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취재
    2025-12-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062
  • [단독] 블랙박스엔 “어, 어” 비명만… EDR·CCTV도 급발진 단서 없었다

    [단독] 블랙박스엔 “어, 어” 비명만… EDR·CCTV도 급발진 단서 없었다

    급발진 주장 뒷받침할 음성 없어EDR엔 가속 페달 세게 밟은 흔적역주행 때 후방 브레이크등 미점등아예 브레이크 밟지 않았을 가능성국과수서 속도·원인 등 최종 판단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확보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오디오에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이나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린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화 등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브레이크가 먹통이다’ 등 운전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기기 마련인데 이런 정황이 없다는 의미다. 사고 직후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하나 줄어든 셈이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사고 직후 차모(68)씨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는데, 차씨 주장과 달리 급발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블랙박스 영상에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의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차씨와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발진 징후가 나타난 차량에서 보기 힘든 ‘조용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대신 추돌 당시 동승자의 비명과 추돌 전 당황한 듯 말한 ‘어, 어’와 같은 음성 등만 블랙박스 오디오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문철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며 “‘이 차 미쳤어’ 이런 생생한 오디오가 없으면 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급발진 가능성이 희박해진 정황은 더 있다. 경찰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1층 주차장 출구에서 가속을 시작한 사고 차량은 역주행할 때 후방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브레이크등은 브레이크와 바로 연결돼 전자 계통 이상과 관계없이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빨간불이 들어온다. 차씨의 차량 브레이크등은 보행자와 차량 두 대를 들이박은 후에야 들어왔다. 게다가 고속 주행 상황에서 급정거 시 나타나는 ‘스키드마크’도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차씨가 브레이크 자체를 밟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차씨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을 들여다본 경찰은 사고 직전 차씨가 오히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DR은 사고 직전 5초간 가속과 감속 페달 등의 작동 상황을 저장하는 장치다. 정밀 분석이 끝나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차씨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했을 수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EDR 1차 분석 결과를 냈으나, 보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국과수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만 보면 블랙박스 오디오, 차량 EDR, 인근 CCTV 영상 어디에서도 급발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은 차씨와 그의 아내의 진술 외에는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전날 가해 차량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차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급발진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조만간 갈비뼈 골절 등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차씨를 조사할 예정이다.
  • 권성동 “임성근 골프모임 보도, 민주 제보공작·정언유착 의혹”

    권성동 “임성근 골프모임 보도, 민주 제보공작·정언유착 의혹”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특정 언론이 마치 김건희 여사가 외압 의혹의 배후라도 되는 것처럼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 상병의 소속 부대 최고 책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 등이 참여하는 ‘골프 모임 단체 대화방’이 존재한다는 언론 보도가 ‘야당발 제보 공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골프 모임 단체 대화방 보도) 기획의 중심에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이자 민주당 정치인인 김규현 변호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의원은 “JTBC는 지난달 25일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 추진과 관련된 단체 대화방 내용을 보도했다”며 “보도에 나온 2023년 5월 단톡방(단체 카톡방)에는 변호사 C씨가 등장하고, 변호사 C씨는 ‘이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자주 언급했다고 취재진에 털어놨다’고 언급된다”고 전했다. 이어 권 의원은 해당 보도에 등장한 변호사 C씨가 김규현 변호사로 추정된다며, 그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서대문구 경선에 참여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단체 대화방에 임 전 사단장은 없었고 골프 모임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오히려 (김 변호사가) 있었다”며 “민주당 정치인이 기획한 내용을 언론이 받아쓰고 민주당이 다시 정쟁으로 활용하면서 의혹을 일파만파로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제보 공작’이자 ‘정언유착’ 사건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은 김 변호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인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 시속 100㎞ 역주행 차, 9명의 삶을 앗아갔다[취중생]

    시속 100㎞ 역주행 차, 9명의 삶을 앗아갔다[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1일 밤 달려간 사고 현장은 아비규환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던 중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변 도로가 통제된 탓에 택시는 잡히지 않았고, 급한 마음에 현장으로 곧장 뛰었습니다. 도착 시간은 오후 9시 58분쯤. 사고가 발생 후 30분 정도 흘렀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수라장, 아비규환. 눈에 비친 현장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고,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교차로 사이를 분주하게 뛰어다녔습니다. 가림막 사이로 시신들이 운반되는 장면도 보였습니다. 지켜보던 시민들은 “어떡해. 많이 죽었나 봐”, “불쌍해서 어떡해”, “차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달렸다” 등 곳곳에서 안타까움과 불안함을 담은 말을 쏟아냈습니다. 사고를 목격한 한 60대 김모씨는 “쾅쾅하는 소리가 들리고 10명은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바퀴에 머리가 낀 사람도 있었다”며 “심폐소생술이라도 하려고 달려갔는데 이미 다 죽어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또 사고가 날까 봐 문밖에 나가지도 못했다”며 “무서워서 오늘은 일찍 문 닫고 가려고 한다”고 했습니다.시속 100㎞ 역주행 사고, 사망자는 9명 가해 운전자 차모(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G80(2018년 5월 제조) 차량은 지난 1일 오후 9시 26분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시청역 방향으로 역주행하는 과정에서 인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뒤 차량 2대와 충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차씨 차량이 제한속도 시속 30㎞인 도로를 시속 100㎞ 가까운 속도로 덮친 탓에 피해자들은 대응할 새도 없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인 데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시민들이 귀가하는 시간대였던 탓에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된 차씨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급발진은 차량이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일종의 차량 결함입니다. 다만 경찰은 급발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입니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지난 2일 브리핑에서 “급발진은 차씨 주장일 뿐”이라며 “급발진이라고 해서 적용되는 혐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수사 상황만 보면 블랙박스 오디오,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어디에도 급발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은 차씨와 그의 아내의 진술 외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EDR 1차 분석 결과에는 가속페달을 90% 정도 밟은 기록이 있고,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비명과 ‘어’, ‘어’라는 당황한 듯한 소리 외에 특별한 정황은 남아있지 않습니다.사망자는 은행·시청·병원 직원…30~50대 남성 사고로 목숨을 잃은 9명은 30~50대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입니다. 평범한 직장인들로 승진 축하를 위해 모였거나 퇴근길에 변을 당했습니다. 은행 직원이었던 사망자 박모(42)씨는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뒤 동료들과 함께 저녁 자리를 갖고 직장 생활의 애환을 나누고 있었고, 세무공무원이었던 김모(52)씨는 ‘이달의 우수팀’과 ‘동행매력협업상’ 수상자로 선정된 날이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구성원이, 늘 다니던 거리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과 지인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박씨 동료는 “처참한 기분이다.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다”고 했고, 김씨의 형은 “이제는 고생 좀 안 하고 그냥 편안하게 좋은 일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못다 한 말을 전했습니다. 익숙한 곳·평범한 이들의 ‘비극’이 남긴 상처 이번 사고로 우리 사회가 받은 충격은 큽니다. ‘어쩌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는 동시에 ‘언제든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난 장소는 광화문 일대 직장인에게는 가끔 들렀던 회식 장소, 택시를 잡던 길목이고, 사고가 발생한 시간도 퇴근 후 저녁 시간, 야근 이후 귀가를 서두르던 시간입니다. 친숙한 시·공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이들에게 발생한 사고라 더 내 일처럼 불안함과 슬픔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인지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추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 쓰러진 가드레일 대신 임시로 설치해 둔 안전 펜스 밑에는 국화 꽃다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국화꽃 사이에는 편지나 직장인들이 애용하는 피로회복제도 보입니다. 직장인 지모(37)씨는 “누군가의 아버지와 아들이 하루아침에 죽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고, 취업준비생 이모(29)씨는 “늘 지나가던 길인데 사고가 난 뒤엔 같은 마음으로 지나가기 어렵다”고 했습니다.이번 사고로 인한 불안과 트라우마는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피할 수 없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에 집단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간 사고였던 만큼 ‘사람 목숨은 모두 잠깐이다’라는 생각에 우울감이 올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누군가의 동료, 누군가의 아들이었던 희생자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 [단독]대검, ‘검사들 탄핵소추 사유 없다’ 설명자료 준비…공식 자료 될 듯

    [단독]대검, ‘검사들 탄핵소추 사유 없다’ 설명자료 준비…공식 자료 될 듯

    대검찰청 정책기획과 차원 ‘설명자료’ 더불어민주당이 박상용·엄희준·강백신·김영철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검찰의 집단 반발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검찰청 차원에서 탄핵소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장준호(사법연수원 35기)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은 A4용지 5페이지 분량의 ‘탄핵소추 사유의 부존재 설명자료’를 검찰 내부망에 게시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탄핵소추안을 분석해 탄핵사유가 없음을 검사별로 정리한 것을 골자로 한다. 먼저 강백신 검사에 대해서는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에서 문제된 명예훼손죄는 법령에 따라 검사가 적법하게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라고 설명했다. 장 과장은 “여러 차례에 걸친 법원의 영장 심사,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 등을 통해 수사개시·진행의 적법성이 이미 확인됐다”며 “피의사실을 공표한 바 없으며, 아무런 근거 없이 언론기사만을 근거로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며 탄핵사유로 주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영철 검사에 대해선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사건관계인이 ‘과시를 위해 거짓을 지어냈고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스스로 허위임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전세금 명목 뇌물 등 사건들에 대해선 사건관계 진술 및 객관적 증거 등을 충분히 검토했고, 고발인조차도 종국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은 법령상 직접 수사개시 범위 내에 있음이 명백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박상용 검사에 대해선 “‘술자리 회유’, 전관변호사 등을 통한 허위진술 유도 등 주장은 이미 사실무근임이 밝혀졌고, 법원도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해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며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주장이나 울산지검 근무 당시 공용물을 손상했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엄희준 검사에 대해서도 “한명숙 전 총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징역 2년 실형이 확정됐고, 공여자도 위증죄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며 “지난 정부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재소자의 모해위증 혐의를 면밀히 다시 검토했으나 역시 불입건 종료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엄 검사의 위증교사, 검찰 지휘부의 수사방해 사건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했고, 재정신청도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 권성동 “임성근 골프모임 보도, 野 제보공작”

    권성동 “임성근 골프모임 보도, 野 제보공작”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3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특정 언론이 마치 김건희 여사가 외압 의혹의 배후라도 되는 것처럼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 상병의 소속 부대 최고 책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 등이 참여하는 ‘골프 모임 단체 대화방’이 존재한다는 언론 보도가 ‘야당발 제보 공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골프 모임 단체 대화방 보도) 기획의 중심에 박정훈 대령의 변호인이자 민주당 정치인인 김규현 변호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선 권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특검 입법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임 전 사단장에게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계자 이종호씨를 아느냐고 거듭 질의했다”는 걸 지적했다. 권 의원은 “JTBC는 지난달 25일 ‘해병대 1사단 골프 모임’ 추진과 관련된 단체 대화방 내용을 보도했다”며 “보도에 나온 2023년 5월 단톡방(단체카톡방)에는 변호사 C씨가 등장하고, 변호사 C씨는 ‘이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자주 언급했다고 취재진에 털어놨다’고 언급된다”고 전했다. 이어 권 의원은 해당 보도에 등장한 변호사 C씨가 김규현 변호사로 추정된다며, 그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서대문구 경선에 참여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김 변호사에 대해 “해당 단체 대화방 캡처본을 기획·제작하고, 입법청문회 질의부터 보도까지 잘 짜인 각본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있다. 뒤에서는 제보자 노릇을 하고, 앞에서는 확성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체 대화방에 임 전 사단장은 없었고, 골프 모임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오히려 (김규현 변호사가) 있었다”며 “민주당 정치인이 기획한 내용을 언론이 받아쓰고 민주당이 다시 정쟁으로 활용하면서, 의혹을 일파만파로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제보 공작’이자 ‘정언유착’ 사건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은 김 변호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인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 [단독]“헌법상 탄핵 대상 아니다”…‘한명숙 사건’ 공판 검사가 내놓은 ‘탄핵소추’ 반박사유 5가지

    [단독]“헌법상 탄핵 대상 아니다”…‘한명숙 사건’ 공판 검사가 내놓은 ‘탄핵소추’ 반박사유 5가지

    김민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이프로스에 글“국회의원도 국회법 바꾸면 탄핵되나”“공판유지했던 나는 왜 탄핵대상 제외하나” 더불어민주당이 박상용·엄희준·강백신·김영철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검찰의 집단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직 차장검사는 법조항을 근거로 다섯 가지 ‘팩트체크’까지 내놓았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민아(사법연수원 34기) 대전지검 천안지청 차장검사는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망상’은 ‘팩트’로 깨부수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차장검사는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은 바 있다. 김 차장검사는 먼저 ‘검사는 헌법상 탄핵 대상인가’라는 질문을 언급한 뒤 “헌법 제65조에는 탄핵 대상으로 검사가 열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아시는가요?”라고 적었다. 헌법 제65조는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에 대해 국회가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김 차장검사는 “헌법 106·112·114조에서는 법관·헌법재판관·선관위원의 신분보장 마지노선으로 ‘탄핵’을 두고있지 어디에도 검사가 탄핵의 대상임을 명시한 규정이 없다”며 “검찰청법 37조에 검사의 신분보장으로 탄핵이 언급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김 차장검사는 “국회법에 국회의원의 신분보장 규정으로 위와 같은 ‘국회의원의 탄핵’을 넣으면 국회의원에 대한 탄핵도 가능한 것이냐”면서 “국회의원도 국가공무원법상 특수경력직공무원인데, 국회법만 개정하면 탄핵도 가능하다고 봐야 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검사는 각각 엄희준·김영철·강백신·박상용 검사에 대해 민주당이 내놓은 탄핵소추사유 4가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13년 전 모해위증교사 혐의로 탄핵할 수 있는가’, ‘국정농단 사건의 증언회유에 대한 증거는 있는가’, ‘언론인은 수사하면 안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인가’, ‘술판회유가 안되니 벽에 X칠을 했다는 낭설을 들고 나왔다. 이게 탄핵사유인가?’ 등이다. 각각 탄핵소추 사유의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자료’가 언론기사들 뿐인 점도 비판했다. 김 차장검사는 “저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모해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공판에 관여해 공소유지에 책임이 있는 검사”라며 “왜 이 시점에 대장동 수사의 주무자였고 반부패부 수사기획관으로 전국 반부패수사를 지휘했던 엄희준 부천지청장만 콕 찍어 탄핵소추하는 것이냐”고 했다. 그는 “‘이화영 술판 회유’라는 프레임은 깨진 지 오래”라며 “민주당과 피고인들만 그 안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논리로, 팩트로, 법원 판결로도 대응할 수 없으니 지라시에도 오르지 못할 X칠 사건을 들고 나와 탄핵사유 1번으로 적어놨다”며 “의혹을 제기한 이성윤 의원의 진술서라도 첨부하는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 블랙박스 오디오·사고기록장치·CCTV영상 어디에도 ‘급발진’ 단서 없다

    블랙박스 오디오·사고기록장치·CCTV영상 어디에도 ‘급발진’ 단서 없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확보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이나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린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화 등은 담겨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브레이크가 먹통이다’ 등 운전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기기 마련인데 이런 정황이 없단 의미다. 사고 직후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하나 줄어든 셈이다. 대신 추돌 당시 동승자의 비명과 추돌 전 당황한 듯 말한 ‘어, 어’와 같은 음성 등만 블랙박스 오디오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사고 직후 차모(68)씨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지만 차씨 주장과 달리 급발진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블랙박스 영상에는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의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차씨와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발진 징후가 나타난 차량에서 보기 힘든 ‘조용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차씨와 아내가 다투는 내용의 대화가 블랙박스에 담겼고 이 대화 이후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속칭 ‘지라시’가 돌기도 했지만 경찰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급발진 가능성이 희박해진 정황은 더 있다. 경찰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이 역주행할 때 후방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브레이크등은 브레이크와 바로 연결돼 전자 계통 이상과 관계없이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빨간불이 들어온다. 차씨의 차량 브레이크등은 보행자와 차량 두 대를 들이박은 후에야 들어왔다. 차씨가 브레이크 자체를 밟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차씨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을 들여다본 경찰은 사고 직전 차씨가 오히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DR은 사고 직전 5초간 가속과 감속 페달 등의 작동 상황을 저장하는 장치다. 사고 당시 상황과 정밀 분석이 끝나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차씨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했을 수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결국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만 보면 블랙박스 오디오, 차량 EDR, 인근 CCTV 영상 어디에도 급발진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황은 차씨와 그의 아내의 진술 외에는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전날 가해 차량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차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급발진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전날 가해 차량, 블랙박스 영상, CCTV 영상 6점, EDR 추출 자료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갈비뼈 골절 등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차씨를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 印 압사 사망자 121명 대부분 여성 “‘신인’ 발 만지려다 참변”

    印 압사 사망자 121명 대부분 여성 “‘신인’ 발 만지려다 참변”

    인도 북부 종교 집회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 사망자가 121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대부분은 여성으로 집계됐다.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주도 러크나우에서 남서쪽으로 350㎞ 떨어진 무갈 가르히 마을 열린 힌두교 행사 ‘사트상’(Satsang)에서 벌어진 참사로 121명이 목숨을 잃고 28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 여성 최소 108명, 어린이 7명 등이 포함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행사엔 약 8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돼 경찰관 40명이 현장에 배치됐지만, 실제로는 25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경찰은 스스로를 ‘신인’(神人·godman)으로 칭하는 설교자 나라얀 사카르 하리를 쫓고 있다. ‘볼레 바바’로도 불리는 그는 이날 사고 발생 후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를 주도한 그는 약 10년간 경찰로 근무하다가 1990년대 퇴직한 뒤 이름을 바꾸고 종교 지도자로 행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노즈 쿠마르 싱 우타르프라데시주 수석장관은 취재진에게 “많은 사람들이 볼레 바바의 발을 만지기 위해 달려들다 참변이 일어났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경찰 보고서에는 수천명의 신자들이 설교 후 차량을 타고 떠나는 볼레 바바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다 다른 신자들을 짓밟았으며, 어떤 신도들은 인근 진흙밭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했다는 당시 상황이 담겼다. 부상을 입은 한 여성은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여러 여성과 어린이가 땅에 쓰러져 엄청난 인파로 일어나지 못했다”며 “몰려드는 군중의 발에 깔려 죽고 비명이 공중에 울려퍼졌다”고 말했다. 프라샨트 쿠마르 우타르프라데시 경찰청장은 주최 측 과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사고에 애도를 표하며 사망자의 유족에게 20만 루피(약 332만원), 부상자에게 5만 루피(약 83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바이든 “TV 토론 실패, 해외 출장 탓…무대서 거의 잠들 뻔”

    바이든 “TV 토론 실패, 해외 출장 탓…무대서 거의 잠들 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대선 TV 토론에서 참패한 원인 중 하나로 해외 순방에 따른 피로 누적을 꼽았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매클린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TV 토론을 잘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뒤 토론을 앞두고 외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이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TV 토론을 바로 앞두고 두어차례 (출장차) 세계를 다니는 결정을 했다”며 “나는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고는 나는 (토론 때) 무대에서 거의 잠이 들 뻔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토론에서 보인 부진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사과했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순방 언급은 “변명이 아니라 설명”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고 귀국한 뒤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TV 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 근교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일주일간 토론 준비를 한 뒤 토론 당일인 27일 토론장인 CNN 스튜디오가 위치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했다. 토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활력을 찾아보기 힘든 쉰 목소리로 자주 말을 더듬었고 입을 벌리고 빤히 쳐다보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하고자 하는 말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발언 기회를 넘기기도 했다. 이에 81세라는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이 커졌다.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참패에 대해 지지자 등을 이해시킬 목적으로 해외 순방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 [단독]급발진 여부 판단할 블랙박스 오디오엔 사고 당시 비명만

    [단독]급발진 여부 판단할 블랙박스 오디오엔 사고 당시 비명만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확보한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급발진 등 차량결함이나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린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화 등은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블랙박스 오디오에는 추돌 당시 동승자의 비명과 추돌 전 당황한 듯 말한 ‘어’, ‘어’와 같은 음성 등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사고 직후 차모(68)씨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지만, 급발진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블랙박스 영상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통상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멈춰야 한다. 어떻게 하냐’, ‘브레이크가 먹통이다’ 등 운전자나 동승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한문철 변호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며 “‘이 차 미쳤어’ 이런 생생한 오디오가 없으면 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씨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이러한 음성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차씨와 동승자인 차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과 당시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블랙박스 오디오에 별다른 단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경찰도 블랙박스 오디오만으로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을 유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차씨와 아내가 다투는 내용의 대화가 블랙박스에 담겼고, 이 대화 이후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속칭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경찰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다른 폐쇄회로(CC)TV, 차씨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EDR 분석은 통상 1~2개월 정도 걸린다”며 “EDR 데이터와 당시 상황을 종합해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 [황성기 칼럼] ‘후쿠시마 방류’ 1년, 비극 다시 없어야

    [황성기 칼럼] ‘후쿠시마 방류’ 1년, 비극 다시 없어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처리수 방류가 한 달 뒤면 1년을 맞는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24일 방류를 시작해 연말까지 4차례 3만 1200t의 오염처리수를 원전 앞바다로 흘려보냈다. 올해엔 7차례 5만 4600t 방류를 목표로 세 번째 방출을 진행 중이다. 첫 방류 4개월 전 원전을 취재했던 필자는 방출 이후 변화를 보러 지난달 초 다시 원전과 후쿠시마에 다녀왔다. ‘불안심리에 의한 소비 위축’을 뜻하는 ‘풍평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웠다. 후쿠시마산 광어의 도매가격은 첫 방출 1개월 뒤인 지난해 9월 24일에는 13% 오른 ㎏당 2500~3000엔에 거래됐다. 후쿠시마현 지사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풍평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현지에서 만난 후쿠시마 어업협동조합 관계자도 “중국의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로 중국이 많이 수입하는 해삼 가격만 떨어졌을 뿐 나머지 수산물은 값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전도 폐로(廢爐)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오염수 발생 원인인 1~3호기 원자로의 녹아내린 연료 880t을 꺼내는 작업은 8월부터 10월 사이에 실시한다고 한다. 쓰나미 피해로 인한 정전으로 냉각수 공급이 어려워져 녹아내린 연료봉(데브리)을 다 꺼내야 오염수 발생도 끝나고 폐로의 종착점에 도달한다. 다만 원자로 방사선이 너무 강해 사람이 못 들어가고 로봇을 들여보내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이라 2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전력의 폐로 목표는 원전 사고로부터 40년 뒤다. 폐로가 되지 않으면 후쿠시마 부흥뿐만 아니라 한국 등 주변국의 오염처리수 불안도 가시지 않는다. 27년 남은 폐로는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지켜져야 한다. 과거 대피명령이 내려졌던 원전 주변 방사능 위험 지역에도 하나둘 새로운 집이 들어선 모습이 보였다. 원전과 가까운 곳에서 식당 영업도 재개됐다. 쇼핑몰도 활기를 찾은 듯했다. 후쿠시마에서 피난자 지원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에 따르면 여전히 자기 집에 복귀하지 못한 사람이 4만명은 된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사태 이후 13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의 아픔이 아물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오염처리수 방출로 후쿠시마 시민단체들은 동력을 잃었지만 13년째 피난자 지원을 이어 가고 있는 시니어 그룹의 열정은 인상에 남았다. 후쿠시마 과제는 폐로와 삼위일체를 이루는 재건과 부흥이다. 후쿠시마현이 청정 지역으로 거듭 태어나려면 1세기는 걸릴지 모른다.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 속에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의 인구 유출 속도가 너무 빠른 점이 재건과 부흥의 걸림돌이다. 한 번 터지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원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가동되는 원전은 422기다. 미국 스리마일(1979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1986년), 후쿠시마에 이어 언제 어디서든 원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원전이 많은 미국(94기), 프랑스(56기)나 중국(56기), 러시아(36기)에서 그 가능성이 높다. 26기를 가동 중인 우리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후쿠시마에서 없었던 풍평피해가 지난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큰 문제다. 야당이 총선용 공격 재료로 삼은 탓이다. 어부들과 수산물 유통업, 음식점 등이 타격을 받았다.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바람에 국민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관련 예산은 급증했다. 올해 오염처리수 대책 예산으로 책정된 것만 7319억원이다. 국민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오염처리수 예산은 2022년 3042억원, 지난해 5281억원에서 올해 38%나 늘어났다. 소모적 정치 공세로 풍평피해도 발생하고 예산도 급증했다. 전문가들이라면 다 아는 불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덜어내 국민 부담을 줄일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2026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2027년 3월의 대통령선거도 걱정이다. 태평양을 돌아 우리 해역에 들어오는 게 방출 후 4~5년이지만 유해·무해를 놓고 소모적 공방이 재연될 소지가 크다. 과학에 기반하지 않은 괴담선동의 정치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 러시아, 푸틴이 선물한 차 “김정은 보호 필요”

    러시아, 푸틴이 선물한 차 “김정은 보호 필요”

    러시아 외교관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반대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한 차도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한 국가에 끝이 없는 제재를 가하는 일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네벤자 대사는 북한에 핵실험을 허용해야 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7월 한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맡게 된 러시아는 그동안 안보리에서 중국과 함께 북한의 도발을 두둔하고 제재 완화를 주장해 왔다. 이번 기자회견도 러시아의 안보리 의장국 취임을 기념해 마련된 것으로 안보리는 이사국이 달마다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는다. 지난달 한국에 이어 이달에는 러시아가 의장국 순번이 됐다. 네벤자 대사는 대북 제재 해제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원이 “직접적으로 연결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 체제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국가에 대한 제재 체제에는 이르건 늦건 결국 출구 전략이 있다”라며 “하지만 북한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 이는 우리에게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북한과의 군사 물자나 군수품 거래 여부와 관련해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요한 포탄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벤자 대사는 아울러 최근 푸틴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고급 리무진 ‘아우루스(Aurus)’와 관련해서는 “북한 지도자에게는 보호가 필요하다”라며 “그래서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아우루스는 북한으로 운송이 금지된 사치품에 해당하며, 운송수단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도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결의 2397호에 따라 금지돼 있다. 아우루스에는 특별한 방탄용 장갑 장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통일부 당국자도 취재진에 “(푸틴이 선물했다는 전용차량은) ‘고급 승용차’ 선물”이라며 “북한에 사치품을 직·간접으로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으로 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우리(러시아)는 대북 제재 체제를 위반하지 않고 있다”라며 “(제재를 위반했다는) 모든 주장에는 물질적 증거가 없다”라고 했다. 대북제재위 보고서 역시 믿을 만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앞서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가 지난 3월 28일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안을 표결했으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은 지난 4월말로 종료됐다.
  • ‘시청역 사고’ 사망 공무원에 吳시장, “비통…모든 지원 차질없이 챙길 것”

    ‘시청역 사고’ 사망 공무원에 吳시장, “비통…모든 지원 차질없이 챙길 것”

    시청 공무원 2명 빈소 찾아 조문“이번 사고는 사회재난 안전 위해 요소 따져보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로 희생된 시청 공무원 2명의 빈소를 차례로 찾아 조문하고 페이스북에 “비통하다”는 심경의 글을 남겼다. 오 시장은 “애닯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어젯밤 허망하게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서울시 직원과 일반 시민들을 생각하니 비통하다”며 “마음이 무척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어제까지만 해도 시청에서 함께 고생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뛰었던 우리의 동료가 둘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번 사고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회재난”이라며 “재난안전법에 규정된 구호금과 장례비는 물론이고 서울시민을 위한 시민안전보험까지 가능한 모든 지원을 차질 없이 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 점검도 하겠다”며 “사고 과정을 꼼꼼하게 복기해 도로에 어떤 취약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와 별개로 지하철 등에서 안전 위해 요소를 다시 따져 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 시장은 ‘시청역 사고’로 사망한 시청 공무원 윤모(31)씨 빈소가 차려진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 등을 찾았다. 오 시장은 취재진에 “사고 원인이 어떻게 밝혀질지 아직은 모르겠다”면서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서 고령자, 초고령자 운전면허 갱신에 있어 어떤 보완 장치가 필요한지 사회적인 논의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대통령실 “명백한 위법 없는 한 대통령 탄핵 불가능”

    대통령실 “명백한 위법 없는 한 대통령 탄핵 불가능”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민 청원 신청인이 90만명을 넘은 데 대해 “명백한 위법 사항이 없는 한 가능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민 청원’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홈페이지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0일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은 2일 오후 기준 90만여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소관 상임위에 회부된다. 이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올리거나 폐기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어떤 명백한 위법의 사항이 있지 않은 한 탄핵이라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탄핵을 계속해서 언급하면서 우리 국정이 잘 진행될 수 없게 되는 이런 상황이 온 것 같다”며 “이 상황을 잘 주시하고 있고 국회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했다.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추진 전 자진사퇴한 데 대해서는 “국정에 공백이 생기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가는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명백하게 어떤 위법 사항으로 방통위원장을 탄핵하는 것인지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계속 탄핵을 얘기하고 방통위원장이 사퇴하는 이런 식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 시점을 묻는 말에는 “언제 사퇴 의사를 밝혔는지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임 인선 절차를 잘 진행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방통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 면전에 삐라 날리고 욕설도... 80년대 남북회담 사료 공개

    면전에 삐라 날리고 욕설도... 80년대 남북회담 사료 공개

    정부가 80년대(1981~1987년) 남북 회담 기록을 담은 1700페이지 분량의 사료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료에는 1983년 10월 전두환 대통령의 암살을 기도한 ‘버마 암살 폭발 사건’ 이후 처음 마주 앉은 남북 간의 험악했던 분위기가 생생히 담겼다. 정부가 남북회담 문서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통일부가 2일 공개한 사료에 따르면 남북은 1984년 LA올림픽 남북 단일팀 협의를 위해 어렵게 복원된 회담에서 의제는 뒷전인 채 아웅산 폭발 테러와 영화인 신상옥·최은희 납치사건을 두고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았다.남측 대표는 첫 발언에서부터 아웅산 테러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하라고 북측에 요구했고, 북측은 아웅산 테러가 남측의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북한은 회담 당일 자신들을 비방하는 대북 전단이 살포됐다며 ‘삐라’(대북전단)를 남측에 뿌리기도 했다. 북측 대표는 삐라를 던지며 “이게 뭡니까”라며 격하게 항의했고, 남측 대표는 “누구한테 무례한 짓을 하고 있어”라며 전단을 되던 졌다. 이 자리서 남측 대표는 “귀측의 부자세습 왕조 구축과 우상화는 자유세계는 물론 심지어 공산권 내부에서까지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대놓고 북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북측은 대표단뿐만 아니라 취재진까지 나서 “뭐야 이 사람이 정신병자 아냐 도대체 말이야”, “개백정 같은”, “너 자체가 반역자야”, “인민의 저주를 받을 것”, “너와 같은 반역인은 인민 앞에 총탄을 면치 못하리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라”며 되받았다. 세 차례 진행된 회담 내내 대치만 이어진 남북체육회담은 북한이 다른 공산권 국가의 LA 올림픽 보이콧 결정에 합류하면서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이산가족 고향 방문을 성사하기 위한 끈질긴 협상 과정도 담겼다. 남북은 1985년 8차 적십자 회담에서 이산가족 고향 방문단과 예술단 공연을 합의한 뒤 세 차례 실무 대표 접촉을 통해 분단 40년만에 이산가족 고향 방문을 성공시켰다. 다만 당시 북한은 예술공연단 방문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사료에는 6·25전쟁 후 북한의 우리 어선 납북이 얼마나 빈번했는지도 보여주는 통계가 실렸다. 북한은 6·25전쟁 후부터 1987년 5월까지 우리 어선 459척을 납북했고 끌려간 승선원은 365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27척·3232명은 송환됐으나 32척 419명은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 [단독]검찰, ‘와인병 아내 폭행’ 중견기업 회장 수사 나서

    [단독]검찰, ‘와인병 아내 폭행’ 중견기업 회장 수사 나서

    검찰이 국내 한 중견기업 회장이 자택에서 배우자 머리를 와인병으로 가격하는 등 중상해를 입힌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여성아동범죄조사2부(부장 박윤희)에 코스닥 상장기업인 중견기업 회장 A씨의 배우자 특수폭행 혐의 사건을 배당하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A씨는 지난 5월 23일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와인병 아랫부분으로 배우자 B씨의 머리 등을 내리치고 폭행하는 등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갈비뼈 4대가 부러지고 치아 일부가 부서지는 등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건 이후 B씨에게 ‘너 때문에 수갑 차고 가게 생겼다’는 보복성 협박이 담긴 취지의 연락도 지속적으로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이후 B씨는 집에서 도망쳐 나와 A씨를 경찰에 신고하고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폭행한 행위를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와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범죄로 가중 처벌할 수 있는지 등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배우자를 폭행한 다음날 100m 이내 접근금지 등 격리 조치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폭행했다는 B씨의 신고를 받고, 임시조치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다음날 임시조치를 명령했다. 이후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적은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의 임시조치 명령에 따라 A씨는 2개월 동안 B씨와 함께 거주하던 자택 등에서 퇴거 등 격리됐고, B씨 근처 100m 이내 접근이 금지됐다. 또 휴대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연락도 금지됐다. 임시조치는 2회 연장 가능하며, 최장 6개월까지 가정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할 수 있다. 서울신문은 A씨에게 직접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A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 경찰 “‘역주행 사고’ 운전자 급발진 주장…혐의는 안 달라져”

    경찰 “‘역주행 사고’ 운전자 급발진 주장…혐의는 안 달라져”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승용차를 몰아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한 차량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적용되는 혐의가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번 사고 관련 브리핑을 통해 “급발진이라고 해서 혐의가 달라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급발진 주장은) 운전자가 자기 책임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건데, 급발진을 주장한다면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번 사고 가해 차량 운전자 A(68)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3조 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경찰에 아직 “급발진했다”고 공식적으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과장은 “경찰 조사관들에게 급발진 관련 진술을 한 부분은 없다”며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전달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가) 갈비뼈 골절이 있어서 말하기 힘들어하는 상황인 것 같다. 회복상태를 보고 출장 조사를 하든 신속하게 조사하도록 하겠다”며 “다친 부상자이기 때문에 진술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현장에서 급발진이라고 진술한 건지 묻자 정 과장은 “현장 조사관들에게 직접 전달된 게 없다”며 “나중에 참고인 조사를 하면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이번 사고는 A씨가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면서 발생했다. A씨는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인도와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쳤다.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 섰다. 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언론에 자신이 A씨의 아내라고 밝힌 동승자와 A씨는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운전자는 현직 버스 운전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 환자 가족 향해 “조용히 울어달라”…병원 촬영서 갑질한 中 제작진 비판

    환자 가족 향해 “조용히 울어달라”…병원 촬영서 갑질한 中 제작진 비판

    중국에서 한 영화 제작진이 죽음을 앞둔 환자 가족에게 “촬영에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울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황당한 소동은 지난 5월 31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소재 한 병원에서 일어났다. 당사자인 유모씨가 사건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유모씨의 어머니는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있었는데 15m 떨어진 거리에서 영화 촬영이 진행됐다. 유씨는 우는 여동생을 향해 제작진이 “조용히 울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울어서도 안 되느냐. 우리가 당신들을 방해했느냐”고 따졌다가 상황이 긴급해 말다툼을 이어가진 않았다. 결국 유씨의 어머니는 이날 저녁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유씨는 병원 관계자로부터 사과는커녕 “촬영을 방해했으니 제작진이 고소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해당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후 논란이 되자 병원 측은 유씨에게 끈질기게 연락해 삭제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더 불타올랐다.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출했고 비판이 거세지자 제작진은 유씨를 만나 “실제 환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며 사과했다고 한다. 유씨는 병원 측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지역 보건위원회가 나서 병원 측의 사과를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개 사과는 없었지만 유씨는 이후 소셜미디어(SNS)에 “오해가 풀렸다”고 밝혔다.
  • “아빠 아니라고 해”…시청역 사망자 신원 확인한 유족들 ‘오열’

    “아빠 아니라고 해”…시청역 사망자 신원 확인한 유족들 ‘오열’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교통사고로 9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 일부가 이송된 장례식장에 유가족들이 모이면서 안타까운 눈물이 쏟아졌다. 2일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사망이 확인된 6명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했다. 시신을 실은 구급차들은 경찰 오토바이 등의 교통 지원을 받아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심정지 후 사망 판정을 받은 분들은 병원으로 가지 않고 장례식장으로 바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날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는 30대 남성 3명, 40대 남성 2명, 50대 남성 1명이 이송됐다. 자정을 넘긴 시각 임시영안실에 모인 유족들은 지하 안내실을 찾아 차례로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했다. 오전 1시쯤 임시영안실에서 나온 여성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엉엉 울며 걸어갔다. 오전 1시30분쯤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한 남성은 취재진을 향해 “어디로 가야 하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남성은 약 20분 후 현장에 도착한 여성이 길에 주저앉아 오열하자 달랬다. 여성은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라며 눈물을 흘렸고 곧이어 도착한 엄마와 부둥켜안고 울었다.이번 사고 사망자 중에는 시청 총무과 직원 김모 사무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관은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송됐다. 김 사무관의 형 김모(57)씨는 “(동생은) 형제 중 막내인데 밥 먹고 일하는 것밖에 모르던 애”라며 “‘좋은나라 운동본부’라는 프로그램에서 38세금징수과 소속으로 나와 탈세하는 사람들 잡는 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의 직장 동료도 눈물 자국이 역력한 얼굴로 “제일 바쁜 부서의 팀장이었다”며 고인의 희생을 안타까워했다. 이번 사고는 1일 늦은 오후 A(68)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도로를 역주행하면서 발생했다. A씨의 제네시스는 BMW와 소나타를 차례로 추돌한 후 인도로 돌진해 서 있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후에도 100m쯤 이동하다가 건너편 시청역 12번 출구 쪽에 이르러서야 ‘공포의 질주’를 멈췄다. 총 역주행 거리는 200m 정도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퇴근 시간은 지났지만 저녁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몰려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사고 원인에 대해 급발진을 주장했다. 목격자들은 해당 차량이 일반적인 급발진과 달리 횡단보도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춘 점을 들어 급발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진술이 가능해지는 대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사설] 30년 묶인 솜방망이 벌금, 손볼 때 됐다

    [사설] 30년 묶인 솜방망이 벌금, 손볼 때 됐다

    형법 벌칙 조항에서 벌금 상한이 수십 년째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않아 징벌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2000년 한 포장마차에서 주인을 폭행해 상해를 입한 A씨와 2021년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과 시비가 붙어 폭력을 휘둘러 상처를 입힌 B씨는 똑같이 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21년간 물가가 2배 가까이 올랐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비슷한 수위의 폭력 범죄임에도 나중에 재판받은 피고인은 21년 전 피고인에 비해 사실상 절반의 형량만 받은 셈이다. 징벌 효과를 살리고 국민의 법감정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벌금형 손질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형법상 상당수의 벌금 조항이 1995년 12월 개정 이후 한 차례도 바뀌지 않아서다. 상해죄의 경우 벌금형은 ‘1000만원 이하’로 고정돼 있다. 하지만 이 기간에 물가 상승률은 114.6%에 달한다. 상해죄뿐만이 아니다. 폭행·사기·재물손괴 등에 대한 처벌 조항에서 대다수 벌금 상한이 29년째 그대로다. 형법이 아닌 경범죄처벌법의 경우 2013년 일부 범죄의 벌금형 상한을 2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린 것과 대비된다. 벌금 상한이 그대로인 건 형법 조항을 고쳐야 할 국회가 법 개정에 소극적인 탓이 크다. 법 조항을 손질해 벌금 상한을 높이면 그에 따라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구체적인 양형 기준을 정하게 된다. 국회와 대법원 양형위 모두 그동안 신체 자유를 박탈하는 자유형에 집중한 반면 벌금형은 제대로 논의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특히 정치권이 벌금 상향이 유권자 ‘표심’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판에선 벌금형 처분이 징역·금고형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많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국회가 나서 벌금 기준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 차제에 벌금형의 실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처럼 소득에 따라 벌금액을 달리 매기는 ‘일수벌금제’ 도입 여부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