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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인사이드] 실패할수록 성공률 높아지는 금연의 마법

    [메디컬 인사이드] 실패할수록 성공률 높아지는 금연의 마법

    금단증상 1개월이면 사라져흡연 갈망 3년…3분만 참아라절주·운동·주변인 도움 효과적전문가 상담·약물 활용 유용 지난해 서울의 흡연자 가운데 금연을 시도한 비율이 47.1%나 됐다고 합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거의 모든 흡연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초가 되면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급증하게 됩니다. 하지만 금연이 쉽다면 누구나 다 끊었겠지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년간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은 18.4%, 2년간 금연을 유지하는 비율은 13.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금연이 어려울까요. 13일 전문가들에게 여러분이 해마다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김열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은 “니코틴이라는 강력한 중독물질에 의한 신체적 중독과 반복적인 흡연행동으로 인한 심리적 중독,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기대심리가 복합돼 일반적으로 담배를 끊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금연에 실패한 이유로 ‘스트레스’(55.3%)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기존에 피우던 습관 때문에’(30.4%), 금단증상이 심해서(9.0%) 등의 순이었습니다. ●“금연 실패 절반은 스트레스 때문” 술을 자주 마셔도 담배를 끊기 어렵습니다. 술을 마실 때 습관적으로 담배를 많이 피웠기 때문에 몸이 저절로 반응한다는 겁니다. 김 부장은 “술을 마시면 담배가 피우고 싶어지고, 금단증상이 나타나면서 흡연 욕구를 이기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최소 금연 기간은 3개월입니다. 그래서 3개월 이내에는 술자리를 가급적 줄여야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금단증상은 흡연자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흡연 기간이 길수록, 1회 흡연량이 많을수록 심해집니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일이 가장 참기 힘들다”며 “금단증상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집중이 안 되고 다리에 힘이 풀리며 우울감, 소화 장애, 어지럼증, 심하면 배고픔,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행히 금단증상은 짧게는 3일, 길게는 1개월이면 사라집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고 싶은 근본적인 욕구인 ‘갈망’은 3년까지 사라지지 않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할 일이 없어 심심한 상황이 오면 갈망은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조 교수는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갈망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실제로는 3분이면 회복된다”며 “그래서 이 시간을 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냉수를 마시면 순간적인 갈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주스를 마시거나 향이 강한 사탕을 사용하면 됩니다. 금연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잔소리를 하며 닦달해 봤자 당장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금연 의지를 계속 북돋으면 어느 순간 금연에 성공하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남편이나 아내, 부모가 애연가라면 계속 관심을 갖고 금연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중요합니다. 김 부장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담배를 끊도록 하는 것은 고구마를 삶는 과정과 같다”며 “처음 찜통에 넣고 익지 않았을 때는 젓가락을 찔러도 들어가지 않지만 계속 찌르면 어느 순간 쑥 들어간다”고 했습니다.●심호흡하고 냉수 마시면 흡연 욕구 줄어 하루에 두 갑씩 피우던 애연가가 갑자기 금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단번에 끊어야 할지, 아니면 흡연량을 줄여 가면서 천천히 끊어도 될지는 의료계에서도 논란이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담배를 끊으려고 결심했다면 당장 분명한 금연 시점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달 1일부터 끊겠다”고 주변에 알리거나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방법입니다. 김 부장은 “명확하게 어느 날부터 끊겠다고 시점을 정하면 흡연량을 점차 줄여 나가는 것도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언젠가는 줄여서 끊겠다’고 애매하게 생각하면 절대로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교수도 “보통 금연클리닉에서는 2주 이내에 금연일을 정하도록 권유한다”며 “금연일 하루 전에 담배와 라이터, 재떨이 같은 물품을 모두 정리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여성들은 금연 뒤 체중 증가를 가장 두려워합니다. 군것질을 많이 하면서 금방 2~3㎏이 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연 뒤 운동이 필수입니다. 김 부장은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고, 호흡량과 체력이 좋아지는 기쁨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금연을 하는 즉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혼자 금연을 시도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더 금연 확률이 높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전문의를 만나거나 금연상담전화(1544-9030)를 이용하면 치료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니코틴 패치, 껌 등의 대체재도 자주 사용하면 중독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김 부장은 “약을 먹듯이 처음에는 2시간, 나중에는 3시간 등으로 간격을 넓히며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6~8주를 사용하고 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처방약인 ‘부프로피온’은 우울감이 동반된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만, 경련 경험이 있는 환자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 외에는 ‘바레니클린’이라는 약물을 이용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약물을 이용하면 금연 가능성이 82%가량 상승한다고 합니다. 금연에 계속 실패하면 금연 성공률이 낮아질 것이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성공률이 점점 높아진다고 합니다. 김 부장은 “지금까지 실패했더라도 왜 실패했는지 돌아보면 과음 등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망막 손상 실명, 치료법 실마리 찾았다 (연구)

    망막 손상 실명, 치료법 실마리 찾았다 (연구)

    제브라피시(줄무늬가 있는 열대어)는 망막이 손상돼도 몇 주 이내에 다시 회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때 망막세포재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망막에 있는 뮐러아교세포(muller glia)다. 망막이 손상될 경우 뮐러아교세포가 줄기세포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망막세포가 생성되는 것. 미국 밴더빌트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포유동물에게서 발견되는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이 뮐러아교세표의 활성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이 제브라피시에게 GABA를 주입한 결과 GABA의 수치가 높아지면 뮐러아교세포의 활동이 억제되는 반면, GABA의 수치가 낮아지면 뮐러아교세포는 반대로 활성화되면서 줄기세포가 분열 및 망막세포의 성장인자의 생성이 시작되는 것을 확인했다. 즉 GABA의 수치에 따라 손상된 망막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의 활성화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연구진이 망막이 손상된 쥐를 대상으로 GABA의 생성을 자극하거나 줄이는 실험을 했을 때에도 위와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노인성 황반변성이나 망막색소변성증 등을 치료하는데 긍정적인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망막 내 GABA감소가 물고기의 눈 재생을 유도하는 뮐러아교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연구는 GABA가 제브라피시 망막세포재생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같은 결과가 인체에서도 나타난다면, GABA차단제를 통해 손상된 망막이 스스로 회복되도록 자극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스템 셀 리포트’(Stem Cell Reports)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방줄기세포로 심근경색 치료… 高大 의료진 세계 첫 시트 개발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지방줄기세포 시트’를 이용한 심근경색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임도선 교수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방줄기세포 시트를 동물(쥐)의 병변 부위에 직접 부착하고 이식해 본 결과 기존 줄기세포 치료법과 비교했을 때 다른 조직과의 결합률이 높아졌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생체조직공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주사기로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기존 치료법은 줄기세포가 몸에 들어간 후 시술자가 원하는 위치에 생착하기를 기다려야 하므로 실제 치료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치료법은 정교하게 배양된 줄기세포 시트를 병변 부위에 직접 부착·이식하기 때문에 생착률이 약 90%에 이르렀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또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인자’의 주변 세포 활성화 효과도 약 2.5배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치료법을 통해 심근경색 치료에 있어 혈관의 신속한 재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줄기세포 치료법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류 위협하는 ‘슈퍼 버그’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류 위협하는 ‘슈퍼 버그’

    오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입니다.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1843~1910)가 1882년 3월 24일 베를린에서 열린 병리학 학술대회에서 ‘결핵은 세균 때문에 발생한다’며 결핵균 발견을 발표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정했습니다. 코흐의 발견 이전까지는 결핵의 원인이 유전이나 영양 부족 때문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WHO ´위급·심각·중간´ 3단계 나눠 결핵을 진단할 때 쓰이는 투베르쿨린이라는 약물도 코흐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물론 치료제라고 만들었지만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는 이를 실패작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결핵균 발견과 투베르쿨린 개발로 1905년 노벨생리의학상까지 받았지요. 결핵균을 발견 했지만 20세기 초까지는 ‘백색 페스트’라고 불리며 치료법이라고는 그저 깨끗한 공기가 있는 시골에 가서 요양하거나 결핵균에 감염된 폐를 강제로 찌그러뜨리거나 제거하는 수술 정도였습니다. 이후 결핵 치료를 위한 항생제가 개발돼 치료 효과도 높아지고 결핵 환자들도 많이 줄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결핵을 지나간 질병으로 생각하지만 여전히 결핵은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는 질병 중 하나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서는 약에 내성이 생긴 슈퍼 결핵환자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결핵뿐만 아니라 요즘 심심찮게 ‘슈퍼 박테리아’가 발견됐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각종 병균을 막을 수 있는 방패가 생겼으니 박테리아 입장에서는 이를 뚫을 수 있는 창을 만들려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슈퍼 박테리아’라는 천하무적의 창입니다.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매년 200만명의 미국인이 슈퍼 박테리아에 감염되고 그중 2만 3000명이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에 내성을 지녀 인류를 위협하는 ‘슈퍼 버그’ 12종류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항생제로는 절대 치료할 수 없는 그야말로 ‘막강’ 세균이라는 말입니다. WHO는 슈퍼 버그 12종을 위급, 심각, 중간, 3단계로 나눴습니다. 위급 단계에 포함된 슈퍼 버그는 높은 감염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것들로 병원 내 집중치료시설에서 주로 감염되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오염된 병원 장비를 통해 확산되는 녹농균, 감염자의 50% 가까이가 사망한다는 장내세균속균종입니다. 심각 단계에 포함된 세균은 장구균, 황색포도상구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캄필로박터, 살모넬라, 임질균입니다. 중간 단계는 폐렴연쇄상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이질균입니다.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 자제해야 심각과 중간 단계에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나 임질,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이질균 같은 경우는 이미 치료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지만 최근 변종들이 나타나 치료가 어렵다는 WHO의 설명입니다. 위급 단계에 포함된 슈퍼버그를 치료할 항생제 개발이 시급하다고는 하지만 환자 수가 그리 많지 않고 임상시험 필수요건까지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치료제 개발 소식을 듣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효과나 사람의 안전 때문에 승인을 못 받는 경우도 많지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이 가장 많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항생제 사랑(?)이 유별납니다. 병치레가 잦은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 진료 뒤 받은 처방전을 보면 항생제가 꼭 하나씩은 포함돼 있더군요. 알게 모르게 어릴 적부터 항생제를 먹게 되는 것입니다. 슈퍼 버그는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나라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는데 참 걱정스럽습니다. edmondy@seoul.co.kr
  • 슈퍼컴도 아닌 AI가 포커도 꺾었다

    슈퍼컴도 아닌 AI가 포커도 꺾었다

    프로도박사 11명 상대 3000회 게임… 10명에게 압도적 승리·1명에게 우세 “속임수 가능해 승리 어려워” 뒤엎어… “치료법 추천 등 정보 비대칭 때 유용” 인공지능(AI)이 퀴즈대회, 체스, 장기, 바둑에 이어 포커게임에서도 인간을 눌렀다. 이번엔 슈퍼컴퓨터가 아닌 게임용 PC를 이용했는데도 인간 고수를 꺾었다.캐나다 앨버타대, 체코 카렐대, 체코공과대 공동연구진은 포커게임을 할 수 있는 AI프로그램 ‘딥스택’을 개발했다. 딥스택에 1000만건의 게임상황을 만들어 입력시키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한 뒤 프로 도박사들과 게임을 했다. 이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3월 3일자 논문으로 실렸다. 포커는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작업이다. 포커게임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최대 10의 160제곱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둑에서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인 10의 170제곱보다는 적다. 하지만 여기에 ‘정보 비대칭성’이 개입한다. 체스나 장기, 바둑은 상대방의 게임 정보가 완전히 공개된 정보 대칭 상태이지만 포커는 공개된 패 이외에 볼 수 있는 카드는 플레이어 자신이 가진 카드뿐이다. 게다가 포커 참가자들 간에 속임수(블러핑)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복잡하고 어렵다. 이 때문에 AI의 승리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고 실제로 2015년 미국 카네기멜론대가 개발한 포커게임 AI ‘클라우디코’는 인간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지난 1월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이 후속작으로 내놓은 ‘리브라투스’가 세계 정상급 프로도박사 4명과 대결해 승리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했다. 리브라투스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했지만, 딥스택은 게임용 PC를 이용해 게임을 거듭할 때마다 스스로 능력을 키워 최적화한 수를 계산하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했다. 딥스택과 도박사는 ‘텍사스 홀뎀’이라는 포커 게임을 했다. 자신이 가진 칩 한도 내에서 무제한 걸 수 있는 방식이다. 딥스택은 베팅을 할지 포기를 할지 5초 내에 결정을 내리면서 게임을 해나갔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바둑을 겨룬 구글의 AI 알파고에게 돌을 내려놓기까지 15초가 주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판단시간도 더 빠르다. 딥스택은 프로 도박사 11명을 상대로 3000차례의 게임을 치러 10명을 압도적으로 이겼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우세를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마이클 볼링 앨버타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딥스택 같은 AI 프로그램은 적의 전력을 알기 어려운 방위 분야에서 전략을 수립하거나 의사를 대상으로 치료법을 추천하는 등 정보 비대칭성이 있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단백질도 낚시로 잡아낸다?

    질병 발생 메커니즘 및 신약개발 도움줄 듯 국내 연구진이 낚시하듯이 특정 단백질만 골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 김기문(포스텍 화학과 교수) 단장과 제임스 머레이 박사팀은 ‘분자 바구니’를 만들어 특정 단백질만 고순도, 고효율로 골라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독특성 때문에 ‘주목할만한 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암은 체내 단백질의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면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암 뿐만 아니라 많은 질병이 단백질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이 때문에 질병 치료법과 약물 개발을 위해서는 세포내에 있는 수많은 단백질 중 약물과 상호작용하는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기존 단백질 정제법은 추출 과정 중에 화학반응으로 인한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거나 다른 단백질이 섞이는 경우가 많아 질병 연구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호박 속을 파놓은 듯 가운데가 텅빈 바구니 모양의 분자 ‘쿠커비투릴’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만 골라서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마치 미끼로 물고기를 유인해 잡는 것처럼 쿠커비투릴에 특정 단백질만 골라 담을 수 있도록 처리한 ‘단백질 낚시법’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미끼로 암의 일종인 피부T세포림프종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사하’(SAHA)라는 물질을 활용했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단백질 정제법과 달리 오염이 적을 뿐만 아니라 제조, 사용, 보관이 손쉬워 실험 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각종 질병 메커니즘 파악, 신약 개발, 약물 부작용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문 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단백질 낚시법을 이용하면 다양한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약물 부작용이 최소화된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지나친 설탕, 알츠하이머병 부른다”(연구)

    “지나친 설탕, 알츠하이머병 부른다”(연구)

    설탕을 계속해서 많이 먹으면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베스대와 킹스칼리지런던(KCL) 공동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계속된 혈당 변화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일단 혈당치가 전환점이 되는 임계값을 넘으면 치매와 관련한 뇌의 염증과 싸워야 하는 필수 단백질의 기능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의 위험을 키우는 것을 보여준 기존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번 결과는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혈당치나 고혈당증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구체적으로 설명한 증거가 된다. 이 연구에 참여한 베스대의 오마르 카사아르 박사는 “설탕 과잉 섭취가 당뇨병이나 비만에 관한 한 나쁘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여기에 알츠하이머병과 설탕의 이런 잠재적 관계는 우리가 식사할 때 설탕 섭취를 조절해야 할 또 다른 이유”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한 비정상 단백질은 뇌에서 응집돼 플라크와 엉킴을 형성해 점차적으로 뇌를 손상해 심한 인지 능력 저하를 유발한다. 이전 연구는 포도당과 그 분해산물이 당화 반응(glycation·포도당이나 다른 당분이 체내에서 단백질이나 지방 또는 두 가지와 함께 결합해 비기능적 구조물을 형성하는 현상)을 통해 세포 내 단백질을 손상하는 것을 알아냈지만, 포도당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구체적으로 분자 관계는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 유무에 관계 없이 환자 30명의 뇌 표본을 사용해 그런 연관성을 밝혀냈고, 단백질의 당화 반응을 검사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 면역 반응과 인슐린 조절에 주된 역할을 하는 효소인 대식세포이주차단인자(MIF·macrophage migration inhibitory factor)가 당화 반응에 의해 손상되는 것을 발견했다. 당화 반응은 MIF를 억제하고 감소함으로써 비정상 단백질의 축적에 관한 뇌 세포의 반응을 방해하는 것이다. 베스대 생물학·생화학부의 장 판 덴 엘센 교수는 “우리는 MIF 효소가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들의 뇌에서 포도당에 의해 이미 변형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현재 혈액에서 비슷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MIF 효소는 뇌에 비정상 단백질이 축적하는 것에 일종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일 수 있으며, 설탕에 의한 손상이 일부 MIF의 기능을 떨어뜨려 다른 요인들을 완전히 억제해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우리는 생각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같은 학부의 롭 윌리엄스 박사는 “이런 작용을 아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이 진행하는 과정을 밝히는 데 필수적일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예비 환자를 확인하고 새로운 치료법이나 예방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우리 뇌 속 GPS 작동 비밀 풀렸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리 뇌 속 GPS 작동 비밀 풀렸다

    상당수의 운전자가 차에 현재의 위치가 어디인지 그리고 목표 장소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을 두고 있다. 사람의 머릿속에도 이런 내비게이션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세포가 있다. 지도나 GPS 같은 기능을 하는 장소세포 일명 ‘GPS 세포’는 자신의 몸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인지하도록 한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세바스티앵 로이어 박사와 고려대 심리학과 최준식 교수 공동연구팀은 공간과 사건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장소세포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0일자에 실렸다. ●해마 속 세포, 내 몸 어딨는지 알려줘 장소세포는 기억과 관련한 해마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로 행동인지신경과학 분야의 가장 주목받는 연구 주제로 알려져 있다. 1971년 장소세포의 존재가 처음 밝혀졌고 2014년에는 장소세포를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노벨생리의학상이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장소세포의 존재 이외에 공간 속에서 위치를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능과 메커니즘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해마에 미세전극을 삽입한 생쥐가 거칠거나 부드러운 혹은 울퉁불퉁한 바닥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든 러닝머신을 걷도록 하면서 뇌 신경활동을 기록했다. 그 결과 장소세포는 공간적 정보와 비공간적 감각정보를 기록하는 두 종류로 이뤄져 해마의 상하층으로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것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장소세포는 단일한 형태와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면서 수평적 위치에 따라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에서 깊이에 따른 수직적 분포에 따라 기능을 달리한다는 것을 새롭게 찾아냈다. ●기억 관련 질병 치료·AI 개발 활용 로이어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동물과 인간에게서 기억이라는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가 장소와 관련된 추상적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이해하는 데 한발 더 다가섰다”며 “치매나 기억상실증 같은 기억 관련 질환들의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치료로 백혈병 완치된 아기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치료로 백혈병 완치된 아기

    생후 3개월에 선천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2세 아기가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완치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출신의 레이라는 태어난 지 14주 만에 어린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곧장 화학치료 및 골수이식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암세포의 증식력이 매우 빠르고 공격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런던의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 아동병원 측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바로 ‘디자이너 면역세포’(designer immune cells)가 그것이다. 디자이너 면역 세포 또는 ‘유전자 편집’ 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유전자를 재편집해 체내에서 새로운 면역세포를 만들게 하는 방법이다. 레이라의 경우 기증자에게서 받은 건강한 세포에 백혈병을 이길 수 있는 세포를 더해 새로운 DNA를 만든 뒤, 이를 몸 안에 주입했다. 2015년 당시 이 치료방법은 실험쥐에게만 실험됐을 뿐 임상실험은 실시되지 않아 매우 위험했지만, 레이라의 부모는 아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찾기 위해 이 치료 방법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의료진은 2015년 당시 ‘거의 완치’에 가깝다고 결과를 밝혔고, 2017년 2월 레이라에게 ‘완치’ 판정을 내렸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치료법에 적용해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은 전 세계에서 레이라가 최초다. 백혈병은 의학의 발달로 완치율이 상당히 높아져 현재 70~80%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환자의 나이가 매우 어리고 병세가 진전된 상황에서 호전을 보였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 아동병원 측은 얼마 전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생수 15개월의 선천성 백혈병 여자아이 역시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법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초기 치료 중요한 척추전방전위증, ‘볼란스’ 등 보존적 치료 고려해야

    초기 치료 중요한 척추전방전위증, ‘볼란스’ 등 보존적 치료 고려해야

    3대 척추질환이라 불릴 만큼 많은 환자들을 괴롭히고 있는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제자리를 벗어나 앞으로 미끄러지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미끄럼증, 척추탈위증이라고도 불리는 척추전방전위증의 발생 요인은 일반적으로 척추분리증에 의해 척추 관절과 관절 사이의 분리로 인해 지지가 약해져 척추뼈가 밀려나는 경우와 나이가 들어가며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경우로 나뉜다. 특히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은 50대 이후 주로 발병하며 남성에 비해 근육과 인대가 약한 여성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약 8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척추 수술 후 합병증 및 후유증으로 인한 경우, 선천적으로 척추 관절의 발육이 부진한 경우, 악성 종양으로 척추뼈가 약화한 경우에도 척추전방전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밀 진단을 통해 원인, 증상에 적합한 각각의 치료법을 통해 치료가 진행돼야 한다. 증상의 정도는 부위에 따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주로 허리와 엉덩이 주변 통증이 자각된다. 또한 오래 걸으면 다리 마비나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 이에 허리를 숙이거나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걷게 되기 때문에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척추뼈를 고정하는 수술적 치료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평소 요통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허리 건강을 초기에 관리해야 한다. 치료는 초기 뼈가 밀려난 정도나 환자의 통증 정도,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존적 혹은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는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이 때에는 약물요법과 주사요법을 비롯해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이 병행된다. 최근 신경외과 개원가에서는 ‘볼란스 도수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독일 올림픽 국가대표인 Dr. Tanja Kuhne 선수가 은퇴 후 재활 의학과 의료진들과 함께 개발한 이 치료법은 도수 치료와 볼란스라는 기구 사용을 병행해 진행된다. 볼란스 도수치료는 척추 분절의 과도한 긴장을 낮추고 약해진 주위 조직들을 강화 시켜 자세와 운동에 있어 가장 최적화된 근육의 사용을 유도하는 치료 방법이다.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 인대 등을 발달시켜 척추전방전위증 증상의 발전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약해진 척추 부분에 가해지는 시술인 만큼 충분한 술기를 갖춘 담당의를 통해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수병원 김영수 원장은 “척추 질환은 치료만큼 예방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예방 수칙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지킬 수 있다. 먼저 엎드려 자는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똑바로 천장을 바라보며 눕는 가운데 낮은 베개를 사용해 목을 받쳐 척추 전체의 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당겨 허리를 곧게 편 후 등받이에 기대어 앉고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무거운 것을 드는 것을 삼가야 하며, 불가피할 경우 허리를 편 채 무릎을 낮춰 물건을 몸에 바짝 붙여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기적으로 기지개를 켜는 등 스트레칭도 척추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농경 사회의 소 전염병/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농경 사회의 소 전염병/서동철 논설위원

    소는 오늘날 고기와 유제품의 중요한 공급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농경 사회에서는 논과 밭을 갈고, 곡식을 운반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였다. 특히 영양분의 대부분을 곡식에서 섭취한 아시아인에게 소는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일찍부터 인구 밀도가 높았던 인도에서 불교가 태동한 것도 소의 도살 때문이라는 학계 연구도 있다. 고대 브라만교 성직자들은 제물로 많은 소를 요구했고, 결국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농민들의 반발은 아예 살생을 금하는 종교를 요구하는 단계로 발전했다는 것이다.소의 중요성은 우리나라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세종 7년(1425) 형조(刑曹)는 “소의 도살을 금지하는 금살도감(禁殺都監)을 설치했음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소고기를 먹는 자는 수색 체포해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했다. “먹는 것은 백성의 근본이고, 곡식은 소의 힘으로 나오는데, 나온 곳을 묻지 않고 소고기를 먹는 악습이 번져 소와 말을 훔쳐 내 밀도살하는 일조차 적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소고기를 먹는 자에게 태형(笞刑) 50대에 처하는 금률(禁律)에도 사람들이 모두 가볍게 여긴다는 대목도 보인다.그러니 전염병이 창궐해 소가 한꺼번에 죽어 나가는 상황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중종 36년(1541) 조정에서는 “평안도 소들이 대부분 병들어 죽었고 황해도 역시 마찬가지인데, 평안도 농사일은 다른 도와 달라 새로운 소를 보내 주더라도 2~3년 안에 밭갈이에 익숙하기 어렵다고 한다”는 한탄이 오간다. 인조 15년(1637)에는 부제학 이경석 등이 “소 역병의 재앙은 팔도가 모두 같아서 가을갈이는 못 하였으니, 봄 농사를 알 만하다.  이런 때 갖가지 변괴가 나타나고 거짓말과 요사스러운 말이 일어나 못하는 소리가 없으므로, 백성은 짐을 꾸려 떠나려고 한다”고 아룄다. 우역(牛疫)이 실농(失農)으로 이어지고, 실농이 다시 사회불안으로 확대되는 연쇄 반응을 보여 준다. 중종 시대 우역은 치료법을 담은 수의서(獸醫書)의 편찬으로 이어졌다. ‘우마양저 염역병 치료방’(牛馬羊猪 染疫病 治療方)이 그것이다. ‘소·말·양·돼지 전염병 치료법’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전염(傳染)이라는 표현을 썼고, 염역(染疫)은 ‘하나가 앓고 두셋이 아파 서로 전염하는 병’이라 정의했다. 당연히 증상으로 구분했을 뿐 원인 병원체를 기준으로 전염병을 분류하지는 못했다.조선시대나 지금이나 가축 전염병을 퇴치할 임무는 국가에 지워져 있다. 왕조시대 천지자연의 모든 변고(變故)는 ‘임금이 부덕한 소치’였다. 나아가 다산 정약용은 “소 전염병은 모두 목민관의 책임이니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다산은 우역(牛疫)의 참혹한 실상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두려울 것이 없다”고 했다. ‘성심(誠心)을 다하면 하늘도 도울 것’이라는, 오늘에 던지는 메시지다.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 환자 방사선 치료의 미래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 환자 방사선 치료의 미래

    인간의 상상력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이룩한 현재의 문명은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이 분명하다. 스티브 잡스의 상상력이 아이폰을 만들었듯이 연구자들의 풍부한 상상력은 과학이 지금과 같은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의사의 상상력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사의 상상력의 원천은 환자가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창조적 활동은 필요에 의해 시작되고, 바라는 일의 긍정적인 효과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기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무성영화를 만들던 시기에도 인간이 상상했던 이상적인 영화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까지 만족시키는 오늘날의 4D 입체영화와 같은 형태였다. 1895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이후 방사선은 암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의사들이 원하는 방사선 치료기기의 이상적인 모델은 이미 100년 전부터 의사들의 머릿속에서 완성돼 있었다. 의사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치료기기에 거의 근접한 방사선치료 장비가 현재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방사선 세기 조절, 환자 동조, 초정밀 방사선량 전달 등 첨단 기술들이 적용된 선형가속기에서 발생하는 엑스선을 이용해 현재 대부분의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이미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방사선치료는 더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는 것일까.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을 발전시켜 왔듯이 더 나은 방사선 치료법을 계속 고민한다면 치료 장비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입자 치료기’일 것이다. 사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선형가속기의 발전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고, 앞으로 방사선 치료의 주된 발전 방향은 개량된 선형가속기보다는 새로운 중입자 치료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입자 치료는 가속한 원자핵을 종양조직에 조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입자 치료법은 수소원자핵인 ‘양성자 빔’을 이용한 치료다. 양성자 빔은 방사선량을 종양에 집중시킬 수 있지만 기존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 기술과 효과가 유사하고, 암세포를 살상하는 능력은 거의 같다. 이에 반해 암세포 살상능력이 몇 배 더 강력한 중입자 치료는 양성자보다 몇 배 무거운 원자핵을 가속해 암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 의학은 미국이 가장 앞서 있지만 중입자 치료 분야만큼은 일본과 독일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독일에서는 하이델베르크를 포함한 2곳, 일본에서는 이미 5곳에 중입자치료기가 설치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11곳에서 중입자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2015년까지 중입자 치료를 받은 암환자 수는 2만명을 넘었고 학계에 발표된 치료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탄소핵을 이용한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엑스레이나 양성자에 비해서 2~3배 가까이 높아 기존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종양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의료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이나 독일로 중입자 치료를 받으러 가는 국내 환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이 암 환자의 완치를 상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조만간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기보다 더 나은 방사선 치료기를 개발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메디컬 라운지] 눈물만 나도 안구건조증… 방치하면 결막·각막염

    겨울철 실내 난방과 환기 부족으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밖에 나가 바람을 쐬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실내에서도 눈이 시리고 따가워 제대로 뜨기 어려운 증상이 대표적이다. 12일 안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나이가 들면서 눈물의 여러 구성 성분이 감소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여성은 폐경기 이후 호르몬 변화 때문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먼지와 건조한 환경, 컴퓨터·스마트폰 등의 영상기기 사용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 외에 장기간의 소프트렌즈 착용, 고혈압·알레르기·심장약 등 약물 복용, 갑상선질환, 당뇨병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권영아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안구건조증은 전체 인구의 5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안질환”이라며 “다양한 원인으로 생기고 상황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부터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전체 인구의 50%가 경험 눈이 자주 충혈되고 뻑뻑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반복되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 구성 성분의 변화, 눈꺼풀 염증 때문에 나타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기온의 변화와 건조한 날씨,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결막염이나 각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시력 감퇴를 일으키기도 한다. 심하게 눈이 건조할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한다. 눈물의 양으로 미뤄 짐작해 안구건조증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눈이 예민해져서 오히려 눈물을 더 많이 흘리는 ‘반사성 눈물흘림’ 증상이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고 수시로 물을 마셔 체내 수분량을 높이는 것이 좋다. # 생리식염수 사용 땐 부작용 우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보안경을 쓰는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생리식염수는 오히려 눈물 구성 성분에 변화를 줘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세균 오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눈물이 배출되는 구멍인 ‘누점’을 막아 눈물양을 유지시키는 ‘누점폐쇄술’로 치료한다. 권 교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영상기기를 사용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어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이고, 업무 50분 뒤 10분은 눈을 쉬게 해 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예수처럼 피 흘리는 인도 13세 소년 화제

    예수처럼 피 흘리는 인도 13세 소년 화제

    한 10대 소년의 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피가 흘러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도에서 '스티그마타 보이(stigmata boy)'라 불리는 13세 소년의 사연을 보도했다. 스티그마타는 '성흔’(聖痕)'이라는 뜻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수난을 당할 때 손과 발, 이마, 옆구리에 생긴 상처를 일컫는다. 마치 예수처럼 피를 흘리는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출신의 킬레쉬. 그의 불가사의한 증상이 나타난 것은 3년 전이다. 코에서 처음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을 때 그의 부모는 아들이 단순히 탈수 증상을 겪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곧 아들의 상태가 더 심각한 문제임을 깨달았다. 킬레쉬는 "몸 어디에서나 피가 흘러나온다"며 "한 달 동안 하루에 많게는 10번까지 양쪽 귀와 눈, 입, 목, 이마선과 다리 등에서 피가 나온다. 때론 출혈이 멈추거나 몇 달동안 흐르지 않기도 하지만 지난 15일 간 거의 매일 피를 흘렸다"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프거나 고통스럽진 않지만 피곤함과 두통을 유발해서 필사적으로 치료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인도의학협회 의사들은 킬레쉬의 질병을 연구해왔으나 공식적인 진단을 내리진 않은 상태다. 대신 희귀병인 '헤모라크리아'와 비슷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헤모라크리아는 하루에도 여러 번 빨간 피눈물을 흘리는 질병으로 눈물샘 종양, 세균성 결막염 등에 의해 유발된다. 의학적인 원인은 현재 밝혀지지 않은 상태며, 전세계적으로 몇명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증상을 겪고 있다. 킬레쉬의 아빠 아룬은 "인도에서 최고의 의사들을 만나봤지만 어느 누구도 이 질병이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소변을 통해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해서 상황이 더 나빠지기 시작했다"면서 다급한 마음을 전했다. 아들의 목숨이 염려되는 아빠는 아들의 증상 치료에 도움을 달라며 전세계 의료진에게 호소하는 중이다. 그는 "의료과학은 아들의 질병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며 "아들의 건강상태가 의료단체에게 희귀질병을 한번 더 연구 할 기회와 해결책 모색의 길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국제 의료 단체들이 돕겠다고 나서서 가족들을 끝없는 고통과 고뇌에서 자유로워질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13일부터 추나요법에도 건강보험 시범적용

    앞으로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추나요법(推拿療法)으로 치료를 받아도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된다. ‘추나요법’이란 한의사가 손, 신체, 보조기구 등을 이용해 관절과 근육, 인대 등을 조정·교정해 치료, 예방하는 치료기술이다. 한의과에서 가장 많이 치료하는 치료법이다. 물리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통증을 줄여주는 도수(徒手) 치료와 비슷하다. 보건복지부는 “경희대 한방병원 등 한방병원 15곳과 경희김한겸한의원을 비롯한 한의원 50곳 등 모두 65곳을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사업기관으로 선정했다“면서 ”이곳에서 치료를 받으면 13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8일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근골격계 통증때문에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이용해도 침, 뜸, 부항, 온냉경락요법 등 소수 진료 이외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진료비 부담이 컸다. 비급여인 추나요법의 경우, 한방 병 의원별로 가격이 제각각이었다. 일반적으로 1회(10분 안팎)에 5만원 안팎을 요구하나 적게는 1000원에서부터 최대 20만원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이에따라 복지부는 전문성, 안전성과 추나요법 종류(단순추나, 전문추나, 탈구추나) 등을 고려해 수가를 통일시켰다. 단순, 전문추나는 수가 1만 6857∼4만 2699원, 이 중 환자 본인 부담은 6700∼1만 7000원, 탈구추나는 수가 6만 1487∼6만 4161원이며 본인 부담은 1만 8400∼2만5600원(이상 1부위 기준)으로 정했다. 현재보다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추나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의 전면 실시 여부는 이번 시범사업의 효과와 타당성을 분석한 뒤,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의 모든 한방의료기관에 확대적용될 예정이다. 다음은 65개 시범사업 한방의료기관 명단이다. 서울 : 경희대한방병원,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진료부, 모커리한방병원, 최영태한의원(강남구), 호강〃(강서구), 영재〃(노원구), 경송〃(동대문구), 행복이머무는〃(동작구), 서초경희〃(서초구), 수목〃, 잠실123〃(송파구), 누리담〃(양천구), 신익순〃, 광동〃(영등포구), 마성〃(중구) 부산 : 동의대한방병원, 동비한의원(금정구), 하나〃(북구), 해인〃(사하구) 대구 : 대구한의대 대구한방병원, 소나무한의원(동구), 시지〃(수성구) 인천 : 가천대 길한방병원, 참빛한의원(서구) 광주 : 원광대 광주한방병원, 청담한의원(서구) 대전 :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경북한의원(대덕구), 동제〃(동구), 김세종〃(서구) 울산 : 인동한의원(남구) 경기 : 성남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경희김한겸한의원, 태강〃(성남), 부천자생한방병원, 오석종한의원, 디스코〃(부천), 사랑이꽃피는〃(광명), 생명마루〃산본점(군포), 윤〃(수원), 박지훈〃(안산), 기운찬〃(안양), 일신〃(의정부), 경희스토리〃(화성) 강원 : 상지대한방병원(원주), 동인당한의원(춘천) 충북 : 세명대한방병원(제천), 동생한의원(청주), 동양〃(〃) 전북 :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온고을행복한한의원(전주), 본〃(익산) 전남 : 동신대 순천한방병원(순천), 하당맹수한의원(목포) 경북 : 바른몸한의원(경산), 다산〃(고령), 대원〃(영천), 화목〃(포항) 경남 : 부산대한방병원(양산), 고현한의원(거제), 명근당〃(김해), 디딤돌〃(진주), 창덕〃(창원) 제주 : 후한의원(제주) 세종 : 으랏차한의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엄지 척! 오늘의 정보] 추나요법 건보 시범 적용

    한의사의 ‘추나요법’에도 시범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3일부터 경희대병원, 가천대 길한방병원, 부천자생한방병원 등 65개 한방의료기관에서 추나요법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추나요법은 의사가 손이나 신체, 보조기구를 이용해 관절, 근육, 인대를 교정하는 한의학 치료법이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은 한의과에서 가장 많이 치료하는 항목으로, 추나요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가장 싼 병원(1000원)과 비싼 병원(20만원)의 차이가 200배에 이른다. 5만원을 받는 병원이 가장 많다. 앞으로는 단순·전문 추나 본인부담금 6700~1만 7000원, 특수 추나 1만 8000~2만 6000원 수준으로 통일된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모니터링과 평가를 거쳐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근거를 마련하고, 시범사업의 효과성과 타당성 분석을 위한 병행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형훈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한의약의 표준화, 과학화에 크게 기여하고 보장성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극소량 혈액으로 췌장암 조기 진단, 신기술 개발(연구)

    극소량 혈액으로 췌장암 조기 진단, 신기술 개발(연구)

    한 방울도 안 되는 극소량의 혈액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검사법을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암은 사망 위험이 가장 큰 암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의 공동 연구진은 췌장 종양에 존재하는 단백질 ‘A형 에프린 수용체 2’(ephrin type-A receptor 2·EphA2)를 확인하고,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크기 0.001㎜보다 작은 이 수용체를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최신호(2월 6일자)에 발표했다. 특히 이번 검사법은 진단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며 정밀도가 높아 다른 질병 분야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진처럼 연구자들은 암 조기 진단에 관한 연구에서 췌장암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췌장암은 악성도가 커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말기에 진단을 받게 되면 그때는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효과적인 치료법마저 없어 환자의 약 80%는 진단을 받은 뒤 1년 이내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토니 후 박사는 “췌장암은 종양의 존재가 드러나는 초기에 혈액에서 생체지표(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검사법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암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혈액에서 암의 생체지표를 검출하는 기존의 검사 방법은 많은 혈액 표본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 검사법을 이용한 예비 연구를 통해 췌장암 환자와 일반인, 그리고 암이 아닌 염증인 췌장염 환자를 85%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해냈다. 이는 기존의 혈장 검사보다 정밀하다는 것. 물론 이번 결과는 앞으로 연구 집단을 늘려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검사법에는 췌장암이나 다른 암, 또는 감염에 관한 조기 발견과 치료, 그리고 경과 관찰을 향상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그렇지만 이번 검사 방법이 승인을 얻으려면 최소 2~3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후 박사는 설명했다. 사진=ⓒ Syda Productions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公公’의 적 디스크 수술 꼭 해야 하나

    업무 스트레스와 밤샘 근무, 승진 경쟁은 공무원들에도 예외는 아니다.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지 못할 때가 많다. 질병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 등 되돌리기 힘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퍼블릭인 ‘메디컬 라운지 코너’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직군별 공무원들이 흔히 경험하는 질병과 치료법을 전한다.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상당수 사무직 공무원들에게 ‘요통’(허리통증)은 언제나 골칫거리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만큼 허리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전체 인구의 80%가 살아가는 동안 한 번 이상 요통으로 고생한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구조물로, 우리말로는 ‘추간판’이라고 한다. 무리한 힘 때문에 디스크가 돌출하면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 신경이 눌리게 돼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을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디스크’라고 부른다. 허리 디스크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진 두 가지 증상은 요통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다.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는 요통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한 것이 특징이다. 확진을 위해 돈이 많이 드는 정밀 검사를 곧바로 할 필요는 없다. 환자의 75%는 1~2개월 쉬면 통증에서 해방된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척수강 조영술,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마지막 선택이다. 전문가들은 ▲발가락이나 발목 힘이 현저하게 약해진 경우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거나 다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할 때 ▲통증 때문에 사실상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때 등의 상황에서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병원에서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동시에 권하면 비수술적 치료부터 먼저 이용해보는 것이 좋다. 황 교수는 “척추 수술은 다른 수술과 달리 얻는 것이 있는 반면 잃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또 수술은 완치 과정의 일부분이지 결코 전부가 아니며, 수술에서 회복된 뒤 운동을 통해 허리를 강하게 만들어야 수술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복부에 힘을 주고 등으로 지면을 누르기 ▲윗몸을 일으켜 정지하기 ▲오금(무릎 뒤쪽)에 베개를 대고 다리에 힘을 줘 누르기 ▲양 무릎으로 베개를 잡고 힘을 줘 누르기 ▲엎드린 자세에서 팔을 앞으로 뻗고 한쪽 다리를 곧게 들어올리기 등의 운동은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각 동작을 10초씩 3회, 하루 2회 실시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어르신들 구균백신 맞으면 폐렴 줄어요

    A형 독감 발병이 급격히 늘어나다가 잠시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개인위생에 주의하며 예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조언이다. 습도가 특히 낮은 겨울철은 바이러스 침입으로부터 취약한 계절이다. 적절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2차적으로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까지 번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폐렴 환자 수는 2011년 24만 5370명에서 2015년 33만 5356명으로 5년 새 37%나 증가했다. 특히 폐렴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감기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폐렴 환자는 패혈증과 호흡곤란, 폐농양 등의 다른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폐렴은 원인균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의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거나 설사 원인균을 배양했다고 하더라도 균종을 분류하는 데 3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폐렴이 의심되는 환자는 우선적으로 경험적 항생제 요법을 시작한다. 항생제 외에도 수분 공급, 충분한 칼로리와 영양 보충이 필요하며 체온이 40도 이상이면 해열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경과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65세 이상은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이나 중환자실 입원율은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며, 접종 전 담당 주치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야외 활동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구강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도움말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빈곤과 암에 생명 위협 받는 7세 파키스탄 소녀

    빈곤과 암에 생명 위협 받는 7세 파키스탄 소녀

    불행은 항상 낙후된 국가와 가난한 가정에 제일 먼저 찾아든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30일(현지시간) 암으로 왼쪽 눈을 잃은 뒤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7세 여자 아이 쉐자디의 사연을 소개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쉐자디는 이른 시기 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으나 빈곤한 가정 형편 탓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쉐자디는 태어난지 8개월이 됐을 때, 처음 왼쪽 눈이 부풀어오르는 고통을 경험했다. 쉐자디의 엄마 무사맛 자한(50)은 "아름답고 건강하게 태어난 줄만 알았던 딸이 어느날 걷잡을 수 없이 울기 시작했다"며 "아이를 들여올려 바라보았더니 눈이 빨갰고, 빨간 눈에서 매일 아무 이유없이 물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쉐자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면서 "딸아이가 다시 볼 수 있을지는 오직 신만이 안다"고 덧붙였다. 치료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부부는 여러 도시와 마을의 의사들을 만나러 다녔다. 수준 높은 의사를 소개받아도 대부분이 딸아이의 병명을 밝히지 못했다. 그러다 카라치 지역에 한 의사에게서 딸이 안암을 앓고 있고, 이를 제거해야 살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몇달 후 쉐자디의 얼굴은 다시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고, 지금은 얼굴 왼쪽이 축구공만큼 커진 상태다. 아빠 알리 하산 샤이크(55)는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 도시 저 도시를 이동하는 사이 저축한 돈을 모두 써버렸다. 앞으로 딸의 치료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또한 "우리는 무척 괴롭지만 딸이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도 쉐자디의 부모는 집주인이나 사업가 혹은 정부가 나서서 딸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다고 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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