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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이란 전쟁서 폭탄 맞았다”…‘최대 피해국’ 꼽힌 배경은? [핫이슈]

    “한국, 이란 전쟁서 폭탄 맞았다”…‘최대 피해국’ 꼽힌 배경은? [핫이슈]

    한달 넘게 이어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특히 한국이 주요 피해국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 분쟁이 한국에 미친 영향: 수치로 보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분쟁에서 비교전국 중 가장 큰 피해국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CSIS는 “한국은 다양한 핵심 자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의존도가 높다”면서 “향후 2~6개월 동안 운송과 물류,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물가 상승의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높은 중동 의존도는 이번 전쟁에서 한국을 최대 피해국으로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헬륨의 64.7%가 카타르에서 들어온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너지와 산업용 원자재 조달에 직접적인 부담이 발생한 것이다. CSIS는 이전 전쟁 개전 한 달 만에 한국 경제가 에너지, 석유화학, 반도체, 거시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취약성을 드러냈다고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코스피 지수가 43년 역사상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하고, 원화 가치는 17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한국을 직접적으로 타격했다. 개전 이후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CSIS는 분쟁 이전인 2월 한달 동안 한국 국적 선박 3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 일대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 선박이 26척이며 이 중 23척은 한국 소유 또는 운영 선박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이란의 걸프국 공습은 반도체 공급망도 마비시켰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헬륨 가격은 40% 이상 급등했다. 한국은 카타르로부터 헬륨을 공급받아 왔는데, 이란 보복 공습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타격을 입으면서 헬륨 가격이 급상승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은 데다 헬륨은 대체가 쉽지 않은 자원인 만큼 업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란 전쟁으로 타격 받을 한국 경제경제 전망도 악화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인 0.4%포인트 낮췄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7%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석유 비축량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CSIS는 “실제 정유 처리량인 하루 290만 배럴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정부 비축량 1억 10만 배럴로는 34일밖에 버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달 18일 아랍에미리트로부터 2500만 배럴을 긴급 확보하면서 비축 여력이 8~9일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CSIS는 “향후 2~6개월 동안 운송, 물류, 석유화학, 농업, 식음료 부문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물가, 고금리, 원화 약세가 동시에 닥치는 ‘삼중 충격’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 일정도 전쟁 중 한국에 변수 될 것보고서는 한국의 정치 일정도 큰 변수로 꼽았다. CSIS는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정치 양면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파급 효과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문제를 두고 미국과의 관계,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이번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미국을 돕지 않은 국가는 또 있다. 바로 한국”이라고 콕 집어 지적했다. 이어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바로 옆에서 미군이 보호해 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험지에 주한미군 4만 5000명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실제 수인 2만 8500명을 또다시 부풀렸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한국은 일본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고유가 비상에 각국 ‘기름값 잡기’ 총력…日 재정 지원·獨은 인상 제한

    고유가 비상에 각국 ‘기름값 잡기’ 총력…日 재정 지원·獨은 인상 제한

    해외 주요국들이 중동발 고유가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세제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휘발유 가격을 ℓ당 170엔(약 1580원)으로 유지하기 위해 초과분을 정부 재원으로 보조하고, 독일은 주유소 가격 인상 횟수를 하루 1회로 제한했다. 기획예산처는 7일 중동전쟁발 고유가에 대한 해외 주요국 정책 대응을 담은 ‘월간 해외재정동향’을 발표했다. 우선 보조금 등 재정 지원 방안은 다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휘발유 소매가를 ℓ당 170엔으로 유지하기 위해 8000억엔의 예비비를 투입해 정유업체 등에 초과분을 보조하고 있다. 프랑스도 유가 상승에 민감한 화물·운송업 소규모 영세사업체를 대상으로 ℓ당 20유로센트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7000만 유로 규모의 선별적 재정 지원을 실시 중이다. 유류세 인하 등 조세 감면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은 연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기존 21%에서 10%로 낮췄고, 영국은 애초 계획했던 유류세 인상을 연기하고 오는 8월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연료 수입에 대한 관세(휘발유 10%·경유 7%)를 면제했으며 미국 조지아주는 60일간 유류세 부과를 유예했다. 가격 통제와 시장 감시도 병행되고 있다. 독일은 하루 수차례 인상하던 주유소 가격 인상을 1일 1회(매일 12시)로 제한했고, 영국은 현재 시행 중인 에너지 요금 상한을 연간 평균액 1분기 1758파운드에서 2분기 1641파운드로 6.6% 낮췄다. 난방유, 연료 등의 폭리 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시장 조사도 추진 중이다. 중국 역시 10영업일마다 유가 변동을 반영해 상한선을 조정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13년 만에 가격 인상 폭을 제한했다. 원유 공급 충격에 대한 국제 공조도 이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11일 총 4억 20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공동행동을 의결한 바 있다. 여기에는 미국(1억 7200만 배럴), 일본(7980만 배럴), 한국(2250만 배럴) 등 30개국이 참여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26일 비상경제 대응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31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 주요 내용은 고유가 피해 지원금,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 수출기업 비용 경감 등이다. 기획처는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확정되는 즉시 차질 없는 집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중동전쟁 전개와 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우리 경제와 서민, 취약계층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랑구, 걷기 명소 ‘중랑동행길’ 보행환경 정비

    중랑구, 걷기 명소 ‘중랑동행길’ 보행환경 정비

    서울 중랑구는 망우역사문화공원·용마산·중랑천 등 지역의 주요 걷기 구간을 연결하고자 ‘중랑동행길’ 보행환경 정비를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장 점검 결과와 서울 AI재단 협업을 통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전환(AX)을 접목한 보행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앞서 구는 지역 내 걷기 환경 개선을 위해 총 21㎞ 전 구간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으며, 점검은 지난 3월 3차에 걸쳐 중랑장미카페~중랑망우공간, 장평교 일대 제방길, 용마산 구간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류경기 중랑구청장과 관계 부서, 걷기클럽 리더와 주민이 함께 참여했다. 구는 지난 3일 구청장 주재로 점검회의를 열고 현장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정비 방향을 논의했다. 이를 토대로 ▲안전한 보행환경 개선 ▲상징 이미지 개발 ▲동행길 노선 정비 ▲안내 지도 제작·배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는 서울 AI재단과 협업해 동행길 유동인구와 행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구간별 정비에 반영하고 있다. 분석 결과 보행 환경 개선과 휴식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바탕으로 안전 취약 구간을 보완하고 이용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중랑구는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걷기 실천율 77.7%로 전국 1위를 기록했으며, ‘2025 서울서베이’에서는 일상생활 스트레스 체감도가 가장 낮은 자치구로 나타났다. 류 구청장은 “걷기 좋은 환경이 주민의 걷기 실천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클리브랜드, 신제품 웨지 ‘RT i-포지드’· 여성 전용 ‘우먼스 CBZ’ 출시

    클리브랜드, 신제품 웨지 ‘RT i-포지드’· 여성 전용 ‘우먼스 CBZ’ 출시

    던롭스포츠코리아(대표 홍순성)가 클리브랜드골프의 신제품 웨지 ‘RT i-포지드’와 ‘CBZ’를 7일 출시했다. ‘RT i-포지드’ 웨지는 독자적인 콘덴스 단조 공법을 통해 S15C 연철 소재의 부드러운 타구감을 유지하면서 넥 부위에는 충분한 강도를 확보해 취약점으로 꼽혔던 내구성도 확보했다. 스릭슨 ZXi7 아이언과 동일한 소재를 적용해 아이언과 웨지 사이의 일관성을 높였고 세트 구성 시 보다 정교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했다. ‘우먼스 CBZ’는 헤드부터 샤프트, 그립까지 여성 골퍼를 겨냥해 전용 설계를 적용한 진정한 여성 전용 웨지로 개발됐다. 신소재를 적용해 기존 모델 대비 약 25% 더 부드러운 타구감을 제공하며, 임팩트 시 진동을 억제해 보다 편안한 타구감을 완성했다. 캐비티백 구조를 통해 스윗스팟을 확대하고 관용성을 높여 미스샷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방향성과 일관된 결과를 제공한다. 특히 여성 아마추어 골퍼의 타점 데이터를 반영해 토우 쪽 미스에도 헤드의 뒤틀림을 최소화했다.
  • AI·고환율·고유가에 닭값 33%↑… ‘치킨 3만원·삼계탕 2만원’ 눈앞

    AI·고환율·고유가에 닭값 33%↑… ‘치킨 3만원·삼계탕 2만원’ 눈앞

    소매가격 ㎏당 6659원 ‘최고치’여름 수요 늘면 가격 폭등 우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장기화와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고환율이 겹치면서 닭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삼계탕과 치킨 등 대표 서민 메뉴의 가격 상승 압박도 거세지는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육계 산지 가격을 1kg당 2700원 안팎으로 6일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19.2%, 평년과 비교해 32.6% 급등한 수준이다. 봄까지 이어지는 AI 여파로 도축량이 줄었고, 이동 제한 조치 등으로 산지 가격은 꾸준하게 오름세다. 축산유통정보 ‘다봄’을 기준으로 지난 3일 육계 소매 가격은 1kg당 6659원으로 2023년 6월(6429원)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육계 소매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1.4% 상승했다. 대외 악재도 가격을 밀어 올렸다.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사료값이 들썩이고, 포장재 공급 부족 및 가격 인상 등 원가 부담이 전방위적으로 가중되는 모습이다. 육계 업계 관계자는 “5~6월 지나 무더위와 초복이 다가오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육계 사육 기간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공급을 회복하기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귀한 닭’ 탓에 고민이 깊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에 닭 5박스를 주문해도 2박스만 들어온다”, “2월부터 값이 떨어질 줄을 모른다”는 성토가 잇따랐다. ‘치킨 3만원, 삼계탕 2만원’ 등으로 상징되는 외식 물가 상승도 우려된다. 주요 닭고기 공급업체들은 최근 대형마트와 대리점 납품 가격을 5~10% 인상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지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 8154원을 기록했고, 치킨은 배달비를 포함해 3만원에 육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는 당장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가격 변동에 취약한 영세업체의 가격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 [기고] 위기 속에 드러나는 언론의 역할

    [기고] 위기 속에 드러나는 언론의 역할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고유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한국에서도 쓰레기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사재기를 부추기는 온라인 콘텐츠들이 눈에 띄고 있다. 제70회 신문의 날을 맞아 돌이켜 보면 위기 상황에서 언론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회를 안정시키는 중요한 공적 기능을 수행해 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5년 조사에서는 48개국 가운데 한국이 뉴스 신뢰도 31%로 37위를 차지해 전년도보다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하위권에 속한다. 흥미로운 점은 20%대의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2021년에 32%로 급반등했다는 점이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감염병 확산과 백신 정보 등 생존과 직결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뉴스를 적극적으로 찾았고, 그 결과 뉴스 신뢰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위기 상황일수록 시민들은 믿을 만한 정보가 필요하고 뉴스와 언론의 존재 가치 또한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러나 현재의 뉴스 환경은 이러한 신뢰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소비가 확대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자극적인 콘텐츠가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조사 대상국 중 4위(50%)를 차지할 만큼 그 비중이 높다. 덴마크(7%), 노르웨이(13%), 영국(13%) 등에서는 유튜브 뉴스 이용률이 상당히 낮은 반면 한국은 태국과 인도(55%), 케냐(5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다. 연령대별로도 한국은 모든 연령층에서 조사 대상 국가의 평균보다 높은 유튜브 뉴스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콘텐츠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는 구조 속에서 이용자들은 무엇이 사실인지 갈수록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은 정보의 진위를 구분하는 데 또 다른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급격한 기술 발달로 인해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영상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졌다. AI를 이용한 허위 정보 생산의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는 만큼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중동 지역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AI가 만든 가짜 영상과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디지털 정보 검증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언론은 사실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정확하게 검증하고 그 맥락을 설명하고 시민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적 포럼을 제공해야 한다. 시민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수록 언론은 공적 인프라로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사회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언론은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민주주의를 받쳐 주는 기둥으로서 그 존재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박아란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
  • “땅은 공공이, 집은 도민이”… 제주 첫 ‘토지공유 아파트’ 나온다

    “땅은 공공이, 집은 도민이”… 제주 첫 ‘토지공유 아파트’ 나온다

    제주에서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주택은 개인이 소유하는 ‘토지공유 주택’이 처음 도입된다. 치솟는 집값과 금리, 건축비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진 상황에서 공공이 토지비를 부담해 무주택자들의 주거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새로운 주거 실험이다. 제주도는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제주시 삼도이동에 ‘토지임대부 분양아파트’ 2개 단지, 총 72가구(지상 9층 규모)를 공급한다고 6일 밝혔다. 제주에서 토지임대부 방식의 분양주택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지임대부 분양아파트는 토지 소유권은 공공이 유지하고 건물만 개인이 소유하는 방식이다. 일반 분양주택과 달리 토지 비용이 분양가에서 빠지기 때문에 초기 주택 구입 부담이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공급 규모는 공급면적 72.7㎡(22평) 16가구, 85.9㎡(26평) 56가구 등 총 72가구로 구성된 아파트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건물 분양가는 약 2억 2000만~2억 60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신 토지 임대료는 월 20만~30만원 정도로 책정될 전망이다. 평당 평균 1200만원선에 분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공급된 통합공공임대주택의 임대 조건(보증금 4000만원, 월 임대료 35만원 수준)보다 부담이 낮은 수준으로, 중산층까지 내 집 마련의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최종 분양가는 분양가 심사 등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특히 무주택자 가운데 주거 취약계층과 미래 세대에게 우선 공급한다. 전체 물량의 35%(25가구)는 2세 미만 신생아 가구에 배정하고, 청년·신혼부부·생애최초 구입자에게 각각 15%(각 11가구)를 공급한다. 나머지 20%(14가구)는 일반분양으로 진행한다. 다만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를 막기 위해 분양 후 10년간 전매 제한도 적용된다. 분양 후 10년 이내에는 공공이 환매하고 이후에는 시장 매도가 가능하다. 거주의무기간인 5년 이내에 되팔 경우 최초 분양가에 은행 이자를 더한 금액으로 환매가 이뤄진다. 5년을 넘겨 10년 이내에는 감정평가를 통해 시세 상승분 일부를 반영하는 방식이다. 거주의무기간인 5년 이내에 되팔 경우 최초 분양가에 은행 이자를 더한 금액으로 환매가 이뤄진다. 5년을 넘겨 10년 이내에 매도할 경우에는 감정평가를 통해 시세 상승분 일부를 반영한다. 시장 변동 속에서도 자산 가치를 일정 부분 보장하면서도 과도한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사업은 2024년 9월 사업계획 승인을 거쳐 2025년 8월 착공했으며, 2026년 6월 분양 공고와 10월 당첨자 발표를 거쳐 2027년 9월 입주를 목표로 추진된다. 도는 올 하반기 서귀포시 동홍동에도 53가구를 분양공고하며 내년 하반기쯤 입주 예정이다. 박재관 도 건설주택국장은 “공공주택 7000가구 공급 계획의 일환으로 공공분양과 통합공공임대, 특화형 매입임대 등 다양한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며 “도민의 주거 부담을 낮추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 GIST ‘피움’, 지역 인재 키우는 선순환…“멘티가 멘토로 돌아왔다”

    GIST ‘피움’, 지역 인재 키우는 선순환…“멘티가 멘토로 돌아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재학생 중심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 과학 교육 확대에 나섰다. 고교 시절 멘티였던 학생이 대학 진학 후 멘토로 참여하는 사례까지 나오며, 지역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GIST는 지난 3일 교내 오룡관에서 재학생 사회공헌단 ‘피움(PIUM)’ 제6기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발대식에는 선발된 재학생 39명과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활동 방향을 공유하고 결의를 다졌다. ‘피움’은 재학생이 멘토로 참여해 프로그램 기획부터 실행, 평가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주니어 과학 멘토링(온라인 수업), 찾아가는 과학캠프(읍·면 학교 방문), GIST 과학캠프, 과학톡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청소년의 진로 탐색과 교육 기회 확대를 지원한다. 교육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병행해 교육 격차 해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6기에서는 ‘멘티에서 멘토로’ 이어지는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2026학년도 신입생 강승모 학생은 고교 시절 피움 멘티로 참여해 진로 방향을 구체화한 뒤 GIST에 진학했고, 올해는 멘토로 활동한다. 강 학생은 “멘토와의 만남이 학업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됐다”며 “그 경험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해 ‘주니어 과학 멘토링’에는 3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190명이 선발됐다. 전체 멘토 39명 중 17명은 지난해에 이어 참여한 ‘경력 멘토’로, 일부 학생은 5년 연속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용화 GIST 대외부총장은 “피움은 단순 봉사를 넘어 지역 인재 성장과 사회 환류를 이끄는 프로그램”이라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움 6기 단원들은 오는 12월까지 약 9개월간 과학 멘토링과 캠프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2021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재학생 약 230명과 중·고등학생 약 770명이 멘토와 멘티로 참여했다.
  • 이란서 격추된 중국산 드론 ‘미스터리’…비밀리에 참전한 제3국 어디? [밀리터리+]

    이란서 격추된 중국산 드론 ‘미스터리’…비밀리에 참전한 제3국 어디? [밀리터리+]

    중국산 드론이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등 교전 당사국 외에 제3국의 참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이란군은 남부 파르스주 시라즈 인근 상공에서 미국의 첨단 무인 공격기인 MQ-9 리퍼 드론을 새로운 방공 시스템으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텔레그램에 격추된 미국 MQ-9 드론 추락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영상과 잔해라고 주장하는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그러나 사진 속 잔해가 미군 MQ-9 드론이 아니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은 이날 “해당 잔해는 사실 사우디와 UAE가 운용하는 중국제 ‘윙룽 2’ 드론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청두항공산업그룹(CAIG)이 개발한 ‘윙룽 2’는 외형과 기능이 미국의 MQ-9 리퍼와 매우 유사해 “중국판 리퍼”로 불려왔다. 중국 윙룽 2, 어떤 드론? 2018년 실전 배치된 윙룽 2는 정찰과 정밀 타격이 모두 가능한 드론으로, 최대 속도는 시간당 370㎞, 체공 시간은 최대 32시간, 작전 거리는 최대 4000㎞로 알려졌다. 하루 이상 공중 체류가 가능하며 대륙 간 수준의 장거리 작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대 탑재량은 약 480㎏이며 최대 12발 무장이 가능하다. BA-7 공대지 미사일, 레이저 유도 폭탄, AKD-10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무장할 수 있다. 비용 대비 화력이 높으며 테러 또는 반군 작전에 최적화돼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스텔스 성능이 없고 전자전(재밍)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제 드론이 이란서 격추된 이유는?중국 드론이 이란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제3의 국가가 이란 전쟁에 ’비밀리에‘ 참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5일 “이란 상공에서 중국제 드론이 격추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 드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윙룽 2는 이란 영토 깊숙한 곳에서 격추됐다. 이는 해당 드론이 단순히 국경 근처에서 정찰이나 감시 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이란 영토를 직접 정찰하거나 목표물을 탐색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격추 장소 인근에는 이란의 주요 탄도미사일 생산 시설이 있었다. 따라서 윙룽 2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동에서 윙룽 1, 윙룽 2 드론을 운용하는 국가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두 나라뿐이다. 사우디는 개전 초반 이란의 거친 보복 공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며 공격을 방어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공격으로 사우디보다 훨씬 큰 피해를 봤으며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 의사를 반복적으로 나타내 왔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이러한 상황을 언급하며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윙룽 2 드론은 아랍에미리트가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매체는 윙룽 2가 아랍에미리트 운용 무기일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사우디는 개전 중반부터 이란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보다는 자국 내 피해를 호소하며 미국을 향해 전쟁을 계속하라고 부추겼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한편 6일 미국과 이란이 일단 휴전 합의 후 종전을 논의하는 2단계 방식의 중재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은 45일간의 즉각적인 휴전과, 이후 종전을 비롯한 포괄적인 최종 합의로 이어지는 2단계 접근이 골자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이란은 일시적인 휴전을 수용할 수 없으며, 특정 시한을 정해놓고 결정을 내리라는 식의 압박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일시적 휴전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 “트럼프가 만질 때 엡스타인은 지켜봤다”…전직 모델이 다시 꺼낸 폭로 [핫이슈]

    “트럼프가 만질 때 엡스타인은 지켜봤다”…전직 모델이 다시 꺼낸 폭로 [핫이슈]

    잊혀진 줄 알았던 제프리 엡스타인 스캔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름까지 거론됐다. 전직 모델 스테이시 윌리엄스가 “트럼프가 자신을 만질 때 엡스타인은 그 장면을 지켜봤다”고 주장하면서 한때 묻힌 듯했던 ‘엡스타인 세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5일(현지시간) 윌리엄스와 카레 오티스의 증언을 묶어 모델 업계가 오랜 시간 젊고 취약한 여성들을 권력자 주변으로 밀어 넣어 왔다는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이번 보도는 엡스타인 개인의 범죄를 다시 꺼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를 둘러싼 업계의 생리와 침묵의 관행까지 겨눴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윌리엄스의 재폭로다. 그는 1993년 엡스타인과 교제하던 시기 트럼프 타워에서 당시 사업가였던 트럼프에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당했고 엡스타인이 그 장면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이미 한 차례 공개된 주장인데도 파장이 다시 커진 건 엡스타인과 트럼프, 모델 업계가 한꺼번에 소환됐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당시 상황을 두 남자 사이의 뒤틀린 권력 놀이처럼 느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주장과 관련해 새로운 공식 수사 결과나 법원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 트럼프 이름까지 다시 불러낸 폭로 이번 재폭로의 파장은 단순히 트럼프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끝난 줄 알았던 장면들이 다시 떠오르고 당시 주변 인물들과 업계 분위기까지 함께 거론됐다는 점이 더 크다. 윌리엄스의 증언은 어린 여성 모델들이 얼마나 쉽게 권력자들 곁에 놓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더 섬뜩한 건 당시 업계가 그런 분위기를 특별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젊은 여성에게 접근해도 주변은 침묵하거나 모른 척했고 당사자들조차 이를 업계의 관행처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 “문제는 엡스타인 한 명이 아니었다” 카레 오티스의 증언은 이 문제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오티스는 17세 때 파리에서 엘리트 모델 매니지먼트의 유럽 수장이던 제랄드 마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어린 모델들이 에이전시에 진 빚에 얽매였고 여권까지 ‘보관’ 명목으로 넘겨야 했다고 밝히며 당시 상황을 사실상 인신매매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비유했다. 여기서 드러나는 건 엡스타인 한 사람의 일탈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이다. 오티스와 윌리엄스의 말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문제는 엡스타인 한 명이 아니라 그런 인물들이 오래 살아남도록 둔 업계 전체였다는 것이다. ◆ 패션계는 왜 오래 침묵했나 이번 보도에서 더 불편한 대목은 여성 권력자들까지 거론된다는 점이다. 윌리엄스는 넥스트 모델 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 페이스 케이츠를 자신을 엡스타인에게 소개한 인물로 지목했다. 최근 외신들도 케이츠와 엡스타인의 관계와 소속 여성들을 그에게 연결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츠 측은 자신이 엡스타인의 범죄를 몰랐고 오히려 조종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목이 더 충격적인 이유는 패션계의 침묵이 단순한 방관을 넘어 오랜 질서의 일부였을 수 있다는 의심을 키우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데려갔고 누군가는 지켜봤고 누군가는 모른 척했다는 정황이 드러날수록 사건은 한 개인의 추문이 아니라 업계 전체가 외면한 문제로 커진다. 결국 이번 파문의 핵심은 새 인물이 아니다. 오래된 관행이다. 엡스타인은 이미 사망했지만, 전직 모델들은 그 시절의 관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다시 떠오른 건 한 개인의 추문이 아니라 너무 오래 덮여 있던 업계의 침묵이다.
  • [데스크 시각] 신청주의 벽, 닿지 못한 다섯 생명

    [데스크 시각] 신청주의 벽, 닿지 못한 다섯 생명

    지난달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30대 아버지와 4명의 어린 자녀였다. 첫째가 사흘 연속 결석하자 이상히 여긴 담임교사의 신고로 비극이 드러났다. 공적 시스템은 이미 여러 차례 이 가정의 위기를 감지했다. 지난 1월과 3월 경찰이 현장을 확인했지만 아동 학대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개입은 종결됐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수급 신청을 권유했으나 가장은 응하지 않았다. 아내가 수감된 뒤 홀로 네 자녀를 돌보던 아버지는 생활고 끝에 자녀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가는 징후를 읽고도 더 다가가지 못했고, 그는 끝내 문을 열고 나오지 못했다. 최근 전북 임실 등지에서 이어진 일가족의 죽음에는 공통된 그림자가 서려 있다. 위기 신호는 울렸지만 정작 구원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촘촘하다고 여겼던 사회안전망이 멈춰 선 자리에는 ‘복지 신청주의’라는 벽이 있었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막기 위해 설계된 이 제도는 가장 절박한 순간 가장 가혹한 문턱이 된다. 국가가 ‘먼저 도움을 요청하라’며 기다리는 사이 한 가족의 삶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정부가 뒤늦게 이 벽을 허물겠다며 대책을 내놨다. 위기 징후가 뚜렷할 경우 당사자 동의 없이도 공무원이 금융 정보를 조회하고 직권으로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공무원의 책임을 면해 주는 ‘면책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청주의라는 복지 행정의 틀을 근본적으로 손보겠다는 의미다. 분명 진일보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정보 조회는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보호를 명분으로 개인의 금융 정보를 들여다보는 순간, 그 권한의 범위와 통제 장치는 더욱 엄정해야 한다. 가난을 증명하기 위해 사생활을 낱낱이 드러내야 하는 이들에게 국가의 개입은 구원이 아니라 또 다른 침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청주의의 문턱을 낮추는 작업은 개인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 정교한 설계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각지대의 본질은 단순히 신청 누락에만 있지 않다. 아무리 국가가 신청서를 대신 써 준들 현실과 동떨어진 선정 기준이 그대로라면 결과는 다시 ‘탈락’이다. 울주군 사건의 가정은 네 자녀를 홀로 돌보는 한부모가족이었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감된 아내의 복역 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아 한부모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다자녀 가구나 교통 취약지 거주자에게 생계 수단과 다름없는 차량을 ‘재산’으로 묶어 기초생활수급 문턱을 높이는 낡은 산정 방식도 먼저 손봐야 할 과제다. 현장의 과부하를 덜어 줄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 사회복지 공무원 한 명이 수백 건의 잡무에 시달리는 구조에서 면책권은 허울 좋은 방패에 그칠 수 있다. 공무원이 서류 뭉치가 아닌 사람의 삶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직권 신청 제도는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위기 가구가 맞닥뜨리는 가장 참혹한 결말은 ‘자녀 살해 후 자살’이다. 그동안 이를 ‘동반 자살’이라 불러 왔지만, 이는 독립된 인격체인 아동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명백한 아동 학대이자 살인이다. 부모의 절망이 자녀 살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 비극은 복지의 영역을 넘어 ‘아동 보호’라는 국가적 책무의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는 데이터 조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위태로운 삶의 현장을 직접 마주하고 데이터 뒤에 숨겨진 절규를 읽어 내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손을 내밀 힘조차 남지 않은 이들을 위해 국가는 먼저 문을 두드려야 한다. 복지 행정의 과정이 검열이 아닌 구원의 시간이 되도록 현장의 사다리를 다시 놓아야 한다. 그것이 울주군에서 멈춰 버린 다섯 생명 앞에 국가가 내놓아야 할 최소한의 답이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사설] ‘전쟁 추경’ 무색… 어물쩍 쪽지 예산부터 싹 걷어내야

    [사설] ‘전쟁 추경’ 무색… 어물쩍 쪽지 예산부터 싹 걷어내야

    중동전쟁의 경제적 여파에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긴급 편성한 총 26조 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벌써 우려했던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전쟁 추경’에 걸맞지 않은 엉뚱한 사업 예산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치색이 뚜렷한 데다 불요불급한 ‘쪽지 예산’까지 끼어 있다면 문제가 있다. 이번 추경은 이재명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는 내수 침체 대응을 명분으로 30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다. 여야는 오는 10일 처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전쟁 발발 한 달여 만에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번지는 현실에서 재정 대응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정밀도다. 국회 심의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과연 취지에 걸맞게 편성되고 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전쟁 추경에 효용이 있으려면 취약계층 중심으로 집중 편성돼야 한다. 그런데 전체 예산 가운데 민생 안정 예산은 2조 8000억원, 그중 취약계층 일상 회복 지원은 8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추경 세부 항목을 보면 평시 사업 증액분이 눈에 띈다. 관광두레 예산, 독립영화 제작비, 문화예술인 지원금 등은 기존에 추진해 온 사업들이다. 햇빛소득마을을 150개에서 700개로 대폭 확대한 것도 뜨악하다. 재생에너지 전환 취지와 맥은 닿지만, 수입 에너지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효율성과 비용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TBS 운영 지원은 더 생뚱맞다. 서울시가 끊은 지원금을 여당 주도로 49억 5000만원이나 추경 항목에 밀어넣었다. TBS 지원이 전쟁 추경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누가 봐도 재정 원칙보다 정치 논리가 앞선 사례다. 중복되거나 효과가 상쇄되는 항목은 없는지도 따져야 한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5조원을 투입하면서 소득 하위 70%에게 4조 8000억원을 지급한다. 유가 충격을 방어하느라 공급자와 수요자 양쪽으로 10조원이 들어간다. 추경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향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고유가 피해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재정과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재정은 그 결과가 같을 수가 없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운송·물류를 거쳐 공산품·외식으로 번지는 국면에서 전쟁과 무관한 확장재정은 물가 상승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중동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5~9월 물가가 3%를 넘어설 것이라고까지 전망했다. 이런 경고에 귀기울여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실탄을 집중해야 한다.
  • ‘내마음 네마음’…서초, 돌봄 사각 없애려 마음 더하기, 구 역대 최대 洞적십자봉사회 결성[현장 행정]

    ‘내마음 네마음’…서초, 돌봄 사각 없애려 마음 더하기, 구 역대 최대 洞적십자봉사회 결성[현장 행정]

    “모든 재난 현장에는 항상 적십자 봉사원이 있었습니다. 서초구에 소외된 이웃이 한 분이라도 줄어들 수 있도록 항상 곁을 지키겠습니다.”(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회장) ●전체 18개洞 인원도 235명 참여 열기 지난 1일 구청 대강당에는 서울 서초구 출범 이래 가장 많은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초구 동(洞) 적십자봉사회 합동 결성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한적십자사와 서초구가 함께 모집·운영하는 동 적십자봉사회에 올해 출범 이래 가장 많은 봉사단원이 모였다. 10개 동에서 전체 18개 동으로 참여가 확대됐고, 인원도 109명에서 23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구가 동 직능단체와 연계한 취약계층 돌봄 네트워크 ‘서초형 적십자 봉사원’을 새롭게 결성해 봉사원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행사에는 전성수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권영규 회장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전 구청장은 참석한 90명의 새내기 봉사단원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적십자봉사회의 노란색 조끼를 입혀 주고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조끼를 입은 신규 봉사원들이 행사장 가운데 레드카펫을 행진하자 기존 봉사원들은 뜨겁게 환영했다. 봉사원들이 모두 입장하자 전 구청장과 권 회장, 서정곤 서초구협의회장, 김미진 서초2봉사회 신규회장이 레드카펫 전면에서 선물상자를 개봉했고, 상자 안에 담겨 있던 축하 풍선이 일제히 떠올랐다. 참석자들이 바늘로 풍선을 터뜨리자 적십자를 상징하는 흰색과 빨간색 종이가 흩날리며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전 구청장은 “오늘 결성식을 계기로 서초구 모든 동에서 적십자봉사회가 활동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소외된 이웃을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제빵 봉사·기업 연계 협력 등 활동 신규 봉사원 126명을 포함한 총 235명의 서초구 적십자 봉사원들은 앞으로 취약계층 방문과 물품 지원, 제빵 봉사, 기업 연계 사회협력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구는 이번 결성식을 계기로 자원봉사 캠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동 직능단체와 연계한 서초형 적십자 봉사원 돌봄 네트워크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전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변에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서초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성북 폐경로당, 복지공간으로 새단장

    성북 폐경로당, 복지공간으로 새단장

    노인 일자리 활용 카페·공방 운영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추진 예정노후 준비 위한 1대 1 상담도 제공 서울 성북구 삼선동 장수마을 인근 폐경로당을 카페와 공방으로 새단장한 ‘뉴시니어센터 행복더함’ 개소식이 지난달 26일 열렸다. 행복더함은 오는 14일부터 본격 운영된다. 5일 성북구에 따르면 개소식에는 구청장, 시·구의원, 어르신 일자리 참여자,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지역사회 사랑방의 탄생을 축하했다. ‘뉴시니어센터 행복더함’은 어르신과 일반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세대 융합형 복지공간이다. 행복더함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연면적 약 297㎡ 규모로 조성됐다. 이 곳에서는 노인 일자리를 활용한 북카페와 도자기 체험교실, 주민 교육 프로그램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구는 공간이 취약계층 지원, 주민 소통,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더함은 카페와 체험형 공간으로 나뉜다. 옥상에는 옥상정원 카페, 2층에는 북카페 ‘카페 더함 186’이 조성됐다. 카페는 낙산공원 방문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모이는 새로운 마을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1층에는 도자기 체험교실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성북시니어클럽이 1층 등에서 도자기 페인팅과 컵·접시 제작 같은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하에서는 성북50플러스센터가 재무·건강·일자리·관계·여가 등 노후 준비를 위한 1대 1·소그룹 상담을 제공한다. 구는 행복더함에서 노인 일자리와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추진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뉴시니어센터 행복더함이 어르신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열린 복지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주민 누구나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기획] 청년 59% “지원받은 경험 없다”… 정책·현장 미스매치 ‘심각’

    [서울신문·삼성 공동 기획] 청년 59% “지원받은 경험 없다”… 정책·현장 미스매치 ‘심각’

    ‘온통청년’ 소개 정책 1700건 넘지만체감 낮고 실질적 지원서 비껴있어하향성 정책 수립 대신 현장 반영을 청년 절반 이상이 “현금성 지원 찬성”‘34세→39세까지 청년’ 인식도 확산‘취·창업 돕는 구조적 전환’ 갈증 커 청년의 목소리는 공허한 외침에 그쳤고 정책은 현장의 갈증을 외면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삼성이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말하다 2026’ 기획 연재를 시작하며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우리 사회 청년들이 느끼는 정책 소외감은 임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온통청년(정부 청년정책 통합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책만 1700건이 넘지만 체감도는 낮고 절반 이상은 실질적인 지원에서 비껴 있어 ‘정책이 현장과 따로 논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설문 결과를 보면 청년 절반 이상은 ‘자신의 의견이 사회에 전달되거나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54.1%)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10%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9.6%)고 답해 청년들이 느끼는 사회적 고립감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정책에 대한 관심도’(크다·매우 크다 49.4%)는 50%에 육박하며 스스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는 높았지만 정작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지원을 경험한 비율은 낮았다. 10명 중 6명은 ‘단 한 번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58.8%)고 답해 전달 체계의 결함을 드러냈다. 특히 청년기본법상 청년(만 34세 이하)에 해당하는 257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7%가 ‘정책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법적 청년에 가까운 30대 중·후반 청년들 중에서는 54.8%가, 40대 이상 중에서는 83.6%가 정책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정책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실제 수혜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장벽이 있고, 생애 전환기에 놓인 청년층은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원을 받은 적이 있다’(41.2%)는 청년들은 일자리(29%), 금융(20.8%), 생활·복지·문화(20.4%), 주거(16%), 교육(7.4%), 참여·권리(6.3%) 순으로 지원 분야를 언급했다. 정책 수혜를 입지 못한 원인은 ‘정보의 단절’과 ‘현장 부적합성’으로 요약됐다. ‘정책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33.4%), ‘설령 알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 없다’(30.1%)는 응답은 정책 설계와 현장 수요 사이 ‘미스매치’가 누적됐음을 보여줬다.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쏟는 관심’을 두고는 대다수가 ‘보통’(44.5%)이라며 미온적인 평가를 했다. “정책은 많지만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의견 미반영→정책 괴리→정보 부족→낮은 수혜율’이 반복되고 있었다.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현금성 지원’에 대한 청년들의 자세였다. 절반 이상이 ‘찬성’(50.1%) 의사를 드러냈다. 주거비와 생활비 등 고정 지출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현금 지원은 개인의 선택지를 확장하고 자율적 사용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혜택’이라는 평가였다.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집행 책임감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찬성 이유로 언급됐다. 지난해 말 서울광역청년센터 설문에서 서울시 청년수당 참여자 대다수가 ‘삶의 질이 개선됐다’(86.2%)고 답한 결과는 이러한 청년들의 요구를 뒷받침한다. 20·30대 채무조정 확정자가 2021년 3만 7166명에서 지난해 6만 2837명으로 급증하는 등 청년층의 금융 취약성이 커진 상황이라 직접적인 지원 요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청년 정책의 대상 연령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감지됐다. 청년 상한 나이를 묻는 말에 ‘35~39세’(36.1%)를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고 ‘30~34세’(32%), ‘40~45세’(13.2%)가 뒤를 이었다. 졸업 및 결혼·출산 시기 후퇴, 자산 형성의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독립된 성인’으로 자리 잡는 시점이 늦춰진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청년기본법상 상한과 현장의 인식 차이로 인한 정책 소외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대두했다. 청년들이 바라는 정책 설계 방향은 ‘취업·창업 등 실질적인 사회 진입을 돕는 구조적 전환’(49.7%)에 집중됐다. 정책 참여 확대 방안으로는 ‘교육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 보강’(29.5%),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27.5%)를 뽑은 이가 다수였다. 전문가들은 하향식 정책 수립 구조를 탈피해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임명규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복잡한 청년의 삶을 투영한 민주적이고 안정적인 제도가 절실하다”며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중심 거버넌스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때 청년 정책의 실효성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정란아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현금성 지원을 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라며 “청년 정책을 보면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갖가지 혜택을 곧바로 거둬가는 일이 많다. 다양한 실험·시도를 안정·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찾고 청년 자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전, 중동 위기에 ‘귀한 몸’… 고리 2호기 3년 만에 재가동

    원전, 중동 위기에 ‘귀한 몸’… 고리 2호기 3년 만에 재가동

    중동 사태 장기화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원자력 발전이 다시 ‘귀한 몸’이 됐다. 설계수명 40년이 만료돼 2023년 정지됐던 부산 기장 고리 원전 2호기는 3년 만에 설비 개선을 마치고 발전을 재개했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 2호기는 전날 오전 발전을 다시 시작했다. 운전 중단 약 35개월 만이다. 1983년 8월 10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이 원전은 40년 운전 허가 기간이 끝나면서 2023년 4월 8일 정지됐다. 운전 기간에 누적 1955억kWh를 생산해 부산 시민 전체가 9.3년간 사용할 전력을 공급했다. 한수원은 2022년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안전성 평가서를 제출하고 3년 7개월여 심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계속 운전을 승인받았다. 고리 2호기는 10년 단위 주기적 안전성 평가를 거쳐 2033년 4월 8일까지 운전한다. 정지 기간 한수원은 사고 대처 설비 보강,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확보 등 1758억원을 투자해 설비 개선과 안전성 검사를 진행했다. 원안위는 장기간 멈춰 섰던 원전의 펌프·밸브를 중점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원자로 냉각재 외부 주입 유로 개선, 사고 대응 필수 설비의 전원 공급 설비 신설, 케이블 교체, 화재감시기 신설, 중대사고용 피동촉매형 수고재결합기(PAR) 교체 등을 확인한 뒤 지난달 31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청와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동 리스크 확대에 대응해 원전 가동률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석유와 LNG 가격 상승으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자 중동산 원료 의존도가 없는 원전 비중을 늘려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원자력 발전 정산단가는 1kWh당 79원으로, 유류(384.6원)와 LNG(158.2원)보다 크게 낮다. 유류 단가는 올해 2월 기준 512.2원까지 상승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연료인 농축우라늄은 러시아·프랑스·영국 등에서 들여와 중동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고리 3·4호기, 한빛 1호기를 비롯해 올해 9월과 11월 정지 예정인 한빛 2호기와 월성 2호기, 한울 1·2호기(2027년 12월·2028년 12월), 월성 3호기(2027년 12월)와 4호기(2029년 2월)의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서를 원안위에 제출해 심사받고 있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에너지 공급 불안 상황에서 원전의 계속운전은 국가 에너지 안보 확보에 중요한 수단”이라며 “고리 2호기를 시작으로 현재 계속운전을 추진 중인 9기의 원전도 철저히 준비해 안정적 전력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과 전력그룹사는 지난 3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그룹사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5%인 약 513GWh를 감축하는 고강도 에너지 절감 대책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LNG 수입량 8만t을 대체하는 양이다. 한전은 차량 2부제 자체 동참 등과 함께 주택용 에너지캐시백 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 취약계층 고효율기기 지원 사업을 강화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 폐경로당의 대변신! 커피향이 흐르는 성북 ‘행복더함’ 개소

    폐경로당의 대변신! 커피향이 흐르는 성북 ‘행복더함’ 개소

    서울 성북구 삼선동 장수마을 인근 폐경로당을 카페와 공방으로 새단장한 ‘뉴시니어센터 행복더함’ 개소식이 지난달 26일 열렸다. 행복더함은 오는 14일부터 본격 운영된다. 5일 성북구에 따르면 개소식에는 구청장, 시·구의원, 어르신 일자리 참여자,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지역사회 사랑방의 탄생을 축하했다. ‘뉴시니어센터 행복더함’은 어르신과 일반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세대 융합형 복지공간이다. 행복더함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연면적 약 297㎡ 규모로 조성됐다. 이 곳에서는 노인 일자리를 활용한 북카페와 도자기 체험교실, 주민 교육 프로그램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구는 공간이 취약계층 지원, 주민 소통,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더함은 카페와 체험형 공간으로 나뉜다. 옥상에는 옥상정원 카페, 2층에는 북카페 ‘카페 더함 186’이 조성됐다. 카페는 낙산공원 방문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모이는 새로운 마을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1층에는 도자기 체험교실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성북시니어클럽이 1층 등에서 도자기 페인팅과 컵·접시 제작 같은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하에서는 성북50플러스센터가 재무·건강·일자리·관계·여가 등 노후 준비를 위한 1대 1·소그룹 상담을 제공한다. 구는 행복더함에서 노인 일자리와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추진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뉴시니어센터 행복더함이 어르신과 주민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열린 복지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주민 누구나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질 높은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돌봄 사각지대 없앤다”…서초구 역대 최대 ‘동 적십자봉사회’ 결성

    “돌봄 사각지대 없앤다”…서초구 역대 최대 ‘동 적십자봉사회’ 결성

    “모든 재난 현장에는 항상 적십자 봉사원이 있었습니다. 서초구에 소외된 이웃이 한 분이라도 줄어들 수 있도록 항상 곁을 지키겠습니다.”(권영규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회장) 지난 1일 구청 대강당에는 서울 서초구 출범 이래 가장 많은 적십자봉사회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초구 동(洞) 적십자봉사회 합동 결성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한적십자사와 서초구가 함께 모집·운영하는 동 적십자봉사회에 올해 출범 이래 가장 많은 봉사단원이 모였다. 10개 동에서 전체 18개 동으로 참여가 확대됐고, 인원도 109명에서 235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구가 동 직능단체와 연계한 취약계층 돌봄 네트워크 ‘서초형 적십자 봉사원’을 새롭게 결성해 봉사원을 모집했기 때문이다. 행사에는 전성수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권영규 회장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전 구청장은 참석한 90명의 새내기 봉사단원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적십자봉사회의 노란색 조끼를 입혀 주고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조끼를 입은 신규 봉사원들이 행사장 가운데 레드카펫을 행진하자 기존 봉사원들은 뜨겁게 환영했다. 봉사원들이 모두 입장하자 전 구청장과 권 회장, 서정곤 서초구협의회장, 김미진 서초2봉사회 신규회장이 레드카펫 전면에서 선물상자를 개봉했고, 상자 안에 담겨 있던 축하 풍선이 일제히 떠올랐다. 참석자들이 바늘로 풍선을 터뜨리자 적십자를 상징하는 흰색과 빨간색 종이가 흩날리며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전 구청장은 “오늘 결성식을 계기로 서초구 모든 동에서 적십자봉사회가 활동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소외된 이웃을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신규 봉사원 126명을 포함한 총 235명의 서초구 적십자 봉사원들은 앞으로 취약계층 방문과 물품 지원, 제빵 봉사, 기업 연계 사회협력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구는 이번 결성식을 계기로 자원봉사 캠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동 직능단체와 연계한 서초형 적십자 봉사원 돌봄 네트워크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전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변에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 중심의 따뜻한 서초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김동연 표 도정’ 긍정 평가…감사패 & 지지선언 잇달아

    ‘김동연 표 도정’ 긍정 평가…감사패 & 지지선언 잇달아

    경기도수의사회, 반려동물 복지정책 공로 감사패 전달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5일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손성일)로부터 경기도의 동물복지 향상과 반려동물 정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민선 8기 경기도는 2023년 7월 여주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경기 반려마루 여주’를 개관한 데 이어 이듬해 5월 화성에 ‘반려마루 화성’을 추가로 개관했다. 이후 유아동·청소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감 활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1회 동물보호의 날’ 기념행사에서 반려마루 여주와 화성이 입양문화 확산과 보호동물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기관표창을 받았다. 또한 경기도 최초의 공설동물장묘시설인 ‘반려마루 추모관’을 조성했다. 경기도수의사회 손성일 회장은 이날 감사패 전달식에서 “김동연 후보는 그동안 경기도 동물 정책 현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수의사회와의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특히 유기동물 입양을 하면 지원 프로그램까지 해주셔서, 유기동물 입양이 많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점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김동연 후보는 “동물 행복한 사회에서 사람도 행복할 수 있다. 경기도민들이 우리 ‘댕댕이’ ‘댕냥이’들과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사단법인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경기피해자연합회, 경기도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기도남부회, 경기도 장애인연대, 한국시스템에어컨유지관리협회, 제21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캠프 인구미래-건강사회행복위원회 소속 7개 단체 16개 특보단, 경기도경제살리기포럼, 경기창업기업인협회 등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어린이·청소년 무상버스 10명 중 7명 이용… 생활 밀착형 복지로 자리잡다

    어린이·청소년 무상버스 10명 중 7명 이용… 생활 밀착형 복지로 자리잡다

    제주도가 도입한 어린이·청소년 무상버스 정책이 시행 7개월 만에 대상자 10명 중 7명이 이용하는 대표 교통복지로 자리 잡았다. 고유가 속에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청소년 무료 이용 정책이 가계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버스 이용 확대를 이끄는 ‘생활 체감형 복지’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 도입한 어린이·청소년 무상버스 사업의 누적 이용 건수가 올해 2월까지 483만 건, 혜택 금액은 약 4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도내 대상자 8만 6000여명 가운데 5만 9421명(68.6%)이 카드를 등록해 실제 이용 중이다. 제주도는 이 정책이 청소년 이동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학부모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기 중인 지난해 11~12월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만 건을 넘어섰고, 겨울방학 기간인 올해 1~2월에도 하루 2만 건 이상 이용이 이어졌다. 사업 초기와 비교하면 지난해 12월 이용률은 29.9% 증가했다. 제주도는 오는 6월부터 실물 카드 대신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교통카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접촉하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온나라페이’ 앱에서 이용 내역도 확인할 수 있다. 고유가와 청소년 무료 이용정책의 영향으로 대중교통 이용도 늘고 있다. 도가 지난달 1~15일 버스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송 인원은 237만 733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했다. 특히 청소년 이용객은 24.47%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도는 지난 1월부터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도민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대중교통비 환급 ‘케이(K)-패스’ 사업에 정액 무제한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와 함께 교통 취약지역을 위한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 ‘옵서버스’를 지난 2월 25일부터 도서 지역을 제외한 도내 모든 읍·면으로 확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청소년 무상버스와 교통비 환급 제도,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도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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