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취업난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청원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로봇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만화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금융위원회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32
  • [12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사傳(KBS1 오후 8시10분) 우리 역사상 최초의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를 만든 장영실. 실력 하나로 부산 관소속 노비 출신에서 종3품 대호군에 오르기까지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가마사건으로 파직된 후 그의 삶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최고의 과학자로 존경받던 한 사람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 까닭은 무엇일까?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어려운 취업난 속에 점점 퇴색해버린 대학생 농촌활동. 하지만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무섭게 농촌으로 발길을 향한 이들이 있다. 흙에서 흘리는 땀방울로 노동의 가치를 배워나가는 44명의 젊은이들. 일손 부족, 한·미 FTA 등으로 어려워진 농촌을 돕는 대학생들의 여름 ‘농활’, 그 72시간을 담아본다.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은아는 진규의 바람을 확신하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괴롭기만 하다. 친구들과 함께 초대받아 안여사네 집을 방문한 충복은 잘나지도 못하고 아무 것도 해 줄 게 없는 자신의 처지에 마음이 서글퍼진다. 한편, 은아는 아무 것도 모르고 회사에서 돌아온 진규를 쏘아보다 따귀를 한대 때려 버린다. ●TV속의 TV(MBC 오전 11시) 15년째 일요일 낮시간의 즐거움을 책임져온 영화정보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 다양한 코너들로 영화의 재미와 정보까지 함께 담아내고 있는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TV 시간여행’에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각종 선발대회를 통해 그 시절 우리들 삶의 모습을 되짚어본다. ●달콤한 인생(MBC 오후 10시35분) 준수는 성구의 죽음에 괴로워하면서도 박병식 형사의 추궁에는 꿋꿋하게 맞선다. 동원은 혜진에게 아이들을 데려다 주면서 함께 살라고 한다. 혜진은 갑작스러운 남편의 태도가 당황스럽고 감당하기가 어렵다. 준수를 향한 감정이 짙어질수록 혜진은 남편과의 거리감을 더 느낀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개그맨, 가수, 연기, 공연 연출까지 아우르는 만능 엔터테이너 표인봉. 미녀 개그맨으로 알려진 아내 유정화와 아빠를 꼭 닮은 딸 바하와 함께 살고 있는 보금자리를 찾아간다. 최근 공연연출가로 변신한 그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뮤지컬 ‘재너두’의 연습현장, 세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건강식, 웰빙 밥상 등도 공개한다. ●가족극장〈시끌벅적마을의 아이들〉(EBS 오후 2시30분) 리사는 두 명의 오빠 라세, 부세와 함께 농장에 살며 윗농장의 브리타, 안나 자매 그리고 아랫농장의 올레, 샤스틴과 친형제처럼 지낸다. 아이들은 방학을 맞아 신나게 뛰어놀 생각에 행복에 젖는다. 꼬마 샤스틴을 제외한 여섯명의 아이들에게는 마을 구석구석이 모두 신나는 놀이터이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음식을 씹고 소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28개의 치아. 얼굴 전체의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쳐 치아교정 인구가 10년새 3배 이상 급증했다. 현대인의 잦은 인스턴트 식품 섭취로 인해 치아기능이 떨어지고 턱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 다양한 치아 모양과 턱 교정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美쇠고기 고시 이후] 정정길 실장 “경제난이 촛불 확산 불러”

    [美쇠고기 고시 이후] 정정길 실장 “경제난이 촛불 확산 불러”

    청와대 2기 참모진을 이끌 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이 총리 중심의 국정 운영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26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정은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책임을 지고 해나가는 게 옳다.”면서 “앞으로 국정의 전면에 총리와 내각이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신문 6월21일자 1면 참조) 대통령리더십이 전공인 정 실장은 그러면서 청와대 비서진에 대해 ‘그림자론’을 내놓았다. “청와대 수석이 말하는 것은 곧 대통령의 뜻으로 여겨지는데 수석은 책임을 지지 않는 자리이고, 그래서 인사청문회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면서 “말 그대로 대통령 비서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쇠고기 파동을 맞아)워낙 경황이 없다보니 ‘빨리 모여라, 대책을 세우자.’고 하면서 이 대통령이 자주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가 됐다.”면서 “그러나 원래는 총리가 나서는 게 맞고 앞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쇠고기 정국 이후 이 대통령의 노출 빈도가 지금까지보다 줄어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촛불 시위의 확산 배경과 관련, 정 실장은 “경제적 어려움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물가는 오르고,50대 이상은 구조조정으로,20대는 취업난으로 이 사회에 대한 불만들이 각자 잠재돼 있다.”면서 “쇠고기 문제가 터지면서 그동안 바닥에 팽배해 있던 이런 사회적 불만요인들이 한꺼번에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정 실장은 “솔직히 경제가 쉽지 않고,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같은 사회적 불안요소에 따라 언제든 제2, 제3의 쇠고기 파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정 실장은 소통도 강조했다.“청와대 수석들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면서 “저도 앞으로 기자들과도 자주 만나고 등산도 하는 등 소통을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는 “6·3시위 때 처음 알았으나 한동안 보지 못하다 80년대 이후 6·3동지회 모임을 하면서 1년에 한두차례씩 만났다.”면서 “모임에 나와서도 이 대통령은 2차까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바빠서 먼저 가야 한다.’며 자리를 뜨곤 했다.”고 소개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간호사 탄생 100년’ 대한간호협 신경림 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간호사 탄생 100년’ 대한간호협 신경림 회장

    환자와 간호사, 흔히 애증의 대상이라고도 한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건강하든 안하든 적어도 한번 이상 간호사와 만난다.‘응애∼’ 하고 세상에 태어날 때에도 간호사의 손길이 먼저 닿고 성인이 되어 건강진단을 받을 때에도 그렇다. 어디 이뿐이랴. 질병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경우, 환자가 의사를 볼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단 2∼3분이라면 간호사는 24시간 만나게 된다. 하루종일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는 간호사에게 무엇이든 다 해달라며 의지하게 된다. 간호사는 이런 환자를 짜증보다는 사랑으로 보살펴야 한다. 미우나 고우나,“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라는 나이팅게일 선서처럼…. 최근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과 함께 직장인(자영업자 포함) 1158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전문직으로 이·전직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던 것. 결과, 전체의 58.2%가 전문직으로의 진출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희망 전문직 분야는 공무원(17.7%)이 1순위, 그 다음 IT(14.4%), 부동산(13.4%), 재무·회계(8.5%), 금융(8.0%), 레저(6.7%), 간호사(5.8%) 등이 상위에 올랐다. 법률 분야인 경우 2.5%에 그쳤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간호사.‘백의의 천사’로 불리며 한때는 여학생들 대부분이 꿈을 꾸었던 선망의 대상이었다.1960∼70년대 산업발전의 역군이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박봉과 힘든 근무여건 등으로 차츰 인기도가 떨어졌다. 병원마다 간호사 부족현상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 매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실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최근들어 의료소송 매니저, 보험심사, 항공전문, 보건교사 등으로의 영역확대가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될 경우 정년에 관계없이 일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분야의 간호사 창업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올해로 ‘근대 간호사 탄생 100년’을 맞는다. 우리나라에서 ‘간호(nursing)’라는 어휘는 1903년 보구녀관(保求女館)에 ‘간호부 양성소’가 국내 처음 개설되면서 사용됐다. 서울 정동에 있던 보구녀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전용 병원으로 이화여대병원의 전신이다. 여의사 하워드(Miss Meta Howard)와 여러 선교사 등이 조선시대의 남녀 차별 관습을 보고 ‘여성병원’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했고 명성황후가 1887년 ‘보구녀관’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간호부 양성소가 설치된 지 5년 만인 1908년 11월 5일 마침내 서양식 교육 시스템에 의해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김마다(金瑪多)와 이그레이스 두 사람,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사’로 기록된다. 지난 100년 동안 명칭도 몇번 바뀌었다.1907년 서울대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에도 간호부 양성소가 설치됐는데 보구녀관처럼 역시 ‘간호부(看護婦)’라고 칭했다.8·15광복 이후에는 ‘간호원(看護員)’이라 하다가 1987년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간호사(看護師)’라고 부르게 됐다. 여성을 뜻하는 ‘부(婦)’를 ‘원(員)’으로 바꾸면서 남녀의 성(性)을 허물었고 다시 ‘모범이 되어 남을 이끈다’는 사람, 즉 ‘선생’이란 뜻을 넣어 ‘사(師)’가 됐다. 오늘날 전국에는 25만 간호사들이 ‘백의 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남자 간호사는 500여명.‘간호사 100년’을 맞아 대한간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신경림(54) 이화여대 교수를 만났다. 신 회장은 이화여대 간호학과를 나와 1976년부터 15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현장 간호사로 활동하다가 1992년부터 대학 강단에 섰다. 지난 3월 대한간호협회 회장에 선출됐으며 한국간호평가원 이사장과 대한간호복지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 근대 간호사 탄생 100년입니다. 그동안 세월만큼 많이 발전했지요. “서양식 간호의 개념은 1903년부터 시작됐고 우리나라 간호사 1호가 탄생된 지는 꼭 100년이 됩니다. 오늘날에는 매년 1만 2000여명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협회에 등록된 회원과 비회원 모두 합쳐 25만명 정도 됩니다. 전국에 17개지부가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요. 협회도 올해 85주년이 되는 경사를 맞고 있습니다.” ▶ 양적으로 과거에 비해 간호사가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부족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임상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13만 5000명에 불과합니다.3교대, 잦은 야근, 적은 보수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그만두는 간호사가 많습니다. 각 병원마다 간호사가 충분히 확보되면 환자들은 당연히 수준 높은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요. 결혼하는 간호사들을 위한 보육시설이라든가 근무환경 등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서울아산병원과 강남성모병원만 하더라도 곧 1000병상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또다시 지방이나 중·소병원의 간호사들을 흡수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일부 병원의 간호사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됩니다. 현재 협회에서 중소병원지원육성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입니다.” ▶ 요즘같은 취업난이 계속되면 전문직 간호사가 점점 더 선호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 분명 간호사들의 역할이 더욱 많아집니다. 또 보건교사 등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인 경우 정년퇴직 후에도 얼마든지 창업을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겨나지요. 청년실업 등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간호사는 분명 다시 전문직으로 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 현재 간호사 면허는 어떻게 취득하나요. “3년제 대학의 전문과정을 거쳐야 간호사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도 전문직 간호사를 희망하지만 다시 3년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도 대학원 교육으로도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흡수해 줘야 간호 서비스와 의료발전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전문 간호사 및 지역사회의 건강간호사 등 다문화 사회에서 그 역할이 날로 증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1960∼70년대 우리나라 산업역군으로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는 지금 얼마나 되는지요. “당시 10년 동안 1만여명이 파견됐으며 현재 약 5000명 정도 독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래서 오는 10월 파독(派獨) 간호사들을 국내에 초청, 여러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또 한국간호는 아시아 간호의 리더로 성장해 왔고 이제는 전 세계로 활동무대를 넓혀야 할 때입니다. 특히 국제간호협의회(ICN),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간호가 중심적 역할을 하도록 기반을 다질 예정입니다.” 신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간호사 부족문제 해결 ▲간호사 상위직 공무원 증원 ▲간호사 성공 창업시대 ▲임상교수 제도 도입 ▲보건교사 정교사화 ▲간호교육 일원화 기반조성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 부안 출신인 신 회장은 3대째 이어온 한의사 집안에서 자랐다. 큰아버지는 1974년에 작고한 신석정 시인이다. 부안여중 동기동창 중에는 조선대학병원 간호부장이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부인이 중학 동기. 신 회장은 여성 전문직으로 간호사가 매력이 있다고 여겨 이화여대 간호학과에 진학했다.1976년 대학졸업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있던 중 미국으로 건너갔다. 언어장벽 등으로 초창기에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게 여겼던 치매환자를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아 교육학까지 공부하게 됐다.1992년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현장과 강단을 오가며 많은 논문과 저서를 펴냈다. 슬하에 의과대학에 다니는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남편도 의료계통에서 일한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전북 부안 출생 ▲72년 덕성여고 졸업 ▲76년 이화여대 간호학과 졸업, 동 대학병원 간호사. ▲77년 미 시카고 루스벨트,LA-USC 메디컬센터 간호사 ▲89년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 간호교육학과 졸업 ▲92년 컬럼비아대 교육학 박사 ▲92∼2001년 이화여대 간호과학대 강사·조교수·부교수 ▲96년 동 대학 교학부장 겸 학과장. ▲2000년 서울시여성위원회 위원. ▲02∼04년 세계여성건강연맹 회장 ▲06년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장 겸 간호과학연구소장 ▲06∼현재 복지부 의료법 전면개정 실무작업반 간호협회 대표 ▲07∼08년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장 ▲08년∼현재 대한간호협회 회장, 대한간호복지재단 이사장, 한국간호평가원 이사장 ●주요 저서 질적 간호연구, 간호진단과 중재, 가족건강과 간호, 최신 임상 메뉴얼 등
  • 취업난이 청년층 죽음으로 내몬다

    취업난이 청년층 죽음으로 내몬다

    더 이상은 살아갈 힘이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서울로 유학간다고 말씀 드릴 때 좋아하시던 부모님의 환한 표정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하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은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대학생 최모(27)씨는 하루에도 수없이 자살할 궁리를 했다. 막노동으로는 턱없이 오른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었다. 결국 최씨는 지난 4월말쯤 한국자살예방협회 사이버상담실에 “돈 때문에 허덕여야 하는 세상이 싫고 너무 불안해서 못 살겠다.”면서 “부모님을 더이상 실망시키기 싫어 죽으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자살을 하려던 찰나에 다행히 협회 측과 접촉해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최씨는 지속적인 상담을 받아야 했다. 최근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등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에는 20대 93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2005년엔 1363명이 자살했다.2003년부터 자살이 교통사고를 제치고 20대 사망 원인 1위로 올랐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장창민 과장은 “취업난이나 부모의 과도한 기대 등으로 인해 대학생들에게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88만원 세대’로 대변되는 암울한 미래와 취업을 위한 각종 자격증 시험 등으로 자살을 생각하는 대학생들의 상담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최명식 교수가 지난해 대학생 620명을 대상으로 자살충동 경험 여부를 질문한 결과 52.4%가 ‘있다.’고 응답했고, 이 중 23.9%는 대학교 입학 이후에 자살충동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 강이영 교수는 “대학생의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관심 가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사렛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김정진 교수는 “대학들이 정신건강구축위원회 등을 설치해 실·처장들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살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강북구, 여성 일자리 갖기 지원

    강북구가 여성 취업난 해소를 위한 ‘여성 일자리 갖기 지원 프로젝트’에 돌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강북여성인력개발센터와 함께 5월 말부터 시작하는 이번 사업 속에는 여성취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30일과 다음달 2일,9일엔 센터 강당에서 여성 유망직종 취업 설명회를 연다. 박물관 놀이체험 교사, 약국전산 사무원, 학교 특별활동 강사, 커리어 컨설턴트 등 다양한 여성작업군을 소개하는 자리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시 7~9급은 더 뽑는다

    서울시 7~9급은 더 뽑는다

    서울시가 구조조정 분위기에서도 청년 취업난을 덜기 위해 지난해보다 늘어난 신규 공무원을 선발한다. 서울시는 올해 7∼9급 공무원을 지난해(1732명)보다 57명(3.3%) 많은 1789명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직급별로 7급이 행정 103명, 기술 36명, 연구 15명 등 총 154명이다.8급은 간호 65명이고 9급은 행정 1310명, 기술 260명 등 총 1570명이다. 아울러 장애인의 고용촉진을 위해 전체 선발인원 중 9급 행정 54명 등 총 91명을 장애인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응시 연령은 7급과 연구직은 20∼35세(1972년 1월1일∼1988년 12월31일 출생자)이다.8∼9급은 18∼32세(1975년 1월1일∼1990년 12월31일)이다. 특히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응시자의 거주지 제한을 두지 않고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필기시험일은 수험생 교통대란 등을 피하기 위해 일반행정직 7·9급을 우선 7월20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직렬은 8월17일에 실시하고 최종합격자는 11월21일에 발표된다. 응시원서는 27일부터 31일까지 인터넷 응시원서 접수사이트(gosi.seoul.go.kr) 또는 서울시인재개발원 시험정보 홈페이지(hrd.seoul.go.kr/home/exam)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인재개발원 전형팀(02-3488-2321∼9)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대 경제활동 ‘사상 최저’

    20대 경제활동 ‘사상 최저’

    취업난 등으로 지난 1·4분기 중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경제활동참가율도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1∼3월 중 15세 이상 전체 경제활동참가율은 평균 60.5%로 집계됐다.2003년 1·4분기 60.4%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2·4분기 62.6%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4분기 중 비경제활동인구는 1557만 5000명으로 1년 전 1530만 5000명보다 1.8%가 늘었다. 관련 통계가 나온 1999년 이후 최대치이다. 특히 1·4분기 중 2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3.9%로 1년 전 64.7%에 비해 0.8%포인트가 떨어졌다. 역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2000년 1·4분기 65.3%에서 2005년 66.8%까지 높아졌다가 2006년 65.7% 등 감소하는 추세다. 연령대별 경제활동참가율은 60세 이상이 34.5%로 지난해 1·4분기 35.3%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30대는 74.7%에서 74.9%로,40대는 79.2%에서 79.3%로,50대는 68.6%에서 68.9%로 다소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20∼30대 취업난이 계속되고 있고 취직 후에도 이직이 많은 편”이라면서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4) 안준기씨의 수입차서비스센터 취업기

    [취업준비생 60만 시대](4) 안준기씨의 수입차서비스센터 취업기

    “당장 급하다고 적성을 고려치 않는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조금 늦어도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BMW 코오롱 모터스 서비스 센터 취업에 성공한 안준기(31·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취업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신의 적성 파악을 꼽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와 직장을 다시 선택하는 남다른 시행착오를 경험한 탓이다. 안씨는 지난 2003년 서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 제약회사에 취업했다. 당시에도 취업난은 만만치 않았지만 안씨는 쉽게 제약회사에 합격, 병원영업을 담당하는 영업부 사원으로 2년간을 일했다. 영업이 재미있고 소질도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해 막연하게 영업직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영업이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았고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던 자동차 분야를 기웃거렸다. 그는 “일단 돈을 많이 주는 곳이 좋은 회사라 생각하고 거기에 포커스를 두었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돈보다는 적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 2005년 한국폴리텍2대학 자동차학과에 다시 입학했다.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직업교육을 위해 2년제 대학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안씨에게는 원하는 직업을 가지려는 바람이 더 절실했다. 안씨는 2년 동안 자동차검사산업기사, 자동차정비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했다. 다른 곳과 달리 직업선택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동료들이라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더구나 폴리텍 대학에서 기술을 익히고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일자리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안씨가 지난 2월 새롭게 취업한 회사는 수입 외제차를 주로 수리·정비하는 곳이다. 상담자가 되어 주기도 한다. 어릴 적 동경의 대상이 됐던 갖가지 외제차를 매일 접하고 자신의 힘으로 직접 고칠 수 있어 일이 마냥 즐겁다고 한다.“비록 연봉은 그리 높지 않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점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기술이 아직 부족해 어려운 일들은 하지 못하지만 직접 정비한 차들이 다시 출고 될 때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기술을 더 쌓아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진출하고 싶은 게 그의 포부다. 다만 후회스러운 것은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까지 몇년을 허비했다는 점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대학생 시간관리 어떻게 할까?

    대학생 시간관리 어떻게 할까?

    대학생은 시간관리를 어떻게 할까? ‘입시지옥’에서 벗어났지만 대학생 역시 학과공부 때문에 과외활동을 줄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학부대학이 최근 실시한 ‘2006학번 학생들의 주당 시간활용’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조사결과 학생들의 시간 활용은 학업과 깊은 연관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때문에 과외활동을 줄인다고 대답한 학생이 의외로 많았다. 학생들의 시간 활용을 성적, 등급별로 비교했을 때 성적이 높을수록 학과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성적이 낮을수록 인터넷, 게임을 하는 시간이 길었다. 학생들의 하루 평균 학과 공부 시간은 2.3시간, 통학은 1.8시간, 수면은 6.8시간이었다. 학과공부(예습, 복습, 과제 준비)를 하루에 ‘1시간 미만’으로 한다고 대답한 학생과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33%로 가장 많았다. 하루에 ‘3시간 이상’ 공부한다고 답한 학생은 15%에 그쳤다. 반면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루에 ‘1시간 미만’으로 하는 학생은 34%였고 하루에 ‘3시간 이상’ 하는 학생도 11%나 됐다. 동아리, 학회, 분반 활동시간은 주당 4.6시간, 아르바이트 및 과외지도 2.8시간, 독서 3.3시간, 기타 여가활동은 6시간이라고 답했다. 성적이 중상그룹인 학생들의 동아리, 아르바이트, 독서시간은 중간 그룹이나 상위그룹보다 많았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는 리처드 라이트 교수가 ‘하버드 수재 1600명 공부법’에서 밝힌 것처럼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과외활동에 많이 참가한 학생일수록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한다는 결과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세대 학생들은 과도한 동아리 활동이 평균 성적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최상위 그룹의 경우, 동아리 활동이나 취미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학과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미국 학생들과의 차이였다. 이는 취업난과 진로 걱정으로 학점에 얽매이는 한국 사회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나와 내 자녀 미래 위해 투표하라

    모레가 제18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일이다. 지역구 의원 245명, 비례대표 의원 54명 등 299명을 우리 손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대 최저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된다. 지금까지 최저 투표율은 16대 총선의 57.2%였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3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따르면 63.4%만이 “반드시 투표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는 17대(실제 투표율은 60.6%) 총선 때의 77.2%보다 13.8%포인트나 떨어진 것이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간 투표율이 50% 초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투표율이 낮게 나올 것이란 예상은 미리부터 나온 터다. 여야가 공천을 놓고 집안싸움을 하느라 모두 국민의 눈밖에 났다. 선거 직전에 후보자가 결정되다 보니 누군지도 모르게 만들었다. 게다가 정강·정책 대결은 보이지 않고 돈 살포 등 타락선거가 기승을 부린다. 유권자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는 데 반해 정치권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러고도 높은 투표율을 기대한다면 무리일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선관위와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문자메시지 발송 등 각종 홍보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나와 내 자녀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투표는 국민의 의무다. 또 자신의 이해를 지키는 수단이기도 하다. 국회의원에게는 입법(立法)권이 있다. 특히 20대는 높은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을 동시에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법안 역시 국회를 거쳐야 한다. 무관심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때일수록 각자에게 부여된 주권을 행사해 참일꾼을 뽑아야 된다. 자유 민주주의는 참여를 통해 더욱 공고해진다.20∼30대 유권자의 적극적인 투표참여를 거듭 촉구한다.
  • [와이드 인터뷰] “복수노조 허용·전임자 임금 금지 법제화”

    [와이드 인터뷰] “복수노조 허용·전임자 임금 금지 법제화”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노동정책의 최종 목표를 노사관계 선진화에 두고 있다. 경제를 살리려면 노사관계 안정이 필수적이라는 게 장관의 지론이다. 그러려면 노사 모두가 법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하고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의 핵심인 복수노조 인정과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도 법제화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노사갈등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절대 반대한다. 이 장관은 “노사관계는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의 협의와 교섭을 통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 못하는 비정규직보호법 개정돼야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한다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의 비판은 오히려 거세졌다. 정책적인 미비 등 각종 시행착오로 근로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근로자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정책도 있었던 것으로 본다. 물론 갑자기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정권의 노동정책은 근로자의 기대를 한껏 높여 놓았지만 수용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한마디로 현실성이 떨어졌다고 본다. ▶올해 노동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지. -정부의 최우선 국정목표가 경제성장인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려면 노사관계 안정이 필수적이다.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와 청년층의 취업난 해소 등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비정규직법의 개정 방향은. -현재의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보호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대량해고 등 부작용이 많다. 기업들은 노동력 활용에 어려움과 비용증가 등을 호소한다. 노사 모두가 비정규직보호법을 잘못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차별해소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지만 그냥 놔두면 노사간 뿐만 아니라 임금격차를 둘러싼 정·비정규직간의 갈등도 깊어질 우려가 있어 개정작업에 나서려는 것이다.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대량해고 등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연한을 조정하거나 다른 불필요한 요소 등을 찾아 개정하는 게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문제 등도 논의를 본격화할 생각이다. ▶노사안정을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협조도 필요한데 관계 회복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노동행정의 중심은 공정성에 있다. 어떤 단체, 어느 누구도 차별을 할 이유가 없다. 한국노총이 현 정부와 정책연대를 맺었다고 민주노총과 달리 대할 이유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노총도 똑같은 노동단체로 인정하고 대화의 파트너로 함께할 것이다. 특히 노사정위원회가 그동안 제기능을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화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갈 것이다. ●노사 모두 노동법 준수하도록 감독 강화 ▶취임 때부터 강조한 ‘법과 원칙’을 어떻게 지켜나갈 계획인가. -사용자나 근로자나 노동법 등 노동관련 법의 원칙에 소홀히 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어떤 경우에도 법과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갈 것이다. 이는 근로자뿐 아니라 사용자도 마찬가지다. 사용자들이 세법, 상법을 지켜나가듯이 근로자들이 노동법도 철저히 준수하도록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이다. 아울러 근로자들도 파업권 등 노동 3권이 보장된 범위 내에서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행위는 얼마든지 보장할 것이다. 노동 3권이 보장된 만큼 무노동·무임금 등 그동안 정서법 등으로 통용되면서 흐트러졌던 기본적인 원칙들을 하나씩 하나씩 지켜나갈 것이다. ▶노사민정 대타협기구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현재보다 훨씬 더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 그동안 중앙정부 차원에서만 노사정위원회의 역할이 강조됐다면 앞으로는 시·도지사의 역할과 인센티브 부여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산업현장의 평화는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도지사의 역할을 높이는 형태로 지방단위의 노사민정 기구가 되도록 할 것이다. 새롭게 참여할 민간단체는 지역상황에 맞춰 선정될 것이다. 특히 중앙정부의 노사민정위원회는 실제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의 기구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주요 논의 의제가 노사문제에만 국한되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수준을 높여 노사문제뿐 아니라 물가안정, 고용안정, 취업난 해소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 장관 등 관련 주무 장관들도 노사민정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높여나갈 것이다. ▶노동정책이 노사관계에만 집중되고 고용문제는 소홀히 취급된 듯한데. -유럽 등 대다수 선진국들은 노동행정을 고용문제에 치중하고 있다. 이는 유럽사회의 노사관계가 이미 안정된 선진 사회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의 노사관계는 아직 선진화가 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재임기간 동안 1차적으로 노사관계 선진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이지 고용문제를 소홀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의 권리에는 국가가 취업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직능교육을 비롯해 취업여건을 사회적으로 갖춰 나가는 것이 국가의 의무다. 특히 파견근로자 등 고용형태가 취약한 비전형 근로자들의 보호와 교육 등에도 힘쓸 것이다. ●직능교육 등 취업여건 조성은 국가 의무 ▶장기화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가 나설 계획은. -노사간 분쟁은 어디까지나 자율적인 해결이 바람직하다. 당사자간의 협의와 교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조정이나 중재 등이 필요하면 노동위원회 등 기존의 제도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법과 원칙에 따라 조정이나 심판 등으로 해결하면 된다. 정부가 노사간 갈등에 개입해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일은 원칙이 아니다. 적어도 제가 재임하는 동안은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사간 갈등에 정부가 끼어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대량 징계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알리안츠생명 등의 문제도 마찬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 이런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노동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노동위원회의 심판이나 조정 등에 공정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총선 D-4] 대학가에 ‘총선’이 없다

    [총선 D-4] 대학가에 ‘총선’이 없다

    #1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 4일 대전 카이스트 부재자투표소. 대학원생 권모(27)씨는 투표소에 들어서며 자신 말고는 아무도 투표하러 온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2004년 총선 때는 삼삼오오 모여 누굴 찍을지 의논하며 투표했었다.“이번 총선엔 정당이 너무 많이 분화됐고 정치권의 태도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2 지난 2일 서울 국민대 한 교양수업 강의실. 학생 100여명이 모인 수업에서 교수가 “투표할 후보자를 정한 사람은 손 들어 보라.”고 했다.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겨우 20명 정도만 손을 들었다. 그것도 나이 많은 복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이 대학 최병진(수학과 4년) 총학생회장은 “부재자투표소 설치는 꿈도 못 꿨다.”면서 “대부분 취업 준비에 지쳐 있고, 정책도 없는 선거에 투표해 봤자 바뀌는 게 없어 염증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일 학과전체 벚꽃놀이 #3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한 강의실. 여학생들이 ‘4월9일-수업 없는 날’이라는 문구가 적힌 다이어리를 펴놓고 여행 갈 궁리에 빠져 있다. 이들은 9일 투표장으로 가는 대신 학과 전체가 벚꽃놀이를 갈 예정이다. 서강대 경제학과 등도 8∼9일 모꼬지(MT)를 간다. 사상 최저 투표율이 우려되는 18대 총선에 대학도 선거 무풍지대에 빠졌다. 취업난과 ‘1000만원 등록금’에 지친 데다 ‘낙선운동’이 거셌던 2000년 16대 총선,‘탄핵 심판론’이 뜨거웠던 2004년 17대 총선과 달리 젊은 가슴을 달굴 이슈가 없기 때문이다. ●부재자투표소 전국 세 곳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대 총선에서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된 대학교는 카이스트, 대구대, 익산 원광대 등 세 곳뿐이다. 그나마 세 곳 모두 부재자투표소 설치 기준인 투표인단 2000명에 모두 미달했다. 카이스트는 1718명으로 신청 대학 중 가장 많은 인원이라는 점, 원광대는 외진 곳에 있다는 특성, 대구대는 사회복지학과 소속 장애인 학생이 많다는 점 등의 예외 기준이 고려됐다. 17대 총선 때는 17곳의 대학교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됐다. 이 가운데 세 곳을 빼고는 모두 2000명이 넘었고 이 세 곳도 1900명 이상은 됐다. 반면 이번 총선의 대학 부재자 신고인수는 16개 신청대학 평균이 637.9명에 불과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부재자투표소를 마련하려면 총학생회가 나서 줘야 하는데, 최근 총학생회는 비운동권이 대부분이라 정치 이슈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 등 개인문제 더 절박”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이내영 교수는 “학생들이 정당 내 파벌싸움에 질린 데다 취업이 어려워져 사회문제보다는 개인문제를 더 절박하게 여기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은 “정당들이 이슈가 될 만한 쟁점을 만들지 않은 데다 선거법이 인터넷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등을 철저히 통제해 젊은층의 관심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 서울 김정은기자 kcnam@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취업난 실태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취업난 실태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성장과 일자리 정책에 전 국가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가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여전히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생 등 청년층의 취업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가사·육아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직장을 떠났던 주부가 일자리를 다시 찾기에도 걸림돌이 많다. 그렇다고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기에는 미래는 물론 당장 생계조차 불안하다.‘실업자 300만 시대’에 청년, 주부, 장애인, 고졸자, 재취업자 등 각계 각층에서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연은 구직자에게 희망과 도움을 준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10차례에 나눠 연재한다. ■ 젊은층 실업률 7.1%…대졸자 60%가 백수 ●입사지원서 27번 내면 면접기회 4회 불과 올초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민수(27)씨는 지금까지 모두 8차례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면접까지 치러 본 것은 겨우 한번뿐이었다. 나머지는 서류전형과 적성시험 등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학점, 영어 등 취업에 필요한 요건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고용지원센터의 취업프로그램에 가입, 체계적인 이력서 꾸미기, 면접 요령 등을 다시 배우고 있다. 취업전문 포털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보통의 대졸 취업자가 취업하기까지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는 횟수는 평균 27.3회에 이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면접횟수는 겨우 4.2회에 불과하다. 특히 대졸자의 취업 성공률은 4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이하 실업률은 7.1%로 전체 평균 실업률 3.3%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파악하고 있는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현재 60만 7000여명에 이른다. 전년의 54만 6000여명에 비해 6만여명이나 더 늘어나 청년층의 취업난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경기침체로 일자리 10년새 78만개 줄어 청년층 취업난의 원인은 경제, 산업, 교육,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및 고용창출력 저하로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미흡하기 때문이다.300인 이상의 사업장 종사자 수가 1996년 270만명에서 2006년 192만명으로 10년만에 78만명이나 줄었다. 여기에 대학진학률 증가로 대졸자가 과잉공급되면서 이들의 취업난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80% 이상, 중소기업의 50%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의 업무능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력수급의 질적 불일치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권재철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청년층 취업시장은 수요·공급의 왜곡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눈높이 취업교육, 전공·적성 파악 등 종합적인 취업지원제도가 제대로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고용은 난제중의 난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란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15∼64세)은 54.8%로 OECD 평균 60.8%에 크게 못 미친다. 사실상 최하위권이다. 특히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최근 20여년동안 크게 상승했으나 30∼4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출산과 육아 등 가사문제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여성 인력활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갖가지 제도적 보완작업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직장과 가정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여성일자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1)주부 한미연씨의 취업난 극복기> 결혼 20년만에 대학편입 한국어지도사 자격증 따 “수입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멋진 직업 아닐까요.”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한미연(46)씨는 ‘행복과 보람’이 직업관이라고 했다.“일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보람을 느끼면 그 것이 최고의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중·고교생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가 외국인을 상대로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을 잃지 않고, 마흔을 넘겨 실행에 옮긴 용기있는 결단이기도 했다. 꿈을 펼치기 위해 그녀는 자녀를 뒷바라지 하는 틈틈이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결혼 20년이나 된 주부에게 공부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노력하며 성취해 나가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다른 어떤 교육보다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고 믿었다. 주부로서, 만학도로서 2년간의 긴 과정을 마치고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에 합격, 국립국어원으로부터 한국어지도사 3급 자격증을 땄다. 때마침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강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2006년 6월부터 1년반이 넘게 강의를 맡고 있다. 강의는 하루 2차례씩 모두 30여명의 외국인 ‘제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두가 한국의 남편을 따라 베트남,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지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결혼 이민자들이다. 대부분 20∼30대로 가정은 꾸렸지만 남편, 가족, 이웃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했다. 그렇기에 이들의 수업은 매번 열기로 넘쳐난다. 때로 선생님도 의사전달이 어렵고 학생도 이해하기 힘들 때는 만국 공통어인 손짓, 몸짓이 활용되기도 한다. 한씨는 서로가 정확하게 이해할 때까지 노력한다. 책임감 때문이다. 짐작만으로 잘못된 정보, 지식을 전달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씨는 “기초적인 문법에서부터 대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언어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외국인 새댁들이 차츰차츰 우리문화를 이해해 나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설날에는 일본에서 “보고 싶어요. 행복하세요.”라며 ‘제자’가 전화를 했단다.4개월 정도 한국어 수업을 받은 태국 새댁이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도 한씨를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온 것이다. 한국어 강사로 일하며 받는 수입은 그리 높은 수준이 못 된다. 대개 시간당 2만∼4만원 수준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그리 넉넉한 수입은 아니다. 직업적인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류열기가 이어지면서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쪽으로도 한국어강사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에서는 자격을 갖춘 한국어교사가 지금도 상당수 필요하다.“면서 “해외 진출의 기회는 높은 수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설] 300만명이 할 일 없어 떠도는 사회

    경제사정은 점점 악화되고 새 일자리는 기대만큼 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져 걱정이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을 할 수 있는데 그냥 쉬는 사람이 16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여기에다 취업준비생이 61만명, 실업자가 81만명에 육박한다는 것이다.300만명 이상이 할 일 없이 노는 ‘백수’라는 얘기다. 국가경제적으로 노동력의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러잖아도 정부는 올해 6% 성장과 일자리 35만개 창출을 내걸고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기업에는 각종 규제철폐와 정책지원, 기업인에 대한 극진한 예우 등을 통해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살리기에 동참을 선언한 마당이다. 새 정권은 이렇듯 대선 이후 경제 분위기의 반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일자리 증가세의 둔화는 여전하다. 믿었던 기업들조차 고유가와 치솟는 원자재값 때문에 섣불리 투자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신규 채용도 줄이는 추세다. 게다가 최근 건설산업의 부진으로 서민생계형 일자리는 무려 12만개나 줄었다고 한다. 미래에 희망을 줄 수 있는 2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명이나 감소해 청년 취업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다간 정부가 목표로 정한 일자리 35만개 창출은 헛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고용은 경기를 판가름하는 지표다. 지금처럼 기업이 투자와 채용을 꺼리고, 그래서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내수경기의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하면 경제회생은 물건너간다. 그저 놀고 먹는 사람이 300만명이면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8%, 경제활동인구의 13%다. 이들의 노동력을 일터로 이끌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과 투자야말로 정부와 기업에 맡겨진 핵심 책무일 것이다.
  • ‘백수’ 300만시대

    ‘백수’ 300만시대

    실업자와 취업준비생 이외에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 노는 사람들을 모두 합친 사실상의 ‘백수’가 305만여명에 달한다. 경기 부진으로 일자리 창출이 점점 어려워져 ‘백수’ 인구가 5년 만에 9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무려 41% 급증한 셈으로 15세 이상 인구 100명 중 8명은 백수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할 능력은 있으나 그냥 쉬는 사람’은 2월 현재 162만 8000명에 이른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월별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나 실업자 등 경제활동인구을 제외하고 육아·가사·통학·취업준비·연로·심신장애·쉬고 있음 등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쉬고 있음’은 일할 능력은 있으나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쉬고 있음’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134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1000명 늘었다. 여성은 28만 2000명으로 8000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도 2월 현재 60만 7000명으로 사상 처음 60만명을 넘었다. 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등에 다니는 취업준비자가 24만명으로 1년 전보다 3만 5000명 늘었다. 집이나 도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36만 7000명으로 같은 기간 5만 1000명 늘었다.2월 기준 취업준비자 수는 ▲2003년 33만 3000명 ▲2004년 36만 8000명 ▲2005년 44만 6000명 ▲2006년 48만 4000명 ▲2007년 52만 1000명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실업자 수는 지난 2월 81만 9000명으로 2005년 98만 9000명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고용사정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취업준비생이나 쉬는 사람 등에 편입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결과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모두 합친 사실상의 백수는 2003년 2월 216만 7000명에서 지난달 305만 4000명으로 88만 7000명(41%)이나 늘었다.15세 이상 인구 3943만명 가운데 ‘백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7.7%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 졸업식에서 느끼는 서글픔/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 졸업식에서 느끼는 서글픔/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매년 2월은 대학 졸업식이 열리는 시즌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수들은 졸업식 참석을 두려워한다. 졸업생들이 은사님들을 모시고 베풀어 주는 사은회 모임은 두려움을 넘어서 공포의 대상이다. 졸업을 축하하기엔 현실이 너무도 각박하기 때문이다. 졸업생의 반 정도는 졸업식 날까지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교문을 나서게 된다는 현실을 교수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학이 당면하고 있는 보편적 상황일 것이다. 전국의 도서관, 독서실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취업 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 이전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취업문제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도 쉽사리 일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요즘과 같은 물질적 풍요는 없었지만 그런대로 대학에서 낭만과 멋도 만끽하고 파티며 미팅이며 놀고 즐기는 대학문화도 존재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지식인의 사명감을 갖고 항의도 하고 격렬한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의 대학생들은 취업 걱정 없이 학문을 탐구하고 대학문화를 즐기는 동시에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을 공유하며 대학 생활을 보낸 선택된 엘리트 집단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예전의 대학생에게 졸업은 사회인으로서의 힘찬 새 출발을 의미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대학생에게 졸업은 황량한 경쟁만이 도사리는 인간 시장으로의 방출을 의미하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대학 졸업생의 취업난은 더욱 가중되어 누적된 청년 실업자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대학생들은 졸업이 다가오면 각종 자격시험, 고시와 공무원시험, 입사시험 등 좁은 관문을 뚫기 위해 필사적으로 시험공부에 매달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학을 하고 취업준비의 시간을 벌거나 무작정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 수는 더욱 많아졌다. 대학에 입학한 후, 군 입대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정상적으로 4년 만에 졸업하는 학생은 이제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에서 압축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은 비록 현실은 가난하고 척박했어도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자신만만한 비전을 설계하며 대학생활을 구가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학생들은 물질적으로 풍요 속에 살고 있지만 불투명한 미래가 주는 중압감 때문인지 왠지 분주하고 쫓기는 대학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기까지 하다. 요즘의 대학생들은 예전보다 훨씬 학업에도 열심일 뿐 아니라 외국어나 IT기술 등 각종 재능 면에서 봐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가 적지 않다. 국제적으로 보아도 우리의 대학생들이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진다고 말할 수 없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상황은 한국과는 딴판이다. 일본은 1990년대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의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의 활력을 되찾은 탓인지 인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과열 경쟁을 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생이 한국보다 우수해서라기보다는 일본사회가 우리보다 충분한 일자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에서는 재학 중에 일찌감치 취업을 확정짓고 여유 있게 사회 진출을 준비하며 대학의 남은 생활을 즐기는 졸업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졸업 시즌이 되면 어깨가 축 늘어진 우리 졸업생들을 보며 죄스러움과 자책에 빠지게 되는 것은 대학에서 근무하는 필자에 한정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새 정부의 출범을 맞아 하루빨리 경제 활력을 되찾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대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가지고 졸업식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성세대가 풀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경기도기술학교 입시 3.6대1

    경기도가 취업난 해소를 위해 설립한 경기도기술학교(옛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의 입학경쟁률이 대학입시 만큼 치열하다. 26일 학교측에 따르면 지난 21일 2008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마감결과 5개 학과 8개 과정 300명 모집에 모두 1097명이 응시, 평균 3.6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난 1995년 개교 이래 매년 미달사태를 보였던 경기도기술학교는 지난 2004년 2.6대1을 기록한 이래 5년 연속 2대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무료인데다 재학중 각종 자격증을 1개 이상 취득할 경우 기업체에 쉽게 취업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료생들의 경우 이날 현재 기능사 과정 교육생(441명)의 94%가 1개 이상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전체 수료생 779명 가운데 93.7%인 730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측은 입학생에 대해 전액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이 중 184명에 대해 기숙사를 제공하며 학생 1인당 매월 10만∼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경기도기술학교 입시 3.6대1

    경기도가 취업난 해소를 위해 설립한 경기도기술학교(옛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의 입학경쟁률이 대학입시 만큼 치열하다. 26일 학교측에 따르면 지난 21일 2008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마감결과 5개 학과 8개 과정 300명 모집에 모두 1097명이 응시, 평균 3.6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지난 1995년 개교 이래 매년 미달사태를 보였던 경기도기술학교는 지난 2004년 2.6대1을 기록한 이래 5년 연속 2대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무료인데다 재학중 각종 자격증을 1개 이상 취득할 경우 기업체에 쉽게 취업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료생들의 경우 이날 현재 기능사 과정 교육생(441명)의 94%가 1개 이상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전체 수료생 779명 가운데 93.7%인 730명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측은 입학생에 대해 전액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이 중 184명에 대해 기숙사를 제공하며 학생 1인당 매월 10만∼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여성&남성] 軍가산점 부활, 총성없는 전쟁

    군가산점제 부활을 놓고 ‘남녀 성(性)대결’이 한창이다. 지난 13일 군필자에 한해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하자 여성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남성들은 ‘본회의에서 우리의 2년을 확실히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터넷에는 욕설까지 난무하며 인신공격 일색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감정의 골은 벌어질 대로 벌어졌다. 이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좁혀나갈 수 있을까. 군가산점제에 대한 여(女)와 남(男)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아울러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여와 반대하는 남의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도 다뤄본다. ■ 남성 “2년 복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 군대는 취업의 ‘장벽’ “남자가 군대에 2년간 머물며 포기할 게 너무 많은데, 충분히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회사원 권모(34)씨는 군가산점 부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다녀오는 동안 버릴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남성이 말하는 ‘2년에 대한 보상’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남자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군 미필자는 자기계발할 시간이 있잖아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이모(29)씨는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군필자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군 복무로 인해 학업의 연속성이 끊기면서 보는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사회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군가산점제 사용을 3∼4차례로 제한한다는 조항이 있어 여자에게 크게 불리할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또 법안을 발의했을 때 사회적 요소를 많이 고려하기도 했고요. 위헌소송으로 갈 것을 예상해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법안을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장애인을 위한 우대제도도 많이 생겨나는데 군대를 다녀온 사람에 대한 일련의 혜택은 무척 필요하기 때문이죠.” 서울의 모대학병원 레지던트 4년차인 오모(30)씨는 억울한 사연을 털어놨다.4년 전 레지던트 선발 과정을 생각하면 밤에 잠을 설친다. 예전에는 레지던트 선발 과정이나 전문의 스태프 발령시 군필자에게 3년간 가산점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군가산점제를 위헌이라고 결정한 1999년 이후 이런 혜택이 모조리 없어졌다.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 학과에는 여자가 더 많이 선발되는 등 역차별을 당하는 사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민간회사에서조차 인정해주는 군필자의 호봉 산정도 의사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군대 갔다온 남자에게 레지던트 선발 과정에서 혜택이 있었는데, 이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걸요. 저도 아직 군대를 가지 않았는데 내년쯤 공중보건의로 갈 생각입니다. 군대 가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바에야, 공중보건의로 지원해서 월급을 받는 게 백배 낫지 않겠어요?” ● “군 가산점제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 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모(30)씨도 같은 생각이다. 김씨는 우리 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분단국가인 만큼 군대에 대한 젊은이의 인식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라도 군가산점은 필요하다는 것이다.“젊은이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에는 어떤 식으로라도 사회에서 혜택을 주는 부분이 있어야죠.” 만일 군복무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모두 국방의 의무를 소홀히 할테고 결국 국가의 안보에 치명타를 받게 될 것이란 얘기다. 우리 사회는 군필자에 대한 보상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컴퓨터 관련부품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임모(30)씨는 군가산점제에 ‘부분 찬성’하는 입장이다. 군대를 다녀왔다고 무조건 군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국가 공무원 시험과 같은 공익적 성격이 있는 것은 군가산점제를 시행하는 게 옳다고 믿는다. “회사 성격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무원 시험 같은 국가시험은 경쟁률도 치열하고 공익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을 부여해야 하겠지만 민간업체 중에서 군가산점이 큰 의미가 없는 곳은 안 줘도 된다고 봅니다. 국가에서 이 기준을 확실히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일부 남성들 ‘반대’의견도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정모(29)씨는 군가산점제 부활에 반대한다. 현재 국회 국방위를 통과한 군가산점 개정안은 공무원시험 등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치르는 남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므로 또다른 차별이라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처럼 경쟁률이 치열한 시험에서는 단 몇점 차이만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채용시험은 사람 인생이 걸린 문제인데,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부여받는다는 건 좀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입사 4년차 김모(30) 대리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해서 그다지 손해본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군대에서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못할 뿐, 사회에서 필요한 ‘인생 공부’를 많이 하고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군대 요즘 좋아졌잖아요. 남자가 군대에 있는 동안 오히려 사회에 필요한 기술을 더 많이 배워 오는 일도 많은 것 같아요. 경제가 침체됐을 때 군대가 오히려 도피하는 창구가 되는 경우도 많지 않나요? 군대를 다녀오는 게 꼭 남자에게 손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군가산점제요? 분야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요? 우리 같은 영업사원 중에는 여자가 거의 없어요. 회사에서도 여자를 별로 선호하지 않고요. 그러잖아도 여자가 취업하기 불리한 분야가 많은데 이번에 통과된 법안 때문에 취업하려는 여성이 더 불리해질까 걱정이네요.” 제약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영업사원으로 일한 지 3년째이지만 여자사원이 들어오는 일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제약영업의 특성상 여자가 일하기 힘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유럽의 선진국처럼 육아정책 등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이미 남녀평등이 이뤄진 사회이기 때문에 남자가 군대에서 고생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해줘야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어디 그런가요? 아직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하나의 남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여성 “차라리 취업 뒤 다른 혜택 마련을” ● ‘일상의 차별’ 심각한데 군가산점제가 웬 말? “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나요? 군대를 다녀와서 남자만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군가산점제를 찬성하는 남성들이 애용하는 ‘여성 상위시대’란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모(27·여)씨는 군가산점제가 국회 국방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군가산점제 시행의 전제조건은 ‘남성과 여성이 완전히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 하에 ‘남성이 군대문제로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부여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 전제 자체가 맞는 건가요? 여성들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는 ‘소수자’입니다.” 김씨는 여성에 대한 ‘일상의 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여자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조직생활까지 냉대받는 현실 속에서 군가산점제가 시행된다는 사실은 김씨의 눈에 그저 ‘모순투성이’로 비쳐질 뿐이다. 직장인 주모(27·여)씨도 분노하기는 마찬가지. 지난 2005년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 주씨는 취업하기까지 낙방의 고배를 여러번 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학점, 토익, 인턴경력 등 취업에 필요한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췄음에도 서류통과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 반면 뒤에서 맴돌던(?) 남자 선배와 동기들은 취업난에도 ‘무사통과’였다.“사실 그 친구들에 비해 떨어질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이력서가 무척 화려했거든요. 며칠간 잠을 잘 수가 없더군요.” 유명 대기업을 지원해서 10차례 이상 ‘쓴 맛’을 봤던 주씨는 결국 여성차별이 덜하다는 ‘외국계 기업’에 원서를 제출한 뒤 겨우 회사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취업 시즌만 되면 ‘모든 여성은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말이 있어요. 저 역시 그랬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해 모자랄 게 전혀 없는데 왜 이렇게 홀대를 받아야 하는지 정말 억울했습니다. 이 와중에 군가산점제까지 시행되면 여성들은 어떻게 일하란 소린가요.” ● “남성들의 피해의식 공감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는 생각을 같이 하지만 ‘군가산점제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남자들 군대 이야기 들으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창 젊은 나이에 자유도 박탈당하고 자기 계발도 못하니까요. 그러나 군가산점제는 좋은 방안이 아닌 듯싶습니다. 취업은 사회생활의 ‘첫단추’인데 시작부터 차별을 해서는 안 되죠.” 취업준비생 안모(25·여)씨는 “사회에 발을 들여놓는 첫 단계부터 차별을 하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푸념했다. 특히 남녀가 모두 취업난을 겪는 상황에서 군필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사회적 위화감만 더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차라리 취업 뒤에 군필자에 대한 다른 혜택을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군가산점제는 많은 여성들을 맥빠지게 하거든요. 남자만 군복무를 할 수 있는데 이게 취업으로 곧바로 연결된다면 곧 생물학적 차별이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일 아닐까요? 다른 보상 방안을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도 다른 보상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취업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많다고 말한다. 김씨는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꺼내들었다.“남자들 군대 보상해줘야죠. 얼마나 고생인가요. 그러나 여성의 고통도 심해요. 아직 가사와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남성들도 많이 ‘도와주는’ 분위기라지만 ‘도와주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죠. 결국 여성들은 직장보다는 가정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회사에서는 남성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일에만 몰두할 수 있으니까요. 당연히 채용도 여자보다는 남자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고요.” 김씨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암묵적인 ‘남성 우대’ 채용 문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채용 문화를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회사에서 남자 간부들은 ‘여자들은 무조건 일찍 퇴근하려 한다.’,‘여자들은 조직에 융화될 줄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는 여성이 가사와 육아의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군가산점제는 이런 비합리적인 의식들을 제도적으로 ‘합법화’시킬 소지가 큽니다. 군대에 대한 보상은 해줘야 하지만 채용과 연결지어서는 안 됩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 ‘군가산점 찬성’목소리도 그러나 모든 여성들이 군가산점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여성들은 군가산점제가 군필자들의 ‘잃어버린 2년’을 보상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통 군대를 가는 시기가 대학생 시기인데 한창 취업준비할 나이잖아요. 그렇다면 취업 이후보다 취업 이전에 보상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죠.” 직장인 이모(30·여)씨는 군가산점제가 여성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상을 위해서는 군가산점제가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남성들이 군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부분이 취업이기 때문에 여기에 혜택을 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손모(27·여)씨는 여성을 위해 군가산점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문제에 수많은 안티 세력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가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피해의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피해의식’은 상당부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솔직히 맞는 소리죠.2년 동안 조선시대 노비나 경험해 볼 수 있는 ‘밑바닥’을 체험하고 오잖아요.” 손씨는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는 차라리 군가산점제라는 혜택을 주고 ‘제로 베이스’에서 여성운동을 시작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을 말할 때 일단 남성의 군복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여성들도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투자 늘린다며 채용은 줄이나

    이명박 차기정부의 경제살리기 정책도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지 못할 것 같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4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86개 중 채용 계획을 확정한 161개 기업의 신규 채용 예정인원은 지난해보다 6.3% 줄어들었다고 한다. 반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의 올해 투자액은 작년보다 14% 늘어나 2004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투자는 늘어나는데 채용은 도리어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취업준비생들에겐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이 시설 확장 등에 투자를 늘리면서도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것은 고용조정을 가로막고 있는 경직된 법과 제도 외에 정년 연장, 경력자 위주의 채용 등 고용시장의 변화가 직접적인 이유다. 게다가 차기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공공부문도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공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 역시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새 정부가 연 6∼7%의 성장을 통해 연간 6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실업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던 약속도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전되는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는 미래의 재앙이 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몫이라 하더라도 그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은 정부의 일이다. 따라서 차기정부는 노동관련 법과 제도도 ‘시장친화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대신 ‘이동’이 자유롭도록 재교육 프로그램을 기업 현실에 맞게 손질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기업들도 단기 실적주의에서 탈피해 사람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일자리 없는 경제살리기는 헛구호에 불과할 따름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