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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일정 확정 및 참여 작가 발표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일정 확정 및 참여 작가 발표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개최 일정을 2021년 9월 8일부터 11월 21일까지로 확정하고, 국내외 총 41명/팀의 비엔날레 참여자를 발표했다. 내년 비엔날레 참여자 중 절반 이상이 신작을 제작, 출품해 기대감을 높인다. 또한 대만의 림 기옹, 아마츄어 증폭기와 같은 뮤지션, 취미가를 비롯한 서울의 예술공간 등을 초청하여 예술 실천의 다양한 관점과 태도를 아우르는 비엔날레의 장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비엔날레 모델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고, 대중미디어의 유통망을 참조하는 전방위적 프로그램을 전시와 함께 제시한다. 각종 작가 프로젝트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비엔날레의 웹사이트는 2021년 봄에 공개된다.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하루하루 탈출한다(One Escape at a Time)’는 미국 시트콤 ‘원 데이 앳 어 타임(One Day at a Time)’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해당 작품은 전형적인 시트콤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원작의 백인 가족을 쿠바계 미국인 가족으로 바꾸어 일반적인 미디어 재현의 문법을 뒤틀고, 웃음과 개그의 이면에서 인종, 젠더, 계급, 성정체성, 이민 등 동시대의 화두를 적극적으로 돌파한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현실 도피의 형식을 활용해 비엔날레 참여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고, 우리가 도피주의와 맺는 관계를 새롭게 상상해보길 제안하고 나아가 파편화된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좌표를 찾아가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개최와 관련하여 참여작가, 협업자와의 준비 과정 등이 12월 초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온라인 토크로 공개될 예정이다. 비엔날레 참여자인 장영혜중공업, 고등어, 합정지구, 헨리케 나우만 및 그래픽 디자이너 박선영, 작가 정연두가 비엔날레 팀원들과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구성된다. 온라인 토크는 연말까지 비엔날레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더이상 취미가 아닌 반려동물

    [홍석경의 문화읽기] 더이상 취미가 아닌 반려동물

    “내 딸이 12시간 동안 쇠창살에 찔려 죽었다”라는 헤드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꿈에 그리던 사모예드를 입양해 기르던 20대 여성이 취업 면접을 위해 반려견을 2박 3일 동안 애견호텔에 맡긴 사이, 물도 사료도 없이 갇힌 개가 탈출하려다 쇠창살에 뒷다리가 걸려 매달린 채 죽어 간 처참한 사건이다. 애견호텔은 무허가 영업이었고 법이 정한 대로 시청의 농축산과 관할이었으며, 반려동물 보호를 위해 필요한 공적 일손은 턱없이 모자란 상태였다. 이 기사는 반려견의 치사를 다루지만, 제목만으로도 학대당하는 어린이를 대하는 정서적 태도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반려견을 아이로, 자신을 엄마 아빠로 부르는 것이 못마땅한 사람들이 있고, 이 땅에 온정이 필요한 취약층이 많은데 기껏 동물에게 온갖 정성을 다한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이들을 이해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 가정의 27%가 1500만 마리에 달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위 사례와 같이 많은 경우 반려동물이 유일한 동거자다. 일인가구의 증가 속도와 결혼 및 출산에 대한 태도 변화가 한국 사회가 급격히 개인화하고 있으며 전통적 가족제도가 해체 중임을 말해 준다. 이 상황 속에서 개인의 반려동물 기르기는 우리 사회 성원들의 정신적 건강과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요건이 됐다. 팬데믹은 신체적 접촉과 사회적 관계를 더욱 엷어지게 만들어 반려동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다가와 포옹을 원하고 빈집에서 나의 귀가를 기다리는 존재. 관계에 대한 복잡한 고민 없이 한없이 애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안을 준다. 인간은 가족일지라도 미움과 애정이 뒤얽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반려동물은 주인과 오직 애정으로만 연결돼 있다. 나 스스로 프랑스에서 입양한 골든리트리버를 서울로 이사할 때 데려와 아파트에서 키우고 있기에 일상 속 도심의 반려견 문제를 속속들이 경험했다. 반려동물 문제라고 일반화할 수 없는 개와 고양이의 차이, 대형견과 소형견주 사이의 갈등, 공격적 개의 관리, 유기견, 식용견 문제, 반려동물 의료비와 보험 문제 등 인간과 동물의 평온한 공존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반려동물의 인간 사회 속 필요성이 위와 같기에 이제는 일부의 취미로 치부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1500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장소가 별로 없다. 반려동물과의 숙박과 이동은 제한적이고, 가능하더라도 대부분 소형견 편의 중심이다. 대형견을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극소수이고 심지어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는 안내견조차 입장이 거부되는 공간이 많다. 인간이 신의 놀이를 통해 만들어 낸 수많은 종류의 반려견들이 오직 주인인 인간을 사랑하고 따르지만 대부분 인간의 공간에서 거부된다. 한국 사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고 그 능력은 이번의 팬데믹 사태와 같은 위기 속에서 가감 없이 발휘됐다. 그런데도 필자의 오랜 비교사회적 경험에 의존해 판단할 때 한국 사회 속에서 여전히 부족한 것이 약자와 타자를 품는 능력이다. 필자의 이런 비교가 과하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감히 말하건대 그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은 약자를 품는 능력과 관련돼 있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정서적 균형이 깨졌을 가능성이 크고 이들은 어린이와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을 학대할 가능성도 크다. 학대까지는 아니어도 잘 길든 반려동물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결국 뭘 거부하는 것일까? 시각장애인과 인도견을 거부하는 식당 주인은 장애인을 거부한 것일까, 개를 거부한 것일까? 서구의 도시와 시골에서 식당과 상점에 주인과 함께 자유롭게 출입하는 반려견들의 모습이 부러운 것은 곧 타자와 약자를 품는 능력, 나와 다른 존재와 때로는 불편함을 참고 공존하는 능력이 부러운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반려동물과 함께 시작됐다. 인간이 정착하기 오래전부터 자연을 길들인 첫 번째 성공담인 개의 존재가 확인되고, 모든 문명에서 동물과의 동거와 공존이 발견된다. 인간의 미래에 AI를 장착한 로봇과 반려동물 중 골라야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온기를 지닌 반려동물을 선택할 것이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코로나19와 가을 하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코로나19와 가을 하늘

    가능하면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려고 한다. 취미 사진가로서 빛의 순간을 포착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서다. 사진찍기는 세상을 찬찬히 관찰하고 음미하는 버릇을 들이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사진을 찍을 순 없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사진 찍기도 곤란하다. 뜀박질하면서도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걸어야 가능하다. 서둘러 급히 걷기보단 천천히 걸어야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올해 가을은 매우 특별했다. 가을 하늘이 올해처럼 맑고 투명한 적이 근래에 있었던가. 물론 지금의 장년층 세대가 뛰놀던 유년 시절에는 가을 하늘이 그야말로 투명하고 푸르렀다. 하지만 우리가 경제발전과 고도성장을 향해 달려가면서, 그리고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하면서 하늘은 암울하게 변했다. 어두컴컴해졌다. 2009년 가을,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서 익산시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이다. 우리가 작년까지 봤던 낯익은 하늘 아닌가. 연무와 공해에 찌든 하늘이다. 칙칙하기 그지없다. 이랬던 가을 하늘이 올해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아름다운 저녁 하늘을 찍어 SNS에 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수십 년 동안 잃어버렸던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을 되찾은 것이다. 애국가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맑고 공활한(드높은) 가을 하늘’을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감염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생각하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이 모든 상황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인간의 이동과 생산활동이 줄어들면서 오염과 공해가 줄어들고, 그 결과 뜻하지 않게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을 수십 년 만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사가들은 늘 시대 구분에 관심을 기울인다. 역사학은 ‘시간적 차원’에 주목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2020년은 중대한 역사적 분기점이다. 후대 역사가들은 2020년을 ‘역사적 21세기’의 출발점으로 평가할 것 같다. ‘물리적 21세기’와 다른 차원이다.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확연히 구분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잠시 속도를 늦춘 이 시기를 문명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다면, 코로나19는 인류와 지구를 위한 전화위복의 발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천천히 걸으며 생각해 보자.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치매할머니 돌본 건 엄마랑 손녀인데… 왜 남성 상주가 당연하죠?”

    “치매할머니 돌본 건 엄마랑 손녀인데… 왜 남성 상주가 당연하죠?”

    스물넷 취준생 구순 할머니 간병기당연시한 며느리 돌봄노동에 불쾌남성 위주 장례문화에 항의하기도치매 돌봄체계 국가적 재정비해야“할머니 돌보면서 취업공부도 하고 중간중간 밥 차려 드리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대학을 마치고 취업준비생으로 8년 만에 돌아간 고향집. 평생 농사와 집안일을 하며 자식과 손자들까지 키워낸 구순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다. 스물네 살이던 손녀 윤이재(필명)씨가 어머니를 대신해 할머니를 돌보기로 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느닷없이 사라지기도 했고, 시키지도 않은 밭의 잡초를 무작정 뽑기도 한다. 새벽에 일어나 집에 가야 한다고 난리도 쳤다. 방안에 용변을 봤을 때 이를 모두 치우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나면 온몸에서 기운이 다 빠져나갔다. 신간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는 이재씨의 이런 2년간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할머니의 인생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가끔 혼잣말로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독립투사도, 대단한 분도 아니셨지만, 그 인생을 그저 흘려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이재씨는 텔레비전만 보시는 할머니에게 새로운 취미를 찾아 드리려 노력하고, 마카롱을 잘라 입에 넣어 드리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그러나 때론 아들만 챙기는 할머니의 모습에 화를 내고, 고된 돌봄노동으로 우울해진다. 특히 주변에서 “효녀”라는 칭찬을 듣는 일이 불쾌했다고 말했다. “제가 했던 일은 할머니께서 어린 시절 제게 똑같이 해줬던 일이죠. 그리고 저희 어머니께서 피 한 방울 안 섞인 시어머니를 위해 하던 일인데, 정작 며느리의 돌봄은 당연하게 여기더라고요.” 돌봄은 철저하게 여성의 몫이었지만, 할머니의 장례식에서는 정작 남성이 상주가 되어 진행하는 데에 항의한 부분이 특히 인상 깊다. 남동생보다 자신의 이름을 먼저 써달라고 하고, 며느리의 이름을 올려달라고 하며 다른 친척들과 다투기도 한다. 그는 “엄마 세대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우리 세대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치매 가족을 돌보는 일은 이재씨만의 특별한 경험은 아닐 터다. 이재씨는 이와 관련, “국가적으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씨는 자신의 상황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했다. 때마침 할머니 건강이 안 좋은 시점에 자신이 고향에 있었고, 대가족이어서 급한 일이 있을 때 다른 가족이 도와줄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일을 쉬고 오롯이 희생해야 했을 터. “웰다잉, 가족돌봄, 장례식 등에서 사실 우린 선택지가 별로 없더라고요. 다양한 선택과 방식이 공존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국내 재계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신화를 쓴 총수, 삼성을 글로벌 정보기술(IT) 최강자로 키워 낸 경영인, 무노조 경영을 견지한 자본가, 그리고 은둔의 황제. 이 같은 이름으로 수식돼 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혁신의 리더십,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우리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적 결단,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에서 글로벌 1위를 거머쥐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발전시켰다.외로운 유년기 바쁜 부모님·日유학으로 외로움에 익숙 자동차·레슬링 등 ‘마니아적 기질’ 키워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씨 사이에서 3남 5녀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제일비료 회장을 지낸 맹희씨와 고인이 된 창희씨 등 두 명의 형이 있어 아들 중에서는 막내다. 여자 형제로는 인희(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 등 네 명의 누나가 있으며 여동생으로 신세계그룹 회장인 명희씨가 있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를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결혼 후 삼성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보게 된다.회장된 3남 두 형 제치고 46세에 삼성그룹 회장 취임 승부사적 결단·혁신으로 韓경제 신화 써 1966년. 이 회장의 둘째 형인 창희씨가 ‘한비 사건’(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구속되고, 맏형인 맹희씨도 밀수에 관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청와대 투서 사건 등 혼란이 이어진 가운데 호암은 1971년 막내아들 건희에게 삼성을 맡기기로 결단을 내린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 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이다.” 호암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당시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6세 때의 일이다.어린 시절 환경이 자주 바뀌며 홀로 보내는 시간에 익숙했던 고인은 마니아적 성격으로 집중력이 강했는데 이런 기질로 자라난 집념은 세계 1위 삼성의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취미와 관심사는 다방면에 뻗쳐 있었다. 일본 유학 시절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 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대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3년간 1200편의 영화를 봤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이에 평생 즐겨 쓴 휘호가 ‘무한탐구’였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1년 반 동안 차를 죄다 뜯어 보며 차를 6대나 바꾸기도 했다. 1987년 취임과 함께 그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일성을 내놨고 그 약속을 지켰다. 흑백 TV가 삼성의 주력이던 1974년 호암이 반도체산업 진출을 선언하도록 설득하며 사업을 주도한 것도 그다. 당초 동물적인 사업감각의 소유자였던 호암도 아들이 반도체 얘기를 꺼내면 “이놈아, 그 돈이면 TV를 몇백만 대나 더 만들 수 있는데 그 쪼그만 것 만드는 데 쓰겠다는 거냐”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면서 첨단 하이테크 산업만이 살길이라고 믿은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호암의 지원을 이끌어 내 오늘날의 삼성을 만든 것이다.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이 된 뒤에도 ‘2등 구제불능론’(2등은 현상 유지밖에 못 한다. 조금이라도 지면 완전히 진 것이다) 등 늘 위기론을 부각시키며 ‘초격차’를 위한 고삐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3년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이듬해인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체질과 구조를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마하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의 마지막 신년사이기도 했다.어두운 유산 정관계 로비로 퇴진, 위기론 들고 복귀불법 승계 의혹, 삼성의 리스크로 남아 성공만큼 시련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검찰과 질긴 악연을 이어 가며 재임 기간 세 차례나 법정에 섰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이 났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정치인, 법조인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등이 공개되며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듬해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어 2010년 3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정관계 불법 로비, 불투명한 지배구조, 노조 설립 불허 등 그의 체제에서 이뤄진 삼성의 각종 문제들은 지금도 삼성과 재벌에 대한 불신을 만든 ‘어두운 유산’으로 남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건희 회장 “불량은 범죄”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 호통친 이유

    이건희 회장 “불량은 범죄”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 호통친 이유

    삼성전자를 글로벌 IT 기업 최강자로 키워낸 이건희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할 정도로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았다. 과감한 돌파력과 끈질긴 인내, 사업에 대한 통찰력은 이런 다채로운 삶을 통해 차츰 완성되고 굳건해졌다. 이건희 회장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 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이다. 어린 건희는 경남 의령 친가로 보내져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다. 1945년 해방되고 어머니와 형제를 만날 수 있었다. 형으로는 제일비료 회장을 지낸 맹희씨와 고인이 된 창희씨, 누나로는 인희(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가 있다. 신세계그룹 회장인 명희씨가 유일한 동생(여동생)이다. 그는 사업가인 호암을 따라다니며 유소년기를 보냈다. 유년기를 대구에서 보내다 사업확장에 나선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1947년 상경했다. 혜화초등학교에 다녔다. ●무슨 물건이든 뜯어보고 해부해봐야 직성 풀려 부산사범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3년,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명에 따라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났다. 이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독 과학탐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슨 물건이든 손에 잡히면 뜯어보고 해부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그런 성격이 삼성그룹의 발자취에 큰 영향을 미쳤다.당시 첫째 형이 도쿄대학 농과대학에, 둘째 형이 와세다대학을 다니고 있었으며 어린 건희는 둘째 형과 같이 지냈다. 그러나 나이 차이가 아홉 살이나 났던 만큼 외로움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었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외로움을 타다 보니 개를 길렀다. 개 기르기는 취미가 돼 1979년엔 일본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순종 진돗개 한 쌍을 직접 출전시키기도 했다. 순종을 찾느라 150마리까지 키워보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에 심취해 일본 유학 3년간 1200편 이상을 본 걸로 알려져 있다. 일본 막부시대 사무라이 영화가 많았다. 3년간의 일본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울사대부속중학교에 편입했고 서울사대부속고등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레슬링부에 들어갔으며 2학년 때는 전국대회에 나가 입상하기도 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유학 중엔 당시 전설로 불리던 한국계 프로레슬러 역도산을 만난 일화도 있다. 럭비에도 심취했다. 당시 스포츠와 맺은 인연을 계기로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지내는 등 아마스포츠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1996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되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경영 철학에 핵심이 된 ‘미꾸라지와 메기’ 이론 호암은 학창시절의 이건희 회장에게 ‘미꾸라지와 메기 이론’을 주입시켰다. 이것은 그의 경영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어떤 농부가 한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풀어놓고, 다른 쪽 논에는 미꾸라지와 메기를 같이 풀어놓았다. 천적인 메기와 뒤섞여 풀어놓은 미꾸라지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튼실했다. 살아남으려면 메기보다 빨라야 했기 때문이다. 서울사대부고를 나온 뒤에는 연세대학교에 합격했으나 호암의 권유로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로 진학했고, 와세다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부전공으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이 시절 이 회장은 자동차에 심취했다. 자동차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자동차 구조에 관한 한 전문가 수준이 됐다. 미국에서 어느 대사가 타던 차량을 4200달러에 사서 한참 타다가 600달러를 더 받고 판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를 만나 맞선을 봤다. 1967년 1월 약혼을 하고 홍 여사가 대학을 졸업한 후인 그해 4월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 후 삼성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보게 된다. 1970년대 이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빈다.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첨단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던 때였다. 당시 ‘반도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조악한 집적회로로 전자시계를 만들던 한국 반도체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을 때 ‘삼성이 인수하자’고 건의했으나 호암은 고개를 저었다. 서른둘의 이건희는 순전히 자기 돈으로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했다. 그리고는 실리콘밸리를 50여 차례 드나들며 반도체 기술이전을 받아오려 애썼다. 페어차일드사에는 지분 30%를 내놓는 대신 기술을 받아오기도 했다. 256메가 D램의 신화는 이때부터 싹을 틔웠다. ●호암의 반대에도…‘반도체 신화’의 시작 삼성그룹 후계자로서의 본격적인 경영수업은 1978년 8월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시작됐다. 이병철 창업주가 위암 판정을 받고 약 2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창업주는 1977년 니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건희가 후계자”라고 공식화했다.이어 이듬해에는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해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8층에서 일을 시작했다. 창업주의 집무실 바로 옆방이었다. 호암은 “건희는 취미와 의향에서 기업 경영에 열심히 참여해 공부하는 것이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것은 부회장이 되고도 9년이나 지난 뒤였다. 그가 삼성의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는 엄청난 풍랑이 몰아쳤다. 입사 이후에도 2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 호암은 이 회장에게 중앙매스컴을 맡길 작정이었다. 와세다대학 재학 시절부터 이를 권했고 실제로 이 회장은 1966년 첫 직장으로 동양방송에 입사한다. 하지만 그해 불거진 이른바 ‘한비 사건(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이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는다. 사카린 원료 밀수가 적발된 한비 사건은 호암의 장·차남인 맹희·창희 씨가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사건 직후에는 차남인 창희씨만 구속됐다. 이후 호암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제계에서 은퇴한다. 눈물을 머금고 한비 지분 51%를 국가에 헌납해야 했다. 서른여섯이던 맹희씨는 삼성의 총수 대행으로 10여개 부사장 타이틀을 달고 활동했다. 당시만 해도 장자상속이 대원칙이던 시절 삼성의 경영권이 장남인 맹희씨로 넘어갈 듯 보였다.호암은 사장단을 향해 “맹희 부사장이 거부하면 세 번 얘기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내게 가져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암자전에선 “주위 권고와 본인 희망이 있어 맹희에게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봤는데 6개월도 채 못돼 맡긴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져 본인이 자청해 물러났다”고 썼다. 반면 맹희씨는 자신이 6개월이 아니라 7년간 삼성을 경영했다고 달리 기술했다. 이어진 그룹의 혼란과 청와대 투서 사건 등의 여파로 장남 맹희씨는 호암의 신임을 잃고 해외로 떠돌게 된다. 몇 차례 복귀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날아갔고 호암은 1971년 일찌감치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을 맡기기로 결단을 내린다. 이건희 부회장에게도 1982년 아찔한 순간이 닥친다. 그해 가을 어느 날 푸조를 몰고 양재대로를 달리던 그의 눈앞에 덤프트럭이 나타난다.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늦었다. 차 밖으로 튕겨 나간 이 회장은 외상이 심하지 않아 2주 만에 회복했지만 항간에는 교통사고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 불호령 나온 이유 회장 취임 5년차인 1993년. 삼성 역사에 남을 중요한 해가 밝았다. 그해 2월. 삼성이 8㎜ VTR을 막 개발해 시장에 내놓던 시기다. 이 회장은 임원들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가전매장을 찾았다. GE, 필립스, 소니, 도시바 등 선진국 전자회사들의 휘황찬란한 제품 진열장 한 귀퉁이에 삼성 제품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LA 센추리프라자 호텔 회의장에서 이 회장은 78가지 전자제품을 갖다놓고 당장 분해하라고 했다. 삼성 제품은 싸구려로 취급당했기 때문이다. 회의장에는 내내 이 회장의 호통과 불호령이 이어졌다. 그리고 세탁기 사건이 터졌다. 삼성사내방송 SBC의 몰래카메라 영상물에는 세탁기 뚜껑 여닫이 부분 부품이 들어맞지 않자 직원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칼로 2㎜를 깎아내고 조립하는 장면이 나왔다. 심지어 교대자를 바꿔가며 이런 식으로 제품을 대충 끼워 맞추는 장면이 카메라에 적나라하게 잡혔다.이 회장은 득달같이 이학수 비서실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녹음하시오. 이게 그토록 강조했던 질 경영의 결과란 말이요. 당장 사장과 임원들 모두 프랑크푸르트로 집합시키시오”라고 지시했다. 윤종용, 김순택, 현명관 등 삼성의 주요 CEO와 고위 임원들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캠핀스키 호텔에 모였다.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압축되는 신경영 선언을 했다. 불량 부품을 칼로 깎아 조립하는 것을 보고 격노했던 그가 삼성의 제2 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 회장은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변화의 원점에는 나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에세이에 썼다. 이 회장은 “전자산업의 경우 불량률이 3%에 달하면 그 회사는 망한다. ‘불량은 암이다. 악의 근원이다’라고 되뇌면서 일하라고 했다”고 불호령을 내렸다. 그 때 ‘불량은 범죄’라는 신조가 만들어졌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들어 그룹의 주요 사업체를 분리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룹의 소유와 경영 체제를 명확히 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1991년 11월에는 신세계와 전주제지(현 한솔제지), 1993년 6월 제일제당(현 CJ)을 분리했고 1995년 7월에는 제일합섬을 떼냈다. ●“불량은 범죄” 부숴버린 15만점의 삼성제품들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신경영 선언 이후에도 그룹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자 이 회장은 또 결단한다.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직원들이 모였다. 운동장 중앙엔 무선전화기 등 삼성 마크가 붙은 전자제품 15만점이 놓였다. 해머를 든 직원들이 제품을 모조리 때려 부쉈다. 이윽고 무선전화기엔 불을 붙였다. 삼성전자 부회장을 한 이기태 당시 데이터사업본부 이사는 “내 혼이 들어간 제품이 불에 탔다. 그런데 그 불길은 과거와의 단절이었다”고 회고했다.1994년 국내 4위였던 삼성의 무선전화기 시장 점유율은 1년 뒤 시장 점유율 19%를 달성하며 1위에 올라섰다. 1990년대 중반에 일기 시작한 ‘애니콜 신화’는 국내 시장을 휩쓸고 세계로 뻗어나갔다. 당시 휴대전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던 모토로라가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고지를 점령하지 못했다. 애니콜의 인기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 등 모바일 기기의 혁신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반도체에 대한 이 회장의 남다른 집념도 결실을 봤다. 199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64메가 D램을 개발하면서 반도체 강자가 됐고 이후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 번도 글로벌 1위를 내주지 않고 질주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과 미래 산업에 대한 집중투자는 삼성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 회장 취임 당시 9조9천억원이었던 그룹의 매출은 2013년 390조원으로 25년 만에 40배나 성장했으며 수출 규모도 63억 달러에서 2012년 1567억 달러로 25배 커졌다. 시가 총액은 1987년 1조원에서 2012년 300조원을 넘어섰다. 총자산은 500조원을 돌파했다. 고용 인원(글로벌 기준)도 10만여명에서 42만 5000여명으로 늘었다. 계열사 수도 비상장사를 포함해 17개에서 83개로 증가했다. 이는 신세계, 한솔, 새한 등 계열 분리된 기업을 제외한 것이다. 브랜드 가치도 급신장했다.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는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 9위인 329억 달러로 추산했다. 삼성은 부품과 세트(완제품)에서 모두 글로벌 1위를 제패한 전무후무한 IT 전자 기업으로 우뚝 섰다. 1969년 흑백 TV를 생산한 이후 37년 만인 2006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2012년에는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을 따라잡고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LSI 등 반도체 부문은 일찌감치 세계 1위 고지를 점령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가을정취 만끽하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부산관광공사 추천 비대면 관광지 7곳

    “가을정취 만끽하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부산관광공사 추천 비대면 관광지 7곳

    “코로나 19 스트레스도 풀고 깊어가는 가을 정취도 만끽하고....” 단풍의 계절 가을이 왔지만 코로나 19 영향으로 예년과 달리 선뜻 전국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기가 망설여진다.그럴때면 도심가까이 있는 인근산과 갈맷길 등을 걷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때마침 부산관광공사가 시민들을 위해 비대면 관광지 7곳을 선정했다. 멀리가지 않아도 한적하면서도 제대고 만추를 즐기고 느낄수 있는곳들이다. 부산관광공사는 가을철 비대면 관광지 7곳을 선정하고 관광객 유치 활동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부산관광공사가 시민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가을철 비대면 관광지는 땅뫼산 황톳길,몰운대 인생노을,백양산 웰빙 숲,수영사적공원 역사 산책길,승학산 억새평원,우암동 도시 숲,청학배수지 전망대 등이다. 이들 관광지는 단풍철을 맞아 관광객 밀집을 최소화하고 철저한 방역 조치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라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부산의 가을을 담은 승학산 억새평원 가을이 되면 하얀 억새군락이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 승학산은 가을 트레킹의 필수 코스 중 하나다. 능선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승학산의 초원에는 햇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하늘거리는 억새풀이 가득하다. 가을의 정취를 한층 더해주는 승학산의 억새를 찾아 즐거운 마음으로 트레킹을 할 수 있다. 부산의 가을을 담은 최고의 장소 승학산 억새평원,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이 되는 곳이다. 눈에 가득 담아온 한 컷의 평온함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곳이다.땅뫼산의 숲속 오솔길과 나무데크 산책로를 한참 걸어가면 호수 습지에서 자생하는 신기한 나무들이 시선을 사로잡고, 수려한 자연경관이 계속 이어지는 산책로는 땅뫼산생태숲으로 여행자를 인도한다. 땅뫼산숲길은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토길로 조성돼 있있다. 빽빽한 편백림를 가로지르며 맨발에 닿는 황토의 차가운 감촉을 즐길 수 있다. 부산의 사상구, 북구, 부산진구를 아우르는 백양산은 부산의 많은 산들 중 등산객들이 사랑하는 곳이다. 코스가 잘 정비돼 있어 등산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나 산악오토바이를 즐기는 이들에게도 인기다. 크게는 어린이대공원 입구를 시작으로 성지곡수원지를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와 선암사에서 출발해 정상으로 가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또한 가을이면 능선을 따라 하늘거리는 억새들이 드라마틱한 풍경을 연출하며 걷는 재미를 더한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몰운대는 우거진 송림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절경이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해안산책로를 따라가면 철썩이는 옥빛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다시 바닷가로 나가 일몰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금빛이 바다 한가운데로 떨어지며 사람들의 검은 실루엣조차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준다.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 낙조의 빛은 눈이 부시다. 영도 청학배수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부산항대교는 시시각각 종류가 다른 빛을 쏟아낸다. 부둣가의 불빛과 그 뒤로 배경이 되어주는 도심의 불빛들에 입이 절로 벌려진다. 영도에서 보는 야경은 광안리나 황령산에서 보는 야경과는 다른 느낌의 부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우암동 도시숲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동상성당을 배경으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처럼 보이는 게 아주 이국적이다. 또한 도시숲에서 보는 야경은 영도 바다와 북항대교가 한 눈에 보이며, 보름달 설치물을 배경으로 야경사진을 찍으면 아름다운 실루엣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달과 함께 찍힌 부산이 아주 매력적인 곳이다. 조선시대 남해안 수군지휘부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이 있던 자리가 현재의 수영사적공원이다. 수군절도사영의 줄임말 ‘수영’이 현재의 지명으로 그대로 굳어졌다고 한다.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유적공원이지만 시민들의 가벼운 산책공간으로 더 친근하다. 나무가 우거진 시원한 오솔길은 도심 속 힐링 장소로 손색이 없다. 김상재씨는 “여행이 취미인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여행을 거의못갔는데 부산 관광공사가 선정한곳으로 차례로 가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관광공사는 가을 비대면 관광지 선정을 기념해 내달 10일까지 다양한 경품을 주는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비짓부산(visitbusan.net) 홈페이지에 접속해 설문에 참여하면 핸드크림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부산관광공사는 앞으로 계절별 비대면 관광지를 발굴해 관광객에게 소개하는 행사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시가표준액 1억 이하 ‘구로 예미지 어반코어’, 지방세법 개정안 피해

    시가표준액 1억 이하 ‘구로 예미지 어반코어’, 지방세법 개정안 피해

    정부가 주택시장 중심의 규제를 잇따라 발표하며 오피스텔을 위시한 상업·업무용 부동산시장을 정조준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 오피스텔의 경우 규제에 비교적 자유롭고 청약이 까다로운 아파트에 비해 청약통장 유무, 자격 여부가 완만해 청약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주택담보대출도 최대 70%까지 가능해 주거 대체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던 오피스텔도 규제 영향권에 편입되면서 부침이 이어졌다. 기존의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산정되지 않았으나 지난 8월 12일부터 7.10대책의 후속 조치로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으로 간주돼 중과된 취득세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법 개정의 여파로 한동안 침체됐던 오피스텔 시장이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다시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예외 조항으로 인해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방세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라 시가표준액이 1억 원 미만인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용이더라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부분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넘어 세금 부담이 따르는 중대형 보다 소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추세다. 특히 오피스텔 수요가 높은 서울에서 소형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높게 형성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방세법 개정으로 인해 오피스텔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시가 표준액이 1억 원이 넘지 않는 소형 오피스텔은 주택 수 산정에 미포함돼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기”라며 “다만 시가 표준액과 함께 오피스텔 주변 임대수요 여부, 미래가치 등 기존의 오피스텔 투자 여건들도 꼼꼼히 따져본 후 투자해야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 오피스텔 중 높은 투자가치를 갖춘 소형 오피스텔로 ‘구로 예미지 어반코어’가 분양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로 예미지 어반코어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지하 3층~지상 20층, 1개동 총 490실 규모에 전용면적 19~23㎡로 전 호실이 소형면적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단지는 뛰어난 입지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도보 5분 거리에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이 있는 초역세권 오피스텔로 가산디지털단지까지 10분, 구로디지털단지, 여의도까지 30분대로 이동 가능하다. 단지 앞에는 위치한 오류IC를 통해 남부순환로와 올림픽대로도 이용할 수 있어 차량으로 서울 곳곳을 누빌 수 있다. 다채로운 인프라 시설도 눈에 띈다. 킴스클럽(구로점), 롯데마트(구로점), 구로성심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인근에 위치하며 고척돔구장도 가깝다. 반경 1km 이내에는 고척아이파크몰(2022년 예정), 코스트코(2022년 예정)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향후 몰세권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도 돋보인다. 단지 주변에 개봉근린공원, 개웅산공원 등 대형공원을 포함해 취미생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4곳이나 있다. 여기에 ‘서울 단풍길 90선’에 선정된 가을 단풍길(매봉산 자락길1)도 가까워 입주민들은 이곳에서 산책과 더불어 수려한 정취 감상도 가능하다. 아울러 오피스텔 투자 성공을 좌우하는 배후수요도 탄탄하다. 단지 인근 동양미래대를 비롯한 유한대, 성공회대 등의 학생과 임직원 수요를 확보했으며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산·구로디지털단지), 온수산업단지, 고척공구상가, 구로중앙유통단지 등에서 종사하는 직장인 수요도 밑받침된다. 단지 내부에는 에스원의 첨단 보안 시스템을 도입해 안전에 신경 썼으며 전 세대에 LG스타일러가 포함된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적용해 입주민의 높은 주거 만족도가 예상된다. 또한 옥상에는 유럽형으로 정원을 조성해 입주민의 여가 및 힐링공간으로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중기 서울시의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

    성중기 서울시의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

    성중기 서울시의원(강남1·국민의힘)이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국민의 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참신하고 훌륭한 인재들을 영입해 당의 외연을 넓히고 변화와 개혁을 통해 가깝게는 내년으로 예정된 서울시장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의 승리를 이끌고,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준비한다. 권영세 의원(4선. 서울 용산)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다. 성중기 의원은 우선 “권영세 위원장을 비롯하여 여러 위원들과 함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통성을 가진 대한민국 최고 정당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를 모실 것” 이라고 활동 포부를 밝혔다. 성의원은 특히 지방의원으로서 중앙당의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된 것을 두고 “권위의 정치가 아닌 지역의 요구와 민심을 경청하는 현장의 정치를 실천하겠다는 당의 의지를 명확하게 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지방의원의 대표이자 지역주민 대표로서 더욱 특별하고 막중한 사명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 이라고 임명 소감을 말했다. 재선(제9대·10대 서울시의원)인 성중기 의원은 고려대와 동국대에서 각각 행정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서경대학교 행정학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성악에 매진해서 2집까지 음반을 출반한 문화예술인이기도 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난의 불평등으로 사회적 고립… 1대1 지원 통해 비극 막아야”

    “재난의 불평등으로 사회적 고립… 1대1 지원 통해 비극 막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난의 불평등’을 언급했다. 재난 피해의 크기가 재난의 규모가 아닌 사회 구조와 빈부 격차, 부조리 등에 따라 결정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애인이나 취약한 분들에게 재난은 훨씬 가혹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좀더 세심해져야만 평등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이 지난 7일부터 ‘코로나 블랙-발달장애인 가족의 눈물’ 연재를 통해 4회에 걸쳐 돌아본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은 온몸으로 재난을 맞고 있다. 마지막 회에서는 발달장애인 정책 방향과 대안을 모색한다. 좌담에는 윤진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 재활의료 전문가인 정봉근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지석연 감각통합상담연구소장, 홍수희 광진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가나다순)이 참여했다. 안동환 서울신문 탐사기획부장이 진행을 맡았다.-올 들어 발달장애인 추락사와 극단적 선택이 발생하는 원인은. 윤진철 사무처장 “코로나19로 발달장애인 가정의 사회적 배제와 고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만 전가된 돌봄 부담이 만성으로 축적되다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전부터 발달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은 지속됐던 문제다.” 지석연 소장 “질병 장애가 생애 축적 스트레스를 만드는 ‘질병 소진’이란 개념을 적용하면 코로나19 이후 발달장애 자녀의 소진은 0.725점, 부모는 0.79점이 나왔다. 1에 가까울수록 자살 고위험군으로 본다. 발달장애 가족들이 긴급 상황에서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지도 몰라 막연한 상태로 삶을 놓는 것 같다. 위기 가정에 대한 응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봉근 교수 “발달장애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변화가 갑자기 닥쳤을 때 탄력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적응하고 전환하는 과정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삶이 망가진 것이다.”-“나는 예비살인자입니다”라고 청와대에 청원했던 발달장애인 아버지 상태를 진단한다면. 정 교수 “내가 없으면 발달장애인 자녀가 힘들 테니 책임지고 생을 마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알린 사례다. 긴급한 관심의 호소로 정부가 답을 해야 한다.” 홍수희 센터장 “현재 발달장애인이 심각한 도전적 행동(발달장애인 본인이나 타인에게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는 행동)을 보일 때 정부의 치료나 가정 지원에 대한 지침이 없다. 부모 등 가족에 대한 심리 지원을 제공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 사무처장 “우리나라는 모든 복지가 ‘신청주의’다. 위기 상황에 처해도 본인이 서비스를 신청하고 바우처를 가지고 상담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 정도 의지가 있으면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소진될 대로 소진된 부모에 대해서는 능동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오히려 코로나로 서비스 신청자가 줄자 예산들을 삭감하고 있다.” 지 소장 “위험 가정의 경우 전문가들이 최소 6개월 정도 모니터링했을 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었다. 장기간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감염병 위기의 장기화에 대비한 돌봄 부담을 덜 현실적 대안은. 윤 사무처장 “발달장애인 돌봄을 필수 대면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 기관 중심의 집단 서비스는 감염 우려로 무너지기 쉽다. 긴급 돌봄을 진행해도 이용이 저조하다. 당장 소규모의 돌봄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홍 센터장 “현실적으로 1대1 지원이 쉽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에 한시적이라도 운용하면 부모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개별 맞춤형 지원 서비스로 가려면 개인의 수요 파악이 우선 돼야 하는데 지금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인력 부족으로 볼 때 어렵다.” 정 교수 “톱다운 방식의 정부 대처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컨트롤타워에서 적절한 대처나 지시를 못 내리고 다른 곳에 집중한 사이 발달장애인 이용 시설과 서비스는 중단된 채 시간만 흘러갔다. 각 기관이 능동적으로 나서 각 가정을 모니터링하고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풀어 줬더라면 달랐을지 모른다.”-해외에서는 코로나19 유행에 발달장애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지 소장 “미국은 이미 3월부터 질병통제센터와 교육청이 발달장애 아이들마다 개별화 계획을 수립해 온라인 및 대면으로 기존에 받던 교육과 치료를 유지하도록 했다. 발달장애국은 가족에게 ‘마치 폭설이 왔다고 생각하고 대비하십시오’라며 ‘장기전이 될 테니 힘들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심리 안정을 위해 미리 준비하라’고 안내하고 지원했다.” 정 교수 “책임 의식도 다르다. 미국에선 서비스 제공 당사자가 능동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솔루션을 마련한다. 기관이 문을 닫으면 자택에 교구를 보내 주거나 방문해 돌봄 공백을 메운다. 우리는 경직된 방역 조치에 개별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공공서비스 제공 인력이 방역 활동에 동원되기도 했다.” 지 소장 “영국은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의 바깥 활동을 보장해 줬다. 무조건 가둬 놓지 않았다. 대만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대각선으로 앉는 방식 등으로 장애인 재활병동 운영을 지속하고 지역사회에서 1대1 대면 서비스를 이어 갔다. 우리도 재난을 통해 배울 차례다.”-우리 발달장애인의 자립 현실은 어떤가. 지 소장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은 너무 고립돼 살아간다. 장애인을 지원해 줘야 할 대상, 세금 먹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등한 구성원이 되려면 지역사회 서비스에 뚝심 있는 리더, 경험과 전문성을 가지고 뒷받침해 주는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윤 사무처장 “발달장애인의 탈시설도 생각해 볼 문제다. 스웨덴은 시설폐쇄법을 시행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발달장애인들을 포용할지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우리는 이보다 시설 처리 위주로 ‘몇 년까지 몇 명을 탈시설시키겠다’는 계획만 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본인의 의사와 인권은 무시된다. 발달장애인의 원활한 사회 참여와 자립생활을 뒷받침할 전문가를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한다.” 홍 센터장 “발달장애인의 인권 증대나 권익 옹호를 위해서 주거, 안전한 일자리, 취미 생활과 유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 이를 돕는 코치 매니저 등 여러 여건이 융합적으로 제공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발달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와 배려가 각별한 시기다. 지 소장 “신체장애인에게 휠체어가 필요하듯 ‘발달장애인은 일반적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아 줬으면 한다. 장애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일 뿐이다.” 정 교수 “발달장애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영화 ‘말아톤’(2005년)에서 그쳐선 안 된다. 개별 가족만이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는 공통적 공감대가 국민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기고] 장기 취준생 우울, 정신건강의 사회적 처방을 제안하다/전서은 멘탈헬스코리아 대외협력이사

    [기고] 장기 취준생 우울, 정신건강의 사회적 처방을 제안하다/전서은 멘탈헬스코리아 대외협력이사

    코로나19 사태가 반 년을 넘기며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막다른 곳까지 내몰린 ‘자살 위험군’이 생겨났다. 자살예방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시대 실업률, 카드연체율, 주거지원요청비율, 마지막으로 자살 시도율은 그 추이를 같이하며 20대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청년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하는 우리 사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이들은 극도의 심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15~29세 취업자 수는 최근 23만 명 감소했다. 최근 해운대구 환경미화원 공채 경쟁률이 200:1을 상회했다고 한다. 알바마저 채용 공고가 없어 서류 탈락이라도 해 보고 싶다는 게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무력함과 좌절이 청년의 일상적 감정이 되었고, ‘구직 우울’은 청년 문제가 되었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준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레스 상황’을 조사한 결과 5000여 명의 응답자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상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취업 시도가 거듭 좌절되면 자신감과 정신 활력이 떨어지며, 외부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탓을 하기가 쉽다. 요즘 같은 취업 불황기에는 좌절스럽고 무기력한 마음, 스스로를 혐오하거나 피해자로 여기는 마음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증 우울증 및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높아진다. 우울하고 불안한 현 청년 세대에 필요한 것은 약물이나 심리상담보다도, 커리어와 사회생활 고민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과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활력과 멘탈 유지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에게 정신건강의 사회적 처방이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사회적 처방이란 운동이나 취미생활, 자원봉사, 소셜 모임 참여 등 비약물적 도움을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는 활동 전반을 말한다. 지역사회에는 유사한 연령과 관심사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주고받는 다양한 커뮤니티 모임이 존재한다. 코로나19에도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소셜 살롱’에서는 낯선 사람들끼리 모여 소통하고 공통의 목표를 서로 간의 지지를 받으며 이뤄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트레바리, 문토, 크리에이터 클럽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비일상적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며 자신을 다시 돌아보거나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써서 출판하는 등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 프립, 소모임(somoim)과 같은 소셜 액티비티 앱에서도 정신적, 신체적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각종 지자체에서도 청년의 정신적 활력과 고민 극복을 목표로 하는 복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다. 청년일경험지원사업, 청년 디지털 일자리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마케팅, 문화콘텐츠, 지식서비스 등 청년들이 선호하고 관심 있는 분야 실무를 중소, 중견기업에서 배워 보며 일자리 시장에 편입될 수 있는 자신감과 커리어 경험, 취업 인맥을 쌓을 수 있다. 요즘은 버크만 검사 등 직업적성 및 개인성향 검사과 연계하며, 검사 결과에 따라 각종 정부 일자리 및 창업 지원사업을 추천하고 신청 과정을 도와주기도 한다. 이처럼 정신건강의 회복을 도모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이 있지만 청년들을 인터뷰해 보면 대부분이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의 존재를 잘 모른다. 이 때문에 정신건강 지식과 프로그램 정보의 통합과 맞춤형 추천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높아지고, 이를 전문으로 수행할 직업에 대한 필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 영국, 핀란드, 캐나다 등은 사회적 처방가가 법제화되고 시범사업을 통해 정착된 바 있다.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 멘탈헬스코리아에서는 올해 8월 고용노동부 후원으로 진행되는 사회적 처방사 신(新)직업화 프로젝트 ‘위커넥트웰’을 출범하였다. 6인의 청년들이 다양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탐방하며 상담센터, 소셜 액티비티, 커뮤니티 모임에 대한 장단점을 아카이빙하고 벤치마킹하여 심리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모임도 9~11월 중 시범 개최 및 운영을 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사회적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처방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극심한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는 청년이라면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하고, 사회적 활동을 사람들과 함께 하며 정신건강의 회복이 필요하다. 현재의 불안과 우울을, 정신건강 회복과 지속가능한 멘탈 관리를 위한 계기로 삼는다면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커리어 패스를 개척하는 것 또한 더 수월해질 것이다. 전서은 멘탈헬스코리아 대외협력이사
  • K-POP 팬들의 크리스마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

    K-POP 팬들의 크리스마스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와 같습니다. 1년 동안 마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듯이 기다리는 축제라서요...”, “우리팀이 얼마나 성장했고 노력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습니다.”, “K-POP은 취미 이상으로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K-POP은 우리 모두를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 온라인 진행 중, 팀별로 라이브 소통을 하며 하나같이 쏟아낸 K-POP 팬들의 소감이다. 어려운 코로나 시기를 묵묵히 잘 이겨내기 위해 팬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교류의 시간이 이어졌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을 위한 페스티벌인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러시아 본선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 in 러시아’가 지난 10일 낮 12시(현지시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로 개최됐다. 특히, 모스크바는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에카테린부르크, 날치크, 사마라 등 광활한 러시아 전 지역에서 참가하는 열정 가득한 공감의 무대가 펼쳐졌다.전세계 최고 수준의 K-POP 커버댄스 춤꾼들이 포진한 가운데 열띤 접전을 펼쳤으며, 글로벌 커버댄스팀들의 인기곡인 드림캐쳐의 스크림(Scream)을 커버한 7인조 여성 커버팀 이그지스트(X.East)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팀은 스크림 곡의 뜻 깊은 소품인 가면을 활용한 부분도 완벽히 소화해내며 드림캐쳐의 진정한 팬임을 뽐내기도 했다. 이날 개최된 페스티벌은 주러시아한국문화원(원장 위명재)과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서울관광재단, 뉴에라, 올케이팝이 후원하는 참여하며 FNC엔터테인먼트가 특별협력했다. 계속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합 자체가 힘든 상황임에도 희망을 갖고자 소수 멤버끼리 연습한 뒤 다 같이 맞춰보며 준비하고 있다는 팬들의 사연이 끊임없이 주최 측에 전해졌다. 결국 K-POP을 사랑하는 팬들이 온라인으로 직접 즐길 수 있는 온택트 페스티벌 개최가 성사된 이유다.위명재 주러시아한국문화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일텐데 모두가 함께 모여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참가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진심이 전해지는 라이브로 실력을 보여준 팀들의 열정이 전해졌다. 아울러 러시아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잘 담아낸 팀들 덕분에 모두가 흥미로운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고 감사의 소감을 전했다. B.A.P 출신으로 최근 성공적인 솔로 데뷔로 팬들을 만난 문종업이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유명한 춤꾼으로써 춤꾼 팬들을 더욱 이해하며 다독이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내가 데뷔했을 때 보다 오래 전부터 팀을 만들어 춤춘 팀들도 있다. 놀랍고 정말 멋있다고 느꼈다. 오래전부터 K-POP으로 춤추며 즐겼으니 내 선배네요!”라며 팬들에게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뜨겁게 응원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2020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케이팝 온·오프라인 한류 팬 소통 프로그램이다. 한류 문화의 지속적인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한류 팬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목적으로 하는 케이팝 캠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국의 우승팀은 11월에 개최되는 온라인 월드 파이널 최종 결선에 초청돼 여러나라의 한류 팬들과 함께 K-POP으로 교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20 군포생활문화축제, 야외무대 ‘대형 전광판’에서 열린다.

    2020 군포생활문화축제, 야외무대 ‘대형 전광판’에서 열린다.

    경기 군포시는 2020 군포생활문화축제를 야외무대 대형 전광판에서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군포포화재단과 생활문화센터 주관으로 열린는 행사는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재단은 군포지역 생활문화동호회를 대상으로 사전에 영상을 제출받아 편집, 축제용 영상으로 제작했다. 산본로데오거리 야외무대 전광판을 통해 이를 상영하는 형태로 생활축제를 벌인다. 밴드, 무용, 댄스 등 공연분야 및 사진, 회화, 공예 등 시각분야 50여개 생활문화동호회 300여명의 생생한 공연 영상과 동호회끼리 콜라보를 통해 만든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동호회 공연 영상은 물론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동호회 소개 영상과 군포시생활문화센터에 대한 안내 영상도 상영할 예정이다. ‘너의 취미를 보여줘’ UCC 공모전 수상작도 상영돼 다른 이웃들의 취미활동을 엿보는 시간도 마련했다. 아울러 축제기간 중 군포시생활문화센터 커뮤니티 갤러리 홀에서는 시각분야 생활문화동호회 작품 100여점을 전시하며, 센터홈페이지에서 가상현실(VR)로도 관람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군포생활문화축제는 그동안 야외에서 생활문화동호회들의 공연과 전시, 경연대회 등이 어우러진 형태로 진행돼 왔다”며 “올해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안전한 축제를 위해 영상상영 형식으로 열린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국민 40.7% “코로나19 우울·불안 경험”...여성 특히 위험

    국민 40.7% “코로나19 우울·불안 경험”...여성 특히 위험

    코로나19 국면이 10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국민 10명 중 4명은 우울과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월 11~24일 10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우울)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50.7%)이 남성(34.2%)보다 우울감 경험률이 높았다. 20대, 30대, 60대 여성은 과반수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한 원인으로는 가장 많은 32.1%가 ‘외출 및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을 꼽았다. ‘감염 확산에 따른 건강 염려’는 30.7%, ‘취업 및 일자리 유지 어려움’ 14.0%,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증가‘ 13.3% 순이었다. 우울감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46.2%가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고 있으며, 30.7%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개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11.0%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비대면 소통을 하고 있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골프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는 2030 ‘골린이’

    골프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는 2030 ‘골린이’

    골프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골린이’(골프+어린이를 뜻하는 신조어)로 불리는 2030 젊은 골퍼들이 골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장년층의 스포츠인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골프채 등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골프숍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7%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같은 기간 골프 의류 매출도 30.2% 늘었다. 매출 신장을 이끈 건 2030세대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9월 골프 의류 매출은 30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늘었고 20대도 5.8%를 기록했다. 50대와 40대는 각각 14.9%, 11.1%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40~50대의 스포츠로 여겨지던 골프 인구의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크린골프 등의 대중화로 취미 골프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골프는 이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2030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골프 초심자를 뜻하는 ‘골린이’로 부르며 사진 중심으로 소통하는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 라운딩하는 게시글을 포스팅하고, 골프 패션을 뽐내는 문화를 즐긴다. 이들을 겨냥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MZ세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온라인 골프의류 편집숍 ‘스타일 골프’를 열었는데 개점 한 달 동안 목표 매출의 60%를 넘게 달성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남성 의류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홈트’도 같이하는 용산

    ‘홈트’도 같이하는 용산

    서울 용산구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동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용산구는 12일 청파동과 용산2가동, 이태원1동, 보광동 자치회관에서 비대면 강좌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희망 강좌를 추린 결과 청파동은 에어로빅과 스포츠댄스, 용산2가동은 요가교실, 이태원1동은 여성노래교실, 보광동은 댄스로빅을 시작했다. 수업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월 수강료 1만 5000~2만 2000원을 낸 주민을 대상으로 네이버 밴드를 만든 뒤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삼각대, 마이크, 보조배터리 등 장비를 동별 자치회관에 1~2세트씩 배부했다. 청파동 자치회관에서 스포츠댄스 수업을 진행하는 김영덕(51)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반년 넘게 수업을 진행하지 못했는데, 이제부터 수강생들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강생 김수정(70·여)씨도 “늘 즐겁게 해 왔던 스포츠댄스를 못 해서 한동안 우울했다”며 “집에서라도 이렇게 강좌를 들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동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운영하면서 강사들의 어려움도 일부 해소됐다. 코로나19로 서울시내 동 자치회관이 문을 닫으면서 강사들도 전혀 수입이 없었다. 구는 연말까지 시범 운영을 거친 뒤 내년에는 온라인 강좌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울증이나 갑갑함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비대면 형태로나마 자치회관 운영을 재개하고 주민들의 문화, 체육, 취미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고] 코로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뉴노멀 대학 라이프

    [기고] 코로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뉴노멀 대학 라이프

    ‘내가 더 불행하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기이다. 2020년에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새내기들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에 제대로 가 본 적도 없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 학교와 동기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고립감에서 오는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벌써 올해가 끝나간다는 느낌은 초조함에 박차를 가한다. 새내기들이 사로잡힌 감정은 억울함이다. 죽어라 노력해서 대학에 왔으나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행복을 대입 이후로 미루고 경쟁에만 몰두했던 탓에 현 상황에 무엇보다 허무감이 크다. 그동안 사회가 주입해온 ‘무엇이든 할 수 있는 20살’이라는 판타지가 오히려 우울감을 심화한다. SNS를 통한 끊임없는 비교가 정신건강에 더욱 문제가 된다. 비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타인을 동정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자신의 고통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반대의 경우는 방역관이 달라 바깥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혼자 속앓이 하는 경우이다. 이렇듯 대학생들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막막함을 누구에게 돌려야 할지, 대상조차 모를 분노와 억울함이 차오른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 발견을 원하지만 대부분의 기회가 취소되었고 집에만 있으니 생각과 고민은 많아진다. 혼자만의 생각에 매몰되는 순간 정신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진다. 코로나 때문에 소통이 어려워졌지만 역설적이게도 어느 때보다 건강한 소통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에 ‘위커넥트웰’은 사회적 처방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위커넥트웰’이란 정신건강 서비스 소비자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인 멘탈헬스코리아가 양성 중인 사회적 처방가 팀이다. 사회적 처방은 정신적 어려움의 징후가 발견되는 사람들에게 조기에 개입하여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정신건강에 불안감과 피로가 더해지는 코로나 시대에 격려와 조언을 나누며 공감할 사회적 지지망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사회적 처방으로 제공되는 타인과의 교류 활동은 자신의 고민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자신의 감정과 고민을 타인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어떤 부분을 알고 어떤 부분을 몰랐는지 파악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혼자서 곱씹을 때는 몰랐던 모순적인 부분이 드러나기도 한다. 협조적인 타인의 존재를 거쳐 나의 감정과 고민이 명확해지며,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까지 사고의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위커넥트웰은 사회적 처방의 일환으로 몰입할 대상을 찾아주는 다양한 소모임을 운영함으로써 몸과 마음에 여유를 주고자 한다.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선에서의 자기계발 및 취미생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느슨한 소통을 통해 팽팽했던 끈의 긴장을 푸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글쓰기 모임을 예로 들 경우 글쓰기를 통해 스트레스가 병리적인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완성된 글이라는 결과물을 도출함으로써 자기 효용감을 고취하고 모임에 참석해 고민을 나누며 공동체 형성을 통한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 자원과 학생들을 연계해주는 일도 사회적 처방의 일이다. 여타 취미 모임과 사회적 처방 모임이 구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회적 재난이 몰아치는 시기인 만큼 가벼운 우울감은 정상 범위이다. 하지만 자해 및 자살사고가 든다면 반드시 주변에 알리고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국 공통으로는 자살 예방 및 정신건강 상담전화에서 24시간 365일 상담이 가능하다. 지역별로는 ‘우리 지역 정신건강증진센터’를 검색하면 지역별 지원 센터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경우 ‘서울심리지원센터’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며, 송파구의 동남센터, 도봉구의 동북센터, 양천구의 서남센터로 나뉜다. 이용자는 만 19세 이상이어야 하며 서울 소재 학교에 다니거나 서울 시민이면 무료이다. 대학생일 경우 학교별 상담센터를 예약하여 찾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별 상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약을 하거나 직접 찾아가서 예약한 후 사전 검사지 등으로 원하는 상담 유형과 고민을 미리 작성한다.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3주 정도 대기 후 상담이 시작된다. 무료로 상담 및 심리검사 등의 전문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것이 장점이나 대기 기간이 짧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코로나 종식 후로 모든 일을 미루는 것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을 가져올 뿐이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끝난다’는 말이 맞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방역지침을 잘 지키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된다. 새내기들은 지금이 아니면 무언가를 해낼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꿈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버리기 어렵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상이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답이다. 20대들은 시대 변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낸다면 오히려 누구보다 명료한 통찰력을 가진 세대가 될 것이다. 사회적 처방이 코로나 시대를 헤쳐 나가는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멘탈헬스코리아 피어스페셜리스트 김규리
  • [여기는 남미] 7개월 대기 끝에…코로나19 후 첫 마추픽추 외국인관광객 사연

    [여기는 남미] 7개월 대기 끝에…코로나19 후 첫 마추픽추 외국인관광객 사연

    끈질긴 집념으로 마침내 페루 마추픽추에 입성한 외국인관광객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출신의 관광객 제시 카타야마(26)가 화제의 주인공. 카타야마는 장장 7개월 기다림 끝에 꿈에 그리던 마추픽추 땅을 밟았다. 청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추픽추를 방문한 첫 외국인관광객'이라는 타이틀도 덤으로 얻었다. 페루 국민들은 그런 청년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청년의 남은 여행을 지원하라"고 페루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평범한 청년 카타야마에게 시련이 시작된 건 지난 3월 마추픽추 관광을 코앞에 두고서였다. 일본에서 3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마추픽추 입장권을 예약하고 페루로 건너간 청년은 마추픽추 입성을 하루 앞둔 같은 달 14일 '입장이 금지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페루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인 봉쇄령을 발동하면서 마추픽추 국립공원을 폐쇄했다. 청년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코로나19까지 유행한다는데 그냥 일본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기다려볼까" 이런 고민 끝에 카타야마는 후자를 선택했다. 마추픽추 인근 아구아스칼리엔테스에 임시 둥지를 튼 그는 막연한 기다림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대기시간은 점점 길어졌지만 카타야마는 끝내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취미로 복싱을 한다는 그는 권투, 요가 등 운동으로 소일하며 인내심을 갖고 마추픽추가 다시 문을 열길 기다렸다. 무작정 기다리던 그는 11일 마침내 마추픽추 입성의 꿈을 이뤘다. 페루가 마추픽추 국립공원 재개장을 결정하면서 그는 꿈에 그리던 마추픽추에 우뚝 섰다. 마추픽추 입장을 기다리며 대기한 지 7개월 만이다. 현지 언론은 "인터넷 입소문으로 그의 사연을 알게 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추픽추를 방문하는 첫 외국인관광객이라는 타이틀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카타야마는 인터뷰에서 "페루에 남은 유일한 목적은 마추픽추 방문이었다"면서 "방문을 하루 앞두고 봉쇄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결국은 마추픽추를 직접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끈질긴 인내심으로 마추픽추의 꿈을 이룬 카타야마는 이제 페루의 다른 고대 유적지를 돌아볼 예정이다. 현지 네티즌들은 카타야마를 "페루인보다 더 마추픽추를 사랑하는 외국인"이라면서 페루 정부에 청년의 남은 여행을 지원하라는 청원을 넣고 있다. 한편 페루 관광부에 따르면 당분간 마추픽추 국립공원의 입장은 평소의 30%로 제한된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길섶에서] 열정/이동구 수석논설위원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을 때 은퇴할 것입니다.” 골프계의 황제라고 불리는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부담감은 우승에 대한 바람이자 열망, 열정이다. 그런 간절함이 없다면 선수로서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 것. 골프계 역사상 손에 꼽히는 천재도 우승을 향한 강한 열정으로 경기에 나선다는 고백이다.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 열정이다. 삶의 목표이든, 일이든, 취미든, 사랑이든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과연 일가를 이룰 수 있을까. 어떤 분야든 성공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 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누구나 알면서도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 차별화된다. 성공한 인생에 정형이 있을 수는 없다. 능력이나 환경이 다르고, 지향점도 다르다. 업적이나 명예, 재력이나 사회적 성취감, 건강과 장수 등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나 목표에 따라 기준은 다르다. 과정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즈음 불현듯 생겨나는 의문. 지금까지 살면서 과연 한 번이라도 제대로 열정을 불태워 본 적이 있었던가? yidonggu@seoul.co.kr
  • 인터넷 지고… 가상과 실제 현실 넘나드는 ‘메타버스 시대’ 뜬다

    인터넷 지고… 가상과 실제 현실 넘나드는 ‘메타버스 시대’ 뜬다

    “Cos ah ah I’m in the stars tonight~ So watch me bring the fire and set the night alight~”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지난 9월 25일 금요일 오후 5시(미 서부시간, 한국시간 26일 오전 9시). 빌보드 1위에 오르며 케이팝의 새 역사를 쓴 이 곡은 TV나 유튜브가 아닌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파티로얄에서 퍼져 나갔다. 파티로얄에 참가한 수많은 게이머들은 새로 공개한 BTS의 다이너마이트 안무에 맞춰 춤을 췄다. 이 행사를 위해 BTS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뮤직비디오나 예능 프로가 아닌 ‘파티로얄’에서 처음으로 안무를 공개했다. 미국의 게임사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플레이어들이 전투를 벌이는 배틀로열 장르의 게임. 파티로얄은 전투 없이 친구나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콘서트나 영화를 관람하거나 즐길 수 있는 ‘소셜 공간’이다. 즉 이용자들이 게임 안에서 게임이 아니라 ‘파티’를 즐겼다. BTS의 새 노래를 즐기는 데만 그치지 않았다. BTS 팬클럽인 아미들은 여기에서 새로 나온 BTS 안무 이모티콘을 구입했다.●헤드셋 필요 없고 PC· 모바일 모두 가능 이처럼 BTS가 가상 공연을 했던 포트나이트와 같은 공간을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른다. 메타버스는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큰 주목을 받는 기술(또는 개념)이 됐다. 실제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GPU연례개발자대회(GTC) 2020 기조연설에서 “지난 20년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면 미래 20년은 공상과학영화(SF)에서 보던 일이 벌어질 것이다. 메타버스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The Metaverse is coming)”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칩 시대를 이끌면서 일약 시가총액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끌어올리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미래가 ‘메타버스의 시대’임을 알린 첫 메이저 기업 CEO로 기록됐다. 엔비디아는 GTC 2020에서 클라우드 AI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맥신), 헬스케어 AI 연구용 슈퍼컴퓨터(케임브리지1), 새로운 DPU(데이터처리장치) 등 산업의 흐름을 바꿀 만한 발표를 했는데 이에 앞서 ‘메타버스의 시대’를 선언했다는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초월적 하이브리드 세상’을 뜻한다. 이용자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단순히 게임이나 가상현실(VR)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문화적 활동을 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소유 투자, 보상받을 수 있는 세계를 ‘메타버스’라 부른다. 3차원 그래픽의 가상공간일 뿐 아니라 가상과 실제 현실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지난 1992년 미국의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란 소설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 소설에서는 아바타(Avatar)란 단어도 처음 등장한다. 레디플레이어원(2018)과 매트릭스(1999)가 메타버스를 그린 영화로 꼽힌다. 메타버스는 VR 게임처럼 별도의 헤드셋이 필요 없고 PC, 모바일, 게임기, 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 메타버스로 불리는 포트나이트의 팀 스위니 창업자 겸 CEO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웹)의 다음 버전이다. 사람들이 메타버스로 일하러 가거나 게임을 하거나 쇼핑을 하거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개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빠르게 확산됐다. 집에서 일을 하고 학교에 가고 운동하는 ‘홈 이코노미’ 시대가 열리면서 메타버스 게임에 사람들이 몰리고 시간을 보내며 심지어 ‘힐링’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 웹의 다음 버전” 지난 3월 20일 출시된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애니멀 크로싱)은 메타버스를 구현한 게임으로 꼽힌다. 동물의 숲은 현실과 동일한 시간이 흐르는 가상 세계에서 이용자가 낚시, 곤충채집, 가드닝, 집꾸미기 등의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동물의 숲은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로 ‘힐링게임’이란 수식어가 붙으면서 글로벌 히트, 닌텐도 스위치 판매를 포함한 실적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닌텐도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28%나 올랐다. 닌텐도 주가도 동물의 숲 출시 전엔 3만 3220엔이었으나 7일 현재 5만 7490엔으로 수직상승했다. 또 다른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Roblox)도 특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로블록스는 7~12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지난 2월 이미 1억 1500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이용자가 1억 6400만명으로 늘었다. 로블록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로블록스는 수동적인 게임이 아니라 게임 제작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로블록스는 경제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로블록스 안에서 디자인하는 것도 돈을 버는 일이며 로벅스라는 게임머니를 쓰기도 하고 벌기도 한다. 개발자들은 자동차에서 배경화면까지 자신이 만든 아이템을 팔아서 다른 개발자의 게임에 통합할 수 있다. 이 게임을 하는 어린이들은 레고 블록 같은 아이콘과 아바타를 이용, 자신만의 게임과 세계를 디자인, 구축한 다음 친구들과 공유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0만명으로 추정되는 로블록스 내 게임, 디자인 개발자 중 6분의1은 이 게임 내에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 로블록스 세계 안에서 5000만개의 게임이 제작됐으며 100만번 이상 플레이된 블록버스터도 탄생했다. 로블록스 내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어답트미(Adopt me)는 지난 4월 기준 160만명 이상 동시 플레이됐다. 로블록스사는 평가금액 80억 달러(약 9조 3000억원)로 내년 초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1억 6000만명 이용’ 로블록스 상장 예고 빅테크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 중이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빅테크 기업 중 메타버스 시대를 가장 앞서 준비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게임기 엑스박스(Xbox)를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최근엔 ‘둠’, ‘폴아웃’, ‘엘더스크롤’ 등 유명 게임들을 만든 게임사를 소유한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 7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MS는 게임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 기기 ‘홀로렌즈’를 개발했으며 ‘팀스’(teams)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일의 미래를 주도하고 있다. 가상현실 기기 및 플랫폼 ‘오큘러스’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VR 해드셋 ‘오큘러스 퀘스2’를 공개한 데 이어 2021년 증강현실 안경(아리아)을 공개하기로 하는 등 이 분야를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인터넷 플랫폼으로 점찍었다. 효과적인 재택근무를 돕는 인피니트 오피스(Infinite Office), 홈트레이닝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건강 앱 등을 선보이면서 ‘메타버스 이코노미’를 독자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로 훗날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메타버스의 부상으로 인해 이용자들이 현실과 가상을 점차 구분할 수 없고 사이버 범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더 밀크 대표 [용어 클릭] ■메타버스(Metaverse)란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3차원 그래픽의 가상공간일 뿐 아니라 가상과 실제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사이버 세계를 뜻한다. 지난 1992년 미국의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 크래시’(Snow Crash)란 소설에서 처음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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