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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산책 묘미/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처음엔 그냥 걸었다. 특별한 생각이나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작정 한 두어 시간쯤 걸어 볼 심산이었다. 집을 나선 발걸음은 무심코 강가로 향했고, 어느새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산책로를 따라가고 있었다. 뛰는 사람,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저마다 취향대로 산책로는 분주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다이어트를 위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계절을 즐기는 것인지, 건강함을 즐기는 것인지 모두 행복한 표정이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의무감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에 이끌려 나온 산책이었기에 도심의 강가가 평화로워 보였다. 강변도로의 자동차 소리조차 산골의 개울물 흐르는 소리처럼 거슬림이 없었다. 장미꽃 향기가 남아 있던 늦은 봄 시작한 초저녁 산책은 여름 들어 더 잦아졌다. 아내도 같이 걸으니 구경거리를 찾아 밤마실 나온 것처럼 즐겁다. 달 밝은 밤이면 잊고 지냈던 어린 날의 추억도 떠올라 더욱 정겹다. 땀을 흘리고 체중 조절까지 가능해지니 건강한 기분은 덤으로 찾아오는 기쁨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치맥이라도 하게 된다면 여름밤은 더없이 아름다워진다. 전국을 강타한 물난리가 하루빨리 해소돼 시민들이 강변의 산책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 땀 흘린 뒤 옆구리 찌르는 고통… 하루에 최소 물 5컵 드세요

    땀 흘린 뒤 옆구리 찌르는 고통… 하루에 최소 물 5컵 드세요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자칫 몸속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요로결석이나 통풍에 노출될 수 있다. 때로 극심한 통증과 합병증까지 동반하는 요로결석과 통풍의 원인과 증상,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요로결석은 소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요로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요로에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이 포함된다. 요로에 발생한 돌은 정상적인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요로 감염을 일으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겨울철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3배 정도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7월부터 9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주로 30~40대에 발병하고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배 정도 많다. 10세 이하와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드물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4일 “1990년대에는 환자 비율이 2%를 밑돌았으나,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 비만, 성인병 증가로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미국·서구 사회에서도 요로결석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에 요로결석 환자가 많은 것은 더운 날씨로 몸 안의 수분이 땀으로 빠져나가고 소변량이 줄어들면서 결석이 생길 위험이 늘기 때문이다. 김태형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피부가 강한 햇볕을 받아 비타민D가 활성화되면 결석의 주요 성분인 칼슘이 많이 배출돼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주로 잠을 잘 때나 식사 2~3시간 후,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릴 때 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옆구리 통증이다. 소변이 지나가는 경로를 결석이 막아 신장이 부어 오르기 때문에 결석이 생긴 곳의 신장 주변으로 통증을 느낀다. 소변이 붉게 나오는 혈뇨, 발열, 구역질, 구토, 어지러움, 복부 팽만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때로 결석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신장 결석이 커져 신장 기능이 손상되거나 요로감염으로 패혈증을 동반할 수도 있다. 박성열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석의 통증은 너무 심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맹장염이나 척추질환, 정형외과 질환으로 잘못 알고 여러 의료기관을 찾은 뒤에야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요로결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전문가들은 하루 소변량이 2ℓ 이상 되도록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식사를 할때 2컵, 식사 사이에 1컵, 잠자기 전에 2컵 정도로 하루 2.5ℓ 이상 마시는 게 좋다. 대신 소금 섭취는 하루 4~5g 이하로 조절한다. 식사 때 즐겨 먹는 국이나 찌개의 섭취량을 줄인다. 음식을 짜지 않게 먹는 것은 결석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이 충분한 음식을 먹는다. 칼슘 섭취가 부족하면 결석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우유, 멸치 등을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결석 환자라면 동물성 단백질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이학민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고단백 음식은 구연산의 배출을 감소시켜 요로결석의 발생을 촉진한다”면서 “구연산은 소변 중 요로결석의 성분인 요산을 배출시키고 소변을 산성화해 요로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요로결석은 치료 후에도 1년에 7% 정도의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10년 안에는 절반 정도의 환자가 다시 요로결석에 걸릴 수 있다. 다만 음식을 조절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환자들은 재발 비율이 절반 정도 줄어든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통풍은 아플 통(痛)에 바람 풍(風)자를 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질병’이라는 뜻이다. 흔히 ‘치맥 즐기다 통풍 걸린다’고들 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리는 7~8월에 탈수 상태에서 맥주와 고기를 즐기다 보면 일시적으로 통풍 발작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술과 고기류에 들어 있는 퓨린이라는 물질은 몸에서 사용된 뒤 요산이라는 찌꺼기를 남기는데, 몸 안에 요산이 너무 많이 쌓이면 혈중 요산농도가 올라가 관절 조직에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8~2019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월에 가장 많았다. 주로 성인 남성에게 많이 생기고 여성은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송정식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질환이었지만 식습관이 고칼로리, 육식 위주로 서구화하면서 통풍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드물게 선천적인 요인도 있지만 비만이나 과음, 과도한 운동이 요산의 농도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통풍 발작은 갑자기 급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형적인 사례를 보면 건강한 중년 남성이 과음 후 새벽에 엄지발가락이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난다. 통증 부위가 얼얼하고 빨갛게 달아오른다. 처음에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통상 3~10일 사이에 증상이 없어진다. 하지만 같은 과정이 자주 반복되고 발목이나 무릎, 손가락 관절에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만성 관절염을 앓을 수도 있고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복부 비만 등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통풍환자의 진단 및 치료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5~2008년 국내 3개 대학병원에서 통풍 치료를 받는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혈압 36.0%, 당뇨병 11.0%, 협심증 8.1%, 심부전 6.6%, 고지혈증 4.4% 순으로 기저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관절염 치료에만 그치지 말고 합병증 증세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통풍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체중 관리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이나 급격한 체중 감소는 되레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규칙적인 습관으로 체질량 지수(BMI,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25 미만으로 서서히 낮추도록 한다. 과음을 삼가고 맥주와 독주는 피한다. 포도주도 많이 마시면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불가피하면 적포도주 2잔 이내를 권한다. 탄산음료, 고기, 곱창 같은 동물 내장, 어패류 등도 주의해야 한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저지방 유제품, 비타민C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드디어 프로야구 직관… “274일 기다렸다” “마스크 떼창 우려”

    드디어 프로야구 직관… “274일 기다렸다” “마스크 떼창 우려”

    코로나19로 두 달 넘게 무관중으로 진행되던 프로야구가 올해 첫 관중을 맞이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이후 국내 프로 스포츠 가운데 처음이다. 아직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광주와 대전을 제외한 잠실, 고척, 수원 경기장에 팬들이 찾아왔다. 지난해 10월 한국시리즈 이후 274일 만에 국내 프로야구 경기를 찾은 첫 손님이다. 각 경기장에선 거리두기 좌석 배치, QR코드 입장 등 ‘뉴노멀’ 시대 관람 풍경을 선보였다. 그동안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던 경기장에 이날은 경호 인력, 안내 직원 등 종사자들이 모두 나와 현장 운영 지침 교육을 받고 배치되는 등 모처럼 일상적인 풍경이 만들어졌다. TV 중계로만 야구를 보던 팬들은 입장 시간인 오후 3시 이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몰려들었다. 제주도에 사는 김성호(50)씨는 며칠 전 출장차 서울에 왔다가 지난 24일 정부의 제한적 관중 입장 허용 소식에 비행기표를 바꾸고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김씨는 “야구가 너무 보고 싶어 낮 12시쯤 도착해 기다렸다. 관중석에 앉아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며 웃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매뉴얼과 각 구단의 자체 방침에 따라 경기장 입장은 엄격하게 이뤄졌다. 전체 관중석의 10%만 입장이 허용됐는데 잠실 2424석, 고척 1647석은 각각 예매 시작 25분, 40분 만에 매진됐다. 출입구는 2~3곳으로 통제됐고 입구 주변 바닥에 일정 간격으로 테이프가 붙여져 입장 대기에서부터 거리두기가 실시됐다. 팬들은 QR코드 출입증으로 단말기에 스캔하거나 수기로 문진표를 작성한 뒤에야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일행이더라도 두 칸씩 띄어 앉게 하는 등 좌석 배치도 거리두기가 시행됐다. 마스크 착용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물과 음료수만 허용돼 ‘치맥’(치킨과 맥주)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치맥을 원하는 팬들은 경기장 바깥 복도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와야 했다. 팬들은 대부분의 안전 수칙을 지키며 관람했지만 일부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 육성 응원은 최대한 자제를 권고한다는 방침에도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성을 지르며 육성 응원을 이어 갔다. 결국 잠실구장에선 ‘육성 응원은 자제해 달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반복적으로 공지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보기 위해 밀집하기도 했다. 이날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3안타 맹타를 휘두른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일단 집중력이 그 전과 확실히 달랐다”며 “그동안 집중해도 연습경기 하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는데 좋은 플레이가 나왔을 때 팬들이 기뻐해 주는 힘은 무시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은 고강도 거리두기가 이날 종료됨에 따라 27일 경기부터 관중이 입장한다. 광주는 대응 단계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된 후에야 관중 입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향후 상황이 호전돼 입장 규모가 늘더라도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밤바다 치맥 안 됩니다” “딱 한 잔인데 너무해요”

    “밤바다 치맥 안 됩니다” “딱 한 잔인데 너무해요”

    “야간에 백사장에서 술을 마시거나 취식하면 벌금 300만원까지 부과됩니다.”(합동단속반원) 지난 11일 오후 9시쯤 여차 친구와 함께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치킨과 음료수를 먹던 홍모(27)씨는 “전혀 몰랐다. 파도 앞에서 시원한 밤바다를 보면서 먹으려고 했는데…. 그게 법이라면 지켜야지”라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 행정명령에 따라 ‘야간 백사장 음주·취식 벌금 최대 300만원’ 첫 단속이 실시된 이날 대천해수욕장 피서객은 이를 몰랐거나 합동단속반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합동단속반과 동행 취재했다. 단속반은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 등 5명씩 4개 조가 길이 3.5㎞의 백사장에서 밤새 피서객과 숨바꼭질을 벌였다. 해수욕장 머드광장(구광장) 앞 어슴푸레한 백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술과 과자를 먹던 20대 남녀는 적발되자 “어쩔 수 없지만 좀 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20대 남성 2명은 단속반원이 지켜보자 천천히 돗자리를 걷었다. 단속반은 홍보물을 주며 이동을 요구하고 5분 단위로 3차례 적발되면 경찰에 고발한다. 동행한 구상현 보령시 주무관은 “아직 잘 몰라서인지 지난 주말 음주·취식 피서객 수와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밤이 깊어지고 썰물에 백사장이 넓어질수록 10~20대 초·중반 젊은이들이 더 쏟아져 나와 식사하고 술을 마시자 단속반은 더 분주해졌다. 아이들이 과자를 먹자 몸으로 가려 주는 아빠도 있었다. 김채희(21)씨는 “친구 3명과 부여에서 놀러와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치맥을 즐기려고 했는데 큰일날 뻔했다”고 했다. 피서객들은 “치맥으로 스트레스 풀려고 왔는데 속상하다”, “맥주 한 잔인데 단속하는 거냐”, “여러 명이 모여 얘기하고 노래 부르는 게 음주·취식보다 접촉이 덜한 것이냐” 등의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피서객이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자 단속 차량까지 나왔다. 마스크 쓰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3분의1도 안 됐다. 이번 단속은 충남도에서 해양수산부에 아이디어를 냈고, 해수부에서 이를 전국 30만명 이상 방문 해수욕장 21곳에 적용하면서 충남부터 우선 실시했다. 구 주무관은 “야간 단속요원만 20명을 더 확보해 음주와 폭죽을 분리 단속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대천해수욕장이 발열체크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듯 단속법도 그리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르포] 밤바다 치맥족 우르르·폭죽 팡팡…“벌금 300만원? 몰랐어요”

    [르포] 밤바다 치맥족 우르르·폭죽 팡팡…“벌금 300만원? 몰랐어요”

    “야간에 백사장에서 술과 취식을 하면 벌금 300만원까지 부과됩니다” “전혀 몰랐어요. 파도 앞에서 시원한 밤 바다를 보면서 먹으려고 했는데…” 지난 11일 오후 9시쯤 여차 친구와 함께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치킨과 음료수를 먹던 홍모(27)씨는 “그 게 법이라면 지켜야죠”라면서 “(기분 나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괜찮다”고 연거푸 말하면서도 못내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야간 백사장 음주·취식 벌금 최대 300만원’ 첫 단속이 실시된 이날 대천해수욕장 피서객은 이 같은 코로나19 행정명령을 모르거나 단속반의 요구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실시된 단속반을 동행 취재했다.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 등 조당 5명씩 단속반 4개조는 길이 3.5㎞의 백사장에서 밤새 피서객과 숨바꼭질을 벌였다. 대천해수욕장의 밤바다는 칠흑 같이 어두웠고, 백사장은 조명과의 거리에 따라 명암이 뒤섞였다. 해수욕장 머드광장(구광장) 앞 어슴푸레한 백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술과 과자를 먹던 20대 남녀는 적발되자 “몰랐다. 어쩔 수 없지만 좀 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다른 20대 남성 2명은 단속반의 요구에 망설이다 요원이 계속 지켜보자 천천히 호안 계단 위로 자리를 옮겼다. 백사장에 수백명이 삼삼오오 있고, 호안과 상가 사이 거리에 수천명이 돌아다녔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3분의 1도 안됐다. 단속반은 백사장에서 음주·취식 피서객을 적발하면 ‘최대 300만원 벌금’이라고 적힌 홍보물을 건네며 이동을 요구하고 5분 단위로 3차례 적발 당했는 데도 이동을 거부할 경우 경찰에 고발한다. 동행한 구상현 보령시 주무관은 “해수욕장법이 아니라 감염병 예방법을 적용해 단속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잘 몰라서인지 지난주 말 음주·취식 피서객 숫자와 비슷하다”고 귀띔했다.밤이 깊어지고 썰물에 백사장이 넓어질수록 10대 후반~20대 초·중반 젊은이들이 백사장으로 더 쏟아져 나왔다. 여럿이 앉아 준비해온 치킨, 족발, 과자를 안주로 술을 마셨다. 취한 피서객도 눈에 띄었다. 한 피서객은 “친구들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백사장에서 치맥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왔는데 속상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과자를 먹자 몸으로 가려주는 아버지도 있었다. 일부 피서객이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기 시작하자 단속 차량들까지 나와 백사장을 누볐다. 피서객 수백명이 단속을 피해 호안 계단으로 자리를 옮겨 치맥 등을 먹었다. 김채희(21)씨는 “친구 3명과 부여에서 놀러와 백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치맥을 즐기려고 했는데, 벌금이 센 것을 몰랐으면 큰 일 날 뻔했다”고 했다. 해수욕장 30여곳에 ‘야간 백사장 내 음주·취식 행위 금지’ 현수막이 걸리고 단속이 벌어지자 볼멘소리도 터졌다. “언론에 보도됐다고 하지만 대부분 모른다” “백사장에서 술에 취해 흥청망청하는 것도 아니고 맥주 한잔인데 단속을 하느냐. 해수욕장에 와서 바람만 쐬고 가라는 거냐” “여러 명이 모여 대화하고 노래 부르는 게 음주·취식보다 접촉이 덜한 것이냐” 등의 불만이다.구 주무관은 “피서객 마음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단속하고 있다. 성수기 전에 야간 단속요원만 20명을 더 확보해 음주와 폭죽을 분리 단속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대천해수욕장이 발열체크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듯 단속 방법도 그렇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는 25일부터 단속에 들어가는 부산은 외국공관 등을 통해 외국인 방역지침 홍보를 요청하고, 구남로 일대 폭죽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 제정에 나선다. 지난 4일 주한 미군들이 해운대 일대에서 마스크 거부 등과 함께 폭죽 난동을 부렸기 때문이다. 글·사진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치킨 2만원 + 맥주 2만원, 치맥 배달됩니다

    치킨 2만원 + 맥주 2만원, 치맥 배달됩니다

    음식을 배달시킬 때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술의 양이 음식값 이하로 제한된다. 치킨 2만원어치를 배달시키면 맥주도 2만원어치 이하만 주문할 수 있는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 5월 기획재정부와 함께 발표한 ‘주류 규제 개선방안’을 반영해 관련 고시와 훈령을 개정했고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음식값이 넘지 않는 범위에서 술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개정되기 전 규정에는 “전화 등으로 주문을 받아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 ‘부수적으로’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부수적’이라는 개념이 뚜렷하지 않아 배달 가능한 술의 양이 얼마인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명확히 한 것이다. 또 주류 제조시설에서 음료와 빵 등 술 이외의 제품 생산도 허용됐다. 지금까지 주류 제조장은 독립된 건물이어야 하고 다른 용도의 시설과 완전히 분리돼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다른 제품 생산이 불가능했다. 주류 제조방법 등록에 걸리는 시간도 기존의 ‘최소 45일’에서 ‘최소 15일’로 단축해 신제품 출시에 걸리는 시간을 줄였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7월 23~26일

    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7월 23~26일

    경남 하동군은 여름 대표 축제인 올해 제6회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가 다음달 23~26일 백사청송(白沙靑松) 하동송림과 섬진강 일원에서 열린다고 25일 밝혔다.(사)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어 올해 축제개최 시기와 슬로건, 축제 기본방향 등을 확정했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힐링(Healing)! 알프스하동! 찾아라! 황금재첩’으로 정했다. 축제 기간은 지난해 보다 하루 늘었다. 축제추진위는 ●전통 재첩잡이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과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 기반 마련 ●섬진철교∼섬진교 축제 공간 확대를 통한 프로그램 다변화와 가족단위 관광객 체험 프로그램 확대 ●섬진강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과 휴(休)의 여름 대표 힐링축제 등을 올해 축제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 이같은 기본 방향에 맞춰 대표·재첩·공연·수상·모래·연관행사 등 35개 프로그램을 4일간 진행한다.군은 섬진강 전체를 아우러는 하동지역 특색있는 종합관광 축제로 개최해 알프스 하동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글로벌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2020~2021년 정부지정 문화관광 예비축제에 올랐다. 하동군은 섬진강문화재첩축제를 5년안에 정부지정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육성·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개막식 행사로 군 특수 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에 이어 ‘하동 전통 재첩잡이’ 섬진강문화 재첩축제 주제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축하행사가 펼쳐진다. 축제 첫날 특별 행사로 하동송림공원 입구에 조성된 알프스하동 하모니파크 개장식도 열린다. 재첩 프로그램으로는 ‘황금재첩을 찾아라’, ‘전통 재첩잡이 체험’, ‘재첩모형 알까기’, ‘도전, 재첩 무게를 맞춰라’, ‘젓가락으로 재첩 빨리 옮기기’ 등이 진행된다.공연 프로그램은 개막축하쇼, 하동청년회의소의 치맥페스티벌, 군민 화합한마당 가요제, 제9회 정두수가요제, 플라잉보드쇼, 보디빌딩 및 뷰티바디 시범경기 등이 마련된다. 시원한 섬진강에서 즐기는 수상프로그램으로 물놀이장 및 워터슬라이드, 바나나보트, 제트보트 타기 등을 매일 진행한다. 강 주변에서는 전국 모래조각 경진대회, 재첩요리 경연대회, 숲속 영화관 상영, 모래 미끄럼틀 타기, 야간카페 등이 열린다. 축제기간 연관 프로그램으로 D-Sports 코리아 마스터스리그 드론대회, 전국생활체육 복싱왕 대회, 씨름대회, 영호남 사회인야구 최강전 등이 개최된다. 녹차꽃빵 판매관, 지리산 공기캔 홍보관, 재첩판매장, 특산물판매장, 향토음식관, 알프스푸드마켓존, 각종 체험부스 등 부대행사를 비롯해 볼거리·체험거리도 풍성하다. 이수영 축제추진위원장은 “코로나19 예방 정부 방침에 따라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축제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대구치맥페스티벌, 올해 개최 취소... “축제 특성상 거리두기 어려워”

    대구치맥페스티벌, 올해 개최 취소... “축제 특성상 거리두기 어려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취소됐다. 24일 대구치맥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2020 대구치맥페스티벌의 개최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주최 측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개최 날짜를 8월말로 연기하려 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무증상 감염 사례도 다수 발생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한 식음 축제의 특성상 마스크 착용도 곤란할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으면 생활 속 거리두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최종 취소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은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축제를 취소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내년에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관광축제다. 대구시와 사단법인 한국치맥산업협회가 주최하며 치맥 축제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치맥시킬 때 맥줏값, 치킨값보다 적어야 배달돼요

    치맥시킬 때 맥줏값, 치킨값보다 적어야 배달돼요

    대기업, 지역 수제맥주 대량생산 가능 7월 배달 음식점, 주류 통신 판매 허용 기네스 같은 ‘크림맥주’ 국내생산 도래 18년 만에 가정용·마트용 구분 사라져앞으로 대형 맥주공장에서 생산한 소규모 양조장의 수제 캔맥주가 나온다. OB맥주 공장에서 생산한 수제 캔맥주 ‘카브루’를 맛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7월부터는 치킨 배달 때 맥주를 함께 시키려면 맥줏값이 치킨값보다 적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주류의 제조·유통·판매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주류 규제 개선안’을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주류 위탁생산(OEM)이 허용되면서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주류가 국내 대형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다. 지역의 유명 양조장의 수제맥주를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도 마실 수 있다. 또 알코올 도수 변경과 같은 경미한 제조법 변경이 신고제로 바뀌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조금씩 느낌이 다른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특히 맥주에 질소가스 첨가가 허용되면서 기네스와 같은 니트로(질소) 크림맥주의 제조·유통이 가능해진다. 현재 아일랜드 맥주 ‘기네스’는 질소가스가 들어 있지만 이를 첨가 재료로 넣은 게 아니라 플라스틱공에 들어 있던 질소가 빠지면서 거품을 내는 공법이라 유통이 가능했다. 2016년 주세법 개정 이후 ‘음식을 시킬 때 부수적으로 제공되는 경우’라는 단서를 달아 허용됐던 주류 배달은 ‘술 가격이 음식 가격 이하’로 기준이 구체화됐다. 이는 올 3분기부터 적용된다.소비자들이 소주와 맥주를 구입할 때 병 겉면에 부착하는 가정용·대형 매장용 라벨도 2002년 이후 18년 만에 가정용으로 통일된다. 슈퍼에서 파는 가정용과 대형매장 판매용이 동일 제품임에도 따로 표시해 재고 관리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활용해 빵과 화장품 등을 만들 때 기존 주류 제조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류 제조업자와 수입업자에 한해 주류 운반 차량 표시의무를 면제해 소규모 가게들이 택배로 술을 주문할 수 있다. 또 성인 인증을 거치는 통신판매 채널을 이용하면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지 않고도 술을 구매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 전통주나 소규모 주류 제조장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술에 대해선 주세를 면제해줘 전통주 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판매가 아닌 홍보 목적인 경우 면허를 받은 주종이 아니더라도 생산할 수 있어 막걸리 회사에서 만든 맥주, 맥주 회사에서 만든 정종을 만날 수 있다. 기재부는 주세법에서 주류 규제 관련 사항을 분리해 ‘주류면허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이를 올해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로 소규모 양조장이 늘고 관련 창업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리빙 단신]

    제주항공, 에어카페 구매 인증 선물 제주항공은 2월 ‘에어카페’ 구매를 인증한 고객에게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4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모든 노선에서 ‘감귤이네 추억상점’(6종)과 ‘가나리카노’(초콜릿·커피)를 구매한 고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증을 하면 추첨을 통해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홍대 호텔’ 숙박권을 증정한다. 해당 품목은 ‘옛날 도시락’, ‘갈아 만든 배’, ‘딸기 맛 산도’, ‘맛동산’ 등으로 구매 후 인증샷을 올리면 3월 중 추첨을 통해 숙박권과 비행기 인형 등을 증정한다. 국내선에서는 스낵 등 간식류와 커피 등 음료를 구매하면 하나씩 더 주는 ‘1+1’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국제선에서는 고객 선호가 높은 세트상품인 ‘치맥세트’ 등을 정가 대비 최대 32% 할인 판매한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 좌석 24시간 선점 가능 티웨이항공은 지난달부터 결제시한을 24시간 연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4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는 항공권 예약 시점으로부터 결제시한을 24시간 뒤로 미뤄, 해당 시간 동안 요금이 변동되지 않도록 예약을 유지시켜 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항공권 예매와 결제를 동시에 진행해야 예약이 됐지만 앞으로는 최대 24시간까지 좌석과 항공 운임을 유지할 수 있다. 일행과 여행 일정을 조율하거나 숙소를 예약할 때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결제시한 연장 서비스는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예약하는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최종 결제 단계에서 ‘나중에 결제하기’를 선택하면 된다. 회원 아이디 하나에 2개의 예약 건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 [이은형의 밀레니얼] 채용이 반이다

    [이은형의 밀레니얼] 채용이 반이다

    밀레니얼 세대 인재를 효과적으로 채용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채용 방식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정보기술(IT) 대기업 NHN은 서울 신촌의 카페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인기 유튜버의 채용토크쇼’, ‘맥주파티’, ‘선배와의 대화’ 등 다양한 이벤트를 포함한 ‘리크루팅데이’를 가졌다.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도 서울 도심 카페에서 ‘선배와 함께하는 치맥타임’, ‘인디밴드의 힐링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컴투스 지니어스 겜성파티’를 열었다. SK텔레콤, 신세계 등은 유튜브로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신입사원 2명이 동영상에 출연해 실제 진행하는 업무, 사내 분위기, 복지 혜택 등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를 제공했다. 기업이 이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40%를 넘는 밀레니얼 신입사원의 높은 이직률 그리고 세대 갈등으로 인한 조직의 비용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배 세대는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 충성심을 갖고 몰입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조직의 발전은 나의 발전’이라고 믿고 헌신적으로 일하면서 오래 근무했고, 그렇게 조직의 성장에 기여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르다. ‘회사와 나는 계약 관계’라고 생각하며 ‘나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라고 믿는다. 이처럼 자신의 성장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밀레니얼의 특성을 감안할 때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정렬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조직에 들어와서 진심으로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다. ‘딱 맞는 인재’를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회사에 맞는 인재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가치관이 맞는 인재를 뽑으려면 우리 조직의 가치관이 분명해야 하고, 그것을 내부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라면 ‘공공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뽑고 싶을 것이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라면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스타트업이라면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뽑고 싶을 것이다. 원하는 인재상이 있다면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행동양식, 사고방식 등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재상과 기준이 만들어졌다면 전체 채용 과정에 적용돼야 한다. 최우선으로 고려할 기준에 맞는 면접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중요한 질문에는 서너 번의 추가 질문이 이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 회사에서 하게 될 일이 당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등의 질문을 생각해 보자. 이런 질문은 한 번의 답변으로 완료될 수 없다. 좋은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을 심화시키는 추가 질문을 통해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채용 과정에서 분명한 ‘기대감 조정’이 있어야 한다. 회사가 줄 수 있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신입사원이 ‘지나친 기대감’을 갖지 않도록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성장 기회, 안정성, 금전적 보상 등을 추구한다. 어떤 회사도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없다. 서로 원하는 것과 줄 수 있는 것을 미리 확인함으로써 기대 수준을 서로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영업직무의 특성상 휴일에 일을 해야 한다면 이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해 준다. 다만 영업직무가 갖는 성장잠재력, 선배들이 이룬 성취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입사지원자가 자신에게 주어질 일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고려한 후 스스로 내린 선택은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회사도 신입사원에 대한 기대감을 조정해야 한다. ‘장기근속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잘 맞을 때 결과적으로 장기근속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상시적 인재풀을 활용한 수시채용의 도입이 필요하다. 필기시험, 면접 등을 통해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뽑아 계열사 및 다양한 직무에 배치하는 방식의 ‘공채시스템’은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 SK그룹 등이 수시채용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1년 365일 공고를 열어 두고 필요한 인재를 수시로 뽑겠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와 네트워크기반의 인재풀이 확대되고 있어 기업의 적재적소 수시채용을 가능하게 한다. 채용 단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일수록 구성원으로 들어온 이후에 서로 맞추기가 수월하다. 채용이 반이 아니라 반 이상일지도 모른다.
  • 대구치맥페스티벌 문체부도 ‘엄지 척’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2020~­2021년도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됐다. 앞으로 2년간 국비 1억 2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또 문화관광축제 명칭 사용, 한국관광공사를 통한 국내외 홍보와 마케팅 지원 등을 받는다. 문체부는 1996년부터 지역축제 중 우수한 축제를 문화관광축제로 지정, 지원하고 있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대구의 무더위와 어울리는 시원한 맥주와 지역의 우수한 닭고기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2013년 처음 개최됐다. 7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전문가들로부터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아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내년에는 개최 기간을 2주 정도 앞당겨 7월 1일부터 7월 5일까지 두류공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문화관광축제의 명성에 걸맞은 축제로 진행한다.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대구치맥페스티벌이 ‘2020~2021년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것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임을 평가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치맥페스티벌이 지속 가능한 세계적 축제로 성장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축제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세종대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시범연수 성료

    세종대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시범연수 성료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이 운영기관으로 참여한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사업의 시범연수가 지난달 11일부터 22일까지 몽골 라마다 울란바토르시티 센터 호텔에서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사업의 시범연수는 객실관리·접객서비스·문제해결능력(1주 차)과 부대시설관리·연회관리·가이드(2주 차) 총 6종으로 진행됐고 수료생들은 각 20시간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학습했다. 호텔리어와 가이드 현업 종사자뿐 아니라 학생, 교수, 공무원 등 다양한 관광산업 종사자 123명을 수료생으로 배출했다. 시범연수 마지막날 열린 수료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성학 주무관, 한국관광공사 장유현 팀장, 박정웅 지사장, 몽골 환경관광부 바야스갈란 국장, 몽골관광공사 바르톨가 사장, 세종대 호텔관광대학 이희찬 학장,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이슬기 소장, 웰포인터컨설팅 박휘섭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조성학 주무관은 “한국의 첫 해외 관광 분야 ODA를 몽골에서 진행하게 되어 가슴이 벅차며, 많은 협조를 해주신 몽골 환경관광부 및 관계자분께 감사하다”면서 “이번 123명의 수료생이 몽골 관광산업의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기를 희망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바야슬갈란 국장은 환영사에서 “몽골 관광산업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이런 사업을 진행해주어 환영하고 반갑다. 또한 호텔관광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종대가 함께하고 있어 앞으로도 큰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이희찬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관광 분야의 인재 양성에 선도대학인 세종대가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어 운명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미래의 몽골 관광 역군이 이 사업을 통해 양성되기를 바라며, 대학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대표로 수료증을 받은 어던치맥 몽골 산업기술전문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서비스 교육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많이 참고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을 먼저 가르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대구 미삼페스티벌 쾌거

    대구의 ‘미삼(미나리&삼겹살) 페스티벌’이 농협중앙회에서 주체한 ‘2019년 축협 경제사업 우수사례 평가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구 미삼페스티벌’은 봄철, 짧은 기간에 미나리 출하가 집중돼 판로확보 및 제값을 받기가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농특산물유통(주)와 대구경북양돈농협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지난 3월 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개최된 ‘2019년 미삼페스티벌’은 첫 개최인데도 불구하고 4일간 15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미나리와 삼겹살의 맛을 즐기고, 미나리 1억원(11톤), 삼겹살 8000만원(6t), 대구경북 농산물 1억원을 판매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고취와 치맥에 이어 지역의 또 다른 맛 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구시는 앞으로 미삼페스티벌을 명품축제로 적극 육성하기 위해 2020년에는 행사장을 변경과 행사기간 연장을 하고 다양한 문화공연과 이벤트를 준비키로 했다. 또 체험?시식장 및 판매장을 확대하여 자리가 부족해 많은 시간을 대기해 했던 시민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상용 대구경북양돈농협조합장은 “미삼페스티벌이 대상까지 수상하게 돼 굉장히 기쁘고, 소비촉진 행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나리·양돈 농가에 큰 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어서와 한국은...’ 싱가포르 총리의 유쾌한 서울 나들이 화제

    ‘어서와 한국은...’ 싱가포르 총리의 유쾌한 서울 나들이 화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26일 폐막한 가운데, 회의 참석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 탐방기를 전했다. 2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리 총리는 회담 자리에서도 "언덕이 많은 지형이 건물과 어울려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전날 이화여자대학교를 방문한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리 총리는 이화여대에서 부인인 호 칭(테마섹홀딩스 CEO) 여사와 독특한 포즈를 연출하며 한국 방문을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이후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기 전 서울 구경에 나선 리 총리는 부인과 함께 경의선 숲길과 서울로 7017, 홍대 밤거리 등을 탐방하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서울이 각자의 에너지와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경의선 숲길과 서울로는 도시 공간이 시민을 위해 어떻게 아름답게 재생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서울로는 서울역 앞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보행로로 재탄생시킨 것”이라면서 “이제 서울 시민들은 뉴욕의 하이라인처럼 도심 위를 거닐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홍대의 밤거리에 대해서는 “밤이면 버스킹이 열리고 지역주민과 관광객으로 가득 차 매우 번잡한 장소”라고 밝혔다. 홍대를 찾은 싱가포르 관광객도 많이 볼 수 있었다는 리 총리는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길 예정이라 홍대의 길거리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리 총리는 지난 2015년에도 부인과 함께 개인 휴가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서울과 설악산, 경주 등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 그의 모습이 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싱가포르인들의 한국 관광 문의가 쇄도했다.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부산 감천문화마을 방문 소감을 남겼다. 위도도 대통령은 24일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 “감천마을은 부산에 있는 빈민촌이었다. 험한 산비탈에 있어 위치도 엉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의 마추픽추’라고 할 만큼 잘 정비된 문화상품이 되었다“라면서 ”좁은 골목에는 특산품 가게와 식당으로 가득하다“라고 전했다. 또 감천마을의 사례가 인도네시아에 영감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와 아세안 10개국은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보호무역주의 반대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비전성명을 채택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수능 유감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수능 유감

    글쓰기 강좌를 할 때는 경험하지 못한 일이었다. 번역가 자격으로 전문대학원 번역 특강을 하게 됐는데, 강사료에 대한 안내문을 읽어 보다가 마음이 위축됐다. 번역 경력과 학력에 따라 강사료 등급이 달라지므로 학사인지 석사인지 박사인지 명기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번역 능력을 가늠할 뚜렷한 척도가 없으니 공부를 많이 한 사람에게 더 높은 강사료를 지급하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그러나 쪼그라들었던 마음이 쉽게 펴지지 않았는지 가까운 선배를 만나 밥을 먹는 자리에서 농담처럼 하소연했다. “어떻게 감히 고졸에게 학력을 적어 넣으라고 하죠?” 선배는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고졸이라고 하면 화낼 사람 많을 거야. 너는 대학을 다니다가 그만뒀잖아.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졸업하는 것보다 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니까.” 나를 위로하려는 말이었겠지만 그래도 이력서에 쓸 때는 똑같이 고졸이라고 반박했다. 선배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내가 직장 다니다가 뒤늦게 대학에 들어간 거 알지? 친구들이 학력고사 보던 날, 나만 시험을 안 봤어. 시험 끝나고 친구들과 만나서 놀기로 한 자리에 내가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 네가 그 심정을 알아?” 마침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었다. 30여년 전 내가 대입 시험을 치를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수능에 주술적 힘이라도 있는 양 전날 저녁이면 어김없이 언급되는 수능 한파라는 단어. 점수대로 줄 세우는 시험인 줄 빤히 알면서, 시험장마다 수험생 모두(?)를 응원한다고,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고, 마지막(?)까지 더 힘내라고, 대문짝만하게 내걸린 현수막들. 교통 혼잡을 피하려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췄음에도, 지각할 뻔한 수험생을 순찰차가 시험장으로 긴급 수송해 줬다는 ‘미담(?)’의 속출. “국가 차원의 행사예요. 그토록 중요한 일이라면 적어도 두세 차례는 치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솔직히 대학에 다니다 말았던 사람으로서 나는 학문 연구가 적성에 맞고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다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굳이 대학에 가서 연구자 자질을 지닌 소수의 들러리 역할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찬바람 부는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날 수능을 보지 않은 대한민국의 고3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현장실습이라는 강도 높고 낮은 수당의 노동에 시달리는 중? 수험표를 할인 쿠폰 삼아 치맥을 즐기는 친구들 사이에 끼어 앉아 뻘쭘해하는 중? 얘들아, 쫄지 마. 나는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혼자 중얼거렸다. 공부 잘하는 건 여러 사람이 나눠 지닌 다양한 자질 중 하나일 뿐이야. 심지어 이 아줌마가 평생 배운 귀중한 지식은 모두 길거리에서 얻어들은 거란다. 공부는 필요하면 정말로 하고 싶어지는 것이고. 설마 너희가 그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만.
  • 광명동굴서 중국기업 관광객 1천명 “치맥파티”

    광명동굴서 중국기업 관광객 1천명 “치맥파티”

    경기 광명동굴이 해외기업 인센티브 단체관광 명소로 인기다. 광명시는 지난 24일 중국 광저우에 있는 온라인 화장품 판매회사 환안국제생물과기유한공사 임직원 1044명이 인센티브 단체관광을 위해 광명동굴을 방문했다고 25일 밝혔다. 동굴을 찾은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중국기업 여러분들이 우리 경기도 광명시를 방문한 걸 매우 환영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테마파크 광명동굴을 구경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명시에 따르면 이날 중국인 관광객들은 동굴을 관람한 뒤 오후 6시부터 미디어타워 앞 빛의 광장에서 DIOS와 루민 등 한류스타 공연을 관람하며 치맥 파티 등을 즐겼다. 특히 마지막에 출연한 2인조 타조 공연에서는 관광객들이 무대까지 올라와 함께 춤을 추며 여흥을 즐겼다 지난 5월에는 산둥성의 유가방방그룹 임직원 600여명이 광명동굴에서 한류스타 공연과 치맥파티를 했고 8월에는 싱가포르 장난감 제조회사 직원 60명이 다녀간 적 있어 해외기업들이 직원 사기진작을 위한 포상관광코스로 광명동굴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시는 해외 인센티브 단체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해외 관광박람회 참가와 해외 관광상품개발자 초청 팸투어 등 해외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서초, 내일 저녁 야외에서 치맥 먹으며 오페라 즐겨요

    서울 서초구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베르디의 오페라를 야외에서 ‘치맥’을 즐기며 감상할 수 있는 무대를 구민들에게 선사한다. ‘제5회 서리풀페스티벌’이 한창인 27일 오후 7시 양재동 서초문화예술회관 아트홀과 야외 공간에서 열리는 ‘서초문화원 클래식판타지’다. 서초구와 서초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베르디의 대표작인 ‘라 트라비아타’와 ‘리골레토’의 유명 아리아와 합창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오페라 갈라’로 진행된다.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 서희태 지휘자의 해설로 ‘축배의 노래’, ‘그리운 이름이여’, ‘여자의 마음’ 등 귀에 익숙한 곡과 명장면들을 쉽고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은 65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뿐 아니라 서초문화예술회관 대형 외벽에서 생중계되는 오페라 실황으로 생생하게 만끽할 수 있다. 야외 공간에서는 독일 뮌헨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가 재현된다. 9월의 축제임을 뜻하는 ‘셉템버페스트’로 시민들은 야외에서 가족, 친구, 연인과 맥주잔을 편안히 부딪치며 귀와 눈이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병사 휴대전화와 ‘치맥’/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병사 휴대전화와 ‘치맥’/황수정 논설위원

    이건 배달의 천국에서만 볼 수 있겠다 싶은 풍경이 있다. 돗자리 두어 장쯤 펼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여지없이 음식 배달 스티커가 보이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근린공원 화장실 입구건 벤치 귀퉁이건 숨은그림찾기처럼 ‘총알 배달’ 딱지가 붙어 있다.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데 오토바이 배달원이 사방에 음식 냄새를 피우며 찾아오면, 그대로 근사하게 펼쳐지는 ‘풀밭 위의 식사’. 서울 한강 둔치에 가면 이런 진풍경이 압권이다. 한국의 일상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필수 항목으로 꼽힐 만도 하다. 치킨, 피자, 족발, 짜장면 등 배달 메뉴는 갈수록 다양해진다. 컵라면으로도 성에 차지 않아서 물을 붓고 달걀까지 넣어 제대로 끓여 먹는 ‘종이 냄비 라면’이 따로 있을 정도다. 한국에 처음 왔던 외국인 교사가 “맨 먼저 해보고 싶은 체험”이라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형 배달 문화의 원형은 뭐니 뭐니 해도 ‘치킨’이다. 전화 한 통에 총알 배달이 가능하지 않았다면 튀김 통닭이 국민간식이 됐을지 의문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다시피 한 치킨집이 우리의 간식 취향을 바꿔 놓는 환경은 수치로 확인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2017년 기준)를 보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388개. 커피 브랜드 305개보다 훨씬 많으니 가히 ‘치킨 공화국’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국내 전체 배달 매출의 90% 이상을 치킨이 차지하고 있다. 실업에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갈수록 마땅치 않은 현실이니 지금은 2년 전보다 더 많은 치킨 브랜드가 난립한다고 봐야 하겠다. 우리의 ‘치맥’(치킨+맥주) 소비 패턴은 마침내 법을 바꾸는 위력까지 발휘했다. 지난달 개정된 주세법은 페트병에 생맥주를 담아 배달해도 되도록 허용했다. 그러자 “치맥의 생맥주 배달이 지금까지 불법인 줄 모르고 먹었다”는 뒷말들이 쏟아졌다. 법이 현실을 한참 따라가지 못한 뒷북 사례였다. 현역 해군 병사들이 치맥 술판을 벌였다. 탄약고 경계병들이 야간 근무를 하다가 개인 휴대전화로 생맥주 1만㏄와 치킨을 배달시켜 먹었다는 것이다. 군 기강 해이가 떠들썩하게 도마에 올랐다. 초소마저 비웠다니 무개념 병사들은 크게 혼이 나야 한다. 그럼에도 엄마의 마음으로 굳이 그들을 위한 변명 한 줄. 휴대전화 한 통이면 맛볼 수 있는 치맥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것이 화근이다. 근무 중인 초병의 손에 누가 어쩌자고 휴대전화를 쥐여 주고 있는가. 책임은 아들들만의 몫인가. 아들을 군대 보낸 엄마들은 잠이 안 온다. 이쯤 되면 장병들에게 휴대전화를 허용하는 국방 정책의 구멍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치맥은 죄가 없다. sjh@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술의 천국’ 칭다오서 맥주 백 배 즐기기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술의 천국’ 칭다오서 맥주 백 배 즐기기

    장마가 끝나고 찌는 듯한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머리 위에 이고 길을 걷다 보면 목구멍이 얼얼할 정도로 차가운 맥주 한잔이 간절해지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모든 걸 내려놓고 실컷 맥주만 마실 수 있는 곳 어디 없을까요?●여름밤 한 달간 즐기는 칭다오 맥주 축제 지난달 26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황다오에서 열린 ‘칭다오맥주축제’는 멀지 않은 곳에 실재하는 한여름 맥주 천국이었습니다. 이 축제는 우리에게 중국식 양꼬치 구이와 함께 마시는 맥주로 친숙한 칭따오맥주를 생산하는 중국 정부 소유의 칭다오맥주유한공사가 주관하는 이벤트인데요. 국가적 행사답게 개막식이 열렸던 이날 밤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셀 수조차 없는 수많은 인파가 중국 전역에서 몰려들어 여름밤 맥주를 즐기더군요. 산둥성 정부는 매해 여름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이 맥주 축제만을 위해 24만평이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땅을 맥주 테마파크로 만들었는데, 이 공간이 순식간에 채워질 정도로 중국인들의 맥주 사랑은 뜨거웠습니다. 칭따오맥주 관계자는 “지난해 640만명이 방문했고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하네요. 축제에는 칭따오맥주를 비롯해 유럽 맥주 브랜드 등 모두 18개의 거대한 부스가 있습니다. 올해 처음 참여한 한국의 ‘제주맥주’ 부스도 눈에 띄더군요. 여기서 집중적으로 맛봐야 할 맥주를 하나 꼽는다면 칭따오맥주의 ‘오리지널 레시피’로 만든 오거타 맥주입니다. 이는 독일이 칭다오 지역을 점령하고 처음 맥주 공장을 설립했던 1903년 당시의 브루마스터(수석양조사) ‘한스 오거타’라는 인물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독일인들의 취향에 따라 칭따오맥주의 현재 버전보다 홉의 쌉쌀함이 훨씬 강조된 맛이 특징입니다. 맥주 원료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이 홉인데 이 홉이 더 들어갔으니 프리미엄 맥주라고 보면 되겠죠. 한국에는 높은 가격 때문에 단가가 맞지 않아 수입이 되지 않으니 칭다오에 갔다면 실컷 마시고 오기를 추천합니다.●맥주 박물관서 맛보는 효모 100% 원주 축제 현장에서 벗어나 시내로 들어갔다면 ‘칭따오맥주박물관’부터 찾아야 합니다. 맥주 공장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이 박물관은 원래 양조장이었던 공간을 전시관으로 꾸며 사람들에게 오픈한 곳인데요. 옛 시설을 그대로 보관해 과거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원료는 무엇인지를 칭따오맥주의 역사와 함께 제대로 알 수 있는 곳입니다. 박물관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효모가 100% 살아 있는 칭따오맥주의 원주를 시음하는 일입니다. 보통 대량 생산 맥주는 1년 유통기한 내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효모를 모두 제거합니다. 그래서 24시간이 지나면 상해 버리는, 효모를 거르지 않은 맥주를 마신다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지요. 시음하며 이 맥주가 마음에 들었다면 1층 펍에서 ‘원장맥주’를 주문해 역시 배가 터질 때까지 마셔 보세요. “맥주는 굴뚝 아래서 마시는 게 가장 맛있다”는 독일 속담이 왜 생겼는지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신선한 바지락찜과 시원한 맥주의 만남 시내 구경을 하다가 신선한 맥주가 마시고 싶다면 칭따오맥주가 직영하는 펍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에서 대용량 생맥주를 주문하면 무려 4리터가 들어가는 맥주잔에 맥주가 가득 담겨 나옵니다. 평소 좋아하는 인디아페일에일(IPA)을 시켜서 쭉 들이켜니 “역시 대륙의 클래스는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한국에선 시범 판매 중인 칭다오의 IPA는 영국 레시피의 영향을 받아 홉과 몰트의 조화로운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치맥’이 있다면 칭다오엔 ‘바맥’(바지락찜+맥주)이 있습니다. 해안가인 칭다오시 식당 곳곳엔 해산물을 이용한 맛있는 음식이 넘쳐났는데,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바지락찜을 가득 담은 큰 볼을 앞에 두고 맥주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신선한 바지락찜의 맛은 단순하지만 한번 바지락을 까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어 수북이 쌓인 바지락을 해치워 버리는 건 어렵지 않더군요. 다만 일행과 함께 “바지락은 살 안 찐다”는 말을 반복하며 신나게 맥주를 마셨더니 맥주를 더 많이 마시게 되는 부작용은 있었습니다. 글·사진 칭다오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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