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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조용한 전파’ 우려, 긴장의 고삐 늦추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훈’ 잊지 말아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27명에 그쳤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대로 떨어진 것은 2월 20일 이후 50일 만이다. 대구에서는 52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환자가 0명을 기록했다. 전세계 확진자가 16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10만명에 가까운 악몽같은 현실이 펼쳐지즌 중에 한국서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코로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큰 성과지만, 병원 감염이나 유흥업소 직원과 손님들의 확진, 학원 등에서의 소규모 집단감염, 해외 유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확진이 끊이지 않고 있어 아직 ‘변곡� ?�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우리는 대구·경북을 고통스럽게 한 신천지 사태의 아픔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흘째 확진자가 없던 시점인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확진자 5일째 ‘제로’이던 2월 18일 31번 환자가 나타났고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드러났다. 감염병인 코로나19에 대해선 그 누구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늘 새겨야 한다. 우려스런 것은 최근 유흥업소나 소규모 주점을 찾는 청년층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부지불식간에 ‘코로나 불감증’이 확산되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미약한 젊은이들이 감염 사실도 모른 채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해외 사례에서 보듯 젊은층의 감염환자들이 갑작스레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호평하고 벤치마킹하자는 보도도 심심치 않다. 대규모 진단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발병을 억제한 게 해외에서 모범사례로 잇달아 소개되면서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고 있지만, 그래선 안된다. 한국의 방역 역량이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아직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데 ‘코로나 승전국’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지금은 ‘장기전’에 대비해 전열을 재정비할 때이다. 무엇보다 다음주에는 부활절과 4·15총선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평소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2차 대량감염에 대한 우려로 날밤을 새고 있다. 방역인력과 의료진의 피로누적도 심각하고, 병원감염으로 의료진의 감염도 200명을 넘어섰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사각지대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량감염이라는 인식으로, 시민들은 방역에 협조하고, 정부는 탄탄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
  • 성남시 인도네시아서 귀국한 40대 여성 확진

    인도네시아에서 입국한 성남의 4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성남시는 분당구 구미동 까치마을에 거주하는 A씨(43·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인도네시아에서 지난달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따라서 성남시의 해외 입국 확진자는 24명으로 늘었다. A씨는 지난 1일 처음 목이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났고, 6일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해서 검사한 결과 7일 양성 판정이 나왔다. A씨는 확진 판정후 성남시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열린세상] 환경영향평가에 정보기술 도입 적극 고려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환경영향평가에 정보기술 도입 적극 고려해야/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21세기에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인구는 유례없는 증가를 거듭해 온 결과 2020년 2월 집계로 약 78억 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과밀한 인구로 다른 국가에 비해 환경오염 문제가 정부정책에서 더 높은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오염 문제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1969년에 국가환경정책법(NEPA) 제102조에 환경영향평가제도 근거조항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1977년 ‘환경보전법’에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 실시한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2013년 926건에 불과했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건수는 불과 5년 후인 2018년에는 5758건으로 무려 6배 이상 폭증했다.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평균 보완율도 2013년 71.3%에서 2018년 90.9%로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증가 속도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당할 검토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모색돼 왔다. 2019년에 유재진·이상윤이 행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드론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의 적용가능성 검토 기초연구’는 환경영향평가에서 4차 산업혁명의 과실인 드론과 BIM의 높은 활용 가능성을 파일럿 연구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특히 BIM에 관해 잠깐 살펴보면 1990년대 초반까지 수작업으로 제작되던 설계도면이 디지털 도면으로 작성되기 시작했고 이를 근거로 BIM이라고 불리는 3차원 도면설계가 가능해졌다. BIM은 기술적 성숙도에 따라 단순 CAD 모델을 다루는 레벨 0~3까지로 세분화되고 있다. 다시 그들의 연구 결과로 돌아와 보면 드론과 BIM은 소음과 진동, 일조장해 같은 생활환경 분야에서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고 대기환경 분야(대기질, 악취, 온실가스)나 자연생태환경 분야(동식물상, 자연환경 자산)에서도 경험적 연구가 축적되면 그 적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포함)뿐만 아니라 사업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영향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되는 사후 환경영향조사에서도 드론과 BIM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015년도 국정감사 보고서를 보면 협의 내용 미이행률이 10% 정도에 머물렀으나 2019년도 원주지방환경청이 집계한 미이행률은 무려 2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보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특히 BIM의 적용 가능성을 높일 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모든 환경 관련 자료들의 디지털화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빅데이터로 불리는데 아날로그 자료에 비하면 그 규모가 방대하고 생성주기도 짧으며 형태도 수치 데이터뿐만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까지 포함한다. 필자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원장으로 재직했던 국책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1977년부터 지금까지 수행한 방대한 양의 환경영향평가보고서가 아날로그 상태로 원내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한시라도 빨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화로의 전환 작업을 서둘러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정해 주어야 한다. 1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의 디지털화 작업은 환경영향평가산업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이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민간 부문의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정책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며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동시에 선제적 예산 배정을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여성 공교육의 탄생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여성 공교육의 탄생

    부테 드 몽벨은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화가, 디자이너, 삽화가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 그의 아버지도 화가이자 삽화가로 유명했던 사람이다. 파리 남쪽의 유서 깊은 마을 느무르에 화실을 갖고 있어서 가족이 그곳에 종종 머물렀다. 부테 드 몽벨의 그림에는 어릴 때부터 친숙한 장소인 느무르가 종종 등장한다.이른 봄 기숙학생들이 산책을 나왔다. 모자부터 구두까지 검정 일색인 소녀들이 키순으로 열을 지어 걸어간다. 앞쪽 소녀들은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맨 뒷줄의 두 소녀만 긴 치마를 입었다. 짧은 치마를 입기에는 거북한 나이가 된 소녀들이다. 그 뒤에는 특이한 모양의 흰 모자를 쓴 수녀가 따라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16세기에 수녀원이 여성 교육에 뛰어든 이래 20세기 초까지도 많은 여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수녀원이 운영하는 기숙학교는 흔히 고아원을 겸했다. 이 느무르의 기숙학교도 그런 곳이었다. 고아 중 일부는 상급생이 되면 하급생을 가르치는 조교 일을 하다가 사회로 나갔다. 사회는 그런 여성들을 반 하인인 가정교사로 흡수했다. 이 그림에서 긴 치마를 입은 두 소녀가 그런 상급생들이다. 1882년 제정된 쥘 페리 법은 세계 여러 나라의 모델이 된 공교육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무상교육, 의무교육, 종교와 분리된 교육이라는 세 원칙이 그것이다. 이 중 무상교육과 의무교육은 재원 마련이 문제였지 이념적으로는 별 토를 달지 않고 받아들여졌다. 가장 실행이 어려웠던 것은 종교와 교육의 분리였다. 특히 여학교에서는 종교의 입김이 너무 강했다. 수녀원이 운영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공화파 정치가들은 “프랑스는 수도원이 아니다. 여성들은 수녀가 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라고 목청을 높였지만 소용없었다. 1905년 프랑스 정부는 가톨릭의 반발, 교황청과의 마찰을 무릅쓰고 ‘국가·교회 분리법’을 제정했다. 국가와 종교의 분리라는 프랑스 대혁명의 이념을 완수하는 데 한 세기 이상이 걸린 것이다. 이 법으로 수녀원이 운영해 온 여학교들은 문을 닫았고, 종교와 분리된 교육이라는 공교육의 목표에 성큼 다가섰다. 종교계와 보수 인사들은 이 법에 극렬히 반대했다. 프랑스는 거의 두 쪽이 날 지경에 이르렀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서야 국가적 위기 앞에 이념 대결이 중단됐다. 프랑스는 1924년 여학생에게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개방했다. 1969년에는 초등학교에서, 1975년에는 중등학교에서 남녀공학이 의무화됐다. 이로써 남녀가 동등한 조건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미술평론가
  • 군산시 무료 배달 앱 ‘배달의 명수’ 가입자 급증

    수수료가 없고 지역 상품권도 사용 가능한 전북 군산시의 배달 앱 ‘배달의명수’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군산시와 같은 공공 배달 앱 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수많은 지자체가 이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되는 군산시 모델이 상종가를 치는 형국이다. 7일 군산시에 따르면 배달의명수 가입자 수는 전날 기준 3만 1478명으로, 하루 만에 7929명 늘어났다. 이는 영세 소상공인들이 광고료와 수수료 부담이 큰 배달의민족 등 민간 배달 앱 대신 공공 앱으로 눈길을 돌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달의명수의 인기를 증명하듯 최근 군산시의 관련 앱 접속 지연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광고료와 수수료를 절감한 배달의명수에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사업주와 시민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배달의 명수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군산시에 도움을 청해온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명수는 민간기업의 음식 배달 앱과 달리 가맹점들이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 군산시는 업소당 월평균 25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고 본다. 소비자들도 민간의 배달 앱에서는 받아주지 않는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8%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LPGA투어, 당장 수입 끊긴 선수에게 상금 ‘가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코로나19로 대회가 잇따라 중단되는 바람에 수입이 끊긴 일부 선수들에게 대회 상금을 ‘가불’해 주기로 했다. 최근 남자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발표한 ‘보너스 선지급’이라는 묘안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상당수의 LPGA 투어 회원 선수가 상금 선지급을 받겠냐는 연락을 LPGA 투어로부터 받았다. LPGA 투어는 지난 2월 16일 호주여자오픈을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앞서 남자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지난달 29일 “페덱스컵 랭킹에 따라 선수들에게 최대 10만 달러의 상금을 선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즌 말 3개 플레이오프 대회를 모두 마치고 결정되는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지급될 보너스를 최대 10만 달러까지 미리 지급한 뒤 투어가 재개된 뒤 받게 될 상금액에서 당겨쓴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LPGA 투어는 기준과 금액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선지급 금액은 선수의 예상 상금액에 따라 달라지므로 하위 랭커나 2부인 시메트라 투어 선수는 가불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완 LPGA 투어 커미셔너는 “안타깝지만 우리는 PGA 투어만큼 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필요한 만큼 도와주지 못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번 조치가 선수들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액수가 적든 많든 선수 보호를 위한 미국 남녀투어의 움직임이 눈물겹지만 국내 사정은 다르다. 이날 치러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기총회 안건에는 관련 자구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KLPGA 투어는 4월 초 국내 개막전을 포함해 5월 둘째 주까지 예정됐던 6개 대회가 모두 취소됐다. 상대적으로 살림살이가 옹색한 남자(KPGA) 투어도 5월 말까지 4개 대회가 연기 또는 취소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타벅스와 맞짱 뜨던 루이싱커피가 추락한 이유는

    스타벅스와 맞짱 뜨던 루이싱커피가 추락한 이유는

    ‘미국 스타벅스 대항마로 나선 중국 커피체인’ 글로벌 커피체인 스타벅스에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진 중국 토종 커피체인점 ‘루이싱(瑞幸·Luckin)커피’ 앞에 붙는 ‘비까번쩍’ 수식어이다. 이에 힘입어 세계 경제의 중심 미국 뉴욕에서 세계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거액의 투자자금을 끌어모아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루이싱커피가 회계부정 사건에 발목이 잡혀 끝 모를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루이싱커피는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회계 부정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루이싱커피는 2일 내부 조사를 통해 지난해 매출액 중 22억 위안(약 3800억원)이 부풀려졌다고 털어놨다. 허위 매출은 2∼4분기 류젠(劉劍)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일부 직원들의 주도로 가장 거래를 만드는 방법으로 매출 부풀리기가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루이싱커피 측은 일부 원가와 비용도 허위 거래로 크게 부풀려졌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이싱커피 측은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나온 세 차례의 분기 실적 발표 내용도 모두 무효화하고 실제 회계 상황을 반영한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부풀려진 매출은 루이싱커피의 연간 매출 규모에 비춰볼 때 상당히 큰 규모다. 루이싱커피가 앞서 공개한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29억 2900억 위안이다. 2019년 사업보고서를 기다리던 세계 투자자들은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루이싱커피 주가는 이날 나스닥에서 개장부터 회계부정 같은 소식이 나돌며 무려 80% 이상 곤두박질쳤으나 장이 끝날 무렵 반발 매수세가 들어오며 전날(26.2달러)보다 75.6%나 폭락한 6.4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새 시가총액 49억 7000만 달러(약 6조 1000억원)가 사라진 것이다.2017년 10월 중국 베이징 인허(銀河)소호(SOHO)지구에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커피시장에 얼굴을 내민 루이싱커피는 가성비가 높은 데다 발빠른 배달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통해 급속히 성장해 왔다. 특히 핵심 경쟁력은 이미 성공한 글로벌 4개 기업의 요인들을 벤치마킹해 자신만의 경영방식으로 탈바꿈시킨 덕분이다. 루이싱커피의 1차 카피모델은 스타벅스다. 커피 본연의 경쟁력을 갖춘 스타벅스를 지향한 것이다. 두번째 벤치마킹은 세븐일레븐이다.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는 편리성을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 내 점포망을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올해 안에는 중국 내에서만 3600여개 매장을 열어 스타벅스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완전 회원제 중심의 판매모델인 미국 유통업체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해 회원 수를 급격하게 늘려 충성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아마존의 온라인 사업모델을 이식해 길게 줄을 서서 커피를 받고 계산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휴대폰으로 계산하고 배달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시스템 구동을 위해 루이싱커피는 정보기술(IT)인력만 1000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싱커피의 파상적인 사업 확장은 스타벅스도 긴장하게 했다. 루이싱커피의 공세 속에서 매장 중심 운영 원칙을 고수하던 스타벅스는 중국 시장에서 배달 영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런 역동적인 성장을 보인 루이싱커피는 2018년 중반부터 중국 안팎에서 대형 투자를 유치하면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사업 전략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5월 17일 60억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세계 스타트업(신생 기업) 가운데 가장 빠른 월가의 진출이다. 창업 2년여 만인 지난해말 현재 체인점은 4507곳에 이른다.그러나 루이싱 커피는 저가 공급과 막대한 신규 점포 건설 및 마케팅 비용 탓에 루이싱커피의 수익성은 떨어졌다. 스타벅스보다 비싼 원두를 쓰는 대신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고 주장하면서 고급 커피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면서 무료쿠폰 및 원플러스 서비스를 남발하며 저가 경쟁을 펼쳤다. 이에 비해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커피를 잔당 27∼30위안에 팔고 있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 모델이 지속하는 한 몸집이 커질수록 ‘출혈’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2018년 루이싱커피는 16억 19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해 9000만잔의 커피를 팔았는데 커피 한 잔을 팔 때마다 오히려 18위안의 손해를 본 셈이다. 회계부정 사건의 여파로 2019년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고, 앞선 1∼3분기 실적 발표 내용이 모두 무효로 되어 작년 손실 규모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회계부정 사건이 루이싱커피를 몰락시키는 직격탄이 됐지만 중국 스타트업 업계에 미만하는 수익성을 도외시한 몸집 부풀리기 전략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최대 공유 자전거 업체이던 오포(ofo) 역시 수익성을 등한시하고 중국 전역에서 몸집 부풀리기에만 골몰하다가 재기 불능 상태에 빠졌다. 중국 전역에서 이 회사에 예치한 보증금을 떼인 이들만 1000만명이 넘는다. 시장의 버블 속에서 손쉽게 대형 투자를 유치해 보조금을 살포하면서 이용자 수를 ‘티핑포인트’(임계점) 이상으로만 불려 놓으면 기업 가치가 급등하는 ‘마법’이 통하던 시절이 중국에서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민주당 부산시의원, 국외연수비 1억6000여만원 반납 ...코로나 극복 재원으로 활용ㅗ

    코로나19 위기 극복 재원마련을 위해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1억6000여만원 상당의 국외연수 예산을 반납한다.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41명은 올해 ‘의원 국외연수 예산’ 1억 6350만원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해외연수비용은 1인당 35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여기에다 해외연수시 6개 상위별마다 각각 2명씩 동행하는 의회직원 비용 (1인당 300여만원)을 합하면 반납액은 2억여원에 달하는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시의회 의원 46명 중 41명이 더불어 민주당 소속이다. 부산시의회는 국외 선진지 우수사례 벤치마킹과 테마연수를 통한 정책개발 등을 위해 비회기 중 상임위원회별 또는 현안별로 팀을 구성해 국외연수를 해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어려운 시 재정여건을 감안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외연수 예산을 반납하여 시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시의회 김삼수 민주당 원내대표는 “반납하는 국외연수 예산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KDI국제정책대학원, 코로나19 대응 글로벌 공조를 위한 화상회의 개최

    KDI국제정책대학원, 코로나19 대응 글로벌 공조를 위한 화상회의 개최

    KDI국제정책대학원(원장 유종일, 이하 KDI대학원)은 지난 16일에 이어 4월 2일과 16일 총 3회에 걸쳐 아태지역, 아프리카 및 중남미 지역의 정책 및 보건담당자 등 200명을 대상으로 세계개발교육네트워크(GDLN)를 통한 코로나19 국제 화상회의를 개최한다. Global Development Learning Network(GDLN)는 세계은행이 2000년 6월부터 시작한 세계 최대 규모의 교육지식정보 네트워크 구축사업으로 화상교육 및 지역 컨퍼런스를 통해 선진국의 지식을 개발도상국에 전수, 공유함으로써 지식격차 해소와 인류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하며, KDI대학원은 2014년부터 GDLN 국제사무국을 맡고 있다. 최근 아시아, 아프리카 및 중남미 지역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이들 국가로부터 한국의 감염병 대응과 방역체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특히,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선별진료소,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시스템, 자가진단앱을 통한 자가격리자 관리, 확진자 동선 역학조사와 감염원 파악 등 과학적인 방역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KDI대학원은 아시아(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네팔), 아프리카(탄자니아, 케냐), 오세아니아(호주), 및 중남미(멕시코) 국가의 GDLN 네트워크와 연결해 감염병 관련 전문가 및 정책담당자와 한국의 감염병 대응 체계를 공유한다. 화상세미나는 광주교육대학 박남기 교수 등 한국 전문가의 한국의 코로나 감염병 대응사례 발표와 세계보건기구(WHO) 비상대응본부 사푸말 다나팔라(Sapumal Dhanapala)박사, 서아프리카지역 에볼라 사태에 참여했던 전염병 전문가인 호주국립대 공중보건연구소 카말리니 로쿠제(Kamalini Lokuge)박사, 前아시아개발은행(ADB) 제이안트 메논(Jayant Menon)박사 등 국외 전문가의 코로나 19 관련 발표 및 토론으로 구성된다. 손 욱 KDI대학원 연구협력처장은 “이번 3회에 걸친 화상세미나를 통해 한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방역체계와 성공적인 대응모델을 공유함으로써, 아태지역, 아프리카 및 중남미 국가에서 한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다른지역에서 추가적인 요청이 오는 경우 지속적으로 화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곁을 바꿔야 세상도 바뀐다 … 엄마들, 집안에 페미니즘 들이다

    곁을 바꿔야 세상도 바뀐다 … 엄마들, 집안에 페미니즘 들이다

    살면서 스스로 ‘여자’라고 인식하며 산 적이 별로 없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회사에서 일할 땐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한 사람’으로서 삶을 계획하며 살았다. 결혼을 하고 좀 달라졌다. 임신과 출산 이후에는 매일같이 ‘여자’라는 성별을 인식할 수밖에 없는 삶이 펼쳐졌다. “아, 나에게 자궁과 젖이 있구나. 내가 여자구나.” 이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답답한 마음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비혼 여성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는 독서 모임에 나갔지만 페미니즘 이슈에서 기혼 여성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을 때 ‘역시 비혼과 비출산이 답’이라는 이야기가 돌아오곤 했다. 애초에 결혼과 출산을 후회하려고 고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 조언이 일종의 벽처럼 느껴졌다. 이성경씨가 2017년 말 기혼 여성들의 언어를 탐구하는 페미니즘 모임 ‘부너미’를 직접 꾸리게 된 계기다.이씨는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을 실천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임의 이름을 한옥의 아궁이에서 발생한 열기가 방바닥으로 들어가게 하는 통로인 ‘부넘이’에서 따왔다. 부넘이는 불을 땔 때 연기가 역류하지 않게 막아 집안에 온기가 돌도록 돕는다. 집안에 페미니즘 이슈를 들여왔을 때 가족 구성원들의 반감 없이 현실적인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논의를 하자는 의미에서 붙인 명칭이다. 누군가는 기혼 여성을 ‘가부장제 부역자’라고 거칠게 비판하지만 부너미 구성원들은 페미니즘이 유별난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다고 강조한다.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면서 느낀 아주 사소한 불편함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페미니즘과 멀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 이슈와 관련한 책을 읽고 기혼 여성 당사자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부너미의 구성원 가운데 김은희·유지은·은주·이성경씨를 만났다. 결혼·출산 후 마주한 성차별 사소한 내 주변의 ‘곁’ 하나라도 바꿔보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인식하게 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은주 결혼 전에는 장애인, 여성, 빈민, 노동자, 이주민 등 소수자의 삶에 연대하는 사회운동을 하면서 페미니스트를 연대하는 여러 정체성 중 하나로 두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혼 후에는 임신과 출산 등 제 주변의 삶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제 삶의 방향과 가치를 설정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삶의 태도가 됐어요. 김은희 결혼 후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 작가의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읽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명명하게 됐어요. 이전부터 소수자, 약자, 여성 이슈에 관심은 많았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은 왠지 어렵고 부담스럽게 느껴졌거든요. ‘페미니스트.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모든 성별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이라는 책 속의 정의를 만나고부터 나를 위해,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에 동참하자 다짐했죠. -페미니즘을 접한 이후 일상에서 마주하게 된 변화가 있나요. 이성경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저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저만의 언어를 갖게 되고 변화의 욕구도 생겼어요.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도 생겼죠. 그러고 나니 집안 분위기도 변하고 남편과 대화하는 내용도 달라졌어요. 단적인 예로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에는 남편이 주말마다 학원에 가는 동안 제가 독박 육아를 했었거든요. 그게 내조라고 생각하고 제가 아이 둘을 돌보는 걸 당연하게 여겼어요. 이젠 저도 주말에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저의 단절된 경력을 보완하기 위해 밖에서 사회적인 활동을 하죠. 부너미가 지향하는 페미니즘은 ‘곁을 바꾸는 페미니즘’이에요. 거창한 이론은 모르더라도 작은 일, 사소한 일 하나만이라도 바꿔 보자는 거죠. 그게 꼭 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될 수도 있고요. 제가 넘어야 할 벽은 저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남성 중심 사회에서 30여 년을 살았으니 저도 인식하지 못하는 남성 중심 사고가 얼마나 많겠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관점이 정말 당연한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는 훈련 중입니다. -결혼한 페미니스트로서 결혼 혹은 가족이라는 제도에서 벗어나는 사고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이나 고충이 있나요. 이성경 결혼 전에는 남편과 ‘한 사람’ 대 ‘한 사람’으로 동등하게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 출산, 육아를 하는 동안 남편은 ‘남자’고 저는 ‘여자’라는 사실이 선명해지더라고요. 제가 집안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남편과의 관계를 평등하게 맞춰 놓아도 양쪽 집안까지 바꾸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1년에 몇 번 못 만나는 가족들이라는 생각에 타협하는 쪽으로 선택할 때가 있어요. 모성 신화를 비판하면서도 엄마 역할을 더 잘하지 못한다고 자책을 하기도 하고요. 결혼 제도 안에서 성차별적인 상황을 깨트리겠다는 건 끊임없이 무너지는 일이에요. 분노했다가 타협했다가 스스로 끊임없이 분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페미니즘은 ‘모순과 혼란의 페미니즘’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도 남편이 저와 함께 페미니즘 책을 읽고 대화를 하는 덕분에 부부간의 성평등 지수가 많이 올라갔어요. 2017년 말부터 활동을 시작한 부너미는 지난해 기혼 여성 10명이 저자로 참여한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를 통해 기혼 여성들이 육아, 경력 단절, 가사 불평등으로부터 겪는 각종 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혼 여성이 결혼 제도 안에서 아내, 엄마, 며느리, 딸 역할을 맡으면서 경험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별난 여자’가 되는 상황 속에서 ‘결혼하고 애 낳은 여자들’에게 페미니즘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적었다.‘가부장제의 부역자’ 편견 넘기 기혼여성이 느끼는 일상의 불편함 고민 -첫 책의 제목은 어떻게 정하게 됐나요. 이성경 부너미 구성원 중에서도 ‘페미니스트’라고 제목 붙이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래도 결국 토론 끝에 제목에 ‘페미니스트’를 넣은 건 일상에서 느낀 불편함, 자신이 경험한 어떤 답답함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사람이야말로 페미니스트라는 걸 알려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김은희 이 책의 제목이 많이 회자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어렵게 생각했어요. 특히 우리나라는 ‘이즘’(ism)이 붙으면 낙인 효과 같은 게 있잖아요. ‘그 생각에 동의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페미니스트까지는 아니야’라며 선 긋기를 하는 게 있는데 이 책에는 기혼 여성들의 평범한 이야기가 담겨 있거든요. 덕분에 입소문이 나서 엄마들끼리 선물하고 그러면서 제목을 다시 언급하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일각에서는 결혼한 페미니스트를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표현으로 일컫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연애·성관계·결혼·출산을 모두 거부하는 ‘4B 운동’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유지은 한국에서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가부장제 부역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가 진짜 페미니스트이고 가짜 페미니스트이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우리가 싸워야 하는 건 가부장제 문화라고 봐요. 우리 안에서 누군가를 가려내기 위한 싸움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4B 운동을 엄청 지지해요. 그런 방식으로 본인들의 힘을 표현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가부장제를 타파하기 위해) 싸우는 분들도 있고 저희 같은 사람도 있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싸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책이 나온 지 약 1년 만에 부너미는 두 번째 책을 통해 좀더 논쟁적인 질문을 던졌다. 오는 4월 발간을 앞둔 책의 제목은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와온)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섹스’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우리 사회에서는 꽤 파격적인 제목이다. 섹스리스, 돌봄·가사 노동과 섹스, 남편의 성폭력, 혼외 섹스와 성매매 등 ‘기울어진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기혼 여성 11명이 직접 썼다.부부 사이의 ‘기울어진 섹스’ 굴욕적 부부관계 만든 섹스 금기 분위기 -기혼 여성의 섹스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성경 전작에서 결혼한 여성이 오롯한 ‘나’로 서기 위한 고민과 실천을 담았다면 이 책에서는 부부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섹스 불평등에 관한 책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다짐한 건 꽤 오래됐어요. 출산 후 맘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얻었는데 거기에서 종종 접했던 섹스에 대한 기혼 여성들의 고민이 큰 충격이었어요. 여성들은 출산 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남편의 섹스 고민까지 떠안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화가 났죠. 일부 남성들이 속 편하게 ‘섹스 거부는 이혼 사유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굴욕적으로 느껴졌어요. ‘남편의 섹스 만족도를 고민하는 여자들만큼 아내의 섹스 만족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남편은 얼마나 될까’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서 이 책을 기획하게 됐죠. 유지은 이번 책에서는 단순히 기혼 여성의 섹스 라이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왜 이렇게 성(性)과 자신의 신체에 무지했는지, 왜 이렇게 섹스에 대해 말하기 힘든지에 대해서도 다뤘어요. 공교육, 사회 분위기, 스스로에 대한 금기 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어요. -책에서 기혼 여성이 섹스를 즐겁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성 불평등 때문이라고 짚으셨는데요. 이성경 책 저자로 참여한 분 중 한 명이 ‘기혼 여성은 섹스로부터 소외된 존재’라고 말씀하셨어요. 여자들이 소외되는 건 결혼하고 출산하고 엄마가 되면 자신의 에너지를 아이를 돌보는 데 쏟는 주체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간혹 여성들이 성욕이 없어서 그 남편들이 가엾게 그려질 때가 있는데 잘못됐다는 거죠. 가정에서 가사나 육아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들여다보면 여성에게 성욕이 없다기보다 그 성욕을 표현할 여건이 안 된다고 보이거든요. 은주 두 번째 책을 쓰면서 남편과 대화를 했는데 부부 사이에서 섹스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가 성차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어릴 적부터 감정을 드러내고 욕구를 정상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지 못한 남성들이 특히 성욕을 공격적으로,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하는 방식으로만 표출하도록 학습화돼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됐어요. 여성에게도 같은 억압이 학습화돼 있고요. 그게 바로 성차별에 기인한 부부간의 섹스 불만족 혹은 섹스로 인한 불화의 원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성경 한국 사회는 성에 보수적인 편이고 여성이 결혼 전에 섹스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어렵잖아요. 결혼 후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 아내, 며느리, 딸 역할에 허덕이느라 섹스는 삶의 우선순위조차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애보랴 일하랴 바쁜 와중에 풀어야 할 불평등 문제가 산적해 있으니 ‘섹스 평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지고요. 여러 명이 정말 큰 용기 내 완성한 책입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화두 삼아 더 평등하고 건강한 섹스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북발 ‘운영제한시설 긴급지원’ 전국 확산될까

    전북도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운영제한 행정명령 시설에 대한 긴급지원’ 시책이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정세균 총리 주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 회의에서 송하진 지사가 소개한 운영제한 행정명령 시설에 대한 긴급지원금 시책이 주목을 받았다. 전북도는 최근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해 ‘운영제한 행정명령 시설에 대한 긴급지원금’ 시책을 도입했다. 전북도는 정부에서 권고한 종교·실내체육·유흥시설 외에 PC방, 학원, 콜센터 등에 대한 운영을 제한하고 이를 지키면 7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대상은 총 1만 3064곳이다. 송 지사는 “긴급지원금은 소득 보전이 아닌 감염 예방을 위한 특별조� 굡窄� “단체장 재량으로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긴급지원금 지급을 실정에 맞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정 총리도 전북의 긴급지원금 지원 사례를 거듭 언급하며 모든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송 지사는 영농기 일손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확보 및 수급관리를 위한 제도개선도 건의해 관계부처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송지사는 이날 영농철을 맞아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 방문비자(F-1)로 입국한 외국인의 일시적 취업 허가, 비전문취업비자(E-9) 외국인의 농업 분야 전환 취업 허가를 요청했다. 송 지사의 건의에 대해 법무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가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이 제한돼 일손 부족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스페인 80세 할머니, 경찰에 치마 속 보여준 이유

    [여기는 남미] 스페인 80세 할머니, 경찰에 치마 속 보여준 이유

    80대 스페인 할머니가 하루 3건의 위법 행위로 경찰에 붙잡혔다. 할머니는 그러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외설적으로 경찰에 항의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5일(현지시간) 나바라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인 나바라의 빌라프랑카 경찰은 특별한 이유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문제의 할머니를 붙잡았다. 현재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생필품이나 의약품 구입, 필수사업장 출근 등 특별한 이유 없이 외출을 하는 건 금지돼 있다.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 없이 길을 활보하던 할머니는 외출금지령을 위반했다. 이게 경찰에 적발된 첫 번째 위법행위다. 경찰은 할머니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소지품을 검사하다가 두 번째 위법 행위를 발견했다. 할머니는 마약을 소지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갖고 있던 마약은 '스피드'라고 불리는 것으로 필로폰보다는 순도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해 주로 주머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계층이 선호하는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할머니는 노란 종이에 싼 스피드를 여럿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경찰이 마약을 하느냐고 묻자 할머니는 "손녀에게 주려고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이 마약소지 혐의로 입건하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버럭 화를 내며 경찰에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는 세 번째 위법행위를 저질렀다. 할머니는 치마를 활짝 들어 속옷만 입은 자신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경찰에 보여줬다. 그러면서 "숨긴 마약이 더 있는지 여기도 한 번 찾아봐라"고 소리쳤다. 할머니에겐 공공장소에서 외설적으로 공권력에 저항한 혐의가 추가됐다. 나바라 경찰 관계자는 "마약을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고개를 숙이는 게 보통이지만 할머니는 달랐다"며 "경찰에 이런 식으로 항의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할머니의 손녀를 불러 마약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문제의 할머니는 1940년생으로 올해 만 80세다. 사진=스페인 나바라 자치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금숙의 만화경] 코로나19 속 일본 출간기념회

    [김금숙의 만화경] 코로나19 속 일본 출간기념회

    “미쳤군, 미쳤어! 당장 취소해.” ‘풀’의 일본 출간을 기념한 강연과 사인회로 일본에 간다고 했더니 우리 가족은 난리가 났다. “지금 도쿄가 제일 위험해. 가지 마.” 나는 조심하겠노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막상 떠나기 전날 밤에는 작업하느라고 잊었던 불안이 몰려왔다. #2월 20일(목) 코로나19 때문인가? 이렇게 한산한 김포공항 국제선을 보기는 처음이다. 오후 6시 35분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나가니 이케다(Women’s Active Museum on War and Peace : WAM의 전 관장), 오카하라(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히로시마 네트워크 사무국장) 고로카라 출판사의 대표 기세, 그리고 ‘풀’을 일어로 번역한 스미에, 이령경씨가 나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다음날 오전 나는 이케다, 오카하라, 스미에와 간다 고서가에 들렀다. 그곳에서 우연찮게 1971년에 발간된 일본만화잡지 ‘가로’를 두 권이나 구했다. 내가 좋아하는 요시히로 다쓰미의 작품이 실려 있었다. 오후 2시, 신주쿠 니시와세다 아바코(AVACO) 빌딩에서 이케다의 사회로 행사가 시작됐고 스미에가 ‘풀’의 일본 출간 동기와 과정을 설명했다. 솔직히 나도 궁금했다. 스미에가 설명한 동기 중 하나를 인용해 본다. “나라나 지역은 달라도 누군가의 폭력에 겁먹지 않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찾은 것은 인류 보편의 것이다.” 사인회가 끝난 후 WAM을 견학했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빈틈없이 가득 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자료들과 꼼꼼한 분류, 치밀한 전시에 놀랐다. 망자의 사진 앞에는 하얀 꽃이 있었다.#2월 22일(토) 오사카 쓰르하시에 도착했을 때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역을 나와 걷는 길에는 한글로 된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코리아타운인가? 행사장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으로 실내가 꽉 찼다. 령경씨가 관부재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재일조선인들과 일본인들이 모였다. 뒤풀이 때 나이 든 일본인 할아버지도 왔다. 그는 당시 차별받던 조선인들을 평생 본인의 회사에 고용해 가족처럼 챙겼다고 한다. 나는 일본인들에게 물었다. “당신들 같은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이 몇 프로나 됩니까?” “아마도 1%?” 잠자리에서 1%라는 숫자가 머릿속을 맴맴 돌았다. #2월 23일(일) 히로시마의 남녀공동참획추진센터에서는 조선학교 고등학생이 사회를 봤다. 위아래 까만 치마저고리를 입었는데 교복이라고 했다. 행사를 마치고 일본의 작은 음식점에 갔다. 사회를 본 학생이 내 옆에 앉았다. 음식을 먹는 중 열띤 토론이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한국인이 일본의 현재 우익화는 절망적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자 일본인 한 명이 무상교육에서 유일하게 일본에서 차별받는 조선학교에 대해 한국에 알려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한국인은 그것을 왜 한국이 지원하느냐, 일본 내의 문제이니 일본에서 먼저 해결해야 한다. 일본인들이 더 집회도 열고 운동도 해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학생의 생각을 물었다. 그녀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이 일본 내에서 사라지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해결될 거라고 대답했다. 꿈이 뭐냐고 물으니까, 조선학교 선생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녀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다음날엔 후쿠야마 시민참획센터에서 강연을 했다. 4일간의 행사에 총 280명이 왔다. 강연하는 동안 단 한 사람도 조는 사람이 없었다. 돌아와서 책꽂이에 꽂힌 ‘풀’을 꺼내 본다. 나라마다 표지, 제목,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국내 한 출판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출판의 경우 현지의 책 버전과 다를 수 있다. 그 나라 시장에 맞게 세일즈 포인트를 정한다. 기대작일 경우 표지와 제목 등에 더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풀’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이옥선들’처럼 굳세게 살아남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다음날부터 기침이 나고 목이 아팠다. 팔다리도 쑤셨다. 코로나19는 아니었다.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마쳤다. 나는 다시 붓을 든다.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 日 육사 출신으로 조국 독립 위해 헌신한 ‘전설적인 항일 영웅’

    日 육사 출신으로 조국 독립 위해 헌신한 ‘전설적인 항일 영웅’

    김경천은 김좌진, 홍범도를 뛰어넘는 전설적인 항일 영웅이다. 백마를 타고 일본군을 무찔렀고 ‘진짜 김일성 장군’으로 불리기도 했다. 독립운동가 나경석은 “조선의 유지 청년이 노령에 수천수만이 출입하였으나 김 장군같이 위대한 공적을 성취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김경천은 백범일지에 버금가는 ‘경천아일록’(擎天兒日錄)이라는 친필 수기를 남겼다. 늦게서야 발견된 수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시영이 보고 싶다. 신동천이 보고 싶다. 신용걸이 보고 싶다. 안무가 보고 싶다.…” 독립군 전우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김경천은 1888년 6월 5일 함남 북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김정우는 구한말 군기창장 등으로 일한 고위인사였다. 1900년 10월 김경천 가족은 서울 사직동으로 이사했고 김경천은 1904년 일본 유학 길에 올랐다. 그의 진로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서점 주인이 건네준 책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었다.1905년 9월 김경천은 도쿄 육군유년학교 예과 학년에 입학했다. 650명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예과를 마치고 일본육군사관학교에 23기생으로 들어가 1911년 일본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육사 재학 중에 나라는 일본으로 넘어갔고 김경천은 엄청난 심적 갈등을 겪었다. 김경천은 그래도 실력 양성을 위해 기병학교까지 마친 뒤 1919년 2월 귀국했다. 2·8 독립선언이 선포되던 때였다. 귀국하자마자 3·1운동이 일어났고 시위 현장을 보면서 김경천은 피눈물을 금할 수 없었다. “자동차에 우리 청년 4~5명이 실려 있다. 모두 죄수복을 입었다. 그 근방에 나이가 40가량 되는 부인이… 그 뚫어지고 더러워진 치마로 얼굴을 가리고 통곡하는 것이 보인다. 아, 나도 가슴이 막히면서 두 눈에 눈물이 흐른다.”●함남 북청서 태어나 서울 사직동 이주 김경천은 더는 일본 군인으로 살 수 없었다. 일본 육사 후배 이응준, 지대형(지청천)과 함께 서간도로 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응준은 중간에서 길을 달리했다. 김경천은 1919년 6월 6일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수원으로 내려가 기차를 타고 신의주로 간 뒤 압록강을 건넜다. 일본 육사 출신 군인이 망명하자 일제는 충격에 빠져 현상금 5만엔을 내걸었다. 부인 유정화를 체포해 고문했지만 부인은 남편의 행방을 발설하지 않았다. 김경천은 일단 중국 안동에서 활동하던 대한독립청년단에 가입했다. 그러나 활동이 어려워지자 하루 20㎞ 넘게 보름 동안 걸어 봉천성 유하현 신흥무관학교에 도착, 교관으로 일했다. 그곳에는 대한제국 육군무관학교 출신인 신팔균도 있었다. 경천(擎天) 김광서, 동천(東天) 신팔균, 청천(靑天) 지석규 세 사람은 남만주 삼천(三天)이라 불렸다. 1919년 9월 중순 김경천은 길림 서간도 군정서에서 무기구입 위원으로 선정돼 연해주로 출발, 이듬해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달 12일 소비에트 적군과 한인 빨치산부대가 아무르강 하구 니콜라옙스크의 일본군을 전멸시킨 전투가 있었다. 일본 시베리아 주둔군은 보복으로 4월 4일 연해주 신한촌을 공격, 한국인 빨치산과 민간인 5000여명을 학살한 ‘4월 참변’을 일으켰다. 독립운동가 최재형도 이때 살해됐다. 김경천은 간신히 피신했다가 한인 빨치산 근거지인 내수청 대우지미로 이동했다. 당시 간도나 연해주에는 중국 마적이 날뛰었다. 마적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민가를 습격해 재물을 빼앗고 사람을 납치했다. 일제는 마적단에 무기를 대주고 한인들을 괴롭히도록 했다. 김경천은 마적을 일본군과 동일시하고 대우지미에서 마적토벌대를 만들어 토벌에 나섰다. 4월 8일 마적 380여명이 침입하자 김경천의 토벌대 45명은 소비에트 적군 600명과 연합해 360여명을 몰살시켰다. 이어 창해청년단을 조직, 총지휘관을 맡아 1920년 5월 다우지미 전투에서 마적 300여명 중 60명만 살려 보냈다. 1921년 1월 김경천은 블라디보스토크 임시정부 격인 대한국민의회에 참석하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김경천은 “독립을 하자는데 너무도 희생이 없다. 너무도 정치에만 눈이 팔리고 실천력이 적다. 너무도 자칭 영웅이 많다. 너무도 당파가 많다”고 한탄했다. 군인인 그에게는 오직 무장투쟁만이 독립의 길이었고 자리다툼만 하는 임정은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1921년 4월 트레치푸진에서 혈성단 강국모의 요청으로 한인 빨치산부대 사령관이 됐다. 더불어 ‘수청의병대’를 조직했다. 각지에서 모인 한인 빨치산 병력이 800여명이었고 소총과 군마로 무장했다. 김경천은 트레치푸진에 설립된 사관학교 교장도 맡아 사관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시베리아 내전서 가장 위대한 ‘이만 전투’ 그해 8월 수청의병대는 연해주에 있는 러시아 적군(赤軍·혁명군)과 연합했다. 일본군은 러시아 백군(白軍·반혁명군)과 연합해 의병대와 적군을 공격했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혁명 이후 극동 지역이 혼돈에 빠지자 시베리아를 차지할 기회라고 판단해 17만여 병력을 배치했다. 1921년 11월 수청의병대와 적군은 일본군과 백군에 포위돼 퇴각했고 카르톤 마을에서 적군 대대장이 항복하고 말았다. 이듬해 1월 김경천은 적군 패잔병과 의병대의 혼성 부대를 이끌고 이만(달레네친스크) 지역의 백군을 공격했다. 200여명의 혼성부대는 700여명의 백군과 6시간 동안 전투를 벌인 끝에 이만을 정복했다. 이 전투는 시베리아 내전에서 가장 위대한 전투라는 극찬을 받는다. 김경천은 그때의 상황에 대해 “(군사들이 지나가는) 발자국마다 피가 고이었다”고 썼다. 1922년 여름 이후 김경천은 무관학교를 설립하고 러시아 육사에서 교관을 초청해 급여를 주며 교육시켰다. 김경천의 목표는 조국의 독립이었다. 러시아 땅에서 독립운동을 펼쳤기에 러시아인들과 협력했고 적군의 도움을 받아 한반도로 진공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패퇴를 거듭하던 일본군이 시베리아에서 철수하자 러시아는 빨치산부대도 해산하라고 명령했다. 김경천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었다. 김경천은 이후 1932년부터는 하바롭스크 합동국가보안국 통역으로 일했고 블라디보스토크 고려사범대에서 군사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1935년 무렵 스탈린의 강압정치가 한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김경천은 간첩죄로 체포돼 1936년 9월 3년형을 받았다. 1939년 2월 일단 석방됐다. 그 사이 가족은 카자흐스탄 카라간다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재회도 잠시 그해 12월 간첩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시베리아로 보내졌다. 김경천은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이런 점이 이유가 됐을 것이다.●광복 못 보고 유배지서 심장질환 사망 김경천은 2년 동안 철도 건설 노역에 동원됐다가 1942년 1월 2일 소련의 북동쪽 끝 코미자치공화국으로 유배돼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스탈린이 죽은 뒤 김경천은 무죄 선고를 받았고 사후 복권됐다. 김경천은 수용소 근처에 집단으로 묻혀 별도의 묘소가 없다. 김경천은 2남 4녀를 두었다. 아내와 자식들은 밀항선을 타고 연해주로 가 같이 살았지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강제 이주는 더욱더 큰 고난을 주었다. 가족들은 국영농장에서 힘든 노동에 동원됐고 인민의 적으로 박해를 받았다. 후손들은 현재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1998년 정부는 김경천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고 막내아들 김기범(1932년생)씨와 막내딸 김지희(1928년생)씨는 정부의 초청으로 아버지 사후 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했다. 2015년 8월 정부는 모스크바에 사는 의학박사인 김경천의 손녀 옐레나 필랸스카야 등 후손 7명의 특별귀화를 허가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최경자 의원, 의정부 몽실학교 설치·운영 조례 제정

    최경자 의원, 의정부 몽실학교 설치·운영 조례 제정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회 최경자(더불어민주당·의정부1)의원은 2016년 9월 의정부에 최초로 개소한 몽실학교의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전국 최초로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 설치 운영 조례’ 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 중에 있다고 23일 밝혔다. ‘꿈을 실현하는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몽실학교는 학생자치배움터이자 학생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소년 주도 프로젝트, 학교 교육과정 연계 교육과정, 마을 협력 학교 밖 배움터 운영을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함께 미래의 꿈을 이루어가는 배움터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015년 2월 북부청사를 신축·이전하면서 구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하던 중 몽실학교를 기획해 시설 리모델링을 거쳐 2016년 9월에 개관했다. 지난 3년 간 연인원 5만여명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의정부 몽실학교를 벤치마킹해 고양, 김포, 성남, 안성 등 네 곳에서 몽실학교를 개소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21년 용인, 양평에서 추가로 몽실학교를 개소할 예정이다. 제정 조례안은 경기도교육청 및 학교 내 유휴 시설을 활용하여 몽실학교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학생들로 구성된 몽실학교 학생자치회에서 자치조직 운영 및 교육활동 전반에 관한 내용을 심의하도록 함으로써, 몽실학교가 명실상부 학생이 중심되는 자치배움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최경자 의원은 “2018년 10월 ‘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 확대 및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하여 몽실학교를 지역별로 확대하여 교육 거점화 공간을 마련하고 마을교육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였으며, 2018년, 2019년 경기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몽실학교 확대와 내실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했다”며 “본 조례안은 몽실학교의 발전 방향을 위해 학생·마을교사·관계 공무원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함께 노력해 온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몽실학교는 전국의 교육기관, 지자체 등에서 끊임없이 벤치마킹에 나서는 성공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본 조례로 몽실학교 설치 및 운영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생 자치활동 지원 근거를 마련해 후발주자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노원구, 에코센터 밥상학교 등 유아부터 노인까지 참여 기획강좌 마련

    서울 노원구, 에코센터 밥상학교 등 유아부터 노인까지 참여 기획강좌 마련

    서울 노원구가 노원에코센터에서 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주민이 참여하는 기획 강좌를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강좌는 ‘정원에서 즐기는 밥상학교’(노인), ‘사계절 정원놀이터’(초등학생), ‘열두 달 산새 밥상’(유아·보호자 가족), ‘천연염색교실’(성인) 등 모두 4개다. 먼저 ‘정원에서 즐기는 밥상학교’다. 제철재료로 냉이 콩탕, 나물 전병, 연잎밥, 허브샌드위치 등 음식을 만들고 텃밭 가꾸기, 밭 만들기, 씨 뿌리고 모종 심기 등 이론 수업도 병행한다. 4월~11월 목요일 오후 3~5시 총 13회로 진행한다. 대상은 텃밭활동이 가능한 60세 이상 주민 20명으로 참가비는 6만원이다. 준비물은 모자, 목장갑, 앞치마 등 편한 복장이다. 다음은 ‘사계절 정원놀이터’다. 초등학교 20명 대상의 정원놀이터는 4월~7월 월2회 목요일 오후 3~5시 총 8강으로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텃밭채소심기 ▲곤충호텔만들기 ▲생태모방기술 ▲푸드 만들기 ▲자연염색 ▲물의 소중함 ▲야간곤충탐사 등으로 참가비는 1만원이다. 열두 달 산새 밥상은 3~7세 유아와 보호자 10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4월 17일 삼짇날부터 12월 18일 동지까지 절기마다 11시 30분~13시 총 8회로 체험과 놀이로 진행된다. 음식 체험은 ▲진달래 화전만들기 ▲이팝강정만들기 ▲송편빚기 ▲팥죽만들기 등이다. 놀이는 절기에 맞춰 ▲물맞이 ▲강강술래 ▲연 만들기 등을 한다. 참가비는 가족당 3만원으로 준비물은 수저, 돗자리, 앞치마, 여벌 옷 등이다. 마지막은 천연염색교실이다. ‘자연의 색을 담다’라는 주제로 ▲염색의 기초 ▲염료식물 ▲염료식물 모종 심기 ▲염색 방법 등을 알려준다. 양파껍질, 홍화, 생쪽, 발효쪽물, 황토, 유칼립투스 등으로 실크스카프와 홑 이불감, 전통 옷감 등을 직접 염색하는 실습도 병행한다. 4월~11월 월1회 수요일 10~12시 총 8강으로 진행한다. 대상은 성인 12명으로 참가비는 재료비 포함 14만원이다. 이들 강좌의 접수는 이달 25일 노원에코센터 홈페이지와 전화로 선착순으로 한다. 교육장소는 노원에코센터와 센터 앞 모두의 정원 등이다. 한편 지난 2012년 건립된 ‘노원에코(Eco)센터’는 매년 2만 2000명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열, 태양광, 태양열을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에코센터에서 아동에서부터 노인까지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강좌를 준비했다”며 “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환경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드라이브 스루? 이번엔 인큐베이터 구조다 ‘글로브-월’

    드라이브 스루? 이번엔 인큐베이터 구조다 ‘글로브-월’

    환자-의료진 분리돼 감염 위험 최소화레벨D 방호복 없이도 검사 가능 보라매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글로브-월(Glove-Wall)’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지난달 10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글로브-월’ 검체 채취실은 유리벽으로 된 상자에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영아를 돌보는 인큐베이터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글로브-월’ 검체 채취실에서는 의심환자가 투명한 아크릴 벽 밖에 있으면 의료진이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손을 뻗어 상기도와 하기도에서 검체를 채취한다. 의료진이 의심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으므로 레벨D 방호복을 입지 않아도 무방하다. 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중인 김민정 간호사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레벨D 방호복을 장시간 착용해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체력소모가 심했다”며 “글로브-월 시스템 설치로 비닐 가운과 N95마스크 등 필수적인 보호구만 착용하면 검체를 채취할 수 있어 간편하고 피로도 덜하며, 방호복 착용으로 인해 검사가 지연되는 상황도 크게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브-월’ 시스템은 서울시 산하병원 및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도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으며, 의료진과 환자의 감염 우려는 줄고 보호장비 절감, 검사시간 단축 등의 효과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검사 시스템은 태릉선수촌에 설치된 서울시 생활 치료센터에도 추가로 도입돼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라매병원 김병관 원장은 “보라매병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과 마주해,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코로나19의 종식에 기여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치마 입은 여성 불법 촬영한 군인, 징역 8개월 선고

    치마 입은 여성 불법 촬영한 군인, 징역 8개월 선고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인이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고등군사법원 제2부(재판장 김상환 대령)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A 상병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상병은 지난 2016년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휴대전화에 설치된 무음 카메라 앱을 이용해 교복을 입은 여성의 다리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후 2017년 11월까지 지하철과 강남 모 학원 강의실 등에서 6회에 걸쳐 치마를 입은 여성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음란 합성 사진 제작자에게 지인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제공해 17차례에 걸쳐 제작을 의뢰하는 등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인인 피해자들의 실제 얼굴 사진을 포르노 사진과 합성하는 방법으로 음화제조를 교사했고 피해자들의 실명, 개인 휴대 전화번호, 사는 지역, 학교, 학과, 나이 등 구체적인 신상정보를 함께 보내 음화에 삽입되게 했다”며 “이는 온라인이라는 특수성을 기반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피해자에게 무한대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형사 처벌의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해 보이는 점, 피고인이 촬영한 사진이 고도의 성적 욕망 내지는 수치심을 유발하게 할 정도로 과하지는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투명성·시민의식·드라이브스루 “한국을 배워라”

    투명성·시민의식·드라이브스루 “한국을 배워라”

    외국인들 ‘확진자 동선’ 알려주는 ‘투명성 호평’도시봉쇄 없이 코로나19 통제 “시민의식 높아”백악관도 궁금해하는 드라이브스루 이동진료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한국이지만, 외국인들은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핵심은 투명성 확보와 높은 시민의식, 그리고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와 같은 혁신 방역 등이다. 버즈피드는 12일(현지시간) 한국에 거주 중인 영국인 엘리스 에반스(26)를 통해 같은 취지의 보도를 했다. 에반스는 투명성을 한국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확진자수, 감염 의심자 수, 사망자 수와 함께 이들이 그간 어떻게 움직였는지 정보를 준다”며 “말 그대로 ‘이 근처에 있는 특정 건물에 가거나 확진자와 교류했다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달라’는 당국의 경보를 매일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공황상태는 거의 없다고 했다. 전날에는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국가들이 보유한 강점을 이용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고 치켜세웠다. WP는 “한국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금하고, 정부 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영국 BBC도 “코로나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에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하루 1만 5000건에 달하는 대규모 검사 능력도 강점으로 봤다. 한국의 치사율은 0.7%로 세계 평균(3.4%)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이외 도시 봉쇄나 도로 폐쇄도 없이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동참을 높이 샀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8일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이동진료소’(이하 드라이브 스루)에 대한 노하우 공유를 요청해온 바 있다. CNN은 고양시의 드라이브 스루에 대해 ‘감염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막고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통해 검사 중 이탈자를 막을 수 있으며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은 하루 1만건을 검사하는데 일본은 1200건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었다. 유럽 언론들이 한국의 사례를 보도하면서 독일, 영국 등도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 상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시진핑 우한 방문에 중국 증시 급등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시진핑 우한 방문에 중국 증시 급등

    중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 속에서 급등 마감했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10일 1.82% 급등한 2,997,76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3,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수는 전날보다 0.83% 하락한 2,918.93으로 개장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우한(武漢) 방문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 양상으로 바뀌었다. 중국 본토 증시의 양대 지수인 선전성분지수도 2.65% 오른 11,403.47로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는 이날 시 주석의 전격적인 우한 방문을 사실상 코로나19 사태의 종식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시 주석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도시인 우한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에서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은 코로나19 사태가 이제 완전히 통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크게 감소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9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19명이었다.우한을 제외한 중국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외래 유입 사례를 빼면 새로운 확진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중국 본토 바깥의 중화권 증시도 반등 분위기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했고, 전날 4% 넘게 폭락했던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현재 1.8%대 상승 중이다. 한편 9일(현시시간) 뉴욕증시는 코로나19 사태 악화 우려에 더해 국제유가가 20%대의 폭락세를 보이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3.76포인트(7.79%) 폭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포인트(7.60%) 미끄러진 2,746.5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떨어진 7.950.68에 장을 마쳤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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