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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법저지” 전공노 對국회투쟁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공무원노조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그동안의 대정부 투쟁에서 대국회 투쟁으로 전환,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또 전공노 등 64개 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교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3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측에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타깃은 이제 국회 전공노는 그동안 공무원노조법 입법 저지를 위한 대정부 투쟁을 강력하게 펼쳐왔다.지난해 행정자치부 장관실 점거농성에 이은 연가투쟁,현재 진행중인 청와대·노동부·행자부 앞 1인시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입법예고 절차를 마친 뒤 법제처와 중앙인사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는 공무원노조법이 이르면 이달안에 국무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자,전공노가 투쟁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대정부 투쟁에서 대국회 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에 따라 전공노는 공무원노조법 관련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국회의원들을상대로 면담 등을 요청하고 있다.또 지부별로 해당 지역구 의원들을 만나 공무원노조법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설득작업에 나섰다. 특히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들의 본질과 동떨어진 자료요청에 대해서는 거부의사를 시사하고 있다.전공노 경남도청 지부는 최근 홈페이지에 ‘국정감사 자료제출 관련 공지사항’을 게시,자치사무 관련 자료제출 요구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또 전국 광역자치단체 공무원연대도 12일 대전시청에서 모임을 갖고,규정에 어긋나거나 무리한 자료요구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정수 대변인은 “공무원노조법이 국회 환노위에서 정식 의제로 채택되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상임위에서 논의가 진행되면 즉각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라면서 “지부별로 국정감사의 문제점 등에 대한 개선책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00만명 서명운동 전개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특별법 형태의 공무원노조법 입법에 반대하는 1000여개 사회단체 회원 등 1만여명의 서명을 공개하고 공무원의 단체행동권 보장 등을 거듭 촉구했다. 공대위는 “정부가 공무원노조와의 합의절차없이 공무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공무원노조법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책토론회를 열어 정부 입법안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노조의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오피니언 중계석/‘한반도 핵 위기의 비용’ 요약

    북핵 위기와 관련,한반도의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한국은 주도적인 입장에 서지 못하고 있다.이 위기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소멸시킬 수 없는 현 상황에서,갈등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불교포럼 주최로 지난 9·10일 경기도 파주 보광사에서 열린 ‘한반도위기와 대응’주제의 불교평화포럼을 통해 발표된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의 논문 ‘한반도 핵 위기의 정치적 경제적 비용’을 요약한다. 미국과 북한은 핵문제를 두고 위기게임을 벌이고 있지만,양자의 목적이 전쟁이라고는 볼 수 없다.위기 게임의 고조에 따라 전쟁 위험이 높아가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위기게임이 초래하는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잘못된 인식에 따른 상황오판은,사후의 비용을 대폭 증대시키거나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북한 핵위기의 전개는 한국에 여러 형태의 비용지불을 요구한다.가장 포착하기 쉬운 비용은 북한 핵위기가 한국 경제에 주는 부담이다.2002년 10월부터 시작된 핵위기는 그 어느때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특히 2003년 초부터는 한·미관계의 불확실성 문제와 맞물리면서,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자체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이 드러났다. 북한 핵위기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정치적 비용도 적지않다.북한 핵위기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상호협박과 회유를 통해 상대방의 정책을 강압적으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은 매우 어렵다.한·미공조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유지해야 하며,국내 갈등을 증폭시키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민감한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외교적,대내 정치적 행마(行馬)가 아주 중요하다. 위기게임에서는 위기의 성패에 따라 양측의 국가적 위신과 정권의 사활이 결정된다.이 북·미간 위기게임에서 한국은 분명 주전 선수가 아니며,중재자로서의 능력도 부족하다.한국 자체로서 두 적대자의 게임을 멈춰세울 능력을 갖고있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은 두 행위자의 위기게임 때문에 경제·정치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만약 두 적대자의 게임이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치명적 손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두 적대자의 위기게임에 대해 한국은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원칙을 세워 행동해야 한다.그 원칙은 도덕적이고 이념적이기보다는,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능란한 현실주의적 처세술이어야 한다.전개될 수 있는 여러상황을 예측,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한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최적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다.한국정부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하는,통제할 수 없는 고집스러운 행위자를 상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그 내부의 상이한 정치사회적 조류간의 갈등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지고 있다.특히 한국정부와 사회는 위기대응에서 상대측,또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교환되는 협박과 강압이 현실적으로 무얼 뜻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핵 위기게임 속에서 행위자간 협박과 강압의 교환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과잉반응하거나 무시할 경우,그에 상당한 불필요한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다.우리는 이미 명분상이건 실물적 측면에서건 지불하지 않았어도 될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다.한반도의 위기 때문에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그 비용의 크기는 정부라고 하는 행위자의 역량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한국의 정부,사회가 이러한 비용 초래상황을 소멸시킬 능력이 없다면,사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현명한 행보를 통해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어떠한 것인지 적극 연구해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기고 / 정부는 국정 조정기능 강화해야

    요사이 우리나라가 직면한 당면과제로 북한 핵문제,정치사회 갈등과 경제불황을 들 수 있다.다행히도 북핵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대화로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앞에 놓인 또 다른 과제인 정치사회 갈등과 경제불황은 지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우리사회의 역량을 결집해서 나아가도 쉽지 않은 냉엄한 국제질서와 무한경쟁의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현재 우리 나라는 발전동력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마침 노무현 대통령도 정부가 국가 방향 주도의 힘을 상실했다고 지난 1일 국정토론회에서 언급했다.정부의 자율권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한국은 1960∼70년대 및 80년대를 거치면서 정부 주도의 자기중심적 압축성장을 이뤘다.여기서 자기중심적 발전이란 자국 실정에 상관없이 구미 산업화 과정을 그냥 답습하는 근대화론이나,저발전이 악순환한다는 종속이론에서 주장하는 발전모델과는 다른 발전모델로서,이미 19세기 말 독일과 그 뒤 일본이 이 발전전략으로 후발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했었다.즉 자국에 알맞은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보호무역을 적절히 활용했고 정부가 주도했다.바로 우리나라도 우리에 맞는 전략산업을 키웠고,수출주도의 경제정책으로 세계시장에 공격적으로 편입되면서도 저발전 종속되지 않고 고도성장을 달성했다.그러나 이같은 정부 주도의 자기중심적 발전의 문제점은 개발독재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즉 권위주의적 정부가 국정을 독점적으로 주도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경제의 진정한 발전은 자유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발전과 병행한다는 기본원리에 역행하는 것이다. 21세기에는 일방적 정부 주도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새로운 패러다임도 등장했다.정부·시장 및 시민사회가 3각축을 형성하여 국가사회를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수평적 협력틀 속에서 발전을 모색해야 되는 것이다.민주화하고 좀더 개방·투명화한 자기중심적 발전을 ‘신자기중심적 발전’이라 얘기할 수 있다. ‘신자기중심적 발전’의 시대에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국정을주도하지 않고 조정 기능을 강화하면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대화와 양보,타협을 통해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정한 국민적 합의와 참여를 이룰 수 있다. 국가 발전 방향의 의제들이 정부나 시장,시민사회에서 나오게 되는데 정부는 조정을 통해 바른 국정 수행에 임할 수 있다.이 조정기능이야말로 정부의 자율권에 해당된다. 정부가 국정 조정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 될 것이다.즉 정부는 중도 실용주의의 입장에서 조정과 통합을 이뤄야 한다.지금 우리사회에는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오늘날 선진 현대국가는 중도노선을 지향한다.한쪽에만 치우칠 수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선진사회에서 보수는 중도 우를,진보는 중도 좌를 지향한다.중도 안에서의 차이일 뿐이다.즉 중도의 이념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고 포괄적이다. 또 중도노선은 실용주의와 잘 어울린다.대북한 및 대미 정책에 실용주의적 접근이 요구되고 경제·사회 현안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인기에 연연하지 말고,대화와 타협을 지향하면서도 법과원칙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국가 발전방향의 한 의제로 얘기들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목표를 이루고 분열과 대립을 넘어서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국정 조정기능을 강화하여 민주정부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김 우 준 연세대 교수 동서문제연구원
  • 현대 미지급 금강산관광료 700만달러/정부, 北에 탕감 요청키로

    정부와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대가로 현대아산측이 북한에 지급해야 할 700만 달러(약 84억원)를 탕감하거나 장기간 지불유예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기하기로 했다.또 현대아산은 현재 1인당 해로관광 100 달러,육로관광 50 달러인 관광대가를 낮춰 주도록 북한 당국과 협의중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정부와 현대아산이 탕감을 요구할 700만 달러는 2001년 2월부터 5월까지 현대아산이 북한측에 지불하기로 약속한 2400만 달러 가운데 일부로 현대측은 그동안 자금사정으로 지불을 미뤄 왔다. ▶관련기사 4면 이같은 방침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적자 누적에 북한측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으며,따라서 북한도 그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따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정부 관계자는 “북한도 현대아산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알고 있고,금강산관광도 계속할 의향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제안을 이해하고 또 호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23일 발효된 금강산특구법의 후속 규정도 북한당국이 조속히 마무리해금강산관광 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남북간에 협의중인 북한의 금강산 관련 후속규정은 기업창설운영·개발·출입제도·임금 규정 등이며,이같은 규정이 완성되면 금강산 개발이 본격화되고 관광절차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정부는 오는 26∼28일 서울에서 열리는 6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에서 금강산관광 등 경협활성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한편 정부는 금강산 개발사업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행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행심 조장 등의 이유로 승인을 보류해 왔던 금강산 카지노 건설 문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카지노에서 쓰인 현금이 북한으로 흘러 간다는 의혹이 있지만,카지노는 현대측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북한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카지노 말고 현재 현대아산측이 신청한 사업은 유스호스텔 건설뿐”이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골프장,스키장,대형 면세점 등 각종 수익시설의 건설도 신청하면 이를승인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전향적 검토방침을 밝혔다. 정세현 통일부 장관도 6일 울산에서 열린 ‘열린통일포럼’에서 “북한이 금강산 관광특구를 약속해 놓고 2년을 끌었기 때문에 현대가 재정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았다.”면서 “북측도 이번 정몽헌 회장의 일을 거울로 삼아 여기에 (금강산 관광특구 설치사업에) 적극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도운기자 dawn@
  • [폴리시 메이커]통일부 윤미량 이산가족1과장

    ‘1&1(원 앤드 원)’ 통일부 윤미량(사진) 이산가족1과장이 추구하는 정책의 목표다.한 사람이라도 더,하루라도 빨리 이산가족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다짐이다. 윤 과장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1∼7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줄곧 직·간접적으로 담당해 왔다.지난해 10월 이산가족 주무 과장이 된 뒤에는 직접 금강산 상봉 현장도 방문하고 있다. 윤 과장의 이산가족 정책은 ▲현재의 제한된 상봉 채널을 최대한 활용하고 ▲앞으로 만남의 채널을 더욱 다양화하는 것이다. 윤 과장은 최근에는 비동수(非同數)·비동시(非同時) 상봉 추진에 중점을 두고 있다.북한의 이산가족 자원이 적기 때문에 남측 가족이 더 많이,더 자주 가야 한다는 것이다.또 금강산에 남북이산가족 면회소가 건설되면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영상 상봉’도 추진할 계획이다.어렵지만 국군포로나 전시납북자들을 이산가족상봉 행사 때마다 드러나지 않게 포함시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윤 과장은 “6·15 이후 남북의 1399가족,7109명이 상봉했고,1만7000명이 생사를 확인한 뒤 서신을 교환했다.”고 밝히고 “아쉽지만 지난 85년 일시적으로 65가족이 상봉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윤 과장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7차까지 진행되면서 차츰 덜 민감해지고,덜 이벤트적인 행사가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북한측도 다른 경협사안과 비교할 때 이산가족 문제는 비교적 유연하게 다루며 협조도 잘 하는 편이라고 한다. 이산가족 정책의 핵심은 공정성이다.윤 과장은 “1,2차 때 상봉가족을 선정하면서 정책적 배려를 했다가 부작용이 난 이후부터는 철저하게 기회균등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영훈 전 총리도,심지어 이산가족을 이끌고 금강산에 오가는 적십자사 서영훈 총재도 아직 상봉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산가족 보도와 관련,윤 과장은 “다른 정책에 비해서 언론의 협조를 많이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윤 과장은 그러나 “노인들은 마음이 약해서 신문에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한 좋은 소식이 나오면 정말로 믿다가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날 때 쇼크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희망했다. 윤 과장은 남북적십자회담의 대표도 맡고 있다.여성이 적십자회담 대표에 임명된 것은 30년 회담역사상 윤 과장이 처음이다.올해 43세인 윤 과장은 마산여고,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87년 행정고시 30회에 합격,통일부에 들어왔다.또 ‘제3의 길’로 유명한 앤서니 기든스가 있는 영국 LSE(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 정치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윤 과장이 특별히 연구한 분야는 여성학. 윤 과장은 이를 북한 여성 연구에 접목시켜 경남대 북한대학원에서 객원교수로 북한여성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
  • 사회 플러스 / 대구지하철 방화범 무기징역 선고

    사형이 구형됐던 대구지하철 방화참사범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이내주)는 6일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선고공판에서 1079호 전동차에 불을 질러 330여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대한(56) 피고인에게 현존전차방화치사죄 등을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어 지하철 화재 후 승객대피를 소홀히 한 채 달아난 1080호 기관사 최상열(38) 피고인에 업무상과실 치사상죄를 적용해 금고 5년을,1079호 기관사 최정환(32) 피고인과 운전사령 방정민(45) 피고인에게는 금고 4년을 각각 선고했다.
  • [사설] 鄭대표의 검찰 출두 의미 살려야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굿모닝 시티 윤창렬씨로부터 4억 20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검찰에 출두했다.집권여당 대표가 불법자금 수수혐의로 검찰에 출두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개인적으로는 물론 우리 정치사에서도 오점이 아닐 수 없다.달리 보면 정치권이 그만큼 투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단초이기도 하다. 외견상 정 대표의 혐의는 간단 명료하다.윤씨로부터 받았다고 시인한 돈이 대가성 없는 정치자금인지,아니면 청탁성 뇌물인지 밝히면 되는 것이다.민주당이 ‘검찰총장 국회 출석 추진’과 같은 뜬금없는 으름장을 놓을 이유가 하등 없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혐의사실을 입증하는 선에 머문다면 일반 형사사건과 무엇이 다른가.검찰이 재임중인 여당대표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초유의 일로서,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그리하자면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도 철저히 수사해 국민들이 검찰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다.정치권과 적당히 타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간 굿모닝 시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부메랑이 되어 검찰로 돌아올 것이다. 정 대표는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는 대선자금임을 강조했다.나아가 검찰수사가 옭죄어오자 자신의 정치적 위상과 정권창출의 일등공신임을 들어 음모에 의한 것이라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권에 대선자금 공개를 제안했고,이에 민주당은 선거대책위 발족 이후 ‘희망돼지 저금통’ 모금액수를 포함한 대선자금 입·출금 내역을 공개한 터다.이런 시도들이 아무런 결실없이 묻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정치개혁과 검찰중립의 이정표가 되어야 정치권과 검찰,정 대표가 모두 상생하는 길이다.
  • 범인잡은 119녹취록 / 밀어뜨려 숨지자 실족사 위장 구조요청 전화에 ‘단서’남아

    119 녹취록이 폭행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3월14일 새벽 1시20분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 다가구 주택 3층에서 세입자 김모(44)씨가 집주인 황모(53)씨의 아내와 전세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2층 계단으로 떨어졌다.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급성 뇌출혈로 숨졌다.당시 황씨의 가족이 ‘김씨가 말다툼 도중 실족사했다.’고 진술하고 새벽 시간이라 다른 목격자도 없어 김씨의 죽음은 그대로 묻혀 버릴 상황이었다. 사건을 맡은 서울지검 남부지청은 그러나 숨진 김씨가 떨어진 위치와 황씨의 아들이 김씨를 흔들어 깨웠다는 황씨 딸의 진술 등을 중시,황씨의 아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당했다. 그러나 의외의 단서는 119에 녹음된 녹취록에서 나왔다.황씨의 아내가 “사람이 떨어져 다쳤다.”고 신고한 뒤 119에서 전화를 끊은 줄 알고 “당신 미쳤어,왜 그래.”라고 말한 대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검찰은 황씨의 아내가 ‘당신’이라고 부를 사람이 황씨 밖에 없고 행위를 비난하는 말투를 사용한 점 등으로 미뤄 황씨가 김씨를 밀어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지난 3월 황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형사1부는 녹취록 등을 유력한 정황 증거로 인정,지난 25일 황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오싹오싹 흥미진진 추리·SF소설 봇물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 들었다.일상에 눌린 심신을 잊으려 마음은 벌써 바다로 산으로.그러나 가는곳 마다 인산인해,자칫 잘못하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아이들 입도 쑤욱 나오기 일쑤다.차라리 한 곳에 붙박혀 텅빈 마음을 채우는 것은 어떨까.이럴 땐 추리·공상과학(SF)·팬터지·무협소설이 제격이다. 출판가도 제철을 만났다는 듯 관련 소설을 봇물처럼 내놓고 문예지도 관련 특집을 다룬다.아동출판물도 이에 질세라 다양한 책들을 선보이며 동심에 손짓한다. ●환상과 공상 올 여름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우혁의 ‘치우천황기’(들녘 펴냄).800만부가 팔린 ‘퇴마록’으로 팬터지 분야의 신화가 된 작가가 9년 만에 내놓은 작품.고대 중국 신화를 모티프로 청동기시대 초기 주신족 치우천과 쌍둥이 동생 치우비의 모험과 사랑을 중심으로 영웅담이 펼쳐진다.단군 고조선 이전 우리 민족의 시원을 모색하면서 한국 팬터지 구성에 착수했다. ●꿈의 미래? ‘장미의 이름’을 연상케 하는 ‘돌의 후계자’(솔 펴냄,장진영 옮김)도 눈에 띈다.베트남과 프랑스인 부모를 둔 저자 장 미셸 트뤼옹이 ‘유럽 상상력 대상’을 받은 작품.초기 기독교시대부터 교황들 사이에 전해오던 신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인류의 나아갈 방향을 암울하게 그리고 있다. 또 딱히 SF로 고정할 수는 없지만 꽤 품격을 갖춘 작품으로 ‘제인에어 납치사건’(북하우스 펴냄)도 수작이다.특히 정통·추리소설 요소도 다분이 갖춰 지적 모험을 즐기는 독자에겐 반가울 듯.문학에 열광하는 시대 상정,시간의 문을 통해 ‘제인 에어’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유괴하는 등의 흥미로운 발상들이 그득하다. ‘복제예수의 탄생’을 부제로 내건 제임스 보사이너의 ‘크라이스트 클론’(북&월드 펴냄)도 눈길을 끈다.과학 역사 의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토대로 미래 세계정부의 정치적 주도권 다툼을 묘사한다. ●소름!오싹! 좀 더 자극적이고 써늘한 작품을 원한다면 문학사상 8월호를 보자.‘내게 너무 잔인했던 그 여름’이란 특집에서 듀나 김도언 백가흠 정이현 등 재기발랄한 70년대생 젊은 소설가 9인의 엽기 엽편소설이 기다린다.동기가 애매한 살인,식육 등의 소재를 가공하며서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펼쳐가 무더위를 잊기엔 안성맞춤이다. ●누가 범인?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엮은 ‘인간을 해부하다’(산다슬 펴냄)도 놓치면 아까울 작품.한이 최혁곤 현정 등 영상미에 무게를 둔 새 형식을 모색하는 작가들과 뛰어난 감성을 자랑하는 류성희,부조리에 대한 날을 세우는 황세연 등 다양한 색깔의 추리작가들의 ‘모듬 작품집’이다. 이밖에 법정 스릴러물의 대명사 존 그리샴의 ‘불법의 제왕’(북&북스 펴냄)도 읽어서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다.집단 소송제도를 놓고 벌어지는 음모와 갈등을 다루었다.얼기설기 꼬인 비밀을 파헤쳐 가는 그리샴의 정교함이 여전히 빛난다. 이종수기자 vielee@
  • 그도 신선을 꿈꾸었다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돌베개 펴냄 백승종 지음 “성리학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주돈이,정호,정이,주희 등 송·명대 사상가들의 노력에 의해 형성된 신유교를 말합니다.이는 우주론·인성론·실천철학을 일관된 원리로 설명하고자 한 것으로,지극히 논리정연하면서도 거대한 사상체계이지요.성리학은 그 ‘장대한 규모와 종합성,그것이 수행한 기능의 측면에서 서양의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 비견될 만하다.’고도 합니다.”(백승종) “지난 역사를 상고할 때,원나라의 수도 연경에서 성리학이 처음 도입된 것은 고려 후기가 아니었겠소.원나라의 학풍에 크게 영향을 받았을 것은 물론 당연한 일이오.그때만 해도 성리학은 상산학(象山學)과 뒤섞인 상태로 유입되었소.이후 수백년에 걸쳐서 성리학만을 존숭하는 분위기가 차츰 고조되었던 것이오.15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조선 선비들의 성리학설에 관한 이해는 가히 초보적인 수준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오.”(하서 김인후) ●역사학자 저자와 16세기 성리학자의 가상대담 16세기를 대표하는 조선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하서(河西) 김인후(1510∼1560)와 역사학자 백승종(서강대 사학과) 교수가 나눈 가상대담의 한 대목이다. ‘대숲에 앉아 천명도를 그리네’(백승종 지음,돌베개 펴냄)는 우리나라 미시사 연구의 개척자로 인정받는 저자가 오랜 시간 마음 속으로 하서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책이다.저자는 왜 문답식 대화체라는 색다른 방식을 택했을까.무엇보다 거기엔 많은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대화체를 빌려 쓴 책은 옛날부터 적잖았다.유교의 경전인 ‘논어’와 ‘맹자’는 그 고전적인 선례다.그리스 철학을 대표하는 플라톤의 ‘향연’ 또한 대화체 형식에 의존하고 있다.대화체의 맥을 잇는 저술은 17∼19세기 한국에서도 종종 발견된다.실학자들과 개화사상가들이 대화체의 전통을 되살려낸 것.그들은 실옹(實翁) 또는 실사(實士)와 허옹(虛翁) 또는 속유(俗儒)를 대비시키면서 치열한 사상적 토론을 전개했다.대화체는 이처럼 동서양의 유구한 지적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현대들어 한국의 역사서술에 대화체를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저자는 이 파격적인 서술방식을 통해 먼지에 쌓인 수만 개의 활자 속에 가능성으로만 존재해온 역사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본격적인 가상담론을 펼치기에 앞서 책은 먼저 하서 김인후가 누구인가를 밝힌다.하서는 문묘에 배향된 동국십팔현(東國十八賢) 가운데 유일하게 호남 유림이다.절친한 벗이기도 한 퇴계 이황과 더불어 16세기 성리학계의 쌍벽으로 손꼽히는 하서는 정조에 의해 ‘동방의 주염계’라는 평을 들은 일세의 거유(巨儒).하서는 훗날 사칠논변(四七論辨,사단과 칠정에 관한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토론)의 기폭제가 된 중요 자료인 천명도(天命圖,우주만물의 성정을 표현한 그림)를 남겼다. ●한시 1600편 통해 다면적인 하서 김인후 재조명 이 책은 성리학적 이데올로기가 확고하게 뿌리내리지 못한 16세기의 문화적 중층성을 드러내는 하서를 생동감 넘치는 입체적 인물로 복원한다.400여년 전 인물인 하서는 더이상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성리철학자라는 박제된 평가에 머물지 않는다.도교와 불교,성리철학이마음 속에서 부단히 교차하는 다면적인 인물로 되살아난다.이런 작업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바로 하서가 남긴 1600편의 한시다. 하서는 일상의 편지마저도 기꺼이 시로 썼을 만큼 시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었다.그가 남긴 시는 일상의 사연들뿐만 아니라 조선 중기 정치사와 지성사의 구체적인 장면들을 촘촘히 직조해낸다.중국 성리학의 대가인 주자가 논적(論敵) 육상산이나 육구령과 시를 통해 격론을 벌였듯이,이 책에서 시는 논쟁의 핵심을 간명하게 전하는 유력한 도구다. 하서의 시 가운데 저자가 제일로 치는 것은 ‘화표학(華表鶴)’이라는 제목의 칠언고시다.저자는 이 시를 하서가 평생 지향해온 바를 요약한 ‘심리적 자서전’이라고 평한다.“끝없는 벌판 갈길 멀다렻뎠?화표주 하늘로 솟았네/검정 치마 흰 저고리,어디로 가는 길손일까/표연히 날아든 하늘 신선/서글퍼 맴맴 돌아 오래도록 머뭇머뭇/옛 성곽엔 쑥대만 욱었다네/길다란 울음소리 하늘에 번지오/만리를 부는 바람,눈빛 터럭 불어가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도교나 불교 같은이단을 배척한 성리학자 하서가 점괘를 즐겨 보고 “표연히 날아든 하늘 신선”이 되고자 했다는 점이다.이 시는 무술적(巫術的)인 사생관과 도교적인 세계관이 성리학적 세계관과 뒤섞여 있는 16세기 선비들의 중층적인 내면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렇다면 조선시대는 반드시 ‘성리학지상주의’의 나라는 아니지 않았을까.저자는 이 대목에서 세조때까지만 해도 송학(宋學),곧 성리학보다 한당(漢唐)의 유학을 숭상하는 풍조가 강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대화체 서술방식을 택한 저자는 “이른바 ‘가상’은 역사적 객관성에 대한 전면적인 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또 하나의 ‘가능성’을 좇는 역사라고 해서 사료적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8월의 문화인물’서계 박세당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1629∼1703) 선생이 ‘8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됐다. 서계는 송시열을 낮추었다 하여 노론으로부터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지탄받는 등 당시의 주도적 이념이었던 주자학에 비판적이었다.대신 도가사상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노자와 장자에 심취하는 자유로운 면모를 보였다. 홍문관 수찬으로 있을 때는 양반 지배세력의 당쟁과 무위도식을 고발하고 정치사회 제도 개혁과 민생안정을 위한 요역·병역의 균등화를 주장했다. 명나라를 따르고 청나라를 배척(崇明排淸)하는 의식이 지배했던 사회에서 그는 민족의 현실적 생존과 안위를 위해 명분을 버리고 민족자존의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소신을 펼쳤다. 소론의 거두였던 윤증과 교유했고,우참찬 이덕수,함경감사 이탄,좌의정 조태억 등의 제자를 키웠다.경기도 양주 석천동에 기거하며 학문연구에 몰두하다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문화관광부는 서계가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여 새달 21일에는 학술대회,21일부터 25일까지는 그의 유품 전시회를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연다. 서동철기자 dcsuh@
  • 대구지하철 방화범 사형 구형

    대구지하철 참사 방화범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 23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내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079호 전동차에 불을 질러 사망 198명,부상 147명의 인명피해를 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대한(56) 피고인에게 방화치사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신병을 비관,자살하기 위해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지하철에 대한 이같은 행위는 계획적인 범행이 분명하며 아직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무고한 시민들을 죽음에 빠트리고 유족들을 평생 고통 속에 몰아넣은 피고인은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마땅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승객 대피를 소홀히 한 채 달아난 1080호 기관사 최모(38),1079호 기관사 최모(32)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 치사상죄의 최고형인 금고 5년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8월6일 오전 10시 대구지법 11호 법정에서 열린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씨줄날줄] 세대혁명론

    우리 정치사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논란을 일으킨 화두(話頭)가 있다면 ‘세대교체론’이 될 것 같다.이승만·박정희 1인 권력체제에서 야망을 꿈꾸던 2인자 그룹에서는 물론,야권에서도 기성 질서에 도전하는 명분이 세대교체였다.특히 지난 1971년 신민당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김영삼·김대중씨의 ‘40대 기수론’으로 일컬어지는 세대교체 바람몰이는 지금도 정치권에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다. 양 김씨가 그랬듯이 고지를 눈앞에 둔 2인자에게는 세대교체란 대단히 매력적인 단어였다.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씨는 지난 1989년 청와대에서 정무1장관으로 무대의 전면에 나서자마자 세대교체론으로 포문을 열었다.차기 대권주자는 군 출신이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 아래 자질 면에서 검증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검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법조인 출신(변호사)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군 출신인 민정당 실세 그룹 이춘구,박준병 의원 등을 겨냥하면서 자신이 적임자임을 은연중에 내비친 것이라고 하겠다.하지만 정치의 3박자라고 일컬어지는‘돈’‘인사권’‘정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던 그도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국민적인 배경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영삼 정부 들어 ‘소통령’으로 불렸던 김현철씨도 부친의 후광을 업고 세대교체론으로 기성 정치 질서의 재편을 노리다가 부패의 덫에 걸려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두 차례의 대선에서 역전패한 이회창씨는 한번은 세대교체론을 기치로 내세웠다가,또 한번은 세대교체론의 돌풍에 좌초했다.정치 상황에 따라 ‘청산론’으로 치장하기도 했지만 세대교체의 핵심도 따지고 보면 권력투쟁의 한 방편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업자’라고 지칭한 안희정(40)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세대혁명론’을 주창하며 집권당 사무총장을 희망했다고 한다.그는 JP(김종필)가 38살에 공화당 의장을 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구상유취(口尙乳臭)가 아님을 강조했다.하지만 그가 인터뷰에서 1988년 안기부 취조 당시 자신이 느꼈던 무력감을 토로하면서 “능력이 달리고 준비가 안 된 자리는 절대로 탐하지 않겠다.”고 한 말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 듯싶다. 우득정 논설위원
  • 김상현·박주선의원 검찰에 직격탄

    정대철 대표에 대한 검찰의 압박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민주당 내부 분위기도 격앙되고 있다.21일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검찰 파쇼화”라는 극언까지 나오는 등 ‘검찰 성토 대회장’을 방불케 했다. 김상현 고문은 “집권당 대표에게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고,이를 대통령이 서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한국정치사에 대단히 심각한 위기”라며 “검찰이 정치권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은지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그는 “검찰이 정 대표를 잡범 다루듯 하고 있다.막가는 나라가 되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또 김대중 내란음모사건과 박관용 국회의장,이부영 의원 등에 대한 무죄판결 사례를 들며 “많은 사람들이 검찰에 의해 고문당하고 옥고를 치르고 명예를 훼손당했는데 한번이라도 책임을 진 적이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김 고문의 고성이 무려 20여분간 회의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동안 정 대표는 바로 옆에서 줄곧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나라종금 사건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박주선 의원은 작심한 듯 “검찰이 여론을 호도해 집권당을 파괴하고,국회를 검찰의 시녀화하려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검사 출신인 박 의원은 “지난 11일 법무부는 정 대표에 대한 내사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알고 보니 그전에 소환 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법무부도 통제할 수 없게 된 검찰 파쇼화에 대응해야 하며,법무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광역교통망 ‘꼬이네’

    수도권 전역이 연결되는 제2외곽순환도로와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특히 이 도로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성패를 좌우할 기간교통망이어서 건설이 지연될 경우 경제자유구역 건설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수도권제2외곽순환도로는 인천∼김포∼파주∼포천∼양평∼용인∼화성간 240㎞를 잇는 도로다.지난 5월 인천∼파주간 33㎞에 대해 우선 추진키로 하고 5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민간제안서를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건교부 주관의 민자사업이어서 민간투자사업 심의와 실시협약 등 기본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게다가 건교부와 기획예산처가 조기건설에 소극적이어서 사업착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업 추진이 지연될 경우,경제자유구역 개발 지연은 물론 제2연륙교 및 인천국제공항 등과의 연계가 안돼 교통난이 예상된다.따라서 인천시는 인천지역 교통분산을 위해 제2연륙교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구간에 대해서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시기에 맞춰 조기 건설하는 방안을 건교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1996년 민자유치사업으로 확정된 제3경인고속도로는 인천 남동공단∼시흥시 논곡동간 14㎞에 걸쳐 오는 2008년 말까지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그러나 환경단체와 시흥시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주민들은 인천공항 접근 및 주변 교통을 위해서는 월곶IC(인터체인지)까지만 도로를 개설하고,노선도 인근 학교와 아파트를 가까이 지나도록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도로는 남동공단 입주업체들이 원활한 물동량 수송을 위해 조기 개설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49년‘국회프락치사건’ 대표적 왜곡사건이지”/오늘 55주년 제헌절맞는 제헌의원 김인식 옹

    209명 가운데 단 둘만 남았다.제헌절 55돌을 맞는 제헌국회 의원은 김인식(金仁植)·정준(鄭濬) 옹뿐이다.그나마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제헌절 행사에는 김옹만 참석한다.정옹은 요즘 당뇨 증세 등으로 거동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헌절을 하루 앞둔 16일 국회에서 만난 김옹은 참으로 정정했다.1913년생이니 올해 만 90세다.160㎝ 가량의 땅땅한 체구였지만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나이를 가늠키 어려웠다. “감회가 어떠십니까.”하고 물으니 세상을 뜰 걱정을 먼저 했다.“죽고나서가 걱정이지.다들 돌아가시고….한 분은 병석에 있지.나마저 가면 어찌되나 몰라.또 어떤 왜곡된 말들이 나올지 말야.살아있어도 이렇게 말들이 많은데…” ●“어떤 일들이 왜곡될지…” 김옹은 ‘왜곡’의 대표적 사건으로 지난 1949년 ‘국회 프락치 사건’을 꼽았다.“반공주의자 아니면 당선이 안 되던 시절이야.그런데 무슨 빨갱이라고 몰아붙여.당시 한민당에서 무소속이나 다른 당 의원들이 말을 안 들으니까 만들어낸 사건이야.” 김옹도 이에 연루될 뻔했다고 한다.“나중에 이승만 전 대통령이 그만하자고 해서 흐지부지됐더랬지.나도 문턱까지 가지 않았드랬어.내래 황해도 해주 출신인데 무슨…” 그러고 보니 거센 이북 사투리가 더욱 강하게 들린다.“고향 땅에서 공산당들이 하는 짓거리를 두 눈으로 다 봤지 않았겠어.그래서 월남한 거이지.남로당 조종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나.” 그는 지금도 월북한 의원은 하나도 없다고 단정했다.모두 납북됐다는 주장이다. 제헌 국회의 총 의석수는 300석이었다.이 가운데 실제 선거가 치러진 곳은 198곳.북한 몫으로 100석을 남겨 놓았고,제주는 4·3사건으로 인해 3개 선거구 가운데 2곳에서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이후 제주와 기타 보궐선거 등으로 11명의 의원이 추가로 선출돼 209명을 제헌의원이라고 했다.공식적으로는 6·25 때 10명이 학살당하고,51명이 납북된 것으로 돼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이 국회 프락치 사건을 통해 ‘반민족행위특별위원회’가 와해된 것이 한스럽다고 했다. ‘소장파 전성시대’로 불린 제헌 국회에서 소장의원들은 김구·김규식 등과 함께 통일운동과 친일파 처단에 앞장섰으나 이 사건으로 소장세력이 무력화하고 친일파가 득세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국가보안법 발의 김옹은 국가보안법을 발의한 주인공이다.“정권을 절대로 공산당에 넘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국보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없애면 안돼.햇볕정책? 김정일은 말을 듣지 않아.김대중 정권부터 북한에 말려드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질 않아.불안해.” 김옹은 여러차례 이 말을 강조했다.인터뷰 도중 제헌절을 앞두고 문안 인사차 찾아온 김두관 행자부장관에게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제를 돌렸다.“요즘 정치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그랬더니 “오늘날 정치인들 물질 만능에 휩싸여서…”라고 했다.아마도 최근 여권의 대선자금 파문을 지칭하는 듯했다. ●적산가옥,국회 결의로 거절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헌의원들 집이 없어 되겠느냐고 했다는 거라.적산가옥을 하나씩 주라고 했어.국회 사무총장이 보고하더라고.그런데 우리가 반대했지.아,국민이 먼저 잘 살아야지.국회에서 결의해서 안 받았어.국방장관이 의원 개개인에 지프차를 준다고 했어도 그거 안 받고 걸어다녔어.제헌의원들은 그렇게 살았어.” 그가 소개한 제헌 국회의 또다른 사례.“제헌 의원의 임기는 2년이었잖아.그런데 5·10선거에 당선된 뒤 연장하자는 주장이 있었거든.그러나 ‘그래서야 되겠느냐.헌법 만들고는 물러나야 한다.’고들 했지.(의원을)정 또 하고 싶으면 선거해서 다시 들어오면 되지 않느냐고 말이야.” 그러면서도 정치 행태로 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모습도 금방 눈에 띄었다.“그 때도 한민당에서 다른 의원들 불러다 입당하라면서 술대접도 하고 춤도 추고 그랬다.”는 것이나,김옹 자신도 “고향사람에게서 5만환이라는 ‘거금’을 받아들고 선거를 치렀다.”는 사실이 그랬다.40년대 말에도 돈 없이 선거 치르기 어렵고,정치판에 술이 빠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마지막 제헌동지회장 국회수첩 뒷부분에 보면 ‘국회 유관단체’란에 ‘제헌동지회’가 등재돼 있다.김인식 옹이 회장이고,정준 옹이 감사로 돼 있다.이들이 세상을 뜨고 나면 제헌동지회는 아마 사라질 것이다.19대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옹은 이제 임기가 끝나면 20대 임기를 ‘무기한’으로 할 계획이다.더 맡을 사람이 없어서다. 김옹은 일본 와세다 대학 법과를 졸업하고 귀향한 뒤 45년 대동청년단 서북사무처장을 맡았고 인천 옹진을에서 당선됐다.와병 중인 정옹은 1915년 생으로 평양신학교를 졸업했으며,김포에서 당선된 뒤 3·4·5회 4선을 지낸 데 이어 MRA(세계도덕재무장)세계대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지운기자 jj@
  • 강남·북 경찰 “임무교대”

    서울지역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강남·서초 경찰서 직원들이 대폭 물갈이된다.대신 각종 시위가 많아 상대적으로 기피 근무처인 중부·종로·남대문·서대문·동대문서 등 도심지역 경찰서 직원과 신임 순경이 교체 투입된다.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는 오는 17일 일선 경찰서 계장을 포함한 경감 이하 1900여명에 대한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경찰인사 쇄신안’을 14일 발표했다. ●물좋은 곳과 기피지역 뒤섞기 경찰 관계자는 “강남권 경찰서 직원과 도심 4대문안 경찰서 직원간의 맞교대는 전례없는 일”이라면서 “최근 강남지역의 경찰관 부정·비리 사건으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쇄신안에 따르면 강남경찰서는 경위 이하 715명의 21.1%인 151명이,서초경찰서는 경위 이하 591명의 13.5%인 80명이 도심권 5개 경찰서 직원과 신임 순경 90명으로 대체된다. 경찰은 “신임 순경을 1개 파출소당 평균 3∼4명씩 배치해 일선 파출소의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교체 대상에는 장기근속직원,전출 희망자,감찰 및 인사위원회 심의결과 대민부서 부적격자 등이 포함됐다. ●기대효과와 우려 이번 인사는 최근 ‘경찰관 강도’와 잇따른 ‘부녀자 납치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강남권 경찰서에 대한 비난 여론을 완화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또 상대적으로 업무평점이 높은 강력사건이 많아 승진이 쉽고,근무여건 등에서도 ‘물 좋은 곳’으로 인식돼 다른 경찰서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높다는 점도 감안했다. 경찰 지휘부는 이번 물갈이 인사로 관내 유흥업소들과의 유착 가능성이 어느 정도 차단되고 민원부서 등 대민접촉 근무자의 청렴성과 친절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지난 2001년부터 2년간 비위 등으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이 강남서에서는 모두 46명으로 경찰서 평균 14.1명에 비해 훨씬 높았다. 경찰내 인맥과 연줄을 통해 강남서에 근무하면서 부패사건에 연루되는 경찰관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강남권 경찰서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로 업무연속성에 차질을 빚어 치안 시스템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당서 직원 반발 인사 쇄신안을 둘러싸고 강남·서초경찰서 직원 사이에는 불만스런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강남서의 한 경찰관은 “무슨 죄를 짓고 쫓겨나는 것도 아니고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면서 “가라면 가야 되겠지만 특정 경찰서만 대상으로 강제로 물갈이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초경찰서 한 직원도 “잘못은 위에서 저지르고,피해는 말단 직원의 몫이냐.”면서 “여론 분위기를 완화한다고 대규모로 근무지를 옮기는 발상은 탁상행정식”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영표기자 tomcat@
  • [이경형 칼럼] ‘선거 틀’ 바꿔야 정치 바뀐다

    정치권은 내년 4월 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탈당,신당의 몸부림으로 어수선하다.새 정치판 짜기의 행보는 진보 성향의 한나라당 의원 5명의 집단 탈당으로 빨라지고 있다. 기존 정치권의 일부가 노선 따라 재결집하고,새로운 권력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든다고 한국 정치의 고질적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지역할거주의에 의한 정당 구도와 권위주의 정당 문화는 ‘3김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소멸하지 않았다. 한국사회는 지금 산업사회를 거쳐 새로운 정보사회로 진입하고 있다.사회 구성원간의 이해 관계와 갈등 구조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정치적으로 민주-반민주 구도나,이념적으로 진보-보수의 2분법적인 발상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게 돼 있다. 정치가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려면 먼저 정치권의 인력 충원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인력 충원 방식은 곧 선거 방식이고,이를 바꾸자는 것은 선거법을 개혁하자는 것이다.새로운 선거제도는 정치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사회의 각 이익집단 대표가 제도권 속에서 타협점을찾을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지난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연사로 나온 박관용 국회의장은 한국 정치사에서 정치인의 물갈이는 20년 주기로 나타났다면서 17대 총선에서 정치인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전망했다.1961년 박정희 5·16쿠데타,80년대 초 전두환 신군부 등장으로 정치 인력의 대폭적인 교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이 두 번의 정치인 교체는 기성 정치인의 정치활동규제 등 강압적이고 초헌법적인 방법으로 이뤄졌지만 어쨌든 물갈이는 되었다. 20년 주기는 국회의원 4년 임기를 기준으로 보면 5선 의원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정치인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순리일지 모른다.20년 주기로 볼 때 정치 인력의 교체는 작년 대선에 이어 내년 총선이 그 시기에 해당될 것이다.그렇다면 헌정 중단 등 물리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회정치의 협상력에 의해서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그런 의미에서 17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법은 현행 선거법과는 근본적으로 틀을 달리해야 한다. 현행 선거법에 의한 국회 구성은 소선거구제의지역구 의원과 지역구 의석의 5분의1에 해당하는 전국구 의원으로 되어 있다.헌법재판소는 이미 1인1표제에 의한 전국구의석 비례배분은 위헌이라고 판결한 만큼 전국구를 없애든지,1인2표제를 실시해야 한다.차기 총선에서는 현행 소선거구제와 함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과감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역주의 정당 구도를 깨고 사회 각 집단의 다양한 이해와 폭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반영하며 노·장·청의 인구 모델에 다가가는 정치 인력을 구성하려면 시·도 단위로 묶는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정치권은 자당 소속 의원들의 당적 이동이나 정파간 연대 등에만 눈을 팔 것이 아니라,인터넷·디지털 시대의 정보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정치인력을 수용하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새로운 선거 틀을 짜는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은 여야간에 얼마든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예를 들어 투표의 등가성에 따른 선거구 조정,국회의원 정수 확대,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비율 조정,지역구와 권역별 비례대표후보의 이중 등록,권역별 투표의 등가성,지역구에서 낙선한 최고득표율자를 비례대표로 선출할 수 있는 석패율제도를 채택하는 것들이 그런 범주에 속할 수 있다. 독일 통일을 일궈낸 헬무트 콜 총리가 지역구에서 매번 고배를 마셨으나 이중등록에 의한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유지한 것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본래 현역 국회의원들은 선거법에 관한 한 대단히 보수적인 입장을 띠게 마련이다.그러나 정치권은 새 시대가 정치인들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원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임금체불이 부른 죽음 / 직원4명이 사장 창고에 감금 30도 찜통속 심장마비 추정

    경기 김포경찰서는 8일 밀린 임금을 주지 않는다며 사장을 창고에 가둬 숨지게 한 이모(41)씨 등 4명에 대해 감금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포에 있는 모 정밀회사 전·현직 직원인 이들은 사장 김모(52)씨가 직원 7명의 월급 2개월치와 퇴직금 등 1300여만원을 체불했다며 지난 5일 오전 8시 30분쯤 출근한 김씨를 30평 규모의 회사 창고에 감금,다음날 오전 8시 30분쯤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은 6일 아침 창고에 들어갔다가 김씨가 숨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조사를 받으면서 “아침에 출근해보니 사장이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경찰의 추궁 끝에 자백했다.경찰은 30도가 넘는 창고 안에 감금된 사장 김씨가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다 심장 계통의 이상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부검을 의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오피니언 중계석 / 현대민주주의의 쟁점과 전망

    인류의 가장 많은 구성원을 정치적으로 동원해낸 이념이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다.그러나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함께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에 의해 부정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그런데 사회주의는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가 5일 이 대학 사회과학대에서 ‘현대민주주의의 쟁점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 최형익(崔亨翼·정치학 박사) 한신대 학술원 연구교수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쟁점과 가능성:이행기의 국가와 사회’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그는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성취는 이후의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의 성공적 이행 여부를 가늠하는 것으로 보았다.발표를 요약한다. 지금까지 사회주의 정치이론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해왔다.그러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은 사회적 민주주의와 양립하지 못했다.소련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가 그랬듯이,이제는 노동자 국가가 억압적 계급국가의 형태를 재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기왕의 사회주의 체제는 사회적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의 그 어느 하나도 성취하지 못한 채 일당 독재와 지령식 국가통제경제의 기묘한 결합만을 낳았을 뿐이다.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로 이행의 1차적 쟁점은 국가와 사회와의 관계를 재해석하는 일이다.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시민사회가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통해 사실상 국가를 형성했다.그렇다면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이행기의 국가는 어떤 성격이어야 하는가.아울러 자본주의 체제가 부르주아를 위시한 중간시민계급을 형성했듯이 사회주의를 구성할 정치사회적 주체는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해방’일 것이다.그것은 부르주아 및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인민대중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해방을 의미한다.그런데 이같은 해방을 향한 혁명은 정치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정치는 어떤 경우든 소멸할 수 없다.억압국가의 해체가 가능하지도 않은데도 가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무정부주의와 같은 이론적 기회주의로 귀결된다.따라서 마르크스의 정치이론은 정치의 핵심 쟁점인 ‘국가’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정치 신조와 레닌의 ‘국가와 혁명’ 이론의 지도 아래 진행된 러시아 혁명이 어째서 노동자,민중의 정치적 공적 생활을 파괴하고 억압적인 국가주의 사회를 낳았는가.그것은 이론이 현실을 따라잡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이론에 현실을 꿰어 맞추려 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혁명 이후 러시아에 요구되었던 것은 국가 소멸을 향해 치닫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곧 민주공화국을 확립하는 작업이었다.로자 룩셈부르크는 그러한 정치민주주의의 확장을 통해 사회·경제적 해방의 문제가 프롤레테리아트 대중정치의 의제로 각인될 수 있음을 이해했다.그람시 역시 ‘아무리 좋아도 해악’이라는 마르크스,엥겔스의 국가관으로부터 벗어나 국가를 적극적·긍정적으로 생각했다.그의 국가론 속의 국가는 단순한 억압적 상부구조의 지위만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다.노동대중들의 사회·경제적 해방이 해방의 정치가 지향해야 할 중심이기 때문에 해방의 정치과정은 국가를 경시할 수 없다고 보았다. 앞으로 사회주의적 민주주의론의 핵심인 국가론은 어떤 것으로 채워져야 하는가.먼 훗날에 있을지도,없을지도 모르는 국가 소멸에 대한 미래학이 아니라 새로운 민중공화국 형성을 위한 정치이론이 필요하다.국가를 우회해서는 사회·경제적 해방은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아울러 민주주의 사상을 사회주의와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사고해야 한다.민주주의 없이는 사회주의도 없다.제도적 국가권력과 사회에 광범위하게 포진된 대중적 민주주의 권력간의 정치적 구분과 세력 균형이 필요하다.이 두 권력간의 연합이 민중민주주의 헤게모니의 요체이다.당·국가체제만이 아닌,국가권력과 다양한 형태의 사회권력의 공존이라는 정치적 다이내미즘의 확보를 통해서만 국가권력의 관료적 자립화 및 정치지도자들의 독재화를 막고 국가에 대한 인민대중의 민주적 통제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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