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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군축·군핫라인 설치 필요”/미 NYT지

    ◎“한국 배제한 미·북대화에 한계” 【뉴욕=나윤도특파원】 미국과 북한간의 핵협정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남북한과 미국 3자는 한반도 내에서의 군사적 대치상황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뉴욕 타임스지가 25일 주장했다. 타임스지는 이날자 사설을 통해 현재 북한의 1백만 병력과 미군 3만7천명을 포함한 75만의 남한측 병력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어 유사시 충돌 위험성이 높다고 강조하고 긴장완화의 방법으로 양측의 군비감축과 군사훈련의 규모축소,병력이동의 사전통보,양측사령부간의 핫라인 설치 등 상호 신뢰장치의 구축을 권고했다. 타임스지는 특히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 됨은 물론 상업적 판매까지 시도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계획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의 하나로 포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임스지는 또 평양측이 군사적 대립 상황의 해소를 위한 방안 모색에 있어 워싱턴측과의 대화를 선호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한국이 직접 참여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이제 3자가 모두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불/“세계신 넷” 노르망디교 개통(세계의 사회면)

    ◎기둥 간격·높이·받침·사장선길이 “으뜸”/사장교 2.2㎞… 밑으로 선박 지나가/첨단기술 총동원… 「비행기 다리」별명도 세계 최고의 교량건설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알려진 노르망디대교가 지난 20일 개통됐다.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들어져 프랑스 동북부의 항구도시 르 아브르와 옹플뢰르를 잇는 전장 2.2㎞의 이 사장교는 세계 교량 건설 사상 네개의 신기록을 수립했다. 가장 빛나는 신기록은 두개의 버팀기둥 사이의 길이다.이 길이를 최대한으로 하는 것이 다리 건설기술의 요체이기 때문이다.노르망디대교는 버팀기둥 사이 길이가 8백56m나 된다. 첨단 기술이 총동원돼 「비행기 다리」라는 별명을 지니게 된 노르망디대교의 또 다른 신기록은 버팀기둥의 높이.2백15m로서 파리의 몽파르나스 타워 빌딩(2백10m)과 비슷하다. 버팀기둥에서 늘어뜨려져 상판을 받드는 줄(사장선)의 길이도 가장 긴 것이 4백50m로서 이 또한 세계 최장이다. 또 기록적인 것은 버팀기둥의 받침.2만t이나 되는 기둥의 하중을 견디도록 지름 1.5∼2m,높이 55m의 말뚝을 28개씩 박았다. 이 다리의 전체 길이 2.2㎞는 파리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의 거리와 똑 같다.건설에 23억프랑(약 3천4백5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갔다. 바다로 빠지는 센강의 어귀를 시원하게 연결하는 다리 중간에는 단 2개의 버팀기둥만이 서 있다.수면위 상판 높이는 52m로 비교적 높은 편인데 이는 큰 선박도 다리 밑을 오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치상의 기록말고도 철저한 공기역학적 연구를 거쳐서 만들어졌다는 데서 노르망디대교는 주목된다. 수면위 52m의 풍속은 시속1백70㎞가 될 때도 있다.따라서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상판을 비행기 날개를 뒤집은 형태로 만드는 공법을 최초로 사용했다. 그리고 기둥에서 뻗어나온 강철선이 서로를 움직이지 않게 지탱해 공명 현상도 없애고 있다. 진짜 다리를 만든 사람으로 꼽히는 사람은 첨단 공법을 도입한 미셸 비를로제라는 기술자다.그는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와 다리에 대한 환상을 갖는 것은 금물』이라며 『단지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면 된다』고 말한다. 하루 8천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교량 하나를 만들기 위해 쏟아붓는 노력과 철학들이다.
  • 민자,「대표 명칭」 유지/야 소식통,“김 대표 퇴진은 확고”

    민자당은 15일 당대표직을 없애고 당의장제를 신설하려던 방침을 바꿔 당대표의 직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당 지도체제 개편과 관련,일부에서 제기했던 당의장이나 부총재를 신설하지 않고 당대표의 직명을 그대로 두기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의장제를 신설해 당을 총재 직할체제로 만든다는 것이 지금 정치상황에서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 아래 당대표제를 유지하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종필대표를 퇴진시킨다는 방침은 확고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앞으로 당대표가 야당과의 대화를 주도하는등 당의 「얼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민자당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원내총무등 당3역의 책임과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체제개편안을 16일 마련,공식적인 당내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당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대표 중앙상무위의장 3역 대변인 총재비서실장 대표비서실장등으로 국한했던 고위당직자회의의 참석 범위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 정치판도 우경화(일본 「21세기 야망」:3)

    ◎“유리한 국제질서 창조” 신보수주의 대두/해외파병 제약 평화헌법 개정론 점차 확산/오자와 등 뉴리더들,“권력집중” 양당제 구상/무라야마 등장,사회당 해체 앞당겨 역사에 적응력 과시 『일본으로부터 미국에 좋지않은 두가지 소식이 날아왔습니다.달러하락과 사회주의 총리의 등장이라는 뉴스입니다』 일본에 사회당총리가 탄생한 다음날인 지난해 6월30일 미국의 NBC TV방송이 도쿄발로 보도한 뉴스다. NBC방송은 무라야마 도미이치 사회당위원장이 일본총리로 선출된 것을 이같이 미국에 나쁜 뉴스라고 보도했다.뉴욕 타임스도 같은날 『사회주의자가 일본 지도자로 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미·일안보조약을 부정하고 냉전시대 「거대한 악」이었던 사회주의자가 아시아 동맹국 일본의 지도자로 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며 미국에 나쁜 뉴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지않은 뉴스의 더 심오한 의미는 사회당위원장이 총리가 된 오늘의 정치상황이 아닌 다른 차원에 있을지도 모른다.무라야마 총리의 등장은 사회당의 몰락을 앞당기고 대국주의를 지향하는 정치세력의 강화를 촉진하며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중시하면서도 조금씩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일본의 거시적 변화의 속도를 빠르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무라야마 위원장도 자신의 총리선출이 사회당의 몰락을 촉진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감해서일까 당시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사회당 총리의 등장은 사회주의의 퇴조라는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역류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그러나 그것은 역사의 역류가 아니라 일본의 놀라운 역사의 적응력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는 일이다.사회당 총리의 등장은 국제공헌이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라 전후 반세기동안 1국 평화주의와 경제지상주의를 표방했던 사회당의 퇴조를 가속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회당의 퇴조와 함께 일본에서는 미국의 보수화 회귀와 마찬가지로 보수주의 물결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그것은 일본정치의 총보수화라는 거대한 정치적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보수화가 일본정치의 큰 흐름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82년 나카소네 내각의 등장 때라 할수 있다.그는 저서 「새로운 보수의 논리」에서 『지금은 국내경제본위라는 틀에서 벗어나 더욱 넓은 세계를 향하여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한 시대다.그것은 곧 보수통치의 부활이다』하고 역설했다. 안으로는 보수화,밖으로는 대국화를 지향하는 나카소네 전총리의 이러한 보수정치와 「전후정치의 총결산」 외침은 2차대전전 일본의 전통적 가치였던 국가주의와의 연속성을 밑바닥에 깔고 있다.그러나 전후 교육을 받은 뉴리더들의 신보수주의는 천황제나 신도사상등 복고주의적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다.그들은 국제적 변화에 대응 일본도 국가개조를 하여야 한다는 현실주의자들이다.오자와 이치로 신진당 간사장,하타 쓰토무 전총리등 뉴리더들은 극우파의 호전적이고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과는 다르다.그들은 일본 국왕을 신으로 보지 않으며 군사력으로 현대판 대동아공영권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극우파의 제국주의적 환상도 거부한다. 현실주의적 신보수주의자들은 오늘의 일본은 국제적 책임과 권리가 동시에 커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막강한 경제·산업·기술력을 갖고 있는 일본은 과거와는 달리 국제질서에 순응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제정치에서 일본에 유리한 국제질서를 창조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논리다. 전후세대들은 물론 민주주의 이념과 제도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의 침략과 패전의 아픔보다는 성장과 풍요로움만을 기억하고 있는 그들은 민족적 우월감과 자신감에 도취하여 또다른 패권의 유혹을 받을지 모른다.그러한 우려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신보수주의 뉴리더들의 군사적 국제공헌론과 일본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국화 의식」에서 읽혀진다. 신보수주의자들은 냉전후 국제상황에 맞지않는 국내체제를 무너뜨리고 다이내믹한 체제를 만들기 위해 정치개혁을 단행하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소선거구·비례대표 병립제의 선거개혁이다.소선거구제가 도입됨에 따라 일본정치는 2대 정당제로 재편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과정에서 사회당·공산당등 혁신세력은 설땅을 잃어가고 있다.오자와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속에 일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권력집중형 양당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신보수주의자들이 그리는 일본의 국제화·대국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이 하나 남아 있다.헌법의 개정문제다.평화헌법은 교전권과 집단자위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제약하고 있다.물론 지금도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자위대가 해외에 파견되고 있다.그러나 훨씬 더 적극적인 해외파병과 군사력 증강을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 일본의 개헌은 물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개헌 찬성이 5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평화주의 유토피아」에서 안주하려는 세력이 강하다.그러나 평화헌법은 미군점령기의 굴욕적 유산이라는 민족주의자들의 외침속에 헌법을 바꾸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최대의 평화헌법 수호자인 사회당은 그 존재가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헌법을 바꾸는것은 일본이 강요된 속박에서 벗어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한 과정일지 모른다.일본이 언제까지나 평화헌법 틀안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치게 순진한 역사인식이다.일본은 본래의 모습으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그러한 변화는 그러나 아시아인들에게는 불길한 조짐으로 받아들여진다.그것은 역사적 체험 때문이다.일본방위아카데미 책임자를 역임한 온건보수파 지식인 마사미치 이노키도 『평화헌법의 개헌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나머지 마귀들이 모두 튀어나와 밤공기를 어지럽히는 사태와 같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 미,남북대화­연락소 연계 배경/대북경고·대한배려 양면포석

    ◎「경수로」 한국정부의 국민설득 지원/“북핵제동 모색”공화당 눈치보기도 미국이 남북대화재개와 연락사무소의 개설을 사실상 연계할 것임을 비친 것은 두가지의 상황을 크게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북한이 조속한 시일내 남북대화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경우 연락사무소 개설도 순조롭게 이뤄질 수없다는 것을 현시점에서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북한은 미·북한간의 기본합의문에 남북대화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있는데도 전혀 대화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행동없이 오히려 비방등 대화를 해치는 선전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클린턴 행정부의 한국정부에 대한 「대화노력」과시와 함께 공화당지배의 미의회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불과 한달전인 작년 12월 6∼12일 연락사무소개설을 위한 북한측 대표들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영사문제와 다른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연락사무소의 개설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공식으로 표명해 왔다.그러던 미행정부가 연락사무소 개설에 「정치적 고려사항」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남북대화재개를 원하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준 측면도 없지 않다. 경수로 건설을 위한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설립과 재정분담문제에서 한국의 「중심역할」이 필수불가결한 마당에 미국의 남북대화 강조는 과도한 재정부담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한국 정부의 운신 폭을 넓혀주는 면이 없지않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대내 정치적 측면에서 볼때 상원의 프랭크 머코스키 에너지위원장 같은 이는 미·북한의 이행조치의 하나인 대북 무역,투자제재완화는 9일의 북핵청문회등을 통해 북핵합의의 내용이 충분히 검토되기 전까지는 어떤 조치도 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따라서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상·하원의 북핵관련상임위원회가 잇따라 청문회를 개최하고 이들 청문회를 통해 북핵합의내용이 충분히 검증된 후에 합의이행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미행정부로서 의회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수 없는 것이다. 국무부 관리가 남북대화 재개와 연락사무소 개설의 「사실상 연계」에 대해 매우 조심스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또 이러한 미국의 입장을 워싱턴주재 한국특파원들에게 한해서만 설명한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국무부의 이 관리는 남북대화가 연락사무소 개설의 전제조건은 아니며 이 두가지가 기계적으로 연계된 것도 아니나 남북대화가 재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락사무소가 개설되기는 정치적으로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즉각적인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영사문제와 다른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연락사무소 개설은 가능하다』는 종전의 입장에서 「개설의 정치적 환경」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미정부의 입장이나 미국내 정치상황에 비추어 이달말 연락사무소개설을 위한 미국의 전문가팀이 평양을 방문,사무소부지나 건물을 물색한다 해도 당초 예상되던 금년 4월께 연락사무소개설은 좀더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 미­일/「전후 50년」새 관계 모색/무라야마 방미… 정상회담 전망

    ◎둘다 국내문제로 “쩔쩔”… 주요현안 없어/안보·무역마찰·북핵문제 등 논의 예상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일본 총리가 10일 총리 취임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무라야마총리의 방미는 지난해 2월 호소카와 전총리 이후 일본 총리의 첫 미국방문이다. 무라야마총리는 당초 방미에 소극적이었으나 외무성 등이 강력 추진,성사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미국도 일본의 요청에 대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만났는데 또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그만큼 현안다운 현안은 없는 방문길이다. 양국의 정부수반은 모두 국내정치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대외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처지가 아니다.클린턴 대통령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대패,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를 다루는데 쩔쩔매고 있고 무라야마 총리도 사회당 내분으로 시달리고 있는 처지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현안을 다루는 회담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전후 50년을 맞아 새로운 양국관계를 모색하는 정치적인 무대」로 될 공산이 크다.일본 외무성의사이토 사무차관도 총리의 방미는 『종전 50주년의 마디를 맞아 양국 정상이 만나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또 미국 부시행정부에서 아·태지역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윌리엄 클라크씨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비슷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최근 미국의 일본에 대한 관심의 저하나 일본의 대미불신 분위기 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양국관계를 구축하는 「내일을 위한 회담」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무라야마 총리가 11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가질 정상회담 등에서는 미·일 안보문제 및 무역마찰,북한의 핵문제,경수로 지원문제 등을 중점 논의하고 그밖의 의제로는 등소평의 병세가 위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중국과 정치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러시아 등 국제정세 등이 꼽히고 있다.오는 11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의 원만한 진행등도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동안 양국간 주요 논의대상이었던 무역마찰 문제는 지난해 7월부터 경제협의를 벌여 10월 일부 합의가 이뤄진 뒤 미국의 태도가한결 부드러워졌다.최근 미국에서는 대일관계를 경제분야에 집중해온 것과 관련,반성이 일고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지역에서 중국 인도 등과의 경제협의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시급한 현안은 되지 않을 전망이다.일본으로서도 추진중인 규제완화 5개년계획을 들어 미국측의 이해를 구한다는 입장이고 그만하면 미국으로서는 더 이상 「저팬 배싱(일본 두드리기)」을 하기 보다는 「저팬 패싱(일본 통과)」의 입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총리의 방미를 21세기를 맞이하는 원년으로 삼고 싶다는 강한 염원을 나타내고 있다.이 점에서 지난해 무역마찰문제 등을 둘러싸고 결렬에 가까운 결과를 빚었던 호소카와 전총리의 미국방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속에서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네팔근로자 성폭행/공장장 긴급구속

    【광주=김병철기자】 경기도 광주경찰서는 10일 네팔 여성근로자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달아났던 광주군 오포면 K가구공장 공장장 기현석씨(27·성남시 중원구 성남동)를 붙잡아 강간치상 혐의로 긴급구속했다. 기씨는 지난 8일 상오 1시쯤 네팔 여성근로자 2명이 자고 있던 회사 기숙사로 들어가 G양(22)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누르며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손을 묶고 위협,G양이 달아나자 같이 자고 있던 또 다른 G양(22)을 때리고 사무실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있다.
  • JP의 거취/거센 퇴진론… 이리송한 위상(새전개 ’95정국:5)

    ◎백의종군·탈당 등 시나리오 속출/12일 주례회동… 절충안 나올지도 올 연초부터 정국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이슈는 역시 민자당 김종필대표(JP)의 거취문제다.지난해 말부터 당 일각에서 제기된 「JP 퇴진론」은 모양 사나운 사실상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이제 선택만 남았다.그 선택은 처음에는 김영삼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는 듯하다가 이제는 JP의 손으로 넘어간 것처럼 보인다.JP에게는 고뇌에 찬 선택의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어떤 선택을 하든 JP 스스로 바라는 선택이 아니라 강요된,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당 일각에서는 JP의 명예퇴진을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으로 볼 때 어떤 결과든 JP나 그 주변에서는 명예롭게 받아들일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당사자인 JP나 변화의 핵심진원지인 김대통령은 아직도 똑 부러지게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다. JP의 위상에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데 두사람 모두 「알듯 모를 듯한」 화두만 주고받고 있다.먼저 김대통령은 「당의세계화」라는 화두를 던졌고 이에 JP는 「종용유상」(무슨 일이 있어도 의연하게 법도를 지킨다)이라고 응답했다.이어 김대통령은 지난 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여망」에 따라 당에서 알아서 하라고 여운을 남겼다.JP도 7일 만69세 생일을 맞아 『어떤 변화인지 대략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할지는 아직 유보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것이 조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결론이 나올 때는 그 결론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JP의 거취에 열쇠를 쥐고 있는 두사람 모두가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김대통령의 생각과 선택은 대략 세가지쯤으로 짐작된다.하나는 현상유지이며 나머지는 「알아서 물러나라」는 간접적 강요거나 「부총재」「당의장」「당고문」등 변화된 위상과 역할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JP의 대응은 무엇일까.JP가 우선 선택할 수 있는 하나는 어떤 위상의 변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다.나머지는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거나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길이다.최악의 시나리오는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 등 반발하는쪽이다.그러나 「굴신」이든 「반발」이든 어떠한 대응도 쉽지 않고 본인과 주변에 후유증을 남길 것에 틀림없다.반발한다면 물러나는 명분을 찾기도 힘들지만 탈당이나 신당결성의 명분을 찾기는 시기가 좋지 않다.동조세력이 얼마나 될 것인지도 역시 불투명하다.결국 JP의 반발은 집권당에 상당한 파괴력으로 작용할 것에 틀림없지만 스스로 새로운 파괴력을 갖는 집단을 이루기까지에는 시점과 명분에서 매우 불리하게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3주째 갖지 않았던 김대통령과 JP의 주례회동이 오는 12일로 잡혀 그때쯤이면 JP의 거취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설득이든 담판이든 결론을 위한 깊은 생각들을 주고받을 것이다.그러나 김대통령이나 JP 두사람 모두가 40년 가까이 정치판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프로정치인이고 「권력의 힘」「세력기반의 중요성」「현재의 정치상황」이 어떤지를 너무나 잘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반발」과 「파국」은 피하리라고 여겨진다.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8월 전대/“DJ 정계복귀 시도할듯”/민자당의 올 정세 분석

    ◎김정일,상반기중 권력 공식승계/정치 만개… 「세계화」 탈색될까 우려 오는 6월의 지방자치선거는 민자당후보들에게 「힘든 시험무대」이며 8월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김대중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가 가시화 될 것이라는 민자당의 분석이 나왔다. 민자당 정세분석위원회는 5일 펴낸 정세보고서에서 올해는 지방자치선거를 통해 내년의 총선과 차기정권을 향한 전초전 양상이 벌어지는 「정치만개의 해」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연초부터 선거정국이 크게 달아오르면서 국정목표인 세계화 추진 분위기가 실종될 우려가 크다는 판단 아래 세계화 기조의 유지를 전제로 한 「지방선거 필승정략」등 다각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2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당직개편과 선거대책기구 구성,공천문제 등 내부갈등요소를 미리 없애거나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선거 또한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보고서는 이번 지방자치선거가 집권당의 프리미엄을 포기한 상태에서 결국 인물대결이 될 것이며 전환기적 진통을 이겨내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특히 15개 광역단체장선거 가운데서도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는 곧바로 통치권의 누수문제와 연관되므로 어떤 후보를 언제 공천할 것인가를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민자당의 개혁후퇴및 이른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갈등을 부각시키고 성수대교의 붕괴와 같은 대형참사를 집권당의 무능력으로 몰아붙이는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따라서 민자당 후보들은 세계화 기조에 맞춘 정책을 내세워 야당과의 차이를 부각시키며 「개혁선거법 준수운동」이나 「읍참마속의 모범」을 통해 선거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공천후유증도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선거 이후의 정국도 선명치 못하다.올 후반기에는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가 시작되므로 권력의 지방분권화에 따른 통치권의 조기누수현상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15대 총선을 향한 공천경쟁과 이합집산등 정치권의 동요도 예상된다는 것.이 과정에서 「여러정파의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국가체제정비 여론도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국가체제정비 여론」은 곧 개헌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대중이사장이 민주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을 예측하면서 『사전대비책이 요망된다』는 한마디로 우려를 대신했다. 이같은 정치상황의 분출은 국정기조인 세계화 추진분위기를 덮어버릴 가능성이 많고 이렇게 되면 국정의차질은 물론 국민정서에도 배치된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판단이다.결국 중대한 국민적 요구에 부딪힐 올해에는 당의 환골탈태,당의 단합,견고한 당·정 협조체제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한 차원 높은 여·야관계의 정립도 크게 요청된다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 민자 시·도지사 후보경선/4월께/대표직폐지 등 당체제 대폭개편추진

    민자당은 오는 6월의 4개 지방자치선거 가운데 서울시장등 15개 시·도지사 후보를 오는 4월쯤 경선을 통해 뽑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와 함께 2월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운영을 확성화하는 차원에서 15개 시·도지부장도 경선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당은 이날 문정수사무총장 주재로 전당대회준비위 정강·정책소위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광역단체장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선거 후보와 지구당 위원장에 대해서는 경선을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뒤따른다는 판단아래 장기과제로 남기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광역단체장 즉 시·도지사 후보에 대한 경선방안과 관련,일부 이견이 있었으나 특히 서울등 야권 강세지역에서 야당과 정면대결하기 위해서는 후보를 가시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경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은 각 지구당별로 대의원 2백명정도를 선출한 뒤 이들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한편 민자당은 다음달 전당대회에서 2년으로 돼있는 총재의 임기를 대통령의 임기에 맞춰 5년으로 늘리는 한편 대표직을 폐지하고 당3역의 역할을 재조정하는등 주요 당직체계에 대한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의 문정수사무총장은 이날 『당무회의의 주재권은 당헌상 총재에게 있으며 대표가 이를 주재하는 것은 편의상 관행에 불과한데도 이것이 당연시되고 있다』고 지도체계의 이원화에 문제를 제기했다. 백남치정치담당정조실장도 『당헌·당규에 당의 대외적 대표성은 총재에게 있음에도 대표를 별도로 두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해 지도체제 개편문제에 대한 검토가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당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주요 당직명이 새로운 정치상황에서의 역할에 적합한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됨에 따라 당의 민주성·경쟁성을 확보하면서도 통합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당직 구도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표직을 당의장으로 변경하거나 이를 아예 폐지,전당대회수임기구인 중앙상무위를 직능기구로 전면재편한 뒤 그 의장을 당의 2인자로 하는 방안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전하고 『당3역의 역할과 명칭도 함께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건·사고로 본 1994년/기자방담

    ◎성수대교 붕괴… 「건설한국」명성 먹칠/세금비리·도시가스폭발 겹쳐 충격 증폭/지존파·박한상 범행땐 도덕성 파탄 분노/통신구화재… 정보망 관리부실 드러나/「장교 길들이기」 등 군의 하극상 이슈화 □참석자 ◇사회부=정수완 주병길 박현갑 박찬구 김환용 박용현 김태균 이순녀 기자 ◇전국구=김동진 김학준 기자 94년 갑술년은 초대형 사건·사고로 얼룩진 한해였다.지존파·온보현·박한상·증인보복 등 악마적 범죄가 꼬리를 물었고 성수대교붕괴·아현동가스폭발사건 등 부끄러운 후진국형사고도 봇물터지듯이 이어졌다.여기에 인천세무비리에서 불거진 공무원들의 세금도둑질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대다수의 선량한 서민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그리고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의 기강문란사건도 시민들의 불안증후군을 가중시켰다.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1년동안 사건·사고현장을 발로 뛴 일선 취재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재조명해 본다. ­올 한해는 「재난의 해」였습니다.최근 한 잡지에서 어린이5백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10대뉴스를 선정했는데 1위는 성수대교붕괴,2위 지존파살인사건,3위 충주유람선화재사고,4위 온보현택시강도,5위 비행기추락사고,6위 세금비리,7위 서태지악마사건,8위 국민학생투신자살,9위 김일성사망,10위 조창호소위귀순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어린이들은 「나라망신」「너무 끔찍해서」「정부가 국민을 속여서」등등의 선정이유를 들었다고 합니다.동심에 비친 10대뉴스는 어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고 봅니다. ­올해 최대의 뉴스는 단연 성수대교붕괴였습니다.출근길에 느닷없이 무너진 성수대교는 다리 하나가 끊어진 물리적 사고가 아니라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들이 마치 가슴 한쪽을 한강에 빠트린 것과 같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성수대교붕괴의 여파는 2주 동안 수도 서울의 시장을 2명이나 갈아치우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검찰의 성수대교 수사 당시 이원종 전 서울시장을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새벽닭이 울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구속수사에 자신감을 보이던 한 검찰간부가 결국 이 전 시장을 귀가시킨 뒤 『새벽닭이 죽어버렸다』며 자조어린 말을 내뱉은 것은 두고 두고 법조주변의 이야기거리가 됐지요. ­성수대교붕괴가 세계 각국의 톱뉴스를 장식하면서 건설대국으로서 한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깍아 내려 버렸다고 봅니다.무엇보다 서울시민에게는 출퇴근길 한강다리를 지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하는 불안감과 교통체증이라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이 사고는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교훈과 자성의 계기가 되었지만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 가혹하고 엄청난 것이었어요.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사고는 육·해·공에 이어 지하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어이없는 사고였습니다. 대낮 주택가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12명의 인명피해와 70여명의 부상자 그리고 6백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대형사고의 발생원인을 추적해보면 항상 확인되듯이 이 사고도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공원지하에 가스기지를 설치한 당국의 사고불감증이 부른 「예고된인재」였다는 점이 국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폭발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30여m나 치솟은 불기둥과 주택가를 뒤덮은 화마가 휩쓸고 간 뒤 숯덩이가 된 시신을 놓고 신원확인작업을 벌이는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시신을 찾는데 유전자 감식이라는 첨단기술이 동원됐지만 평소 달고 다니던 귀걸이와 의치·금이빨·시계·열쇠 등 금속물이 시신찾기에 한몫을 단단히 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1일에 발생한 서울 종로의 지하통신구화재사고도 사상최악의 통신대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지나칠 수 없는 대형사고였어요. ­그렇습니다.이 사고로 지하에 매설된 광케이블이 소실되면서 유·무선전화와 행정전산망,은행온라인망,교통신호등,무선호출등이 두절돼 정보화시대의 첨단시스템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줬습니다. ­이들 사건·사고가 부실공사와 관리체계의 허술함,공무원사회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면 박한상,온보현,지존파,증인보복사건 등은 도덕불감증시대의 인간성상실현상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말해줬습니다. ­박한상사건은 「사람의 아들이기를 포기한 패륜아」,택시강도 온보현사건은 「택시 한번 잘못 타면 목숨 잃는 세상」,지존파는 「비뚤어진 인간성 때문에 일어난 광란의 살인극」으로 특징을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곪고 병든 우리 사회의 도덕적 환부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여준 잔혹극이었죠.김경록의 증인보복살해사건도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한 가정을 처참하게 파괴한 삐뚤어진 젊은이의 전형이었습니다. ­국민을 경악과 공포에 몰아 넣은 박한상사건은 사건 초기부터 박이 용의자로 의심받았어요.그러나 『아들이 설마…』하는 마음에 얘기도 꺼내지 못했었죠.그런데 박이 부모의 삼우제를 지낸 직후 재산상속을 위해 아버지의 인감을 챙긴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모가 드러나게 됐지요. ­이 사건을 계기로 강남의 오렌지족과 야타족이 된서리를 맞았고 자식교육의 방법을 재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어요. ­6명의 살인집단이 4차례에 걸쳐 5명을 살해하고무기와 백화점고객명단까지 입수해 또 다른 범행을 기도하려한 지존파사건은 충격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하는 한탄과 자조에 빠지게 한 엽기적 사건이었습니다.특히 부유층 등 특정계층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KKK단에서 볼 수 있는 「증오범죄」의 전형을 띄었다고 분석됩니다. ­『압구정동 야타족을 죽이고 러브호텔로 쳐들어가려 했는데 결행을 못해 분하다』『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등 이들이 독기어린 말을 내뱉는 것을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이들은 전남 영광의 한 외딴 단독주택을 「살인공장」의 아지트로 정해 시체 소각로까지 만들어 철저하게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고 시체를 태울 때 냄새를 없애려고 그 자리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범행동기를 보면 짐승같은데도 범행수법은 치밀하고 용의주도해 악마들의 집단임을 입증했지요. ­극적으로 이들로부터 탈출해 사건을 알린 이모양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어떤 영화나 소설에서도 묘사되지 않은 드라마였다고 생각됩니다.목슴을 부지하기 위해 범인들의 살인제의를 받아들여 애인을 사살한 뒤 공범으로 행세해야 했던 이양에게 동정과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죠.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의 수사검사는 『세상에 신과 악마가 존재한다면 이 사건이야말로 악마의 대리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라고 말했는데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택시를 몰고 다니며 여자승객들을 상대로 납치·살인행각을 벌인 온보현사건에서 온은 8월31일부터 9월14일사이의 불과 보름동안 훔친 택시를 이용,6명의 부녀자를 연쇄납치해 3명을 성폭행하고 2명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온은 1심공판에서 변호인이 사형제도의 폐지를 역설하자 『지금까지 하신 말씀은 한마디로 쓸데없는 말씀입니다.나같은 놈은 죽어야 합니다』고 말하더군요.이 사건은 불특정다수를 범행대상으로 삼는 「사회저항형사건」의 무서움을 새삼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 악마적 사건을 계기로 인간성회복을 위한 운동본부가 조직됐고 각 지역간의 공조수사 헛점을 보강하기 위해 경찰 광역수사단이 설치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입니다. ­올해 일어난 사건·사고 중 가장 오랫동안 지속됐던 사건은 도세사건이었습니다.세금도둑의 줄임말인 「세도」라는 신조어는 올해 언론이나 국민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 내린 말이 됐습니다.「세금있는 곳에 비리있다」는 오래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지요.9월 인천 북구청에서부터 시작된 이 사건은 부천과 서울 등지로 옮겨 붙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돼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 사건 취재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아요.특히 인천의 큰 세도 안영휘씨는 20년간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퇴직하면서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지방세정에 잘 반영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는 것이지요.이밖에 세도들의 대부분이 평소 청백리로 행세해 상을 받지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웃지못할 일도 있었습니다.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온 어떤 독자는 안씨를 「올해의 인물」에 뽑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9월27일에 일어난 울산 장교탈영사건과 10월31일의 양주 사병총기난사사건은 「장교길들이기」와 「전대미문의 하극상」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적전대치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군의 총체적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요.모든 국민들은 군이 자체정화작업을 통해 「무너진 군기로 인해 땅에 떨어진 사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으며 우리 군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서강대 박홍총장의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있다』『북한장학금 받은 교수 있다』『정부·여당에도 주사파 있다』『청와대·안기부에도 주사파 있다』는 주사파 씨리즈발언은 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기승을 떨쳤던 올 여름을 강타했습니다. ­이밖에 철도·지하철파업과 조계사폭력사태,대학내 김일성분향소설치,충주유람선화재,서해 훼리호침몰,KAL기 제주도착륙사고,검찰의 12·12사건 불기소처분 등도 올 한해를 진동시킨 사건·사고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신문사 안에서 「잔치(대형 사건·사고)때 한번 쓰려고 기르는 돼지」로 지칭되는 사건기자들은 정말 정신차릴 틈이 없을만큼 비지땀을 흘리며 뛰어다닌 한해였습니다.「액땜」이라는 우리 말이 있는 것처럼 올해의 모든 불행한 일들이 앞으로 더욱 잘되기 위한 액땜이 되어 을해년 새해부터는 평화로운 일들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새 장관 새 포부

    ◎공노명 외무/“조직 활성화… 안보·경제 실익 추구” 『갑작스럽게 대임을 맡게 돼 책임감이 앞섭니다』 주일본대사에서 외무장관으로 발탁되기는 처음인 공로명 신임 외무장관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앞으로 외교정책의 기본 방향은. ▲김영삼 대통령은 세계화,지방화,통일대비라는 국정목표를 내걸고 있다.실행부서 가운데 하나인 외무부의 장으로서 대미·대일 관계를 기축으로 인접우방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안보와 경제이익을 추구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화와 경제외교등과 관련,평소 생각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국경없는 경쟁이라는 말이 있다.안보도 경제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무역면에서 기술도입등을 통한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일본과의 합작을 더욱 모색,수입대체의 실력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외무부로서 외교망을 모두 동원,노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경제부처와도 긴밀히 협의하는 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 ­외교팀의 불화가 지적되곤 했는데. ▲우리나라는대통령 중심제다.김대통령의 시정방침을 받들어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화로운 정책을 수행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외교정책수행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시정할게 있다면. ▲시간을 두고 고칠 것은 고치고 장점은 최대한 살려나가겠다.외무부가 맡은 직분을 다하는 가운데 외교정책을 성실히 수행하는 근무자세가 되도록 하겠다.또 외무부의 조직활성화에도 힘쓸 것이다.이는 40년 가까이 외무부에서 일해온 나의 중심 철학이다. ­북한 핵문제는 어떤 각도에서 접근할 것인가. ▲북한 핵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북·미 합의라는 테두리 안에서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핵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충실한 합의이행을 위해 국제공조체제를 유지·강화하면서 문제해결을 모색하겠다. ◎이양호 국방/“군기강 확립 통해 전투력 높일터” 이양호 신임국방장관은 24일 상오 11시쯤 국방부 안 육군회관에서 32대 국방장관 취임식을 갖고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 육성도,국민의진정한 사랑을 받는 일도,또한 사기를 높이는 일도 우리 스스로의 몫이며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장관은 이에 앞서 정부의 개각발표가 있은 23일 하오5시쯤 국방부 동측광장에서 전역식을 가진뒤 곧바로 청사1층 기자실을 방문,간단하게 취임소감등을 밝혔다. ­취임소감은. ▲앞으로 군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우리 국방부의 업무는 국방력을 강력하게 유지,적의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다.지난 2년간 군은 많은 변화 속에서 발전해 왔으며 내년부터는 보다 안정된 상황속에서 군기강을 확립하고 전투력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다.특히 미국과 긴밀히 연락,한미연합체제를 공고히 유지할 것이다. ­군통수권자로부터 장관 임명과 관련해 무슨 언급이 있었나. ▲군통수권자는 군이 안정된 가운데 사기를 진작하고 군기를 확립해 전투력을 확립하는데 최대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이에 따라 군본연의 모습을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앞으로 군은 정부의 세계화정책방향에 맞춰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우리 군은 6·25전쟁 이후 미국의 편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현재 진행하고 있는 21세기위원회의 연구에 따라 군편제와 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춰 개선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합참의장과 육군참모총장·3군사령관이 함께 자리를 옮기게 돼 후속인사가 불가피해졌는데. ▲빈자리를 채우는 피치 못할 인사를 제외하고는 내년 4월 정기인사때 인사를 하겠다. ­공군출신으로 국방업무의 장악력이 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중장진급 이후 줄곧 국방부와 합참에서 근무해 많은 일을 배웠다.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소신껏 일하면 후유증이 없다는게 소신이다. ◎김윤환 정부1/“야와의 접촉은 「제도권」 위주여야” 역시 하주(김윤환정무1장관의 아호)였다.24일 아침 김장관이 6척장신의 몸을 휘청거리며 정부종합청사에 나타나자 모두들 『정치 분위기가 난다』고 했다.한사람이 주변 분위기를 이렇듯 달리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공직사회도,여야관계도 모두 얼어붙은 상황에서 그의 역할이 한층 기대되고 있다. 종합청사 10층 중앙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도 그는 시종 여유만만했다. ­정무장관을 다시 맡은 소감은. ▲3수한 셈인데 곧 기네스북에 오를지도 모르겠다.(웃음) ­왜 기용됐다고 보는지. ▲바깥에 있으면 대통령께서 여러 정치상황에 대해 지시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어려움이 많으니까 안에 있으라는 뜻이 아니겠는가.당초 당쪽이 아니었나 싶었고 입각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총리물망도 있었는데. ▲나는 별로 생각도 않았는데 언론에서 쓴거지. ­2월 전당대회 때 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대통령의 의중이니 모르겠다.정무장관으로 왔으면 조금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당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가. ▲내가 김종필대표를 몰아내고 민자당 대표를 희망하는 것처럼 일부에서 쓰는데 절대 그게 아니다.집권여당에서 부총재의 경선과 집단지도체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전제 아래 경선을 하려면 대표를 하는게 숫제 낫다는 얘기를 했는데 마치 대표경선을 주장한 것처럼 보도됐다.다시 말하지만 김대표를 부도덕하게 몰아내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생각이다.김대표가 언제까지 당대표를 해야 하느냐 하는 의견을 가진 이도 있지만 그것은 대통령과 김대표가 직접 얘기할 일이고 다른 사람이 끼어들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야당의 이기택대표보다는 동교동계를 주로 상대하라는 포석 같은데. ▲아니다.야당과 접촉을 한다면 역시 제도적으로 가야 한다. 김장관은 이번 개각에서 대구·경북출신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는 말에 대해 『배려보다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을 기용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그리고는 『나는 큰 꿈이 없다.겸허해야지….픽서(Fixer·정치기반을 공고히 해주는 사람을 지칭한 듯)가 더 중요하지』라고 말했다.그러나 「작은 꿈」이 무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답변을 보류했다.
  • 미 10대 미혼모 출산율 하락

    ◎86년이후 처음… 청소년보호단체 “흐뭇” 1986년 이래 미국에서 처음으로 지난해에 10대 미혼소녀들의 출산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15∼19세 미혼여성들의 출산율은 86년부터 매년 5%·6%·7% 등 큰 폭으로 치솟기 시작,92년에는 27%로 최고를 기록했다.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예상외로 2% 포인트 낮아진 25%를 보였다는 것이다. 미혼여성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어려운 미국 상황에서 이들의 수치를 2% 낮춘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청소년보호를 담당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수치에 매우 고무돼 있다. 이 수치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15∼19세의 미혼여성 1천명 가운데 출산여성이 91년에 무려 62.1명을 기록했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출산율은 늘어나 18∼19세의 출산여성 수는 94.4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돼 심각한 실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던 것이 다행스럽게도 15∼17세까지의 연령층 미혼여성들 사이에서 수치가 91년의 38.7명에서 37.8명으로 줄어든 것을 비롯,행동양식에서 바른 몸가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어서 사회병리 차원에서도 바람직스럽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상의 희망에도 불구,어두운 그림자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출산하기엔 부적합한 나이에다 올바른 임신기간을 갖지 못한 이유 등으로 10대 미혼여성들이 낳는 아이들중 7.1%가 체중미달인 상태로 태어난다는 것이다.체중미달은 곧 미숙아를 말하고 이들은 또다른 차원의 후생복리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예산과 노력·장비·인력 외에도 사회적 이해란 요인들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신생아 건강을 위한 자선단체인 「한푼 모으기 운동」의 총재인 제니퍼 호우스씨는 『오는 2000년까지 우리들의 목표는 미혼모가 낳는 미숙아 출생률을 5% 이하로 낮추는 일이나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미혼모들로 인한 사회병리 현상은 어느 나라나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헬기 사건 미의 시각/클린턴 행정부 어떻게 접근할까

    ◎“단순 돌발사고” “대북관계 불변”/“핵합의 손상 우려… 북 송환거부 못할것”/대화해결 원칙… 「관대한 처분」에 기대 주한미군 헬기의 휴전선 북방 불시착사건은 단기적인 사건으로 그칠 것으로 보이며 북·미관계진전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물론 이는 북한측이 조종사 1명의 시신과 생존 조종사의 송환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분석이다. 북한이 조종사의 송환을 늦추지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북한측이 방북중인 미 하원의 리처드슨의원에게 『이번 사건이 불행한 사건』이라고 밝힌 점 ▲북핵합의후 연락사무소 개설 등 북·미관계개선이 시급한 북한으로서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으며 ▲클린턴대통령이 직접 성명을 통해 조속한 송환을 촉구한 점을 북측이 감안하지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양을 방문중인 리처드슨의원이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사실상 미국정부의 대표로 김영남외교부장 등 북측 당국자들을 만나 클린턴행정부의 우려를 직접 전할 수 있는 점과함께 미국이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항상 대화창구를 열어놓고 필요시 현안을 논의할 수 있기때문이다. 북한측이 이번 송환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여부는 곧바로 김정일체제의 미국에 대한 정책의 단면을 읽게해줄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 등은 지적하고 있다.북한이 만약 조종사의 송환을 지연시킬 경우 겨우 가동하기 시작한 북미관계의 개선움직임은 급냉각될 것이며 가뜩이나 북미합의에 불만을 갖고있는 공화당의원들의 반발에 불을 댕길 것이다. 앞으로 북한측이 어떻게 나올지는 단정하기 어려우나 조종사들의 송환에 앞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최대로 이용할 것이라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들은 이번 사건이 한반도의 대치상태의 지속과 휴전협정의 문제점에서 야기된 것이라며 미·북한간 평화협정의 체결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의 조속한 해결책과 관련,워싱턴소재 미 전략문제연구소의 윌리엄 테일러수석부회장은 『미행정부가 이번 사건이 실수에 의해 발생했음을 북측에 시인하고 즉각 미·북한간의 대화채널을 가동해 불필요한 긴장이 조성되는 일을 피해야할 것』이라고 CNN과의 회견에서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77년 7월 북한 영공으로 잘못 들어간 미군헬기를 격추,3명의 승무원을 숨지게하고 부상자 1명을 억류했지만 3일후 시신들과 함께 생존승무원을 돌려보낸 적이 있다. 이번 경우에도 북한은 미측으로부터 사건경위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을 듣고 관대한 제스처를 내외에 과시하면서 조종사를 조만간 송환할 것으로 예상되며 불시착한 헬기는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 돌려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당국이 밝힌 헬기 월경상황/분계선을 민항통제선으로 착각/“남방한계선 남쪽 비금선 통과중” 보고후 두절 주한미군과 국방부를 긴장시키고 있는 주한미군 17항공여단 소속 OH­58 정찰용 헬기의 북한지역 불시착사건은 군사분계선을 비행금지선으로 착각한 조종사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주한미군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사고헬기는 월경직전인 17 상오 10시43분쯤 『비행금지선으로 들어간다』는통신을 한뒤 교신이 두절됐다.그러나 헬기는 당시 이미 군사분계선앞에 있던 12사단 관측초소 위를 지나 북측지역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12사단보고와 헬기의 무선교신내용을 토대로 헬기 월경당시 상황을 살펴본다. 17일 상오 10시4분쯤.헬기는 춘천기지를 이륙해 지형숙지훈련지역인 강원도 원통부근까지 비행해왔다. 이 헬기는 이날 비행금지선을 넘어 남방한계선 앞까지 비행한뒤 좌회전해 춘천으로 되돌아올 계획이었다. 이 헬기는 이 지역을 여러차례 비행한 주조종사 홀준위가 새로 전역온 힐먼준위에게 지형교육을 시키느라 비행을 한 것이며 미군측은 규정에 따라 며칠전 한국공군에 이 비행계획을 통보했다. 헬기는 이날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민간항공기의 운항이 통제되는 공역(P­518)을 통과했다. 당시까지는 본부와 계속 교신이 이루어졌으나 그 이후부터는 본부와 통신이 한동안 끊어졌다. 이는 헬기가 계곡을 따라 저고도저속비행을 하는 바람에 전파가 산악지형에 막혀 일어난 현상으로 이 지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사고헬기는 통신두절 상태에서 10여㎞를 순식간에 비행,남방한계선을 통과하고 군사분계선 앞에 위치한 전방관측소를 지나치고 있었다. 그러나 헬기 조종사는 이때 위치를 잘못 파악하고 본부와 다시 가진 최종교신에서 『남방한계선 이남에 있는 비행금지선을 통과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 헬기는 조종사의 실수로 북쪽지역으로 넘어간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남방한계선 바로 앞에는 산등성이마다 노란색으로 월경방지표지판이 세워져있으나 헬기가 계곡을 따라 비행을 하느라 이 표지판을 보지못한 것 같다』면서 『아군초소 근무자 역시 영하 30도의 강추위속에서 귀마개를 하고 전방만을 주시하던 중이라 갑자기 머리위로 지나치는 헬기에 미리 경고를 못했다』고 말했다. ◎외무부·국방부·주한미군 표정/북­미 교섭채널 면밀 주시/국방부,경고사격 안한 현지부대 조사 외무부·국방부 등 우리 정부는 미군 헬기의 북한지역 불시착사건이 북­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들은 대체적으로 북한측이 미국과의 관계진전을 감안,미군 헬기문제를 빌미로 송환협상에서 「강수」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상황에 따른 「돌출변수」를 내심 경계하는 분위기. ○…외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미국과 북한사이에 어떤 채널이 어떻게 가동되는 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양측의 교섭채널을 면밀히 주시.이는 교섭채널과 그 수준이 양측의 향후 관계개선전망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좋은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 현재까지 외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양측의 채널은 정전협정에 의한 군사정전위원회,북한의 주유엔대표부와 미국무부,미국의 북경대사관과 북한의 북경대표부,「특사파견」 등을 들 수 있는데 미국은 거의 모든 대북한 채널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것이 외무부의 판단.이 가운데 정전위는 소령급의 공동일직장교회의만 한번 열렸을뿐 북한측은 대표회의나 비서장회의 등의 개최에는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가급적 미국무부나 백악관을 상대로한 채널만을 열어놓고 「직거래」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설명. ○…이번 송환교섭에는 때마침 북한을 방문중이던 미 하원의 리처드슨의원(민주),크리스텐슨 미국무부 부과장 등이 백악관의 「명」을 받아 특사자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리처드슨의원은 당초 19일 상오 10시 판문점을 넘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클린턴대통령과 전화를 나눈뒤부터는 본격적인 송환협상에 뛰어든 느낌.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측이 미군헬기의 「피격」사실을 방북중이던 리처드슨의원 일행에게 알려주었고 이들이 곧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과 레이크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에게 조종사의 신변상황 등을 전화를 통해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측이 방북중인 의원일행을 통해 미국측에 계속 협조적인 「사인」을 보내고 있어 사태가 의외로 일찍 매듭지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18일 상오 1시30분쯤 한승주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헬기 조종사 한명이 숨지고 다른 한명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한국정부에 통보.크리스토퍼장관은 이 통화에서 사망한 조종사가 직접 총에 맞았는지 아니면 강제착륙과정에서 추락에 의한 사망인지를 밝히지는 않았으며 한국정부의 「임무」에 대해서도 별다른 요구사항이 없었다는 후문. ○…주한미군은 이번 사건과 관련,미군당국의 공식발표 이전에 사고에 대한 자세한 상황과 조종사이름 등이 「누설」된 데 대해 심한 불쾌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주한미군측은 사고소식이 최초 유출된 「진원지」가 한국 국방부 또는 합참인지 아니면 주한미군측인지를 가리기 위해 당일 주한미군상황실 근무자를 대상으로 외부전화통화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 ○…국방부는 일요일인 18일 이병대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모두 출근,미군헬기사고 진행상황을 점검한데 이어 19일에는 헬기가 월경한 지역을 맡고 있는 부대가 근무를 소홀히 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진상조사에 착수.국방부는 이 조사에서 미군헬기가 월경할 당시 아군초소에서 미처 경고사격 등을 취하지 못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조사할 방침.
  • 미 정치가상소설 「아버지의 날」 화제

    ◎포클랜드 전쟁 예언한 소설가 배첼러 집필/대통령 2명 등장… 1명 피살 그려/헌법수정안 시비 제기된 상태서 더 관심 미국에 동시에 두명의 대통령이 등장하고 군부 개입으로 그 가운데 한명이 살해되는등 미국이 초헌법적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정치가상소설이 출판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더욱이 이 소설의 주요 소재인 「미국 대통령 유고시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는 제25차 헌법수정안에 대해 최근 카터 전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어 이 문구 해석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의 소설가 존 켈빈 배첼러가 펴낸 「아버지 날」(Father’s Day,헨리홀트출판사,5백28쪽)은 2003년 아버지날(6월 셋째 일요일)을 앞둔 닷새동안 백악관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정치상황을 소설화한 것으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몰도바·쿠르디스탄·카이로등 미군 주둔 지역을 폭넓게 배경으로 한 광범위한 구성을 보이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서기 2000년의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제이대통령은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심한 심리적압박을 받게 되자 대통령직을 부통령인 갈랜드에게 당분간 넘겨준다.갈랜드대행의 노력으로 행정부에 대한 신망이 어느정도 회복돼 갈 무렵인 2003년 6월9일 제이대통령이 건강회복을 선언하며 『15일 대통령직에 복귀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갈랜드대행은 제이대통령에게는 업무수행 능력이 아직 없다면서 그의 사임을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25차 수정안 개정을 주장하고 나섰다.즉 대통령의 업무수행 능력을 대통령주치의·측근들 견해에 의존해 판단하는 것은 모순이며 국가안보에 책임을 진 직책에 있는 사람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에 두명의 대통령이 함께 있는 상황이 되자 갈랜드는 특공대를 동원, 제이대통령을 살해하려 하지만 특공대장의 배신으로 오히려 자신이 목숨을 잃는다.또 건강이 악화된 제이대통령도 사임해 미국 사상 최초로 하원의장이 대통령 대행을 맡게 되며 큰 혼란에 휩싸인다…. 이 소설은 클린턴대통령이 집권 3년째를 앞두고 크게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실제 정치상황과 유사한 대목이 많은데다 제25차 헌법수정안에 대한 시비가 제기된 상태에서 나와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또 작가 배첼러가 지난 83년 「남극인민공화국의 탄생」이라는 소설에서 포클랜드 전쟁을 예언한 것으로 유명한 점도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 시사정치만화 「묘한 세상입디다」 출간/임재학씨(저자와의 대화)

    ◎“정치만화 소재 무궁무진합니다”/4컷아닌 80여컷 만화로 정치 상황 꼬집어/6·29이후의 경제·사회적 이슈도 다뤄 시사정치만화가 임재학(45)씨가 그동안 발표한 작품을 모은 「묘한 세상입디다」(전4권·한솔미디어 펴냄)를 최근 냈다.이 작품집에 실린 만화는 모두 1백6편으로 지난 87년 「6·29선언」이후 문제가 됐던 정치·사회·경제적 이슈를 대부분 다루고 있다. 『지난 87년 7월 모 만화잡지에 첫작품을 낼 때만 해도 독자 반응이 두려웠습니다.시사만화라곤 신문의 4컷만화나 만평만 보아왔던 독자들이 80여컷,10쪽 분량에 노골적으로 정치상황을 분석·비판한 만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랐습니다』 뜻밖에 독자반응은 기대이상이었고 그는 서너달만에 인기 만화가로 떠올랐다.임씨는 『대학교수·변호사·의사같은 지식인층에서 격려전화·편지가 많이 왔다』면서 『우리사회에 정치적 불만을 카타르시스할 방법이 그만큼 없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그 때를 회상했다. 그의 정치만화가 성공한 이유를 만화계에서는 ▲그 내용에 풍부한 정보와 날카로운 비판,정책적 대안을 갖추었고 ▲걸쭉한 대사에 성적인 비유가 서민정서에 들어맞으며 ▲이런 분위기를 거친듯 하면서도 곡선을 주로 쓴 그림체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테면 그는 민생은 아랑곳없이 싸움질로 지새는 정치인들을 비판한 「이 손 안에 있소이다」에서 국가사회의 위기를 극복한 세력은 늘 백성이었음을 강조한 뒤 「고 집나간 정치를 찾습니다.모든 걸 용서할테니 돌아오너라.국민이 위독하다」고 야유한다.또 빗나간 교육열로 고학력 실업자가 급증한 세태를 빗댄 작품에서는 『대학 졸업장 쥐고 2년이상 노는 사람에게 세금을 물리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의 성공길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강도높은 비판을 가하다 보니 관계자들로부터 협박도 자주 받았고 87년에는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기도 했다.또 지난 91년 내놓은 작품집 「이야기 좀 합시다」는 곧바로 판매금지를 당했다. 『판매금지 이유가 「청소년 정서에 해롭다」는 것이었습니다.성인용 만화에 청소년을 걸고 넘어지는게 분해서따져보려고 했더니 누군가가 「5·6공을 하도 비판해서 그랬다」고 귀띔해 주더군요』 그러나 이번 작품집에는 이민섭 문화체육부장관(민자당 국회의원),박찬종의원(신민당)등 정치인들과 언론인이 추천사를 써줘 세월이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38살에야 만화가로 데뷔한 늦깎이로 한양대 연극영화과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다 중퇴한 뒤 대기업 사원,자영업을 거쳐 뒤늦게 만화계에 뛰어들었다.굳이 정치만화를 시작한 까닭을 그는 『정치에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 남다른 것을 해보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의 정치성향을 『보수주의자에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편』이라고 밝히고 『문민정부가 들어서긴 했지만 아직 우리사회에는 개혁해야 할 부분이 많아 정치만화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고 쓰게 웃었다.
  • JP 퇴진론의 표와 이/최내무 발언이 부른 「공론화」 이후

    ◎“역할 끝났다”↔“필요하다” 평가 갈려/지방선거등 상황 변해야 위상 바뀔듯 최형우 내무장관의 「JP(김종필 민자당대표의 애칭) 퇴진론」이 오랜만에 「정치」를 만들었다.김영삼 대통령의 유감표명으로 외형상 사태는 진정되고 있다.그러나 최장관의 발언은 이미 김종필대표의 의미,역할을 둘러싼 논쟁을 공론화시키고 난 뒤였다. 논쟁은 어떤 결말이 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김대통령의 유감표명도 논쟁을 끝내지는 못한다.논쟁이 끝나려면 두가지 가운데 하나가 필요하다.김대표가 민자당의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로 자리매김이 되든지,아니면 당을 떠날때이다.어떤 형식이 되든 정치적 결말이 날 때까지 논쟁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논쟁은 단순하다. JP퇴진론은 시대가 바뀐 만큼 그의 역할도 끝났다는 데서 시작된다.이 전제위에서 최장관등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퇴진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내년초 전당대회에서 용퇴하도록 하고 당을 실세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JP의 역할이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만만치않다.이 주장은 길게는 다음 총선까지 당의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또 김대통령의 통치권누수현상의 방지를 위해 김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이들은 현실적으로 김대중 아시아·태평양재단이사장이 다음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때 그에 대적할 수 있는 사람은 김대표 뿐일 것이라고 사고를 연장한다. 이들 논쟁의 사이에는 계파간의 이해가 개재돼 있다.이야기하는 사람의 직접적인 정치적 이해도 깔려 있다.이를테면 김대표만이 김이사장을 대적할 수 있다는 주장에 역할이 소진됐다고 믿는 사람들은 『김대표의 퇴진이 김이사장의 출마를 막는 방법』이라고 전혀 다른 방향의 논리를 내세운다. JP본인은 최근 그의 퇴진론이 제기되자 『지방자치제선거까지는 물러나려 해도 형편이 못된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충청도 정서등을 들어 퇴진론의 예봉을 피하려는 것이다.그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총선까지의 역할을 새로이 강조할 것이다.모든 정치인의 머리에는 「대권」의 꿈이 있다.상황에 따라 이를 분장할 뿐이다.김대표 역시 핍박 속에서도 언젠가 올지도 모를 기회를 위해기다리는 것이다.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실제로 김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이냐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의중이 없을수도 있고,의중보다 상황의 전개가 더 중요한 탓이다.김대통령 역시 JP만큼이나,기대방향은 다르지만 상황의 변화를 체크하고 있을 것이다. 결국 상황의 변화가 JP의 위상변화를 부르게 된다.새정부 출범후 아직은 뚜렷한 정치상황의 변화가 없다.그 첫 정치상황의 변수가 내년 지자제 선거다.이런 점을 들어 JP의 내년 초 전당대회 조기퇴진은 잘못 짚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JP는 「표」가 적다.때문에 언제나 흔들린다.김대중이사장 같은 튼튼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3당 합당후의 「김영삼대표」처럼 정국을 뒤흔들 수준의 국회의원이나,위력적인 유권자를 갖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그에게는 두가지의 정치적 무기가 있다. 그 하나는 그가 제3공화국이래 여권·보수세력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김대통령의 어떤 판단에는 이런 점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는 그가 끝을 화려하게 만들줄 아는 정치인이란 점이다.그는 그의 정치역정에서 취임 때보다 퇴임 때 더 큰 파문을 만들어 왔다.이는 눈에 보이는 파괴력이다.그는 사표를 내는 효과를 극대화 하고,이를 다음 재기의 발판으로 깔아 놓곤 했다. 관측통들은 JP가 국회가 끝나면 목소리를 낼 것으로 이야기한다.그는 조직의 질서를 존중하기 때문에 큰일이 많은 국회회기 동안에는 신상문제로 잡음을 내 「충성스럽지 못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그가 목소리를 내면 다시 논쟁은 격렬해진다. ◎민자 「JP퇴진론」 발빠른 진화/“전당대회 관련 벙긋도 말라” 함구령/최내무,“김대표 퇴진 주장은 와전” 해명 민자당의 문정수 사무총장은 14일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는 누구도 입도 뻥긋말라』고 「엄명」을 내렸다.스스로도 전당대회 때까지는 이 사안을 놓고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절대로 않겠다고 선언했다.김종필대표의 거취문제와 이어지는 내년 전당대회에서의 지도체제 개편론이 제기되면서 또 다시 두드러져 나온 계파간의 갈등이 「발등의 불」이기 때문이다. 온통벌집을 들쑤셔놓은 듯한 이번 파문은 김영삼대통령의 조기진화를 위한 질책을 계기로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게 됐다.그럼에도 JP(김대표의 애칭)문제는 민자당의 역학구도상 터질 시기만 남은 「시한폭탄의 뇌관」이라는 점에서 위기의식은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이날 당무회의가 시종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고,끝난 뒤에도 당무위원들이 여기저기 모여 당이 돌아가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도 이러한 배경을 깔고 있다. 이때문에 민자당,특히 그 책임의 일단이 있는 민주계 인사들은 이 「뇌관」을 터뜨리지 않기 위해 김대표의 불편해진 심기를 달래고 어수선해진 당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일에 착수했다.문총장은 이날 상오 11시쯤 김대표를 따로 찾아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했다.이번 파문의 주인공인 최형우 내무부장관도 이날 아침 40분 남짓 자기말이 「김대표의 일선퇴진」주장으로 번진 것에 대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서청원 정무장관 또한 『집권여당에서 대표나 부총재직의 경선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문사무총장은 『당 대표를바꾸는 문제는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아랫사람」의 소관이 아님을 상기시키면서 최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함을 지적했다.강삼재기조실장은 『김대표를 경질하면 또 다시 토사구팽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더욱이 대표를 헌신짝처럼 버려서는 어떻게 지자제선거를 치른다는 말이냐』고 충청권의 민심이반을 걱정했다.박범진대변인은 이날 고위당직자 회의의 결과에 대해 『전당대회는 3당합당 정신을 존중하는 쪽으로 당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JP측은 민주계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김대표가 측근들에게 경위를 알아보도록 지시했으며,문총장에게도 이를 다시 확인하는등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는 움직임이 이같은 분위기를 잘 말해준다. JP를 믿고 있는 몇몇 공화계 인사들도 민주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이종근·구자춘·김동근·김영광의원등과 최재구고문·강현욱당무위원등은 이날 상오 김대표 집무실을 찾았으며 공화당 출신 지구당위원장들이 상경하는등 민감한 반응이다.김동근·구자춘의원은 『경선은 지금의 계파싸움을 더욱 부추길 뿐』이라고 부총재 경선론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JP의 뜻대로 되더라도 잠복기에 접어든 지도체제 개편론이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른 모습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북­러관계 어찌될까/발레리 데니소프/해외전문가의 한반도 정세 조망

    ◎“러,대북교류 「한국과 동급」 지속”/정치·경제·사회노선 선택권 상호 인정/북벌목공 인권조항 등 법제 정비 추진 러시아는 한반도에 분명히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우리는 한반도의 안전보장증진,생산적인 남북대화를 통한 군사·정치상황의 개선,그리고 핵무기를 포함해 대량파괴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 곧 러시아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한국민의 뜻에 따른 평화적 통일도 물론 러시아의 이익에 합치한다.한반도의 통일은 러시아의 극동쪽 국경지역의 안정을 가져오고 동북아전체의 안정에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러시아가 남북한의 화해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민주적이고 평화를 사랑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룬 통일한국은 동북아시아의 통합실현에 기여할 것이다.물론 한·러간 호혜적인 경제협력관계도 발전시켜줄 것이다.지금까지 언급한 이 내용들이 러시아가 한반도정책을 수립하는 데 주요 원칙들이다. 특히 한반도의 비핵화원칙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확고하다.우리는 핵무기의 비확산을 위한 국제체제를 강화시키는 것을 지지한다.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한 공동선언을 지지한다.그리고 남북한이 이 선언을 실현시킬 것을 호소한다.핵문제해결을 위한 북·미 합의는 긍정적인 측면들을 갖고 있다.이 합의에 따라 북한은 기존의 핵계획을 동결시켰고 안전한 경수원자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NPT(핵확산금지조약)가입국으로 잔류할 것도 약속했다.그리고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남북공동선언의 실현방안도 지지했다.북한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도 다시 받아들이기로 했다. 러시아는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는 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그러나 몇가지 주의를 요하는 면도 없지는 않다.첫째 IAEA에 의한 북한핵시설의 특별사찰이 향후 5년간 연기됐다는 점이다.특별사찰은 오랫동안 북한·IAEA간의 쟁점이 돼왔다.IAEA이사회는 이 문제와 관련해 몇차례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그리고 유엔안보리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었다.특별사찰이 연기됨으로써 내년도 NPT연장문제 토의시 몇개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또다른 문제는 러시아의 역할과 관련된 것이다.러시아는 한반도의 핵문제를 핵결하는데 있어 NPT조약상의 국제적 합의와 IAEA조약상의 의무조항을 엄격히 적용시킬 것을 지지한다.그리고 이를 위해 러시아는 한반도의 안보와 비핵화를 위한 국제회의개최를 이미 제의한 바 있다. 물론 러시아는 한반도의 핵문제해결에 특별한 역할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핵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참여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러시아의 이익이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얼마 전 러시아는 핵에너지 평화이용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관계를 중단했다.북한이 NPT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이다.러시아는 1985년 북한과 원전건설협력협정을 체결했다.러시아는 장소선정,기술경제협력분야에서 이미 적지않은 도움을 북한에 준 경험이 있다.따라서 러시아제 경수로제공 제의가 거부된 것은 우리의 국익을 손상시킨 일이다.세계시장에서 러시아 핵산업의 위치도 손상됐다.러시아 원자로는 안전면에서 국제기준에 부합된다. 러시아의 한반도정책은 분명 국익에 바탕을 두고 수립된다.러시아는 한국과 협조하는 데 필요한 법적장치를 두루 마련해두고 있다.지난 6월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시 양국공동선언이 채택됐다.두나라는 정치분야에서 정기적인 대화를 갖고 있고 금년만해도 양국외무장관이 두차례나 서로 만났다.두나라는 유엔,IAEA등 국제기구에서 적극 협력해오고 있다.그리고 최근에는 알렉산더 슈메이코 상원의장이 이끄는 의회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다.두나라 의원간의 정기적인 교류는 양국이해증진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경제협력분야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금년도 한·러간 무역거래량은 20억달러를 약간 넘을 전망이다.하지만 이는 한·중무역고가 1백억달러란 점에 비교하면 너무 적은 수치이다.한국기업의 러시아투자총액은 3천만달러 수준이다.한국의 중국에 대한 투자는 50억달러에 이른다.물론 경협자금 부채문제등 껄끄러운 문제가 걸려 있기는 하다.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갚으려고 노력중이고 부채상환을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다. 러시아는 북한과도 동등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두나라 관계는 지난 9월 파노프외무차관이 옐친대통령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이래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두나라는 상호내정불간섭이란 국제적으로 용인된 원칙위에 관계를 펴나가기로 약속했다.이 원칙에는 상호주권존중과 사회·경제·정치발전의 길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상호존중하는 것등이 포함된다.또 정기적인 정치대화,의회수준의 교류,과학·문화단체의 교류활성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밖에도 두나라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법제도를 완비하기로 합의했다.특히 극동지역의 벌목협정을 인권조항을 포함,현대적 국제기준에 맞게 개정키로 합의했다.정부간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도 조만간 체결키로 약속했다.따라서 북·러간 교류는 상당히 활발해질 것이다. 러시아는 남북한과 공히 우호적인 교류를 맺어나가기를 원한다.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를 위해 필요한 생산적인 남북한 대화를 지지한다.앞서 언급한 이 모든 정책이 러시아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 품위 잃은 여야 성명전(사설)

    좋은 정치는 섬세한 언어의 짜임새에서 비롯된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의 우리정치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언어의 황폐성이 그것을 말해준다.스스로 잘해서 올라가기보다는 상대방을 깎아내려야 자기가 돋보이는 것같은 착각이 우리의 정치풍토를 휩쓸고있기 때문이다. 12·12문제로 국회가 장기공전하면서 여야 대변인들이 쏟아내는 원색적이고 저질스런 논평과 성명은 가뜩이나 답답한 정치현실을 더욱 공허하게 만든다.당의 공식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서 대변인의 말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도 드물다.더구나 장기 대치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의 정치상황에서 여야의 입에 신경이 쏠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지금은 대변인의 성명·발표만이 표면에 나타난 유일한 정치행위로 존재하는 형국인 것이다. 대변인은 당론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지 개인적인 생각이나 입장에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일에 몰두해서는 안된다.대변인의 말은 특정한 개인에게 겨냥된게 아니라 전 국민을 향해 외치는 소리란 점에서 그것이지니는 내용은 물론 용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와 주의가 요구된다.천박한 말은 상호불신만 가중시킨다는 사실은 당사자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공당의 입으로 간주되는 대변인의 입씨름은 오히려 짜증마저 나게 한다. 대변인의 말 한마디가 여야관계를 악화시킨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또 품위있는 한줄의 성명이 꼬인 정국을 타개시킨 예도 마찬가지다.민주국가에서 여야관계는 상대를 타도해야할 적대관계가 아니다.국정을 함께 논의하는 경쟁관계일 뿐이다.그러기에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를 갖추는 것은 곧 자기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행위로 귀착된다. 정치인들의 말의 수준은 그 나라 정치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대변인을 포함하는 여야당국자는 물론 국회의원들의 국회발언도 이제는 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적절치 못한 표현,사실과 다른 내용,자극적인 험담과 도를 지나치는 허구등은 이제 자제 되어야 한다.평상인도 꺼리는 거친 감정적 표현을 일부러 골라 당의 공식의견처럼 개진하는 그런 투박하고 째째한 정치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그보다는 정치실종과함께 장기공전하는 국회를 함께 걱정하며 조속한 돌파구 마련에 보다 관심을 갖는 그런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돌아 가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 민자,국회 단독운영 돌입/어제 14개상위 간담

    ◎오늘 본회의 소집/빠르면 내일부터 예산안 등 심의/민주,재야연계 장외투쟁 선언할듯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 민주당대표의 청와대회담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민자당은 22일 하오 국회 본회의를 열어 지난 4일 대정부질문 도중 정회된 본회의의 휴회를 결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민자당은 21일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14개 상임위별로 정부관계자들을 출석시켜 소속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안을 점검함으로써 사실상 민주당이 불참한 국회운영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그러나 「12·12사건」 관련자들의 기소 주장을 굽히지 않고 사건 공소시한인 다음달 12일까지 재야세력과 함께 「장외투쟁」을 벌일 계획이어서 정국의 대치상황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야는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만나 경색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판단 아래 막후접촉을 계속하고는 있으나 서로 지금까지의 주장에서 물러설 기미가 없는데다 민주당의 이대표가 24일쯤 기자회견을 갖고 전면적인 「장외투쟁」을 선언할 예정이어서 청와대회담또한 사실상 무산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자당은 21일 하오 이한동 원내총무의 주재로 총무단회의를 열어 다음달 2일로 법정처리시한이 임박한 새해예산안의 처리를 위해서는 최소한 10일가량의 심의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우선 22일 국회 본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하고 소속의원들에게 이를 통보했다. 민자당은 국회 예결위와 상임위의 본격적인 가동 시기는 민주당의 움직임등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기로 했으나 늦어도 24일부터는 상임위별로 새해예산안과 각종 법안을 처리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여야영수회담 성사를 위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파국으로 간다면 향후 정치권의 불행은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고 24일 아침 최고위원 및 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민자당의 단독국회 소집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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