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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46개州도 재정적자 ‘허덕’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의 지방정부들이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주정부들의 경제상황을 추적·연구하는 싱크탱크인 ‘예산 및 정책연구센터(CBPP)’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와 뉴욕, 일리노이 등 46개 주가 심각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내년 6월 말로 끝나는 2011 회계연도에는 누적 재정적자가 1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미 의회 자료를 보면 재정적자가 재정수입의 30%를 넘는 주도 2009년말 기준 6곳이다. 캘리포니아주가 56%로 가장 높고, 애리조나 53%, 일리노이 41%, 네바다 38%, 뉴욕 38%, 캔자스 30%, 메인 30% 등이다. 주정부들은 감원과 강제 무급휴가, 주 4일제 근무 등의 방식으로 지출을 줄이고 중간선거가 있는 해인데도 불구하고 세금 인상 등을 통해 세입을 늘리려 힘써 왔다. 하와이의 경우 한 달에 사흘씩 강제로 쉬도록 하고 있다. 자구 노력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예산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최악의 부족 사태를 피해 왔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도 오는 10월 말로 경기부양책 종료와 함께 끝난다. 추가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마련되지 않는 한 주정부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 지방정부들이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출을 대폭 줄이면서 교육과 치안 등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예산이 대폭 줄어들면서 수업일수를 주 4일로 줄이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교사 정원을 줄여 학급당 학생 수를 늘리거나 학교 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소방인력을 줄이는 곳도 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남쪽의 인구 4만 5000명인 메이우드시에서는 최근 일부 선출직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을 해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찰까지 정리해고한 뒤 치안을 인근 시정부에 위탁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절도 등 경범죄를 저지른 재소자 1500여명을 조기 석방했다. 주차비와 각종 범칙금, 행정수수료 등을 슬그머니 올린 지방정부들이 태반이고, 주립대학의 등록금도 매년 오르고 있다. 경비 절감차원에서 폐쇄되는 주립공원들도 늘고 있다. 의료복지혜택인 메디케이드 예산을 줄이고, 주정부가 지급하는 노후연금 수령개시 연령을 올리거나 대상을 축소하는 곳도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세수를 늘리기 위한 묘책도 다양하다. 뉴저지주는 연간 소득 1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들을 대상으로 소득세를 인상하는 방안과 함께 재산세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하이오주 등 10여개주는 카지노업 확대를 추진 중이며, 6개주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계획중이다. 콜로라도와 워싱턴주는 지난 6월1일부터 비만방지 등의 명분을 내세워 탄산음료와 사탕류에 각각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기고] 이대로 야간 집회를 자유화하려는가/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기고] 이대로 야간 집회를 자유화하려는가/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우리 사회는 자신의 주장이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의 힘을 과시하는 풍조가 뿌리 깊다. 인구 100만명당 집회와 시위 건수를 봐도 서울은 736건으로 워싱턴의 3.5배, 도쿄의 12배에 이른다. 집회가 불법 폭력사태로 변질되면서 불행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용산참사가 단적인 예다. 준법질서를 확립하고 올바른 집회문화를 정착하는 일이 시급한데도, 관련 제도의 공백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금지됐던 야간집회가 이달부터 사실상 자유화되면서 대한민국은 치안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간집회 자유화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정책적으로 추진된 사항이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집시법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고 법률적 효력이 인정되는 시한을 지난달까지 정했지만 국회가 그 후속 조치를 제때 못해 공백이 생긴 것뿐이다. 헌재가 위헌판결을 내린 것은 집회금지 시간대인 ‘야간의 범위’가 여름과 겨울이 서로 달라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국회도 지난해 11월 야간 범위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구체화한 내용의 입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가 이 법안을 헌재가 정한 시기까지 처리하지 못해 이제는 신고만으로 자유롭게 야간집회를 열 수 있게 됐다. 금지 법안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6·2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는 극심한 국론분열 상태에 있다. 4대강 사업이라든가, 세종시 문제는 물론 최근 천안함 사태에서도 여와 야의 입장이 다르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국민의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집회·시위와 관련한 과거의 혼란상을 생각할 때 야간집회 자유화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 어렵다. 새로운 경제질서 모색을 위한 지구촌의 운영체제인 ‘G20 정상회의’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의 위상을 지구촌 곳곳에 떨칠 기회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이런 모습이 세계 언론에 ‘클로즈업’될 수 있다. 지난해 영국과 미국에서 열린 G20 회의가 세계화 반대시위로 얼룩졌던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은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꿈을 달성했고,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제 2018년 동계올림픽과 2022년 월드컵 유치라는 또 다른 꿈에 도전하고 있다. 대회 유치에 성공하려면 국제사회에 우리의 강점을 알려야 하겠지만 법제도를 정비하고 성숙한 준법문화를 형성해 집회와 시위로 인한 사회불안을 막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진보 진영에서는 영국이나 독일처럼 우리도 야간집회 금지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에는 야간에 집회와 시위 자체가 거의 없다. 선진국의 제도를 부러워하고 이를 도입하기에 앞서 우리 자신부터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야간집회가 자유화되면 온갖 구호와 주장들이 넘쳐나는 사회 혼란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의 일정이 바쁘고 다른 중요한 입법 과제도 많겠지만 야간집회 금지 제도의 보완 입법을 하루빨리 서둘러 주기를 바란다.
  • 시집온 지 8일만에…20세 베트남 여성, 정신질환 남편에 피살

    올해 스무살인 베트남 여성 A씨는 지난 2월7일 호찌민에서 국제결혼업체 소개로 한국인 장모(47)씨를 만났다. 그리고 그달 17일엔 현지에서 결혼식도 올렸다. 예비신랑은 자신보다 27살이나 많았으나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코리안 드림’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 1일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어라고는 ‘오빠’ 등 몇 단어밖에 몰랐으나 신혼의 꿈을 꾸는 데 장애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결혼생활 8일 만에 깨지고 말았다. 정신질환자인 남편으로부터 무참히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9일 베트남 아내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장씨는 8일 오후 7시25분쯤 부산 사하구 신평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 A씨와 말다툼 끝에 얼굴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나서 흉기로 복부를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범행 후 경찰 치안센터에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했다. 장씨는 경찰에서 “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부부싸움을 하는데 귀신이 아내를 죽이라고 말하는 환청이 들려 죽였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장씨는 심한 정신질환자였다. 8년 전부터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2005년 7월에는 57일간 입원치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이러한 남편의 병력을 결혼 전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수사하는 한편, 국제결혼 알선업체가 장씨의 정신병력을 속였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치안총수 “인권교육 받았습니다”

    치안총수 “인권교육 받았습니다”

    “범죄예방이나 시민의 안전에도 가장 최우선해야 하는 건 인권수호자로서의 자기 인식입니다. 경찰관 스스로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치안총수도 인권교육을 받았다. 서울 양천경찰서의 피의자 가혹행위 의혹 사건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경찰이 전국의 형사과장과 수사과장을 모아놓고 인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강희락 경찰청장도 함께 했다. 경찰청은 8일 충남 아산 경찰교육원에서 전국 16개 지방청과 일선 경찰서의 수사과장과 형사과장 393명이 모인 가운데 인권교육을 진행했다. 외부강사로 특강에 나선 나영희 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본부장은 “국민들의 인권의식은 매우 높아졌는데 그에 비해 경찰들의 인식은 뒤따라가는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나 전 본부장은 양천서 가혹행위 의혹 사건도 직권조사했었다. 강 청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나 전 본부장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강 청장도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특강에서 “인권이 수사활동에 장애가 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하며, 인권보호를 수사 경찰의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천서 사건이 경찰의 ‘마지막 가혹행위’로 기록될 수 있도록 수사 간부들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MB 국정 후반기 ‘스리톱’ 전진배치

    MB 국정 후반기 ‘스리톱’ 전진배치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소통 강화·친서민·미래 성장동력 개발로 잡았다. 이 대통령은 7일 이 같은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민사회를 담당하는 사회통합수석을 신설하고 국정기획수석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와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6·2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반영하고 후반기 안정적인 국정운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고 친서민 중도 실용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같은 국정목표에 맞춰 청와대 조직도 개편했다. 현재 사회정책수석은 서민정책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수석으로 이름을 바꿨다. ‘복지’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사회복지 수석 밑에는 경제 현장을 잘 아는 서민정책비서관을 새로 뒀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친서민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도록 했다. 경기회복 기조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을 포함한 서민들이 이런 온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회통합수석을 신설한 것은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열린 자세로 듣고 국정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국민, 시민사회단체의 소통도 대폭 강화한다. 이를 위해 산하에 국민소통비서관 자리를 새로 마련했다. 국민소통 비서관은 종교·시민단체를 담당하게 된다. 정권 출범 이후 끊임없이 지적됐던 ‘소통부재’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특히 젊은 층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국정 운영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소통강화와 친서민정책을 강화하는 게 임기 후반기를 관통하는 즉각적인 효과를 노렸다면, 미래전략기획관을 신설한 것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포석이다. 미래전략기획관은 녹색성장을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학기술 분야를 현재의 교육과학문화수석에서 떼어내 미래전략기획관 밑에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민정수석실 산하에 있던 치안비서관(경찰)을 정무수석실로 옮기면서 정무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메시지기획관은 홍보수석에 통합돼 홍보와 대통령 메시지 관리, 대통령 이미지관리(PI) 업무가 일원화됐다. 국정기획 수석실이 폐지되면서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내각 정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실장 직속으로 정책지원관을 새로 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찰청 아동성범죄 실적점수 2배로 상향

    경찰청 아동성범죄 실적점수 2배로 상향

    경찰이 아동 성폭행 범죄 관련 실적 점수를 일반 강력범죄보다 두 배로 높이기로 했다. ‘성과주의 시스템’을 더 바짝 조여 아동 성범죄를 막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배점이 낮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범죄에 소홀해지면서 민생 치안에 다른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금형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7일 “지역경찰관의 실적평가에서 아동성폭행범 관련 검문검색이나 신고출동 점수는 일반 강간 사건의 두 배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아동 성폭행 사건은 어떤 업무보다 우선해서 처리한다는 방침에 따라 실적점수를 대폭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검문검색을 하거나 출동을 해서 범인을 현장에서 잡으면 특진이 주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경찰은 ▲지역경찰관이 아동 성폭행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50점 ▲검문검색했을 때 60점을 부여한다. 이는 지금까지의 배점보다 각각 두 배로 높아진 수치다. 이로써 두 항목은 지역경찰관 실적평가 가운데 각각 1, 2위의 고득점 항목이 됐다. 지금까지는 강간과 함께 침입·인질 강도 검문검색이 30점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경찰은 아동 성범죄가 발생하면 담당 지구대나 파출소 평가 점수를 감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국장은 “예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아동 성범죄가 나오면 감점하기로 했는데 수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신속한 출동과 충실한 검문검색으로 감점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의 이런 실적 배점 방식에 대해 현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성동서 관할 지구대 A경찰관은 “지휘부는 점수 올리는 것밖에 생각을 못한다. 이게 바로 실적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라면서 “아동성폭행범을 잡는데만 경찰력이 쏠려 다른 범죄 예방에 구멍이 뚫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천서 관할 지구대 B경찰관은 “우리가 실적점수가 낮다고 출동과 순찰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점수가 높다고 더 열심히 수사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동작서 관할 C경찰관은 “성범죄가 발생했다고 전적으로 경찰의 대응 부족이나 치안활동 부재인 것처럼 경찰 스스로 몰아가는 꼴”이라면서 “감점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곳은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서울 구로서 관할 지구대 D경찰관은 “그동안 성범죄는 범인을 잡기도 쉽지 않고 잡아도 서로 합의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 수사를 꺼렸다.”면서 “점수가 올라가면 적극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효섭·김양진·윤샘이나기자 newworld@seoul.co.kr
  • [청와대 조직개편] 4대강·세종시 전담 국정기획수석 폐지

    7일 조직개편으로 청와대는 ‘1대통령실장·1정책실장·8수석(정무·민정·사회통합·외교안보·홍보·경제·사회복지·교육문화)·4기획관(총무·인사·미래전략·정책지원)’ 체계를 갖췄다. 대통령실장, 정책실장이 각각 1명인 것은 현재와 같다. 수석도 일부 이름이 바뀌거나 신설됐지만 8명으로 현재와 마찬가지다. 기획관은 현 3명(총무·인사·메시지)보다 1명이 늘었다. 비서관은 43명에서 45명으로 2명이 늘었다. 외형적인 변화는 크게 없지만, 조직의 성격과 내용을 따져 보면 달라진 점이 적지 않다.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전담했던 국정기획수석을 폐지하고 사회통합수석을 신설한 게 가장 주목된다. 사회통합수석은 국민소통비서관을 선임비서관으로 하고 밑에 기존 정무수석 산하의 시민사회비서관과 민원관리비서관을 두게 됐다. 사회정책수석에서 이름이 바뀐 사회복지수석은 신설된 서민정책비서관을 선임으로 해 기존에 있던 보건복지·여성가족·고용노사비서관을 거느린다. 미래전략기획관은 기존 교육과학문화수석 산하의 과학기술비서관을 필두로 해 폐지된 국정기획수석 산하의 방송정보통신비서관, 기존 사회정책수석 내 환경비서관과 국정기획수석 내 미래비전비서관을 합친 환경녹색성장비서관을 관장하게 된다. 미래전략기획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환경 및 녹색성장 등 미래 유망 분야를 맡는다. 정책실장 산하에 신설된 정책지원관은 국정과제와 지역발전, 정책홍보 지원 기능을 묶어 기존 역점과제들이 집권 후반기에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하는 역할에 주력한다. 정책지원관 산하에는 폐지된 국정기획수석 내 국정과제비서관 및 지역발전비서관과 함께 신설된 정책홍보지원 비서관이 배치됐다. 현재 기획관리비서관은 기획조정실로 바뀌었다. 한동안 약화됐던 국정조정 및 국정상황 관리기능을 다시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치안비서관(경찰)은 법무비서관(검찰)과 함께 민정수석실에 함께 있다가 이번에 정무수석실로 이관됐다. 치안비서관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정무수석실에 있었고 노무현 정부 때는 비서실장 직속이었다. 교육문화수석 내 문화체육관광비서관은 문화체육비서관과 관광진흥비서관으로 분리됐다. 관광진흥비서관은 관광산업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제고 등을 맡게 된다. 홍보수석실의 변화도 주목된다. 홍보수석실은 기존의 메시지기획관과 통합했다. 홍보수석 밑에 기존 2명의 대변인은 1명으로 줄었다. 현재의 언론비서관 자리가 없어지고 홍보기획·해외홍보비서관 자리가 신설됐다. 홍보수석 밑에 있는 뉴미디어 홍보비서관을 통해 온라인과 유비쿼터스 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뉴미디어 홍보비서관에는 온라인 대통령 이미지관리(PI)·온라인 여론·온라인 홍보, 온라인 협력 등 4개 팀을 두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친다. 지난 5월 신설된 온라인대변인의 역할도 확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작은 청와대를 지향하지만 필요하다면 융통성을 갖고 인원을 늘릴 수도 있다.”면서 “숫자에 구애 받아서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부족함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게 조직개편의 또 하나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북도 학도병 선양비사업 주먹구구

    경북도의 6·25 전쟁 참전 학도 의용군 명예 선양비 건립 사업이 전시성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예산 확보 및 구체적인 계획 수립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도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학도 의용군 출신 학교를 대상으로 명예 선양비 건립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장으로 달려 나갔던 학도 의용군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6·25 전쟁에 대한 교훈과 선배들의 애국심을 선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도는 지금까지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나 학도 의용군 출신 학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6·25 당시 도내의 많은 학생들이 안동·다부동·안강·영천·포항 전투에 참전하고, 치안·간호활동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정도가 고작이다. 도는 또 규모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선양비 건립 사업 예산의 일부를 시·군비로 충당할 계획이지만 정작 시·군과는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 따라서 도는 뒤늦게 7월부터 학도의용군 출신 학교를 파악하고 해당 학교로부터 명예 선양비 건립 신청을 받은 뒤 관련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자칫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운 것은 물론 행정 불신 조장마저 우려된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경북 도내 학교 중 전몰 학도 의용군이 생긴 학교는 경주공업중, 경주중, 경주 문화중, 안강중, 안동농림중, 안동중, 안동사범학교, 안동 병산중, 안동 신망중, 안동 경안중, 포항중, 포항 동지중, 포항수산학교, 영일중, 포항수산대학, 의성중, 의성 농업중·공업중, 의성 양명중, 영주 내성중, 풍기중, 영주농업중, 문경중, 금천농림중, 김천중, 문동고등공민교, 경산 자인중, 선산 오상중, 상주 함창중, 상주농잠학교, 성주농업중, 청도 기한중·풍남중, 고령중 등 30여곳이다. 지금까지 이들 학교의 학도 의용군 출신 전사자는 모두 142명으로 확인된 상태다. 도내 학교 관계자들은 “도가 학도 의용군 명예 선양비를 세워 주겠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관련 예산과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학교 등과 사전 협의가 없어 제대로 추진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편 경주중·고등학교는 1954년 국내 학교로는 최초로 교정 내에 학도 의용군 전몰 추념비를 세운 이후 매년 6·25 때면 동창회 및 학교 관계자,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추념식을 갖고 있다. 6·25 당시 경주중·고교의 학도 의용군은 320명에 달했으며 이 중 48명이 전장에서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 경찰서장들 ‘성과주의’를 말하다

    서울 경찰서장들 ‘성과주의’를 말하다

    서울시내 경찰서장들은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의 ‘하극상’ 파문을 몰고 온 ‘조현오식 성과주의’가 범인 검거나 범죄 예방에는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지만 경찰조직과 주민 만족도는 떨어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일선 지휘관들이 실적주의를 ‘양날의 칼’로 보고 있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성과주의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치안서비스는 결국 주민만족도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신문이 서울시내 경찰서장들을 대상으로 성과(실적)주의와 관련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장들은 10점 만점에 범인 검거에는 9점, 범죄 예방에는 8.2점, 인사 등 조직운영에는 7.2점을 줬다. 설문대상은 서울에 있는 31개 경찰서 중 강북서를 제외한 30개 경찰서장이었다. 이 중 15명이 답변했다. ●“검거 효과 탁월” 이구동성 서장들은 성과주의가 범인검거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15명의 서장 중 절반에 가까운 6명은 만점인 10점을 주기도 했다. A서장은 “직원들이 성과주의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아 검거율이 높아지고 범죄예방 효과가 크게 좋아졌다.”면서 “형사 같은 외근 경찰들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성과주의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서장도 “사기업 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성과주의를 통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이라며 “과거와 비교할 때 검거실적이나 범죄예방 효과는 월등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범죄 예방에도 성과주의가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C서장은 “전후의 문제는 있지만 범인 검거와 범죄 예방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최선의 범죄 예방은 범인 검거”라고 말했다. 일부 서장들은 치안업무에 성과주의는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승진·인사 직결엔 내부불만 승진, 인사 등 조직운영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평균 점수도 낮았고 5~7점을 답변한 사람이 많아 범인 검거나 범죄 예방과 비교해 평가점수가 낮게 나왔다. E서장은 “실적이 승진 및 인사와 직결돼 있어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며 “범인 검거도 독려해야 하고 직원들의 불만도 토닥여야 하는 현실이 쉽지만은 않다.”고 난감해했다. F서장은 “성과주의를 한마디로 말하면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직원들의 장기피로감은 무척 크다.”고 털어놓았다. 주민 만족도 하락을 걱정하는 일선 지휘관들도 많았다. G서장은 “주민들은 경찰을 친절도 등으로 평가하지만 범인 잡는 것이 발등의 불인데 그게 되겠느냐.”면서 “현실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서비스·공정성 확대를”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직목표 달성을 위한 성과주의는 필요하다.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한 점은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는데도 효과적”이라면서도 “단순한 건수가 중요하지 않고 대민서비스, 공정한 형사처리절차 등이 더 중요한 만큼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백민경·이민영기자 newworld@seoul.co.kr
  • 강력사건 많은 강남권 ‘호평’…외국인 많은 서남부 시큰둥

    강력사건 많은 강남권 ‘호평’…외국인 많은 서남부 시큰둥

    살인·강도·성폭력 등 강력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남 지역과 남동부 지역 경찰서장들은 ‘조현오식 성과주의’가 범인 검거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지역 서장들은 29일 서울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범인 검거’ 항목에 10점 만점에 10을 줬다. 민생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서북부 지역 서장들도 범인 검거 효과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외국인 범죄가 많은 서남부 지역은 이와 달랐다. 내국인 범죄자보다 신원파악 등이 어려워 범인 검거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신문의 긴급설문에 응한 15개 서장들은 실적주의와 관련한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은 물론 이에 대한 해결책도 이미 알고 있었다. 설문은 ▲범죄예방 ▲범인검거 ▲조직 및 주민만족도 3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서장들이 성과주의와 관련,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부분은 범인검거였다. 세 분야 중 가장 많은 6명이 만점인 10점을, 4명은 9점을 줬다. 최저점수도 7점이었다. 성과주의가 범죄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A서장은 “전년에 비해 범인검거 등 성과가 10배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B서장은 “서장이랑 경찰들이 열심히 치안활동하고 범인 잡고 하니까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 아니냐. 경찰들이 긴장하고 열심히 뛰는 것이 주민들의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예방 부분에서는 10점 4명과 9점 3명으로 범인검거와 비슷했다. 하지만 7점 3명과 한명은 최저점인 3점을 줬다. 범죄예방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반대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 C서장은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축구의 격언처럼 최선의 범죄예방이 범인 검거”라고 주장했지만, D서장은 “치안은 종합적인 것으로 범인만 많이 잡는다고 치안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인사와 승진 등 조직운영 측면에서는 성과주의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았다. 2명은 10점을 1명은 9점, 8점은 3명을 줬다. 반면 7점 3명, 6점 4명, 최저점인 5점도 2명이 있었다. 최저점 부근에 6명의 응답자가 몰려 있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E서장은 “조직만족도가 높아야 하지만 직원들 전반적으로 성과와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주의는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것들만 평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때문에 순찰을 얼마나 돌았는지, 친절·봉사는 얼마나 했는지 주민서비스는 얼마나 했는지도 중요한데 이런 점은 평가되지 않는 점이 실적주의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장들은 성과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주민 만족도 등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서울경찰청도 실적주의에 대한 일선의 불만이 높아지자 정성평가(주관적 평가)를 도입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었다. G서장은 “우리 지향점은 주민만족도지만 현 상황에서는 주민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다.”면서 “범인 잡는 게 24시간 숙제로 주어지니까 친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서장도 “평가요소를 근무위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민만족도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개선되면 좋겠다.”면서 “경찰 내부 만족도 평가도 병행돼야 주민들을 위해 더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서장들은 이번 항명 파동에 대해 ‘한 사람(채수창 강북서장)이 경찰 조직 전체를 뒤흔들려고 하는 시도’ ‘자기 책임을 다른 이(조현오 서울청장)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서장도 “공감할 부분은 많았지만 이를 기자회견이란 방식을 통해 표현한 것은 계급사회인 경찰사회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다만 “수십년의 공직자 생활을 그런 식으로 정리하면서까지 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이해 가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현용·김양진·윤샘이나기자 newworld@seoul.co.kr [용어클릭] ●조현오식 성과주의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를 치안여건이 비슷한 가·나·다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 안에서 비교하는 식의 ‘계량주의’를 도입한 평가방식. 잘한 사람에게만 가점을 주는 기존의 성과주의와 달리 못한 사람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선별 관리, 감찰 등을 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접목했다.
  • 조현오 서울경찰청장 “치안만족도 향상…성과주의 속도 높일것”

    조현오 서울경찰청장 “치안만족도 향상…성과주의 속도 높일것”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성과주의를 둘러싼 현직 서장의 ‘하극상’ 파문과 관련, 29일 “성과주의는 치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으로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추진 속도를 높여 가겠다.”고 밝혔다. ●강·절도 검거 소홀땐 시민 피해 전날 채수창 서울 강북경찰서장은 ‘조현오식 성과주의’가 가혹행위를 포함한 무리한 실적경쟁을 낳았다며 조 청장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서울청에 부임한 이후 추진해 온 성과주의와 일선서의 무리한 실적 경쟁, 가혹행위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해당 경찰관 또는 팀 차원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특히 조 청장은 “서울청은 오히려 기존의 성과주의 체계의 부담을 완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일부 경찰관들의 무분별한 실적경쟁을 막는 동시에 시민들의 치안 만족도를 높이도록 평가 체계를 개선한 것이 ‘조현오식 성과주의’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평가 방식에 기존 강·절도 등 검거 배점을 축소하는 대신 시민 만족도 반영 비율을 대폭 높였다.”면서 “무리한 경쟁을 막기 위한 주관적 평가도 적용하고 성과평가 결과를 공개해 인사 관리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동반 사퇴를 요구한 채 서장에 대해서는 “일은 등한시한 채 개인적 사업에만 관심을 갖는 등 문제가 많아 직접 감찰을 지시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서울청은 4개월 전부터 채 서장과 강북서에 대한 집중 감찰을 실시했다. 서울청에 따르면 채 서장은 지난해 6월부터 ‘강북경찰 문화 아카데미’를 만들어 매주 문화예술인 초청강연 행사를 가졌다. 강사료와 행사비로 1100여만원을 지출하는 과정에서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경찰서 운영비 가운데 800여만원을 행사비로 돌려쓰기도 했다. 또 김제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만든 문화예술인 모임을 관내에 분소격으로 만들기도 했다. ●성과주의 보완·개선 박차 강북서는 4개월 연속 성과 평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조 청장은 “직원들이 강·절도 검거에 소홀하면 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서울청에서 관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성과주의에 대한 보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과주의의 장점과 근본 취지에 대한 지속적인 설명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경찰관들의 실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맥주 3병 훔쳤어? 징역 2년!” 너무한 월드컵 법원

    “맥주 3병 훔쳤어? 징역 2년!” 너무한 월드컵 법원

    남아공 월드컵 특별법원이 절도범에게 지나치게 무거운 처벌을 연이어 내리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월드컵 관광객 안전도 좋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월드컵을 생생히 즐기려 남아공으로 건너간 한 독일 남자로부터 망토와 맥주 3병을 훔친 21세 남아공 청년이 최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문제의 청년은 지난 25일 A조 마지막 경기인 멕시코와 우루과이 경기가 끝난 후 관전하고 나오는 75세 독일 노인으로부터 물건을 훔치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특별법원에 회부된 청년은 사건 당일 36개월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형량은 2년을 조절됐다. 하루 평균 살인사건 50건이 발생할 정도로 치안불안이 심각한 수준인 남아공은 월드컵 기간 중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56개 ‘월드컵 특별법원’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만 480만 유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70억 원에 이른다. 판사 256명이 노트북 절도, 사기, 대마초 판매 등 월드컵 특수를 타고 여기저기에서 터지는 사건을 정신없이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특별법원의 법 적용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많다. 월드컵 특별법원은 앞서 지난 21일 외국인 관광객의 외투를 훔치다 체포된 26세 청년에게 징역 20개월을 선고했다. 실업자인 청년은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그만 범죄를 저질렀다고 정상참작을 호소했지만 특별법원은 감형을 거부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월드컵 특별법원의 최장 선고 형량은 무장강도에게 내려진 징역 15년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서울청·강북署 뜨거운 네탓 공방

    28일 채수창(48) 서울 강북경찰서장이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동반사퇴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조 청장이 추진하는 ‘성과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강북서는 최근 4개월 동안 성과주의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서울청이 강북서장과 주요 과장들을 집중 감찰하며 압박을 가하자 강북서장이 반기를 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청은 실적이 낮은 원인이 강북서장에게 있다고 판단, 4개월 연속 감찰을 실시했다. 조 청장은 “채 서장은 전북 김제에서 근무할 당시 사적인 문화예술인 모임을 만들었는데 이걸 서울까지 가져왔다. 이 밖에도 업무 시간에 양로원 봉사활동에 집중하는 등 경찰 업무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청은 이와관련, 채 서장에 대해 징계하지 않았다. 경찰 본연의 임무인 민생치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채 서장은 “실적이 안 나온다고 감찰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뒤지고 압박했다.”면서 “사생활 조사까지 하는 바람에 심리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 청장과 채 서장의 개인 간 갈등이 폭발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무고시 출신인 조 청장과 경찰대 1기생인 채 서장은 서로 엘리트의식이 강하면서도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것. 특히 채 서장은 경찰대에 대해 자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반면 조 청장은 경찰대 출신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서 채 서장은 “양천서 서장과 형사과장이 경찰대 동문인데 일부 언론에 경찰대 출신들이 승진에 눈이 멀었다고 하는 식의 기사를 보고 참담했다.”면서 “경찰대 출신이 승진에 매달리는 등 비겁하고 치사한 조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위험할땐 CCTV 비상벨 누르세요

    위험할땐 CCTV 비상벨 누르세요

    서울 성동구의 방범 폐쇄회로(CC)TV 안전체험학습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조두순, 김길태 사건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어린이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8일 성동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구청 5층 통합관제센터에 문을 연 방범 안전체험장에 5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찾아 교육을 받았다. 이상국 기획예산과장은 “최근 잇단 아동범죄로 인해 교육장을 찾는 어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구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분이 길을 가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 근처 방범용 CCTV 밑에 달려있는 비상벨을 누르면 여기 통합관제센터 경찰관 아저씨하고 얘기를 할 수 있어요. 차례대로 눌러 보세요.” 28일 성동통합관제센터내 학습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모형 벨을 눌러보며 경찰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또 우리 동네에 CCTV는 어디에 있나 살펴보기도 했다. 성동구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지난해 1월부터 방범기능의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관제센터 내에 방범체험을 할 수 있는 학습장을 만들었다. 이 학습장에서는 꼬마 방범용 CCTV비상벨을 직접 누르고 관제실 요원과 통화 연습을 할 수 있고 상황실 CCTV 조작체험을 한다. 또 위급상황 시 어른들에게 알리는 방법, 비상용 호각 부는 요령 등 어린이들이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구 청사 5층 205㎡ 규모의 통합관제센터는 18개의 50인치 멀티큐브 대형화면을 갖춘 통합관제실, 대책회의실, 조정실, 장비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센터는 CCTV 351대를 경찰과 공무원 등 모두 17명이 24시간 합동 근무하며 치안예방 연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따라서 범죄예방, 불법주정차 단속, 하천수위감지, 재난대책, 청사관리,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단속, 예방하고 있다. 구는 CCTV와 보안등을 한적한 골목길과 학교주변 등 어린이와 여성들의 통행이 많은 지역에 중점 설치하고 통합 관제센터에서 24시간 감시체제로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또 올해 뉴타운 철거지역 등 우범지역의 범죄예방을 위해 CCTV 20대를 추가설치하기로 했다. 박희준 자치행정과장은 “성동 통합관제센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범죄 대처 요령뿐 아니라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 주민들을 만일의 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CCTV 확대와 관련 기관 통합 운영 등을 통해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경찰 하극상 왜 나왔나

    경찰 하극상 왜 나왔나

    사상 초유의 경찰 지휘부 항명사태를 낳은 표면적인 이유로 성과주의가 꼽히지만, 출신 및 지역 간 갈등 등 내부에 잠복했던 문제가 복합적으로 곪아 터진 것으로 해석된다. 성과주의와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는 ‘시한폭탄이 드디어 터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다달이 총 범죄건수, 5대범죄 범인검거 등 치안활동을 점수로 환산해 인사고과 등에 반영하고 있다. 경찰서별, 부서별, 개인별로 경쟁을 시켜 경찰조직 전반에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 도입 취지다. 이후 실적은 좋아졌다. 경기경찰청의 경우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강·절도 검거율이 지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7% 늘었다. 경찰서별 검거실적 차이도 줄었다. 성과주의와 조현오 서울경찰청장도 뗄 수 없다. 이번 항명사태에 조 청장이 등장한 건 지휘책임과 함께 이른바 ‘조현오식 성과주의’에 대한 논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청장은 부산청장 시절 성과주의를 도입했고, 경기청장으로 취임한 뒤 성과주의를 본격 시행했다. 조 청장은 서울청장으로 옮긴 뒤에는 실적주의에 박차를 가했다. 성과주의의 대표주자로 여겨지는 조 청장은 경찰 실적 평가를 계량화했다. 주먹구구식이 아닌 체계적인 평가의 틀을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1개의 사건을 나눠 여러 건으로 처리하는 ‘사건 쪼개기’나 범인을 찾기 힘든 사건은 아예 보고하지 않는 ‘사건 뭉개기’ 등이 나왔다. 경찰대와 비경찰대 간 충돌이라는 고질적인 갈등구조도 이번 항명사태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사건의 당사장인 조 청장은 외무고시 출신이고 채 서장은 경찰대 1기생이다. 경찰은 경찰대·간부후보·고시·순경 등 다양한 채용루트가 있지만 직위가 올라갈수록 경찰대 출신이 많아지면서 인사 때마다 ‘특혜론’과 ‘차별론’이 불거졌다. 경찰청에서 승진우대제를 도입해 일정 비율의 간부를 비경찰대 출신으로 할당하는 ‘승진우대제’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이 유력한 차기경찰청장 후보로 꼽힌다는 점도 이번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청장이 성과주의를 내세우지만, 또 다른 유력후보인 윤재옥 경기청장은 올 초 경기청 비전선포식에서 “경기경찰이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데 치중한 경향이 있었음을 자성한다.”고 말하는 등 성과주의와 일정한 거리를 뒀다. 윤 청장도 경찰대 1기생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그리스 “섬 매각 보도는 오보”

    그리스 정부가 25일(현지시간)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섬의 일부를 외국인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라는 보도를 강력 부인했다. 게오르기오스 페탈로티스 정부 대변인은 “(영국 가디언지의) 엘레나 모야 기자가 쓴 오보 기사를 보고 매우 실망했다.”면서 “그리스 정부가 섬 판매 계획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간 소유의 섬들이 판매되는 것은 수년 동안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며 “그리스 정부가 로도스 섬의 땅을 러시아와 중국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탈로티스 대변인은 또 “그리스 정부가 기본 인프라를 개발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치안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서 섬을 매각할 것이라는 억지 주장은 정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주장이 가디언 1면에 실리는 것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가디언의 성급한 보도도 질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것들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지적해야 할 것은 그리스는 유럽연합(EU)이나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것이 아니라 대출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그런 선동적인 기사를 쓰기 전에 보다 더 철저한 사실 확인을 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서 가디언은 지난 2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유명 관광지인 미코노스 섬 등 상당수의 섬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독자의 소리]여경, 화려함 없으나 보람있다/경기 구리경찰서 경비교통과 임현영

    7월1일이면 여경 탄생 64주년을 맞게 된다. 미 군정기에 최초 여성경찰관을 선발한 이후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냈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 전에 경찰로서 살아왔다. 남자경찰도 힘들어하는 공간에서 여자로서 느껴야 하는 불편함과 힘들고 지쳐 울음을 삼켜야 했던 적도 있었지만 인연을 나누었던 많은 분들의 격려와 미소를 생각하면 힘든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진다. 홀몸어르신의 애교 많은 딸이 되었고 어린아이를 가슴으로 따뜻하게 안아주었으며 여성피해자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희망을 불어넣어준 기억들, 그리고 사랑 나눔 운동과 농촌 봉사활동을 할 때면 가슴이 벅차올랐다. 빛나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보람을 느끼며 기쁨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잘못된 서비스엔 따끔한 질책과 잘된 서비스에는 따뜻한 격려를 함께 보내준다면 국민을 위한 치안봉사자로 더욱 거듭날 것이다. 경기 구리경찰서 경비교통과 임현영
  • 야간집회 행진땐 해산조치

    야간집회 행진땐 해산조치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달 말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찰은 주택가나 초등학교 등 각종 범죄 취약지역의 방범활동에 투입돼야 할 경찰인력 상당수가 야간집회 현장으로 가면서 빚어질 치안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또 야간집회가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될 공산이 크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때문에 6월 국회에서 집시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 개정안 처리 여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은 27일 “한나라당은 집회와 시위에 대한 시간상의 과도한 규제를 조정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받아들여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면서 “야간 집회를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만 금지하는 조항으로 수정하고 여기에 민주당이 주장해온 단서조항까지 붙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한나라당이 옥외집회 금지 시간으로 주장해 온 ‘일몰 후 일출 전’이나 ‘오후 10시~오전 6시’ 안에서 양보한 제안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이 “한나라당의 제안을 좀 더 고민하고 얘기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28일 행안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그동안 야간집회가 허용될 때를 대비해 준비해 왔다. 이날 경찰청 등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야간집회가 허용되면 경찰은 현행 집시법에 있는 규제조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경찰서에 집회 신고서를 쓸 때 집회·시위·행진은 반드시 ‘집회’로 작성,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적도록 할 계획이다. 신고한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거나 특히 행진 등을 할 때는 해산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집시법상 공공질서 유지(제5조), 주요도로(제12조), 주거·학교·군사시설(제8조 3항) 등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야간집회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야간집회 성격을 주최 측이 충분히 설명하도록 했다. 질서유지인 임명, 질서유지선 설정, 안전사고 예방 및 음주자 귀가 조치 등 행정지도를 편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참가자의 10% 정도인 주간집회 질서유지인을 두 배 정도 요구하고,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제지하거나 공공질서 침해 가능성이 크면 질서유지선을 현장에서 변경하는 등의 방안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장비도 이미 마련했다. 경찰은 올해 예산에 야간 집회·시위 때 시위대를 향해 조명을 비추고 경고방송과 영상녹화도 가능한 1억 2000만원짜리 다목적 차량 4대 구입비를 반영했다. 하지만 경찰이 집시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야간집회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경찰은 야간집회로 인한 경찰인력 부족 등을 호소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집회 1건당 주간에는 2.1대의 전·의경 중대가, 야간집회에는 2.4개의 전·의경 중대가 동원됐다.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김효섭·허백윤기자 newworld@seoul.co.kr
  • 야간 옥외집회 여야 절충점은…심야엔 제한 vs 원칙적 허용

    야간 옥외집회 여야 절충점은…심야엔 제한 vs 원칙적 허용

    여야는 25일 ‘야간 옥외집회’ 제한 문제를 놓고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충돌했다. 야당은 전날 여당의 강행처리 시도에 맞서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이날 오전까지 철야농성을 벌였다. 이에 한나라당 소속 안경률 행안위원장은 오전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고 회의장 출입을 제한했다. 일촉즉발의 긴장상태는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나서 ‘합의 처리’를 약속한 뒤에야 해제됐다. 그러나 절충점 찾기는 쉽지 않았다. 뒤이은 토론에서 한나라당은 심야 시간대를 특정해 옥외집회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원칙적으로 야간 옥외집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제각각 해석한 결과다. 어렵사리 속개된 상임위는 공방만 거듭하다 3시간여 만에 산회됐다. 여당은 끝까지 야당을 설득해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저항이 너무 거세다. 헌재가 못박은 개정시한인 오는 30일까지 본회의 처리도 낙관적이진 않다. 여당은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야당을 또다시 자극하는 게 부담이다. 6·2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의 따가운 눈초리도 직권상정 시나리오를 흐리게 하고 있다. 여야 행안위 간사를 통해 쟁점과 합의 처리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김정권 한나라당 간사-헌재도 한밤 위험우려 처리불발 땐 치안공백 행안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은 “헌재 결정 취지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면 집시법 10조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니 적정한 시간으로 조정하라는 것”이라면서 “개정 시한인 6월 말까지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야간 옥외집회가 다발적으로 일어나 생활치안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헌재가 단순 위헌결정이 아니라 헌법불합치 결정을 통해 개정하도록 권고한 것을 두고 ‘야간 옥외집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라는 게 아니라 제한 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라.’는 취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 위헌 효력이 발휘되는 오는 7월 이전에 개정안을 처리, 입법 공백 상태를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헌재는 현행 규정이 담고 있는 야간에 대한 시간적 차별성에 대해선 부정적이지만 심야의 특수성과 위험성에 대해선 인정하고 있다.”면서 “적정한 시간대에 대해선 금지를 하라는 것이지, ‘법조항 삭제’는 헌재의 의도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전면 허용’ 해석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경찰 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민생치안에 주력해야 할 경찰이 밤새워 옥외 집회에 대거 투입되면 어떻게 민생치안에 주력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여당 단독의 강행처리 방안은 배제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다음주 본회의 직전까지라도 논의를 계속하고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6·2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감안하더라도 일방·강행 처리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백원우 민주당 간사-촛불금지법 원하나 현행법도 규제 가능 행안위 민주당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25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되던 야간 옥외집회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집시법 개정안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반하는 개악”이라면서 “현행 법에도 규제조항이 충분하기 때문에 개정 시한인 6월30일이 지나 해당 조항이 효력을 잃더라도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혼란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집시법 10조를 폐지해 옥외집회를 전면 허용하고, 제한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버티기 전략’을 쓰고 있다. 28, 29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어차피 집시법 10조는 효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 “집시법 개정 문제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 원칙의 문제이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행 집시법 5조, 11조, 14조는 폭력 우려 집회 금지 및 소음·장소 규제 등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들만으로도 불법 집회 등은 충분히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개정안을 ‘촛불집회 금지법’이라고 규정한 백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을 금지하는 법을 꼭 갖고 싶은 모양인데, 순순히 촛불금지법을 만들어 드릴 순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행안위·법사위·본회의 등을 거쳐 정상적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이미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고, 박희태 국회의장으로서도 이 법안 하나를 직권상정하는 것은 큰 부담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회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시위권 누리려면 시민생활권부터 보장해야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0조 개정을 놓고 대치하던 여야가 어제 협의를 재개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개정안 강행처리를 하지 않고 충분히 토론해 합의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개정안의 핵심인 야간 옥외집회 허용범위를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현격해 타결이 이뤄질지는 불분명하다. 개정시한인 이달 30일까지 법안처리를 못 하면 일몰 후 옥외집회를 규제하는 조항이 아예 효력을 잃게 된다. 우려하던 ‘24시간 시위공화국’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7월부터 대규모 야간 옥외집회를 막을 근거가 없어질 경우 가장 우려되는 점은 공공질서 파괴와 사회 혼란이다. 야간에는 행동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아 감정적으로 흐르거나 폭력적이 될 개연성이 높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 12년 동안의 집회시위양상을 분석한 결과 야간의 폭력시위 비율은 6.2%로 주간의 0.45%의 13.8배나 됐다. 야간 옥외집회의 질서유지가 주간집회보다 어렵기 때문에 경찰력이 몇배로 투입돼야 한다. 경찰 병력 운용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시민 치안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생활권 침해도 심각하다. 대도시에선 야간시위로 교통혼란과 소음에 따른 불편이 불가피하다. 잦은 집회에 따른 상인들의 영업피해도 막대할 것이다. 헌재는 ‘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 옥외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금지시간대가 광범위해 과잉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라는 취지다. 따라서 야간 옥외집회는 금지 시간대를 정해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게 옳다. 헌법은 표현의 자유, 시위의 자유만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야간에 평온한 휴식과 수면을 취할 행복 추구권도 보장하고 있다.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유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 한정된다는 점을 야권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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