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취업자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비례대표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자율주행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탄핵기각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분단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25
  • 20대 후반 고용시장서 ‘샌드위치 신세’… 1년새 취업 7만 9000명 ‘뚝’

    20대 후반 고용시장서 ‘샌드위치 신세’… 1년새 취업 7만 9000명 ‘뚝’

    고용한파가 20대 후반(25~29세) 청년층에 유독 매섭다. 1년 새 20대 후반 취업자는 7만 9000명이 줄어든 반면,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는 각각 5만 2000명, 1만 5000명 늘었다. ‘샌드위치’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졸자 채용 확대와 경력직 선호로 ‘동생’(20대 초반)한테 치이고, ‘형님’(30대)에게 밀린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1월 전체 취업자는 2494만 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 3000명 늘어났다. 두 달째 30만명대 증가세로, 지난해 9월(26만 4000명)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20대 후반의 고용률은 68.0%로 1년 만에 2.3% 포인트 낮아졌다. 20대 초반( 44.3%)과 30대(73.5%) 고용률이 각각 0.8% 포인트, 0.7% 포인트 높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20대 초반은 고졸 채용 영향으로 고용 사정이 괜찮지만, 이 때문에 20대 후반 채용문은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좁아졌다.”면서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대학 및 대학원 진학률이 높아지다 보니 졸업이 늦어져 취업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20대 후반 취업난)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요·공급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 현상도 20대 후반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이날 밝힌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현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기술·기능직(57.8%)을 선호했지만, 청년 구직자들은 사무직(50.3%)을 원했다. 연봉도, 중소기업은 2184만원을 제시했지만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은 3299만원을 받길 원했다. 11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김을식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과 중소기업 인식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면서 “청년들은 도전적 직업관을 가질 필요가 있고 기업들은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괜찮은 일자리 부족이 20대 후반 취업난의 근본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선호가 확대되면서 직업탐색 기간은 늘어나지만 선호하는 일자리는 줄어들어 20대 후반 고용률이 감소했다.”면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산업별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이 16만 4000명(4.0%),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7만 1000명(5.3%)씩 늘었다. 반면 20대가 선호하는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에서는 5만 1000명(-7.0%),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 부문에서는 4만 3000명(-4.5%)이 줄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20대 후반 취업 감소 대책 시급하다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기 침체 탓에 국내 기업들의 신입직원 채용이 꽁꽁 얼어붙는 모양이다. 시중은행들은 사업계획을 짜면서 정년퇴직 등으로 발생하는 전체 직원의 3~4%인 자연감소분 이상을 선발해 오던 데서 벗어나 새해에는 자연감소분 수준에서 선발 규모를 묶을 것이라고 한다. 청년 실업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청년실업난이 2017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대학 문을 나서면서 젊은이들이 겪을 좌절감과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적지 않다는 데서 실업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청년 실업률은 정부 공식 발표와 많은 차이가 난다. 정부가 밝힌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7.3%지만 체감 청년 실업률은 21.9%다. 젊은이 다섯명 가운데 한명꼴로 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나타나는 새로운 경향은 전체 취업자가 지난 10월 39만 6000명 늘었는데도 유독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는 9만 6000명 감소했다는 점이다. 20대 후반에서 한달에 10만명가량의 취업자가 감소하는 현상은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15개월 연속 감소 이후 가장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어 심상치 않아 보인다. 기업들이 신규취업 고졸자와 30대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로 풀이되고 있으나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년 실업문제는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청년 실업이 고착화되면 노동생산성이 악화되고 미래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국가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젊은이들은 18대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청년 실업과 고액 등록금 문제를 꼽았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일자리 창출 공약을 보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선 주자들이 청년 실업을 대선 승리 이후 해결할 문제라고 치부해서는 나중에 더 큰 국가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현 정부는 대선정국에서 팔짱 끼고 있을 게 아니라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청년 실업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 美 지난달 실업률 7.7%… 오바마 취임 이후 최저

    강력한 허리케인 샌디의 위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 11월 실업률이 7.7%를 기록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7.9%)보다 0.2% 포인트 줄어들었다. 노동부는 “샌디가 일자리 지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신규 일자리는 14만 6000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9만 3000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고용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전월 신규 일자리 수(13만 2000명)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신규 일자리 수 증가는 정부 부문 일자리가 전월보다 1000명 줄어든 데 반해 민간 부문 취업자 수가 14만 7000명으로 늘어난 데 힘입었다. 이에 대해 마이클 개펜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고용 속도가 회복되고 고용 경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생각을 바꿔야 서비스산업 일자리 늘어난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내년에는 대기업이 1%, 중소기업은 16.3% 설비투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투자가 줄어드는 만큼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10년 기준 생산액 10억원당 취업자 유발계수는 제조업이 9.3명, 서비스업이 16.6명이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제조업이 0.590, 서비스업이 0.826이다.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업이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월등히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용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6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바닥 수준이다. 지난 40년간 제조업 위주의 불균형 성장전략을 고수하면서 서비스업이 세제, 재정, 금융, 인프라 등에서 차별을 받아온 결과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3~14%이나 콘텐츠기업은 최고세율인 22%에서 별다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서비스산업총연합회는 지난달 6일 대선 후보들에게 “제조업과의 차별을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 3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서비스산업 일자리 세미나에서 국내외 차별적인 규제를 철폐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면 2020년까지 교육, 의료, 법률, 콘텐츠 등 서비스산업 4개 분야에서 34만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지적했듯이 감기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는 데에도 5년이나 걸렸다.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기득권 층의 반발을 우려한 국회의 외면으로 먼지만 쌓여 있다.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 차별 완화방안 역시 부처 및 직역 이기주의에 막혀 지지부진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모두 서비스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인 행보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요원하다. 정책 최고결정자부터 일선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생각을 바꿔야 한다. 기득권의 장벽을 넘지 못하는 한 신성장 동력 확보도, 고용률 70% 달성도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 [대선 정책 검증] (4) 경제민주화

    [대선 정책 검증] (4)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화두는 이번 18대 대선에서 여야 유력 후보들에게 ‘금과옥조’의 조항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경제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여야 후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대선 공약 첫머리에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 경제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진 반면 경제 성장의 과실은 대기업과 일부 부유층에 집중되고 공정한 경쟁 기반도 무너졌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 효과 등으로 나눠 평가했을 때 실현 가능성 면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참신성·정책 효과 면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다. 박 후보의 공약은 주로 공정 거래와 대기업의 부당 행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교적 종합적으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경제민주화를 하면서도 기업 투자 위축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핵심인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서는 ‘대기업 집단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친다’는 식으로 언급해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 후보는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선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고 중소기업, 서민은 대폭 지원한다는 점에서 ‘과감하다’와 ‘포퓰리즘 측면이 있다’로 평가가 엇갈렸다. 재벌 개혁에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물론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 상한 축소 등 강력한 기준을 내걸었다. 중소상공부, 금융소비자 보호 전담 독립 기구 신설 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4일 두 후보 공약에 대해 “국내 경제의 글로벌화와 산업 경쟁력을 감안하지 않은 지나친 경제민주화 논의는 모래성 쌓기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겉으로는 좋아 보이나 외부 경제 충격이 올 때 이를 감내할 수 있는 자생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공정 거래 질서 확립과 이른바 ‘국민정서법’의 작동은 확실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실현 가능성 실현 가능성에서는 박 후보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았다. 문 후보가 중소기업 보호와 재벌 개혁, 금융민주화, 노동민주화 등 전 분야에서 비교적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현실 여건을 고려해 순환출자는 신규분만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강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 해소에 치중했다. 공정거래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은 호평을 받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구조 개혁보다 행위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시장 공정성 강화, 단기 문제 해결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서 “근본 개혁보다는 현재 패러다임 유지에 그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 법 체계나 기득권을 크게 침해하지 않아 법적 저항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산 분리는 다른 분야의 공약과 대비할 때 강도가 센 편이라 반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후보의 골목상권 정책 가운데 원자재 가격·납품단가 연동제, 이익공유제 등은 대기업 저항이 거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회계 정보에 대한 비밀 보장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순환출자 해소 문제는 삼성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소송처럼 법적 분쟁을 잇달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 교수는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수 있지만 실행을 위한 장치들이 더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순환출자분 3년 내 해소’ 등은 경제성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신성 박 후보의 정책은 대체로 과거 참여정부나 민주당에서 먼저 언급한 정책들을 따라가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 약자 보호 정책은 대부분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별 정책별로 참신한 대목들은 눈에 띈다.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화물운송기사 등 특수고용직 보호를 위해 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한 부분 등은 보수 정당 후보로서는 참신한 내용이라고 평가받았다. 납품단가 협상력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단가조정협의권을 부여한 방안도 마찬가지다.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전반에 대해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해당 행위 금지 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시장 자율 규제 시스템에 권한을 줬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문 후보는 경제양극화의 근본 대책인 금융 민주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며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특히 금융감독 체계 혁신은 검증에 참여한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후하게 평가했다. 금융소비자 전담기구 독립, 금융계열사의 불공정 거래 행위 규제 등은 문제 인식을 정확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발상도 새롭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권리를 찾아주겠다는 정책 의도는 저축은행 사태 등에 비춰 주목받았다. 중소기업 분야에선 정부의 무조건적 자금 지원이 아니라 신용중재센터, 지역 재투자법 등 간접 지원을 통해 신용경색을 해결토록 한 부분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상공부 신설,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감면 등의 혜택 부여와 지역 단위 공공기술인력지원센터 설립 등이 신선하다.”고 밝혔다. ●정책 효과 정책 효과 면에서는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할 때 문 후보의 공약이 다소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 후보의 재벌 개혁 정책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은 높지만 개혁 의지가 부족해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중평이 나왔다. 현 정부에서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거나 대기업 등 기득권 세력이 수용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만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산 분리 강화가 꼽혔다. 대기업의 변형된 금융산업 지배력을 규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대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단기협상권 부여 역시 구속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됐다. 다만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액주주의 독립적 사외이사 선임이나 집중·전자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은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사전 경고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의 정책 가운데 기존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 하향 등은 실행되면 파급력이 크지만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순환출자 금지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이 많지 않은 데다 회피 수단도 얼마든지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지주회사의 금산 분리 엄격 적용, 개별 회사의 지배 구조 기준 강화, 총수의 편법 경영권 승계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재벌 개혁 정책이 빛을 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정책 실행 과정에서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는 처방도 제시됐다. 중소기업·서민 중심 정책이 경제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오 교수는 “근로자의 경영 참여 등은 강성노조가 많은 한국 여건을 감안하면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정책으로 비쳐 기업의 해외 탈출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미진한 점 박 후보의 공약에서는 금융산업 개혁이나 조세·재정 개혁안에 대한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벌 개혁 면에서도 순환출자의 단계적 폐지를 비롯해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하 교수는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분을 모두 인정하는 것은 여러 합당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너무 봐준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해소, 의결권 제한 등 보완적 수단도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금융 정책이 사실상 빠져 있다.”면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개혁의 부작용과 재원에 대한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중소기업, 서민경제 등의 분야에서 사회 전반의 활력을 이끌어낼 구체적 전략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예컨대 재벌 개혁으로 경제력 집중 문제가 해소된 이후 이를 대체할 중소기업의 효과적인 육성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양쪽 후보 모두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는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 후보는 창조 경제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문 후보는 중소기업 지원을 각각 내세웠지만 모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변호사),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좋은 일자리 취업 ‘개천의 용’은 옛말?

    좋은 일자리 취업 ‘개천의 용’은 옛말?

    대기업과 공기업, 외국계 기업 등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를 얻는 데는 학점보다 영어실력과 인턴경험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점수와 인턴경험 등 ‘스펙쌓기’에는 고소득 가구의 학생들이 더 유리한 것으로 조사돼 기업의 과도한 스펙중시 경향이 일자리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능원, 대학 졸업자 1만 1106명 조사 3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직능원)이 발표한 ‘4년제 대학생의 스펙쌓기 실태’ 보고서 분석결과다. 직능원은 이번 조사를 위해 2008년 8월과 2009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한 1만 1106명의 스펙과 함께 졸업 후 20개월이 지난 뒤 취업상태를 추적했다. 조사 결과,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금융업, 외국계 회사의 정규직 일자리 등 ‘괜찮은 일자리’ 취업자와 기타 취업자, 미취업자의 졸업평균 학점은 4.5점 만점에 각각 3.64점, 3.6점, 3.62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학점이 높을수록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직능원은 “과거 기업들이 학점을 중요한 선발요소로 활용하면서 대학이 학점을 후하게 주는 학점 인플레 현상이 나타나 최근에는 학점이 더 이상 유용한 선발기준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대기업·공기업 취업 토익점수 70점↑ 반면 영어점수와 인턴경험,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 3종 세트’는 취업의 질을 높이는 데 관련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토익점수(990점 만점)는 괜찮은 일자리 취업자의 평균이 808점, 기타 일자리 취업자 평균이 735점으로 격차가 뚜렷했다. 또 괜찮은 일자리 취업자 가운데는 26.8%가 어학연수를 다녀온 반면, 기타 일자리 취업자는 18.4%, 미취업자는 17.9%로 차이가 났다. 특히 취업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업 운영 인턴프로그램 참여 비율은 괜찮은 일자리 취업자가 54.5%로 기타 일자리 취업자 28.9%에 비해 1.8배 높았다. ●어학연수 비율, 소득 따라 최대 2배差 영어실력, 인턴경험 등은 가구 소득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가구소득을 월 500만원 이상, 2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200만원 미만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한 결과, 평균 토익점수는 각각 817점, 757점, 750점으로 최대 67점 이상 벌어졌고, 어학연수 경험 비율도 31.4%, 19.7%, 15.7%로 소득에 따라 2배까지 차이 났다. 반면 세 그룹 간 학점은 3.60점, 3.62점, 3.63점 등으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채창균 직능원 선임연구위원은 “영어실력이나 인턴경험이 취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고소득 가구 자녀의 취업성과가 더 좋게 나타나 일자리 양극화의 세대 간 재생산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면서 “채용기준을 사전에 밝히는 ‘스펙공시제’ 도입 등 채용기준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한국 남녀 임금격차 39% OECD국가 중 최고 수준

    한국 남녀 임금격차 39% OECD국가 중 최고 수준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OECD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는 39%다. 통계가 작성된 28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남성의 평균 임금이 100만원이라면 여성은 61만원밖에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OECD 평균(15%)의 2.6배다. 2위 일본(29%)보다도 10% 포인트나 높다.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는 10년 전인 2000년에도 40%로 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이후 10년간 1% 포인트 격차가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34%→29%) 등 다른 회원국들의 수치가 크게 개선된 것과 대조된다. 한국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크게 낮은 것은 출산·육아 부담에 따른 경력 단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육아를 마치고 다시 취업해도 지위가 낮고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순 사무직이나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중 순수 임금근로자는 73.6%였다. 이 가운데 상용직은 37.0%, 임시직은 28.7%, 일용직은 7.9%였다. 고용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이 상용직과 거의 비중이 같은 셈이다. 전체 임금근로자 지위 비율(상용직 44.0%, 임시직 20.6%, 일용직 7.2%)과 비교해도 여성의 임시·일용직 비중이 매우 높다. 최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중장년 여성의 생계형 취업이 늘고 있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일자리 창출’ 양천구의 힘

    ‘일자리 창출’ 양천구의 힘

    양천구에서 운영하는 일자리플러스센터가 지난 2년간 주민 1만 3000여명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는 등 ‘일자리 창출 요람’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구에 따르면 양천해누리타운 4층에 있는 일자리플러스센터는 지난해 개관 이후 96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3400여명에게 직업훈련 교육을 통한 취업 알선을 했다. 일자리플러스센터는 취업알선 상담과 경영상담, 저소득자 대출 등 일자리 관련 업무에 대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는 또 지난 2년간 네 차례의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187명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했고, 매월 셋째 목요일 열리는 소규모 취업박람회를 통해 주민 71명이 일자리를 구했다. 특히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청년인턴제 운영’ 조례를 제정, 공모를 통해 11개 기업과 33명의 청년인턴을 지원하고 있다. 구는 지역 내 청년 미취업자가 취업할 경우 인턴 기간 5개월과 정규직 전환 후 5개월 동안 임금의 50%(100만원 한도 내)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8층에 있는 소셜벤처 인큐베이팅센터에는 벤처기업 창업을 원하는 35개팀이 입주해 청년 115명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22개팀이 창업에 성공했다. 아울러 구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역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필요한 운영자금을 지원해 지금까지 65개 업체에 48억 4100만원을 지원했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내년에는 5800명의 취업을 목표로 20개 부서에서 75개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 실업 걱정 없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막오르는 협동조합시대… 일자리 5만개 창출 기대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협동조합 시대가 열린다.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간주돼 세제 혜택 등이 주어진다. 유럽에서는 협동조합이 일자리 창출 창구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고용 없는 성장’에 돌파구가 생길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8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어 ‘협동조합기본법 시행과 향후 정책방향’을 확정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사회적 협동조합도 일반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자에 포함됐다.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지역사회 활동이나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등 공익사업을 전체 사업의 40% 이상 수행하는 조합을 말한다. 영리법인인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비영리 법인이다. 배당이 금지되는 점도 일반 협동조합과 다른 점이다. “기업으로 볼 수 없다.”며 반대해 온 중소기업청이 태도를 바꿈에 따라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 범주에 들어가게 됐다. 중소기업으로 간주되면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 적용 등 중소기업의 혜택을 똑같이 누리게 된다. 협동조합기본법은 다음 달 1일 발효된다. 법이 발효되면 금융 및 보험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다섯 명 이상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출자금 조건도 없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 증진과 1인1표, 지역사회 기여 등을 특징으로 운영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대 1만 421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취업자 수는 최대 4만 9195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협동조합에 대해 특례까지 만들어 정책적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런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해서다. 우선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은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사회적 협동조합에게는 부대 사업으로 소액대출이나 상호부조도 할 수 있게 허용했다.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지정, 협동조합 활성화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9월 혼인 10%↓ 5년만에 최저치

    9월 혼인 10%↓ 5년만에 최저치

    올해 9월 혼인 건수가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추석이 낀 데다 장기 불황으로 결혼을 미룬 여파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9월 혼인은 지난해 같은 달(2만 1100건)보다 10.0% 감소한 1만 9000건에 그쳤다. 혼인 건수가 2만건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7년 9월(1만 8300건) 이후 처음이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추석이 월말(9월 30일)에 끼어 있다 보니 혼인이든 이혼이든 신고를 늦게 하는 경향”이라면서 “9월 이혼 건수가 91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9.0% 감소한 것도 추석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출생아, 흑룡효과 힘입어 7%↑ 불경기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0대 고용률은 4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대 취업자 수도 353만 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결혼 적령기의 20대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다 보니 결혼이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9월 출생아는 지난해 9월보다 6.9% 늘어난 4만 1700명으로 5개월째 증가했다. ‘흑룡효과’로 분석됐다. 이 과장은 “올해 흑룡의 해에 맞춰 출산 계획을 세운 부부들이 많았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이동, 작년보다 1.5% 줄어 관심을 모았던 ‘인구이동’은 정부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 10월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64만 4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1.5% 줄었다. 2010년 10월(67만 1000명)과 비교해도 이동이 부진하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 조치가 올 9월 24일 시행됨에 따라 10월부터는 주택거래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 6411건으로 전달보다 66.8% 늘었으나 지난해 10월보다는 여전히 감소세(15.2%)를 보였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개인지도 엘리트 교육·인문학 강좌 차별화”

    [도약하는 대학] “개인지도 엘리트 교육·인문학 강좌 차별화”

    정병조 금강대 총장은 25일 대학의 특성화를 강조하면서 “지방에 인문학을 확산시키고, 한국 불교를 세계화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장은 “10년 안에 재학생 수를 2000명으로 늘리고, 부설 중·고교도 세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학생들이 우수하다. 이유가 뭔가. -개인 지도방식의 엘리트 교육 시스템이 가장 큰 요인이다. 풍부한 장학금과 전교생 기숙사 제공은 물론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뛰어난 것도 이유다. →대학 운영에 중점을 두는 게 있나. -특성화다. 정부에서 취업률 등을 따져 평가하는데 옳지 않다. 대학이 취업자 양성소냐. 우리 대학은 불교학 중심의 인문학을 추구하고 특성화하고 있다. →취임 이후 2년간 특성화를 위해 한 활동은. -논산과 천안에서 인문학 강좌를 열었는데 예상 외로 인기가 좋았다. 지방 주민들이 고급 인문학 강좌에 목말라 있었던 것 같다. 이를 다문화 가정으로 확대하겠다. 한국어와 전통 놀이도 가르칠 생각이다. 또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고려대장경 1000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를 많이 유치했다. 내년 5월에는 원효 등 고승들의 저서가 영어로 번역돼 미국 하버드대출판사에서 출판된다. 아마 해방 이후 처음일 것이다. →학교 규모를 키우겠다고 했는데. -10년 안에 학생수를 2000명으로 늘리겠다. 그래야 대학이 발전한다. 중국뿐 아니라 제3세계 학생도 유치할 생각이다. 내년에 불교특수대학원과 사회대학원을 개설한다. 이후 간호학과와 사범계열도 개설한다. 끝내는 평생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간호학과와 사범대는 왜 만드나. -천태종 산하에 사회복지시설이 많아 간호사가 많이 필요하다. 또 대학 부설 중·고교도 만들 계획이다. 금강대의 설립 취지를 이해하는 교사를 직접 배출해야 중·고교도 명문 학교로 키울 수 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결혼이민자 ‘교육 따로, 취업 따로’

    결혼이민자 ‘교육 따로, 취업 따로’

    결혼이민자 직업교육이 ‘교육 따로 취업 따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교육 프로그램일수록 취업률은 더 낮았다. 정부가 취업 프로그램을 늘리는 데만 급급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내일배움카드제’(직업능력개발계좌제)에 참여해 직업훈련을 받은 결혼이민자 945명 가운데 취업자는 91명(9.6%)에 불과했다. 10명 중 1명도 안 된다는 얘기다. 내일배움카드제는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구직자들에게 자기 주도적인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취업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사업이다. 내년에도 1006억 64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컴퓨터·전산(251명), 음식·조리(248명), 미용·피부(80명) 등이다. 하지만 취업률은 비인기 직종 프로그램 수료자가 더 높았다. 수료자가 7명에 불과한 무역·회계·전산실무가 20.0%, 8명인 통·번역이 19.5%로 1, 2위를 다퉜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이민자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의 취업 지원은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다양하고 많다.”면서 “하지만 훈련을 소화할 능력이 있는지, 출산·육아 등으로 취업에 곧바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은 아닌지 등은 따지지 않고 무작정 지원을 하다 보니 실제 취업과 연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직업훈련 프로그램만 늘릴 것이 아니라 취업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도록 인턴제를 시범 적용하거나 미취학 자녀가 있는 젊은 결혼 이민자들에게는 재택 근무나 파트타임 형태의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금융 중구·복지 분야는 도봉구

    금융 중구·복지 분야는 도봉구

    앞으로 금융기관 취업을 원하는 여성은 서울 중구로,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여성은 도봉구로 가야 할 것 같다. 향후 여성 취업자의 활동이 활발해질 ‘발전기대산업’이 중구는 금융업, 도봉구는 사회복지 서비스업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여성능력개발원의 2000~2010년 서울시 자치구 산업별 현황조사 결과가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서울의 일하는 여성은 11년 사이 51만명(38.4%)이 증가한 185만 5839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총취업자의 41.3% 규모다. 취업 분야별로 보면 2000년에는 도·소매업(23.6%), 숙박·음식점업(16.8%), 제조업(13.6%) 순이었다가 2010년에는 도·소매업(17.7%), 숙박·음식점업(13.4%),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8%) 순으로 상위 구간 순위 변동은 크지 않았다. 다만 사업시설관리서비스업 비중이 2000년 2.3%에서 2010년 9.7%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은 3.4%에서 6.2%로 늘어나는 등 활동 분야가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중구에는 금융기관 본점이 밀집해 금융·보험업에 종사하는 여성 비율이 19.8%에 달했다. 특히 과거에 많던 도·소매업 종사자가 줄고, 대신 금융·보험, 사업시설 관리 분야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발전기대 산업으로 꼽혔다. 2000년 섬유·의류 분야 여성 종사자가 21.3%에 달했던 금천구는 2010년에 이 분야가 9.5%로 하락하고, 대신 전문·과학기술업,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분야가 계속 증가해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가 많은 도봉구·노원구 등은 사회복지서비스업이 큰 폭으로 증가해 발전기대 산업으로 꼽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외국인근로자 절반, 주당 50시간 이상 ‘착취’

    ‘코리안드림’의 현실은 우울했다. 한국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가운데 1명은 주 60시간 이상 일했다. 연장근로를 합쳐도 현행법상 주당 근로시간은 최대 52시간(기본 40시간)을 넘길 수 없게 돼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부당한 노동력 착취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통계청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외국인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고용실태 조사는 처음이다. 올 6월 기준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 111만 4000명 가운데 1만명을 표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외국인 취업자 수는 총 79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인 41만 6000명(52.5%)이 주당 50시간 이상 일한다고 응답했다. 60시간 이상도 25만 5000명(33.4%)이나 됐다. 40시간 미만은 7만 6000명(9.6%)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임금 수준이 높은 것도 아니다. 51만 9000명(68.4%)은 한 달 보수가 100만~200만원이라고 답했다. 한 달에 300만원 이상 버는 ‘고소득’ 외국인 근로자는 4만 5000명(5.9%)에 불과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외국인 노동착취는 국격의 문제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어제 발표한 ‘2012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된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하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가진 외국인 취업자 79만 1000여명의 3분의2는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을 밑돈다. 월급 100만원 미만 외국인도 5만 2000명(6.8%)이나 된다고 한다. 근로시간도 가혹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3분의1은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취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4년 8월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고 내국인 근로자와의 차별 금지 등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사업장 내에서의 폭행과 폭언, 임금체불 등이 개선되는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이들이 아직 적지 않다. 한달 내내 야간에 하루 10시간씩 근무하고도 최저임금법이 정한 적정 임금을 훨씬 밑도는 110만원의 월급만 주는 사용주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 취업자들은 베트남,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혹여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서구 백인들에 대한 열등의식을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만회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노동착취를 해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존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요청할 정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한해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번째로 뛰어난 경제 성과를 보였다고 어제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이고, 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올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의 출신 국가 차별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된다.
  • 2명중 1명만 ‘일터로’ 일하지 않는 청년 300만

    2명중 1명만 ‘일터로’ 일하지 않는 청년 300만

    일하지 않는 20대 청년이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에는 일을 할 의사가 아예 없는 20대도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일하지 못하는 청년도 상당수다.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질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0대 청년들이 ‘고용 빙하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취업자는 353만 9000명으로 전달(357만 5000명)보다 3만 6000명 줄었다. 9월에 세웠던 역대 최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해도 9만 4000명 줄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전체 인구가 663만 7000명이니 46.1%인 306만 2000명이 ‘일하지 않는 청년’인 셈이다. 여기에는 구직 포기자도 포함돼 있다. 20대 고용률은 지난 5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며 57.0%로 내려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쳤던 2009년 3월(56.9%) 이후 4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직 포기자를 뺀 경제활동인구만 놓고 산출하는 실업률도 20대는 6.9%로 전체 실업률(2.8%)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본격적으로 취직하기 시작하는 연령인 25~29세의 실업률(6.7%)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20대 전체 실업률이 0.2% 포인트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대신 50대(23만명)와 60세 이상(22만 5000명) 취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질 낮은 일자리에도 생계형 구직 인파가 몰려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취업 준비자와 구직 단념자도 늘었다. 각각 57만 1000명, 17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2000명, 7000명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수(2506만 9000명)는 1년 전보다 39만 6000명 늘었지만 실질적인 고용 상황은 호전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경기 회복세 지연과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20대 후반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와 고용률 등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야권 후보 단일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회동에서 후보 등록일인 26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니 국민들은 그때까지는 좋든 싫든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벌써부터 양측은 단일화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등 과열 분위기다. 과연 누가 최종 단일후보가 될 것인가. 요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롯, 문·안 후보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데,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렇게 요약이 된다. 박·문 후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은 안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안 후보라야 박 후보와 겨뤄서 이길 것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높이 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 현장에 있거나 이래저래 정치를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대부분 문 후보를 야권 후보로 점친다. ‘선거꾼’들이 모여 있는 민주당의 조직이 결국 ‘순진한’ 안 후보를 미는 모래알 같은 지지층을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단일화의 변수로 여론조사의 방식, 호남 민심의 향배,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이 거론된다. 현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양 캠프 간의 ‘조직의 힘’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오바마 대통령 측의 치밀한 선거전략과 조직 다지기 등이 정권 교체라는 ‘바람’을 잠재우지 않았는가. 조직면에서는 충성도 높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버티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안 후보가 야권 후보가 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 캠프 분위기는 다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출신과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등 새누리당 출신 등은 불과 한달여 전 모인 ‘연합군’들이다. 캠프 내에서 주도권을 잡은 민주통합당 출신 인사들이 주류이고, 나머지는 비주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이 아직 화학적 결합이 안 됐다. 급조된 조직이니 단일화 협상력이 민주통합당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 캠프 안에 문 후보를 위해 뛰는 ‘위장취업자’들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어떻게든 안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겠다는 의지보다 누가 되든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거나, 내심 문 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 캠프 내에서도 어떤 방식이든 여론조사로는 문 후보를 이기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안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두 후보 간의 담판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만약 단일화 담판이 이뤄질 경우, 안 후보가 조직에서는 밀리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대선 예비후보 등록 때 직업란에 ‘정치인’으로 썼고, 사석에서 “앞으로 20년은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안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를 밖에서 보면 얼핏 순진해 보이지만 직접 보니 ‘결기’가 대단하다.”면서 “두 후보 간 담판이 이뤄진다면 논리정연하고 고집 센 안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안 후보의 얼굴이 갈수록 좋아진다고 한다. 현장 방문 일정이 빡빡해 피곤할 법도 한데 이제는 거꾸로 유세 과정과 정치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후보 단일화를 놓고 ‘이벤트 쇼’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의 명분 여부를 떠나 이미 단일화 협상은 현실이 되었다. 어차피 진행되는 단일화 논의라면 이참에 양측 간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논의되는 정치 쇄신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정당발전,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후보 단일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이번에 한국 정치를 확 바꾸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내는 장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그야말로 정권을 잡기 위한 ‘야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bori@seoul.co.kr
  • [씨줄날줄] 취업 빙하기/육철수 논설위원

    일본의 젊은 층 사이에는 ‘하시모토 신드롬’의 위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이 현상의 주인공은 40대 초반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던 바로 그 인물이다. 그가 20~30대 청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이들을 대변하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 타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잘 알려진 대로 ‘노인의 나라’다. 취업과 복지정책 등이 노년층에 집중되고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그래서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삶이 귀찮고 울분에 찬 청년세대가 정치적으로 급속히 뭉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됐다. 혹독한 취업 한파도 불어닥쳤다. 1992년 어느 취업잡지는 이런 분위기를 ‘취업 빙하기’라는 신조어로 표현했는데 크게 공감을 샀다. 채용시장의 어려움이 길어지면서 일본사회는 생활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1990년대 말에는 ‘히키코모리’(집에만 있는 외톨이), 2004년에는 ‘니트족’(공부도 취업도 하지 않는 청년)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였다. 이듬해에는 ‘하류사회’라는 말이 나돌 만큼 미래의 꿈을 접은 청년 사회계층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치세력화하면서 하시모토에 올라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사회의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우리도 한가하게 이웃나라 얘기를 할 처지가 못 된다. 일자리 부족으로 벌써 몇년째 ‘취업 빙하기’가 이어지면서 젊은 층은 ‘대학 5학년’ ‘잉여인간’ ‘NG(No Graduation·졸업유예)족’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졸업을 늦춘 대학생이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이 대학에 남음으로써 발생하는 ‘포기 소득’ 등을 합친 간접 교육비만 5조 5000억원에 이른다니 고급인력의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닌 셈이다. LG·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 취업자 수가 28만~30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기업의 구조조정도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고용은 2010년 32만명, 2011년 42만명이 증가했고 올해엔 43만명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후반~3% 초반으로 예상되고 기업의 투자·고용 위축으로 취업 사정은 더 나빠질 것 같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대통령 선거의 주요 변수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11.6 선택 2012 D-3] 이변 없는 한… 오바마, 재선이 보인다

    [11.6 선택 2012 D-3] 이변 없는 한… 오바마, 재선이 보인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판세를 산술적으로만 보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국 지지율뿐 아니라 승패를 좌우할 주요 부동층주(스윙 스테이트)에서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격차는 엄밀히 말해 대부분 오차 범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차 범위를 매우 넉넉하게 잡는 미 여론조사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지지율 변화 추이와 역대 대선의 사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승부가 오바마 쪽으로 기운 듯한 양상이다. 2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도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 주며 막판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10월 미국의 신규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2만 3000명 많은 17만 1000명으로 증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현재 오바마는 결정적 승부처인 오하이오주(선거인단 18명)에서 롬니에게 5% 포인트가량 앞서 있다. 이는 한 달 전부터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격차라는 점에서 이변이 없는 한 사흘 뒤 투표일까지 그대로 연결될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실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80년 대선 이후 32년간 대선 10일 전 시점에 어떤 주(州)에서든 4% 포인트 이상 앞선 후보가 실제 투표에서 패한 전례가 없다. 워싱턴포스트가 “오하이오가 오바마에게 기울었다.”고 한 분석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하고 있다. 롬니 입장에서는 오하이오를 잃으면 승리가 힘들다. 선거인단 구성상 오바마는 9개 스윙 스테이트에서 33명 이상의 선거인단만 챙기면 과반을 달성하는 반면 롬니는 79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위스콘신(10명)과 아이오와(6명)는 오바마에게 오하이오보다 한층 유리한 곳이기 때문에 오바마가 오하이오를 잡으면 위스콘신과 아이오와를 합쳐 3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승리할 수 있다. 결국 롬니는 위스콘신과 아이오와를 뺀 나머지 모든 스윙 스테이트에서 승리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판세는 롬니 입장에서 오하이오보다 수월하고 반드시 이겨야 하는 플로리다와 버지니아·콜로라도에서까지 역전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스윙 스테이트 중에서 롬니가 앞서 있는 곳은 노스캐롤라이나 한 곳뿐이다. 롬니가 상승세라면 막판에 따라잡으리라는 희망이 있지만 지금 상황은 반대로 오바마가 상승세다. 더욱이 예상치 못했던 슈퍼 스톰 ‘샌디’까지도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모든 변수가 오바마에게 청신호를 드리우고 있다. 대세를 읽는 데 탁월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막판에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것도 우연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간 오바마의 출생 의혹을 물고 늘어졌던 롬니 지지자 도널드 트럼프도 1일 “허리케인이 오바마의 승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제 롬니가 기대할 것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공화당 성향의 ‘숨은 표’가 실재하느냐다. 현 판세가 오차 범위에 있다는 점에서 이 가능성을 아주 무시하기는 힘든 것도 사실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온통 잿빗’] 자영업자 빚 430조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온통 잿빗’] 자영업자 빚 430조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빚이 무려 430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자영업자의 빚이 계속 늘어난다면 대내외 위기가 닥칠 경우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질 우려도 제기됐다. 31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부채가 43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6.9%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8.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자영업자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은 운영자금과 생활비 등을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로 생계형 창업활동이 늘어나 창업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2011년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가구당 부채는 95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가구당 부채(46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자영업자가 219.1%이지만 임금근로자는 125.8%에 그쳤다. 특히 과다채무가구(연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이 40%를 넘는 가구) 비중이 임금근로자는 8.5%에 그쳤으나 자영업자는 14.8%에 달했다. 박장호 한은 조기경보팀 과장은 “자영업자는 차입의존도가 높고, 생산성이 낮은 업종에 집중돼 부채구조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발생한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등 경제위기 때 임금근로자는 소폭이나마 임금이 오르지만 자영업자는 큰 폭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과장은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중·고소득층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마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은 23%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6개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