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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무사안일이 키운 재선충병 참사

    전남 장성군을 ‘주식회사 장성군’으로 탈바꿈시킨 김흥식 전 군수는 혁신의 최대 난관으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무사태만을 꼽았다. 아무리 화급한 사안이 생겨도 시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았고, 무슨 일이든 일단 안 된다며 딴죽부터 걸기 일쑤였다는 것이다.‘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 서울 침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난 2월 남양주에서 잣나무 재선충병이 발견돼 비상경계령이 발동됐음에도 ‘설마’하다가 서울 상륙을 허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방제대책본부를 설치한 뒤 예찰(豫察)활동을 통해 감염 의심목 시료를 채취해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본지에서 확인한 결과 태릉과 홍유릉 등 문화재보호구역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하자 뒤늦게 교육을 실시하는 등 허둥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조차도 육안으로 감염여부를 쉽사리 판별하지 못하는 재선충병 감염여부를 벼락치기 교육으로 대처하겠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방제교육 참가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는커녕 식비나 교통비 타령부터 한다는 전언에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아직 마땅한 예방책도 치유책도 없다.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길밖에 없다. 따라서 세심한 예찰활동과 신속한 통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산림의 주요 수종인 소나무와 잣나무가 재선충병으로 황폐화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방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 이어령 전 문화장관 세례받는다

    이어령(73) 전 문화부 장관이 세례를 받고 개신교에 귀의할 뜻을 밝혔다. 이 전 장관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지성인으로서 기독교에 관심을 가져 왔지만 이제는 영적 측면에서 다가가고자 한다.”며 “7월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이 기독교에 귀의하겠다는 배경에는 딸 민아(47)씨가 겪었던 오랜 시련이 큰 작용을 했다. 일찍이 미국으로 유학가 변호사가 된 민아씨는 1992년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는 오랜 투병 생활을 했다. 이 전 장관은 “딸의 고통 앞에서 아버지가 해준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만 딸이 오랫동안 믿어온 하나님은 기쁨을 주고 상처를 치유해줬다.”면서 “딸이 믿는 대상에 대해 지성이 아닌 경배의 대상으로 다가가고 그런 믿음을 딸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줄기세포로 당뇨병 치료 성공

    줄기세포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이 열렸다. 미국과 브라질 연구진이 제1형 당뇨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이중 13명이 인슐린 투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10일(현지시간)발간된 미국 의학협회지(JAMA)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는 14∼31세의 브라질 당뇨병 환자 15명에게서 성체줄기세포를 채취해 가벼운 화학요법으로 면역체계를 파괴한 뒤 줄기세포를 다시 주입하는 과정을 거쳤다. 연구를 이끈 미 노스웨스턴대 메디컬센터 면역치료실장 리처드 버트 박사는 이중 1명은 3년째,4명은 2년째, 나머지는 최소 몇 개월 이상 인슐린 투여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시술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버트 박사는 실패한 2명 중 한 명은 시술 후 효과가 없었으며, 또 한 명은 시술 후 1년 동안 인슐린을 맞지 않다가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이 재발돼 다시 인슐린을 투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모두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6주가 지나지 않았고, 시술 당시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면역세포에 의해 60∼80% 파괴된 상태였다. 버트 박사는 “진단 후 시간이 오래 지나면 환자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약해진다.”면서 “이 시술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브라질 상파울루대학의 훌리우 볼타렐리 박사와 함께 브라질 보건당국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버트 박사는 13명의 현재 상태를 ‘완치’라고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어떤 형태의 치료나 투약없이 장기간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조슬린 당뇨병센터의 고든 위어 박사는 “매우 획기적이고 인상적인 결과”라면서도 시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케이블·위성방송]

    ●채널CGV 06:00 혈의 누 08:00 피너츠 송 10:00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212:00 Mr. 히치 14:20 딥 임팩트 17:00 광복절 특사 19:20 투사부일체 22:00 일본침몰24:00 투문정션 ●KBS SKY DRAMA 07:25 하늘만큼 땅만큼 10:00 스타 골든벨 12:20 마왕 14:40 헬로, 애기씨 17:10 최강 울엄마 18:10 풀하우스 20:30 해피 선데이 24:10 스타 골든벨 01:10 상상+ ●CBS TV 07:55 워십콘서트 치유 08:55 더 바이블 10:25 월드 미션 투데이 13:45 평신도 특강 14:35 워십콘서트 치유 5:35 건강 플러스 18:00 TV 강단 20:55 더 바이블 ●MBN 08:20 주간 팝콘 영상 09:20 부동산 특급 알짜가 보인다 11:00 뉴스 12:20 신화창조 13: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14:20 라이브 리플 20:00 메디컬 센터 21:10 다시뛰는 대한민국 ●히스토리 08:00 HD역사스페셜 12:00 세계의 정복자 13:00 현대문명 놀라운 이야기 17:00 느낌표 18:00 역사특강 숨은그림 찾기 22:00 2차 세계대전, 최후의 기록 01:00 7일간의 아시아 ●우리홈쇼핑 09:30 맛있는 쿠킹 10:30 뷰티 노하우 13:30 아름다운 피부 가꾸기 17:30 푸짐한 밥상 19:30 맛있는 쿠킹 20:30 행복이 가득한 집 21:30 여유있는 생활 24:30 뷰티 노하우 ●SBS스포츠 07:30 2007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한신 10:50 전국대학배구 춘계대회 14:50 2007 K리그 울산:성남 23:30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24:30 06-07 NBA 마이애미:토론토
  • [문화마당] 한류(韓流)와 한조(漢潮)/김태성 호서대 겸임교수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광복 이후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혁개방이 시작될 때까지 30여년 동안 이른바 ‘죽의 장막’으로 불리던 중국과 우리의 관계는 완전한 단절상태였다.19세기 말까지 우리가 받아들인 외래문화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거의 동일한 문화권에서 정신적·물질적 교류를 지속했던 중국문화와의 완전한 결별이었다.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개혁개방은 우리에게 과거의 교류관계의 회복을 의미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중국이 ‘10년 대동란’의 창상을 치유하고 빠른 속도로 변신하는 동안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지나치게 희화화하여 받아들였고, 그 뒤로 모든 분야에서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중국의 모습은 실상과 너무나 다를지도 모른다. 예컨대 한류(韓流)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그렇다. 한류는 우리 문화의 정수도 아니고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얼굴도 아니다. 이른바 한류의 내용은 다분히 상업주의적인 대중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는 연예인들의 인기만큼이나 유동적이고 한시적이다. 한류는 오히려 중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우리의 문화를 왜곡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 이상 한류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만큼 폭넓은 문화의 전이를 실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류의 일시적인 열기에 흥분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 자신들은 이미 ‘한조(漢潮)’라는 소리 없는 물결에 흠뻑 젖어있다는 사실이다. 한조란 우리가 받아들인 중국문화의 총화라 할 수 있다. 중국이 문을 열기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는 상당부분 중국과 문화의 뿌리와 역사의 기억을 공유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한·중수교 이후로는 중국문화의 거센 조류를 특별한 여과장치 없이 받아들이면서 다방면으로 활발한 교류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거의 모든 대학에 중국 관련학과가 개설되었고 먹고 입는 것에서부터 보고 듣는 것까지 온통 ‘메이드 인 차이나’로 둘러싸여 있다. 이 모든 한조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와 해석, 그리고 올바른 수용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국의 문화를 중국문화와 구별하지 못하는 치명적 과오를 범하게 될지도 모른다.‘류(流)’는 아주 가는 시냇물이지만 ‘조(潮)’는 거센 파도를 동반한 바닷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문화를 중국에 다방면으로 전이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에게 무수한 중국 전문가들이 있고 중국에 친화적 태도를 보이는 인사들이 늘어가는 반면, 중국에는 한국 전문가들이 드물고 지한파(知韓派) 또는 친한파(親韓派) 인사들도 흔치 않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문화를 담은 저작물들이 끊임없이 번역, 소개되고 있는데 반해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저작물들을 찾아 보기 어렵다. 이처럼 불평등한 교류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을 찾는 중국 유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여 한국문화의 전도사로 양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은 우리와 너무나 가까이 다가와 있다. 내칠 수 없는 친구이지만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협적인 존재로 변할 수도 있다. 대등한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하나의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문화가 전략이자 산업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힘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지식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김태성 호서대 겸임교수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 [기고] 황사와 ‘제2의 식목일’/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5일은 제62회 식목일이다. 식목일이 작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국가기념일로만 남게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식목일을 그냥 잊고 지나쳐 버리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긴다. 특히, 요즘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 황사를 보면서 걱정은 배가된다. 황사(黃砂)는 중국 황하유역과 몽골 고비사막 등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바람에 떠다니거나 낙하하여 시정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 주요 원인은 사막화에 있다. 몽골의 방목, 산림재해, 중국의 산업화와 산림개발 등으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황사의 발생 빈도와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지난 주말에는 ‘황사가 있으니 야외활동을 자제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오고, 방송은 ‘올 들어 최악의 황사’라고 계속 보도했다. 황사 예보, 휴교령, 황사 마스크, 황사먼지를 다스릴 음식, 안과 검진 등이 이젠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불가피한 비용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후적 처방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그리고 보다 근원적으로 황사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과 희망은 나무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사막화를 막아 동북아 지역의 황사 피해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어 거칠고 건조한 모래땅을 푸르게 바꿔야 한다. 산림청은 그동안 민간단체의 몽골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사막화방지 조림을 지원한 데 이어, 고비사막이 넓게 자리한 몽골에 녹색장성을 쌓는 ‘그린벨트’ 프로젝트를 앞으로 10년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몽골 자연환경부와 관련 협정을 맺고, 산림 전문가를 파견하였다고 하는데, 프로젝트 추진 첫 해인 올해에는 6월 중에 몽골 지역에서 식목 행사를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산림녹화 성공국가로서의 자신감과 기술력을 가지고 황사 및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사업에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시작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FTA로 인해 국가간 경제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의 장벽이 거의 사라지고 있으나, 산림환경 문제는 이미 훨씬 오래 전부터 초국적(超國的) 현상으로 어느 한 국가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러한 지구환경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리우선언이나 UNCCD(유엔 사막화방지협약)체결 등 국제적으로 산림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왔다. 결국, 사막화방지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사막화의 진전 속도나, 방대한 사막을 고려할 때, 한 국가만 열심히 나무를 심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몽골,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의 거의 모든 국가와 UNCCD 등 국제기구가 공감대를 형성, 나무심기에 공동으로 동참하여 국제 산림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국제공동 노력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일제 강점기와 이후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의 녹화를 위해서 온 국민이 참여하였고, 결국 성공했다. 미국의 지구환경연구소장 레스터 브라운은 ‘플랜2.0’이라는 저서에서 ‘한국은 산림녹화의 세계적 성공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우리가 이뤄 낸 산림녹화의 성공에 도취되어 현재의 성공에 만족한다는 것은 어리석다. 지금까지의 성공 경험과 기술, 자신감을 바탕으로 동북아 지역의 황사 저감과 사막화 방지라는 새로운 과제에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한다. 제62회 식목일을 맞아 세계로 뻗어가는 ‘제2의 녹화운동’,‘제2의 식목일’을 기원하는 조그만 소망을 띄운다.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 올 호암상에 정상욱·이청준씨등 5명

    호암재단은 3일 2007년도 호암상 수상자를 확정, 발표했다. 부문별 수상자는 ▲과학상 정상욱(50) 미국 럿거스대 석좌교수 겸 포항공대 석학교수 ▲공학상 엄창범(49)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 ▲의학상 서동철(46)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교수 ▲예술상 이청준(68·소설가) ▲사회봉사상 엠마 프라이싱거(75·여) 릴리회 회장 등이다. 시상식은 6월1일 열린다. 수상자들에게는 2억원씩의 상금과 순금메달이 수여된다. 정 교수는 자기장을 이용해 전기편극 현상을 제어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엄 교수는 메모리 소자, 차세대 전자·통신분야, 의료·광학용 센서 등 신소재를 이용해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업적을 평가받았다. 서 교수는 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한 공로가 인정됐다. 예술상 수상자인 이씨는 1965년 소설 ‘퇴원’으로 등단한 이래 40여년간 한국 문학의 깊이와 수준을 높이는데 공헌한 점을 인정받았다.사회봉사상의 엠마 프리이싱거씨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1961년 29세의 나이로 한국에 온 이후 46년간 국내 한센병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북돋우는 일에 헌신했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전 회장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회장이 호암상을 제정했다. 그동안 백남준(1995년), 박경리(1996년), 백건우(2000년), 강수진(2002년), 임권택(2003년), 마리아수녀회(2004년), 박완서(2006년) 등 85명의 수상자가 나왔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한·미 FTA시대] (1) 경제 파급 효과

    [한·미 FTA시대] (1) 경제 파급 효과

    한국과 미국이 무역의 빗장을 열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마주한 한국은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게 됐다. 기업들은 더 넓은 시장에서 더 싼 가격으로 경쟁을 벌이게 됐고 소비자는 저렴한 농산물과 공산품을 접하게 됐다. 그래서 ‘제2의 개국’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농업 분야의 피해는 불보듯 뻔하다.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지만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를 일이다. 이런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측과 피해를 보는 측이 갈등을 빚어 국가 전체가 소용돌이에 빠질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FTA를 비준하는 것보다 이런 반목과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고 사회적으로 화합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다. 미국은 한국의 13배나 되는 경제규모를 갖고 있다. 농산물 수입도 늘지만 공산품 수출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반대하는 측의 반발은 벌써부터 거세다. 명암이 교차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시리즈로 알아본다. ●경제의 메이저리그 진입할까 한·미 FTA가 미치는 영향은 쾌도난마처럼 명쾌할 수가 없다. 단순히 국내총생산(GDP)이나 수출 및 소비자 후생 증대 등 경제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정치·사회·문화 각 분야에 복합적으로 투영된다. 한·미 ‘경제 고속도로’를 뚫었다든지 국내에서 ‘경제 빅뱅’이 닥칠 것이라는 평가도 아직은 섣부르다. 정부조차 ‘이렇게 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리 경제의 현실이 일본과 중국에 끼인 ‘넛 크래커’나 ‘샌드위치’에 비유하지 않아도 위기라는 인식은 모두가 갖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70% 이상인 한국이 수출시장을 잃고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성장엔진마저 꺼진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가 없다. 따라서 고장난 부분만 땜질할 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이나 일본, 아세안 등을 합친 것보다 시장이 더 큰 미국을 파트너로 삼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오석 한국무역연구원장은 2일 “1조 8000억달러 규모인 미국의 수입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점유율이 1%만 늘어도 수출은 5∼6%,GDP는 1.5∼1.8%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술적 계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가 ‘마이너 리그’에서 ‘메이저 리그’로 올라서는 계기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1954년 월드컵에 첫 출전, 헝가리에 0대 9로 패했지만 2002년에는 4강 신화를 이뤄냈다.”면서 “농업 분야는 피해를 입겠지만 산업 전체로는 ‘업그레이드’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 2조원 생산 감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쌀을 제외한 농업 부문에선 2조원어치의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국내 농산물 생산액 20조원의 10%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 반면 세계 5위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반도체·통신기기·자동차·조선·일반기계·철강·석유화학·디지털가전 등 제조업에선 6조원의 생산증가 효과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대기업만 혜택을 보고 중소기업은 희생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노동력 위주의 경공업 분야는 한·미 FTA가 아니더라도 이미 중국 등의 추격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시장이 열리면 중소기업 비중이 큰 섬유·의복·가죽제품·생활용품 등이 가장 큰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품·소재 산업의 경우 우리는 생산과 제품개발에, 미국은 원천기술에 강점이 있다. 두 가지가 결합하면 부품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줄이면서 중국과 인도 등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자동차 산업이 한국으로 진출해 일본 산업이 공동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엄살이겠지만 한번 새겨 볼 만한 내용이다. ●국내 산업 양극화 우려 FTA는 시장 경쟁을 촉발, 기업간·계층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신기술 도입과 효율성 증대로 비교우위를 잃은 분야는 퇴출이나 임금하락이 불가피하다. 온실에서 자란 국내 자동차 산업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FTA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나눌 수 있는 파이를 키우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1% 성장하면 고용증대 효과는 8만명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서비스 산업 개방이 논의되지 않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3%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미국(76.7%)이나 일본(69.4%), 독일(69.8%) 등의 선진국에는 뒤진다. ●동북아 외교·안보 지렛대 가능 FTA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한·미동맹 강화→중국의 소외와 북한의 반발→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저해’라는 도식을 강조한다. 최영종 가톨릭대 국제학 교수는 “논리적 비약이 심하며 먼 장래의 불확실한 결과를 근거로 현실을 판단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낳는다.”고 반박했다. 물론 미국이 한국과의 FTA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도 대외교역이 중국으로만 편중되기보다 미국 등으로 다양화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주변국과도 비슷한 수준의 FTA를 체결, 동북아와 동아시아의 경제통합을 선도하면 한반도 안정은 더욱 공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미 FTA 연장협상] FTA반대 이해영 한신대 교수 “갈등 커질것”

    “한·미 FTA 체결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문제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의제로 등장할 것입니다.” 지난해 6월 ‘낯선 식민지, 한·미 FTA’라는 책을 펴내 한·미 FTA 논란에 불을 붙였던 이해영(45) 한신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가 갖는 엄청난 파괴력에 비해 국민 설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협상도 반대 의견을 배제한 채 진행돼 한국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미 FTA 체결을 어떻게 보나. -무엇보다 협상 과정에서 대내 협상에 실패했다. 정부는 대국민 설득 노력을 포기해 버렸다. 그 결과 ‘그들만의 협상’이 돼 버렸다. 시민사회와 이해당사자들의 문제 제기는 불법 폭력시위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배제됐다. 군사독재정권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모든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협상 내용 중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한·미 FTA는 관세, 비관세, 통상원칙 세 부분으로 이뤄지는데 비관세와 통상원칙에 문제가 집중돼 있다.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꼽는다면 미래서비스영역에서 자동개방 원칙인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도입하고 지적재산권과 서비스 영역에서 자유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도록 한 점, 투자자-국가 제소권 도입, 간접수용과 비위반제소를 인정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농업 피해와 소비자 이익을 대비시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학자들이 분석과 설명의 편의를 위해 도입한 생산자 중심접근과 소비자 중심접근 구분법을 현실에 억지로 적용해 한·미 FTA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는 별개가 아니다. 모든 생산자는 동시에 소비자이다. 농민도 소비자다.‘농민은 망해도 소비자는 이익’이라는 것은 ‘두개의 국민’을 상정하는 것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궤변이다. ▶정부는 제조업은 미국보다 강세라고 주장하는데. -제조업 비교우위는 몇몇 업종에 불과하다. 제조업에 자동차만 있는 게 아니다.IT산업만 해도 한국은 미국에 비해 강하지 않다. 반도체도 비메모리 분야는 미국이 한국에 비해 절대강자다. 농업은 한·미 FTA에서 가장 피해가 크지만 금액으로 본다면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기계, 정밀화학, 제약, 화장품 등 비교우위가 없는 제조업, 운송과 운수를 제외한 서비스산업, 투자,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영화, 방송, 공공영역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농업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자유무역이 세계적인 추세가 아닌가. -‘자유무역은 강자의 보호무역’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있으니까 체급 구분 없이 링에서 싸우자는 것이다. 불공정한 교역조건뿐 아니라 불공정한 경쟁조건도 문제다. 농업을 볼 때 한국은 소가 200만마리인데 미국은 1억마리다.1인당 경지면적도 170배 차이가 난다. 농가보조금 규모도 20배 정도 차이가 있다. 이런 불공정한 경쟁조건에서 경쟁을 하라는 건 그 자체가 자유주의에 대한 정면 부인이다. ▶한·미 FTA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한·미 FTA는 한국사회를 정글로 만들 것이다.‘FTA레짐(체제)’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엄청날 것이고 그걸 치유하는 문제가 한국사회의 새로운 의제가 될 것이다. 한·미 FTA는 승자독식이라는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더욱 고착시킬 것이다. 솔직히 암울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in] 이문세 독종이지만 괜찮아

    [강태규의 연예in] 이문세 독종이지만 괜찮아

    지난 10년간 그의 공연을 본 사람은 40만명.10배로 관객이 늘었고,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일 공연으로 기록적인 수치를 일궈낸 주인공은 바로 가수 이문세이다. ‘명품공연’임이 입증된다. 티켓값이 없어 고추를 팔아 어머니를 공연장에 모셔왔던 경북 구미시 한 아주머니의 공연관람기, 이혼을 앞둔 부부가 마지막으로 공연장을 찾았다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사연, 남루한 삶을 포기하고 세상과 작별을 결심한 중년이 공연을 보고 삶의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는 편지 등…. 그의 공연을 끌고온 공연기획사 ‘좋은콘서트’ 앞으로 보내진 눈물겨운 사연들이었다. 1978년 기독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세븐틴’의 재치있는 진행자로 청취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이문세는 이후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하며 8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문세는 10집 음반 ‘조조할인’을 통해 가수로서 평생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곧 열정적 무대위에서 관객과 교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늙지 않는 가수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노력, 트렌드를 읽어내는 섬세함에서 출발한다.‘독종’으로 불리는 악역도 모두 대중을 위한 배려다. 그러나 그 ‘독종’은 결국 철저한 ‘의리’로 치유함으로써 이문세 사단을 구축하는 원동력으로 꽃핀다. 10년전 이문세의 공연 무대를 못질했던 30살의 청년은 이제 무대이동 업체의 사장이 됐고, 조명 스태프도 조명업체 대표로서 성장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작가도 아직껏 호흡을 맞추고 있고, 매니저 역시 13년째 달리고 있다. “이문세는 앞만 보고 달리는 무소불위의 야생마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좋은콘서트 최성욱 대표는 스물넷의 나이에 그를 만나 국내 대표적인 공연업체를 일군 제작자로 성장했다. 지난 22일부터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문세 동창회´ 공연은 그간의 공연기술을 축약해 놓은 무대다. 공연장 로비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음을 직감케 하는 섬세한 연출은 공연이 끝나고 자막이 오르는 동안까지 관객을 영악하게 묶어둔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문세의 공연을 추억하는 일이 빛바래지 않는 까닭에는 그렇게 남모를 이유가 숨어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사설] 강제 전역된 피우진씨가 바꾼 군인사법

    여성 예비역 중령 피우진씨가 외롭게 이끌어온 투쟁이 1차 결실을 맺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헬기 조종사였던 피씨는 군복무 중 유방암에 걸려 가슴절제 수술을 받고 장애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강제전역당했다. 업무에 전혀 지장이 없었는데도 경직된 군인사규정의 희생자가 되었다. 국방부는 피씨의 문제제기를 계기로 심신장애 1∼7급을 받으면 무조건 전역하도록 되어 있는 군인사법 시행규칙을 고쳤다. 대상자가 원할 경우 심의를 거쳐 전역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을 완화한 것이다. 국방부가 더 빨리 인사규정을 손보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전역조치를 당한 피씨에게 새 규정을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게 국방부의 방침이다. 피씨는 서울행정법원에 퇴역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놓고 있으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법원 결정과 별개로 피씨를 구제할 방안은 없는지 적극 찾아봐야 한다. 피씨의 복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은 장애인 취업을 도와야 하며, 이는 법으로 의무화되어 있다. 취업도 그런데 오랜 기간 국가나 회사를 위해 봉사해온 사람을 장애등급을 받았다고 매몰차게 내쳐서는 안 된다. 처지에 맞춰 적절한 업무를 찾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피씨처럼 누구 못지않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이들이 완고한 규정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말아야 한다. 한해 300명 이상의 군인이 인사규정에서 정한 심신장애를 이유로 전역하고 있다. 이중 수십명은 스스로 복무할 체력과 자신감을 보였는데도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치유가 어려운 전염병에 걸리거나 도저히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사람을 빼고는 계속 복무토록 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장애인 인권 보호를 넘어 국가·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 “가족의 소중한 가치 새롭게 느껴보세요”

    “가족의 소중한 가치 새롭게 느껴보세요”

    다음달 2일부터 서울신문 매주 월·수·금요일에 연재하는 만화 ‘야누스 파파’는 만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가족간의 소외와 소통의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가족드라마’이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엉뚱한 발상으로 큰 사고를 일으키고 쫓겨난 40대 중반의 가장 노영달이 그 주인공. 우리시대 ‘사오정’이 그러하듯 집에 틀어박혀 방바닥을 뒹굴며 TV나 만화책에 매몰된 그를 가족들은 백안시하며 점차 그의 존재마저 잊어간다. 직장에 다니는 아내와 미혼인 처제, 고시생인 처남, 그리고 두 아들과 딸 등 가족들은 어떤 고민도 영달에게 털어놓지 않는다. 하지만 영달은 모든 상황을 꿰뚫고 있다.‘초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스턴트맨, 의학박사, 과학자, 프로기사 등으로 변신하며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지만 이런 엉뚱한 해결방식은 오히려 상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기 일쑤이다. 여기가 이 만화의 키 포인트이다. 가족들은 이런 난장판 속에서 나름의 문제해결 방식을 찾게 된다. 영달이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하는 셈이다. ‘야누스 파파’는 이처럼 외적으로는 무능력한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우리시대 아버지들의 ‘이중성’을 그리고 있다. 작가들은 독자들이 차츰 만화속으로 빠져들어 영달을 응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림은 1974년 허영만 작가의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한 이영석(51) 작가, 글은 77년 원로작가 김기백 선생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해 그림을 그리다 87년 스토리작가로 전환한 장대일(46) 작가가 맡았다. 장 작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슈퍼맨’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영달이 탄생한 것은 이런 만화적 상상력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사랑 말고는 가족소외를 치유할 대안이 없다.”면서 “독자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가족간의 사랑과 그 가치를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노영달 가족의 엉뚱한 캐릭터가 돋보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면서 “독자들은 사고뭉치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능력이 있는 영달에게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작가는 가족소외, 가족해체가 일상화된 이 사회에서 ‘야누스 파파’가 희망을 되찾게 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용어클릭 ●야누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 고대 로마인들은 문(門)이 두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겼다. 문은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모든 사물과 계절의 시작을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영어 January(1월)의 어원이기도 하다. 두 얼굴을 가진 것에 빗대 이중적인 인물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남편의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았어요

    Q결혼한 지 8개월 된 여성입니다. 결혼 후에야 남편의 학력, 직장, 나이, 재산, 여자관계 등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여러 번 헤어지려했지만 자해행동까지 하며 ‘너 없이는 못 산다.’고 매달리는 바람에 매번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얼마 전 내게 사랑한다고 전화했던 그 시간에도 딴 여자랑 함께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됐는데 진실 없는 이 남자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제 자신이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 홍성희(가명·34세) A결혼 전 알고 있었던 남편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황당했을까요. 마음으로 그 고통이 느껴집니다. 서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대방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 보았더라면 좋았을 테지만 속이기로 작정하고 달려든 사람을 짧은 연애기간에 구별하기란 쉽지 않지요. 이제 과거의 결정과 판단을 자책하기보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우선 현재의 상황을 피하지 말고 맞닥뜨려 상대의 실체를 바로 보아야 합니다. 결혼한 이후 밝혀진 작은 실마리들은 연애시절 이해되지 않았던 상대의 행동이나 의혹을 푸는 열쇠가 됩니다. 당장의 안 좋은 상황을 모면하거나 위장시키기 위해서 하게 되는 거짓말은 완벽할 수 없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사랑의 힘은 무한하고 위대해 이해와 용서가 가능하지만 진실함이 느껴질 때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진실하지 못한 남편과의 삶은 안정되지 못하고 매 순간 의심, 불안, 집착으로 서로에게 고통과 파멸을 안겨줄 뿐입니다. 결혼생활은 사랑과 신뢰가 전제돼야 하며, 그 뿌리가 깊어야 고난과 시련에도 지탱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 과정 속에서 분리 불안 등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불안감에서 나오는 ‘너 없이 못 산다.’,‘죽어버리겠다.’는 등의 사탕발림이나 위협에 자신을 송두리째 맡기거나 무력하게 대응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왜곡된 사랑의 허울과 환상에서 벗어나 상대의 진실이나 실체를 직면하면서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결혼하고 싶었으면 속였을까. 오죽하면 죽겠다고 자기 몸에 칼을 댈까.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인 것을’이라는 자기희생적인 판단이나 생각은 하지 마세요. 현실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건강한 관계 속에서 얻어낸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험 부담을 지나치게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진실하지 못한 상대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반문해 보세요. 냉정하게 자신에 대해서도 통찰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왜곡된 자아 개념이 있으면 현실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미리 정해진 방향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지요. 즉 자기 존중감이 약한 사람은 가까운 상대가 원한다면 싫어도 받아주고 자기가 무언가를 희생해야만 유지되는 관계에 길들여집니다. 결코 거짓된 사랑으로는 함께 행복해질 수 없으며 미래를 계획할 수 없습니다. 남편이 계속 거짓으로 일관한다면 더 늦기 전에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헤어질 확고한 결심이 서고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면 의사전달을 분명히 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이세요. 결혼 무효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 법률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보세요. 부부는 24시간 360도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함께 살 수는 없습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라디오 ‘詩튜디오’

    라디오 ‘詩튜디오’

    지난 20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MBC 라디오 스튜디오. 가수 조영남씨와 방송인 최유라씨가 갑자기 한마디씩 던진다. 조씨는 특유의 완급이 강조되는 목소리로, 최씨는 들뜬 고음으로. “요즘 뜨는 시인 오셨습니다.” 시인 이재무(49)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인은 매일 오후 4∼6시 전파를 타는 MBC 라디오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 매주 화요일 고정출연한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석달이 넘었다. 그가 맡은 코너는 ‘시인의 계절’. 청취자들이 보내온 시 가운데 가려뽑은 2∼3편을 전화연결한 창작자가 낭독하면 정제된 시적 언어로 다듬어주고, 덧붙여 인생상담까지 해준다. 이 시인은 시단에서도 유명한 ‘구라’여서 진지했던 시적 정경은 금세 웃음판으로 바뀌곤 한다. 그럴 때 조씨는 뜬금없이 “시는 날아갔습니다.”라고 한마디씩 거든다. 당초 이 코너의 기획은 “청취자들에게 시집을 만들어 주자.”는 데서 출발했다. 말라 비틀어질대로 메마른 우리 사회를 치유할 방편으로 제작진은 시를 택한 것이다. 반응은 매우 뜨겁다. 매주 수백편이 홈페이지에 올라온다. 이 시인 팬까지 생겨 제작진은 봄개편 때도 이 코너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시와 라디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학과 매체가 ‘찰떡궁합’이 된 까닭은 오롯이 이 시인 덕이다. 시를 불러낸 것은 라디오였지만 그 시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그였다. 사랑을 주제로 한 시를 써보내며 사랑을 애타게 찾아나선 30대 초반의 여성 청취자에게 그는 “사랑과 감기는 면역이 없다.”면서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에 거부하지 말고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1983년 ‘삶의 문학’에 ‘귀를 후빈다’를 발표하며 등단한 이 시인은 ‘시간의 그물’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벌초’ ‘푸른고집’ 등 7권의 시집을 냈다. 난고문학상(2002년), 윤동주상(2006년) 등을 받았다. 이 시인은 “무엇보다 눈높이를 맞추는 시인이 되려고 노력한다.”면서 “우리 시대에 시가 살아있음을 방송을 통해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김명준 감독 “재일조선인 학생 삶 편견없이 담았죠”

    김명준 감독 “재일조선인 학생 삶 편견없이 담았죠”

    “저도 정말 ‘빨래’가 됐습니다. 깨끗한 물에 손을 담그고 맑은 공기를 마신 것처럼 마음이 순화됐어요.”일본의 조선학교 학생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를 만든 김명준(37) 감독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물론 한국인이다. 조선학교는 조총련 계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해방 직후 재일 조선인 1세대들은 우리의 말과 글을 가르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조선학교를 지었다. 과거 540곳에 달하던 학교는 현재 80곳만 남았다. 작품의 무대가 된 ‘홋카이도 초·중·고급학교’는 그중 하나. 재일동포 6000명이 사는 이곳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나’를 되찾는 유일한 곳이다. 때문에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과 일본인 납치문제로 악화된 여론 속에서도 민족적 정체성을 찾아 학부모와 아이들은 용감한 등교를 결정한다. 일본에서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조선학교는 이들에게 축복이 되고 있다. 사실 ‘빨래’라는 말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 남학생의 말. 나고 자란 땅에서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우리학교’를 거치며 ‘감정의 빨래’를 경험하게 된다. 학교 문턱을 넘으며 우리말을 처음 내뱉고 이른바 ‘본명 선언’을 통해 이름을 되찾는다.“동무 같은 선생님”, 형제·자매 같은 친구들과 동질감을 느끼며 아이들은 웃음도 함께 되찾는다. 차별로 인한 상처와 정체성의 혼란이 12년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씻김을 받는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 ‘빨래’하기 김명준 감독도 영화작업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았다. 그는 부인 고 조은령 감독이 없었다면 이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 했다. 조선학교를 소재로 한 극영화를 준비하던 조 감독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게 되고, 촬영감독이던 그는 부인의 뜻을 잇고자 어렵사리 카메라를 들었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거짓말처럼 꿈에 나타난 부인의 위로가 그를 일으키는 힘이 됐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4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촬영만 했던 터라 처음엔 어떻게 영화를 찍어야 할지 막막했다.500개의 테이프가 쌓였다. 다 보는 데만 1년. 필름을 고르고 잘라내는 건 더욱 쉽지 않았다. 또 1년6개월이 흘렀다. 영화에는 1년7개월간 아이들과 동고동락한 김 감독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왜곡되고 악의적인 보도에 시달렸던 아이들은 두 달쯤 지나자 경계심을 풀었다.“남학생들과는 ‘목욕탕 대화’로 친해졌다.”는 그는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어휘력도 줄고 말투까지 아이들과 비슷해졌다.”며 웃는다.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이념과 편견을 벗고 조선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학교의 소중함 일깨워 그래서 많은 편견을 깨뜨린다. “총련의 공식 허락을 받고 촬영한 최초의 영화입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너무나 모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한국에 꼭 알리고 싶었습니다.” “학교가 (아이들을)키워주잖습니까.”라는 학부모의 말처럼 학교는 그냥 학교가 아니다. 배움터이기도 하고 놀이터이기도 하고 집이며 고향이다.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함께 기숙사 방을 나눠 쓰고 밥도 지어 먹인다. 학교 식당에서 열리는 선생님의 결혼식은 전교생의 축제다. 그렇게 12년간을 동고동락하기에 졸업식 날이면 강당은 온통 눈물바다이다.20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일일이 그간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학교를 중심으로 동포사회가 똘똘 뭉쳐 사랑으로 길러내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눈부시게 밝은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코끝이 찡해온다. 작품을 보고 난 뒤 마음이 ‘빨래’가 되는 기분은 작품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이다. 오는 29일 전국 12개 스크린에 걸린다. 비교적 좋은(?) 출발이란다.‘우리학교전국공동체상영위원회’도 결성됐다. 시사회 반응도 좋고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는 희망을 조금 더 건다. 그래서 5월17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재일동포 상영회에 좋은 소식을 들고가기를 기대한다.“한국에서 반응이 좋아서 동포들이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이해찬 방북보고 받겠다”

    14일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방북보고를 받아들이기로 결정, 그 배경과 면담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총리가 대통령 정무특보이며 전임 총리이기도 한 데다 그쪽에서 방문결과를 대통령에게 말할 게 있다고 하니 얘기는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 전 총리의 방북을 두고 ‘남북정상회담 성사용’,‘특사설’까지 거론돼 불편한 심기가 역력했던 청와대의 기류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당초 청와대는 “이 전 총리를 특사로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청와대가 공식보고받을 일이 없다. 받더라도 통일부를 통해 보고받으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청와대가 이 전 총리의 면담요청을 수용한 데는 이 전 총리의 정치적 무게를 고려한 조치로 판단된다. 이 전 총리가 방북 이후 연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며 강력한 면담 의지를 보인 데 대한 화답인 셈이다. 그러나 면담을 통해 이번 방북에 대한 논란이 더 이상 증폭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중도 엿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청와대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특사설이)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 도저히 치유할 방법이 없다.’며 곤혹스러워했다.”면서 “참모들이 그래도 통일부로부터 보고를 받자고 했지만 대통령은 그저께 ‘정무특보이자 전 총리인데 안 만날 이유가 뭐 있겠냐.’고 했다.”고 전했다. 면담시기에 대해 윤 수석은 “일정이 잡히면 그쪽에서(이 전 총리측) 먼저 밝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총리가 ‘굳이’ 노 대통령에게 풀어놓으려는 방북 보따리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남북문제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오히려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납북자·국군포로 문제에 대한 성과를 보고할 것 같고 북방한계선(NLL)과 철도·도로연결 등 남북관계 개선의 군사적 문제에 대한 성과를 보고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께도 이번 방북결과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절차를 밟아 거기서 있었던 일을 말하겠다.”고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동시선거와 원 포인트 개헌/이준한 인천대 정치학 교수

    15일은 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및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 공청회가 열리는 날이다.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을 처음 언급한 1월9일부터 꼭 두 달이 지나는 시점인 지난주,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시안을 발표했고 공청회를 예고했다. 그런데 동시선거를 2012년부터 실시하겠다고 개헌시안의 제1,2안으로 꼽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2012년부터 동시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면 굳이 원 포인트 개헌은 필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3안은 2008년 2월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를 동시에 실시하자는 것이지만 구색 맞추기다. 이번에 임기를 조정하고 선거주기를 맞추지 않을 거라면 원 포인트건 전면적이건 개헌은 불필요하다. 차후에 영토 문제는 물론 정치제도 문제 등 모든 현안을 차근차근 검토하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 시간을 두고 전면적으로 개헌해서 2012년부터 동시선거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 연임 대통령제를 도입하면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하여 첫번째 임기 동안 대중의 인기에만 연연하는 정치에 골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리고 무능력한 대통령이라도 8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집권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연임제에서는 현직 대통령이 재선되는 데 유리한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4년 연임 대통령제 자체적으로 치유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현직자의 이점이 크다고 해도 국민의 민생과 국가의 장래보다 자신의 인기에 치중하는 정치를 하거나 무능력한 대통령은 두번째 선거에 당선되는 것이 쉽지 않다. 연임제가 어떠한 대통령에게도 자동적으로 두번째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4년 연임제가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성을 높이고 정치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동시선거를 하면 중간평가가 사라지고 대통령 소속 정당이 의회에서도 승리하여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가 약화되는 대신 대통령과 그의 정당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될 환경을 조성한다는 주장이 있다. 동시선거는 이른바 ‘연미복 효과’(coattail effect)로 인해 대통령의 소속정당이 국회에서도 다수당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래 미국의 동시선거에서도 분점정부가 거의 매번 출현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1987년 12월 대통령선거와 가장 인접한 1988년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출현했다. 그리고 한국의 중간평가는 미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필리핀에서 대통령 임기의 중간에 의회선거를 여는 중간선거와 다르다. 매우 불규칙하게 치러져 임기 초와 말에 두 번씩이나 중간이 아닌 중간평가를 받은 대통령(노태우)도 있었다. 동시선거는 선거의 횟수를 줄임으로써 선거비용이나 각종 정치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동시선거는 갈수록 심각하게 낮아지는 한국의 투표율향상에 큰 계기가 될 것이다. 개헌시안 제2안과 같이 1개월 간격을 두고 대선과 총선을 한다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재고해야 할 것이다. 칠레에서는 2005년 개헌을 통해 4년으로 선거주기를 일치시켰고 타이완도 2004년 개헌을 통하여 4년 주기로 선거를 동시화했다. 정치적 불안정성과 비효율성을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노력이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성공했는데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생산성 없는 논쟁으로 자꾸 미뤄져야 하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 교수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어린 시절 성폭행 상처로 부부생활 장애

    Q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어린 시절 친족에게 당한 성폭행 상처 때문에 아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남편과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밤만 되면 과거의 악몽이 생각 나 남편을 밀쳐내게 됩니다. 성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제 모습에서 순결한 여자를 기대하고 결혼했던 걸 알기에 늘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죽고 싶습니다. 이젠 밤이 두렵고 남편에게 언제까지 참아달라고 말할 수도 없어 이혼하려 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송인숙(가명·33세)- A 어린 시절 충격 받은 상처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혼자 힘들어했을까요? 남편에 대한 죄책감에 이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금의 절규가 너무나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제는 두려움의 과거에서 당당히 걸어 나올 때라 생각합니다. 이혼은 상처를 회피함으로써 또 다시 과거 사건의 노예가 되어가는 불행한 과정일 뿐입니다.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회피하고 싶었던 과거의 사건과 직면하여 극복해야 합니다. 남편과의 애정어린 신뢰와 친밀한 관계 유지를 통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의지로 상황을 직면하고 고통을 극복한다면 앞으로의 결혼생활은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충격적인 사건을 당하면 그 고통을 잊기 위해 몸부림치며 무의식의 세계로 자신을 억압시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를 당했을 때 보호자가 어린이에게 책임추궁이나 야단을 치거나 피해를 묵인 또는 비밀유지를 요구하는 경우, 이해나 지지를 통해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자기 존중감에 상처를 받아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고 스스로 과잉희생이나 통제를 하게 되고 불안, 공포, 분노, 좌절감으로 피해의식에 시달립니다. 성폭행은 어린 나이에 겪을수록, 가까운 친족에게 당할수록, 오랜 기간에 걸쳐 거듭될수록 후유증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심리적 후유증이 극복되지 않으면 성폭행 당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자책하게 되고, 자기학대나 공격 등으로 이어져 남자에 대한 혐오감과 원망감, 특히 결혼 후 배우자가 자신을 통해 성적 욕망을 채운다는 피해의식이나 강박관념으로 성관계를 가질 수 없어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는데 커다란 장애를 갖게 됩니다. 성폭행당한 사건이 내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며, 수치스럽거나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버리고 이제는 과거의 내가 아니며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세요. 지나친 결벽이나 순결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더 이상 과거 피해의식의 노예가 돼 자신과 사랑하는 남편, 가정을 파괴하려는 나약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어떻게 인식하고 사고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바뀝니다. 과거를 회피하거나 덮지 말고 직면하면서 성숙되고 강해진 자기 자신과 만나야 하며 무엇보다 성폭력의 고통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남편과의 친밀감을 높여나가기 바랍니다. 남편에게 무리한 성관계 등은 당분간 서둘지 말고 기다려 줄 것을 요청하고 기분 좋을 만큼 따뜻한 시선교환과 대화, 안아주기, 키스 등 가벼운 스킨십부터 순차적으로 늘려나가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남편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받아야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벗을 수 있으며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긍정적인 체험을 통해 건강한 성을 되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현재의 감정을 적절하게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남편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원가족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처럼 어린 시절 상처받았던 가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남편과의 긍정적인 체험을 자연스럽게 즐기다보면 고통이나 악몽에서 많이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빠른 상처 치유와 부부생활의 중요성,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기 바랍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 [CEO칼럼] 고통의 가시도 축복/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칼럼] 고통의 가시도 축복/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인생이 암초에 걸려 있어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기가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인생의 긴 여정을 걷다 보면 가난, 질병, 실직 등 사람마다 제각기 자기 인생을 힘들고 아프게 하는 고통의 가시를 경험하기 마련이다. 인간의 존재는 나약하므로 그런 고난을 겪을 때마다 ‘왜 나에게만 이런 고통이 주어지는가.’하며 불평하거나 낙담하지만, 고난 뒤에는 반드시 축복이 오는 것이 신의 섭리이다. 하나님은 바울 선생의 육신에 가시와 같은 고통을 내려주어 그가 교만에 빠지지 않도록 했다. 그는 처음에는 육체를 찌르는 그 고통을 힘들어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겸손하게 기도했고 그 과정에서 믿음이 깊어져 나중에는 자기가 겪은 가시의 고통 속에 오히려 축복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아이가 열병으로 밤새 부모의 애간장을 녹인 뒤 한 단계 성장하는 것처럼, 고난 속에서 더 겸허한 자세로 인내하여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면 이 고난이야말로 축복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시련이 있어야 자만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더욱 정진한다는 사실은 위인들의 생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충무공은 과거시험에서 예기치 못한 낙마(落馬)로 낙방했지만 그 뜻을 굽히지 않고 재도전해 32세라는 늦은 나이에 무과에 급제했다. 당시 군관(軍官)의 문란한 기강 속에서 소인배들의 모함을 받아 번번이 좌천당했지만 그 때마다 의지를 잃지 않고 백의종군해 민족을 구한 영웅이 됐다. 명의 허준 역시 한때는 ‘중인(中人)’이라는 신분상의 제약으로 실의에 빠지기도 했으나, 마음을 다잡고 의술에 전념하여 ‘한(恨)’을 박애의 정신으로 승화함으로써 당대는 물론 오늘날까지 의료인들의 표상이 되고 있다. 만일 그가 신분상의 핸디캡이 없었다면 적당히 공부하여 평범한 양반으로 평생을 살았을 것이며,‘동의보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나 회사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헐벗고 굶주리던 신생 국가로 출발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남보다 몇갑절 노력해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고 급속한 산업발전을 이뤘다. 그러다가 또다시 교만하고 경솔해져서 허세를 부려 외환위기라는 고난을 겪었지만, 온 국민이 하나가 돼 구조조정 고통을 감내하고 다시금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경제대국(세계 11위)으로 거듭났다. 현재 우리 사회는 경제·양극화·북핵문제 등 사회적 문제들을 안고 있다. 특히 많은 젊은이들이 청년실업이라는 수렁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고통은 본질적 위험이 아니라 우리 몸 한 부분에 박힌 가시에 해당하는 고통이자,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필연적 성장통이다. 정말 위험한 것은 이러한 고통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열정을 잃는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남보다 더 창의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반드시 축복이 약속돼 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다. 밤이 깊을수록 사방은 더 캄캄해지고 어디로 갈지 방향조차 잡기 힘들지만 인내하고 견디면 곧 희망의 새벽 동이 트기 마련이다. 우리의 고난과 고통도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은 해결할 길 없이 앞이 캄캄하지만 희망과 비전을 가지고 극복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축복이 있을 것이다. 고통의 가시가 앞에 있더라도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희망의 끈을 붙잡고 나아갈 때 그 가시 위에는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날 것이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 틱낫한 30년만의 귀향

    고승(高僧)의 귀향은 베트남 정부의 종교와의 화해 조치? 명상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틱낫한(80) 스님이 조국 베트남에서 왕성한 종교 활동을 벌이고 있다.종교에 우호적이지 않은 베트남 정부가 국제적인 평화운동가로도 유명한 틱낫한 스님의 대규모 종교집회 활동을 승인, 주목받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9일 틱낫한 스님이 지난달 20일 귀국해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를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스님의 귀향은 베트남 정부의 종교적 관용에 대한 시험대”라고 전했다. 특히 다음달 16일부터 호찌민 등 3개 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천도회 및 불경낭송회 등 집회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가 대규모 집회나 종교행사에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최대 수만명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 행사에 대해 틱낫한 스님 측근들은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이들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 내전(월남전쟁)으로 분열되고 찢긴 나라와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틱낫한 스님측은 공산당·정부 간부들도 초청해 놓고 있다.CSM은 적지 않은 당·정 간부들도 개인적 차원이지만 사회활동을 강조하는 세계적 선승(仙僧)의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낫한 스님은 이번 조국 방문은 추방 이후 두번째로,70일간의 체류 허가를 받았다. 그는 반전·평화활동을 벌이다 1967년 당시 남베트남 정권에 의해 추방당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통일 베트남으로부터도 30여년 동안 입국허락을 받지 못한 채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 그는 베트남 현지에 프랑스 보르도의 플럼빌리지와 같은 명상·수행 공동체를 건설, 말년을 보내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가 껄끄럽게 여기던 그에 대한 의구심과 두려움을 버렸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종교와의 화해를 통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바티칸과의 관계정상화 노력도 같은 맥락이다. CSM도 “최근 베트남 정부가 대중 종교에 대한 제한을 누그러뜨려 왔다.”면서 “불교와 베트남식 마르크스주의의 ‘결혼 ’가능성이 주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말 종교자유 탄압 ‘특별관심국’ 명단에서 베트남을 전격적으로 제외시켜 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베트남 반체제 인사들은 “틱낫한 스님의 귀향이 아직도 종교를 탄압하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을 두둔해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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