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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 중 15세 이하 청소년 100명 넘게 체포…인권침해 논란도

    홍콩 시위 중 15세 이하 청소년 100명 넘게 체포…인권침해 논란도

    장기구금·분리구금 등 체포된 청소년 인권보장 미흡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 과정에서 체포되는 청소년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들의 인권 보장 논란도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6월 초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15세 이하 청소년의 수는 105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 8월 말부터 홍콩의 중등학교 가을 학기가 시작되면서 시위에 참여하는 중·고등학생들이 크게 늘어났고, 이에 따라 경찰에 체포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지난 6일에는 12살 학생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6월 초 시위 시작 뒤 체포된 홍콩 시민들 중 최연소자다.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해 왔다고 밝힌 한 12살 여학생은 “경찰에 체포될 경우 이들이 나를 어떻게 다룰지 몰라 걱정이 된다”면서도 “그렇지만 나는 이러한 걱정을 떨쳐버리고 다시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 과정에서 체포되는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경찰이 이들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 1980년 발효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는 만 18세 미만 아동에 대해 사법권 행사를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이 이 협약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인권단체 등은 비판하고 있다. 오히려 법률적 권리를 잘 알지 못하는 청소년에게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최근 지하철역 인근에서 체포된 15살 학생은 경찰에게 곤봉으로 구타당해 얼굴을 다쳤다”면서 “이 학생은 체포된 지 5시간이나 지나서야 가족에게 연락할 수 있었으며 그의 가족은 그때까지 학생의 행방을 알지 못해 애를 태워야 했다”고 전했다. 홍콩 시위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되는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이들과 경찰서까지 동행하기를 경찰에 요청하고 있지만, 이 요청은 번번이 묵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29일 체포된 13살 여학생은 경찰이 치안판사로부터 구금 허가를 받아내는 바람에 한 달 가까이 소년원에서 지내야 했고, 9월 27일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일부 청소년은 경찰서 내에서 성인과 함께 구금되기도 한다. 이는 청소년과 성인의 별도 구금을 규정한 법규에 어긋난다. 홍콩 야당 의원 입킨웬은 “폭동 혐의로 구금되는 성인들도 보석 허가를 받으면 일주일 내에 풀려난다”면서 “한 달 가까이 청소년을 구금하는 것은 그의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약 없는 자치경찰 법안 처리… 속타는 행안부

    기약 없는 자치경찰 법안 처리… 속타는 행안부

    “연내 시범실시 무산되나” 답답함 토로 野 다른 법안 내놔… 통과 쉽지 않을 듯검찰개혁 논의가 한창입니다. 검찰의 대표적 직접수사 부서인 특별수사부를 축소하는 개정안이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당정청은 이달 말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개혁안을 처리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가 오히려 검찰개혁의 지렛대로 작용하는 형국입니다. 반면 권력기관 개혁의 양 날개인 경찰개혁은 어느새 잊혀지는 분위기입니다. 비대한 경찰권한을 광역지자체와 나누는 ‘자치경찰제’가 그중 하나인데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관련 법안인 경찰법·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자치분권의 총괄 기구인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본회의 의결 시점으로 밝혔던 6월도 이미 오래전입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 7월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반기 최대 현안으로 자치경찰제 법안 통과를 뽑았는데 현재까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관 부처 중 한 곳인 행안부는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인력·조직·업무를 나눠야 하는 자치경찰제의 특성상 법률이 통과돼야 실질적으로 ‘액션’을 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경찰 기능을 나눠야 하는데 법이 안 되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올해 내로 (서울·세종·제주 등) 시도 5곳에서 시범실시를 하려고 했는데 이것조차 경찰법 부칙에 들어가 있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는 지자체를 상대로 홍보 업무에 집중하는 중이죠. 제도 시행 후 경찰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지자체도 무력감에 빠져 있습니다. 시범실시 지역으로 확정된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법안 내용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니까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바뀔지도 모르는 것이고 어려움이 많다”면서 “(제도를 먼저 도입한) 제주자치경찰이 어떻게 하는지 현장견학을 가고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행안부, 지자체 모두 법 통과가 지지부진하니 핵심이 아닌 주변부에서 맴돌 수밖에 없는 셈이죠. 사실 법안 논의가 시작돼도 통과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미 야당에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이견 있는 경찰법을 내놓은 상태거든요. 갈 길이 먼 셈이죠. 국회는 하루빨리 1945년 미 군정 시절 경무국 신설 이후 74년 만에 국가 치안 시스템의 대전환을 위해 첫발을 떼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가정폭력범 친구에 전 부인 정보넘기며 비웃은 호주 경찰 징역 면해

    가정폭력범 친구에 전 부인 정보넘기며 비웃은 호주 경찰 징역 면해

    가정폭력 가해자인 자신의 친구에게 전 부인의 정보를 불법으로 건넨 호주 경찰관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그쳤다. BBC는 14일(현지시간) 브리즈번 치안재판소가 전날 어린시절 친구에게 전 부인의 정보를 전달한 닐 펀차드의 해킹 혐의를 인정해 징역 2월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펀차드는 5년 전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가정폭력 피해자인 친구의 전 부인의 집 주소를 알아내 친구에게 전달했다. 그는 그런 다음 “전 부인한테 ‘네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크게 웃는다’는 의미를 지닌 약어인 ‘LOL’(laugh out loud)을 함께 보냈다. 법정에서 공개된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2016년 문제의 메시지를 발견한 뒤 줄곧 고통받았다. 그는 “나를 지켜줘야 했던 경찰이 오히려 그 반대의 일을 했다”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고의적이고 계산적인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더욱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후 두 번이나 더 거주지를 옮겨야했던 피해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무고한 여성과 아이들이 가정폭력으로 죽어나가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다”면서 “이 나라가 (가정폭력을)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앙구스 에드워즈 검사는 법정에서 펀차드가 자신의 친구에게 피해자의 정보를 넘길 무렵 피해자는 전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라면서 “이번 사안은 완전한 신뢰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펀차드는 당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펀차드의 친구이자 피해자의 전 남편은 가정폭력 혐의로 전 부인과 아이들에 대한 접근금지령을 받은 상태다. 피해자는 2016년 퀸즐랜드 경찰서에 처음 문제를 제기했으나 아무런 처벌이 가해지지 않자 언론을 통해 자신의 피해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범죄부패위원회는 종전의 결정을 뒤집어 펀차드를 기소했으나 펀차드는 공식 업무에서 배제됐을 뿐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주 통계국에 따르면 호주 여성 3명 중 1명은 신체폭력을, 5명 중 1명은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일주일에 평균 1명의 여성이 자신의 전 배우자나 현 배우자로부터 살해당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민주, 검찰개혁안 先처리 검토… 선거제 개혁안과 분리

    패스트트랙 지정 땐 先선거제 처리 합의 여야 약속 수정… 소수야당 협조 미지수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을 선거제 개혁 법안과 분리해 먼저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때 선(先) 선거제 개혁 법안, 후(後) 검찰개혁 법안 처리로 여야가 약속한 사안을 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시 공조했던 소수 야당들이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개혁 당정청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국회가 반영해 (법안을) 처리하면 어떨까 하는 입장”이라며 “우리 당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당과 협의하며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원내대표가 다른 당과 함께 논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 비공개 논의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을 선거제 개혁 법안에 앞서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오는 28일까지 심사된 뒤 29일 본회의에 상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서초동 촛불집회로 드러났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정청 회의에서 “당은 패스트트랙으로 올라와 있는 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이 두 법안 통과에 총력을 다해 검찰개혁의 마침표를 찍도록 하겠다”며 “야당들도 20대 국회의 끝에서 국민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검찰개혁 법안을 선거제 개혁 법안보다 먼저 처리하려면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검찰개혁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려면 의원 과반 이상 참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과반(149석) 확보를 하려면 민주당(128석)을 포함해 바른미래당(28석), 정의당(6석), 민주평화당(4석) 등 소수 야당이 협조해야 한다. 정의당은 검찰개혁 법안 처리도 강조하지만 무엇보다 선거제 개혁 법안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거취 정리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야당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여야 원내대표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할 의원들이 참여하는 ‘2+2+2’(원내대표 및 각 당 선정 의원) 논의 기구를 가동하자”고 제안해 양측이 입장은 다르지만 이번 주중에 관련 논의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 검찰개혁안 先처리 검토…선거제 개혁안과 분리

    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을 선거제 개혁 법안과 분리해 먼저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때 선(先) 선거제 개혁 법안, 후(後) 검찰개혁 법안 처리로 여야가 약속한 사안을 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시 공조했던 소수 야당들이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개혁 당정청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국회가 반영해 (법안을) 처리하면 어떨까 하는 입장”이라며 “우리 당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당과 협의하며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원내대표가 다른 당과 함께 논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 비공개 논의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을 선거제 개혁 법안에 앞서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오는 28일까지 심사된 뒤 29일 본회의에 상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서초동 촛불집회로 드러났기 때문에 공수처 설치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정청 회의에서 “당은 패스트트랙으로 올라와 있는 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이 두 법안 통과에 총력을 다해 검찰개혁의 마침표를 찍도록 하겠다”며 “야당들도 20대 국회의 끝에서 국민을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검찰개혁 법안을 선거제 개혁 법안보다 먼저 처리하려면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검찰개혁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려면 의원 과반 이상 참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과반(149석) 확보를 하려면 민주당(128석)을 포함해 바른미래당(28석), 정의당(6석), 민주평화당(4석) 등 소수 야당이 협조해야 한다. 정의당은 검찰개혁 법안 처리도 강조하지만 무엇보다 선거제 개혁 법안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거취 정리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야당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여야 원내대표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할 의원들이 참여하는 ‘2+2+2’(원내대표 및 각 당 선정 의원) 논의 기구를 가동하자”고 제안해 양측이 입장은 다르지만 이번 주중에 관련 논의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해양 헬기 18대 중 절반 야간 운항 불가능

    해양 헬기 18대 중 절반 야간 운항 불가능

    해양경찰청이 보유한 헬기 가운데 절반은 야간 해상구조에 투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의원이 해경청으로부터 받은 ‘보유 헬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해경청 헬기 18대 가운데 9대가 야간비행을 할 수 없는 기종이다. 해경청 헬기 중 야간 운항이 불가능한 기종은 러시아산 ‘카모프’ 8대와 ‘벨’ 1대 등 모두 9대이다. 나머지 팬더 5대 , AW-139 2대 , S-92 2대는 야간 운항이 가능한 기종이다. 벨은 만들어진 지 30년이 넘었으며 카모프도 1990년대 중후반 러시아 차관 상환에 따른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도입된 노후 헬기다. 경기 김포와 전남 무안에는 해경 헬기가 단 1대도 배치돼 있지 않은 상태며 전북 군산, 전남 여수, 경북 포항 일대에 배치된 헬기도 모두 카모프와 벨이어서 이 지역에서 야간에 해상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구조 활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해 야간에 발생한 해상 사고는 2017년 대비 21% 증가한 5731건이며, 매년 5000건 전후 발생하고 있다. 윤 의원은 “노후 헬기는 교체하고 추가로 신형 헬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각종 해양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오는 12월 수리온 계열의 중형헬기 2대를 도입해 동해와 제주 해역에 배치하고 일부 헬기 기종을 해상 치안수요에 맞게 재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헬기는 최대 순항속도 276㎞/h, 최대 항속거리 685㎞, 최대 3.7시간까지 하늘에 떠있을 수 있다. 최대 16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며, 최대 200개 표적을 자동추적 할 수 있는 탐색 레이더와 고성능 전기광학 적외선 카메라, 외부 인양장치(호이스트) 등이 장착돼 있다. 현재 운용 중인 헬기 중 일부는 원거리 이동과 야간 운행에 제한이 따랐으나 수리온은 이 같은 제약 없이 해양사고 구조 활동 및 섬마을 환자 이송이 가능하다. 헬기 2대가 연말 도입되면 해경은 비행기 6대, 헬기 20대 등 총 2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그 녀석이 다가왔다… 바다는 동화가 됐다

    그 녀석이 다가왔다… 바다는 동화가 됐다

    물안경을 끼고 바닷속을 들여다봤다.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세상에, 연둣빛 바다 아래에서 거대한 생명체들이 유영하고 있다. 수족관에서나 보던 ‘그’ 고래상어다. 눈은 쟁반만큼 커지고, 가슴은 쿵쾅대며 뛰었다. 지구의 해양생물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한다는 녀석은 방향을 바꾸기 위해 거대한 꼬리지느러미를 천천히 휘감고 있었다. 마치 바람에 날리는 비단옷처럼 말이다. 덩치는 제각각이었다. 큰 녀석은 10m를 족히 넘는 듯했고, 작은 녀석도 5~6m 정도는 돼 보였다. 필리핀 세부섬 남쪽의 오슬롭. 작은 어촌마을 앞바다에서 이 거대한 녀석들과 함께 헤엄쳤다. 고래상어와 사람 사이에 수족관 유리벽 같은 장애물은 없었다. 야생의 생명을 ‘직관’하며 행복을 느끼는 이라면 세상 이런 경험이 없지 싶다. 백일몽을 꾼 듯, 물속에서 보낸 30분이 3분처럼 흘렀다. 고래상어. 도무지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다. 포유류인 고래와 어류인 상어를 단순하게 나열했으니 말이다. 고래상어는 연골어류 수염상어목 고래상엇과에 속한 물고기다. 우리가 흔히 상어라 부르는 바로 그 종이다. 한데 먹이를 먹는 방식은 무시무시한 상어들과 아주 다르다.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새우류 등을 바닷물과 함께 빨아들인 뒤 걸러 먹는다. 이 모습이 수염고래류와 비슷하다 해서 상어 앞에 고래를 붙인 것이다. ●‘바다 초식동물’ 어린 고래상어 먼저 다가와 고래상어는 순하다. 바다의 초식동물 정도로 생각하면 맞을 듯하다. 수줍은 듯, 무관심한 듯, 사람이 다가가도 본체만체한다. ‘어린’ 녀석들은 종종 사람에게 달려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돌고래처럼 장난기가 발동해서 벌이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한데 덩치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그마저 무섭다. 이럴 때면 많은 사람들이 기함을 하며 허겁지겁 배로 돌아오곤 한다. 고래상어가 물을 빨아들이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섬뜩하다. 성체 고래상어가 한 번 입을 벌릴 때 빨아들이는 물의 양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다만 ‘대왕고래’로 불리는 24~25m짜리 흰수염고래 성체가 한 번 빨아들이는 바닷물의 양이 90t에 달한다는 연구결과 등에 비춰보면 10m가 넘는 오슬롭의 고래상어가 빨아들이는 바닷물 역시 얼추 30t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른 키만 한 꼬리지느러미도 그렇다. 바닷 속을 유영할 때는 더없이 우아한 곡선미를 보여주지만 사람에게 닿았을 때를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나마 고래상어가 여과섭식 어류로 진화했기 망정이지, 동족과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다면 어쩌면 범고래를 능가하는 지구상 최강의 해양 포식자가 됐을 것이다. 고래상어 투어는 사전교육 등 제법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등 제약도 많다. 특히 고래상어를 만지는 건 엄격히 금지된다. 다만 고래상어가 다가와 ‘만져지는’ 경우는 종종 생긴다. 녀석의 피부는 단단한 편이다. 한데 겉은 부드럽다. 단단한 골격을 값비싼 벨벳으로 장식하고 있는 듯하다. 고래상어 투어는 전통 목선(방카)을 타고 이뤄진다. 멀지도 않다. 해변에서 100m쯤 나가면 고래상어의 놀이터다. 너른 바다를 헤엄쳐야 할 녀석들이 사람 가까이 머무는 건 먹이 때문이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시간이면 주민 몇몇이 고래상어에게 곤쟁이 비슷한 먹이를 주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유도한다. 국제환경단체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장면이다. 수족관만 없을 뿐 ‘사육’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필리핀 관광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슬롭의 고래상어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8년 전쯤이다. 오슬롭에서 다이빙숍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우연히 조우한 고래상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고, 아침마다 오슬롭 마을을 찾아오는 고래상어에 대한 소문을 들은 다이버들과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험 관광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오슬롭을 찾는 일부 고래상어의 생애에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 같은 먹이주기가 수많은 야생의 고래상어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듯하다. 세부 시내의 볼거리로는 마젤란의 십자가, 산 페드로 요새 등이 꼽힌다.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이 1521년에 이 지역에 상륙해 만든 십자가라고 전해진다. 이웃한 산 페드로 요새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1738년경 세워진 건물이다. 둘 다 세부항에서 가깝다.●‘예뻐서 더 서글픈’ 형형색색 수상가옥 사실 세부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고 가장 인상적인 곳은 수상가옥 마을이다. 세부와 막탄섬을 잇는 마르셀로 페르낭 브릿지 등 바다와 접한 곳에는 어김없이 수상가옥이 있다. 수상가옥은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곳이다. 상하수도가 제공되지 않는다. 자기 땅도 아니다. 주민들이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난한 이들이 사는 마을이지만 함석 지붕의 빛깔만큼은 형형색색이다. 열대어의 현란한 체색을 닮았다. 통속적 표현을 빌자면 ‘예뻐서 더 서글픈’ 풍경이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봐도 좋고, 직접 마을 안으로 들어가 봐도 좋다. 치안이 염려된다면 잠깐 들여다보고 나오는 것도 방법이겠다. 재래시장 구경도 재밌다. 라푸라푸시 재래시장이 큰 편이다. 마르셀로 페르낭 대교에서 ‘퍼블릭 마켓’이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온다. 재래시장 역시 남루하기는 마찬가지다. ‘잘사는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살 만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왁자한 생동감만큼은 어디나 같다.●한국인 많이 찾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 세부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숙소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다. 전체 투숙객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인, 특히 가족 여행객들이라고 한다. 제이파크 아일랜드가 올해 10주년을 기념해 ‘뽀로로 파크’를 새로 조성했다. ‘뽀통령’ 뽀로로 상표권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 아이코닉스와 협업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다. ‘필리핀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뽀로로 파크’는 2개층 약 1440㎡(435평) 규모에 달한다. 이 안에 뽀로로 기차와 회전목마, 가상현실(VR) 라이더, 스윙카, 디지털 스케치 등 놀이시설을 갖춘 아케이드가 들어간다. 카페, 기념품숍 등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만한 콘텐츠가 빼곡하다. 아이들을 ‘안달 나게 만들’ 콘텐츠는 또 있다. 막탄 스위트룸 객실 20개를 개보수해 조성한 ‘뽀로로 객실’이다. 엘리베이터는 뽀로로의 눈 덮인 마을 모습으로 연출했고, 객실이 있는 층의 복도 또한 뽀로로 캐릭터와 아트워크로 꾸몄다. 객실 안은 더하다. 뽀로로가 새겨진 침대부터 실내복, 가구, 어메니티 등이 죄다 뽀로로와 친구들 캐릭터 일색이다. 미니 볼풀장과 슬라이드, 디지털 스크린 등도 마련됐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최소한 객실에서는 ‘신경 끄고’ 쉬어도 되지 싶다. 요즘 유행이라는 ‘호캉스’를 즐길 수도 있다. 리조트 중앙의 워터파크는 슬라이드와 파도풀, 유수풀, 키즈풀 등을 갖췄다. 저녁에는 화려한 불쇼 등의 공연이 워터파크 주변에서 매일 열린다. 리조트 앞 프라이빗 비치에서는 해수욕과 스노클링, 패러 세일링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스노클링이 재밌다. 호핑 투어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작고 앙증맞은 물고기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는 충만하다. 글 사진 세부(필리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인천공항에서 세부까지는 4시간 30분쯤 소요된다. 리조트가 몰려 있는 막탄섬에 세부 국제공항이 있다.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는 보통 낮 12시 이전에 끝난다. 가급적 이른 시간에 찾는 걸 권한다. 오슬롭은 세부 서남쪽 끝에 있다. 막탄 섬에서는 편도 3시간 거리다. 세부 시내의 교통 정체를 감안하면 4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따라서 오슬롭만 다녀오기는 아쉽고, 수밀론섬 등 아일랜드 호핑투어나 투말록 폭포 등과 묶어 돌아보는 게 좋다. 현지 한인 여행사나 제이파크 리조트 등에서 데이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세부항에서 보홀섬까지는 직선거리로 32㎞ 정도로 가깝지만 쾌속선(슈퍼캣 기준)으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보홀 남쪽의 타그빌라란항구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에서 오는 11월 21일 보홀 직항편을 취항할 예정이다. 인천 공항에서 매일 운항한다.
  • 부산경찰...‘이웃순찰제’ 운영

    부산경찰청은 기존 도보 순찰방식을 개선해 경찰관이 주민과 더 자주 접하는 ‘이웃순찰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이웃순찰제는 경찰서 지구대·파출소 팀원 중 주민 친화력이 높은 경찰관을 이웃 경찰관으로 지정,도보 순찰을 전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 도보 순찰은 범죄 예방을 위해 단순히 주민을 스쳐 지나가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웃순찰제는 경찰관이 112 신고 출동이 적은 낮에 4∼6시간 지역을 구석구석 세밀하게 순찰하면서 주민과 직접 접촉해 범죄 관련 문제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보 순찰에서 발견한 치안 문제점은 시급성에 따라 분류돼 해결 방안을 찾게 된다. 경찰은 일단 주민과 가까운 일선 경찰서 팀원 517명(지구대 팀별 2명·파출소 1명)을 이웃 순찰전담관으로 지정했다. 경찰은 의견수렴을 거쳐 먼저 동� ㅁ北ㄱㅅ옌寬娟呼� 3곳에서 이웃순찰제를 이달 26일까지 시범 운영한다. 시범 운영이 끝나면 문제점을 보완한 뒤 다음 달 초부터 경찰서 13곳(강서·기장경찰서는 탄력적으로 운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김창룡 부산경찰청장은 “이웃경찰제 시행으로 더욱 질 높은 특화된 치안서비스 제공을 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증거 부족한데 희생양을” 태국 판사가 법정에서 총 쏴 극단 선택

    “증거 부족한데 희생양을” 태국 판사가 법정에서 총 쏴 극단 선택

    태국의 한 판사가 법정에서 사법 제도를 비판하는 일종의 성명을 낭독한 뒤 곧바로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카나콘 피안차나 판사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얄라 법원에서 살인과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된 5명의 무슬림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언한 뒤 미리 준비한 듯한 성명을 꺼내 읽은 뒤 법관 선서를 하고 곧바로 자신의 가슴을 겨눠 권총 방아쇠를 당겼다고 영국 BBC가 5일 전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상태가 호전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수 쓴 것으로 보이는 25쪽의 성명에는 재판을 둘러싸고 누군가 압력을 행사한 것 같은 정황이 담겨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태국 남부 얄라 지역은 말레이시아 케다와 페락주와 접경을 이룬 곳이며 불교를 숭상하는 태국에서도 무슬림들이 많은 사는 지역이다. 치안이 좋지 않아 무장집단이 활개를 치는 곳이다. 2004년 이후 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정도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이 판사는 페이스북에 성명을 올렸는데 “누군가를 처벌하려면 분명하고 믿을 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확실하지 않다면 그들을 벌할 수 없다”면서 “다섯 피고인들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선고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도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 절차는 투명하고 믿을 만해야 한다. 무고한 이들을 처벌하는 일은 희생양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순간에도 이 나라 1심 법원의 동료 판사들은 나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법관 선서를 지키지 못한다면 명예롭지 못하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판사 감독관들이 1심 판결 내용을 미리 검열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피안차나 판사가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라고 전했다. 그 뒤 페이스북 글은 접속이 되지 않고 있지만 법정 안의 사람들은 피안차나 판사가 전직 국왕의 초상화 앞에서 법관 선서를 하더니 갑자기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피안차나 판사가 왜 극단을 선택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법원행정처 대변인 수리얀 홍빌라이는 AFP 통신에 “개인적 스트레스” 탓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그가 이날 판결을 비롯해 일련의 재판들에서 증거가 부족한 이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보안군이 말레이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에서 무슬림 용의자들의 혐의를 날조해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피안차나 판사의 극단적인 선택이 알려진 뒤 얄라 법원 앞에서 꽃들이 바쳐지고 있다. 그가 성명을 통해 남긴 구호 ‘판결은 판사에게 돌려주라, 정의는 국민에게 돌려주라’는 태국의 사법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인식하는 이들애게 상징적인 구호가 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법서라] ‘황제소환’ 논란 다음날, 檢 ‘공개소환’ 폐지…“왜 지금?”

    [법서라] ‘황제소환’ 논란 다음날, 檢 ‘공개소환’ 폐지…“왜 지금?”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검찰총장은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습니다.”4일 오전 11시, 대검찰청 기자단에 급작스런 공지사항이 전달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입니다. 비공식적으로 결정 취지를 설명하는 ‘백브리핑’을 바로 30분 뒤에 열겠다는 통보도 함께였습니다. 하필 이날 헌법재판소 국정감사도 진행되고 있어 법조기자들은 매우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갑작스러웠죠. 통상 대검이나 법무부와 같은 기관은 중요한 정책 결정이 있으면 미리 기자단에 상의해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한시적으로 보도를 중지하는 것) 시간을 정합니다. 그러나 이날 결정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뤄졌습니다. ‘전면 폐지’라는 큰 결정이 얼마나 급박하게 공지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공개소환을 폐지한다고? 윤 총장의 지시사항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검찰은 그간의 수사공보 방식과 언론 취재 실태 등을 점검하여,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검찰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역할과 국민의 알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는 공개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검찰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검찰총장은,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하였습니다.”간단히 요약하면 ‘미리 검찰 소환 대상과 소환 시간을 알리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사실, 즉 ‘피의사실’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사문화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피의사실공표죄’는 엄연히 존재하죠. 다만 수사기관의 공보 원칙을 규정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 제17조 예외적 실명 공개 조항에 따르면 오해의 방지 또는 수사 및 보도의 공정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실명과 구체적인 지위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차관급 이상의 입법부·사법부·행정부·헌법재판소·선거관리위원회·감사원 소속 공무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교육감, 치안감급 이상의 경찰공무원 등 ▲정당의 대표, 최고위원 및 이에 준하는 정치인 ▲대규모 공공기관의 장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명시된 금융기관의 장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대표이사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러한 원칙 아래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고위공직자들은 모두 포토라인 앞에 섰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검찰은 사전에 소환 일시를 밝히는 ‘공개소환’을 하고, 언론은 그에 맞춰 검찰청 앞에 ‘포토라인’을 설치합니다. 앞서 언급한 세 고위공직자들은 안전 유지 차원에서 모든 기자들이 다가가진 않고 미리 선정한 기자 1~2명이 대표로 질문하지만, 일반적인 포토라인은 기자들이 소환자를 둘러싸고 여러 질문을 던지는 풍경으로 기억됩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장면이겠죠. ●폐지, 언제부터 준비했나? 사실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시작했던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입니다. 그전에도 문제제기는 있었으나, 이번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사법행정권남용 의혹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전직 고위 법관들이 줄줄이 공개적으로 소환됐죠. 나아가 피의자뿐만 아니라 참고인 신분에 불과했던 현직 법관들도 포토라인에 서야 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공보준칙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로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언론 상에 얼굴까지 공개되진 않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기소되지 않은 법관들까지 포토라인에 서야 했죠. 이에 판사들을 중심으로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수사대상이 되니까 갑자기 문제 삼느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공개소환과 포토라인 폐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권보호 차원에서 포토라인이 폐지돼야 한다는 쪽이 많은 설득력을 얻었죠. 전임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 같은 포토라인을 본격적으로 폐지하기 위해 공보준칙 변경에 나섰습니다. 비록 본격적인 시행까지 나서진 못했지만, 사전 준비작업을 상당히 끝마쳤습니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체제에 들어서 본격적인 공보준칙 개정 작업에 들어갔고, 검찰도 이를 기다리던 상황이었습니다. ●갑자기, 왜? 그런데 법무부가 공보준칙을 완성 짓기도 전, 이날 대검이 갑작스럽게 공개소환 전면 폐지를 선언하고 나선 겁니다. 대검은 윤 검찰총장 취임 직후 준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라는 문장을 통해 법무부 개정을 기다리지 않고 검찰이 할 수 있는 선제조치는 먼저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죠. 대검 관계자는 별도로 “시행 가능한 인권보장 정책은 바로 즉시 시행 가능하도록 발표하고, 일선에서 실행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공개소환 폐지는 공보준칙 개정이 없더라도 검찰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의미죠. 문제는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황제소환’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입니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 현관이 아니라 수사관과 함께 직원들이 사용하는 지하통로를 통해 조사실로 올라갔습니다. 이미 비공개 소환이었던 것이죠. 이후 건강문제를 호소하며 출석 8시간 만에 다시 비공개로 검찰청사를 빠져나갔습니다. 정 교수는 현재 단순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입니다. 일반 피의자들 대부분, 특히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도 현관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가히 ‘특혜’라고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전히 정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는 수차례 더 예고돼 있고, 나아가 조 장관 본인 역시 검찰에 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정 교수는 5일에도 비공개로 재소환됐죠.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공개소환 전면폐지안은 결국 조 장관 일가 수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많은 기자들이 이 같은 지적을 했지만, 대검 관계자는 ‘계기가 무엇이든지를 떠나서’ 인권보장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하고자 시행한다고만 반복했습니다. 결국, 이번 조치는 원활한 조 장관 수사를 위한 발판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와 경쟁적으로 제시하는 자체 개혁안의 일환으로 보이기도 하죠. 이와 함께 고위공직자 수사를 검찰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을 일컫는 ‘깜깜이 수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대검은 ‘공개소환 전면폐지’라는 큰 방향으로 향후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세부방안은 추가로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고 인권친화적인 검찰로 거듭날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파병 20주년 맞은 동티모르 상록수부대…철수 후에도 교류·협력은 계속

    동티모르에 파견돼 평화유지군 활동을 했던 ‘상록수부대’가 올해로 파병 20주년을 맞이했다. 국방부는 5일 “오는 7일 상록수부대의 파병 20주년 기념행사를 동티모르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티모르 상록수부대는 유엔 가입 이후 국제 평화유지활동에 최초로 파병된 전투부대다. 성공적인 지역 안정화 작전과 인도적 구조활동을 통해 동티모르 주민으로부터 ‘말라이 무띤’(다국적군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동티모르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티모르는 1999년 8월 주민투표에 의해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독립을 반대하는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의 활동으로 주민 학살이 자행되는 등 혼란 상태가 지속됐다. 국제연합에서는 다국적군을 파견하기로 결의했고 한국도 1999년 9월 ‘국군부대의 동티모르 다국적군 파병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동티모르의 파병이 결정됐다. 그렇게 파병된 상록수부대는 1999년 10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치안 유지와 국경선 통제, 난민 호송 작전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비록 동티모르에서 철수한 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교류는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방부는 올해 파병 20주년을 기념하고자 당시 상록수부대 2진(2000년 4월~10월) 민사과장으로 활동했던 이석구 중장을 포함한 상록수부대 파병 부대원과 육군 태권도 시범단이 동티모르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대표단은 이번 방문 계기 태권도 시범단 공연과 PC 기증을 통해 다양한 국방 공공외교 활동을 수행한다. 파병 활동에서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2003년 3월 상록수부대 7진 임무수행 중 집중호우로 인해 불어난 오에꾸시(Oecussi) 지역 에카트(Ekat)강에서 강물에 휩쓸려 민병조 중령 등 우리 장병 4명 순직하고 1명 실종됐다. 국방대표단은 상록수부대 파병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에 앞서 6일 오에꾸시 지역을 방문해 순직장병 추모탑을 방문한다. 임무 중 순직 장병의 헌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예우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아랍 시민들, 전쟁·테러 아닌 ‘경제’ 문제로 뿔났다

    아랍 시민들, 전쟁·테러 아닌 ‘경제’ 문제로 뿔났다

    아랍 곳곳에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영토 분쟁이나 테러, 종교 때문이 아니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와 불황, 실업률 등 경제 문제가 전면에 나왔다. CNN은 이를 두고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유명한 문구를 인용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을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로 이끌었던 바로 그 문구다. CNN은 4일 이라크와 레바논, 이집트 시민들의 시위를 소개하며 이들이 과거 자유를 위한 원대한 희망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부유했어야 할 이라크 “부패 때문에 정상화 더뎌” 이라크에서는 이달 들어 폭력 시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에 이어 실탄까지 동원하며 최소 34명(시위대 31명·경찰 3명)이 사망하고 천명 이상이 다쳤지만, 시위 물결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다. 정부는 3일 급기야 바그다드와 이라크 내 다른 지역의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통행금지까지 선포했다. 그러나 시위는 바그다드뿐 아니라 바스리, 나자프, 디얄라 등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번 시위는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뒤 더딘 전후 복구 작업과 높은 실업률에 불만을 느낀 청년들이 1일 바그다드 도심의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촉발됐다. 처음에는 정부에 개선책을 요구하는 평화 행진으로 시작했지만 치안군이 물대포와 최루탄, 실탄 사격 등을 동원하며 시위대도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등 폭력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2003년 미국 침공, IS와의 전쟁으로 도로와 댐, 발전소 등 국가 인프라 시설이 붕괴됐다. 사담 후세인의 몰락 이후 16년, IS 격퇴 후 2년이 흘렀지만 정상화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력 공급 시간이 하루에 4시간이 채 안 되는 지역이 허다할 만큼 정전도 일상화가 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이라크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 중 하나다.●‘아랍의 봄’ 일으켰던 이집트 국민들 “부패 대통령 퇴진하라”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대통령과 이집트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스페인 망명 중인 배우 겸 사업가 모하메드 알리가 온라인으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작된 이번 시위는 2011년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몰아낸 ‘아랍의 봄’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집트군과 15년간 거래해 온 부동산 개발업자인 알리는 지난달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집트 정부가 수십억 이집트 파운드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 동영상을 처음 게재했다. 그는 엘시시 대통령이 자신과 측근의 호화 주택을 짓는 데 공금을 유용하는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물가 상승과 경제난에 허덕이는 시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집트 군부의 부패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15년간 군부와 함께 일을 해 온 내부자의 증언이 효력을 발휘했다. 이집트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5.6%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그러나 올해 7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이집트인 3명 중 1명은 하루 1.4달러(약 1700원) 미만의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매년 취업시장에 들어오는 250만명의 구직자를 위해선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민들의 퇴진운동에도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부패 의혹에 대해 “완벽한 거짓말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수천명에 가까운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 중에는 대통령 선거 당시 야당 후보의 대변인을 포함해 3명의 저명한 운동가들도 있다.●생활고 허덕이는 ‘중동의 파리’ 지난달 29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생활고에 시달리던 수백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레바논 의회 청사 앞에서 바리케이드를 뚫으려 시도하던 시민들과 이를 진압하는 경찰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도 발생했다. 시민들은 “정부와 의회는 도둑들”이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군중은 타이어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중동의 파리’로 불리던 레바논은 현재 대규모 부채와 통화 가치 하락 등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했다. 국가 부채가 860억달러(약 103조원)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를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GDP 대비 부채비율을 가진 셈이다. 레바논 파운드화의 가치가 2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 7월 의회가 대규모 부채로 신음하는 경제 상황을 개선하고자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달러 부족 현상이 벌어지며 레바논 통화의 평가절하로 물가가 폭등하는 등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매 맞는 경찰 느는데, 무도훈련 한 달에 한 번 시늉만

    작년 호신·체포술 훈련 월 2회→1회 나머지는 필라테스 등 자율훈련 대체 “강력범죄 맞설 수 있나” 우려 목소리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의 무도훈련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무도훈련의 참석률은 86.5%로 나타났다. 경정 이하 경찰공무원 11만 8800명 가운데 10만 2762명이 참석했다. 얼핏 참석률이 높아 보이지만 무도훈련이 월 1회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 5년간(2014~2019년 7월) 범인 피습으로 인해 공상을 인정받은 경찰공무원은 2560명에 달한다. 해마다 500명 이상이 범인을 잡거나 대처하다가 부상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강력범뿐만 아니라 민원이나 취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초체력과 무도훈련의 중요성이 높아졌지만 무도훈련은 오히려 축소됐다. 경찰은 2017년까지 매달 2차례 호신·체포술 등 무도훈련을 실시해 오다 지난해부터 1차례만 실시하고 나머지 한 차례는 헬스·마라톤·수영·탁구·등산·트레킹·축구·야구·요가·필라테스 등 자율훈련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훈련 기회를 부여하고 현장 경찰관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취지인데 나날이 험악해지는 치안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훈련횟수는 2차례에서 1차례로 줄었지만, 각 지구대와 파출소별로 이뤄지던 훈련을 경찰서별로 실시하는 등 강도나 내용을 보면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마다 치안감 이하 경찰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체력검정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측정 등을 검정하는데 초중고교 학생건강체력평가제도와 비교해도 오래달리기, 종합유연성 평가 등의 항목이 빠져 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의 안전과 효과적인 경찰의 직무수행을 위해 무도훈련과 체력검정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또 터진 여자화장실 묻지마 폭력, 대책 내놓아라

    지난 22일 새벽 경기 고양시의 상가건물 여자화장실에서 30대 여성이 처음 보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전치 3주의 뇌진탕과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역 군인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혐의를 조사 중이다.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던 여성 대상 폭력과 혐오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을 향한 폭력은 여전하고, 그에 따른 불안은 계속된다고 여성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 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여성은 ‘범죄 발생’(26.1%)을 꼽았다. 통계청의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도 2016년 기준으로 전반적인 사회 안전 수준에 대해 응답 여성의 50.9%가 ‘불안’하다고 밝혔다. 특히 ‘범죄 발생’에 불안감을 표출한 여성 비율은 73.3%에 달했다. 남성의 응답률은 각각 40.1%, 60.6%로 여성보다 10% 포인트가량 낮았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여성을 상대로 한 살인, 강도, 방화, 성폭력 등 흉악 강력범죄는 3만 490건으로 1년 전보다 10.7% 증가했다. 이번 사건에서 보았듯이 심야 여성화장실에 대한 안전장치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 공중화장실을 남녀 분리형으로 개조하는 등 사정이 나아졌지만, 민간 건물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 여성안심화장실이 등장했지만, 아직 비상벨조차 갖추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가장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성차별 의식을 뿌리 뽑는 게 급선무다. 남성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여성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성평등 의식이 자리잡게 해야 한다. 강남역 사건 이후 치안 대책을 강화하고, 여성 대상 범죄를 엄단하겠다던 정부는 좀더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 [단독] 범죄 전력 못 걸러내는 경발위…버닝썬 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

    7개월간 유흥 종사자 등 5626명만 감소 권은희 의원 “협력단체 대폭 축소해야”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 때 경찰과 유흥업주 간 유착 통로로 지목됐던 경찰서별 ‘경찰발전위원회’(경발위)가 사건 이후에도 방만한 규모를 줄이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수만명의 민간인이 치안 활동에 협력한다는 명목으로 ‘감투’를 썼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버닝썬 지분을 소유한 호텔 대표까지 강남경찰서 경발위원으로 활동한 점이 확인되자 경찰은 “각종 경찰협력단체 위원을 재정비하겠다”고 했었다. 서울신문이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의 ‘경찰협력단체 정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5만 2935명의 민간위원이 경발위와 보안협력위원회, 생활안전협의회 등 전국 2983개 경찰협력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우선 인원 규모를 놓고 비판이 나온다. 전국 경찰 공무원이 11만명가량인데 이 절반쯤 되는 인원에게 경찰발전위원 명함을 뿌렸다는 얘기다. 버닝썬 국면 때 일부 경찰서가 지역 상공인 등에게 경발위원 자리를 주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경찰은 유착 고리를 끊겠다며 지난 7개월 동안 협력단체를 정비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난 위원 등 1만 2948명을 해촉하고, 7322명을 신규 위촉해 감소인원은 5626명에 그쳤다. 특히 해촉 위원의 면면을 보면 그동안 단체 운영이 얼마나 방만했는지 알 수 있다. 노래방, 주점, 다방, 호프 등 유흥업 종사자가 42명이나 포함됐다. 경찰청 예규에 따르면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덕망 있는 교육자, 변호사, 시민단체 대표 등 주민의 사표가 되는 관할 지역사회의 지도층 인사’를 위촉하는데, ‘경찰업무 수행과 이해관계가 있는 자’(유흥업소 등의 운영자, 종사자 및 관여자)가 참여할 수 없다. 정당인이거나 조합장 선거 출마자, 형사사건 입건자도 200여명이나 됐다. 경찰은 최근 신규위원 위촉 때 적격성 승인을 받게 하는 등 운영규칙을 개정해 원칙 없이 위원직이 승계되는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치안업무를 할 때 지역사회와 협력해야 하는 일이 많아 평소에 주민과 의견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결격자를 쳐내는 것만으로 얼마나 달라질지는 미지수다. 버닝썬 사건 이후인 지난 4월에도 다수가 사업가들로 구성된 강남서 경발위원이 정례회의를 명목으로 경찰들에게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자료를 보면 정비 후에도 자영업 종사자와 기업 임직원이 약 2만명에 이르러 가장 많았고 교육자, 변호사는 2000여명에 그쳤다. 권 의원은 “지역 치안 과제 발굴이나 자문 등을 명목으로 만들어진 경찰협력단체는 오랜 시간 지역 유지와의 사교 모임으로 변질해 ‘민원 창구’로 전락한 점이 분명히 있다”면서 “경찰이 유착 의혹을 벗으려면 협력단체 역할과 크기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생각나눔] 검찰·국정원 개혁 바람에 “경찰청 정보국 폐지” 목소리

    민간인 사찰 등 불법정보 수집 가능성 테러·범죄 예방 위해 최소 허용 주장도 시민사회에서 경찰의 광범위한 치안 정보 수집에 반대하며 경찰청 정보국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이 개혁되고 있는 만큼 경찰 역시 권한이 분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찰은 “정치 개입 등 과거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정보 수집 기능을 완전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은 3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정보 경찰 폐지 네트워크’ 발족 토론회를 열고 정보 경찰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국내 정보 경찰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규정된 ‘치안 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조항에 따라 정보 수집 활동을 한다. 범죄 발생에 대비한다는 목적이지만 치안 정보라는 개념이 모호해 민간인 사찰로 볼 수 있는 내용까지 암암리에 수집되는 등 부작용도 컸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토론회에서 “경찰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사건, 밀양·청도 송전탑 사건에서 민간인 사찰과 부당한 회유 등 정보 경찰의 폐해가 드러났다”며 “경찰의 자의적 정보 수집을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선거 개입 의혹처럼 정보 경찰 기능이 정권 보호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문제로 제기됐다. 강 전 청장은 20대 총선 당시 경찰 정보라인을 이용해 친박(친박근혜)계를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선거 대책을 만든 혐의로 지난 5월 구속됐다. 이와 관련, 오민애 변호사는 “강 전 청장 정치 개입 사건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범죄행위였는데도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나서야 공론화됐다”면서 “경찰 조직 내부에서 수사권과 정보 수집권만이라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찰은 “과도한 정보 수집은 막아야 하지만 범죄 정보나 대테러 정보 등은 반드시 수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현장 경찰은 “올해 초 경찰청이 ‘정보 경찰 활동 규칙’ 훈령을 제정하는 등 내부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정보 수집 영역이 좁아지면 집회·시위나 각종 재난 등 국민의 안전이나 재산 보호를 위한 경찰 기본 업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기능이 사라진 상태에서 경찰의 정보 기능마저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 기관 상시 출입, 종교·사회단체 사찰, 정치인 동향 파악 등은 문제가 됐던 부분이 많이 사라졌다”며 “정보국을 완전히 폐지할 게 아니라 세부적으로 활동을 나눠 무분별한 정보 수집을 막고 업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촛불’ 업은 민주당… “당내 검찰개혁특위 설치” 강력 드라이브

    더불어민주당은 3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박주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검찰개혁 특별위원회’를 당내에 설치하고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검찰개혁특위 설치안을 의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검찰개혁특위 중심으로 당의 검찰개혁 관련 대책을 종합적으로 만들고 대처하겠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패스트트랙을 통한 관련 법 개정 이전에도 준칙이나 시행령을 개선해서 할 수 있는 정치 개혁의 과제들을 모두 다루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특위에는 두 개의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려고 한다”며 “하나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관련 법안들을 보다 신속하게, 보다 개혁에 충실한 내용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하나는 법 개정 없이도 바로 할 수 있는 검찰개혁의 내용을 찾아 당정협의를 통해 실현해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기대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자, 이를 발판 삼아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이야기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이날 별도 입법 조치 없이 관련 규정을 손질해 검찰 특수부·강력부·공공수사부·조사부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외 야당의 소위 ‘조국 국감’ 공세에 대해 방어태세를 보였던 민주당은 2일 시작하는 이번 국정감사를 ‘검찰개혁 국감’으로 치르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번 국감에서는 ‘살리자 민생활력, 만들자 경제강국’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을 해 내는 것”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프간 목숨 건 투표… 테러로 4명 사망

    아프간 목숨 건 투표… 테러로 4명 사망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8일(현지시간)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의 한 투표소에서 무장 경찰이 투표소를 찾은 시민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선거에 반대해 온 무장반군 탈레반의 공격에 대비해 7만여명의 치안 병력이 투표소에 배치됐지만, 폭탄 테러 등의 여파로 대선 기간 동안 최소 4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다쳤다. 이번 투표 최종 결과는 11월 초에 나올 예정이며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1월 말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잘랄라바드 EPA 연합뉴스
  • 아프간 목숨 건 투표… 테러로 최소 5명 사망

    아프간 목숨 건 투표… 테러로 최소 5명 사망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28일(현지시간)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의 한 투표소에서 무장 경찰이 투표소를 찾은 시민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선거에 반대해 온 무장반군 탈레반의 공격에 대비해 7만여명의 치안 병력이 투표소에 배치됐지만, 폭탄 테러 등의 여파로 대선 기간 동안 최소 5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표 최종 결과는 11월 초에 나올 예정이며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1월 말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잘랄라바드 EPA 연합뉴스
  • ‘버닝썬 의혹’ 본격 수사 나선 검찰···경찰청·서울경찰청 압수수색

    ‘버닝썬 의혹’ 본격 수사 나선 검찰···경찰청·서울경찰청 압수수색

    검찰, 버닝썬 의혹 윤모 총경 본격 수사경찰청·서울경찰청 잇따라 압수수색 ‘버닝썬 의혹’을 보강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경찰총장’이라 불린 윤모(49) 총경과 버닝썬 측 유착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을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경찰청 청사 압수수색을 했으나 경찰 측과의 이견이 있었고, 윤 총경의 현재 근무지인 서울경찰청으로 이동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부장 박승대)는 윤 총경의 업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냈다. 검찰은 오전 9시쯤에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 압수수색을 했다. 그 과정에서 압수수색 대상과 범위를 두고 경찰과 이견이 있었고 압수수색은 오후에서야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청에서는 윤 총경이 대기발령 중 근무한 장소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윤 총경은 경찰청 인사담당관으로 일하다가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지난 3일 대기발령 조치됐고 최근 인사에서는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전보됐다. 윤 총경은 승리와 그의 사업파트너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의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을 통해 단속 내용을 확인하고 유 전 대표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지난 6월 경찰은 윤 총경의 단속내용 유출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넘겨받은 식사·골프 의혹도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은 지난해 유 전 대표와 4차례 골프를 치고 6차례 식사를 했고, 콘서트 티켓도 3회에 걸쳐 제공받았다. 경찰은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윤 총경은 경찰의 버닝썬 의혹 수사 과정에서 가수 승리 측과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승리 등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그는 ‘경찰총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윤 총경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때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으로 일했고, 검찰 수사가 별도로 진행 중인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과도 주식투자 등으로 연결돼 있다.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 PE가 최대주주인 더블유에프엠(WFM)이 2014년 큐브스에 투자한 적이 있는데, 윤 총경이 과거 큐브스 주식을 수천만원어치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윤 총경과 유 전 대표를 연결해 준 것으로 알려진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의 정모(45) 전 대표를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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