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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장 피에르 베르낭 지음,문신원 옮김,성우 펴냄) 프랑스의 세계적인 신화학자가 들려주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카오스에서 시작되는 우주의 탄생부터 가이아에서 비롯된 신들의 탄생과 전쟁,최초의 여인인 판도라의 탄생,오디세우스와 페르세우스의 모험,트로이 전쟁과 오이디푸스의 저주받은 운명 등을 다룬다.땅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가이아나 꾀 또는 계략을 뜻하는 메티스,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의 답이 이름 자체에 담겨 있는 오이디푸스,감추는 여자를 의미하는 칼립소 등 이름이나 낱말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 이야기가 지닌 상징성을 밝힌다.1만 3000원. ●비주얼 컬처(존 A 워커 지음,임산 옮김,루비박스 펴냄) 최근 몇 년 사이 영국과 미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연구영역인 비주얼 컬처에 대한 입문서.회화나 건축,조각 같은 전통적인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포스터,만화,낙서,사진 등 시각적인 모든 이미지들이 비주얼 컬처의 연구 그물망에 들어 있다.미학,기호학,마르크스주의,포스트 구조주의,수용이론,페미니즘,미디어 스터디스(매체연구) 등 다양한 이론 틀을 연구방법으로 활용하는 만큼 상호학제성 혹은 다학제성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1만 1800원. ●일본 근현대사(W 비즐리 지음,장인성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오늘날 일본은 비서구 국가 가운데 근대화에 가장 성공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이 책은 전통과 근대성의 관계라는 맥락 속에서 일본의 근대화가 어떻게 진행됐는가를 살핀다.부국과 강병의 문제는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영·일 관계사를 전공한 저자는 부국과 강병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밀접한 관련을 갖는,근현대 일본 국가전략의 통시적 주제라고 강조한다.영미권에서 근현대 일본사의 기본 텍스트로 가장 많이 읽혀져온 책이다.1만 5000원. ●디지털 혁명,전자책(성대훈 지음,이채 펴냄) 전자책은 정보콘텐츠 산업의 핵심 분야이자 새로운 출판매체로 주목받고 있다.정부기관들은 각종 보고서를 전자책으로 펴내고,지방자치단체들과 기업은 앞다퉈 전자도서관을 열고,금융업계에선 회원들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의 하나로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소수 개인에 한정됐던 전자책 수요가 일반 기업과 정부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뉴미디어로서의 전자책의 매체적 특성,국내외 전자책 관련 소프트웨어와 단말기,전자책 수익모델 등을 다룬다.1만 5000원. ●세계화와 싸운다(폴 킹스노스 지음,김정아 옮김,창비 펴냄) 영국의 진보 잡지 ‘에콜로지스트’의 부편집자를 지낸 저자가 5대륙을 둘러보면서 세계화의 만행과 이에 맞서 싸우는 전세계 민중의 저항운동을 기록한 기행문.저자가 주목하는 새로운 대중운동의 이념은 멕시코의 치아파스에서 마련됐다.치아파스는 1994년 최초의 탈근대혁명인 사파티스타 혁명이 일어난 곳으로,그곳에선 아직도 혁명이 진행 중이다.1만 5000원. ●영어 공용화 국가의 말과 삶(박영준 등 지음,한국문화사 펴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언어 실태와 문제점을 살폈다.공용어란 한 국가나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단일언어 국가의 경우 모국어가 곧 공용어인 1국가 1공용어이지만,인도는 ‘힌디’라는 국어가 있지만 국민의 30%만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제각기 방언을 사용한다.벨기에처럼 심각한 언어갈등을 빚는 나라도 적지 않다.책은 영어 공용화의 문제점을 문화적 정체성,모국어 사용능력,국가경쟁력,사회통합 등의 관점에서 짚어본다.1만원.
  • [눈에 띄네~ 이 얼굴]‘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스칼렛 요한슨

    요즘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여자배우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스칼렛 요한슨.이제 겨우 스무살인 이 배우,참 복도 많다고?아니다.이력을 들춰보면 벌써 십여편에 달하는 영화가 빽빽히 차 있다. 갑자기 뜬 것처럼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1994년 ‘노스’로 데뷔해 ‘호스 위스퍼러’(98년)에서 사고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소녀,‘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2001년)에서 빌리 밥 손튼의 마음을 뺏는 소녀 등을 맡았던 그녀는 그동안 앳된 ‘소녀’에 불과했으니까. 십대의 반항적 이미지와 성숙된 여인의 매력이 섞이기 시작한 것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년)부터다.권태로움이 자연스레 새겨진 표정은 중년의 위기를 겪는 남성과 정신적 교감을 나눌 정도로 성숙돼있었다.그리고 그 영화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그녀는 아역배우가 아닌 당당한 여성 톱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다시 16세로 돌아가지만 더이상 그저 어리기만 한 소녀는 아니다.막 터질 것 같은 봉오리처럼 사랑에 들뜬 채 그것을 꼭꼭 마음 속에 눌러담는 절제된 연기는 ‘사랑도‘와 일맥상통하는 매력을 풍긴다.순수하면서도 인생의 깊이를 아는 듯한 표정 때문인지 최근 그녀의 상대역은 모두 나이든 배우들.‘사랑도‘의 빌 머레이,‘진주‘의 콜린 퍼스에 이어 ‘바비 롱의 러브송’에서도 존 트라볼타와 호흡을 맞췄다. 현재 61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과 비경쟁부문 초청작 ‘바비‘의 주연 여배우 자격으로 베네치아를 방문 중인 그녀는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한 남성기자로부터 “당신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애정공세를 받기도 했다.역시 요즘 스칼렛 요한슨의 주가는 최고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빈 집’ 베니스영화제서 호평“김기덕 영화중 최고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가운데 최고다.” 베니스 영화제 메인 경쟁부문인 베네치아61(Venezia61)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6일 밤(현지시간) 열린 첫 시사회에서 평론가들과 언론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빈 집’은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에 감금돼 무기력한 여자 선화(이승연)와 가진 게 없어 잃을 것도 없는 남자 태석(재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올해 영화제에는‘깜짝 상영작’(Film sorpresa)으로 뒤늦게 경쟁부문에 합류했다.밤 늦은 시간임에도 시사회에는 많은 관객이 참석해 김 감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2000여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영화의 첫 자막이 올라가자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시사회가 끝난 뒤에는 관객들이 휘파람 소리와 함께 5분여 동안 박수를 보냈으며,일부는 기립박수를 치기도 했다.오스트리아 데우 스트란다드 신문의 도리닉 바나리다슈는 “미장센 면에서나 유머,사랑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점에서 지금까지 본 김기덕 감독의 영화중 최고”라고 평했다. 이에 앞서 영화제측은 ‘빈 집’의 깜짝 초청 사실을 발표하면서 김기덕 감독을 ‘한국 영화의 거장이며,세계 영화의 새로운 주역중 한명’이라고 극찬했으며,‘빈 집’에 대해서도 ‘사랑과 고독에 대한 시적인 서술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2시간 동안의 세계여행

    ‘사랑한다는 것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예요.’라는 명언을 탄생시킨 ‘러브 스토리’.올드 영화팬이라면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을 더욱 극적으로 돋보이게 한 뉴욕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뉴욕 시립대학,뉴욕 롱아일랜드 지역 등 오염되지 않은 자연 절경을 기억할 것이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나 절경을 등장시켜 이국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관광 필름’.오락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영화 매체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르다. 오드리 헵번의 출세작 ‘로마의 휴일’을 비롯해 2003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수상작 ‘시카고’의 경우는 타이틀에 지명이 새겨져 있어 배경 도시에 대한 홍보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우디 앨런이나 마틴 스콜세스 등은 뉴욕파 감독이라는 애칭을 받을 정도로 자신들의 신작 배경지로 뉴욕을 단골로 등장시켜 영화 공개 후 해외 영화 애호가들이 뉴욕을 관광차 찾도록 만드는 부대 효과도 거두고 있다.‘스파이더 맨’의 경우에도 마천루로 상징되는 뉴욕 맨해튼의 최고층 빌딩을 눈요깃거리로 삽입시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경제력을 은연중 드러내는 효과를 거두었다. 로마,베네치아,피렌체 등 이탈리아의 주요 곳곳은 세계 영화계가 단골 로케이션 장소로 활용할 만큼 풍부하고 뛰어난 절경을 자랑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일본의 여류 작가 다나카 지세코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세계 주요 영화를 리뷰한 ‘문화와 예술로 보는 이탈리아 기행’을 출간해 출판가의 뉴스를 만들어 냈다.‘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지가 됐던 헝가리를 비롯해 한석규 주연 ‘이중간첩’의 촬영지로 등장했던 체코의 프라하 등은 동유럽 나라 중 정책적으로 해외 영화의 촬영지를 적극 유치하는 국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인도차이나’의 배경지가 됐던 베트남 하롱베이를 비롯해 제임스 본드 ‘닥터 노’의 태국 푸켓,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비치’의 태국 카오야이 국립공원 등은 뛰어난 절경을 내세워 해외 영화 자본을 유치해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멕시코 로사리토 지역은 드넓은 토지와 주변의 해수(海水) 자원을 특화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의 선박 침몰 장면을 촬영한 뒤로 해양 재난물만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특화 스튜디오로 명성을 얻고 있다.홍콩 배우 성룡의 천부적인 연기 재능과 순발력 있는 쿵후 실력을 담고 있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전세계 주요 국가를 80일 안에 순례하겠다는 내기를 걸고 진행된다. 이같이 전개되는 극중 스토리 때문에 관객들은 객석에 앉아 영국,프랑스,터키,중국,인도,미국 등 주요 각국을 유람하는 듯한 기분과 ‘관광 영화’만의 특징을 맛볼 수 있다.1956년 마이크 토드 감독이 공개해 선풍적 인기를 얻은 소재를 리바이벌한 이 작품은 1872년 발표한 줄 베르누이의 팬터지 소설을 원안으로 하고 있다. 프랭크 코라치 감독의 신작에서는 발명가이자 영국 학술원 회원인 포그(스티브 쿠간)가 고루하고 융통성 없는 영국 왕실 학술원장과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게 되면 자신이 차기 학술원장이 되고 만일 실패했을 경우에는 영원히 학술원 회원에서 추방 당하는 것을 수용하겠다는 비장감 어린 내기를 한다.포그는 옥(玉)으로 만든 부처상을 되찾아 주려는 중국인 라우(성룡)의 도움으로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80일 동안 약속했던 세계 일주에 성공하게 된다.
  • 구강건강 미리미리 챙기기

    치아를 알면 건강과 아름다움이 일석이조.예전에는 충치 등 구강질환이나 보철을 위해 치과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발음은 물론 인상을 결정하는 관건이라는 달라진 인식과 필요성으로 치과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특히 최근에 부각되는 치아 성형은 예전같으면 뽑고 말았을 치아를 감쪽같이 치료해 이가 주는 부담감을 시원하게 덜어주고 있다. ●치아 배열과 발음 치아와 턱의 조화는 얼굴의 대칭성을 높여 시원한 인상을 주는가 하면 얼굴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켜 자신있는 표정을 갖게 한다.연기자들처럼 자유자재로 표정을 바꿔야 하는 경우 치아를 정점으로 한 얼굴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치아의 배열과 맞물림은 정확한 발음과 발성의 핵심 관건이다.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위,아랫니가 정확히 맞물리지 않고 벌어진 경우에는 ‘ㅅ’,‘ㅈ’,‘ㅊ’ 등의 발음이 새기 쉽다.이 경우 간단한 치아 성형이나 교정만 해도 금방 달라진다.위,아래 치아가 겹치거나 덧니가 안쪽으로 난 경우에도 혀의 움직임이 방해받아 긴 문장을 전달할 때 다른 발음이 섞여 나오곤 한다.또 혀를 연결하는 인대조직인 설소대가 입바닥에 바짝 붙어 있어도 혀짧은 소리가 난다. 이런 문제로 교정치료를 받을 경우 잘못된 발음의 습관화를 조심해야 한다. ●자신있는 미소 만약 텔레비전의 뉴스 앵커나 연기자가 탁하고 고르지 못한 치아를 드러내 보인다면 시청자에게 불쾌감이나 불신감을 주기 쉽다.이렇듯 대인관계에서는 말하거나 웃을 때 드러나는 치아나 잇몸이 인상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은데,이런 문제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스케일링이나 화이트닝 등으로 깨끗하고 인상좋은 치아를 얻을 수 있다. 또 치아의 길이도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웃을 때 앞니를 드러나게 하는 윗 입술과 아랫 입술 윗부분이 만드는 라인을 ‘스마일 라인’이라고 하는데 이 스마일 라인이 부드러운 ‘U’자 형을 그릴 때 가장 매력적인 웃음이 나온다. ●대인관계 망치는 입냄새 가지런하고 깨끗한 치아를 가진 사람도 대화 때 지독한 입냄새를 풍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의 50% 이상이 고민할 정도로 입냄새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원인은 축농증,소화장애 등 여러가지지만 대부분의 경우 구강에서 비롯되므로 청결은 물론 원인이 되는 구강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통의 입냄새는 양치질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입냄새가 심한 사람은 양치질 때 입냄새의 원인인 세균 활동이 왕성한 혀의 뿌리부분과 잇몸을 꼼꼼히 닦도록 한다. 그러나 충치,치주질환(잇몸병),감염성 질환이 있거나 불량보철물이 부식하면서도 풍기는 냄새라면 이미 질환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원인질환을 치료해 줘야 한다.양치질을 해도 입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면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편도선염을 의심할 수 있다.만성 비염이나 축농증의 경우는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으면 된다.그래도 냄새가 계속되면 내과질환 가능성이 크다.계란 썩는 듯한 구린내가 나면 급성 간경변,시큼한 냄새는 당뇨병,소변냄새 같은 지린내가 풍기면 신부전증일 가능성이 있으며,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도 간이 노폐물을 해독하지 못해 냄새가 날 수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이진민 연세미플러스치과 원장.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無방부제 빵’ 정말일까

    지금은 빵에 방부제를 쓰지 않는 게 거의 상식이 되었지만,10여년 전만해도 제빵회사나 제과점에서 ‘무(無)방부제’라는 슬로건이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그 때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 사회도 이제 전근대적인 방부제를 쓰지 않는 선진 음식문화로 발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런 시절을 거쳐 이제는 방부제를 쓴다는 것은 마치 콩나물에 농약을 치는 것인 양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볼 만한 점이 있다.방부제를 쓰지 않는다는 빵의 유통기한을 보면 대개 1주일은 족히 된다.부드러울 정도로 촉촉하여 병균이 살기에 알맞은 습도를 갖추고 있고,설탕,버터 등의 영양분이 충분히 있는데도 상온에서 상당 기간을 버틴다니 이상하지 않은가.여름날 밥과 빵을 똑같이 놔두면 밥이 먼저 상하는데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빵을 만드는 사람은 방부제를 쓸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원료인 밀가루에 이미 충분한 방부제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통밀이나 밀가루는 대부분 선박을 통해 장기간의 유통기간을 거치면서 수입되는 농산물이고,그 과정에서 방부제,표백제,붕해제 등의 화학 첨가물의 ‘세례’를 받게 된다. 빵이 제과점에서 우리 가정으로 유통되는 데는 1주일이면 충분하지만,밀가루가 외국에서 제과점까지 유통되는 데는 최소한 몇 개월,길게는 몇 년이 걸린다.1주일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필요 없지만,몇 년의 유통을 위해서는 방부제가 꼭 필요해진다. 그러면 제빵회사나 제과점이 ‘無방부제’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인가,참말인가. 자신이 직접 방부제를 쓰지 않았다고만 항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이 “나는 교과서대로 바르게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들은 ‘미필적 고의’에 의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방부제만이 문제는 아니다.곡류와 채소가 주식인 우리나라 사람은 그동안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왔다. 그러나 수입 밀은 부드러운 맛을 위해 껍질을 상당히 깎아내는 관계로 섬유질과 많은 영양소가 제거된 상태로 가공되게 된다. 따라서 수입 밀로 만든 빵을 주식으로 할 경우에는 수십,수만년 동안 이루어온 우리나라 사람의 몸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또 빵의 설탕 함유량이 15∼20%라고 말하면 깜짝 놀랄 수 있을 것이다.이 또한 빵이 우리의 주식이 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빵이 주식인 경우는 중국의 꽃빵이나 프랑스의 바게뜨를 보아도 알 수 있듯 이렇게 달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유혹은 당의정과 같다.쓴 약을 달콤한 맛으로 감싼 알약처럼 달콤함에 끌리지만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쓰디 쓴 결과일 수 있다. 빵의 그 부드럽고 달콤한 맛 속에는 영양소와 섬유질이 제거되고 설탕과 버터를 듬뿍 함유시킨 쓰라린 아픔을 안에 감싸안고 있는 것이다.우리밀로 만든 빵을 먹어본 사람은 빵맛이 거칠다고 한다.그럴 수밖에 없다. 밀의 겉 표면을 수입 밀처럼 깎아내지 않았기 때문에 거칠 수밖에 없다. 그 거칠음이 바로 건강이요,영양인 셈이다.또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봄에 심어서 가을에 거두는 수입밀은 잡초나 병충해가 심한 여름에 많은 농약을 사용해야 하는 반면,가을에 심어 봄에 거두는 우리밀은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도 좋은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거친 맛에 익숙하도록 해야 한다.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지면 거친 빵에 손이 가지 않는다.부드러운 빵은 잘 씹지 않으므로 치아 발육이나 두뇌 개발에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빵을 구입할 때도 금방 구웠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원재료가 무엇이고 첨가물이 어떤 게 들어갔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그러니 꼭 뒷면의 재료 표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무방부제’는 덧씌워진 라벨에 불과하다. 이 라벨을 떼어내서도 ‘무방부제’라는 글씨가 선명한 것이야말로 진정 건강한 빵이다.이제 라벨을 떼어내자.그 라벨과 함께 빵의 부드러운 맛을 잃어버릴지라도 말이다.
  • [與野 ‘싱크탱크’ 대해부] 중장기 정책개발…국가·당 ‘업그레이드’

    [與野 ‘싱크탱크’ 대해부] 중장기 정책개발…국가·당 ‘업그레이드’

    ‘브루킹스와 헤리티지 재단을 꿈꾼다.’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이처럼 세계적인 싱크탱크의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열린우리당은 ‘열린정책연구원’이란 이름의 싱크탱크를 개설했고,한나라당은 기존의 ‘여의도연구소’를 확대개편한 싱크탱크를 곧 발족할 예정이다.물론 이렇게 해야만 하는 외부환경이 큰 이유다.지난 3월 정치자금법 개정에 따라 각 정당은 중앙당에 별도 법인으로 정책연구소를 설치해야 하며,국고보조금 총액의 30%를 정책연구소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돈 못쓰게 하기’ 일변도의 개혁바람이 정치권의 목을 조이는 시대에 연간 수십억원을 뭉터기로 쓸 수 있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하지만,역으로 이것은 정치권이 ‘도덕적 해이’를 범하지 않도록 각별한 감시체제를 가동해야 하는 이유도 된다. ■ 우리당 ‘열린정책연구원’ “정말 피곤해서 못살겠습니다.안면 한번 없는 교수들이 맨날 이런저런 정치현안 관련 보고서를 들고 찾아와 읽어봐달라고 애걸하니….” 지난 2001년 어느 날 A당의 유력 대권주자이던 B씨의 한 비서관은 기자에게 이렇게 푸념했다.B씨의 눈에 들어 나중에 ‘자리’라도 하나 차지할까 싶어 찾아오는 교수들을 문턱에서 돌려보내는 게 일상이 됐다는 것이다.무차별 줄서기가 관행으로 지배했던 ‘1인 보스시대’ 우리 정치의 슬픈 자화상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26일 발족한 ‘열린정책연구원’을 통해 이런 구태를 내다버리겠다고 호언하고 있다.원장인 박명광 의원은 “진보성향의 학자는 우리당,보수적 학자는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에 연구위원으로 참여해 정책대결을 벌이고,대선 결과에 따라 그들이 자연스럽게 행정부로 진출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미국 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 연구소를 모델로 거론했다. ●진보성향 학자들 대거 참여 열린정책연구원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이사회’다.당내 인사 7명과 외부 인사 7명으로 구성되며,이사장인 당의장(당연직)까지 합쳐 총 15명이다.연구원의 사조직화를 방지하기 위해 이사의 절반을 외부 인사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외부에서 온 이사에는 한상진·이태일·이호일·장하진·임혁백·조기숙 교수 등 진보적 색채의 학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실질적 업무는 원장과 부원장,연구위원장 등으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에서 관장한다.부원장으로는 ‘연구담당’과 ‘교육담당’ 등 2명을 둔다.연구원의 업무가 크게 연구와 교육으로 나뉜다는 뜻이다.연구담당 부원장 밑에는 통일·외교·안보 연구위원회,민생경제 연구위원회,정치행정 연구위원회,사회복지 연구위원회 등 4개 위원회가 포진한다. 각 위원회 별로 20명의 연구위원이 배속된다.이들 연구위원의 절반가량은 외부 학자·전문가로 구성된다.박명광 원장은 “많은 학자들이 앞다퉈 연구위원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담당 부원장은 당원교육연수센터,정치아카데미,민주시민교육연수센터 등의 조직을 관장한다.상근 직원은 연구직 20명과 행정직 10명을 포함해 30명선이고 비상근까지 합하면 100명 규모다.여기에 외부 자문위원 300여명이 걸치고 있다.외연을 최대로 잡으면 400여명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독일식 대중 정치교육 주력 열린정책연구원은 미국식 싱크탱크보다는 독일식에 가깝다.브루킹스,헤리티지 등 미국식은 재원의 거의 전부가 기부금 등으로 운영되는 민간 재단이다.따라서 정당의 구속력이 절대적이지 않다.실제로 브루킹스 연구소는 최근 중도성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어 민주당측을 긴장시키고 있다.반면 이념적 색채가 강한 독일식 싱크탱크는 거의 전 재원이 국고보조금이다.사회민주당의 에베르트 재단과 기독교민주당의 아데나워재단은 98% 이상이 국고 보조다.열린정책연구원이 지향하는 진보성향의 에베르트 재단은 1년 예산이 150억원에 이른다.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나 헤리티지 재단은 정책개발과 인재풀 양성 기능이 뛰어나지만,민간 자본의 지원을 받고 있어 정경유착 근절이 과제인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업무면에서도 열린정책연구원은 독일식에 가깝다.미국식 싱크탱크의 업무는 주로 정책연구이지만,독일식은 전국에 수백개의 지부를 두고 대중 정치교육에 심혈을 기울인다.박명광 원장은 “우리가 정책 뿐 아니라 교육을 중시하는 것은 정책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와의 뚜렷한 차이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정치권 관계자는 “독일의 싱크탱크는 재원을 국고에서 보조받는 대신 공공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연구성과를 국민과 공유하며 시민들을 상대로 한 정치교육을 활발히 하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당도 열린정책연구원을 당 조직이라기 보다는 공공재로 여기고 국민에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지금은 공사중입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여연)의 홈페이지 문구다.하지만 ‘대공사’의 대상은 홈페이지만이 아니라 여연 전체다. 여연은 지난 95년 2월15일 ‘현안과 중장기 청사진 구축’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닻을 올렸다.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일시적 여론조사나 한시적인 현안 처리 등 당 총재나 대통령후보를 보좌하는 기능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 거듭날 예정이다.정치자금법 개정에 따라 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총액의 30%를 1년치 예산으로 확보,안정적인 재원확보 시스템을 갖춘 게 큰 토대다. ●무엇을 하나 대한민국과 당의 선진화라는 종합적 청사진을 위해 중장기 비전과 정책,기획전략을 개발한다는 목표다.2007년 대선에서 51% 득표로 정권을 창출한다는 이른바 ‘5107’프로젝트에 걸맞은 다양한 중장기 전략을 준비한다.수시로 여론동향을 체크해 정세를 분석하면서 그에 어울리는 당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홍보에 주력하는 게 연구소의 기능이다. 박형준 여연 부소장은 “현안 중심의 대응보다는 당 안팎의 잠재력을 키워 다방면의 인프라를 구축,‘준비된 수권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외교·통일·안보,정치와 행정,경제,사회·문화 등 분야별 정책개발 결과를 바탕으로 당과 당의 외곽을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다. 박재완 여연 부소장은 “그동안 당 정책의 사각지대였던 지역과 저소득계층에 대한 연구,거시적·중립적 관점에서의 정책 개발,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당 외부의 지식인과 전문가그룹,시민·사회단체들과 연계해 지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내놨다. ●누가 일하나 여연을 이끄는 사람은 박세일 소장과 박재완·박형준 부소장 등 이른바 ‘3박(朴)’.이들 모두 초선 의원이다.세 의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다.박세일 소장이 94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맡은 뒤 재정경제원 세제실의 박재완 사무관을 보좌관으로 차출해 96년까지 함께 일했다.그 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이사장(박세일)과 정책위원장(박재완)으로 호흡을 맞췄다.동아대 교수 출신인 박형준 의원 역시 박세일 수석이 주도했던 교육개혁,세계화 등 청와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박근혜 대표가 이사장을 맡은 이사진에는 당내외 주요인사가 포진했다.당내에서는 김형오 사무총장,이한구 정책위의장,박세일 소장,박진 국제위원장,유승민 제3정조위원장,원외의 곽영훈 ‘사람과 환경 그룹’ 회장 등이 이사로 활동한다.당외 인사로는 유임된 김태련 전 이화여대 교수에다 새로 홍성걸(국민대 행정학과)·안중호(서울대 경영학과)·김용호(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가세한다. 연구소 실무는 살림과 대외 협력을 맡을 운영본부와 정책기획실·정무기획실 2실 체제로 가동된다.운영본부장에는 지난 4·15 총선 때 안양에 출마했던 정진섭씨를 영입했고,9월에 20명 안팎의 연구원을 선발한다.정무기획실은 정세분석과 여론조사,홍보 등의 역할을 맡고 정책기획실은 외교통상·안보,재경,사회·문화 그리고 정치행정 등의 팀체제로 나눠 분야별 지식 인프라를 구축한다. ●당내 위상은? 당 정책위원회나 전략기획본부와 업무가 겹쳐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정책위원회나 전략기획본부는 현안 중심으로 여권에 대응,순발력있는 원내 정책을 결정하고 개발한다.반면 여연은 중장기 전략과 정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박형준 부소장은 “정책위가 현안을 분석하는 TF팀 같은 것이라면 연구소는 상시적 연구체제에 비유할 수 있다.”라면서도 “두 기구가 분리되지 않고 만날 수 있다.”고 일체감을 강조했다. 당 일부에선 여연에 대해 ‘초선의원 셋,게다가 모두 학자 출신이 모여서 뭘 할까.’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그러나 대부분은 여연의 튼실한 결과물이 어젠다 선점 기능이 약한 당의 치명적 약점을 메워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콜라 충치유발 입증안돼”

    코카콜라와 충치 발생의 인과관계에 대한 첫 법정공방은 2년 만에 코카콜라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부장 김윤기)는 27일 나홀로 소송 시민연대 이철호(48) 대표가 “30년간 중독돼 매일 마셔온 코카콜라 때문에 치아가 상했다.”면서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상대로 낸 1억 2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치아 손상이 코카콜라 때문이라는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재판부는 또 이씨가 손해배상 청구와는 별도로 “전 제품에 ‘장기간 마실 경우 치아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표시를 하도록 해달라.”고 한 청구도 “민사상 원고에게 이같은 청구를 할 권리가 없다.”며 각하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치아가 썩는 것은 특정 음식물의 섭취 여부보다 구강위생에 더 좌우되고,치주염도 치석 등 발생요소가 다양하다.”면서 “원고가 제시한 주장만으로 코카콜라의 산성물질이나 당분 때문에 원고의 충치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마포구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마포구

    한국 구강보건협회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65∼74세 노인의 평균 치아개수는 17개에 불과하다.이것은 건강한 치아 20개를 80세까지 유지하자는 ‘2080’실천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다. 어릴 적부터 철저한 치아관리가 뒷받침돼야만 ‘2080’이 가능하다.서울 마포구 보건소(소장 하현성·42·여)는 주민들의 ‘2080’을 돕는 것은 물론 ‘건치 1등구’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동 치아관리에 역점 충치 한 두개쯤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치아관리는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하지만 어릴 적부터 좋은 습관이 들여진다면 건치를 유지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하현성 보건소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치과치료는 서민들에게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뒤 “어린이들에 대한 충치 예방교육이나 구강관리 교육이 이뤄진다면 개인의 건강은 물론 가계의 의료비지출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건소에서는 ‘2080 구강관리 수첩’과 ‘우리아이 건치아동 만들기’홍보물을 제작해 관내 6∼7세 아동들을 둔 부모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이 수첩은 아이들의 정기 구강검진 결과를 자세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제작돼,치아 상태를 시간에 따라 비교할 수 있다.부모들은 이를 통해 아이들의 치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또한 충치예방법,어금니보호법 등을 재미있는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 아이들도 쉽게 배울 수 있다. 하 소장은 “현재 보건소에서 예방 관리를 받고 있는 아이들의 치아 상태를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해 향후 아동 치아를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동 불편한 장애인 위해 찾아가는 진료 마포구 보건소의 치과진료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로 더욱 빛난다. 서울시의 모든 보건소들은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방문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하지만 방문 치과진료를 하는 곳은 드물다.치과진료는 다른 진료와는 달리 정밀 기계와 장비들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포구 보건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동식 치과장비’(이동 유니트)를 마련했다.장애인들이 어렵게 치과를 방문하지 않아도 집안에서 모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그 결과 지난 24일까지 방문 치과진료를 받은 장애인들은 모두 65명에 이른다.이들은 대개 1∼3급 지체장애나 정신장애 등을 겪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이다. 하 소장은 “방문진료시에는 정밀 장비들을 직접 옮기고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치과진료를 담당하는 구강보건실팀이 사명감과 동료들간의 신뢰로 일을 성실히 수행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주민 건강관리 프로그램 치과진료외에도 마포구 보건소는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연중 운영하고 있는 11가지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인건강운동▲성인병보건교육▲관절염자조교실▲관절염 수중운동▲고혈압교실▲당뇨교실▲어린이집 보건교육▲정신장애우 사회복귀프로그램▲건강한 체중가꾸기▲출산준비교실▲청소년 금연교실 등이다. 또한 마포구 보건소는 최근 관내 ‘서울 알코올상담센터’와 함께 ‘저소득 주민 알코올문제성 음주자 관리’를 추진중이다.알코올 문제는 개인의 신체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물의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측면에서 보건소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중 알코올 의존자로서 보건소는 센터와 함께 이들을 주기적으로 찾아 적극적인 상담과 교육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모할 계획이다. 하 소장은 “알코올 문제는 특히 교통사고,성폭행 등 사회적 손실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사업은 낭비적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自保특약 알고보면 ‘로또’

    自保특약 알고보면 ‘로또’

    주부 박모(40)씨는 얼마 전 교통사고로 얼굴을 크게 다쳤다.피부가 많이 상했고 이빨도 2개나 부러졌다.나중에라도 성형수술이 불가피한 상황.다행히 박씨는 올 초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여성운전자 전용 특약(特約)에 들어두었다.그 덕에 기본보상 외에 1000만원가량의 돈이 추가로 보험사에서 나왔다.특약을 위해 더 낸 돈이 1만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이익이었다. 회사원 김모(29)씨는 친구 차를 대신 운전하다 추돌사고를 냈다.다른 사람이 운전하다 낸 사고여서 친구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사에서 보상받기는 불가능한 일.하지만 김씨는 150만원가량의 수리비를 자기가 가입한 보험사에서 받을 수 있었다.다른 차의 손해를 보상하는 특약에 들어있기 때문이다.이 특약에 든 추가 보험료는 단돈 500원이었다. ●골라골라 선택하는 맞춤형 자동차보험 자동차보험 특약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특약이란 가입자가 기본상품 외에 추가로 보상내용을 고르는 일종의 ‘옵션’이다.보험료를 더 내야 하지만 비용이 몇백원에서 몇천원인 경우가 많아 부담이 크지는 않다.그러나 보험가입 때 특약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런 게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현재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특약은 줄잡아 200여개.보험사별로는 각각 50여개의 특약상품을 갖추고 있다. ●아주 큰 부담은 없다 대중교통 사고보상,주말·휴일 추가보상,여성 운전자 특별보상 등은 보편화돼 있는 특약이다.삼성화재의 ‘교통사고 사망담보 특약’의 경우 보험에 든 사람이 대중교통(승용차,버스,택시,전철,기차,비행기)이나 다른 사람의 차에 탔다가 사고로 사망하면 1억원 한도에서 자기 차 사고와 똑같은 보상이 이뤄진다.추가보험료는 1만원대. 현대해상의 ‘대인사망사고 처리지원 특약’은 피보험자나 가족이 사고를 내 다른 사람을 숨지게 했을 때 형사합의금으로 600만원을 지원한다.추가부담은 5250원.LG화재는 사망사고에는 1000만원,6주 이상 상해에는 200만원의 합의금을 지원하는 ‘형사합의 지원 특약’(추가 보험료 3만원)을 갖고 있다.동부화재는 여성 운전자가 기본 보험료에 5730원을 더 내면 사고에 따른 성형수술비,치아보철비,가사·보모 비용을 지원하는 ‘하이센스 레이디 특약’을 운용 중이다. 동양화재는 대리운전 증가세에 맞춰 대리기사가 사고를 내도 본인이 낸 사고와 똑같이 보상하는 ‘대리운전 위험 특약’을 제공한다.차종 등에 따라 1만∼2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애완견 사고담보 특약’(삼성,동부,LG,동양,신동아,쌍용,제일),‘태아사산 위로금 특약’(삼성),‘주차장·아파트단지내 사고 특약’(동양) 등 아이디어형 상품도 많다. ●묻기 전에는 잘 알려주지 않는다 회사원 김모(33)씨는 주5일 근무제에 맞춰 주말 교통사고를 2배로 보상하는 한 보험사 광고를 보고 자기가 가입한 보험사에 전화를 했다.휴일 나들이가 많은 자신에 도움될 것 같아서 그런 상품 출시계획을 물었더니 상담원은 “지금도 1년에 단돈 1500원만 더 내면 주말사고를 2배로 보상해준다.”고 했다.김씨는 “왜 보험 가입 때 그런 게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을까.”하고 궁금해했다.보험사들이 다양한 특약을 경쟁적으로 만들어놓고 가입자에게 이를 잘 알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특약상품을 가입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것은 가입자들이 보험료 대비 보상이 풍부한 특약에 너무 많이 몰려 손해를 입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2030 기혼녀가 말하는 ‘결혼의 진실’

    “세상에 죽고못살 것 같은 사람도 결혼하고 나면 평범한 동네 아저씨로 변하는 건 시간문제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민다는 것은 얼마나 달콤할까.그러나 ‘결혼 선배’들은 이같은 환상에 젖어 있는 미혼 여성들에게 강펀치를 날린다.결혼한 2030여성들은 “결혼에 대한 착각이 실망을 더 크게 만든다.”고 입을 모은다. 결혼 10년차인 김모(37)씨는 “가장 먼저 남편이 결혼 전과 똑같을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2년차인 김다희(30)씨도 “내 남편만은 평등하고 합리적이며 나를 존중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했다.김씨는 “결혼하면 더 잘해 줄 것 같지만,한없이 자상하고 너그럽던 남편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일 때 실망하곤 한다.”면서 “살다 보면 피장파장이긴 하지만,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을 실감한다.”고 털어놨다.결혼 1년차인 곽모(29)씨는 “결혼은 당사자만의 일이 아니라 집안 대 집안의 결합”이라며 “둘만 잘 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착각을 버리라.”고 강조했다. “이런 남자랑 절대 결혼하지 말라.”는 기혼 여성들의 충고는 특히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결혼 2년차의 이미애(28)씨는 “성격이 괴팍해 걸핏하면 손이 올라가는 남자와는 당장 끝내라.”고 조언한다.이씨는 “살다 보면 상상 이상으로 다툴 일이 많은 법”이라면서 “그런 싹이 보이는 남자와는 애당초 시작을 말아야 한다.”고 단언했다.이명례(38)씨는 “친구를 너무 좋아하는 남자도 경계하라.”고 거들었다.이씨는 “결혼 전에는 친구 많고 잘 어울리는 것이 장점으로 보이지만,결혼해서도 그러면 정말 골치아픈 일”이라면서 “사회생활과 가정 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진짜 능력있는 남자”라고 단언했다.결혼 2년차의 채송아(26)씨는 “여자는 이래야 한다느니,시댁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느니 하는 식의 남성 우월주의를 갖고 있는 사람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혼 여성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할 만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삶의 목표를 향해 같이 걸어갈 수 있다는 것,언제든지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어깨가 있다는 것,아이와 더불어 인생의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신맛을 본다는 것과 노력에 따라 남편은 혈육보다 가까운 나의 울타리가 된다.”(김다희씨) “세상에 둘도 없는 ‘내 편’이 생긴다는 것.공연 보고 친구 만나는 주말 계획이 빨래 하다 보면 와르르 무너지긴 하지만,어떤 상황에서도 내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결혼은 해볼 만한 것이 아닐까.”(채송아씨) ‘싱글즈’의 임지혜 에디터는 “남편이 가위로 때낀 발톱을 자르는 모습을 보고 기절할 뻔했다는 20대 여성을 본 적이 있다.”면서 “살아온 환경과 생활이 다른 만큼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도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결혼에 대한 실망이 커 인생을 되돌리고 싶다는 등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면서 “그러나 그 자체가 일련의 과정이며,그 시기가 지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가는 것이 결혼이 아닐까 싶다.”고 충고했다. 이효용 김효섭기자 utility@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영등포구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영등포구

    질병에 대한 치료보다 예방을,주민들을 기다리기보다 찾아가기를 우선하는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소장 최병찬·44·여).특히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능력 등에 상관없이 지역주민들 모두가 고른 보건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세심한 노력이 엿보이는 곳이다. ●야간진료센터에 이어 보건분소 개소 영등포보건소는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실천하기 위해 오는 10월 4일 대림1동 899-2에 보건분소를 신설한다.1차진료실을 비롯,예방접종실과 영유야·모성관리실,임상병리검사실,물리치료실 등을 갖춘 분소에는 의사 1명을 포함한 6명의 의료진이 상주할 예정이다. 김형수 구청장은 “신길동과 대림동 등에는 저소득층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보건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보건소)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대림1동 청소년독서실 1층 50여평의 공간을 보건분소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건소는 또 지난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야간진료사업 시범보건소로 지정,운영되고 있다.이에 따라 일반병원이 문을 닫는 평일(월∼금요일) 오후 6∼10시에 500원(65세 이상 무료)만 내면 진찰을 받을 수 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지 않아도 이용이 가능하다.최 소장은 “야간진료를 실시하는 서초구의 경우 관내 의사들의 자원봉사에 의존하지만,이곳에는 상주하는 의사를 별도로 두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충치 예방 등을 위해 저소득층의 초등학교 1∼2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치아홈 메우기사업’도 영등포보건소만의 특화사업이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중심이동’ 보건소의 기능을 질병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는 데는 ▲건강생활 실천사업 ▲암표지자 검사 ▲성인병 검진사업 등을 펴고 있는 ‘건강증진센터’가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고혈압·비만·당뇨·고지혈증 환자 등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질병을 관리해주는 ‘건강생활실천사업’은 참가자에게 기초검진에서부터 체력측정,운동 및 영양처방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참여를 위한 예약을 수시로 받고 있다. 암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한 ‘암표지자 검사’는 보건소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로 서울시내 25개 보건소 중 5곳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검사대상은 남성의 경우 간암·대장암·전립선암,여성은 간암·대장암·난소암이다.특히 검사비용이 항목당 6000원씩 1만 8000원(기초생활수급자는 무료)으로 일반병원의 50% 수준이다. 또 혈액·소변·심전도검사 등 23개 항목에 걸쳐 무료로 실시하는 ‘성인병 검진사업’,골다공증에 대한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골밀도 측정’ 등도 눈여겨볼 대상이다. ●‘고충해결사’ 가족보건팀 순회·방문진료와 가정간호 등 ‘대도시 방문보건사업’을 맡고 있는 보건지도과 가족보건팀 13명의 직원은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한다. 박명희(48·여) 팀장은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독거노인 등 관리대상 주민들만 1만 5000여명에 이르며,이는 평균 5000∼6000명이 관리대상인 다른 보건소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많다.”면서 “때문에 인력도 다른 보건소의 5∼6명 수준보다 2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저소득 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주민들의 고충을 일일이 경청한 뒤 이를 처리하는 ‘고충해결사’ 역할도 자처한다.치매를 앓고 있는 90세가 넘은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는 우옥희(37·여·간호7급)씨는 “어려운 환경에서 쓸쓸히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서 “작은 정성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박정현 정치부 차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6월30일 입각하기 전 통일부 장관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다.그 이유의 하나가 남북정상회담 때문인 것으로 정치권에는 알려져 있다.1년내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고,성사되면 통일부 장관은 ‘폼나는’ 자리가 되리라는 인식이었다.반대로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때문에 골치아픈 자리라는 얘기다. 정치권 등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릴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요즘 들어서는 정상회담을 빨리 개최하라는 요구마저 나오고 있다.물밑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노무현 대통령의 공식 입장은 ‘시기상조’로 모아진다.언급이 있을 법했던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침묵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한·일 제주 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제시했다.이런 침묵이나 전제조건은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케줄상 아직은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꺼낼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다.하지만 이제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손질돼야 할 것 같다. 북한이 미국과 꼭 10년전 제네바 합의를 하고서도,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개국이 함께 머리를 맞댄 지 1년이 됐지만 해결의 실타래를 찾기가 요원한 게 북핵문제다.협상이 언제 매듭지어질지,정상끼리 만나 결단으로 해결될지도 지극히 불투명하다.그런 북핵문제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면 ‘북핵의 덫’에 걸릴 수도 있다. 남북 정상은 언제 어디서든 만나 한반도 평화정착과 공동번영 방안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지금 한반도에서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문제 등으로 총칼없는 ‘신영토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문제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횡단철도 문제 등의 경협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다.쉬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는 선이후난(先易後難)의 접근방식이다. 2000년 6월의 정상회담이 분단사상 처음으로 남북의 정상이 만났다는 상징성과 역사성을 갖고 있었지만,이제는 그런 역사적 가치는 아무래도 덜하다.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난다고 해서 그때처럼 감동하고 충격 받을 국민은 별로 없을 것 같다.정상회담은 이제 실무형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일본과 중국의 정상이 셔츠차림으로 수시로 만나기로 한 것처럼,남북 정상도 수시로 만나 현안을 다루는 게 발전하는 모습일 것이다. 정상회담은 남한에만 도움되는 게 아니라 북한에도 유익한 ‘윈윈전략’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줘야 한다.대북송금 특검을 했던 참여정부이기에 더욱 그렇다.김 위원장이 약속했던 답방은 지켜져야 한다는 게 국민들의 정서인 듯하다.하지만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된다면 금강산이든,제주도이든,블라디보스토크이든 장소가 중요할까.한라산에 올라가 보고 싶다던 김 위원장의 말처럼 국민적 동의가 있다면,제주도도 되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지난 89년 12월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던 곳은 소련 순양함 막심 고리키의 카드놀이방을 개조해서 만든 테이블이었다.허름하다 못해 초라한 회담장에서 냉전은 종식됐고,세계의 역사는 바뀌었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할아버지 큰뜻 알것같아”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할아버지 큰뜻 알것같아”

    “조국이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잊지 않고 불러줘 고마울 따름입니다.” 59주년 광복절을 맞아 보훈처 초청으로 지난 11일 한국에 온 키가이 라사(46)씨는 이렇게 입을 뗐다.키가이씨는 1926년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용 선생의 외고손녀이다.그는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미국 등에서 살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 11명과 함께 할아버지의 나라를 찾았다. ●할아버지 묘역서 발을 떼지 못해 6박7일간의 고국방문은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원 참배로부터 시작됐다.현충탑 분향을 마친 키가이씨는 현충원 임정 묘역으로 발길을 옮겼다.선생의 유해는 1990년에야 중국 하얼빈 근교에서 발견돼 봉환됐다. 그는 일행들이 위령탑으로 발길을 옮기자 못내 아쉬운 듯 서대문 독립공원으로 가기 전 기어이 차를 세워주도록 부탁했다.선생의 묘역에서 키가이씨는 달아오른 뜨거운 땅에 한참을 머리를 대고 있었다.그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한 할아버지가 많이 고생했다는 얘기를 부모님을 통해 들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그는 “현지에서도 독립유공자협회가 결성돼 후손간에 유대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 고유의 문화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말을 못해 할아버지께 죄송스럽다.”며 돌아가면 한국어를 꼭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키가이씨가 부럽기만 하다는 표정인 장 타치아나(42·모스크바 거주)씨.그는 임정 국무총리를 지낸 이동휘 선생의 외증손녀다.이동휘 선생도 현충원 임정묘역에 묻혀야 하지만 아직 유해를 찾지 못했다.장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이 어딘지 알지도 못한다.다만 살던 곳에 기념비만을 만들어 놓았을 뿐”이라면서 “그래도 러시아 현지에서 책과 자료 등을 통해 외증조부가 레닌을 만나는 등의 활동상을 관심있게 읽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대문 독립공원을 방문한 일행은 독립운동가들을 고문하는 일제의 만행을 듣고는 모두들 얼굴이 흐려졌다.고문을 당해 한쪽 귀가 없어진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보던 키가이씨는 고개를 돌리며 “할아버지가 이런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못하다.”면서 말을 잊지 못했다. 임정 초대 재무총장으로 선출됐던 최재형 선생의 손자 최파벨(55·카자흐스탄 거주)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일본인들을 증오하셨던 것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구려는 한국의 역사,역사분쟁 이해 안돼”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밀사로 파견됐던 이위종 선생의 외증손녀 프로야예바 타치아나(43·모스크바 거주)와 피스쿨로바 율리아(35·〃) 자매도 한국을 찾았다.선생은 1910년 을사조약에 통분해 자결한 이범진 선생의 차남이다.타치아나 자매는 “두 분은 각각 러시아 초대 공사와 헤이그 밀사로서 독립운동의 산 본보기로 독립운동사에 많은 정신적·물질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한국학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생 율리아씨는 “외증조부가 1918년 모스크바 공산당대회에 참석한 이후 사망과정이 불분명해 이에 대한 연구와 1910∼20년대의 한·러 관계사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최근의 한국·중국간 고구려사 분쟁을 의식한 듯 “고구려사를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이며 고구려,백제,신라는 한민족의 땅에서 벌어진 한민족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5일 충북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고 서울과 경주,울산을 관광한 뒤 오는 17일 출국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토종 생필품 사라지나

    토종 생필품 사라지나

    ‘토종 생활용품’이 사라진다.세제,샴푸,치약,비누,화장지 등 생필품도 생활가전처럼 외국산에 점령당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CJ는 10일 일본 라이온사에 비트,식물나라,라이스데이 등의 브랜드를 생산중인 생활용품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CJ의 생활용품 사업은 지난해 매출 1600억원대로 국내 3위 규모다. 국내 전체 생활용품 시장은 1조 9000억원 정도로 철강이나 화학 등과 같은 굴뚝 산업에 비해 성장률이 저조한 편이다.사업 마진도 다른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CJ의 경우 이 부분 마진이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리미,면도기,드라이기 등의 생활가전도 제품 단가가 싸고 마진이 적다는 이유로 국내 생산제품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아직은 토종이 우세 전세계 생활용품 시장은 다국적 기업인 P&G와 유니레버가 1·2위로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토종 브랜드가 살아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다. 아직까지는 LG생활건강이 국내 생활용품 1위 업체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점유율 40%대로 다른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이어 애경,CJ,태평양 등이 뒤를 따르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에 국내 3위 기업인 CJ가 이 부문을 일본 기업에 매각한 것이다.이미 다국적 기업인 P&G,유니레버,옥시,피존,한국존슨은 국내에 진출,토종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옥시는 2001년 영국계 세정제 회사 레킷 벤키저에 팔렸다.태평양은 90년대에 주방세제 등 경쟁력이 약한 생필품 브랜드는 정리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샴푸,비누 등의 시장에서 국산 제품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샴푸 시장에서는 한때 팬틴,도브 등 외산이 많이 팔린 적이 있었으나 LG의 엘라스틴이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3300억원 규모의 국내 두루마리 화장지 시장은 유한킴벌리가 41%,P&G가 14% 정도 차지하고 있다.일본 라이온사에 매각 예정인 CJ까지 더할 경우 외국산 생활용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샴푸가 37%,세제 29%,비누는 24%에 달한다. ●수출 취약,고부가가치 제품 개발해야 매출 3조원대로 일본내 2위의 생활용품 회사인 라이온의 국내 진출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P&G,유니레버 등 다국적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단련된 LG생활건강이 과연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제 관심사다.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제품을 개발,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LG생활건강이 내놓은 치아미백제 ‘클라렌’이 좋은 예다.제품 가격이 4만원대로 LG의 생산품 중 가장 고가에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건식형 붙이는 미백제다. LG생활건강이 국내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LG생활건강 측은 신제품개발과 품격 높은 마케팅전략으로 안방을 내놓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MBC스페셜(MBC 오후 11시30분) 특목고 반을 운영하는 대치동 한 학원의 초등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학원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초등학생,그리고 고교 3학년생의 하루,개별지도 학원에 다니는 중·고교생들을 통해 일본의 교육 현실을 만나본다. ●씨네24(YTN 낮 12시25분) 기억상실증에 걸린 전직 CIA의 요원 제이슨 본은 밤마다 알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린다.그 악몽이 바로 자신이 예전에 실제로 겪었던 일임을 확신확다.‘본 아이덴티티’의 속편인 ‘본 슈프리머시’를 만나본다.국내 영화 상반기 흥행 톱10 순위와 흥행 베스트도 공개된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9시10분) 국내 최대규모의 만화·애니메이션 축제인 ‘서울 국제 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 현장에서 진행된다.‘애니웨어’코너에서는 SICAF의 개막식 현장부터 만화·애니메이션 전시회인 ‘툰 파크’(Toon Park),국제 애니메이션영화제인 ‘애니마시아’등을 공개한다. ●사랑 릴레이-함께하는 세상(iTV 오전 11시) 자비를 들여 사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점심과 생필품을 무료로 공급하는 김영분씨를 만나본다.뇌성마비 보치아 선수 최이슬.자신감을 갖기 위해 보치아에 도전했다는 18살 이슬양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파리의 연인(SBS 오후 9시45분) 기주가 회사일로 힘들어하자 태영은 기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자신의 환송파티에 초대해 잠깐이나마 기주의 기분을 풀어 준다.기주와 수혁은 J모터스의 신차 발표 기자간담회장에 초대받아 약속 장소로 향하고,기주는 기자간담회장에서 발표되는 신차 디자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정희를 만난 주란은 진실을 밝히는 조건으로 집에서 당장 나가 줄 것을 제안하고,배신감에 치를 떠는 기태는 주란을 찾아 다닌다.성필은 긴장감에 금실로부터 투자금 받는 일을 서두른다.한편 주란과 가까스로 만난 기태는 아무 일 없었던 듯 인적이 드문 곳으로 주란을 끌고 간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정 여사는 박 비서를 통해 화연의 과거를 전해듣고 금분을 찾아가 결혼을 취소하고 아이를 지워 달라고 말하고는 매몰차게 돌아간다.화연은 절망에 빠지고,망나니처럼 행동하던 홍기는 인경의 당당한 처신에 오히려 매력을 느낀다.정우는 인경을 생각하며 꼭 살아돌아가야 한다고 다짐하고….
  • [문화마당] 베스트셀러 만드는 법/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시인

    지난달 15일,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인간 개발 보고서 2004’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간 개발지수’ 순위는 지난해보다 약간 올라간 28위다.이 지수는 단지 경제적 층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 사람들이 얼마나 인간답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자원이 적고,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의 인간 개발지수가 계속 높아지기를 나는 바란다. 최근 경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데,이 점을 내가 종사하는 출판계에 대입해 보면,불행히도 아직 우리가 손대지 못하고 있는 인간 개발의 측면이 너무 많은 데 놀라게 된다.출판 불황의 원인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결국 인간의 문제로 귀결되는 듯하다.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결국 출판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출판과 관련하여 인적인 능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책을 쓰는 ‘필자’ 그리고 그 책을 만드는 ‘편집자’의 문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편집자는 현실을 읽고 현실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사람이다.독자를 견인하는 메시지가 담긴 책을 만들기 위해서 편집자는 스스로를 개발해야 한다.책의 장르가 문학서든 실용서든 인문서든 아동서든지 간에 그 안에는 새로움과 치열함이 들어 있어야 한다. ‘읽으면 좋은 책’은 많다.하지만 독자는 책을 다 읽어보고 사는 것은 아니다.그 독자에게 책을 사게 하려면 책 자체가 강력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컨셉트가 선명해야 한다.그러니 마땅히 편집자는 공부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로 필자의 문제를 생각해보자.필자가 없으면 편집자에게 좋은 기획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구체적인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다.사실 필자의 문제는 비단 출판사만의 문제는 아니다.결국 책은,또 필자는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의 바로미터다.문화적 세련성이란 어느날 문득 달성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들에 대해서도 할말이 있다.우리 필자들은 너무 엄숙하거나 너무 온건하다.너무 엄숙하다는 것은 어떤 필자의 경우 책을 단지 경력 관리 차원에서만 경직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너무 온건하다는 것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에 등한하다는 바로 그 점에서 나온다. 미국의 유명저자 빌 브라이슨의 예를 살펴보자.그는 저널 출신의 여행가이자 집필가로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냈다.그의 저작들은 여행기뿐 아니라 언어개발서까지 있다.미국의 애팔래치아 산맥 종주기인 ‘나를 부르는 숲’은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그의 글쓰기는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나왔다.주제에 대한 엄청난 양의 공부와 자기 헌신으로 유명하다.얼마 전 그가 펴낸 과학책도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제목도 야심적인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바로 그 책이다.자연과학 책으로는 전례가 드물게 미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한 이 책은 과학 저술로도 모범적인 저작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빌 브라이슨은 이 책을 쓰기 전에는 ‘원자’가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한다.놀랍지 않은가.빌 브라이슨은 우리들에게 ‘인간 개발’과 ‘필자 개발’의 참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시인
  • 올림픽·예루살렘 대행진 골치아픈 외교부

    외교부가 중복·말복 더위에도 추위를 느끼는 두 가지 사안이 있다.하나는 아테네올림픽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독교계의 ‘예루살렘 대행진’ 행사다. 올림픽 안전과 관련,한국은 바라던 높은 등급(high)의 경호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외교부 박흥신 문화외교국장은 3일 “당초 가장 낮은 등급(very low)를 부여한 그리스 정부에 중간단계(medium)를 요구해 승낙을 받았지만,‘이라크에 추가 파병을 하는 만큼 미국·영국·이스라엘처럼 해달라.’는 요청에 ‘상황 진전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그나마 국가정보원·경찰·문화관광부 등 관계자로 구성된 20명 규모의 안전지원팀을 파견하는 데 위안을 얻고 있다. 아울러 그리스 정부가 운영하는 올림픽 안전정보센터에 안전연락관을 파견,그리스 정부로부터 관련 정보를 실시간 접수하고 협조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열리는 ‘예루살렘 대행진’이다.벌써 한국인 입국자가 1000명 가까이 된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지만 주최측조차 전체 참가자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외교부를 당황케 하고 있다.주최측은 “2000명은 안 넘을 것”이라 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법무부와 협의했더니 제3국을 거쳐 가는 경우 최종 숫자를 알 수 없다더라.”고 전했다.외교부는 현지 공관을 통해 숫자 파악에 주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외교부는 ‘만일의 사태에 따른 책임은 주최측에 있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아놓고서도 전전긍긍하고 있다.아직 위협에 대한 첩보가 보고된 게 없어 그나마 다행스러워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Doctor & Disease] 연세대 치대병원 김성택 교수

    [Doctor & Disease] 연세대 치대병원 김성택 교수

    치과 치료비가 가는 곳마다 들쭉날쭉이고,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뭔가 야로가 있다고 여긴다는 지적에 그는 “부끄럽지만 더러는 과잉진료도 없지 않은 것 같고….도덕성의 문제를 배제하고 말하자면,진료를 두고 드러내는 개개인의 견해차를 좁힐 표준화된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치과진료의 특성상 표준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이게 필요하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했다. 연세대 치대병원 김성택(37) 교수.그는 ‘D&D’가 만난 가장 젊은 의사였다.그냥 젊은 게 아니라 의사가 마땅히 갖춰야 할 덕목인 ‘탐구욕과 소명의식’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는,그런 젊은 치과의사였다.그를 만나 새롭게 부각되는 ‘턱관절질환’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환자 80~90%가 턱근육에 이상 턱관절질환이란 어떤 병증인가. -학회에서 정리된 명칭은 측두하악장애다.간단하게 말하면 턱관절에 나타난 질환과 그 관절을 둘러싼 근육의 문제를 이른다.지금까지 많은 의사들이 턱관절에만 관심을 가져왔는데,사실은 근육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가 훨씬 심각하고 많다.아마 턱관절질환의 80∼90%는 턱근육의 문제일 것이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대표적인 3대 증상이 있다.턱에서 소리가 나거나,입이 벌어지지 않는 개구제한,그리고 통증이 그것이다.소리는 보통 딱딱이거나 서걱거리는데 증상이 소리에만 국한된 경우라면 당장은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소리가 개구제한이나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경운데,이런 경우에는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발병 추세에도 변화가 있나. -턱관절질환도 일종의 현대병이어서 발병 빈도가 10년 전에 비해 2배 정도로 늘었다.절대 질환자가 늘기도 했지만 예전에는 참고 지나쳤던 문제도 요즘엔 치료를 받는데,이런 행태도 발병 빈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질환의 경향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진 것도 특징이다. ●수험생·직장인·갱년기여성에 가장 많아 원인도 어디에 있는가. -학회에서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다만,턱관절질환의 주원인이 치아교합의 문제라고 여겼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주원인이라고 본다.환자 중 갱년기 여성과 젊은 직장인,수험생이 많다는 것도 이를 입증하는 사례일 것이다.확실히 스트레스는 턱관절 질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외환위기 때도 그랬고,정치적 격변기나 지금의 경제난도 턱관절질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이밖에 외상이 있거나 이갈이가 심한 사람에게도 흔히 나타난다.그는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그 이전 세대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턱관절 질환을 공부할 만큼 ‘개안(開眼)’한 의사였다.그는 턱관절질환이 스트레스에 의한 경우가 많다고 보고 최근에는 진단에 수면,식욕,자녀 수와 심리 상태까지 참고하는가 하면 신경정신과와 연계해 질환의 원인을 찾아내기도 한다.그런 그가 제시한 턱관절질환의 또 다른 원인은 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은 물론 류머티즘 관절염이 턱관절에 나타나기도 하며,평소 마른 오징어처럼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즐기거나 껌을 자주,오래 씹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턱관절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다른 신체 부위처럼 턱관절도 사용할수록 노후합니다.인체에서 먹고,말할 때마다 작동하는 턱관절만큼 일량이 많은 부위가 없는데,이곳에 문제가 없을 수 없지요.” 관건은 진단일 텐데 어떤 방법이 사용되는가. -한때 이런저런 기기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은 손으로 만져서 염증이나 통증 부위를 찾는 촉진이다.여기에 파노라마 X-레이나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쓴다. ●손가락 세개 입안에 안들어 가면 ‘의심’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물론이다.우선 턱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라면 턱디스크가 진행중이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이런 증상에 통증이 동반하거나 입을 벌리는데 지장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입을 벌리기 어려운 경우 자신의 손가락 세 개를 세워 안들어가면 개구제한이라고 판정한다.흔히 ‘턱이 빠졌다.’거나 ‘턱이 걸린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턱디스크 중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다.습관적으로 턱을 괴거나 볼펜 끝을 깨무는 사람,한쪽 이로만 음식을 씹는 편측조작의 사람에게 잘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료법도 함께 소개해 달라. -원칙적인 치료법은 보존치료다.예전에 수술을 능사로 여기는 경향이 없지 않았으나 수술은 최후 수단일 뿐이다.보존치료에는 찜질이나 음식 조절 등 자가요법과 근이완제,진통소염제를 투여하는 약물요법,물리치료와 마우스피스를 입에 무는 교합안정장치 등이 있다. 이런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장기간 추적한 결과가 없지만 유럽에서 99명의 환자를 3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보존치료의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됐다.턱관절에서 나는 소리는 94.9%에서 25.6%로,통증은 51.3%에서 5.1%로 줄어들었다. 일부에서는 만성적인 두통이 턱관절 질환과 관련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아직 상관성이 입증된 건 아니지만 두통이 턱의 근육장애와 관련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머리를 옆에서 감싸고 있는 측두근이 턱근육과 잇닿아 있으며,이 근육은 목과 뒷덜미 근육으로 계속 이어져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작용하면 두통이 오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다른 원인을 함께 제거해야지 턱관절질환의 치료만으로는 두통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치과의사로는 처음으로 두통학회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에게 수많은 치과 병·의원 가운데 어떤 곳을 골라야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겠는지를 물었다.“조심스러운 답변이지만,보존치료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의사라면 믿고 치료를 받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단,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는 경계해야 합니다.몇몇 의사들의 지나친 상술이 개입돼 있거나 동호회 차원에서 터무니없는 정보를 올린 경우가 너무 많아서입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 김성택 교수는 ▲연세대치대 ▲미국 UCSF치대 구강안면통증센터 연구원 ▲미국 UCLA 구강안면통증클리닉 레지던트 ▲SUC치대 안면통증클리닉 임상교수 ▲현,미국두통학회 정회원 및 대한두통학회 평의원 ▲대한치과턱관절기능교합학회 이사 ▲연세대치대 구강내과 교수
  • [국제플러스] 무설탕 청량음료도 치아 부식

    콜라와 설탕만 치아 건강에 나쁜 것이 아니라 아이스티,무설탕 청량음료도 치아를 보호하는 에나멜(법랑질)을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일간지 시애틀타임스는 27일 메릴랜드대학의 앤서니 폰 프라운호퍼 교수팀이 건강한 치아에서 추출한 에나멜을 여러가지 청량음료와 14일 동안 반응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일부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들이 당분으로 맛을 낸 음료보다 치아에 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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