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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양가족 있는 ‘백수’ 100만명

    부양가족 있는 ‘백수’ 100만명

    결혼한 뒤 부양가족이 있으면서도 실직 상태에 있거나 경제 활동에 나서지 않는 ‘노는 가장’이 무려 200만명에 육박하고, 이 중 절반은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하지 않는 사실상 ‘백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소득 전문직 여성 증가로 남편보다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고용시장에서도 여자에 비해 남자의 시장 진입이 더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배우자가 있으면서 직장이 없는 남자는 실업자 21만명, 비경제활동인구 177만 2000명 등 모두 198만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자는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직업을 구하지 못한 사람을,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곧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비경제활동인구에 해당하는 177만 2000명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남자가 6만 4000명이었고, 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대학 등에 통학하는 사람이 1만 7000명, 연로해 일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66만 7000명이었다. 이어 취업 의사 없이 쉬는 남성과 자택 또는 인근 독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 심신장애 등을 포함한 ‘기타’ 인원이 102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혼·기혼을 모두 합해 심신장애에 해당하는 남자가 28만 500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타’ 인원 중 최소 74만명은 능력은 있지만 집에서 쉬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로 분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업자(21만명)와 그냥 쉬는 남성, 취업준비자 등을 모두 포함하면 결혼해 먹여살려야 하는 부양가족이 있으면서도 ‘사실상 백수’에 해당하는 남자는 무려 1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신규·재취업 시장에서 남자들의 시장 진입이 힘들어지면서 실업 상태에 놓이거나 일자리 없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이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전업주부 김승하씨 취업 사례 (5)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전업주부 김승하씨 취업 사례 (5)

    “직업을 갖는 것은 아이와 남편에게 힘을 주고, 주부로서의 자아를 찾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전업주부 7년여 만에 학업을 다시 시작해 전문가의 꿈을 이룬 김승하(37·광주시 광산구 신창동)씨에게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남자들도 하기 힘든 자동차 정비일을 거뜬히 해내면서 1주일에 두 차례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9살과 11살 두 아들을 돌보는 일에도 빈틈이 없다. 김씨는 16일 “슈퍼우먼처럼 보이겠지만 주부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광주에서 꽤 유명한 1급자동차정비공업사에서 자동차 검사원으로 일하는 김씨는 1년6개월 경력의 기사. 여성, 그것도 주부가 자동차 검사원이란 직업을 택한 것은 다소 특이하다. 그는 “연봉 2000만원을 넘게 받는 기술직 여성”이라면서 “요즘은 자동차 정비나 검사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여성 기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전업주부였던 2005년 어느 날.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에, 남편은 직장에 보내고 텅 빈 집에서 불쑥 생각이 들었다.“우리 아이들을 위해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엄마, 남편을 위한 아내,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고 소중하게 가꾸어 가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다. 김씨는 주부로서 필요한 직업의 조건으로 정확한 출퇴근, 휴일은 쉴 수 있는 전문직을 찾았다. 삼촌과 우연히 들른 자동차 검사장에서 검사원이 바로 자신이 찾던 직업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곧바로 한국폴리텍V대학 자동차학과를 지원해 2년 동안 공부를 했다. 졸업 때는 우수학생으로 학장상을 받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2007년 2월 졸업과 동시에 지금의 직장을 찾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2년 동안 자동차검사 산업기사와 카일렉트로닉스 자격증도 취득했다. 김씨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꾸준히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케이블TV 요금 무단인상땐 해지 사유

    케이블TV 요금 무단인상땐 해지 사유

    앞으로 위성·유선방송 업체가 시청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채널을 변경하거나 요금을 인상하면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또한 미성년자가 보호자의 동의 없이 온라인게임 계약 등을 했을 때 해지가 가능하다. 노트북 PC나 내비게이션, 비데 등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구입 뒤 1년 동안의 품질보증 혜택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이같은 내용의 ‘품목별 소비자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마련, 올 하반기 중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가전제품설치업과 외식서비스업, 청소대행서비스업, 온라인게임서비스업, 민간자격증관련업, 수리 및 수선업 등 6개 업종에 대해 품목별 분쟁 해결 기준을 새로 만들었다. 주요 내용으로는 먼저 온라인게임과 관련, 미성년자가 보호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계약했을 때 계약해지를 할 수 있고,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해도 해지가 가능하다. 또한 ▲침대 책상 등 가구류 ▲정수기 ▲족욕기, 비데,DVD플레이어 ▲노트북 PC, 내비게이션 등의 품목에 대해 모두 1년의 품질보증기간이 신설됐고, 부품 역시 4∼7년 정도의 보유기간이 새로 정해졌다. 이밖에 ▲벽걸이 TV 등 설치가 필요한 가전제품의 경우 설치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취업준비생 대상 허위·과장광고, 동의 없는 계약체결에 대한 기준 ▲돌잔치 등 각종 연회서비스, 해충방제 등 청소대행서비스의 이용계약 해지 위약금 조항 등이 신설됐다. 위성방송 및 유선방송업과 중고자동차매매업, 공연업 등 16개 업종에 대한 분쟁 해결기준도 개정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 동의 없는 채널 변경 때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 ▲연극·콘서트 등 티켓 예매 계약은 공연 10일 전에만 취소하면 계약금 전액 환불 ▲중고차 침수·사고사실 알리지 않아 발생한 분쟁에 대해서는 업체 배상 등이 추가되면서 소비자 권익이 한층 강화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영어로 말할 기회 일부러라도 만드세요”

    “영어로 말할 기회 일부러라도 만드세요”

    “계약을 그냥 유지하는 게 어때요?” “미안하지만 환율이 올라 한국의 시장상황이 많이 변했어요. 우리 항공사에서 준비한 설명을 한번 들어보시죠.” 지난해 말 호주의 한 항공사 회의실. 코드셰어링(code sharing·제휴를 맺은 항공사가 좌석을 서로 공유하는 것)에 관한 실무자급 마라톤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숨막히는 경쟁 속에 ‘수싸움’을 하느라 머릿속은 분주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유독 빛을 발하는 직원이 있다. 뛰어난 영어 솜씨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아시아나항공 국제업무팀의 문여정(30·여) 대리다. ●토익실력과 영어실력은 달라 문 대리의 영어 실력은 거의 원어민급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 협상할 때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뛰어난 어학실력을 바탕으로 협상을 리드하기 때문에 다른 항공사 실무자들도 그의 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그를 해외 교포라고 착각할 정도다. 그러나 사실 그는 입사 전까지 해외에 나가 본 적이 없는 국내 토종파다. 남들 다 간다는 해외 연수 경험도 없다. 대학 시절 사람들과 회화 모임을 한 게 전부다.“학교 앞에 어학 카페가 있었어요. 거기서 한국 사람끼리 일상적인 이야기도 했고 때론 영어 기사를 읽으며 영어로 토론도 했어요. 방학 때에는 거의 살다시피 했죠.” 이 경험이 영어를 잘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였다고 설명한다. 영어 말하기의 두려움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자신감이 바로 문 대리가 생각하는 ‘영어 말하기 비법’의 핵심이다. “모두 영어 말하기를 배우려고 외국인부터 찾죠. 학원을 가더라도 미국인 교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요. 그런데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말할 기회가 얼마나 있고, 또 그것을 통해 얼마나 두려움을 줄일 수 있는가가 중요하죠.”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거의 다 받고 있는 영어 사교육 경험도 없다. 조기교육도 받지 않아 초등학교 6학년 때 알파벳을 처음 봤을 정도다. 초·중·고등학교 때도 영어 학원은 문턱조차 가지 않았다. 대학 시절 조바심에 잠시 회화학원에 다닌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마저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두 달 만에 그만뒀다. 토익 학원도 다니지 않았다.“영어를 공부하는 것과 토익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다르더라고요. 토익학원에서는 ‘얼마나 문제를 맞힐 수 있는가.’를 가르치지만 그건 영어실력이 아니라 토익 찍는 방법을 알려 주는 거죠.” 문 대리는 토익을 준비한다는 마음보다는 영어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영어에 전념했다. 그저 영어가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한 웃음을 지었다. ●영어와 ‘친구’ 되는 법 “비법이랄 게 뭐 있나요. 그냥 재미있게 공부하는 게 전부죠.” 문 대리는 ‘좋아하는 것’부터 영어에 다가가라고 조언한다. 좋아하는 책을 영어판으로 보고, 좋아하는 영화가 있으면 대본을 구해 읽는 식이다. 이것이 어려운 영어에 정을 붙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설명이다.“좋아하는 책을 영어판으로 읽으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사전이 필요 없어요. 내용을 아니까 대충 감이 오잖아요. 이렇게 술술 읽으면 자신감도 생기고요.” 이렇게 의도적으로 영어를 쉽게 만들면, 영어와 친해져 자연스럽게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게 문 대리의 지론이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이 좋아하는 친구를 부담없이 만나듯 영어도 마찬가지란 소리다. 결국 ‘꾸준한 공부’로 직결되는 셈이다. “흐르는 물이 바위를 뚫잖아요. 저는 집에 가면 습관적으로 영어 방송을 틀어요. 공부하기 싫더라도 이렇게 하면 무의식 중에 단어 하나라도 귀에 들어오니까 언젠가는 도움이 되더군요. 꾸준히 하는 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어요.” 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4) 안준기씨의 수입차서비스센터 취업기

    [취업준비생 60만 시대](4) 안준기씨의 수입차서비스센터 취업기

    “당장 급하다고 적성을 고려치 않는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 늦어도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BMW 코오롱 모터스 서비스 센터 취업에 성공한 안준기(31·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취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신의 적성 파악을 꼽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와 직장을 다시 선택하는 남다른 시행착오를 경험한 탓이다. 안씨는 지난 2003년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제약회사에 취업했다. 당시에도 취업난은 만만치 않았지만 안씨는 쉽게 제약회사에 합격, 병원영업을 담당하는 영업부 사원으로 2년간을 일했다. 영업이 재미있고 소질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해 막연하게 영업직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영업이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았고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던 자동차 분야를 기웃거렸다. 그는 “일단 돈을 많이 주는 곳이 좋은 회사라 생각하고 거기에 포커스를 두었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돈보다는 적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 2005년 한국폴리텍2대학 자동차학과에 다시 입학했다.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직업교육을 위해 2년제 대학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안씨에게는 원하는 직업을 가지려는 바람이 더 절실했다. 안씨는 2년 동안 자동차검사산업기사, 자동차정비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했다. 다른 곳과 달리 직업선택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동료들이라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더구나 폴리텍 대학에서 기술을 익히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일자리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안씨가 지난 2월 새롭게 취업한 회사는 수입 외제차를 주로 수리·정비하는 곳이다. 상담자가 되어 주기도 한다. 어릴 적 동경의 대상이 됐던 갖가지 외제차를 매일 접하고 자신의 힘으로 직접 고칠 수 있어 일이 마냥 즐겁다고 한다.“비록 연봉은 그리 높지 않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점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기술이 아직 부족해 어려운 일들은 하지 못하지만 직접 정비한 차들이 다시 출고 될 때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기술을 더 쌓아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진출하고 싶은 게 그의 포부다. 다만 후회스러운 것은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까지 몇년을 허비했다는 점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3)고졸 이문기씨의 加 유명 건설사 취업기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3)고졸 이문기씨의 加 유명 건설사 취업기

    “항상 자신의 일에 관심을 갖고 준비한다면 해외취업의 기회는 반드시 잡을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건설기술자로 취업에 성공한 이문기(38·대구 광역시 달성군)씨는 건설현장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일을 좋아했다.10년간 자신이 맡았던 업무들을 꼼꼼히 적어 놓은 작업 일지를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런 철저한 습관이 그를 해외 굴지의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건설현장에서 10년 넘게 일했지만 경력증명서 한 장 뗄 수가 없었다.”면서 “해위취업을 마음에 두면서부터 필요한 서류나 증명서 등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19세 때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건설현장에 뛰어들었다. 건설현장의 거푸집을 만드는 형틀 목수다. 독학으로 공부를 하면서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쳤고 영어학원을 통해 생활영어도 익혔다. 목수로서의 관록도 쌓이면서 전문가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건설현장의 경험 많은 전문가라는 점을 누구에게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름 있는 회사의 정식 직원이 아닌 이른바 일용직근로자(노가다)로 잔뼈가 굵었기 때문이다.1997년 IMF사태 이후 외국으로 취업이민가겠다는 결심을 한 뒤부터 작업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씨가 해외취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일용직 근로자가 근로자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국가·사회가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에게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는 3D 기피업종이라며 동남아의 값싼 인력을 불러 대체하고 있지만, 처우개선만 되면 국내 인력도 일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씨는 “이런 부당한 대접을 벗어나 기술자로서 인정받고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외국회사를 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해외 취업을 생각하면서 영어회화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찾아 캐나다 건설근로자로 취업에 성공한 것도 바로 이런 철저한 준비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지원센터 양희경 차장은 “이씨처럼 철저한 준비로 외국회사와 직접 알선이 이뤄지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취업한 회사는 캐나다에서 도급순위 2위, 역사 100년이 넘는다. 시간당 30캐나다달러(약 3만원)의 고임금으로 2년간 고용계약을 맺었다. 연장근무와 함께 영주권까지 가능한 조건이다. 그는 인터뷰를 한 다음날인 지난 4일 임신 중인 부인과 함께 캐나다로 출국했다.“캐나다 생활에 잘 적응하고 그곳의 목수 라이선스를 취득해 인정받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꿀 겁니다”

    “내 한 표가 세상을 바꿀 겁니다”

    ‘한 표 한 표가 모이면 나라를 발전시키는 큰 힘이 됩니다.’ 18대 총선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신문이 만나본 국민들은 총선에서 희망을 찾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저마다 세상이 좋은 쪽으로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부, 대학생, 취업준비생, 극빈층, 귀화 외국인, 장애인 등 6명이 밝힌 바람은 제각각이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한 표의 위대함을 믿고 반드시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11살 난 딸과 9살 된 아들을 둔 김애란(36·여·경기 안양시 석수동)씨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아이의 학교가 끝날 무렵이면 교문 앞에서 기다리다 아이들을 데려온다. 김씨는 “안양초등생 살해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잇따라 초등생 납치 관련 사건이 터져 집에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난생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연세대 경제학과 1학년 전유진(19·여)씨는 자신의 한 표로 공무원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기를 기대했다.“고급인력이 대거 진출하는 공직사회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우리의 앞날은 어둡잖아요. 새로 뽑히는 국회의원들은 제발 몸싸움하지 말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취업준비생 윤영산(26·서울 마포구 망원동)씨는 자신이 던진 표가 젊은이들의 취업 고통을 덜어 주는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88만원 세대’라는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우리 젊은이들의 현실”이라면서 “좋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는 의원들이 국회를 가득 채웠으면 좋겠다.”고 취업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를 주문했다. 서울 강남구 포이동 판자촌에 사는 조철순(50·여)씨는 “누가 되든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잃어버린 우리들의 주소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주소가 따로 없는 포이동 판자촌 사람들은 1266번지를 공동으로 사용한다. 지도상에 없는 번지여서 투표용지도 배달되지 않는다. 주민들이 직접 동사무소로 가서 용지를 받는다. 조씨는 “우리에게 마지막 남은 힘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한 표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레황탄(40·서울 중랑구 면목동)씨는 ‘열린 한국’을 간절히 바랐다. 그는 “수많은 표가 모여 한국 사회가 다문화 다민족을 인정해 주는 사회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배덕민(41·서울 노원구 월계동)씨는 선거 때만 장애인을 찾지 말고 평소에도 국회의원들이 장애인을 위한 정책에 많은 관심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배씨는 “장애인도 다니는 인도를 확보해 줄 수 있는 후보와 정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팀 kdlrudwn@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2) 한보라씨의 스튜어디스 취업기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2) 한보라씨의 스튜어디스 취업기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주어진 상황이 남들보다 불리하고 불가능해 보여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갈고 닦으면 언젠간 기회가 주어집니다.” 3년여에 걸친 도전 끝에 에미레이츠 항공사 승무원(스튜어디스)으로 취업에 성공한 한보라(24·서울 서초구)씨는 2일 “꾸준한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렵기로 소문난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 취업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직접 겪어 봤기에 내놓을 수 있는 조언이다. 그녀는 서울의 4년제 대학 행정학과(영문학 복수 전공)를 2007년 2월에 졸업했지만 이때까지 같은 항공사에 무려 세 번을 지원, 모두 떨어졌다. 대학 3년때부터 꾸준히 지원했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지난해 12월 꿈에 그리던 외국 항공사의 스튜어디스에 합격했고, 오는 5월이면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누비게 된다. 그녀가 세계를 누비는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무려 8번의 낙방을 경험해야 했다. 에미레이츠 항공사는 최종면접에서 탈락한 수험생에게는 1년 동안 지원을 금지하는 페널티를 적용한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1년을 기다리는 동안 국내의 다른 업종 회사에도 다섯 번이나 지원, 좌절한 경험을 갖게 됐다. 그녀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다졌다. 대학 신입생 때부터 외국 회사에 취업하기로 마음먹은 후 줄곧 관심을 쏟았던 영어공부에 더욱더 매진했다.2007년 졸업 당시 취업시험에 낙방한 후로는 국내의 자그마한 무역회사에서 번역 일도 했다. 항공사 최종면접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특히 그녀가 지원해온 에미레이츠 항공사는 ‘다문화’를 강조하는 곳이어서 영어를 최우선으로 요구한다. 그래서 평소 생활에서도 영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유학 경험은 못 했지만 TV를 보더라도 꼭 외국 채널로 골라 봤다. 자막은 스크린에 청테이프를 붙여 보이지 않도록 했다. 면접을 염두에 두고 좋은 영어표현을 보면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올 때까지 연습해 익숙해지려 애썼다. 해리포터 같은 유명한 외국 소설은 꼭 원서로 읽었다, 생활을 모두 영어공부와 연결지었다. 영어를 일상생활화한 끝에 에미레이츠 현지 면접관의 면담에서 거침없는 영어실력을 발휘했다. 씨는 “한번 사는 인생, 바람같이 자유롭고 유연하게 살고 싶었다.”면서 “몇 년 뒤에 바람같이 살아온 경험들을 한가득 담아 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여성&남성] 잔인한 봄바람

    [여성&남성] 잔인한 봄바람

    봄바람이 분다, 살랑∼. 봄바람은 달콤하다. 여자의 마음이 들뜨고 남자의 마음도 따라 설렌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남자는 주로 ‘잔인한 봄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오르고 취업전쟁은 시작됐다. 지출은 늘어나고 가족들은 매주 나들이를 강요해 휴식이 줄었다. 여자는 주로 ‘우울한 봄바람´이라고 말했다. 옷값 때문에 지출이 늘고 미팅·소개팅에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성과는 없다. 봄을 타는 들뜬 마음은 감정의 기복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봄바람은 이렇게 달콤잔인하게 불어 왔다. 쌀랑∼ 사건팀 kdlrudwn@seoul.co.kr ■ 女-옆구리는 허전하고 ‘봄우울증’에 한숨만 ● “봄맞이 지름신이 오셨어요” 회사원 김모(25·여)씨는 이번 달 가계부에 적자가 났다. 겨울 동안 외출을 자제하다 따뜻한 봄이 오면서 명동과 강남 거리를 다니다 보니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야시시한 옷도 보이고 날씬한 예쁜 여성들만 보였다. 연애하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솟았다. 결국 여름철을 겨냥해 다이어트를 하려고 3개월에 15만원을 주고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봄에만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게 올해로 벌써 네 번째다. 게다가 겨울엔 잘 사지 않던 옷도 몇 벌 사면서 지출이 늘었고 결국 지난 25일 월급날이 채 되기 전에 통장은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평소 월급을 아껴쓰고 남는 돈은 주식에 투자하곤 했는데, 이번 달은 단 한 주도 구입하지 못했어요. 다 봄바람 탓이죠.” 지난달 결혼한 회사원 이모(27·여)씨는 봄만 되면 새 신발을 사는 버릇이 도진다. 거리를 다니다 다른 여성들의 봄 신발이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등으로 화려하고 예쁜 걸 보면 동참하고 싶어 안달이 나기 때문이다. 봄마다 구입한 신발이 분홍색, 하늘색, 베이지색 운동화 세 켤레에다 분홍색과 하늘색 줄무늬, 금색과 바다색 구두 등 네 켤레를 더해 모두 일곱 켤레나 된다.“왠지 봄에는 원색의 신발을 신어줘야 나도 봄의 화려함에 낄 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최근에도 ‘지름신´이 동하려고 하지만 신랑한테 야단맞을까봐 꾹 참고 있답니다.“ ● ‘봄 우울증´아시나요? 대학생 유모(25·여)씨는 요즘 신경이 예민하다. 맑은 봄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따끔거린다. 최근에는 1년6개월이나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유는 자신도 모른다. 다만 ‘봄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친구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유씨는 취업 준비 탓에 마음이 심란한데 지방에서 회사에 다니는 남자친구는 자기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평소에는 그러려니 이해했지만 확실히 봄은 여자의 마음을 좁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멀리 있어서 더 신경쓰고 잘해 주려하는데, 봄 하늘만 바라보면 왠지 서운해져 한숨만 나온답니다.” 취업준비생 이모(24·여)씨는 요즘 부쩍 “봄 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졸업한 지 2년가량 지났지만 이씨는 아직 ‘백조´다. 그녀에겐 남자친구도 없다. 친구들은 모두 일 때문에 바쁘단다. 친구들은 주말에도 피곤하다면서 이씨를 피하기 일쑤다. 이씨는 요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횟수가 늘었다. 길거리에 다니는 직장 여성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더욱 주눅이 든다. “트렌치 코트에 백을 들고 바쁘게 걸어가는 여성들을 볼 때마다 너무 부럽다는 생각만 들어요. 겨울엔 추워서 집에만 있다가 따뜻한 봄이 돼 길거리에 자주 나오다 보니 나만 이 세상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든답니다. 그래서인지 더 우울하고 요즘 봄을 많이 타고 있는 것 같아요.” ● “봄바람이 옆구리를 더 시리게 해요” 대학생 석모(22·여)씨는 봄바람이 부는 요즘,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개강 후 부쩍 늘어난 캠퍼스 커플들을 볼 때마다 솔로인 자신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남자 동기들은 신입생 여자 후배들을 벌써부터 여럿 사귀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석씨는 남자친구 만들기 ‘대작전´에 돌입했다. 석씨는 3월 한 달간 소개팅 17번에 미팅 6번을 했다. 마음에 드는 남자도 있고 별로인 남자도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전무. 소개팅한다고 마련한 봄옷 때문에 카드 할부만 늘었다.“거의 매일 소개팅이나 미팅을 한 셈이에요. 처음엔 신나서 하다가 요즘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더 서글프더라고요. 이게 다 괜한 봄바람 탓이에요.” 남자친구 없이 솔로로 살아온 지 어언 4년째인 김모(30)씨. 어느덧 30대가 돼버린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미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봄엔 꼭 결혼할 상대를 찾고 싶다는 그녀는 부모님의 소개로 이번 달만 3명의 남자와 맞선을 봤다. 학교 선생님도 있었고 평범한 직장인도 있었다. 하지만 3명 모두 김씨의 맘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맞선을 볼 계획이다.“올봄엔 꼭 결혼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계절을 타는 건지 봄이 되니까 외롭기도 하고 빨리 제 반쪽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요.” ■ 男-취업전쟁 시작되고 전세대란 허리휘네 ● 주말마다 나들이 타령에 쉬지도 못해 동기들은 대부분 졸업했지만 학점이 모자라 캠퍼스를 지키고 있는 대학생 김모(26)씨는 “봄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못박았다. 그가 말하는 ‘봄바람´은 취업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나팔소리에 불과하다. 여자친구도 떠난 지 오래다. 게다가 선천성 비염까지 있어 봄만 되면 숨을 고르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올해 황사가 더 심하다던데 봄바람 자체도 싫지만 들뜬 사람들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짜증난다. 게다가 밀려오는 선배들의 결혼소식에 축의금을 마련하려면 정말 고역이다.”고 말했다. 취업 전쟁을 치르는 학생에게 ‘싱숭생숭 봄바람´은 최고의 적이다.“공부 잘하는 사람이 놀기도 잘한다는 말은 이제 안 통해요. 다들 들떠 있는 봄에 자기관리를 잘해야 취업전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고요.” 회사원 김모(32)씨에게 봄바람은 ‘전세 대란´의 신호탄이다. 봄이 되면 이사하는 사람이 많아져 전셋값이 폭등하곤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최근 전세금 1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다른 집을 찾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그는 “봄이 즐거운 건 총각들의 얘기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번에 아파트를 구입한 오모(32)씨에게도 걱정이 많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6000만원의 이자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새 아파트를 꾸미려면 지출이 더 늘어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봄이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봄바람은 또 다른 스트레스´라고 정의했다. 이제 막 네 살과 두 살이 된 두 딸과 부인은 봄이 오자 주말마다 나들이를 가자고 졸라댄다. 그의 직장은 제주도에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관광지가 매력이 아니라 일종의 스트레스다. 주말만은 마음 놓고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지만 봄바람이 휴식을 망친다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다. “지난주에는 도두봉에 다녀왔는데 이번주에는 또 어디를 가야 하는지 월요일부터 골치가 다 아파 오네요.” 대기업에 다니는 윤모(32)씨는 남자에게 부는 봄바람은 주머니 사정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미혼인 데다가 애인도 없는 그는 봄이 오면서 거의 매주 소개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아 거의 모든 여자들이 애프터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다. 비용도 대학 시절에는 남녀가 반반씩 내곤 했는데 직장인끼리 만나면 처음에는 거의 남자가 부담해야 한다. 주중에는 여자 후배들에게 사주는 식사 값이 너무 많이 나간다고 불평했다. 사내 커플도 노려 본다는 그는 봄이라서 그런지 여자 후배들이 김치찌개나 설렁탕을 피하고 점심부터 칼로 써는 음식을 찾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여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옷을 몇벌 사면 금방 카드에 구멍이 나던데요. 한 달에 외식비만 70만원 나왔다면 누가 믿겠어요.” ●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매출 쑥쑥 쌀국수 관련 외식업을 하는 최모(30)씨는 봄바람은 ‘돈바람´이라면서 즐거워했다.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얼었던 매출이 풀리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인들의 점심 약속이 일주일에 3∼4번으로 늘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매출도 급격히 오릅니다.”고 말했다. 특히 쌀국수·스파게티 등 여심을 자극하는 음식들은 더 많이 팔린다. “하지만 영업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아요. 여자와 함께 식당으로 와서 주머니를 여는 것은 남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대학원생인 최모(29)씨는 봄이면 ‘여행바람´이 분다. 대학 때부터 봄바람이 불면 배낭을 메고 혼자 전국으로 돌아다니는 게 일종의 습관이다. 그는 “부모님은 봄만 되면 돌아다니니까 무슨 병처럼 보는데, 남 모르는 곳에서 홀로 봄바람을 만끽할 때 가슴이 고동치는 것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봄에 혼자 보름간 강원도를 여행할 예정이다. 이제 맘에 맞는 여성과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최씨는 “부모님은 저의 방랑벽을 막아줄 여자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저와 함께 떠나줄 여인만 원해요.”라고 말했다. ■ ‘잔인한 봄바람’에 지친 마음 달래볼까 경남 진해로 서울 여의도로 벚꽃 나들이 꽃샘 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서 꽃들이 만개한다. 봄꽃이 핀 근처 동산으로 가는 소풍도 좋지만 도시민이라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꽃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봄꽃을 만나는 좋은 기회다.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꽃,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이다. 그만큼 축제도 가장 많다.2일부터 13일까지 경남 진해에선 진해 군항제 및 벚꽃 축제가 열린다.13일 밤에는 ‘노래 실은 벚꽃 열차´를 타고 음악과 벚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또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혼례길´이라 불리는 화개꽃길에서도 벚꽃축제가 열린다. 오는 4일부터 6일까지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화개장터 벚꽃 축제´가 열린다. 서울에서도 벚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11∼25일에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윤중로 주변에서 한강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축제에선 거리예술축제, 백일장, 콘서트 등의 행사도 함께 열린다. 봄소식을 몰고 온다는 분홍빛 진달래 축제도 열린다. 전남 여수시에서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열린다.6일에는 진달래 아가씨 선발 행사가 있고, 마술 쇼와 품바 쇼, 시화전 등 각종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다. 경남 거제시 대금산 일대에서도 ‘대금산 진달래축제´가 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데 남해안의 따뜻한 기후 덕택에 만개한 진달래의 군무가 일품이다. 충남 당진에서도 7∼8일 이틀간 ‘면천 진달래 민속축제´가 열린다. 면천의 명물 두견주를 만드는 행사와 진달래 떡 만들어 나눠 먹기 등 진달래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먹거리 행사가 준비된다. 산수유꽃 축제도 빠질 수 없다.4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이천에선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 각종 문화행사와 함께 산수유 비누 만들기, 산수유 꽃 그리기 행사 등이 열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취업난 실태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취업난 실태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성장과 일자리 정책에 전 국가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가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여전히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생 등 청년층의 취업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가사·육아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직장을 떠났던 주부가 일자리를 다시 찾기에도 걸림돌이 많다. 그렇다고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기에는 미래는 물론 당장 생계조차 불안하다.‘실업자 300만 시대’에 청년, 주부, 장애인, 고졸자, 재취업자 등 각계 각층에서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연은 구직자에게 희망과 도움을 준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10차례에 나눠 연재한다. ■ 젊은층 실업률 7.1%…대졸자 60%가 백수 ●입사지원서 27번 내면 면접기회 4회 불과 올초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민수(27)씨는 지금까지 모두 8차례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면접까지 치러 본 것은 겨우 한번뿐이었다. 나머지는 서류전형과 적성시험 등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학점, 영어 등 취업에 필요한 요건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고용지원센터의 취업프로그램에 가입, 체계적인 이력서 꾸미기, 면접 요령 등을 다시 배우고 있다. 취업전문 포털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보통의 대졸 취업자가 취업하기까지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는 횟수는 평균 27.3회에 이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면접횟수는 겨우 4.2회에 불과하다. 특히 대졸자의 취업 성공률은 4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이하 실업률은 7.1%로 전체 평균 실업률 3.3%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파악하고 있는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현재 60만 7000여명에 이른다. 전년의 54만 6000여명에 비해 6만여명이나 더 늘어나 청년층의 취업난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경기침체로 일자리 10년새 78만개 줄어 청년층 취업난의 원인은 경제, 산업, 교육,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및 고용창출력 저하로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미흡하기 때문이다.300인 이상의 사업장 종사자 수가 1996년 270만명에서 2006년 192만명으로 10년만에 78만명이나 줄었다. 여기에 대학진학률 증가로 대졸자가 과잉공급되면서 이들의 취업난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80% 이상, 중소기업의 50%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의 업무능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력수급의 질적 불일치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권재철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청년층 취업시장은 수요·공급의 왜곡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눈높이 취업교육, 전공·적성 파악 등 종합적인 취업지원제도가 제대로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고용은 난제중의 난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란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15∼64세)은 54.8%로 OECD 평균 60.8%에 크게 못 미친다. 사실상 최하위권이다. 특히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최근 20여년동안 크게 상승했으나 30∼4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출산과 육아 등 가사문제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여성 인력활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갖가지 제도적 보완작업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직장과 가정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여성일자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1)주부 한미연씨의 취업난 극복기> 결혼 20년만에 대학편입 한국어지도사 자격증 따 “수입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멋진 직업 아닐까요.”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한미연(46)씨는 ‘행복과 보람’이 직업관이라고 했다.“일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보람을 느끼면 그 것이 최고의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중·고교생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가 외국인을 상대로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을 잃지 않고, 마흔을 넘겨 실행에 옮긴 용기있는 결단이기도 했다. 꿈을 펼치기 위해 그녀는 자녀를 뒷바라지 하는 틈틈이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결혼 20년이나 된 주부에게 공부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노력하며 성취해 나가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다른 어떤 교육보다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고 믿었다. 주부로서, 만학도로서 2년간의 긴 과정을 마치고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에 합격, 국립국어원으로부터 한국어지도사 3급 자격증을 땄다. 때마침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강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2006년 6월부터 1년반이 넘게 강의를 맡고 있다. 강의는 하루 2차례씩 모두 30여명의 외국인 ‘제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두가 한국의 남편을 따라 베트남,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지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결혼 이민자들이다. 대부분 20∼30대로 가정은 꾸렸지만 남편, 가족, 이웃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했다. 그렇기에 이들의 수업은 매번 열기로 넘쳐난다. 때로 선생님도 의사전달이 어렵고 학생도 이해하기 힘들 때는 만국 공통어인 손짓, 몸짓이 활용되기도 한다. 한씨는 서로가 정확하게 이해할 때까지 노력한다. 책임감 때문이다. 짐작만으로 잘못된 정보, 지식을 전달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씨는 “기초적인 문법에서부터 대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언어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외국인 새댁들이 차츰차츰 우리문화를 이해해 나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설날에는 일본에서 “보고 싶어요. 행복하세요.”라며 ‘제자’가 전화를 했단다.4개월 정도 한국어 수업을 받은 태국 새댁이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도 한씨를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온 것이다. 한국어 강사로 일하며 받는 수입은 그리 높은 수준이 못 된다. 대개 시간당 2만∼4만원 수준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그리 넉넉한 수입은 아니다. 직업적인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류열기가 이어지면서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쪽으로도 한국어강사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에서는 자격을 갖춘 한국어교사가 지금도 상당수 필요하다.“면서 “해외 진출의 기회는 높은 수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유권자가 권력이다](하)MB의 대운하 공약 민심 르포

    [유권자가 권력이다](하)MB의 대운하 공약 민심 르포

    17대 대선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이번 4·9총선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4·9 총선 공약에서 대운하 공약을 아예 제외했다. 야권은 ‘대운하 반대’ 전선을 형성하며 대운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운하에 대한 민심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 대구 경북 등 내륙지역과 수도권 주민들의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개발을 제한받는 경기권의 경우, 대체로 대운하 건설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반면 환경보호론자들과 수몰지역 주민들의 경우,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운하? 땅 파헤치면 피해보는 건 국민밖에 없어요.” 대운하에 대한 부산시민의 눈길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찬성 목소리도 있었으나 부정적 반응들이 많았다. 특히 공약의 모태(母胎)인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공천 파행을 지켜보며 심정적인 지지를 거둬야 하는지 망설이는 눈치였다. 부산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서울에서 시작된 뱃길의 종착지가 될 곳이다. ●‘대운하 반대’가 우세 23일 오후 3시 을숙도.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에 토사가 퇴적돼 생긴 하중도(河中島)로, 한때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을숙도 주변에 터미널을 만드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을숙도 공원을 가족과 거닐던 김민곤(34·자영업)씨는 “철새와 물고기떼를 떠나보낼 수는 없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부산에서 태어나 5살 때부터 을숙도 근처에 살았다는 그는 “어렸을 때 철새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주변에 공장들이 들어서며 새들도 사라지고 공기도 나빠졌다.”고 아쉬워했다. 부산 시민이 식수의 94%를 낙동강에서 얻다 보니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이성근 사무처장은 “얼마 전 낙동강 상류의 페놀 오염 사태 등 식수 문제가 지역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대운하가 건설되면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 오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구포시장에서 20년 이상 생선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홍자득(45)씨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부산발전에 대한 기대가 있어 대운하 건설도 찬성”이라면서 수질오염 우려에 대해서는 취수장 보완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대운하와 정당지지는 별개” 이 지역 사람들의 대운하 건설 반대입장이 4·9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지지 철회는 아니었다. 부산진구에 있는 서면시장에서 쌀집을 운영하는 최모(53)씨는 “(대운하가)준비도 부실하고, 환경단체에서도 반대하니 안 좋은 것 같다.”면서도 “(한나라당)텃밭이 될 거다.10명 중 9명은 될 것 같다.”고 한나라당 압승을 예상했다. 대운하 논란이 한나라당 지지표를 잠식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24일 한나라당 총선 출마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이춘우(63)씨는 “대운하는 대통령 공약일 뿐”이라면서도 “한나라당 표를 까먹는다고 봐야 한다.”고 걱정했다. 서면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가을(24·경성대 공예디자인 4)씨도 “대운하 계획이 잘 세워지면 좋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한나라당 표를 깎아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권자들의 반응은 총선후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북·강서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허태열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서는 대운하 추진 의사를 밝혔으나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국민적 합의 하에’라는 전제 아래 대운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북구 구포시장에서 지역 상인들에게 명함을 돌리던 한 통합민주당 전재수 후보의 부인은 “예전엔 명함을 주면 버리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불만도 많아지고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론도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300만명이 할 일 없어 떠도는 사회

    경제사정은 점점 악화되고 새 일자리는 기대만큼 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져 걱정이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냥 쉬는 사람이 16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취업준비생이 61만명, 실업자가 81만명에 육박한다는 것이다.300만명 이상이 할 일 없이 노는 ‘백수’라는 얘기다. 국가경제적으로 노동력의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러잖아도 정부는 올해 6% 성장과 일자리 35만개 창출을 내걸고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기업에는 각종 규제철폐와 정책지원, 기업인에 대한 극진한 예우 등을 통해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살리기에 동참을 선언한 마당이다. 새 정권은 이렇듯 대선 이후 경제 분위기의 반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일자리 증가세의 둔화는 여전하다. 믿었던 기업들조차 고유가와 치솟는 원자재값 때문에 섣불리 투자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신규 채용도 줄이는 추세다. 게다가 최근 건설산업의 부진으로 서민생계형 일자리는 무려 12만개나 줄었다고 한다. 미래에 희망을 줄 수 있는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명이나 감소해 청년 취업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다간 정부가 목표로 정한 일자리 35만개 창출은 헛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고용은 경기를 판가름하는 지표다. 지금처럼 기업이 투자와 채용을 꺼리고, 그래서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내수경기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하면 경제회생은 물건너간다. 그저 놀고 먹는 사람이 300만명이면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8%, 경제활동인구의 13%다. 이들의 노동력을 일터로 이끌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과 투자야말로 정부와 기업에 맡겨진 핵심 책무일 것이다.
  • ‘백수’ 300만시대

    ‘백수’ 300만시대

    실업자와 취업준비생 이외에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노는 사람들을 모두 합친 사실상의 ‘백수’가 305만여명에 달한다. 경기 부진으로 일자리 창출이 점점 어려워져 ‘백수’ 인구가 5년 만에 9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무려 41% 급증한 셈으로 15세 이상 인구 100명 중 8명은 백수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할 능력은 있으나 그냥 쉬는 사람’은 2월 현재 162만 8000명에 이른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월별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나 실업자 등 경제활동인구을 제외하고 육아·가사·통학·취업준비·연로·심신장애·쉬고 있음 등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쉬고 있음’은 일할 능력은 있으나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쉬고 있음’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134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1000명 늘었다. 여성은 28만 2000명으로 8000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도 2월 현재 60만 7000명으로 사상 처음 60만명을 넘었다. 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등에 다니는 취업준비자가 24만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5000명 늘었다. 집이나 도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36만 7000명으로 같은 기간 5만 1000명 늘었다.2월 기준 취업준비자 수는 ▲2003년 33만 3000명 ▲2004년 36만 8000명 ▲2005년 44만 6000명 ▲2006년 48만 4000명 ▲2007년 52만 1000명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실업자 수는 지난 2월 81만 9000명으로 2005년 98만 9000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고용사정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취업준비생이나 쉬는 사람 등에 편입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결과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모두 합친 사실상의 백수는 2003년 2월 216만 7000명에서 지난달 305만 4000명으로 88만 7000명(41%)이나 늘었다.15세 이상 인구 3943만명 가운데 ‘백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7.7%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라 합니다. 구체적인 정책, 실시 기한, 계량화된 목표 등은 여기엔 없습니다. 상투적인 구호나 비현실적인 정책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거리에서, 시장에서, 회사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그리고 술자리에서 제 목소리를 내보지 못한 우리 이웃들의 갈증과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잘 가려듣고 누구를 찍을지 한번 생각해보시겠습니까?취재, 글 강성봉, 표세현, 박은애 기자 | 일러스트 홍원표 자연을 보호하고 경제도 살리는 비방이 있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을까를 먼저 고민하겠다. 다른 것은 몰라도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드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다. 간척지로 땅을 조금 버는 것은 그보다 더 큰 해안선을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자연이 만든 해안에는 땅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개펄은 생태계가 숨 쉬는 곳이고, 바다는 인간 정서를 순화시키는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간척지에 카지노를 세워 돈 중독 환자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어떻게 건강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나? 내가 대통령이라면 동해, 서해, 남해 인근에 버려진 한옥 마을을 보수하거나 신설해 100퍼센트 한국적인 관광자원으로 가꾸겠다. 참신한 마음을 가진 의욕적인 사람들이 그곳에 이주해 관광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재정을 지원해주겠다. 지방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청년실업과 인구분산에 상당한 기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남해의 시골 마을은 전직 대통령만이 낙향하는 곳은 아닐 테니까. (천종태, 생물학자, 49세) 분유 값을 확 내리겠다 출산 장려를 위해 분유와 기저귀에 부과되고 있는 부가세를 감면하겠습니다. 정말 기저귀, 분유 값 비싸서 어디 아이를 키우겠어요? 제조회사는 프리미엄 운운하면서 비싼 제품만 선보입니다. 부모 입장에서 좋은 거 먹이고 싶어서, 별 효과 없다는 거 알면서도 비싼 제품을 사게 됩니다. 성분 표시를 정확히 하고 품질관리도 엄격하게 해서 가격을 내려야 육아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김효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차장, 38세) 나이가 뭔 죄냐 각종 시험, 자격증 나이 제한을 폐지한다. 또 방송이나 신문 기사에 나이 표기를 강력하게 금지하여 출연자나 취재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것이다. 특히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다. (유영주, 주부, X세) 북한산을 응급실로 긴급 이송하겠다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하고 나서 도봉산 탐방객 수가 45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2.5배 이상 늘어났고 198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죠. 다시 말해 숲 속 등산로에 왕복 8차선 고속도로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긴데, 34년 동안 도봉산 밑에서 걸인 생활을 해온 이봉철 씨가 “산을 아주 죽일 셈이냐”고 말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휴식년제 구간을 확대하고 등산객의 동선을 자연 친화적 등산로 쪽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산을 응급실로 보낼 것입니다. 한동안 편히 쉴 수 있도록~! (이진기, 거벽등반가, 38세) 우리나라에도 문화대통령 나올 때가 됐다 나는 문화대통령이 되겠다. 한 해를 시작하거나 끝맺을 때 음악회에 참석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다. 만날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면 지겹지 않겠는가. 또한 청소년 문화지원정책을 추진하겠다. 요즘 아이들이 놀 만한 공간이 너무 없다. 아이들이 공짜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각 도시마다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디자인 작품집이나 문집 같은 문화활동 실적을 공증을 거쳐 제출하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는 제도도 마련하겠다. (최봉희, 파주공업고등학교 교사, 44세) 고양이 밥통을 설치하라 분리수거장에 있는 음식물 수거통 옆에, 길고양이를 위한 밥통을 따로 마련하여 수거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밤새 고양이들이 쓰레기봉투를 물어뜯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김진학, 경비원, 62세) 풍경과 가옥만큼은 지방색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재정에 손실이 있더라도 농촌 지역의 보기 흉한 아파트들을 허물고 지역 특색에 맞는 주거단지를 개발할 것이다. 디자인의 지역적 특성화를 점진적으로 유도해서 경기도스러운 건물, 강원도스러운 건물, 충청도스러운 건물, 전라도스러운 건물, 경상도스러운 건물, 제주도스러운 건물을 지어 우리나라를 여행할 때도 다른 지역에 왔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만들겠다. (오영욱, 건축가, 32세) 재래시장으로 다시 오시라! 내가 여기서만 15년을 장사했는데 이렇게 힘든 적이 없어요. 이제 막바지까지 온 거 같아요. 딸 셋 키우느라고 집 융자까지 다 뺐어요. 남편은 지금 일을 못 구해서 집에 있는데 일자리 창출, 창출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 위주로 뽑을 게 아니고, 한 우물 파온 사람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해요. 어려운 사람들을 기술적으로 양성하는 제도도 있어야 하고요. 지금 제 남편은 한 이틀 일 나가고 회사가 망해버려 월급 못 받고 쫓겨났어요. 노동청에 이야기하려 해도 시일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그 사람들도 돈 못 주니까 망한 거 아니겠어요. 이젠 자신감과 의욕도 상실하고 일하기가 무서운 거죠. 보수가 제대로 나와야 일할 의욕도 생기는 건데….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근방에 마을버스 돌도록 정류장도 만들고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 거예요. 손님이 잘 다니도록 지붕으로 마무리하고, 시장 정리도 좀 하고요. 젊은 엄마가 유모차 끌고 나오면 편하게 장 볼 수 있게 말이죠. 친절해야 하고 물건이 좋아야 하는 건 우리 상인들의 몫이고요. (이화선, 재래시장 상인, 48세) 둘이 잘 맞으니까 같이 살아라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에게 아예 나라에서 짝을 정해주겠어요. (강승정, 대학원생, 26세) 먼저 노인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드리겠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노인들의 표를 몰아가는 선심성 공략만 내세웁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말도 못 하는 노인들을 소홀히 대합니다. 아마 70퍼센트 가량의 노인들이 연금혜택을 못 받을 겁니다. 지역이나 계층 간의 소득 재분배보다 더욱 절실한 것은 세대 간의 재분배입니다. 오늘날 풍요로운 사회를 일군 이들이 바로 노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머니 털어 아이들을 교육시켰건만 지금은 젊은이들의 호주머니만 풍요롭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노인 연금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박재간, 저술가, 85세) 학교엔 기숙사를, 청소년에겐 자유를! 모든 고등학교에 무료 기숙사를 만들어 학생들이 자유롭게 머물도록 만들겠어요. 청소년들도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우리들만의 세상을 누릴 권리가 있거든요. 당연히 B사감은 없어야죠! 자율 규칙으로. 귀찮게 하는 동생도, 컴퓨터 끄고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엄마도 없는 세상에서, 친구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고민도 이야기하고 스트레스도 팍팍 풀고 싶어요. 물론 같이 공부도 하면서 말이죠. (박종헌, 고등학생, 17세) 돈 안 되는 예술이라 홀대하면 쓰나 실험극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실험극을 해서 먹고살 수 있도록 순수예술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하고 싶은 공연보다는 ‘돈이 되는’ 공연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예술성을 추구하는 소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 (변희철, 연극배우, 30세)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반도 대경사 사업’ 실시하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대경사大傾斜 사업’을 시행할 것이다. 서울과 부산에 각각 높이 1킬로미터 정도의 탑을 쌓은 뒤 경사면으로 이을 것이다. 그 경사면으로 컨테이너를 밀어 떨어뜨려 물류를 수송하면 물류비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문제는 나중에 어떻게 컨테이너를 멈추는가인데 이것도 다 방법이 있다. 운동에너지는 마찰면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감소한다는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 그냥 놔두면 된다는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보다 이게 더 현실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다. 현해탄이나 서해 너머로도 설치해서 일본과 중국 간의 물류 소통도 원활하게 하자. 아, 그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동수용소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노동수용소라는 말이 좀 험하긴 한데, 별다른 곳은 아니고 일하고 싶은 사람들만 들어가서 일하는 곳이다. 허드렛일이라도. 또 학교에서 아이들 공부 안 한다고 때려잡는 것보다 진로 교육을 많이 시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중점적으로 시키자. (김종대, 취업준비생, 30세) 누구나 평온하게 잠들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나는 우리나라가 누구나 최소한의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빈집이나 오래된 연립주택을 싸게 사서 장기간 노숙자에게 저가로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실시하거나, 정부에서 직접 개방형 노숙자 쉼터를 마련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쉼터는 빡빡하고 권위적이다. 공공성이 담보된 쉼터를 운영하면 노숙자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노숙자들이 집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다.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등 사회적 질병을 무상 치료하는 국가적인 시스템 마련이 더욱 중요하다. 한 가지 더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초·중·고등학교 독서 교육을 강화했으면 한다. 고전은 기본으로 읽고, 자기 분야별 관심사에 따라 별도로 읽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 능력을 테스트하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와 같은 논술시험이나 에세이로 대학 입시를 대체하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문 교육이 잘됐으면 좋겠다. (최준영, 성프란시스코대학 교수, 41세) 난 대통령 절대 안 해 영부인 시켜주면 모를까. (김현진, 대학 강사, 32세) 이런 공약도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만 집을 짓는 법을 시행하겠습니다. _최병준 핀란드 노키아 부사장이 오토바이를 몰다가 과속으로 걸려서 낸 벌금이 3억! 벌금에도 누진세를 적용한다. _한민영 승용차 위주가 아니라 화물 위주의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_이무림 철도역이나 버스 터미널에 관광안내소를 대폭 늘리고 거리엔 휴지통을 더 많이 마련하겠다! 5미터 당 한 개씩 배치할 거야. _임재영 전용면적 얼마 이상의 건물에 탁아소 설치를 의무화하여 엄마랑 아기랑 함께 출퇴근하는 명랑사회 이룩한다. _임수정 2~3년 근속자에게 반년 무급 휴가 제공, 단 세계일주 프리티켓 지급하여 근무의지 고취! _이재호 국민건강진흥을 위한 다이어트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어떨까? _강혜림(가명) 세금 내는 만큼 투표수 차등 배분, 방송국 드라마 편성 상한제 실시, 유명무실해진 공공질서 법률 강화하고 고속도로에서 고장 난 차량 주인에게 과태료를 물린다. 너무 파격적인가? _신원 밝힐 수 없음 * 취재와 사진 촬영에 협조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열린세상] 대학 졸업식에서 느끼는 서글픔/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 졸업식에서 느끼는 서글픔/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매년 2월은 대학 졸업식이 열리는 시즌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수들은 졸업식 참석을 두려워한다. 졸업생들이 은사님들을 모시고 베풀어 주는 사은회 모임은 두려움을 넘어서 공포의 대상이다. 졸업을 축하하기엔 현실이 너무도 각박하기 때문이다. 졸업생의 반 정도는 졸업식 날까지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교문을 나서게 된다는 현실을 교수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학이 당면하고 있는 보편적 상황일 것이다. 전국의 도서관, 독서실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 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 이전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취업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도 쉽사리 일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요즘과 같은 물질적 풍요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대학에서 낭만과 멋도 만끽하고 파티며 미팅이며 놀고 즐기는 대학문화도 존재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지식인의 사명감을 갖고 항의도 하고 격렬한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의 대학생들은 취업 걱정 없이 학문을 탐구하고 대학문화를 즐기는 동시에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공유하며 대학 생활을 보낸 선택된 엘리트 집단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예전의 대학생에게 졸업은 사회인으로서의 힘찬 새 출발을 의미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대학생에게 졸업은 황량한 경쟁만이 도사리는 인간 시장으로의 방출을 의미하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되어 누적된 청년 실업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대학생들은 졸업이 다가오면 각종 자격시험, 고시와 공무원시험, 입사시험 등 좁은 관문을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시험공부에 매달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학을 하고 취업준비의 시간을 벌거나 무작정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 수는 더욱 많아졌다. 대학에 입학한 후, 군 입대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정상적으로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은 이제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에서 압축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은 비록 현실은 가난하고 척박했어도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자신만만한 비전을 설계하며 대학생활을 구가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생들은 물질적으로 풍요 속에 살고 있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주는 중압감 때문인지 왠지 분주하고 쫓기는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예전보다 훨씬 학업에도 열심일 뿐 아니라 외국어나 IT기술 등 각종 재능 면에서 봐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가 적지 않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우리의 대학생들이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진다고 말할 수 없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상황은 한국과는 딴판이다. 일본은 1990년대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찾은 탓인지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과열 경쟁을 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생이 한국보다 우수해서라기보다는 일본사회가 우리보다 충분한 일자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에서는 재학 중에 일찌감치 취업을 확정짓고 여유 있게 사회 진출을 준비하며 대학의 남은 생활을 즐기는 졸업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졸업 시즌이 되면 어깨가 축 늘어진 우리 졸업생들을 보며 죄스러움과 자책에 빠지게 되는 것은 대학에서 근무하는 필자에 한정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새 정부의 출범을 맞아 하루빨리 경제 활력을 되찾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대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가지고 졸업식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성세대가 풀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군가산점제 부활을 놓고 ‘남녀 성(性)대결’이 한창이다. 지난 13일 군필자에 한해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자 여성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남성들은 ‘본회의에서 우리의 2년을 확실히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터넷에는 욕설까지 난무하며 인신공격 일색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감정의 골은 벌어질 대로 벌어졌다. 이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까. 군가산점제에 대한 여(女)와 남(男)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아울러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여와 반대하는 남의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도 다뤄본다. ■ 남성 “2년 복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 군대는 취업의 ‘장벽’ “남자가 군대에 2년간 머물며 포기할 게 너무 많은데, 충분히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회사원 권모(34)씨는 군가산점 부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다녀오는 동안 버릴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성이 말하는 ‘2년에 대한 보상’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군 미필자는 자기계발할 시간이 있잖아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모(29)씨는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군필자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 복무로 인해 학업의 연속성이 끊기면서 보는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군가산점제 사용을 3∼4차례로 제한한다는 조항이 있어 여자에게 크게 불리할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또 법안을 발의했을 때 사회적 요소를 많이 고려하기도 했고요. 위헌소송으로 갈 것을 예상해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법안을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장애인을 위한 우대제도도 많이 생겨나는데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 대한 일련의 혜택은 무척 필요하기 때문이죠.” 서울의 모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인 오모(30)씨는 억울한 사연을 털어놨다.4년 전 레지던트 선발 과정을 생각하면 밤에 잠을 설친다. 예전에는 레지던트 선발 과정이나 전문의 스태프 발령시 군필자에게 3년간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군가산점제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1999년 이후 이런 혜택이 모조리 없어졌다.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 학과에는 여자가 더 많이 선발되는 등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민간회사에서조차 인정해주는 군필자의 호봉 산정도 의사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군대 갔다온 남자에게 레지던트 선발 과정에서 혜택이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걸요. 저도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는데 내년쯤 공중보건의로 갈 생각입니다. 군대 가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야, 공중보건의로 지원해서 월급을 받는 게 백배 낫지 않겠어요?” ● “군 가산점제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모(30)씨도 같은 생각이다. 김씨는 우리 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분단국가인 만큼 군대에 대한 젊은이의 인식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라도 군가산점은 필요하다는 것이다.“젊은이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에는 어떤 식으로라도 사회에서 혜택을 주는 부분이 있어야죠.” 만일 군복무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모두 국방의 의무를 소홀히 할테고 결국 국가의 안보에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이란 얘기다. 우리 사회는 군필자에 대한 보상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컴퓨터 관련부품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임모(30)씨는 군가산점제에 ‘부분 찬성’하는 입장이다. 군대를 다녀왔다고 무조건 군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국가 공무원 시험과 같은 공익적 성격이 있는 것은 군가산점제를 시행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 “회사 성격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무원 시험 같은 국가시험은 경쟁률도 치열하고 공익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을 부여해야 하겠지만 민간업체 중에서 군가산점이 큰 의미가 없는 곳은 안 줘도 된다고 봅니다. 국가에서 이 기준을 확실히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 남성들 ‘반대’의견도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정모(29)씨는 군가산점제 부활에 반대한다. 현재 국회 국방위를 통과한 군가산점 개정안은 공무원시험 등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르는 남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므로 또다른 차별이라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처럼 경쟁률이 치열한 시험에서는 단 몇점 차이만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채용시험은 사람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부여받는다는 건 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입사 4년차 김모(30) 대리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해서 그다지 손해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군대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못할 뿐, 사회에서 필요한 ‘인생 공부’를 많이 하고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군대 요즘 좋아졌잖아요. 남자가 군대에 있는 동안 오히려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더 많이 배워 오는 일도 많은 것 같아요. 경제가 침체됐을 때 군대가 오히려 도피하는 창구가 되는 경우도 많지 않나요? 군대를 다녀오는 게 꼭 남자에게 손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군가산점제요? 분야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요? 우리 같은 영업사원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어요. 회사에서도 여자를 별로 선호하지 않고요. 그러잖아도 여자가 취업하기 불리한 분야가 많은데 이번에 통과된 법안 때문에 취업하려는 여성이 더 불리해질까 걱정이네요.” 제약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영업사원으로 일한 지 3년째이지만 여자사원이 들어오는 일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제약영업의 특성상 여자가 일하기 힘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유럽의 선진국처럼 육아정책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이미 남녀평등이 이뤄진 사회이기 때문에 남자가 군대에서 고생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해줘야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디 그런가요? 아직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하나의 남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여성 “차라리 취업 뒤 다른 혜택 마련을” ● ‘일상의 차별’ 심각한데 군가산점제가 웬 말? “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나요? 군대를 다녀와서 남자만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남성들이 애용하는 ‘여성 상위시대’란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모(27·여)씨는 군가산점제가 국회 국방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군가산점제 시행의 전제조건은 ‘남성과 여성이 완전히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 하에 ‘남성이 군대문제로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부여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 전제 자체가 맞는 건가요? 여성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소수자’입니다.” 김씨는 여성에 대한 ‘일상의 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여자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조직생활까지 냉대받는 현실 속에서 군가산점제가 시행된다는 사실은 김씨의 눈에 그저 ‘모순투성이’로 비쳐질 뿐이다. 직장인 주모(27·여)씨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2005년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주씨는 취업하기까지 낙방의 고배를 여러번 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학점, 토익, 인턴경력 등 취업에 필요한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췄음에도 서류통과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 반면 뒤에서 맴돌던(?) 남자 선배와 동기들은 취업난에도 ‘무사통과’였다.“사실 그 친구들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이력서가 무척 화려했거든요. 며칠간 잠을 잘 수가 없더군요.” 유명 대기업을 지원해서 10차례 이상 ‘쓴 맛’을 봤던 주씨는 결국 여성차별이 덜하다는 ‘외국계 기업’에 원서를 제출한 뒤 겨우 회사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취업 시즌만 되면 ‘모든 여성은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말이 있어요. 저 역시 그랬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 모자랄 게 전혀 없는데 왜 이렇게 홀대를 받아야 하는지 정말 억울했습니다. 이 와중에 군가산점제까지 시행되면 여성들은 어떻게 일하란 소린가요.” ● “남성들의 피해의식 공감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생각을 같이 하지만 ‘군가산점제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 들으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창 젊은 나이에 자유도 박탈당하고 자기 계발도 못하니까요. 그러나 군가산점제는 좋은 방안이 아닌 듯싶습니다. 취업은 사회생활의 ‘첫단추’인데 시작부터 차별을 해서는 안 되죠.” 취업준비생 안모(25·여)씨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첫 단계부터 차별을 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푸념했다. 특히 남녀가 모두 취업난을 겪는 상황에서 군필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사회적 위화감만 더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차라리 취업 뒤에 군필자에 대한 다른 혜택을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군가산점제는 많은 여성들을 맥빠지게 하거든요. 남자만 군복무를 할 수 있는데 이게 취업으로 곧바로 연결된다면 곧 생물학적 차별이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일 아닐까요? 다른 보상 방안을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도 다른 보상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취업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많다고 말한다. 김씨는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꺼내들었다.“남자들 군대 보상해줘야죠. 얼마나 고생인가요. 그러나 여성의 고통도 심해요. 아직 가사와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남성들도 많이 ‘도와주는’ 분위기라지만 ‘도와주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죠. 결국 여성들은 직장보다는 가정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회사에서는 남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일에만 몰두할 수 있으니까요. 당연히 채용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요.” 김씨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암묵적인 ‘남성 우대’ 채용 문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채용 문화를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회사에서 남자 간부들은 ‘여자들은 무조건 일찍 퇴근하려 한다.’,‘여자들은 조직에 융화될 줄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비합리적인 의식들을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소지가 큽니다. 군대에 대한 보상은 해줘야 하지만 채용과 연결지어서는 안 됩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 ‘군가산점 찬성’목소리도 그러나 모든 여성들이 군가산점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여성들은 군가산점제가 군필자들의 ‘잃어버린 2년’을 보상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군대를 가는 시기가 대학생 시기인데 한창 취업준비할 나이잖아요. 그렇다면 취업 이후보다 취업 이전에 보상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죠.” 직장인 이모(30·여)씨는 군가산점제가 여성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상을 위해서는 군가산점제가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남성들이 군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부분이 취업이기 때문에 여기에 혜택을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손모(27·여)씨는 여성을 위해 군가산점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문제에 수많은 안티 세력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가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의식’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솔직히 맞는 소리죠.2년 동안 조선시대 노비나 경험해 볼 수 있는 ‘밑바닥’을 체험하고 오잖아요.” 손씨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는 차라리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주고 ‘제로 베이스’에서 여성운동을 시작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을 말할 때 일단 남성의 군복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여성들도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투자 늘린다며 채용은 줄이나

    이명박 차기정부의 경제살리기 정책도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지 못할 것 같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4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86개 중 채용 계획을 확정한 161개 기업의 신규 채용 예정인원은 지난해보다 6.3% 줄어들었다고 한다. 반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올해 투자액은 작년보다 14% 늘어나 2004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투자는 늘어나는데 채용은 도리어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취업준비생들에겐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이 시설 확장 등에 투자를 늘리면서도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것은 고용조정을 가로막고 있는 경직된 법과 제도 외에 정년 연장, 경력자 위주의 채용 등 고용시장의 변화가 직접적인 이유다. 게다가 차기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공공부문도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공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 역시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새 정부가 연 6∼7%의 성장을 통해 연간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실업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던 약속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전되는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는 미래의 재앙이 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이라 하더라도 그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정부의 일이다. 따라서 차기정부는 노동관련 법과 제도도 ‘시장친화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대신 ‘이동’이 자유롭도록 재교육 프로그램을 기업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들도 단기 실적주의에서 탈피해 사람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일자리 없는 경제살리기는 헛구호에 불과할 따름이다.
  • [Seoul In] e-무료강좌 취업준비생에 인기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 구청 홈페이지 무료강좌 사이트(license.ydp.go.kr)가 취업 준비생과 공무원시험 준비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온라인 강좌에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비롯한 컴퓨터 관련 자격증 강좌와 환경·소방 분야, 비서 자격증, 한자능력시험, 건설기계기사 등 취업에 필요한 72종류의 다양한 강의가 마련돼 있다. 지난해 1277명의 수강생이 강좌를 신청했고, 이 가운데 52%가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전산정보과 2670-4198.
  • [Local] 대구 취업지원 카페 문열어

    대구지방노동청은 30일 대구 중구 덕산동 대구YMCA 1층에서 취업 준비를 돕는 잡카페 개소식을 가졌다. 잡카페는 메인 룸과 세미나실, 동아리방 등으로 나눠져 있다. 메인룸에서는 직업정보탐색과 직업심리검사, 직업영상물 상영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세미나실에서는 직업진로 특강, 청년층직업지도프로그램, 수시 면접행사 등이 이루어진다. 동아리방은 취업준비 동아리의 스터디 공간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잡카페는 직업선택과 진로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취업준비 및 진로설계,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감원만 있고 채용계획은 없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계가 들떠 있다. 투자도 늘리고 신규 채용도 늘리겠단다.54만여명에 이르는 취업준비생도 이쯤 되면 희색이 만면할 법하다. 하지만 정반대다. 정부조직 개편과 더불어 공무원의 대대적인 감원이 예상되는 데다, 공기업들도 민영화와 통폐합, 구조조정의 폭풍이 몰아칠 것에 대비해 신규 채용 공고를 미루는 등 잔뜩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신의 직장’으로 일컫는 공무원 등 공공부문의 채용 규모는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이러한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는 정부조직 개편 당시 비대해진 공무원 숫자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또 참여정부 5년 동안 공룡화된 공기업도 정부조직 개편과 마찬가지의 논리로 대폭 수술할 것을 제안했다. 따라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편으로 공공부문 개혁 한파를 피해가려는 속내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개혁은 차기 정부가 지향하는 ‘효율성’과 거리가 멀다. 고인 물은 과감하게 덜어내고 신선한 물로 채워줘야 공공부문에도 활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 국민이 기대하는 공공부문 개혁은 바로 이러한 방식이다. 곤두박질치는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길은 생산성 혁신밖에 없다. 그 중심이 사람이다. 특히 고령화·저출산 시대를 맞아 국가의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줘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차기 정부가 공공부문 민영화와 통폐합 등 구조조정 청사진을 하루속히 제시하고 신규 채용계획도 내놓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본다. 노조의 반발과 총선을 의식해 머뭇거리다가는 시기를 놓칠 수 있다. 경제살리기의 최종 지향점은 일자리 창출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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