 인사원칙이 지속적으로 적용되려면 성과와 능력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연공서열 원칙하에서는 인사대상자들의 나이,기수 등이 필요한 자료이다.그러나 인사원칙이 바뀌었으면 당연히 필요한 자료도 바뀌어야 한다.그것은 발탁인사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법 문흥수 부장판사는 “법관의 승진 자료가 되는 판사 평가가 법원장에 의해 자의적,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기초로 한 승진 및 재임명 제도는 판사들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이 말이 사실이라면 법원은 인사의 객관성을 높이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발탁인사의 수혜자 정부내 발탁인사의 진정한 혜택자는 국민이다.그것은 정부에서 발탁인사로 인해 조직활력과 성과 지향성이 증진되면 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그렇다.이러한 전제가 충족되려면 조직활력이 성과지향성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성과지향성은 정부가 국민의 입장에 서야만 가능하다.정부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정부의 존재목적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민간기업은 고객을 중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그러한 곳에서 관료제적 병폐가 자란다.대통령과 정치인이 선거로 평가를 받지만 행정관료는 무엇으로 평가받는가를 생각해 보면 정치인과 관료로 이루어진 정책 결정시스템은 국민에게 제공하는 정책서비스,집행서비스의 가치로 평가받도록 인식되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것은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하나는 유능한 사람이 제대로 된 자리에 있어야 일이 제대로 된다는 것이고,또 하나는 인사 때문에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지도자들은 후자에 무게를 두었지만 이제는 전자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그것이 발탁승진의 진정한 혜택을 국민에게 돌리는 길이다.
  • 특검법 공포/“지도부·신주류 책임져라”구주류·일부 소장파 반발 민주 당내갈등 확산 조짐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법을 공포,결국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이같은 불만의 목소리가 세를 형성해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경우 당권을 둘러싼 파워게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누구에게 책임있나 이번 특검제 협상을 주도한 정대철 대표,이상수 총장,김원기 고문 등 신주류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책임론을 적극 제기하는 쪽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소외되기 시작한 동교동계 등 구주류와 신주류에 속하지 않은 소장파들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담화가 있던 14일 당일에는 말을 비교적 아꼈으나,갈수록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교동계 김옥두 의원은 16일 “원칙과 소신을 지킨다고 한 대통령이 야당의 날치기 통과법안을 그대로 수용해 공포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구주류측의 다른 중진 의원은 “만약 특검법이 남북관계를 저해한다면 중대한 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소장파인 김성호 의원도 “‘조건부 거부권’이란 당론을 관철시키지 못한 대표와 사무총장,원내총무 등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당내 갈등 계속될 듯 이들 중 일부는 17일 당무회의에서 신주류측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을 공식 제기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당내 갈등이 고비를 맞게 될 전망이다. 반면 당의 전통적 지지정서를 외면하기 힘든 신주류로서는 이 문제에 관한 한 대놓고 구주류를 몰아세울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부심하는 모습이다.신주류측은 파문이 조기에 진화되지 않을 경우 당 개혁안이 표류하면서 당 체제 정비가 더욱 늦춰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구주류측의 한 인사는 “이제 당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할 것”이라며 “개혁안이고 뭐고 다 물건너 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주류 일각에선 현 지도부가 사퇴하는 정공법을 구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상수 사무총장은 “지금은 책임론 거론보다는 갈등 분위기를 화해 분위기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퇴론을 일축했다.그는 “민주주의가 원래 시끄러운 것”이라며 “약간의 갈등이 있지만 치유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신주류측의 한 인사는 “동교동계 등의 반발은 친(親)DJ 및 호남 민심을 의식한 일시적 제스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시론] 위원회 혁신 해법

    최근 위원회조직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의하면 행정부내 위원회 숫자가 상당히 많을 뿐만 아니라,위원회 운영실적도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 세간의 비판과 원성을 사고 있다.일부 위원회는 중요한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해동안 아예 운영실적이 없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일부는 사후심의나 서면심의로 회의를 대체한 경우도 있고,일부는 위원들의 위상이 고위직으로 격상되어 불참률과 대리참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또 상당수 위원회는 형식적인 명분제공역할에 머문 경우도 있었다.따라서 위원회 조직정비가 당장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조직정비차원에서 위원회를 정리하곤 했다.그런데 문제는 위원회 조직정비가 거의 정기적으로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따라서 이번에는 위원회 조직정비를 추진하되 문제를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하는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각종 법률이나 대통령령 등에 의해 설치된 위원회가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고 법률이나 대통령령을 개정하고 일몰제를 도입하는 문제까지 확실한 개선방안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행정자치부의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부령 및 훈령 등에 근거하여 설치된 위원회도 그 운영실태를 종합적인 차원에서 평가하여 통폐합 등 여러 조직정비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원회정비의 핵심초점은 위원회 운영의 활성화에 맞춰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 스스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때부터 좋은 정부와 좋은 가버넌스(good governance)를 강조한 바 있는데 이러한 인식이 새로운 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좋은 정부나 좋은 가버넌스의 요체는 정부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국민과의 대화와 국민참여를 중시하며 국민의 만족감과 신뢰를 제고하는 협력 관리에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이나 시민사회 등과 함께 파트너십을 발휘하며 공동생산하는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으며,이러한 정신을 위원회 운영개선의 원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위원회 운영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가칭 ‘위원회조직운영평가위원회’를 둘 것을 제안한다.자체 정비노력에 대한 신뢰가 쌓여 있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위원회 운영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적극적 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이 위원회를 설치해 여기서 모든 위원회의 운영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부실한 위원회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공개하거나 부처평가나 장·차관 실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위원회 조직,인적구성(여성이나 시민사회의 참여율 등),회의개최 주기,회의내용 공개여부,위원회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정도 등 여러가지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할 것은 위원회조직을 관장하는 기관에서 ‘위원회종합편람’이나 ‘위원회운영종합백서’ 등을 매년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그 속에 각 위원회의 조직과 인적구성은 물론 주요 활동내역을 담아 외부평가가 용이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의 조직과 인력을 줄이자는 주장보다는 늘리자는 요구가 항상 많은 법이다.이러한 행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위원회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다.이번에야말로 위원회조직에 대한 새로운 혁신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 김 판 석
  • [사설] 교육부총리 공교육 살려내야

    참여 정부의 교육 부총리가 임명됐다.첫 내각이 출범한지 1주일 만이다.교육 부총리는 결국 ‘지각생’이 됐다.총체적 부실의 한국 교육을 일거에 치유해 줄 인물이어야 한다는 세상의 과욕이 빚은 결과다.교육 부총리 자질로 개혁성과 공동체 의식,교육의 경쟁 마인드와 교육계 대표성 등이 꼽혔다.초인적 인물을 요구한 것은 무리였다.그 과정에서 교육계는 서로 다른 입장으로 양분되어 극단적인 대립을 보였다.신임 교육 부총리에게 교육계의 통합이라는 숙제를 하나 더 보탰다. 신임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공교육 부실화,망국적인 과외,대학수능시험 등 교육 현안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고 한다.수능을 자격 시험으로 전환해 과열 과외도 막고 부실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는 것이다.수능 시험이 쉬우면 과외가 없어지고 학교의 학습도 정상화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그러나 이미 잘못된 진단으로 판가름난 사안을 반복한 것이다.당락을 좌우하는 객관적인 장치가 있는 한 과외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른다는 말인가.학교 학습이 학생의 요구에 못미치는 이유를 정말 모르고 있는 걸까. 신임 부총리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는 정책을 펴겠다고도 했다.누구는 공부시키고 싶지 않았다는 말인가.공부를 왜 시키지 못했는가를 진단하고 처방을 찾아야 한다.교육 문제는 쾌도난마처럼 풀 수 있는 게 아니다.누구나 할 수 있다면 교육이 이 지경이 됐겠는가.교육 부총리는 먼저 문제의 핵심을 짚는 노력을 해야 한다.정책에 우선 순위를 매겨 선택과 포기의 결단을 할 줄 알아야 한다.그 많은 문제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풀기 바란다.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다 제자리만 맴도는 시행착오를 이번엔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 전시회 리뷰/‘마인드 스페이스’ ‘美에서 찾는 禪’ 기획에 못미친 감동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이것은 무엇인가? 성철 스님은 ‘백일법문’에서 법문을 들을 때나 책을 볼 때나 무엇을 하든지 언제나 이렇게 물어보라고 했다.이뭐꼬! ‘마인드 스페이스(mind space)’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호암갤러리 전시장은 마치 화두와 씨름하는 한국불교의 간화선(看話禪)도량 같다.칠흑보다 어두운 텅 빈 방(제임스 터렐),한없이 빨려들어갈 듯한 붉은 구멍(애니시 카푸어),향기를 풍기는 밀랍 쪽방(볼프강 라이프),영혼의 상처와 상실의 고통을 치유한다는 모기장 형상(라니 마에스트로),잉태한 여인의 배처럼 봉긋하게 솟은 벽(우순옥),번잡한 거리에 장승처럼 서 있는 ‘바늘여인’(김수자)….이러한 작품들에 무슨 미학적 혹은 미술사적인 해명이 필요하랴.그것은 한갓 현학적 둔사에 불과할 뿐,이 요령부득인 작품들의 정신성을 헤아리기 위해서는 그나마 선(禪)의 세계에 기댈 수밖에 없다. 주최측은 전시제목이 암시하듯 분열된 정신과 육체,이성과 감성이 맞닿아 있는 지점인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영적이면서 동시에 물질적인 전시를 통해 자아를 찾는 내면여행을 떠나보자는 것이다.시각만이 아니라 후각,촉각 등 공감각적인 체험의 통로도 마련했다. 그러나 최소한의 심미적 아름다움을 도외시한 작품은 내면 성찰의 도구는 될 수 있을지언정 예술적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의 설치작품 ‘기다림’이 대표적인 예다.미술은 관념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인정한다면,그의 작품은 예술의 이름으로 통용될 수 없다.비(非)예술이요,반(反)예술이다. 다만 러시아 태생의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색면회화는 전시에 나온 작품중 드물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형언할 수 없는 슬픔의 정조,숭고의 미학을 느끼게 한다. 전시는 마음의 공간을 ‘빛과 무한의 공간’‘생성과 소멸의 공간’‘기억과 치유의 공간’등 셋으로 나눠 접근했다.전시의 이상과 컨셉트는 좋았지만 구체적인 작품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 느낌이다.과잉연출의 혐의가 짙다.전시는 5월18일까지.관람료 어른 4000원,초중고생 2000원.(02)771-2381∼2. 김종면기자 jmkim@
  • 간판 업소당 2개로 제한,옥외광고업 등록제 전환

    앞으로는 1개 업소당 설치할 수 있는 간판수가 종전 3∼4개에서 2개로 제한되고 신고제로 허용되고 있는 옥외광고업이 일정요건을 구비해야 하는 등록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부 규제개혁위원회는 2일 간판 등 옥외광고물이 무질서하게 난립한 결과 도시경관을 저해하고,국민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옥외광고물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선안은 건물 층수에 따라 광고물 설치유형을 규제,3층 이하 건물의 경우 1층에는 판류형 간판,2·3층에는 입체형 간판만을 부착토록 하고,4층 이상 건물의 경우에는 건물상단 2면에만 입체형 간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재 가로형,세로형,현수막 등 16종으로 분류된 광고물을 벽면부착 광고물,임시광고물,전기이용광고물 등 9종으로 통폐합하고 광고물 표시허가 및 신고대상을 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본인 소유의 물품운송용 차량에 금지되던 타인 광고를 허용키로 하고,‘광고제작업자는 광고업자와 임대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근거규정을 마련,옥외광고업자의 임대업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사설]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개막

    제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 정부’가 오늘 출범한다.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표방하고 있는 노 대통령 시대의 막이 오르는 것이다. 우리는 새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면서 성공적인 노무현 시대의 전개를 위하여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총론적으로 말해 먼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정부로서 임기 끝까지 초심(初心)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어느 정권이고 할 것 없이 정부 출범 때는 임기 5년 내내 부단한 개혁을 다짐하지만 얼마 안 가 권력의 단꿈에 젖어 처음의 자세를 잃고 만다.새 정부는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등을 국정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우리는 과거 정권과 같은 지역 기반 의존도가 거의 없고,정치적 부채가 없는 노무현 정부가 이를 부담없이 잘 달성해나갈 것으로 믿는다.다만 이를 위해서 정책 결정의 공정성과 투명성,권력분산과 자율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주기 바란다.이런 원칙은 말은 쉬워도,실천하기는 여간 어려운 법이 아니다. 다음은 사회 통합을 추구하되,그 통합은 서로 다름의 인정과 공존을 통해 추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우리 사회의 빈부간,계층간,세대간,지역간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통합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그러나 그 통합을 실현하는 과정에서는 의견이 다른 사람,반대자의 입장도 함께 아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노무현 정부가 국정의 첫걸음을 내딛는 우리 국내외의 상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당장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의 기류는 한·미 동맹 관계의 재조정과 맞물려 잠재적 위기 가능성을 내포한 채 미묘하게 흐르고 있다.또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의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으며,국제 정세도 유동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안으로는 소비 격감·내수 위축 등 경기 침체,물가 상승,국제수지 악화 등 ‘3중고(苦)’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여기에 대구 지하철 참사 등에서 드러났듯이 우리가 딛고 선 사회적·정신적 인프라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닌가 한다. 이제 각론 차원에서 3가지를 당부한다.첫째,많은 정책과제 가운데 남북 평화 정착,경제 회생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라는 것이다.노 대통령 정부는 앞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남북이 상호 신뢰와 호혜의 원칙 아래 대화로 해결하고 당사자 중심의 국제 협력과 함께 국민적 참여와 초당적 협력을 기조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우리는 여기에 공감하면서 북핵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한·미 정책 공조의 틀을 재점검해주기 바란다.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북의 핵 폐기와 미국의 대북 무력사용 배제’등 타협 방안은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경제 측면에서 분배 정의,균등한 사회 발전도 분명 새 정부가 추구할 정책 목표이긴 하지만 우선 경제 자체가 튼실하게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본다. 둘째,앞으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은 대선 과정에서 승리를 위해 구사한 전략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가령 선거 과정에서는 한나라당의 후보를 꺾기 위해 개혁과 보수의 2분법적인 도식을 적용해도 그것은 선택의 문제로 끝날 뿐이다. 그러나 국정은 그렇지 않다.국정은 정책 집행이고 정책은 곧 입법에서 나온다.따라서 노무현 정부는 소수정권이라는 정치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국회 문제를 여야관계로 풀지 말고,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견제와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노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금년 한해를 여소야대 변경을 위한 정치 전략을 구사하기보다는 임기 첫해에 전국민을 상대로 민심을 얻을 수 있는 국정을 펴야 할 것이다. 셋째,청와대가 국정의 모든 것을 틀어 쥐려들지 말고,내각의 행정 각 부처가 활기있게 시정을 펼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의 직제가 확대되고,장·차관급 참모가 크게 늘어난 것을 두고 섣불리 잘잘못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그러나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권력 집중의 청와대가 남긴 부정적인 유산을 반면교사로 삼아야지,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청와대는 여러 부처에 걸친 국정의 주요 과제 추진,대통령의 정책의지 구현을 위한 기획·보좌 업무에 그쳐야지 해당 부처 장차관을 제치고 일일이 ‘감 놔라 배 놔라.’ 식으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기고]지방대육성법 조속 제정을

    ‘참여 정부’의 11대 주요 국정과제 중 지방대학을 지역발전과 혁신의 주체로 육성한다는 정책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지방대학 육성책은 수도권 교육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려는 사회구조적 치유책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학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중의 하나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2분법적 대학관이라 할 수 있고 학문 분야의 편제에 있어서나 발전모형의 모색에 있어서도 다분히 수도권 지향적 사고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지방소재 대학간의 우열적 시각을 타파하여 고질적인 대학서열 구조를 해소하려는 지방대학 종합 육성책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밀접한 연계를 통한 학생유치와 산학연 협동 등 지역특성화를 통한 종합발전 모형으로 모색하는 일은 더더욱 바람직한 방향이라 볼 수 있다.따라서 법제도적으로는 지방대육성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고 개별 대학 차원에서의 집중과 선택 원칙이아니라 지역혁신 네트워크 모델을 통해 지방대학간,지역간 공통인프라 구축 등 지방개혁과 자치권 확대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대 육성은 쉬운 과제만은 아니다.지방대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으나 해법을 실천하는 데는 교육운동과 사회구조 개편운동으로 접근해야 한다.따라서 지방대학 육성책을 시행함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아니될 문제들이 있다. 첫째,사법고시와 국가주요고시 등에 의한 취업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지역인재할당제의 도입이 필요하나 기회평등과 능력에 따른 직업선택 등 법적인 쟁점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이해당사자들의 갈등없이 지역사회내 기관간,대학간의 성숙된 협력과 자율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셋째,지방대의 인프라 구축과 교육연구여건 개선 등의 노력,지역산업체와의 발전모델 모색,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충원시스템 개선 등 지방독자성을 최대한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수도권 대학과의 협력체제 등지방대학 집중육성에 따른 수도권대학의 위상 재정립과 관련해서도 파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다섯째,지방대학의 위기는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나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제반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정부주도의 중앙집권식 경제발전 전략을 수정하는 과제와 연관된다.특히 지방대학의 문제는 지방문화와 경제 등 지방경쟁력 배양의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대학교육 구조를 재편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대학 육성방안 수립에 있어 학생수 감소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지방대학의 위기는 무엇보다 학생수 격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우리나라 대학 지원자 수는 출산율 감소에 따라 2011년까지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이점에서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학생이 없는데 집중적 재정투자만으로 경쟁력을 배양할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들이 있지만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대학은 반드시 육성되어야 한다. 이 현 청 대교협 사무총장
  • 노무현 새대통령의 ‘정신적 지주’ 송기인신부

    “고향을 따지며 지역에 연연하는 대통령이 되면 못써요.그렇게 되면 국정을 그르칠 수 있어.” 노무현 새 대통령이 ‘정신적 지주’라며 존경심을 표시해온 송기인(宋基寅·세례명 베드로·65·천주교 부산교회사연구소 소장) 신부.24일 부산지역 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버스편으로 부산을 출발하면서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걸쳐 노 대통령을 향한 조언 보따리를 거침없이 풀어놨다. 송 신부는 “최근 지방순시회 때 보니까 모두들 도와달라고 아우성이던데 지방문제는 장관이나 실무자들이 해결하도록 하고 대통령은 국가와 세대간을 아우르는 통치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또 지역을 안배하지 말고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를 뽑아써야 나라가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송 신부는 “역사를 되돌아보면 어느 한순간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다.”며 “급할수록 천천히 문제를 풀어나가면 될 것”이라며 최근 북한 핵 문제 등 어려운 현안들도 순리대로 풀어나갈 것을 제시했다.이어 “개혁은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대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면서도 “개혁을 하려면 초반에 화끈하게 해야 한다.”며 시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선자의 강한 의지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측근에 기대거나 정치권과 타협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초심(初心)을 잃으면 안 돼,만약에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면을 보이면 내가 혼을 낼 거야.”라고 일갈도 했다. 송 신부는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시위대 맨 앞에서 민주화와 독재 타도를 외치던 그때 그 초심대로 틀과 격식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심부름꾼이라는 각오로 대통령직을 수행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특히 그동안 위정자들이 독재로 인해 마지막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점을 들며 “독재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송 신부는 “공정한 분배와 기업간의 올바른 경쟁을 위해서 재벌에 대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경제분야도 거론했다.송 신부는 “곪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메스를 대는 게 상책이지만 환자는 제살을 도려내는 아픔 때문에 미적거린다.이때는의사의 단호한 처방만이 환자를 살리는 길이다.다만 훌륭한 의사는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선거 뒤에 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5년 동안 서로 연락도 말고 보지도 말자.”고 했다고 전한 뒤 “훌륭하게 대통령직을 마친 뒤 자연인으로 돌아올 때 ‘수고 했네….’하고 등 두드리며 소주잔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재야세력의 대부로 불리는 송 신부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창립멤버.1982년 여름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변호인단 면담 자리에서 처음 노 대통령을 만났다.노 대통령이 13대 총선에서 국회에 진출한 것도 송 신부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85년에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송 신부로부터 세례를 받고 각각 ‘유스토'와 ‘아델라'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佛제외한 채 터키 방어 논의”나토 이번주초 갈등해소 전망

    |브뤼셀 AP AFP 연합|유럽연합(EU) 긴급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16일 프랑스를 제외한 채 회의를 열어 터키 방어 문제를 놓고 야기된 나토 내 갈등 해소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오후 6시30분) 방위계획위원회(DPS) 회의를 소집했으며 이 회의에 이어 19개 회원국 대사가 전원 참석하는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나토의 한 대변인이 밝혔다. 1966년 나토 군사기구를 탈퇴한 프랑스는 DPS 회의 참석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익명을 요청한 나토 당국자는 “상황 판단을 위한 것”이라고 회의 소집 사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벨기에가 이날 터키 방어 문제에 관한 타협안을 제시하고 나서,나토가 이번 연쇄 회의를 통해 최종 합의안 마련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벨기에는 최근 프랑스 및 독일과 더불어 이라크의 터키 공격에 대비한 방어계획 수립 절차에 착수하는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했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 벨기에 총리는 이날 대(對) 터키 지원이 순수한 방어 목적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러한 지원 행위가 나토의 이라크전 참전 준비로 비춰지지 않는다면 벨기에와 프랑스,독일 등 3국은 미국의 터키 지원 요청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벨기에의 타협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나토 소식통들은 “17일이나 18일,회원국 모두가 ‘단결과 의무 이행’을 확인하는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며 터키 방어를 둘러싼 나토의 갈등 치유를 시사했었다.
  • [사설]盧 당선자의 노사 변화 주문

    ‘사회 통합’과 ‘전략적 사고’.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3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14일 전경련 초청 최고경영자 특강에서 주문한 핵심내용이다.노 당선자는 노동계와 재계에 대해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지만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노동운동이나 기업 경영의 최종적인 지향점이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사회 통합’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노사가 공존하는 ‘전략적 사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특히 노사 양측에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공통의 잣대를 제시했다. 노 당선자도 지적했듯이 우리 경제는 현재 미국·이라크 전쟁 임박,북핵 위기,내수 침체라는 3중고(重苦)에 직면해 있다.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북핵 위기를 이유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두 단계나 떨어뜨렸다.이 같은 상황에서 노사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파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노동계에 대해 조합원 권익 중심의 투쟁을 당부하고 재계에 대해 투명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거듭 촉구한 것도 ‘파이’를 키우는 데 역량을 결집해 달라는 주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 당선자의 발언을 종합하면 앞으로 노동정책은 재계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추를 균형 상태로 바로잡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동시에 노조 전임자 급여의 회사 지원 등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 노동 관행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재계가 반발해온 집단소송제,완전 포괄 상속·증여세 도입 등 재벌 개혁정책도 흔들림없이 추진될 전망이다.이제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가 분명히 제시된 만큼 더 이상의 아전인수식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우리의 노사관계가 국제 경쟁력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글로벌 스탠더드’의 적응은 노사 모두에 시급한 과제다.
  • 올림픽대표팀 네덜란드에 1-0승

    ‘아우들이 대신 갚았다.’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네덜란드올림픽팀을 꺾고 ‘마르세유의 상처’를 5년 만에 치유했다. 한국은 12일 밤 암스테르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네덜란드 올림픽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19분 터진 손승준의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남아공 4개국 친선대회에서 2승1패로 우승한 한국은 이로써 올초 김호곤 체제 출범 후 가진 네차례 올림픽팀간 평가전에서 3승1패를 기록,내년 아테네올림픽을 향한 진군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국가대표팀이 네덜란드에 당한 0-5 참패도 대신 설욕했다. PSV 에인트호벤 입단을 타진하고 있는 이천수는 개인기를 겸비한 스피드로 측면과 골라인을 파고든 뒤 수비숲을 헤치고 과감한 터닝슛을 날리는 등 부상에도 불구하고 절정의 기량을 과시해 현장에 온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은 14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에인트호벤(23세 이하)과 평가전을 갖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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