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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 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은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였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하면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대학 유망 학과 신풍속도

    [포토 다큐 줌인] 대학 유망 학과 신풍속도

    2013학년도 대학입시가 한창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정시에 앞서 실시하는 수시의 원서 접수를 마쳤다. 수험생들은 어느 대학, 어떤 학과에 지원할 것인가를 두고 한바탕 전쟁을 벌인다. ‘어느 대학’을 고려하는 것은 무엇보다 대학 간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학과’의 경우 취업률과 직업별 연봉 등 노동시장의 상황에 따라 경쟁률이 바뀐다. 지난달 23일 서울 K대학교. 수시 1차 모집 논술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올해부터 수시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서 경쟁률 거품이 빠졌다지만 고사장은 응시생과 학부모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대학 송재찬 입학처장은 “학과별 경쟁률은 취업 유망 학과와 비례했다.”면서 “한 분야에 특성화된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실속파’가 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전공학과에 대한 트렌드는 경제적,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한다.”고 덧붙였다. 대졸자들의 직장이 공무원, 은행원 정도로 제한됐던 1960년대까지는 경상계열이나 법학과가 최고 인기 학과였다. 건설 경기가 활성화되고 가전제품 수출이 늘어났던 1970년대 이후에는 건축토목 분야와 전자공학과가 인기 학과로 부상했다. 1980년대 이후엔 컴퓨터 및 정보통신 관련 학과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최근 대학들은 취업에 유리한 ‘실용’ 지향 학과들을 신설하는 추세다. 실제로 과거 전문대학에나 있었을 법한 전공학과를 4년제 대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취업 전망에 따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체능대학에 ‘바둑학과’를 두고 있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헬리콥터 조종은 물론 제작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헬리콥터조종학과’, 패션모델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모델과’도 4년제 대학에서 찾을 수 있다. 로봇학부는 차세대 정보기술(IT)산업 분야를 이끌 전략 산업 전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순결가정문화학과, 신발공학과, 얼굴경영학과, 장례지도과, 여가디자인학과 등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는 이색학과가 즐비하다. 대학들이 다양함이 요구되는 ‘교육시장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입시 시즌이면 대학들은 취업률로 자신의 학교를 광고한다. 대학이 ‘상아탑’으로서의 명분을 잃고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취업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장래 희망이나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문 분야를 선택하는 일이다. 재수생 김명순씨는 지난해에 이어 서울 S여자대학교 외식·경영학과에 다시 지원했다. 김씨는 “졸업 후 몇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현장 경험을 쌓은 뒤 나만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외식 창업을 해 볼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포부를 밝혔다. 김씨와 같이 자신의 적성에 알맞은 새로운 삶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청년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맞아 더 이상 대학 졸업장이 취업이나 장래를 보장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성화 학과의 인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이 한달여 남았다. 시험 준비를 하느라 그동안 숨 한번 고르지 않고 달려 왔다면 지금이라도 잠시 걸음을 멈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생각하며 미래를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돈만 챙기는 부실대들… 교수·학생들만 ‘죽을맛’

    이달 초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재정지원 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 제한대학 재학생과 교수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부실대’에 다닌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도 억울한 상황에서 상당수 학교들이 구조개혁에 손을 놓고 있어서다. 전임교원이 없어 매 학기 강사가 바뀌는가 하면 휴강한 채 학생들의 구직 활동에만 매달리는 교수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이어 올해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에까지 포함된 경북 A대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조정으로 학교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A대의 재학생 충원율은 올해 65.1%에 불과하다.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난해 일부 학과를 통폐합해 정원을 줄였지만, 올해 다시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고 정원을 늘렸다. 신설된 학과는 공연뮤지컬학과·실용음악학과·방송연예학과 등 1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재학생 충원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11일 접수를 마감한 2013학년도 1차 수시모집에서 공연뮤지컬학과는 20명 정원에 지원자가 6명, 실용음악학과는 40명 정원에 19명만 지원했다. 낮은 전임교원 확보율도 문제다. 이 대학 특수체육교육학과의 경우 전임교원이 단 한 명이다. 교직 담당 전임교수는 한 명도 없어 모두 시간제 강사가 맡고 있다. A대는 지난해에도 전임교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 무자격 외국인을 교원으로 부당하게 임용했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재학생인 박모(20)씨는 “학교는 쓸데없는 공사에 돈을 쓸 게 아니라 그 돈으로 학생 수업권을 위해 교수들을 뽑아야 한다.”면서 “매 학기 바뀌는 강사들이 제대로 된 수업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올해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경남 B대 역시 “대기발령이나 연수과정을 거치는 간호학과 학생들의 취업률을 고려하지 않아 낙인이 찍혔을 뿐”이라며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다. B대학의 한 학생은 “학생회 차원에서 개선안을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면서 “학교가 개선 의지가 없어 문을 닫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재정지원 제한대학인 경북의 C대학은 학교가 손을 놓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스스로 나서 학교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교수들은 졸업생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지역 산단 등을 찾아 구직활동을 하느라 휴강하는 일도 자주 있다. 교과부는 뚜렷한 개선 의지가 없는 일부 대학들은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재정지원 제한대학에서 벗어난 대학들은 대부분 학교 주도 아래 교수와 학생들이 모두 일치단결한 경우”라면서 “결국 재단과 학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재정지원 제한대학들의 문제는 적립금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사립대 교비회계 누적적립금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제정지원 제한대학인 4년제 대학 23개 중 자료가 있는 19개 대학의 지난해 누적적립금은 5771억원에 달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석사보다 못한 서울대 박사 취업률

    서울대 박사 취업률이 지난해 처음으로 석사 취업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고학력 취업 희망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박사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17일 서울대의 2011년 졸업생 취업·진학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대학원 박사 졸업생의 취업률은 7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진학자, 입대자를 제외한 972명 중 683명이 취업했다. 반면 석사 졸업생의 취업률은 72.5%(1497명 중 1085명)로 박사 취업률을 앞질렀다. 박사 취업률이 석사보다 낮아진 것은 서울대가 석·박사 분리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처음이다. 석사 취업률은 2002년 74.8%, 지난해 72.5%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같은 기간 박사 취업률은 87.9%에서 70.3%로 급락했다. 박사 취업률 하락세는 2009년 83.4%, 2010년 73.0%, 2011년 70.3% 등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박사 학위자들이 주로 가는 곳이 대학이나 기업, 정부기관 부설 연구소인데 불황으로 모두 예산을 줄이는 추세”라면서 “장기적으로 박사 배출 대학 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시의적절한 기획 시리즈 돋보여/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시의적절한 기획 시리즈 돋보여/이갑수 INR 대표

    서울신문을 매일 보면서 눈에 띄는 기사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홍보(PR)를 직업으로 갖고 있는 필자는 과감하고도 창의적인 ‘편집의 미’를 발견할 때 더 큰 즐거움을 얻는다. 특히 촌철살인의 헤드라인들을 볼 때마다 적절한 감탄의 단어들이 쉽게 떠오르지 못할 때가 많다. 최근 다른 매체에서는 소홀히 다루거나 했던 다양한 이슈들을 시의적절하게 기획시리즈로 심층 조명했다. 또 공공정책 분야에 특화된 신문이라고는 하지만 기사의 오디언스(Audience)는 누구인가, 왜 이런 기사를 다루는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는 ‘공공열전 2012’와 같은 기사도 돋보였다. 8월 24일 자 1면 머리기사인 ‘어느 인문학 교수의 자살’을 계기로 3회에 걸쳐 다룬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기사는 답답한 대학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취업률을 대학 평가에 반영한다는 정부 정책을 지적하고, 문제점을 적시했다. 제자 취업에 목을 매는 지방대 교수들의 단편들과 예술대 중심의 대학같이 특성화된 대학들에는 불리하다 할 정도로 대학 특성을 무시한 채 단순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 대학 평가에 반영되는 취업률 20%에 대한 적절성, 취업률의 적용범위, 취업률 산출 시의 문제점과 대안 제시도 적절했다. 덧붙인다면 대학의 역할과 존재라는 본질을 감안할 때, 아무리 이 사회가 취업 만능주의에 빠졌어도 취업률이 과연 대학 평가에 필수 요소인가 하는 점을 큰 틀에서 이슈로 다뤄 줬으면 한다. 평가에서의 취업률 반영 문제가 정부와 대학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열풍에 빠진 요즘 취업률 탓에 인문학 관련 학과가 폐쇄되어 갈 수밖에 없는 이 사회의 모순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농협, 겉도는 신·경 분리 6개월’이라는 3회 시리즈 기사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농협의 문제점과 개혁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사실 일반 국민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이슈인 농협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다. 이 시리즈는 올 3월에 50년 만에 수술대에 올린 농협 조직이 살아나고 있는지, 아직 혼수 상태인지 지난 6개월의 변화를 점검하는 기사였다. 2회의 농협경제지주 관련 기사에서는 농협 계열사들이 농민들의 편이라기보다는 비료값 담합 같은 행위로 오히려 농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지적과 함께 거대 공룡 농협의 복잡한 구조와 시스템에 대해 파고들었다. 농협 금융을 주제로 한 1회에서는 규모, 수익성 면에서 타 경쟁 금융그룹과 비교해 꼴찌만 기록하는 농협금융지주의 현실을 열거하였는데, 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지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점이 아쉽다.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문제는 여전히 사회적 쟁점이다. 지난 8월 20일에 피자가게 주인에게 성폭행당한 서산의 어느 여대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신문은 이틀 뒤부터 5회에 걸쳐 ‘짓밟히는 알바생의 인권’이라는 타이틀로 취급했다. 우선 발빠르게 심층기사로 구성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가장 열악한 노동 현실의 밑바닥에 있는 알바생들의 수당문제·인권문제 등과 제도적 허점들을 지적하고, 전문가가 제시하는 해법으로 마무리 지은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한 가지 사족을 붙여 본다면, 기사 안에서 거론된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들 중 어느 업체는 실명으로 소개되고 어느 브랜드는 “모 업체…”와 같이 비실명으로 거론된 것은 실명 공개 여부의 기준이 무엇이든 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례는 경제면에 매일 보도되는 사진기사 중 일부 기사의 사진 설명에는 해당 기업체나 브랜드가 실명으로 공개된 반면, 또 다른 기사의 사진설명에서는 브랜드가 언급되지 않아 자칫 형평성에서도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
  • 저출산 여파에 초등생수 첫 300만명 이하로 뚝

    저출산 여파에 초등생수 첫 300만명 이하로 뚝

    국내 초등학생수가 10년 연속 감소해 사상 처음으로 3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속적인 저출산의 여파로 1980년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매년 증가하던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은 올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크게 높아졌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위탁해 11일 발표한 ‘2012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기준, 전국 초등학생수는 295만 1995명으로 지난해보다 5.8%(18만 482명) 줄었다. 초등생수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10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중학생수는 지난해보다 3.2%, 고등학생수는 1.2% 줄었다. 전체 초·중·고 재학생수는 677만 1039명으로 지난해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만5세 대상 누리과정이 도입되고 유아교육비 지원 확대 등 복지정책의 영향으로 유치원생은 지난해보다 8.7% 늘어난 61만 374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대학과 전문·교육·산업대·대학원 등을 포함한 전체 고등교육기관 재적학생수는 372만 8802명으로 지난해보다 0.2% 줄었다. 2006년 이후 6년 만의 감소세다. 특히 대학원은 재적학생수 32만 9544명으로 지난해보다 0.1% 줄어드는 등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문대의 감소폭이 4.3%로 가장 컸다. 매년 증가해 온 외국인 유학생수도 올해 처음 3.0% 줄었다. 지난해 사회적 현상으로 떠오른 고졸채용 열풍으로 인해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지난해보다 6.0% 포인트 오른 29.3%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특히 특성화고 졸업자의 취업자 비율은 38.4%로 1년 만에 12.5% 포인트나 올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부 부처 참여형 마이스터고 생긴다

    2014년부터 정부부처가 설립부터 운영과 취업까지 지원하는 마이스터고가 문을 연다. 지역 전략 산업 육성 및 특성화고 학생의 취업률 제고 등 마이스터고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국가 전략산업이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대비한 인재 육성의 핵심 모델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산업 분야를 담당하는 부처들과 협의해 ‘정부부처 참여형 마이스터고’ 선정을 추진키로 하고 시·도 교육청을 통해 24일까지 학교로부터 지정협의 요청서를 받는다고 9일 밝혔다.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을 취지로 2008년 도입된 마이스터고는 졸업 후 100% 취업 및 기술명장 육성을 목표로 하는 고교 단계 직업교육 모델이다.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이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고졸 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상당수 마이스터고에는 기업들의 학생 입도선매가 이뤄지는 등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필요한 인재를 마이스터고 시스템을 통해 부처가 직접 설계해 키워낼 수 있도록 정부부처 참여형 마이스터고를 새롭게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적으로 학교를 설립할 분야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소프트웨어 분야, 농림수산식품부의 축산·원예·식품·종자생명·수산 분야, 국토해양부의 해외 플랜트 건설 등이다. 교과부는 마이스터고 지정·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면, 현장 심의를 거쳐 다음 달 중 최종 선정된 학교를 발표한다. 지정된 학교는 2014년 3월에 개교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구청이 키운 세무통 취업률 84% 달해

    구청 세무회계 강좌 수료생들이 80%를 웃도는 취업률을 보이며 새로운 취업 지원 프로그램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서초구는 ‘서초구 무료 세무회계 교육’ 1~3기 수료생 가운데 취업을 신청한 인원 96명 중 이날까지 80명이 취업에 성공해 취업성공률 84%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교육 수료생 133명 가운데 37명은 질병, 복학, 이사 등을 이유로 취업을 포기했다. 서초구의 세무회계 교육은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10월 구가 서울지방세무사회와 무료 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구가 수강생을 모집하고 강의 장소를 제공하면 세무사회 소속 세무사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무료 강의를 맡아 수강생들을 가르친다. 덕분에 구는 예산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매회 40여명의 세무 전문 인력들을 키워 낼 수 있었다. 강의는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실무 지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재무제표 작성, 소득세, 부가가치세, 전산교육 등 현장에서의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이론과 실습 교육을 병행한다. 서울지방세무사회에서 별도로 편집·제작한 교재를 활용한다. 수료 후에는 구에서 직접 취업 알선을 해 준다. 지난달 실시한 제4기 수강생 모집에서는 50명 정원에 251명이 몰려 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청자의 75%가량이 여성으로 출산·육아를 이유로 경력 단절 여성들이 재취업을 위해 세무 교육을 많이 받는 것으로 구는 파악하고 있다. 4기 교육은 지난 4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다. 일주일 4회, 하루 4시간씩 총 80시간 강의한다. 이영관 세무2과장은 “서울에 있는 약 4300개 세무사 사무실 가운데 서초구에만 630여개나 된다.”며 “교육 대상을 점점 확대해 더 많은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취업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현실 무시한 지표에… 부실대 낙인 피하기 꼼수만”

    “다들 사람을 안 뽑는다고 난리인데, 취업률을 1년에 20% 포인트 넘게 끌어올린 곳이 있다는 점만 봐도 지표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지 않나. 대학 체질개선이 아니라 낙인만 피하려는 꼼수만 난무하고 있는 셈이다.”(서울 A대 관계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재정지원 제한대학 및 학자금대출제한 대학’ 선정결과를 놓고 대학가에 후폭풍이 거세다. 선정된 대학은 신입생 모집과 학교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줄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고, 나머지 대학들은 내년이 걱정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지표가 객관성을 강조한 나머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울상이다. 올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된 세종대 관계자는 “상대평가와 지표의 불합리한 조합으로 부실대학 취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락 면하려 기업과 협약 소문도 국민대 측도 “서울권 대학의 경우 재학생 충원율은 모두 100%를 웃돌고, 장학금 지급률이나 전임교원확보율은 5% 포인트 사이에 10여개 이상의 대학들이 몰려있다.”면서 “뚜렷하게 나을 것이 없는 대학들이 복불복 게임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상대평가 방식인 만큼 지난해 선정됐던 대학이 일부 지표를 끌어올리면 곧바로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이 낙인을 이어받게 되는 것이다. ●전임교원 확보율도 불균형 논란 상명대와 원광대 등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올해 탈출한 대학들의 취업률 상승폭은 비정상적이다. 원광대는 66.8%로 대형대학 중 무려 2위를 차지했고, 상명대는 44.6%에서 66.3%로, 경성대는 47.4%에서 65%까지 높아졌다. 이 대학들은 “학교 구성원이 모두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하지만, 대학가에서는 기업과의 단기채용 협약 등 꼼수가 동원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서울 B대 관계자는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국민대, 세종대가 학교차원에서 취업률을 끌어올릴 게 뻔한 만큼, 다른 대학들도 그 이상 올려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전임교원 확보율 역시 논란거리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학교별 차이보다는 학과별 차이가 큰 항목이다. 예를 들어 서울소재 C대의 경우 불문과의 전임교원 확보율은 150%이지만, 영문과는 45% 수준이다. 물리학과는 200%이지만 화공생명공학부는 50%에 불과하다. 전체 평균을 낼 경우 전임교원 확보율은 높지만, 개별 학과별로 따질 경우 교육의 질이 동등하다고 볼 수 없다. C대 측은 “과별 불균형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교과부측은 “현실적으로 가장 객관화된 지표인데다, 매년 꾸준히 보완하고 있다.”면서 “개혁의지가 있는 학교들의 개선효과가 입증된 만큼 구조조정에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취업률 95%’ 울산마이스터高 106명 대기업에

    올해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하는 울산마이스터고교의 3학년 취업률이 94.6%를 기록, 100%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마이스터고 3학년 112명 가운데 106명이 대기업 등에 취업을 확정했다. 기업별로는 풍산 20명, 한국수력원자력 12명, 삼성전기 11명, 한화케미칼 9명, 현대중공업 7명, 고려아연 7명, 삼성전자 1명 등이다. 또 2학년 117명 중 21.4%인 24명이 현대자동차와 한화케미칼, 삼성전자 등에 취업을 확정했다. 학교 측은 이달 중 한국수력원자력, 고려아연, LS-Nikko 동제련 등과 2학년을 위한 취업협약을 하는 등 재학생의 취업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는 대기업과 취업약정을 맺고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취업 약정반 학생들은 해당 기업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과정과 실무교육을 받게 된다. 또 학생들은 수업료 면제, 기숙사 생활, 무료 방과후교육, 해외연수 등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사설] 정교한 대학평가로 구조개혁 뒷말 없어야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정부재정지원 제한을 받는 43개 대학을 추려 발표했다. 수도권 대학도 포함돼 있어 대학 구조조정은 예외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가운데 13개 대학은 학자금 대출 제한까지 받는다. 337개 대학(4년제 198개교, 전문대 139개교)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교육성과, 교육여건 등이 하위 15%에 포함된 곳들이다. 이들 대학은 앞으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실시해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정부 지원을 지렛대로 한 대학구조개혁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46개 대학 중 절반인 23개교가 자구노력을 통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의 멍에를 벗었다. 원광대와 목원대는 입학정원을 각각 10.3%, 16.9% 감축하고 11개 학과와 3개 학과를 통폐합했다. 대학에 맡겼으면 내부 구성원의 반발과 갈등으로 엄두도 못냈을 정원 감축, 학과 구조조정 등이 이루어진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을 중심으로 현지실사를 거쳐 12월 경영부실대학을 지정하는 등 구조조정을 유도할 예정이다. 대학 구조조정은 학령인구가 변화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012학년도 67만명인 고졸자는 2024년에는 41만명으로 39% 감소한다.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올해의 대입정원(58만명)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불과 6년 뒤인 2018년에는 고교졸업자가 57만 9000명으로 떨어져 대입정원을 밑돌게 된다. 대학구조조정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평가방식을 어떻게 정교하게 마련해 대학 구조조정을 둘러싼 잡음을 최소화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대학에서 취업률 산정방식을 놓고 불만을 제기해 일부 보완이 이루어졌지만 대학들이 만족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취업률(20%)과 재학생충원율 (30%)이 전체 배점의 절반을 차지해 가장 많다. 그러나 예체능계, 종교계, 인문학과가 많은 대학은 이러한 잣대가 불리하다. 학과 통폐합에 인문학과가 표적이 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대학 여건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평가방식을 개발해 대학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대학 구조조정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 세종·국민대 등 43곳 정부 재정지원 제한된다

    세종·국민대 등 43곳 정부 재정지원 제한된다

    국민대·세종대 등 43개 대학(전문대 포함)이 2013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됐다. 가야대·경주대 등 13곳은 학자금 대출 제한까지 받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1일 대학구조개혁위원회와 학자금대출제도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3학년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및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정부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살생부’ 방식의 평가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교과부는 이날 선정된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을 중심으로 10~11월 중 현지실사를 거쳐 12월 경영부실대학을 지정, 컨설팅을 거쳐 학과 통폐합, 교육여건 개선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 전체 337개 대학(대학 198·전문대 139) 중 43개교가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대학 23·전문대 20)에 포함됐다. 이 중 13개교는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대학 7·전문대 6)으로 분류됐다. 재정지원 제한대학을 소재지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 대학이 9개, 지방대가 34개이다. 올해 신규 지정된 재정지원 제한대학 30개교 중 24개교는 지난해에도 하위 30%에 속했던 곳들이다. 또 취업률 허위공시가 적발된 동국대(경주)·서정대·장안대·대경대 등 4곳은 하위 15% 여부와 상관없이 재정지원제한에 포함됐다. 앞으로 이 대학들은 내년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신청 자격에 제한을 받을 뿐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의 정원도 증원하지 못한다.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은 여기에 더해 신입생 학자금 대출에서도 제한을 받는다. 재정지원 제한대학의 수시모집 등에 이미 지원한 수험생은 불이익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 지난해 평가에서 살생부에 오른 17개 대학 중 지금까지 명신대·성화대·건동대·벽성대·선교청대 등 5개 대학이 강제 또는 자진 폐쇄했다. 교과부가 발표한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및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평가는 큰 틀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육성과(취업률·재학생 충원율), 교육여건(전임교원 확보율·교육비 환원율·장학금 지급률·등록금·법인지표), 교육과정(학사관리) 등 모두 8개 지표가 적용됐다. 이 중 재학생 충원율(30%)과 취업률(20%)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일부 지표는 적용 기준이 수정되기도 했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전임교원확보율 반영 비율이 5%에서 7.5%로 늘었고, 교육비 환원율은 10%에서 7.5%로 줄었다. 학생의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에 대한 대학별 상환 정도를 나타내는 상환율 지표는 지난해까지 10% 반영됐지만 올해 평가에서는 제외됐다. 이 밖에 법인의 대학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법인전입금비율·법정부담금 부담률 등 법인지표가 새롭게 반영됐다. 전문대는 평가 가중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았던 재학생 충원율 지표를 지난해 40%에서 올해 4년제 대학과 동일하게 30%로 낮췄고, 대신 전임교원 확보율과 교육비 환원율, 등록금 부담 완화 지표를 각 2.5%씩 올렸다. 이 밖에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예체능계 대학은 평가 참여 여부를 대학이 결정하도록 했고, 예체능계 졸업생은 프리랜서도 취업자로 인정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처음 시도한 돈줄 끊기 카드인 ‘재정카드’가 사립대의 방만한 운영 개선 및 구조조정에 상당한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됐다가 올해 제외된 대학들은 눈물겨운 ‘다이어트’를 거쳤다. 대부분 ‘지표 맞춤형’으로 학교 시스템을 바꾸고, 수치 끌어올리기에 애썼다. 특히 각 대학별 취업률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목원대는 지난해 40.1%였던 취업률이 56.8%로, 상명대는 44.6%에서 66.3%로 급상승하는 등 웬만한 상위권대 수준까지 높였다. 상명대 관계자는 “예체능계 학생이 많아 취업률 지표에서 상대적 불이익이 있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제자들의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자리를 알아보고 독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평가지표·방식 문제… 수시 악영향 우려”

    교육과학기술부가 ‘부실대학’으로 평가한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명단이 발표된 31일 대학가는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해당 대학들은 충격에 빠졌고, 가까스로 명단에서 빠진 대학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명단에 포함된 대학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수시모집에 따른 대책과 향후 대학운영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느라 바쁜 모습들이었다. 특히 국민대, 세종대 등 서울 소재 대학들은 이미지 추락을 우려, “평가지표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대 측은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된 수도권 4년제 대학들이 불과 1년 만에 최하위권에서 단번에 최상위권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보아 평가가 합리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은 아니므로 교수들이 외부에서 지원받는 개인 연구비와 현재 진행 중인 다년도 재정지원 사업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내년 신입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국가장학금에 대해서는 전액 교내 장학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대는 각 대학의 특성과 취업률 부풀리기 꼼수를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취업률 통계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세종대는 “예체능계를 제외한 우리 대학의 취업률은 62.6%로 수도권 대학 중 상위권에 해당한다.”면서 “예체능계 비율이 높은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내취업 인정 범위에 상한선을 두거나 아예 취업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지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업률을 허위로 공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지정된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지난해 인턴프로그램에 참가한 취업자들의 근태를 명확히 확인하지 못해 공시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면서 “8개 평가지표가 모두 우수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교과부 감사에서 지적받은 취업률 공시를 더 정확히 하도록 내부 관리 체제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들은 이번 평가가 현재 진행 중인 수시모집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세종대 관계자는 “올해 수시지원 기회가 6번으로 제한돼 비슷한 점수대의 대학들과 경쟁이 치열한데 학생들이 지원을 주저할까 걱정”이라면서 “다양한 경로로 수험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하)해법은 없나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하)해법은 없나

    “객관성을 확보한다며 여러 가지 지표를 만든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제한 및 구조조정 수단으로 적용하는 대학 평가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물론 대학에 대한 정부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제재가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1960년대 후반 프랑스와 독일은 정부가 일반대학 입학인원을 일괄 선발해 각 대학에 할당하는 방식의 대학평준화를 시도했다. 일본은 2000년 478개교였던 사립대가 2010년 597개교로 급증하자 2006년부터 사립대 지원금 총액을 매년 1% 일괄 감축하기 시작했다. 또 일반보조금 대폭 삭감에 이어 2008년부터는 특별보조금도 동결했다. 특히 2007년부터는 정원이 미달된 학부나 학과가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일반보조금 삭감률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의 정부 지원금이 크게 줄어 경쟁력이 낮은 대학들의 파산 및 폐교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가 적용한 기준이 바로 교과부의 대학평가 지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학생 충원율’(30%)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기에 취업률(20%) 등 다양한 지표를 복합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구조적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취업률을 지표화해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선진국 중에서 취업률을 대학 구조조정의 핵심 지표로 삼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글로벌 평가기관들이 매년 내놓는 세계 대학평가에서도 ‘취업률’은 반영하지 않는다. 대학이 ‘취업 준비기관’이 아닌 ‘학문의 전당’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적용하는 취업률 상대평가 방식은 통계의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 4년제 대학 남자 졸업생의 취업률은 58.68%, 여자 취업률은 50.01%로 큰 차이가 있다. 지역별로도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취업률은 55.61%로 지방대 취업률 53.78%보다 높지만 경기·인천지역 대학의 취업률은 53.29%로 다른 지방대보다도 낮다. 서울소재 대학의 남자취업률은 64.43%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경기·인천지역 대학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이 지역이 남성 근로자 수요가 많은 항만이나 중공업 중심지로 여성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현저히 낮아, 전체 평균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감안하지 않고, 동등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결국 여대는 남녀공학에 비해 평가가 낮을 수밖에 없고, 지역대학들은 서울권 대학들에 비해 기본적으로 낮은 취업률을 더 많이 끌어올려야 하는 불공정 게임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여인권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는 “취업률 자체를 지표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스포츠에서 성별과 체급을 나누어 경기를 하는 것처럼 취업률도 최소한의 현실을 반영하는 공정한 척도가 돼야 한다.”면서 “지역과 규모로 대학을 나눈 뒤 성별로 취업률 평균과 표준편차를 계산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 훨씬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취업률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대학을 교육적 관점이 아닌 시장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것으로, 대학의 취업학원화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대학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사립대 지원금을 대폭 줄여 확보한 재원을 대학의 교육개혁과 활성화 등에 투입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중) 취업률의 맹점

    “우리 대학의 핵심인 의대·치대·한의대가 통계의 왜곡을 가져오는 주요인이라며 제외한 것이 결정적이었죠. 이런 지표를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취업률이 낮은 종합대학의 순수학문 관련 학과를 없애라고 정부가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원광대 관계자) 원광대와 상명대는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포함됐다. 전북권 사립대의 맹주를 자처하던 원광대와 서울시내 중위권 대학으로 분류되던 상명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연간 40억~50억원에 이르는 교육역량강화 사업비를 못 받는 것은 물론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60~7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진 만큼 동문들의 비난도 거셌다. 이들 대학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취업률’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학사관리·교육과정 ▲등록금 부담 완화 ▲장학금 지급률 ▲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법인지표 등 8가지 항목을 대학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중 취업률(20%)과 재학생 충원율(30%)의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대학의 학과 구성 등은 따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해 하위 15%를 선발한다. 특정 지역에 하위권 대학들이 몰릴 경우에만 순위를 조정한다. 상명대는 예체능계 학과가 많아 취업률 지표에서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추계예대 역시 예체능계를 감안하지 않은 취업률 지표에 불만을 갖고 있다. 원광대는 취업률이 90%에 육박하는 의료계열 학과가 취업률 지표에서 제외된 점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의료계열 학과가 있는 학교가 소수라는 이유로 이들 계열을 지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부가 학교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하면서 대학가에는 구조개편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원광대는 올해 취업률 하위 학과를 폐지하고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한국문화학과·독일문학 언어전공·프랑스문화 언어전공·정치외교학·인문사회자율전공학부·자연과학자율전공학부 등 6개 학과가 대상이다. 대부분 기초학문과 사회과학에 집중됐다. 철학과는 2년간 폐지 유예, 국악과 음악은 음악과로 통폐합했고 미술 계열도 모두 합쳐졌다. 지난해 부실대학이었던 서원대도 연극영화과·화예디자인과·컴퓨터교육과·음악학과·미술학과 등 취업률이 낮은 학과들을 일괄적으로 폐지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부실대학이 아닌 대학들로 확대되는 추세다. 배재대·동아대·경인여대·계명대·청주대 등이 이미 올해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북의 A대 관계자는 “결국 지표에서 불리한 학과들을 선제적으로 쳐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정부가 무리한 지표를 내세워 대학 구조조정을 강제하고 있다며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절대적인 취업률을 적용하기보다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내놓은 뒤 대학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개선 여부를 따지는 ‘정성적 평가’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도의 B대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지방대의 취업 여건을 개선하면서 대학들의 취업률 높이기를 독려하는 것이 상식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적성 살려 진로 조기에 정하자” ‘先취업 後진학’ 전형 인기

    무조건적인 대학진학보다는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일찌감치 진로를 정하는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도 ‘선취업 후진학’과 관련한 전형이 수험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특성화고 취업률 상승 반영 지난 16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한 2013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많은 대학이 재직자 특별전형을 신설하거나 모집인원을 늘리는 등 후진학 열풍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경남의 창원대는 올해 수시모집 특별전형 가운데 ‘선취업 후진학 전형’을 개설해 특성화고 졸업자 가운데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갖춘 재직자를 선발하고 있다. 모집인원은 산업경영학과 30명, 메카융합학과 22명 등 모두 75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경기과학기술대도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인 ‘2012 경기인재트랙’을 마련해 특성화고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동시에 인근 안산공고와 경기자동차과학고 등 고교를 상대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올해 서울지역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2004년 이후 8년 만에 40%를 넘어서는 등 고졸 취업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서울지역 특성화고 1학년 14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특성화고 진학 이유로 ‘취업’을 꼽은 학생은 지난해 14.7%에 비해 28.7%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대학진학’을 이유로 답한 학생은 작년 26.1%에서 올해 14.8%로 내려갔다. ●사이버大 지원도 작년比 배 이상 증가 선취업 후진학의 열풍은 사이버대학 입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뒤 직장을 잡은 학생들이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이버대를 찾은 것이다. 지난 2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경희사이버대의 경우 올해 입시에서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나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20세 전후의 지원자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6%에 그쳤던 19~20세 지원자가 올해 전체의 13.4%까지 증가했다. 19세 이하 지원자의 비중으로만 보면 지난해 3%에서 올해 8.5%로 2배 정도 상승했다. 이 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선취업 후진학 제도에 힘입어 취업과 진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대학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선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경험한 뒤 학교를 찾거나 일과 학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학생들이 사이버대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교수가 자살할 정도면/최용규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교수가 자살할 정도면/최용규 사회2부장

    벌건 대낮에 막걸리병을 싸 들고 집에 들어가는 염 교수의 심정은 어땠을까. 세 병이나 들고 아파트 방문을 열었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두 병을 비웠다. 손님이 온 것도 아닌데 혼자 마시겠다고 막걸리 세 병을 사 간 것부터가 예삿일은 아니었다. 크게 취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승과 하직할 자신이 없었나 보다. 염 교수는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그의 죽음은 그가 의도했든 안 했든 큰 파장을 몰고왔다. 염 교수는 꾹꾹 눌러 참아왔고, 부인에게조차 말 못할 참담함을 자신을 버리는 식으로 표현했다. 이 시대 지방대학의 교수가 처한 비참한 현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고발한 것이다. 재앙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교수확보율을 들이대며 대학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을 때부터 예견됐다. “이러다 큰일 나지, 사람 잡지.” 하는 우려가 염 교수 사건으로 현실화됐을 뿐이다. 이런, 사람 잡는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염 교수는 줄을 섰다고 봐야 한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 할 것 없이 걱정했을 법할 일을 이 장관이 몰랐을 리 없다. 몰랐다면 장관 자격이 없다. 대통령이 큰 감투를 주겠다고 해도 덥석 받을 일이 아니다. 알았다면 이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다.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대학이라는 게 무엇을 하는 곳인가. 또 대학교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취업률을 가지고 대학 서열을 매기는 나라는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없다. 미국도 그렇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잣대로 대학을 후려친다. 대학이 뭐하는 덴가. 교육과 연구가 본령이다. 미래의 가치를 만드는 곳이 바로 대학이다. 이것이 고루하고 한심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대학이 그랬고 현재의 대학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대학의 가치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못하게 한다는 말이 더 정확하고 솔직하다. 입학할 때부터 이런저런 것 해야 취업하기 좋다 이런 식이다. 이 같은 풍토에선 미래가 있을 리 없다. 미래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꿈이다. 염 교수는 어떤 사람인가. 서예 하고 한문학 하는 교수다. 제대로 정신이 박혔다면 조선시대 선비정신을 계승했다고 봐야 한다. 고지식한 것은 당연하다. 현란하지 못하고, 능글능글한 웃음도 없을 터. 취업기술자보다는 백면서생 쪽에 훨씬 가까웠을 그다. 그런 그가 취업률 압박에 시달렸다면 정체성 혼란이 오는 것은 필연이다. 대학교수란 도대체 뭔가라는 실존적 고민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이런 정체성 혼란이 교수 승진과 생존권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의 정신은 피폐해지고, 삶은 퍽퍽했을 것이다. 대학교수가 취업을 시키는 사람인가. 아니다. 굳이 취업과 연관시킨다면 취업을 준비시키는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논문 한 편 더 쓸 게 아니라 한 명이라도 더 취업시키라고 죈다면 이게 정상이겠는가. 대학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짓이다. 언론에 터져나오는 지방대 교수의 현실을 보면 초등학교 교사만도 못하다는 자탄이 틀린 소리도 아니다. 교육과 연구는 뒷전에 밀렸다. 취업을 못 시키면 교수직 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이런 가공할 공포는 다름 아닌 정부가 조성했다. 교과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 대출제한대학이라는 낙인은 대학의 본령인 연구와 교육을 박탈했다. 주홍글씨가 새겨진 대학에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는 원서를 넣을 리 없다. 도중만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 국립 타이완 사범대에서 석사, 베이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실력 있는 역사학자다. 그 역시 “얼마 전부터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말은 충격적이다. 현 정권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그의 탄식은 비단 도 교수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 교수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이쯤 되면 대학에 대한 교육권력의 폭력이 도를 넘은 것이다. 가정사나 치정문제도 아니고 대학교수가 자살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지 않은가. ykchoi@seoul.co.kr
  • 서울대 취업률로 본 취업 사회학

    서울대 취업률로 본 취업 사회학

    서울대생의 졸업 후 취업 판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국가고시나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경향이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일반 취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이력서 쓰기와 면접 대비 강좌를 마련하는 등 서울대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취업률’ 높이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2012년 서울대 졸업생의 순수 취업률은 61.0%. 5년 전에 비해 15.9% 포인트나 높아졌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연구와 학문을 중시해 온 서울대에서도 학생들의 ‘취업’이 최우선 과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26일 서울대경력개발센터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올 2월에 졸업한 서울대 학부 졸업생 3466명 중 진학자와 군입대자, 외국인 유학생 등을 제외한 2382명 가운데 취업자는 1453명으로 전년보다 1.2% 포인트가 높아진 61.0%를 기록했다. 5년 전 45.1%였던 취업률에 비하면 크게 상승했다. 특히 인문대는 57.9%의 취업률을 보여 5년 전 24%에 불과하던 것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그만큼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학생들이 많아졌음을 뜻한다. 서울대의 변화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예년에 비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국가고시에 합격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진 데다 대학원에 진학해도 졸업 후 교수나 연구원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이 이런 변화를 이끈 주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박건정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연구원은 “예전에는 고시 준비를 하거나 진학을 준비하는 주변 친구들의 영향도 있었고 본인의 의지보다는 가족의 권유로 고시나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고시를 준비하더라도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하다가 안 되면 취업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학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서울대경력개발센터 소장은 “과거에는 서울대 하면 고시나 교수로 직결되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 변화에 맞춰 서울대생도 발전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에 지원해 능력을 살리는 등 일반 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추이를 설명했다. 계속되는 고용 한파 때문에 서울대 출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서울대생이 마주한 새로운 현실이다. 실제 ‘서울대 출신 모셔 가기’ 열풍은 사그라진 지 오래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서울대 졸업자들에게 취업 과정에서 가산점을 주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어느 대학 출신이냐보다 됨됨이나 역량과 재능, 직장에서 잘 융합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전했다. 출신 대학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점차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대생들 사이에서도 취업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어진(26)씨는 “서울대라 취업하기 쉽겠다는 말을 듣지만 취업 준비생의 압박은 서울대나 다른 대학이나 똑같다.”면서 “학내외에서 취업 스터디를 2개나 하고 있고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해 올해만 다섯번 시험을 봤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상)지방대 교수의 비애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상)지방대 교수의 비애

    “총장한테 불려갔다 나오면 당장 교수질을 때려치우고 싶은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충청권 모 대학 A교수는 26일 “총장실 벽에 막대그래프로 학과별 취업률이 그려져 있는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이같이 털어놨다. 취업률이 낮아 매일같이 불려가면 총장은 “학과를 구조조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도 학과가 폐지되면 장담할 수 없다. A교수는 “오너가 있는 사립대는 정말 쫓겨날 수도 있어 취업률을 높이는 데 목을 맬 수밖에 없다.”며 “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내 한 해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교수들 심정은 어떻겠느냐.”며 혀를 찼다. 낮은 학생 취업률 등을 고민하다 자살한 대전 Y(57·서예한문학과) 교수가 몸담았던 대학은 지난해 9월 ‘정부의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뒤 교수를 대상으로 취업 성과급제를 전격 도입했다. 올 신학기부터 학생 1명을 교수 자신의 힘으로 취직시키면 50만원을 지급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대학을 평가할 때 전체 평점 중 취업률이 20%를 차지하는데 대학에서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느냐.”고 난감해했다. 지방대 교수들이 ‘취업 세일즈맨’으로 전락한 지는 오래됐다. 총장실에 불려갔다 온 교수들은 기업을 찾아가 제자들의 취직을 눈물로 호소한다. A교수는 “공부만 해 온 교수들이 무슨 인맥이 있겠느냐. 취업 세일즈를 계속 하다 보면 자존심 센 교수들은 갑자기 ‘멘붕’에 빠지고 만다.”고 전했다. 이 대학 교수 몇명은 최근 이런 이유로 학교를 떠났다. 대전 모 사립대 이공계열 학부의 B(45)교수는 “대전의 공단부터 충남 당진, 충북 오송까지 안 다녀 본 곳이 없다.”며 “보따리장수가 된 기분까지 들 정도”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같은 대학 C(44)교수는 “취업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세미나나 연구 발표회보다는 기업체를 찾아다니다 다른 대학 교수를 처음 만나 인사할 때도 있다.”면서 “서로 웃으며 악수하지만 얼마나 쑥스러운지 모른다.”고 푸념했다. 대구 모 대학의 이모(58) 교수는 최근 서울의 중견 기업체를 다녀왔다. 이 기업 인사담당자인 제자에게 학생들의 취업을 부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 경기가 어려워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는 대답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이 교수는 다음 주에도 경북 경산의 자동차 부품 공장을 찾아가 제자들의 취업을 부탁할 작정이다. 이 교수는 “취업률로 학과를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각 학과에 보내 모든 교수가 볼 수 있게 한다.”면서 “취업률로 평가하다 보니 교수들이 일년 내내 학생 취업에 매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름 없는 지방대일수록 교수들의 취업률 높이기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광주의 모 대학 교수는 “대학 홈페이지에 학과별 취업률을 공시하다 보니 취업률이 낮은 학과 교수들은 취업 목표율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체 방문 등의 각종 허드렛일에 매달리면서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받는다.”면서 “취업률이 오르지 않으면 학과가 폐지되거나 연봉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취업률 높이기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학과 및 교수별로 취업 인원을 할당하고 목표에 미달하는 교수에게는 성과급을 적게 주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대학도 여럿이다. 모 대학 총장은 취업률이 낮은 학과의 교수를 불러 이른바 ‘조인트’까지 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취업 문제는 경기와 기업이 살아야 뒤따르는 것인데 이를 해결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취업률을 잣대로 대학을 난도질하고 이것이 먹이사슬처럼 대학을 거쳐 아래로 흐르면서 교수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수들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취업률이 오르지 않으면 상당수 지방대는 4대 보험만 되는 회사라면 업체를 가리지 않고 ‘가짜 취직’을 시키는 편법을 써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실제 취직이 안 됐는데도 보험료를 대납해 주는 식이다. 몇몇 대학은 겸임교수를 뽑을 때 아예 대놓고 “몇 명이나 취직시킬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겸임교수로 중소기업 사장이나 인맥이 좋은 직장인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은 또 학과별로 1명씩만 두게 돼 있는 조교를 ‘인턴조교’란 명목으로 2~3명씩 더 둬 취업률을 높이는 수법을 쓰고 있다. 지방대 교수들은 신입생 모집에도 내몰리고 있다. 대전의 모 대학 학과는 교수 숫자대로 권역을 나눈 뒤 고교를 찾아가 신입생 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 3 담임교사에게 “학생들 좀 보내 달라.”고 머리를 조아린다. 이 대학 D교수는 “어떤 때는 술집에 있던 고 3 담임교사가 불러내 술값을 대신 내준 적도 있다.”면서 “이럴 때는 너무 처참해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충남 모 대학 총장이 교수들에게 버젓이 “너희가 가르칠 ×은 너희가 데려오라.”고 했다는 말은 지금도 이 바닥에서 전설(?)처럼 떠돈다. 대전의 모 대학 E교수는 “대학이 교수들의 취업 달성률을 공개하면서 망신을 주는 마당에 교수로서의 명예와 체신을 무슨 수로 지킬 수 있겠느냐.”면서 “교수들이 신입생을 충원하고 졸업생을 취직시키느라 수업에 열정을 쏟을 시간이 없다. 강의는 오래전부터 뒷전이 됐다.”고 자조했다. 대구 한찬규·광주 최치봉·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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