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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아서 신성한… 낮아서 편리한 ‘집’

    높아서 신성한… 낮아서 편리한 ‘집’

    2000여년 전,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알에서 부화한 사내가 왕이 돼 건국했다는 전설의 나라. 한반도 남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10여개 작은 나라들이 이룬 연맹국가. 520년 동안 존속해 사국시대를 열었던 가야. 그러나 아직도 어떤 나라였는지,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려진 것은 너무나 적다. 때맞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가야의 유물을 총망라한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회를 열고 있다.●가야인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가야의 건축에 대한 문헌기록은 극히 드물고, 궁궐이나 사찰 같은 대형 건물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야의 유적이란 대부분 큰 무덤들이고, 유물이란 거의 무덤에서 출토된 부장용품들이다. 껴묻거리 토기 가운데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사물 재현 토기가 상당수 있다. 새모양, 배모양, 기마병사 토기들. 특히 집모양토기가 다수 출토돼 가야의 건축을 재현해 볼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정교한 것으로는 가야 토기가 으뜸이다. 이번 전시회에도 집모양토기가 3점 출품됐고, 그 외에 알려진 가야의 집토기는 10여점에 달한다. 가야 집토기들은 공통된 모습을 보인다. 네모난 몸통에 ‘ㅅ’자 박공지붕을 얹어 마치 가정용 개집같이 가장 간단한 집 모양을 만들었다. 더 큰 특징은 땅에 기둥들을 박고 한층 높게 집을 들어 올렸다는 점이다. 아래층은 기둥만 서 있는 필로티 구조로 이른바 고상(高床)건물이다. 통나무를 다듬어 잇고 맞춰 뼈대를 세웠고, 갈대 따위로 이엉을 엮어 벽과 지붕을 덮었다. 이엉은 바람에 날아가기 쉬워서 대나무 따위로 누르고 새끼줄로 동여맸다. 집의 출입구는 지붕 박공이 보이는 측면에 있다. 출입구가 지상에 떠 있기 때문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함안 말이산 출토 토기는 이러한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토기 모습대로 실물 집을 짓는다면 현재 미얀마나 캄보디아의 시골에서 흔히 보는 민가와 비슷하겠다.과연 가야인들은 이런 집에서 살았을까? 그들은 어떤 마을이나 도시를 이루며 살았을까? 가야는 단일 국가가 아니라 여러 작은 나라가 때로 연합하고 경쟁했던 독특한 연맹국가였다. 하나의 나라라 해야 큰 곳은 4000~5000호, 작은 곳은 600~700호에 불과한 성읍국가 수준이었다. 가야 전체는 4만~5만호, 총인구 20만~25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전기 가야연맹을 주도했던 금관가야는 그 중심지가 김해 봉황동 일대로, 대대적으로 발굴하고 부분적으로 재현해 봉황대 유적이란 이름으로 정비했다. 나지막한 언덕을 에워싸며 주요한 시설들이 자리잡았다. 지름 15m가 넘는 원형 건물지가 나타나 궁성지로 추정하며, 선착장 흔적과 선박 부재가 발굴돼 과거 이곳이 바닷가였고 국제적 무역항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선착장에는 고상창고들을 세워 무역품들을 보관했다. 7m 높이에 달하는 3층의 망루도 만들어 항구를 감시하고 선박의 들고 남을 관제했다. 항구의 반대쪽 옛 해안에는 높고 긴 언덕들이 나타나는데, 이는 자연 언덕이 아니라 거대한 조개무지로 이른바 ‘회현동 패총’이다. 가야인들의 주된 단백질 공급원은 생선과 조개였고, 그들이 수백년 동안 먹고 버린 조개 쓰레기장이다. 1920년 한국 최초로 고고학적 발굴을 하고, 많은 유물을 건져 가야사 연구의 전기가 된 곳이다. 그 안쪽의 평지에는 대규모의 주거지가 조성돼 성읍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고상건물의 흔적보다는 대부분이 지면을 파고 내려간 ‘움집’들이었다. 유적으로 본다면 대다수 가야인은 반지하주택인 움집에 살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지하, 지상, 고상… 높아지는 집의 바닥 최초로 땅에 고정된 집은 농사를 짓고 정착 생활을 시작한 신석기시대에 지어졌다. 내부 공간을 확보하고 추위를 막기 위해 지하에 ‘움’을 파고 그 위에 서까래를 걸쳐 지붕을 만들었다. 아직 벽을 세울 만한 건축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붕은 갈대나 억새 따위를 엮어 덮었다. 이러한 움집은 청동기시대를 거쳐 철기시대인 가야에서도 일반적인 서민주택이었다. 반지하주택은 비록 추위를 어느 정도 막을 순 있지만 습도가 높고 배수에 취약하다. 건축술만 발전한다면 집 바닥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사천의 섬, 늑도에서 벽체가 지상으로 올라온 가야 초기의 움집이 발견됐다. 또 다른 곳에서는 경사지 한쪽만 움을 파고 앞쪽은 벽체를 세운 반지상식 가옥의 유적도 찾았다. 내부에는 다목적 화덕을 만들어 난방과 취사를 동시에 해결했다. 봉황대 유적에는 인근에서 발굴한 집자리를 재현한 움집, 봉황동 집자리 유적 46호가 복원됐다. 움의 깊이는 60㎝로 낮아졌고, 지상의 높이는 거의 2개 층에 달한다. 경사진 벽과 지붕에 갈대 이엉을 덮어 전체적인 모습은 거대한 무덤과 같이 보인다. 가야의 주택 모습을 기록한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집이 무덤과 같고 문이 위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복원된 움집은 문이 아래쪽 지면에 닿아 있다. 집 안은 통칸인 원룸형이어서 이런 문의 위치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없고, 추위와 외부의 침입도 막기 어렵다.봉황동의 다른 집자리에서 작은 집모양토기를 발견했다. 고분이 아닌 집자리에서 발견한 희귀한 유물이다. 이 토기는 기존의 고상형 집토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빚은 솜씨는 매우 거칠고 집은 땅에 붙어 있다. 앞면은 삼각형 벽을 세웠고 뒷면은 둥글게 만들었다. 집 앞에 반원형의 뜰도 만들었다. 출입구는 앞면 벽 높은 곳에 떠 있고, 사다리도 마련됐다. 무덤 같은 모습에 문이 위에 있는, 삼국지의 기록과 완전히 일치하는 형태다. 이처럼 위에 출입문이 있으면 프라이버시나 방한·방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봉황동 집토기는 실제 가야 주택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한 중요한 증거다. 문이 위에 있어 오르내리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내부에 다락이 있다면 출입의 문제도 좀더 쉬울 것이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가야 집토기나 국립중앙박물관의 달성 출토 토기는 고상형 집모양이지만 아래층의 필로티 공간이 안 보인다. 기둥 사이에 벽을 쳐서 막았기 때문이다. 고상건물의 위층 바닥은 목조 마루이기 때문에 불을 피울 수 없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그러나 아래층을 막아 생활공간으로 쓰면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있다. 위층은 창고나 다른 용도로 썼을 것이다. 아니면 불이 있는 아래층은 겨울용, 시원한 위층은 여름용 주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출입문은 여전히 위층에 달려 있다. 아마도 이처럼 지하, 지상, 고상형의 특징이 혼합된 이층집이 일반적인 가야의 주택이었을 것이다. 주택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조건- 방범, 냉난방,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의 분화 등을 충족하기에 매우 적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높은 집, 높은 그릇, 높은 무덤 그러면 가야 집토기를 대표하는 고상건물은 무엇일까? 이들 모두가 무덤의 껴묻거리라는 점에 주목하자. 가야의 껴묻거리는 철과 토기가 대표적이다. 당대 최고의 하이테크 제품인 철은 가야인들의 부와 신분의 상징이었다. 토기는 사후에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라는 염원이었다. 새모양토기와 배모양토기는 혼을 실어 피안의 세계로 보내는 도구였다. 집모양토기는 영혼의 영원한 안식처로 껴묻었을 것이다. 부장용 집토기들은 실제 생활이 불가능한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고상건물은 만들기 어렵고, 난방과 취사를 해결할 수 없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공간을 조성할 곳도 없다. 반면에 가장 귀하고 안전한 집이기에 귀중품 창고나 제사 의례용으로 쓰였을 것이다. 무덤에 껴묻을 최고의 집을 선택하라면 당연히 고상형 집토기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가야 토기는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높은 그릇받침과 굽다리 그릇이다. 이들 역시 모두 껴묻거리로, 고상 집토기와 같이 지상에 떠 있는 그릇들이다. 일상생활에 쓰기는 매우 불편한 고급 그릇이다. 낮은 평지에 무덤을 둔 신라나 고구려와 달리 가야인들은 마을 앞 높은 구릉 위에 무덤을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높은 아크로폴리스에 신전을, 낮은 네크로폴리스에 무덤을 조성했다. 그러나 가야의 아크로폴리스는 곧 네크로폴리스였다. 죽은 자는 존귀하고, 신성한 영혼은 높은 곳에 묻혀, 높은 집에서 살며, 높은 그릇으로 식사해야 했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美 18세 여성, 가슴성형수술 중 심장마비로 뇌 손상

    美 18세 여성, 가슴성형수술 중 심장마비로 뇌 손상

    미국의 18세 여성이 가슴성형수술을 받은 뒤 심장마비로 인해 뇌 손상이라는 치명적인 후유증을 얻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안겼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엠마린 응우엔(18)은 지난 8월 콜로라도의 한 성형외과에서 가슴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해당 수술은 매년 미국에서 약 40만 명의 여성이 받는 비교적 보편적인 수술이지만, 응우엔의 수술 결과는 다른 여성들과 달랐다. 마취한 지 15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해당 병원의 간호사들이 먼저 환자의 입술과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산소결핍으로 인한 청색증이었으며, 청색증 증상은 몸통에서 발끝까지 빠르게 퍼져나갔다. 수술실에 들어간 지 5시간이 지났을 무렵, 환자는 결국 심장마비를 일으켰고 병원 측은 그때가 되어서야 대형 병원으로 이송이 필요하다며 구조대에 응급구조를 요청했다. 환자의 변호를 맡고 있는 변호인 측은 해당 증상이 심장마비로 인한 청색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의 어머니는 ”딸이 수술실에 들어간 지 2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수술이 지나치게 길어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담당 의사는 환자가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별 문제 없으며, 의식을 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가 수 십 일이 지나 눈을 떴을 때, 이미 그녀는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심각한 뇌 손상으로 먹거나 말하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된 상태였다. 미국 성형외과의사협회는 가슴성형수술 시 가장 첫 번째 위험은 마취에 있다고 설명한다. 2009년에도 미국에서 가슴확대수술을 위해 마취를 받았던 환자가 1개월 뒤 사망한 사례가 있다. 다만 주 정부 기록에 따르면 당시 환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병원 측은 해당 사고로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환자의 어머니는 ”문제의 병원은 내 딸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전체의 인생을 망쳐놓았다“면서 ”이번 소송이 딸을 예전 상태로 되돌려놓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지만, 18살 밖에 되지 않은 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병원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체중은 줄이고 체력은 키우고… 정몽규의 아시아나 ‘부활 날갯짓’

    체중은 줄이고 체력은 키우고… 정몽규의 아시아나 ‘부활 날갯짓’

    영욕의 세월을 보낸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을 만나 다시 힘찬 날갯짓을 하려 한다. 현산은 오는 27일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아시아나를 품는다. 일각에서는 외적으로는 불황, 내적으로는 오너리스크에 시달리던 아시아나가 현산의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재도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현산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아시아나의 군살부터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아시아나는 2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는다. 아시아나는 1988년 취항한 이래 31년간 고속 성장해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양대 항공사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이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현 사정도 아주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모든 게 잘못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인수하기 전까지 아시아나는 꽤 건실한 항공사였다. 아시아나의 2006년 부채비율은 300%, 이듬해 부채비율은 289%로 재무건전성이 양호했다. 그러나 박삼구 전 금호그룹 회장이 2006년 대우건설을, 2008년 대한통운을 각각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 전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비용으로 6조 4255억원, 대한통운 인수 비용으로 4조 1040억원을 썼다. 금호그룹은 단숨에 재계 서열 7위로 뛰어올랐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졌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금호그룹은 2009년 6월 대우건설 지분을 재매각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매각은 지지부진했다. 위기는 계열사로 번져 금호산업,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아시아나는 2009년 구조조정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신청했다. 박 전 회장은 2010년 복귀해 계열사를 자금줄 삼아 그룹을 재건하려 했다. 이것이 아시아나 매각의 단초가 됐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7300억원을 들여 금호산업 재인수에 나섰다. 이 과정에 동원된 아시아나는 급격히 부실해졌다. 당시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할 정도로 나빴다. 사태가 악화하면서 박 전 회장은 지난 3월 아시아나와 금호산업 대표에서 물러났다. 4월 금호그룹이 채권단에 자구책을 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7월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매각 공고를 냈다. 지난달 본입찰에서는 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과 스톤브릿지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SK그룹, 한화그룹, GS그룹 등의 참전 가능성을 점쳤으나,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12일 현산 컨소시엄을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산은 매입 가격으로 약 2조 3000억원을 써내 막강한 자본력을 입증하면서 1조 5000억원대를 제시한 애경 등과의 경쟁에서 일찌감치 앞섰다. 현산과 금호산업은 오랜 진통 끝에 최근 아시아나 매각에 사실상 합의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상당해 애초 SPA 기한으로 잡았던 지난 12일을 훌쩍 넘겼다. 협상 초반 양측은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6868만 8063주(31.05%) 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줄다리기 끝에 현산의 요구대로 3200억원대에서 정리했다. 그다음에는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한도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현산 측은 기내식 사태의 과징금과 금호터미널 저가 매각 의혹 등의 향후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 한도를 10% 이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호 측이 난색을 보여 난항을 겪었었다. 양측은 결국 구주 가격의 10%로 명시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매각 주도권을 채권단에 넘겨줘야 하는 금호가 현산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27일을 전후해 SPA를 체결할 전망이다. 현산은 SPA를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아시아나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하고 유상증자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업이미지(CI) 변경 등 ‘금호 색’을 빼고 ‘HDC 색’을 입히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 유력하다. 현산에 안긴 아시아나는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회계기준이 변경돼 아시아나 전체 항공기의 60%에 이르는 리스가 비용이 아닌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가 커졌다. 거기에 오너 리스크가 치명적이었다. 아시아나만 놓고 보면 썩 잘했다”면서 “현산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산이 인수를 마무리한다고 당장 아시아나가 업계 2위에서 1위로 뛰어오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산의 막강한 자금력과 아시아나의 노하우 등 잠재력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6조 2599억원, 영업익은 419억원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는 매출 3조 4685억원에 1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항공기는 대한항공이 169대, 아시아나가 86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대규모 지원 약속에 기대를 건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난달 12일 “이번 인수로 아시아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된다. 인수 후에는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다.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산은 2조원이 넘는 돈을 아시아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을 정상화하는 데 쏟아부을 계획이다. 현재 1조 4000억원 수준인 아시아나 자본금은 단숨에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 부채비율이 277%로 떨어질 전망이다.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이 내려가면 자금 조달이 원활해져 항공기를 새로 도입하고 노선을 확대하는 등의 공격적 사업이 가능해진다. 현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미래에셋이 항공기 리스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것도 아시아나에는 희소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항공기 리스사 설립을 추진한다. 미래에셋이 리스사를 만들면 해외 리스사와 항공기 82대에 대한 리스 계약으로 연간 55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아시아나와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상당한 비용 절감이 확실시된다. 낙관만 하기에는 상황이 녹록하진 않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일본 노선 여객 급감, 저비용항공사(LCC) 확대로 인한 경쟁 심화 등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나는 2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대상자는 국내 일반, 영업, 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인 직원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기본급 등 24개월분의 퇴직 위로금과 학자금을 지원한다. 아시아나는 지난 5월에도 같은 조건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아시아나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의 하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감원의 전주곡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 회장은 앞서 아시아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현재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아시아나 내부적 불안감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임원들은 올 연말 이후 대외 일정을 잡지 않는 등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쟁의대책위원회는 22일 긴급회의를 열고 고용승계와 권리 보장을 위한 전면 투쟁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좌초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좌초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지난달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에 반도체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차세대 핵심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납품을 보류하기로 했다. ASML의 납품 보류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ASML이 세계적으로 독점 개발·생산하는 만큼 현재로선 대체품이 없다. 반도체 성능 제고는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미세화 공정에 이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파운드리 세계 1·2위 쟁탈전을 벌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첨단제품 양산에 이 장비를 도입했다. 내년 출시될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활용한 CPU(중앙연산처리장지)가 탑재될 전망이다. 중신궈지는 회로선폭 14나노(나노는 10억분의 1m) 제품의 시험 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EUV 기술이 필요한 단계는 7나노 이하 제품까지 기술이 진전된 이후의 일인 만큼 이 장비를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당장에는 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등에 업고 TSMC과 삼성전자를 추격하려던 중신궈지의 계획에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해 반도체 성능 제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중신궈지로서는 첨단기술 도입이 그만큼 지연되는 셈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굴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 굴기를 위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권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사랑’은 엄청난 투자로 나타난다. 중국 전역에서 추진되는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의 총투자비가 2430억 달러(약 28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견제에도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독립은 물론 글로벌 기술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미국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치르는 만큼 중국은 첨단기술 독립을 위해 모든 정보기술(IT) 부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확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가 첨단산업과 국가안보에 필요한 핵심 산업으로 규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해 중국은 정부 주도로 1390억 위안(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설립했다. 이와 관련해 미 무역대표부(USTR)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 목표를 위해 펀드 설립에 깊이 개입했다”며 자국 기업에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하는 ‘국가자본주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에 조성한 새 반도체 펀드는 2014년 펀드보다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2단계 합의를 앞두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의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자금 퍼붓기는 물론 ‘인재 빼내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는 대만이 중국의 노골적인 `반도체 인재 빼가기`에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초미세공정 기술과 관련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경험 있는 인재’가 삼박자를 갖춰야 수율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만 기업들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이를 위해 고액 연봉을 앞세워 빼내간 대만 인재가 3000명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대만 전체 반도체 개발 관련 기술자의 10%에 이르는 수준이다. 심지어 중국은 반도체 전문가를 꿈꾸는 대만 대학생들까지 미리 선점해 자국 내 유학을 독려하고 있다. 멍즈청(蒙志成) 대만 국립성공대 교수는 “중국의 목표는 대만 반도체 인재풀이 ‘푹 꺼질 만큼’ 인력을 빼내 가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이 같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성과는 너무 더디다. 반도체 산업의 투자 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심각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동부지역의 한 반도체 산업단지는 이미 45억 위안을 투자했으나 주요 투자자인 지방정부의 재정난으로 사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중국 중부의 대표적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표방하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법원으로부터 산업단지의 토지 사용이 금지돼 자금조달 통로가 막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해마다 25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TSMC의 첨단 웨이퍼 생산 능력을 따라잡으려면 중국은 600억~8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산업이 해마다 엄청나게 많은 투자비가 들어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업계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세계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이 너무 떨어져 내세울 만한 곳이 없을 정도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타이완의 TSMC에 비해서도 3~5년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칩 무역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이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방정부 관료들이 재정난은 개의치 않고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톈진(天津)시는 정부 소유의 대규모 종합상사인 톈진물산(天津物産·Tewoo)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중국 전역에 ‘금융 패닉’을 부르고 있지만, 시 주석의 관심 사업인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해 무려 160억 달러나 쟁여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지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공적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을 초래한다고 비판받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 지방정부의 지출 규모가 수입보다 7조 6000억 위안이나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뉴이스트 백호, 역대급 근육질 몸매 공개 ‘탄탄 복근’ [EN스타]

    뉴이스트 백호, 역대급 근육질 몸매 공개 ‘탄탄 복근’ [EN스타]

    뉴이스트 멤버 백호가 명품 보디라인을 자랑했다. 백호는 라이프핏 스타일 매거진 ‘맨즈헬스(Men’s Health)’ 1월호 커버를 장식, 화보를 통해 짙은 남성미를 뿜어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개된 사진 속 백호는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초콜릿 복근과 조각으로 빚은 듯한 완벽한 보디라인을 뽐내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으며 뚜렷한 이목구비와 근육질 몸매로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풍겨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더해 백호는 편안한 상의 속 다부진 어깨와 선명한 팔 근육을 드러내 섹시한 매력을 자아냈으며 흰 니트와 청바지로 깔끔한 스타일링을 완성해 포근한 감성을 배가시켰고 감각적인 포즈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해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백호가 최근 발매한 뉴이스트 미니 7집 활동에 대한 소감과 음악, 운동 등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털어놨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증폭시킨다.무엇보다 이번 화보는 백호가 ‘맨즈헬스’ 2018년 11월호에 이어 또 한 번 커버를 장식해 특별함을 안긴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관리에 유의하고 있다는 백호는 이번에도 변함없는 완벽한 비주얼을 과시해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는 후문. 이렇듯 강인함과 부드러운 매력이 공존하는 백호의 다양한 모습은 ‘맨즈헬스’ 1월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백호가 속한 뉴이스트는 향후 다양한 활동으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맨즈헬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78수에 무너진 한돌… NHN “접바둑 준비 2개월뿐… 버그 아냐”

    78수에 무너진 한돌… NHN “접바둑 준비 2개월뿐… 버그 아냐”

    인공지능 우세 인정 속 두 점 깔고 시작 한돌, 새 환경에 적응 못해 치명적 실수 일각 “바둑 AI서 흔한 ‘축 버그’ 때문” 오늘 2국, 0대0 맞바둑 호선 ‘정면승부’이세돌 9단이 18일 국산 인공지능(AI)과의 대결에서 이겼다. 다만 이날 대국은 이세돌이 2점을 미리 깔고 시작한 데다 이 AI가 웬만한 프로기사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실수를 범해 ‘인간이 인공지능을 능가했다’고 단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세돌이 탁월한 실력과 치밀한 전략으로 이겼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AI의 성능이 부실한 데 따른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달 프로기사에서 은퇴한 이세돌은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NHN의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의 은퇴 대국 제1국에서 92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2016년 3월 미국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1승4패를 기록, 인공지능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한 인간으로 기록된 이세돌은 3년 만에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다시 승리했다. 대등하게 호선으로 맞붙었던 알파고와의 대결과 달리 이날 대국은 이세돌이 2점을 깐 상태에서 덤 7집 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우세를 인정한 것이다. 한돌은 올해 중신증권배 세계 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오른 이 분야 실력자였지만 접바둑 세팅으로는 아직 최종 완성형이 아니라는 점이 핸디캡이기는 했다. 지난 알파고와의 대결에 이어 이번 대국에서도 ‘78수’가 묘수로 작용했다. NHN에 따르면 2점 접바둑일 때 한돌의 초기 승률은 8%로 이세돌의 78수 전까지는 승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초반 우하귀에서 시작돼 우변으로 옮겨 치열하게 전개되던 전쟁은 이세돌이 우변에서 중앙으로 행마를 진행하며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78수 이후 중앙과 아래쪽에서 싸움을 이어 가던 한돌은 이세돌의 흑 84수에 중앙의 백 3집을 포위당했다. 한돌이 자신의 돌이 잡히는 ‘장문’ 상황이 되자 대국장 현장 해설을 맡은 김만수 8단도 “한돌이 망했다”며 당황스러워할 정도였다. 이후 승리 예측이 2%대까지 떨어지자 대국이 시작된 지 2시간여 만에 한돌이 돌을 던졌다. 이창률 NHN 게임 AI 팀장은 “78수 이후 한돌의 승률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세돌이 “78수는 프로라면 당연히 그렇게 두는 수”라고 말해 버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 팀장은 “버그는 아니고 이세돌 9단이 잘둔 것”이라고 했다. 당초 NHN 측은 2점 접바둑의 승리는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서 프로기사와의 비공식 연습 경기에서도 좋은 승률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접바둑은 인공지능이 허수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개발을 마친 한돌이 2점 접바둑에서 잘못된 수를 두는 상황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3점 접바둑을 대비해 어제까지도 테스트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예상을 뒤엎고 한돌이 이세돌에게 패한 것은 2점을 깔아 주고 바둑을 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AI가 자가대국을 하며 기력을 끌어올릴 때는 호선으로 진행되는데 이번 대국에선 그렇지 않다 보니 한돌이 고전했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처음 접바둑을 학습시킬 때는 한돌이 동작을 안 할 정도였다. 실제 접바둑에 대해 준비한 기간이 2개월뿐인 게 변명이긴 변명”이라면서 “머신러닝은 학습량이 많을수록 성능이 올라가는데 우리는 다른 접바둑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했고, 어느 정도 성능이 나왔을 때 다른 부분을 준비하느라 전체적인 학습량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산 AI인 ‘돌바람’을 개발한 임재범 돌바람 네트웍스 대표도 “바둑 AI가 많이 유리하거나 반대로 많이 불리할 때 느슨한 수를 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바둑 AI에서 종종 나타나는 ‘축’(계속해서 단수를 쳐서 돌을 잡는 것) 버그 때문에 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임 대표는 “축은 바둑에서 가장 기본적인데 그것과 관련한 실수가 나왔다”면서 “형세 판단 능력은 인간보다 AI가 정확한데 오히려 기본적인 것을 잘못 볼 때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국산 바둑 AI인 ‘바둑이’의 개발을 주도한 이주영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AI도 오래 연산할수록 승률이 올라가는데 자신감이 있었는지 빨리 뒀다”면서 “NHN에 제안을 한다면 다음 대국 때는 수를 둘 때 주어진 시간을 더 많이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돌이 한돌보다 진정으로 우월한지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2국 결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2국은 양측 누구도 미리 바둑알을 깔지 않은 0대0 상태에서 맞바둑 호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세돌은 이날 제1국 승리로 기본 대국료 1억 5000만원과 승리 수당 5000만원 등 2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년 투병 끝 암 이겨낸 9살 소년…마지막 알약 앞에서 오열

    3년 투병 끝 암 이겨낸 9살 소년…마지막 알약 앞에서 오열

    3년의 투병 끝에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9살 소년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노먼시에 사는 애슐리 코터(28)는 14일(현지시간) 아들 스티븐 코터(9)가 마침내 암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스티븐은 6살이던 2016년 8월 고위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혈액 및 골수 내 림프구 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화학치료 없이 수혈이나 항생제 투여만으로는 평균 수명이 6개월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고위험군 악성림프종은 면역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골수)이식을 시행해야 생존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조혈모세포가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진단 3일 후부터 곧바로 화학치료에 돌입한 스티븐은 수차례 혈액 및 혈소판 수혈을 받아야 했고, 약물 치료와 병원 입원을 반복했다. 스티븐의 어머니는 아들이 매일 약을 복용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14일, 스티븐은 투병 3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는 “암을 걷어찬 내 아기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오랜 시간 암과 싸워야 했던 스티븐도 오열했다. 어머니가 공개한 영상에서 스티븐은 마지막 항암제를 복용하기 전 머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쏟았다. 그간 복용한 약의 빈병을 테이블에 일렬로 깔아놓은 스티븐은 만감이 교차한 듯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겨우 마지막 알약을 삼킨 스티븐은 가장 친한 친구와 남동생의 축하를 받으며 두 팔을 하늘로 뻗어 승리를 자축했다. 이어 아버지와 끌어안고 또 한 번 눈물을 훔쳤다. 어머니는 “영상에 소리가 없어 미안하지만, 그냥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러분은 9살짜리 소년이 암에서 해방되어 마지막 알약을 눈앞에 두고 가장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있다. 이전까지 이렇게 순수한 행복을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맹장과 반론권/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맹장을 일컬어 ‘있으나 마나 한’ 창자라고 한다. 웬만한 백과사전은 소화기관의 흐름을 설명할 때 맹장을 지나친다. 입과 식도를 지난 음식물이 위와 소장과 대장을 거쳐 항문에 이른다는 식이다. 맹장은 소장과 대장 사이, 대장이 시작되는 곳에 주머니처럼 달렸다. 크기는 새끼손가락만 하다. 소장이 한 일과 대장이 할 일 막간에 수분이나 염분을 흡수하는 소임을 맡았다. 맹장은 식구 하나를 데리고 산다. 실 풍선처럼 생긴 충수돌기다. 맹장염은 이 충수돌기에 이상이 생겼을 때를 말한다. 충수염이 정확한 표현이다. 곪은 충수돌기를 잘라낸 것을 두고 흔히 맹장을 떼어 냈다고 말한다. 이쯤 이르러서야 맹장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로 여겨질 터이다. 며칠 전 한국기자협회와 언론학회가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언론보도를 성찰하기 위한 자리였다. 세 편의 좋은 논문이 발표됐다. 특히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의 글이 좋았다. 권 위원은 피의사실의 공표보다 한국 언론에 더 위험한 것은 ‘전지적 검찰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검찰의 관점에 매몰돼 수사 상황을 전달하는 언론의 태도를 말하는데 공정보도를 해치고 알 권리를 방해한다. 한국 언론이 ‘검찰에 따르면’이라는 관행적 형식의 기사를 쓰고 있으나 실은 요모조모가 죄다 검찰로 변주될 가능성도 꼬집었다. 무엇보다 “피의자의 해명을 기사 끄트머리에 맹장처럼 달고 있다”는 그의 표현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 한 문장만으로도 권 위원의 글은 공들여 읽을 가치가 충분했다. 맹장 같은 반론은 반론이 아니다. 당사자의 해명이랍시고 맹장의 충수처럼 기사 끝에다가 으레 붙이는 몇 마디 언설은 반론이랄 수 없다. 수사기관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사 혹은 수사기관을 참칭한 언론 자작의 근거가 약한 억측을 가리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이미 범죄가 ‘드러나고, 파악되고, 밝혀지고, 전해지고, 알려져’ 단서가 잡힌 ‘나쁜 놈’의 해명 몇 마디가 기사 말미에 달랑 붙어 있다고 해서 그에게 귀를 기울일 시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부실한 반론, 형식적 반론은 뉴스 품질의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2019년 옥스퍼드대의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한국 언론의 뉴스 신뢰도는 22%였다. 조사 대상 38개 국가 중 꼴찌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4년째 최하위다. 언론이 누군가의 앵무새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언론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반론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한다. 맹장 끝에 붙은 충수 같은 반론이 아니라 기사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맥락에 당사자들의 견해가 촘촘히, 질적으로 균등하게 스며드는 반론이어야 한다. 반론은 당사자의 권리행사로서의 반론권과 국민의 알찬 알 권리로서의 반론으로 나눌 수 있다. 권리로서의 반론권은 역사가 오래됐다. 1958년 제정 민법 제764조에 반론권의 행사가 보장됐다. 1980년 제정 언론기본법은 제49조에 ‘정정보도청구권’이라는 이름의 반론권 제도를 정식으로 도입했다. 2005년 제정된 언론중재법은 반론권을 핵심 축으로 한다. 반론권은 진실 여부를 불문하며 언론사의 고의나 과실 혹은 위법성을 따지지 않는다. 언론이 관행적으로 맹장 같은 끄트머리 반론을 반복하는 이유 역시 법적인 반론권 행사의 사전 대응책인 셈이다. 반론은 당사자의 권리구제라는 법적 측면 말고 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뚜렷하게 대립하는 사안에서 당사자들의 견해를 두루 반영하는 장치가 반론이다. 공정한 보도를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사의 원조 모양새다. 일방의 익명 관계자의 견해는 언론의 지면을 빠르고 넘치게 채울 수 있으나 시민 독자의 언론에 대한 신뢰를 야금야금, 급기야 치명적으로 깎아내린다. ‘신뢰도 22%, 만년 꼴찌’라는 뼈아픈 평가는 부실한 반론 양식에 기인한다. 임기응변식 자잘한 처방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제대로 된 반론이 착근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자극적이며 재미 넘치는 수사단계 보도를 지양하고 법정의 재판보도 중심으로 언론의 취재보도 구조가 재편돼야 한다. 국민도 느리고 밋밋하며 재미없는 언론보도에 익숙해질 의무가 있다. 반론은 맹장이 아니다.
  •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獨 축구스타 외질은 왜 ‘中저격수’ 자처했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31)이 중국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그의 소속팀 아스널의 중국 내 중계가 금지되면서 ‘제2의 휴스턴 로키츠 사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도 홍콩 시위 사태를 옹호하는 내용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올렸다가 중국에서 보이콧을 당했다. 독일 국적의 외질은 왜 축구계 퇴출을 각오하고 ‘중국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을까. ●홍콩 지지 역풍 ‘제2 휴스턴 로키츠’ 될판 16일 중국 최대 스포츠지 티탄저우바오는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월 데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SNS 게시물보다 외질에게 더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반영하듯 CCTV는 아스날 경기 생중계를 다른 경기로 대체했다. 앞서 외질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은 코란을 불태우고 이슬람사원을 폐쇄한다. 이슬람 신학교를 금지하고 이슬람 신학자를 죽인다. 이슬람 형제를 강제 수용소에 가두고 이슬람 여자들을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을 ‘동투르키스탄’으로 지칭하며 이들을 중국의 탄압에 저항하는 이슬람 전사로 묘사했다. 사실상 중국인들을 의도적으로 자극하려는 표현이다. 터키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과거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중앙아시아와 만주 지역에 걸쳐 생활했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돌궐은 내부 분열과 중국의 압박 등으로 서쪽으로 이동해 지중해 지역까지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으로 성장했다고 믿는다. 중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할 때마다 터키가 성명을 내 강하게 규탄하는 데는 이같은 민족적 동질감이 자리잡고 있다. ●터키 출신 獨서 차별… 인권문제 거론한 듯 외질은 1988년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터키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2009년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 크게 기여해 ‘독일 사회통합의 성공 사례’로 여겨졌다. 왕성한 기부 활동 덕분에 미담도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눈앞에 둔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독재자를 옹호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내 가족의 고향 지도자에 대한 예우였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외질을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결국 그는 인종차별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외질은 터키인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독일 국적을 택했다. 이슬람교 신자임에도 스스로를 독일인으로 여기며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터키 대통령 기념사진 촬영을 계기로 독일 사회의 뿌리깊은 민족 차별을 경험한 뒤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진 것 같다. 이제 그는 터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길고 긴 싸움’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그가 속한 축구팀은 중국 업체의 후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에게 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외질은 아스날을 끝으로 유럽 빅리그 생활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이런 불이익을 예상하고도 중국을 비난한 것은 최근 독일에서 느낀 민족적 설움이 그만큼 컸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새벽 운동 김노인을 노린다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새벽 운동 김노인을 노린다

    3개월마다 병원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받는 50대 A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항상 담당의사에게서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고혈압 증상을 관리하고 후유증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투약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환자 본인이 스스로 생활 습관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뚜렷한 사전 증상 없이 갑작스레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혈압이 높다고 해서 몸이 느끼는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아니다. 개인차가 많아 혈압이 높아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15일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생기는 악성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 한,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늦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고혈압이 발견되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고혈압 약 복용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또 일상 생활에 뚜렷한 불편함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넘겨버려서는 안 된다. 특히 장기간 고혈압 상태에 노출되면서 동시에 흡연이나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을 동반하면 동맥 경화나 죽상경화 현상 등 다양한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고혈압은 발견되더라도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고혈압 약도 건너뛰기 쉽고 전체적으로 치료가 소홀하기 쉬운 질병”이라면서 “고혈압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투약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은 물론 혈압 조절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압이란 우리 몸의 심장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짜낸 혈액이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의 크기를 말한다. 심장이 수축할 때, 즉 심장이 피를 짜낼 때를 높은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심장이 다음 수축을 준비하기 위해 심장에 혈액을 채울 때를 낮은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기 쉬운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혈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속의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올라가고 열을 외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은 수축한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움츠러든 혈관이 결과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외부에 적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와 노인에게는 높아진 혈압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혈압은 특히 아침에 눈을 뜰 때 올라가는 경우가 많고 추운 겨울철에 새벽 운동을 나가게 되면 혈압이 많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아침에 심장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환자들은 기온이 많이 떨어진 겨울철에는 외출할 때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고 특히 새벽이나 아침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의대(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평균적으로 1.8㎜Hg, 이완기 혈압은 1.2㎜Hg 상승한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의 평균 기온이 각각 25.4도, 1.3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겨울철에는 수축기 혈압 기준으로 4~5㎜Hg 정도 올랐다고 유추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이러한 계절별 혈압의 변화를 두고 ‘겨우 그 정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축기 혈압이 20㎜Hg만 상승해도 심혈관질환은 2배나 증가한다”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라고 지적했다.의료계에 따르면 실제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급사 등 주요 심혈관질환은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의 통계를 보면 심근경색 발생건수가 6~7월에 가장 낮고 1~2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 교수는 “미국에서도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겨울철 발생 건수가 여름철보다 50% 정도 많다”면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겨울철 혈압 상승이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겨울철 고혈압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원 교수는 겨울철 혈압관리에서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4가지 행동 수칙을 제시했다. 첫째, 복용 중인 혈압약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혈압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혈압이 반동현상으로 원래 자기 혈압보다 더 높아질 수 있고 이때 차가운 공기를 갑자기 접하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혈압을 자주 확인한다. 전 세계 고혈압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가정용 전자 혈압계로 아침, 저녁 두 차례 측정한다. 아침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아침식사 전, 혈압약 복용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에 실시한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 빈도는 1~3회 정도로 한다. 혈압이 다소 높게 나오면 반복해서 측정하고 계속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 셋째,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겨울철에는 운동량이 줄어들고 음식 섭취가 증가하기 때문에 유난히 비만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2018년 미국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을 1㎏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1㎜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만으로도 최고 5㎜Hg 정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겨울철에 뜨겁고 얼큰한 국물요리를 자주 찾다 보면 나트륨 섭취가 늘어날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5㎜Hg 이상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넷째, 새벽 운동은 피한다. 혈압은 통상 잠에서 깨어나는 새벽에 가장 높다.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 추운 날에는 운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새벽 시간보다는 해가 뜬 오전이나 오후에 운동하고, 보온이 잘되는 편한 옷 차림으로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10분 정도 충분히 하되 평소 운동 능력을 넘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최소 30분 이상, 주 5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겨울철에 운동을 하다가 가슴 중앙부 또는 왼쪽 가슴에 답답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심장질환 발병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심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심근경색증의 발병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40대 남성 환자는 29% 정도 증가했다. 심혈관 질환이 더이상 노인성 질환이 아니라는 의미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고혈압도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치료를 멀리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고혈압을 정확히 알고 꾸준하게 관리해야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 역설적으로 고혈압과 친해져야 고혈압을 이겨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하명 수사로 낙선’ 주장한 김기현 “3·15 부정선거에 비견되는 헌정질서 농단 사건”(종합)

    ‘하명 수사로 낙선’ 주장한 김기현 “3·15 부정선거에 비견되는 헌정질서 농단 사건”(종합)

    청와대 선거개입과 경찰의 하명수사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김기현(60) 전 울산시장이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오후 2시 김 전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벌인 측근들 비리 의혹 수사 전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시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황운하 청장이 울산에 부임하고 몇 달 안 지나 김기현을 뒷조사한다는 소문이 계속 들리더라.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3·15 부정선거에 비견되는 매우 심각한 헌정질서 농단 사건”이라며 “책임자가 누군지,배후의 몸통은 누군지 반드시 밝혀야 다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짓밟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 하명수사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청와대가 첩보를 수집했다고 송병기가 증언까지 했다. 첩보를 왜 수집하는지 우습지 않나”며 “자연스럽게 접수된 걸 하달했다 혹은 이첩했다고 하는데, 청와대가 연락을 해서 사람들에게 정보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경찰의 수사에 따른 영향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7년 12월29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하달받은 첩보 등을 토대로 김 전 실장 비서실장 박기성(50)씨의 레미콘 업체 밀어주기 의혹, 동생의 아파트 시행사업 이권개입 의혹 등을 수사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3달여 앞둔 2018년 3월 김 전 시장의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장에 김 전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레미콘업자가 납품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이유에서 였다. 김 전 시장 측은 경찰이 김 전 시장 동생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으면서 선거를 앞둔 상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특정 레미콘 업체를 밀어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송치됐다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비서실장 박씨를 지난 7∼8일 조사했다. 당시 울산경찰청 수사과장으로 일한 A 총경 등 수사에 관여한 경찰 간부와 실무진을 상대로도 경찰 수사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안소미, 딸 업고 ‘개콘’ 출연까지 ‘치명적 귀여움’ [EN스타]

    안소미, 딸 업고 ‘개콘’ 출연까지 ‘치명적 귀여움’ [EN스타]

    개그우먼 안소미가 딸 로아 양을 업고 ‘개그콘서트’에 등장한다. 오는 14일 방송되는 KBS2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바바바 브라더스’ 코너에는 강유미, 오나미, 안소미로 이루어진 ‘미미미 시스터즈’가 등장해 바바바 브라더스를 위협하는 강력한 우먼파워로 무대를 빛낸다. 강유미, 오나미, 안소미는 바바바 브라더스의 여자버전 ‘미미미 시스터즈’로 변신, 만만치 않은 초특급 긍정 에피소드로 시청자들 배꼽 사냥에 나선다. 특히 안소미는 눈물나는 마미개그로 이목을 끈다. 실제 딸 로아를 업고 아련한(?) ‘핵긍정’ 마인드를 뽐내 관객석이 초토화 됐다는 후문. 뿐만 아니라 딸 로아의 치명적인 귀여움에 안소미의 걸걸함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웃음꽃을 피울 예정이다. 그런가하면 강유미는 갑작스레 폭탄발언을 던진다. 자신의 불룩한 배를 소중한 ㅇ듯 쓰다듬으며 던진 대사는 관객들을 충격 속에 빠뜨린다고. 아직 아이가 없는 그녀가 전한 초특급 소식(?)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바바바 브라더스에 또 다른 웃음을 몰고 올 미미미 시스터즈의 활약은 14일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되는 ‘개그콘서트‘ 코너 ‘바바바 브라더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초콜릿’ 윤계상X하지원, 복잡 미묘한 표정 “관계 변화 예고”

    ‘초콜릿’ 윤계상X하지원, 복잡 미묘한 표정 “관계 변화 예고”

    ‘초콜릿’ 윤계상과 하지원이 새로운 인연을 시작한다. JTBC 금토드라마 ‘초콜릿’(연출 이형민, 극본 이경희, 제작 드라마하우스·JYP 픽쳐스) 측이 5회 방송을 앞둔 13일, 거성 호스피스에서 재회한 이강(윤계상 분)과 문차영(하지원 분)의 달라진 분위기를 포착해 궁금증을 높였다. ‘초콜릿’은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도 애달픈 인연을 이어가는 이강과 문차영의 이야기로 달콤 쌉싸름한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로를 깊게 마주할 시간도 없이 엇갈리기만 했던 두 사람. 멀리 돌아온 길만큼이나 이강을 향한 문차영의 마음은 짙어져만 갔고, 이강의 오해는 깊어졌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이강과 문차영이 거성 호스피스 병원에서 재회하며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에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강과 문차영의 모습이 담겨있다. 거성 호스피스의 막무가내 환자 김노인(오영수 분)의 지팡이와 대치 중인 사고뭉치 동생 문태현(민진웅 분). 난감한 표정으로 그들 사이를 막아선 문차영의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거성 호스피스로 옮겨 오게 된 이강의 모습도 포착됐다. 거성 호스피스의 의사와 요리사로 재회한 이강과 문차영. 김노인을 묵묵히 치료하는 이강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문차영의 표정에는 엇갈린 감정들이 새어 나온다. 병실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는 문차영을 붙잡는 이강의 눈빛에도 복잡한 감정이 스친다. 다시 시작되는 이강과 문차영의 인연은 다른 색과 온도의 감정을 자아낸다. 빗길 교통사고에서 문차영을 구하기 위해 정작 자신의 골든타임을 놓쳐 의사로서 치명적인 후유증을 안은 이강. 권민성(유태오 분)의 죽음으로 상처와 외로움이 더 깊어진 이강과 그를 향한 감정이 여전히 남은 문차영이 이번에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초콜릿’ 제작진은 “오늘 방송되는 5회에서는 시간을 돌아 거성 호스피스에서 재회한 이강과 문차영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돌아온 시간만큼 깊어진 오해와 감정, 진심을 전할 수도 없이 엇갈리기만 했던 두 사람이 드디어 서로를 오롯이 마주 보게 될 것”이라며 “이강과 문차영의 관계 변화와 함께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호스피스 환자들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고 전했다. JTBC 금토드라마 ‘초콜릿’ 5회는 오늘(13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뉴질랜드 화산 참변 물 위에서 시신 한 구 발견, 잠수부 이틀째 수색

    뉴질랜드 화산 참변 물 위에서 시신 한 구 발견, 잠수부 이틀째 수색

    지난 9일 뉴질랜드 화산 참변의 실종자 가운데 잠수부들이 이틀째 두 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 투입됐다. 뉴질랜드 경찰과 군이 13일 북섬 앞바다 화이트섬에 헬리콥터 두 대와 군인과 경찰을 투입해 사망자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하지만 애초 섬에 숨진 채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 8명 가운데 둘의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잠수부들이 배치돼 시신이나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14일 일찍 물 위에서 시신이 눈에 띄어 잠수부들이 아침부터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화산활동 예보를 수시로 점검하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화이트섬의 지상 수색을 하는 한편, 전날 시신 수습 때 찾아낸 유품 등을 통해 신원 분석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은 4시간 수색 작업 끝에 여섯 구의 시신을 수습해 뭍으로 후송했다. 경찰 책임자인 마이크 부시는 사고수습 본부가 차려진 와카타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화산 주변 바닷속의 시신을 찾기 위해 잠수부 팀이 배치될 것이며 항공 정찰도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새벽 경찰과 군으로 구성된 긴급 구조대가 섬 안에 방치돼 있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화이트섬에서 48㎞ 떨어진 와카타네를 떠났다. 앞서 화이트섬에서 24시간 내 화산이 또 분출할 가능성이 50~60%로 관측되며 투입이 계속 미뤄졌지만, 곧 비가 와 수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강행했다. 와카타네에선 희생자 가족 수십명이 현지 주민들과 모여 구조 헬기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경찰은 구조대가 보호장비를 많이 착용하고 있어 수습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화이트섬에 남아 있던 희생자들은 화산 분출 직후만 해도 실종자로 분류됐으나 공중 정찰 후 모두 사망자로 처리됐다. 앞서 사망이 확인됐던 8명에 더해 16명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이며, 심한 화상으로 20명 정도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뉴질랜드 의료 당국은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이식용 피부 120만㎠를 미국에 추가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후 화산 활동이 활발한 화이트섬이 관광객에게 개방된 점 자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화산활동에 대한 정보를 과거보다 더 갖게 됐지만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너무도 어렵고 소규모 분화라도 분화구 근처에 있는 이들에게 치명적이란 점이 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런 사안을 포함해 폭넓은 문제들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권력 말고 민심을 따르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서울광장] 권력 말고 민심을 따르라/김성수 부국장·산업부장

    과거 정권 때 만나 본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들은 한결같이 신중했다. 식사를 하고 헤어질 때면 항상 자기들은 조금 있다 나갈 테니 먼저 나가라고 권했다.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를 더 선호했던 것도 특이했다. 가능한 한 동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였다. 과거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던 국정원 직원들의 처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말 한마디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고 민감한 질문을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며 금세 입을 닫는 것도 비슷했다. 취재 능력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몰라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수석이든 비서관이든 행정관이든 만나서 기삿거리가 될 만한 정보를 얻어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사실은 민정수석실에는 엄청난 분량의 정보가 모인다. 언론인 출신인 한 행정관이 민정수석실이 취합한 정보를 보고는 “이 정도 정보를 기자 때 만약 알았더라면 매일매일 1면 톱기사를 쓸 수 있었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물론 ‘카더라’ 하는 소문을 모아 놓은 첩보 수준의 정보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고급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다. 국정원, 검찰, 경찰 등에서 올라온 정보는 모두 취합돼 민정수석실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정보의 양은 권력과 비례한다. 이렇게 넘치는 정보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문제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를 잘못 활용하면 치명적인 독이 되며 사달이 난다. 역대 정권의 권력형 비리가 민정수석실발(發)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현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다르다”고 목청껏 외쳤지만 집권 2년 반이 지난 지금 민정수석실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과거 정권과 뭐가 다르냐”는 반문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집권 초부터 적폐청산을 외치며 이전 보수 정권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공언했지만 또 다른 국정농단의 신(新)적폐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선거공작 의혹이 대표적이다. 뇌물을 받은 명백한 범죄 사실이 있는데도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르는 실세 중의 실세라고 감찰을 무마하는가 하면, 민정수석실은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까지 받고 있다. 여당 후보 쪽에서 수사 제보를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토록 당선을 바라던 여당 후보를 위해 민정수석실이 발벗고 뛴 사실이 드러난다면 이는 사상 유례 없는 청와대의 ‘선거공작’이 된다. 의혹이 의혹으로 그칠지 아니면 초대형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이런 추문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잇달아 터지는 건 왜일까. 우선 이 정부 들어 국정원 연락관(IO)을 없애면서 민정파트가 IO 역할까지 해서 권력이 더 비대해졌다거나 박근혜 정권 등 이전 정권부터 있었던 행정관들 상당수가 정권이 바뀌고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행정관들이야 지시에 따라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할 뿐이고 결국엔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 역시 ‘권력의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보수, 진보 정권 가리지 않고 과거 정권이 그랬듯이 권력을 잡고 있을 때 ‘우리 편’을 한번 세게 밀어 주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권력의 의중만 따르고 백성의 뜻을 살피지 않은 탓이다. 청와대가 사상 유례 없는 ‘선거공작’ 의혹까지 받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다. ‘청와대 정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와대로 지나치게 힘이 쏠리면서 민정 쪽이 이에 비례해 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게 된 측면도 있다. 3년 넘게 특별감찰관이 공석인 데서 보듯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도 민정수석실의 ‘독주’를 부추겼다.과거 정권과 달리 비법조인을 민정수석으로 발탁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인사검증에서 보듯 무능함만 드러났고 이 때문에 ‘비선조직’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민정수석실의 업무경계가 모호한 것도 문제다. 이참에 민심 동향이나 공직자 비리 동향 파악,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 본래 해야 할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권한을 넘어서 이곳저곳 눈을 돌리다 보니 ‘정치인 사찰’ 논란까지 일어났고 이를 둘러싼 야권과의 갈등은 소모적인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권력을 남용하면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 정권마다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건 비극이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sskim@seoul.co.kr
  • [서울광장] “주중 미대사관원을 초치해…”/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중 미대사관원을 초치해…”/이지운 논설위원

    “친강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밤 주중 미대사관원을 초치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년 1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전·현직 국회의원과 고위 관료, 기업인, 언론인 등 ‘우호 인사’ 100여명을 불러놓고 미국을 공개 비판하던 그날, 이런 외신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 하원이 ‘2019 신장 위구르 인권정책 법안’(신장인권법안)을 통과시키며 홍콩에 이어 신장 문제가 갈등 이슈로 떠오르자, 중국 외교당국이 강력 항의했다는 내용이다. 불러들인 미 대사관원은 ‘공사참사관’. 우리의 과장급이다. 중국이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 홍콩 등 이른바 영토와 민족의 문제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이젠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어지간한 나라도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를 초청해 만나려 하지 않는다. 엄청난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다. 미국조차도 이런 문제는 웬만하면 손대지 않는다. 그러나 때가 때인지라 미국이 오랜만에 중국의 코털에 손을 댔고 중국은 당연히 발끈했다. ‘초치’(招致)에 관해서는 일본이 독도 문제나 역사교과서로 도발했을 때 우리 외교부 차관이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직을 불러다 준엄하게 꾸짖는 모습을 그려 보면 될 것 같다. 다만 이 초치라는 외교행위는 기본적으로 자국 여론용이어서 상대방에 대한 질책과 경고보다는 자국 내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 외교부 청사에 불려 온 일본의 대사나 정무공사가 절반쯤 닫힌 엘리베이터에서 사진이 찍히곤 하는 건 이런 목적을 충족했다 할 수 있다. 사안의 경중으로 볼 때 중국은 최소한 주중 미 대사나 공사를 불러다 야단을 쳤어야 했고, 그래야 격도 맞는다. 마침 대사나 공사가 자리를 비웠을 때라면, 미 대사관 측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초치가 아무리 병가지상사라 하더라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베이징에 있었음에도 배짱을 튕긴 것이라면, 그 역시 미국이니까 가능한 일일 수 있다.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지만 외교는 기본적으로 샅바싸움이라고 하니, 뒷배경에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중국 외교부는 당일 밤까지 반드시 초치 행위를 했어야 했을 것이다. 다음날 미국을 불러다 야단쳤음을 중국 인민들에게 알리려 했을 테니. 그럼 이 판단은 어디서 나왔을까. 왕이 외교부장은 아닐 것이다. 중국 외교가 절대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다면 ‘당 중앙’의 지시였을 텐데, 당 중앙에서 외교를 관장하는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의 양제츠 비서장도 아닐 것이라고 한다. 그 역시 메신저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정설이다. 남은 건 단 하나, 국가주석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기술력, 정치력, 경제력, 군사력 등을 모두 망라한 형태의 전쟁을 일컫는다. 비대칭전, 복합전쟁이라고도 한다. 정치공작, 경제침투, 정보탈취·교란 등을 모두 활용한 심리전, 사이버전 같은 비정규전까지 결합된 것이다. 수출 중단, 관광 제한, 경제보복 등이 포함된다고 듣고 나면 이 전쟁이 전방위적이고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공격 목표는 사회적 가치와 규범, 문화에까지 이른다. 이것들이 공격당한 결과로 사회적 혼란이나 분열이 조성된다. 이 전쟁은 ‘전쟁’임을 깨닫지 못하게 할수록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예컨대 전쟁과 평화의 경계선을 모호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회색전’이다. 그러니 ‘전쟁이냐 평화냐’와 같은 구호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너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이 전쟁의 최고사령관은 국가 수반일 수밖에 없다. 어떤 군인이 관광 제한과 경제보복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전쟁의 수단으로 제안·건의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안팎을 둘러보면 각국의 수반이 직접 나서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 전쟁을 치르고 있고 미국과 중국이, 한국과 일본이 교전 중이다. 북한 역시 변함없이 이 전쟁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전쟁의 최고사령탑으로서 청와대를 바라보면서, 마침 이임하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의 활동상을 떠올리게 된다. 국가안보실장을 외교관을 배석시키지 않은 채 자유롭게 만나고, 이 회동 내용을 알 리 없는 외교장관에게 따로 만나자고 직접 오퍼를 넣고 편하게 만나는, 전례 없이 유능하고 파워풀한 대사였다. 그의 우수함은 모국인 중국이 치하할 일이되, 그를 빛내준 우리 사령탑 청와대에는 따로 준엄한 평가가 내려질 일이다. jj@seoul.co.kr
  • [열린세상] 형벌 만능주의를 경계함/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열린세상] 형벌 만능주의를 경계함/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지방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최근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러 왔던 여성에게 문자를 보냈다. ‘마음에 들어서 연락을 하고 싶은데 괜찮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이를 알게 된 남자친구가 경찰관이 사적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이용했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이 불법인지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문의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의 처리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률인데, 경찰관 개인은 ‘정보의 취급자’에 불과하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여러 언론에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잇달아 내놨다. 댓글도 비판 일색이었다.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내용부터 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내용까지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그런데 경찰관은 정말로 처벌을 받지 않게 된 걸까. 음주운전을 예로 들어 보자.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벌금이나 징역형 등의 형벌을 선고받는다. 여기에 면허정지나 면허취소 같은 행정처분이 따른다. 3진 아웃에 해당하거나 인사사고를 크게 내 실형이 선고된 경우가 아니라면 잠시 운전을 못 하게 되는 불편을 제외하곤 크게 처벌됐다고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공무원은 이에 더해 하나의 처벌이 더 따른다. 바로 징계처분이다. 최소 감봉부터 정직, 강등, 해임, 파면까지의 징계를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활근거지와 먼 곳으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실 공무원에게는 형벌보다 이런 징계벌이 훨씬 더 치명적이다. 인사기록에 남아 승진 순위에서 밀리고, 각종 포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또 생활근거지와 다른 곳으로 인사 조치가 이루어지면 그에 따르는 비용도 연간 수천만원에 이른다. 아무리 업무적으로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조직에서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공무원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운동선수나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경우에 따라서 형벌은 벌금에 그치더라도 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직업인으로서의 생명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통상 ‘처벌’이라고 하면 벌금이나 징역형 같은 형벌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처벌에는 형벌만 있는 게 아니다. 면허정지나 취소,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벌도 있다. 앞서 언급한 징계벌도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법원에서 선고되는 몇십만원의 벌금보다 시군구에서 내리는 영업정지 같은 행정벌이 훨씬 더 무섭다. 열흘 혹은 한 달 정도씩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그로 인한 손해가 보다 더 크고 치명적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잘 알 수 있다. 형벌을 받지 않게 된 경찰관을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형벌이 처벌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형벌과 행정벌, 징계벌은 각각의 고유 영역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형벌보다 행정벌이, 또 어떤 경우에는 징계벌이 훨씬 효과적인 처벌로 작용한다. 형벌은 행정벌과 징계벌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부분만을 골라 최소한으로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최후로는 인신을 가두는 방법으로 집행되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경찰관도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형벌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징계벌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3호)와 같은 일반적이고도 모호한 규정을 두고 있다. 어찌 보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비록 한 번의 실수지만, 경찰관으로서의 앞길에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형벌을 확대해석해 적용하게 되면 국민을 옥죄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과도한 확대해석의 결과가 부메랑이 돼 국민 누구나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근대국가의 시민들은 이런 위험성에 대한 투쟁을 통해 형벌을 엄격히 해석하는 ‘죄형법정주의’를 쟁취했다. 형벌법규는 엄격히 해석하고 최소한으로 적용해야 한다. 모자란 부분은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
  • 흑인女대통령 꿈 꾼 해리스, 흑인들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흑인女대통령 꿈 꾼 해리스, 흑인들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을 꿈꾸던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을 포기한 것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 사회가 아직 흑인 여성 대통령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됐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소위 ‘빅3’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럴 의향이 있다. (해리스 의원은) 언젠가 대통령, 부통령이 될 수 있고 대법관, 법무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해리스의) 포기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고 뒤섞인 감정이 들었다. 그녀는 일류 지식인이자 진짜 경쟁자였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이 지난 6월 1차 민주당 TV토론회에서 흑인 여성으로서 겪은 어린 시절의 차별을 언급하며 백인 남성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녹다운시켰던 것을 감안하면 그도 해리스 의원의 잠재력을 인정한 셈이다. 해리스 의원은 인도계 어머니, 자메이카계 아버지, 여성 정치인, 올곧은 검찰 등의 이미지로 세몰이를 했다. 흑인 여성 중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두 번째로 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검찰총장 시절 다국적 조직폭력단을 기소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율은 떨어졌다. 해리스 의원은 불출마 변으로 “난 억만장자가 아니다”라며 자력으로 선거 캠페인을 이끌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1차 TV토론회의 선전으로 하루 만에 약 200만 달러(약 24억원)의 후원금이 모이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저조했다는 것이다. 소위 ‘돈의 전쟁’으로 불리는 미국 대선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셈이다. 폴리티코는 이날 해리스 의원이 흑인 표심을 얻지 못한 것도 한계로 꼽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흑인 표가 집중됐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조차 부진했다는 것이다. 해당 주의 조니 코데로 민주당 블랙코커스(흑인의원모임) 의장은 “흑인 후보는 흑인이기 때문에 흑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중요한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일부 흑인 유권자는 흑인 여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회적 수용성이 흑인 여성 대통령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편 해리스 의원은 이날 흑인 여자아이를 안고 ‘언젠가 대통령에 도전할 거니?”라고 묻는 짧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번 경선 중단이 도전의 끝은 아님을 시사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윤석열 “수사팀 흔들리지 마라”… 힘 실린 檢 ‘민주당 하명수사 간담회’ 불참 통보

    윤석열 “수사팀 흔들리지 마라”… 힘 실린 檢 ‘민주당 하명수사 간담회’ 불참 통보

    감찰 무마 의혹 유재수 구속기간 연장 경찰 신청한 휴대전화 수색 영장 기각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청와대가 ‘한 행정관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난 공무원’을 최초 제보자로 소개했는데, 그 공무원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더욱 키운 탓이다. 자유한국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비롯해 이 사건으로 거론된 핵심 인사 10명을 대거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를 확대할 수 있는 명분도 주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5일 송 부시장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 제보를 접수한 것으로 지목된 문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문 전 행정관을 대상으로 송 부시장으로부터 김 전 시장의 비위 의혹을 전달받게 된 경위를 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문 전 행정관이 먼저 송 부시장에게 김 전 시장 관련 비위 의혹을 물었다면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하명수사 의혹 관련 수사에 검찰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명수사 의혹은 자칫 청와대의 선거 개입으로 번질 수 있어 청와대에는 훨씬 치명적이다. 송 부시장이 최초 제보자라는 점이 알려지자마자 한국당이 조 전 장관 등 10명을 대거 고발해 검찰 수사를 더욱 키우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검찰 역시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흔들림 없이 수사하라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서는 “총장이 버텨 주니까 밑에서 믿고 수사할 수 있는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청와대와 여권이 연일 검찰을 압박하는 상황에 청와대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것도 윤 총장이 ‘바람막이’가 되고 있어서라는 것이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중단 의혹 수사도 순조롭다. 이날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유 전 부시장의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이어 지난 1일 사망한 서울동부지검 소속 A수사관의 휴대전화에 대해 경찰이 전날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부검 결과 타살 혐의가 없는 만큼 압수수색 필요성이 적다는 이유다. 검찰은 6일 예정된 더불어민주당의 ‘하명수사’ 의혹 간담회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사건 관계자들까지 참석시켜 개최하는 간담회에 수사 관계자가 참석하는 것은 수사의 공정성 등을 고려할 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향후 여권과 검찰 간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강남일 대검찰청 차장검사도 최근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 등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검찰이 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일부러 늦게 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수사가 지연된 것은 중요 자료 회신을 늦게 한 경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라디오스타’ 엑소 수호 “별명이 교회 오빠? 사실 불교”

    ‘라디오스타’ 엑소 수호 “별명이 교회 오빠? 사실 불교”

    엑소 카이가 ‘라스’에 출연해 치명적 눈빛의 ‘LOVE SHOT’으로 팬들의 심장을 저격한다. 이와 함께 수호가 ‘교회 오빠’ 이미지의 충격 반전을 고백한다. 4일 오후 11시 5분 방송 예정인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엑소 카이와 수호의 ‘예능캐’ 모먼트가 담긴 선공개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카이가 셀프 매력 탐구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윤세아, 오연서 등 여배우들의 이상형으로 꼽힌 바 있다. 이에 카이는 댄스 실력과 무대 위 섹시한 모습들을 자신의 매력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를 유심히 살펴보던 김구라는 “눈으로 슥- 쳐다볼 때 그런 게 있네~”라며 카이의 치명적인 눈빛 매력을 찾아냈다. 안영미 역시 엑소의 ‘Love Shot’ 춤을 재연하며 “나 미쳐 죽어~ 총 쏴줘유~”라며 드립을 날렸고, 카이는 사랑의 총알 시늉으로 안영미를 저격해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그런가 하면 수호는 ‘교회 오빠’ 별명을 털어놓았다. 팬들이 ‘교회 오빠’ 이미지가 느껴진다며 그에게 지어준 별명. 신앙심이 돈독하냐는 MC들의 질문에 그는 “사실 저는 불교라서..”라며 반전을 공개해 폭소를 유발했다. 4일 수요일 밤 11시 5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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