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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소재 한국영화 줄줄이 ‘레디 고’

    태평양 전쟁을 소재로 해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진주만’.하와이의 초호화판 항공모함에 세계 영화관계자들을 불러놓고 국제적인 시사회를 가졌다.그때 동원된 거대 함선 ‘존 C 스테니스’호는 미군이 자랑하는 핵추진 항공모함.소말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쟁액션 ‘블랙호크 다운’도 실감나는 현대전을 묘사하는 데 펜타곤(미 국방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소말리아 내전 진압 때 실제로 쓴 미군 장비와 인력을 재동원했다. 할리우드 쪽에서나 가능하던 이같은 일들이 머잖아 국내 영화계에서도 실현될 것 같다.국방부는 최근 군 소재 영화에 장소와 장비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민간영화 제작지원’지침을 내놨다.그동안 제작사와 군부대가 개별 협의해 온 문제에 대해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창구를 열어놓은 것.‘공동경비구역 JSA’가 군 지원을 받지 못해 세트 제작에만 9억여원을 들인 2년전 상황과는 ‘천양지차’다. 口군,남북 이데올로기…한국영화의 새 소재 국방부가 이처럼 지원 결정을 하고 나선 것은,발빠르게 소재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한국영화의 제작추세에 자극받은 결과이기도 하다.군이나 남북 이데올로기를 소재로 기획·제작 중인 영화는 최근 줄을 잇는다. 국방부의 공식지원을 처음 받을 작품은 강제규 감독이 새달 촬영을 시작하는 ‘태극기 휘날리며’.장동건 원빈 이은주가 주연해 한국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꽃피는 두 형제의 사랑을 그린다.본격 전쟁액션을 선언한 이 영화는 순제작비만 100억원을 예정하고 있다.대규모 전쟁장면을 재현하고자 육군 측에 촬영장소 및 당시의 카빈총·장갑차·북한군 따발총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김기덕 감독의 저예산 영화 ‘해안선’도 군인 이야기다.민간인을 오인사살한 뒤 집단광기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가는 군인이 주인공. 12월 중순 개봉할 ‘휘파람 공주’는 남북 대치상황과 군을 하나의 소재로 묶었다.평양예술단 수석무용수로서 남한을 찾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막내딸이 평범한 남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의 코미디. 전방에서 근무하는 초병이 처녀귀신과 사랑에 빠지는 ‘방아쇠’는 한창 촬영 중이다.해군 특수부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해양액션 ‘블루’는 내년 1월 말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들어갔다.한석규가 3년만에 찍는 영화 ‘이중간첩’도 남북 대치상황을 소재로 삼았다. 口자유롭고 유연해진 캐릭터 군은 물론이고 남북 이데올로기를 소재로 한 작품 속 캐릭터들은 최근 놀랄만큼 유연하게 묘사된다.무엇보다 북쪽 사람들이 더이상 ‘혁명전사’나 시대착오적 인간형으로 한정되지 않는다.예컨대 ‘휘파람 공주’의 여주인공(김현수)은 프랑스에서 발레를 전공한 해외유학파로 외국어를 서너 가지 구사한다. 제작사 측은 “CIA(미 중앙정보국)를 남북 공동의 적으로,북한 로얄패밀리를 발랄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설정했다.”면서 “몇년 전만 해도 군부대 지원은 커녕 제작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口국방부 지원은 어떻게? 국방부의 지원선언이 군과 남북대립을 소재로 한 영화제작 붐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그 조짐은 벌써부터 읽힌다.한국의 첫 여성 비행사의 일대기를 그리는 ‘청연’,공군조종사들의 우정과 애환을 다룬 ‘블루 스카이’,북한이야기를 코믹하게 엮을 ‘레드’등이 조만간 국방부에 장소 지원을 정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내 영화지원 업무를 담당할 비상설기구는 ‘민간영화 제작지원 심의회’.심의회의 한 담당자는 “육·해·공군에서 개별적으로 지원하던 것이 앞으로는 국방부 심의회로 창구를 단일화한다.”면서 “군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라면 모든 군 소재의 민간영화들은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국방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무로 제작자들의 기대 또한 작지 않다.무엇보다 스케일이 돋보이는 스펙터클 영화를 만드는 데 다시 없는 호재이기 때문이다.수십억원의 세트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최근 군소재 영화를 만든 한 제작자는 “진한 섹스 장면,군인을 비하하고 위계질서를 흐트리는 듯한 대사가 한마디라도 나오면 제동이 걸리기 일쑤”라면서 “한국영화의 소재 확장을 위해 제작사와 군이 점진적으로 타협점을 찾아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軍 영화지원' 美선 어떻게-철저한 검토후 年5~6편만 지원 대본 수정요구 거부땐 지원안해 하늘을 가르는 멋진 전투기,실감나는 총탄세례,찡한 전우애….할리우드 전쟁영화가 군인의 꿈을 키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영화 ‘탑건’의 성공 후 미국에서는 해군장교 지원자 수가 5배나 늘었다. 그렇다면 이런 전쟁영화는 어떻게 만들까.무기·군 시설·군인을 쉽게 조달하려는 할리우드와,애국심을 자극하려는 군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탄생한다. 할리우드와 정부의 공생관계는 2차대전부터 시작됐다.미 정부는 전쟁정보국 산하에 영화사무소를 설치,영화를 통해 참전의 정당성을 선전했다.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노골적인 선전영화는 불가능하게 됐지만,전쟁정보국의 역할은 국방부으로 이어졌다.한해 평균 200여편의 영화가 지원 요청을 하면,국방부 산하 할리우드 연락관들은 철저한 대본 검토를 거쳐 5∼6편을 선정한다.지원 승인만 떨어지면 인건비·연료비 정도만 받고 군 장비와 엑스트라를 제공한다. 관계가 이렇다 보니 군의 요청에 따라 대본을 고치는 경우가 허다하다.‘포레스트 검프’는 당초 검프의 동료 소대원들을 모두 얼뜨기로 묘사할 계획이었으나 멀쩡한 병사로 바꾸었다.‘윈드 토커’에서는,암호가 적발되면 사살하라는 명령이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서라도’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고쳐졌다.군·전쟁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지옥의 묵시록’‘어 퓨 굿맨’‘화성침공’등은 대본을 수정하지 않아 지원받지 못했다. 일부 영화 관계자들은 이런 국방부의 시나리오 수정 요청이 사전검열이라고 비판한다.군이 역사적 사실의 진실과 거짓 판단에 개입하게 되면 선전영화나 다름없다는 것.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들은 강압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영화제작자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자신도 원하는 것을 얻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김소연기자 purple@
  • 피의자 구타사망 파문/ ‘폭행치사’ 검찰 신뢰에 피멍

    서울지검에서 숨진 피의자 조천훈씨가 사실상 수사관들의 구타에 의해 숨졌다는 결론이 나옴에 따라 검찰은 씻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됐다.주임검사는 물론 서울지검 지휘라인에 대한 강도높은 징계가 불가피하게 됐다. ◆“조씨 사망 원인은 구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밝힌 조씨의 사망원인은 ‘광범위한 좌상에 의한 속발성 쇼크(secondary shock) 및 지주막하출혈’ 두 가지.이 가운데 쇼크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속발성 쇼크는 심한 외부충격을 받은 뒤 혈액 순환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조씨의 경우 허벅지 등 하반신에 심한 멍이 들어 있다.조씨가 자해를 시도했다 하더라도 허벅지 등을 고의적으로 부딪쳤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구타에 의한 사망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또 보통 뇌출혈로 불리는 지주막하출혈의 원인은 질병에 의한 것과 외부충격에 의한 것으로 나뉘지만 국과수측은 질병에 의한 뇌출혈 가능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구타 또는 자해가 원인이라는 결론이 되지만 이미 수사관들의 구타사실이 확인된 이상구타로 인한 뇌출혈로 볼 수밖에 없다. ◆후폭풍 불가피 조씨의 사망원인이 구타로 밝혀진 이상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의 수위는 강해질 수밖에 없다. 조씨를 구타한 수사관 3명은 혐의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독직폭행치상에서 독직폭행치사로 바뀌어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형량이 징역 1년 이상인 독직폭행치상에 비해 독직폭행치사는 무기 또는 징역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중죄다. 또 구속된 3명 이외에 다른 수사관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물고문 의혹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아 사법처리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는 주임검사인 홍경영 검사에 대한 처분은 당초 면직 또는 불구속기소가 유력했지만 구속기소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있다.3일 새벽 귀가한 홍 검사를 4일 오후 재소환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홍 검사가 구속된다면 검사가 수사 관련 업무로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아울러 서울지검 지휘 라인에 대한 징계도 불가피하다.김진환 서울지검장은 2일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지만,홍 검사에 대한 신병처리까지 이뤄진다면 서울지검 강력부장-지검 3차장-서울지검장 등으로 이어지는 지휘부에 대해서 최소한 전보 이상의 강도높은 징계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대통령 선거불개입 신뢰풍토 아쉬워”박지원 비서실장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일부 대선 후보 진영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치개입설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다 해도 대통령이 선거 불개입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약속했으면 이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는 풍토가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탈정치를 선언했음에도 불구,마치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정치의 일선에 서있는 것처럼 대선후보 캠프에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면서 “대통령이,청와대 비서실이,비서실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무슨 풍(風)을 일으키고,어떤 후보와 ‘빅딜'을 한다는 등 참으로 얼토당토않은 비판과공세가 거듭되는 정치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불행히도 우리의 정치상황은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망각이라는 욕망의 열차'를 타고 달리고 있기에 5년전,10년전을 잊고 있으며,이처럼 반복되는 정치상황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대통령은 5년전 대선후보로 당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았다.”면서 “국가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자며 ‘준비된 대통령론'으로 정책을 제시,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상기시켰다.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대선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부 후보를 겨냥한 셈이다. 박 실장은 “최근 여러 곳으로부터 공직자의 기강확립 문제와 관련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이 기강문제에 있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구타 수사관’ 3명 영장청구

    ‘서울지검 피의자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감찰부(부장 朴泰淙)는 숨진 조천훈(30)씨를 구타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독직폭행치상)로 파견 경찰관 홍모(36) 경장을 29일 구속했다.서울지검 8급 수사관 채모(40)씨와 최모(36)씨 등 2명은 30일 오전 10시30분에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이들은 지난 25일 밤 9시부터 26일 새벽 5시까지 조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씨가 혐의 사실을 부인하자 조씨를 쓰러뜨린 뒤 번갈아가면서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수차례 때리고 5∼6차례 발로 밟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채씨와 홍씨는 26일 새벽 이 사건의 공범인 박모(29·구속)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박씨의 얼굴 등을 구타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조씨의 머리 부분을 때리거나 사망할 만큼 심하게 때리지는 않았으며 조씨의 자해행위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인 것”이라면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신청했다. 검찰은 주말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부검 결과를 통보받은 뒤 구타로 조씨가 사망했는지 판단,기소할 때 독직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주임 검사인 홍모 검사와 수사에 참여한 다른 수사관들도 조만간 소환,구타 경위를 추궁한 뒤 추가 사법처리 및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조씨가 조사받은 서울지검 특별조사실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혈흔 등이 남아있는지 조사했으며 조씨의 옷도 정밀 감식했다.또 옆방에서 조사를 받다가 ‘조씨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한 참고인 2명과 이 사건의 공범들도 다시 불러 가혹행위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盧 “공정·투명하게 경제개혁”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개혁정책이 외국 경제인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됐다. 노 후보는 29일 낮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유럽연합 상공회의소(EUCCK) 초청 강연에 참석,재벌개혁과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등을 약속하며 한국경제 성장전략을 밝혔다.노 후보는 이례적인 영어 강연을 통해 “나의 경제관은 한국경제의 기본 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이라고 전제한뒤 “시장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하며,기업경영은 합리적이고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투명한 기업과 공정한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관건”이라면서 “재벌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오후엔 청주를 방문,청주방송 초청 토론회와 지역기자·당직자 간담회에서 개혁정책을 소개하며 충청권의 지지를 호소했다.그는 또 청주시내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시민들과의 열린 대화’를 갖고 “한총련이 무엇을 지향하고 어떤 행위가 이적단체에 해당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정치상황과 남북관계 등을 고려할 때 저명한 학생단체를 굳이 이적단체로 다뤄야 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대화로서 이 문제를 풀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北, 對美 평화제의 年表/ 74년 평화협정 제의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데 이어 미국에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제의하는 카드를 내놓았다.북한은 지난 1974년 3월 최고인민회의 결정으로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한 이래 그동안 여러 차례 이와 유사한 평화적 조치를 미국에 촉구해 왔다.북한이 제의했거나 지금까지 북·미 양국이 실천하기로 합의한 평화조치는 다음과 같다. ◆1974.3.25.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조·미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하며 그 내용으로 첫째,쌍방은 서로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직접적 무력충돌의 모든 위험성을 제거한다.둘째,쌍방은 무력증강과 군비경쟁을 그만두며 조선(북한)경외로부터 일체 무기와 작전장비,군수물자의 반입을 중지한다. ◆1984.1.10. 북한은 ‘남·북·미 3자회담'을 제의하면서 “우리는 3자회담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북한)에서 군사적 대치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상태를 완화하는 문제가 모든 측면에서 충분히 담보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3자회담에서는 남북 양측의 군사적 대치상태를 해소하고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대책으로서 정전협정(1953년)의 체결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사이에 정전협정을 대신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북 사이에 불가침선언을 채택하는 문제를 토의할 수 있다.” ◆1986.6.9. 북한은 ‘남·북·미 3자 군사당국자회담'을 제의하고 “군사당국자회담에서는 무엇보다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전쟁 위협을 막고 긴장상태를 완화할 것”을 강조하고 ▲군사연습과 무력 증강 중지 ▲정전협정준수 등을 촉구했다. ◆1994.10.21. 북미 제네바합의 2항에서 양측은 “정치적·경제적 관계의 완전정상화”를 추구하기로 약속했고 3항에서 “핵이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으며 4항에서 양측은 “국제적 핵 비확산 체제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그 실천적 조치로 북한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유보'하고 경수로 사업의 상당부분이 완료될 때 IAEA와 협의를 거쳐 IAEA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2000.10.12.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뒤 양국 관계정상화를 위한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이 코뮈니케에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첫 중대 조치'로서 “쌍방은 그 어느 정부도 타방에 대하여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앞으로 과거의 적대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명시했다. 정리 박록삼기자
  • 올 대선양상 97년과 ‘닮은꼴’

    연말 대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작금의 정치상황이 지난 97년 대선정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특히 친노(親盧)세력과 ‘후보단일화’세력으로 양분돼 있는 현 민주당 상황은 97년 당시 신한국당의 내분과 매우 흡사하다. 신한국당은 97년 여당 사상 첫 자유경선을 통해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대통령후보로 선출했으나,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후보 교체론이 대두됐다.이에 경선에서 2위를 한 이인제(李仁濟)당시 경기지사는 “결정적 흠이 있는 인물로는 정권을 재창출할 수 없다.”며 탈당,독자출마를 선언했고 국민신당을 창당했다.여기에는 같은 당 이만섭(李萬燮) 의원과 박범진(朴範珍) 원유철(元裕哲) 의원 등 6명의 현역 의원이 동참했다. 지난 3∼4월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으로 뽑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후보교체를 둘러싼 내홍(內訌)에 시달리고 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두 아들들의 부정부패와 노 후보의 잦은 실수로 지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또 이같은 당 내분의 중심에 서 있는 ‘후보단일화’세력은 대부분 경선 때 이인제 후보를 지지했던 반노(反盧)·비노(非盧) 의원들로 최근 탈당을 결의하기도 했다.이밖에도 97년 당시와 유사한 점이 많다. ‘후보단일화’세력이 대선후보로 옹립하려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월드컵 성공개최를 바탕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했고,‘국민통합21’ 창당을 통해 대선을 준비하는 것은 당시 ‘박정희 열풍’과 함께 지지율이 오른 이인제후보가 ‘국민신당’을 창당했던 것과 유사하다. 최근 한나라당이 ‘DJ 양자론’을 집중 제기해 정 의원의 지지율이 주춤거리는 것도 97년 당시 지지율이 30%대까지 육박했던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청와대,국민신당 창당 지원설’이라는 역풍(逆風)을 맞아 곤두박질쳤던 것과 비슷하다.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지난 22일 한나라당으로의 복당(復黨)을 시사한 것도 97년 대선을 닷새 앞두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던 것을 연상케한다. 그러나 두 대선정국이 완전한 닮은꼴이 되기 위해선 한 가지 관문이 남아있다.지난 97년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이회창 후보와김대중 후보의 ‘2강구도’가 굳어졌던 것처럼,최근 여론조사에서 3위에 머물고 있는 노 후보가 노풍(盧風)을 재점화해 이회창 후보와 선두다툼을 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 풍수학자 “氣 새나간다”에 대검, 지하주차장 입구 폐쇄

    대검이 최근 풍수지리상 좋지 않다며 청사 정문 쪽으로 향해 있던 지하 주차장 출입구를 폐쇄하고 모든 차량을 본관 정면 출입구로 우회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20일 대검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한 풍수지리학자가 대검의 위치와 시설 등을 둘러본 뒤 “정문 쪽 주차장 출입구와 정문 옆의 보조철문으로 기(氣)가 새나가니 이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지난 99년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이 청사 로비에 설치했던 해치상을 김 전 총장이 구속된 뒤 흉물이라고 판단,청사 밖으로 쫓아냈던 검찰은 계속된 검찰 수난의 원인이 혹시 이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에 따라 출입구를 플라스틱 위장벽으로 폐쇄해 비상시에만 사용토록 하고 보조문은 화단으로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검은 “정문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지하 주차장 입구가 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아 폐쇄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강충식기자
  • 민주의원 9명 “탈당”

    민주당 경기지역 출신 의원 9명이 16일 집단탈당을 결의하고,다른 3명의 의원도 이들의 탈당취지에 공감을 표시하는 등 민주당이 급속히 분당(分黨)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이날 ‘국민통합21’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진 뒤 현역의원 영입 의지를 재확인했다.특히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신낙균(申樂均) 전 의원이 17일 탈당,정 의원의 국민통합21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져 대선정국에 정계개편 회오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 이윤수(李允洙) 김덕배(金德培) 강성구(姜成求) 박종우(朴宗雨) 남궁석(南宮晳) 곽치영(郭治榮) 이희규(李熙圭) 박병윤(朴炳潤) 최선영(崔善榮) 의원 등 9명은 서울 신촌 음식점에 모여 “후보단일화를 위한 독자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탈당한다.”고 사실상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번주말 또는 다음주 초 모여 탈당 시기·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이희규 의원은 전했다.이 의원은 “원유철(元裕哲) 김윤식(金允式) 이근진(李根鎭) 의원에게도 동참의 뜻을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들 3명모두 동반탈당설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이날 탈당을 결의한 9명 가운데 3명도 즉각 탈당을 멈칫거리고 있어 탈당파들의 세확산 여부가 주목된다.이들 9명 정도가 탈당을 결행하고 이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의 단계적 집단탈당이 이달말,11월초 이뤄지면서 민주당은 본격적인 분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이희규 의원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후 다른 정파나 후보와 접촉해 신당창당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의 당 운영주도권을 둘러싼 긴장도 높아가는 등 민주당 내분이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 대표는 노 후보 선대위 출범 뒤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앞으로 정치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최고위원회를 적어도 1주일에 한두 차례씩 갖고 당 입장을 명확히 정리할 계획”이라고 당 장악 의지를 표시했다. 그러나 선대위 정치개혁추진본부장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선대위가 출범하면 당의 모든 일은 선대위 중심으로 꾸려가야한다.”며 “한 대표가 ‘야당공세에 동조하는 발언’ 운운하며 비판한 것은 당대표의 지위와 역할을 망각한 과도한 월권적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정몽준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 ‘국민통합21’은 이날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섰다.정 의원측은 발기인대회에 이어 전국적으로 30개 안팎의 지구당을 창당,법적 정당등록요건을 갖춘 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춘규 진경호 홍원상기자 taein@
  • 속타는 한화갑대표 - 11월 결단설… ‘갑갑증’ 씻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갑갑한 상황에 처해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사이에 끼여 당분열을 막고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려 하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중이다. 한 대표의 민주당내 상징성은 매우 크다.민주당 본류,특히 동교동계의 맏형격인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이 사실상 당에서 떠나 있는 상태라 민주당 본류의 움직임은 그의 선택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그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당과 본류의 중심을 잡기 위해 속내를 감춘 채 고심중이지만 “좌고우면한다.”“갑갑하다.”“우유부단하다.”는 등 빈정대는 말만 듣고 있다. 한 대표는 그러나 내분이 악화된 16일 당 단합을 강조하며 정권 재창출을 거듭 호소하는 등 대표로서의 역할 수행에 매진할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소집,“선대위 출범 이후 역작용을 낼까봐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았는데,앞으로 정치상황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회의를 적어도 1주일에 한두 차례씩 갖고 당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당 안팎의 (탈당 등) 여러 상황에 대해 당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당 중심’을 선언했다.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선 “(후단협과 선대위가 대립중이지만) 어느 땐가 집약된 의견을 갖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노 후보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해 그의 ‘11월 결단설’이 더욱 주목을 끌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사설] 남북이 하나 된 아시안게임

    부산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한국의 이봉주 선수가 금메달로 대미를 장식한 마라톤을 끝으로 44개국이 참가했던 대회 성화가 꺼졌다.이번 대회는 37억 아시아인들이 세계 평화와 아시아의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독립국이 된 동티모르,전쟁의 포연이 가시지 않는 팔레스타인 그리고 테러 전쟁의 아프가니스탄이 자리를 같이했다.북한의 대회 참가는 분열을 넘어 화합을 다짐하는 아시안게임의 상징이기에 충분했다. 부산 아시안게임은 민족 동질성을 회복시켜주는 구름판이 되었다.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남북의 ‘드라마’는 시작됐다.남북 응원단은 하나로 어우러졌다.여자 마라톤에서 1위로 질주하는 북한의 함봉실 선수를 응원하는 부산 시민들의 열정은 찐한 감동을 주었다.북한응원단은 한국 축구 경기장을 찾아와 특유의 응원전을 펼쳤다.이번엔 인공기 대신에 한반도기를 들었다.우리가 내민 포용과 화해의 손을 그들도 덥석 잡았다. 아시안게임은 남북 화해에 소중한 이정표를 마련해 주었다.무장 간첩이 침투했던 바로 그 현장에 이번에는 응원단들이 왔다.부산 시민들은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그들은 따뜻하게 환영했다.인공기가 게양됐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아무 일도 없었다.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을 맞이하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던 사람들은 현명하게 처신하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북한 응원단은 끝내 마음을 열고 부산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남과 북은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확인한 민족 통일의 염원을 구호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우리는 먼저 화해하고,먼저 베풀었던 아량과 처신을 잃지 않아야 하겠다.북한도 축구를 응원하면서 인공기 대신에 한반도기를 흔들었던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부산은 흥남 부두 피란민들의 안식처였던 곳이요,한때는 극한 대치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던 곳이다.바로 그 부산 시민들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진심으로 환영했던 뜻을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
  • “재벌 해체·부유세 부과 추진”권영길후보 관훈토론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는 9일 “부유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적 평등을 실현해 나가겠다.”면서 “재벌체제의 해체와 노동자들의 기업소유경영 참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총무 문창극) 토론회에 참석,“IMF와 김대중 정부가 강요한 경제시스템은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수치상 성장을 가져왔는지는 몰라도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공시지가 10억원(시가 약 30억원) 이상 재산 보유자에 부유세를 부과해 부의 재분배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육,의료,주거 문제에 있어서 공공성과 평등성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일정 범위 내에서 특정지역에 대해 토지 국·공유화를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 의무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여 병력을 70만명에서 50만명으로 줄이면 북한의 군축을 이끌어낼 수 있고,남북 상호군축에 합의할 수 있다.”면서 ‘선도적 군축론’과 ‘포괄적 합의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론’을 제시했다.이어 “현 정권의 대북지원의 큰 문제는 재벌을 내세워서 했다는 점이고,재벌 이익에 맞추는 교류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면서 공적기구를 통한 대북지원을 주장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NGO/ 동·서독 남·북 청소년 20명 워크숍 “청소년 교류로 통일 밑거름을”

    “우리 청소년이 통일과 평화 실현에 앞장서야 합니다.” 옛 동·서독과 남·북한 출신 청소년 20여명이 7일 경기도 양수리에서 ‘분단과 통일에 관한 워크숍’을 갖고 전쟁과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청소년의 역할에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시의 위탁으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운영하는 서울 청소년 문화교류센터와 독일의 한 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한 ‘동서남북 프로젝트’의 하나로 열린 행사였다. 워크숍에서는 지난 4일 입국한 옛 동·서독 출신 고등학생 10여명과 탈북대학생 2명이 한국 청소년들과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참석자들은 동·서독,남·북한 출신으로 각 한명씩 대표 패널을 뽑아 통일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벌였다. 독일 청소년들은 “독일 통일 후 옛 동독이 실업과 정체성의 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통일은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통일 이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국민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조언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초 옛 동독지역에 있는 한 시민단체가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측에 “분단을 겪고 있는 남북한 청소년들과 함께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눠 보고 싶다.”고 요청해 마련됐다. 이들은 지난 5일부터 이틀 동안 비무장지대(DMZ)를 비롯,남북의 분단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경기 파주 지역의 대인지뢰 피해자 가족도 방문해 군사적 대치상황의 생생한 비극도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오는 10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통일과 화해’를 주제로 춤 공연과 길거리 통일 캠페인을 벌인뒤 11일 한국에서의 프로젝트를 마감한다.서울 청소년 문화교류센터 이영욱 간사는 “내년에는 남·북한 청소년들이 독일을 방문하기로 했다.”면서 “똑같이 분단을 경험한 청소년간의 교류가 통일과 평화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NGO/ 서울서 한일 청년 포럼 “” 美 전쟁정책·日-中 군사대국화 우려””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국가적 범죄행위입니다.북한은 이제라도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배상해야 합니다.” “저는 현재 일본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이성적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납치사건에 대한 일본 대중매체의 논조는 대단히 감정적이며 선동적이기까지 합니다.” 한·일 양국과 재일동포 젊은이들이 모여 바람직한 한일관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모색하는 ‘한일 청년포럼’이 지난 3일부터 나흘간 서울에서 열렸다. ‘청년포럼’은 지난 97년 6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100여명의 한일 젊은이들이 모여 ‘과거를 마주 보고 미래를 개척하자.’라는 주제로 첫 번째 만남을 가진 이래 매년 양국을 오가며 행사를 갖고 있다. ‘과거를 바로 보고 미래를 함께 열자.’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포럼에는 한국청년연합회(KYC)와 경실련 청년회 등 한국의 시민·청년단체 회원 40여명과 재일 한국청년연합,평화단체 ‘피스보트’,반차별 운동단체 ‘아마다’ 등 일본측 회원 110여명 등이 참석,한반도 분단현장과 인권단체 등을둘러보고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등 바쁜 일정을 가졌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자라온 양국의 참가자들은 6일 ‘동북아시아 반전평화,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로 마련된 전체 토론을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연대를 모색하려는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토론에서는 동북아 정세에 관한 양국 젊은이들의 인식 차이를 보여주는 설문결과도 발표됐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을 꼽으라는 항목에서 엇갈린 시각을 보였다. 한국측 응답자의 43%(9명)가 ‘미국 패권주의’를 꼽은 반면 일본측 응답자의 52%(20명)는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꼽았다.한국 응답자들은 이어 ‘자국 이기주의’(19%) ‘남북분단 및 핵보유’(14%) 순으로 답한 반면 일본응답자들은 ‘역사인식의 문제’(15%),‘정보의 조작’(10%),‘미국 패권주의’(10%),‘매스미디어의 왜곡’(8%)순으로 답했다. 제국주의 시대의 가해자 의식을 갖고 있는 일본의 젊은이가 민족주의의 잠재적 공격성을 위험스럽게 생각한 반면,피해를 경험한 한국인들은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를 가장 우려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일부 일본 젊은이들은 “일본에서 애국주의가 강화되면서 사회의 보수화와 경직화를 조장하고 있다.”,“자국 중심주의가 악화되면서 공존공영의 정신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설문조사를 담당한 김종수 KYC 사무국장은 “일본 젊은이들이 ‘진실’이나 ‘의식’ 같은 추상적 개념을 즐겨 구사하는 반면,한국 젊은이들은 구체적인 정치상황과 관련된 개념을 주로 사용했다.”면서 “하지만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과 관련한 한일 젊은이들의 의견은 대체로 일치했다.”고 지적했다. 한일 청소년들은 이날 채택한 공동 발표문을 통해 “동북아에서 평화와 협력을 항구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불안요소를 확고히 제거해야 한다.”며남·북간의 군사적 대결 종식과 미국의 전쟁정책 폐기,일본과 중국의 군사대국화 방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알코올중독 환자 가둬놓고 구타·협박 인권사각지대 ‘폭력 병원’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병원 직원들이 마구 때려 온몸에 피멍이 들게 한 사건이 발생,경찰과 국가인권위가 조사에 나섰다. 피해자는 이 사건의 충격으로 퇴원한 뒤 가출했다. 알코올 중독 초기 증상에 시달리던 이모(26·경기 가평군)씨의 가족들은 지난 7월10일 고민 끝에 이씨를 알코올 중독 전문 병원인 서울 A병원에 입원시켰다. 이씨는 “가족들이 병원 밖을 나서자마자 폭행이 이어졌다.”면서 “독방침대에 팔다리를 묶인 상태에서 남자보호사 김모(29)씨에게 주먹과 발로 온몸을 구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김씨가 ‘의사에게 말하면 죽여버리겠다.’며 계속 폭행해 입원 4일째 가족면회를 요청했지만 병원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입원 직후 작성된 이씨의 간호기록지에는 ‘특별한 외상이 없음’이라고 적혀 있지만 퇴원 뒤 다른 병원에서 전치 3주의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씨의 간호기록지에는 또 ‘다른 환자에게 전화 부탁을 하거나 쪽지를 전달해 경고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이씨가 구타를 못이겨 여러 차례가족과의 접촉을 시도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이씨는 1주일 만인 7월16일에야 가족과 면회를 할 수 있었고,가족은 이씨를 즉시 퇴원시켰다. 이씨의 형(31)은 “온몸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면서 “폭행사실을 숨기려고 병원측이 면회를 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가족은 경찰에 병원을 고소했지만 병원측이 구타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는 바람에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지난 2일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이씨는 퇴원 이후 구타에 따른 분을 삭이지 못해 알코올 중독 증세가 심해졌으며,지난달 말 집을 나갔다. 사태가 확산되자 병원측은 지난 3일 ‘직원이 미숙해 환자를 결박한 상태에서 구타가 발생한 것 같다.’는 내용의 각서를 가족에게 써주고 사태 무마에 나섰다.그러나 가족들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권유린을 인정하지 않는 병원의 태도가 문제”라면서 “공식사과가 있을 때까지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병원측은 “각서는 가족들이 너무 흥분한 상태여서 어쩔수 없이 쓴 것”이라며 구타 사실을 부인했다.또 “이씨의 몸에 난 상처는 이씨가 완강하게 치료를 거부해 몸을 묶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관할 청량리경찰서는 “이씨 가족과 병원의 진술이 엇갈려 수사가 지연되고 있으며,가족이 수사에 불만을 품어 담당 수사관을 바꾸었다.”면서 “업무상 과실치상 부분은 인정이 되며,폭행 여부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
  • 외모 콤플렉스 성형중독 위험

    성형수술을 거듭하는 중독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한매일 9월24일자 보도) 이를 수치상으로 확인해 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성형전문 포털사이트인 ‘미미’(mimi.co.kr)는 성형수술 경험자 100명을 대상으로 성형중독증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설문에서 76%가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응답자들중 68%는 수술 횟수가 2회 이상이라고 답했으며,수술 후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2%에 달했다. 수술 부위는 눈이 88%로 단연 많았으며 코(28%), 안면윤곽(7%), 유방(2%)의 순이었다. ‘성형중독증’은 객관적 외모에 관계없이 자신의 외모가 추하다는 콤플렉스에 빠져 아무리 수술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며,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정 기간마다 성형수술을 주기적으로 되풀이하는 증상이다. 임창용기자
  • [2002대선 대해부] 지역주의 바람 다시 거세지고 있다

    ■어느 후보를 선호하는가 후보 선호평가 변수는 가장 강력한 선거예측 수단이다.그러나 심리적으로 어느 후보를 더 좋아하는가의 문제와 실제로 투표장에서 누구를 찍을 것인가의 문제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즉,특정 후보를 좋아하지만 여타 다른 이유로 인해 타 후보를 찍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선거 연구에서 개념화돼 있는 ‘전략적 투표행위’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따라서 후보 선호평가의 문제와 누구를 찍을 것인가의 문제를 분리해서 분석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이회창을 중심축으로 대선구도 정착 ‘지지후보별 평가점수’표는 ‘누구를 찍을 것인가’를 중심으로 유권자를 6개 그룹으로 나눈 후에 각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이회창·노무현·정몽준 후보를 각각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후보자 선호평가는 0∼100점 사이의 점수로 조사되었고,나타난 결과는 그룹별 평균점수이다.분석편의상 향후 분석은 유력 후보인 이회창·노무현·정몽준 후보를 중심으로 한다.몇가지 흥미있는 발견을 하였다.첫째,각 후보 지지그룹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높은 선호평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평균점수는 70점대를다소 상회해 지지 그룹간에 편차는 거의 없다. 둘째,이회창 후보의 경우 타후보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다.노무현·정몽준·이한동 후보 지지그룹으로부터는 30점대의 평가점수를 받고 있으며,권영길 후보 지지그룹으로부터는 20점대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이런 현상은 유권자들의 이회창 후보에 대한 선두 견제심리와 이회창 후보측의 정치적 비포용성이 상호작용한 결과인 것 같다.이러한 결과로 미루어볼 때,친 이회창·반 이회창이라는 심리적 축에 의해 유권자들이 크게 구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따라서 이번 대선구도는 이회창 후보를 중심으로 구조화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셋째,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지지그룹은 상대후보에 대해 상호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노무현 후보 지지그룹은 정몽준 후보에 대해 50점,정 후보 지지그룹은 노 후보에 대해 40점대의 점수를 주고 있다.유권자들의 심리에 근거해 볼 때 두 후보 지지자 사이의 유권자 연대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된다.또 노무현 후보 지지자와 정몽준 후보 지지자의 특성에 있어서 상호 중첩현상은 그러한 연대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즉,두 후보는 공히 젊은층,호남출신 유권자들의 선호대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넷째,권영길 후보 지지그룹은 노무현 후보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준다(50점대).두 후보의 이념성향이 동질성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그리고 이한동 후보 지지그룹과 무응답자들은 세 후보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선호평가 점수를 주고 있다. ◇세대와 후보자 선호평가 어느 사회,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신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것이 정치문화 연구의 중요 발견 중 하나이다.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비교적 보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회창 후보는 기성세대와 친화력을 보이고 있는 반면,이회창 후보에 비해 다소 개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의원은 젊은 세대와 친화력을 보인다. 20대와 30대의 젊은층은 정 의원과 노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반면에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는 이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40대는 여전히 정 의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으나,노 후보에게는 가장 낮은 점수를 줌으로써 중간적인 위치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분석결과는 몇가지 논쟁거리를 제공한다.첫째,기존의 연구들은 젊은 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정치적인 관심이 적고 정치참여 성향이 낮다는 것이다.따라서 그들의 후보선호평가가 현실적으로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둘째,20대와 30대의 젊은층들은 노 후보와 정 의원에게 공히 높은 선호평가점수를 부여하고 있다.이념적으로 노 후보가 진보성향을 보이고 있고 정 의원이 다소 보수성향을 보이는 것을 감안한다면,젊은층들은 이념적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셋째,이념과 정책에 있어서 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정 의원에 대한 젊은 세대의 친화력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 근거한 반사이익과 월드컵 효과로 인한 일시적인 인기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 ◇지역과 후보자선호평가 한국의 선거는 ‘지역주의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따라서 선거과정을 설명하는 데 있어 지역변수의 영향력은 지대하다.출신지역별로 각 후보자에 대한 평가점수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출신 등 영남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선호평가점수를 받고 있다.특기할 만한 사항은 고향이 이북인 사람들로부터는 거의 90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통일·안보문제에 있어 보수적인 성향을 갖는 이북 출신들이 보수적 성향인 이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이 후보의 경우 출신지역간 평가점수의 등락폭이 매우 심하다.즉,지역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서울·인천,광주·전남,전북 출신 유권자들에게서 가장 낮은 선호평가점수를 받고있다. 정 후보는 서울·경기,광주·전남,강원,충북·충남,부산출신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선호평가점수를 받고 있다.지역적인 편차가 그리 심하지 않다.그러나 전통적으로 강하게 작용하는 지역변수가 선거과정에서 작동할 때,그러한 높은 선호평가점수가 득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이다. 노 후보는 인천,전북,제주 등 출신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선호평가를 받고있다.그리고 부산을 제외한 영남 출신들로부터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노 후보의 경우도 지역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를 찍을 것인가/ 李후보 영남·강원서 ‘부동의 1위' 누구를 선호하는가와 누구를 찍느냐의 문제는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누구를 찍을 것인가의 문제가 선거분석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제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선거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선거분석의 목표이기 때문이다.투표의 방향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요인인 세대변수와 지역변수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기로 한다. ◇세대와 후보지지 오른쪽 그림의 결과는 앞에서 분석한 연령별 후보평가의 패턴과 유사하다.(세로축에서의 후보지지도는 %로 표시하지 않고 소수로 표시하였다.0.2는 20%의 지지율로 해석하면 된다.) 그러나 몇가지 지적해야 할 사항이 있다.첫째,20대와 30대에서는 정 후보와 노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이 후보를 찍겠다는사람도 20대에선 20.0%,30대에선 22.2%로 그리 적은 것이 아니다.젊은 세대에 있어 후보간 지지편차는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40대에서는 지지편차가 커가며,50대 이상에서는 편차가 더욱 크다.이후보는 40대 유권자의 32.8%,50대 이상 유권자의 42.7%의 지지를 획득하고 있다.세대별 후보선호평가에서는 반대현상이 나타났다.젊은 세대에서 세 후보간 선호평가점수의 차이가 가장 많았고,기성세대에서의 차이는 다소 둔화되어가는 경향을 보였다.이는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이 후보를 가장 낮게 평가하는 젊은 그룹에선 후보간의 지지편차가 적고,이 후보를 높게 평가하는 기성세대에선 후보간의 지지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셋째,40대 유권자들의 경우 선호평가에선 정 후보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누구를 찍을 것인가에 대한 응답에 있어서는 이 후보를 가장 많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선호와 투표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정 후보를 선호하지만 실제 투표는 이 후보에게 하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왜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정후보의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다른 후보들은 장기간에 걸친 검증과정을 거쳐왔지만 정 후보는 아직 검증의 초기단계에 있다.따라서 아직 신뢰성을 확실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출신지역과 후보지지 출신지역에 따라 후보지지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패턴은 앞에서 분석한 후보자 선호평가점수에서의 패턴과 유사하다.역시 영·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주의 투표성향이 나타나고 있다.영남권과 강원에서는 이 후보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노 후보는 전북과 제주에서 1위,정 후보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몇가지 짚어봐야 할 사항이 있다.첫째,서울출신들의 투표성향이다.서울출신들은 이 후보에게 가장 낮은 선호평가점수를 주었으나 누구를 찍을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몽준,이회창,노무현의 순서로 응답하고 있다.이런 경향은 충남에서도 지속된다.즉,선호평가에서는 이 후보가 가장 낮으나 투표에 있어서는 노 후보가 더욱 낮게 나타나는 지역이 있다는 것이다.강원 출신들은 선호평가에서는 정 의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으나,투표에 있어서는 이 후보를 가장 높게 지지하고 있다.이러한 선호평가와 투표에서의 비일관성은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둘째,경북·경남에서 압도적인 지역주의적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지역주의 바람이 영남권에서 먼저 불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반면 호남 출신들은 노무현과 정몽준 사이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셋째,세 후보 사이의 지지편차가 가장 적은 충청 출신 유권자들의 투표 향배가 주목된다.충청권을 심리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자민련과 민주당 이인제 의원의 정치적 위상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분석결과에 담긴 뜻 - 盧·鄭단일화 파괴력 ‘메가톤' 향후 선거경쟁구도는 이회창 후보를 중심축으로 하여 구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유권자들의 후보선호도를 보면 이 후보와 다른 두 후보 사이의 편차가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선거구도는 친 이회창세력과 다수의 비 이회창세력들과의경쟁이 될 전망이다.다수의 비 이회창세력들이 반 이회창세력으로 결집돼 단일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으나,밀실에서 중요한 정치적 결정들이 흔히 일어나는 한국적 정치상황에서는 그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세간에서 회자되고 있는 노-정 후보단일화 논의는 바로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선호도 평가에 비해 득표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 후보의 득표력은 한편으로는 보수지향적인 기성세대의 투표 결집력과 영남을 축으로 일고 있는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향후 호남과 충청권에서 지역주의 바람이 어떤 후보를 향해 일어날 것인가에 따라 선거경쟁구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충청권의 대변자인 자민련과 민주당 이인제 의원의 선거과정에서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사실상 보이지 않는 정치권의 실세인 김대중 대통령과 가장 큰 대립각을 유지해가고 있다.이 후보 지지기반의 상당부분이 이 후보의 적극적인 지지세력이라기보다는 김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비판세력이다. 정권재창출을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대거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후보는 소위 반DJ정서를 어떻게 득표로 전환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성패가 달려 있다.또한 세간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정 후보단일화가 만일 성사될 경우 그 파괴력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노-정 후보단일화를 방지하고 반DJ세력을 결집시켜 나가는 길이 그리 순탄치 않을 것이다. 노 후보도 여러가지 의미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한편에서는 인기없는 김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야 하지만,그 경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의 일탈을 감수해야 한다.다른 한편에서는 지지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정 의원과의 차별화를 감행해야 하지만,당내에선 정 후보와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결코 작지 않다. 정 의원도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아직 창당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념과 정책이 분명히 정립돼 있을 리가 없다.민주당이 ‘연체동물’에 비유하고 있는 정 의원에 대한 비판은 바로 이념과 정책 부재에 원인이 있다. 또 창당을하더라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서 많은 수의 의원들을 빼가기가 힘들다는 전망이다.조직에서 열세가 예견된다.대통령선거에서의 최대 화두는 정권의 향배이다.즉,김대중 정권의 상속자가 여권에서 나오는가 아니면 야권에서 나오는가이다.노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재창출이고,이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교체가 된다.그러나 정 후보가 당선되면 이도저도 아니다.정 후보의 이념이나 정책적 색깔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 대선 전망 - 李·鄭 2강구도 당분간 지속 이번 대선은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회장이 제3의 후보로 참여했던 92년대선 상황보다는 97년 대선 상황과 여러 면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따라서 향후 대선에 대한 객관적인 전망은 97년 상황을 준거틀로 삼을 필요가 있다. 97년 대선의 경우 추석 직전인 9월13일에 신한국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당시 이인제(李仁濟) 경기지사가 탈당과 함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선구도가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자민련 김종필(金鍾泌),민주당 조순(趙淳),이인제의 5인 다자구도로 바뀌었다. 추석(9월17일) 직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김대중 29.9%,이인제 21.7%,이회창 18.3%,조순 11.6%,김종필 3.3%,무응답 15.2%로 나타났다.제1야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하고 제3후보가 2위를 차지하면서 2강(强)을 이루고 여당 후보가 3위로 중간을 차지하며 나머지 두 후보가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2강1중2약’ 구도가 구축됐다.현재의 대선 구도와 흡사한 양상이다. 97년 11월8일 국민신당이 창당되고 이인제씨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전까지는 김대중-이인제의 2강 구도가 지속되었다.그런데 이인제씨의 국민신당창당을 전후로 오히려 여당 후보인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11월26일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자 대선 구도는 김대중-이회창 양자구도로 전환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참신성을 무기로 세대교체를 외치며 대선에 출마한 제3후보가 신당을 창당하자마자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신당 조직의 취약성과 신당 참여 인사의 한계성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기대를 만족시켜주지 못한 가운데,유권자들이 여당 후보가 배제된 ‘야당후보 대 신당의 제3후보’ 간의 대결 구도보다는 조직면에서 경쟁력이 있는기존 여야 정당의 대결구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는 이회창 야당 후보와 제3후보인 정몽준 의원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여당의 노 후보가 그 뒤를 추격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더구나 아직까지 정몽준 신당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고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정국 변화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40대 연령층에서 정 의원의 지지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이-정 2강 구도는 일정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97년 대선 상황에서 보듯이 정몽준 독자 신당이 국민 앞에 어떠한 모습으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구도는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정 의원의 독자 신당이 조직의 열세와 참여 인사의 참신성이 떨어지면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대선 구도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이회창-노무현의 2강 구도로 다시 전환될 개연성이 크다. ■공동집필자 약력 대한매일이 민영화 원년을 맞아 선거보도에 일대 혁명을 가져오기 위해 기획·보도 중인 ‘2002 선거 대해부’ 시리즈의 일환으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그 결과를 분석했습니다.분석결과는 두차례로 나눠 처음으로 지지도 분야를 정밀 탐구하고,두번째는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책선거의 방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분석·정리는 한국조사연구학회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학자들로 구성된 ‘대한매일 2002 대선 조사분석위원회’ 위원들이 공동으로 맡았습니다. 집필자 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남영(李南永·50·위원장) 숙명여대 정치학과 교수·KSDC 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김형준(金亨俊·45) 명지대 객원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KSDC 부소장,미국 아이오와대 정치학 박사 ◇안순철(安順喆·40) 단국대 정외과 교수,미국 미주리대 정치학 박사
  • ‘통일 호랑이’ 남매 백일잔치 “이름을 지어주세요”

    남북한 호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통일’호랑이 남매의 백일잔치가 5일 오전 11시부터 6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대공원 사슴 사육장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다.이들 아기 호랑이 한쌍에게 붙일 이름도 13일까지 공모한다.백일잔치상을 받는 아기 호랑이들은 대공원에서 사육해온 암컷 ‘홍아’와 97년 북한에서 내려온 수컷 백두산호랑이 ‘라일’ 사이에서 지난 6월 28일 태어났다.지금까지 국내에 벵골산 호랑이는 많으나 남북한 호랑이를 ‘부모’로 한 순수 한국 혈통의 2세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일잔치에서는 동물원측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찍은 출산 광경과 남매의 ‘핏덩이’ 시절 등 생육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송한수기자 onekor@
  • 국감 이틀만에 파행조짐, 한나라·민주 국방위서 몸싸움

    국회 국방위 등 14개 상임위는 17일 이틀째 국정감사를 계속했으나 국방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고,한나라당은 자료와 증인선정에서의 난항을 이유로 국감 거부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1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최고위원,주요당직자 및 국회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를 갖고 ‘정부측의 자료 거부와 민주당의 증인선정 방해’등과 관련,국감 거부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17일 오후 회담을 가졌으나 국감 증인 선정 등 문제에서 시각차가 엇갈려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국방부에 대한 국방위 감사장에서는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병역문제와 관련,국방부측의 답변을 듣다 서로 인신공격성 폭언과 몸싸움을 벌여 국감이 정회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준(李俊) 국방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올해 국방백서를 대신해 연말에 발간하는 ‘국민의 정부 국방정책’ 책자에는 예정을 바꿔 주적(主敵) 개념을 포함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우리 군은 명확한 주적 개념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왔으며 국방백서에 주적 표현을 포함시킬지 여부는 발간 당시의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사위에서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지난 88년 9월부터 위헌결정이 내려진 362건의 법률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69건이 세법이었다.”면서 “이는 세제행정이나 세금 징수 절차에도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위에서 민주당 이미경(李美卿) 의원은 “서울지역 사립고의 비정규직교사는 총정원의 13.3%로,국·공립에 비해 3배나 많아 사립학교 교직사회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운기자 jj@
  • 폐허 방치 소설가 현진건선생 고택 종로구, 문화재지정 재추진

    폐허로 방치된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健·1900∼1943) 선생의 자택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된다. 종로구와 종로구문화재위원회는 16일 “종로구 부암동 325의2에 방치돼 있는 현진건가(대지 267평,건평 70평)를 기념물이나 문화재 자료로 지정해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했다. 구에 따르면 현 선생이 1936년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이듬해부터 거주하며 ‘무영탑’,‘흑치상지’등을 집필했던 고택은 지난 76년부터 정모씨 소유로 바뀌었지만 관리가 안돼 현재 붕괴 직전 상태다. 구는 고택이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인 현 선생의 집필장소였던 만큼 보존가치가 있는 데다 건축양식도 팔작지붕에 겹처마를 쓰고 있어 기념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고택의 공시지가는 6억 2600만원이다. 현 선생의 고택은 지난 94년과 99년 서울시에서 문화재 지정을 검토했지만 ‘보존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현진건 집터’라는 표석만 설치하는데 그친 바 있다. 서 관계자는 “지난 2000년에도 문화재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려고 노력했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현 선생의 고택이 폐허로 방치된 건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문화재 지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종로구 관계자는 “현진건가를 단순히 건축물 가치로만 따질 것이 아니라 한국 문학사의 의미있는 공간으로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서울시가 고택을 매입한 뒤 ‘현진건 기념관’을 건립하면 근대문학의 산실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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