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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은한 비누향 같은 인권위로”

    “저 맷집 좋습니다. 건강한 비판은 충고로 받아들이면서 책임있게 직책을 수행하겠습니다. 어려울 때 일하는 게 더 빛난다고 생각합니다.”●“맷집 좋아… 건강한 비판 환영” 안경환(58) 서울대 법대 교수가 30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에 취임했다. 안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인권위가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합당한지 되짚어봐야 한다.”면서 “인권의 기치를 높이 세우되, 국가와 사회의 보편적 관념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연조가 깊은 국가기관들의 경험에 경의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영의 시 ‘사랑의 묘약’을 인용, 자신의 존재는 점점 작아져 냄새만 남는 비누처럼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하며 “인권위는 국민의 일상적 체취 속에 은은히 풍기는 비누냄새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는 위원장 한 사람이 단독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인권위원들의 의견들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적인 생각을 펼치는 것은 나중의 일”이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북한 인권 관련 입장에 대해서는 “인권위 구성원들과 심도있게 토의해 우선순위를 따져보겠다. 논의 자체를 막을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에 봉사할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서 “학기 중에 임명을 받았기 때문에 서울대 강의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좀 더 협의를 해봐야 겠다.”고 말했다.●참여연대등 시민단체서도 활동 서울대 법과대학 학장 출신인 안 위원장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내면서 가급적 ‘만장일치’를 의사결정의 원칙으로 삼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안 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보호 강화 등 당면 현안을 원만히 추진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민족문화의 요람이다. 이곳에 시대를 망라한 우리선조들의 문화유산이 전시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에 새 터전을 마련한 지 1년이 지났다. 첫 여성 관장인 김홍남 관장은 취임사에서 모든 면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박물관으로, 문화의 중심이 되는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정일순이라는 본명보다는 인기가수 하춘화의 닮은꼴 ‘하춘하’로 알려진 그녀.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해서 동네 가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사십이 다 되어서야 모창 가수의 길에 뛰어든 건 앞을 못 보게 된 어머니와 정신지체인 남동생을 부양하기 위해서였다. 모창 가수 하춘하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지난해 해외 이민자 수는 2만 4391명으로 2002년보다 21% 증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30,40대의 동남아 이주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과 베트남으로 이주한 한인가정을 직접 만나보고, 그들이 한국을 떠난 이유를 추적한다. 또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통해 이주시 문제점도 짚는다.   ●여우야 뭐하니(MBC 오후 9시55분) 철수는 순남에게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병희는 넋이 나간채로 가만히 있는다. 승혜가 쫓아나오자 철수는 병희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철수는 병희를 스쿠터에 태우고는 속도를 높여 달리고, 오이도 방향 표지판을 본 병희는 놀란다. 병희를 바라보던 철수는 병희에게 3년만 기다려달라 한다.   ●황진이(KBS2 오후 9시55분) 진이와 은호의 일을 알게 된 차씨는 교방에 들이닥친다. 진이는 차씨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백무는 진이를 지키려다 화상을 입는다. 차씨에게서 은호의 일을 전해들은 김판서는 유수에게 혼서를 보냈다며 걱정 말라고 한다. 하지만 교방에서 벌어진 일을 알고 있는 안씨는 은호와의 혼인은 가당치 않다며 펄쩍 뛴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국화는 한 달이나 남은 윤후의 생일을 미리 챙기며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윤후는 마냥 좋기만 하다. 팔자는 풍구를 찾아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책을 세우자며 부담을 준다. 한편, 윤지는 우경을 위해 특별한 저녁을 준비하라고 광만을 재촉하는 명혜가 서운하다
  • “사법개혁은 소명”… 열린 大法으로

    지난해 9월26일 14대 대법원장에 취임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취임 1주년을 맞게 됐다. 이 대법원장의 취임 1주년은 사법개혁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만큼 많은 논란도 함께 불러왔다. 전임 최종영 대법원장은 안으로 감추는 스타일이라면 이 대법원장은 밖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이 대법원장은 25일에는 취임 1주년 관훈클럽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역대 대법원장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변화다. 최 전 대법원장은 점심 식사조차 집무실에서 혼자 먹었지만 이 대법원장은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3층에 작은 식당을 마련하고 매일 수도권 판사와 직원들 10여명과 점심을 같이 하면서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만난 사람이 1년새 1000여명에 이른다. 이런 이 대법원장의 대외적 스킨십은 취임식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대법원장은 시민 배심원단과 학생, 장애인 수용시설 봉사자 등 시민 100여명을 취임식에 초청했다.그는 취임사에서도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만드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1년간 법원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과거사 정리, 구술변론·공판중심주의 활성화, 구속 및 양형기준, 법관 인사기준 변경 등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재판에서도 구술변론 시범재판부를 지정, 구술변론을 활성화하고 형사소송에서도 증거분리제출 제도를 전국 지방법원으로 확대하는 등 법정 중심의 재판이라는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법원 내부에서도 이 대법원장의 개혁 방향에는 동감하면서도 개혁 방법이나 속도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거나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한 판사는 “대법원장이 강조하는 사법개혁이 분명 옳고 사법부가 그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너무 심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다른 판사는 “결국 대법원장의 발언은 판사들에게 사법개혁에 적극 동참하라는 뜻이 아니겠느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일례로 두산그룹 오너 일가에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대해 이 대법원장이 ‘사법부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판결’이라고 말한 것도 화이트칼라 범죄의 엄단 의지를 밝힌 것이었지만 “대법원장이 구체적 사건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불러 오기도 했다. 이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과 변호사들이 반발한 것도 표면적으로는 표현상의 문제를 들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대법원장이 지향하는 사법개혁의 방법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발언대] ‘정규1기’ 교육위원에 거는 기대/ 김장중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부회장 행정학 박사

    제5대 시·도 교육위원(제주도는 주민이 직선한 ‘교육의원’) 144명의 임기가 지난 1일 시작됐다. 이번부터는 정식으로 보수를 받는 전문 직업인이기에 ‘정규 제1기’ 교육위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교육위원에 대한 학부모와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어려운 선거과정을 거쳐서 뽑힌 교육위원들의 면면을 보면,‘학식과 덕망’을 갖춘 분들이기에 지방교육과 교육자치 발전을 위해 주어진 역할을 잘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전체 교육위원의 인적 구성이나 복잡한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염려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먼저 제5대 교육위원은 교육경력자(87.1%)와 60대 이상(72.7%)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풍부한 교육 경험과 경륜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교육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교육 경력자를 비롯해 사학 설립자 및 학원 경영자 등 ‘교육 관계자’가 90%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아서 염려된다.‘집행기관 견제와 교육정책 비판’이라는 교육위원의 1차적 임무수행이 제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감이 자기가 모셨던 상관이거나 자신의 이해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경우,‘똑바로 하세요!’라고 따끔하게 지적할 수 있는 교육위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 교육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교육위원이 많다는 것은 교육환경과 수업개선을 통한 교육력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 그러나 교육위원은 학교 수업이 아니라 교육정책과 행정을 통제하는 일을 한다. 수업 전문성에 기초한 교원 출신으로서는 법규와 예산·회계, 감사, 시설, 민원처리, 갈등 조정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직무수행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이제 교육위원은 당당한 전문 직업인이고, 지방교육자치를 책임지는 ‘교육부문의 정치인’이다. 따라서 과거 교육위원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이 예상된다. 그러나 ‘교육은 우리가 다 안다.’는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거나, 교원단체 등 자신이 속한 조직과 개인적 이익에 몰두할 가능성도 높다. 예를 들면 여론과 동떨어진 ‘교육위원회 통합 및 주민직선제 반대’ 주장을 펴거나, 실제로는 지역주민과 멀어지면서도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 학교마다 경쟁적으로 강당을 짓는 등 인기 위주의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다. 현재 지방교육에는 새로운 학교 설치와 노후시설 개선, 급식문제, 방과 후 학교 운영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에 반해 시·도 교육청마다 큰 빚을 짐으로써 지방교육재정은 파탄위기를 맞고 있다. 방만한 예산 운영으로 지방채의 총 규모는 2004년도 6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으로 급증해 부도 직전이다. 이같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위원 스스로 전문성을 계발하고, 교육감과 교육 관료들을 제대로 통제해야 한다. 활발한 의안 발의와 철저한 사무 감사 및 조사가 필수다. 아울러 전수안 대법관이 취임사에서 밝혔듯 ‘지지해준 단체와 조직을 기꺼이 배반’하고,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어려움을 경청하며 지역주민의 교육적 요구를 확실히 대변해야 한다. 높은 연봉과 예우만 받는 상징적 존재로 기억될 것인지, 아니면 프로다운 전문성을 발휘하는 교육정치인으로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지는 오로지 ‘정규 1기’ 교육위원들에게 달려 있다. 또 그 결과는 지방교육자치제도가 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김장중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부회장 행정학 박사
  • 장·차관 오래하는 법

    장·차관 오래하는 법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바다이야기’파문은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에서 비롯됐다.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6개월이라는 차관 재직기간이 결코 짧은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다. 앞서 논문 중복게재로 파문을 일으키고는 사임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재직기간도 17일에 불과했다. 고위직의 ‘목숨’이 흔들리는 시대, 서울신문이 ‘역대 정부의 정무직 재임기간’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정부수립 이후 가장 짧게 장관으로 재직한 사람은 국민의 정부 때 3일동안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안동수씨. 그는 2001년 5월21일 임명돼 취임사에 대통령에 대한 ‘충성서약’을 담았다가 물의를 빚어 물러났다. 반면 3공화국과 4공화국에 걸쳐 과학기술처 장관을 역임해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기록된 최형섭씨는 무려 7년 7개월동안 재임했다. 법무부나 교육부 등 비교적 정치적 바람을 타거나 현안이 많은 부처는 장관 재임기간이 짧은 반면 이공계나 전문성이 있는 부처는 비교적 ‘롱런’했다. 두번째 단명장관은 1공화국에서 상공부 장관을 지낸 박희현씨.1954년 6월30일 취임한 뒤 5일만인 7월4일 물러났다. 참여정부 들어 교육부 장관을 맡았다가 장남의 특례입학이 문제가 돼 5일만에 물러난 이기준 전 장관이 세번째를 기록했다. 문민정부땐 박희태 법무, 박양실 보건사회, 허재영 건설부 장관 3명이 10일만에 물러났다. 박희태씨는 자녀의 부정입학, 박양실씨와 허재영씨는 부동산 투기가 문제가 됐다. 반면 최형섭씨에 이은 두번째 장수장관은 문민정부 시절 공보처 장관을 지낸 오인환씨이다.1993년 2월26일 김영삼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임명돼 문민정부가 끝난 1998년 3월2일까지 5년동안 자리를 지켰다.3공화국 시절 해군 출신인 김성은 국방부 장관도 4년 11개월동안 재직했다.5공화국 때 4년 6개월동안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이정오씨와 1공화국 때 4년 5개월동안 외무장관으로 재직한 조정환씨도 롱런했다. 이밖에 국민의 정부에선 김명자 환경부 장관이 3년 8개월, 참여정부에선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3년 1개월 재임해 해당 정권의 최장수장관이 됐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사설] 글로벌 100개大에 한국은 없다니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의 ‘100대 글로벌 대학’에 한국의 대학은 단 한 곳도 끼지 못했다. 상위권에는 미국의 하버드, 스탠퍼드, 예일, 영국의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대학 등이 포함됐다. 일본은 도쿄대 등 5곳, 홍콩은 3곳, 싱가포르도 2곳을 명단에 올렸다. 선정 기준은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수, 논문 인용지수뿐 아니라 외국인 교수와 학생 수가 포함됐다. 외국대학과의 교류 등 개방성과 학문적 다양성을 평가한 것이다. 따라서 지난달 교육부 발표에서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기준으로 서울대가 세계 30위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었으나 이번에는 서울대마저 빠져버렸다. 이제 대학의 세계화는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는 존망의 문제이다. 세계 경제가 통합되는 지구촌 시대에 세계화하지 않고서는 국제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이장무 서울대총장도 취임사에서 “세계적인 명문대학들과 경쟁하는 초일류대학이 되려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이 탈바꿈해야 한다. 개선해야 할 점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서울대 공대는 최근에 해외 석학들로부터 외국 우수 교수와 학생을 유치하는 데에 힘쓰고, 서울대 교수들의 국제 연구기관 진출 등 국제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충고를 받았다. 필요하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세계 유명 대학들은 해외 분교 설립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제 우리 대학도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 도덕성 흠집 ‘王의 남자’ 13일만에 “집으로”

    도덕성 흠집 ‘王의 남자’ 13일만에 “집으로”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7월21일 취임사에서) “가족과 함께 쉬고 싶다.”(2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사의를 표명한 이후) ‘왕의 남자’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그리던 ‘미래 교육 청사진’에 대한 야망은 13일만에 한 가장으로서의 복귀로 소박하게 바뀐다. 그에게는 ‘상처뿐인 영광’을, 교육계에는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필요성을 일깨워준 그간의 행적을 짚어본다. ●예정된 파국 속, 불안한 출발 김 부총리가 교육부 수장으로 내정된 것은 지난달 3일.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을 교육부총리로 임명한다는 청와대 발표에 ‘민심을 외면한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교육계에서는 교육 분야에는 문외한이라는 점을 들어 임명을 반대했다. 이런 기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공세로 가시화됐다. 병적기록부상 학력 기재 오류와 자녀의 외국어고 편입학 등 개인 이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는 무뎠다. 결국 그는 지난달 21일 제7대 교육부총리로 취임했다. ●의혹에 묻혀버린 교육개혁의 꿈 그의 교육개혁에 대한 열망은 컸다. 참여정부 개혁정책의 기수답게 취임 일성은 교육개혁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였다. 이를 위해 대학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취임 3일만인 지난달 24일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시작으로 국민대 교수 재직 당시 썼던 논문과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교육부 수장으로서 위상은 큰 타격을 입었다. 두뇌한국21(BK21) 사업과 관련, 논문 실적 이중보고와 과거 논문 ‘재탕’ 논란이었다. 지난달 31일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인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하는 대가로 연구용역을 수주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그는 이런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제자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한국행정학회에 표절 심의를 요청했다. 논문실적 중복보고에 대한 경위를 자세히 해명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 하지만 여론은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악화만 될 뿐이었다. ●국회에서의 마지막 해명 야 4당 등 정치권은 물론 교원·학부모·시민단체, 학계의 퇴진 촉구 성명이 잇따랐다. 그로서는 부총리라는 직책에 앞서 학자로서의 명예까지 손상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일요일인 지난달 30일 청사에 나와 직접 쓴 ‘사실을 밝힙니다’라는 해명서를 기획홍보관리관을 통해 발표했다.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국회가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여권에서도 깜짝 놀란 ‘정공법’이었다. 하지만 그가 기대하던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1일 사실상의 두번째 청문회나 다름없는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의원 질의에 강하게 반박하는 등 자신의 억울함을 해명하는 데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사퇴는 무슨 사퇴냐.”며 쏟아지는 언론의 추적취재에 불편한 심기를 보였던 그는 2일 아침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물러날 것임을 밝혔다. 부총리로 내정된 지 꼭 한 달 만이었다. 교육개혁을 향한 ‘왕의 남자’의 꿈은 의혹제기와 해명의 줄다리기 끝에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씨줄날줄] 프로네시스/황진선 논설위원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정으로 올바른 덕은 고귀한 것을 이성적으로 파악하는 철학적 지혜와 참된 이치에 따라 선을 실현하는 실천적 지혜의 결합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엊그제 이장무 서울대 신임 총장은 취임사에서 “서울대가 지식 함양에 급급한 나머지 실천적 지혜인 프로네시스(phronesis)를 터득하는 데 소홀하였다.”고 자성론을 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적 지혜는 이성과 학문적 인식이 합쳐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실천적 지혜가 없으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 총장은 서울대 출신들이 올바른 생각과 지식, 즉 철학적 지혜는 갖추고 있으나 이를 실천하는 데는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는 “(서울대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였지만 베풀고 희생할 줄 아는 리더 육성에는 소홀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대한 또다른 주요 비판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학생을 뽑아 가서는 평범한 학생으로 졸업시킨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총장은 지난달 19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이를 의식한 듯 “세계 대학 평가 93위로 만족할 수 없다. 서울대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총장은 총장 후보 선정 결선투표에서도 “서울대는 우선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하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뻗어나가야 한다.”며 프로네시스와 수월성을 강조했다. 서울대에 대한 극렬한 반감 표현은 아마 폐교론일 것이다. 서울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입시과열이 사라지고 학교 서열화로 인한 병폐가 없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폐교론이 계속 거론되는 것은 반감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서울대가 표적이 되는 것은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서울대 출신들이 국가 요직을 독과점하는 권력기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총장은 취임사 말미에서도 “서울대가…국가와 민족을 위해 공헌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국민들의 따뜻한 사랑과 성원에 힘 입은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이제 서울대 출신들은 21세기 한국판 브나로드(민중 속으로)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나누고 베풀고 희생하는 리더 육성”

    이장무 서울대 총장 취임식이 1일 오전 11시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이 총장은 취임사에서 ‘프로네시스(phronesis)’와 ‘수월성’을 강조했다.‘프로네시스’는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사용한 용어로 ‘실천적 지혜’를 의미한다.이 총장은 “서울대는 그간 지식 함양에 급급해 ‘프로네시스’를 터득하는 데 소홀한 나머지 나누고, 베풀고, 희생하는 리더의 육성에는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장은 또 “평준화는 진전되고 있지만 수월성은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지적 수월성 함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서울대가 이제 미래의 대학과 학문의 변화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담장을 허문 열린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고 ▲튼튼한 기본을 토대로 급격한 시대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강화하며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보고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인간적·세계적인 이화공동체 구현”

    이화여대는 21일 오전 10시 교내 김영의홀에서 제12대 신인령 총장 이임식과 제13대 이배용 신임총장 취임식을 가졌다. 신임 이 총장은 다음달 1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이 총장은 취임사에서 “모든 분야에서 앞장서 주도하는 ‘이니셔티브 이화’(Initiative Ewha)를 새 비전으로 제시하고 인간적이고 세계적인 이화공동체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전인적 인간화 교육의 강화 ▲다문화적 소양을 갖춘 세계 고등시민을 키워내는 글로벌 대학 추구 ▲이화학술원의 설립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1947년생인 이 신임총장은 이화여대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85년부터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이 총장은 한국여성사학회장, 이화역사관장을 지내는 등 국내 여성사학계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신임 권오규 부총리-퇴임 한덕수 부총리

    신임 권오규 부총리-퇴임 한덕수 부총리

    ■ 권오규 부총리 변화·혁신 강력 주문 권오규 신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8일 취임 일성으로 “재경부의 변화와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의 평가는 재경부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냉엄하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말한 용기와 열정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수행 과정에서의 관리방식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재경부에 쏟아졌던 여러가지 비난은 취약한 정책수행 관리방식에 있는 만큼 민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 내부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정책 수요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권 부총리는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면서 ▲거시경제의 철저한 관리 ▲일자리 창출 노력의 배가 ▲민생경제의 안정을 위한 근원적인 처방 마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방의 모멘텀 적극 활용 등을 강조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덕수 부총리 “한·미FTA가 살길”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역시 ‘미스터 개방’이었다.18일 이임식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선 묻지도 않았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당위성부터 피력했다. 방송사의 FTA 토론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패널들이 FTA에 관해 문제제기를 하는데, 왜 FTA를 하는지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마디로 FTA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FTA는 관세 등 장벽을 줄이거나 없애 일자리와 소득을 올리려는 취지인데 ‘중단하라.’고 하면 일자리와 소득을 올리지 말자는 얘기냐고 반문했다.(반대하는 단체들이) 자기 이익만 보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배려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질책했다. 따라서 보완은 필요하지만 중단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임식에서도 한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한 평의 풀밭에 만족하는 토끼가 아니라 넓은 초원을 필요로 하는 사자가 됐다.”면서 “우리가 취하는 정책도 다원적이고 복합성을 띨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제헌절에 개헌 불지핀 임채정의장

    제헌절에 개헌 불지핀 임채정의장

    임채정 국회의장이 ‘제10차 개헌’의 기치를 치켜세웠다.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 축사를 통해서다. 임 의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얻어 빠른 시일 안에 국회의장 자문기구로 가칭 ‘헌법연구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사를 통해 “21세기에 맞는 헌법연구가 필요하다.”며 공론화에 나선 그가 개헌 논의를 더 구체화하고 나선 것이다. 임 의장은 “5년 단임 대통령제와 전국 단위 선거주기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 기본권의 내용적 보완과 국가운영체계의 개선 등을 통해 국가발전을 위해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개헌의 방향도 제시했다. 임 의장의 이날 언급은 제헌절을 계기로 입법부 차원에서 개헌논의를 적극 주도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년 대선과 맞물려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는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강재섭 신임 대표는 “개헌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임 의장은 이날 “학계와 시민단체,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 국민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국회도 정치적 이유를 들어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잠재적인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이나 정동영 전 의장 등은 대통령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이른바 ‘원포인트 개헌’을 현 정부 임기내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등 한나라당의 대선 예비주자들은 ‘개헌에는 공감하나 시기는 대선 이후가 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임 의장은 이를 감안해 “개헌의 시점은 국민의 동의와 정치적 결단에 맡기더라도 헌법의 내용까지 정파적 이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차분하게 조사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미 개헌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상황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사회적 약자 권리 배려할것”안대희씨등 대법관 5명 취임

    “사회적 약자 권리 배려할것”안대희씨등 대법관 5명 취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홍훈,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신임대법관이 11일 취임식을 갖고 6년간의 대법관 집무에 들어갔다. 이홍훈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다산 선생이 말씀하신 재판의 요체인 ‘성의’를 갖고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법관은 헌법상 최고의 이념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배려에도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박일환 대법관은 국민들은 법원에 사회의 각종 분쟁에 대해 다양한 가치관이 반영되는 판결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전 근무지인 광주를 떠나오면서 5·18묘역에 머물러 있는 137인의 풀지 못한 한이 좌절하지 않토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전수안 대법관은 “법원 구성원이 지켜야 할 것은 의리가 아니라 정의임을 유념하자.”면서 “저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이른바 보수단체나 진보단체의 편파적 신뢰와 일방적 기대를 망설임 없이 털어버리고 배반하면서 정의의 발견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전 대법관은 “기대할 때는 오지 않던 기회가 여러번 스쳐지나가기에 그냥 무심히 바라보게 되었을 때 문득 저에게 손을 내밀었다.”면서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로 시작되는 문정희 시인의 시 ‘먼 길’을 낭독하며 가족과 동료 법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능환 대법관은 중국의 법철학자 오경웅 박사의 “국민은 완전무결할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공평하며 솔직하고 합리적이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대법관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안대희 대법관은 “밖에서 본 사법부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상당한 수준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가되지만 아직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사법부의 독립,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실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오늘의 눈] 단체장 측근비리 유감/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지난 3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안상수 시장의 취임식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안 시장이 취임사가 끝난 뒤 객석에 앉아 있던 친척 10여명을 일으켜 세워 소개한 것이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이들이 이권에 개입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측근비리 단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가 무색해졌다. 6일 안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홍모(54)씨가 조경업자에게 인천시 발주공사 수주를 도와주고 3570만원을 받은 혐의로 인천지검에 구속됐다. 홍씨는 안 시장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하면서 공을 인정받아 시 산하 공기업 상임이사로 근무해왔다. 안 시장의 공언이 불과 3일만에 공염불이 됐다. 재선인 안 시장의 동생을 비롯한 측근들은 지난 4년 재임기간 중에도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안 시장측에서는 “악의적인 소문에 불과하다.”며 손을 가로젓지만, 측근들이 인사와 이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느덧 민선 자치제가 도입된 지 12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단체장이 뇌물을 받거나 이권에 개입했다가 사법처리된 일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는 묵묵하게 목민관의 길을 걸어온 대다수 단체장들의 빛을 바래게 하고, 지방자치의 당위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하고 암적인 것은 측근들의 발호다. 선거 과정에서 단체장을 도운 참모나 친척 가운데 도덕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들은 단체장이라는 ‘과실(果實)’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소인배들에게 단체장이란 ‘각종 이권이 넘쳐나는 물좋은’ 자리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이들은 단체장과의 관계를 생색내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호가호위’하며 각종 이권과 인사에 손을 댄다. 임기가 보장된 단체장보다 오히려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체면을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 때문에 비리내용도 추잡하기 그지없다. 민선 자치제도는 살쾡이와도 같은 이들에게 먹잇감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단체장 측근비리에 대한 감시와 단죄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kimhj@seoul.co.kr
  • “불합리한 수도권 규제 철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3일 오전 취임식에 앞서 ‘민선4기 도정 핵심현안 사업 4개 추진기획단’을 출범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도정 업무에 들어갔다. 핵심 현안은 ▲팔당 상수원 1급수 달성 ▲수도권 교통 혼잡 개선 ▲수도권의 불합리한 규제 개선 ▲구도심 격차 해소및 주거환경 개선 등이다. 이를위해 팔당수질개선기획단, 경쟁력강화기획단 등 4개 기획단 현판식을 가졌다. 김 지사는 선거기간중에도 이들 현안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특히 각종 규제혁파는 취임사에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냄에 따라 수도권 규제와 관련해 경기도와 중앙정부 및 타 시·도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그러나 “현재 경기도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악법으로 묶여 공장도, 대학도 짓지 못하고 외국자본은 중국 등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면서 “이는 책을 불태우고 선비들을 땅에 묻어버렸던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보다 더 나쁜 법”이라고 비난했다. 김 지사는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면서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수 있겠느냐.”면서 “규제를 철폐해야 도쿄 상하이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떠나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돌아오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며 수도권 규제완화에 올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29만평 뉴타운 사업 활성화”

    안상수 인천시장은 3일 취임사에서 “지난 4년간 인천은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는 가장 역동적인 도시 중 하나로 자래매김했으나, 도약의 시작을 알리는 것에 불과했다.”면서 “향후 4년간을 구체적인 성과 달성의 기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경제자유구역의 비즈니스 환경조성과 도시 재생사업을 통한 구도심의 균형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29만평에 이르는 서구 가정오거리 뉴타운 조성사업과 도화개발사업 등 구도심권에 대한 개발사업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안 시장은 5가지의 시정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동북아의 경제중심’을 위한 기반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으며,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의 주거ㆍ교통ㆍ환경여건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함께 사는 ‘자활형 복지도시’, 문화ㆍ예술과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관광도시를 만들겠으며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인천인’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시장은 이어 20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천형 뉴딜정책’과 청년 인턴제 운영, 편리한 신교통체계 구축,300만평 공원조성사업 등도 착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국가안보 제2보루 역할 해내겠다”

    “국가안보 제2보루 역할 해내겠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제31대 회장에 박세직(73·육사 12기) 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이 21일 선출됐다. 보수 성향의 박 신임 회장이 보수진영의 선봉장격인 향군을 3년 임기로 이끌어가게 됨에 따라 향군은 일단 보수노선을 유지하게 될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등록 전부터 현 정권의 특정후보 지원설이 나돌면서 이념적 노선 변화 가능성을 놓고 주목을 끌기도 했었다. 향군은 국가보안법 폐지반대 운동 등 반정부 집회도 몇 차례 가진 데다가 감사원의 감사도 받는 등 안보관련 예산의 삭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변화의 추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신임 회장은 이날 서울 잠실 향군회관에서 전국 향군 대의원 365명 가운데 359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204표를 얻어 여유있게 당선됐다. 천용택(68·육사 16기) 전 국가정보원장은 현재 곤경에 처한 향군을 구할 적임자를 자처하며 도전했지만 113표를 얻어 2위에 머물렀다. 노무식(73·갑종 20기) 전 향군 부회장은 42표에 그쳤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향군은 정치적으로 엄정한 중립을 지키면서 할 말은 하는 조직으로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나 이를 자행하는 집단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향군이 국가안보의 ‘제2보루’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주한미군 철수 반대, 한미동맹 강화, 국가보안법 유지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박 회장은 “정부 보조금에 기대지 않고 ‘장례 토털서비스’ 등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투명한 경영을 통해 재정자립 기반을 조속히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대통령 안보담당 특별보좌관, 수도경비사령관 등을 거쳐 총무처 및 체육부 장관 등을 지냈다. 또 국가안전기획부장에 이어 서울시장,14·15대 국회의원도 역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트리플 악재’ 5%성장 흔들

    ‘트리플 악재’ 5%성장 흔들

    ‘기름값은 급등하고, 환율은 떨어지고, 금리인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이른바 ‘트리플(triple) 악재’의 덫에 걸려 올해 우리 경제의 목표인 ‘5% 성장’이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라 안팎의 상황으로 볼 때 이참에 아예 경제성장 목표치를 4%대로 내려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국제유가 2월하순 이후 큰 폭 상승 올들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란핵 문제,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의 요인으로 기름값은 2월 하순 이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67.28달러와 61.9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브렌트유 가격은 58.34달러, 두바이유는 53.16달러였지만 올해는 벌써 60달러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도 다시 61.87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환율도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6일 연속 급락하며 7일 한때 950선까지 무너졌다가 간신히 953.40원으로 장을 끝냈다. 특히 원·엔 환율은 8년 5개월만에 처음으로 800원대로 떨어졌다.100원당 809.24엔으로 장을 끝냈다.1997년 11월18일(804.74원) 이후 최저치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일본과 같은 품목으로 경합하는 국내 기업 등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최근 환율하락과 관련,“일시적인 현상이며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 환율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콜금리 동결… 연 4.0% 유지 금리가 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경제성장에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이성태 총재 취임 후 7일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는 예상대로 동결, 연 4.00%로 현수준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총재가 앞서 취임사에서 금리인상을 통한 선제적인 대응을 밝혔던 것처럼 이날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경기와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난 몇달 동안의 기조와 같은 선상에 있다.”면서 “큰 흐름으로는 실물경제가 좋아지고 있어 그동안의 금융완화 기조를 조정하겠다는 관점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콜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당장 다음달은 어렵더라도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금리까지 또 오르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경기회복 추세가 다시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민간경제연구소들의 ‘더블-딥(경기가 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우려와 관련,“지난해와 올해 설이 2월과 1월로 나눠져 있어 경기 관련 통계치가 불규칙했다.”면서 “1,2월을 묶으면 산업생산활동은 1년 전보다 12%, 소비는 5% 늘어나 큰 문제는 없다.”며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내수경기 회복이 관건 하지만 LG경제연구소의 송태정 연구원은 “현재 경기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은 4.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하락이나 고유가보다 내수경기 회복이 중요하며 하반기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본부장은 “정부는 올해 5% 성장을 예상했지만 민간연구기관은 4%대를 점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확실한 내수회복과 더불어 투자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와 관련,“당초 전망했던 연간 5% 경제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와 환율 등 국내·외 여건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다. 김성수 이영표기자 sskim@seoul.co.kr
  • 힐러리 연설도 ‘부창부수’

    “어쩐지,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더라.”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힐러리 클린턴(사진 오른쪽) 뉴욕주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한 모임 연설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사를 거의 그대로 베껴 눈길을 끌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히스패닉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입법 콘퍼런스에 참석, 연설 말미를 “미국에 대하여 선(善)으로 치유되지 못할 악(惡)은 없습니다.”라고 장식했다.1993년 1월 클린턴 전 대통령 취임사의 유명한 구절 ‘미국과 더불어’ 선(善)으로 치유되지 못할 악(惡)은 없습니다.’를 빌려와 전치사 하나만 살짝 바꾼 것이다. 의도했건 안 했건 간에 힐러리 의원의 이같은 재치(?)는 ‘클린턴 데자뷔’의 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데자뷔란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을 이미 어디선가 본 것처럼 느끼는 기시(旣視)효과를 의미한다. 힐러리 의원측이 남편의 후광을 활용하려는 전략짜기에 골몰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도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정치적 동반은 흥미로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통신은 짚었다. 마침 그녀가 연설한 시각, 남편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열린 ‘글로벌 박애 포럼’ 연단에 서 있었다. 공화당 인사들도 놀랄 정도로 유연한 클린턴의 말 솜씨는 이날도 돋보였다.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연설한 그는 “골프나 색소폰 실력도 변변찮은데 일해야 한다는 욕심은 많으니 재단을 만들어 세계문제를 다뤄볼 수밖에 없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전직 대통령은 뭘하든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면서 퇴임 후에도 의원으로 일했던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을 빗대 “우리 가족은 의회에서 일하는 한명으로 충분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연설 시각에 제때 도착한 남편과 달리 힐러리 의원은 20분이나 늦었고 연단 모서리를 손으로 움켜쥐는 등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설 중반을 넘기며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청중에게 모두 연단으로 올라오라는 듯 두 팔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이민자들이 미국 법을 준수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금융권 소용돌이속 은행CEO ‘명암’

    금융권 소용돌이속 은행CEO ‘명암’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 통합 신한은행의 출범,‘김재록 게이트’ 등 굵직한 이슈들이 은행권을 강타하면서 4대 시중은행장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외환은행을 손에 넣은 국민은행과 조흥은행과의 통합으로 부동의 2위가 된 신한은행에서는 ‘승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반면 외환은행 인수에 ‘올인’했다가 고배를 마신 하나은행은 내부 추스르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은행은 ‘김재록 게이트’ 관련 구설수와 LG카드 인수전에서 배제됐다는 소문으로 ‘코너’에 몰린 모습이다. ●승자의 여유… 해외로 나가자 외환은행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극도로 말을 아꼈던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3일 월례조회에서 “아시아 거점 글로벌뱅크로 도약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강 행장은 “국민과 외환의 결합은 국내영업과 해외영업 및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강자간의 결합”이라면서 “해외 현지기업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흥은행과의 통합으로 자산 163조원,980개 영업점,16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신한은행의 신상훈 행장도 지난 1일 통합은행장 취임사에서 ‘월드클래스 뱅크’를 강조했다. 신 행장은 “왜 우리 금융산업에는 세계 수준의 은행이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늘 부끄러웠다.”면서 “좁은 국내시장에서 영토 싸움에 매몰되기보다는 세계시장으로 나가 글로벌 뱅크들과 당당히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장과 신한은행장이 나란히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은 외환과 조흥을 각각 흡수해 국내에서는 더이상 ‘규모의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패자의 선택… 자력갱생으로 간다 반면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은 3일 2·4분기 조회사에서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 관련해 “대어를 놓친 어부의 심정”이라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러나 김 행장은 “유능한 사냥꾼은 사라진 목표물을 빨리 잊고, 다른 목표물을 찾는다.”며 LG카드 등 다른 매물에 도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경영계획을 수정해 총자산과 총수신 부문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자체 성장에 에너지를 집중시킬 것”이라면서 “복합점포 49개·영업점 30개 신설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나은행은 처음부터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하고 올해 영업점 100개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국내에서 치열한 ‘자력갱생’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한편 ‘검투사’라는 별명답게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현재 ‘잠행’ 중이다. 김재록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데다 비록 큰 문제는 없지만 김씨가 컨설팅한 쇼핑몰 개발에 우리은행이 대출해 준 것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더욱이 최근 우리금융그룹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LG카드 인수전에서 빠질 것을 종용하는 분위기여서 황 행장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까지는 우리은행이 가장 강력한 영업력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잇따른 악재로 응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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