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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뱅, 검찰이 두번씩이나 봐줬는데도...

    빅뱅, 검찰이 두번씩이나 봐줬는데도...

    그룹 빅뱅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 5월 멤버 대성(본명 강대성·22)이 교통사고 사망사고를 내더니 이번에는 그룹 리더 지드래곤(본명 권지용·23)이 대마초 파문을 일으켰다. 빅뱅은 대성의 교통사고 이후 그룹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단체로 출연하는 CF에 대성이 출연하지 않았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도 다섯 명이 함께 무대에 서는 그룹 컴백은 당분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혀 왔다. 그나마 두 차례의 사고에서 사법당국이 강력한 처벌을 하지 않은 점이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잇따른 악재로 그룹의 존립 자체에 위협을 받게 됐다. 대성은 지난 5월 31일 오전 1시 30분쯤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를 몰고 서울 양화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향하다 도로에 쓰러져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 현모(30)씨를 친 뒤, 그 앞에 차를 세우고 쓰러진 현씨를 살피던 택시기사 김모(44)씨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현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관할 영등포경찰은 대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자의 사망이 두 차례 사고로 발생됐지만 대성의 차량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8월 29일 대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강씨의 승용차가 피해자 현모씨를 치기 전 현씨가 음주상태로 사고를 당해 치명상을 입었다.”면서 “현씨가 선행 사고로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강씨가 전방 주시 의무를 게을리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등의 과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강씨의 과실과 현씨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론의 눈총은 수그러들지 않아 현재까지도 모든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드래곤도 대마초의 충격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드래곤은 지난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피웠고, 7월 모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지드래곤은 공연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한 클럽에서 대마초를 피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러나 초범이고, 양형 처리 기준에 미달한 성분이 검출된 점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비록 법정에 서지는 않게 됐지만 2006년부터 그룹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큰 위기에 맞닥뜨리게 된 것은 분명하다. 욕설·음란 공연, 표절논란 등 그동안 따라 붙었던 각종 구설수에 대마초 하나를 더 보탠셈이다. 또 초범이라도 대마초 흡연자는 통상 기소됐던 전력에 비춰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난 여론도 지드래곤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통한다. 대성에 이어 지드래곤까지 올해 잇달아 터진 악재에 팬들도 패닉에 빠졌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컴백을 앞두고 이런 사태가 벌어져 안타깝다.”, “모르고 얻어 피웠다니 너무 안됐다.”는 동정론과 함께 “초범에 대학생이라 기소유예처분이라니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비판론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뉴스&분석] 오바마, 부자 등 돌리고 중산층 잡는다?

    [뉴스&분석] 오바마, 부자 등 돌리고 중산층 잡는다?

    지난 7월 3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과의 지루한 협상 끝에 부채 상한 협상을 타결지은 직후 민주당 성향의 네티즌들은 오바마를 가리켜 ‘겁쟁이’라고 비판했다.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가 초래될까 겁이 난 오바마가 부자 증세를 관철하지 못하고 공화당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때부터 오바마의 지지율은 더욱 하락했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대통령이 됐더라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19일 오바마가 발표한 재정적자 감축안은 50일 전의 ‘패착’에서 벗어나 지지층을 광범위하게 재규합하려는 ‘재선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감축안의 골자가 ‘부유층 증세’이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연간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상 소득자에 중과세,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부부에 대한 감세 혜택 폐지, 석유와 가스 회사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 철폐 등을 통해 1조 5000억 달러(약 1720조원)의 세금을 더 걷겠다고 밝혔다. ‘증세 반대’는 공화당의 핵심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오바마의 이런 방침은 공화당의 입장과 정면 충돌할 수밖에 없다. 50일 전 오바마와 공화당의 합의 내용은 1단계로 향후 10년간 정부 지출을 1조달러 감축하는 방안을 즉각 시행하고, 2단계로 오는 11월까지 추가 협상을 통해 1조 4000억 달러의 정부 지출 감축 내역을 확정한다는 것이었다. 오바마는 그 2단계 1조 4000억 달러에 1조 5000억 달러 세수 증대를 추가로 얹어 감축하는 내용을 던진 것이다. 오바마로서는 다분히 의도적인 공격이고 공화당은 허를 찔린 셈이다. 주변 환경은 50일 전보다 오바마에게 유리한 편이다. 무엇보다 부자의 대명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이 오바마를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으로서는 반대 명분이 그때보다 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제호황을 이끌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오바마 지원사격에 적극 나섰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등 다수의 경제 전문가도 대기업 등에 대한 과도한 세금 혜택을 줄이는 것이 경제 회생의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오바마의 발표대로라면 ‘증세 폭탄’을 맞는 계층은 소득 상위 0.3%에 불과하다. ‘부자 대(對) 서민·중산층’ 구도로 가면 오바마에게 불리할 이유가 없다. 공화당이 ‘계급투쟁’이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오바마의 머릿속에는 1995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예산안 처리를 놓고 공화당과 양보 없는 벼랑 끝 승부를 펼쳐 결국 공화당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백기를 들었던 상황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오바마가 ‘큰 승부’를 시작한 이상 오바마와 공화당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많다. 특히 오바마로서는 이번 승부가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지지율 추락과 민주당 대선후보 교체론을 타개할 거의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與野 서울시장 보선 ‘안갯속 레이스’] 이석연 범여권 ‘시민후보’ 확정

    [與野 서울시장 보선 ‘안갯속 레이스’] 이석연 범여권 ‘시민후보’ 확정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9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지원하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시민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 전 처장은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하며, 범여권 내부에선 한나라당 후보와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보수성향의 시민사회단체 ‘8인회의’는 이날 모임을 갖고 이 전 처장을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8인회의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이후 결성된 모임으로, 6개 시민사회단체 대표 또는 사무총장과 류석춘 연세대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는 “8인회의 멤버들이 오늘 회동을 갖고 이 전 처장을 시장 후보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 같은 결정사항을 20일 공식 발표하고 21일 추대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이 전 처장은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당 후보로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인회의 관계자는 “형식은 8인회의지만 사실상 10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지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처장은 “시민사회단체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요구가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정치권도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겸허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추대식이 끝나면 곧바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이 범여권 시민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이 전 처장을 ‘흥행 카드’로 뽑아든 한나라당 지도부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 가뜩이나 불리한 선거 지형에서 보수 진영의 분열까지 더해져 최악의 선거를 치를 처지에 놓였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19일부터 23일까지 후보 공고를 거쳐 다음달 4일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해, 이 전 처장 없이 자체 후보로 선거를 치를 방침임을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안철수 출마?” 광클릭 “짜장면도 표준어” 환영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안철수 출마?” 광클릭 “짜장면도 표준어” 환영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주말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주 후반에 터져나온 그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설은 ‘광클’(광적인 클릭)을 끌어내며 삽시간에 검색어 7위로 올라섰다. 안 원장은 “정치는 혼자서 바꿀 수 없다는 생각에 (주위의 정치 참여 권유를) 거부했지만 서울시장은 혼자서도 바꿀 수 있는 게 많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식발표 선언만 남았을 뿐 출마 쪽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주 후반이 안 원장이었다면, 초·중반 뉴스메이커는 단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었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 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뇌물을 준 의혹을 받고 있는 곽 교육감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교육감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주간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기소된 일명 ‘왕재산’의 총책이 설립한 보안업체(2위)도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원넷’이라는 이름의 이 업체는 이명박 대통령 친척 부부가 사는 서울 광진구의 모 아파트 차량 주차시스템 설치 계약도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행적이 묘연한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며느리는 3위에 올랐다. 이 집의 유모가 화상으로 살갗이 벗겨진 모습을 공개했는데, “카다피의 다섯째 아들 부인인 에일린이 자신의 딸이 계속 울어대자 때리라고 명령했고, 그 명령을 내가 거부하자 끓는 물을 얼굴에 끼얹었다.”고 주장해 충격을 줬다. 스포츠 소식도 변함없는 네티즌들의 관심사. 프랑스 프로축구팀 AS모나코에서 뛰던 박주영이 영국 아스널로 이적한 소식은 4위, ‘번개’ 우사인 볼트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한 사연은 6위, 김경문 전 두산베어스 감독이 신생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소식은 9위를 차지했다. 표준어로 당당하게 승격한 짜장면(5위)도 인터넷을 달궜다. 국립국어원은 표준어인 ‘자장면’보다 일상생활에서 훨씬 많이 쓰이는 ‘짜장면’의 현실적 위상을 감안해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도로에 쓰러져 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자신의 차로 다시한번 친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소식은 8위를 차지했다. 검찰은 앞선 사고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버스 안에서 60대 한국인 승객에게 욕을 하고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미국인 영어강사는 10위에 올랐다. 김정은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는 하나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는 하나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자본주의의 출발점은 경쟁이다. 경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창출된 이윤이 재투자되어 사회도 함께 부강해지는 경로를 따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며, 공정한 경쟁에 위기가 닥치면 이를 완화하거나 제거할 의무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지는 분배를 의미하지만, 그 목적은 분배만이 아니다. 복지는 자본주의의 자체모순으로 초래되는 경쟁의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자체모순이란 경쟁이 계속되면 특정인이나 그룹이 계속해서 경쟁에서 이기고, 경쟁에서 밀려난 자는 경쟁 여력을 상실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부가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적당히 쏠리면 대부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기 노력을 강화한다. 그래도 부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정부는 복지라는 정책수단으로 이를 완화하고, 경쟁을 유지해야 한다. 이 경우 복지는 경쟁 유지 수단이지 시장경제의 걸림돌은 아니다. 한국 사회에는 공정 경쟁이 보장되는 자본주의 사회인가를 의심하게 하는 요소가 많다. 첫째,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도가 그 하나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위 50대 기업의 경제력 집중도는 심각하다. 2003년 35.1%였으나 5년 후인 2008년에는 44.7%로 치솟았다. 삼성그룹의 2010년 매출액은 260조원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2%를 차지할 정도이다. 재벌에 경제력 집중이 지나치면 기술로 홀로 서려는 중소기업은 설 땅을 잃는다. 공정경쟁의 틀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분배, 즉 집중력 완화 장치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도 수익모델이 있으면 성장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래야 경쟁이 유지되고 중소기업이 산다. 장기적으로 재벌기업도 함께 사는 길이다. 이것은 일종의 보편주의 복지정책이다. 둘째, 소득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소득 10분위별 가구주 월평균 소득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상위 10%의 소득을 하위 10%의 소득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10분위율을 보면 2003년에는 13.9배, 2006년에는 14.4배였다. 그리고 2008년에는 하위 10%의 월평균 소득이 54만 2586원, 상위 10%가 874만 9440원으로 16.1배로 늘어났다. 이 10분위 배율이 1990년대에는 10배가 넘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이를 양극화 현상이라고 지적해 왔다. 양극화 상황에서 복지라는 정책수단 활용을 게을리하면 경쟁은 치명상을 입는다. 경쟁에서 뒤진 자 중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되는 길은 요원하다며 포기하는 자가 속출한다. 이 단계에서 복지는 저소득층에게 경쟁에 뛰어들 희망을 준다. 그래서 복지가 경제를 살린다. 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빈부격차가 심각한데도 자본주의 유지를 위한 정부의 경쟁관리에는 문제가 있다. 복지비 지출은 GDP 대비 7.6%, 국가예산 대비 26.4%로서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연금급여 지출은 GDP의 1.7%로 OECD 국가 중 멕시코보다 한 단계 높은 33위이다. 한국의 빈곤율은 15%로 OECD 국가 중 28위이다. 빈곤율은 15%인데 기초생활수급자가 3.5%이면 나머지 11.5%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공공기관 3%, 민간 2%이지만 이 목표가 지켜지지 않는다. 양육비, 교육비, 아동수당, 양육휴가비 등을 포함하는 가족지원금은 GDP의 0.66%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칠레는 0.81%, 멕시코는 1% 수준이다. 자본주의 유지를 위한 최소 분배의무를 게을리한 결과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복지는 경제의 걸림돌이라는 논리를 편다. 중산층이 두꺼운 사회에서는 그렇지만, 중산층이 얕은 사회에서는 그 반대이다. 복지 지출을 늘려 중산층 이하의 구매력을 높여 경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들에게 분배를 하면 구매력이 향상되고, 이 구매력에 의존해서 사업을 하는 소기업이 먼저 살고, 다음은 중소기업이 산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이 산다. 복지가 경제를 살린다는 논리는 진보 논리가 아니다. 양극화 사회에서 건강한 자본주의 관리를 위한 정책 논리이다. 그래서 복지와 경제는 하나다.
  • ‘빅뱅’ 대성 무혐의…檢 “피해자 이미 숨졌을 수도”

    ‘빅뱅’ 대성 무혐의…檢 “피해자 이미 숨졌을 수도”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홍순보)는 자신의 승용차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그룹 ‘빅뱅’ 멤버 대성(22·본명 강대성)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검찰 측은 “강씨의 승용차가 피해자 현모(30)씨를 치기 전 현씨가 음주상태로 사고를 당해 치명상을 입었다.”면서 “현씨가 선행 사고로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강씨가 전방 주시 의무를 게을리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등의 과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강씨의 과실과 현씨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무상급식 격돌 본격화] 野 “아이들 밥상 갖고 정치하나” 與 “진정성 보였다… 총력 지원”

    [무상급식 격돌 본격화] 野 “아이들 밥상 갖고 정치하나” 與 “진정성 보였다… 총력 지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내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야당은 “아이들 밥상을 갖고 정치를 하느냐.”며 주민투표 철회를 촉구하는 등 맹비난했다. 반면, 여당은 “진정성이 전달됐다.”며 총력 지원을 다짐했다. 민주당은 주민을 압박하는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를 ‘진정성 없는 사기극’으로 규정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오 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는 관심사항도 아니고 우리는 그를 대선주자감이라고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이어 “투표율 미달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자 온갖 벼랑끝 전술로 서울시민을 위협하는 정치적 승부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오 시장의 정치쇼에 분노하며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는 주민 투표를 중단할 것을 선언하고 수해복구에나 전념하라.”고 비판했다. 무상급식대책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대권놀음의 부적절한 선동정치”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노동당은 “불법 선거를 끝까지 강행하려면 시장직을 걸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오 시장이 이번 ‘대선만 불출마’ 선언으로 실속을 차렸다고 보고 있다. 유력한 여당 대권주자 1위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내년 대선에서 뒤집을 수 없다고 보고 차차기 대선 보험을 드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임기제인 서울시장직을 놓지 않음으로써 정치적 영향력과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오 시장을 경계하며 주민투표에 소극적이던 한나라당 친박 진영 등 범여권을 결집시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반면 한나라당은 오 시장의 회견에 힘을 보탰다. 이종구 서울시당 위원장은 “점진적 무상급식을 내세운 오 시장의 진정성을 확실히 본 것”이라면서 “‘오세훈 대권 전략’의 일환이라는 민주당 주장이 허구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대권 프로젝트’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야당 공세를 차단하면서 여권 내 결집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은 주민투표 성립을 위한 투표율 33.3%를 넘기기 위해 주말 당협별 당원 교육을 실시하고 핵심 지역에 현수막을 내거는 등 주민투표 지원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이 회견을 앞두고 시장직을 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돌자 11일 밤부터 이를 적극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도둑과 싸우다 머리에 칼 찔린 애완견

    도둑을 막다가 두 눈 사이에 칼에 찔린 애완견 사진이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보도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아침(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사는 버논 스와트는 다급한 이웃의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애완견인 벨라의 머리에 큰 칼이 꽂혀 있다는 것. 거리에서 벨라를 발견한 스와트는 순간 기겁을 하고 말았다. 올해 6살인 독일산 셰퍼드 종인 벨라의 머리에 우측 눈을 살짝 비켜서 20cm 길이의 칼이 꽂혀 있었다. 이웃의 증언에 의하면 그날 아침 이웃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그 도둑들이 발각된 후 스와트의 집으로 이동했고 정원에 있던 벨라가 집을 지키기 위해 공격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자 수의사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수의사가 두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칼을 빼내야 할 정도로 칼은 두개골에 깊숙히 박혀 있었지만 다행히 뇌를 건드리지는 않았다. 수의사는 “몇cm만 더 들어갔으면 치명상이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수술 후 집으로 돌아온 벨라는 다행히 건강한 상태로 휴식중이다. 스와트는 “벨라는 우리가족과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벨라가 죽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인을 찾는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태풍 ‘무이파’ 휩쓴 서·남해안… 인명·재산 피해 속출

    태풍 ‘무이파’ 휩쓴 서·남해안… 인명·재산 피해 속출

    서해상으로 북상하던 제9호 태풍 무이파가 8일 밤 늦게 세력이 약해진 채 한반도를 벗어났다. 하지만 한반도는 태풍의 영향 탓에 9일에도 전국적으로 흐린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8일 “태풍은 계속 북진해 요동반도 부근에 상륙한 뒤 북북동진해 9일 오후부터 밤 사이에 태풍의 성질을 잃고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태풍은 예상보다는 약했지만 전국적으로 인명 피해와 함께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겼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광주·전남과 부산, 충북 지역의 피해가 컸다. 8일 새벽까지만 해도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에 최대 풍속 34m를 유지하던 태풍은 약화돼 이날 오후 4시쯤 중소형 태풍으로 바뀌었다. 태풍이 서해상에 진입하면서 항공기와 여객선의 결항이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태풍으로 부산, 전남 등지서 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전남 여수·광양·해남·신안 등에서는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광양 백운산 일대에서는 피서객 19명이 고립됐다가 2시간 만에 구조됐다. 양식장과 과수원도 초토화됐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 완도, 진도, 신안, 장흥 등 서남해안 양식장이 치명상을 입었다. 순천과 보성에서는 논밭 341㏊가 침수됐으며 13㏊ 규모 논에서 키우던 조생종 벼가 쓰러졌다. 전남 곳곳에서 비닐하우스 382개 동 18만여㎡가 파손됐으며 무안에서는 2000㎡에 달하는 인삼 재배시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시설물 파손과 침수, 정전도 잇따랐다. 지난해 태풍 곤파스와 지난 6월 태풍 메아리로 유실됐던 국토 최서남단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는 64t짜리 테트라포드 2000여개가 유실됐다. 이 방파제는 밀물 때에 맞춰 불어닥친 초속 40m 이상 강풍에 480m 가운데 200여m가 파손 또는 유실돼 2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났다. 낙뢰로 인해 현대자동차 울산 1, 4공장의 생산라인이 10여분간 멈춰서는 등 정전 사고도 잇따랐으며 광주·전남서만 15만여 가구에서 일시적인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전남 최종필·서울 김동현기자 choijp@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 했다.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범인, 과실치사 적용받으려 술수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15)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지난해 3월 28일 오전 10시 대전 대덕산업단지의 북쪽 끝 2차선 도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마트로 향하던 외국인 노동자 자하드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언뜻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듯한 느낌.  자전거를 세우고 건물 한쪽 벽면을 살펴보니 젊은 여성이 대형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잠자듯 누워 있었다. “술에 취한 여자인가?”  급하게 여성에게 다가간 자하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죽어 있는 게 아닌가. 양쪽 발목이 흰색 노끈으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누군가 이 가련한 젊은 여성의 목숨을 끊은 뒤 이곳에 버린 것이었다.   ●입만 막은 여성이 질식사하다  시신은 깨끗했다. 앳된 얼굴의 피살자는 줄무늬 블라우스에 베스트,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반듯한 옷매무새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사회 초년생의 느낌.  코에는 핏자국이 있었다. 광대뼈와 왼쪽 턱에도 작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치명상은 아니었다.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여성 피살자들에게 통상 발견되는 목졸림의 흔적 또한 없었다(부검의들에 따르면 살해당한 여성의 90%가 목 졸려 죽는다. 힘이 약한 여성에게 쓰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형사들은 범행 현장이 여기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여성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 있었다. 하지만 시반(屍斑·시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자주색 반점)은 몸 앞쪽에 나 있었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았다는 얘기. 정액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가슴에서 남성의 타액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비구(鼻口) 폐쇄성 질식사였다. 입가에 테이프 자국이 있는 걸 봐서는 이것이 죽음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테이프가 코는 빼고 입만 막고 있었는데 왜 질식사를 한 걸까. 해답은 사망 당시의 자세에 있었다. 사람을 납치하면 범인들은 보통 끈을 풀지 못하도록 손을 등 뒤로 묶고 소리가 새어나오지 못하게 입을 막는다. 때론 팔을 묶은 끈으로 다리까지 묶기도 한다.  팔이 뒤로 꺾인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박동이 크게 떨어진다. 법의학자들은 이 자세로 오래 방치할 경우 코나 입 어느 하나만으로 숨쉬는 것이 어려워 질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피해 여성은 코에서 난 피가 비강을 막은 게 분명했다.  지문조회 결과 사망자는 충북 청주에 사는 24세 A씨였다. 가족들은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가 죽은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26일(금요일) 저녁 청주 남문로에서 회식을 한 뒤 택시를 탄 게 화근이었다. 대학 졸업 후 무수한 입사 도전 끝에 직장에 취직하기 된 그녀였다. 그리고 그녀의 출근 첫째주 휴일을 앞두고 마련된 그녀를 위한 환영 회식이었다. 범인은 그렇게 막 피어나던 꽃망울을 무참하게 꺾어 버렸다.  ●274만개의 눈…CCTV는 범인을 지켜봤다  형사들은 시신 발견 지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다. 먼저 확보한 것은 A씨가 버려진 빌딩 담 위쪽에 설치된 CCTV 화면. 발견 전날인 27일 토요일 저녁 녹화분부터 확인했다. 후미진 곳이긴 해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시신이 며칠 동안이나 방치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성과 없이 이어지는 CCTV 화면 탐색에 형사들이 조금씩 지쳐갈 즈음이었다. 모니터의 시간이 오전 1시 30분을 가리키는 순간, 퉁퉁한 체격의 남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뭔가를 급히 꺼냈다. 이미 숨져 있는 A씨였다. 남자는 트럭 옆에 A씨를 버린 뒤 황급히 차를 몰고 떠났다.  화면이 너무 흐려 차량번호는커녕 범인의 이목구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차종이 흰색 NF쏘나타임은 분명했다. 더 큰 수확은 차 지붕에 택시표지가 붙어 있다는 점이었다. 경찰은 A씨가 회식을 마치고 탑승한 택시에 대한 수배에 나섰다.  경찰은 CCTV 속 범인이 시신을 유기한 후 다시 청주로 돌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 반드시 거쳐 갈 수 밖에 없는 노루목을 찾아야 했다. 경찰이 짚은 지점은 현도교. 대전 대덕단지에서 신탄진 나들목(IC)을 거쳐 청주로 넘어가려면 어쩔 수 없이 거치는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CCTV도 설치돼 있었다.  범행 당일 오전 1시 30분 이후 다리를 지나간 택시의 수는 모두 67대였다. 경찰은 이중 유독 수상해 보이는 1대에 주목했다. 차 번호를 숨기려 번호판에 반사테이프를 붙인 택시였다. 게다가 앞서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흰색 NF쏘나타였다. CCTV 화면을 정밀 분석해 알아낸 차량번호는 충북××바××××. 경찰은 청주의 한 택시회사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CCTV에 다 찍혀 있다.”  형사들의 말에 택시기사 안모(41)씨는 순순히 자기 집에서 수갑을 받았다. 자하드의 112 신고가 접수된 지 12시간 만이었다. 택시 운전석 문짝에서는 식칼이, 트렁크 매트에서는 혈흔이 나왔다. 혈흔은 숨진 A씨의 것과 일치했다. A씨를 위협해 빼앗은 7000원도 함께 나왔다.  범인은 “테이프로 입만 막았기 때문에 A씨가 숨은 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등 성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미 2000년에 감금 및 성폭력 혐의로 3년형을 받고 복역했던 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어떻게 하면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만 적용받을까 갖은 술수를 쓰고 있었다.   ●잔혹한 살인자…살기 위해 몸부림치다  “연기군 조천변 살인사건 있잖아요. 이번에 나온 DNA가 그 사건 용의자와 일치해요.”  수사팀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씨의 과거 범행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나왔다. 택시기사를 하며 6년간 살해한 여성이 3명이나 됐다. 2004년 10월 충남 연기군 전동면 조천변 도로에서 발견된 B(당시 23세)씨도, 2009년 9월 청주시 무심천 장평교 아래 하천가에 숨져 있던 C(당시 41세)씨도 그의 손에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출소 후 안씨는 그렇게 늦은 밤 택시에 탄 여성을 상대로 살인과 강간, 강도 등의 범행을 이어갔다. 대부분 몸집이 작거나 술을 마신 사람들이었다.  지난해 10월 대전지법 형사합의11부는 안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고의성을 부인하고, 끊임없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진지하게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겪은 고통 등을 고려해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치된 CCTV는 총 274만대로 추정된다. 공공용 24만대, 민간용 250만대다. 현재 CCTV는 인권침해와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사건에서는 CCTV가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억울한 죽음들의 한을 풀어준 것과 동시에 추가적인 희생자를 막는 효과를 냈다. 우리사회의 ‘은밀한 감시자’인 CCTV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시는가.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14) 피해자·범인 찾아낸 성형수술 자국 광대뼈 축소술 흔적…동거男에 목 졸린 백골의 한 풀어주다 15) 여성만 노린 연쇄살인택시 여성 전문 살인범, 274만개의 눈 CCTV가 잡다
  • [서울광장] 금의환향(錦衣還鄕), 금의야행(錦衣夜行) /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의환향(錦衣還鄕), 금의야행(錦衣夜行) /주병철 논설위원

    축구경기에서 전반 시작 5분과 후반 5분을 남겨놓고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초반에 어이없이 허를 찔리거나 막판에 방심하다 낭패를 당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임기제인 역대 정권의 국정운영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 느닷없이 아킬레스건을 공격당해 치명상을 입은 예를 종종 목격해 왔다. 이명박(MB) 정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전반 시작 5분쯤 촛불시위로 한방 먹더니 후반들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포퓰리즘과 지역이기주의 등으로 혼쭐이 나고 있다. 스포츠 경기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정권의 평가는 대체로 경제 성적에 좌우된다. 다른 분야에서 좀 미진해도 경제 성적이 좋으면 평이 좋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부의 전공이자 특기라고 할 수 있는 경제분야가 영 시원찮다. 그래서 더 걱정이라고들 한다. 집권 4년차의 경제 성적을 한번 보자. MB노믹스의 골격인 747(7% 성장, 4만 달러 소득, 7대 강국 도약)은 얼마 전 정부가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경제의 틀을 성장에서 물가로 전환, 사실상 폐기처분됐다. 747뿐만이 아니라 MB노믹스 자체의 정체성도 헷갈린다. 대기업친화정책인지 시장친화정책인지 분간하기 힘든 정책기조를 이어가더니 어느 틈에 중소기업·서민경제로 키워드가 바뀌었다. 지금은 공정사회·동반성장이 최대 화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부처끼리는 물론이고 정부-대기업, 정부-중소기업, 정부-여당, 여당-야당 간 힘겨루기와 갈등만 증폭됐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복지 포퓰리즘마저 가세해 MB노믹스는 아예 실종됐다. 그동안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2008년 9월 리먼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빨리 회복됐다. 국제무대가 우리 경제의 저력을 인정할 정도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국제적인 위상도 한껏 드높였다. 그래서 집권 초기와 말기에 터진 예기치 않은 복병으로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및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에 손을 못 댔고, 세계경제의 인플레 우려 때문에 물가를 잡는다고 성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명박 사람들’의 주장에 수긍이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상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부처 간·지역 간 갈등,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양극화 해소, 복지예산 증액 요구 등 난제들이 쌓여 있다. 두고두고 짐이 되는 골칫덩어리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정부가 경제에 관한 한 나은 점수를 받으려면 두어 가지만이라도 명심했으면 좋겠다. 우선 매듭지어야 할 것은 어떻게든 확실히 처리하고 넘어가라. 저축은행 사태, 론스타가 대주주인 외환은행 매각,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 미룬다고 더 나아지지 않는다. 다음 정권에 부담만 가중된다. 그 다음은 선심성 정책의 유혹을 차단하는 것이다. 벌써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해괴한 복지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있다. 정권 말기에 경기상황이 좋지 않으면 정치권에서는 모종의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현재 경기는 1~2년 간격으로 소순환 주기가 등락을 거듭해 경기침체인지 소프트 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적인 침체)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경기부양책이 고개를 든다. 무엇보다 이 정부는 금의환향의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역대 정권에서도 늘 이런 꿈을 꿔왔고 그러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금의환향이 안 된다고 금의야행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자기만 잘했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은 몰염치한 행위다. 그런 점에서 임기 후반 무렵 찾아온 선거의 계절에 국가경제를 책임지고 납세를 대표하는 핵심 경제 부처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후반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는 공무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bcjoo@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말한다] (11) 자살 같았던 사건의 진실

    [범죄는 흔적을 말한다] (11) 자살 같았던 사건의 진실

    “여기 방이동(서울 송파구)인데요, 노래방 문 좀 따주세요.” 2010년 9월 20일 밤 10시. 119신고센터에 20대 여성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닷새 전 노래방 문을 연다고 나간 A(당시 46세)씨를 애타게 찾던 첫째딸(당시 28세)의 목소리였다. 구조대가 급히 달려간 지하 노래방은 앞뒤로 굳게 철문이 닫혀 있었다. 119 대원이 한참을 씨름하던 잠금장치를 절단하고 문을 열자 고약한 냄새가 확 풍겼다. 뭔가 썩는 냄새였다. 노래방 주인 A씨가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자살이었다. 한눈에 들어온 현장은 그랬다. 시신이 누워 있던 노래방 내실 탁자에서는 유서가 담긴 흰 봉투와 먹다 남은 소주병 2개가 나왔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구구하게 긴 사연이 담겨 있었다. 1년 전 남편 유산으로 시작한 노래방이 생각만큼 잘 안돼 속상하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3남매가 엄마 마음을 몰라줘 섭섭했다는 사연, 자신은 재미있게 살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서로 의지해 가며 정겹게 인생을 살라는 당부 등이 이어졌다. 노래방과 살던 집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숨겨놓은 통장은 어디에 있는지, 출금 비밀번호는무엇인지 등도 적혀 있었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인쇄돼 마지막에 도장까지 찍힌 유서는 남이 썼다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세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자살이라고밖에는”… 유서 2장과 소주병 A씨의 왼쪽에는 피묻은 칼이 놓여 있었다. 노래방 부엌에 있던 식칼이었다. 칼은 명치와 왼쪽 손목 2군데에 상처를 냈다. 치명상은 명치 쪽인 듯했다. 정황상으로 보면 A씨는 평소에 자살을 고민해 왔고, 결국 어느 날 노래방 문을 잠그고 술을 마신 뒤 1차로 손목을 2차례 긋고 나서 다시 명치 부위를 스스로 찌른 것으로 보였다. 자칫 억울하게 묻힐 뻔했던 A씨 피살의 한을 풀어 준 사람은 베테랑 형사였다. 자살 치고는 현장이나 시신이 지나치게 깔끔했다. A씨가 자살한 쪽방은 성인 2명 정도가 겨우 누워 잘 수 있는 크기. 그나마 가로로는 누울 공간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좁은 방이었지만 벽에 피가 튄 흔적이 전혀 없었다. 바닥에 고여 있는 혈액의 양도 이상하리만큼 적었다. ●“최후 순간에는 주저하기 마련, 그러나…”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도 주저흔(hesitation marks) 하나 없이 지나치게 깨끗했다. 주저흔이란 자살하려는 사람이 한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해한 흔적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주로 치명상 주위에 생기는데 송곳에 찔린 듯한 작은 것부터 1~2㎝까지 많게는 수십개가 남기도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사망자의 몸에 칼에 찔린 상처가 많고 외부로 흘러나온 혈액이 많으면 타살로 간주하기 쉽지만 자살인데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흉기로 자살하려는 사람은 고통 없이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치명적인 곳을 못 찾거나 주저하게 돼 스스로 여러 곳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자녀도 “자살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워낙 솔직하고 화통해 우울증이나 자살과는 거리가 먼 데다 유서도 어색하다고 했다. 유서에는 “내가 글씨를 잘 못써 PC방 점원에게 워드(워드프로세서)를 배웠는데, 유서 쓰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자녀들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엄마가 어느 결에 워드를 배웠는지도 의문이고, 굳이 유서를 워드로 작성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유서 속 단어들이 평소 엄마의 말투와 전혀 달랐다. ●생활반응이 말해 주는 사건의 진실 A씨의 시신에 대해 부검 결정이 났다. 치명상은 가슴에 난 창상이었다. 찔린 곳은 한 곳이었지만 칼이 만든 상처의 끝부분이 묘하게 변해 있었다. 치명상을 입히려고 같은 곳을 정확하게 두 번 찔렀을 때에나 생기는 현상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스스로 치명상이 난 곳을 정교하게 찾아 두 번 칼을 찌를 리 없다. 자살 현장이 조작됐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시신 왼쪽 손목의 상처였다.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는 A씨의 상처에 ‘생활반응’(生活反應·특정 충격에 대해 살아 있는 몸이 보이는 반작용)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적은 출혈량 등을 감안했을 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손목을 그었다기보다는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만든 가짜 상처로 결론났다. 하지만 의문은 계속됐다. 범인이 누구이기에 통장 비밀번호는 물론이고 남의 가족사를 줄줄이 꿰고 있을까. 그렇다면 범인은 3남매 중 하나일까.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정작 범인 색출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유서 봉투에서 둘째 딸(당시 25세)의 헤어진 동거남(당시 25세)의 지문이 나왔다. A씨 사망현장에 그가 있었다는 얘기다. 친척집에 숨어 있던 동거남은 순순히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는 1년 넘게 A씨의 둘째딸과 동거를 해왔지만 최근 자주 다투면서 때리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이 나기 한달 전 동거녀가 가출하자 노래방에 찾아가 “딸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A씨에게 면박을 당한 뒤 모욕감에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결혼식은 못 치렀지만 1년 이상을 사위처럼 살면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상주 노릇까지 했는데 장모가 나에게 너무 모질게 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여기 방이동(서울 송파구)인데요, 노래방 문 좀 따주세요.”  지난해 9월 20일 밤 10시. 119신고센터에 20대 여성의 다급한 요청이 들어왔다. 닷새 전 노래방 문을 연다고 나간 A(당시 46세)씨를 애타게 찾던 첫째딸(당시 28세) 목소리였다. 구조대가 급히 달려간 지하 노래방은 앞뒤로 굳게 철문이 닫혀 있었다. 119 대원이 한참을 씨름하던 잠금장치를 절단하고 문을 열자 고약한 냄새가 확 풍겼다. 뭔가 썩는 냄새였다. 노래방 주인 A씨가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자살이라고밖에는” 유서 2장과 소주병  자살이었다. 한눈에 들어온 현장은 그랬다. 시신이 누워 있던 노래방 내실 탁자에서는 유서가 담긴 흰 봉투와 먹다 남은 소주병 2개가 나왔다.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구구하게 긴 사연이 담겨 있었다. 1년 전 남편 유산으로 시작한 노래방이 생각만큼 잘 안돼 속상하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3남매가 엄마 마음을 몰라줘 섭섭했다는 사연, 자신은 재미있게 살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서로 의지해 가며 정겹게 인생을 살라는 당부 등이 이어졌다. 노래방과 살던 집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숨겨놓은 통장은 어디에 있는지, 출금 비밀번호는무엇인지 등도 적혀 있었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인쇄돼 마지막에 도장까지 찍힌 유서는 남이 썼다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세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A씨의 왼쪽에는 피묻은 칼이 놓여 있었다. 노래방 부엌에 있던 식칼이었다. 칼은 명치와 왼쪽 손목 2군데에 상처를 냈다. 치명상은 명치 쪽인 듯했다. 정황상으로 보면 A씨는 평소에 자살을 고민해 왔고, 결국 어느 날 노래방 문을 잠그고 술을 마신 뒤 1차로 손목을 2차례 긋고 나서 다시 명치 부위를 스스로 찌른 것으로 보였다. ●“누구라도 최후의 순간에는 주저하기 마련, 그러나…”  자칫 억울하게 묻힐 뻔했던 A씨 피살의 한을 풀어 준 사람은 베테랑 형사였다. 자살 치고는 현장이나 시신이 지나치게 깔끔했다. A씨가 자살한 쪽방은 성인 2명 정도가 겨우 누워 잘 수 있는 크기. 그나마 가로로는 누울 공간조차 나오지 않을 만큼 좁은 방이었지만 벽에 피가 튄 흔적이 전혀 없었다. 바닥에 고여 있는 혈액의 양도 이상하리만큼 적었다.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도 주저흔(hesitation marks) 하나 없이 지나치게 깨끗했다. 주저흔이란 자살하려는 사람이 한번에 치명상을 만들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해한 흔적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주로 치명상 주위에 생기는데 송곳에 찔린 듯한 작은 것부터 1~2㎝까지 많게는 수십개가 남기도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사망자의 몸에 칼에 찔린 상처가 많고 외부로 흘러나온 혈액이 많으면 타살로 간주하기 쉽지만 자살인데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흉기로 자살하려는 사람은 고통 없이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치명적인 곳을 못 찾거나 주저하게 돼 스스로 여러 곳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 자녀도 “자살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워낙 솔직하고 화통해 우울증이나 자살과는 거리가 먼 데다 유서도 어색하다고 했다. 유서에는 “내가 글씨를 잘 못써 PC방 점원에게 워드(워드프로세서)를 배웠는데, 유서 쓰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자녀들은 컴퓨터를 전혀 모르는 엄마가 어느 결에 워드를 배웠는지도 의문이고, 굳이 유서를 워드로 작성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유서 속 단어들이 평소 엄마의 말투와 전혀 달랐다. ●생활반응이 말해 주는 사건의 진실  A씨의 시신에 대해 부검 결정이 났다. 치명상은 가슴에 난 창상이었다. 찔린 곳은 한 곳이었지만 칼이 만든 상처의 끝부분이 묘하게 변해 있었다. 치명상을 입히려고 같은 곳을 정확하게 두 번 찔렀을 때에나 생기는 현상이다. 자살하는 사람이 스스로 치명상이 난 곳을 정교하게 찾아 두 번 칼을 꽂을 리 없다.  자살 현장이 조작됐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시신 왼쪽 손목의 상처였다.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했다는 A씨의 상처에 ‘생활반응’(生活反應·특정 충격에 대해 살아 있는 몸이 보이는 반작용)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적은 출혈량 등을 감안했을 때 살아있는 상태에서 손목을 그었다기보다는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만든 가짜 상처로 결론났다.  하지만 의문은 계속됐다. 범인이 누구이기에 통장 비밀번호는 물론이고 남의 가족사를 줄줄이 꿰고 있을까. 그렇다면 범인은 3남매 중 하나일까. 주변인물을 대상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정작 범인 색출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유서 봉투에서 둘째 딸(당시 25세)의 헤어진 동거남(당시 25세)의 지문이 나왔다. A씨 사망현장에 그가 있었다는 얘기다. 친척집에 숨어 있던 동거남은 순순히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그는 1년 넘게 A씨의 둘째딸과 동거를 해왔지만 최근 자주 다투면서 때리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이 나기 한달 전 동거녀가 가출하자 노래방에 찾아가 “딸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A씨에게 면박을 당한 뒤 모욕감에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결혼식은 못 치렀지만 1년 이상을 사위처럼 살면서 집안 대소사를 챙기고 상주 노릇까지 했는데 장모가 나에게 너무 모질게 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큰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게재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 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할 땐 미제사건 2) 죽음의 성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 직전의 성적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오열했던 남편 부인을 독살하다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 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성전환 여성 恨풀다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대변 속 100억분의 1g DNA 난관 속 사건 푼 ‘최후의 단서’ 7) 정관수술한 지능적인 연쇄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10) 급성 수분중독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호흡이 지목한 범인은 그의 아들이었다-화재사 속에 숨은 타살의 흔적찾기 13) 車운전석 그녀의 주먹쥔 양팔-‘에어컨은 억울했다’
  • 최종판결 1년 이상 걸릴수도… 실형 가능성 낮아

    최종판결 1년 이상 걸릴수도… 실형 가능성 낮아

    ‘빅뱅’ 강대성(22)씨가 현모(30)씨 교통사고 사망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향후 재판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고는 원인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 최종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적용법률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다. 과실치사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강씨에게 가장 불리한 경우다. 반면 법원에서 전방주시 태만 정도만 죄를 묻는다면 2년 이하의 금고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24일 법조계는 강씨가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가 쏠렸다. 한 변호사는 “강씨가 집행유예를 포함해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형사합의나 공탁 등까지 생각하면 유죄판결이 나오더라도 형사적 책임은 벌금형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유영규·이민영기자 whoami@seoul.co.kr ●판례1 : 대성에 불리한 정도 ★★★ 2009년 8월 20일 오후 10시 42분 경기 고양시 정발산역 부근. 승합차를 몰던 A씨가 건널목 정지선에 누워 있던 B씨를 보지 못하고 그냥 달려 B씨의 몸을 타고 넘었다. A씨는 과속방지턱을 만난 줄 알고 그대로 달렸다. 결국 B씨는 저출혈성 쇼크사로 숨졌다. 법원은 “B씨의 몸 상태를 볼 때 A씨의 차가 B씨에게 치명상을 입힌 것이 인정된다.”고 결론냈다. 단, 고의로 도망친 것은 아니라고 보고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판례2 : 대성에 불리한 정도 ★★ 2009년 11월 11일 오전 1시 20분 서울 독산동 시흥대로. 3차로를 따라 운전하던 C씨는 갑자기 차가 튀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자 D씨가 쓰러져 있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D씨가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한 뒤였다. 그의 몸에는 두개골, 후두부, 우측대퇴골, 좌측늑골 등 수많은 골절상이 나 있었다. 단 한 번의 사고에 의한 상처라고 단정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결국 법원은 “D씨가 선행 사고로 사망한 후 다시 C씨의 차에 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벌금 100만원을 확정했다. ●판례3 : 대성에 불리한 정도 ★ 2007년 12월 1일 새벽 4시 대전 대성동 인근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25t 화물차 운전자 E씨가 시속 90㎞로 2차로를 달리다 도로 위에 떨어져 있던 F씨를 치었다. F씨는 머리와 얼굴, 장기에 심한 손상을 입고 사망했다. 경찰조사 결과 F씨가 도로 위에 쓰러져 있었던 것은 E씨의 사고보다 앞서 발생한 1차 사고 때문이었다. 운전자의 난폭 음주운전으로 승용차가 전복되면서 조수석에 있던 F씨가 도로로 튕겨져 나왔던 것. 재판부는 “조명이 없는 고속도로에 사람이 쓰러져 있더라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E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 ‘빅뱅’ 대성이 무죄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빅뱅’ 대성이 무죄를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빅뱅’ 강대성(22)씨가 현모(30)씨 교통사고 사망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재판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고는 원인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 최종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적용법률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다. 과실치사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강씨에게 가장 불리한 경우다. 반면 법원에서 전방주시 태만 정도만 죄를 묻는다면 2년 이하의 금고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이전에 있었던 비슷한 교통사고 사례를 통해 향후 재판결과를 가늠해 봤다. 판례1 : 대성에 불리한 정도 ★★★ 2009년 8월 20일 오후 10시 42분 경기 일산시 정발산역 부근. 승합차를 몰던 A씨가 건널목 정지선에 누워 있던 B씨를 보지 못하고 그냥 달려 B씨의 몸을 타고 넘었다. A씨는 과속방지턱을 만난 줄 알고 그대로 달렸다. 결국 B는 저출혈성 쇼크사로 숨졌다. 법원은 “A씨의 몸 상태를 볼 때 A씨의 차가 B씨에 치명상을 입힌 것이 인정된다.”고 결론냈다. 단, 고의로 도망친 것은 아니라고 보고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판례2 : 대성에 불리한 정도 ★★ 2009년 11월 11일 오전 1시 20분 서울 금천구 독산동 시흥대로. 3차선을 따라 운전하던 C씨는 갑자기 차가 튀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차에서 내려 주위를 살피자 D씨가 쓰러져 있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D씨가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한 뒤였다. 그의 몸에는 두개골, 후두부, 우측대퇴골, 좌측늑골 등 수많은 골절상이 나 있었다. 단 한번의 사고에 의한 상처라고 단정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결국 법원은 “D씨가 선행(先行)사고로 사망한 후 다시 C씨의 차에 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벌금 100만원을 확정했다. 판례3 : 대성에 불리한 정도 ★ 2007년 12월 1일 새벽 4시 대전 대성동 인근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25t 화물차 운전자 E씨가 시속 90㎞로 2차선을 달리다 도로 위에 떨어져 있던 F씨를 치었다. F는 머리와 얼굴, 장기에 심한 손상을 입고 사망했다. 경찰조사 결과 F씨가 도로 위에 쓰러져 있었던 것은 E씨의 사고보다 앞서 발생한 1차 사고 때문이었다. 운전자의 난폭 음주운전으로 승용차가 전복되면서 조수석에 있던 F씨가 도로로 튕겨져 나왔던 것. 재판부는 “조명시설이 없는 고속도로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고 예상하기도, 알더라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E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4일 법조계는 강씨가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가 쏠렸다. 한 변호사는 “강씨가 집행유예를 포함해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형사합의나 공탁 등까지 생각하면 유죄판결이 나오더라도 형사적 책임은 벌금형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유영규 이민영기자 whoami@seoul.co.kr
  • 미국 정치인 아내들 ‘불륜 남편’ 길들이기

    가사 도우미와의 불륜이 드러나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은 아널드 슈와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생애 가장 쓸쓸한 ‘아버지의 날’을 보냈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21일 슈와제네거가 6월 3번째 일요일인 이날 말리부의 한 카페에서 막내 아들만 데리고 외롭게 점심을 먹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별거중인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는 슈와제네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캘리포니아 남부 애너하임에서 골동품 쇼핑과 록밴드 U2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장남인 패트릭, 그리고 캐서린과 크리스티나 등 두 딸도 아버지의 날 파티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더는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지 않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게 미 정가의 새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섹스 스캔들이 노출된 미 정치인들의 회견장에는 으레 부인이 동석해 남편의 실수를 용서한다면서 눈물을 내비치곤 했다. 힐러리 클린턴(현 국무장관)은 ‘르윈스키 스캔들’ 후에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2008년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성매매 사실을 고백하는 회견을 했을 때도 부인 실다 월 스피처는 회견장의 남편 곁을 지켰다. 하지만 최근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이런 ‘착한 아내‘의 역할에 반기를 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외도를 고백하는 남편의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남편을 용서한다는 의사도 좀처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로는 2009년 불륜행각을 고백한 마크 샌포드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아내 제니 샌포드와 가정부와의 사이에 숨겨진 아이가 있다고 고백한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의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가 대표적이다. 슈라이버는 최근 남편의 불륜 상대인 가정부 바에나가 공개리에 “자신의 잘못”이라며 슈와제네거 부부의 화해를 기원했지만 남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트위터 외설 사진 파문으로 지난주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앤서니 위너의 아내 후마 아베딘도 두 차례에 걸친 남편의 회견에 동석하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의 사례다. NYT는 과거 불륜 정치인의 아내들이 남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것을 우려해 각본에 짜여진 ‘드라마 속 착한 아내’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아베딘은 이런 각본을 갈가리 찢어버렸다고 지적했다. NYT는 특히 남편에게 생계를 의존하지 않는 강한 전문직 여성으로서 아베딘이 ‘신세대 정치인 아내’를 대표한다면서 “당신이 초래한 혼란은 당신이 정리하라.”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저축은행 수사] 檢 ‘성역없는 수사’… 청와대까지 사정권?

    권부 핵심을 향한 검날이 예사롭지 않다. 검찰은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청탁을 하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또 다른 수석급 인사를 수사선상에 올려놨다.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 정치권에 앞서 청와대가 먼저 큰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측에서 로비스트 박태규씨를 내세워 청와대 수석급 K씨에게 퇴출 저지 등 구명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이 금융감독원과 감사원, 금융위원회를 넘어 청와대까지 사정 칼날을 겨눈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 완화 등 로비와 관련해 금감원, 감사원 수사가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 청와대 인사의 이름이 나오면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혀, 향후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예측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권 실세도 사정권에 들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청와대 인사의 이름이 여럿 오르내리고 있다. 권 수석이 이 은행 고문 변호사이자 연수원 동기인 박종록 변호사로부터 구명 청탁 시도를 받은 사실<서울신문 5월 30일자 1, 3면>이 확인됐으며, 백용호 정책실장은 이 은행 계열사인 서울신용평가정보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14개월간 4500여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정진석 정무수석도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로 3년간 재직한 사실이 확인됐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청와대는 대검 중수부 수사를 지지하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저축은행 비리에 대해 단호한 조처를 강조한 상황이다. 이런 탓에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더구나 검찰은 김광수(54) 금융정보분석원장까지 구속시키며 성역 없는 수사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원장은 앞서 구속된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 등과는 달리 검찰이 진술 외에 구체적 물증 확보는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원장이 구속돼 법원까지 검찰의 정·관계 수사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가 됐다. 향후 정·관계 로비의 큰 축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씨가 검거될 경우 관련 수사는 지금보다 더 큰 폭발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법의학자가 말하는 빅뱅 대성 교통사고 부검의 2대 핵심은

    법의학자가 말하는 빅뱅 대성 교통사고 부검의 2대 핵심은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인 강대성(22·예명 대성)씨의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에 대한 부검이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실시됐다. 국과원은 숨진 현모(30)씨의 부검결과를 다음주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 결과에 따라 강씨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부검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의학계는 부검에서 규명해야 할 사안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먼저 피해자가 입은 치명상이 어디에서 비롯됐느냐는 점이다. 김광훈 부산대 법의학연구소장은 “사망자의 몸에 난 치명상이 1차, 2차 사고 중 어디에서 생겼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몸에 남은 상처의 종류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것이 김 소장의 의견이다.  현씨가 1차 사고차량에 의해 치명상을 얻었다면 그의 몸에는 도로나 기타 구조물에 부딪치면서 생긴 두개골 골절 또는 뇌 좌상(충격으로 인한 뇌출혈) 등이 남아 있기 쉽다.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목이 꺾인 경부손상이 나타날 경우도 1차 사고를 사인으로 보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골절 등이 없이 역과손상(轢過損傷·자동차 바퀴가 사람을 타고 넘으면서 생기는 상처)만 있다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1차 사고자와 강씨가 낸 역과손상이 혼재할 경우 치명상의 원인 제공자가 누군지 알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지 못했고, 덜컥 넘어가는 느낌이 나서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강씨의 진술로 미뤄볼 때 강씨가 역과손상을 입혔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두 번째는 현씨의 몸에 생활반응(生活反應)이 있었는지 여부다. 법의학에서 생활반응이란 ‘특정 충격에 대해 살아 있는 몸이 보이는 반작용’을 말한다. 최영식 국과원 수석법의관은 “같은 흉기에 찔리더라도 살아 있는 몸이 보이는 반응과 죽어 있는 몸이 보이는 반응이 다르다.”면서 “심장박동에 따라 몸속 혈류량이 달라지는 것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 법의관은 “만약 죽은 피해자가 강씨의 차에 부딪히기 전 이미 숨이 끊겼다면 멍의 크기나 출혈량도 살아서 사고를 당했을 때보다 작아진다.”면서 “단, 부검이 모든 것을 말해 줄 수 없는 만큼 이번 사건은 시신의 위치, 옷에 남은 증거, 사고 차량에 남은 미세 증거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다중 교통사고는 원인이 쉽게 규명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건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의학계 관계자는 “1차 사고와 2차 사고 간에 시간 차가 크지 않다면 어떤 원인이 더 치명적이었는지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법정공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도 “사망원인이 100% 먼저 사고낸 차량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과거 판례 등을 볼 때 2차 사고자인 강씨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저축은행 로비 파문] 감사위원 잇단 의혹 파장

    [저축은행 로비 파문] 감사위원 잇단 의혹 파장

    감사원을 향한 검찰의 칼날이 예사롭지 않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구속된 데 이어 감사위원 A씨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름에 따라 감사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감사원 간부 2~3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칼날이 향후 누구에게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축은행 측에서 감사원을 대상으로 조직적 로비를 벌인 정황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검찰이 금융감독원에 이어 감사원에까지 칼날을 들이대면서 사정 기관의 ‘파워’를 과시한 반면 국가 최고 감사기구인 감사원은 씻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됐다. 감사원은 당초 은 전 위원의 비리 정황이 드러나자 “외부 출신 위원의 개인 비리”라며 감사원 자체의 도덕적 해이와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연루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차관급 예우를 받는 또 다른 위원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수사선상에 올랐다고 해서 혐의가 확정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도덕적 상처는 불가피하다. A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있다가 ‘보은 인사’라는 눈총을 받으며 감사위원이 된 은 전 위원과는 다르다. 감사원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은 수사 초기부터 제기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4월 ‘서민금융 지원 시스템 운영 및 감독실태’ 감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의 부실은 물론 금감원의 부실 검사 실태도 파악했다.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은 감사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의 “저축은행 감사에 들어갔더니 오만 군데서 압력이 들어오더라.”는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후에도 금감원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저축은행 문제가 불거진 후에야 최종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감사원이 저축은행 비리를 알고도 일부러 늑장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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