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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생존 팀 킴, ‘숙명의 라이벌’ 일본 꺾고 3승

    벼랑 끝 생존 팀 킴, ‘숙명의 라이벌’ 일본 꺾고 3승

    벼랑 끝에 몰렸던 팀 킴이 일본의 팀 후지사와를 꺾고 4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팀 킴은 14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단체 경기에서 팀 후지사와를 10-5로 꺾으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오전 미국전에서 6-8로 패했던 한국은 위기에서 벗어나며 좋은 분위기로 올림픽 2연속 메달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도 ‘안경선배’ 김은정의 환상적인 샷이 빛났다. 처음 분위기를 끌어온 것은 3엔드였다. 1-2로 뒤지던 팀 킴은 스킵 김은정이 마지막 스톤으로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했다. 일본의 스톤이 모두 하우스 밖으로 벗어나면서 한국이 3점을 얻었다. 4엔드에선 스틸에 성공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일본이 후공인 4엔드에서 막판 후지사와 사츠키가 한국의 스톤보다 버튼(하우스 중앙)에 가깝게 붙이려는 시도가 무산됐다. 팀 킴은 가드를 세웠고 후지사와가 회심의 샷을 날렸지만 팀 킴의 스톤보다 버튼에서 멀어지는 바람에 팀 킴이 스틸에 성공했다. 5, 6엔드에 각각 2점씩 주고 받은 두 팀은 7엔드에 팀 킴이 또 스틸에 성공하며 경기를 확실하게 주도했다. 팀 킴이 하우스 안에 1, 2, 3번 스톤을 두면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후지사와가 버튼에 넣으려고 회심의 샷을 던졌지만 팀 킴의 스톤을 맞고 버튼 반대쪽으로 나가면서 팀 킴이 스틸에 성공했다. 8엔드에 일본이 1점을 만회했지만 기세가 오른 팀 킴은 9엔드에 2점을 내면서 10-5를 만들었다. 결국 일본이 남은 엔드를 포기하면서 그대로 한국의 승리가 확정됐다. 팀 킴은 이 승리로 3승3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 4색 조합 K클래식, 바흐를 리모델링하다

    4색 조합 K클래식, 바흐를 리모델링하다

    더블베이스·클라리넷·피아노 구성4중주 통념 뒤집고 클래식 재해석 ‘골드베르크 변주곡’ 저음 극대화전자악기까지 동원한 이색 연주“음악가에게 뿌리와도 같은 바흐의 음악을 클래식과 현대적 요소를 모두 차용해 재해석하고자 했어요. 저희만의 고유한 소리를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개척해 보고 싶었죠.”현악 4중주를 의미하는 ‘콰르텟’은 보통 바이올린 두 대와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다. 또 길이 2m에 달하는 더블베이스는 현악기 중 가장 낮은 음역으로 오케스트라에서 ‘조연’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32)는 최근 이런 통념을 뒤집고 더블베이스 두 대(성민제, 최진배)와 클라리넷(장종선), 피아노(이한얼)로 구성된 ‘몰토 콰르텟’을 구성했다. 이들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음악을 재해석한 콘서트 ‘저스트 바흐’로 관객들과 만난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몰토 콰르텟은 “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바흐 음악을 보여 줄 것”이라며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몰토 콰르텟의 ‘몰토’는 ‘매우, 아주’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성민제는 “정해진 레퍼토리가 없다 보니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하고, 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한얼(40)은 “저희는 곡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뼈대만 남겨 두고 각자 소리가 돋보일 수 있도록 화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거들었다. 공연 1부에서는 작곡가 J F 츠빈덴이 바흐에 대한 존경심을 그려낸 곡인 바흐 오마주 베이스 무반주를 성민제의 아이디어가 담긴 버전으로 연주한다. 또한 바흐 G선상의 아리아, 토카타, 첼로 모음곡 1번 전주곡을 들려준다.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2부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바흐의 모든 음악적 역량과 예술성을 집대성한 건반악기를 위한 대작을 더블베이스 중심의 구성으로 바꿔 저음악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음색을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서 일렉트릭 베이스와 신시사이저도 동원된다. 성민제는 “전자 음악은 이색적이고 익살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역량을 120% 발휘하면서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것처럼 관객들과 슬픔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이 물과 와인처럼 섞일 듯 아닐 듯한 묘미가 있을 것”(장종선)이라는 설명이 아직은 낯선 몰토 콰르텟의 존재와도 어울린다. 팀 결성을 주도한 성민제는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16세 때인 2006년 요한 마티아스 스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국제콩쿠르를 휩쓸어 ‘영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아버지가 더블베이시스트여서 자연스럽게 더블베이스 활을 잡게 됐다고 한다. 그는 육중한 이 악기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한 고음이 있고 논리적으로 어렵다”며 “줄이 워낙 두꺼워 손가락 힘이 많이 필요하고 수동카메라를 다루듯 조정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연주자 기량이 중요한 악기라 매력이 있다”고 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대해 성민제는 “전통을 무시한 채 무작정 대중화할 수는 없다”며 “고유 장르를 보존하며 요즘 트렌드에 맞게 호흡하는 K클래식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바흐 재해석한 4색 조합 ‘몰토 콰르텟’, “새로운 장르 개척해보고 싶었죠”

    바흐 재해석한 4색 조합 ‘몰토 콰르텟’, “새로운 장르 개척해보고 싶었죠”

    “음악가에게 뿌리와도 같은 바흐의 음악을 클래식과 현대적 요소를 모두 차용해 재해석하고자 했어요. 저희만의 고유한 소리를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개척해 보고 싶었죠.” 현악 4중주를 의미하는 ‘콰르텟’은 보통 바이올린 두 대와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다. 또 길이 2m에 달하는 더블베이스는 현악기 중 가장 낮은 음역으로 오케스트라에서 ‘조연’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32)는 최근 이런 통념을 뒤집고 더블베이스 두 대(성민제, 최진배)와 클라리넷(장종선), 피아노(이한얼)로 구성된 ‘몰토 콰르텟’을 구성했다. 이들은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음악을 재해석한 콘서트 ‘저스트 바흐’로 관객들과 만난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몰토 콰르텟은 “관중과 호흡할 수 있는 바흐 음악을 보여 줄 것”이라며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몰토 콰르텟의 ‘몰토’는 ‘매우, 아주’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성민제는 “정해진 레퍼토리가 없다 보니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하고, 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한얼(40)은 “저희는 곡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뼈대만 남겨 두고 각자 소리가 돋보일 수 있도록 화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거들었다.공연 1부에서는 작곡가 J F 츠빈덴이 바흐에 대한 존경심을 그려낸 곡인 바흐 오마주 베이스 무반주를 성민제의 아이디어가 담긴 버전으로 연주한다. 또한 바흐 G선상의 아리아, 토카타, 첼로 모음곡 1번 전주곡을 들려준다.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2부의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바흐의 모든 음악적 역량과 예술성을 집대성한 건반악기를 위한 대작을 더블베이스 중심의 구성으로 바꿔 저음악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음색을 극대화했다. 이 과정에서 일렉트릭 베이스와 신시사이저도 동원된다. 성민제는 “전자 음악은 이색적이고 익살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역량을 120% 발휘하면서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것처럼 관객들과 슬픔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이 물과 와인처럼 섞일 듯 아닐 듯한 묘미가 있을 것”(장종선)이라는 설명이 아직은 낯선 몰토 콰르텟의 존재와도 어울린다.팀 결성을 주도한 성민제는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16세 때인 2006년 요한 마티아스 스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국제콩쿠르를 휩쓸어 ‘영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아버지가 더블베이시스트여서 자연스럽게 더블베이스 활을 잡게 됐다고 한다. 그는 육중한 이 악기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한 고음이 있고 논리적으로 어렵다”며 “줄이 워낙 두꺼워 손가락 힘이 많이 필요하고 수동카메라를 다루듯 조정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연주자 기량이 중요한 악기라 매력이 있다”고 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대해 성민제는 “전통을 무시한 채 무작정 대중화할 수는 없다”며 “고유 장르를 보존하며 요즘 트렌드에 맞게 호흡하는 K클래식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솔로베츠키제도, 백해, 러시아/펜티 사말라티 · 눈 내리는 아침/백수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솔로베츠키제도, 백해, 러시아/펜티 사말라티 · 눈 내리는 아침/백수인

    전통 흑백 은염 인화사진의 대가로 손꼽히는 핀란드 작가. 북유럽의 눈 덮인 겨울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서울 종로구 공근혜갤러리에서 2월 20일까지. 눈 내리는 아침/백수인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함박눈이 푹푹 내리고 있네 하마터면 어머니께 전화할 뻔했네 고향 집 대숲에도 눈이 내리고 있냐고 어머니 가시고 처음 내리는 눈 이승 떠나 한세상 고개 너머 어머니 사시는 곳 전화해서 물어볼거나 거기 어머니 텃밭 이랑마다 눈이 내리고 있냐고 좁은 눈길 이고 오시는 물동이에도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냐고 삶이란 단순해요.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BTS의 ‘쩔어’라는 노래 좋아해요. 밤새워 곡 만들고 가사 쓰고 안무 연습하다 아침 햇살이 창에 쏟아지면 “쩔어!”라고 외치는 노래지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며 밤을 새우는 것, 이보다 큰 행복은 없지요.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딱 좋은 날이에요. 어머니는 좁은 고샅길을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걸어오셨죠. 눈은 내리고 세상은 하얀데 어머니는 기다리는 나를 보고 환히 웃으셨죠. 눈 오는 날은 그리운 이들에게 연락하기 좋은 날이에요, 삶이 별건가요? 당신이 보고 싶어요, 당신을 사랑해요, 나 그동안 착하게 살았어요. 편지도 쓰고 문자도 보내세요. 곽재구 시인
  • “시도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 롯데·신세계 총수의 ‘그레츠키’ 인용

    “시도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 롯데·신세계 총수의 ‘그레츠키’ 인용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You miss 100% of the shots you don‘t take)” 유통업계 최대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3일 신년사에서 캐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을 동시에 인용했다. 유통업계 양대 산맥인 두 총수가 약속이나 한 듯 공교롭게 같은 인용구를 써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그레츠키는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대 득점인 2857포인트를 올리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평정한 인물이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신년사에서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면서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했다. 신 회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면서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역설했다. 정용진 부회장도 그레츠키를 언급하며 “아무리 좋은 계획도 한 번의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면서 “실패해도 좋다. 그 안에 배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면서 “이제는 실천이고 진정한 싸움의 시작이다. 우리의 목표는 ‘제2의 월마트’, ‘제2의 아마존’이 아닌 제1의 신세계”라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롯데와 신세계 두 수장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라는 의미에서 임직원을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은 ‘계획이 즉각적으로 열심히 수행되지 않으면 그저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변화를 빠르게 읽고 성장의 기회를 잡아 적극적으로 실행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실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 신동빈 롯데 회장, “정상화 넘어 더 큰 도약 발판 마련할 때”

    신동빈 롯데 회장, “정상화 넘어 더 큰 도약 발판 마련할 때”

    “용기 있는 도전으로 가장 앞선 곳에서 미래를 준비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임직원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특히 신 회장은 “그동안 우리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을 역설했다. 그는 “혁신을 위한 시도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을 활용할 수 없어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면서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 계속 도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회장은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 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도전에는 빠르고 정확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 “역할 중심의 수평적인 조직구조로 탈바꿈해야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라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인 도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이혼 후 감히 연애?” 누나 참수…‘명예살인’ 아프간 형제 독일서 기소

    “이혼 후 감히 연애?” 누나 참수…‘명예살인’ 아프간 형제 독일서 기소

    독일에서 ‘명예살인’을 저지른 아프가니스탄 출신 형제가 기소됐다. 27일(현지시간) 독일 BZ베를린은 누나 참수 후 시신을 유기한 20대 아프간 형제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현지검찰은 이날 “이슬람 율법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누나를 살해한 아프간 형제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5개월 만이다. 8월 구속된 형제는 유죄 판결 시 무기징역에 처할 전망이다. 사예드(26), 세예드(22)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형제는 지난 7월 누나 마리암(34)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누나가 이혼 후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게 범행 이유였다. 사망한 마리암은 2013년 남편, 아이들과 함께 모국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독일로 망명했다. 2017년 독일 현지법에 따라 이혼했으며, 이후 베를린 임시보호소에서 13살 아들과 10살 딸을 데리고 살았다. 문제가 불거진 건 마리암이 이혼 후 다른 남자와 교제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누나의 교제 사실을 안 남동생들은 사사건건 누나 일에 개입했다. 자신들 동행 없이는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했으며, 히잡 착용을 강요했다. 급기야 누나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형제는 7월 13일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집을 구했다며 누나를 유인했다. 누나의 목을 베고 시신을 훼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토막 낸 누나의 시신은 여행 가방에 담아 자신들 집 근처에 유기했다.현지언론이 입수한 폐쇄회로(CC)TV에는 택시를 타고 베를린 쉬트크로이츠 기차역으로 이동한 형제가 시신이 든 여행 가방을 열차에 싣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곳에서 바이에른 홀츠키르헨으로 간 형제는 집 근처 우거진 숲에 가방을 묻었다. 신고 접수 후 실종된 마리암의 행방을 파악하던 경찰은 형제의 수상한 행적을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여행 가방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를 두고 형제가 상반된 진술을 내놓은 것이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됐다. 동생은 가방 안에 권투장갑과 아령이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형은 옷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꼬투리가 잡힌 형제는 결국 누나를 함께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심문 과정에서 형제는 수사관들에게 “우리는 당신들과 다르게 여자를 대한다. 우리에게 여자는 요리와 집안일, 육아를 담당하는 하인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을 저버리고 다른 남자를 만난 누나의 문란한 ‘서구식 생활’이 문제였다”라고 덧붙였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 누나를 ‘처벌’한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16살 때 결혼해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이혼을 택한 마리암은 남동생들뿐만 아니라 전 남편에게도 살해 협박을 받았다. 이혼 당시 샤리아(이슬람율법)를 들먹이며 이혼을 거부한 전 남편은 마리암을 죽이겠다고 지속적으로 협박하다 접근금지명령을 받았다. 이웃들은 마리암이 끊임없이 죽음의 공포와 싸웠다고 입을 모았다. 익명의 이웃은 “마리암 이혼 후 남동생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했다. 마리암은 매우 겁을 먹은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그와 같은 임시보호소에 살았던 아프간 여성은 “말 그대로 정신 나간 남자들이었다. 히잡을 쓰지 않는 내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형 사예드는 2016년 망명신청 기각 후 추방 위기에 놓였으나, 자살 시도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추방을 면했다. 앞서 망명허가를 받고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던 동생 세예드는 지난해 2월 폭행 혐의로 600유로(약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앨범, 그래머폰 디지털 특별호 ‘올해의 음반’ 소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 앨범, 그래머폰 디지털 특별호 ‘올해의 음반’ 소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21)의 앨범 ‘세기의 여정’이 영국 그래머폰 디지털 특별호에서 소개하는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됐다. 클래식 관련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인 그래머폰은 매년 9월 그래머폰 어워즈와 별개로 연말 디지털 특별호를 통해 올해 청취 및 리뷰 부문 ‘올해의 음반’을 재조명한다. 지난 9월 이 잡지의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된 박수예의 앨범은 올 한 해 동안 발매된 음반 중 최고의 하나로 뽑혀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 이고어 레비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등의 거장들과 함께 특별호 표지를 장식했다. 한국 연주자 음반이 그래머폰 디지털호를 통해 올해의 음반 중 하나로 꼽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에서 주로 활동하는 박수예는 16세에 독일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 기악과에 최연소로 입학해 현재 석사과정을 밟으며 울프 발린을 사사하고 있다. 스웨덴 음반사인 BIS 레이블로 발매된 ‘세기의 여정’은 그의 세 번째 앨범으로 레거의 전주곡과 푸가를 비롯해 이자이, 프로코피예프, 펜데레츠키 등 20세기 바이올린 솔로 작품들이 담겼다. 지난 8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윤이상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 및 녹음해 내년에 음반이 나오고 새해 국내 독주회도 계획 중이다.
  • 모스크바에 中 건설한 지하철 완공…붉은 기둥 등 중국色 가득

    모스크바에 中 건설한 지하철 완공…붉은 기둥 등 중국色 가득

    중국이 건설한 지하철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첫 완공됐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지난 7일 모스크바 지하철 제3환승순환 남서쪽 구간에 중국이 건설한 지하철이 첫 가동됐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개통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상 축전을 보내는 등 대규모 개통식이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 1월 첫 삽을 떴던 중국 철도건설유한공사는 아민예보 역과 미추린 애비뉴 역, 베르나츠키 애비뉴 역 등 3개 역의 주요 구조 건설과 9개 터널 건설을 포함해 총 5.4㎞ 규모의 주요 사업을 맡았다. 특히 미추린 애비뉴 역은 붉은색의 기둥과 중국 전통 문양이 주요 디자인으로 채택돼 중국색이 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현지 언론들은 이 역의 디자인이 현재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우정을 확인하는 장소이자 다문화를 인정하는 새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신화통신은 미추린 역 디자인에 대해 모스크바 시 정부의 공식 입장문을 공개하며 “시 정부는 이 역이 중국 건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이는 중국 건설 작업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하철 공사에 참여했던 콘스탄틴 오를로프 중국 청도건설 모스트바 수석 정비사는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는 러시아의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디기에 중국의 자체 개발 기계가 최적화됐던 사업이었다”면서 “중국은 이미 이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의 R&D를 갖추고 있으며, 고품질의 장비를 직접 생산해 건설 현장에 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현장 근로자 나자로프는 “수년에 걸쳐 중국어를 공부했다”면서 “모스크바 남서부 지역은 인구 밀도가 특히 높아서 교통 체증이 심각한 대표적 지역인데, 향후 다른 노선과의 환승이 쉬워졌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생활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 양국은 최근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손잡고 서방 세계와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 한다는 미국 정부를 정면에서 비판, 자국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의사를 가장 먼저 밝히기도 했다. 더욱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대에 응해 올림픽 개막식 참석 의사를 가장 먼저 밝힌 지도자다.
  • [달콤한 사이언스] 남녀 성비 불균형 원인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남녀 성비 불균형 원인 알고보니…

    1980~90대까지만 해도 한국은 남녀 성비 불균형이 극심한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성비 불균형이 많이 균형이 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남아선호 사상이 있던 예전에는 남자아이를 낳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원하는대로 성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 알려져 있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남녀성비가 극심한 불균형을 이루는 곳들이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출생성비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하는 것이다. 유전적 요인이 성별과 성비를 결정한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었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진바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오염물질이 출생성비의 결정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화학과, 의대, 시스템생물학 및 게놈연구소, 인간게놈학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전염병학 및 생물통계학과, 외레브로대 의학부 공동연구팀은 대기 및 수질오염물질이 출생성비(SRB, sex ratio at birth)의 변화 원인이라고 4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전산생물학’ 12월 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출생한 약 300만명에 대한 IBM 헬스 마켓스캔 보험청구 데이터 기록과 1983년부터 2013년까지 스웨덴 보건국 국립환자등록소의 300만명 이상의 출생아에 대한 기록을 분석했다. 또 각국의 기상청과 환경국의 날씨, 대기 및 수질 오염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비교했다. 출생성비는 임신한 여성의 호르몬에 의해 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일부에서는 날씨변화,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결과도 나왔었지만 명확하지는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SRB는 계절, 기온변화, 거주지의 강력?죄율, 실업률, 업무강도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RB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PCB, 철, 납, 수은, 일산화탄소, 알루미늄, 물 속 크롬과 비소농도 등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극심한 가뭄, 교통사망률 등도 출생성비 일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유전학자 시카고대 의대 안드레이 리제츠키 교수는 “오염물질이 출생 성비에 변화를 일으킨 정확한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환경오염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자화상 414억원에 낙찰, 31년 전의 18배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자화상 414억원에 낙찰, 31년 전의 18배

    멕시코 출신 천재 화가 프리다 칼로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그린 자화상 가운데 하나인 ‘디에고와 나’가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490만 달러(약 414억원)에 낙찰돼 남아메리카 작가의 작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작품은 1908년에 태어나 마흔일곱 살에 짧은 삶을 마친 칼로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그의 두 눈썹 위에 21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했던 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눈동자가 셋이다. 1990년 마지막으로 이 작품이 경매에 나왔을 때는 190만 달러를 받는 데 그쳤는데 18배 이상 뛰어올랐다. 소더비 측은 “‘디에고와 나’는 박물관에 전시될 수준의 위대한 작품”이라면서 “칼로의 작품은 이제 현대미술의 위대한 걸작을 수집하는 사람들의 필수 목록에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에 등장하는 리베라가 종전 라틴아메리카 작품 최고가 경매 기록 보유자였던 점도 흥미롭다. 2018년 경매에서 976만 달러에 팔렸는데 이번에 칼로의 작품은 세 배를 훌쩍 넘겼다. 1929년 칼로는 두 차례 결혼한 전력의 리베라와 결혼했으나 10년 정도 함께 지내다 헤어졌다. 숱한 여성들과 외도하는 리베라도 문제였다. 칼로의 친구, 여동생도 넘봤다. 그런데도 칼로는 평생 리베라를 그리워하며 잊지 못했다. 칼로는 세 가지 소원이 있었는데 첫째가 리베라와 함께 지내는 일, 그림을 그리는 일, 혁명가가 되는 일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칼로 역시 이오시프 스탈린이 자신을 암살할지 모른다고 생각해 망명 길에 올라 멕시코에 머무른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소더비는 경매 의뢰자와 매입자를 모두 밝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는데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아르헨티나에서 미술관을 세운 에두아르도 F 코산티니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칼로는 멕시코의 강렬한 민족성을 작품에 녹인 것으로 유명하며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 길이가 달라 놀림을 받고 자랐고, 18세 때 버스가 전차에 받혀 금속들이 몸 속에 파편처럼 박히는 중상을 입었기 때문에 육체에 깃든 고통을 화폭에 옮기고 늘 고립되고 우울한 감정을 화폭에 반영했다. 유난히 자화상 작품이 많은 것도 이런 연유였다. 칼로가 생전에 리베라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혁명가를 꿈꾸게 된 일을 두 번째 대형 사고로 언급한 것도 유명하다.
  • [서울포토] ‘사교계 등장’한 딸들

    [서울포토] ‘사교계 등장’한 딸들

    고 올레그 타바코프와 여배우 마리나 주디나의 딸 마리아 타바코바, 러시아 예술가이자 조각가 예브게니 랜스레이의 딸 마리아 랜스레이, 프로듀서 나텔라 크라피비나의 딸 소피아 크라피비나, 러시아 예술가이자 조각가인 예브게니 랜스레이의 딸 소피아 랜스레이 그리고 투레츠키 합창단 감독 미하일 투레츠키와 리아나 투레츠카야의 딸 에마뉘엘 투레츠카야(왼쪽부터)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파슈코프 하우스에서 열린 ‘Tatler Debutantes Ball 2021’에 참석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 베이징 ‘금길’ 향해… 빙속 김민석 시즌 첫 월드컵 1500m 金

    베이징 ‘금길’ 향해… 빙속 김민석 시즌 첫 월드컵 1500m 金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성남시청)이 올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전망을 밝게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사상 첫 자력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김민석은 14일(한국시간) 폴란드 토마슈프마조비에츠키 로도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1~22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500m에서 1분 46초 152로 우승했다. 김민석은 첫 300m 구간을 7위로 통과했지만 뒤로 갈수록 속도를 끌어올려 2위로 골인한 중국 닝중옌(1분 46초 191)을 0.039 차로 따돌렸다. 김민석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여자아이스하키는 이날 스웨덴 룰레오의 쿱 노르보텐 아레나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최종예선 E조 2차전에서 스웨덴에 0-15로 패했다. 1차전에서 프랑스에 0-4로 패한 한국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올림픽 본선행이 무산됐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던 한국은 처음으로 자력 진출에 도전했지만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 유럽 ‘동부전선’ 이상有? 난민 위기에 러 침공 우려까지

    유럽 ‘동부전선’ 이상有? 난민 위기에 러 침공 우려까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사이 ‘완충지대’에 올 들어 감돌기 시작한 이상 기운이 긴장감을 높여가고 있다. 북으로는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지대 난민 문제부터 남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까지 EU의 ‘동부전선’을 따라 어느 한 곳 방심할 수 없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블룸버그통신 등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러시아 군 병력 수만명이 결집하는 가운데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EU 회원국들을 비공개로 만나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 미국 측이 어떤 정보를 근거로 이 같은 판단을 했는지는 유럽 국가들에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최근 증가한 국경 인근 러시아 군 병력 규모를 9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내부 군사 활동일 뿐이라며 침공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공언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쉽지 않다. 2015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자치공화국을 병합했을 때도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군사작전을 신속히 추진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2014년에 저지른 심각한 실수를 다시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EU와 벨라루스 사이 국경 지대의 난민 문제도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개월간 벨라루스에서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인근 EU 국가로 월경하려는 중동 출신 이주민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올 초부터 지금까지 폴란드 국경을 불법으로 넘으려 한 숫자만 3만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폴란드는 국경을 봉쇄하고 수천명의 군부대를 투입했다. 리투아니아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폴란드 국경이 “이토록 잔혹하게 공격받은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라며 “‘인간 방패’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EU는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비호 아래 러시아권 10여개국에 있는 중동 이주민들을 항공기로 수도 민스크로 옮긴 뒤 계획적으로 EU 국경으로 떠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EU가 벨라루스를 상대로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에 대한 반발에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10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만나 “국경 보호를 위한 물리적 기반 시설을 EU 재원으로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초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장벽 건설은 비효율적이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어졌기 때문이다. 국경 인근에서 어느 쪽으로도 갈 수 없게 된 이주민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는 이주민 수천명이 폴란드 보안요원과 대치하고 있다. 발이 묶인 이주민들은 임시 천막에서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을 견뎌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민스크에서 폴란드 국경으로 오는 이주민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 이주민들이 벨라루스의 전략에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EU에서 새 삶을 찾으려는 꿈을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국경 지대 난민 사태와 러시아-우크라니아 국경의 군사적 긴장이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러시아측과 가까운 한 익명의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러시아가 당장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할 의도가 없더라도, (자국의 이득을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당장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EU-러로 번지는 폴란드·벨라루스 난민 갈등

    EU-러로 번지는 폴란드·벨라루스 난민 갈등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지역의 중동 난민 위기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격화하고 있다. EU는 이번 사태를 벨라루스의 계획적인 공격으로 규정하는 반면 러시아는 근본적인 책임이 서방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난민 유입을 저지하겠다며 국경을 방문한 후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일선에서 러시아의 정책을 수행하는 사람이고, 그 지휘자는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를 “사람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 “EU를 혼돈으로 몰아넣기 위해 기획된 연극”으로 표현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벨라루스 독재 정권을 피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EU 국가로 월경하려는 중동 출신 이주민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3만명 이상이 벨라루스를 떠나 EU의 관문인 폴란드 국경을 넘으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에도 국경 쿠즈니카 인근에서 3000~4000명이 국경을 넘으려다 폴란드 당국에 진압됐다. 양측의 시각차는 국경에 몰린 이들을 부르는 명칭에서도 드러난다. 폴란드를 포함한 EU는 ‘이주민’으로 칭하지만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으로 규정한다.EU는 벨라루스가 중동인들의 이동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등 10여개국의 중동발 이주민들을 항공기를 통해 수도 민스크로 실어 나른 뒤 이들을 폴란드 국경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EU는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과 인권침해 등에 대해 경제 제재를 단행해 왔다. EU는 벨라루스가 이에 보복하려고 ‘난민 공격’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즉각 벨라루스를 감싸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 등 서방 국가들이 오랜 기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서방식 민주주의를 강요한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며 사태의 원인을 서방에 돌렸다.
  • 주민 위로하는 은평… 아파트 발코니 가을 음악회

    주민 위로하는 은평… 아파트 발코니 가을 음악회

    서울 은평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주민들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달 16일과 23일 ‘아파트 발코니 음악회’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발코니 음악회는 불광1동 북한산 힐스테이트 1차 아파트, 수색동 DMC롯데캐슬 더퍼스트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각각 주관하고 은평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시각장애인 전문예술단인 한빛예술단이 협력해 진행했다. 공연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펼쳐졌다. 주민들은 발코니에서 내려다보거나 단지를 거닐면서 공연을 즐겼다. 음악회는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아파트 주민이 아닌 관객에겐 자원봉사자들이 체온을 재고 출입자 명단을 기록했다. 한빛예술단은 BTS의 ‘다이너마이트’, 윤종신의 ‘오르막길’ 등 대중가요와 주페의 ‘경기병서곡’,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 등 다양한 클래식 곡을 연주했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주제로 이웃에게 마음이 담긴 사연과 꽃 화분을 전하는 행사도 함께했다. 구는 사연을 적어 보낸 주민과 상대 주민에게 꽃화분을 각각 전달했다. 사연은 공연 사이사이에 소개됐다. 두 아파트 모두 어린이 환경보호 실천 그림 전시회를 마련했다. DMC롯데캐슬 더퍼스트 아파트에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현수막 응원 행사도 열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한계를 극복한 한빛예술단 연주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코너로 구성돼 더 뜻깊었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아파트 공동체에서 문화 일상을 향유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두테르테·저커버그 저격수’가 올해 노벨상 받은 이유 [김정화의 WWW]

    ‘두테르테·저커버그 저격수’가 올해 노벨상 받은 이유 [김정화의 WWW]

    지난 11일(현지시간) 경제학상을 끝으로 제121회 노벨상 수상자 발표도 끝났다. 과학·문학·경제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이들을 기리는 노벨상은 최근 들어 계속 성별과 인종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분야의 특성상 수상자가 북미, 유럽국가 백인 남성 위주로 선정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리아 레사(58)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수상자다. 올해 수상자 중 유일한 여성이고, 자국 필리핀에서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인물이며, 언론인으로서는 80여년 만이라서다.독재정권 맞서고 테러집단 취재…빈라덴도 참고했다1963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레사는 부모를 따라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자란 이중국적자다. 그가 모국에 다시 돌아온 건 1986년, 필리핀 민중이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시기와 맞물린다. 마르코스는 1965년부터 21년간 장기 집권했는데, 1986년 부정선거로 대통령에 재당선됐지만 그해 ‘피플 파워 혁명’으로 축출됐다. 레사는 필리핀에 돌아온 이후 언론인으로서 ‘테러와의 싸움’에 천착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시아 지역의 테러 단체는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레사는 1990년대 CNN의 마닐라 지국장을 맡은 데 이어 자카르타 지국장을 역임했는데, 1998년 인도네시아 폭동, 1999년 동티모르 사태, 2002년 자카르타 주재 필리핀 대사 관저 폭발 등 주요 사건을 다뤘다.특히 아시아 지역 탐사 전문 기자로 테러 관련 뉴스를 다루면서 동남아시아의 신흥 테러 집단을 쫓았다. 필리핀 남부 최대 이슬람 반군 조직인 ‘모로 이슬람 해방 전선’(MILF)을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와 연결시킨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레사의 취재는 광범위한 영향력을 자랑했는데, 그가 취재한 비디오테이프가 후에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테러집단과 싸우던 레사의 전투는 2012년 온라인 탐사보도 전문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하며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래플러는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당선 이후 그를 집중 비판하면서 저항 언론의 상징이 됐다. 두테르테는 정권을 잡은 직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 과정에서 수천명이 사망했다. 두테르테 정권 비판 후 박해 “살해·강간 위협은 일상”래플러는 용의자 등이 재판 없이 사살되는 초법적 처형 등에 문제제기 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고, 이 때문에 레사는 두테르테의 눈엣가시로 여겨져 노골적인 박해를 받았다. 두테르테는 2018년 래플러 기자들의 공식 취재 활동을 금지하고 사이트 운영 허가까지 취소했다. 레사는 래플러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두테르테의 끊임없는 탄압을 견뎌야 했다. 사기와 탈세, 뇌물 혐의로 기소됐고 2019년 2월에는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됐다. 그가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것만 10번에 달한다.지난해에는 결국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최대 6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 방침을 밝혔다. 레사는 당시 “이번 판결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타격”이라고 비판하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권위주의 정권에 맞선 레사는 2018년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뽑혔으며, 제70회 세계신문협회가 시상한 황금펜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페북은 민주주의 저해…적극 조치 나서야”레사는 자국 내 독재 권력에 저항 할뿐 아니라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 기업의 윤리적 역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는 래플러가 초창기 페이스북 페이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레사는 미 대선을 앞둔 2016년 페이스북 임원을 만나 소셜미디어 기업이 플랫폼에 퍼지는 가짜뉴스와 혐오표현, 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는 무기가 된다. 미국 이전에 필리핀이 그 길을 걸었다”며 “온라인 폭력은 실제 세계의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노벨상 수상 이후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혐오표현과 허위정보 차단에 실패했고, 팩트에 반하는 편향성을 지니고 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레사 자신이 온라인에서 각종 협박과 폭력 위협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2016년 이후 두테르테의 지지자들로부터 끊임없이 공격받았다. 국제언론인센터(ICFJ)가 최근 발간한 빅데이터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1년 레사에 대한 소셜미디어 공격이 급증했는데, 이는 결국 실제 위협으로 번졌다.특히 여성에 대한 공격은 더 심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레사는 강간이나 살해 협박은 물론 ‘가짜뉴스의 여왕, 거짓말쟁이, 개 같은 X’ 등 각종 독설과 인종·성차별적 공격을 받았다. 미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 소속 가짜뉴스 연구자인 니나 잰코위치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칼럼에서 “레사의 수상은 페이스북의 실패에 대한 고발 성격이 짙다”고 평하기도 했다. 잰코위치는 “래플러 창립 초기 레사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에게 ‘필리핀 국민의 97%가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며 엄청난 영향력에 대해 설명하자, 저커버그는 나머지 3%에 대한 관심과 시장 점유율에만 관심을 보였다”는 일화를 덧붙였다. 실제 최근 페이스북은 가짜뉴스 등을 제대로 거르지 않고 있다는 직원의 내부 고발 이후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올해 노벨상 여성은 딱 1명…“언론 역할 일깨웠다”온라인 플랫폼이 이 같은 현상을 방치하면서 사이버 공격은 더욱 힘을 얻었고, 두테르테는 이같은 지지를 등에 업고 더 적극적으로 레사를 탄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테르테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트럼프가 미국 기자들을 ‘민중의 적’이라고 불렀다면, 두테르테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며 “그는 기자들을 ‘암살당해도 싼 개자식들’이라고 표현했다”고 짚었다. 노벨위원회가 이번에 레사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위한 용감한 싸움을 벌였다”며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조건에 직면하고 있는 세상에서 이러한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노벨위원회가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언론인들에만 평화상을 수여한 건 193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는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공로로 평화상을 받았다.레사는 전통 매체와 뉴미디어, 컴퓨터 기술을 접목해 저널리즘을 재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기존 신문·방송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미디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어서다. 과거 인터뷰에서 그는 “부정부패와 가짜 뉴스, 언론의 자유를 침묵시키려는 시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모든 시간을 바친다”며 “이 세대의 싸움은 진리를 위한 전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상 이후에도 레사는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사실(facts)이 없는 세계는 진실과 신뢰가 없는 세계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래플러는 매일 폐간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지만, 북극성을 앞에 두고 사실을 수호하면 권력에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다”고 하는가 하면 소셜미디어의 책임에 대해서도 거듭 경고했다. 레사는 소셜미디어가 “정보 생태계에서 폭발하는 원자폭탄과 같다”며 “2차 세계대전 뒤에 그랬듯 세계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리아 레사는 누구·Maria Angelita Ressa1963 필리핀 마닐라 출생1986 프린스턴대 졸업1986 필리핀 귀국1987 다큐멘터리 탐사 프로그램 전문 프로브 프로덕션 설립1987~1995 마닐라 CNN 지국장1995~2005 자카르타 CNN 지국장2003 책 ‘테러의 씨앗’(Seeds of Terror) 출판2005 필리핀 최대 미디어 기업 ABS-SBN 뉴스 운영2012 탐사보도 전문 매체 ‘래플러’(Rappler) 설립2013 책 ‘빈라덴에서 페이스북까지’(From Bin Laden to Facebook) 출판2018 타임 ‘올해의 인물’ 선정2021 필리핀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
  • [세종로의 아침]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김태균 국제부 선임기자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판이 연일 분노와 탄식을 유발하고 있지만, 혼돈의 정치 상황으로 치자면 미국도 만만치 않다. 결정하고 실행하는 사안마다 갈등과 논란, 비판에 휘말리는 조 바이든 시대 미국 정치는 지금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집권 민주당에서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정부의 실정과 적폐가 원인이라고 하고,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무능을 탓한다. 바이든이 지지율 위기에 몰린 이유로 지지부진한 코로나19 회복과 무책임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같은 것이 우선 꼽히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트럼프 재임 4년 동안 극단화된 정치, 경제, 사회의 양극화가 기저에 자리한다. “바이든의 지지율 하락은 트럼프로부터 부상당한 나라를 물려받았기 때문”(배우 조지 클루니)이라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주장은 변명보다는 팩트에 더 가깝다. 트럼프가 극단적이고 난폭한 포퓰리즘 정치를 통해 남긴 부(負)의 유산은 바이든의 아쉬운 정치력과 결합해 심각한 후유증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3조 5000억 달러 규모 사회복지 예산안 등 코로나19 전환기 명운이 걸린 정책들이 좀체 추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2018년 발간돼 큰 반향을 불렀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의 공저자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한 온라인 미디어 대담에서 바이든이 집권한 현재의 미국 민주주의 위기 수준이 책이 나왔던 트럼프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우리의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을 때 5년 전이었다면 그를 비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위기의 정도를 10분위 지표로 평가할 때 트럼프 집권 초기가 5~6이었다면 지금은 7~8 정도라고 규정했다. 트럼프와 같은 극단주의 포퓰리스트의 집권과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당의 약화와 정치인의 타락을 우려했던 그는 공화당이 권력에 더욱 필사적으로 집착하게 된 것을 증대된 위기의 핵심 이유로 설명했다. 극단적 양극화가 갖다주는 효과에 취해 어느덧 공화당 전체가 트럼프 식의 분열과 대립에 동참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스트롱맨’이 되기를 자처하는 ‘리틀 트럼프’들이 늘어가고 있다. 보수의 아성인 텍사스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지난 9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는 반인권적 법률을 무리하게 발효시킨 게 대표적이다. 여성의 헌법적 권리 침해에 대한 비난과 반발의 목소리가 미 전역에서 들끓었지만 아칸소, 플로리다 등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는 텍사스 사례를 모방한 낙태금지 입법이 연달아 추진되고 있다. 분열과 대립의 정치공학이 우리의 대선 국면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거의 모든 후보자들이 트럼프식 극한투쟁을 따라하는 양상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대선이 끝난 뒤 정국이 어떻게 돌아갈지를 가늠해 보는 것만으로도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말처럼 ‘다시는 안 볼 사람들처럼 모멸하고 인격을 짓밟으며’ 지지세력 규합에 매몰됐던 후보 중 누군가가 대통령이 됐을 때 국민이 위탁한 권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그린 국가 청사진을 제대로 현실에 구현해내는 게 가능할 것인가. 좀체 상상이 가지 않는다. 레비츠키 교수 등은 정치인이 지녀야 할 규범으로 자기와 다른 집단의 의견을 인정하는 ‘상호 관용’과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 권리를 신중하게 행사하는 ‘제도적 자제’를 들었다. 이 두 가지가 작동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리게 된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이 덕목을 충족시키는 유력 대권 후보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크나큰 희생을 치르고 쟁취해 낸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이지만, 우리가 믿는 것보다 허약한 것일 수 있음을 민주주의 역사가 훨씬 더 긴 미국을 통해 발견한다.
  • “폴렉시트 안돼” EU 탈퇴 반대하는 폴란드 시민들 대규모 거리시위

    “폴렉시트 안돼” EU 탈퇴 반대하는 폴란드 시민들 대규모 거리시위

    폴란드 집권여당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폴란드 100여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시위를 벌였다고 BBC가 전했다. 바르샤바에선 10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한밤까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EU 잔류”라거나 “폴렉시트 반대” 구호를 외쳤다. 폴렉시트는 폴란드의 EU 탈퇴라는 말이다. 지난 7일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이 이날 시위를 촉발시켰다. 극우 성향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은 2017년부터 사법부 장악 의도를 담아 국가사법평의회에 있던 법관 지명권을 전국법관대표회의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판사 임용제도를 고쳤다. 이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을 지명하는 게 정당한지, 그렇게 임용된 법관이 자격 요건을 갖추었는지 문제제기를 하는 기성 법관들에게 벌금형을 부과하고 해임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이 EU의 사법부 독립을 규정 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지난 7일 폴란드 헌재가 “법관 관련 조항에 있어서 폴란드 국내법이 EU 조항에 우선한다”며 여당 정책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폴란드 여당 PiS는 EU에서 탈퇴할 계획이 없다고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폴란드가 EU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EU는 폴란드가 법치주의를 따르지 않고 권위주의식 정치를 한다며 이 나라의 성소수자 인권 탄압, 사법권 독립 침해, 표현의 자유 박해 등을 비판해왔다. 나아가 EU 집행위원회는 570억 유로(역 78조원) 규모의 폴란드의 코로나19 복구 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시위에 참여한 시민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예상치 못하다가 갑자기 현실이 된 것처럼 폴렉시트도 실현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1944년 나치 독일의 점령에 맞서 항거했던 노인도 이번 시위에 나와 “우리는 유럽에 있으며, 누구도 우리를 EU 밖으로 내모는 결정을 할 수 없다”고 연설했다. 시위를 주도한 야당 시민연단의 대표인 도날드 투스크는 “여당이 EU 일원으로서의 폴란드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여당은 EU 제재를 받지 않고 민주적 지배를 파괴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 노벨평화상 두테르테와 푸틴에 맞선 레사와 무라토프 기자 선정

    노벨평화상 두테르테와 푸틴에 맞선 레사와 무라토프 기자 선정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데 앞장선 필리핀 기자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 기자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차지했다. 오슬로에 있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 두 수상자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상황이 갈수록 늘고 있는 이 세계에서 이상을 대변하기 위해 애쓰는 모든 기자들을 대신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두 사람에게는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5870만원)가 주어진다. 이들은 329명의 후보 가운데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경쟁자들 중에는 기후 행동가 그레타 툰베리, 언론인 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유엔 세계식량기구(WFP)가 기아와 맞서 싸우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 섰다는 이유로 영광을 차지했다.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언론인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것은 독일이 1차 세계대전 뒤 비밀리에 재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독일 기자 카를 폰 오시에츠키의 1935년 수상 이후 처음이다.  레사는 필리핀에서 증가하는 권위주의와 폭력의 사용, 권력 남용을 폭로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활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그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눈엣가시’로 꼽히는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의 공동설립자다.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마약과의 전쟁’을 집중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소탕 작전을 벌여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무라토프에 대해 노벨위는 “러시아에서 수십년에 걸쳐 점점 험난해지는 환경에서 언론의 자유를 수호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1993년 독립 신문인 노바자 가제타를 공동 설립했다. 이 매체는 팩트에 근거한 저널리즘과 기자 정신을 바탕으로 검열사회로 비판받는 러시아에서 중요한 정보 제공처로 주목 받았다. 신문이 창간한 이래 기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라토프는 편집장을 맡아 보도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기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노력해 왔다.  노벨위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사실에 기반을 둔 저널리즘은 권력남용과 거짓, 전쟁 선전에 맞서는 역할을 한다”며 “노벨위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가 대중의 알 권리를 확보하며, 이는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이고 전쟁과 분쟁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2번째로 수여된다. 단독 수상은 69차례였으며 두 명 공동 수상은 올해까지 31차례, 3명 공동 수상은 두 차례였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까지 발표됐고 11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되면 올해 수상자 발표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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