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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타이/스카프/유명화가 작품 넣어 명품 제작

    ◎텍스타일디자인협회 기획행사/12인의 창작품사용,2백점이내 생산/두점 한세트에 10만∼15만원 판매 유명화가의 작품을 섬유제품 디자인으로 도입,고부가가치상품 개발의 길을 트는 행사가 마련돼 관심을 끈다. 한국텍스타일디자인 협회(회장 정경연 홍대 섬유미술과 교수)는 제3회 「95·96 가을 겨울」섬유디자인 정기 회원전을 갖고 기획행사로 중견화가 12명의 작품을 넥타이와 스카프로 제작,전시판매하고 있다(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전시실·18∼22일까지). 『이탈리아가 섬유수출 세계1위를 지키는 것은 텍스타일 디자인의 예술적 독창성과 장인정신에서 나오는 소량 다품종생산에 있습니다.앞으로 국가간 경제에서 예상되는 신지적재산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섬유디자인 부문의 분발이 필수적이지요』­정경연씨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이 하드웨어부문에만 열을 쏟았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부문,즉 섬유디자인에 투자를 해야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에서 살아남는다고 주장한다. 『중견화가들의 창작품을 일반 패션용품에 연결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입니다』예술과 대중의 폭을 좁히는 동시에 한국의 예술적 수준을 명품화시켜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 행사의 기획 취지이다. 행사에 참가한 중견작가들은 정경연씨와 이준 하종현 김형대 서세옥 한운성 이두식 김태호 승원 송번수씨등이며 넥타이와 스카프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에 의뢰,작품당 두가지 색상으로 2백점을 넘지 않도록 수량을 한정했다. 원단 샘플작업과정등을 포함,모두 1억원의 경비가 소요된 이들 작품은 두점을 한세트로 해 10만원∼15만원대의 가격으로 일반에 판매하고 있다.판매장소는 행사기간중 전시장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선재 호암 워커힐 미술관등이다.
  • 강력범죄 선고량 낮다/법정형 하한선 절반 못미쳐/형사정책연 세미나

    살인·강도살인을 제외한 특수강도·강도상해·강도강간·강간치상·특수강간 등 이른바 5대 강력범죄에 대한 선고형량이 대부분 법정형 하한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형사사법기관연구실장 이병기검사는 강력범죄자 8백34명에 대한 92년도 서울지검의 수사기록을 분석한 「강력범죄의 양형」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발표에서 ▲특수강도(법정형 5년이상)는 3년이하 71.1% ▲강도상해(법정형 7년이상)는 5년이하 86.3% ▲특수강도강간(법정형 10년이상)은 7년이하 65.7% ▲강간치상(법정형 5년이상)은 3년이하 89.4% ▲특수강간(법정형 5년이상)은 3년이하 82.2%가 1심에서 선고된 것으로 조사돼 대부분 법정형 하한선에 훨씬 못미치는 판결로 법정형과 선고형량의 괴리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체 강력범의 집행유예율이 30.2%에 이르러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 「지방자치와 여성」 주제 서울국제세미나

    ◎“정치분야 「여성할당제」 도입을”/여성들 정치참여 기회확대에 도움/스웨덴,장관 절반·의회 41%가 여성 『스웨덴에서는 내년부터 「아버지의 달」을 선정,아버지들이 1년중 한달씩 직장을 쉬며 육아에 참여하는 제도를 시행합니다.아기의 성장 발달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똑같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으로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정착단계에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여성개발원 주최 「지방정치와 여성」주제 국제세미나에 참석차 내한한 스웨덴 스톡홀름 시의회 비르기타 리델의원.그는 세미나에 앞서 17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아버지의 달」시행은 사회활동을 하려는 여성들이 겪는 가사와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다소라도 해결 해보자는 취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전략을 모색키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에는 실케 얀센씨(독일 자민당 구동독지역 당조직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 책임자)와 일본의 요코 가미카와씨(글로발링크 연구소 책임자)등도참석했다.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고위직 진출에따른 어려움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하고 각국의 여성단체들이 네트워크를 형성,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협력·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여성 할당제 도입에 토론의 초점을 맞췄다. 여성진출이 가장 활발한 스웨덴은 대개의 정당들이 후보선정시 높은 할당제를 두어 의회의 41%가 여성이며 장관의 절반과 부총리가 여성.시의회도 35%를 여성들이 차지,수치상으로는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다.그러나 리델의원은 최근 경제가 침체되며 고용과 임금,권력의 분배 등 여러면에서 여성들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얀센씨는 『통독이후 여성들의 입지가 더욱 약화됐다』며 이 때문에 여성단체들이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등의 진보정당에 공천과정부터 40∼50%씩의 할당제 실시 압력을 가해 정부와 비정부기구및 각 정당에서 여성진출을 늘려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가미카와씨는 『최근 지방의회를 중심으로 일본여성들의 진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할당제 논의도 활발한편이나 현실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으며 세계여성들의 움직임이 일본의 여성들의 진출에도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했다.
  • “총체적 국가개조” 국정방향 전환/김 대통령 「시드니 구상」의 뜻

    ◎국제경쟁력 강화와 달리 사회 전반 겨냥/「정신·인성 중시」 신문화창조구상과 일맥 김영삼 대통령이 17일 시드니에서 밝힌 「세계화장기구상」은 다음 세대를 위한 세계경영전략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세계화·국제화라는 단어에서 묻어나는대로 이 구상의 공간적 개념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다.우리시대를 위한 발상이 아니라 차세대를 위한 발상이라는 점에서 목표시간대는 2010년일 수도 있고,그 이후일 수도 있다.이같이 새로운 공간개념·미래시간대를 기준으로 한국의 인적·물적인 수요와 공급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시드니선언」인 「세계화장기구상」의 요체다. 그것은 한국의 선진화전략보다는 시간대나 목표가 좀더 길고 높아 한국을 세계중심국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한 단순한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국제경쟁력강화작업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물질적 번영 못지않게 정신과 인성이 중시되는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점에서는 김대통령이 취임후 줄곧 주장해온 신문화창조구상과 맥이 통한다. 장기구상은 김대통령이 발상만 했고 구체적인 전략의 수립은 내각에 넘겨졌다.한이헌 경제수석은 이에 대해 『현재의 단계는 김대통령이 내각에 세계로 눈을 돌리라고 한마디 던진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따라서 이날 김대통령이 밝힌 세계화장기구상은 몇개의 과제와 방향만 설정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아무것도 나와 있지 않다. 김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세계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장기구상착수의 배경을 밝혔다.김대통령은 일련의 회의와 순방에서 한국의 위상과 잠재력을 재발견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특히 APEC 정상회의에서 신흥공업국의 무역자유화 목표연도를 선진국과 같은 2010년에서 개발도상국연대인 2020년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우리국력에 대한 자신감과 국력증대의 필요성을 동시에 절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김대통령은 이런 느낌을 정리해 한경제수석에게 전했고 한수석이 이를 체계화,다시 김대통령에 의해 발표가 됐다. 세계화구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이미 국내의 대기업들이 세계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참이어서 정부가 대기업들 뒤를 뒤늦게 따라가는 형국이기도 하다. 특히 대통령자문기구인 21세기위원회가 6년전부터 국가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해온 것에 비추어 새로운 상징조작을 통한 국면전환용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받을 소지도 있다.청와대쪽에서는 이를 의식하는 듯 이 구상이 현세대의 번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세대의 꿈과 희망을 위한 것이며,국가전체의 경영면에서 발상전환을 전제로 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우리자신보다는 차세대를 위한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라면서 『그 속에는 우리세대가 희생되더라도 나라를 차세대를 위한 장기전략구도 아래서 운영하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풀이했다.주돈식 대변인은 『시드니선언이 새로운 국정운영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모든 국정이 세계화구상 아래서 재점검,조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설명은 세계화구상이 경제개발5개년계획 같은 경영프로그램으로서 만이 아니라 70년대의 새마을운동 같은 국민개조·국가개조를 위한 총체적 개혁프로그램의 성격을 지닐 것임을 의미한다.세계화구상은 집권중반기이후의 새로운 통치철학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단기적으로는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정치상황에의 타개카드로 활용될 것이다.기존의 21세기위원회나 교육개혁위원회의 계획들,제도개혁등은 세계화전략의 깃발아래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정책들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쉬운 경제부문과 교육부문등에 우선적으로 역점이 두어질 전망이다.이와 관련,청와대당국자는 『경제부문에서는 경쟁제한적인 규제나 법률등이 우선 검토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예를 들면 경제계의 첨예한 현안인 삼성그룹의 승용차시장진출이나 현대의 신제철소설립문제등이 세계화전략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또한 시장개방정책도 이개념에 따라 보다 가속화될 여지가 많다. 교육부문에서는 세계화의 요체인 외국어교육의 강화나 「세계화마인드 심기」등이 주창될 가능성이 높다.교육시장개방,국내학생들의 해외유학 문호개방도 훨씬 빨리 진행될 것이다. ◎김 대통령 기자간담 요지/“이번 순방서 명분·실리 모두 얻었다”/APEC회의 조정역… 문민정부 국력 실감 호주를 방문하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상오 숙소인 시드니의 리전트호텔에서 수행기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아·태지역 3개국 순방및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성과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대통령의 모두발언및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요지를 간추려본다. ▲김대통령=아·태지역은 세계 GNP(국민총생산)의 57%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우리의 네번째 교역대상입니다.교역량이 1년에 25%이상 늘어나고 있어 1∼2년안에 세번째로 올라설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순방의 의미가 대단히 큽니다.특히 우리의 국제적 역할과 실리가 확보됐습니다. 필리핀에서는 「필리핀2000」이라는 야심찬 경제개혁계획에 우리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정상회담을 통해마련했다고 봅니다.인도네시아에서도 6차 5개년경제계획에 우리가 참여하게 됐으며 지금까지의 참여폭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가 될 것입니다.호주에서는 산업·시장진출을 놓고 키팅 총리와 깊이 있게 논의할 계획입니다. 역사상 한·미·일 3국 정상이 회동한 일은 없었습니다.이번 회동을 계기로 정례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자주 이런 자리를 만들어 활용할 생각입니다. APEC정상회의에서는 문민정부의 역량을 실감했습니다.각국 정상이 나에게 조정역할을 맡아달라고 요청해 이를 기꺼이 수락해 2020년 무역자유화선언의 도출을 선도했습니다. 경제면에서도 실리를 얻었다고 자부합니다.2010년까지 무역자유화를 해야 하는 대상에서 우리나라를 신흥공업국에서 제외시키는 과정은 매우 힘들었습니다.회의 전날밤부터 개별정상들과 접촉,11명으로부터 지지발언을 얻어냈으며 회의 의장인 수하르토 대통령에게도 수정의 필요성을 설득했습니다.우리가 농업부문에서 취약하다는 사실을 주지시킨 것이 주효했습니다.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조정역할을 하는 위치에 설수 있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국민에게 감사하고 문민정부의 강점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4일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정책은 어떻게 정리됐습니까. ▲14일 무라야마 일본총리와 조찬을 나누며 3국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했고 3국 정상이 의견을 모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대북정책과 관련해 논의된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된 것 이상은 밝히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세계화」문제와 연관지어 국회 장기공전사태를 맞고 있는 국내정치의 질적 향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내정치에 관해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APEC정상회의,3국순방등 역사적인 일을 하는 입장에서 굳이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귀국해서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오는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 선진국그룹에 속해 2010년까지 자유화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APEC정상회의에서 신흥공업국을 선진국그룹에서 삭제하도록 함으로써 우리는 명분과 실리를 다 얻었다고 봅니다.다자간 국제회의에서는 모든 것이 강대국의 뜻대로 되는 게 상례인데 이번 회의에서는 유일하게 내 요구가 받아들여져 수정이 됨으로써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선진강대국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OECD에 가입해도) 우리는 농업인구가 전체의 13%나 되는등 취약한 부분이 많아 그런 면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 한·미·일 공동발표문과 중국의 입장

    ◎“북의 핵합의 이행” 본격 세몰이/남·북대화­관계개선 강도높은 주문/중도 “남북경협 지지”… 평양에 압력 효과 한·미·일 3개국 정상이 14일 자카르타에서 전격회동,대북한선언문성격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함으로써 북한핵문제의 합의내용 이행을 위한 세몰이작업이 본격화됐다. 이날 한·미·일·중 등 관련국은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제네바에서의 북한핵문제 합의이후 한반도문제를 집중논의했다.개별정상회담의 결과를 토대로 한·미·일 3국은 따로 회담,북한에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날 3국정상회담 발표문의 요체는 『남북대화의 재개와 남북한 관계개선이 미국과 북한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필수』임을 선언한 것이다.남북대화가 재개되고,이를 통해 남북관계의 개선조짐이 있어야만 북·미관계개선이나 경수로지원,대체에너지지원등 미국측 이행사항이 시작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3국이 전에 없이 이처럼 강도 높은 선언을 도출한 것은 두가지 측면에서의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은 세나라 정부 모두가국내에서 북·미합의의 지나친 양보에 대해 여론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세나라 정상은 이같은 국내분위기를 의식,북한에게는 사실상 새로운 주문이라고 할 수도 있는 남북대화와 남북관계개선을 합의이행의 전제로 내세운 것으로 여겨진다.남북대화가 재개되고 남북한의 관계개선이 이뤄진다면 남북한간의 본질적인 대치상태는 해소된다.이는 「과거핵」의 투명성확보 연기라는 북·미합의의 부족함을 메워주는 효과를 갖게 되고 세나라 정상 모두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주문이다. 두번째는 경수로지원과 대체에너지 지원비용에 대한 분담이 어떤 형태로든 합의된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 대목이다.미국이 이날 3국정상회담을 제의할 때 관측통들은 미국이 경수로지원비용의 분담문제를 매듭지으려 하는 것으로 해석했고 이에 따라 일본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3국정상이 발표문에서 『북·미합의이행의 모든 측면과 각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충분히 협의했다』고 밝힌 데서 이런 흔적이 읽혀진다. 이날 선언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합의를 깨지 않는 한 남북대화와 남북관계개선에 임해야 하는 구체적인 압력을 받게 됐다. 이날 일련의 회담들을 통해 김대통령은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세몰이작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김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3국정상회담 발표문 말고도 몇개의 중요한 소득을 얻었다.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남북문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극적인 영향력의 행사를 약속한 점이 우선 대표적인 사례다.중국이 한반도의 안정 필요,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등 원론적으로만 일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한반도정책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중국의 이같은 변화는 한반도에서 영향력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나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남북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정부의 처지에서는 중국의 이같은 영향력행사가 당분간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은 특히 이날 회담에서 한국정부의 제의를 북한이 거부함으로써 더딘 걸음을 하고 있는 남북경제협력문제에 대해 한국정부의 정책을 적극 옹호하고나섰다.정부간의 합의로 원칙을 먼저 정하고 그 원칙 아래 개별기업들이 움직여야 한다는 강택민 주석의 발언은 북한당국에게는 남북경협문제에 대한 자세를 다시 한번 조율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한·미·일 3국이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3국공조의 중요성과 긴밀화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구체적 규범으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남북한관계에 연계하고 우리정부와 긴밀한 협의아래 이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도 큰뜻을 지닌다.남북한을 떼어놓고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북한당국의 속셈을 정면반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경수로지원사업의 한국 중심역할을 공식화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모든 합의들은 결국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및 관계개선을 통해서만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큰 원칙을 확인시키기 위한 것들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 미의 대한 설득(북핵타결 이후:14)

    ◎“바가지 썼다” 서울여론 불식 나서/“남북대화 없인 북­미 접근 곤란” 강조/크리스토퍼 방한때 북군 재배치 거론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의 오는 8일 방한은 북한과 미국간의 핵합의이후의 한미안보관계의 공고화를 재확인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클린턴 미행정부는 제네바 북핵합의에 관해 상당수 한국민들이 미국이 자신들의 일방적인 이해중심으로 일을 처리했고 더욱이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내 정치상황의 시한적 변수마저 작용해 「한국이 바가지만 쓰게 된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있는데 대해 매우 당황하고 있다. 미측은 2주전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에 이어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을 한국에 보내 한국의 국회나 정당등 한국민들을 직접 상대하여 이번 북핵합의가 한미양국에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임을 진지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확산시킨다는 입장이다. 윈스턴 로드 국무부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는 2일 외신기자센터에서 이에대해 언급한데 이어 3일엔 국무부 브리핑에 나와 다시 크리스토퍼 장관의 한국방문에 관해설명했다. 크리스토퍼 장관이 서울에 머물면서 한국에 분명하게 전해줄 메시지는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주한미군의 병력수준을 현행대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경계태세와 준비태세도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주한미군의 추가감축을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한국민들에 대해 안보의구심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비록 핵문제해결의 전체틀이 타결되었다해도 이의 실천에는 상당기간이 걸리고 북한의 병력과 무기의 60%이상이 휴전선쪽으로 전진배치되어 있는 등 재래식 군사력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어 주한미군의 감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북한이 북·미합의문을 이행하고 북·미관계를 증진시키려면 반드시 남북한간에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결코 한국을 소외시킨 가운데 북한과 거래를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적어도 당분간 주한미군의 병력수준을 유지키로 한 배경을 한국민들에 대한 안보의구심을 없애기 위한 단순한 차원으로 봐서는 안된다.지난 90년 수립된 부시 행정부의 주한미군 단계적 감축계획(넌­워너 수정법안)은 지난 92년 북핵문제로 2단계 철수(6천5백명)계획을 일단 동결키로 했으나 당시 한미양국은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라는 구체적인 조건을 달았다. 다시 말해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으면 「동결상태」는 계속되는 것이다.제네바합의는 북·미 양측이 핵문제해결의 큰 틀을 짠 것이지 아직 실천을 통해 문제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현상태에서 2단계 철수동결을 당장 해제할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다. 또한 클린턴행정부는 해외주둔미군의 규모와 관련,지금까지 유럽에 치우쳤던 병력수준을 감축하는 대신 아시아지역은 현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이는 미국의 국가이익이 과거처럼 유럽지역이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과의 거래로 크게 전환되는 때에 미군병력을 일정수준 주둔시키는 것이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더욱 확실히 뒷받침시켜주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감축등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 위해서는 북핵해결의 완성과 함께 북한의 휴전선으로 전진배치된 병력의 후방재이동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공기 줄이려 부실시공…예고된 인재/검찰이 밝힌 성수대교 붕괴원인

    ◎붕괴 첫번째 원인은 트러스 “용접불량”/두전시장 소환 불가피… 구속여부 불투명/검찰,“다리에 차 안다녀도 30년후엔 자연붕괴 됐을것” 검찰이 1일 성수대교 시공당시 공사책임자 3명과 공사감독 공무원 3명등 모두 6명을 전격 사법처리함으로써 이번 사고는 「인재」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이번 사고는 전문가들이 당초 육안점검에서 지적한대로 「용접부실」이 첫번째 원인으로 꼽혔다. 동아건설측은 시공 당시 수직재 용접을 할때 절삭각도를 1대 10으로 해야 하는데도 공기를 줄이기 위해 1대 3으로 하는등 설계도대로 시공하지 않아 하중을 많이 받아 수직재 하부에 균열이 난 것을 확인했다.용접비율을 시방서대로 할 경우 시간이 최소 6배 이상 걸려 시공회사가 「꾀」를 부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상판을 포함한 다리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기 위해 수직재의 용접을 X자로 용접을 해야 하는데도 I자로 해 내부 용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눈가림」 공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수대교는 처음부터 붕괴위험을 안고 개통됐다는 결론에이른다. 따라서 부실공사와 관련,현재 이원종 전서울시장과 우명규 시장은 해명차원에서라도 소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소환은 종전처럼 「소환은 곧 구속」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을 것 같다. 이와 관련,검찰 고위 관계자도 최근 『해명차원에서라도 이 전시장의 소환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말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구속된 동아건설 관계자들은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은 인정하나 설계시방서를 어긴 사실은 없다』면서 『용접과 절삭을 맡았던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수사관계자들은 전했다. 검찰관계자들은 『동아건설이 공기를 단축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부실공사를 한 것 같다』고 동아건설의 부실시공을 질타했다. 검찰은 성수대교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30년이 지나면 용접부분이 자동적으로 떨어져 나가 그대로 붕괴됐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사고가 「사필귀정」이었음을 보여준 셈이다. 검찰은 이번 사고가 난뒤 성수대교의 유지관리와 지휘감독을 맡았던 서울동부건설사업소 관계자 5명과 서울시 관계자 4명을 구속하고 그동안 설계·시공분야의 하자를 밝혀내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춰 왔다. 앞서 구속된 서울동부건설사업소 관계자와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적용된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입증이 까다로워 재판과정에서 「무죄」가 선고되기 일쑤여서 검찰은 이제 시작단계라고 강조하고 있다.
  • 한­일학계/「전방후원분」 시원 논란 매듭

    ◎“나카야마현 한국 적석총서 영향” 밝혀져/「일서 생겨나 한국으로 역류」 주장에 쐐기 한일학계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전방후원분의 시원문제가 최근 발굴된 일본 나라현(나양현)텐리시 나카야마고분(중산대총·서울신문 10월26일자 21면)으로 인해 일단락되게 됐다.발굴주체인 나카야마고분조사 위원회가 이 고분이 한국의 돌무지무덤(적석총)영향을 받아 축조된 3세기말에서 4세기초에 이르는 시기의 전방후원분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일본학계가 나카야모고분의 원형을 고대 한국의 돌무지무덤에서 찾는 이유는 무덤을 돌로 쌓아 만들었다는데 있다.네모꼴의앞쪽 전방부와 둥근 봉우리꼴의 후원부를 합해 길이 1백22m,최대 너비 62m나 되는 이 전방후원분은 후원부 봉우리 꼭대기를 빼고 모두 돌을 채웠다. 일본 학계는 이 나카야마고분을 일본 전방후원분의 초기형식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저절로 생겨난 자생의 무덤이 아니고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에서 건너온 돌무지무덤 양식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일본 학계는 나카야마고분의 시원지역을 꼭집어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우리 국내학계는 압록강과 그 지류 유역에 무수히 분포한 돌무지 무덤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에 돌무지무덤이 밀집한 지역은 오늘날 북한 행정구역상으로 자강도에 속하는 평북 자성군 운평리와 초산군 송암리.압록강유역인 운평리에서 2백여기,압록강지류 자성강유역 송암리에서는 1백50여기의 돌무지무덤이 지금까지 조사되었다.이가운데 운평리 4지구 6호무덤과 송암리 88호 및 106호무덤은 강돌 등을 쌓아 축조한 전방후원분 형태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일본 학계는 이번 발굴을 계기로 나카야마고분이 위치한 지역에 대해 특히 주목하고 있다.텐리시는 3세기쯤 고대 일본의 야마타이(사마대)왕국이 있었다는 긴키(근기)지방인데다 뒷날 국가통일을 이룩한 야마토(대화)정권과도 무관치않기 때문이다.그리고 일본인 학자 오츠카 하츠시게(대총초중·명치대교수)는 나카야마고분 발굴의 뜻을 「초기 일본의 능묘구조와 정치상황을 이해하는데 획기적 자료」라는 말로 평가했다는 것이다.일본 초기의 능묘구조는 물론 압록강 유역의 돌무지 무덤 영향이다. 따라서 국내 학계의 여론은 나카야마고분을 통해 야마토정권 창출배경이 다시 규명되어야 한다는 쪽으로 쏠렸다. 어떻든 나카야마고분 발굴은 일본의 전방후원분 자생설을 잠재우게 되었다.그리고 한국의 전방후원분이 일본에 비해 숫자가 적고,출토유물의 시대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나온 역류설 역시 사라질 전망이다.
  • 최·전·노전대통령 첫 참석 눈길/박전대통령 15주기추도식 안팎

    ◎3남매중 차녀만 나와… 고인업적 기려 26일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서 열린 박정희 전대통령의 15주기 추도식은 「유신과 개발독재」라는 고인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 「조국 근대화」의 논리로 반박하는 구 여권인사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이날 추도식에는 박 전대통령의 뒤를 이어 격동의 정치사를 장식한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이 처음으로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추도식은 제3공화국 인사들의 친목모임인 「민족중흥동지회」(회장 백남억)를 중심으로 준비됐다. 민족중흥동지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민자당의 김종필 대표는 추도사에서 『역사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고인의 발자취를 훼손하려는 헛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어른이 남긴 오늘의 기반은 결코 지울 수 없는 우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최규하 전대통령도 추도사에서 『남북관계가 복잡미묘하게 전개되고 있는 때에 국가 안전을 위한 그분의 철석 같은 의지와 경륜이 우리 가슴속을 흐른다』고 고인의 「지도력」을 기렸다. TK(대구·경북출신)세력의 대부로 불리는 신현확 추도위원장은 보다 적극적으로 「현재의 어느 곳에도 뚜렷한 리더십이 없다」는 슈미트 전서독수상의 말을 인용하며 「현실」을 겨냥했다. 12·12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 방침이 보도된 이날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은 추도식 도중 간간이 대화를 나누어 눈길을 끌었다.특히 전두환 전대통령은 10·26직후의 정치상황에 대해 끝까지 침묵하고 있는 최전대통령과 귀엣말을 주고 받기도 했다. 추도식에는 이만섭 박준규 채문식 전국회의장,민복기 김용철 김덕주 전대법원장,남덕우 황인성 김상협 전국무총리와 민관식 김치열 최광수 김계원 백선엽 최재구 김기춘 김용식씨등 구여권인사를 비롯,정석모 권익현 장영철 박명근 구자춘 박준병 김길홍 김해석 이택석 이환의(이상 민자당),김용환의원(무소속)등 현역의원등을 포함,2천여명이 참석했다.이철승 유치송 고흥문씨등 구야권인사와 정주영 조중훈씨등 재계인사,한경직목사등의 모습도 보였다. 고인의 자녀로는 육영재단이사장인 둘째딸 서영씨(옛이름 근영)만 참석했으며 맏딸 근혜씨와 아들 지만씨는 불참했다.
  • 이 도로국장/「손상보고」 묵살 확인/성수대교 붕괴 수사

    ◎「직무유기」로 오늘 영장/이원종 전시장도 보고 받았으면 소환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신광옥 서울지검2차장)는 25일 이신영 서울시도로국장이 이미 구속된 양영규 도로시설과장으로부터 성수대교의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26일중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4월 「성수대교 손상보고서」를 전결로 처리한 김재석 전도로시설과장(현재 중앙공무원연수원 교육중)을 소환,전결 경위와 조치상황·상부보고 여부 등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였다. 이국장은 또 지난해 12월 말부터 대통령과 총리,시장 등으로부터 한강교량에 대한 안전점검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부실교량의 실태파악 등 구체적인 점검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국장은 그러나 검찰조사에서 『양과장으로부터 성수대교의 손상에 대한 보고를 전혀 받지 않았다』고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도로국장이 성수대교에 대한 손상보고를 받은 뒤 이를 부시장과 시장에게도 보고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이원종 전시장과 당시 부시장이었던 우명규 현 서울시장의 소환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서울지검 고위관계자는 이날 『붕괴사고의 책임에 대해서는 정치·행정·사법적책임을 분명히 가릴 필요가 있다』면서 『검찰로서는 이중 법률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지난해 4월 동부건설사업소장으로 있던 남궁락씨(현 서부건설사업소장)로부터 『김 전과장에게 성수대교의 시급한 상황을 서면 및 구두로 보고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 사법처리 시고위층 확대 가능성/성수대교 붕괴 수사방향

    ◎관리책임 직원 직무유기 일부 확인/동아건설도 형사책임 추궁 불가피 성수대교 붕괴사고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국민적인 감정을 배경으로 전면 확대됐다. 서울지검은 22일 합동수사본부 본부장을 신광옥2차장검사로 하고 형사1,5부검사와 특수2부 검사 20여명을 전원 투입,전면수사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설계·시공·감리분야는 형사1부 ▲교량유지관리분야는 형사5부 ▲서울시의 관리사업소에 대한 지휘감독상황은 특수2부가 각각 수사토록 했다. 검찰이 이처럼 확대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 사고가 성수대교의 유지관리상 문제 뿐만 아니라 설계및 시공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사본부가 건설부로부터 기술사무관과 서기관 1명씩을 지원받는 한편 「강구조학회」의 신영기 서울대명예교수등 전문가 5명으로 검증반을 구성,모든 문제점들을 짚어 나가기로 한 것도 분명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이번 수사의 대상은 성수대교의 총괄 유지관리 책임자인 동부건설사업소와 하청업체인 진덕건설,사업소의 관리 감독과 예산책정등을 맡고 있는 서울시,시공사인 동아건설과 설계사인 대한컨설턴트등으로 좁혀지고 있다. 검찰은 이들 공무원들이나 업계 관계자의 직무유기등 혐의 이외에 뇌물상납여부도 철저히 캘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21일 밤 동부건설사업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도로시설물 일일점검일지·시설물 관리대장등 관련서류 일체를 압수,자료를 정밀검토한 결과 소장 여용원씨등이 직무를 소홀히 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날 7명을 전격 구속했다. 아울러 서울시로부터 성수대교 시공 당시의 설계도면과 시공과정등을 찍은 마이크로필름을 확보하고 시공회사인 동아건설측으로부터도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설계하자나 공사부실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현재까지의 수사결과 동부건설사업소측은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식된 연결핀을 발견하고서도 제때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사업소 관계자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직무유기및 업무상과실치상죄.교량의 유지·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직무를 소홀히 한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지며 업무상과실치상죄는 5년 이하의 금고나 2백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부건설사업소를 지휘·감독하고 있는 서울시 도로국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21일 소환조사를 받은 도로시설과장 뿐만 아니라 도로국장등 그 이상의 상급자에게까지 책임을 물릴 공산이 크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21일 서울시 고위관계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암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그러나 검찰에서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공회사인 동아건설도 형사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검찰은 법리검토를 한 결과 공소제기의 기산점을 결과발생시점으로 해 설계및 시공에 대한 원천적인 하자나 부실이 있을 경우에는 처벌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러나 공소기산점을 결과발생 시점으로 잡지 않고 공사완공시점으로 잡으면 이미 공소시효(5년)가 모두 지나 동아건설 관계자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1월 충북 청주 우암아파트 붕괴사고때도 원천적 하자가 발견돼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일본 최고재판소도 88년 이와 유사한 사건의 공소제기 기산점을 결과발생시점으로 잡아 유죄를 선고한 판례가 있다.
  • “북핵타결 불구 주한미군 유지”

    ◎“북,재래군비­병력 여전히 위협적”/김 대통령에 페리 미국방 밝혀 페리 미국국방장관은 21일 북한과의 핵협상 타결과 상관없이 주한미군의 전력을 현상태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방한한 페리장관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핵문제에 대한 타협은 이뤘지만 북한은 아직도 방대한 재래군비와 병력이 있는만큼 주한미군의 감축은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들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감축하지 않는한 주한미군의 병력과 훈련,장비는 현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클린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주돈식 청와대대변인이 밝혔다. 페리장관은 『미국은 제네바의 합의이행을 북한의 선의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행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단호한 응징을 가함으로서 합의를 깨는 것이 북한에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장관은 이날 하오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미 기본합의서는 북한의 모든 위협을 제거,한반도 안정과 안보에 큰 혜택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정치상황이 발전되면 비무장지대부근에 배치된 북한 재래식무기는 감축될 것으로 생각하며 특히 북한은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군사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팀」훈련 해·공군 위주로 전환/북핵타결과 안보정책 변화

    ◎북 자극않게 병력·장비 수송에 역점/남북신뢰 형성되면 본격 군축협상 북한핵문제 타결 이후 국방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국방부는 20일 「북핵문제 타결에 대한 평가회의」를 열고 북한의 협상태도등을 점검한데 이어 팀스피리트문제등 현안문제를 논의했다. 국방부는 최근 잇단 회의를 통해 최근의 상황에 대해 군사적으로는 종전과 전혀 변동이 없다는 기본입장을 세워놓고 있다.이날의 평가회의는 『공산세력들은 상대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협상을 추진하고 상대의 힘이 약해지면 무력을 동원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분석하고 철저한 대비태세확립을 재확인했다.한 관계자는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을 맺지는 않았으나 한반도 안보상황에서 군의 임무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설명했다.국방부는 이날 회의에서 현행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유지가 긴밀하며 북한에 위협을 주지 않는 범위안에서 한미연합훈련등을 통해 전쟁억지력을 계속 확보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국방부는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해결할 과제로서 팀스피리트의 실시여부를 들고 있다.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페리장관과 이병태 국방장관이 21일 올해 팀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면서 『내년 이후의 팀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와 군은 팀훈련에 대해서는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양국군이 반드시 가져야 할 순수한 군사훈련이라는 입장이다.다만 현재처럼 20만명 이상의 병력이 참여할 경우 북한이 실질적인 위협을 받게 되므로 앞으로는 북한이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준으로 규모와 방법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군 관계자들은 따라서 팀훈련이 현재의 지상군위주 훈련이 아니라 미 신속억제군(FDO)의 재빠른 배치를 위한 훈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즉,팀훈련은 해공군 위주로 병력·장비수송에 주안점을 두고 전개,을지포커스등 다른 한미연합훈련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훈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남북한이 당사자로서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군사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점을 강조하고 있다.특히 북한이 제기하고 있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전환문제와 관련,북한이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만을 대화파트너로 삼는 것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자세이며 향후 남북관계에서 군비통제문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비축소를 위해서는 상호신뢰가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군비축소의 대상으로는 현재 휴전선에 밀집돼 있는 북한군의 배치상태,미사일등 전략무기·병력을 꼽고 있다.북한은 휴전선일대 주요 기동망마다 한국의 1개사단에 대해 3개사단이 대응하도록 배치형태를 짜놓고 있다.북한군은 1백여개 정규사단과 함께 고도로 정예화된 노농적위대등을 보유,실질적인 병력이 1백50여개 사단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한국에 비해 3배 가량 많은 셈이다.여기에다 사정거리 1천여㎞에 이르는 노동1·2호 미사일과 각종 생화학무기등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남북한이 군사위원회의 합의등을 통해 병력과 무기를 같은 수준으로 줄여야 하며 특히 사후검증을위한 방안의 강구가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는 한반도적화통일을 명시하고 있는 북한 노동당 규약의 개정도 남북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데 긴요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 앞당겨지는 4강 교차승인(북핵타결 이후:2)

    ◎열리는 「북한문」… 김 체제 변화 “관심”/북­미관계/적대관계 청산… 인적·물적교류 급증 제네바 미·북한간의 핵협상이 거듭된 진통 끝에 타결됨으로써 양측의 관계개선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인다.미·북한은 이제 사실상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분수령을 맞게된 셈이다. 우선 첫째로 양측은 각기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키 위해 본격적인 협의를 거쳐 늦어도 내년봄까지는 공식 설치될 것으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보고 있다.연락사무소는 법적으로는 외교기능이 없지만 실질적으로는 영사기능과 함께 사실상의 외교기능까지 수행하게 된다. 양국의 외무부관리가 각기 정부를 대표하여 공식 접촉하는 것이므로 연락사무소의 교환설치는 공식외교관계 수립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락사무소의 규모와 파견관리들의 활동범위 등은 어디까지나 상호주의 원칙하에 이뤄지므로 북한측이 미국의 평양주재 관리들에게 활동범위를 허용하는 만큼 미측도 북측 관리들에게 활동을 허용할 방침이라는 것이다.둘째는 인적 교류의 활성화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미·북한 양측의 인적교류는 유학생,언론사의 특파원,친지방문,의원들의 교환방문 등이 다소 활발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물론 연락사무소가 정식 업무를 개시하게 되면 영사기능에 관한 빈협약 수준에서 ▲비자 발급 ▲여권 발급 ▲자국민 보호 등의 기본활동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유학생이나 언론사의 상주특파원 등은 연락사무소 설치와 직접 연관은 없는 사항이나 양측의 합의에 따라서는 연락사무소의 개설을 계기로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적어도 한국계 미국시민들의 북한방문은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며 미국의 상·하원의원들 가운데도 실태파악 차원에서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 방문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적교류와 관련,북한은 워싱턴에 연락사무소가 세워질 경우 이를 교민사회에 대한 분열공작의 교두보로 활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북한은 이미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인교포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친북교포단체를 조직,고향방문 형식으로 평양방문을 주선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을 펴고 있다.이같은 작업은 모두 과거 북한이 재일교포 사회를 두동강이 나도록 추구했던 노선과 일치되는 것이다. 셋째는 경수로지원 건설과 관련,건설 재정면에서는 한국이 중심역할을 맡고 있지만 경수로 건설의 완공시까지 모든 진행과 통제권은 미국이 갖게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경수로지원과 관련한 별도의 기구가 평양과 영변에 설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물론 경수로건설을 위한 설계,장비운반,기술자 지원 등에 따른 현장사무소가 설치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보다 격상된 경수로지원 국제컨소시엄본부가 미국의 주도로 운영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미·북 관계개선으로 가는 길엔 기본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으나 이번 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활동 동결과 과거핵 투명성 확보,경수로지원 업무와 공정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일 소지도 얼마든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앞으로 미·북관계는 남북한 관계와 평행선을 그으며 진전 될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는 북한이 우리와의 관계에 「북한카드」를 구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남­북관계/핵통위 등 대화 재개… 북 성의가 문제 제네바 미­북 핵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단절됐던 대화가 재개되는등 남북관계도 새 국면을 맞게됐다. 이처럼 남북관계의 개선에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은 단지 미­북간 합의서에 한반도비핵화선언 이행과 남북대화 재개가 명시됐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정부측은 그같은 합의조항 보다는 핵협상 타결 이후 전개될 갖가지 상황이 남북관계 전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수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합의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참여,점진적이나마 개방과 타협노선을 지향케될 것인 만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도 이번 제네바회담 타결은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대화에 일말의 성의를 갖고 임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요하고 있다.즉 ▲북한의 핵투명성 확보 ▲경수로 지원 ▲남북대화 재개 등 3개 합의사항이 서로 밀접하게 맞물려 있어 북한도 남북대화를 기피하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이를테면 남북대화가 안되고는 한국측이 재정지원을 대부분 부담토록 되어 있는 경수로 건설도 어렵다는 점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우리측은 일단 경수로 부담을 지렛대로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전에 지난해 1월이후 중단되어온 남북 핵통제공동위 재개를 먼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우리측은 대화를 먼저 제의하기 보다는 북측이 스스로 대화에 적극성을 띠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입장이다.최근 정부측이 기존의 핵­경협 연계정책을 완화,북한당국이 원하고 있는 대북 투자의 1단계 조치인 기업인 방북을 허용할 뜻을 비친 것도 이를 위한 분위기 조성용으로 풀이된다. 정부로서는 이같은 기업인이나 위탁가공무역을 위한 기술자의 방북 등 1단계 경협에서 시작,전면적인 대북투자나 경제지원으로 옮겨가기 위해선 북한 스스로 남북 경제공동위등의 대화채널 재가동 필요성을 느끼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이를 통해 분위기만 성숙되면 경제공동위 뿐만 아니라 남북고위급(총리)회담 틀안에 있는 군사공동위나 사회문화교류공동위 등의 개최를 제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북한측이 기존 정전협정체제의 무효화를 기도하면서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노리는 행태를 지속할 경우에는 92년 이후 중단된 남북 고위급회담의 재개를 강력 요구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지난 92년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채택·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군사정전협정을 성실히 준수하고 평화상태로 전환하기 위해 함께 대책을 강구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측으로선 모든 채널의 대화재개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김일성 사망으로 무산된 정상회담도 북측이 김정일 체제를 공식화한뒤 희망해온다면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 재개과정에서 상당한 우여곡절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자칫 또다시 긴장·대결국면을 맞게될 가능성도 있다는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체제경쟁에서 열세를 절감하고 있는 북측이 시간벌기 차원에서 당분간 우리의 어깨 너머로 미­일과의 관계개선 및 이를 통한 경제지원 획득에만 열을 올릴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또한 19일 뒤늦게 미­북 합의 사실을 짤막하개 보도하고 계속 대남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의 상식밖 행태역시 이같은 비관적 시각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북­일관계/경제난 해결 시급… 수교협상 본격화 북한과 미국과의 핵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그동안 중단됐던 북한과 일본의 국교 정상화 교섭 재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핵협상의 타결은 지난 92년 11월 8차 회담이후 중단된 국교정상화교섭 재개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미국과의 협상에 전념했던 북한이 이제는 일본과의 회담에도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최우선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면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보다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 북한의 외교전략이다. 핵협상의 타결은 특히 국교정상화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북한핵문제가 더 이상 결정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이가라시 관방장관도 18일 『과거 핵의혹에 대한 검증이 이번 합의에 포함된 것으로 본다』고 말해 일본이 핵문제를 강력히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또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북한간 줄다리기 과정에서도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해 왔다.지난 8월 23∼25일 북경에서 외교실무자 사이에 접촉을 갖는 등 제네바­뉴욕­북경등을 무대로 제 3국에서의 접촉을 진행시켜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외무성측은 19일 북한과의 접촉을 강화할 방침임을 밝히고 보다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 회담중단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일본인화 교사 「이은혜」문제는 따로 떼어내 교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내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에 자극받아 북한과 일본관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이에따라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은 열릴 전망이다. 북한으로서도 김정일 체제를 안정시키고 경제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중국·일본으로부터의 도움이 절실할 것으로 보여 수교 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교정상화 교섭재개와 관련,고노 요헤이 외상은 『하나의 장애물이 해소된 것』이라고 짤막하게 논평해 일본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교섭에는 핵문제 이외에도 난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제로서는 일제 식민지 통치등에 대한 배상을 경수로지원으로 대체하려하는 일본 움직임에 대한 북한의 반대,한일협정과 일·북한관계의 정합성문제등이 있다.또 「이은혜」문제와 북한에 간 일본인 처들의 자유왕래등 인권과 관련된 문제들도 쉽게 합의될 문제들이 아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난제를 일일이 다루는 회담보다는 양국에 연락사무소를 열고 다른 문제는 나중에 논의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합의의 실천상황과 남북대화 진척상황 등을 보면서 교섭을 진행시키겠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교섭을 담당해 온 외무성 실무진 사이에서는 북한에 대한 불신감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함께 일본의 정치상황도 교섭진행에 감속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다.일본 정계가 합종연형을 거듭하면서 한동안 유동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될 경우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일본의 결정이 쉽게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 복지부동 심각/실종신고 몇번해도 무반응(경찰 달라져야 한다:2)

    ◎드러난 혐의만 조사… 여죄추궁 뒷전/공조수사 말뿐… 현장검증땐 공로 다툼 일쑤 지난달 27일 하오 9시20분쯤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은 평소보다 바빴다.부녀자연쇄납치살해범 온보현(36)이 자수해와 이에따른 1차 조사와 보도자료를 만드는데 정신이 없었다. 같은 시각,이 사건 수사를 맡은 용산서 직원들은 이같은 사실도 모르고 범인의 연고선에 잠복근무중이었다.온이 자수한뒤 정확히 1시간40분이 지난뒤,그러니까 하오 11시쯤 자수소식을 전해들은 용산서 형사들은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의 고질적인 「공다툼」수사관행의 한 단면이다. 이러한 예는 허다하다.같은 달 29일 하오1시 경북 김천에서 부산쪽으로 10㎞ 남짓 떨어진,온이 살해한 박주윤양(24·특수학교 교사)의 사체를 유기한 경부고속도로변에서는 서울경찰과 지방경찰사이에 때아닌 설전이 벌어졌다.현장검증을 위한 병력동원 문제가 발단이 됐다. 현장검증을 나온 용산서 책임자가 『1개 중대병력을 요청했는데 이게 뭐냐』며 이 지역 관할 김천서 책임자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이에 질세라 김천서 책임자도 『1개 소대병력을 요청해 놓고 무슨 소리냐』고 맞받았다. 구경나온 주민들은 이를 보고 『경찰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둘러댔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경찰의 복지부동도 위험수위이다.동대문경찰서 형사과 심모경위(57)는 『전에는 피의자가 죄를 실토하지 않으면 몇대 때리면 됐으나 지금은 피의자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가혹행위도 징계를 받는다』며 『많은 형사들이 아예 속편하게 드러난 죄만으로 조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강간치상혐의로 붙잡힌 지존파사건 두목 김기환의 경우도 한 예.김은 이미 조직원 송봉우 살인등 2건의 살인을 저질렀으나 경찰은 여죄추궁을 제대로 하지않았다.그래서 그는 단순 강간미수범으로 복역중이었고 그 바람에 조직원들의 연이은 살인행각이 벌어졌다. 이러한 경찰의 부동자세는 민생치안 최일선을 맡고 있는 파출소의 초동수사 행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박모씨(64·여·용산구 동부이촌1동)가족들은 지난달 16일 하오5시30분쯤 박씨가 현금 30만원을 갖고 백화점에 간다고 나간뒤 『연락이 끊겼다』며 용산서 이촌파출소에 가출인 신고를 한 것을 비롯,3∼4차례에 걸쳐 수사요청을 했다.경찰은 그러나 범죄와 관련된 점이 없다는 이유로 실종 보름이 되도록 움직이지 않고 있다 29일이 지나서야 수사에 착수했다. 미아·가출인 수배규칙에 따르면 수배후 5일이 지나도 소재확인이 되지 않으면 즉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말뿐인 셈이다. 이러한 수사행태는 그 뿌리가 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강남면허시험장의 한 간부는 『일선경찰서에서는 교통계 직원들을 상대로 함정단속을 하지 말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거리에서는 여전히 함정단속이 계속되고 있다』고 고질적인 경찰의 근무행태를 꼬집었다. 이제 경찰은 누구보다 시민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과학적인 사고를 갖고 뛰어야 할 때다.그래야만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아쉬우나마 현재로선 「나는 범죄」를 뒤따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 루블화 가치 회복/달러당 2천루블로

    【모스크바 AFP AP 연합】 러시아의 루블화가 13일 급속히 가치를 회복,달러당 2천루블대를 기록했다. 루블화는 달러당 4천루블 가까이로 떨어지면서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한 지 이틀만에 이같이 회복됐다. 이날 루블의 가치회복은 중앙은행의 대폭적인 개입으로 이루어졌으며 전날 폐장가인 달러당 3천7백36루블에서 이날 2천9백94루블로 올라 1일 가치상승폭으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 이라크,병력 철수 개시/2개사단 국경북쪽 이동/군 성명

    ◎미국선 공군력 대폭 증강/러,이라크·쿠웨이트에 외교관 파견 【바그다드 AFP 로이터 연합】 이라크는 11일 쿠웨이트 접경지역에 집결시켰던 병력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관영 INA 통신은 군 성명을 인용,『 쿠웨이트 접경 바스라 남부지역에 배치된 공화국 수비대 주요 부대들이 훈련을 위해 10일 자정부터 바스라 북쪽의 진지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공화국 수비대 병력 이동은 11일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통신은 이어 『 공화국 수비대는 새로운 지역에서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국 수비대 병력의 접경지역 철수 보도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주재하에 집권 바트당 지도부와 집권 혁명 평의회 연석회의가 열린뒤 뒤이어 나왔다. 【유엔본부·바그다드 로이터 AFP 연합】 이라크는 10일 남부 쿠웨이트 국경지대에 집결시켰던 병력들을 타 지역으로 철수시킬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미국측은 이라크측의 철군주장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위기 해소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쿠웨이트와 인접 걸프지역에 대한 미군 방위력의 증강은 이라크가 쿠웨이트 침공을 반복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증거가 확보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걸프지역에 3백50대 이상의 공군기들을 추가배치토록 지시,미공군력의 대폭 증강을 선언했다. 클린턴은 또 이라크가 자국과 관련된 유엔의 결의를 모두 준수할 때까지 유엔의 제재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접경 군병력 집결 문제와 관련,2명의 고위 외교관을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파견했다고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후세인 목죄기」로 외교력 과시/클린턴의 대이라크 강경자세 배경/“백악관 얕잡아 봤다”… 강력 대처/“중간선거용 인기작전” 분석도 클린턴 미대통령은 이라크의 쿠웨이트국경지대 병력의 철수발표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없다』면서 걸프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을 당분간 계속할 것임을 천명했다. 10일 저녁 미전국에 방영된 TV연설을 통해 클린턴대통령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미군의 방어력 증강은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같은 클린턴의 대이라크 강경입장 고수는 몇가지 배경에서 연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클린턴행정부를 얕잡아 보고 시험하려 드는데 대한 「응징」의 의미를 담고 있다. 후세인은 클린턴대통령이 보스니아사태,북한핵문제,아이티문제 등에 대처하는데 있어 늘 우유부단하고 말로만 위협하며 전혀 행동이 뒤따르지 않은 것을 감안해 클린턴행정부의 의지를 시험했던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은 과거 부시행정부가 쿠웨이트의 침공을 위한 이라크의 병력증강을 대수롭지 않게 판단했다가 결국 걸프전에 휘말리게 되었던 4년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군사동원령을 내렸던 것이다. 둘째,클린턴은 후세인이 이달 중순부터 유엔안보리가 논의할 대이라크 경제봉쇄조치의 완화문제를 두고 사생결단식으로 나섬으로써 이를 쟁점화시키고 동시에 이를 지렛대로 제재를 완화시키겠다는 의도를 간파,후세인의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철수」를 사실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클린턴이 이날 이라크제재조치의 완화에 동정적인 러시아 이집트를 비롯,영국 등의 대통령과 총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국경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셋째,미국내 정치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11월초 중간선거를 앞두고 클린턴행정부의 외교문제에 대한 해결능력과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차제에 과시해보자는 계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날 페리 미국방장관은 미TV와의 연쇄회견에서 『우리는 걸프지역에 무기한 머물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이라크에 대한 사전 선제공격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번 이라크측의 철군발표는 강력한 힘의 외교를 추구했던 클린턴대통령에게 「작은 승리」를 안겨주었다.특히 철군발표 날 아이티의 군부실력자가 사임을 발표하고 곧 아이티를 떠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클린턴외교는 오랜만에 「반짝성과」을 얻었다.
  • 멸망의 원인(백제를 다시본다:30·끝)

    ◎한강유역 뺏긴뒤 서남부에 고립/의자왕,초기 전승에 자만 실정 거듭/대당외교 실패… 많은 충신 귀향보내/18만 나당연합군 침공때 동원가능 병력은 5천명 부소산성에 올라 금강을 굽어보노라면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이 마냥 평화롭게만 느껴진다.1천3백년 전 이곳에서 망국의 통한을 품은 3천 궁녀들이 떨어져 죽었다고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그러나 서기 660년 당의 침략군이 신라와의 사전협약에 따라 서해로부터 금강 하구에 소리없이 진입하여 상륙작전을 개시한 뒤 사비도성을 유린한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백제는 왜 멸망했는가.이 수수께끼를 속시원히 풀어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란 없다.백제 멸망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역사적 인과관계에서 볼 때 우리들은 많은 멸망원인을 열거할 수 있으나 이를 대내적인 것과 대외적인 것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삼국항쟁이 격화된 6세기 후반 이래 백제는 경쟁국가인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그 입지랄까 행동반경이랄까가 매우 좁았다.즉 한강유역을 송두리째 신라에 빼앗긴 뒤로부터 백제는 줄곧 한반도 서남부지역에 고립되어 있었던 것이다.백제가 기대를 건 잠재적인 동맹세력은 고구려였으나,양국은 다만 해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을 뿐 이었다.그런 까닭으로 백제는 자신을 ㄱ자 모양으로 포위하고 있는 신라와의 군사경계선을 돌파하기 위해 몸부림쳤다.그것은 한 때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하지만 백제는 결코 신라의 포위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이처럼 백제가 신라와의 국경전쟁에서 헛되이 국력을 소모하는 동안 내부사정은 차츰 악화되어 갔다.의자왕이 641년 무왕의 뒤를 이어 즉위했을 때만 해도,희망은 아직 남아 있었다.그는 인간적으로 나무랄데 없는 성품이었고,국가중흥의 열망에 불타 있었다.왕태자 시절 지극한 효성으로 해동의 증자라는 평까지 듣던 의자왕이었다. ○신라 포위 못벗어 그가 왕위에 오른 직후에 결행한 신라 침공도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마침 642년 평양에서는 연개소문이 정변을 일으켜 군국의 대권을 장악했는데,의자왕은 그와 손잡고 신라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개시했다.백제군은 중국으로 통하는 신라의 서해 관문인 당항성(경기도 화성군)의 목을 죄는 한편 신라의 낙동간 방면 전선사령부가 위치한 대야성(경북 합천군)을 함락하여 경주를 가까이서 위협했다.이같은 전과는 의자왕의 경탄할 만한 기민성과 결단력에 힙입은 바 컸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의자왕의 인간적인 약점이 노출되었다.전투에 잇따라 승리한 의자왕은 어느 덧 자만심에 빠져 만기를 독재하는 통치스타일로 기울어졌다.사태를 더욱 악화시긴 것은 왕비 은고의 지나친 권력욕이었다.백제를 멸망시킨 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은 부여 정림사탑에 전승을 기념하는 글을 새기도록 했는데,거기에는 멸망 당시 백제의 정치상황을 설명하여 『의자왕이 곧은 신하를 버리고 아낙네(왕비)를 너무 믿어 형벌이 오로지 충양한 사람에게 미쳤다』고 했다.양심적인 재상인 성충이 옥사하고 흥수가 귀양을 간 것도 이같은 난정이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결과였다.또한 해방 직후 부여에서 우연히 탑비가 발견됨으로 해서 그 실재가 확인된 대좌평 사택지적의 정계은퇴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충신들이 밀려난 자리에는 신라의 간첩망에 포섭된 임자 같은 인물이 도사리고 있었다. ○왕비 권력욕 지나쳐 무엇보다도 의자왕이 범한 큰 과오는 백제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다.당은 신라측의 끈질긴 한반도 개입 요청을 받아들여 백제에 사신을 보내어 신라와 화평관계를 꾀하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했다.그러나 의자왕은 이같은 권고를 거듭 묵살했다.652년 이후 백제는 더 이상 사신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당과의 관계를 사실상 단절했다.백제를 치기로 한 신라와 당 양국간의 비밀협상이 한창 무르익어가던 절박한 때에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외교적 실책이었다.바야흐로 백제 상공에는 잔뜩 먹구름이 닥쳐오고 있었으나,의자왕은 전혀 그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서기 660년 여름 신라와 당 연합군의 침공은 백제로서는 그야말로 청천백일하의 날벼락이었다.김유신이 이끄는 신라의 5만 대군이 국경선 깊숙이 나타났을 때 백제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결사대 5천명이 고작이었다.이 결사대는 사흘동안 황산벌(충남 연산)에서 신라군과 처절하게 싸운 끝에 전원 옥쇄했다.한편 13만명에 달하는 당나라 군대는 금강 동쪽 기슭에 상륙,7월 11일 신라군과 합세했다. 드디어 12일에는 나당연합군이 사비도성 공격에 나섰다.연합군은 도성 동쪽 20여리쯤 떨어진 곳에서 백제군의 소규모 저항을 받았으나 이를 단숨에 격파하고 염창리에서 능산리로 이어지는 나성을 통과,순식간에 도성 안으로 진입했다.적군의 강습에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의자왕은 태자와 함께 북쪽 웅진성(공주)으로 달아났다.이에 왕의 둘째 아들 부여태가 왕권을 대행했으나 혼란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윽고 연합군이 시가지를 가로질러 부소산성을 포위하자 절망에 빠진 지배층과 백성들이 떼지어 성에서 내려와 항복했다.그리하여 부소산성 정상에는 나당 연합군 깃발이 나부끼게 되었다. ○부흥운동 무위로 그러나 백제는 그 뒤 3년간 더 살아 꿈틀거렸다.국왕의 항복결정을 거부한 지방주둔 병력이 왕족 복신의 지휘 아래 총집결하여 조직적인 부흥운동을 벌인 것이다.이들은 한때 사비도성을 포위한 일까지 있었다.주류성(서천 한산 혹은 부안으로 짐작됨)과 임존성(예산 대흥)이 당시 부흥운동군의 일대 거점이었다. 663년 가을 백제와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있던 일본이 부흥운동군을 돕기 위해 3만대군을 보냈다.그러나 왜군은 백강하구에서 신라·당 연합군에 포착되어 네차례의 접전 끝에 섬멸되고 말았다.당시 불에 탄 왜선 4백척에서 뿜어대는 연기와 불꽃이 하늘을 붉게 하고 바닷물도 빨갛게 물들었다고 한·중 양국 사서는 기록하고 있다.왜군 격파로 사기가 오른 연합군의 일제 공격으로 주류성은 마침내 함락되고 백제부흥운동은 그 종말을 맞게 되었다. 이처럼 백제는 가고 말았으나 그들이 창조한 문화의 가지는 신라와 일본 등지에 이식되어 그뒤 오랜 세월 생명력을 유지했다.지난해말 세상에 공개된 금동향로는 찬란했던 백제문화의 정화로,그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망국의 군주/의자왕 중국 북망산에 묻힌듯/패망후 당나라에 끌려가 병사 우리가 고대사에서 만날 수 있는 큰 비극을 꼽자면백제패망을 다룬 AD660년의 기사가 그 하나일 것이다.궁녀들이 꽃처럼 떨어졌다는 낙화암 옛 이야기와 더불어 아련히 들려오는 사비도성의 황급스러운 말발굽소리는 백제사가 간직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 때에 웅진성(공주)으로 피신했던 의자왕도 결국 나·당연합군에 붙잡혀 2만여 백제유민들과 함께 당나라로 끌려갔다고 역사는 기술하고 있다.그러나 이 망국의 군주는 생몰연대도 전해지지 않고 그저 막연하게 당에서 병사한 것으로만 되어있다.이는 의자왕과 휩쓸려 포로가 된 왕자 부여릉(AD615∼682년)이 당에서 남긴 비교적 소상한 활동기록과는 사뭇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의자왕은 어떻게 되었을까.이 물음에 해답을 던져줄 가능성은 있다.의자왕의 신하로,또 왕자 부여릉과 백제부흥운동을 통해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흑치상지(AD630∼689년)와 그의 아들 흑치준의 묘지명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중국 하남성 낙양의 북망산에서 1929년에 발굴된 이 묘지명은 현재 남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흑치상지의 묘지명은 왕자 부여융이 주군으로 받들어지고 있음을 표현했다.또 묘지명은 AD677년 부여융이 당으로부터 「웅진도독 대방왕」에 임명되었을 때 흑치상지는 속관의 직명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다만 41줄 1천6백4글자나 되는 묘지명 새김글씨에 의자왕 기록이 전혀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사학계는 당나라 왕후장상들의 묘역 북망산을 계속 주시하는 입장이다.북망산에서는 백제유민 흑치상지 부자의 묘지명 말고도 연개소문의 아들이자 고구려유민인 천생의 묘지명이 출토되었다.이로 미루어 의자왕의 무덤도 북망산 묘역 어딘가에 존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백제 최후의 군주 의자왕의 무덤을 찾는 일은 한·중학계의 협력에 따라 성사될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학계는 북망산 한쪽에 묻혀있을 의자왕 묘지명을 찾아야할 큰 역사숙제를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 “김기환 옥중서 범행지시”/검찰,지존파수사서 확인

    「지존파」연쇄납치살인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형사3부(황성진부장검사)는 28일 강동은(22)등 범인 6명을 밤샘조사한 결과 수감중인 두목 김기환(26)이 면회온 일당에게 범행을 직접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은 강간치상혐의로 구속돼 광주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지난달 29일 면회온 강과 백병옥(20)등 2명에게 『가르친대로 대담하게 일을 처리하라』고 지시하는등 10여차례에 걸쳐 면회를 통해 범행을 조종해온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드러났다.
  • 김기환 감옥행 자작극 의혹/여중생 “강간미수”… 도주안하고 잡혀

    ◎중죄 피하려 교도소로 은신 가능성 「지존파」의 우두머리 김기환(26·전남 영광군 금계리)이 이웃마을 선배 강모씨(영광군 불갑면 쌍운리)집에 놀러갔다가 중학교 1년생인 강씨의 조카를 강간치상한 것은 교도소를 은신처로 택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김이 범행을 저지르면서 피해자의 미약한 반항에 범행을 중단했으며 피해정도가 경미하고 1백만원에 쉽게 합의를 보았고 도주할 수 있었으면서도 스스로 붙잡혀 범죄사실을 자백한 점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김이 지난해 7월 충남 논산군 두계리에서 한여인을 직접 목졸라 죽이고 조직원 송봉우의 살해를 직접지시하는 등 중죄에 대한 면죄부를 받기 위해 가벼운 죄를 골라 감옥행을 택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사관계자들은 『조직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감옥행을 선택하는 것이 두뇌회전이 빠른 범죄조직원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라고 밝혔다. 어찌됐든 김의 범행이 아지트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빚어진 것으로는 의심쩍은 점이 너무 많아 이를 규명하는 것이 지존파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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