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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쏭달쏭+] 우울한 남편이 조산 위험을 높인다고?

    [알쏭달쏭+] 우울한 남편이 조산 위험을 높인다고?

    임신 기간 중에는 임신부 본인이 아닌 남편이 우울증에 걸려도 조산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의를 끈다. 스웨덴 보건평등 연구센터(Centre for Health Equity Studies) 연구팀은 2007~2012년 동안 스웨덴에서 태어난 신생아 35만 명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수정이 일어나기 12개월 전부터 임신 중기(15~28주)가 끝나는 시점 사이에 부모 중 한 명이 우울증에 걸렸던 사례들을 분석했다. 여기서 우울증에 걸린 부모라 함은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제를 처방 받았거나 우울증 때문에 통원치료, 입원치료를 받은 사람들을 말한다. 이 조사에서 연구팀은 임신 중 우울증이 발생하기 이전 12개월 이내에 또 다른 우울증을 겪은 기록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 ‘재발’(recurrent)로 분류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는 우울증 ‘신규 발생’(new)으로 분류했다. 또한 22~31주 사이에 아기가 태어난 경우는 ‘심한 조산’(very preterm), 32~36주 사이에 태어난 경우는 ‘중도 조산’(moderately preterm)으로 구분했다. 이러한 구분 기준에 따라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임신기간 중 남편에게 우울증이 ‘신규 발생’ 할 경우 ‘심한 조산’의 발생확률이 무려 38% 증가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그 동안 임신부의 정신건강이 태아 조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왔다. 예컨대 이번 실험에서도 임신부에게 우울증이 신규 발생했거나 재발할 경우 ‘중도 조산’이 벌어질 확률이 각각 30%, 40%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한편 임신부가 우울증을 앓았을 경우뿐만 아니라 지인 사망, 사회지원 부족, 배우자의 학대 등의 이유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에도 조산 위험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에 미루어 봤을 때 남편의 우울증 역시 아내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조산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안데르스 예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산 예방에 있어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의 우울증을 고려해야 하며 따라서 둘 다 정신 건강을 수시로 검토 받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들은 정신건강에 관련해서 전문적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남편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 방침들이 시도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과학으로 인정받은 정신의학 200년 투쟁사

    과학으로 인정받은 정신의학 200년 투쟁사

    정신의학의 탄생/하지현 지음/해냄출판사/428쪽/1만 9800원 최근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정신질환적 증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신과 치료 병력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치료제가 건강을 해친다는 등의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2014년 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한 글을 모은 이 책은 광기나 미신으로 치부됐던 정신의학이 과학으로 인정받기까지의 200년 투쟁사를 담고 있다. 책은 정신질환, 심리검사, 수면, 성문제 등 현대 정신의학이 포괄하는 영역을 살펴보는 데서 출발해 과학의 발전과 인권 의식의 성장이 정신의학에 미친 공헌을 돌아본다. ‘소통, 생각의 흐름’, ‘도시 심리학’ 등의 전작에서 사회 문제와 정신의학의 접점을 찾아온 저자는 정신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제기된 논쟁을 총 6장에 걸쳐 담았다. 식이장애, 사회공포증 등 사회가 급변하면서 부각되는 현상이 치료의 대상인지 변화의 부산물인지, 인간이 타인에 의해 조정당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또 무의식의 발견을 통해 정신치료의 새 장을 연 정신분석학과 전기충격, 약물치료를 통해 뇌의 기능 이상으로 접근한 생물학적 치료와의 대립 등에 대해 살펴본다. 아울러 머리에 쇠 막대기가 꽂히는 사고를 겪은 피해자 게이지 덕분에 전두엽의 기능을 알 수 있었던 사건, 5년 동안 환자들의 뇌 조직 슬라이드를 정리해 치매의 존재를 밝힌 알츠하이머 등 정신의학의 흥미로운 이면을 담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국내 연구진, 파킨슨병 악화 막는 방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 파킨슨병 악화 막는 방법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악화를 막는 방법을 찾아냈다. 파킨슨병 치료의 성공 여부는 뇌 속의 독성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린’의 이동을 얼마나 잘 차단하느냐에 달렸다.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뇌세포 사이를 넘나들면서 퍼지면 신경세포가 퇴행하고 사멸되기 때문이다. 이필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게 사람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투여한 결과 신경 보호 및 행동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전문지인 ‘셀리포트’ 2월호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파킨슨병을 앓는 쥐에 사람의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아무것도 주입하지 않은 대조군 쥐와 경과를 비교한 결과 줄기세포 주입 실험군에서는 대조군과 달리 파킨슨병이 악화하지 않았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인체 내에서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연구팀은 중간엽 줄기세포가 뇌 속에서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에 대응해 신경 보호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갈렉틴-1’이라는 물질이 ‘NMDA 수용체’에 작용해 알파시누클린의 세포 간 이동 및 전파를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NMDA 수용체는 현재 항경련제나 치매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추가 연구 결과에 따라 파킨슨병의 자연적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조절 약물로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새로운 루푸스 유전변이 발견, 표적치료제 개발도 가능

    새로운 루푸스 유전변이 발견, 표적치료제 개발도 가능

     국내 연구팀이 루푸스 원인 유전자 및 발병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치료 효과가 확인된 약제도 함께 찾아냈다. 이로써 기존 치료제를 대체, 맞춤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약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배상철(사진) 교수팀과 미국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OMRF) 공동 연구팀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의 1만 7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체내 면역 유전자의 유전변이를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정밀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전자 10개(GTF2I, DEF6, IL12B, TCF7, TERT, CD226, PCNXL3, RASGRP1, SYNGR1, SIGLEC6)의 유전변이를 확인했으며, 루푸스와의 연관성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또 기존에 보고된 46개 루푸스 원인 유전자의 유전변이에서 질병과의 연관성을 거듭 확인했다. 배상철 교수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밝혀진 루푸스 유전자 수가 46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를 동시 발견한 이번 연구는 루푸스 유전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또 후성유전적(epigenetic) 특징과 유전자 발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존에 확인된 유전자에 나타나는 유전변이 중 질병 발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기능성 유전변이도 새로 찾아냈다. 이와 함께 다수의 루푸스 유전자가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고 있으며, 유전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어 여러 면역 기전에 관여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새로 규명한 루푸스 유전자 10개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치료약제 56개도 찾아냈다. 이 약제들은 기존 루푸스 치료약제를 포함해 다른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들이다. 실제로, 유전자 GTF2I는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이마티닙(imatinib)과 시스플라틴(cisplatin)에 의해 유전자 활성이 조절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치료약제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최신 전략인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개념을 적용할 경우 루푸스 유전자를 표적물질로 조절하는 효과적인 약제를 보다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이 지원한 연구 결과는 유전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25일자로 게재됐다.  배상철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는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생기는데, 이번에 찾은 유전변이로 전체 루푸스 유전성의 24%까지 규명되어 루푸스 발병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약제 개발에 대한 단초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이번 연구는 한국인 등 유전적으로 유사한 동아시아 인종에서 얻어낸 결과로, 향후 한국인 루푸스 환자의 맞춤치료에 응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용어 설명]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환경적, 호르몬적 인자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이면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된 공격 목표가 관절인 반면, 루푸스는 인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하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흔히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일컬어지는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루푸스’라는 명칭은 ‘늑대’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하는데, 피부의 모양이 마치 늑대에 물린 것처럼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제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들의 타겟을 분석 및 이해한 후 이를 다른 질환에 활용하는 개념으로, 약제개발 비용 및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약제 개발전략이다. 이미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고 기전이 밝혀져 있는 수많은 기존 약제를 컴퓨팅 기법으로 스크린하여 질환의 기전에 적절한 약제를 찾아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약제 개발 실패의 위험이 감소한다는데 착안한 개발전략이다. 남성 성기능 장애에 사용되는 비아그라가 대표적인 예로, 비아그라는 당초 고혈압 및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 탈모약 특허만료 복제약 쏟아진다

    탈모약 특허만료 복제약 쏟아진다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는 질병. 현대인들이 가장 고통받는다는 바로 ‘탈모’얘기다. 다이어트·발기부전 치료제와 함께 해피드러그(삶의 질과 행복 지수를 높여 준다는 약물) 시장의 삼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탈모치료제 시장이 최근 들썩이고 있다. 남성형 탈모치료제 ‘아보다트’(성분명 두테스테리드)의 물질 특허가 21일 끝나면서 30여개에 달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아보다트’ 복제약(제네릭)이 시장에 쏟아진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품목 허가를 받은 아보다트 제네릭은 모두 35개다. 탈모 치료제는 크게 바르는 약과 먹는 약으로 나뉘는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서 파는 아보다트는 먹는 약이다. 아보다트는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함께 대표적인 경구용 탈모 치료제로 꼽힌다. 프로페시아는 약 500억원 규모로 업계 1위 제품. 아보다트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업계는 아보다트 제네릭이 저렴한 약값을 앞세워 기존 프로페시아 제네릭 시장의 점유율을 일정 부분 뺏어 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눈에 띄는 제품은 종근당의 ‘두테스몰’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9월 일찌감치 특허 소송을 제기해 자사 제네릭이 아보다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두테스몰은 같은 해 10월 판매돼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형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인 한미약품의 제네릭 ‘두테드’도 곧 출시된다. 두테드는 아보다트의 알약 크기(18㎜)와 용량(350㎎)을 약 3분의1로 줄였다. 이 밖에도 유한양행(아보테리드), 대웅제약(두타겟), 동국제약(두타드), 일양약품(아보스타), 대원제약(두타텍트) 등이 아보다트 제네릭을 출시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제조사인 GSK는 쌍둥이 제네릭으로 방어전에 나섰다. GSK는 특허 만료일 전 한독테바를 통해 아보다트와 성분, 효능이 같은 ‘자이가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아보다트와 생산하는 공장까지 같다. 아보다트는 2004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국내 출시됐다. 이후 국내 임상시험을 통해 2009년 탈모 치료를 효능·효과(적응증)에 추가한 사례다. 아보다트의 연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380억원(전립선비대증 치료 300억원, 탈모 치료 80억원)에 달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톡! 톡! talk 공무원] 식약처의 ‘국과수’ 첨단분석팀 백선영 과장

    [톡! 톡! talk 공무원] 식약처의 ‘국과수’ 첨단분석팀 백선영 과장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의 내용물만 검사한다는 점을 노려 껍데기, 즉 캡슐에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인 ‘타다라필’을 넣은 건강기능식품을 수입·판매한 일당이 3년 전 적발됐다. 천연 성분으로 성 기능을 개선한다는 소문이 퍼져 6654만원어치가 팔려나갔지만, 비밀은 알맹이가 아닌 캡슐에 있었다. 조사 결과 캡슐에는 타다라필 성분이 7㎎이나 든 것으로 밝혀졌다. 2개만 먹어도 타다라필 성분의 의약품 하루 권장량인 10㎎을 훌쩍 넘는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양이다. 캡슐의 비밀을 밝혀낸 이들은 식약처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불리는 첨단분석팀이다. 부정·불법 의약품과 식품에 관해서는 국내 최고 실력을 자랑한다. 국과수조차 의약품과 식품 분석은 첨단분석팀의 분석법을 따른다. 백선영 첨단분석팀 과장은 “불법 행위가 날로 교묘해져 기존의 정형화된 분석법으로는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며 “신종 유해물질 분석 의뢰가 들어오면 날밤을 새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캡슐 속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은 집요함으로 분석해냈다. 여기에 우연이 더해졌다. 첨단분석팀도 처음 몇 번은 내용물만 분석했다. 분석을 의뢰한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정황상 업자의 불법행위를 강하게 의심했으나 정작 내용물에선 천연 성분만 검출됐다. 어떨 땐 타다라필 성분이 극미량 검출되기도 했지만, 재검사를 해보면 결과는 ‘적합’이었다. “실험자로서는 미칠 지경이었죠. 분명히 타다라필 성분이 든 것 같긴 한데, 검사마다 결과가 달리 나오니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험을 하는데 타다라필 성분이 갑자기 많이 검출됐어요. 알고 보니 딱딱한 캡슐이 깨져 내용물에 섞여 들어갔더라고요.” 첨단분석팀은 즉시 캡슐만 따로 검사했다. 그 결과 어마어마한 양의 타다라필이 검출됐다. 그때 이후 식약처는 식품·의약품을 검사할 때 항상 캡슐 성분까지 검사하고 있다. 도무지 알 길 없는 제품의 성분을 제로베이스에서 검사해야 할 때도 있다. 서울 강남과 이태원 일대에서 판매되던 이른바 ‘우주술’ 성분 분석에는 한 달이 걸렸다. “우주술의 반짝이는 가루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분석 의뢰가 들어왔어요. 얼핏 샴푸같이 생겼는데 처음 보는 것이었어요. 진주 가루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와서 모두 흩어져 관련 논문을 검색했어요.” 조사 결과 우주술의 제조업자 중 일부가 식용이 아닌 설탕 공예용 반짝이 색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다복용하면 위장장애나 과잉행동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다. 첨단분석팀에 들어오는 분석 의뢰 건수는 연평균 500건 정도다. 하루라도 한가한 날이 없다. 지난해 11월에는 전자담배 연기의 유해성분 분석법을 개발했다. 전자담배 연기 중 벤젠, 톨루엔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극미량까지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워 국제적으로도 표준화된 분석법이 없다. 백 과장은 “노인을 상대로 ‘떴다방’에서 파는 부정·불법 건강기능식품이나 여성의 다이어트식품 속 위해 성분을 밝혀내 더는 소비하지 않게끔 차단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오송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임신기간 중 남편 우울증도 조산 위험 38% 키운다

    임신기간 중 남편 우울증도 조산 위험 38% 키운다

    임신 기간 중에는 임신부 본인이 아닌 남편이 우울증에 걸려도 조산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의를 끈다. 스웨덴 보건평등 연구센터(Centre for Health Equity Studies) 연구팀은 2007~2012년 동안 스웨덴에서 태어난 신생아 35만 명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수정이 일어나기 12개월 전부터 임신 중기(15~28주)가 끝나는 시점 사이에 부모 중 한 명이 우울증에 걸렸던 사례들을 분석했다. 여기서 우울증에 걸린 부모라 함은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제를 처방 받았거나 우울증 때문에 통원치료, 입원치료를 받은 사람들을 말한다. 이 조사에서 연구팀은 임신 중 우울증이 발생하기 이전 12개월 이내에 또 다른 우울증을 겪은 기록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 ‘재발’(recurrent)로 분류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는 우울증 ‘신규 발생’(new)으로 분류했다. 또한 22~31주 사이에 아기가 태어난 경우는 ‘심한 조산’(very preterm), 32~36주 사이에 태어난 경우는 ‘중도 조산’(moderately preterm)으로 구분했다. 이러한 구분 기준에 따라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임신기간 중 남편에게 우울증이 ‘신규 발생’ 할 경우 ‘심한 조산’의 발생확률이 무려 38% 증가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그 동안 임신부의 정신건강이 태아 조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져 왔다. 예컨대 이번 실험에서도 임신부에게 우울증이 신규 발생했거나 재발할 경우 ‘중도 조산’이 벌어질 확률이 각각 30%, 40%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한편 임신부가 우울증을 앓았을 경우뿐만 아니라 지인 사망, 사회지원 부족, 배우자의 학대 등의 이유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에도 조산 위험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에 미루어 봤을 때 남편의 우울증 역시 아내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조산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안데르스 예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산 예방에 있어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의 우울증을 고려해야 하며 따라서 둘 다 정신 건강을 수시로 검토 받을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들은 정신건강에 관련해서 전문적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남편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 방침들이 시도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와우! 과학] 내 마음대로 꾸는 꿈… ‘자각몽’ 유도 알약 시판

    [와우! 과학] 내 마음대로 꾸는 꿈… ‘자각몽’ 유도 알약 시판

    스스로 꿈의 내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효능을 가진 알약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현지시간) 과학기술 전문 온라인매체 마더보드는 이른바 ‘자각몽’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제품 ‘드림 리프’(Dream Leaf)를 소개했다. ‘루시드 드림’(Lucid Dream)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자각몽은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꿈을 말한다.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꿈의 내용을 다소 통제할 수 있으며, 잠에서 깬 이후에 꿈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자각몽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각몽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시카고대학 수면실험실의 스티븐 라버지는 “자각몽은 자기계발, 자존심 강화 등 정신 건강을 강화해줄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반면 일부 학자들은 자각몽에 대한 체험자들의 증언이 대부분 주관적인데다가 각자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를 확신할 수 없으며, 자각몽을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꿈의 내용을 잘못 기억한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자각몽은 아직 그 구체적인 원인이나 실체마저 입증되지 않은 모호한 개념이지만, 개발자들은 자각몽을 유도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 한 것으로 보인다. 드림 리프의 개발자들은 자각몽 유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이미 알려진 물질들을 조합해 제품을 개발해냈다고 말한다. 이들은 “수 세기 동안 인류는 특정 식물들을 통해 즐거운 꿈이나 자각몽을 꾸는 방법을 발견해왔다”며 “드림 리프는 이런 물질 중 가장 효능이 좋은 5가지를 조합해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주장했다. 한 병에 30달러(약 3만 6000원)인 이 제품은 빨간색과 파란색 알약 각각 30개로 구성된다.먼저 파란 약의 경우 아미노산의 일종이자 우울증 치료제에 사용되는 물질인 5-HTP와 머거워트(mugwort)라는 이름의 식물 성분으로 구성된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머거워트는 수면을 유도해주며 5-HTP는 REM수면(수면 중 급속안구운동이 일어나고 꿈을 꾸게 되는 구간)의 지속시간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편 빨간 약에는 후퍼진-A, 알파-GPC, 콜린 등의 물질이 포함돼있으며 이들은 REM 수면 중에 이성적인 생각을 가능하게 하고 또한 꿈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개발자들은 밝혔다. 현재 약을 실제로 복용해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서로 크게 엇갈린다. 일부 사용자들은 약을 먹어도 수면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다른 사용자들은 약의 효과가 매우 뛰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드림 리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국내 연구진, 파킨슨병 확산 차단물질 찾아내

    국내 연구진, 파킨슨병 확산 차단물질 찾아내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의 확산을 억제하는 체내 기전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파킨슨 질환이 뇌 속에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를 활용할 경우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약제 개발에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퇴행성 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은 난치성으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인체 강직과 보행장애 등의 증상이 점차 악회되다가 치매 등 새로운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 8~9만여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급격한 노령화로 유병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독성 단백물질인 ‘알파 시누클린(α-Synuclein)’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이 물질이 뇌세포 사이를 넘나들면서 신경세포의 퇴행을 초래하거나 사멸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체내 작용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파킨슨병을 호전시키는 약물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알파 시누클린은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정상적인 단백세포이지만 과형성돼 독성 단백물질로 변하면 파킨슨 질환을 일으킨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사진)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이 알파 시누클린 단백질이 원인인 파킨슨 질환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한 결과, 세포 사이의 알파 시누클린 활동이 억제되면서 신경 보호효과 및 행동 개선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파킨슨 질환을 유발한 쥐를 대조군과 실험군으로 분류한 뒤 실험군에 사람의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같은 방식의 세포실험도 병행했다. 그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한 실험군에서 파킨슨 질환의 억제현상이 뚜렷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갈렉틴-1(Galectin-1)’이라는 물질이 NMDA 수용체(그림)를 통해 알파 시누클린의 세포간 이동 및 전파를 억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MDA 수용체(N-methyl-D-aspartate receptor)란, 단백질로 이뤄진 신경세포 내의 신경수용체로, 세포 사이의 통신을 이어주며 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NMDA 수용체는 현재 항경련제나 치매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신경계 퇴행을 억제해 파킨슨 질환의 악화를 억제하는 약제는 개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파킨슨 질환의 자연적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향후 임상연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필휴 교수는 “파킨슨 질환에서 중간엽 줄기세포의 신경보호 효과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기존 임상 결과(2012년 연구 결과 발표)의 작용 원리를 밝혀낸 것이 가장 고무적인 성과”라면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지금의 치료 수준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질환의 확산을 막는 중간엽 줄기세포의 임상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셀리포트(Cell Reports)’ 2016년 2월호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이필휴 교수팀은 2012년 난치성 파킨슨 증후군인 다계통 위축증 환자의 골수에서 추출 분리한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환자의 동맥에 주입해 신경보호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질환 치료효과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주목을 받았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내 꿈은 내가 통제한다… ‘자각몽’ 유도 알약 시판

    내 꿈은 내가 통제한다… ‘자각몽’ 유도 알약 시판

    스스로 꿈의 내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효능을 가진 알약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현지시간) 과학기술 전문 온라인매체 마더보드는 이른바 ‘자각몽’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제품 ‘드림 리프’(Dream Leaf)를 소개했다. ‘루시드 드림’(Lucid Dream)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자각몽은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는 꿈을 말한다.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꿈의 내용을 다소 통제할 수 있으며, 잠에서 깬 이후에 꿈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자각몽의 존재를 인정하고 자각몽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시카고대학 수면실험실의 스티븐 라버지는 “자각몽은 자기계발, 자존심 강화 등 정신 건강을 강화해줄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반면 일부 학자들은 자각몽에 대한 체험자들의 증언이 대부분 주관적인데다가 각자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를 확신할 수 없으며, 자각몽을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꿈의 내용을 잘못 기억한 것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자각몽은 아직 그 구체적인 원인이나 실체마저 입증되지 않은 모호한 개념이지만, 개발자들은 자각몽을 유도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 한 것으로 보인다. 드림 리프의 개발자들은 자각몽 유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이미 알려진 물질들을 조합해 제품을 개발해냈다고 말한다. 이들은 “수 세기 동안 인류는 특정 식물들을 통해 즐거운 꿈이나 자각몽을 꾸는 방법을 발견해왔다”며 “드림 리프는 이런 물질 중 가장 효능이 좋은 5가지를 조합해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주장했다. 한 병에 30달러(약 3만 6000원)인 이 제품은 빨간색과 파란색 알약 각각 30개로 구성된다.먼저 파란 약의 경우 아미노산의 일종이자 우울증 치료제에 사용되는 물질인 5-HTP와 머거워트(mugwort)라는 이름의 식물 성분으로 구성된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머거워트는 수면을 유도해주며 5-HTP는 REM수면(수면 중 급속안구운동이 일어나고 꿈을 꾸게 되는 구간)의 지속시간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한편 빨간 약에는 후퍼진-A, 알파-GPC, 콜린 등의 물질이 포함돼있으며 이들은 REM 수면 중에 이성적인 생각을 가능하게 하고 또한 꿈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개발자들은 밝혔다. 현재 약을 실제로 복용해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서로 크게 엇갈린다. 일부 사용자들은 약을 먹어도 수면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다른 사용자들은 약의 효과가 매우 뛰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드림 리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줄기세포 활용한 질병 연구 세미나 한국파스퇴르연구소(소장 하킴 자바라)는 오는 2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원에서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이상갑 교수를 초청해 ‘인간 다분화능 줄기세포’를 활용한 질병 모델 연구세미나를 개최한다.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말초신경계 질환과 근육위축병을 연구하고 있는 이 교수는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세미나에서 이 교수는 환자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분화에 성공한 사례와 연구현황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초고온·초고압 물성 측정법 개발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문승현) 물리·광과학과 조병익 교수와 미국의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스탠퍼드대 가속기센터 공동연구팀이 지구 중심부나 별 내부처럼 초고온, 초고압의 극한 상태에서 물질의 새로운 성질을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별의 생성과 진화, 핵융합 에너지 개발 등 관련 분야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별 탄생과 우주먼지 연관성 규명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 정웅섭 박사와 경희대, 일본 도쿄대와 나고야대 공동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지름 1.4m의 적외선 망원경을 이용해 대(大)마젤란 은하 영역에 있는 2000여개 별들을 관측해 별 탄생 시 자기장 분포와 우주먼지 입자들의 연관성에 대해 밝혀냈다.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우리가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아마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전에 줄기세포는 우리 일상과는 먼 거리에 있는 과학 또는 의학 분야의 전문적인 이슈일 뿐이었지요. 황우석(사진) 교수는 신데렐라였습니다. 그의 연구 성과에 온 국민들이 환호했고, 난치질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통해 우리의 젓가락질이 일군 개가라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때가 2004년 2월이었습니다.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됐지요. 이어 이듬해 5월에는 황우석 교수가 척수마비와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역시 사이언스지에 발표돼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했지요. 그 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황빠’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돌 가수에게나 있을 법한 오빠부대의 출현이었습니다. 줄기세포라는 낯선 존재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짧은 행복, 긴 어둠 그러나 기대와 기쁨은 한순간에 낙담과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2005년 11월에 방송된 모 방송사의 심층 추척프로그램에서 ‘황우석 신화의 난자 매매 의혹’을 다룬데 이어 논문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부터였지요. 연구자와 방송사 간의 공방이 이어졌고, 세간에는 “그럴 수가…”라는 탄식과 “설마…” 하는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쏠린 가운데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 난자 사용’ 사실을 시인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줄기세포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었습니다. 정당하게 얻지 않은 ‘연구원 난자’가 윤리적 문제를 유발한 것이지,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온전하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해 12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다”고 발표했지요. 이 때문에 그의 연구성과에 환호작약했던 국민들은 쓰디 쓴 실망감을 곱씹어야 했고, 그 때 이미 이 사태의 결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논란 끝에 이듬해 3월 사이언스지가 공식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논문을 철회함으로써 사태는 희망으로 시작해 악몽으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오로지 나쁘기만 한 일은 없는 것인지, 이 사태를 계기로 연구윤리 문제를 제도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아무튼 파장은 오래 갔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손실은 이후 상당 기간 우리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마치 동토에 내버려지기라도 한 듯 긴 휴면기로 접어들었다는 점이겠지요. 그 틈새를 비집고 일본과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는 연구에 가속도가 붙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고요. 우리와 그들의 연구 격차는 이렇게 커져만 갔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유력 매체인 아사히신문의 과학 전문기자인 다카하시 마리꼬를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그와는 오래 전부터 친교하는 사이여서 평소에도 스카이프나 메일을 통해 교신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때의 만남은 좀 달랐습니다. 마리꼬 기자는 대뜸 황우석 박사의 근황부터 묻더군요. 황 박사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 가던 때라 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것 등등. 그러자 마리꼬 기자는 필자더러 그의 연구실로 안내해 줄 수 없겠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그의 연구소가 서울 영등포 어름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같이 가줄 수 없느냐는 제안에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취재와 같은 주제로 인터뷰까지 한 터에 혼자 가라고 할 수도 없어 안내만 하기로 했지요. 이 때는 일본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장인 야마나까 신야 박사가 유도만능세포를 확립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2012년)한 뒤였습니다. 일본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일본이 추월했다고 여길만 했고, 더러는 노벨상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우리에게는 이 시간이 ‘짧은 행복의 끝, 긴 어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탄력을 받기까지 어림 잡아 4∼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으니까요. 연구 분야에서 4∼5년은 세상을 바꿀만큼 중요하고도 긴 시간입니다. ●‘줄기세포 신드롬’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줄기세포에 극단적인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생기더군요. 줄기세포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골치만 아프다는 희한한 기피증이 그것입니다. 황당한 얘기입니다만, 우리 식약처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술을 부정한 일이 최근에 발생했습니다. 그냥 부정만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술을 폄훼하기까지 했지요. 국내 바이오기업인 네이처셀사는 얼마 전, 일본 관계사인 알재팬사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임상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치료기술은 버거씨병을 포함한 중증 하지허혈성 질환에 적용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가 이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 치료술을 우리나라에서 허가하지 않은 탓입니다. 아시겠지만, 일본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에 가장 깐깐한 나라로 꼽힙니다. 그런 일본에서 이 치료가 시행되는데 우리 식약처는 여전히 깜깜이 식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네이처셀 측은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중증 하지허혈성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일본 정부가 허가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료 분야에서 보수적인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황당한 일은 이 뒤에 일어났습니다. 네이처셀 측의 이 발표가 있자 식약처는 즉시 해명자료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허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지요.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문의한 결과, 후생노동성은 ‘바스코스템’을 의약품으로 허가한 것이 아니라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의사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따라서 일본 전역에서 바스코스템 사용을 허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로 궁색한 변명을 해야 한다면 어느 나라 식약처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식약처의 해명에서 사실을 비틀려는 의도가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이나 중국인도 니시하라 클리닉을 찾아가면 바스코스템을 이용한 치료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허가했는데, 한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강변한 것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지요. 그러면서 식약처는 좀 저어했던지 “식약처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제품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면피성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말인즉, ‘그 치료제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우리(식약처)도 충분히 허가할 수 있으나, 그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그걸 깐깐한 일본이 덜렁 승인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했겠습니까. 가뜩이나 약이 오른 네이처셀 측이 “일본에서 새로 제정된 재생의료추진법에 따라 치료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일본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환자라도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치료 지역에 제한이 있는 것처럼 발표한 식약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 제약사나 랩에서 특정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좁게 보면 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일이고, 범주를 넓혀 보면 그 약으로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수많은 환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또다른 관점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치료제의 부가이익을 상당 부분 일본에 넘겨준 것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 일과 무관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업무적 관행이나 낡은 기준 때문에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도 이를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식약처가 정말로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고 역정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식약처는 현행 규정상 이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다른 약제와 달리 이 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만들었는데, 당시의 규정이 줄기세포 관련 조항을 세밀하게 만들어 놓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이 애매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이는 규정 이전에 정책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아니, 일본은 승인 신청이 들어가자 즉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 치료를 허가했는데, 우리는 그걸 못해 결국 꿩도 매도 다 놓쳤으니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지요. 돌이켜 보면, 식약처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오로지 식약처만 탓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부류가 어디 식약처 뿐이겠습니까. 그러니 시의적절하게 관련 규정을 만들거나 정비하지 못 했을 것이고, 그런 외중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승인하려니 겁인들 안 났겠습니까. 한 마디로 황우석 사태 이후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한 ‘줄기세포 신드롬’인 셈이지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사진)란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아직 미분화 상태여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원하는 조직으로 세포 차원의 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요. 이를테면 간경변이 심해 기존 치료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조직적합성이 확인된 간조직을 만들어 이식하거나 기존 간 조직에 같은 세포를 심어 새로운 간조직으로 생육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좀 어렵나요? 여기에서 말하는 분화란 특정 장기의 특성을 갖추지 않은 초기 단계의 세포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특정 조직, 즉 간이나 심장, 뇌, 안구 등 특정 조직의 특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컨대, 사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생성되는데, 여기에서 분화가 진행되면 뼈, 심장, 피부 등 다양한 인체 조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단일세포인 수정란이 자궁 속에서 차츰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 완성된 생명체로 태어나지요. 배아줄기세포니, 성체줄기세포니 하는 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런 분화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분화 세포인데, 이 세포의 경우 필요한 조건만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합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숙한 여성의 난자가 필요한데, 난자 자체를 원초적 생명이라고 간주하는 가톨릭 등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이용한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회적으로 자칫 심각한 윤리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제약이 따릅니다. 이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능력이 한계가 있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는 얼마든지 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시비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연구도 아주 많습니다. 이제 왜 수많은 의학자와 기업이 줄기세포 연구에 몰두하는 지를 아셨을 것입니다. 질병을 고치는 새로운 접근을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할 수는 없지만, 기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줄기세포 치료제는 ‘노다지’인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악몽’에서 ‘희망’으로 황우석 박사는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 때문에 평생 그가 얻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지만, 줄기세포에 질병 치료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일찌기 간파한 안목을 가졌고, 이를 위해 행동했으며, 연구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 지를 일깨운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정리하자면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그 희망을 악몽으로 분화시켰으며, 그 악몽이 이제는 우리의 자산이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반면교사(反面敎師)처럼. 그 사이 국내에서는 앞서 거론한 네이처셀(알바이오·R Bio) 말고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 나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치료 분야에서 다시 희망을 일구는 것이지요. 또, 각급 병원에서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얼른 생각 나는 몇 곳만 들어볼까요. 메디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기 대비 37.1%나 늘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처음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12년 28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03건을 기록하는 등 누적 판매량이 3000건을 넘어섰으며,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병·의원도 전국 290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카티스템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히딩크 전 감독이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탄 골관절염 치료제로,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선두 격인 셀트리온도 눈여겨 볼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류마티스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인 ‘램시마’를 출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있으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도 이 회사 제품입니다. 아마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축적된 연구 역량이 가장 뛰어나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 셀트리온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뿐이 아닙니다. 세원셀론텍, 파미셀, 마리아바이오텍, 안트로젠 등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곳들입니다. 일선 병원들의 연구 동향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차병원 그룹인 차바이오텍은 최근 스타가르트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MA09-hRPE’의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이 치료제는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개발 단계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연세사랑병원의 경우 개원가에서는 아마도 가장 먼저 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한 곳일텐데,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들병원이나 바른세상병원 역시 척추 및 관절질환을 정형외과·신경과 중심으로 치료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병원들이지만,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략적이지만 이런 동향을 소개하는 것은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줄기세포에서 희망을 구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혈관과 신경은 물론 심장·신장·간·면역계·골격·근육·피부 등 줄기세포를 통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특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우리 몸 전부라고 하는 게 이해가 빠르겠지요. 이런 줄기세포의 질병 치료 원리는 간단합니다. 인체는 60조∼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데, 사고나 노화, 질병 등으로 이 세포가 훼손되거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질병이 생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체는 자가치유력을 보이지요. 몸이 스스로 망가진 세포를 재생, 복구해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이 자가치유력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입니다. 줄기세포가 갖는 특성 중에 ‘호밍효과(Homing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풀이하자면 귀소본능 같은 것으로, 줄기세포를 체내에 주입하면 각기 필요한 곳으로 몰려가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이 호밍효과가 바로 줄기세포 치료의 원천입니다. 이런 줄기세포의 존재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계기가 되어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기대주 중 한 명인 라정찬 박사의 견해를 빌리면, 이 때 건강한 사람의 골수를 피폭 환자들에게 이식해 치료를 시도한 것이 조혈모세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 때부터 ‘자신과 똑같은 세포를 생산(자가복제 능력)하며, 적혈구,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능력(분화능)을 가진 세포’라고 줄기세포를 정의하게 되었답니다. 이런 내력을 일별하면, 오래 전에 답은 나와있었습니다. 문제는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배양과 이식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전 세계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엄청난 부가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논점을 국부 차원으로 확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며, 부가 이익은 그 다음의 문제이니까요. 우리는 황우석 사태를 거치면서 한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한 채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낙담해 관련 연구는 발이 묶였고, 필요한 규정은 제때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 ‘앗, 뜨거’라며 허겁지겁 만들어 놓은 ‘압박성 규제’들이 지금까지 연구를 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비 온 뒤에 땅이 굳을 거라고 믿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줄기세포라는 엄청난 ‘은총’과 ‘노다지’를 모두 잃고 종국에는 질병 치료의 식민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원천기술은 없는데, 병은 치료해야 하니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외국의 원천기술을 사오거나 외국 제품을 구입해 쓸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를 잊고 ‘작지만 강한’ 줄기세포 강국의 꿈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정부의 몫을 다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자들은 기탄없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IT와 다이어트가 만나면?…살 빼주는 신기술

    IT와 다이어트가 만나면?…살 빼주는 신기술

    다이어트는 한때 여성에게만 주어진 평생의 숙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국적도, 성별도, 노소도 없이 지구 위 인류 모두들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이어트의 열기가 뜨겁다. 과거에는 그저 멋진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말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그저 교과서를 읊는 듯한 뻔한 방법 대신 비교적 손쉽고 효과도 빠른 과학적인 다이어트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 스캐닝으로 성분 분석하거나 꿀꺽 삼키기만 해도 식욕 ‘뚝’ 다이어트를 돕는 신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살을 빼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해주는 기기 또는 간접적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데 도움울 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이러한 기기의 열풍은 지난 6~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가전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선보인 ‘벨티굿바이브’는 벨트를 착용하면 현재의 활동량과 걸음수, 휴식 시간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일반 벨트와 외형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고, 스스로 세운 다이어트 계획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비만뿐만 아니라 비만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당뇨를 앓는 사람에게도 더 없이 좋은 기기가 개발됐다. 역시 프랑스 기업이 선보인 이것은 음식 성분을 분석하는 센서 애플리케이션인 ‘SCIO’. 이 애플리케이션은 특수 분광스캐너가 인식한 음식의 성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해당 음식의 칼로리뿐만 아니라 영양성분까지 꿰뚫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센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업체는 올해 CES에서 ‘탐나는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위의 기기들이 매우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나, 단점은 사용자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벨트가 “주인님, 조금 더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센서 애플리케이션이 “당분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한들, 사용자가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다이어트를 돕는 두 번째 신기술은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강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구를 몸 안에 삽입하거나 간편하게 알약을 삼키는 방법이다. 미국의 의료기술전문업체가 개발한 ‘이립스’(Ellipse)는 언뜻 보면 일반 알약과 다를 바 없는 캡슐 형태지만, 사용자가 도관이 연결된 이 캡슐을 삼킨 뒤 캡슐이 위에 들어가면 도관을 타고 들어간 물이 캡슐 내부의 풍선을 부풀게 해 위를 채우면서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위(胃) 풍선’이다. 기존의 위 풍선은 이미 몇몇 업체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위에 삽입하는 형태였다. 위 밴드 수술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도 위험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기구는 사용자가 수술의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시술만으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그 효과가 4개월 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저 먹기만 해도 날씬해 질 수 있는 ‘꿈의 알약’도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kinaw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Graduate University)은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갈색지방이 활성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찾아냈으며, 이를 이용해 해당 단백질의 분비를 강화하거나 비만 유전자를 없애 운동 없이도 살을 뺄 수 있는 알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간편하게 살 빼려다 ‘부작용 폭탄’ 맞을수도 세계의 브레인들이 손쉬운 다이어트 기기나 의료기술, 의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3년에는 일명 ‘혀 패치’ 시술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성형외과 의사가 시작한 이 시술은 혀에 우표 크기 정도의 패치를 꿰매는 것으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물감이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음식 섭취를 자제하게 되고 결국 몸무게가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원리였다. ‘신개념 다이어트’로 소개된 이 시술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시술 후 혀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때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면 장애를 겪은 환자도 있었다. 운동이나 식사조절 없이 간편하게 살을 빼려다 건강을 잃거나 더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100% 안전한 다이어트 신기술은 아직… 세계보건기구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이상의 성인 19억 명이 과체중 상태이며, 이중 6억 명은 과체중을 넘어선 비만환자에 속한다. 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비만 치료제나 IT와 의료가 접목된 신기술을 이용한 시술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안전한 비만치료제나 시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 덜 뛰고, 조금 더 먹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고자 한다면, 그만큼 감수해야 할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다. 새해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들의 계기는 다양하지만 기억해야 할 목표는 단 하나, 건강이다. 과학이 더욱 발전해 ‘다이어트 의지’를 강하게 해주는, 부작용 0%의 알약이 있다면 모를까, 그 이전까지는 다이어트 신기술 만을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암세포 비켜!…‘만능 항암제’ 나가신다

    암세포 비켜!…‘만능 항암제’ 나가신다

    다양한 종류의 암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일본 암연구센터 연구진이 밝혔다. 이른바 ‘암 증식 유전자’로 불리는 이 유전물질에는 저산소나 영양부족 등 스트레스에 노출된 암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면 다양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만능 항암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 이들은 지금까지 암으로 변화하는 것과의 관련성이 알려지지 않은 ‘IER5’(Immediate Early Response 5, 급속초기발현응답 유전자 5형)라는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IER5 유전자는 대장암, 위암, 신장 암, 췌장암, 난소암 등 각종 암 조직에서 정상 조직보다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암세포를 이용하는 등 실험에서는 이 단백질이 ‘HSF1’(열 충격 인자, Heat Shock Factor 1)이라는 또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스트레스로부터 회복시키는 ‘HSP’(열 충격 단백질)라는 단백질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도 발견됐다. ‘IER5’의 기능을 억제하자 암세포 증식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광암과 뇌종양 등에서는 IER5가 활발하게 작용하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높고 암의 진행과 전이 등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시사됐다. 국립암센터연구소 희귀 암연구분야 오오키 리에코 주임연구원은 “정상 세포에서 IER5의 작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IER5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이 발견되면 각종 암을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과학잡지 네이처 자매지로서 온라인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1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다이어트, 어디까지 해봤니? 살빼기 신기술

    다이어트, 어디까지 해봤니? 살빼기 신기술

    다이어트는 한때 여성에게만 주어진 평생의 숙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국적도, 성별도, 노소도 없이 지구 위 인류 모두들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이어트의 열기가 뜨겁다. 과거에는 그저 멋진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말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그저 교과서를 읊는 듯한 뻔한 방법 대신 비교적 손쉽고 효과도 빠른 과학적인 다이어트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 스캐닝으로 성분 분석하거나 꿀꺽 삼키기만 해도 식욕 ‘뚝’ 다이어트를 돕는 신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살을 빼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해주는 기기 또는 간접적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데 도움울 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이러한 기기의 열풍은 지난 6~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가전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선보인 ‘벨티굿바이브’는 벨트를 착용하면 현재의 활동량과 걸음수, 휴식 시간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일반 벨트와 외형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고, 스스로 세운 다이어트 계획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비만뿐만 아니라 비만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당뇨를 앓는 사람에게도 더 없이 좋은 기기가 개발됐다. 역시 프랑스 기업이 선보인 이것은 음식 성분을 분석하는 센서 애플리케이션인 ‘SCIO’. 이 애플리케이션은 특수 분광스캐너가 인식한 음식의 성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해당 음식의 칼로리뿐만 아니라 영양성분까지 꿰뚫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센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업체는 올해 CES에서 ‘탐나는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위의 기기들이 매우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나, 단점은 사용자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벨트가 “주인님, 조금 더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센서 애플리케이션이 “당분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한들, 사용자가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다이어트를 돕는 두 번째 신기술은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강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구를 몸 안에 삽입하거나 간편하게 알약을 삼키는 방법이다. 미국의 의료기술전문업체가 개발한 ‘이립스’(Ellipse)는 언뜻 보면 일반 알약과 다를 바 없는 캡슐 형태지만, 사용자가 도관이 연결된 이 캡슐을 삼킨 뒤 캡슐이 위에 들어가면 도관을 타고 들어간 물이 캡슐 내부의 풍선을 부풀게 해 위를 채우면서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위(胃) 풍선’이다. 기존의 위 풍선은 이미 몇몇 업체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위에 삽입하는 형태였다. 위 밴드 수술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도 위험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기구는 사용자가 수술의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시술만으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그 효과가 4개월 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저 먹기만 해도 날씬해 질 수 있는 ‘꿈의 알약’도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kinaw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Graduate University)은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갈색지방이 활성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찾아냈으며, 이를 이용해 해당 단백질의 분비를 강화하거나 비만 유전자를 없애 운동 없이도 살을 뺄 수 있는 알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간편하게 살 빼려다 ‘부작용 폭탄’ 맞을수도 세계의 브레인들이 손쉬운 다이어트 기기나 의료기술, 의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3년에는 일명 ‘혀 패치’ 시술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성형외과 의사가 시작한 이 시술은 혀에 우표 크기 정도의 패치를 꿰매는 것으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물감이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음식 섭취를 자제하게 되고 결국 몸무게가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원리였다. ‘신개념 다이어트’로 소개된 이 시술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시술 후 혀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때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면 장애를 겪은 환자도 있었다. 운동이나 식사조절 없이 간편하게 살을 빼려다 건강을 잃거나 더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100% 안전한 다이어트 신기술은 아직… 세계보건기구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이상의 성인 19억 명이 과체중 상태이며, 이중 6억 명은 과체중을 넘어선 비만환자에 속한다. 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비만 치료제나 IT와 의료가 접목된 신기술을 이용한 시술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안전한 비만치료제나 시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 덜 뛰고, 조금 더 먹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고자 한다면, 그만큼 감수해야 할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다. 새해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들의 계기는 다양하지만 기억해야 할 목표는 단 하나, 건강이다. 과학이 더욱 발전해 ‘다이어트 의지’를 강하게 해주는, 부작용 0%의 알약이 있다면 모를까, 그 이전까지는 다이어트 신기술 만을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암세포 지키는 유전자 발견…눈앞에 다가온 ‘만능 항암제’

    암세포 지키는 유전자 발견…눈앞에 다가온 ‘만능 항암제’

    다양한 종류의 암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일본 암연구센터 연구진이 밝혔다. 이른바 ‘암 증식 유전자’로 불리는 이 유전물질에는 저산소나 영양부족 등 스트레스에 노출된 암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면 다양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만능 항암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 이들은 지금까지 암으로 변화하는 것과의 관련성이 알려지지 않은 ‘IER5’(Immediate Early Response 5, 급속초기발현응답 유전자 5형)라는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IER5 유전자는 대장암, 위암, 신장 암, 췌장암, 난소암 등 각종 암 조직에서 정상 조직보다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암세포를 이용하는 등 실험에서는 이 단백질이 ‘HSF1’(열 충격 인자, Heat Shock Factor 1)이라는 또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스트레스로부터 회복시키는 ‘HSP’(열 충격 단백질)라는 단백질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도 발견됐다. ‘IER5’의 기능을 억제하자 암세포 증식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광암과 뇌종양 등에서는 IER5가 활발하게 작용하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높고 암의 진행과 전이 등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시사됐다. 국립암센터연구소 희귀 암연구분야 오오키 리에코 주임연구원은 “정상 세포에서 IER5의 작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IER5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이 발견되면 각종 암을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과학잡지 네이처 자매지로서 온라인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1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구 신약 개발에 ‘영양제’

    대구시가 기초의과학 분야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시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5곳에 544억원을 투자해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MRC는 기초의과학 부문 연구와 함께 치료제 개발, 차세대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하는 곳이다. 대구에는 경북대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와 계명대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 영남대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 대구한의대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가 있다. 대구시는 연구센터 5곳에 국비 350억원과 시비 40억원, 기타 154억원을 투자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와 함께 신약 개발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는 두개안면 간질과 통증에 대한 외부 자극을 조절, 억제하는 화학물질을 개발 중이다. 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는 항암치료제 부작용(백혈구 감소, 탈모, 구토 등)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종양에 대해 표적지향성 약물전달기술(나노입자)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는 녹차 추출물을 활용해 부작용이 없는 당뇨병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협의 중이다. 현재 시판하는 당뇨병 치료제는 대부분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는 혈관 노화 질환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암 증식 유전자 발견…‘만능 항암제’ 개발 희망

    암 증식 유전자 발견…‘만능 항암제’ 개발 희망

    다양한 종류의 암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일본 암연구센터 연구진이 밝혔다. 이른바 ‘암 증식 유전자’로 불리는 이 유전물질에는 저산소나 영양부족 등 스트레스에 노출된 암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을 만들어낸다면 다양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항암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만능 항암제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 이들은 지금까지 암으로 변화하는 것과의 관련성이 알려지지 않은 ‘IER5’(Immediate Early Response 5, 급속초기발현응답 유전자 5형)라는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IER5 유전자는 대장암, 위암, 신장 암, 췌장암, 난소암 등 각종 암 조직에서 정상 조직보다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암세포를 이용하는 등 실험에서는 이 단백질이 ‘HSF1’(열 충격 인자, Heat Shock Factor 1)이라는 또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스트레스로부터 회복시키는 ‘HSP’(열 충격 단백질)라는 단백질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도 발견됐다. ‘IER5’의 기능을 억제하자 암세포 증식이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광암과 뇌종양 등에서는 IER5가 활발하게 작용하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률이 높고 암의 진행과 전이 등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시사됐다. 국립암센터연구소 희귀 암연구분야 오오키 리에코 주임연구원은 “정상 세포에서 IER5의 작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IER5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이 발견되면 각종 암을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과학잡지 네이처 자매지로서 온라인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1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구시, 기초의과학분야 집중 투자

    대구시가 기초의과학분야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시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5곳에 544억원을 투자해 신약 개발을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MRC는 기초의과학 부문 연구와 함께 치료제를 개발하고, 차세대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대구에는 경북대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와 계명대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 영남대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 대구한의대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가 있다. 대구시는 연구센터 5곳에 국비 350억원과 시비 40억원, 기타 154억원을 투자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와 함께 신약 개발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두개안면 기능장애 연구센터는 두개안면 간질과 통증에 외부 자극을 조절·억제하는 화학물질을 개발 중이다. 종양 이형성 및 네트워크 제어 연구센터는 항암치료제 부작용(백혈구 감소, 탈모, 구토 등)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종양에 대해 표적지향성 약물전달기술(나노입자)을 개발하고 있다. 비만 매개질환 연구센터는 녹차 추출물을 활용해 부작용이 없는 당뇨병 예방 및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협의 중이다. 현재 시판하는 당뇨병 치료제는 대부분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 부작용이 있다. 스마트에이징 융복합연구센터는 혈관 노화질환 진단법과 치료법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는 한방 약제를 이용해 간 조직 손상을 줄이고 간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제와 비만성 당뇨병·합병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가 제약기업,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해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다이어트에 ‘미친’ 세계…살 빼주는 신기술

    [송혜민의 월드why] 다이어트에 ‘미친’ 세계…살 빼주는 신기술

    다이어트는 한때 여성에게만 주어진 평생의 숙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국적도, 성별도, 노소도 없이 지구 위 인류 모두들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이어트의 열기가 뜨겁다. 과거에는 그저 멋진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그야말로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살을 빼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말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그저 교과서를 읊는 듯한 뻔한 방법 대신 비교적 손쉽고 효과도 빠른 과학적인 다이어트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음식 스캐닝으로 성분 분석하거나 꿀꺽 삼키기만 해도 식욕 ‘뚝’ 다이어트를 돕는 신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살을 빼기 위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해주는 기기 또는 간접적으로 식습관을 조절하는데 도움울 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이러한 기기의 열풍은 지난 6~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가전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한 기업이 선보인 ‘벨티굿바이브’는 벨트를 착용하면 현재의 활동량과 걸음수, 휴식 시간 등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웨어러블 기기다. 일반 벨트와 외형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고, 스스로 세운 다이어트 계획을 철저하게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비만뿐만 아니라 비만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당뇨를 앓는 사람에게도 더 없이 좋은 기기가 개발됐다. 역시 프랑스 기업이 선보인 이것은 음식 성분을 분석하는 센서 애플리케이션인 ‘SCIO’. 이 애플리케이션은 특수 분광스캐너가 인식한 음식의 성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해당 음식의 칼로리뿐만 아니라 영양성분까지 꿰뚫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센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업체는 올해 CES에서 ‘탐나는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위의 기기들이 매우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나, 단점은 사용자의 굳건한 의지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벨트가 “주인님, 조금 더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센서 애플리케이션이 “당분이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한들, 사용자가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다이어트를 돕는 두 번째 신기술은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유용하다. 강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구를 몸 안에 삽입하거나 간편하게 알약을 삼키는 방법이다. 미국의 의료기술전문업체가 개발한 ‘이립스’(Ellipse)는 언뜻 보면 일반 알약과 다를 바 없는 캡슐 형태지만, 사용자가 도관이 연결된 이 캡슐을 삼킨 뒤 캡슐이 위에 들어가면 도관을 타고 들어간 물이 캡슐 내부의 풍선을 부풀게 해 위를 채우면서 포만감을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위(胃) 풍선’이다. 기존의 위 풍선은 이미 몇몇 업체에서 선보인 바 있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해 위에 삽입하는 형태였다. 위 밴드 수술과 마찬가지로 환자에게도 위험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기구는 사용자가 수술의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시술만으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그 효과가 4개월 간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저 먹기만 해도 날씬해 질 수 있는 ‘꿈의 알약’도 현실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kinaw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Graduate University)은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갈색지방이 활성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찾아냈으며, 이를 이용해 해당 단백질의 분비를 강화하거나 비만 유전자를 없애 운동 없이도 살을 뺄 수 있는 알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간편하게 살 빼려다 ‘부작용 폭탄’ 맞을수도 세계의 브레인들이 손쉬운 다이어트 기기나 의료기술, 의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3년에는 일명 ‘혀 패치’ 시술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성형외과 의사가 시작한 이 시술은 혀에 우표 크기 정도의 패치를 꿰매는 것으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물감이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져 음식 섭취를 자제하게 되고 결국 몸무게가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는 원리였다. ‘신개념 다이어트’로 소개된 이 시술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 타임지의 보도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시술 후 혀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때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면 장애를 겪은 환자도 있었다. 운동이나 식사조절 없이 간편하게 살을 빼려다 건강을 잃거나 더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100% 안전한 다이어트 신기술은 아직… 세계보건기구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이상의 성인 19억 명이 과체중 상태이며, 이중 6억 명은 과체중을 넘어선 비만환자에 속한다. 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비만 치료제나 IT와 의료가 접목된 신기술을 이용한 시술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100% 안전한 비만치료제나 시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조금 덜 뛰고, 조금 더 먹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살을 빼고자 한다면, 그만큼 감수해야 할 위험이 도사리는 것이다. 새해 들어 다이어트를 계획한 사람들의 계기는 다양하지만 기억해야 할 목표는 단 하나, 건강이다. 과학이 더욱 발전해 ‘다이어트 의지’를 강하게 해주는, 부작용 0%의 알약이 있다면 모를까, 그 이전까지는 다이어트 신기술 만을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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