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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급변하는 가족의 모습 속에서 가족의 의미도 새로워지고 있다. 가족은 해체되는 것일까, 아니면 재구성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7회에 걸친 ‘가족이 희망이다’ 시리즈를 총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좌담에서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동성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21일 본지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이 참석했다. ●가족은 어떻게 해체되고 있나 사회 지난해 금융위기로 불거진 가족 해체의 특징은 무엇인가.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조은희 정책관(이하 조) 두 시기 모두 경제적 위기로 이혼, 실직, 자살이 증가하는 등 가족 해체현상을 불러 왔다. 최근의 특징은 혼인에 의한 전통적 가족 형태가 무너지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이혼율로 한부모 가정이 늘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독신 가정이 늘었다. 또 원정 출산, 기러기아빠 등 가족이 점점 도구화되고 있다. 가족 기능이 변하고 있는 것이 11년 전과 다른 양상이다. 노혜련 교수(이하 노) 중산층의 빈곤화가 공통된 현상이다. 98년 외환위기로 가족 해체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됐다. 특히 아동 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보호시설이 난립하면서 아이를 더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부작용도 생겼다. 잘못된 아동복지정책이 가정 해체를 용인한 셈이다. 권미혁 대표(이하 권) 우리나라의 아동 양육과 노인복지 영역은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금융위기나 98년 외환위기는 국가가 담당하던 사회복지의 축소를 불러오고 이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가정이 지게 됐다. 과거보다 가족의 결속력이 약화된 지금은 98년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복지영역이 후퇴됐다. 사회 가족 해체의 원인은 무엇인가. 권 먼저 용어를 정리하고 싶다. ‘가족 해체’라는 용어는 부부와 아이 중심의 전통적 가족 형태를 ‘정상적’으로 보고 이것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가족의 형태는 정상적이라는 의미보다는 다수가 택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족의 형태에 불과하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부부와 아이 중심의 보편적 가족이 해체되는 것은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학중 소장(이하 강) 가족 해체의 유형도 구조적 해체와 기능적 해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적 해체를 얘기하는데 기능적 해체도 심각한 문제다. 겉 모습은 가족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정폭력, 아동학대, 방임 등 가족 기능이 전혀 수행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두 유형 모두 가치관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예전만큼 가족을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약화됐다고 할 수 있다. 조 가족 해체의 원인으로 경제 위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가부장적 의식이 약화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가장 중심의 권위 의식이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가족 의식이 없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구심점이 약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가족 해체도 쉽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 가족 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인가. 강 가족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다. 그 중 자녀,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의 피해가 크다. 구조적 해체는 부모의 선택에 따른 것이지만 자녀들은 선택권 없이 오로지 피해를 입는 대상이 된다. 가족의 해체는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돼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노 가족의 해체는 경제문제로 직결되는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여성 가장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핀란드의 5배 정도다. 여성 가장의 경제적 빈곤은 아동의 교육, 보건뿐만 아니라 정신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또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에서는 양육이 힘들어지면서 그룹홈이나 위탁 가정을 찾게 되는데 이곳에는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있기만 할 뿐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여건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지원책이 필요하다. 조 가족 해체가 아동과 청소년, 노인층에게는 우울증을 유발하고 치명적일 경우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상담소의 사례를 보면 해체 가족의 부모들은 그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심리적인 문제에 부닥치고 심지어 법률적으로 해결할 일도 많기 때문에 아동 치료를 위해 상담사나 변호사 등 다양하게 구성된 팀을 만들어 피해아동을 위한 치유에 나서고 있다. ●가족 변화의 의미 사회 가족형태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의미는 무엇인가. 조 가치관의 변화다. 지금의 가족 해체 현상이 ‘해체’가 아니라 ‘재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문화의 다양성과 개별적 가치관을 존중하기 때문에 가족의 범주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혈연이 아닌 정서적 연대감으로 뭉친 가족의 등장은 그만큼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노 가족의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대다수가 전통적인 가족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다르듯 그들이 원하는 도움의 형태도 다양한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양성평등, 다문화 인정 등에 관한 교육도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권 동감한다. 가족으로 살고 있어도 전통적 가족 형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10년째 친구 관계로 동거하는 가족이 있는데 제도상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긴급히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수술 동의서를 쓸 수 없다. 미혼이기 때문에 대출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사회 가족 형태가 변화화는 데 따른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노 가족의 형태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제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정부의 큰 과제가 됐다. 조 과거처럼 아버지 혼자 가정을 책임지는 풍토는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한 가족의 유형이 사라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결집력이 약화된 점은 아쉽다. 최근 증가하는 우울증과 자살도 가족 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회 통합의 결속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사회 앞으로의 가족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권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 혹은 공동체가 생길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타인의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를 낳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성애 가족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일도 멀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고립된 가족의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이 존중되는 문화 속에서 평등하게 지내는 공동체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강 같은 생각이다. 가족의 개념이 혈연보다 유대감, 정서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가족 해체를 막을 방안은 사회 가족의 해체를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노력은. 권 정부는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고 가족의 해체보다 ‘가족의 변화’라는 현실을 수용한 담론에 기초해야 한다. 가족 정책을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가정 지원’이라는 콘셉트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보편적 복지이념’에 근거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민간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차별없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편적 가족에 기반하고 있는 각종 복지제도와 사회문화를 다양한 가족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노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통합된 정책이 없다. 건강가족 지원센터, 보호센터 등 기관은 많은데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해야 한다. 일률적인 정책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서비스를 찾아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큰 규모의 정책적 사업보다 지역사회 단위의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조 좋은 지적이다. 보편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가족의 개념을 도입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사후 처리식이 아닌 예방 정책에 중심을 둬야 한다. 정책수립도 가족 형태가 변화하는 것을 수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회 현 시대 가족의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노 혈연과 상관없이 본인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 되는 시대다. 가족은 형태만 변했을 뿐 중요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다변화된 사회 속에서 그래도 개인에게 위안과 휴식,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가족이다. 조 혈연관계의 가족이든, 유대감 중심의 가족이든 가족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사회 안전망의 기능을 계속 이어 오고 있다. 변화하는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강 가족이 ‘희망’이 되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가족이라고 마냥 안전망, 보금자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가족 안에서 개인의 도리를 다하는 노력이 따를 때 가족은 희망이 될 것이다. 사회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정리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이스라엘 ‘두 국가 해법’ 거부

    오바마의 유화책에 네타냐후는 ‘버티기’로 응수했다.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첫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국가 해법’을 중동분쟁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오바마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임기 중 (중동평화에) 중대한 진전을 이룰 역사적 기회를 가졌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가 강력히 추진하는 유대인 불법 정착촌 확대에 제동을 걸고 평화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지지하고 협상에 나설 용의도 있다.”고 밝히면서도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시간여의 회담 후 단독 브리핑에서도 “(단일 국가 건설이란) 하마스 국가라는 의미가 아니냐. 그것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이·팔 갈등의 새 치유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간 이란의 핵개발 협상에 시한이 필요하며 실패할 시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해온 이스라엘에 화답하며 관계 개선의 여지는 열어뒀다는 평이다. 이란에 유화책을 펴온 오바마는 이날 처음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시키려는 미국의 외교노력에 이란이 올 연말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잠정적 데드라인’을 제시해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국제사회 차원의 강력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란에 무한정 끌려다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 ABC방송은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시설을 선제 공격할 경우 사전에 미국에 알리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은 팔레스타인 국가 논의의 진전과 미국 외교의 손상된 명예회복을 불가분의 관계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날 이스라엘 지도자를 대하는 오바마는 성명발표 때도 ‘사무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등 전임 정권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스라엘의 안보는 지지하지만 무조건적인 유대는 지양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대변인은 “오바마의 ‘두 국가 해법’은 고무적이나 네타냐후의 발언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28일 아바스 팔레스타인 정부 수반과 잇달아 회동을 가지며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평화 프로세스를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용어클릭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 2007년 11월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 중동평화회의에서 채택된 평화 로드맵.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해 유대인-팔레스타인 민족의 오랜 갈등을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 “심리치료는 반쪽짜리 치료 나머지 채워줄 해답은 종교”

    “심리치료는 반쪽짜리 치료 나머지 채워줄 해답은 종교”

    정신분석학의 비조 프로이트(S. Freud·1856~1939)는 종교를 정신병의 일종으로 분류했다. 최근 흐름이 바뀌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정신의학의 근간은 프로이트. 그런 상황에서 정신의학과 종교를 화합시킨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일까? ●‘아스피린과 기도’ 개정판 펴내 정신과 의사 이만홍(61) 전 연세대 교수의 고민도 그렇게 시작됐고 ‘물론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근 영성(靈性)치료 안내서 ‘아스피린과 기도’(로뎀 펴냄) 개정판을 내고 한창 바쁘다는 그를 찾았다. 서울 신촌의 한 북카페에서 만났다. “정신의학 공부를 위해 종교라는 인류의 자산을 부정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내 인생철학을 만들어준 게 종교인데, 환자 앞에서는 그런 말을 절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이 교수가 정신의학에 몸 담은 것은 30여년 전. 그러나 어릴 적부터 이미 기독교 신앙을 가진 그가 일 때문에 믿음을 부정한다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회의감은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믿음까지 포기하며 배워도 정신분석에 입각한 심리치료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심리치료가 병리는 치료해도 그 다음을 제시하지는 못해요. 반쪽짜리 치료죠.”라는 그. 나머지 반쪽을 채워줄 답이 바로 종교였다. 이 교수는 곧 둘을 화합시킬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비슷한 생각이던 동료들도 여기에 참여했다. 토의 그룹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 ‘영성치유연구소’의 전신이 됐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영성치료’였다. ●심리치료에 영성지도 결합 “영성치료는 정신의학의 심리치료와 기독교 전통의 영성지도가 결합된 것입니다. 일정수준까지는 약물처방 등 의학적 치료를 하다가 자아틀이 안정되면 영성지도에 들어가죠. 환자와 함께 기도하거나, 신의 이미지를 묻는 방법으로 전인적인 치료를 하는 겁니다.” 반응은 만점이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이로뎀 클리닉’에도 하루 30~40명이 왔다 간다. 대부분 기독교 신자이지만 다른 종교 신자가 올 때는 또 다른 방법을 적용한다고 한다. 그는 “영성치료는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절대 좋은 효과가 날 수 없다.”고 한다. 주로 우울증 환자들이 그를 찾는다. “현대사회는 공감이 단절된 사회라 화려한 중에도 모두 외롭다.”라는 이 교수. 그 역시 심한 우울증을 겪었고 3년간의 묵상기도로 이것을 이겨냈기에 영성치료에 더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는 “과학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마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환자가 하나의 인간으로 다시 일어나고 자기구현의 길을 가도록 제시하는 건 종교뿐”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그에게 ‘종파는 껍데기일 뿐’이다. 그는 “하느님 뜻으로 세상과 만난다는 건 같은 이치이며, 종교들도 역시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바른 길을 찾고자 하는 데서 다르지 않다.”고 했다. 앞으로도 이 둘의 결합을 위해 애쓸 예정이다. 새 책도 준비하고 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도 곧 열 계획이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불편한 아이들이 제게 새 생명 주었죠”

    강원 속초시에 살고 있는 김영혜(56)씨의 삶은 2004년 6월 순식간에 바뀌었다. 건강하던 남편이 패혈증으로 갑자기 숨지면서 김씨는 고2, 중3짜리 두 아들과 덩그러니 남게 됐다. ●‘장애인 가족’ 남기고 떠난 남편 우울증이 찾아왔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자살 충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 때 김씨를 잡아준 건, 남편이 남기고 간 ‘장애인 가족’과의 사랑이었다. 공무원이었던 김씨의 남편은 생전에 장애아동들과 자주 시간을 보내곤 했다. 집에 데려와 가족처럼 살갑게 지냈던 아이가 여러 명이었다. 슬픔에 빠져 있던 김씨였지만 장애아동들과 만남까지 마다할 수는 없었다. 김씨는 “내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나…라는 생각에 너무 억울할 때였다. 그런데 불편한 몸으로도 활짝 웃으며 저를 반겨주는 아이들을 보니 갑자기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 때부터 장애아동들은 김씨의 희망이 됐다. 3년째 장애 아동을 돌보고 있는 김씨는 매일 아침 8시면 보호가 필요한 아이를 태우러 가서 부모들의 일이 끝나는 오후 6시까지 함께 생활하며 아이들의 재활 치료를 돕고 있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아이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면서 김씨는 자신의 마음도 치유되는 느낌을 받고 있다. ●“봉사자 아닌 제2의 엄마” 김씨는 이 아이들에게 봉사자가 아닌 제2의 엄마라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이 내게 새 생명을 불어넣었으니 나도 죽는 날까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전부 주고 싶다.”며 흐뭇해했다. 글ㆍ사진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메트로플러스] 24일 청계광장서 가족한마당

    서울시는 24일 청계광장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2009 별별 가족한마당’ 행사를 연다. ‘으라차차! 힘내라 우리희망 다둥이’라는 주제로 열리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가족들의 상처를 색깔로 치유하는 ‘멀티 세라피’와 온 가족이 힘을 합쳐 화분에 식물을 심는 ‘원예 세라피’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시는 이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웃에 모범이 된 다둥이 가정에게 서울시장상도 수여할 계획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가족은 22일까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나 행사 홈페이지(www.seoulfesta.com)로 신청하면 된다.
  • [Healthy Life] (24) 방광염

    [Healthy Life] (24) 방광염

    방광염은 흔히 오줌소태라고 부른다. 시도, 때도 없이 마려운 오줌이 요의(尿意)를 느끼는 순간 마치 쏟아지듯 밀려나와 주체를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안이 급박해 좌불안석인 사람을 두고 ‘오줌소태 난 초라니 같다.’고 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여성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당연히 남자도 겪는 병이다. 이런 방광염에 대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주명수 교수를 통해 살펴본다. ●방광염을 오줌소태라고 부르는 이유는. 오줌소태의 정확한 질환 명칭은 급성 방광염이다. 우리 말 오줌소태라는 의미는 ‘소변을 자주 본다.’는 뜻인데, 급성 방광염이 생기면 소변이 급해져서 자주 마렵고, 양은 적지만 소변을 본 후에 금방 다시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증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방광염은 어떤 질환인가. 대장균 등이 요도를 통해 방광에 침습하여 발생한 감염질환이다. 대체로 염증은 방광에만 국한되고 다른 장기에는 해가 없는 급성 단순성 방광염을 말한다. 요로감염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세균감염 중 하나로 여성 3명 중 1명은 24세 이전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요로감염에 적어도 한번 이상 걸리며, 2명 중 1명은 평생 한번 이상의 요로감염을 경험한다. ●방광염을 급·만성으로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만성은 포괄적으로 미해결됐거나 또는 지속적인 방광의 감염상태를 의미하기도 하고,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나타날 때를 뜻하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급성의 특징적인 여러 증상이 경미하게 혹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등 비뇨생식기의 다른 감염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므로 세심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방광염의 원인은 무엇인가. 방광염의 약 80%는 장 속의 대장균 때문에 생긴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잘 생기는데, 이는 신체적인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여성의 요도 길이는 3∼4㎝ 정도로 남성의 5분의 1에 불과하며, 더 굵고 곧다. 또 남성과 달리 항문·질과 가까운데, 이곳에 서식하는 대장균 등 세균이 회음부와 요도를 거쳐 방광에 옮겨가 염증을 일으킨다. 결혼 초기 여성이나 성생활을 갓 시작한 여성에게서 생기는 방광염은 성관계시 항문이나 질 주위에 있던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가 발생한 것으로, 이를 ‘허니문 방광염’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보통은 초기에 아랫배가 당기고, 소변이 적게 나오면서,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고, 요도에 작열감을 느낀다. 또 소변 후에도 금방 소변이 마려우며, 회음부가 간지럽거나 쓰리며, 심하면 소변에서 악취가 나거나 소변색이 혼탁해지며, 혈뇨를 보이기도 한다. ●방광염은 여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성과는 무관한가. 남녀간 해부학적 차이로 방광염은 여성에게 잘 생기는 반면 남성에게는 전립선염으로부터의 감염 외에 일반 감염은 드물지만 없는 건 아니다. ●진단 및 검사는 어떻게 하나. 방광염의 확진과 원인균의 감별을 위해서는 소변 균배양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급성의 특징적인 증상과 함께 소변검사에서 농뇨나 세균뇨를 보일 경우에는 배양검사와 관계없이 내원 때부터 방광염 치료를 시작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단순 방광염은 방사선검사가 불필요하나 신우신염 혹은 요로계의 해부학적 이상이 의심되거나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재발이 잦으면 감염결석 등이 의심돼 방사선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또 혈뇨가 심할 경우 출혈 원인을 알기 위해 방광경검사가 필요하지만 이 경우에도 급성기를 피해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자궁내막증·골반염·생리통·요도염·외음부질염·변비·기능성 자궁출혈 등은 급성방광염과 잘 감별해야 하는 질환들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항생제 치료가 기본이다. 여성의 단순방광염은 3일간의 항생제 투여가 적절하지만 최근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7일간 투여하기도 한다. 또 젊은 남성의 급성 방광염이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젊은 여성이라면 퀴놀론계 항생제를 7일 이상 투여해야 한다. 방광 자극증상의 호전을 위해서는 항생제와 함께 온수 좌욕이나 방광 안정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급성 단순방광염은 대부분 항생제로 잘 치료되므로 추가검사가 필요없지만,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비뇨기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방광염은 재발이 잦은 대표적 질환이다. 무엇 때문인가. 급성방광염을 앓은 젊은 여성 중 27%에서 6개월 내에 방광염이 재발한다는 보고가 있다. 질 상피세포가 항문 주위의 세균을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거나 살정자제를 사용하는 여성에게 특히 재발 빈도가 높다. 또 폐경기가 지난 여성도 재감염에 취약한데 이는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질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보다 대장균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소아는 배뇨장애와 방광요관역류 같은 해부학적 이상이 위험인자이며, 젊은 여성은 피임막·정자살균제·경구피임제·살정자제 콘돔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파트너와의 성관계, 어머니의 요로감염 병력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합병증은 무엇인가. 급성은 대개 항생제로 쉽게 치유되며, 방광에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이런 요로감염은 모든 연령의 여성에게서 이환될 수 있으며, 신우신염·조기분만·태아사망률 증가·신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 만성은 간혹 방광의 기능적 변화를 유발하며, 이로 인해 상부요로에 변화가 생기거나 콩팥 감염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한중일은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야/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 한중일은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야/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1792년 영국왕의 사절 조지 매카트니가 청나라의 건륭제를 만나러 수만리 바다를 건너 황제의 여름 휴양지 열하에 도착했다. 황제를 배알하려는데 굴욕스러운 의전 문제가 생겼다. 황제에게 세 번 엎드리고 아홉 번 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천하의 중심으로 여기던 중국의 위세는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반세기 후 영국은 사절 대신 군함과 대포를 앞세우고 중국을 유린했다. 중국은 서구열강의 도도한 동진정책에 밀리고 심지어 오랑캐로 여기던 일본에마저 참패해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해 갔다. 더불어 중국인의 자존심도 무참히 허물어졌다. 중국의 민족주의는 이런 몰락과정에서 자주독립과 자존심을 되찾자는 운동으로부터 출발했다. 한편 명치유신 이래 서구의 기술과 제도를 도입하여 급속히 근대화를 이룩한 일본은 식민정책도 모방해 조선과 중국을 삼키려 했다. 일본의 민족주의는 망해가는 중국과 달리 욱일승천하는 국력을 배경으로 일본 중심의 아시아·태평양을 건설(대동아공영권)하자는 도전적 열기로부터 배태되었다.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 중·일의 민족주의는 확연히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백년의 잠에서 깨어나 다시금 비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 일본, 독일 다음 세계 4위인 중국의 경제규모가 2040년쯤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군사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칭다오에서 개최된 해상 열함식은 세계로 뻗어 가는 중국의 군사력을 상징한다. 일본의 민족주의도 우경화 경향을 보이는 전후세대를 중심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전후세대는 과거사를 반성하기보다 오히려 히로시마 원폭과 같이 자신도 과거사의 희생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들은 일본도 정상적인 국가, 즉 정치대국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군사력도 증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핵문제와 로켓 발사는 일본 우익의 재무장 요구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문제는 부상하는 중국과 경제대국 일본의 민족주의가 경쟁 내지 대립의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일 사이에는 과거사문제, 일본의 우경화와 군비증강, 중국을 겨냥한 미·일 동맹, 타이완문제, 댜오위다오 영토분쟁, 일본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진출 문제 등 난제가 수북하다. 이 모든 근저에는 21세기 아·태지역의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도사리고 있다. 중·일 민족주의와 관련, 우선적으로 경계해야 할 두 가지 위험변수가 있다. 첫째, 중국 정부가 중화민족주의를 대내외 정책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 동북공정의 예와 같이 국제이슈에 민족주의 이념을 투입함으로서 장차 국제분쟁을 자초할 우려가 있다. 대내적으로 중화민족주의와 공산당 장기집권의 당위성을 교묘히 엮어서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차 민족주의의 열기가 정부 통제를 벗어난다면 예상치 않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일본 집권당의 우경화와 민족주의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태도다. 전후 장기집권해온 자민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온건, 중도세력은 점차 도태되고 우익인사가 당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우익은 국내 인기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과거사, 군사재무장 등을 거론함으로써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있다. 두 강대국 사이에 위치한 한국으로서 중·일 민족주의가 대립하거나 충돌하게 되면 악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중·일 양국의 민족주의가 폐쇄적 중화나 대동아공영권 식으로 흐르지 않고 호혜평등과 근린협력에 입각한 열린 민족주의로 발전해 나가도록 중간자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역시 민족주의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는 만큼 우리 스스로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포옹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 [특파원 칼럼] 中정부가 두려워하는 지진의 진실/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中정부가 두려워하는 지진의 진실/박홍환 베이징특파원

    그녀는 결국 오열했다. 인터뷰를 시작한 지 5분 만이다. 손에는 15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딸의 사진과 딸애가 아꼈던 토끼귀 모양의 장신구가 들려 있었다. 꼭 일 주일 전의 일이다. 대지진으로 희생된 아이들이 5335명이라고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학생 피해자 숫자를 공개한 지 하루 뒤였다. 학부모 우쿤췬(吳坤群)을 매우 힘겹게 만났다. 공안(경찰)의 눈은 곳곳에서 번득였다. 한 달 전 그녀는 머리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두들겨 맞았다. 청명절(한식)을 맞아 아이가 숨진 학교를 찾아갔을 때였다. 함께 간 다른 두 명의 피해학생 학부모는 연행됐다. 그녀는 울면서 반문했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두려워하는 겁니까?” 그녀의 딸이 죽은 학교를 찾았다. 중국 정부가 지정해준 공식 취재장소가 아니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학교는 폐허였다. 운동장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무너진 건물 잔해가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한데 주변의 주택들은 멀쩡했다. 갑자기 빨간 완장을 두른 남녀가 나타나 ‘취재불가’를 외치며 막아섰다. 곧바로 공안차가 달려오고 현장취재는 무산됐다. 동료 외신기자는 이 학교에서 취재를 하다 끌려가 폭행까지 당했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진짜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렇게 쓰촨(四川) 대지진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었다. 쓰촨 대지진 1주년 공식 추모행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희생된 사람들보다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더 챙겼다. 추모사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일치단결해 곤경을 뚫고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하자.” 하지만 하루 전 그가 14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희생당한 옛 베이촨(北川)중학을 방문했을 때 그를 맞이한 건 분노한 피해 학부모들의 목소리였다. “학교 부실공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때마침 관영방송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지진피해 지역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해 ‘재건 축하’ 버라이어티쇼를 열었다. 카메라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환하게 웃는 표정을 잡기에 여념이 없다. 멀리 새 아파트를 짓는 크레인이 우뚝 솟아 있다. 출연자들은 공산당과 국가의 ‘은혜’를 노래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들이 거주하는 한 칸짜리 임시주택 문을 나설 때 우쿤췬과 그녀의 팔순된 친정아버지는 울면서 소맷자락을 붙들고 하소연했다. “제발 진실을 세상에 알려주세요.” 중국 언론들도 수십 차례 그들을 취재해 갔지만 사연은 한 군데서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에서 학교 부실공사에 대한 의혹은 ‘재건’과 ‘단결’이라는 명분 아래 그렇게 묻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감춰진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광주항쟁의 진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온 천하가 다 알게 됐다. 중국 정부가 그토록 금기시해온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진실도 ‘첩보전’을 방불하는 과정을 거쳐 출간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회고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진실은 그 자체가 생명력이 있어서 아무리 감추려 해도 때가 되면 태양처럼 솟아오른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곪아터지게 돼 있다. 당장의 소란이 꺼림칙해 학교 부실공사에 대한 조사 결과 공개를 미루는 것이라면 큰 오산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지진피해 지역 신축 아파트 뒤편에는 폭삭 무너진 주택 잔해들이 방치돼 있었다. 대지진 1년, 중국은 잔해를 치우고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재건을 과시하고, 잡음을 틀어막는 데 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 정부의 표현처럼 진도8의 ‘특대지진’이 몰고온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 해도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까지 묻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만난 희생자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일주일째 귓가를 울리고 있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인류화합비/김성호 논설위원

    이달 초 모든 신문에 치마를 걷어올려 허벅지의 상처를 가리키는 한 여성의 사진이 실렸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 기자회견장. 생활고를 못 견뎌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붙잡혀, 북한 강제수용소로 송환돼 고문당한 상처다.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삶을 보여준 이날 회견장의 분위기는 숙연했다고 한다. 회견장 외국 보도진의 분위기가 아무리 숙연했다고 한들 탈북자의 아픔을 사진으로 쳐다보는 우리의 참담한 심정에 비할까. 탈북 여성의 세상 현신은 우리의 많은 아픔 중 한 부분일 뿐이다. 신변노출을 꺼리지 않은 채 일제에 끌려가 처절하게 유린당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종군 위안부들이 그 중 하나다. 이들은 세상 이곳저곳서 일제 만행을 눈물로 고발하지만 유린의 주체는 묵묵부답이다. 탈북 여성의 증언이 현재진행형 아픔이라면 종군 위안부의 눈물겨운 희생적 고백은 씻을 수 없는 과거사의 참담한 편린이다. 하나는 남북분단이라는 현실속 먼 발치서 봐야만 하는 아픔이고 다른 하나는 일제의 무자비한 폭행으로부터의 아픔이다. 억울한 유린이 비단 일본군 위안부의 상처뿐인가. 조선시대 임진왜란·정유재란, 일제 36년의 식민생활…. 그렇게 많은 상처들은 여전한 아픔이지만 어느것 하나, 말만이라도 제대로 처리된 게 없다. ‘역사를 배우지 않는 민족은 역사를 되풀이한다.’ 역사는 역사 자체를 바로 볼 때 전철을 되밟지 않는다는 교훈은 세계전쟁에서 이웃나라들에 숱한 상처를 준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치유노력에서 빛이 난다. 전후 피해국에 대한 현실적 배상과 과거사의 가감없는 교과서 반영이 그것들이다. 중동의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성지를 순례 중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3대 유일신종교의 화해를 촉구하고 나섬도 갈등 종식과 아픔 치유를 향한 힘든 노력이다. 엊그제 여주 신륵사에선 일본의 불교계가 과거사를 반성하는 참회비를 세워 놓았다. ‘인류화합공생기원비’. 일어와 국한문으로 새겨진 비문은 이렇다. “일본이 한국민에게 다대한 고통을 끼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반성과 참회의 염을 깊이하고 있다.” 망언 일삼는 일본극우파들, 한번쯤 봤으면.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판사회의 “申대법관 사퇴해야”

    이용훈 대법원장이 촛불재판에 개입한 신영철 대법관을 ‘엄중 경고’한 가운데 신 대법관이 자진사퇴의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자 소장 판사들이 14일 잇따라 판사회의를 열고 집단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단독판사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의 행동에 대한 논의와 사법 독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방안 등을 논의했다. 88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판사들은 “신 대법관이 대법관직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냈다. 그러나 법관의 신분보장이란 대목에서 참석한 판사들간 의견이 엇갈려 직접적인 사퇴 촉구 성명은 없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단독판사 29명(재직판사 33명)도 판사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행위는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발표와 달리 명백한 재판권 침해 행위로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윤리위가 “신 대법관의 행동이 외형적으로 오해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한 결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내용이다. 이들은 또 신 대법관의 거취와 관련해 “신 대법관의 사과 발표가 이번 사건의 원인과 파장을 치유하는 데 부족하다.”면서 “지속적인 논의를 펼쳐 나가겠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용퇴를 촉구했다. 서울 동부·북부지법도 15일 단독판사회의를 열기로 예정돼 있어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이날 밤 늦게 단독판사회의가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을 찾아 지법원장실에서 관계자들과 대책을 숙의했다. 오이석 박성국기자 hot@seoul.co.kr
  • 수족구병 복지장관도 몰랐다

    수족구병 첫 국내 사망사건과 관련, 보건당국의 전염병 보고체계에 큰 허점이 노출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8일 전 발생한 수족구병 첫 사망사례를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무기관인 질병관리본부는 사망자 발생 이후 대국민 예방법 홍보, 감시체계 강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아 사실상 ‘두 손 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신종플루 검역에 집중하다 보니 미처 수족구병에 신경쓰지 못했던 것 같다. (미리 장관께) 보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에 따르면 전 장관은 지난 13일 밤 언론보도를 통해 5일 수족구병으로 사망한 12개월된 영아의 사례를 처음 알게 됐다. 전 장관은 보고 누락에 대로(大怒)해 담당자들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지난 1년간 수족구병으로 8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사망한 영아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추출해 배양한 결과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치명적인 ‘엔테로바이러스71’과 동일한 종류로 밝혀졌음에도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가벼운 감염병으로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단정지을 수 없으며 국내 유행 조짐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엔테로바이러스71은 수족구병 원인 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하나로, 뇌막염이나 뇌염을 일으켜 면역체계가 불완전한 신생아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치료제가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에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감염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의 토착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적나라한 태양은 고통스럽게 뜨거웠다. 나는 오븐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소금이 두 눈을 아프게 찔렀다. 잠시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손으로 땀을 닦아냈지만, 내 손과 얼굴 모두 소금투성이였다.”(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59)는 그리스에서 옛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뛰며 겪었던 고통스러움을 이렇게 적었다. 그는 자신이 내놓은 30여권의 책에 육박하는 26차례의 마라톤 완주를 했고, 3시간30분대의 풀코스 기록을 갖고 있는 심각한(?) 마라톤 마니아다. 문장쓰기는 두뇌 노동에 해당되지만, 책을 한 권 만드는 것은, 마라톤과 같은 육체 노동이라는 신념으로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어디 하루키뿐이랴. 최근 10년 남짓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내 마라톤 인구는 300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들은 굵은 허벅지와 날렵한 엉덩이, 탄탄한 복부를 자랑하는 건강마라톤 동호인이면서, 상당수는 하루키처럼 달리기 중독증에 빠진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눅들 일 없다. 늘어나는 뱃살과 처진 엉덩이를 가진 사람은 달리지 말란 법도 없다. 또한 길은 꼭 달리라고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명품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계족산 숲길 13㎞ 코스라면야!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토 숲길은 빠르게 달릴수록 그만큼 손해다. 가능한 한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보자. 그러다 흥이 돋으면 힘이 닿는 만큼 뛰어도 좋다. 계족산 황톳길은 장동 산림욕장에 있다. 대전터미널에서 차로 10~2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아쉽게도 대중교통은 약간 불편하다. 차를 갖고 대전나들목 또는 신탄진 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자마자 성급한 사람은 여기에서부터 운동화며 양말이며 모두 벗어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600m 남짓 걸어올라가야 드디어 진짜 황톳길이다. 5월의 햇볕 내려앉은 신록은 산들바람에 몸을 뒤척거릴 때마다 연두색에서 짙은 초록색으로 색깔을 바꿔낸다. 길 양쪽으로 우거져 쭉쭉 뻗은 나무들은 황톳길에 적당한 그늘을 드리워준다. 황톳길은 아예 신발도, 양말도 모두 벗어던지라고 귓전에 속삭인다. 조심스럽게 맨발을 내디디면 체로 곱게 쳐놓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황토가 발바닥을 푸근히 감싸준다. 멀지 않게 보이는 대청호는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한참을 걷노라면 흘리는 땀방울에서도 풀내음, 흙내음이 가득해진다. 풀썩거리는 황토 먼지조차 싱그러운 계족산 황톳길은 봄날 가족나들이, 사랑하는 연인의 호흡 느껴보기, 꼬마 아이들 자연체험 등 모든 것에 딱 들어맞는다. 그뿐인가. 3년 전부터는 매년 5월이면 아예 여기에서 마라톤 대회까지 열린다. 지난 10일 오전 5000여명의 맨발들이 계족산 황톳길에 모였다. 국내에서 유일한 맨발 마라톤이다. 이름하여 ‘에코힐링 마사이마라톤대회’다. 맨발로 걷고 뛰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은 육식을 즐기면서도 성인병 및 근골격계 질환이 없기로 유명하다. 여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한 치유를 의미한다. 이름은 마라톤이지만 ‘계족산 황톳길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한 대회다. 당연히 맨발이라야 한다. 물론 양말 또는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황톳길 체험 기회를 차버리면 자기만 손해 아니겠는가. 또한 기록의 의미도 크지 않다. 5㎞와 13㎞로 종목이 나뉘는데, 13㎞를 뛴 뒤에는 완주증에 자신이 직접 기록을 적는다. 이러다 보니 기록을 위해 정신없이 뛰는 마라톤 마니아부터 길 위에서 딴전 피우기 일쑤인 서너 살 꼬맹이 손잡고 천천히 걷는 부모, 군데군데 펼쳐지는 숲속 음악회 듣고, 황토 머드팩 바르며 데이트하듯 술렁술렁 걷는 젊은 연인들, 황톳길을 신기해하는 외국인들까지 참가자들도 다양하기만 하다. 참가비는 1㎞당 1000원이다. 즉, 5㎞는 5000원, 13㎞는 1만 3000원이다. 여기에 30세 미만 참가자들은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돈에 구애받지 말고 운동을 즐겼으면 하는 주최측의 바람이다. 게다가 이 참가비조차 전액 문화체육 예술분야 꿈나무 육성 장학금으로 기탁된다. 사실 이러한 황톳길은 대전 지역의 대표기업인 ‘선양’ 조웅래 회장의 뚝심으로 만들 수 있었다. 선양은 3년 전 1000t의 황토를 13㎞ 산책로에 깔았다. 1년에 서너 차례 황토를 부어야 한다. 36번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조 회장은 지금도 매일 아침 이 코스를 돈 뒤 출근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아붓는다. 대회조직위원장인 조 회장은 “티격태격 부부싸움한 다음날 아이는 살짝 떼어놓고 계족산성 황톳길을 걸어보라.”면서 “몸과 마음으로 부부 금실이 달라진다.”고 살짝 귀띔했다. 황토 발마사지에 산림욕 효과 등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인가. 이번 마라톤대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할 것은 없다. 11월까지 매월 두 번째 일요일마다 계족산에서 황토길 맨발 걷기와 숲속 음악회 행사를 갖는다. 맨발로 황톳길을 밟다가 산속에서 만나는 오카리나 연주는 천상의 소리인 듯 편안함을 안겨준다. 이날 30여개국의 외국인 500여명도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졌다. 네팔에서 왔다는 엠 마굴(35)은 13㎞를 완주한 뒤 “맨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너무도 좋다. 운동화 신고 아스팔트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새소리, 나무냄새 맡으며 뛰다 보니 1시간17분이 흘렀다.”고 말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참, 하루키는 마라톤을 예찬하며 또한 이렇게 말했다. “정말로 가치있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는 영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법이다.” 하루키가 황톳길 맨발 마라톤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하는 소리다. 계족산 황톳길만큼은 예외다. 이는 효율도 넘치고, 가치도 충만하다. 이번 주말, 한 번 발 걷어붙이고 걸어봄직하지 않나. 마라톤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호젓한 산길 걷기의 유쾌한 중독증에 걸려보자. 글 사진 대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진중권 “황석영씨는 개그계 데뷔”

    진보진영의 대표적 논객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공식 수행 중인 작가 황석영 씨에게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진 교수는 14일 새벽 0시쯤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올린 ‘황석영 개그계 데뷔’에서 황씨가 지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을 막기 위해 비상시국선언까지 주도한 사실을 언급하며 “세상에 명색이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바로 얼마 전에 자신이 했던 언행을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욕도 웬만해야 하는 거지,이 정도의 극적인 변신이라면 욕할 가치도 없습니다.그러니 그냥 웃고 넘어가지요.”라고 어이없어했다.  진 교수는 이날 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 함께 MBC ‘100분 토론’에 나와 ‘갈등넘어 상생으로’를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음은 진 교수의 글 전문, 제가 아는 ‘황석영’이라는 분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시민단체들 그러 모아 비장하게 비상시국선언까지 했던 분입니다. 그때는 이명박씨를 ‘부패연대세력’이라 부르며,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반MB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지요. 제 기억에 그 움직임은 결국 문국현 후보에게 가하는 사퇴의 압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자 뉴스를 보니, 자신을 황석영이라 부르는 또 한 분이 나서서 이명박 정권이 실용적인 중도정권이라며, 그 정권을 적극 돕겠다고 하는군요. 부패한 세력이 집권 1년 만에 자연치유되어 싱싱해졌다는 얘긴가요? 아니면 이명박이 ‘부패’한 세력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치즈나 요구르트처럼 ‘발효’한 세력이었다는 얘긴가요?  더 황당한 것은 아직도 진보세력이 ‘독재 타도’나 외치고 있다는 그의 비판입니다. 2007년 대선 때 철지난 독재타도 외치던 사람은 바로 황석영씨였습니다. 그때 ‘비상시국회의’라는 단체의 결성식에서 황석영씨는 “척박한 독재의 동토에서 민주화를 위해 분투한 초심의 열정으로 다시 돌아가”겠노라고 했었지요. 그런데 이제 와서 사돈 남 말 하고 계시니....  사진에 나타난 생물학적 특성은 이 개체가 영장류에 속한다고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기억력이 2초라는 금붕어도 아니고, 세상에 명색이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바로 얼마 전에 자신이 했던 언행을 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 욕도 웬만해야 하는 거지, 이 정도의 극적인 변신이라면 욕할 가치도 없습니다. 그러니 그냥 웃고 넘어가지요.  정작 코미디는 따로 있습니다. 황석영의 문학적 영감이란 게 ‘몽골 + 2 korea’라는 발상이라네요. 이 대목에서 완전히 뿜어버렸습니다. 요즘 그러잖아도 크로스 오버가 유행하던데, 아예 개그계로 진출하시려나 봅니다. 민족문학 한다고 북조선 넘나들더니, 이젠 민족의 단결을 넘어 몽골 인종주의, 알타이 종족주의 문학 하시려나 봅니다. 이 분, 생기신 것보다 많이 웃기세요. 풋~ ^^    
  • [김형준 정치비평] 섣부른 자신감과 막연한 기대감의 충돌

    [김형준 정치비평] 섣부른 자신감과 막연한 기대감의 충돌

    한나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단합과 쇄신을 위해 청와대와 박희태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친박 김무성 의원 원내대표 추대 카드’가 박근혜 전 대표의 싸늘한 반대로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김무성 추대론’을 반대하는 이유로 “당헌 당규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특유의 원칙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재·보선 패인을 당내 분란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로 보인다. “당이 잘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박 전 대표의 언급에서 보듯이 ‘김무성 카드’는 재·보선 패배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주류 측의 임기 응변책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사를 살펴보면 집권 여당 내에서 대통령과 유력 대권후보 간의 갈등과 대립은 보편적인 현상이었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러한 갈등이 집권 말기에 분출되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갈등은 집권 초기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이례적인 것이다. 이것은 박 전 대표의 자신감과 이 대통령의 기대감이 융합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 볼 때 지역과 이념이 없는 취약한 통치 기반을 갖고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과 보수는 대선 경선과 총선 공천 파동을 거치면서 박 전 대표가 확고한 대표성을 갖게 되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지역과 이념에 비해 지지 강도가 약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민심은 급속하게 이반되고 덩달아 정부에 대한 심판은 강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면 치를수록 현재 권력이 미래 권력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친이 주류와 야권에 박 전 대표에게 대항할 만한 대권 후보가 부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박 전 대표의 자신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편 친이 주류는 집권 초기부터 권력 배분을 둘러싸고 원로그룹, 이재오계, 소장그룹 등으로 파편화된 반면 친박 비주류는 똘똘 뭉쳐 있는 것도 박 전 대표의 거침없는 행동을 가능케 하는 동인이다. 한마디로 박 전 대표는 현 상황을 92년 대선에서 여당인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가 노태우 대통령을 압박해 정권을 쟁취했던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 대통령은 입법 과정과 각종 선거에서 박 전 대표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자신의 권위가 도전받고 있지만 97년 대선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듯하다. 집권 여당의 이회창 후보는 대세론을 앞세워 김 전 대통령을 업신여기면서 강하게 압박했지만 결국은 실패했다.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보복할 것 같은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 야당인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퇴임 후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 후보 지지를 철회한 것이 패배의 핵심 이유였다. 친이 측은 한국의 대통령은 대선에서 누구를 당선시킬 수 있는 힘은 없지만 누군가를 떨어뜨리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는 듯하다. 이는 87년 이후 네 번의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과 갈등을 일으킨 여당 대선 후보가 성공한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박 전 대표의 섣부른 자신감이 책임감 결여를 낳고 이 대통령의 막연한 기대감이 정치력 부재를 가져오면서 한나라당 내 화합과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멸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듯한 친이·친박에게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인적 쇄신은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저쪽이 무릎을 꿇고 망해야 우리가 승리한다.”는 오만과 증오 속에서 독버섯처럼 솟아나는 배제와 어둠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좋든 싫든 정권 창출에 함께 참여했던 세력으로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한라산 자락 걸으며 자연의 소리 들어요

    한라산 자락 걸으며 자연의 소리 들어요

    한라산 태고의 자연에서 즐기는 명품 숲길 걷기 체험행사가 17일부터 31일까지 15일간 한라산 자락에서 열린다. 제주도산악연맹은 관광체험형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제주시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에서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사려니 숲길’에서 국제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행사는 비자림로~사려니오름 완주코스(15㎞)를 비롯해 비자림로-붉은오름(8.8㎞), 비자림로-성판악(7㎞), 비자림로-물찻오름 입구 왕복(8㎞) 등 4개 코스로 운영된다. 행사기간에는 전문가와 함께 하는 숲길 걷기, 산림문화 전시관, 목공예 창작교실, 숲속의 사진전, 임산물 특별전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마지막날에는 물찻오름 입구에서 브라스 밴드와 타악기 앙상블이 참여하는 ‘숲속의 작은 음악회’를 연다. 강만생 제주도산악연맹 회장은 “사려니 숲길은 한라산의 숨겨진 명품 숲길이며 명상과 자연치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덫에 걸린 새끼여우, 어미가 먹이줘 생존

    철사 덫에 걸린 새끼 여우가 매일 어미 여우가 갖다 준 먹이를 먹고 생존하다 2주만에 구출된 사연이 영국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되고있다. 윌리(Willy)라고 이름 붙여진 이 새끼여우는 영국 에섹스(Essex) 숲에서 철사줄 덫이 배를 파고든 상태에서 발견됐다. 고통에 찬 비명소리를 들은 동물보호협회(RSPCA) 직원에 의해 발견될 동안 윌리는 60cm 내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조여든 철사줄에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발견 당시 윌리의 상처가 자연 치유될 정도가 되어 적어도 2주 동안 덫에 묶여 있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의 조사관인 샘 가비(Sam Garvey)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윌리가 덫에 있던 시간을 감안하고 발견당시 살이 올라있는 상태로 판단하건데 어미여우가 매일 먹을 것을 가져다 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동물보호협회는 성명을 통해 “철사줄 덫은 여우뿐 만 아니라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에게도 위험하다.” 며 “특히 철사줄 덫처럼 동물을 고통에 죽게하는 것은 불법행위로서 책임자는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윌리는 동물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상처가 아물어 어미여우와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hytekim@gmail.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성노예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어린이들

    성노예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어린이들

    지난달 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우간다 여성 그레이스 알라코(29)의 연설에 주목했다. 어릴 적 우간다 반군에게 납치돼 수년간 성노예로 생활해야 했던 알라코의 자기 고백은 안보리 회의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만연하고 있는 무장 군인들의 성폭력을 멈추게 해주세요. 그들을 처벌해 주세요.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軍, 여아 납치해 성노예로 5월5일 어린이날,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들의 축제가 한바탕 벌어지지만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은 사람다운 삶을 바라는 것조차 과욕이다. 한창 응석을 부릴 나이임에도 내전이 계속되는 정치적 상황 탓에 어린이들의 인권은 처절히 짓밟힌다. 특히 수단과 콩고 등 내전이 격렬하게 벌어지는 지역의 상황은 더욱 가혹하다. 반군은 물론 정규군도 어린 여아를 납치, 성노리개로 삼는다. 유니세프는 “무장 군인들은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납치해 여아는 성노예로, 남아는 소년병으로 부리고 있다.”면서 “수백만의 아이들이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노예로 살아가는 현실도 충격적이지만, 이는 아프리카 사회에 만연한 에이즈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성노리개로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들로 인해 에이즈의 위험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사협회(AMA)의 연구 결과를 인용, “소녀들은 성노예 생활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와도 더러운 존재로 취급 받아 성매매 생활을 계속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서 “이들은 다시 에이즈를 퍼뜨리고 에이즈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아동 에이즈 환자 180만명 하지만 성착취 문제가 내전이라는 정치적 상황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무장 군인이 아닌 일반 성인 남성들에 의해 아프리카 여아들에 대한 성폭행이 공공연히 벌어진다. 역시 에이즈 문제와 관련돼 있다. 국제연합(UN)의 에이즈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어린 처녀와 성관계를 맺으면 에이즈가 치유된다.’는 공공연한 괴소문이 돌면서 에이즈 환자에 의한 여아 성폭행이 활개를 치고 있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심지어 에이즈 환자에게 어린 딸을 돈을 받고 파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악순환은 계속된다. 에이즈에 감염된 여아들은 임신이 되면 다시 에이즈에 감염된 아이를 낳는다. 유니세프는 전 세계 200만 아동 에이즈 환자 가운데 180만명이 아프리카 지역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에이즈에 감염된 임산부들의 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안 베네만 유니세프 총재는 최근 성명을 내고 “무장 군인에 의한 어린이 납치 등의 문제는 이제 끝내야 한다.”면서 “이들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어린이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납땜 인명구조호흡기 ‘살인무기’

    구멍을 뚫어 폐기처분한 인명구조용 공기호흡기를 납땜한 뒤 정상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아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 ‘납땜 공기호흡기’는 공기를 충전할 수 없어 유사시 사용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충전 중 폭발할 수 있어 인명사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 김성은)는 4일 사용기한 15년이 지나 소방서에서 구멍을 뚫어 폐기처분한 공기호흡기를 납땜해 백화점, 병원 등에 판매한 혐의(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제조책 김모(52)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박모(49)씨 등 판매책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폐기한 공기호흡기 230개를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처럼 꾸며 이들에게 넘겨준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로 최모씨 등 소방관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 고양지역 모 병원에 납땜한 공기호흡기 16개를 1120만원에 판매하는 등 2006년 9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200여개를 개당 70만원에 팔아 1억 5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소방서가 구멍(지름 5㎝가량)을 뚫어 폐기처분한 공기호흡기를 거둬들인 뒤 철공소 등에서 이 부분을 땜질해 제조업체의 상표를 붙여 정상제품(123만원)보다 60% 정도 싼 가격에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사기행각은 최근 고양소방서가 모 병원에서 공기호흡기를 무료 충전해 주던 중 납땜이 터지면서 발각됐다.특히 검찰과 한국가스공사가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4일 대구시 달성군에서 납땜 공기호흡기의 용기 파열을 실험한 결과 1989년 5월에 제작된 호흡기는 5분19초 만에 터져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용기가 갈기갈기 찢어졌다. 납땜한 공기호흡기는 불과 1분32~2분19초 만에 터졌다. 이 과정에서 납땜한 부위가 총알처럼 튀어나와 사람이 맞을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을 정도였다. 구조용 장비가 자칫 살인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현행법상 다중이용시설에서 공기호흡기를 비치하지 않을 경우 2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상 제품보다 50만원가량 싼 불량 공기호흡기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소방방재청과 함께 전국의 설치 의무시설 2800곳에 비치된 공기호흡기 1만 5000여개를 전수조사하고, 또 다른 불량 공기호흡기 유통업자가 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와인 톡톡] 아이돌 취기에서 깬 ‘클릭비’ 오종혁

    [와인 톡톡] 아이돌 취기에서 깬 ‘클릭비’ 오종혁

    오종혁, 아이돌의 취기에서 깨어나다요즘 연예계에서 스타의 인기는 광속(光速)으로 흘러 다닌다. 이런 시대에 오종혁이라는 이름이 대중의 뇌리에서 흐릿해져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그 이름은 찬란하게 빛났다. 당시는 클릭비가 절정의 인기를 구가할 때였다. SS501의 김현중이 요즘 그렇듯, 그는 가장 주목받는 아이돌 스타 가운데 하나였다. 긴 머리와 여자보다 예쁜 얼굴, 그리고 얼굴과는 딴판인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소녀들은 열광했다. 그와 열애설이 불거졌던 한 슈퍼모델이 순식간에 100만 안티 팬을 얻었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그가 돌아왔다. 솔로로 독립한 후 두 번째 앨범을 들고. 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새 앨범과 음악을 얘기하는 중이다. 그러나 기자가 꽃미남의 본류이자 원조 아이돌 격인 그를 만나려는 이유는 정작 딴 데 있다. 한 때 최고의 아이돌은 어떻게 인기의 취기에서 깨어나는가? 취기에서 깨고도 일상적인 자신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그것이 궁금해서였다. 이런 껄끄러운 질문을 준비해두고 솔직한 답변을 기대하면서, 와인 한 잔 안 할 수야 없는 노릇이다. 와인 한 병을 미리 준비해두고 그를 기다렸다.오종혁을 만나기로 한 곳은 서울 홍대 앞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가브리엘’. 정확히 약속 시간에 맞춰 그가 나타났다. 오전 11시. 여느 연예인처럼 한 시간쯤은 늦을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갔다. 초대형 밴도 없었다. 그저 수수한 승합차 한대가 전부였다. 이렇게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면 의외로 솔직한 답변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당초 예상처럼 취기가 오를수록, 아이돌의 숙취 해소기는 속도를 더했다.-와인 좋아해요? “술을 종류별로 다 마시는 편이지만 와인은 별로 안 좋아했어요. 쿨케이(가수) 형이 저를 와인에 입문하게 했죠. 처음엔 달콤한 모스카토 다스티 류를 마셔보라고 권하더군요. 레드와인에서는 상한 것 같은 맛이 나서 싫었고. 그렇게 해서 화이트 와인 마시다 보니까 레드를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예전에는 빌라엠을 많이 마셨는데 이젠 그건 졸업했어요. 사실 전 소주를 좋아하는데, 쿨케이 형이 자꾸 와인을 마시자고 해서…”-오늘 와인(빌라 마르티스 랑게 2005)은 어때요? “과일 향이 짙어서 너무 좋은데요. 요즘 바빠서 술을 잘 못 마셨거든요. 가장 최근에 마신 게 올해 초 쿨케이 형이랑 더네임 형이랑 와인 마신 거예요. 화이트랑 레드랑 섞어서 한 다섯 병 마셨어요. 하하하.”-요즘 방송 활동은 거의 안하고 있죠? “지난해 10월부터 뮤지컬만 계속 했어요. 앙드레김 선생님 쇼에 몇 번 섰고요. 여성의류 쇼핑몰도 열었어요. ‘미스터마돈나’라고.”-쇼핑몰을 한다고요? “음…왠지 쇼핑몰이라고 하면 연예인들이 막장에 가서 하는 일이라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 전에는 생각도 안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게다가 쉬지 않고 계속 뭔가를 하고 싶더라고요. 그러느라 요즘은 하루에 서너 시간 밖에 못자요.”-소위 얼굴 마담 아니에요? 직접 하는 거 맞아요? “논현동 집 근처에 사무실이 있고요, 직원은 네 명이에요. 물건 하러 동대문도 직접 다니고요. 동대문 도매시장에선 연예인이라고 잘 봐주는 것도 없어요. 연예인들이 쇼핑몰을 하도 많이 하니까. 열심히 거래하고 실적이 좋은 쇼핑몰이라는 인식도 심어줘야 해요. 안 그러면 물건도 안줘요.”-가수 활동은 안 할 거예요? “앨범 나온 지 일주일 정도 됐으니 이제 활동을 해야죠. 가요 순위 프로에도 나가야할 거구요. 사실 앨범은 작년에 녹음을 끝낸 건데요. 이래저래 미뤄져서 이제야 나왔죠. 겨울 보고 제작한 앨범인데. 휘성형이 작사해 준 곡도 있고. 더네임 형이 작곡해 준 곡도 있습니다. 전 이번에 작사나 작곡에 참여를 안 해서, 음원 매출이 발생해도 수입은 별로 없어요.”-군대 가기 전 마지막 앨범인가요? “그렇죠. 그런데 아직 영장도 안 나왔어요. 올 하반기쯤 나올 것 같아요. 왜 벌써 가냐고 그러는 분들도 계신데요, 추잡하게 미뤄본다고 해도 어차피 내년 중반은 못 넘겨요(웃음). 군대 간다고 하니까 걱정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전 피하고 싶지는 않아요. 당연히 갔다 오는 거죠.”-군대 갔다 오면 나이도 너무 많아질 거고, 걱정 안 되세요? 대신 대학에 갈 수도 있을텐데. “하긴 제가 아직 정상 궤도에 있는 연예인이 아니라 그런 면에서 좀 조급하긴 해요. 인기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군대를 가야, 다녀와서도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대학에 가는 걸 그런 식으로 이용하고 싶진 않아요. 군대 갔다 와서는 뮤지컬에 전념하고 싶은데, 뮤지컬 배우나 가수가 꼭 대학을 나와야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서태지씨도 고등학교 자퇴하시고도 잘 활동하시잖아요.”-(화들짝 놀라)뮤지컬에 전념한다고요? “올 8월이면 저도 이제 연예계 10년차예요. 험한 꼴도 많이 봤고, 안 좋은 일도 많이 당했죠. 수준 이하의 대접이랄까, 그런 것도 받아봤고. 그런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게 다 뮤지컬 덕분이에요. 그곳에 있는 많은 분들이 저를 다독여주시고 따뜻하게 감싸주셨죠. 최선을 다하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기도 하셨어요.”-아이돌과 뮤지컬이라, 얼핏 어색하게 느껴지는 조합인데요? “저도 처음 뮤지컬을 시작할 때는 거의 패닉(panic) 상태였어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조연급 배우들 회당 3만원씩 받으면서도, 새벽부터 밤까지 땀 흘리며 연습하고, 그러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 보면서 많은 걸 느꼈죠. 연습 끝나고 땀에 전 상태로 만원씩 돈 걷어서 맥주 한잔 마시고…(잠깐 감상에 젖었다가) 아이돌로 주목받던 때에는 절대 알 수 없었던 소소한 행복과 값진 보람이었던 거죠. 뮤지컬은 정말 뭐랄까, 따뜻한 느낌이예요.”-화려했던 아이돌 시절이 그립진 않아요? “클릭비 시절에는 앨범 하나가 끝날 때, 아쉽다는 느낌보다는 ‘어휴, 이제 하나 끝났네’ 하면서 빨리 놀고 싶고 쉬고 싶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뮤지컬은 이번에 ‘온에어 시즌2’ 지방공연 끝났을 때 마지막 공연에서 펑펑 울었어요. 이제 세상 어디에도 이 공연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아쉽고 슬픈 거예요.”-앞으로 연예계 활동을 계속 할 텐데, 연예인으로 사는 게 부담스러우세요? “사주를 봤더니 제가 연예인 사주가 아니래요. 그렇다고 공부도 싫은데(웃음). 저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성격인가 봐요. 어릴 적에는 그래도 쾌활한 성격이었는데. 클릭비 해체되면서 안 좋은 일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이젠 그게 잘 안되네요. 즐기면서 해야 무슨 일을 해도 잘 될 텐데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김)건모 형이나 (김)창완 선배님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만큼 이뤄 놓으셨기 때문에 그렇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는 거겠지만요.”-클릭비 해체되고 나서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거에요? “(김)상혁군이 무너질 때(음주운전 사건으로) 한 명이라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면 팀이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을 텐데. 정신 좀 차리고 열심히 할 걸, 후회도 했죠. 스케줄 잡히면 저는 우선 볼멘소리부터 했는데. 그때 상혁군이 참고 열심히 잘해줬어요.”-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겠네요? 수입이 거의 없었죠? “그때 제가 저지른 잘못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다 저를 피하더라고요. 주변에 그렇게 사람이 많았는데, 인기 떨어지고 팀이 해체되고 그러니까, 그 많던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갔어요. 돈 벌이가 없어서 모르는 사람 결혼식에 가서 축가 부르고 50만원, 100만원씩 벌기도 했어요. 천원이 없어서 밖에 나가질 못했던 적도 있고. 찜질방에서 6개월간 먹고 자고 한 적도 있어요.”-집이 서울이잖아요? 부모님께 손 벌리면 되지 않아요? “8년 동안 가수 생활한 아들이 천 원 한 장이 없다는 말을 어떻게 부모님한테 해요. 게다가 저희 부모님은 클래식 하던 분이라 아들이 대중음악 한다는 걸 못마땅해 하셨어요.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신세 지기도 눈치 보였고. 사기도 몇 번 당했어요. 포장마차를 하기로 했는데 동업자가 돈을 갖고 도망가 버렸죠. 그 빚 갚느라고 차도 팔고 월세 밀려서 쫓겨나고. 그런 일이 계속되다 보니까 여자친구는 별 일 아닌데도 헤어지자고 하고. 배우기 싫었는데도 배우게 됐어요. 인생이란 걸요. 사람은 계속 일을 해야 된다. 돈이 많지 않으니까 한심한 사람 취급을 받더라고요. 제가 너무 세파에 찌들었나요?”-그렇게 힘든 경험을 하셨으니까, 아는 동생이나 나중에 낳은 아들이 연예인 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못하겠군요? “제가 중3때 연습생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았어요.어차피 말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대신 할 거면 단단히 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힘든 일이 많겠지만, 마음 약해지지 말고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또 잊혀지니까 게을리 하지 말라는 말도. ”-그 얘기 들으니까 자살한 연예인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아, 그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물론 목숨을 버리면 자기 자신은 편해지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해결될 수도 있는 게 사람 일인데. 그 사람도 나름대로 힘들었으니까 그랬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뭐라고 답을 못 드리겠어요.” * 마르께시 디 그레시, 랑게 로쏘 ‘빌라 마르티스’ (Marchesi di Gresy, Langhe Rosso ‘Villa Martis’) 마르께시 디 그레시(Marchesi di Gresy) 와이너리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랑게(Langhe)와 몽페라토(Monferrato)지역 내 세 개의 포도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피에몬떼 지역에서 질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상적인 남향의 포도원 입지와 비옥한 토양, 그리고 재배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조합이 최상의 떼루아를 형성하고 있어 최고의 와인을 위한 우수한 포도가 만들어 지고 있다. 오종혁과 함께한 와인 ‘빌라 마르티스(Villa Martis)’는 이 와이너리의 대중적 라인으로 바르베라 60%와 네비올로 40%를 블렌딩한 DOC 등급이다. 맑고 깨끗한 색을 가지고 있고, 바르베라의 거친 맛이 독특한 여운을 남긴다. 그윽한 딸기향과 잘 익은 오렌지의 느낌처럼 싱그러운 산미,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뒷맛이 고급스러운 와인이다. 2005년 빈티지는 시중에서 6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와인만 마실 때 보다 음식과 함께할 때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 사진=유혜정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나라 민심이반 막기 ‘실세 NO’ 민주 정동영 복당 막기 ‘분열 NO’

    5월의 첫 날, 정치권에서는 ‘당 쇄신’이 화두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4·29 재·보선의 성적표가 달랐던 만큼 여야의 지향점은 차이가 났다. 민주당은 당을 아우를 원동력을 얻기 위해, 한나라당은 민심의 이반을 막는 대책을 찾기 위해서였다. ●정세균 “장애물 제거돼야” 鄭 공격 민주당은 1일 강력한 당권을 통한 결집을 다짐하며 체제 정비를 천명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복당 불허가 핵심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정 전 장관의 복당과 관련, “당내 갈등은 없다.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데 장애물이 있다면 제거하면 되고, 큰 장애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탈당 이후 복당 신청은 당헌·당규에 따라 1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의 행보를 사전에 좁히기 위한 선제 공격의 성격이 짙다. 앞서 정 전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가 민주당에 돌아가는 것이 순리이고 상식”이라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소수가 독점하는 폐쇄적 방향으로 가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압박했다. ●홍준표 “실세 잦은 언론 등장 오해 소지” 한나라당에서는 ‘실세’가 도마에 올랐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언론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실세’라는 사람들은 자중해야 한다.”고 앞장섰다. “선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데 대해선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역대 정권에서 ‘실세’였던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들며 그들의 불행한 결말을 일깨웠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실세는 대통령 한 사람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여권 실세’라고 하면서 거들먹거리고 언론에 엉뚱하게 등장하고 그렇게 안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이재오 전 의원과 회동한 사실을 소개하며 “이 전 의원은 오는 10월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재·보선을 통해 활동을 시작해야지, 지금부터 나서면 오해 받는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당 지도부가 재·보선 참패의 치유책으로 ‘당 쇄신 특별위원회’를 발족키로 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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