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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합의로 헌재 결정 뒤집었다

    지자체 합의로 헌재 결정 뒤집었다

    헌법재판소가 내린 지방자치단체 경계선 결정을 지자체끼리 합의해 처음으로 자율적으로 뒤집었다. 주민과 기업의 불편 호소와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내려오던 헌재의 결정이 무색해지게 됐다. 같은 필지의 땅에 들어선 기업들이 두 곳의 지자체에 속하는 바람에 생기는 각종 불편을 해결할 수 있게 됐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데서 의미가 깊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부산 신항만 부두와 땅 23만 1980㎡에 대한 부산 강서구와 경남 창원시의 관할 구역 조정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인 ‘부산광역시 강서구와 경상남도 창원시의 관할 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안’이 입법예고된다. 지난 11일 두 지역 단체장의 합의가 있었고, 지방의회 의결이 뒤따르며 ‘도로와 부지 경계선’을 기준으로 새롭게 관할 구역을 조정하게 됐다. 이번 관할 구역 조정으로 2개 지자체로 나뉘어 있던 부산 신항만 부두 1-2단계 3선석은 창원시로, 1단계 3선석은 강서구로 관할 구역이 일원화됐다. 해당 입주 기업인 C&S와 세방은 강서구로 관할 구역이 통일됐다. 이에 앞선 2010년 6월 헌재는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한 부산 신항만 북쪽 컨테이너 선하적용 땅과 그 뒤쪽 땅의 관할권을 두고 5년 가까이 끌어오던 지자체 간의 권한쟁의심판청구 소송에 대해 ‘해상 경계선’을 기준 삼아 두 지자체의 경계선을 그었다. 그동안 헌재는 부산 신항만뿐 아니라 전북 새만금, 전남 여수 율촌공단 등 바다를 메운 매립지에는 예외없이 ‘해상 경계선’ 기준을 적용해 지자체의 관할 구역을 나눠 왔다. 그러다 보니 해상경계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필지의 땅에 입주한 기업 및 입주민 등의 관할 행정기관이 두 지자체로 나뉘는 불합리함이 필연적으로 발생해 왔다. 건축물 인허가, 공과금 납부, 상하수도 연결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치안과 소방 등 행정서비스 제공 주체 문제도 늘 다툼이 있었다. 특히 부산 신항만처럼 율촌공단을 공유하면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남 여수·순천·광양시 등이 합리적으로 자율 조정을 할 수 있는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관할 구역 변경에 관한 규정안은 40일의 입법예고 기간과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4월 중 시행된다. 류순현 행안부 자치제도기획관은 “이번 관할 구역 조정으로 두 지자체의 7년 넘는 갈등이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도 지자체 간 자율적인 경계 조정을 통해 기업과 지역 주민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경호실 15년만에 장관급으로… “권위주의 시대 회귀” 비판

    경호실 15년만에 장관급으로… “권위주의 시대 회귀” 비판

    청와대 경호실이 15년 만에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다. 과거 권력자의 지근거리에서 무소불위를 휘둘렀던 경호실에 대한 국민적 비판 때문에 지속적으로 역할과 규모를 축소해 오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밝힌 ‘작은 청와대 구상’이 뒷걸음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21일 1차 청와대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청와대의 6개 기획관을 모두 없애 ‘2실 9수석비서관’ 체제로 축소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번에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실장을 모두 장관급으로 격상시켜 ‘큰 청와대’의 골격을 최종 완성했다. 경호실장의 장관급 격상은 권위주의 시대 체제의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권위주의 시대 체제에서는 경호실장이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김영삼 정부 때까지 장관급으로 운영되던 경호실은 김대중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는 차관급을 경호실장으로 임명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경호실과 대통령 비서실을 대통령실로 통합하고 차관급으로 운영했다. 경호실의 ‘월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인수위는 경호처의 승격 배경으로 독립성 확보와 과중한 업무부담 완화, 사기 진작 등을 꼽았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25일 청와대 경호처 승격에 대해 “경호처는 상당히 독립성이 있고 경호처의 업무 과중에 대한 요구 사항을 당선인이 수용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다만 경호실 인력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은 “박 당선인이 특임장관을 없애고 청와대 기능과 권한을 축소한다고 해 놓고, 경호처장을 장관급인 실장으로 격상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호실 기능이 비대화될 뿐 아니라 경호실과 경찰청이 수직적인 관계가 돼 무소불위의 경호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수위 측은 “경호실은 대통령의 경호, 경찰은 국민의 치안을 담당하기 때문에 분명히 역할이 다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조직개편안은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서실장 등에게 과도한 권력을 몰아주지 않고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실장 등 3명의 장관급들에게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맡겼다는 것이다. 반면 현재 청와대 내 장관급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은 1차 청와대 조직개편 때 밝혔던 슬림화·간결화 기조에 어긋난다. 장관급 아래 보좌진이 필요해 인원이 늘어나고 조직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리비아서 또 테러 위협? 유럽인 긴급 탈출

    유럽 각국이 리비아 벵가지의 자국민들에게 잇달아 긴급 대피 명령을 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에서 이슬람 극단 무장세력의 인질극이 벌어지고, 말리 북부에서는 프랑스군과 반군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 데다 전날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해 9월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에서 발생한 테러 사태에 대한 청문회 증언을 한 직후 이 같은 철수령이 떨어진 것이어서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독일과 네덜란드 외무부가 24일(현지시간) “영국 국민에 대한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 포착됐다”는 영국 정부의 긴급 발표를 인용해 벵가지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각 퇴거하라고 명령했다고 CNN과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독일 외무부 기도 베스터벨레 장관은 위협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영국 정부가) 그런 경고를 내린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을 무너뜨린 봉기 사태와 같은 ‘심각하고 위중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리폴리의 영국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벵가지에 거주 중인 영국인은 외국인학교 교사 6명을 포함해 모두 20명 정도이며 곧 항공편을 통해 리비아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의 석유시설 80%가 몰려 있는 벵가지 동부 일대에는 독일과 네덜란드를 포함해 다수의 유럽인이 체류했었지만, 지난해 벵가지 사태 이후 상당수가 이미 귀국했다고 현지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일각에서는 프랑스군의 말리 사태 개입에 불만을 품은 북아프리카의 알카에다 무장단체들이 이웃 국가인 리비아의 서방인들을 상대로 추가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압둘라 마수드 리비아 내무차관은 “지난 여러 달 동안 벵가지에 치안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영국의 갑작스러운 반응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입수하지 못해 의아하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이동흡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 특경비, 업무추진비 등 명목 전용… 경조사비에 주점서도 사용

    [이동흡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 특경비, 업무추진비 등 명목 전용… 경조사비에 주점서도 사용

    정부가 특정업무경비(특경비) 실태 점검에 나선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특경비 논란이 증폭되자 사실 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는 24일 특경비 규모와 사용 실태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특경비를 쓰는 모든 기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경비는 검·경 등 정부기관의 수사, 감사, 조사 등 특정한 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실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급하는 예산이다. 조직 규모나 인원수에 따라 월정액으로 지급하거나 실비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출에 따른 증빙도 필요 없다. 개인이 30만원 이상을 사용한 경우에는 증빙 서류를 갖춰야 하고 먼저 지출한 뒤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나중에 보전받는 것이 원칙이다. 올해 책정된 특경비 예산은 50개 기관 6524억원이다. 특경비가 많은 기관은 경찰청, 국세청, 법무부, 해양경찰청 등이다. 특경비 사용 실태를 파악해 본 결과 검찰과 경찰은 물론 대법원 관계자들마저 ‘이 후보자 청문회를 통해 특경비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취지와 달리 대부분 업무추진비 성격으로 전용되고 있고 업무추진비 카드(클린카드)로는 사용할 수 없는 주점 등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에 필요한 비용이나 내부 행사에는 법인카드를 쓰지만 그 돈이 업무추진비라고만 알고 있지, 특경비라는 개념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일선 검사나 수사관들은 공적인 업무로 발생하는 비용은 부서별 카드를 쓰거나 사비로 쓴 뒤 영수증을 통해 청구할 뿐 업무추진비와 특경비를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예산 업무까지 맡는 다른 외청과 달리 검찰청은 상급 부처인 법무부에 예산 기능이 있어 특경비 사용 실태를 알 수 없다”면서도 “검찰 구성원들은 공적인 지출에 대해서는 영수증을 담당 부서에 제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2008년 감사원의 특경비 부당 사용 적발 이후 정기적으로 특경비 사용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경비 자체를 모르는 판사도 많고 일부는 특경비로 지출하는 것이 금지된 경조사비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특경비뿐만 아니라 공적으로 지급되는 모든 경비는 증빙 자료를 내게 돼 있지만 특경비가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행정 편의상 사전에 지급되다 보니 100% 완전한 증빙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2007년도 예산 집행 감사에서 38억 7000만원의 특경비를 직책별 업무추진비 등으로 잘못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국회가 두 차례나 특경비의 부정 사용을 지적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국회 비판에 대해 “현금으로 지급하던 특경비를 사용처가 명확히 드러나는 법인카드에 입금해 지급하는 등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의 특경비는 크게 ‘치안 활동비’와 ‘기능별 활동비’로 나뉜다. 치안활동비는 경정급 이하 경찰 10만 1000여명 모두에게 매달 지급되며 금액은 17만원이다. 기능별 활동비는 수사나 방범 등의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들에게 업무별 특성에 따라 5만~30만원씩 차등 지급한다. 총경 이상 간부들은 현장에서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기능별 활동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경비의 주 사용처가 수사 활동 시 지출되는 교통비나 식비 등인 경우가 많은데 건당 금액이 5000원 등으로 소액인 경우가 많다”면서 “재정부에서도 30만원 한도 내에서는 경상경비 차원에서 재량껏 지급하라고 지침을 정해 놓아 일일이 사용처를 제출받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이 후보자로 인해 불거진 공무원 특경비 논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고위급 일부의 문제가 마치 전 공무원의 문제인 양 비치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일선 경찰서에서 정보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경찰관은 “정보, 수사, 외사 등을 담당하는 경찰관들은 활동 영역이 넓어서 최대 47만원의 특정업무경비를 받는다 해도 모자라 개인 비용을 쓰고 개인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중앙 부처 관계자는 “기관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겠지만 공직사회에서 특경비 부당 사용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라면서 “영수증만 제출해도 되기 때문에 클린카드 사용이 금지된 주점 등에서 특경비를 사용한 뒤 일반 식당 영수증을 발급받아 제출하기도 한다”고 사용 실태를 전했다. 한편 재정부는 이달 안에 2013 예산·기금 운용 계획 집행 지침을 중앙 부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부처들은 이 지침에 따라 특경비 집행 계획을 재정부에 내야 한다. 방문규 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은 “기관별 특경비에 대해 연 3차례 실태 점검을 하지만 헌재의 경우 헌법기관이라는 특성상 점검이 심도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특경비 점검을 강화해 불미스러운 일을 근절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阿진출 기업 ‘알제리사태’ 후폭풍 우려

    阿진출 기업 ‘알제리사태’ 후폭풍 우려

    80여명의 사상자를 낸 ‘알제리 인질극 참사’가 발생하면서 우리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은 물론 북아프리카 지역의 경제개발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검은 대륙에서 금맥을 찾으려던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알제리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등 19개 기업 2000여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알제리 동북부 인아메나스 가스전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활동하는 곳과 수백에서 수천㎞씩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질극을 벌인 알카에다 연계 이슬람 무장세력이 추가 테러를 경고하고 있어 기업들의 걱정이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무장세력들이 내전 개입과 무관한 국가의 근로자들까지 납치한다는 점이다. 대규모 인력이 현장에 배치돼 있는 건설사들의 경우 직원들의 안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알제리 부그졸 신도시 청사와 라스지넷 가스복합발전소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직원들의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업무 외 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현장 경비를 늘리는 등 보안 강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스킥다 정유플랜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도 현재 경찰 등에 시설 경비 강화를 요청한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건설현장의 경우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이 치안”이라면서 “그래도 수십년간 해외 현장을 운영한 노하우가 있어 기본만 잘 지킨다면 안전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제리 진출을 노리는 기업도 걱정이 크다. 알제리는 고유가와 경제 개혁·개방 기조를 바탕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7%의 경제성장을 거두고 있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재정적 기반이 탄탄해지면서 2010~2014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자원개발을 위한 인프라 건설과 신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기업에는 ‘노다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자원개발을 위한 외자 유치는 물론 기존에 계획된 사업들도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알제리는 물론 북아프리카 지역의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엔 그만큼 사업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경제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우리 기업들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남미와 북아프리카는 우리 기업들에게 틈새시장으로 여겨진 곳”이라면서 “최근 이곳의 자원개발이 진행되면서 진출 의사를 타진한 기업들이 적지 않은데, 치안이 이 정도로 불안하다면 진출을 보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송파 12개 공공시설 자투리 공간 개방

    송파구는 일정 시간 동안 활용하지 않는 12개 공공시설의 유휴공간 14곳을 주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지역 내 자치회관, 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안전교육관, 송파노인종합복지관, 신명실업학교 등에 있는 유휴공간은 지역 주민들이 모임 장소 등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구는 또 각 시설 내 구비된 빔 프로젝트 및 방송장비, 강의용 탁자·의자 등 사무기기 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구는 이 공간들이 학생들 학습모임이나 직장인 모임, 지역 동아리 활동 장소, 각종 회의 장소로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종교 행사나 영리 목적의 모임은 이용이 제한된다. 이용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yeyak.seoul.go.kr)을 통해 가능하며 이후 심사를 거친다. 1일 1회 사용이 원칙이며 이용 가능 시간과 이용료는 장소, 규모에 따라 다르다. 김영기 자치안전과장은 “유휴 개방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넓혀 나갈 것”이라며 “마을 단위 모임 활성화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라틴어 법률 격언이다. 신의성실의 원칙(bona fide)의 터전이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지만, 국민들이 약속이나 사회질서를 잘 지키는 것은 핵심 가운데 핵심이다. 민주법치주의는 약속을 지키기로 하고 체결한 사회계약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명한 경제 사학자들도 약속을 유인책으로 여기는 중국은 국민성의 한계로 높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초일류 선진국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렇듯 약속은 소중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약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국민께 드린 공약을 잘 지켜서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그렇다면 선거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일까? 약속은 거울의 법칙(Mirror Image Rule)에 따라서 청약자와 승낙자 사이에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의사의 합치이다. 반면에 선거공약은 유권자에게 자신의 미래 비전을 개괄적으로 제시한 일방적인 의사표시일 뿐이다. 인류에게 자유와 이성의 소중함을 알려준 이마누엘 칸트의 도덕법칙을 배우는 시간에 논의되는 사례이다.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아주 커다란 고통을 가져온다. 예컨대 국가재정이 거덜났다거나, 어제 동맹국이 우리에 대한 지지를 포기했다거나…. 그럴 경우 거짓말을 하거나 침묵하는 기만이 국민 대다수의 고통을 회피할 수 있는 길임에도, 그래도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실만을 말해야 할까? 선거공약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주권자에 대한 도리로 소중하다. 하지만 공약 이행에만 집착하고, 신뢰의 상징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순간에 대통령으로서는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단순한 국내정치를 상대하던 국회의원 신분과는 달리, 청와대에 입성하여 글로벌 무한경쟁 환경에 대한 정보보고를 듣고 복잡한 대외관계에 맞닥뜨리는 순간, 공약 집착만으로는 대한민국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불가피한 경우에는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또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음을 납득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도 사정변경의 원칙에 의해서 변동될 수 있음을 이해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정지표를 참여정부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대한민국을 지역, 구획(강남, 강북), 세대, 빈부 등으로 더욱 분열시켜 그 약속은 지키지도 않았다. 국민들은 그분이 평범한 필부와 같이 내뱉는 투정 섞인 말투에 현혹되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을 기억도 못한다. 이명박 현 대통령은 선거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대외적인 실적과 경제 살리기로 만회하면 국민들이 알아서 이해해 줄 것으로 생각하고 소통에 소홀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극명한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는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성공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대통령이 신뢰를 주는 것은 소중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최고통수권자로서의 지도력이다. 지도력은 변화를 읽는 선견력, 넓은 도량과 사회통합능력, 새로운 추세나 외부충격을 해석하는 세계관,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깊은 인식능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변신과 적응력 등이다.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이고 우리 기업과 국민이 진출한 전 세계에는 대한민국을 향한 협박이 소위 초국가적 안보위협세력이라는 이름으로 지천에 널려 있다.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치안질서를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경쟁세력으로부터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이다. 이를 위해 단순한 과거의 경험자가 아니라 그 분야를 충분히 연구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현재의 매우 비효율적인 수사체계와 정보체계를 통합적으로 재편, 국가안보 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대통령이 행복해지는 것이 바로 국민 행복의 길이다!
  • 말리의 이슬람 반군 일본인 등 8명 납치

    북아프리카 알제리에 있는 석유개발 현장에서 일본인 근로자 등 8명이 말리의 이슬람 반군으로 추정되는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고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알제리 현지 경비원 2명이 숨지고 외국인 2명을 포함해 7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말리 북부 출신의 알카에다 소속 요원들로 알려진 이 무장단체는 이날 오전 2시 알제리 남동부 일리지주의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석유 개발 현장을 공격해 일본과 영국, 노르웨이 노동자 등 8명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로이터는 알제리의 엔나하르 TV가 전한 치안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인 5명과 프랑스인 1명이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알제리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닛키의 사원 몇명이 무장단체에 억류됐다는 정보가 있어 확인 중”이라면서 납치 사실을 확인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총리도 사건 발생 소식을 듣고 피해자의 인명 보호와 당사국과의 정보 연계에 역점을 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날 오전 일본인 근로자가 “밖에서 총성이 들린다”는 전화를 걸어온 후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사건 직후 알제리군은 인질을 되찾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고 알제리 군 당국이 밝혔다. 익명의 서방 외교관은 이번 공격이 프랑스의 말리 공격에 앙심을 품은 이슬람 무장단체가 일으켰다고 AFP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격이 말리 이슬람 반군 조직의 보복 테러로 드러날 경우 ‘말리 사태’가 인접국으로 확산되는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말리와 국경을 접한 알제리는 앞서 국제사회의 개입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뒤 프랑스군에 영공 이용을 허용한 바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택시법 부작용 우려” 반대 기류 반영한 듯

    “택시법 부작용 우려” 반대 기류 반영한 듯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의지를 나타낸 건 국무위원 대부분이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낸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주무 장관인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해외에도 사례가 없다”며 여객선, 전세버스 등 다른 기타 교통수단과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며 난색을 표시했다. 지자체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 법이 통과될 경우 지방자치단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택시법이 공포되면 택시업계는 대중교통 수단에만 제공됐던 유가보조금을 지급받고 부가가치세·취득세를 감면받는 등 1조 9000억원대의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수송분담률이 9%에 불과한 택시업계에 버스(31%), 지하철·기차(23%)와 함께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다는 점에서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재원 법제처장은 “대중교통의 정의가 다른 법과 혼돈이 있을 수 있어 재의 요구 요건은 갖추고 있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는 사실상 지난 1일 택시법을 통과시킨 정치권에 대한 우회적인 성토장이 됐다. 한편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세종청사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도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건설이 시작될 때부터 정부 기관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세종시를 찾지 않았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의 국무회의도 6·25 전쟁 등 비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역대 첫 기록이다. 이날 회의는 서울에서 이동하는 장관들의 편의를 위해 평소보다 두 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열렸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라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세종시로 정부 부처가 이주하고 있어 근무환경이 불편하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며 “중요 부처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국력 낭비고 국민에게 죄송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역사적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세종시가 이른 시일 안에 근무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정상화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건 서울과 세종시로 행정 기능이 이원화되면서 정부 업무의 비효율성 현황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정부 기관 이전이 순차적으로 이뤄졌지만 장관들이 실제로 거의 머물지 않는 데다 출퇴근 여건과 주거 및 치안, 교육 문제 등 인프라 불만이 커지며 세종시 공무원 홀대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고수하면서 청사 건축이 지연된 데서 이유를 찾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강한 어조로 유감을 표시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일선 경찰 “고위직 독점” 수뇌부 “폐지 안 된다”

    지난 1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있었던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대 개혁 방안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경찰 개혁 방안의 하나로 경찰대 폐지 및 개혁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경찰대 축소 또는 폐지는 경찰 내부에서 수년째 되풀이되는 논란이다. 경찰대 출신들이 고위직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경찰대는 ‘국가 치안 부문에 종사할 경찰 간부 양성’을 목적으로 경찰대학설치법에 따라 1980년 설립된 4년제 특수 국립대학이다. 순경, 경장, 경사, 경위 등을 거쳐 치안총감을 정점으로 하는 경찰 계급 체계에서 경찰대 출신은 바로 경위로 임용된다. 승진이 빠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 승진 인사에서 최근 3년간 경찰대 출신은 2010년 50%, 2011년 44%, 2012년 56%로 평균 50%를 차지했다. 순경 공채 출신 일선서 경찰관들은 인수위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대 개혁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반발하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일선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14일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하러 간 경찰 간부들이 대부분 경찰대 출신이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기회균등 차원과 경찰대 조직 발전을 위해서는 경찰대 출신에게 주어지는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이번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경찰대 문제가 거론되진 않았지만, 일선 현장에서 경찰대 출신과 비경찰대 출신 간의 차별 문제 등은 풀리지 않은 숙제”라면서 “요즘은 일반 대학에도 경찰행정학과가 있고 이른바 명문대 출신들도 많이 경찰에 들어온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수뇌부를 중심으로 경찰대 존립의 필요성 및 순기능을 강조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경찰청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경찰대 정원을 축소하되 경찰 전문 인력 양성화 등 순기능적 측면에서 경찰대 존립에 대한 필요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다른 국가공무원직 채용에서 고시 및 직급별 채용이 이뤄지듯 경찰 인사 채용에서도 경찰대 인력 투입은 다양한 직급별 채용의 하나로 볼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비경찰대 출신이자 행정고시 출신인 김기용 경찰청장도 지난해 10월 “경찰대에 여러 공과(功過)가 있지만 공이 훨씬 크다”면서 “경찰대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야지 폐지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가로수길 궁금해요? 바닥 찍어보세요

    가로수길 궁금해요? 바닥 찍어보세요

    강남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요 관광 명소의 보도블록에 관광지 정보를 담은 QR코드(Quick Response·스마트폰용 바코드)를 부착했다. 구는 최근 가수 싸이 효과로 강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삼성동 코엑스 앞 도로와 신사동 가로수길에 인조대리석으로 특수 제작한 보도블록 8개에 QR코드를 부착해 매립했다고 14일 밝혔다. QR코드는 가로 60㎝, 세로 60㎝ 크기로 스마트 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손쉽게 주변 관광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구는 이를 위해 지역 관광안내 팸플릿과 가로수길·코엑스 관광안내 팸플릿 등 인쇄물 형태로 발간되고 있는 홍보물을 모바일용 콘텐츠로 변환해 QR코드와 연결되는 모바일페이지를 구축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관광 안내를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QR코드 보도블록을 스캔하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된 모바일페이지에 접속해 위치안내, 쇼핑, 레스토랑, 카페, 주변관광지 정보 등을 쉽게 안내받을 수 있도록했다. 기존에 홍보 QR코드를 인쇄물이나 포스터 등에 활용한 사례는 많지만 보도블록 자체를 QR코드로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관광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는 처음이다. 이번 QR코드 보도블록 관광안내서비스 제공으로 케이팝(K-pop)과 싸이 열풍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강남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관광정보 제공 외에도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구는 기대하고 있다. 구는 앞으로 코엑스와 가로수길 보도블럭 QR코드를 시범 운영한 뒤 추진 효과를 분석해 개설 장소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앞으로 QR코드보도블록 설치장소 확대 검토와 함께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호텔, 맛집, 쇼핑 등과 관련된 상가정보, 관광정보 등의 위치기반 콘텐츠를 추가해 지능형 관광안내서비스로 확대·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형님’보다 먼저 업무 보고…곤혹스러운 외청기관들

    ‘형님’보다 먼저 업무 보고…곤혹스러운 외청기관들

    대통령직 인수위 업무보고 때문에 요즘 외청들 속사정이 복잡하다. 흔치 않은 업무보고 기회를 얻은 데다 상급 기관보다 순서도 빠르기 때문이다. ‘형님’ 그늘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 같지만 “꼭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외청들은 입을 모은다. 법률 제정 때 일일이 부처 심사를 받아야 하고 인사권도 일부 예속돼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탓이다. 14일에는 소방방재청과 농촌진흥청이 인수위 업무보고를 마쳤다. 각각 행정안전부(15일)와 농림수산식품부(16일)를 앞질렀다. 한 외청 관계자는 “(상급 기관의 이해관계와) 다르게 업무보고를 하면 앞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어 좀 복잡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상급 기관이 먼저 보고하면 그에 맞춰 ‘역점’ 정책 방향이나 세부 내용을 다듬으면 되는데 순서가 역전되다 보니 ‘눈치작전’을 펴기 어렵다는 얘기다. 농진청만 하더라도 농어업 관련 연구 개발(R&D) 방향 등을 보고했다. 현재 농어업 R&D 예산은 9500억여원으로 전체 농림수산 예산(18조 3800억여원)의 5% 수준이다. 이를 10%까지 끌어올리자는 게 농진청 보고의 핵심이다. 그러자면 다른 농식품 사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농식품부 예산을 깎거나 사업을 조정해야 해 세세한 계획까지는 담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방재청 업무보고에는 재난관리업무 일원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현재 재난관리 업무는 자연재난과 인적(人的) 재난은 방재청이, 사회적 재난은 행안부가, 방사능 등 원자력 관련 재난은 원자력위원회가 맡고 있다. 방재청 관계자는 “복잡한 업무 분장 탓에 일선 지방 현장의 혼선과 불만이 적지 않다”며 조정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앞서 중소기업청과 국세청도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업무보고를 마쳤다. 역시 지식경제부(12일)와 기획재정부(13일)보다 각각 하루씩 앞섰다.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중소기업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져 먼저 보고했을 뿐”이라면서도 지경부의 중소기업정책본부 설치안은 “거꾸로 가는 발상”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4대 사회악’ 전담조직 확대

    경찰청은 13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파괴 등으로부터 여성·청소년·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안전 확보 방안에 중점을 뒀다. 경찰은 우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파괴,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척결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사회적 약자를 강력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전담조직의 확대안을 보고했다. 중장기적으로 경찰청에 여성청소년국 신설을 제안하고 인터넷상의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단속을 강화하고 성범죄 전담반을 새로 만드는 안을 제시했다. 박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경찰 인력을 2만명 늘리는 방안도 내놨다. 5년간 매년 4000명 늘려 우범자 관리나 학교폭력 전담, 112 종합상황실 등 민생치안에 우선 배치하는 내용이다.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되 경찰관 비위 사건 등의 일부 범죄에만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년간 노숙인 60명의 삶 추적

    한국에서 노숙자(Homeless)들이 문제가 된 시점은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다. 그전에 흔히 부랑자라고 부르는 노숙인(Rough sleeper)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붕괴되면서 대량 양산된 노숙인은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한국의 노숙인’(구인회·정근식·신명호 편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은 등장한 지 15년이 된 노숙인 문제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했다. 2차대전 이후 양산되기 시작해 60여년이 된 영국, 미국의 노숙인들과 달리 한국의 노숙인 역사가 일천한 탓에, 서울대에서 언론정보학, 사회학, 인류학, 사회복지학과 등 사회과학 연구진들이 2009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노숙인 생애사 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약 2년에 걸쳐 60명의 노숙인을 1·2차 심층 인터뷰하고 노숙에 이르게 된 경로를 추적했다. 한국 노숙의 범주에는 거리뿐 아니라 찜질방, 만화방, 쪽방, 고시원, 노숙인 쉼터 등도 포함된다. 한국의 노숙인은 첫째 고용의 악화와 자영업의 실패, 둘째는 경제적 몰락으로 인한 이혼 등 가족의 해체, 셋째 선천적·후천적 질환에 따른 노동력 상실 등이 원인이었다. 현재 노숙인 정책은 영국의 ‘새정설’(2000년)이 수용되는 상황이다. 노숙인 발생에 따른 위생과 치안 문제 등 위기 관리보다 노숙인 발생을 예방하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노숙의 원인보다 노숙을 촉발하는 요인를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노숙인의 노숙 경로를 보면 근로 빈곤층에 불리한 사회·경제적 구조가 노숙인을 양산하지만, 노숙을 촉발할 만한 불운에 맞닥뜨렸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즉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나 이혼 등으로 정신적 불안을 겪었거나, 사생아, 조부모 슬하의 방치된 어린 시절, 또는 도박이나 알코올 등에 취약하다든지, 재산이나 인간관계에서 계속 사기를 당한다든지 하는 관리능력의 미흡 등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구조적으로 엮이기도 한다. 인쇄업이나 봉제업과 같이 사양 사업에 종사하다가 퇴직한 후 동료와 사업을 시작했는데 관리 능력이 부족해 사기를 당하는 형태다. 느닷없는 불운을 극복하는 능력은 물질적·경제적 차원의 일시적 지원이 아닌, 자존감의 회복이나 성찰을 통한 자립과 자활 의지를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학들과 연계해 진행하는 ‘인문학 과정’이 중요하다. IMF와 같은 전환기에 세상을 바라볼 안목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인간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일제 위엄 더하려고 조선총독부 치밀하게 설계했다

    일제 위엄 더하려고 조선총독부 치밀하게 설계했다

    일제 강점기 식민 통치와 착취의 심장부였던 조선총독부의 상세 도면이 공개됐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8일 조선총독부 청사의 신축 당시 모습을 담은 도면과 전국 경찰서를 표준화한 도면을 비롯해 경찰관 강습소, 순사 교습소, 경찰참고관 등 치안 지원 시설의 도면 등이 담긴 ‘일제시기 건축도면 해제 Ⅵ’을 펴냈다. 1916년 짓기 시작해 1926년 완공한 조선총독부 청사의 세부 구조와 입단면 상세도에서는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던 청사 신축 당시의 모습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청사의 외부 입면 상세도와 중앙홀 입면 상세도, 총독실 설계도 등을 보면 일제가 식민 통치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청사 입지뿐 아니라 내부 설계와 공간 구성까지 매우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본관 외에도 신축 당시의 기관실 등 부속 건물과 추가로 지어진 별관들에 대한 도면이 함께 공개돼 청사의 전모와 함께 신축 이후 운영 상황 등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1910년 99곳에 불과하던 경찰서가 1920년 244곳으로 늘어난 것 역시 전 지역에 등급별, 시기별로 공통된 경찰서 표준 도면이 활발하게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발간된 해제집은 국공립도서관과 관련 학계에 배포되며 국가기록원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을 통해 온라인상에서도 볼 수 있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해제집을 통해 근대 건축사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고 일제 식민 통치 실상을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할인 가능한데 굳이 정가구입 ‘수상한 포돌이’

    통합 112신고 시스템 표준화 개선 사업의 하나로 순찰차에 태블릿PC 보급을 계획 중인 경찰이 일반적인 할인가를 포기하고 굳이 제값을 주겠다고 나섰다. 지난 1일 통과된 예산안대로 사업비가 집행되면 세금 6억 4000만원이 낭비된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모바일 신고 시스템 구축 사업에 24억 4700만원을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대당 75만원짜리 삼성전자의 태블릿PC 2448대를 구입하는 비용(18억 3600만원)과 기타 부대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모바일 신고 시스템이란 순찰차와 112 신고 센터가 태블릿PC를 통해 현장 사진과 신고 음성 녹취 파일 등을 신속히 주고 받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오원춘 사건’ 등 범죄 신고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이 추진됐다. 경찰은 이렇게 구입한 태블릿PC를 운영 중인 순찰차 3644대 중 2448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예산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행정안전위로부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태블릿PC 구입 시 약정할인을 받을 수 있음에도 모두 제값을 주기로 한 계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예산안은 그대로 통과됐다. 경찰이 구입하기로 한 삼성 갤럭시탭은 대당 가격이 75만원이지만 현재 2년 약정 할인을 받으면 48만 7400원에 살 수 있다. 경찰 계획대로 2448대를 살 경우 6억 4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 할인 가격을 적용하면 통신 요금 3만 1000원을 감안해도 계획보다 1107대 더 많은 3555대까지 구입할 수 있다. 치안 수요에 따라 1급지 순찰차 2458대에만 일부 보급 예정이었던 것을 2급지(538대)와 3급지(648대)로도 확대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사의 계약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아 출고가를 기준으로 예산을 책정할 수밖에 없었고 국회에서도 이를 인정해 예산을 다 통과시켜준 것”이라면서 “가격의 유동성을 감안해 갤럭시 노트나 옵티머스 패드 같은 다른 기종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 추가적인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그동안 경찰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해왔던 관행과도 맞지 않는다. 경찰은 80만원대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구입하면서 2년 약정 계약을 통해 따로 기기값을 내지 않고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여의도 ‘쇄신 블랙아웃’

    쪽지예산과 단체외유 등으로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국회와 당 차원의 정치쇄신특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황우여 대표는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정치쇄신 특위를 구성해 중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의 등을 열어 당 특위 설치안을 확정한 뒤, 1월 임시국회 기간 중 야당과 협의해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새누리당의 제안을 받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치쇄신’으로 당을 포장하기 위한 일종의 ‘면피용’ 특위 구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올해 예산안만 봐도 여야가 약속한 의원 연금 폐지가 물건너갔고 지역 민원성 예산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MB가 꿰어야 할 민심의 단추/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MB가 꿰어야 할 민심의 단추/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다사다난했던 대한민국의 2012년은 12월 19일의 대통령선거와 함께 저물어 간다. 그날이 어떤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날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실망의 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과반수 지지로 종북은 절대로 아니라고 믿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선택했다. 순국선열이 피로써 획득한 자유와 민주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가치가 훼손될 수 없다는 사실을 108만표 차이로 꾸짖은 것이다. 그러나 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2월 25일 시작된다. 따라서 두 달가량 남은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인계받지 못한 것을 기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안에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며 협조하지 않았고, MB 인수위의 정책과 공약을 틈만 나면 비난하고 국정을 팽개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새로운 정부가 그렇게 시작되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여도 국정운용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후일에 이루어지겠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룩한 성과는 그 어떤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것이었다. CNN이나 BBC 등 국제 언론은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을 투기등급으로 분류했던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높게 매겼다. 그뿐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核)안보 정상회의 개최 등,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렇게 국가위상을 드높인 나라가 어디 있느냐는 평가였다. 대한민국은 이미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원래 대통령은 군사조직의 우두머리인 통령(統領) 가운데 가장 큰(大)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그것은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국토안보, 즉 치안질서를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국가위협세력으로부터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음모론이 금수강산을 뒤흔드는 무법천지도 방관했다. 결코 법치의 준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 및 북방한계선 침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영토위협 등 해외세력으로부터 수차례 국가위신을 손상당하는 일을 겪었다. 이 모든 것이 전문용어로는 정보 실패(intelligence failure)에 기인한다. 정보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방책은 국가정보기구의 혁신밖에는 없다. 현재의 국내정보와 해외정보가 통합된 비대한 국가정보 체계와 비전문적인 운용으로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제2, 제3의 정보 실패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진정한 성패는 남은 임기에 달려 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는 헌법 제69조의 취임선서문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영토주권에 대한 개념도 상실했고, 법치의 무능함으로 인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자유와 자율의 소중한 가치를 포퓰리즘의 쓰나미에 방치했다. 17대 이명박 정부는 제18대 박근혜 정부가 국민대통합을 이루며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도록 악역을 해서라도 정지작업을 해 놓아야 한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연설 등에서 첫째,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통일의 지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임을, 둘째, 북방한계선(NLL)이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선이고 독도는 우리영토임을, 셋째, 김정은 노동당정권이 대한민국의 주적임을, 넷째, 엄격한 법 집행으로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함을 만천하에 엄숙히 선언해야 한다. 이것은 참여정부 때의 언어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정이념에 대해 대못을 박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정체성에 대해 대못을 박고, 차기정부에 정통성 있는 대한민국을 인계하여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확고한 치안질서와 튼튼한 국가안보 위에서 국가를 경영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떠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의 단추를 올바르게 꿰는 길이다. 대통령 임기 두 달은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마지막 기회이지 않겠는가?
  •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하)차기정부 어떤 대책있나

    [아동성범죄 없는 세상] (하)차기정부 어떤 대책있나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1054건의 아동 성범죄가 발생했다. 13세 미만 아동 가운데 3명이 매일같이 어른들의 그릇된 성욕에 희생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중 23.8%는 친족, 이웃 등 면식범에 의해 발생했다. 내년 2월 출범할 차기 정부에서 아동 성범죄를 막기 위해 어떤 정책적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아동을 포함한 여성 치안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치안 사각지대에 방치된 아동들을 보호하고 성범죄 피해 아동 및 가족의 복지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우선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에 대한 ‘돌봄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아동 성범죄가 부모가 맞벌이 등으로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틈을 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돌봄 기관을 늘리고 인력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아동 권리와 관련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관리, 처리하는 ‘아동인권 보호국’(가칭)을 총리실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지금은 아동학대 문제는 보건복지부에서, 그 외의 아동 관련 문제는 여성가족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신의진 새누리당 성폭력특위 간사는 “아동 성범죄는 가족이나 친지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특히 가해자가 아버지일 경우 처벌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가정 내 성범죄를 가족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응급 복지기금’ 설치다. 이는 현 정부의 의료비 및 무료 변론 지원보다 한층 강화된 형태다. 성범죄자의 수사 및 처벌과 관련해 ‘진술 전문가 제도’ 등이 도입된다. 법무부 소속 진술 전문가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자기 변론이 서툰 아동과 장애인의 진술을 돕고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성범죄자 신상 공개제도를 개선하고 성범죄자 전담 수형시설을 설치하는 한편 변태적 성향이 강하고 재발 위험이 높은 범죄자에 대해 화학적 거세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신 의원은 “이번 정권에서 주로 형량을 높이는 데에만 치중했다면 차기 정부는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관리해 범죄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동 성범죄에 대한 유형별 원인 분석과 과학적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한상훈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동 성범죄에는 정신질환적 요소가 많아 이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지 않으면 처벌의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엄벌주의로 가더라도 여론에 편승한 선별적·잠정적 엄벌주의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엄벌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특집] 총부리 겨눴던 사이에서 든든한 ‘경제 동반자’ 관계로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특집] 총부리 겨눴던 사이에서 든든한 ‘경제 동반자’ 관계로

    22일로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20주년을 맞았다. 1960~1970년 베트남 전쟁 당시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두 나라는 1992년 수교 이후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면서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섬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한국은 베트남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았다. 또 ‘한류’를 타고 우리 노래와 문화 등이 베트남 구석구석에 전파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들이 늘면서 이른바 ‘사돈의 나라’라는 각별한 관계도 형성됐다. 20년 동안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의 발전상과 과제를 짚어봤다. 경제 분야가 수교 20년 동안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한국과 베트남의 교역 규모는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1992년 5억여 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40배 성장한 것이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3000여개. 이들이 고용한 베트남 현지 인력은 60여만명에 이른다. 1996년 10여개 정도였던 베트남의 한국 기업은 수교 10년 만인 2002년에 300여개로 늘었고 그후 10년 동안 10배가 늘었다. 특히 올해 8월부터 시작한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교역 규모가 더욱 가파르게 늘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는 250억 달러(누계 기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3180건에 이를 만큼 한국 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경쟁력 있는 임금·풍부한 인력 강점 베트남에 많은 외국계 기업이 몰려드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임금과 풍부한 인력이다. 지난해 베트남인 생산직의 초임은 150달러(약 16만원)로 중국의 3분의2 수준이다. 또 인구의 60%가 35세 미만인 젊은 인력이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활발한 베트남 진출도 이 때문이다. 베트남의 한국 기업 절반가량은 현지의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는 노동집약적 중소 제조기업이다. 최근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전자·화학·에너지 등 대기업들의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조영태 지식경제부 수출입과장은 “한국은 오토바이 헬멧부터 이불, 휴대전화, 빵집까지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건설부터 각종 사회 공헌 활동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 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3000여개의 한국 기업들은 남부 동나이, 서북부 선라, 동북부 닌빈 등 거의 모든 지역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자영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서도 한국인 상점 간판이 쉽게 눈에 들어올 정도다.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에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단말기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SEV)은 올해 120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베트남의 올해 전체 수출 1150억 달러의 10% 선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특히 SEV는 지난해 베트남 수출 1위인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을 추월하면서 베트남 최대의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내수시장 잠재력에 유통기업 진출 가속화 섬유와 의류 등의 업체 역시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베트남 외곽지역에 진출한 한국 의류·섬유업체들은 수천명씩을 고용해 베트남 일자리 창출의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분양시장 침체로 고전하는 건설업계에서도 대우건설을 비롯해 부영, 경남, 포스코건설 등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약 25개 기업이 진출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수도 하노이에서 총 63만평 규모의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개발사업’ 1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베트남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본 유통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베트남에 롯데마트 3호점 문을 열었고 롯데리아는 하노이와 호찌민, 하이퐁 등 전국에 130개 점포를 개설했다. CJ의 빵집 뚜레쥬르는 베트남 28호점을 운영 중이다. 또 롯데호텔은 올해 호찌민의 5성급 레전드호텔을 약 1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베트남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경제교류가 큰 폭으로 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생겨났다.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과 불법체류 근로자 문제 등은 당장 양국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할 현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올 1~10월 베트남의 한국 수출은 47억 1200만 달러, 수입은 129억 3300만 달러로 82억 2000만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무역적자는 1992년 수교 첫해부터 올해까지 20년간 이어졌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양국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버려두면 지난 8월 개시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제 베트남 언론과 일부 업계에서 2009년 9월 발효된 한국·아세안 FTA로 인해 무역 불균형이 극도로 심화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종상 코트라 신흥시장팀 과장은 “무역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베트남의 농산물 일부를 수입하는 방안이 좋다.”면서 “이미 칠레산 포도나 미국산 오렌지 등 과일이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즉, 쌀 등 민감 품목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열대 과일은 과감히 수입규제를 푼다면 고질적인 무역 불균형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수입 등으로 무역 불균형에 도움을” 또 국내 취업 중인 베트남 불법체류 근로자 문제도 서둘러 처리해야 할 당면과제다. 올해 우리 정부는 불법체류율 증가를 이유로 베트남 인력 수입을 금지했다. 또 베트남에서 매년 실시되던 한국어능력시험도 올해 처음으로 중단했다. 베트남 근로자의 불법체류율은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27.6%로 전체 외국인력의 평균치 23.1%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그러나 베트남 출신이 다른 국적 근로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1만 6576명인 점을 고려할 경우 결코 가벼이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 관계자는 “불법 체류자 관련 사안은 법무부 등 치안 당국까지 얽혀 있는 문제라 풀기가 쉽지 않다.”면서 “베트남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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