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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4) 부신백질이영양증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4) 부신백질이영양증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닉 놀테와 수전 서랜든이 주연한 영화로, 희귀한 유전병을 앓는 아들을 위해 애를 태우는 부모의 모습을 그렸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의 실체를 알게 됐고, 그래서 영화 중 아들의 이름을 따서 ‘로렌조 오일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바로 ‘부신백질이영양증(ALD·Adrenoleukodystrophy)’이다. 서울아산병원 유전학클리닉 유한욱 교수는 이 병에 대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모계 열성 유전질환인 ALD는 페록시좀(Peroxisome)이라는 효소가 기능장애를 일으켜 지방산을 분해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물에 녹지 않는 긴사슬 지방산인 ‘VLCFA(very long chain fatty acids)가 전신에 축적되어 발병하게 됩니다.” 대부분 체내에서 합성되는 VLCFA는 신체 중에서도 특히 신경세포와 부신 및 고환 등에 집중적으로 축적되어, 이들 장기의 이상을 유발한다. 특이하게도 같은 가족으로 똑같은 유전자 결함을 가졌어도 질병 발현 양상이나 임상 증상은 판이하다. “인종에 따른 발병률의 차이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학조사를 통해 확보한 관련 통계자료는 없지만 미국인 남자의 ALD 발현율이 5만명에 1명꼴인 점과, 환자 대부분이 30세 이전에 사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100명 안팎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염색체 연관성 유전질환인 ALD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페록시좀과 유전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살필 필요가 있다.“페록시좀이란 DNA가 없이 단순막으로 둘러싸인 세포내 과산화 소체로, 적혈구를 제외한 모든 포유동물의 세포에 존재합니다. 이 페록시좀은 체내에서 과산화수소나 긴사슬 지방산의 대사에 관여하며, 이 소체 내에 있는 40여개의 효소 중 하나가 바로 문제가 되는 VLCFA의 산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신생아에게 페록시좀 효소의 기능장애가 있다면 그 유형은 2가지로 요약된다.“첫째는 한 가지의 페록시좀 효소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ALD로, 이는 VLCFA의 비정상적인 산화 때문에 생깁니다. 둘째는 여러가지 효소가 동시에 손상된 경우로, 상염색체 열성유전을 하는 영아형 ALD, 영아형 레프섬(Refsum)질환 및 젤웨거 증후군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중 영아형 ALD환자는 거의 출생 직후 숨집니다.” 일반적인 ALD의 중요한 임상적 증상은 청각·시각장애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의 실어증, 보행장애, 수의근을 이용한 운동소실 등이 꼽힌다.“이를 근거로 6가지 양상으로 구분합니다. 우선 부신척수신경병형과 함께 발병 빈도가 31∼35%로 가장 높고 10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되는 소아대뇌형, 즉 우리가 로렌조 오일병이라고 하는 이 유형은 행동 및 지각장애, 신경계 이상 등을 보여 보통 3년 내에 완전 불구에 이르게 되며,20∼30대에 주로 발병하는 부신척수신경병형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고, 병증이 주로 척수를 침범하며, 환자의 절반 정도는 대뇌가 손상을 입는 유형입니다. 또 소아대뇌형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주로 10∼21세 사이에 증상이 시작되는 청소년기 대뇌형,21세 이후에 증상이 시작되고 병인의 빠른 대뇌 침범이 특징인 성인대뇌형, 신경계 이상은 없고 부신 기능부전만 나타나는 단순 부신기능부전형, 신경계 이상은 있으나 내분비계 이상은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형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듯 ALD는 원인이 같더라도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발현되는 질환입니다.” 기본적인 진단은 혈중 VLCFA의 수치 분석으로 가능하다. 각각의 VLCFA분자에 포함된 탄소 사슬의 구성비를 따져 헥사코사노익산(酸), 테트라코사노익산, 도코사노익산 등으로 분류, 각 구성비를 비교해 진단하는 방식이다. 이 진단 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상은 부신 기능부전이 있는 남아, 친척 2명 이상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인 사람, 남자 친척 중 척수질환자가 있거나 남자 어린이가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기억상실과 주의력결핍, 학교적응 실패 경험이 있는 경우, 소아기 남아가 원인 모를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 등인데, 특히 남자 가족 중에 유전자 이상이 확인된 사람이라면 유력한 진단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완치가 어렵다는 점이다.“이런 현대의학의 한계를 환자 가족들도 잘 알지요. 그래서 환우회에서 오가피 추출물을 환아에게 먹이는 등 민간요법까지도 동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점을 전제로 현재 치료에 적용하는 방법은 크게 5∼6가지 정도.“우선 스테로이드 보충요법은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신경학적 질환의 경과를 바꾸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증요법도 중요하지요. 예컨대 수면장애나 근육긴장과 경련, 음식을 못 삼키는 연하장애, 면역체계의 문제 등은 적절한 대증요법으로 관리해야 하거든요.” ‘로렌조 오일’도 제한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영화에서처럼 신경학적 진행을 막는다는 것은 잘못된 묘사지만 VLCFA의 섭취를 제한한 상태에서 로렌조 오일로 치료한 결과 대상자의 50%에서 증상이 완화됐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 문제인 신경학적 증상을 개선하지 못해 이 치료는 무의미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요.” 199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골수이식은 1년 후의 골수 생착률이 90%를 넘고, 환자의 5년 생존율도 55%나 되며,VLCFA가 정상으로 복원되는 것은 물론 신경 및 정신과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이어져 향후 유력한 치료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골수이식은 신경계의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시도해야 하고, 환자의 지능지수가 80 이상인 경증의 소아 및 청소년에게만 적용된다는 제한이 따릅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지난 99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국제 ALD치료모임’이 제시한 유형별 권장 치료법이 표준치료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유 교수는 “궁극적 목표인 완치가 어렵다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곧 환자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치료 받는 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난소암 ‘복강내 항암제 투여’ 큰 효과

    진행성 난소암 환자의 복부를 통해 직접 병소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식이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김영태 교수팀은 2006년부터 1월부터 최근까지 재발된 말기 난소암 환자 25명에게 ‘복강내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결과 23명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았고,20명은 종양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최근 밝혔다. 김 교수가 시술한 ‘복강내 항암화학요법’은 배꼽 주변 피부 속에 동전 크기의 항암제 주입관과 20㎝ 길이의 포트를 삽입한 뒤 항암제가 암세포로 직접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에는 파클리탁셀과 시스플라틴 또는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등 2종류의 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종양표지자(CA125) 수치는 평균 980U/㎖였지만 치료 후 18U/㎖로 줄어들었다.‘종양표지자’는 암 진행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정상인의 경우 0∼35U/㎖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치료법은 1회 치료하는 데 입원 후 10일 정도가 소요되고 3주 간격으로 치료 효과에 따라 6∼9회 정도 받으면 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부인암 전문가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키멜 암센터 데보라 암스트롱 박사도 2006년 1월 이 방식으로 난소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을 16개월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6월 개최 예정인 대한암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닥터’이지’의 발칙한 치아 얘기] 치아성형도 속성시대

    지난주에 잠깐 거론했듯이 치아의 배열을 가지런하게 하는 방법에는 치열 교정과 치아성형술이 있다. 치열 교정은 치조골 및 잇몸에서 치아를 이동시켜 가지런하게 정렬하는 방법으로 치료 기간이 1∼2년 정도 걸린다. 이에 비해 치아성형은 단기간에 가지런한 치열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아름다운 치아는 물론 얼굴과 조화되는 적절한 크기의 치아, 치아미백과 병용 치료하면 연예인처럼 새하얀 치아를 얻을 수도 있다. 즉, 짧은 기간에 삐뚤어지거나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치아를 이상적인 배열이나, 크기, 모양, 색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으로, 라미네이트와 올세라믹 치아성형이 바로 그것이다. 라미네이트란 두께 0.3㎜ 정도의 치아 형태를 가진 얇은 세라믹 판을 앞니의 표면에 붙여 거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앞니가 조금 깨졌거나 앞 치아 사이가 벌어진 경우, 일부 치아 색깔이 다른 치아와 다르거나 심하게 변색된 경우, 부분적으로 치아의 배열이 비뚤어졌거나 돌출된 경우, 앞니의 모양이 비정상인 경우 등에 적합한 치료법이다. 라미네이트는 다른 보철치료에 비해 치아 삭제량이 적고, 세라믹 재질이라 단단하며, 색깔과 질감, 투명도가 자연치아와 흡사하다. 또 잇몸의 색이 변하지 않으며,1주일만 투자하면 비뚤어진 치아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아를 전혀 삭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올세라믹 치아 성형은 라미네이트로 해결이 안될 만큼 치아가 심하게 비뚤어졌거나 부득이 치아 전체를 덮어씌워야 할 경우에 적합하다. 자연스러움이나 투명도가 라미네이트와 거의 비슷하며 치료 기간은 2∼3주 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치아성형 때 레이저 잇몸성형을 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잇몸이 퉁퉁하거나 치아를 많이 덮어 치아가 짧아 보이면 젖니처럼 답답해 보일 뿐 아니라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드러나 미관상 좋지 않다. 이때 성형으로 잇몸을 날씬하게 하고, 치아가 더 많이 드러나도록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잇몸 라인을 다듬어 주면 인상이 훨씬 시원스러워 보인다. 치아의 배열은 고른데, 잇몸 라인이 불규칙해 치아가 비뚤어져 보일 때도 잇몸성형을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치아가 비뚤어져 보여 라미네이트를 하겠다며 필자의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상당수가 잇몸 성형만으로 좋은 효과를 보았다. 게다가 잇몸성형에 이전과 달리 레이저 치료법을 적용하므로 통증이나 부기가 거의 없고, 출혈도 적다. 또 시술 시간이 짧고, 치유도 빨라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가지런한 치열을 동경하면서도 1∼2년씩 교정장치를 끼고 다녀야 하는 부담 때문에 망설였던 당신! 라미네이트로 단기간에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를 지닌 ‘미소천사’로 변신하는 것은 어떠실지….이지영(치의학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www.egy.co.kr)
  • ‘눈밑 좁쌀’ 새 레이저치료법 개발

    중년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눈밑 좁쌀’인 ‘한관종’을 제거하는 새로운 레이저 치료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김원석 교수는 눈 주변에 생기는 종양인 한관종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레이저를 이용, 미세한 구멍을 여러 개 뚫은 뒤 열손상을 가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기존 치료방법에 비해 부작용이 없고 회복기간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한관종은 30∼40대 중년 여성들의 눈가에 좁쌀 모양으로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물사마귀로도 불린다. 한관종은 피부 밑의 깊숙한 진피층에 존재하는 땀샘관에 종양이 생겨 뿌리가 깊으며 크기 2∼3㎜의 좁쌀같은 돌기가 여러개 모여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한관종에 레이저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회복기간이 4∼5일로 기존 치료법에 비해 크게 단축됐으며,11명 가운데 부작용 사례가 한건도 없을 만큼 안전할 뿐 아니라 상처가 빨리 아물어 조기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치료팀은 설명했다. 이 치료법은 ‘미국 피부외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기존에는 한관종 부위를 레이저나 전기로 태워 없애는 소작술이나 화학적으로 피부를 벗겨내는(필링) 방법이 주로 쓰였지만 수술 부위가 넓어 회복까지 최소 1주일에서 한 달이 넘게 걸렸으며 수술 후 상처가 크게 남거나 피부색이 변하는 등 부작용과 재발 가능성이 높은 단점이 있었다. 김 교수는 “중년 여성에게 많은 한관종은 뿌리가 깊고, 눈 주변의 예민한 부위에 넓게 자리잡아 레이저치료도 어려웠다.“며 “한관종과 비슷해 보이는 비립종, 쥐젖, 편평사마귀 등 양성 종양을 찜질방 같은 곳에서 제거하다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3) 골형성부전증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3) 골형성부전증

    가만 있어도 뼈나 이가 툭툭 부러지거나 굽는다면, 더구나 이런 병증이 골다공증과는 무관하게 어려서부터 생긴다면 그 삶이 어떨까.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이런 병이 있다. 바로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이다. 이 병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선천성 질환이다. 실험적 방법 말고는 이렇다 할 치료법도 없다. 이 병을 설명하는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이순혁 교수도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골형성부전증은 체내에서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 발병합니다. 알다시피 콜라겐은 인체의 골격 형성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단백질로 건축물의 뼈대 역할을 하는데, 골형성부전증 환자들은 체내에서 생성되는 콜라겐의 양이 정상치에 크게 못 미치거나 결함이 있어 뼈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고, 구조마저 비정상이어서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집니다. 또 자신의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뼈가 아주 심하게 휘는 변형이 생기는 병입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그런 병이 흔할까 여기기도 합니다만, 질환의 특성상 일반인이 볼 기회가 적을 뿐 일반적으로 5000∼2만명 중에 1명꼴로 발병하니까 우리나라에만 1만명 가까운 환자가 있어야 하지만 사산이나 출산 과정, 또는 출산 직후 숨지는 사례가 많아 3000∼4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인은 유전자 이상이다. 환자의 90%가량이 제1형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결함을 가졌다.“이 제1형 콜라겐은 뼈와 피부, 인대, 치아, 공막(눈의 흰자위) 등의 주요 성분인데, 이 콜라겐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뼈에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지요. 이 질환은 1∼4형 중 1·4형은 우성유전,2·3형은 열성 유전을 하기 때문에 환자의 자녀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50%나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의 부모가 이 병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수 환자들이 건강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며, 부모의 가계에 관련 병력도 없거든요. 이 경우 발병 원인은 유전자 결함, 즉 돌연변이입니다. 따라서 이렇게 병을 얻은 아이는 우성의 골형성부전증 유전자를 가져 그 2세가 이 병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50%가 되는 것이죠.” 이 질환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뼈가 쉽게 부러진다는 것이지만 증상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일반적으로 증상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1∼4타입으로 분류합니다. 가장 흔한 1타입은 증상이 가볍고, 사지 변형이 없어 10대 혹은 성인기까지 병을 가졌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 흰자위를 감싸고 있는 공막에 콜라겐이 부족해 흰자위가 푸른색이나 보라색 또는 회색을 띠고, 청각 손실에다 이도 잘 부서지지요. 증상이 가장 심해 대부분 사산하거나 출산 과정에서 숨지는 2타입은 설령 태어나도 약한 갈비뼈가 흉부의 공간을 만들어주지 못해 대부분 호흡기계 문제로 조기 사망합니다. 또 골절이 잦고 뼈의 변형이 아주 심한 유형입니다.” 3타입은 생존 환자 중 증상이 가장 심해 태어나면서 골절이 생기며,X레이상에 태아기 골절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이 형은 뼈의 변형이 심하고, 키가 작으며, 호흡기 장애가 자주 나타나는 형으로 대부분 오래 살지 못합니다.4타입은 증상이 1·3형의 중간 정도이며 평균보다 키는 작으나 뼈의 변형은 심하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쉽게 멍이 들고, 고음의 목소리와 얇고 부드러운 피부를 갖고 있습니다.” 임상적 증상이 뚜렷해 대부분은 진단이 어렵지 않다.“2·3타입의 신생아는 흔히 출생시 골절이 생기거나 출산 전에 생긴 골절 흔적이 보이며,1타입은 푸른색 흰자위가 진단의 한 근거가 되지요.4타입은 치아의 이상을 근거로 진단하기도 하며, 유아기에 기저귀를 갈거나 안아 올릴 때, 걸음을 배우는 단계에서 쉽게 골절이 되는데 이런 증상이 유형별 진단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됩니다.” 물론 다른 진단법도 많다. 생화학적 또는 분자유전학적 검사를 거치거나 피부 생검을 통해 콜라겐의 양과 질이 정상인지를 분석하기도 한다. 또 DNA 검사로 질환의 원인인 돌연변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초음파를 통한 진단도 가능하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활용되는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먼저 골절을 조절하고 뼈의 기형을 예방하거나 교정하기 위해 어깨뼈나 대퇴골 등 길이가 긴 장골 사이에 금속 막대를 삽입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있고,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를 시도하기도 하며,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약물을 치료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은 골절 치료를 위한 교정을 최소화해 고정에 의한 골다공증을 막는 것.“이미 변형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지가 뒤틀려 있고, 골격 변형 때문에 힘이 비정상적으로 작용, 일상생활에서 더 쉽게 골절이 생기기 때문에 변형 교정과 함께 금속막대를 삽입해 골절 빈도를 줄이는 치료가 아주 중요합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성인들의 골다공증 치료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계 정맥주사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3개월에 1회 주사를 맞는 골다공증 치료제 파미드로네이트는 보험도 적용되고 효과도 좋아 의료진의 선호도가 높다.“이 약물을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사용하면 뼈의 통증과 골절 빈도를 줄여 활동 능력을 키우고, 성장을 돕지만 이런 방법이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이에 따라 성장호르몬을 투여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유전자치료나 세포치료법 등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희귀난치병으로 지정돼 치료비의 8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받지만 질환의 전모를 설명하는 이 교수의 표정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아직까지 완치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철저한 골절 관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런 가운데 환자의 운동성을 높이는 방법이 권장되는 정도지요. 이 질환을 가진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뼈가 약하기 때문에 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일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일반적인 장애인과는 장애 상태가 아주 다르기 때문에 환자를 돕고자 할 때도 반드시 본인의 요구나 의사에 따라야 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맥진로봇’ 상용화 눈앞에

    ‘맥진로봇’ 상용화 눈앞에

    ‘百家之村 一人醫則 活人不足也,必廣明醫學 家家知醫 人人知病 然後 可以壽世保元’. 백가구가 사는 마을에 의사가 한 사람이면 사람을 살리기 부족할 것이니, 의학을 널리 밝혀 집집마다 의학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알게 된 연후에야 사람들의 수명과 원기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 세계적으로 웰빙·맞춤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은 가운데 한의학, 특히 우리의 독창적 의학체계인 ‘사상의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상의학이란 100여년 전 조선의 의학자 이제마(1837∼1900)에 의해 창안된 전통의학이다. 태양·태음·소양·소음인으로 나뉜 4가지 체질에 맞춰 치료방법에서 생활관리 지침까지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체질을 파악해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마 프로젝트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이제마 프로젝트’의 돛을 올렸다. 전통의학에 기반해 개인별 체질에 맞는 질병진단 및 치료법 개발이 목적이다. 핵심 과제는 객관적으로 체질을 진단할 수 있는 툴 구축과 체질에 따른 맞춤 약물 개발이다. 전반기(5년)는 진단 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10년 동안 사상의학을 활용하는 한의사 비율이 25%까지 높아졌다. 사상처방은 질병 치료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확산이 더딘 것은 체질 진단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진단이 확실해지면 치료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데 현재의 외형과 성격, 증상 등의 판단 기준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상의학연구팀은 한의사의 주관적 감각에 의존했던 진단을 정량·객관화하기 위해 체질 관련 자료 수집에 나섰다. 전국의 한방병원, 한의원을 통해 장기간 치료를 받아 체질이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데이터가 대상이다. 서양의학에서 혈액을 분석한 유전학적 연구도 중요한 자료이다.2015년까지 총 1만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종합적인 체질의학 이제마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김종열 선임연구부장은 “사상의학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종합적인 체질의학”이라고 강조한다. 체질의학이 각국에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인체의 일부 특성에 따른 분류 수준이다. 사상의학은 진단이 어렵긴 하지만 방식이 정제돼 있고 생리적 설명과 병리, 약리, 처방과 예방이 망라된 종합의학으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우리나라가 한의학 연구에서 중국을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데다 국제화 전략에서도 중국에 뒤처졌기 때문이다. 사상의학은 블루오션이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 알고 있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이다. 김 부장은 “태음인에게 천식이 많다는 사실은 한방과 양방에서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라며 “소양인에게 태양인 체질의 처방을 내리면 약효가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상의학은 경쟁력 있는 상품 사상의학은 시대적 트렌드다. 체질에 맞춘 웰빙 의학과 맞춤 약물이 부상하면서 우리나라는 의료선진국에 앞선 노하우를 보유하게 됐다. 사상의학은 음식처방이 매우 중요한 도구며 체질에 따른 운동과 마음관리까지 가능하다. 침과 약에 의한 관리에 앞서 체질적 약점을 보강해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예방의학이다. 더욱이 북한과 공동연구가 가능해 발전 가능성도 높다. 이제마 프로젝트는 새로운 산업의 창출효과도 기대된다. 체질진단기구와 맞춤약물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지능형 맥진 로봇’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맥진 로봇은 다채널 센서를 이용해 한의사의 진맥을 재연했다. 주관적이고 신체상태에 따라 다른 진맥을 객관화하고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 최종 임상시험에 착수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환자의 소망

    상현씨는 일상생활에서 길을 가다가 누군가와 살짝 스치거나 물체에 가볍게 부딪치기만 해도 끔찍할 정도의 통증을 느낀다. 3년 전 가벼운 교통사고로 왼손의 저림을 느낄 때까지만 해도 상현씨는 이렇게 끔찍한 고통이 찾아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MBC 의학 다큐멘터리 ‘닥터스’는 4일 오후 6시50분 희귀질환인 복합부위 통증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상현(33)씨를 찾아간다. 외상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발병된다는 복합부위 증증후군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된다. 치료법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그저 고통이 찾아오면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물투여가 고작이다. 상현씨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그럼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상현씨를 보고 사람들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통증이 갑자기 밀려오면 시도 때도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지옥 같은 시간을 겪으며, 상현씨는 점점 사람들을 피하고 혼자가 되어갔다. 든든한 장남으로, 촉망받는 모범생이었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신경안정제와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해 3년을 지내온 상현씨는 마지막 방법으로 몸에 전극을 심어 일부 신경을 마비시키는 시술을 받기로 마음먹는다. 통증이 줄어들기만 한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상현씨의 작은 소망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또 ‘응급실 24’에서는 순간의 실수가 부르는 소아 화상을 따라가 본다. 아빠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수프를 가슴에 쏟아버린 아기는 가슴에서 배까지 2도 화상을 입었다.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신속한 응급처치가 이어지고 어린 딸의 울음에 죄인이 된 아빠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른의 세심한 관심만이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소아 화상에 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비장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비장증후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슴을 열어 심장의 병을 의학적으로 해결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만큼 ‘심장병’이 주는 중압감은 크다. 이처럼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선천성 심장병을 동반하는 질병이 바로 비장증후군이다. 비장증후군에 대해 심장질환 전문병원인 세종병원 소아과 김수진 과장은 ‘치료 받지 않으면 환자가 조기에 사망할 수밖에 없는 병’이라고 설명한다.“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저산소증이나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치료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수술이 치료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치료의 시작이며, 그 만큼 환자가 느끼는 부담도 크지요.” 정상인의 신체는 외형상 좌우가 대칭이다. 그러나 흉부와 복부 내부의 장기를 보면 구조와 배열 모두 좌우가 다른 비대칭이다.“이처럼 좌우가 다른 흉부와 복부 장기 중에서 비장의 이상이 심장 기형과 함께 나타나는 질환을 ‘비장증후군’이라고 한다. 아예 비장이 없으면 ‘무비증후군’, 비장이 여러 조각으로 갈라진 상태이면 ‘다비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비장(脾臟)이란 횡경막과 왼쪽 콩팥 사이에 있는 장기로, 흔히 지라라고 한다. 림프구를 만들고, 혈액 속의 세균을 죽이며, 노쇠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곳이다. 크기는 길이 10∼12㎝, 너비 6∼8㎝에 무게도 80∼150g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비장의 이상은 바로 심장의 문제로 이어진다. “무비증후군인 경우 흉부의 모든 장기와 일부 복부 장기가 비정상적인 대칭을 이루며, 양쪽의 장기가 비정상적인 오른쪽 장기의 특성을 보입니다. 이에 비해 다비증후군은 흉부 장기와 일부 복부 장기가 모두 왼쪽 장기의 특성을 보입니다.” 정상적인 장기는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이 명확한데 비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이 패턴이 흐트러져 형태와 위치가 서로 뒤섞인다는 뜻이다. “이런 비장증후군이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의 발병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는 점 때문이다.“선천성 심장병은 통상 인구 1000명당 5.5∼8명 정도의 발생률을 보이며, 이는 세계 각국이 거의 비슷합니다. 이런 선천성 심장병 중에서도 희귀난치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비장증후군은 특히 임상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발병률이 높지만 아직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태아기에 심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할 뿐 밝혀진 단일 원인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유전자 연구를 통해 뭔가 발병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염색체 변형에 대해 활발하게 연구를 하고는 있습니다.” 비장증후군을 가진 환자는 대부분 ‘복잡 심기형’을 동반한다. 즉, 심실이 하나뿐인 단심실, 심방과 심실이 확실히 나뉘지 않는 완전 방실중격 결손, 폐동맥 협착이나 폐쇄, 폐정맥의 환류 이상, 심실과 대혈관의 연결 이상 등 여러가지 기형이 동반되는 것. 그런가 하면 부정맥의 발생 가능성도 높다. “이뿐이 아닙니다. 복부에서 무비증이나 다비증, 대·소장이 꺾이거나 꼬이는 회전 이상, 신장이나 비뇨기 계통의 기형 등 다양한 장기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무비증의 경우 환자의 면역체계 이상을 동반해 발병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들이 드러내 보이는 임상적인 증상도 다양한 편이다.“심장 기형의 유형과 심한 정도에 따라 청색증이나 호흡곤란, 젖을 빨지 못하는 수유장애 등 다양한 심부전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건강해 보이는 아이에게서 심잡음이 확인돼 비장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지요.” 진단은 크게 어렵지 않다. 흉부 X-레이 검사, 심전도 검사와 함께 심초음파 검사를 거치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치료 단계에서는 심도자술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검사를 통해 더 자세한 개인별 질병 정보를 얻기도 한다. “비장증후군은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대부분 저산소증이나 폐동맥 고혈압 등의 심장질환으로 환자가 조기 사망하기 때문에 적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이 질환에 적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이라는 폰탄수술법의 치료 조건에 맞추려면 늦어도 생후 6개월 이전에는 병증을 찾아내야 하지요.” 폰탄수술법은 정상인과 같은 양(兩)심실형으로의 교정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적용하는데, 환자의 기존 심실은 좌심실 역할을 하게 하고, 혈액의 폐 순환을 담당하는 우심실은 심장을 거치지 않고 우회해 폐로 바로 가도록 만들어 주는 수술 방식이다.“초기 영아기 환자라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면서 수술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도록 한 뒤 생후 6개월과 2∼3세 때에 2회에 걸쳐 폰탄 수술을 시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환자에 따라 적절하게 약물을 투여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수술이 곧 완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폰탄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특히 비장이 없는 무비증후군 환자는 림프구 수치가 낮은 탓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것이 문제가 된다.“세균이 혈류 안으로 들어오면 균혈증, 패혈증이 잘 생기며, 세균 증식도 정상인보다 훨씬 빨라 발병 후 몇 시간내에 사망하기도 할 만큼 치명적입니다.” 비장증후군 자체는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 아니지만 대부분 희귀난치성 질환인 심장병을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비의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김 과장은 “그건 그렇다 쳐도 대부분 유아기에 사망하는 이 질환자의 장애평가에 성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질환자들의 심장은 양서류인 개구리의 심장과 흡사합니다. 따라서 장애 진단이 당연한데도 우리나라는 이런 기준조차 없어 성인 기준을 적용합니다. 아무리 희귀병이라지만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는 게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닥터 ‘이지’의 발칙한 치아 얘기] ‘바른 인상’ 만드는 치열교정

    가지런한 치아는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바른 인상’의 조건이다. 요즘은 무표정한 미인보다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를 선호하지 않는가? 이런 시대상이 치열교정이라는 멋진 치료법을 낳았다. 치열교정의 적기는 개인차가 있지만, 고정된 교정장치를 부착하는 치료는 대체로 영구치가 대부분 난 12∼13세 정도가 적절하다. 이 같은 성장기 교정치료는 단순한 치열교정 말고도 턱뼈와 안면골의 형태를 바로 잡아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런 치열교정, 어떤 방법이 있을까. 먼저, 협측교정이 있다. 고정식 교정 장치를 치아 바깥쪽에 부착하는 교정이다. 교정의 정밀성과 효율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측교정에는 재료에 따라 금속 교정장치와 세라믹 교정장치가 있다. 금속 교정장치는 비용이 저렴하나 외부로 차가워 보이는 금속이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세라믹 교정장치는 치아색과 유사한 도자기로 제작해 가는 철사로 지지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알아보기가 쉽지 않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또 금속 협측교정과 설측교정의 장점을 절충한 것으로, 설측교정에 비해 이물감이 덜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사회생활과 대인관계가 중요한 성인의 경우, 치아 안쪽 면, 즉 혀 쪽(설측)에 교정장치를 부착하는 설측교정도 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심미적인 교정치료법으로 통용되지만 협측교정보다 비용이 비싸고, 말할 때 발음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이물감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또 치료기간도 협측교정보다 길고, 정밀성과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단점이다. ‘설측-협측 세라믹 혼합교정’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웃을 때 아랫니는 많이 노출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해 겉으로 많이 드러나는 윗니는 설측 교정장치를 부착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아랫니는 협측 세라믹 교정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교정장치와 철사가 드러나는 게 부담스럽다면 마우스피스같이 생긴 투명한 플라스틱 틀을 이용하는 투명교정도 활용할 수 있다. 환자의 치아를 촬영,3차원 컴퓨터 영상기술과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치아의 이동범위를 계산한 뒤 각 치료 단계별로 20∼30개의 투명한 플라스틱 틀을 만들어 2∼3주마다 단계 별로 갈아 끼우면서 치아를 조금씩 바로 잡아주는 방법이다. 투명교정은 심한 부정교합 치료에는 한계가 있으며, 당연히 비용도 많이 든다. 또 교정 공간이 좁아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나 턱 교정수술을 받아야 되는 경우, 위 아래 앞니가 서로 닿지 않거나 자발적 치료 협조가 불가능한 소아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이 투명교정은 단순히 치아 사이가 벌어져 있거나, 교정 공간은 부족하지 않고 치열만 불규칙할 경우, 교정치료 후 다시 문제가 생긴 경우에 효과적이다. 이지영(치의학 박사·강남이지치과 원장·www.egy.co.kr)
  • 혈관 좀먹는 고지혈증에 하루평균 173명 숨진다

    혈관 좀먹는 고지혈증에 하루평균 173명 숨진다

    너무 자주 들어온 터라 그 심각성이 실체보다 덜 부각되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고지혈증이다. 간단하게 말해 핏속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상태이다. 최근 한국화이자제약 주최로 열린 관련 심포지엄 참석차 우리나라를 찾은 저명한 심혈관질환 전문가인 캘리포니아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워터스 교수는 “이런 고지혈 상태는 심장과 뇌에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지만 의외로 한국에서는 그 위험성이 가볍게 인식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각증상없어도 뇌와 심장에 치명적 고지혈증의 원인 물질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세포의 기능 유지와 에너지대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체내에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고지혈증이 유발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병적으로 높으면 ‘고콜레스테롤혈증’,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으면 ‘고중성지방혈증’이라고 한다. 고지혈증은 자각증상이 없어 환자의 상당수가 자신이 이 질환을 가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성인의 30%가 넘는 5650만명가량이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나 자신이 이 질환을 가졌는지를 아는 사람은 전체의 3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지혈증으로 인한 뇌·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증가해 최근 통계에 따르면 매일 평균 뇌혈관질환으로 97명, 심장질환으로 45명, 당뇨병으로 3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쁜 콜레스테롤·과도한 음주가 주원인 고지혈증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인구 500명 중 1명은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며, 음식 속의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도 인체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과체중도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에 따른 한국인의 비만 진단기준은 체질량지수는 25 이상, 허리둘레는 남성 90㎝, 여성 80㎝ 이상이다. 나이와 성도 고지혈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폐경기 이전의 여성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낮지만 50세를 넘기면서 여성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등해 남성을 추월한다. 문제는 이 때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은 준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산소운동·식이요법 병행해야… 약물요법도 가능 치료의 핵심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1차적인 치료법은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저열량 식이요법, 그리고 적극적인 체중 조절 등이다. 이런 치료법은 고지혈증 예방과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콜레스테롤을 완전히 조절할 수는 없다. 실제로 식이요법으로 줄일 수 있는 콜레스테롤 수치는 최고 20%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이 체내에서 합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일반적인 환자의 경우 6주 정도의 식사 및 운동요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약물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단, 약물로 혈중지질 수치를 낮춘 경우라도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다시 지질 수치가 높아지므로 전문의의 투약 지도가 필요하다. 주로 사용되는 약제는 리피토, 크레스토, 바이토린 등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 강하제와 담즙산 결합수지, 니코틴 제산제, 피브린산 유도체 등 중성지방 강하제 등이다. 지금까지 사용된 치료제는 10∼40㎎ 위주의 저용량 제제였으나 최근 80㎎ 제제가 등장하면서 용량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최근 한 다국적 제약사가 1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용량의 스타틴 제제를 5년간 투여하는 TNT실험을 실시한 결과 80㎎ 제제가 10㎎ 제제 투약군에 비해 심혈관질환을 22%나 감소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고용량 제제가 저용량에 비해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터스 박사는 “임상시험 결과 고용량 제제가 저용량 제제에 비해 부작용이 크다는 근거는 없었다.”며 “이 같은 결과는 80㎎ 제제가 80㎎ 아스피린보다 더 안전하다는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nuvo@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추적60분(KBS2 오후 11시5분) 중금속 중독 증세로 입원한 세 살 영혜. 어느 날 아이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울기 시작했다. 엄마는 동네 약국으로 뛰어가 약사가 지어 준 환약을 먹였다. 약의 이름은 ‘안궁우황환’. 그런데 엄마는 얼마 후 병원에서 놀라운 말을 들었다. 아이가 수은중독 증세를 보였다는 것인데, 과연 ‘안궁우황환’의 실체는?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잉글랜드 북부에 사는 11세 소녀 멜리사. 수포성 표피 박리증을 앓고 있다. 주로 집안에서 엄마, 간호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치료법은 일주일에 두 차례 붕대를 교체하고 연고를 발라 염증을 막는다. 매일 붕대를 가는데만 3시간이 걸린다. 하루하루가 고통일 텐데도, 멜리사의 표정은 언제나 밝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이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43개월짜리 진규. 진규의 독서가 오히려 엄마의 걱정거리로 돌아왔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고 얼마 전부터 보내기 시작한 어린이 집에서도 한 달이 넘도록 적응하지 못해 엄마도 진규도 지칠 대로 지쳐 버렸다. 말하지 않는 진규의 속마음을 알아 본다. ●김미화의 U(SBS 오후 1시) 석미섭씨는 소아마비와 근위측증을 앓으며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7년동안 그린 작품들을 전시했다.‘아름다운 오월 이벤트’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두 번째 전시회에서는 석씨의 그림이 티셔츠, 세라믹 컵, 목각 등으로 재탄생되며 사진첩과 특이한 포스터, 초콜릿으로도 만들어진다. ●내 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은호의 재판이 열리는 날 선희는 재판장 밖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도한다. 재판이 끝나고 다시 구치소로 가는 버스에 오르던 중 은호는 밖에 있던 선희를 본다. 은호는 그녀의 모습에서 안타까운 감정을 느낀다. 그날 선희와 마주친 은주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재판에는 올 줄 알았다며 선희를 원망한다.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30분) 노령화 시대에 접어든 대한민국, 그만큼 은퇴 후의 인생도 길어졌다. 바로 3년전, 한달에 200만원이면 황제처럼 즐길 수 있다는 보도는 한국사의 힘든 시기를 노동으로 이어온 노년층에게는 주저할 이유가 없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지난 세월. 그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황제같다는 생활은 실제 유효한가?
  • 美 ‘응급처치 프로젝트’ 윤리 논란

    교통사고나 총상, 급성심장마비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인 응급환자에게 기존 응급처치법보다 생명을 구할 확률이 높은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의 동의없이 실험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미국 정부가 5000만달러를 들여 5년간 진행할 이같은 응급처치 프로젝트가 생명윤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7일(현지시간)보도했다. 이 연구는 미국과 캐나다 11개 지역에서 2만1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1단계는 교통사고, 낙상 등으로 뇌가 심하게 손상된 환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인 응급처치법은 염류를 주입해 혈압을 정상화시키는 것. 이번 연구에서는 무작위로 일부 환자들에게 나트륨 성분이 높은 고장(高張)용액을 투입한다. 동물실험과 일부 임상실험 결과 고장 용액이 뇌의 손상을 줄이면서 생명을 살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2단계 실험은 급성 심장마비 환자 1만5000명이 대상이다. 어떤 처치법이 심폐소생에 더 효과적인가를 연구하게 된다. 연구에 참여하는 캘리포니아대 산디에고의학센터 라울 코임브라 학과장은 “수십년간 의료진은 똑같은 응급처치법을 사용해왔다. 이제 새로운 치료를 실험할 때”라고 주장했다.응급환자의 경우 분초를 다투는 다급한 순간에 대부분 무의식 상태이고 따라서 환자 당사자 및 보호자로부터 동의를 얻는게 불가능한 사례가 많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어떤 경우에서든 환자나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은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보스턴대 생명윤리학자 조지 아나스는 “동의를 받기 힘들다고 해서 원칙을 저버리는 것은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연구대상 지역 주민들에게 연구 목적과 내용을 충분히 알리고, 만일 사고를 당했을 때 이같은 실험적 치료를 받기 싫다면 식별이 가능한 팔찌를 착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기스트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2) 기스트

    ‘기스트(GIST)’라는 암이 있다. 위와 장에 생기지만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과도 구별된다. 기스트는 위나 작은 창자의 장벽에 생기는 일종의 근육 종양으로,‘위장관 기질종양’이라고도 부른다. 확실히 기스트는 흔히 알려져 있는 위암, 대장암 같이 위장관에 생기는 선암류와는 매우 다른 성질과 진행 양상을 보인다. 이 기스트는 발병률이 낮고 치료가 어려워 암 중에서도 희귀난치종으로 구분된다.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윤구 교수의 조언으로 기스트의 전모를 살펴보자. “기스트는 연간 인구 100만명 당 10∼20명쯤 발생하는 매우 드문 종양으로, 국내에서는 해마다 약 700명 정도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종에 관계없이 세계적으로 비슷한 발생률을 보이는데, 문제는 전체 기스트 환자의 약 20∼30%가 임상적으로 악성 경과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또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률이 높으며, 호발 연령대는 55∼65세이나 드물게는 20∼30대 및 소아에게도 발생합니다.” 기스트의 원인은 ‘키트(kit)’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체내에서 변형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키트는 정상 세포의 표면에서 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신호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 체계의 일부이다. 이 단백질은 세포 밖에서 세포분열에 대한 신호가 없을 때는 활성화되지 않으며, 따라서 세포분열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세포 밖에서 신호가 오면 활성화되어 세포분열을 시작한다. “그런데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키트 단백질이 변형된 경우에는 외부 신호가 없어도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암세포가 계속 자라도록 신호를 보내지요. 이로 인해 세포분열이 촉진되어 기스트가 발생합니다. 기스트가 있는 경우 키트 단백질뿐만 아니라 ‘PDGFRA’라는 유전자에도 돌연변이가 일어나 있는 사실이 확인되는데, 기스트 조직의 80% 이상에서 키트 또는 PDGFRA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관찰됩니다.” 기스트는 위장관 및 복막에서 주로 발생한다. 부위별로는 위에서 가장 많은 60∼70%가 발생하고, 이어 소장에서 20∼30%가 생기며, 그 밖에 10% 정도는 대장과 식도 및 복막 등에서도 생긴다. 특히 경우에 따라서는 위와 복막, 대·소장 등에서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다발성으로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가족성 기스트일 가능성이 크다. 기스트는 종양이 복부에 숨겨져 있고, 또 상당히 진행이 되기 전까지는 신체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서 조기진단이 어렵다. 다른 수술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거나 CT(컴퓨터 단층촬영)검사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증상의 양상은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종양이 많이 자란 상태에서는 배에 혹이 만져진다거나 경미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종양이 위장관 쪽으로 자라면 장폐색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또 종양이 장관 내로 터져 나오는 경우에는 장출혈이, 복강내로 터지는 경우에는 복막염이나 복강내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고요. 모든 환자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식욕감퇴와 체중 감소, 메스꺼움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기스트가 전이를 시작하면 주로 간이나 복막을 침범한다.“따라서 기스트 진단시에는 이런 장기로의 전이 여부 확인이 필수적이며, 외과적인 수술로 병변을 완전히 절제한 후에도 재발의 여지가 높은 만큼 정기적으로 복부 및 골반부 CT검사를 해야 합니다. 더러 폐나 뼈로 전이되기도 하지만 이는 아주 드문 경우라고 보면 됩니다.” 기스트는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와 같은 기존의 치료법에는 거의 반응하지도 않아 외과적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 일반적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고 알려진 다른 암과 비교해서도 훨씬 치료가 어렵다.“과거에는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거의 효과가 없어 대부분 수술 치료를 시도했지요. 하지만 암세포가 전이된 경우라면 수술로 모든 병변을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고, 또 막상 수술을 해도 증상을 줄이는 등 일시적인 효과만 보인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표적항암제를 사용해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를 기스트 표준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지요.” 기스트에 사용하는 이 표적치료제가 바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잘 알려진 글리벡이다. 글리벡은 기스트를 ‘손을 쓸 수 없는 난치병에서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바꿔 놓은 공로가 있다.“글리벡은 ‘타이로신 인산효소’ 저해제로, 기스트의 원인인 키트 및 PDGFRA의 발현과 기능을 선택적으로 억제, 세포분열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항종양 효과를 나타냅니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글리벡 복용 환자의 84%에서 뚜렷한 항암 효과가 나타나 환자 생존율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요.” 글리벡의 또 다른 이점은 수술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과거에는 완치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였더라도 지금은 글리벡으로 먼저 치료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함으로써 완치 수술이 가능할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점도 글리벡에서 얻은 또다른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글리벡으로도 기스트를 완치할 수는 없다. 내성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개발된 ‘수텐’도 주목받는 항암제이다. 글리벡 내성환자에 투여한 결과 30%가 넘는 환자에게서 뚜렷한 치료 성과를 보였다. 글리벡으로 기스트를 치료할 경우 비용의 90%를 건강보험에서, 나머지 10%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한국노바티스가 지원하므로 치료에 따른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없다. 강 교수는 모든 질병의 치료는 ‘기적’으로 이어질 개연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그 기적이 작위의 결과든, 우연의 소산이든 기적을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은 삶에 대한 희망이자 가능성”이라며 “그런 점에서 기스트는 확실히 무섭지만 또한 가능성의 질병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 혜성의 지구 진입속도는 초속 41㎞로 한반도까지 돌진하는데 불과 20초가 걸린다. 지구가 가까워지면 급격하게 속도가 빨라지는 혜성. 과연 ‘혜성총공격 계획’은 한반도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미국의 연예전문 주간지에서 다뤄진 부항. 이제는 미국인들도 관심을 갖게 된 부항의 원리는 무엇일까?부항에 대한 효능과 과학적 근거를 살펴본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상견례를 위해 찾아간 호텔에서 지연과 원희를 보자, 태섭이 결혼할 상대가 지연임을 알게 된 종민은 당황스러워 밖으로 나가고 정신없이 걷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다. 종민의 사고 소식을 들은 태섭은 상견례를 미루고 병원으로 향한다. 종민은 태섭과 함께 온 지연을 보고 아무 말 못하고, 원희와 할머니는 태섭의 집에 큰 사고가 없기를 바란다. ●TV속의 TV(MBC 오전 11시) TV를 켜면 노출, 폭력, 불륜, 애정표현 등 염려스러울 정도로 노골적인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그 수위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송은 시청자를 만족시키고자 그야말로 더욱 독한 내용을 프로그램에 담고, 갈수록 무뎌지는 시청자는 더 자극적인 내용의 무언가를 원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그 원인과 해결책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05분) 회식자리에서 음주를 강요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없이 근무시간 이후 회식자리를 마련해 일찍 귀가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불법행위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만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술 권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술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헤리티지’는 이미 두장의 앨범을 낸 CCM그룹 ‘믿음의 유산’이 대중 음악계에 진출하면서 새로 지은 이름이다. 이미 흑인 음악 마니아들에게는 탁월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연주, 다이내믹한 공연 등으로 정평이 나있는 7명의 보컬과 5인조 밴드로 이뤄진 그룹이다. 뛰어난 가창력과 역동적인 음악성으로 무장한 헤리티지의 무대를 만나본다. ●김미화의 닥터닥터(YTN 오후 5시30분) 어깨가 뻐근한 가벼운 통증부터 잠자리를 설치는 심한 증상까지 어깨통증은 다양하고, 원인도 여러가지다. 흔히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수도 많다. 어깨통증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 절 치료법·사찰음식의 비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각 방송사들이 절, 침, 사찰음식 등 ‘동양문화의 재발견’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SBS 특선 다큐멘터리 ‘0.2평의 기적, 절하는 사람들’에서는 오전 10시40분 상대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행해지던 절이 최근 질병 치료를 위한 ‘웰빙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한경혜씨는 매일 1000배를 하면서 불치병으로 알려진 뇌성마비가 완치됐다. 김재성 한의사는 절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108배 치료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EBS는 오후 11시45분 ‘0.2mm의 비밀, 침(鍼)’에서 수천년을 이어져 온 우리 침술의 효능을 살펴본다. 중국의 중의학 공세에 밀려 우리 침술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국제의학계에서 효능에 대해 새롭게 조명받는 등 도약의 발판을 마련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중의학과 차별화된 우리 침술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케이블·위성TV Q채널은 오후 3시 특집 다큐멘터리 ‘사찰음식으로 부처를 만나다’(2부작)에서 건강음식으로 집에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사찰음식들을 소개한다. 사찰음식 전문가인 홍승 스님이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다이어트와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좋은 녹차를 소재로 한 음식들을 살펴본다. 또 일반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녹차자장면·야채피자 등 퓨전 사찰음식도 살펴본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뇌졸중·심근경색 새 치료법 찾았다

    국내연구진이 세포 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 구조의 일부를 규명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기초연) 정재준·전영호 박사 연구팀은 22일 세포사멸 촉진 단백질인 ‘Mst1’의 단백질상호작용 도메인 ‘SARAH’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21일자 ‘PNAS(미국 국립과학원회보)’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최근 ‘Mst1’ 단백질을 매개로 한 세포 분열 및 세포 사멸 조절 진행과정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면서 “이 단백질은 ‘SARAH 도메인’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통해 암억제단백질(RASSF) 등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세포 분열 및 사멸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SARAH 도메인의 3차원 구조가 규명됨으로써 단백질 상호작용을 통한 세포 사멸 조절 시스템이 입체적으로 밝혀지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도메인은 세포의 가장 기본적인 분자단위인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능적 부분 또는 특정 부위를 말한다.1개 단백질은 1개 또는 여러 개의 도메인으로 이뤄져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Seoul In] 황수관 박사‘신바람 건강’ 강의

    서초구(구청장 박성중) 23일 오후 3시 서초구민회관에서 연세대 의대 황수관 박사가 ‘신바람 건강법’을 강의한다. 이번 강좌는 서초구에서 진행 중인 ‘웃음학 강좌’시리즈 2탄이다.90분 강연에서 황 박사는 웃음과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법을 구수한 입담에 담아 전한다는 계획이다. 강의는 무료로 구민이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서초구는 지난 3월에도 10년 간 암환자 1만여명에게 웃음치료법을 전수한 한국웃음연구소 이요셉 소장을 초청 ‘스트레스 확∼날리는 웃음 건강법’ 강의한 바 있다. 기획예산과 570-6315.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1)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1)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이 어른에게만 나타난다는 것은 오해다. 당연히 어린이에게도 류마티즘 관절염이 온다. 어른보다 증상도 심각하고 부작용도 크다. 그래서 무섭다.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소아과학교실 김중곤 교수의 설명을 듣자.“‘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입니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뼈와 연골이 망가지는 질환입니다.30∼40대 이후의 여성에게 많기 때문에 어른들만 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린 아이도 결코 예외가 아니지요.” 주로 1∼3세 사이의 유아기에 많이 발병하며 더러는 첫돌 전에도 생기지만 생후 6개월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아의 경우 1∼3세 때에 주로 발병하는 데 비해 남아는 유아기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고루 발병한다. 발생 부위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성인은 손가락처럼 작은 관절에 주로 생기는 데 비해 소아는 작은 관절 외에도 손·발목, 무릎, 고관절과 크고, 기능이 중요한 관절에서 잘 생깁니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관절의 손상이 빠르고, 심한 경우가 많지요. 그러니 후유증도 더 심각하지요.” 병증의 진행이 빠르고, 후유증이 심각한 만큼 적기에 치료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이 심하게 변형되고, 발육장애로 성장에 지장을 받기도 합니다. 따라서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국내에는 아직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의 정확한 유병률 통계가 없다. 그러나 임상치료를 근거로 전국에 최소한 1000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질환은 진단이 쉽지 않다. 증상이 감기와 흡사해서다. 이런 사례가 있다. 올해 다섯 살 난 윤아는 최근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동네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처방한 감기약을 복용했으나 고열은 한달이나 계속됐고, 열이 오를 때마다 온몸에 좁쌀 같은 붉은 반점이 생겼다. 열이 오르면 사시나무처럼 떨다가도 열이 내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쩡해 영락없는 감기였다. 그러던 윤아의 양쪽 무릎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놀라 큰 병원을 찾았고,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터무니없이 감기 치료를 받는 동안 무릎 염증이 심해져 이미 관절이 많이 굳어진 상태였다. 김 교수는 관절에 이상이 나타나기 전의 증상 때문에 오해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대부분의 부모들이 이 병을 감기로 오인하거나, 관절통을 성장통으로 착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아이가 팔다리를 움직이기 힘들어한다며 생각 없이 깁스를 해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관절이 굳은 경우도 없지 않고요.” 15세 이하의 소아에게 생긴 관절염이 최소한 6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소아기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단하며, 증상에 따라 전신형, 다수관절형, 소수관절형 등으로 구분한다.“전신형은 신체의 여러 관절에 두루 염증이 나타나며, 고열과 발진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열이 날 때는 오한을 동반해 힘들어하지만 열이 내리면 멀쩡하며, 전신 발육장애로 키가 크지 않거나 2차 성징의 발현이 늦기도 하지요.” 이에 비해 다수관절형은 다섯 개 이상의 관절에서 병증이 나타나는 경우로 관절염이 대개 대칭적으로 발생하며, 큰 관절뿐 아니라 손마디같이 작은 관절까지 붓고, 아픈 것이 특징이다.“증상이 심해 대부분 만성으로 진행하며, 여기에서 더 진행되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거나 변형되지요. 여아에게 많고, 피부 밑에 딱딱한 류머티즘 결절(몽우리)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소수관절형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관절염이 생기는 부위가 네 군데 이하인 경우를 말합니다. 주로 큰 관절을 침범하며, 특히 염증의 75%가 무릎 관절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입니다. 합병증으로 눈에 포도막염이 생겨 실명할 수도 있어 정기적으로 안과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는 유형입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따라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치료법도 없고, 예방법을 제시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치료의 목표는 환아의 통증을 줄여주고, 염증의 진행을 막아 관절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관절 기능을 보존해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성장기에 발육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중요한 원칙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약물요법이 표준치료법이다.“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제로 시작해 병의 경과와 약물 반응 정도에 따라 스테로이드, 질병 조정 항류마티즘 제제,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처방합니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관절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TNFα)의 작용을 억제해 관절염 악화를 막아주며,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서도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로,‘엔브렐’이 대표적입니다.” “치료 기간은 환자에 따라 편차가 있으나 보통 수년이 걸리며, 치료를 통해 병의 활동성이 사라진 후에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1∼2년은 추가로 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약물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물리치료나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치료에 따른 제도적 장애도 없지 않다. 어린이를 치료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생물학적 제제인 엔브렐의 경우 다른 약을 6개월 이상 사용한 뒤에 처방해야 보험 적용이 된다. 또 병증이 나타난 관절의 개수를 보험 적용의 기준으로 삼아 소수관절형은 아무리 중증이라도 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1∼3세 환아가 많은데 보험 급여는 4세 이상에 적용된다거나 급여 기간이 27개월로 짧은 것도 문제다.“좋은 약이 있어도 임상시험 근거가 없어 환아에게는 사용도 못하는데, 여기에다 이런 제한까지 가해지니 결국은 손발 묶고 치료 하라는 거지요.” 김 교수는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확실한 효과를 위해서는 초기 치료가 중요합니다.6주 이상 아이의 관절에 통증과 부기가 계속되거나 움직일 때 통증을 호소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치매는 불치병이 아닙니다”

    ‘영혼을 갉아먹는 병’으로 불리는 치매.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정신적 피해를 주고 경제적으로도 피폐하게 만든다. 대부분 노인들이 죽음보다도 두려워한다는 치매. 정녕 막을 수는 없는 것일까. EBS 의학다큐멘터리 ‘명의’에서는 17일 오후 10시50분 국내 치매의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나덕렬(51)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출연, 치매의 원인과 예방·치료법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원인 알면 예방·치료 가능해 치매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죽거나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질환으로 원인만 정확하게 파악하면 예방과 치료도 가능하다. 따라서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 흔한 ‘알코올성 치매’는 만성적인 음주로 비타민이 부족해 기억력이 급속히 떨어자는 증상이다.OECD 국가 중 술 소비량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음주문화만 바꿔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기도 하다. 임상적으로 치료가능한 치매들도 있다. 나 교수는 수두증으로 치매·보행장애·소변실수의 증상을 보이던 한 할머니를 수술을 통해 완치시키기도 했다. 수두증이란 척수액이 뇌에 고여 정상적인 뇌 조직을 압박해 나타나는 질환. 뇌에 고이는 물을 복강으로 떨어지게 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때론 치매를 순리로 여겨야 방금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가장 흔한 치매질환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 교수는 이를 ‘예쁜 치매’라고 부른다. 인지능력은 떨어져도 잘 웃고 예의를 잊지 않아 대인관계에 큰 무리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매란 그저 나이를 먹으면 순리처럼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내 자궁에 혹이?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게 많아 40대 여성의 50%에서 발생하는 자궁근종은 여성의 자궁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지만 증상이 애매해 많은 사람들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불임 등 임신 관련 합병증을 겪는가 하면 자궁암으로 발전하기도 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자궁근종이란 여성에게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폐경기 이전 여성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20∼5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으며, 특히 40대 발병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임신 중에 발병률이 높고 폐경 후에는 감소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유형에 따라 자궁 밖으로 돌출되는 장막하근종, 자궁 근육 속에 생기는 근종, 자궁강으로 돌출하는 형태인 점막하근종 등으로 나뉜다.●증상 대부분 특이 증상이 없으나 사람에 따라 월경 과다, 생리통, 골반통, 배뇨 장애, 변비 등의 증상이 올 수도 있다. 임신과 관련된 자궁근종의 합병증으로는 불임, 유산, 조기 진통, 태반 조기박리, 난산, 산후 출혈 등을 들 수 있다.●치료가 필요한 증상 자각 증상만 없다면 대부분의 근종은 치료가 필요없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증상은 다음과 같다.▲비정상적인 자궁 출혈 ▲심한 생리통과 성교통, 하복부 통증 등 만성 통증 ▲돌출된 근종이 꼬이거나 점막하근종이 튀어나와 생긴 급성 통증 ▲근종이 요관을 눌러 소변보기가 어렵거나 콩팥 기능에 이상을 초래한 경우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할 때 ▲골반내 장기를 압박할 경우 ▲단기간에 빨리 자라 암이 의심스러울 때 등이다.●치료 크게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가 있다. 물론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아예 자궁을 들어내는 적출술이지만 임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환자의 상황에 따라 내과적 치료나 자궁근종 제거술, 자궁동맥 색전술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외과적 수술의 경우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주로 복강경이나 개복해 자궁 또는 근종을 절제하는 복식 수술법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식 대신 질을 통한 수술법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질식은 레이저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자궁이 임신 12주 이하의 크기로 골반 아래쪽에 있을 때만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또 방법으로 최근에 일반화된 동맥색전술이 있다. 자궁근종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인위적으로 막아 자궁근종을 괴사시키거나 퇴화시키는 방법이다. 대퇴부를 통해 직경 1∼2㎜ 가량의 미세한 도관을 자궁 부위에 삽입한 뒤 설탕 알갱이 같은 색전 입자를 투입해 혈관을 막는 방식이다. 질식 자궁적출이나 근종 제거처럼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수술 및 회복 시간이 빠르며, 색전술은 국부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하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김수녕·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팀은 최근 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자궁동맥 색전술을 시행한 결과, 환자 모두에게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의료팀은 시술 후 월경 과다 97%, 통증 84%, 생리통 90%, 빈뇨 100%가 치료됐으며, 근종의 크기는 평균 직경이 2.9㎝ 줄었다고 설명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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