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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정부의 국정운영을 4회에 걸쳐 분야별로 평가했다. 국정과제 목표를 달성했거나 이행 중인 사안이 54%로 이행률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교육 등 일부 영역은 낙제점에 가까웠고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과 재벌 개혁은 이행된 것이 없거나 대폭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각 분야 전문가 4명을 초청해 문재인 정부 2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 봤다. 토론에는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참석했다. 토론은 전문가 4명의 평가에 대해 정해구 위원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이창구 사회부장이 맡았다.-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정책 이행 중 가장 아쉬웠던 분야를 꼽아 달라. 신광영 교수(신 교수) 집권하고 맨 먼저 시행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초반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내세웠으나 공정성을 둘러싸고 ‘노노(勞勞)갈등’ 등 사회적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선언적인 목표 제시보다 정책 설계를 구체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영철 교수(조 교수) 재벌개혁 정책과 공정경제 실현이 매우 미진했다.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야 했었는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 재벌 개혁에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정책도 전략적 판단과 치밀한 준비 없이 진행돼 보수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됐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 사용자들의 반발을 완충할 전략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발생한 초과세수 25조 4000억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게 결정적 실수다. 이 정도 규모는 0.3~0.4%의 추가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초과로 걷힌 세금을 재정 확장에 적극 투입했어야 했는데, 국고에 쌓아 놓아 결과적으로 긴축정책을 편 꼴이 됐다. 추경을 통해 제대로 재정운영을 하고 내수를 활성화했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의 반발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복경 교수(서 교수) ‘정책의 정치 과정’이 없었다. 소득주도성장이든 공정경제든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성패가 갈린다. 촛불 이후에 한국 사회가 원한 것은 사회와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큰 틀에서의 기획을 갖고 있지 못했다. 현안이 터지면 대응하기 급급하다 보니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집행되려면 청와대의 메시지 전달, 국회에서의 정치, 관료들의 이행 등 세 가지 축이 함께 맞아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최정호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에 지명했던 게 한 예다. 양홍석 변호사(양 변호사) 집권하고 바로 세월호 진상규명부터 했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자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다. 촛불 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문제는 해결했어야 했다. 적폐청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적폐청산은 피의자 몇 명을 구속하는 게 다가 아니다. 수사 이후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정원, 기무사,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전혀 되지 않았다. 남은 임기에도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 정해구 위원장(정 위원장)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국민 요구안이 총망라돼 있다. 국민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았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정책 이행 과정을 지켜보면 촛불혁명을 통해서 미래로 나가려는 세력과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사이의 충돌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과감히 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출범 초반 경제문제를 다소 이상적으로 본 것 같다. 집권 당시에는 2018년 하반기에 있을 경제 하방 압력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 재정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한 것은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강한 보수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적폐청산이나 각종 개혁입법이 미흡한 것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다. 일자리 문제는 아쉬웠다. 1호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경기 부진 등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켰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남은 임기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나. 조 교수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수언론으로부터 고용 참사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는 다르다. 언론이 주로 취업자수 감소만 놓고 비판했는데, 가장 중요한 고용 지표는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후 2018년 수치가 가장 좋다. 고용 대란이 절대 아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 상승은 임금근로자 가계 소득 개선에 분명한 효과를 가져왔다. 2018년 소비증가율이 2.8%인데,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임금 상승의 효과다.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평가 역시 섣부르다. 오히려 거시경제의 지표들을 보면 이후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정 위원장님 해명처럼 기재부 관료와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 사이에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있다면 청와대의 판단이 우선 돼야 한다. 관료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한 것 아닌가. 신 교수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마치 굉장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처럼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로 보수진영의 공격이 더 세졌다. 하지만 이 정책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 금융기구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정책이다.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은 결국 불평등을 줄여 성장의 장애물을 없애려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정책에 대해 이미 많은 국제경제기구에서 내세운 정책이라는 것을 알려 불필요한 비판을 막아야 한다. 정책만 제시한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게 아니다.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 교수 소득주도성장이 궁지에 몰린 것은 정치영역, 즉 국회에서의 담론 투쟁에서 실패한 측면도 크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반기업 규제법안’이라고 규정한다. 경제 정책을 정치적 언어로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통과에 주력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이 법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기획이 없었던 것이다. 정 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 자체는 잘 짜였다고 본다. 초반에 성과가 안 나왔다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러다임 전환은 중장기 과제인데 국민들은 당장의 효과를 요구한다. 이 부분을 헤쳐 나가는 것도 정부의 능력이다.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우호적 정책을 많이 펼쳤다지만,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고 인식한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나. 신 교수 우리나라 노동자 퇴직 연령이 평균 49.1세다. 50세도 안 돼 퇴출당하고 나머지 30년을 빈곤층으로 산다. 근속연수도 5.8년으로 유럽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가 제도적, 조직적 보호 밖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득 불안과 삶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 관련 법안이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지금 당장 안 된다면 앞으로 10년, 15년 후 개선 방향을 보여 줘야 한다. 체계적 일정표가 있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서 교수 경사노위 진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처럼 기업에서 제기한 이슈를 경사노위 의제에 맨 먼저 올리면 노동계는 달리 할 게 없다. 노동계 안건을 동시에 다루거나 의제 선별권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 조 교수 경사노위를 통해 합의에 성공한 외국 사례들 중에는 1~2년 내에 성과를 낸 곳이 없다.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사측(경총)이나 노측(한국노총) 모두 대표성까지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탄력근로제처럼 급박하고 첨예한 현안을 덜컥 올려놓으니 합의가 되질 않는다. 처음부터 경사노위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던져졌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스스로 의제를 정해 하나라도 합의를 내는 게 중요하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일단 3~4년간의 구체적 계획을 보여 준 뒤 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왜 경사노위에 들어가야 하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 후퇴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노동계에 앞으로의 계획과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남은 3년의 계획을 보여 줄 시점이 됐다. 정 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으로 실제로 임금이 오른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임금이 오른 사람은 대체로 입을 닫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협상이나 합의보다는 투쟁으로 얻는 게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노사는 서로를 배제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젠 배제를 넘어 협상을 통해 상생하는 사례를 쌓아야 한다. 경사노위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 모델이고 성공을 위해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4050세대가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나면 이후 사회적 보호의 틀, 복지가 필요하다. 서로 양보를 통해 일자리, 자영업 문제, 복지 문제를 합의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적폐청산은 잘 이행됐다고 보나. 전문가 평가에서는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혹평이 나왔다. 양 변호사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안 되면 개혁을 할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개혁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다음 총선 이후에 새 국회에서 검찰, 경찰, 기무사 개혁이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권력기관 내에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적폐가 더 많다. 법적 처벌이나 법 개정보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조직과 예산을 바꿈으로써 개혁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검찰권 남용이 문제가 됐던 검찰의 특수부서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민생과 관련된 형사부를 늘리고 검찰 내 특수부를 줄이거나 예산을 줄이면 개혁이 가능하다. 경찰도 정보국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정원 개혁도 국내 정보 부분을 줄이고 대북, 해외 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배치하면 된다. 어찌 보면 남북 관계나 경제처럼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보다 권력기관 개혁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그런데 거의 바꾸지 않았다. 조 교수 양 변호사의 말에 동의한다.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했어야 했다. 현재 의회 구도에서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것을 적극 제시할 필요도 있다. 촛불의 힘과 좋은 경제지표를 등에 업고 있던 집권 초기에 검찰, 국정원, 경찰 등을 확실히 개혁해야 했다. 서 교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의석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이런 의회 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가능한 것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2년간 정부는 수많은 국정 과제들을 국회에 던지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회나 야당 탓을 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초반에 높은 대통령 지지율 탓에 연합보다 독자 노선을 택한 게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개혁 연합’이 필요하다. 국회 앞에서 개혁이 멈춘다고만 얘기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유치원법, 김용균법 등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 법안들은 정부 여당이 나선 것이 아니었다. 정부와 여당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 정 위원장 현재 적폐 청산의 단계는 문제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까지 왔다. 2단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다. 가장 속도가 나지 않는 검찰개혁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개혁하라는 비판을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결국 개혁의 완성은 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정치적 전략으로 돌파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말이 쉽지, 삼권분립하에서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다. 인사나 예산, 조직개편 등의 수단으로 개혁 압박을 가하라는 것은 잘못하면 비민주적인 행정을 하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법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 달라. 신 교수 출산율은 세계 최저, 고령화는 세계 최고 속도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출산율 저하가 일본 사회 자체를 침체시키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로 만들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저출산 예산으로 100조원을 썼다는데 어디다 썼는지 와닿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 결혼, 출산, 교육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획기적 접근을 해야 한다. 또 이런 현실의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학문 정책도 필요하다. 양 변호사 법 개정이 안 돼 개혁을 못 한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태도라면 내년 총선 이후에는 동력이 떨어져 더 힘들어진다. 입법적 조치마저도 정부 안으로 나오는 것들이 별로 없다. 대체로 의원 발의 형식이다. 실제로 개혁의 방향이 섰다면 법안을 내고 공청회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하면 된다. 조 교수 2기 청와대의 모습을 보면 장기 계획보다 그때그때 현안을 긴급하게 처리하는 데 바빠 보인다. 촛불의 사명을 받은 정부가 사회, 경제, 권력기관 개혁과 같은 중요 정책 의제에 아직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법률개정이 어렵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지, 산적한 개혁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해결책을 찾고 책임 있는 계획을 발표할 때가 됐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단독으로 법 개정을 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에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제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내년 총선 전에 장기 계획을 발표해 정책에 대한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촛불 정부의 모습이다. 서 교수 내년까지 이행 가능한 정책과 불가능한 정책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일단 선별을 한 뒤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이행할 이슈별 목표도 설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총선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적 인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하다. 앞으로 1년간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한다. 정 위원장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주체는 대통령이나 재벌이 아니라 국민이다. 양극화의 간극을 좁히고 낙후된 복지를 개선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앞으로 3년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미혼여성 82.2% “신혼집 마련 비용 일부 부담 의향 있다”

    미혼여성 10명 중 8명은 신혼집을 구입할 때 일부 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집 마련 비용을 본인이 어느 정도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여성은 82.2%로 남성(57.3%)보다 높았다. 그러나 ‘전액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남성이 40.4%, 여성은 5.8%에 그쳤다. ‘전혀 부담할 의향이 없다’는 답은 남성 2.3%, 여성 12.1%로 신혼집 마련에 대한 남녀간 응답이 크게 엇갈렸다. 미취업자나 부모님 경제 수준이 낮은 그룹은 ‘부담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각각 11.6%와 11.8%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얼마의 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는지 응답에서도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성은 평균 1억 3700만원, 여성은 6700만원 정도를 부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신혼집 마련 비용에 대해 ‘전액 준비돼 있다’는 응답이 남성은 29.8%, 여성 15.6%, ‘일부 준비돼 있다’는 남성 45.8%, 여성 56.7%,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는 답은 남성 24.4%, 여성 27.6%로 각각 나타났다. 신혼집을 마련할 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녀 부담 비율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동일하게 부담해야 한다’가 42.4%, ‘남성이 반 이상을 준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는 응답이 57%로 나왔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낮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답은 0.6%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남성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은 61.8%, 여성이 부담해야 하는 비율은 38.2%로 신혼집을 마련하는 데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은 부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31∼9월 13일까지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남성 1708명·여성 12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로 만난다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로 만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민간 축제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소셜밸류커넥트(SOVAC) 사무국은 오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제1회 행사를 연다고 1일 밝혔다. SOVAC는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고 창출하는 데 앞장서 온 기업과 단체, 학계가 공동 기획한 행사다. ‘사회적 가치’는 일자리 부족,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과정과 성과 등의 총합을 뜻한다. 그동안 정부, 비영리 단체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섰지만 최근 SK 등 일반 기업과 공공기관, 개인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주최 측은 이번 첫 행사의 주제를 ‘패러다임 전환, 사회적 가치의 시대가 온다’로 정했다. SOVAC은 지난해 말 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뿐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협력과 교류, 알림의 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됐다. 현재 베어베터, 수퍼빈 등 사회적기업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코트라(KOTRA), 코이카(KOICA) 등 공공기관, 한양대, 명지대 등 31개 단체와 기관이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는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와 자녀 입양과 기부 등을 통해 개인 차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탤런트 차인표씨 등이 기조 연사로 나선다. 사회적기업 종사자와 예비 창업·취업자 등을 대상으로 투자와 판로, 구매, 세무, 커리어 상담 등을 하는 소규모 세션도 함께 진행되며, 사회적기업들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스 30여개도 설치된다. 일반 시민과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행사는 무료로 진행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문 대통령 “청년고용률 증가…사회안전망 계속 강화해야”

    문 대통령 “청년고용률 증가…사회안전망 계속 강화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우리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불충분하다”며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이 촘촘히 작동되도록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사회안전망·고용안전망 강화는 함께 잘사는 새로운 포용 국가의 기반이다. 정부, 국회가 힘을 합쳐 사각지대를 빨리 메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경제활력 제고와 함께 민생안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기조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표적인 고용안전망 정책인 고용보험은 전체 취업자의 45%가량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보험 적용 범위를 특수고용직·예술인까지 확대 적용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조속히 통과해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줄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고용보험 혜택을 못 받는 실업자·청년·경력단절여성·자영업자 등 저소득자 생계와 취업 지원을 강화하려는 한국형 실업 부조의 도입도 차질 없어야 한다”며 “이는 경영 어려움으로 문 닫은 영세실업자 보호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를 거친 만큼 적기에 제도가 시행돼 효과가 나타나도록 예산편성과 입법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고용위기·산업위기 지역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는 물론 고용 안전망 정책이 지역 단위에서 종합 시행되는 만큼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제출한 추경이 통과되면 산업위기 지역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산업 경쟁력 지원대책이 집행이 가능해진다”며 “추경의 조속한 통과와 신속한 집행을 위해 국회의 공감·지지를 끌어내는 데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부터 지원을 시작한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은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이 효율적으로 취업하도록 돕는 제도”라며 “취업 희망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현장 중심 정책 집행을 당부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장려제도를 직접 소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원대상·지급액을 크게 늘린 고용장려금도 내달부터 신청접수를 시작한다”며 “근로장려금제 시행 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 개편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30세 미만 단독가구도 지원받을 수 있고 근로자 장려금 수령 영세자영업자 가구도 현재 57만가구에서 115만가구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며 “지급액도 평균 57.4% 인상했고 근로소득자의 경우 종전보다 최대 9개월까지 빠르게 근로장려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달라진 내용을 몰라 제도를 이용하지 못 하는 일이 없게 제도 개편 내용과 신청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안전망 강화를 목표로 한 정책 효과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고용지표들을 보면 그간 추진한 정부 정책 효과가 뚜렷한 부분도 있고 여전히 부족해 보완해야 할 부분도 눈에 띈다”며 “고용 상황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고용시장 안에서는 적정 임금 보장과 고용안전망 강화라는 정책 기조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3월 연속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규모가 20만명대 중반 수준으로 올라섰고, 15∼64세 고용률도 상승으로 돌아섰다”며 “특히 청년고용률이 크게 높아졌는데, 창업벤처 활성화 정책과 공공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청년 일자리 정책 등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일자리 질 측면에서도 상용근로자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고 고용보험 가입자가 3월에만 52만 6000명이 늘어 2016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일자리 안정자금이나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과 정책에 힘입어 고용 안전망 안으로 들어온 노동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과 임금 상위 20%와 하위 20%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며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5분의 1 이하로 줄고, 임금 5분위 배율이 5배 이하로 떨어진 것 모두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조업·도소매업 고용 감소세가 이어져 40대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것은 아주 아픈 부분”이라며 “생산 유통구조 변화와 함께 주요 업종의 구조조정과 업황 부진이 주요 원인인 만큼 업종별 대책을 꾸준히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또 “성과를 내는 정책은 자신감을 갖고 일궈 나가고 미흡한 부분은 더욱 속도를 내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고용시장 내 상황은 나아졌지만,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났거나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은 여전히 어렵다”며 “정부가 공공일자리 확충 노력을 계속하고 민간 일자리 창출도 적극 지원하지만, 기술발전·고령화로 경제산업 구조변화가 가져올 고용 구조변화까지 고려하면 사회안전망·고용 안전망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0년 뒤엔… 고령화로 간병인 뜨고 저출산에 웨딩업 지고

    10년 뒤엔… 고령화로 간병인 뜨고 저출산에 웨딩업 지고

    건강 관심에 보건·의료 증가 두드러져 소폭이라도 취업자수 증가 직업 87개 단순노무·세탁원·인쇄업 등 감소 뚜렷저출산·고령화가 미래에 일자리의 명암을 가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5일 고령화로 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간병인 등 보건·의료 분야 일자리가 앞으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 웨딩플래너 등 결혼 관련 직종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간 국내 대표 직업 196개의 고용 전망을 담은 한국고용정보원의 ‘2019 한국직업전망’에 따르면 소폭이라도 취업자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87개다. 특히 보건·의료·생명과학 분야 일자리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고령화로 개인의 건강한 삶과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간병인 외에도 간호사·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생명과학연구원 수요가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도 인기 있는 전문직종인 의사·치과의사·한의사의 일자리 전망도 좋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늘고, 생태계 보전 필요성이 커지면서 동물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수의사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사회복지가 강화돼 전달체계의 중간고리 역할을 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직업 전망도 밝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 구축 요구가 커지면서 산업안전 분야 취업자수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 발달로 특허 건수가 늘어 지적재산권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변리사의 전망도 좋다. 소득 수준 향상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취항 노선이 많아지면서 항공기 조종사나 객실 승무원 수요도 많아질 것으로 고용정보원은 내다봤다.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직종도 있었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 새로운 기술로 일자리가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이 대부분이다. 단순노무종사자·텔레마케터·세탁원·철도기관사·계산원·매표원·인쇄 및 사진현상 관련 조작원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결혼상담원과 웨딩플래너 등 결혼 관련 산업 종사자의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난으로 생계가 팍팍한 청년들이 결혼을 꺼리면서 이들 직종도 내리막길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5만 7600건으로 1972년 이후 4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증감은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환경, 정부의 정책과 제도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직업 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고용정보원 웹사이트(www.kei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50대 이상 단순노무직 종사 200만명 넘어

    200만원 이상 비율 전년비 4.4%P 증가 50대 이상 취업자 중 농축산업과 청소·경비업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2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월급이 2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는 2027만 3000명이다. 연령별로는 15~29세와 30~49세의 경우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 종사자가 각각 69만 3000명, 238만 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50세 이상은 농축산 숙련직 119만 3000명, 청소·경비 단순노무직 100만명 등으로 파악됐다. 급여별로는 월 200만~300만원인 근로자가 2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만~200만원 27.1%, 400만원 이상 16.8% 등의 순이었다. 200만원 이상 비율은 62.7%로 1년 전보다 4.4% 포인트 상승했다.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대분류별로 분석하면 급여 월 100만원 미만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농림어업(35.8%)이었다. 숙박·음식점업 28.7%,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22.9%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동학대 범죄자’가 아동관련 기관서 버젓이 일한다

    ‘아동학대 범죄자’가 아동관련 기관서 버젓이 일한다

    “범죄 전력 조회 통과 후에 학대 저질러” 아동기관서 신고 않으면 범죄 사실 몰라 복지부 “수사 단계서도 직무 배제 필요”정부가 어린이집과 학원 등 아동관련 기관 34만곳을 전수조사해 아동학대 범죄 전력자 21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모두 형이 확정된 사람들이다. 형 확정 판결을 받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학대 혐의가 있는데도 아동 관련 기관에서 근무하는 운영자나 종사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치원, 체육시설, 아동복지 시설 등 아동 관련 기관 34만 649곳의 운영·취업자 205만 8655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을 점검하고 23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전과자는 운영자 6명, 취업자 15명이다. 학원 운영자나 종사자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어린이집 4명, 의료기관 3명 순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거나 해당 기관에 취업하려면 아동학대 범죄 전력이 없어야 하는데,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범죄 전력 조회를 통과하고서 나중에 학대를 저지른 경우”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도 행정정보공동이용망을 통해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 여부만 통보받았을 뿐이어서 구체적인 학대 유형까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아동을 학대하고도 적발되기 전까지 아동 관련 기관에서 버젓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형이 확정되더라도 그 정보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법원으로부터 바로 전달받을 수 없어 조치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동 관련 기관이 자진 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정부와 지자체는 알 도리가 없다. 이런 이유로 복지부는 2016년부터 매년 1회 이상 법무부 등과 함께 아동 관련 기관 운영·취업자들의 아동학대 범죄 전력을 일제 점검하고 있다. 2016년 이전에는 이런 점검조차 없었다. 형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아동 학대 혐의가 있는 사람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게 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의 안전을 위해 형 확정 전이라도 아동학대 혐의자를 직무에서 일시 배제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관련 법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사 단계에 있는 사람을 혐의만으로 해임하거나 시설 폐쇄 명령을 내릴 수는 없지만, 아이들 관점에서 생각하면 수사 단계에서도 직무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어 아동복지법에 관련 조항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동학대로 형이 확정되면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복지부는 적발된 21명에 대해 지자체나 교육감·교육장이 시설 폐쇄나 해임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18명은 조치를 완료했고 3명은 진행 중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고] 소상공인, 작은 존재의 큰 힘/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기고] 소상공인, 작은 존재의 큰 힘/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지난달 30일 환경 캠페인 ‘어스아워’(지구촌 전등 끄기)가 있었다. 1년에 1시간 소등하는 환경운동이다. 서울에서도 1시간 주요 건물의 불이 꺼졌다. 세계 188개국이 참여해 2.4t의 온실가스를 줄였다고 한다. 전 세계 작은 스위치가 모여 이루어 낸 결과다. 600만 소상공인. 우리의 경제를 지탱하는 기틀이다.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2600만명의 4분의1 수준이다. 소상공인이란 5인 미만 규모로 도소매업, 음식점업 등의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제조업의 경우 10인 미만까지 포함된다. 주변의 식당, 슈퍼, 편의점, 전통시장, 그리고 기계ㆍ금속을 다루는 소규모 업체들이 그들이다. 전국 현장에서 소상공인들을 만나고 있다. 1500여개 전통시장에서 매장을 지키는 분들, 전주 남부시장의 청년몰 젊은 상인들, 시장 모퉁이에서 반갑게 만나는 식당들, 이분들의 수고는 다 열거하기 힘들다. ‘문래동머시닝밸리’에서 하수처리시설의 금속 틀을 만드는 1인 업체 사장님, 베어링 표면을 반질반질하게 가공하는 대표님까지 우리 제조업의 풀뿌리들이다. 이들이 없는 우리 경제는 상상하기 어렵다. 지금의 반도체, 자동차 기반을 가꾼 주역들이다. 요즘 600만 우리 소상공인들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파고를 넘어서고 있다. 유통 환경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이 줄고 온라인에서 채소, 과일을 사도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도 생기 넘치는 사람 사는 모습이 있어 좋다고들 한다. 더 살려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한 지 2년이 됐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 대책에서는 자영업·소상공인 분야를 독자적 정책 영역으로 선언했다. 태산을 향해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공단은 소상공인들이 매출을 확대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성장하고 고용을 확대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작은 존재’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시장도 시설을 새롭게 하고 문화, 지역 이야기 등 특색을 입혀 나갈 계획이다. 젊은 상인이 과감히 나서게 할 것이다. 전통시장과 현대화된 유통점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방안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매·판매 협동화로 규모를 키워 나갈 것이다. 변화된 유통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시도를 끊임없이 할 것이다. 영세사업자들이 제대로 된 대가를 받게도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많은 소상공인과 공단을 위해 지원을 부담해 주는 국민들께 드리는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한다.
  • 청년고용률 42.9%로 늘었지만 제조업은↓

    청년고용률 42.9%로 늘었지만 제조업은↓

    중기 일자리정책 효과 1년새 0.9%P 증가 인구 8만명 줄었지만 취업은 4만명 늘어 제조업 ‘양질의 일자리’ 12개월째 줄어 체감실업률 되레 올라 취준생들 불만청년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고용노동부가 22일 홍보했다. 청년 일자리의 양과 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지난달 청년층 체감실업률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는 등 국민 정서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대책이 주로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실제 일자리는 늘었지만,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등에선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용부가 꼽은 대표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은 ‘청년추가고용장려금’과 ‘청년내일채움공제’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을 정규직으로 추가 채용하면 1인당 900만원 한도로 3년간 지원하는 제도다. 이를 활용해 지난해 1월부터 올 1분기까지 총 18만 1659명이 추가로 채용됐다고 고용부는 밝혔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자산(최대 3000만원)의 절반 이상을 지원한다. 같은 기간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청년은 14만 456명이나 된다. 고용부는 이런 정책의 효과로 청년고용률이 올라가고 실업률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청년고용률은 42.9%로 1년 전보다 0.9% 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은 10.8%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떨어졌다. 고용부는 지난달 청년 인구가 1년 전보다 8만 8000명이나 줄었지만 되레 취업자 수는 4만 3000명 늘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고용부의 설명은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채용 시장과는 적잖은 괴리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15~29세)의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5.1%로 1년 전보다 1.1% 포인트 올랐다. 고용보조지표3은 흔히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지표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취업준비생 신모(28)씨는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는 걸 체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취업게시판을 보면 올해가 역대 최악이라는 볼멘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등에서 업황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 8000명 줄어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나영돈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 고용시장의 ‘미스매치’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농가 줄어드는데 왜 농어업 취업자 급증할까

    농가 줄어드는데 왜 농어업 취업자 급증할까

    농어업 취업자는 6만 2000명 늘어 올해 들어서도 3개월 연속 증가세 부족한 일손 단시간 근로자가 메워 농가 통계 안 잡히는 ‘귀농’도 영향농가수가 꾸준히 감소하는데 농업 취업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이렇듯 통계적 ‘착시 효과’를 낳는 원인으로는 단기 일자리와 귀농 가구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통계청의 ‘농림어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농가는 102만 1000가구로 1년 전보다 2.0%(2만 1000가구)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부터 9년 연속 하락세다. 농촌 고령화와 맞물린 결과다. 반면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의 ‘고용 한파’ 속에서도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증가세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 7000명 증가했는데, 이 중 3분의2에 해당하는 6만 2000명이 농림어업 분야에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폭은 1월 10만 7000명, 2월 11만 7000명, 지난달 7만 9000명 등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의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농가는 줄고 농림어업 취업자는 느는 원인으로는 우선 고령화로 부족한 일손을 단기 근로자가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통계청 관계자는 “도농복합도시의 동(洞) 지역 거주자들이 면(面) 지역 농가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전남 무안군의 경우 양파를 수확할 때쯤이면 목포시에서 버스를 대절해 근로자들을 데려와 일을 한다”고 전했다. 농협 관계자도 “농가에 일손이 필요할 때 일당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와 외국인 근로자가 부쩍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농촌에 다방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 자리를 직업소개소가 메웠다”고 말했다. 또 통계상 농가로 잡히지 않는 귀농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림어업 조사에서는 논밭을 1000㎡ 이상 경작하거나 지난 1년간 생산한 농축산물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이어야 농가에 포함된다. 반면 이 기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1주일에 1시간 이상 농림어업과 관련된 일을 했다면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귀농인의 배우자가 주당 18시간 이상 일손을 거들어도 ‘무급가족종사자’로 분류돼 취업자가 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공동 경영 등을 통한 농업의 규모화·법인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취업자 5명 중 1명은 단시간 근로자

    조세연 “고용 안전망 체계 다시 짜야” 전체 취업자 5명 중 1명은 1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로 파악됐다. 전일제 근로자에 맞춰진 정부의 고용 안전망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김문정 부연구위원이 ‘재정포럼’에 발표한 ‘단기간 근로자 증가 추세 및 정책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분석 결과 전체 취업자 중 1주 36시간 미만 근로자 비중은 2000년 9.60%에서 지난해 19.42%로 2배 이상 증가했다. 1주 15시간 이내의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도 같은 기간 2.05%에서 4.08%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기업은 노동 비용 절감, 여성 근로자는 일·가정 양립 측면에서 각각 단기간 일자리를 늘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근로장려금(EITC) 확대,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취지와 상관없이 단시간 일자리가 증가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단시간 근로자 비중 증가 자체가 나쁘거나 좋거나를 따질 성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일제 일자리를 희망하지만 찾지 못하는 ‘불완전 고용’이 나타났을 수도 있고, 여가를 선호하는 근로자 입장에서는 전일제보다 더 높은 효용을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자리 형태가 다양화된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고용 안전망은 단시간 근로자를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지 정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점검이 필요하다”며 “불완전 고용 상황에 직면한 단시간 일자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23일 강원 정선서 개막...26일까지 계속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23일 강원 정선서 개막...26일까지 계속

    재외동포 경제인 800여명, 모국 경제발전 지원 위해 방문국내 우수 중소기업, 유관기관 등 1200명 참가 재외동포들의 가장 큰 경제 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회장 하용화)가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돕고 강원지역의 우수 상품 수출을 모색하는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가 23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막한다.  26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대회는 월드옥타와 강원도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국회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 재외동포재단, 한국관광공사, 대한항공이 후원한다. 이번 세계대표자대회에는 전 세계 57개국 112개 도시의 월드옥타 지회 소속 회원 800여명과 강원도 내 50개 중소기업, 한국수산회, 지사화 사업 참여기업 40개사, 대학 및 기관의 취업 실무자 등 1200여 명이 참가한다. 특히 태백·삼척·영월·정선·인제 등 6개 지역 시장·군수 등 강원도 내 18개 시군 관계자도 함께한다.  이번 대회는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을 이루는 원년’이라는 목표로 경제, 사회, 교육, 지역사회 봉사를 아우르는 고향 상생발전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하용화 회장은 “올해 세계대표자대회는 강원도 발전을 위해 한인 경제인들이 앞장선다는 콘셉트로 추진한다”며 “고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홈 커밍’ 행사의 하나”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월드옥타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해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우수한 청년 인재의 해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도와 월드옥타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우호를 계기로 도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의 정보를 공유하고, 수출의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 전날인 22일 월드옥타 지회장과 상임 이사진이 모여 최고경영자(CEO) 역량강화 및 추진사업의 이해를 높여 상생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글로벌 CEO 회의’로 대회는 문을 연다. 한민족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활용 방안, 강원도 내 중소기업과 청년들의 해외 진출 등의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23일 개회식은 하용화 회장의 개회사, 강원도지사 주최 환영 만찬, 웰컴 불꽃 축제 등의 순서로 열린다.  24일에는 월드옥타 통상위원회 14개 분과 회의,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통상위원회 친선교류의 밤 행사, 25일에는 대륙별 네트워킹 간담회, 월드옥타 주요사업 설명회, 차세대 네트워크 포럼, 강원 청년 인력 해외 취업 실무자 간담회, 해외취업자 선호지역 설명회, 강원도 투자환경 및 주력상품 소개, 폐회식 등이 차례로 열린다. 26일에는 한인 경제인 강원도 투어와 국회 해외동포무역경제포럼이 마련된다.  월드옥타 20대 집행부의 핵심 비전인 ‘함께하는 OKTA, 힘 있는 OKTA, 자랑스러운 OKTA’를 실행 하기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전 세계 74개국 146개 지회의 활성화와 회원 간의 단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고착화 우려되는 경제 부진, 여야 추경 서둘러야

    한국은행이 어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2.6%에서 2.5%로 1% 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월 발표 때 2.9%였던 경제 전망치가 계속 미끄러져 1년 만에 0.4% 포인트나 추락한 것이다. 하반기 경기회복을 예상했으나, 상반기에는 어려움을 견뎌야 한다고 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75%인 기준 금리도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가계부채 악화 문제로 0.25% 포인트 올린 이후 연속 동결이다. 우리 경제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고 본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면 이런 비관적 전망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국내 총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수출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성장(-1.2%)으로 돌아선 이후 감소 폭을 키우면서 올 3월(-8.2%)까지 넉 달 연속 급락했다. 생산과 투자, 소비도 바닥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全) 산업 생산지수 증감률은 지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0.3%)을 했다. 이날 한은 발표는 일부 고용부진 완화를 빼면 온통 잿빛이다. 하지만 고용 수치 개선도 정부의 땜질식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따른 고령자 취업자수 증가 때문인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의미를 두기 어렵다. 경제 전반의 세부 수치가 이처럼 안 좋은 것은 경제가 활력을 잃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인식해 올 신년 기자회견에서 혁신성장과 경제활력을 되찾는 데 경제정책의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은 노동계 반발에 막혀 국회에서 잠자고 있고, 승차공유사업 등 신산업은 이해충돌을 빙자한 규제벽에 숨조차 쉬기 어려운 지경이다. 입으론 경제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손발은 움직이지 않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이낙연 총리는 어제 네거티브 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무원의 생각부터 네거티브시스템으로 전환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문에 그치지 말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져 집행되는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상황이 위태로운 만큼 추경 편성도 시급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얼마 전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마당이다. 한은 총재도 추경이 반영되면 오는 7월 발표되는 전망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어제 당정협의에서 “추경이 효과를 내려면 타이밍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은 “총선용 추경”이라며 재해추경과 분리하자고 주장하지만, 이는 정치공세일 뿐이다. 5월 국회에서 야당은 추경안이 통과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 KDI “나이 기준 일률적 정년제 폐지해 고령 노동력 활용해야”

    은퇴시기 근로 능력·본인 의사따라 결정 중장년 위한 새 일자리 교육시스템 필요 65세 이상 노인 간주하는 관행도 바꿔야 한국이 고령화 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현재 나이를 기준으로 설계된 정년 제도를 폐지하고, 노인의 기준도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저출산 대책 등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령자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령화 사회, 경제성장 전망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고령화 현상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고, 경제 여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10% 미만이었던 한국의 고령인구부양비는 2050년 73%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인구부양비는 65세 이상 인구를 생산가능인구(15~64세)로 나눈 것으로, 한 사회의 노인 부양에 따른 부담을 보여 준다. 노인 비율이 급증하는 반면 2050년 취업자는 인구의 36%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를 쓴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생활수준이 정체하거나 퇴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대안으로 고령인구의 노동 참여 확대를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정책을 통해 높아지는 여성·청년의 경제활동참여율보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이탈 속도가 훨씬 빠르다”면서 “출산율을 높여도 신생아가 경제활동을 하기까지 30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현재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고령인구의 노동 참여 확대를 위해 현재 나이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은퇴 시기가 설정된 정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은퇴 시기가 근로능력과 자신에 의사에 기반해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사회에선 고학력 고령근로자를 노동시장에서 배제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분석하면서, 중장년 이후 새로운 일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현재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관행과 제도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고령 세대가 경제활동을 지속하면 이들 세대의 소득과 소비, 조세수입이 증가하고 정부의 공적연금 지급 부담이 감소하는 등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속도에 투자·수출·소비 줄줄이 내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속도에 투자·수출·소비 줄줄이 내려

    설비투자 증가율 무려 1.6%P 더 낮춰 소비 2.5%로↓… 수출 증가율 2%대 ‘뚝’ 취업자 증가폭 14만 유지… 예년 반토막 이주열 “반도체 일시 조정… 하반기 개선” 전문가 “더 악화땐 금리인하 열어 둬야”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린 배경에는 실물경제 흐름이 심상찮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은은 투자와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를 줄줄이 끌어내렸다. 18일 한은이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0월 2.5%로 예상했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지난 1월에 2.0%로 내렸고 이번에는 0.4%로 무려 1.6% 포인트나 더 낮췄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같은 기간 -2.5%, -3.2%, -3.2% 등으로 제시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투자 부진이 올해도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2.7%, 2.6%, 2.5%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10월(3.2%)과 지난 1월(3.1%)만 해도 3%대로 예상됐던 상품수출 증가율이 이번에는 2%대(2.7%)로 내려앉았다.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러나 “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부진은 일시적 조정 국면”이라면서 “하반기부터 수요가 다시 살아나며 반도체 경기도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라고 말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 1월 전망과 같은 14만명을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9만 7000명)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20만~30만명대였던 예년에 비해서는 반 토막 수준이다. 경기 냉각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1월 1.4%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면서 “리세션(경기 후퇴)에 대한 공포도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한은이 불과 석 달 만에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를 줄줄이 내렸다는 데 있다. 한은의 전망이 정확하지 않았다기보다는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 둔화 등 성장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협 요인은 여전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으로서는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현재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많은 지표들이 하락세”라면서 “만약 추가로 어려워지면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열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한국은행, 지난해 외국인노동자 임금 등 해외송금 약 5조원 기록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외국인노동자가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수입이 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수입이 증가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금액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장·단기 체류 외국인노동자의 수입은 총 5조 199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1년 미만 국내 단기 취업 외국인노동자의 수입은 약 2조 2184억원, 1년 이상 장기 취업자의 수입은 약 2조 981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노동자는 총 59만 4991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인력 외국인노동자는 4만 6851명, 비전문취업(E-9), 방문취업(H-2) 등 단순기능인력 외국인노동자는 54만 8140명이다. 한국은행은 외국인노동자의 수입에 대해 1년 미만 단기 취업 외국인노동자의 경우 급료 및 임금 지급액으로 산정한다. 하지만 1년 이상 장기 취업 외국인노동자는 우리나라 국민들과 함께 수입이 잡히기 때문에 별도로 임금을 산정할 수 없어 해외 송금액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른 1년 미만 단기 취업 외국인노동자의 급료 및 임금 지급액은 원화가치가 하락했던 2015년을 제외하고, 2014년 1조 8482억원, 2016년 1조 9312억원, 2017년 2조 1479억원에 이어 지난해 2조 2184억원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 이상 장기 취업 외국인노동자의 해외 송금액은 2014년 3조 833억원 2015년 2조 1,286억원 2016년 2조 7628억원, 2017년 3조 2140억원, 2018년 2조 9810억원으로, 연평균 2조 8000억원이 해외로 송금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외국인노동자 수입이라고 할 수 있는 장·단기 취업 외국인노동자의 해외 송금액과 임금 지급액의 합은 지난해 기준 5조 1994억원으로, 2017년도에 비해 감소했으나 최근 5년간 4조 5000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에 비해 우리나라 노동자의 해외 수입은 4분의 1에 불과해 임금 수지는 매년 적자가 나고 있다 신 의원은 “외국인노동자가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현상에 대해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5060 퇴직자 83% 재취업… 월급은 37% 이상 줄어

    5060 퇴직자 83% 재취업… 월급은 37% 이상 줄어

    10명 중 7명 일용직·단순노무직 새 직장 찾는 데 평균 5개월 걸려5060세대가 은퇴 후에도 여러 번 재취업해 일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망하거나 해고를 당해서 갑작스럽게 퇴직해 은퇴 후의 삶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서다. 그러다 보니 상용직보다 임시·일용직으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직장에서 받던 월급의 70%도 못 받았다. 전문가들은 퇴직 전부터 재취업 준비를 하는 것은 물론 퇴직 후 소득이 줄어들 때를 대비해 연금 등 금융자산을 마련해 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9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10년 이상 임금근로자로 일하고 퇴직한 만 50~69세 남녀 180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5060세대 퇴직자 중 83.2%는 재취업했다. 이들 중 두 번 재취업한 사람은 26.9%, 세 번 이상은 24.1%였다. 절반 이상이 퇴직 후 2개 이상의 일자리를 거친 셈이다. 새 직장을 찾는 데는 평균 5.1개월이 걸렸다. 퇴직자 중 75.8%가 폐업·해고 등 회사 사정이나 건강 악화 등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면서 재취업 준비를 못해서다. 재직 기간은 평균 18.5개월로 2년을 넘기지 못했다. 재취업자 중 상당수가 임시·일용직(34.9%)과 단순노무직(33.2%)이어서다. 당연히 월평균 소득이 급감했다. 퇴직 전 직장에서는 월평균 426만원을 받았지만 첫 재취업 일자리에서 269만원으로 36.9% 줄었다. 두 번째 일자리에서는 244만원(-42.7%), 세 번째 일자리에서는 230만원(-46.0%)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연구소는 재취업 성공 5대 요건으로 ▲금융소득 창출 구조 설계 ▲체계적인 재취업 준비 ▲전문성 확보 및 인적 네트워크 구성 ▲일자리 포트폴리오 구축 ▲퇴직 전 ‘재정소방훈련’ 등을 꼽았다. 정나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연금과 금융자산을 활용해 재취업 일자리에서 감소한 소득을 메워야 한다”면서 “연금자산과 금융자산의 시간 배분, 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용 등 체계적인 금융소득 창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 온 미얀마 난민, 취업률 “좋아요” 근무시간 “길어요”

    정부가 시범 시행 중인 ‘미얀마 난민 재정착 사업’이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보다 취업·교육·언어 영역에서 우수한 정착 척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근무시간이 길어 자기계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차별적인 시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재정착 난민 실태 점검을 위한 사례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단법인 피난처 조사팀은 연구 용역을 의뢰받아 한국의 재정착 난민 86명 가운데 성인 38명과 아동 20명을 대상으로 정착 실태를 조사, 미국 덴버와 캐나다 랭글리시 지역의 재정착 난민 실태와 비교 분석했다. ●취업률 60%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 난민 재정착이란 유엔난민기구(UNHCR)의 추천을 받은 난민 중 특정 국가 정착을 희망하는 난민을 해당 국가에서 받아들이는 사업을 말한다. 한국은 2015년부터 3년간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임시체류하고 있던 미얀마 난민을 매년 30명 이내로 수용하는 시범사업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규모와 범위를 늘려 2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균 46시간 근무… 美 40시간 이상 14% 불과 한국 재정착 난민의 취업 상태는 비교적 우수했다. 성인 미얀마인 38명 가운데 60.5%인 23명이 취업을 한 상태로, 미국 재정착 난민(63.5%)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근무시간은 미국보다 훨씬 길었다. 정규직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6시간이며 취업자의 17.4%는 5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한국 사회에 동화될 기회가 적다는 점이 지적됐다. 반면 미국의 재정착 난민은 78%가 주 30~39시간 근무했고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는 14%에 불과했다. 한국 재정착 난민의 언어 습득 의지는 매우 높았다. 미국 재정착 난민은 영어 수업 참여율이 초기 66.8%에서 39.2%까지 뚝 떨어진 반면 한국 재정착 난민은 같은 기간 100%에서 94.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 난민은 “시장에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고 직장에선 다소 어렵지만 주변 도움을 받아 눈치껏 해결한다”고 답했다. ●차별 많이 느껴… “자립하도록 정착 지원을” 한국 재정착 난민들은 일상에서 차별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난민은 97.8%가 ‘차별이 없다’고 답한 반면 한국은 60% 이상이 ‘차별을 느꼈다’고 답한 것이다.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조사팀은 “국민들이 난민 수용을 부담으로 여기지 않으려면 난민 정착은 일방 지원이 아니라 자기 책임 원칙에 따라 자립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한국인 50명 뽑은 힐튼 “5년 목표 없으면 못 견디고 떠나”

    “문화적 차이는 물론이고 업무나 생활환경 전반에서 한국과 일본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유연하면서도 탐구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외국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있어야겠지요.” 스즈키 유카(46) 힐튼호텔 채용부장은 ‘유연한 사고’, ‘탐구정신’, ‘글로벌 마인드’, ‘긍정적 사고’, ‘어학능력’ 등 5가지를 한국인 채용 전형 때 특히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외국생활 이겨낼 유연성·긍정적 태도 중시 힐튼호텔은 일본에서 한국인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호텔업이라는 업종 특성 이외에 한국 인재의 다양한 장점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전국 체인에서 50명 이상의 한국인이 재직하고 있다. “TV, 영화 등을 통해 접한 피상적인 일본만 떠올리며 지나친 기대감을 갖고 왔다가는 얼마 못 버티고 실망 속에 돌아가게 됩니다. 일본에서 일하려면 자기 생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철저한 각오가 선행돼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느낌이나 감각을 그대로 갖고 온다면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인, 어학·인성 뛰어나… 日 기대감 버려야” 스즈키 부장은 한국인 취업자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탁월한 어학능력,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고 실천하는 똑 부러진 태도 등은 기본이고, 대체로 인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한국인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직업으로서 해야 하니까’ 또는 ‘어차피 모셔야 할 상사이니까’와 같은 차원이 아니라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며 배려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속마음을 열어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가 쉽습니다. 책임감, 신뢰, 의리 같은 게 더 많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는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사 5년 후, 10년 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좌표를 가져야 합니다.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이곳에 오는데, 목표가 흐릿하다면 도처에 깔려 있는 역경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글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국인 50명 뽑은 힐튼 “5년 목표 없으면 못 견디고 떠나”

    한국인 50명 뽑은 힐튼 “5년 목표 없으면 못 견디고 떠나”

    “문화적 차이는 물론이고 업무나 생활환경 전반에서 한국과 일본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유연하면서도 탐구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외국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있어야겠지요.” 스즈키 유카(46) 힐튼호텔 채용부장은 ‘유연한 사고’, ‘탐구정신’, ‘글로벌 마인드’, ‘긍정적 사고’, ‘어학능력’ 등 5가지를 한국인 채용 전형 때 특히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외국생활 이겨낼 유연성·긍정적 태도 중시 힐튼호텔은 일본에서 한국인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호텔업이라는 업종 특성 이외에 한국 인재의 다양한 장점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전국 체인에서 50명 이상의 한국인이 재직하고 있다. “TV, 영화 등을 통해 접한 피상적인 일본만 떠올리며 지나친 기대감을 갖고 왔다가는 얼마 못 버티고 실망 속에 돌아가게 됩니다. 일본에서 일하려면 자기 생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철저한 각오가 선행돼야 합니다. 한국에서의 느낌이나 감각을 그대로 갖고 온다면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인, 어학·인성 뛰어나… 日 기대감 버려야” 스즈키 부장은 한국인 취업자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탁월한 어학능력,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말하고 실천하는 똑 부러진 태도 등은 기본이고, 대체로 인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한국인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직업으로서 해야 하니까’ 또는 ‘어차피 모셔야 할 상사이니까’와 같은 차원이 아니라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며 배려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속마음을 열어 좋은 관계로 발전하기가 쉽습니다. 책임감, 신뢰, 의리 같은 게 더 많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는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사 5년 후, 10년 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좌표를 가져야 합니다.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이곳에 오는데, 목표가 흐릿하다면 도처에 깔려 있는 역경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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