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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납자 은닉재산 신고땐 포상금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부터 탈세 제보뿐 아니라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신고하는 경우에도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13일 밝혔다.한 부총리는 이날 국세청에서 열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 참석, 치사를 통해 체납세액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지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기 등 부정한 행위로 체납처분을 회피하는 사람과 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국세통합전산망을 이용한 보유재산 파악시스템을 통해 재산을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서울시 감사 청계천이 표적”

    행정자치부의 정부합동감사 방침에 서울시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에 대한 합동감사가 야권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인 이명박 서울시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직접 겨낭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자부는 12일 “건설교통부와 보건복지부 등 10∼12개 부처와 서울시에 대한 정부합동감사를 올 가을 벌일 계획”이라면서 “16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정기감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서울시를 감사하는 것은 1999년 이후 7년 만이다. 행자부는 9월14일부터 29일까지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인사나 예산 분야보다는 건설·교통·환경·식품·지방세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행자부가 감사를 한다고 거리낄 것은 없다.”면서 “다만 권한을 위임한 지방자치의 정신에 어긋나지 않는지 신중하게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7년 동안 하지 않던 감사를 갑자기 하겠다고 나서니 황당하고, 그 배경이 궁금하다.”면서 “서울시는 감사원 감사를 철저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계천 복원이나 교통개혁은 고유한 서울시의 사업으로, 정부가 돈을 준 것도 아닌데 감사하겠다고 나서니 우스운 일”이라면서 “행자부가 남의 사무까지 관여한다는 것 자체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정치적 의도’를 제기했다. 반면 행자부 신정완 감사관은 “서울시 감사는 자치사무에 관해 행자부 장관이 지도감독하도록 한 지방자치법의 규정에 따른 것”이라면서 “감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7년 만에 서울시를 감사하는 것에는 “지난해 5월 감사관을 맡은 뒤 업무를 챙기면서 서울시 정부합동감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신 감사관은 특히 “청계천 복원공사도 자치사무이기 때문에 감사대상”이라면서 “공사과정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덕현 정은주기자 hyoun@seoul.co.kr
  • [인사 청문회] 유시민 복지장관 내정자 쟁점별 조명

    [인사 청문회] 유시민 복지장관 내정자 쟁점별 조명

    ■ 자질-野 “일본선 연금 안낸 장관 사임” 사퇴 촉구 ‘국민연금 미납+정책개발비 횡령 의혹+소득 축소 신고+…=자진사퇴´ 한나라당 의원들은 7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주제별 ‘세트 플레이´를 펼치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사실 날조”라며 방어했다.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박재완 의원은 “유 내정자가 2001,2004년에 연 평균 7000만∼8000만원의 사업소득 수입이 있었는데 신고명세서에 공란으로 처리하며 불성실하게 신고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전재희 의원은 99년 7월부터 13개월 동안 유 내정자가 국민연금을 미납한 것과 관련,“2004년 일본 관방성장관, 야당 대표는 국민연금 미납으로 사임했다.”며 “개혁은커녕 국민연금제도를 지탱하는 자진신고 의무를 무너뜨려 위태롭게 할 상황이기에 명예롭게 자진사퇴하시길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고경화 의원은 ‘정책개발비 횡령´ 의혹을 추궁했다. 유 내정자는 “신고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의로 회피하지 않았고 정황상 약간 억울한 면이 있다.”며 “이에 대해 제 입장에서 말하기 어렵고 의원들께서 평가해달라.”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으면 납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은 사실을 날조해 마녀사냥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엄호했다. 같은 당 김춘진 의원도 “이런 사안으로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전력-‘서울대 프락치사건’ 비디오 상영 한때 파행 유 내정자의 전력을 둘러싸고 진행된 공방에서는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정회가 이어지고 한때 파행으로 치달았다. 발단은 한나라당 이상구 의원이 서울대 프락치 사건과 관련된 ‘제3자 영상 증언’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야당측은 선량한 민간인에게 린치를 가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주동자인 유 내정자를 포함해 ‘폭행 주동자’들이 민주화 운동투사로 둔갑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 의원은 “84년 9월 당시 정용범 등 4명의 젊은이들이 서울대 학생회 간부들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고 유 내정자는 1년형을 언도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4명은 당시 고문과 구타 후유증으로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망가진 삶’을 살고 있다.”며 피해자 증언이 담긴 영상물 방영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비디오 방영 요청’과 함께 청문회장은 여야간 토론장으로 바뀌었다. 이석현 위원장은 “제 3자 발언의 비디오 방영은 의원들의 반대심문이 어렵기 때문에 균형적인 심문이 어렵다.”며 방영 불가를 선언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한나라당 박재완·정형근의원은 “국회법 어디에도 제3자 발언의 영상물 방송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 영상 방영을 막는 것은 멀티미디오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 등은 “프락치 사건과 관련된 증인 채택 문제는 이미 적법한 절차에 따라 부결된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 위원장은 ‘영상물 방영 불가’를 최종 결정하자 야당 의원들의 ‘작전’이 개시됐다.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 등은 국회 기자회견실로 내려가 일방적으로 영상물을 방영했다. 정용범, 전기동씨 등 피해자들도 즉석 기자회견을 통해 “유시민 의원은 공직자로서 부적격하다.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장관직을 자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 내정자는 답변을 통해 “서울대 복학생협의회 집행위원장으로서 책임은 있지만 폭행을 지시하거나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전제,“하지만 당시 사건에 연루된 서울대 학생들을 대신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코드’-與의원 “충성도 보다 능력이 우선돼야” 지적 유 내정자는 ‘왕의 남자’로 비견되는 ‘코드 논란’과 함께 전문성·자질을 놓고도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례적으로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공격에 가세하면서 청문회는 여야간 및 여여간 갈등 양상을 보였다. 한나라당 전재희·박재완·고경화·정화원 의원 등은 유 내정자의 국민연금 미납·정책연구비 유용 의혹 등을 제기하며 도덕성을 문제삼았다. 특히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무책임할 수 있다.”는 말에 “이유도 없이 무책임하게 말한 데 대해 위원장이 시정해달라.”며 발끈하면서 한때 험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유 내정자를 엄호하면서도 독선인 언행과 전문성 결여 등을 문제삼기도 했다. 유필우 의원은 “유 내정자는 보건복지위에서 책임지고 발의하거나, 처리한 사안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선미 의원도 “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 노 대통령 사설 대변인, 노빠주식회사 대표 등 다양한 수식어구가 따라다닌다.”면서 “충성도보다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춘진 의원은 “유 내정자가 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질식 해결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은 “알비노 악어만 포획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이에 다른 악어들은 유유히 빠져나가듯 유 내정자는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 등을 안착시키기 위한 카드일 수 있다.”며 ‘알비노(피부색을 갖지 못한 돌연변이)이론’을 제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등록금에 눈먼 간큰 10대

    대학 1학년생과 대학 입학을 앞둔 고3생 형제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초등학생을 납치했다 범행 8시간만에 붙잡혔다. 이들은 납치한 초등생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인 줄 알면서도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경기도 안산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쯤 윤모(19·대학1년)군과 동생(18·고3년), 윤군의 친구 김모(19·대학1년)군 등 10대 3명이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안산천변에서 연을 날리던 A(11·초등5년)군을 렌터카로 납치,A군 아버지가 안산경찰서 직원인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이어 오후 9시30분 안산시 상록구 부곡동으로 이동,A군 아버지 B모(41) 경사에게 공중전화를 걸어 ‘아들을 데리고 있다. 경찰인 줄 아는데 신고하지 말라.2000만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B경사는 곧바로 경찰 상황실에 아들의 납치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280여명의 직원을 동원, 안산시내 4000여곳의 공중전화를 권역별로 맡아 잠복하도록 했다. 윤군은 오후 10시6분과 6일 오전 1시42분 안산시 단원구 와동과 고잔동에서 두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더 걸었고 결국 마지막 공중전화를 했던 고잔동 H빌라 앞에서 잠복한 경찰에 붙잡혔다. 윤군의 동생은 형이 검거되는 장면을 보고 렌터카를 몰고 달아났다 오전 3시 안산 한도병원 인근 대로변에서,A군 납치 후 윤군 형제와 헤어진 김군은 오전 3시10분 안산시내 PC방에서 각각 검거됐다. A군은 윤군 동생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계속 끌려다니다 오전 2시 안산시 상록구 사동 도로변에서 윤군의 동생이 내려줘 지나가던 택시를 타고 무사히 귀가했다. 한편 경기도에서는 몸값을 노린 납치사건이 잇따라 지난달 25일 고양시 일산구 모 초등학교 앞길에서 C모(11·초등4년)양이 차량으로 납치됐다 4시간만에 풀려나는 등 지난해 12월 이후 모두 5건의 초·중등생 납치사건이 발생했다.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다테마에/이목희 논설위원

    “일본인은 두 개의 혀를 갖고 있다.” 내심을 감추고 감언이설로 포장하는 국민성을 꼬집은 말이다. 혼네(本音·속내)와 다테마에(建前·겉치레 혹은 가식). 다테마에가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 예절·배려가 되고, 반대라면 속임수가 된다. 근대외교는 다테마에의 이중성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간 분쟁이 발생하면 강제로 조정할 상위기구가 없다. 전쟁으로 화끈하게 결판내면 시원하겠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서로 속셈을 감추고,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외교 기술이다. 때문에 외교관은 물론, 협상에 나선 국가지도자는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노골적 비판이나 “예, 아니오.”식의 어법을 피해야 한다. 엊그제 공개된 김대중(DJ) 전 대통령 납치사건 관련 외교문서는 일반 상식을 깨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1973년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가 한국 정부의 2인자 김종필(JP) 국무총리를 만나 혼네를 마구 털어놓았다. 주일한국대사관 김동운 서기관의 DJ납치 관련 행위에 한국 공권력이 개입한 사실이 판명되면 새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가 “그것은 다테마에”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수사본부는 서서히 눌러가면서 없애겠다. 그런 자(DJ)는 일본에게도 곤란하다. 장래성이 없는 사람이다.” 일본 국민성에도, 외교관례에도 맞지 않는 직설어법이 계속되고 있다. 한·일 고위층간 정치유착 노출을 우려한 언행이라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다나카와 JP는 골프 용어를 섞어가며 정치적 봉합에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시로 골프정치, 요정정치를 함께하지 않고서는 오가기 힘든 대화다. 그렇더라도 피해국이라고 여겨지는 일본 총리로서 뜻밖의 반응이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자금 제공설이 나온다. 한국측이 다나카에게 상당액의 정치자금을 사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본 정치인이 있었다. 수사를 지휘했던 전직 일본 경시청 간부는 “수사를 종결한다는 당시 회담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다나카가 일선 부하들에게는 다테마에로 일관한 셈이다. 경시청 공안부에는 DJ납치사건 수사본부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공소시효 중지상태로서 수사를 다시 시작할 여지는 있다.DJ납치 과거사조사 과정에서 다나카 혼네의 진정성도 규명돼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시민 삶 담은 기획물 부족하다/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설 연휴를 보내고 난 1주일 동안 서울신문이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얼마나 읽었는지 지면에서 파악할 수 있기를 내심 기대했었다. 대통령 연두기자 회견과 민족의 대이동 속에서 우리 삶에 대한 사람들의 대인 커뮤니케이션 정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이 한국 사회의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여론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 발견하기 어려웠다. 단순 발생 기사의 전달 매체로서 신문은 다른 매체에 우월적 지위를 내 준 지 오래된 것이 사실이다. 다매체 다채널 무한경쟁시대에서 신문이 여전히 강한 부분은 전문가의 시각을 토대로 시민중심의 삶의 문제를 찾아 심층적인 진단을 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신문의 기획과 탐사보도의 영역은 더욱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연초 서울신문이 사고를 통해 한 해 동안 특정 분야에 대한 기획보도를 추구한다는 것을 밝힌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종합해 보면 크게 안전, 환경, 교육, 철학, 여행, 농업, 경제,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심층기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1월31일자의 세이프코리아 연재물과 어린이 장난감 사고 관련 기사,2월4일자의 지하철 정비 24시 기획기사는 생활 안전과 관련한 환경감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였다.1월31일자 아랍세계 변화의 현장 기획과 2월2일자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인생관 특집 역시 독자들의 교양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정보였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년 동안 추구한다는 기획의 영역에서 새로운 정치이슈에 대한 분석과 진단, 이와 관련한 여론과 민심의 동향, 흐름에 대한 평가 부분이 빠져 있는 아쉬움이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언론이 너무 정치 중심적이었기 때문에 사회의 다양한 영역을 다루려고 애쓴 과정에서 나온 결과일 수도 있겠다. 이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면 전체에 정치와 여론 관련 기획이 다른 분야와 조금 더 균형을 이루면서 체계적으로 다루어졌으면 한다.5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 이슈와 정치적 판단에 대해 정기적으로 그 흐름을 점검하는 것 또한 언론의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2월3일자 정치캠프 해부 기사는 여전히 정치인 중심이다. 누가 어떤 캠프를 차렸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누구와 제휴하고 있으며 선거비용이 빠듯하다는 이야기들은 흥미의 대상일 수는 있겠지만 유권자인 국민이 정치적인 판단을 하는데 유용한 정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많은 연구결과들을 보면 이와 같은 전략적인 틀에 의해 구성된 뉴스는 유권자를 냉소적으로 만들고 유권자 참여에 부정적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다. 올해 서울신문이 추구하는 기획, 탐사의 영역에 시민중심적 정치, 여론 분야를 추가하면 어떨까?물론 언론이 전문주의에 입각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의제를 설정하거나 정치권의 주요 의제를 시민에게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1월 중 다섯 차례 2006년 정국 핫코너에서 보도한 정치권의 중요 이슈에 대한 진단은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경험을 반영하여 기사를 구성하고 나아가 시민의제를 공론화하는 것 역시 중요한 임무이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더 많이 직접 접촉하고 정치사안에 대한 이들의 여론을 진단할 과학적인 조사 방법 등을 기획과 탐사보도에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좋겠다. 지난주 기사 중 일반 시민 중심으로 기획된 것은 다분히 감각적인 남녀문제의 연성주제였다.“뻑이 가요 뻑이 가”라는 부제 아닌 부제의 품격, 비과학적인 인터넷 조사 결과를 크게 키운 것도 문제였지만, 일반 시민들의 의견과 경험을 볼 수 있는 기사가 1주일동안 고작 이것뿐인가를 고민하게 한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1월초 보도된 ‘양육 양극화’ 기사와 같이, 정치 현안에 대한 일반 시민의 집합적 의견과 경험을 토대로 여론과 민심, 시민의 의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정기적인 기획기사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 [한·일 외교문서 공개] DJ납치 ‘정치적 해결’

    [한·일 외교문서 공개] DJ납치 ‘정치적 해결’

    한·일 양국이 1973년 8월 당시 야당 지도자인 김대중씨 납치사건을 진상규명이 아닌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송된 재일한인은 1972년까지 9만 44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1950년대 말에 주한미군이 소형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원자포’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교통상부가 5일 공개한 외교문서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이 외교문서에는 김대중씨 납치사건과 관련,“한·일 양국관계와 국민 감정, 여론, 내외 정치적인 상황을 감안할 때 국제형사사건의 틀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여파를 고려해 이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정치적인 해결이 있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사건 발생 50여일이 지난 11월2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김종필(JP) 총리와 다나카 총리간 대화에서는 진상규명보다는 밀실에서 적당히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정황도 나타난다. 하지만 유엔 한국통일부흥위원회(UNCURK)는 납치 10여일 후 한국 정부가 납치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유엔에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경무대와 주한미대사관 교환문서’(1958년)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당시로서는 현대식 무기인 280㎜ 원자포 6문을 보유하고 있었다. 1960년대 말에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정부는 국군의 군사력 강화를 위해 미국에 전력증강을 요구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년여 동안의 치열한 외교전 끝에 특별군사원조금 5000만달러를 받아내기도 했다. 박정현 김수정기자 jhpark@seoul.co.kr [외교통상부 공개 문서 보기] ☞ 재일동포 북송재개, 1971 ☞ 재일동포 북한 송환, 1972 ☞ 김대중 납치사건, 1973. 전12권 - V.1 동 사건을 위요한 한.일본간의 외교교섭 및 수사협력, 8-9월 ☞ 김대중 납치사건, 1973. 전12권 - V.2 동 사건을 위요한 한.일본간의 외교교섭 및 수사협력, 10-11월 ☞ 김대중 납치사건, 1973. 전12권 - V.3 대통령 및 국무총리앞 보고, 8-11월 ☞ 김대중 납치사건, 1974. 전3권 - V.1 김대중 문제에 관한 한.일본간 외교교섭
  • [한·일 외교문서 공개] 다나카 “겉치레다” 타협

    [한·일 외교문서 공개] 다나카 “겉치레다” 타협

    “김동운의 행위에 공권력이 개재된 것이 판명되면 새로이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가, 다테마에(建前·겉치레)로 얘기해 두려는 것인가.”(김종필 총리) “다테마에.”(다나카) 1973년 11월2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비밀리에 이뤄진 한·일 총리간 대화록 일부다.50일 전인 8월8일 당시 야당지도자 김대중씨 납치 발생으로 야기된 한·일간 외교 갈등이 결국 진상규명보다는 양국간 정치적 타협으로 일단락되는 순간이다. 5일 비밀해제된 김대중 납치사건 관련, 한·일 외교교섭 문서는 DJ 사건의 총체적 진실보다는 정부개입 여부를 둘러싼 한·일 외교갈등과 해소 과정을 보여준다.1972년 유신발동에 즈음해 일본으로 건너가 반정부 활동을 하던 김대중씨 납치사건을 둘러싸고 일본의 언론과 정치권이 독재체제 강화에 나선 한국 정부를 공격하고 한국이 이를 방어하는 생생한 기록들이다. 일본의 외교적 압박은 사건 당일부터 시작된다. 외무성의 호겐 신사쿠 차관은 이호 주일 한국 대사를 불러 “한국 정부기관 관여시 중대 외교문제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15일엔 우시로쿠 도라오 주한 일본 대사가 사견을 전제로 “김대중 납치수법이 매우 숙달돼 경찰을 능가한다며 어떤 기관이 개입됐다고 추측한다.”고도 했다. “정부와는 관계없다.”는 한국 정부에 대해 일본은 이후 한국에 대한 경제협력차관 차질 가능성, 유엔에서의 한국 이미지 추락,9월 예정된 각료회담 연기 등을 카드로 압박했다. 그러다 결국 10월25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택 연금해제와 이튿날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계기로 타협한다. 양국 총리 면담 전날 정부는 김동운 서기관을 면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국가 개입은 끝까지 부정했다. 특히 일본측이 수사로 현장 지문까지 확보, 범인으로 지목한 한국 대사관 김동운 서기관의 신병인도 요구에 대해 한국측이 거부한 일은 이듬해 발생한 ‘문세광 저격 사건’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한국은 일본내 조총련 오사카 이쿠노니시 지부 정치부장인 김호룡을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문세광의 배후로 지목하고 신병인도를 일측에 요청했지만, 결국 상호주의에 발이 묶여 조총련의 개입을 증명하지 못했다. 김용식(95년 작고) 외교부장관은 9월 초 주미 대사에게 극비전문을 보내 65년 프랑스에서 발생한 모로코의 반정부 인사 메흐디 벤 바르카 납치사건을 둘러싼 외교관계 전개과정을 보고토록 지시했다. 특히 “주재국 당국자가 알지 못하도록 은밀히 하라.”고 언급, 외교부도 중정의 개입을 인지했을 것이란 관측을 자아냈다. 납치사건의 대강은 지난 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 취임 직전 ‘KT공작요원 조사 보고’란 문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등이 주도한 것으로 부각됐다. 국정원 진실규명위는 오는 3월 ‘DJ 납치사건’ 조사 전모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일 외교문서 공개] DJ납치 남는 의문점

    5일 1만 7000여쪽의 한·일 외교문건이 비밀해제됐지만 그동안 제기된 김대중(DJ)씨 납치사건에 대한 핵심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먼저 박정희 대통령 직접 개입설의 진위. 지난 1998년 공개된 ‘KT공작’ 문건에서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주도로 치밀한 계획에 따라 납치가 이뤄졌고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기록은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기록은 없었으며. 이번 외교문서에서도 단서를 추정할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은 단순 납치인지, 아니면 살해목적이었는지 여부. DJ는 생환 후 검찰 진술서에서 “범인들이 눈에는 붕대와 스카치 테이프를 3중으로 감았으며, 입에는 나무로 재갈을 물린 채 손발을 결박한 후 오른쪽 손발에 각각 50㎏ 정도의 물체를 매달고 물속에 내던질 듯한 준비를 하다가 중지하므로 잠시 졸다 깨는 순간 비행기 소리를 들었다. 물 좀 달라고 했으나 ‘병신 육갑하네.’라고 거절하다 주스, 미숫가루, 담배도 주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납치에 가담한 용금호 선원들은 그런 일이 없었으며,DJ가 죽일 것이냐고 묻기에 “죽이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배위에 누워 자신의 배위에다 성호를 그었다고 모 언론에 증언한 바 있다. 이철희 중정 정보차장도 수년 전에 “이후락씨 지시로 납치했지만, 살해목적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후 DJ는 범인들이 자신을 수장하려 했으나, 미국의 항공기가 출현해 수장을 모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용금호 선원들은 비행기는 보지 못했으며, 엔진소리를 잘못 들었을 수 있다고 증언했다. 미측도 사건 당일 주한 미 대사인 하비브가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한국 정부를 압박했지만, 비행기를 보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野, 이종석·유시민 ‘아킬레스건’ 정조준

    野, 이종석·유시민 ‘아킬레스건’ 정조준

    6일부터 3일간 국무위원 5명과 경찰청장 내정자 등 6명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내정자들의 아킬레스건이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야당에선 이종석(6∼7일) 통일부장관, 유시민(7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통일외교통상위에선 이 내정자의 학자시절 각종 논문과 서적을 통해 발표한 ‘친북 혐의가 있는 발언’,NSC 사무차장 재임중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각서 파문의 진위 등을 중점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 내정자가 1995년 역사비평서 ‘현대북한의 이해’에서는 김일성을 ‘우리 현대사에서 최초로 대외적으로 자주성을 선언하고 주체확립을 기치를 내건 지도자’로 평가했다.”면서 “이 내정자의 부인 유모씨도 지난 2004년 6월 출범한 대안교육단체 ‘나다’의 후원회원으로 활동중”이라고 말해 청문회의 분위기를 예상케 했다. 그는 이 내정자가 “서울올림픽을 분단올림픽으로 규정하면서 개최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폭로했다. 이 내정자 측은 이에 대해 서면답변을 통해 “민족민주운동 진영에서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기술을 내정자 자신의 관점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복지위에선 유시민 내정자의 국민연금 미납에 따른 논란과 ‘서울대 프락치사건’을 둘러싼 야당측의 집중 공세와 여당 의원들의 반박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유 내정자가 1999년 성공회대 겸임교수 때 최종학력을 ‘박사’로 허위기재했다는 의혹과 유 내정자 부친의 친일경력 의혹 등에 대한 사실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 내정자는 이와 관련,“일본국 동경도 준대상업학교를 나와 1943년 2월부터 45년 7월까지 만주국 통화성 쾌대무자촌 국민우급학교에 재직한 기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우식 과기부총리 내정자는 경기도 일대 토지 투기 의혹, 이상수 노동장관 내정자는 ‘코드·보은인사’ 등으로 각각 공격을 받을 전망이다. 또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의 경우는 노무현 대통령 사돈의 ‘음주운전’ 논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이처럼 국무위원 내정자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맹폭이 예고되자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여당이라고 해서 후보자를 봐주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이라면서도 “후보자를 욕보이기 위한 인사청문회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문회를 앞두고 이종석·유시민 등 대부분의 내정자가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접촉한 것과 관련,‘사전접촉’ 논란도 일고 있다. 한나라당측은 “야당의 날선 공세를 진화하기 위한 무마용으로,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비판한 반면 열린우리당측은 “관례적인 부탁일 뿐 회유나 협박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인사청문회 난기류 예고

    오는 6일부터 시작하는 국무위원 5명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둘러싸고 여야가 준비단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정국이 달궈지고 있다. 특히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증인채택 부결로 여야가 가파르게 대치하고 있고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자의 경우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의 잇단 비밀문건 폭로로 여권내 난기류가 형성돼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3일 유시민 내정자가 관련된 ‘84년 서울대 프락치사건’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을 성토하면서 전의를 다졌다.전날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서울대 총학생회의 민간인 감금·폭행사건 피해자 3명에 대한 증인채택안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반대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인사청문회 증인 신청을 부결한 것은 국회의 사명과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며 “정인봉 당 인권위원장이 증인 대상자들을 면담하고 피해자들을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반드시 참여시켜 유 내정자의 도덕성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위 간사인 박재완 의원도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채택이 무산되기는 처음”이라며 “철저한 검증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 철저하게 자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이날 원내대표단·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고 인사청문회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이종석 내정자도 상황은 어렵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 내정자의 친북·반미 성향 혐의를 거두지 않고 ‘과거’를 샅샅이 점검하면서 벼르고 있는 데다 여당의 최재천 의원마저 지난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문서를 폭로함으로써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내정자와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대책회의를 가졌다. 열린우리당 한 의원은 “한나라당이 이 내정자의 자질·업무 능력을 제쳐두고 ‘문건 폭로’를 집중 공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며 “문건 부문은 이 내정자에게 진상을 밝히라고 주문했고 당은 자질·능력 검증에 치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지금 통영에선] 한려해상공원 당일치기 관광시대 ‘활짝’

    [지금 통영에선] 한려해상공원 당일치기 관광시대 ‘활짝’

    “통영이 가까워졌어요.”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해양관광휴양도시 통영이 새해들어 뜨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심도시인 통영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개통으로 통영과 대전 사이 차량 통행 시간이 크게 줄어 들었다. 대전·충청지역은 물론 서울·경기지역에서도 당일치기 통영 관광을 할 수 있게 됐다. 남해안 중심에 위치한 유명한 해양관광도시임에도 교통여건 탓에 휴가철이 아니면 비교적 조용했던 통영이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뚫린데 힘입어 사계절 활기찬 관광도시로 바뀌고 있다. ●통영서 동창회를… 대전∼통영고속도로는 총 연장 208.9㎞. 지난 1992년 3월 착공,2001년 대전∼진주구간이 먼저 개통된데 이어 지난해 12월12일 나머지 진주∼통영 구간이 개통됐다. 고속도로 개통 뒤 통영시내 도로는 주말마다 대전·충청·경기·서울 등지에서 온 승용차로 붐빈다. 활어를 파는 중앙활어시장과 서호시장, 그리고 근처 식당가도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모(45)씨 가족 5명은 올해 초 새해 첫 나들이로 통영을 택했다. 통영에 둥지를 튼 대학동창도 만나고 통영 관광도 겸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아침 6시에 출발, 휴게소도 들르면서 여유있게 운전했지만 11시가 채 안돼 통영에 도착했다. 서울 시내 구간을 감안하면 4시간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개통됐기 때문이다. 통영시에서 친구를 만나 싱싱한 회와 매운탕으로 점심을 같이 하며 회포를 푼 후 오후 통영 관광에 나섰다. 산양관광도로를 이용해 1시간 여에 걸쳐 미륵도 해안을 한바퀴 돌며 한려수도의 절경을 눈과 마음에 담았다. 해저터널과 청마문학관 등 시내 주요관광지도 둘러 봤다. 중앙시장에서는 펄쩍펄쩍 뛰는 생선 등 수산물도 샀다. 해가 저물어 저녁까지 먹고 귀경길에 먹을 생각으로 충무김밥을 샀지만 길이 잘 뚫려 먹을 기회조차 없었다. 비록 밤늦게 집에 도착하긴 했지만 만끽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김씨는 “올봄에는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동창 모임을 통영에서 갖기로 했다.”면서 “1박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통영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눈·발길 머무는 곳마다 볼거리 중앙시장 인근에서 10년 넘게 횟집을 하고 있는 박모(63)씨는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전국 팔도에서 모임이나 관광을 하러 통영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통영시는 고속도도가 개통된 뒤 관광객이 평균 20%쯤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고성지사는 대전∼통영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23일까지 통영톨게이트를 이용한 차량은 하루 평균 1662대, 토·일요일에는 2200대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통영은 충무공의 한산대첩으로 잘 알려져 있는 한산도를 비롯해 크고작은 151개의 유·무인도가 널려 있다. 한산도는 여객선을 타고 30여분쯤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섬. 제승당을 비롯한 충무공의 유적지와 섬 일주 관광을 하는데는 2시간쯤 걸려 다른 시·도에서 온 관광객들도 당일치기 구경이 가능하다. 천혜 절경의 정기를 이어 받아서인지 통영에서는 걸출한 문화·예술인이 많이 배출됐다. 음악가 윤이상, 시인 유치환·김춘수, 시조시인 김상옥, 극작가 유치진, 소설가 박경리, 화가 전혁림…. 이들 유명 문화인물들이 태어난 생가나 문학·작품전시관, 남방산 국제조각공원 등을 돌아보면 문화·예술의 도시 통영의 향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통영시는 세계적인 작곡가인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조명해 도천동 일대에 세계악기박물관·야외공연장 등의 시설을 갖춘 음악타운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비 700여억원을 들여 윤이상 국제음악당 건립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미륵산 정상을 잇는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올해 안에 완공될 예정이다. 도남동 일대 100여만평에 요트·숙박시설, 골프장 등을 갖춘 종합레저타운 조성을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한다. ●절경 중의 절경 ‘통영8경’ 통영앞 섬과 바다는 어디서 보든지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는 통영8경이 꼽힌다.461m의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한려수도 및 통영시가지 전경과 통영대교 아치에 설치된 조명이 바닷물에 반사돼 연출하는 아름다운 야경이 1·2경으로 꼽힌다. 썰물때가 되면 두 섬이 연결돼 건너다닐 수 있는 소매물도와 등대섬도 걸작품. 산양관광도로 중간 쯤에 있는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석양과 올망졸망한 섬도 장관이다. 충무공의 충절이 깃들어 있는 제승당 앞바다와 남망산 공원에서 바라보는 한산섬 앞 바다도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환상의 섬 사량도에 있는 해발 398m 지리산에서 보는 남해바다의 경치도 빼놓을 수 없다. 통영항에서 24㎞ 떨어져 있으며 불교계의 순례지로 연화사가 있는 연화도의 용머리 모양도 절경의 백미라고 말한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진의장 통영시장 “통영의 미래는 섬과 바다에 달려 있습니다.” 진의장 통영시장은 “섬과 바다가 아름다운 통영을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가꾸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진 시장은 “대전∼통영 고속도로 개통으로 통영은 전국 어느 곳에서도 쉽게 다녀갈 수 있게 됐다.”며 “멀리서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주차공간 확보와 연계도로 등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빨리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통영시는 풍부한 역사·문화·자연 등 잠재적인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해 관광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는 경쟁력있는 관광지 도시를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통제영을 비롯한 역사유적지 복원사업과 관광섬 개발, 무형문화재 예능전수회관 건립, 밤이 아름다운 도시경관 조성사업 등 관광기반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진 시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해안 관광벨트 중심도시로 건설하는 것이 통영관광개발의 기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통영개발 청사진 ‘섬에서 하룻밤을….’ 통영시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 어느 곳에서도 접근이 수월해짐에 따라 당일관광뿐만 아니라 머무는 관광상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151개의 유·무인도를 형태와 자연환경 특성에 따라 분류해 특색있는 관광섬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해수욕장·낙시터·자생꽃섬, 등산로, 유명영화인섬, 명상의 섬, 건강의 섬 등으로 테마형 관광상품화해 관광객들이 1∼2일 머물며 섬과 바다의 풍광과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려수도 내의 섬들은 뛰어난 풍광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머물기보다는 유람선 관광객용 ‘단순 볼거리 관광’이 대부분이었다. 또 섬에 내리더라도 당일치기에 그치고, 숙박형은 거의 없었다. 우선 시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공공자금 378억원과 민자 784억원 등 모두 1162억 여원을 들여 연화도, 추도, 비진도, 추봉도, 오비도 등 5개 섬을 관광섬으로 개발한다. 불교도량 연화사가 있는 욕지면 연화도에는 민자 38억원 등 모두 138억원을 들여 불교조각공원과 방생장 등의 시설을 갖춘 불교테마공원과 녹차밭, 특산물판매장, 펜션단지를 조성한다. 산양읍 추도에는 71억여원을 투입해 가족단위 체험휴양지를 조성하고 폐교를 활용해 청소년 휴양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한산면 비진도에는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38억여원을 들여 야영장, 바람개비동산, 바다낚시 체험장, 수목원을 조성한다. 문화관광부 지원사업인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에 포함된 산양읍 오비도는 숙박시설과 레저타운 등 해상위락지구 개발이 추진되고 몽돌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한산면 추봉도는 26억원을 들여 휴양지로 개발한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촉발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이번엔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해군의 임대료 문제가 불거졌다. 서방언론들은 최근 두 나라의 갈등을 19세기 러시아와 서방연합군이 벌인 전쟁에 빗대 ‘제2의 크림전쟁’이라고 부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싼 ‘러시아 대 서방’의 대결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에 대한 1997년 협약을 파기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질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크림전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말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의 폭탄발언이 양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의 발언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에 주둔중인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지 임대료를 4배로 올려 받겠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방침이 보도된 직후 터져나왔다. 크림전쟁은 1854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동방제국’ 러시아와 영국·프랑스·터키의 ‘서방 연합군’이 벌인 전쟁이다. 러시아는 가스값 인상요구에 기지임대료 카드로 맞선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쟁위협’에 가까운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가스분쟁’ 이어 ‘흑해분쟁’ 그러나 우크라이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과 공동으로 사용하던 얄타 해변의 등대를 실력으로 ‘접수’했다. 러시아는 “등대를 강탈당했다.”면서 맹비난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항해시설을 불법으로 쓰고 있다.”고 맞섰다. 다음달 중순 양국간 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이번 기회에 ‘세바스토폴 문제’를 담판 짓고 가겠다며 벼르고 있다. 인구 40만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는 현재 30척이 넘는 러시아 군함이 정박해 있다. 주둔중인 러시아 해군만 1만 4000명이 넘는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고 흑해함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분할 배속된 뒤에도 러시아 해군의 주둔엔 별 문제가 없었다. 두 나라는 1997년 러시아가 1년에 9800만달러(약 98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20년 동안 세바스토폴 항구를 사용키로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04년 ‘오렌지혁명’을 통해 집권한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이 친(親)서방 정책을 펼치며 러시아와 거리를 두자 갈등이 표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는 유시첸코 정부에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함대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함대가 나토 가입 최대 걸림돌” 러시아군을 축출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세력의 지원을 업고 유시첸코 정부는 지난해 임대료 인상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흑해의 군사시설을 미국에도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흘리더니 7월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등대를 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연말 가스분쟁에서 최고조에 달한 두 나라의 갈등은 결국 이바노프의 ‘크림전쟁’ 발언으로까지 치달았다. 세바스토폴에서 밀려나면 러시아에는 치명적이다. 흑해 연안에서 그만한 천혜의 군항은 찾기 힘든 데다 200년 넘게 사령부가 주둔해 왔다는 상징성도 크다. 만일 미군이 주둔한다면 그야말로 송곳을 든 상대에게 턱밑을 내주는 형국이 된다. ●러시아 ‘세바스토폴 지키기’총력전 러시아는 3월의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흑해함대 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현지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함대시설 유치지역에 대한 특별지원금도 약속했다. 러시아가 내심 기대하는 것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정서다.2세기 넘게 함대 사령부가 주둔했기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러시아인으로 여긴다.2004년 대통령선거 당시 유시첸코가 이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은 7%에 불과했다. 지역 공산당의 한 간부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주민투표로 국가귀속을 결정한다면 크림반도는 당장 러시아에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BBC는 러시아가 본토의 흑해연안에 세바스토폴의 대체지 물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과거의 군사적 영광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러시아가 제정러시아와 소비에트 시대의 자랑거리인 이 ‘영웅적 도시´를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총선 앞둔 우크라 정국 2004년 12월 ‘오렌지 혁명’으로 우크라이나 정치사를 갈랐던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교차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흑해 갈등’이 친(親)서방파를 제치고 친러시아파의 내각 장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천연가스-흑해분쟁’으로 이어진 두 사건의 핵심에는 정치적 앙숙 관계인 두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친서방파인 빅토르 유시첸코(사진 왼쪽) 대통령과 그와 맞붙었던 친러파 대선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오른쪽). 두 라이벌의 정치적 지형은 1년여만에 역전됐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유시첸코 대통령은 한마디로 사면초가다. 부패 스캔들, 경제 악화에 이어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협상에서 실패한 책임마저 제기되자 지난 10일 의회는 내각해임안을 가결했다. 국민들도 협상결과에 분노하고 있다. 유시첸코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은 해임안의 주인공도 정치적 동지였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 친서방 노선에 함께 섰던 그가 등을 돌리자 유시첸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반면 2004년 선거에서 패배한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지역당을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누코비치가 총선 이후 구성될 새 내각의 총리를 임명하거나 그 자신이 총리에 오를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야누코비치의 러시아지역당은 31%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시첸코의 우리우크라이나당은 13%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총선은 3월26일. 전체 450개 의석을 놓고 45개 정당이 맞붙지만 여소야대 상황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1월부터 의원내각제 국가가 됐다. 친러시아파가 오렌지 혁명을 누르고 재집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의 급격한 ‘서구화’노선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의 가스·흑해분쟁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역(逆)으로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영향력에 두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관철될지, 우크라이나가 탈(脫)러시아라는 정치적 독립을 이룰지는 여전히 불씨가 남은 가스분쟁과 흑해분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분쟁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자극, 의외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세바스토폴 어떤곳 “세바스토폴 요새의 모든 전선은 수개월 동안 비범하고 힘찬 생명들로 들끓었고, 수개월 동안 죽음이 교차됐다…. 그 세바스토폴 요새엔 더 이상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이 익숙한 건 러시아 문호 레오 톨스토이 덕분이다. 그는 크림전쟁이 한창이던 1854년 세바스토폴 공방전에 참전한 뒤 불후의 단편 ‘세바스토폴 연작’을 남겼다. 원래 타타르인들의 근거지였으나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가 군항을 건설한 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을 붙였다.1804년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비대가 설치됐다.1854년 크림전쟁 당시 러시아군은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맞서 유명한 349일간의 농성전을 벌였다. 영국에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파견된 것도 이 즈음이었다. 러시아혁명 직후 내전기에는 독일, 프랑스, 반혁명군에 점령됐다가 1920년 소련군에 탈환됐다.2차 세계대전 때는 250일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에겐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천혜의 부동항인 까닭에 소비에트 시절부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1954년 우크라이나로 넘어왔지만 러시아인들이 4분의3을 차지하는 주민들은 아직도 러시아에 대한 귀속감이 강하다.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러시아에서는 이 지역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 다수가 과거 러시아 수병 출신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적대감도 강하다. 지난해 독일과 미국 전함이 정박했을 당시 주민들은 “세바스토폴, 세바스토폴, 러시아의 자랑스러운 수병들이여”란 노래를 부르며 항의시위를 벌였을 정도다. 우크라이나의 철수압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에선 대체항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흑해 동쪽연안의 노보로시스크가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와 김근태, 그리고 대중성/한종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와 김근태, 그리고 대중성/한종태 논설위원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두 사람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우선 1947년생으로 동갑이다.. 경기도가 고향인 것도 같고 출신학교 역시 경기고와 서울대 동기동창이다. 학과만 정치학과(손학규), 경제학과(김근태)로 다를 뿐이다. 서울대생 시절에는 유명한 운동권으로 ‘학생운동 3인방’으로 통했다. 이후 손 지사는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김 의원은 통일운동에 매진했다. 두 사람이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한 것도 공교롭다. 또 시기는 다르지만 둘 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재임시절 ‘힘 센’ 복지부장관이란 평가를 들은 것도 비슷하다. 진지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 성격도 같다. 그래선지 서로 상대방을 스스럼 없는 친구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차이점도 있다. 김 의원은 30년가량 재야인사로서 한길 인생을 살아온 ‘일관성’이 돋보인다. 까닭에 그를 빼놓고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그에게는 ‘김근태와 친구들’로 통칭되는 마니아 집단이 있다. 물론 그런 탓에 폭이 좁다는 얘기도 듣는다. 반면 손 지사는 이념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좌우 경험이 모두 있어서다. 이념적으로 자유분방한 당내 소장파들이 그의 우군이다. 통합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도 듣는다. 그러나 우파 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런 두 사람이 차기 대권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지지도가 영 말이 아니다. 대중성에서 취약한 탓이다. 당분간 이런 트렌드는 바뀔 것 같지 않다. 대권 후보군으로서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꽤 괜찮은 상품성에도 왜 그럴까.‘저평가 우량주’를 몰라보는 대중에게 책임을 돌리기 전에 자신들의 문제점은 없을까. 몇가지가 떠오른다. 우선 매사에 진지하고 사색적이어서 표현이 ‘서술형’일 때가 많다. 두 사람은 연설할 때나 대화할 때나 ‘기승전결’ 방식이 항상 머릿속에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자연히 복문과 중문이 많고 구어체보다는 문어체를 즐겨 사용한다. 말이 어렵다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 물론 그들의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60,70년대 학생운동권은 소수정예의 지하 이념서클 중심이었던 탓에 논리 무장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은 단답형과 두괄식을 좋아한다. 에둘러서 표현하는 것에는 지겨워한다. 직설적 화법을 더 선호한다. 우리 정치사에서 표현의 ‘단순화’에 능한 정치인은 아마도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아닐까 싶다. 눌변이기는 하지만 표현을 단순화하는 YS 방식을 두 사람이 벤치마킹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 자신만의 논리가 너무 강하다 보니 ‘사고의 경직성’이 눈에 띄기도 한다. 고집이 세다는 것과 같은 말일 게다. 이럴 때면 참모들의 건의는 한낱 흘러가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자기 PR에도 둔한 편이다. 콘텐츠가 앞서니까 문제없다는 식이다. 상대적으로 미디어에 덜 친화적인 것도 지적할 수 있다. 같은 당의 다른 경쟁후보들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전반적으로 이벤트에 약한 것도 두 사람의 단점으로 꼽힌다. 감성적인 이벤트를 잘할수록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로고스보다는 파토스가 흡인력에선 앞선다. 콘텐츠라고 하는 정책과 노선, 그리고 비전에서 나무랄 데 없는 두 사람이다. 중요한 것은 지지도와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김 의원과 손 지사가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에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책꽂이]

    ●라 로슈푸코의 인간을 위한 변명(홋타 요시에 지음, 오정환 옮김, 한길사 펴냄) 잠언집으로 유명한 프랑스 고전 작가 프랑수아(6세) 드 라 로슈푸코의 일대기를 시대상과 엮어 소설처럼 재미있게 꾸몄다. 프랑수아 6세는 루이 13세 때 리슐리외 재상 타도 음모에 개입돼 바스티유에 투옥되고 프롱드의 난에서 반란군을 지휘하는 등 시대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는 “사람은 결코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큼 행복하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다.”고 말한다.1만 8000원.●왜관, 조선은 왜 일본사람들을 가두었을까?(다시로 가즈이 지음, 정성일 옮김, 논형 펴냄) 왜관(倭館)은 이런저런 이유로 바다를 건너 조선 땅에 와서 머문 일본 사람들을 위해 조선 정부가 마련해 준 거처를 뜻하는 말. 에도시대의 전 기간은 물론, 메이지 시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일본 아닌 외국땅에 있었던 유일한 ‘일본인 마을’이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초량왜관은 1678년 부산포 초량에 설치돼 200년 동안 존속했던 것으로, 현재 부산의 용두산 공원에 해당하는 곳이다.1만 8000원.●비단같고 주옥같은 정치(하워드 웨슬러 지음, 임대희 옮김, 고즈윈 펴냄) 의례와 상징으로 본 당대(唐代) 정치사. 당 왕실이 왕조의 정당성을 확립하기 위해 각종 의례와 상징행위를 어떻게 유효적절하게 활용했는가를 밝힌다. 그중 하나가 태산 봉선제(封禪祭). 당 고종은 서기 666년 1월, 후한 광무제 이후 600년 동안이나 자취를 감췄던 태산 봉선제를 성대하게 거행함으로써 절대군주는 오직 자신뿐임을 만천하에 알렸다.1만 5500원.●제로 이야기(마리아 몰리나 지음, 김승욱 옮김, 경문사 펴냄) 0이라는 개념은 4세기경 인도에서 생겨났다. 이것이 이슬람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됐다. 책은 새로운 수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픽션 형식으로 그렸다.9∼10세기 인구 50만이 넘은 대도시였던 이슬람 왕국의 수도인 코르도바가 배경. 수학에 심취한 한 모즈아랍인(이슬람 지역에 살면서 믿음을 지킨 기독교인)의 이야기가 시선을 끈다.8000원.●이야기 독일사(박래식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게르만족은 신장이 크고 힘이 세어 로마의 용병으로 활용됐으며, 때론 로마의 변방지역을 침입해 로마제국이 두려워하는 민족이었다. 로마는 게르만민족의 침입에 대비해 대부분의 군대를 게르만족과 경계를 이루는 라인강과 도나우강 지역에 배치했다. 이 책은 게르만족의 이동과 부족국가 시기를 거쳐 근대 국가체제로 발전하며 입지를 강화해온 역동적인 독일역사의 현장을 다룬다.1만 4000원.●자본론, 자본의 감추어진 진실 혹은 거짓(칼 마르크스 지음, 손철성 풀어씀, 풀빛 펴냄) ‘자본론’은 마르크스가 약 20여년에 걸친 연구를 바탕으로 쓴 방대한 책이다. 이미 역사적 사형선고를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책을 오늘날 다시 읽는 게 의미있는 일일까. 자본주의가 여전히 내적 모순을 양산해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9000원.
  • “죽기 전날 유서 5장 보여줬다”

    “죽기 전날 유서 5장 보여줬다”

    2003년 투신 자살한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자살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자살로 몰려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검찰 관계자의 진술이 나왔다고 18일 발매된 월간조선 2월호가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정 전 회장이 사망 전날인 2003년 8월3일 오후 2시쯤 하얏트 호텔 커피숍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검찰 관계자를 만나 유서 5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월간조선은 이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공개되지 않은 한 장의 유서엔 김대중 정권의 핵심 실세에게 보내는 항의성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이 종이 뭉치를 건네면서 “나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몇몇 측근과 대책회의를 했다. 두 가지 안이 나왔는데 하나는 송곳 등으로 조사 중 자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치사량 미달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 소동을 벌이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서는 미리 써놨는데….”라고 말했다고 월간조선은 밝혔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또 “당시 유서 말고 (한글)워드로 작성된 글이 있었는데 이상한 것은 워드 글과 자필 유서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라면서 “누군가 미리 작성해 놓은 문서를 보고 성의없이 베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측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의 자살과 관련해 경찰의 조사처럼 자살했다는 것 말고 아는 게 없다.”면서 “자살 전에 검찰 관계자를 만났다는 것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뇌혈관질환 성별·나이 안가린다

    뇌혈관질환 성별·나이 안가린다

    겨울철 고령의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만 인식돼 왔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이 최근 들어 계절이나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를 ‘뇌건강의 해’로 선포한 대한뇌혈관외과학회(회장 허승곤)는 최근 그동안의 관련 자료와 임상 경험을 근거로 이같은 요지의 ‘뇌혈관질환의 6가지 새로운 경향’을 제시했다. ●여성 뇌혈관질환자 급증 학회가 최근 전국 8개 대학병원에서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1996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61.9%로 남성환자를 크게 웃돌았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푸는 대표적인 뇌혈관질환 중 하나다. 그런가 하면 통계청 자료에서도 2003년 현재 45세 여성이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17.84%로, 암의 15.52%보다 높아 전체 여성 사망확률 1위에 올랐다. 이런 결과는 45세 남성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 28.39%, 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 15.26%와는 대조적인 것이다. ●젊어지는 환자들 발병 연령층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뇌동맥류 환자의 경우 40∼60세의 중장년층이 54.7%,60세 이상이 32.6%였으며 39세 이하의 젊은 층 환자도 12.7%나 됐다. 환자들의 평균 발병연령은 한창 일할 때인 53세로 나타났다. 특히 뇌혈관 기형 등이 원인인 뇌출혈은 10∼30대에 주로 발병해 젊은 사람들도 뇌혈관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 ●서구형 뇌경색 증가 과거 우리나라에는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서구형 식생활의 영향 탓에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인 뇌경색의 비율이 전체 뇌졸중의 70∼80%로 크게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뢰,2000∼2005년의 뇌혈관질환 요양급여비를 분석한 결과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으로 지출된 요양 급여는 2000년 2121억원에서 2005년 4000억원으로 5년 새 2배나 증가했다. 특히 뇌경색 청구 건수는 2000년 6만3606건이던 것이 2004년 12만290건으로 늘었으며, 뇌출혈보다 4배나 많았다. ●계절파괴형 뇌졸중, 무증상 뇌경색 뇌혈관질환은 보통 11∼2월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연중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등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은 연중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또 뇌졸중 입원 환자의 약 11%는 발병 전에 ‘무증상 뇌경색’을 경험한 환자들이다. 이런 점을 감안, 뇌졸중의 발병과 재발을 막고 증상개선을 돕기 위한 예방적 차원의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재발방지책 지금까지 뇌혈관질환에 대한 외과적 치료는 주로 뇌졸중 발병 후 치료 목적으로 적용됐으나 최근에는 조기검진을 통해 뇌출혈, 뇌경색 등이 발병하기 전에 ‘뇌동맥류 결찰술’,‘뇌혈관 문합술’ 등 적극적인 외과 치료를 적용하는 추세이다. 학회 허승곤 회장은 “뇌혈관질환은 전국에서 5분에 1명씩 환자가 발생하고,15분에 1명씩 사망할 정도로 유병률과 치사율이 높다.”며 “특히 사망률 1위 질환인 뇌졸중은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다음 문제중 고딕부분 가운데 틀린 것을 고르시오. 1.There was (1)once a poor farmer who (2)found a great struggle to get ahead in the world.Though he worked very hard and lived carefully,it was impossible (3)for him to save money (4)year after year.(정답)(2) (해설)find/think/believe/feel 등 +it(가목적어)+목적보어+to부정사(진목적어) get ahead 성공하다, 출세하다 해석:옛날에 성공하려고 대단한 노력을 하는 가난한 농부가 있었다. 그는 열심히 일했고, 검소하게 살았지만, 해가 갈수록 돈을 모으는 것이 그에게는 불가능했다. 2.(1)Disguising in an old hat,dingy clothes,and wooden shoes,he (2)arrived at the English palace (3)towards evening and (4)asked the herdsman for work.(정답)(1) (해설) disguise 위장시키다 be disguised 위장하다 He was disguised∼shoes,and he arrived…→ Disguised∼shoes,he arrived…(분사구문 부대상황) (∼로 위장하고서) dingy 거무죽죽한, 때묻은 herdsman 목자, 소치는 사람 해석:낡은 모자를 쓰고, 때묻은 옷을 입고, 나무로 만든 신발을 신고 위장하고서 그는 저녁 무렵 영국 궁궐에 도착했고, 일을 하기 위해 소치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부탁했다. 3.He (1)liked to invite some sensible friend or neighbor (2)to talk,and always (3)took care to start some useful topic for discussion,(4)which might improve the minds of his children.(정답)(2) (해설) 명사+to 자동자 원형+전치사: 명사를 수식하는 to부정사의 형용사적 용법에서 to부정사의 동사가 자동적인 경우에는 뒤에 전치사를 두어야 한다. (2) to talk → to talk with 해석:그는 분별 있는 친구나 이웃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항상 그의 아이들의 지능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를 토론을 위해 몇 가지 유용한 화제를 꺼내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다. 4.I was so (1)charmed with it that I (2)ceased to say no hastily to the opinions of others.(3)Nor I put forward my opinion positively or bluntly.I adopted (4)a humble and inquiring attitude of scepticism.(정답)(3) (해설) 부정부사어구+조동사+S+본동사: 부정부사어구가 문장의 앞에 위치하면 문장이 도치된다. (3) Nor I put → Nor did I put bluntly 퉁명스럽게 scepticism 회의론 해석:나는 그것에 매료당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No라고 말하고 급히 중지시켰다. 나는 긍정적으로나 퉁명스럽게 내 의견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나는 회의론에 대해 겸손하고 알고 싶어 하는 태도를 채용했다. 5.It rained very (1)hardly all day.I was thoroughly wet and (2)by noon very tired.I looked so very (3)poor that I (4)was suspected to be some runaway servant.(정답)(1) (해설) 부사 hard와 hardly: hard(심하게, 열심히),hardly(거의 ∼않다) (1) hardly → hard 해석:하루종일 매우 심하게 비가 내렸다. 나는 흠뻑 젖었고, 정오까지 정말 피곤했다. 나는 너무 초라해 보여서 도망친 하인으로 의심받았다. 6.(1)The next morning I (2)reached Burlington,but found that the regular boats (3)went earlier.No other boat was expected to go before Tuesday,and (4)this was Saturday.(정답)(3) (해설) ‘도착한 것’보다 ‘배가 떠난 것’이 이전에 일어난 사실이므로 과거완료시제를 써야 한다.(3)went → had gone 해석:그 다음날 아침 나는 Burlington에 도착했지만 정기 어선은 더 일찍 떠났다. 어떤 배도 화요일 전에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고, 오늘은 토요일이었다. 7.I (1)left for New York again with some small gifts as tokens of his and my mother´s love.The ship (2)put in at Newport,Rhode Island,(3)which my brother John (4)had been married and settled for some years.(정답)(3) (해설) (3)which → where:장소를 나타내는 관계부사를 써야 한다. ‘∼,and there my∼’를 ‘∼,where my∼’로 나타낸 것 해석:나는 그와 내 어머니의 사랑의 증거로 받은 작은 선물을 가지고 다시 New York으로 떠났다. 배는 Rhode Island의 Newport에 입항했고, 그곳은 내 오빠 John이 결혼해서 몇 년 동안 살았던 곳이다. 임장빈 남부행정고시학원
  •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리스트 옹호론’을 비판한다

    프리드리히 리스트. 최근 각광받는 경제학자다.19세기적 독일 경제학자가 관심을 받는데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의 공이 크다.‘사다리 걷어차기’와 ‘쾌도난마 한국경제’(정승일 국민대 교수 공저)를 잇따라 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 책을 참모진에게 권할 정도였다. 리스트는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 그 가운데서도 한계효용학파의 학설만 나열된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로 기록됐다. 그러나 장 교수가 부활시킨 리스트는 정반대다. 거짓과 위선에 찬 영국식 자유무역주의를 비판하고 독일의 발전을 고민한 경제학자다.IMF 뒤 신자유주의에 휘청댄 한국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신정완 성공회대 경제학과 교수가 리스트를 ‘2등의 철학’으로 평가절하하는 주장을 내놨다. ●리스트,‘2등 철학’의 한계 2등의 철학이라는 이유는 리스트가 당시 1등국가였던 영국 따라잡기(catch-up)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 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영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내세운 자유무역주의를 독일이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식 자유주의경제학에 젖은 정부관료와 경제학자들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서울신문 9일자 1면) “리스트는 영국의 시장개방 압력 아래 독일의 통일과 번영을 고민했습니다. 세계화와 분단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리스트의 최종목표가 ‘독일민족의 1등화’에만 맞춰져 있었다는 점은 문제다. 독일 사회 내부 갈등이나 식민지 문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민족주의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할 지 모르지만 계급·계층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이론”이라는 것이다. 훗날 히틀러가 ‘리스트 부활운동’을 벌였던 것이 단적이 예다. 요컨대 2등의 철학이었기에 1등철학에서 볼 수 있는 여유도, 꼴찌의 철학이 내세우는 변화의 가능성도 없었다는 얘기다. 오직 ‘1등을 향한 채찍질’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로서는 어렵지 않게 ‘박정희 모델’을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신 교수는 무분별한 ‘리스트 열풍’을 경계했다. 예컨대 장 교수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국 재벌 옹호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혁한답시고 주주자본주의로 재벌을 때릴 것만이 아니라 경영권을 보호해줘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대신 노조와 정부가 얻을 것은 얻자는, 유럽식 ‘사회적 대타협’이 장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언뜻 재벌도 뭔가를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다.“솔직히 한국의 여러 정치사회적 여건을 보면 재벌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뒤집어 얘기하자면 재벌로서는 굳이 대타협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이룩된 국가들의 경우 평등주의적 지향이 강하고 노조와 사회단체의 힘이 강력했었다는 것. 우리에게 ‘평등주의적 경향=능력없는 자들의 시기심’이요,‘노조·사회단체=발목만 잡는 빨갱이 집단’이라는 등식이 강력하다. 신 교수는 또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는 외국자본과 국내기업(재벌)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봤다.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주주의 권리가 강조될수록 재벌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의 사회적 요구나 국가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요.”한마디로 장 교수 주장은 한국에서 ‘실현’이 아니라 ‘악용’되리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리스트에게 배울 것은 그 내용보다 바로 주체적으로 학문을 하는 자세입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기, 159곳 연내 착공

    민간이 학교시설을 건설, 소유권을 교육청에 이전하고 임대료를 받는 민간투자유치사업(BTL)이 확대된다.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BTL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52개 학교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159개의 학교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BTL은 여유자금이 많은 민간투자자가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에 이를 빌려준 뒤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설립되는 도내 시설은 학교 84개(개축 학교 3개 포함), 학교내 체육관 75개이며 사업비는 학교신설 7900억원, 체육관 건립 1120억원 등이다. 교육청은 조만간 단위사업별 참가희망 사업자 모집을 공고한 뒤 상반기중 사업시행자를 확정,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설립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설학교는 오는 2008년 3월 또는 9월에 개교하게 된다. 교육청은 2009년까지 매년 80여개 학교의 신설 및 개축사업을 이같은 BTL방식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학교공사를 BTL방식으로 추진하면서 공사를 여러개 묶어 한 건설업체에 발주하기 때문에 소규모 건설업체들의 불만을 사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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